눈이 왔네요!
눈이 소담스럽게 내리는 날이면 어릴때 생각이 많이 납니다.엄마 고무장갑을 빌려서 끼고는 친구들이랑 계단식 논에 모여 눈싸움을 한나절이나 하곤 했습니다. 벼를 베고 밑동만 남은 논은 벼 밑동이 걸려서 애들이 뛰어놀기 힘든데 눈이 오면 다 덮혀서 딱 놀기가 좋았지요!보통 또래 친구들이 마을 마다 열명씩은 되니 즐겁게 소란스럽습니다.
산골의 눈 내리는 날은 특별히 더 신이 납니다.
눈에 맞아 축축해지면 그때까지 느끼지 못했던 추위도 몰려오고 손도발도 곱기 시작합니다.
그제서야 집으로 달려 갑니다.
동네 길이 어린 눈사람들 발자국 소리로 우다다우다다.어느샌가 그소리 마저 그치고 굴뚝엔 연기가 솟아 오릅니다.
밥 냄새가 나고 저 집에서는 된장국 냄새가 이 집에서는 시래기국 냄새가 납니다.
젖은 신발을 신고 달려 들어가면 언니나 오빠가 발견하곤 부엌 아궁이나 소죽 끓이는 사랑방 아궁이 앞으로 데려가서 잔소리 합니다.
엄마는 잔소리 대마왕ㅋ이니 안 들켜야 됨^^
아버지가 발견하면 안아서 불을 쬐여 주셨습니다.
잉걸불에 알밤도 넣고 고구마도 넣어 구워주셨죠.
최고로 따뜻한 겨울이었습니다.
정확한 나이는 기억이 안 납니다.
눈 내리는 겨울이었고 앞뒷집 친구들이랑 눈 받아먹으며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를 들어갔는지 전이었는지......
삭풍이 불더니 끝내는 눈발이 날리는 매서운 겨울 어느 날이었음.함박눈보다 싸락눈 내리는 날이 더 추움.
그 날도 어김없이 친구들이랑 동네 가장자리에 있는
무논에서 썰매를 타거나 날리는 싸락눈을 맞으며 계단식 논을 타고 다니며 숨바꼭질에 즐거운 날이었음.
쓰니는 젤 윗논 볏동가리를 파고 들어 숨었고 다른 애들은 대나무 숲에 혹은 얼어 붙은 도랑가에 숨어 최대한 몸을 납작 엎드렸음.다들 얼어붙은 콧물이 발등에 떨어지면 발등이 깨질지도 몰랐음^^;
흐르는 코를 이미 반질반질한 소매로 스윽 닦아내며 최대한 숨을 죽이고 술래의 기척을 느껴보려고 애쓸 때 였음. 문득 본 하늘에서는 싸락눈이 점점 굵어져 얼굴에 닿으면 따갑겠다 싶었음. 무심코
먼 데 밭을 보니 동네 아저씨가 말은 멍석을 지게에 지고 높은 밭에서 도랑을 건너려고 위태롭게 끄덕거리며 내려오고 있었음. 멍석위에는 처음보는 언니가 앉아 있었고 춥지도 않은지 알록달록한 스웨터만 입은 채였고 검은 긴 치마를 입었는데 맨 다리가 보였음.머리는 제법 긴,중단발 보다는 길고 등허리 즈음의 길이 같았는데 바람에 흩날려 온통 헝클어져 얼굴이 안 보일 지경이었음.
아저씨는 멍석이랑 언니가 무거웠는지 아님 밭에서 내려오는 언덕의 경사가 심해서인지 아님 눈내리고 얼은 길이 미끄러운지 자꾸 위태롭게 비틀거렸고 먼 데서 어린 쓰니가 보기에도 곧 앞으로 쳐박힐 것 같았음. 지게에 앉은 언니는 생각보다 흔들리지 않는지 별 출렁임이 없이 멍석에 앉아 인형만 꼭 안고 있었음.인형은 옷도 입히지 않아 살색 그대로 였음.지금 유행하는 콩순이 인형 같았음.
위태위태하게 언덕을 다 내려온 아저씨는 도랑을 건너 논길을 가로질러 쓰니랑 친구들이 노는 야산 사이 계곡쪽으로 오르기 시작했음.아저씨는 야산을 오르면서도 계속 비틀거렸고 지게 위의 언니는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인형만 안고 먼 데 만 보는 것 같았음.
쓰니가 술래의 위치를 찾으려 돌아간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친구들이 윗논에 다 모여서 저쪽 언덕 위 밭을 바라보고 있었음. 밭가에는 지게를 지고 가는 아저씨의 부인,아줌마가 엎어져서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음.멀어서 정확히는 들리지 않았지만
아이고아이고~자야!라며 가슴을 쥐어 뜯으며 울고 있는 듯 했음. 아줌마 뒤에는 근처 이웃집 아줌마들이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옹기종기 서 있었음.어려서 뭘 몰라도 아! 이것은 큰 일이고 슬픈 일이구나 하는 느낌이 있어서 흥이 깨진 우리들은 집으로 돌아갔음.
그날 밤 저녁을 먹는데 분위기가 좀 무거웠음.
언니오빠들도 조용히 밥만 먹고 있었음.
두달 뒤 봄이 왔음.
큰 고모네 심부름을 가게 되었음.
'내일 아침 드시지 말고 우리 집에 오세요.아버지 생일 밥 드시러 오세요' 엄마가 일러준 말을 외우며 동네 젤 위쪽에 사시는 큰 고모네로 갔음.어스름한 골목길을 따라서 올라가면 탱자나무 집도 보이고 친구 집도 지나고 지게 아저씨 집도 지나게 되었음.
아저씨네 집은 어린 내가 봐도 너무 가난하여 대문도 없었고 그냥 얕은 돌담에 덩그러니 초가집 두 채가 다 였음.
한 채는 살림 집.한 채는 방 한 칸에 옆에는 헛간.
헛간에는 지게 두 개와 낫.곡괭이 등이 보였음.
지게에는 언니가 아직도 앉아 있었고 안고 있는 인형은 여전히 벌거벗은 채 였음. 여전히 머리는 빗지않아 쑥대머리였고 알록달록 스웨터 앞섶에 더러운게 잔뜩 묻어 있었음. 저 언니 미친 언니인가? 집에 사람은 있는 듯 하지만 너무나 조용했음.
며칠 후 잠결에 엄마와 아버지가 나누는 얘기를 들었음.쓰니는 엄마가 등을 쓸어줘야 잠 드는 막내였음. 엄마 아버지 사이에서......
"#동댁이 큰 일이요.엊그제는 꿈에 저승사자가 나타나서 부르더랍디다.세번째 대답을 안 하니 그냥 머리끄댕이를 잡고 끌고 가려는 걸 기둥잡고 버티다가 깼다요.일어나서 보니 머리가 한움큼 빠져있고 어깨에 멍이 시퍼렇답디다''
''자식 보내고 올바로 살겄나.사는 기 이상치''
''아직 에린게 왜 약을 묵었을까요? 신발 공장서 착실하게 월급 받아서 따박따박 붙여주던 착한 애가....''
엄마는 목이 메이는지 말을 잇지 못 하셨음.
''지 아버지 꿈에 ~자가 울면서 애타게 뭔가를 말 한다는데.거기 믄지를 알아야제''
''알면 뭐.돈이 있나! 먹고 죽을래야 죽을 돈도 없는 집에''
''딸 하나 있는거 저리 잃아삐고 살겠소?
머스마 새끼들이사 마음만 든든하지...''
쓰니가 자란 깡촌에는 중학교만 졸업하면 대개 도시 공장으로 취업을 나갔음.실업야간학교.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거기를 졸업하면 그 공장 정식 직원이 됨.
그 언니는 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숙사를 나와 공장근처서 자취를 했다함.이제 겨우 열아홉 꽃띠라고 했음.
아랫목에서 이웃집 아줌마들이 쓰니 집에 모여서 삶은 고구마랑 김치를 죽죽 찢어 먹어가며 이야기 꽃을 피웠음.동네 SNSㅋ
엄마따라 놀러 온 친구들이랑 쓰니는 옆에서 덩달아 고구마 간식타임.
화두는 단연코 지게 아저씨네 근황.
우리는 귀가 쫑긋해서 듣고 있었음.
''#동댁 바깥 양반이 저번 밤에도 호장골 갔담서?''
''꿈인지... ~자가 불렀다 캅디다.무시라.그 어듭은 밤에 우찌 갔을꼬.''
''공장장이 아를 꼬시가 살림을 채맀다카더만.
마느래가 찾아와가 머꺼댕이를 잡고 돌맀다카더라.그래서 약 묵었다더만''
''그기아이고 거 문디 손이 아를 건디맀다카던데?
*철이가 거걸 알고 낫들고 공장장 찾아갔다카더라''
"*철이 공장장 찌르고 영창있답디다''
*철은 죽은 언니의 오빠였음.동네 아줌마들이 계속 모여서 속닥거릴 정도로 뒤숭숭한 날들이었음.
그 나이의 쓰니는 죽음이 뭔지 정확하게는 몰라도 죽은 사람은 상여를 태우는구나 식으로 이해했음.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난리가 났음.
화물기차가 급정거하며 토해내는 비명소리에 적막한 산골 마을이 공포에 떨었음.
깊은 잠을 자고 있는데 우리 집 대문을 두드리는 요란한 소리에 잠을 깼음.
쓰니 아버지 동네 이장이셨음.
동네 아저씨들이 횃불을 부랴부랴 만들고 우르르 마을 밖 기차길로 달려가셨음.지게 아저씨네 아들 *철이 영창에서 돌아온 날 기차에 몸을 던졌다함. 새벽까지 불이 꺼지는 집이 없었고 덩달아 모두 잠을 설쳤음.
*철은 우측 팔이 어깨 아래에서 절단되는 중상이었고 멈춰섰던 화물 기차는 새벽녘에야 사고자와 그 가족을 싣고 떠났음.
여름이 왔고 병원에서 돌아온 *철은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고 가끔 밤에나 집 밖을 나온다는 마을 SNS를 통해 들을 수 있었음.
강으로 가려면 기차길을 건너야 갈 수 있었고 무더운 여름밤 강에서의 밤 수영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일과였음.
어느 날 밤 수영을 하러가던 동네 중학생 오빠들이 달리는 기차로 몸을 날리는 사람을 목격했음.
기차는 어버버하는 사이에 그냥 가버렸고 동네 오빠들은 사고 지점으로 달려갔음.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음. 4명 모두 분명히 보았는데 사고 흔적이 전혀 없었음.
''기차에 올라탔나?!겁나 빠르다 그자!!''
그날은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넘어갔음.
며칠 후 강에 고디를 잡으러 가던 아줌마들이 시커멓게 다가오는 화물기차를 보내고 건너가려고 건널목에 서 있었음. 그믐이라 어두웠고 빛이라곤 들고 있던 횃불 한개.기차가 달려오자 그 불빛에 언뜻 기차길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았고 어어어하는 사이에 기차가 지나가나 싶더니 끼이익 고막을 찢는 소리를 토하며 급정거를 했음.
기차가 한참을 미끌어져간뒤 겨우 서자 횃불을 든 아줌마들은 기차를 향해 마구 달려갔음.
더운 여름이라 마을 입구 포구나무 아래서 모기불 피워놓고 놀던 동네 아저씨들도 일이 터졌음을 직감하고 놀라서 허겁지겁 기차길로 달려 갔음.
실제로 기차가 역 이외의 장소에서 급정거할 경우는 매우 희박함.
온 동네 어른들과 기관사가 지나간 기차길과 옆과 기차 아래를 살펴보며 사고자를 찾았음.워낙 어두워 불 근처외는 보이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그때 1호칸(?)근처서 돌로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땡땡땡하고 울렸음.
기차길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목적으로 자갈을 깔아 놓음.생존해있음을 알린다고 사고자가 돌을 주워 두드리고 있는듯하여 사람들이 앞쪽으로 달려갔음.그러나 찾을 수 없었음.
두리번거리며 찾고 있는데 이번에는 뒤쪽에서 깡깡깡하고 울렸음. 두어번 반복하자 그제서야 겁에 질린 동네 사람들과 기관사가 이상함을 느꼈음.
그도그럴것이 기차는 매우 무겁고 속도가 있어 급정거를 해도 그 자리에 서지 않고 한참을 더 가서 서서히 멈춤.그렇다면 사고자는 기차 아래 있다기보단 기차가 지나 간 철로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음.
그렇게 어수선하게 지내다가 겨울이 왔음.
그 사이에 기차길에서 두어번 시커먼 사람?귀신?을 봤다는 소문이 있었고 기차 급정거 사고는 없었음.
동지가 가까워오면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지만 '도신'
이라는 작은 굿? 치성? 을 하는 가정이 많았음.
작은 상을 차려놓고 조왕신.성주신등에게 안주인이 빌고 무당은 징을 치며 염불? 뭐 그런 비는 행위를 두세시간 했음.도신을 지낸 집은 동지에 팥죽을 안 끓였음.얻어먹지 못하여 안타까웠음.ㅠㅠ
큰 고모 집에서 도신 날을 받아 무당이 왔음.
엄마는 큰고모.큰어머니의 하녀 같았음ㅠ
음식한다고 쓰니를 데리고 큰고모네 집으로 가셨음.
쓰니는 심부름꾼....떡,전,과자 먹으면서.....
점심먹고부터 시작한 도신 징소리와 비는소리가 장했음.와 어쩜 저렇게 징소리가 꼬이지않고 물흐르듯 박자를 탈까!신기방기...한치의 막힘도 없이 염불인지 공불인지 내리 두세시간을!
부엌에서 안방에서 마당에서~~~
마지막으로 집주위를 한바퀴 돌면서 뒤란에 돈,떡등 음식을 던져 두고 징을 쿵당당당 치고,대문가에도 음식을 두고 징치고 뭐라뭐라 기도하고.......
그 음률과 박자가 참 묘하게 마음에 신명났음.
무당이 대문가에 앉아서 징을 치며 돌아 앉다가 지게 아저씨네 초가집을 멍하게 한동안 바라봤음.
대문을 끝으로 도신이 끝나고 큰고모를 부른 무당은 징채로 초가집을 가르켰음.
''저 집에 비명횡사한 딸이나 젊은 여자 있나?''
''야.있는디요''
''ㅉㅉ 상여도 없이 묻었나.지게에 앉아서 덜덜 떨고있고만. 아도 가졌었는가 봅서''
''야? 믄소리 심꺼?~자가 애를 가졌다고요?''
''얼매나 죽을때 괴로밨으면 지 머리를 다 쥐뜯었을까나 ㅉㅉ.옷이라도 갈아입혀서 보내지...
농약 묵었나 쥐약을 묵었나.젊디 젊은 가시나가 뭐가그리 원통해서.... 알라라도 보내주지.''
엄마와 큰고모는 할말을 잃고 지게 아저씨네 황토벽이 갈라져 짚 속살이 보이는 헛간 벽에 기대어있는 지게만 보고 계셨음.
쓰니는 순간 지게에 앉아있던 쑥대머리 언니가 생각났음.그런데 지금은 안 보였음.
''옴마.저게 은가 있었는데....인형 안고''
쓰니가 지게를 가르키자 무당 아줌마는 쓰니를 보더니 혀를 찼음.
''요 가시나 좀 보래.칠성줄 있고만.가시나 요거는 비는 자리에 델꼬 댕기믄 안된다.조상 할매가 잡아주지만 이기 맹랑타.두자리 될때까지 굿자리 보이지 마라''
기겁한 엄마는 몸뻬뒤로 쓰니를 감췄음.
도신을 주관했던 무당 아줌마는 자기가 할 수 없다고 더 큰 몸주신을 모신 만신을 데려와야될거라고 했음.
결국 동네사람들이 십시일반 추렴하여 굿을 했음.
지게 집 언니는 공장 근처 쪽방서 자취를 했고 작업 반장?공장장? 을 암튼 사겼다함.
나중에 알고보니 이 남자는 이미 가정이 있었고ㅡ결혼식은 안 올렸다고 했다함. 당시에는 공장 근처 사실혼으로 부부가 되어 사는게 흔했음ㅡ
헤어질거라면서 계속 꼬셨다함.
그러다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남자는 계속 거짓말만 했으며 배가 불러오자 공장에서도 해고되었다함.
집으로 월급을 못 보내니 어느날 *철 오빠가 동생을 보러왔다가 알게 되었음. 사실을 알게 된 *철 오빠는
그 남자를 만나서 폭행했고 화가 잔뜩 난 남자는 ~자에게 헤어지자고 하고 *철 오빠를 경찰에 살인미수?로 신고했다함. 배가 제법 많이 불러 와서 아기 생각해서 헤어질 수 없다고 매달렸다함. 어느날은 남자의 부인이 와서 ~자의 자취방을 다 때려부수며 ~자를 심하게 폭행 했다함.
~자는 그길로 고향집으로 내려왔으며 부른 배를 보고 충격 받아 고개 수그린 부모의 모습을 보고 그날 밤 농약을 마셨고 그 밤에 피 토하고 죽었음.많이 고통스러웠는지 머리카락을 온통 쥐어뜯었고 옷에 이불에 구토물과 피가 묻어 차마 볼 수가 없었다함.
가난했던 부모는 딸의 임신 사실이 폭로될까 두려웠는지 혹은 미혼 자녀ㅡ예전에는 부모 먼저 죽은 미혼 자녀는 상여를 쓰지 않았음ㅡ라서 그랬는지 가난했기 때문인지 멍석에 말아 아버지가 지게에 얹어 그대로 깊은 골에 묻었다함.
무당 말ㅡ 배냇 저고리 한번 얻어 입지 못한 아기가 불쌍해 옷 한벌 해달라고 그렇게 아버지에게 빌었건만 부모가 들어주지 않아 못 갔다
수의라도 해 입혀서 보내지.엄동설한에 맨발에 피 얼룩 진 얇은 옷이 다 뭐에냐......
한이 구비구비 서려 아기를 안고 다닌다
오라비때문에 헤어졌다고 생각한다
오라비 미워한다.오라비 데려가려 한다ㅡ
지게랑 예쁜 원피스.구두.핸드백.아기 옷 등 다 사서 굿하는 날 다 태웠음.
지게 아저씨는 끝까지 딸을 어디에 묻었는지 말하지 않았다고함.
가난이 불러온 일가족의 비극 앞에서 숙연합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지게 아저씨나 아줌마는 늘 같은 옷만 입고 다니셨죠.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요....
자살한 자식을 지게에 얹어 봉분도 못하고 묻어야 했던 아버지의 슬픔...
우리 부모님들의 아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