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이 "大토론(grand débat)"을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한 적 있다(참조 1). 그는 이 대토론을 지역별로 계속 이어가고 있는데(그래서 뮌헨 안보정상회의도 불참) 형식은 이렇다. 지자체장이나 지역 내 단체장, 혹은 일반 시민들(!)까지 들어와 있고, 마크롱이 앉아있는 사람들 가운데에 서서 질문을 받는다.
질문 받을 때는 앉아 있지만, 답할 때는 일어나서 대본을 안 보고(!!) 말한다. 엄청난 기억력이다(참조 2). (중앙에서 360도 회전하면서 말을 하니, 컨닝(?)하기도 참 그렇다.) 그러니 마크롱을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당히 구체적으로 답하는 그에게 놀라워할 수 밖에 없을 텐데, 대관절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일까?
당연히 대통령실 비서들이 준비를 하기는 한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무조건" A5 용지 앞면 한 장에만 적는다. 뒷면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제출하면, 마크롱이 그걸 읽고 그냥 외운다. (응?)
물론 대토론장에 가져가는 것도 있기는 하다. 예상치 못한 질문 대비용으로 메모들도 있기는 한데, 정말로 예상 못 한 질문(참조 3)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훌륭하게 대답한 것 또한 놀랍다. 그 경우 파리에 있는 대통령실 비서들이 그즉시 검증에 들어간다.
항상 마크롱을 밀착 보좌하는 보좌관들도 물론 그를 돕는다. 그 중 하나가 언론과 으르렁대기로 유명한(참조 4) 시베뜨 은다예(Sibeth Ndiaye, 참조 5) 홍보보좌관이다. 그녀가 예상 질문과 예상 못 한 질문을 모두 챙기며, 대토론 와중에서도 엘리제궁과 계속 통신한다. 그녀가 한 중대하기 짝이 없는 조언도 하나 있다고 한다.
윗도리를 벗고 하얀색 셔츠를 입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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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마크롱의 내러티브(2019년 1월 17일): https://www.vingle.net/posts/2557937
2. 여담이지만, 자끄 아딸리는 2010년부터 그가 대통령이 되리라 예상했다고 한다. (아래 기사는 대선 전 인터뷰이며 지금 봐도 재밌다.)
Attali: "Je pensais plutôt que Macron serait élu en 2027"(2017년 5월 8일): http://po.st/eiK91F
3. 2월 7일, 중부지방인 Etang-sur-Arroux에서 대토론회를 했을 때, 물리치료 학교나 간호사학교 입학 비용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그는 지체 없이 대답했는데, 전혀 준비 안 된 질문이었다고 한다. (곧바로 엘리제궁에서 검증에 들어갔고, 대통령 답변이 맞았다는 결론도 바로 전달됐다.)
4. 마크롱 vs. 언론(2018년 9월 6일): https://www.vingle.net/posts/2494896
5. 마크롱 1년(2018년 5월 9일): https://medium.com/@minbok/마크롱-1년-e768a8f15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