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리입니다.
얼마 전 대만여행을 다녀왔는데요,
한국과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국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느껴지는 분위기는 일본에 가까운데
들려오는 노래나 광고는 한국쪽이 많았어요!

그 중에서 눈에 띄는게 있었습니다.
바로 대만 수도 중심부에서 큰 광고판에 나온 한국영화때문인데요.
주인공은 바로 오늘의 영화, 정우성 김향기 주연의 '증인'입니다.
해외로 뻗어나갈만 한 영화인지 제가 한 번 늦게나마자 확인하고 왔죠!

왜 변호사가 아니라 '증인'일까?
영화는 변호사가 아니라 증인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런 점에서 흔히 봐왔던 법정드라마 영화와는 다른데요. 그렇다고 내용이나 전개가 독특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인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제목도 변호사가 아니라 '증인'이겠죠. 외국 제목은 'Innocent Witness'입니다. 순수한 목격자라는 뜻이죠. 그래서 자폐아인 지우가 증인으로서의 '자질'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가 사건을 제대로 기억을 할까? 애초에 본 사건을 제대로 설명이나 할 수 있을까? 지나친 걱정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비범'을 '장애'로 보는 현실
하지만 영화는 자폐라는 장애를 비범한 능력으로 비추고 있습니다. 단지 자신만의 세계가 강한 아이일 뿐,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탁월한 기억력과 예민한 청각능력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니까요. 문제는 흔히 '정상인'이라고 취급되는 사람들의 '편견'입니다. 사건의 진위여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니라 왜 증인으로서 저런 자폐아가 나와야하는지 검증만 하니까요. 정말 이 사람이 증인으로서 적절한 능력을 가진 아이인지, 증인이 되고 싶은 아이인지는 알고 싶어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우의 자폐는 떼 묻은 현실에서 자신의 세계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 역시 포함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선'과 '선'의 만남
이런 얘기를 다루는데 있어 배우들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요구되는데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의 캐스팅이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우성과 김향기라는 배우는 악한 연기를 하고 싶어도 선한 매력이 흘러나오는 이미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우성이 연기한 순호라는 역할도 현실과 이상 속에서 계속해서 갈등하는 인물입니다. 한결같이 순수한 지우를 보며 예전의 자신을 기억해나가는 과정이 작품의 또 다른 중요 스토리기도 합니다. 이런 선과 선의 만남은 영화 자체를 따뜻한 색채와 시선을 가지도록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잔잔한 영화였다 말하기보다 따뜻한 동화를 읽은 느낌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감독 역시 좋은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나 봅니다. 작품이 제시하는 좋은사람의 조건은 길가다가 장애인을 보고 단순히 선행을 베푸는 행동만이 아닙니다. 대상을 진정으로 '이해'하기를 원합니다. 자폐라는 장애를 가졌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진실만을 말하는 지우의 대사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어느새 타인을 이용하기 위해서 친절해지고 웃음을 보여주죠. 하지만 진정으로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나오는 표정은 읽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제가 어떻게 보면 이상적일 수 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은 가치이기도 하죠. 주제도 참 동화같지만 우리가 등한시하다보면 어느새 세월의 먼지 속에 사라질 것들입니다.

진심은 통하고 진실은 밝혀진다
언제나 믿고 싶고 느끼고 싶은 말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보기는 점점 힘들어지는 개념이기도 해 안타까운데요. 이 영화를 통해나마 잠시 잊고 있었던 따뜻한 감정들을 되새겨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의 나는 어땠는지,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지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정우성과 김향기가 만들어낸 따뜻한 동화 한편, 어떠신가요? 영화 '증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