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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수햏 11일차 // 쿠마몬이 우동에 독을 탔다
가끔 럭셔리하고 싶소. 맨날 하는 소리인 듯 싶지만 진심이오. 수햏을 빙자한 체 매일같이 라면이나 먹는 인생이지만 가끔 스웨그를 부리고 싶을때가 있오. 2500원짜리 컵라면을 본 기억이 있오? 그것은 참으로 사치라기에는 무언가 부끄러우면서도 설움이 반복되는 요 근래의 나에게는 소소한 자기위로가 될 법 싶소. 2,500원이라는 거금, 제 딴에는 거금인 듯 싶은 우동이오. 히라가나니 가타카나니 스스로 배울 일은 없을 언어가 제멋대로 휘갈겨있오. 저 곰 모양의 캐릭터는 쿠마몬이라 하오. 이번 구매는 가히 충동에 가까웠오. 문득 부아가 치밀게 하는 저 표정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오. 마치 저 곰새끼의 얼굴이 "호오, 조선인 주제에 이 우동을 먹으려는 건가?" 라고 비아냥 거리는 내지인의 얼굴을 보는 듯 했기에 내 가난을 애써 부정하고 저 미물의 얼굴에 침을 뱉어주고 싶은 마음이 일었오. 그러는 한편, 비싼 것이 가장 맛있는 것이라는 자본주의가 낳은 미식의 논리에 따라 한껏 탐욕적으로 굴고 싶기도 했오. 비록 그것이 오류임을 진즉 알고 있음에도. 내용물은 나에게 보내는 조소 그 자체였오. 고작 반쪽자리 유부, 단일 스프, 딱딱하게 굳은 면. 천원이나 가격이 덜한 포차 우동(컵라면)과 비교했을 때에도 형편없는 구성이었오. 이것은 단순한 소비자 기만인가? 혹 아베가 제국주의 부활의 야욕을 드러내며 대한인을 멸시하려는 것일까? 면은 개봉하고 봉투에 덜어내는 과정에서 이미 모두 조각조각 나버렸오. 처음 이 광경을 보게 된 사람이라면 분명 일본식 우동이라기보단 어디 강원도의 올챙이 국수로 착각할 법한 그림이오. 나는 무엇 때문에 쿼터-만원을 이따위 것에 쓰게 되었는가? 다시 한 번 나를 열받게 하던 쿠마몬의 얼굴이 떠오르오. "요사이의 판매전략이라 함은 소비자를 꼴받게 하는 방법도 있었나보군." 애써 분노를 참고자 텅 빈 탕비실에서 혼잣말을 조곤거려 보오. 이 컵우동은 2단계의 조리 과정을 거치오. 뜨거운 물에서 우동면을 데쳐주어 부드럽게 풀어준 뒤, 스프와 유부를 넣고 다시 한 번 뜨거운 물을 부어줌으로써 완성되오. 이미 조사버린 면발인데 굳이 데치는 과정이 필요한지는 의문이오. 면이 어느 정도 익었다면, 이렇게 미래지향적인 뚜껑을 덮어준 뒤 뚜껑의 빈틈 사이로 모든 회한을 따라버리면 그만이오. 담고나니 더더욱 단촐한 비쥬얼이오. 동시에 스프에서 익숙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하오. 분명한 것은 밥상머리에서 맡아봄 직한 냄새가 아니라는 것이오. 그것은 마치 어분. 그러니까 금붕어새끼들한테 줄 법한 떡밥냄새가 났던 것이오. 분노를 참을 수 없었오. 내 2500원을 허공에 날려버린 기분이었오. 동시에 내 자신에 대한 환멸도 들었오. 나는 무슨 부귀를 누리겠다고 되도 않는 짓거리를 했던 것인가? 안분지족.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오. 난 이미 마음 속에서 쿠마몬에게, 일본에게 패배감을 느껴버리고 말았오. 담음새가 그럴듯하다고 느끼고 있오? 그렇지 않소. 형편없는 우동이었오. 식감은 즐길것도 없을 뿐더러 국물은 그저 짤 뿐이고 그 옛날 아버지 손잡고 따라가던 민물 낚시터를 떠올리게 하오. 난 이 우동을 이렇게 평하고 싶소. "쿠마몬이 우동에 독을 풀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유부의 맛이오. 뜻 밖의 달짝지근함이 느껴지는 것이 재밌는 맛이었오. 그러나 그 뿐이오. 면식수행 중 가장 큰 돈을 쓰고도 가장 맛이 없었던 라면이었오. 본의 아니게 엄청난 고행을 하게 되었오. 절대 먹지 마시오. 불매운동이라도 제안하고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오.
핫케익 해먹었습니다.
지난 주말... 누추한 저희 집에 행차하신 마님과 함께 핫케익을 부쳐먹었습니다. 베이킹 중에서 최하하하하하하의 난이도인 핫케익이지만 나름 반죽계량과 불조절이 능해야 하는 음식입니다. 게다가 이번엔 이쁘게 꼴깝좀 떨어보겠다며 생크림 & 수플레 핫케익도 도전해보았습니다. 비록 저녁에 먹기는 하지만 리얼 브런치에 어울린다고 합니다. 첫 번째 난관...우유 220ml를 어떻게 계량해야 하는가... 그래서 생크림을 보울에 옮기고 빈 생크림 곽을 이용했습니다. 솔직히 죤내 지니어스하다 진짜 반죽도 만들고~ 생크림도 만들고~ 와 근데 괜히 전동 휘핑기가 있어야 되는게 아니더만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진짜...팔 떨어지는 줄 생크림 만들어본건 첨인데 딱 보울에 따를 때부터 걸---쭉 한 것이 '와 금방 되겠다!' 싶었는데 웬걸... 한 오분은 저은 듯 진짜 팔이 뜨거워지는게 느껴질 정도로... 중노동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따 수플레 팬케잌에도 머랭이 필요하다는거... 약간 죽고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첫 작품 아니 실제로 봤을 땐 엄청 이뻤는데 사진으로 보니까...되게 구리네요... 그리고 대망의 플레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줫망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팬케잌이 뜨겁다보니까 스멀스멀 녹아내리기 시작하고 블루베리는 어디에 놔야 될 지를 모르겠어서 걍 아무렇게나 떨궈버리고 멀쩡한건 바나나 뿐.... 잘 난도질 해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수플레 팬케익 도전! 생크림의 경험을 살려 머랭치기도 아주 성공적으로 완료,...! 근데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팬케익 믹스로 수플레 팬케익 만들기]들은 죄다 비주얼이 구렸습니다. 난 진짜로 수플레처럼 빵실빵실한걸 원했는데 아무도 그렇게까지는 못 만들더라구요 그래서 실망하고 걍 포기할까 하다가.... 호일로 틀 만들어서 도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나 줄줄 샙디다.... 하지만 그래도 끈기를 가지고 삐져나온 테두리도 정리하고 초약약약약불에서 꾸준히 익혀줍니다. 그리고 적당히 익었다 싶을때 테두리를 때냈습니다. 비쥬얼이 저런 이유는 이 때 형광등이 나가버려서...ㅋㅋㅋㅋㅋㅋㅋㅋ플래시키고 찌금 비쥬얼이 약간 극혐입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모르는 거니까....헤헤... 뒤집기 성공 ... 내가 뭘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생크림 듬뿍 얹어버려서 익선동 삘나게 만들어봤습니다. 역시 가려놓으니까 괜찮네. 음 맛은.... 그냥 팬케익 맛이었습니다. 식감도 그냥 두툼한 팬케익 느낌... 뻑뻑한 느낌도 들고... 분명히 머랭을 섞었으니 더 쵹쵹하고 부드러울거라 생각했는데 머랭과 반죽을 합치는 과정에서 머랭이 과하게 죽어버린 건지 아쉽습니다...흙 하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으니 만족 디저트 류는 자취방에서 첨 해먹어보네요
망우동 /섬진강유황오리/포장
오늘의 메인은 오리도 영양죽도 아니다 ㅎㅎㅎ 입덧이 끝나가는 올케가 ㅎㅎ 서울 살때 자주 가던 오리집의 미나리 무침이 먹고 싶다고 했다 ㅎㅎㅎㅎ 포장 가능 한지 체크하고 서울 가서 포장 해서 보냉 가방에 넣어 갖고 옴 주차장은 별도로 없고 가게 주변에 주차 가능 육수랑 고기 떨어지면 일찍 문 닫는 집이다 오리구이 영양죽 5만원 맨 위에꺼 포장 전부 좌식이었는데 이제 좀 바껴서 테이블도 있고 셀프바도 생김 타란 오늘의 주인공 미나리랑 양념 ㅋㅋㅋ 올케가.입덧중인데 먹고 싶다고 전하니 진짜 많이 포장 해주심♥.♥ 영양죽 6시에 포장해서 친구 딸 돌잔치 들렸다 집에 밤 11시반에 왔는데도 따뜻했다 미나리 보니 뿌듯하다 1시까지 오라고 하고 포장 뜯어 준비 함 남동생이 부추랑 버섯은 마트에서 더 사 옴 버섯도 싱싱 구워지는 동안 기다리는 중 타란~~~~~~ 오늘의 메인 미나리 무침 싱싱하지.않은거 조금 골라내고 식초 넣어 5분 정도 담궜다고 헹궈 양념장 넣어.무침 소금 후추 뿌려 익히는 중 난 이 집 죽이 넘 좋다 건과류 한가득 들어있음. 통마늘은 피처링임 양이 어마어마 함 전복 2개 들어있음 전복은.사이.좋게.반씩 나눠 먹음 포장은 첨인데 맛있게.잘 먹었음 아!!감자도 따로 사서 구워먹었음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ヾ(๑╹◡╹)ノ"
박노해의 걷는 독서 4.25
아무리 위대한 일도 자연의 리듬을 따르고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시운時運을 따라야 한다 - 박노해 ‘개구리’ Sudan, 2008. 사진 박노해 한 사흘 봄볕이 좋아 눈 녹은 산밭이 고슬고슬하다 먼 길 떠나기 전에 파종을 마치자고 애기쑥 냉이꽃 토끼풀 싹이 오르는 밭을 갈다가 멈칫, 삽날을 비킨다 땅 속에 잔뜩 움츠린 개구리 한 마리 한순간에 몸이 동강 날 뻔 했는데도 생사를 초탈한 잠선에 빠져 태연하시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개구리를 밭둑 촉촉한 그늘에 놓아주었더니 어라, 잠에 취한 아기 마냥 엉금엉금 겨울잠을 자던 그 자리로 돌아온다 반쯤 뜬 눈을 껌벅껌벅 하더니 긴 뒷발을 번갈아 내밀며 흙을 헤집고서 구멍 속으로 슬금슬금 들어가 스르르 다시 잠에 빠져버린다 이 사람아, 잠이 먼저고 꿈이 먼저지 뭘 그리 조급하게 부지런 떠느냐고 난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가 아니라고 아무리 위대한 일도 자연의 리듬을 따르고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시운時運을 따라야지 세상이 그대 사정에 맞출 순 없지 않냐고, 새근새근 다 못 잔 겨울잠을 자는 것이다 그래 맞다 미래를 대비한다고 열심히 달리고 일하는 건 삶의 향연이어야 할 노동을 고역으로 전락시키는 것 절기를 앞질러 땅을 파고 서둘러 씨 뿌리는 건 삶에 나태한 자의 조급함밖에 더 되겠냐고 나도 삽을 세워놓고 따스한 봄볕에 낮잠이 들었다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개구리’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수록 詩 https://www.nanum.com/site/860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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