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kim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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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시간 (2003)

감독 : 미카엘 하네케
출연 : 이자벨 위페르, 세르쥬 리아부킨, 모리스 베니슈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관용구가 있다. 새벽이 다가오기 직전의 어두컴컴한 시간대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어원을 찾아보니 집을 지키는 개와 집에 침입할 늑대의 실루엣이 구분되지 않는 시간대라는 의미란다. 하네케는 세기말적 징후로 가득찬 묵시록인 이 영화의 제목을 '늑대의 시간'이라고 명명했다. '개'를 의도적으로 제외한 셈이다. 영화 속에서도 양들을 지켜야 할 개(와 양치기)는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 '개'의 부재. 다시 말하자면 집 혹은 우리를 보호할 최후의 방어선의 부재. 그렇다면 하네케는 <늑대의 시간>에서 무엇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것인가? 그는 우리를 둘러싼 어떤 요소를 제거한 채 또 다시 음산한 사회실험극을 벌인 것일까?

영화는 정의가 흔들리는 세상을 그린다. 인간(혹은 중산층)의 품위를 유지시켜주는 보루. "정의는 장소에 따라 다른 것일까요?" 은신처에서 유일하게 흡연을 하는 여인이 주인공 '안나'(이자벨 위페르)에게 뜬금없이 질문을 던진다. 정의는 상대적인가. 하네케는 생필품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에게 정의 혹은 윤리가 존재할 수 없으며, 그것들이 부재할 때 우리가 얼마나 끔찍해질 수 있는지를 러닝타임 내내 폭로한다. 조금 더 생각을 전진시켜보면, 하네케가 제거한 최후의 방어선은 결국 인간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경제적 여건'일지도 모르겠다. 풍족함을 잃을 때 우리 인간들은 필연적으로 늑대의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늑대의 시간>을 보고나서 왜 하네케가 이 영화를 <피아니스트> 직후에 만들었을지, 그리고 왜 이 영화 직후에 <히든>을 만들었을지 생각해보았다. 2002년작 <피아니스트>는 겉으로 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는 여자의 파멸을 다룬다. 개인에 관한 종말론. 하네케는 그런 파멸이 특이한 개인에게만 일어나진 않을 거라고 <늑대의 시간>을 통해 경고하는 듯하다. 당신의 섹슈얼리티가 '에리카'만큼 배배 꼬이지 않았어도 당신은 짐승이 될 수 있다는 경고 말이다.

<늑대의 시간>이 <피아니스트>의 일반론이라면, 2005년작 <히든>은 <늑대의 시간>의 각론처럼 보인다. <늑대의 시간>에서 수많은 약자들이 고통을 받지만, 가장 고통스럽게 묘사되는 것은 '이방인'이기에 발붙일 곳이 없는 이민자들이다. 하네케는 제한적인 상황극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이민자들이 충분히 고통스럽게 살아왔다는 걸 <히든>으로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민주주의적 가치가 가장 발달해있던 것으로 알려졌던 20세기의 프랑스에서 보란듯이 발생했던 인종주의의 비극을 통해서 말이다.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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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늑대의 시간은 드라마 개와늑대의시간밖에 못봤는데.. (제인생작) 리뷰 추천 감사합니다~!!
영화 <늑대의 시간>도 전 인상적으로 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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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을때 봐야지 하고 못 봤던 영화 리스트 중 오늘은 '주먹왕 랄프2'를 봤습니다.(지극히 저의 짧은 생각은 요즘 '애니메이션'도 너무 영상이 좋아서 영화라고 해도 될?듯 해요ㅎ)'시리즈1'을 너무 재밌게 봐서 꼭 봐야지 하다가 오늘에야 봤네요.ㅎ 위에 덩치큰 친구가 '랄프'이고 어깨에 앉은 귀여운 꼬마가 그의 단짝친구 '바네로피'입니다.둘은 '오락실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 들이구요.'주먹왕 랄프'1에서 험난한 여정에서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진정한 친구가 되었죠^^ 이번 시리즈2 에서는 '바네로피'가 캐릭터로 등장하는 오락실 게임기 '슈가러쉬'라는 레이싱 '게임기 핸들'이 고장나 랄프와 바네루피가 걱정하며 수소문한 결과 인터넷 속에는 없는게 없다라는 정보를 얻고 인터넷 속으로 들어 가게되며 거기서 일어나는 일들이 영화의 시작입니다 ('시리즈1'은 '오락실에서' 헤프닝 '시리즈2'는 '인터넷속에서'의 헤프닝입니다ㅎ) 제가 오락실 세대라 시리즈1을 넘 재밌게 본 듯하네요ㅎㅎ요즘 모든게 디지털화 되면서 오락실같은 곳이 추억이 되어가는게 아쉽네요ㅠㅎ 인터넷의 방대한 세상 속에서 게임기 헨들을 찾으며 여러 친구들의 도움도 받습니다.디즈니 공주님들의 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신선하더군요^^ㅎ 영화의 중반부에는 감동적인 부분도 있구요^^ㅎㅎ 전체 괄람이라 아이들과 같이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암튼 여유 되실때 '주먹왕 랄프 시리즈'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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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장국영 출연작 베스트10]1탄. 아비정전
[리뷰] 영화적 언어를 통해 기억과 시간을 사유하는 멜로 영화의 고전 오는 4월 1일은 만우절이자 거짓말같이 세상을 달리한 홍콩 출신 톱스타 故장국영의 사망 16주기를 맞는다. 2003년 4월 1일 24층 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 장국영에 대한 팬들의 추모는 매년 3월 31일까지 그가 떠난 홍콩 오리엔탈 호텔 앞에 가득 채워진 국화꽃으로 전 세계에 알려진다. 매년 만우절마다 기억하지 않을 수 없는 장국영의 영화 속 모습을 떠올리며, ' 故장국영, 출연작 베스트10' 리뷰를 연재한다. 특히, 커뮤니티 Vingle에 홍콩영화나 중화권스타 커뮤니티는 없어 이번 영화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리뷰 대잔치'가 장국영의 존재감이 빛난 홍콩/중국 영화 10편을 소개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먼저, 국내 개봉 당시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렸던 영화 <아비정전(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으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 1탄. 아비정전(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1990년도 작품(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 장만옥 유가령 유덕화 양조위 장학우) 영화 <아비정전>은 중국에 홍콩을 반환던 시기를 배경으로 홍콩 청년들이 자신의 주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왕가위 감독의 초기작으로 국내에서는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리웠다. 장국영은 극중 아비 역을 맡아 청춘의 방황과 고뇌를 맘보 리듬에 실으며 '발없는 새'를 몇 차례나 되뇌였던 영화이다. 영화는 혼혈 출신의 아비가 친엄마를 찾아 필리핀으로 떠나지만 철저히 외면당한 후 자신의 얼굴조차 보여주기 싫을 정도로 철저히 자기 정체성을 잃고 타향에서 헤매는데, 만우절에 떠나가 매년 만우절이 다가오면 전 세계 영화팬들의 가슴에 되살아나는 영원불멸의 청년, 장국영과 가장 많이 닮아 보인다. https://youtu.be/qaRBLT9MDXE 특히, 속옷차림(런닝-팬츠)의 장국영이 선풍기를 틀어놓은 채로 감미로운 리듬 '마리아 엘레나(Maria Elena)에 맞춰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며 맘보 춤을 추는 명장면은 희망없는 청춘의 지루함을 색다르게 일탈하고 싶은 아비의 맘이 아니었을까. 왕가위 감독은 쿠바의 뮤지션 자비에르 쿠카의 맘보버전으로 연주된 '마리아 엘레나(Maria Elena)'를 영화 '아비정전'에 OST로 삽입해 영화보다 더 유명해진 곡으로 알려졌다. 이 장면에서 영화팬들은 젊은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그의 고뇌를 드러내는 외로움을 들여다보는 듯해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세상에 발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 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1960년 4월 16일 우린 1분간 같이 있었어.  난 잊지 않을거야.  우리 둘만의 소중했던 1분을.  이 1분은 지울 수 없어.  이미 과거가 되었으니"  - 영화 <아비정전> 아비의 대사 중에서 홍콩영화계의 스타일리스트,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아비정전>에는 그의 상대역으로 홍콩스타 장만옥과 멋진(?) 베드신은 물론, 연인 사이가 된 배우 양조위와 유가령 그리고 유덕화, 장학우 등 스타들의 스크린 데뷔 초기의 풋풋한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영화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국내 개봉당시, <영웅본색> 류의 액션장르로 알고 보러 간 관객들에게 외면받았지만 영화 엔딩은 왕가위 감독 특유의 느와르를 덧입혔으며, 그의 사후에 예술영화 전용관 등에서 재개봉 돼 재조명 되었고 8년전 HD급 화질로 복원된 말 그대로의 '저주받은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홍콩의 삼류 인생으로 살아가는 청년 아비가 친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청년들, 여자들을 통해 사랑의 속성인 엇갈림과 죽음 그리고 이별 등을 시간과 기억에 관한 감각적인 대사와 철학적인 주제를 통해 표현해내고 있다. 특히 인간의 기억이 퇴화하면서 변해버리는 사랑의 속성을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1분''어제' 등 대사로부터 시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려 나간다. 이 대사는 국내 인기 TV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신세기(지성 분)가 첫사랑 오리진(황정음 분)에게 오마쥬하듯 1분에 얽힌 명대사가 주목을 끌었다. 잊혀지는 것과 버려지는 것에 대한 방어적인 아비의 행동이 잠자리를 하면서도 사랑하지 못하고 떠나면서 엇갈리는 관계는 마치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던 시기에 방황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면서 중국-홍콩 사이의 어정쩡한 관계처럼 치환된다. 영화는 영화적인 언어를 통해 기억과 시간을 사유하는 멜로 영화의 고전으로 추천할 만하다. 영화별점 ★★★★☆ /소셜필름큐레이터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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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장국영 출연작 베스트10] 3탄. 동사서독
기억과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사랑의 속성을 성찰한 멜로영화 동사서독(1994년), 동사서독 리덕스(2008년)  (감독 왕가위, 출연 장국영 장만옥 양조위 장학우 양가휘 임청하 양채니) 1994년에 개봉된 영화 <동사서독>은 왕가위 감독이 새로 재편집하여 <동사서독 리덕스>라는 제목으로 2008년 칸영화제에서 특별 초청돼 상영 됐다. 같은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5년만에 재편집 된 <동사서독 리덕스>는 최고의 화제작으로 시네필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아비정전>에 출연했던 장국영, 양조위, 장만옥의 풋풋한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고, 왕 감독이 편집 전에 촬영 원본을 영화 후반부에 추가해 완성했는데, 기존 영화 DVD의 부가영상을 보는 듯하게 배우들의 자세한 나래이션이 특징인데, 주인공 구양봉 역의 장국영의 내래이션만 없어 2003년 세상을 달리한 故 장국영에 대한 헌사가 아닐까 생각됐다. 왜냐면, <동사서독 리덕스>에서는 <동사서독>에서 설정된 디지털 CG의 시퀀스들이 변경됐고 엔딩에서는 연인을 잃은 구양봉이 고향 백타산으로 돌아가 '서독'이 되는 시퀀스가 깊게 조명되었기 때문이다. 영화 <동사서독>은 장만옥, 양채니, 임청하 등 당대 내놓으라는 홍콩의 미녀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장국영, 양조위를 비롯해 임청하, 장학우, 양가휘 등 배우들이 5인 5색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작품이다. 특히, 영화에서 임청하는 다중인격을 연상시키는 해리성 기억장애를 겪는 캐릭터로 1인 3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휘한다. 영화는 시대와 장르는 다르지만, 영화 <아비정전>의 속편처럼 사랑의 시간과 기억에 대해 조명하고 있는 듯 보인다. <동사서독> 역시 국내 개봉 당시 영화 <아비정전>과 함께 제목으로 인해 저주받은 걸작 중의 한 작품이다. 영화 <아비정전>처럼 무협영화로 알고 보러 왔던 국내 관객들에게 대단한 혹평을 받았으니 말이다. 이 작품에서 왕가위 감독은 홍콩 뒷골목으로부터 중원 대륙의 무림으로 공간만 옮겼을 뿐 극중 등장인물을 마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처럼 시간과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영화 속에서 감독은 사랑을 '술'과 '검'에 비유하면서 실연의 상처를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술에서 깨어나면 다시 후회하기도 하고, 검을 휘둘러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 상처가 아물듯 기억과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사랑의 속성을 성찰해내는 듯 보였다.  장국영이 연기한 구양봉 역은 형수가 되어버린 사랑하는 연인 자애인(장만옥 분)에 대한 기억을 사막에 묻은 채 주막을 운영하면서 극중 등장하는 인물들을 이어주는 인연의 정거장처럼 다가오고, 왕가위 감독은 그를 통해 주막을 들르는 각각의 사연으로 상처받은 이들 사이에 매여있는 욕망을 성찰하고 위무하고 있는 듯 보였다. 영화 속에서 흐르는 현재의 시간은 기억(과거), 직관(현재), 기대(미래)에 얽힌 것으로, 영화 <아비정전>으로부터 <동사서독><화양연화>까지 이어지는 정서로 인해 왕가위 감독이 자신의 영화 세계 속에서 관객들의 욕망을 직시하고 있는 듯 생각된다. 특히, 멜로 영화에서 빠지지 말아야 할 사랑과 인연에 대한 주제들은 우리들이 열광했던 중화권 톱스타들이 전하는 명대사의 향연을 통해 가슴 깊이 전해져오는 듯하다. "인간이 번뇌가 많은 것은 기억력 때문이라고 하더군" "사람들은 좌절하면 자기변명을 늘어놓게 된다.  거절 당하기 싫으면 먼저 거절하는게 최선이다. - 영화 <동사서독> 중에서 /소셜필름큐레이터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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