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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수햏 2일차 // 바지락 칼국수와 면식의 기준
세상이 뭐라하든... 나는 나 아햏햏이오. 추억의 짤방이 아닐 수 없소. 수햏을 시작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거늘 벌써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이 느껴지오. 그도 그럴 것이 본격적인 수햏을 선언하기 전부터 이미 며칠 간 면식수햏을 실천해왔기 때문이오. 득햏의 길은 멀고도 험하오... 문득 면식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봤소. 무릇 면식수행이라 함은 양식의 질이나 허례허식에 얽매이지 않고 간단한 식사를 추구함으로써 올바른 햏자가 되는 것인데, 요 근래의 면식이라 함은 너무도 프리미엄이 붙은 것들이 많은 것 같소. 그러나 2000년대 초반의 그것을 지금에서도 고수하기에는 너무 힘든 일이오. 그래서 물가상승률과 문화적 배경을 고려해, 몇 가지 규율을 생각해봤오. 1. 단가 5000원 미만의 면식. 본래 보수파들은 컵라면과 봉지라면을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인정하지 않소. 더 극단적인 원칙주의자의 경우 육개장(컵라면)과 쇠고기면(봉지라면)을 제외하고는 쳐주지 않소. 그들은 무파마를 보면 소리를 지른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지만, 시대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5000원 미만의 면식이 가장 적절한 것 같소. 석가모니 역시 일찍이 고행의 무용함을 깨달았소. 내 몸을 해하고 육체적 욕망을 죽이는 고행의 끝은 죽음이지 결코 열반이 아니오. 득햏도 그렇소. 육개장만을 고수해야 햏자가 되는 것이 아니오. 그것은 햏의 ㅎ도 모르는 것이오. 그러니 특별한 날이라면 때로는 짜장면과 짬뽕도 괜찮을 것이오. 그러나 삼선이나 차돌 짬뽕은 안될 것이오. 2. 국적에 얽매이지 않을 것. 반드시 우리의 것이어야만 면식수햏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오. 앞서 말했듯 짜장과 짬뽕도 가능하오. 즉 값이 저렴하다면, 휘황찬란하게 멋을 부린 면식이 아니라면 어떤 것이든 괜찮소. 3. 하나의 '요리'에 들어간 사리면은 면식에서 제외. 그러나 때때로 억지를 부리는 이들이 있소. '감자탕에 면 사리를 넣어먹었다면 면식수햏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부대찌개도 라면사리가 필수이니 면식수햏이 아닌가?' 이것은 득햏에는 관심없이 그저 편하게 요령을 피우려는 것이오. 하지만 사실 빙글의 면식수햏에는 면이 들어간 어떤 요리도 올려도 괜찮소. 왜냐면 어차피 아무도 없기 때문이오.(이 대목에서 눈물을 훔쳤소.) 수햏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고수하는 것'보다 '함께 수햏을 나누는 것'이오. 그러니 부담갖지 말고 편하게 면식수햏으로 오시오. 어차피 심심해서 컨셉잡고 개질알하면서 노는...읍..!..읍읍...!! 오늘의 면식은 CU의 맛의 철학과 과학이 집대성된 PB상품. 바지락 칼국수이오. 회사의 탕비실을 털까 했지만 오늘은 참깨라면을 먹기에는 내 몸이 그런 헤비함을 원하지 않았오. 당췌 알 수 없는 캐릭터가 붙어있는 것 빼고는 어떤 것도 흠잡을 데 없는 CU의 마스터피스이오. 건더기에 바지락만 없다 뿐이지 정말 가게에서 먹는 바지락 맛이 그대로 나오. 가격은 일반 라면에 비해서 비싸긴 하나 2000원에 불과하오. 술안주로도 좋으니 추천하는 바오. 구성은 단촐해보일 수 있으나 SIMPLE IS BEST의 원칙을 지켰소. 게다가 생면이기 때문에 조금 더 리얼한 칼국수의 맛을 느낄 수 있소. 조리 방법은 내용물을 모두 컵에 털어낸 뒤, 뜨신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2분. 일반 컵라면이 3분의 기다림을 간직해야 하는 것에 비해 1분을 단축한 것으로 볼 수 있소. 애석하게도 너무 배고픈 상태라 거의 다 먹어갈때가 되어서야 이성을 차릴 수 있었오. 그만큼 이성을 잃고 수햏에 빠지게 한다는 맛으로 해석하면 되겠오. 간만에 시원한 칼국수의 국물을 섭취하고 나니 내 기억 속 저편에 있던 인물이 떠올랐오. Carlcox... 일렉트로닉의 거장... 칼콕스...이제는 아햏햏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그보다 더 오래된 DJ... 바지락만큼이나 시원했던 그의 음악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오... 문득 옛 이름들을 불러보오 별 하나에 티에스토... 별 하나에 칼콕스... 별 하나에 게타...게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