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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수햏 7일차 // Back to the 육개장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소.
정확히 수햏 일주일차인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인듯 하오.
시중의 라면이 아무리 화려해지고 맛있어지더라도
우리에겐 '근본력'을 가진 라면이 필요하오.
생텍쥐베리의 말은 과연 지언(智言)인 듯 하오.
아무리 익숙하다 한들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것이오.
육개장은 많은 햏자들이 이리저리 색다른 면식을 탐하며 그를 외면했을때도
꿋꿋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소.



우리는 초심을 되찾아야 하오.

짱구 엉덩이는 애교 좀 부려봤오.

놀라운 냄새라고 할 수 있오. 현존하는 많은 컵라면 중에서 이토록 냄새만으로 침이 고이게 하는 라면이 얼마나 있을까.
착한 가격과 착한 맛. 뚜껑에 적힌 '한국인의 맛'은 틀린 말이 아니오.
이 육개장이야말로 한국 라면의 거두(巨頭)라고 할 수 있겠오.
마치 Motherland로 돌아가는 병사의 마음처럼 설레임과 따뜻함이 마음 가득히 차오르는 것을 느끼오.



애틋한 3분의 시간이 지나고 뚜껑을 까면
드웨인 존슨이 잠수를 하고 있오.
혹자는 구준엽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뾰족한 두상의 모양으로 보건데 더 락 선생이 확실하오.

이번에 회사 탕비실에 대량의 드웨인 존슨이 들어왔소.
덕분에 하루에 두 세개씩 해치우는 중이오.
이상하게도 육개장은 꼭 이렇게 먹어야 제 맛이 나오.
초딩때나 하던 앞접시 만들기지만 이상하게도 저 조그마한 꼬깔에 담아먹을 때 그 추억마저 살아나며 맛이 배가 되오.
몇 번 담아먹다 보면 꼭지에 고이는 라면국물마저도 정다운 맛이 있오.

잠시 사무실 밖에서 일을 하다 끼니를 떼우기 위해 먹는 컵라면은 정말 꿀맛이오.
노트북 앞에서 허겁지겁 먹는 나의 궁핍한 처지마저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오.
이를테면 가난 마저 즐기게 하는 면식이라는 말이오.
드웨인씨의 머리를 깨물어보았오.
담백하고 쫄깃하오.

오늘은 면식수햏의 근본에 가까운 면식이었오.
문득 득햏의 의미를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시간이었오.
뿐만 아니라 추억마저 회상하게 하는 훌륭한 식사였오.

공화춘, 불닭볶음면, 생생우동, 홍게라면 등등등
다양한 라면이 즐비하지만
오늘만큼은 육개장 하나에 옛 기억을 곱씹어보는 것은 어떻겠소?
9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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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열무비빔면에 도전하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없다면 생각을 바꿔주시오. 그냥 제가 맛이 궁금하기 때문이오.
열무비빔면 기다리겠소.
이잉 존슨행님 아야아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옛 추억 소환! 문화예술활동은 학교빼고 교회에서 하는 것이 전부인 시골동네. 여름성경학교, 연말행사등등을 준비하는 교회선생님은 고딩 언니오빠들. 밤늦게 교회 예배당에 초딩들 (나도) 모여 난로위에 커다란 냄비 가득채운 물이 끓기만 기다리며 행사 연습하다보면 면내 슈퍼까지 차타고 나가서야 사 올수 있는 육개장라면이 도착. 고생했다며 우리에게 주는 간식. 뚜껑열고 스프냄새 맡아보고 딱딱한 건더기 꽃어묵도 집어먹고, 건면 뿌시래기도 집어먹으며 스프도 침묻힌 손구락으로 찍어먹어가면서 기다리다가 드디어 물이 보글보글. 용기에 부어놓고 시간을 초단위로 세며 기다린 뒤에 찾아오는 행복함이란!ㅎㅎ 후루룩 후루룩 먹는 그 꼬들꼬들함! 난 어쩌면 재보다 잿밥이라는 속담처럼 육개장라면 먹으려고 그렇게도 열심히 교회를 다닌것이 아니었을까?!ㅎㅎ
끓는 물을 기다리는 동안의 심리가 다들 똑같았소...? 나도 저래서 너무 추억돋소...ㅠㅠㅠㅠ 딱딱한 건더기 어묵ㅠㅠㅠㅠ뭔 맛도 없는거 기다리면서 집어먹겟다고 그랫엇지,,,
지금 먹어봐도..맛없어요..ㅎㅎ 그래도 육개장은..👍👍
육사발 아들과 저의 최애 사발면. 항상 마트가면 6개짜리 데려옵니다 ㅎ
드웨인 존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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