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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플랫폼. 하나의 작품이 여러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 플랫폼 유저들도 같은 환경에서 서로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는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가 언리얼 서밋 2019에서 특별히 강조한 개념이기도 하다. 그는 기조 강연에서부터 기자들과의 인터뷰 내내 이를 거듭 언급했다.

크로스플랫폼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하드웨어 환경적으로는 PC·콘솔·모바일 스펙의 발전 추이가 크로스플랫폼에 점점 유리해진다는 점, 산업적으로는 근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소셜' 요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용이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플랫폼 구분 없이 유저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개발자들에겐 플랫폼을 고를 선택지가 많아지고, 각 플랫폼은 경쟁 때문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에픽게임즈의 행보를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14일, 서울을 찾은 팀 스위니를 만나 직접 들었다. 그가 꿈꾸는 에픽게임즈의 미래부터 이를 위한 일련의 행동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토어 관련 이야기까지. 팀 스위니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대표


디스이즈게임: 지금은 한 회사의 대표이지만, 과거엔 게임 개발자이자 언리얼엔진의 아버지로 더 유명했다. 대표가 돼서도 프로그래밍을 틈틈히 한다고 밝혔고. 요즘은 어떤가?

팀 스위니: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체크인 해 프로그래밍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연구 차원에선 꾸준히 하고 있다.


CEO 일도 만만치 않을텐데, 프로그래밍을 계속 하는 것이 대단하다.

물론 내 일은 에픽게임즈의 대표다. 하지만 내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취미를 가지지 말란 법은 없지 않은가? 프로그래밍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다. 내게 프로그래밍이란 다른 사람들이 운동을 하거나 정원을 다듬는 것과 비슷한 감각이다. 


프로그래머로서의 경험이 대표 일을 하는데 어떤 영향을 줬는가?

지금은 흔치 않지만, 기술 전문가가 회사를 운영하는 시대가 있었다. IT 회사는 시장 상황을 분석하거나 다음 행보를 정할 때 '기술적인 지식'이 중요하다. 나도 기술 전문가의 성격이 강하고, IT 회사인 에픽게임즈를 이끌 때 이런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물론 프로그래머로서의 덕목과 대표로서의 덕목이 다른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IT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제품'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기술 개발을 정말 중시했기 때문에, 큰 실수 없이 이 일을 했던 것 같다. 대표 성향에 따라 말을 잘해 투자를 잘 받아오는 사람, 조직을 잘 관리하는 사람 등 여러 유형이 있겠지만, IT 회사에는 나 같은 케이스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 "PC 업그레이드 둔화와 모바일 기기의 급성장, 크로스플랫폼 생태계를 이끌 것"

에픽게임즈의 제품이라고 하면 '언리얼엔진' 시리즈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렇다면 언리얼엔진의 개발 철학이 있다면 무엇일까?

2개다. 하나는 개발자들이 고퀄리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틀. 다른 하나는 높은 생산성.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둘이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퀄리티 작품을 만들 순 있지만, 사양이나 생산 속도 때문에 비용이 커진다면 본말 전도다. 때문에 우리는 퀄리티와 생산속도 2개에 초점을 맞춰 언리얼엔진을 개발한다. 


언리얼엔진은 하이엔드 그래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건 필연적으로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는데, 현재 시장 상황은 하드웨어가 좋은 PC쪽은 업그레이드가 둔화됐고 오히려 하이엔드완 거리가 있는 모바일 쪽 성장이 거세다. 이런 환경에서 에픽게임즈의 전략은 어떻게 되나?

나는 오히려 이런 환경이 개발자들과 우리(에픽게임즈)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PC 업그레이드가 둔화되고 모바일 성장이 빠르다는 것은 플랫폼 간 하드웨어 격차가 줄어든다는 말과 같다. 이는 여러 플랫폼 노리는 개발자들에겐 기회다. 더군다나 요즘은 멀티플랫폼 지원이 크게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 게임 하나로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하는 게 보다 용이해졌단 의미다. 서구권에선 콘솔, 동북아지역에선 모바일 버전을 내는 식으로. 여러 플랫폼이 공존하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언리얼엔진의 강점이기도 하다. 우리는 멀티플랫폼을 넘어, 크로스플랫폼(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플랫폼이 달라도 서로 플레이가 가능한 것)에도 최적화된 솔루션이다. <포트나이트>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에게 지금 환경은 또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크로스플랫폼을 강조하는데, 이건 기조강연 때 얘기한 (스토어 달라도 유저들이 같이 게임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와 궤가 같아 보인다.

둘 다 각기 다른 환경의 유저들이 서로, 제약 없이, 같이, 편하고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유비소프트와 연계해, 두 회사 스토어 유저들이 플랫폼(스토어) 상관 없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같이 게임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유저들의 플랫폼이 달라도 같이 즐길 수 있고, 플랫폼을 이동해도 통일된 플레이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우리 꿈이다. 


이게 에픽게임즈가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라고 봐도 될까?

맞다. 우리는 유저가 어디서 게임을 사던,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할 땐 플랫폼 제약 없이 모든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미래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스토어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게임은 어느 한 곳에 한정돼지 않고 어디서든 자유롭게, 같은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선택지가 더 많아지니까.


# 수익 배분 비율부터 메트로 이슈까지. 팀 스위니에게 들은 에픽게임즈 스토어

이상은 동의한다. 하지만 그 전에 에픽게임즈 스토어 또한 독점 게임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밖에 없다. 

이걸 얘기하기 위해선 플랫폼과 개발자 간의 수익분배 구조 문제부터 말을 해야 한다. 스팀 등 대부분의 플랫폼은 7(개발자):3(플랫폼)으로 수익을 분배한다. 그리고 개발자는 퍼블리싱 등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게임 수익의 절반조차 손에 쥐지 못한다. 물론 이게 각 단계에서 정당한 가치가 지불됐다면 문제 없다.

하지만 우리가 <포트나이트>를 직접 서비스해본 결과, 플랫폼 유지를 위해 필요한 수익분배는 5~7%면 충분했다. 대부분의 플랫폼은 이 가치의 5배 이상을 가져가는 셈이다. 플랫폼 이윤을 위해 (유지 비용과 관계 없이) 5%를 가져간다고 해도 10~12%다. 30%에 비하면 절반 이하다. 개발자가 플랫폼에 비해 개발·서버·유지 등 많은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데, 결국 보면 스토어가 더 많은 것을 남기는 경우가 비일비제하다. 

우리는 이게 게임 업계 전체적으로 장차 큰 문제가 될 이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걸 바꾸기 위해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만들었고, 개발자들이 퍼블리셔에 목 매지 않게 '에픽게임즈 온라인 서비스'(친구 시스템, 매칭 시스템 등 포트나이트에 사용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패키지) 같은 솔루션도 공개하고 있다. 선택지가 많아져야 개발자들에게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니까.


독점 게임은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자리 잡기 위한 장치고?

우리가 이상적인 것을 꿈꾸긴 하지만, 현실을 모르진 않다. 점유율 90%짜리 게임 스토어(스팀)이 있는 시장에서 점유율 0% 스토어가 자리 잡기 위해선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우리에게서만 구할 수 있는 게임이 없다면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럼 다른 스토어가 우리를 의식할 일도 없고, 그럼 경쟁을 위해 변화할 필요성도 못 느낄 테니까.

물론 독점에 대한 스팀 유저들의 불만은 이해한다. 하지만 EA 오리진이나 배틀넷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건 거대 회사도 많이 사용하는 전통적인 모델이다. 또 우린 작은 회사들도 (에픽게임즈 스토어처럼) 이런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는 사람들이 게임 독점(exclusive)보다, 시장 독점(dominant)을 더 심각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유저들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반감 가진 이유는 독점 게임도 이슈지만, 그보다 <메트로 엑소더스> 같은 사례가 더 크지 않을까? 스팀에서 사전 판매되던 게임이 에픽게임즈 스토어 독점 게임이 됐고, (한국은) 가격도 더 비싸졌으니.

우리가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론칭하기 전, 각 파트너사들에게 스토어 정책을 안내하는 자료를 보냈다. 그 때 우리 수익 배분 정책을 보고 많은 회사가 연락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어디를 강압적으로 한 것은 없었다. 사실 사업 영역에서 그런 것은 불가능하고.

<메트로 엑소더스>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퍼블리셔는 이미 스팀을 통해 사전 판매를 한 상태였다. 그쪽에선 이미 스팀과 계약한 상황에서, 스팀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스토어가 나온 셈이지. 이것 때문에 유저 분들이 보기엔 왔다갔다 하는 모양이 됐다. 이제 우리 정책이 잘 알려졌으니,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팀 사전 구매자는 현재 회사 측에서 스팀을 통해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세힌 모르지만, 미국판은 10달러 더 싼 것으로 알고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있는 대부분의 다른 게임들도 다른 스토어에 비해 (한국 기준) 1~3천 원 더 싸고. <월드워Z>도 처음엔 39.99달러로 예약 받다가 우리 수익 배분 비율이 좋아 34.99달러로 바꿨다.


어떤 것을 말하고 싶은진 알겠다. 하지만 유저들의 반감은 여전히 존재하고, 이는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다면 에픽게임즈가 추구하는 개발자 우선 정책에도 실질적으로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다행히 우리 스토어를 통해 출시된 게임 대부분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나온 <월드 워 Z>는 1달도 되지 않아 30만 장을 판매했다. 그리고 개발사가 스팀에 게임을 냈을 때 생각했던 것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계약 문제 때문에 다른 게임의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스팀에 냈을 때 산정했던 것보다 더 큰 이득을 거뒀다는 것은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다. 
# 머신러닝이 그래픽 분야에도 큰 영향 끼칠 것

일각에서는 에픽게임즈가 이런 것들에 왜 신경쓰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별 이득이 없어 보이니까.

긴 관점에서 보면 우리에게도, 업계에도 이득이다. 

우리는 솔루션 제공 업체다. 엔진부터 온라인 서비스, 스토어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사들에게 제공한다. 우리가 생태계를 개선하고 개발사들의 사정을 났게 한다면, 개발사들은 조금 더 여유가 생기고 우리 솔루션을 사용할 일도 많아질 것이다. 업계 상황이 좋아지면 우리 같은 솔루션 업체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가 하는 것이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긴 관점에서 하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걸 하기 위해선 지금 시도하고 있는 것을 더 열심히 해야겠지. 그 노력의 일환으로 조만간 에픽게임즈 안드로이드 스토어가 열릴 예정이다. 만약 애플에 협조를 받는다면 이쪽도 가능하지 않을까? 


개발자이자 에픽게임즈의 대표로서, 앞으로 게임계의 트렌드가 무엇일 것이라 생각하는가? 기술적인 면과 산업적인 면에서 각각 부탁한다.

그래픽 관련해서, 머신러닝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최근 실사풍 그래픽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리얼타임 레이 트레이싱이 많이 화두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술은 계속 나올 것이고. 그렇다며 머신 러닝을 통해 AI가 이런 기술을 다 배울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디지털 휴먼을 구현하는데 훨씬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나는 머신러닝이 사실적인 게임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업적인 면에선 지금도 그러하듯 '소셜' 요소가 트렌드를 이끌 것이다. 옛날엔 게임을 게임 안에서 생긴 친구들과 즐겼다면, 요즘은 (그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현실의 소셜 커뮤니티 친구들과 만난 후 그 다음 즐길 게임을 정하는 식이다. 때문에 현실의 소셜 커뮤니티는 물론, 매신저 같은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도 게임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 여기서 말한 소셜 커뮤니티란 게임도 포함이다. 게임도 소셜 커뮤니티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앞으로는 이런 역할도 중요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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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만 좋으면' 적은 돈으로도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남들 몇 십 시간 플레이한 것을 따라 잡을 수 있다는 확률형 아이템의 특성은 '남보다 잘난 것을 체감하기 쉬운' 이 게임들의 특성과 맞물려 (이런 상품을 많이 경험한 적 없는) 당시 유저들이 지갑을 열게끔 유혹했습니다. 이는 역대급 매출로 이어졌고요. 국내에 확률형 아이템, 카드배틀 붐을 일으킨 <확산성 밀리언아서> 하지만 반감은 금세 생겼습니다. 유저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많이 경험할수록 약점이 쉽게 드러났거든요. 좋은 것은 희귀하기 마련이고, 좋은 것을 얻으려면 낮은 확률을 뚫어야 합니다. 결국 대부분의 유저들은 돈을 쓰고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부정적인 경험을 해야만 했죠. 돈을 무지막지하게 많이 쓰는 유저는 그나마 상황이 나았지만, 확률은 기본적으로 '독립시행'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도 '많은 돈을 썼는데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유저'도 생겼습니다.  ※ 독립시행: 이전에 한 행동이 다음 행동의 결과(확률)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개념. 특정 상품이 나올 확률이 1%인 뽑기 상품을 99번 구매해 계속 꽝을 뽑았어도, 다음 뽑기에서 해당 상품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1%다.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많을수록, 혹은 반대로 게임에 추가된 캐릭터가 많을수록 유저가 원하는 캐릭터를 얻을 확률이 점점 내려간다는 약점도 있고요. 초창기 확률형 아이템은 유저가 게임을 오래할수록, 게임 서비스가 오래될수록 상품으로서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확률형 아이템의 핵심은 '낮은 확률을 뚫고 (남들이 얻기 힘든) 좋은 것을 얻는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스트레스는 확률형 아이템과 땔래야 땔 수 없습니다. 뽑기라는 모델을 유지하는 한 크던 작던 있을 수 밖에 없는 약점이죠. 하지만 이 시기는 확률 고지나 마일리지 같은 최소한의 안전 장치도 없었고, 유저들 또한 확률형 아이템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유저들은 지금보다 쉽게 지갑을 열었고, 그럼에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이들이 속출했습니다. 당연히 유저들의 불만도 하늘을 찔렀고요. 한 때는 이게 심해 (과장 조금 보태) 사회 문제로까지 번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국내 이슈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논란이 된 '뽑기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을 조합해 특수 보상를 얻는 유료 모델', 일명 컴플리트 가챠는 이런 스트레스를 더욱 가속시켰습니다) 물론 유저들의 이런 불만이 확률형 아이템을 바로 바꾸진 못했습니다. 당시는 스마트폰 게임 자체가 적은 상황이었고, 유저들 또한 특정 게임의 유료 모델에 불만이 있어도 옮겨갈 게임을 찾기 힘든 때였거든요. 이 때 확률형 아이템 모델이 바뀐 건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사의 수익 추구 모델이 계기가 되어서였습니다.  # <퍼드>부터 <세나>까지. 픽업과 합성·승급 개념의 등장 2013년 전후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픽업'이라는 개념이 퍼졌습니다. 픽업이란 간단히 말해 '뽑기에서 특정 캐릭터들의 등장 확률이 상승하는 이벤트'입니다.  기자가 이 개념을 처음 접한 <퍼즐앤드래곤>은 여기에 더해 이벤트 기간 동안에만 얻을 수 있는 특수 캐릭터를 로스터에 껴 넣었습니다. 특히 '갓 페스티벌'(일명 갓페스)처럼 최상위 캐릭터들의 뽑기 확률이 증가하고 엄청 좋은 한정 캐릭터까지 나오는 이벤트는 유저들을 들뜨게 했죠. <퍼즐앤드래곤>의 예를 듣긴 했지만, 이 시기를 전후로 여러 카드 배틀, 수집형 RPG가 이런 유료 모델이 도입했습니다.  의도는 명확합니다. '특정 기간만' 혜택(ex: 등장 확률 상승, 한정 캐릭터 등장)이 지속되기 때문에, 해당 기간 매출이 급상승하기 쉽죠. 실제로 <퍼즐앤드래곤>이나 <몬스터스트라이크>,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 이런 모델을 사용한 게임은 픽업 이벤트 때마다 매출 순위가 급상승하는 것을 수시로 보여줬습니다. 이는 게임을 마켓 순위 상위권에 노출시켜 매출에서 뿐만 아니라 마케팅 면에서도 이득을 줬고요. 하지만 이 모델은 유저들에게도 이득을 줬습니다. 픽업 이벤트의 강점은 순수 뽑기 모델과 달리 내가 원하는 캐릭터(ex: 신규 캐릭터, 좋은 캐릭터 등 이벤트 대상)를 얻을 확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확률형 아이템의 핵심이 '저걸 가지고 싶다'라는 욕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이 일정 기간 동안 높아진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죠.  또한 이 방식은 보통 일정 주기 별로 이벤트를 실시했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선 픽업 주기를 감안해 뽑기를 조절하는 등 보다 계획적으로(그리고 아마 경제적으로) 돈을 쓰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픽업 모델이 특히 강점을 보인 것은 캐릭터의 강함 뿐만 아니라, '캐릭터성'까지 같이 어필하는 수집형 RPG였습니다. 때문에 픽업 모델은 이렇게 캐릭터성에 비중을 둔 수집형 RPG를 중심으로 점차 영역을 넓혔습니다.  <세븐나이츠>처럼 캐릭터성보단 '전투 유닛'으로서의 느낌이 강한 수집형 RPG에선 흔히 '합성·승급'이라 말하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합성은 보통 '최고 레벨까지 육성한 같은 등급 캐릭터 2개를 합쳐 랜덤한 상위 등급 캐릭터를 얻는 모델'을 일컫죠. 보통 이런 모델은 캐릭터는 유지한 채 등급만 올릴 수 있는 승급 시스템을 같이 마련해 돈이나 운 없는 유저는 합성으로, 원하는 것을 얻은 유저는 승급으로 유도하죠.  보통 이런 장치를 도입한 게임은 (당시 주류였던 일본식 카드배틀/수집형 RPG에 비해) PvP 콘텐츠의 비중이 컸습니다. 즉, 합성·승급 콘텐츠는 본질적으로 게임에 무·소과금 유저풀을 늘려, 경쟁 콘텐츠의 매칭풀을 넓히고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컸습니다. 게임에 투자를 많이 한 유저가 경쟁 콘텐츠 등에서 투자한 보람을 느끼게 하려면 이 유저보다 투자를 덜 한 유저(무·소과금)와 만날 기회를 늘리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이 모델은 반대로 유저 입장에선 뽑기에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게임에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면 (언젠가) 좋은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흔히 '꽝'이라 불리는 캐릭터들에게도 합성 재료라는 쓰임새를 줘 유저가 뽑기에서 원치 않는 것을 얻을 때의 스트레스를 줄였죠. 또 합성 시스템 덕에 유저가 '오래' 게임할 이유도 만들었고요. 하지만 게임사의 니즈로 탄생했기 때문인지, 두 장치 모두 유저들의 불만을 완벽하게 해결할 순 없었습니다.  픽업 이벤트는 대부분 최고 등급이 나올 확률은 바뀌지 않은 채 특정 캐릭터들이 나올 확률만 수정됐기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를 얻는데 기약 없이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벤트 캐릭터의 등장 확률이 높아진 것 뿐이지 그 캐릭터가 '반드시'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고 등급 캐릭터를 뽑았는데도 엉뚱한 캐릭터가 나왔을 때(일명 픽뚫)의 스트레스는 더 컸죠. 물론 픽업이라는 장치가 기존의 100% 랜덤 방식보다 나은 것은 분명하지만, 애초에 낮은 최고 등급 획득 확률,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픽뚫의 스트레스가 작았냐고 하기도 힘들었습니다. 만약 픽업 이벤트가 한정 뽑기와 함께 진행된다면 스트레스는 더 컸고요.  합성·승급 모델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돈 쓰지 않아도, 혹은 소액 결제로도 좋은 캐릭터를 얻을 확률이 존재한다곤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얻을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았습니다. 희망만 가지고 장시간 플레이하긴 쉽지 않죠. 또 이런 게임은 대부분 '같은 캐릭터를 합쳐 능력치를 올리는 시스템'(일명 초월)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를 얻어도 순수하게 기뻐하기 힘들었죠. 노동 뒤에 또다른 노동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결국 유저 입장에선 두 모델을 보며 같은 의문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대체 얼마를 투자해야 원하는 게 나오는거야?" 스마트폰 초창기부터 쌓인 불만이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죠. # 번외편) 돈 안 써도 뽑을 수 있다! <함대콜렉션> 류 게임의 대두 게임사도 이런 불만을 민감하게 캐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도 많아졌고, 게임사는 유저들을 끌어오기 위해 '차별화'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이 고민의 답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나왔습니다. 하나는 한국에 <소녀전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제조', 다른 하나는 근래 한국 게임 시장에도 나타나기 시작한 '천장'입니다. 이 중 제조는 한국서 도입한 게임은 적지만, 그 의미는 적지 않다 생각해 번외편으로 먼저 다룹니다.  이 방식의 시초는 2013년 4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함대콜렉션>이란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당시 다른 뽑기형 수집형 RPG와 달리 게임만 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자원으로 캐릭터를 뽑는다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자원을 돈으로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결제 없이도 충분히 얻을 수 있어 일반적인(?) 확률형 아이템 모델의 안티테제가 됐죠.  (시간만 들이면 원하는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는 면에서 합성·승급 모델과 비슷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노동의 결과로 원하는 것을 얻는 것과 뽑기로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의 기쁨은 다르죠) 사실 이런 장치는 다른 뽑기 게임과 달리, 유저들이 뽑기엔 돈을 적게 쓰고, 대신 이벤트에 필요한 자원(ex: 함대콜렉션)이나 스킨(ex: 소녀전선) 등에 돈을 쓰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존 뽑기 게임과 '주력 상품'이 달랐죠. 하지만 게임사의 이런 속내와 별개로, 유저 입장에선 그동안 수십, 수백만 원을 써야했던 뽑기를 공짜(?)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죠. 이 모델은 <소녀전선>, <벽람항로> 등의 게임을 통해 한국에도 알려졌습니다. 특히 <소녀전선>의 초기 흥행은 국내 개발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죠. 국산 게임 중에는 <라스트오리진> 등 소수의 작품이 이런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도 확률형 아이템의 주요 문제인 '원하는 캐릭터를 얻기 힘들다'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순 없었습니다. 특정 타입 캐릭터들의 등장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공식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것도 확률 기반이라 문제는 여전합니다. 또 게임 서비스가 오래될수록 점점 캐릭터 풀이 넓어지기에 문제는 더 커지고요. 즉, 돈 대신 시간이 들어갈 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약 없는 투자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그대로였죠. 또한 개발사 입장에선 이런 모델을 도입한 작품 중 (한국 시장에서) 흥행한 사례가 극소수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뽑기를 서브 유료 모델로 만들었기 때문인지, 다른 뽑기 게임만큼 폭발적인 흥행은 힘들었죠. 돈을 벌어야 직원들 월급도 주고 새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는 회사로선 중요한 문제입니다.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각종 자원을 투자해 임의의 캐릭터를 얻는 것은 <함대콜렉션>류 게임의 대표적인 캐릭터 획득 모델이다. 이미지는 <소녀전선>의 제조 장면. # XX만 원만 쓰면 SSR 확정! 천장의 탄생 천장은 쉽게 말해 '내가 일정 횟수 이상 뽑기를 해도 최고 등급 캐릭터를 얻지 못하면 이를 반드시 지급'하는 시스템입니다. 기존의 뽑기가 확률 때문에 운 없으면 100만 원, 1,000만 원을 써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을 보완한 모델이죠.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원하는 것을 '확정적으로' 얻기까지 최대 얼마가 필요한지 유저가 가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기존 모델이 확률만 믿고 기약 없이 돈을 부어야 했다면, 천장이 있는 게임은 최소한 '얼마'(일명 정가)를 쓰면 시스템이 보장한 보상을 얻을 수 있는지 '계산'을 할 수 있게 됐죠. 또한운 없는 유저가 얼마를 써도 최고 등급을 얻지 못하는 일이 사라졌고요. 만약 천장 있는 게임에서 픽업까지 실시하면 높은 확률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죠.  사실 이 모델은 본래 일종의 이벤트, 혹은 유저 불만 무마용으로 시작됐습니다. 일례로 천장의 주요 시발점으로 알려진 <그랑블루 판타지>의 경우, 2016년 초 한정 뽑기 이벤트에서 너무 낮은 확률로 유저들의 불만이 역대급으로 커지자 보완책 중 하나로 나왔죠. 그런데 이게 반응이 좋았는지 다른 게임에서도 조금씩 도입하다가 2017~2018년 즈음엔 아예 고정 시스템에 넣는 사례도 여럿 생겼습니다. <데스티니차일드>, <붕괴 3rd> 등이 대표적이죠.  유저한테만 좋아보이는데 왠 이득이냐고요? 전통적인 뽑기 방식에선 유저들이 확률 때문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게임을 관두거나 낮은 확률 자체가 무서워 돈을 안 썼다면, 천장이 생김으로 인해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잘 제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래 유저들의 결제는 줄어도 평소 돈을 적게 쓰는 유저들은 '최소한 천장까지는 돈을 쓰는' 일이 많아졌거든요. 핵과금 유저들이 쓰는 돈은 줄었지만, 그보다 많은 중·소과금 유저들이 쓰는 돈이 늘어난 셈이죠. 이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더 늘거나, 큰 변화 없는 경우로 이어졌고요. 게임사 입장에선 이전과 매출 차이가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유저들의 스트레스가 더 적으니 이득입니다. 물론 단점 없는 모델은 아닙니다. (애초에 확률형 아이템에서 유저들이 100% 만족할 답이 나올까 의문이긴 합니다 ^^;) 일단 '정가'라는게 싼 가격은 아닙니다. 돈 쓰고 안나오는 것보다야 났긴 하지만, 캐릭터 하나 얻기 위해 수십만 원이 필요하다는 건 이런 게임을 많이 한 유저가 아니라면 선뜻 납득하기 힘들죠. 캐릭터 얻을 확률이 소수점 이하라는 것을 보는 것보다, 캐릭터 하나를 얻기 위해 수십만 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게 더 확실하게 와닿으니까요. 또 천장이 있다고 해서 원하는 것은 '반드시'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예를 들어 천장 보상이 '최고 등급'인 게임은 픽업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픽뚫' 가능성이 없어지진 않겠죠. 혹은 천장 보상으로 이벤트 로스터 중 하나를 확정으로 준다고 해도 유저가 가진 캐릭터를 주거나 그 캐릭터가 주력 콘텐츠에선 큰 힘을 발휘 못하면 천장의 의미가 죽겠죠. 이것은 천장이 있는 여러 게임에서 나오는 불만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천장' 시스템이 의미 있는 이유는 확률형 아이템의 가장 큰 단점엔 '저걸 얻기 위해 내가 얼마를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근본적인 불만을 어느 정도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유저가 보다 쉽게 '계산'을 하며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이며, 보다 이성적으로 구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죠. # 내게 없는 걸 준다! 랑그릿사의 '확정 뽑기 이벤트'도 확률형 아이템을 바꿀까? 확률형 아이템은 천장 다음에 어떤 식으로 바뀔까요? 국내에 천장조차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뒤를 말하긴 힘듭니다. 다만 그동안의 변화를 미루어 봤을 때,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더 줄이는 방향이 될 것이다라는 정도만 추측할 수 있죠. 가뜩이나 스트레스 큰 유료 모델인데, 유저들이 더 불편해지고 불쾌해지는 것을 참진 않을테니까요. 이 연장선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장치를 하나 꼽자면 <랑그릿사 모바일>이 보여준 '확정 뽑기 이벤트'입니다. 이벤트 기간 중 최고 등급(SSR) 캐릭터를 뽑는다면, 첫 SSR 캐릭터는 이벤트 대상 3인 중 '유저가 가지지 않은 캐릭터'를 무조건 준다는 이벤트죠. 참고로 <랑그릿사 모바일>은 최대 100회 뽑기 안에 최고 등급 캐릭터가 나오지 않으면 무조건 최고 등급 캐릭터가 나오는 '천장'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뽑기 100번 안에 이벤트 캐릭터 3개 중 내게 없는 캐릭터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국내엔 첫 이벤트가 막 진행 중이지만, 해외 서비스 사례를 미루어 보면 앞으로 주기적으로 이런 이벤트가 진행될 것이라 추정됩니다. 해외 서비스를 따라간다면 이벤트 대상 캐릭터들도 PVE에서 최상위 성능을 꾸준히 보여주거나, 특정 파티 조합의 핵심 되는 캐릭터들이 대다수겠군요. 사실 이는 <랑그릿사 모바일>의 PvE 구조가 캐릭터를 얻는 것 못지 않게, 육성의 비중도 크기 때문에 가능한 모델이죠. 많은 시간과 노력(혹은 투자)가 필요하거든요. 소수의 고래 유저들이 뽑기에서 핵과금(?)을 하지 않아도, 육성 과정 중 많은 유저들이 작지만 꾸준하게 돈을 쓰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 이벤트의 의의는 (비록 확정 뽑기 이벤트 한정이긴 하지만) '픽뚫'이나 '중복 캐릭터 획득' 등 유저가 뽑기에서 얻을 수 있는 부정적인 경험 대다수를 원천봉쇄했다는 것입니다. 뽑기의 가장 큰 스트레스가 '돈을 썼는데도 원치 않는 것을 얻는 것'입니다. 허나 이 모델에선 꽝이 나올 확률이 확연히 적죠. 설사 꽝이 나와도 (내게 없는 캐릭터를 주는 확정 이벤트 특성 상) 다음 이벤트에서 꽝이 나오는 걸 막을 수 있고요.  반대로 뽑기의 가장 큰 기쁨이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벤트 대상 중 내게 없는 캐릭터가 있다면) 첫 100회 안에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은 최소 33%, 최고 100%까지 올라갑니다. 33%만 해도 뽑기 모델에선 굉장히 높은 수치고 그 뒤는 말할 것도 없죠. 뽑기의 기쁨이 극대화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런 높은 확률(경우에 따라선 구매에 가까운 구조) 덕에 '정가'도 더 싸게 느껴지고요.  비정기 이벤트라는 한계, 이벤트 구조 상 뽑기라는 한계를 완전히 넘을 순 없지만, 한국 게임 시장 상황을 보면 굉장히 도전적인 모델입니다. 이 시도는 유저들의 좋은 반응과 함께 구글 최고 매출 순위 4~5위, 애플 1~5위라는 파급력 있는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여기엔 상품 모델 뿐만 아니라, 이벤트 로스터가 상당 기간 탑티어를 유지하는 캐릭터들로 구성됐다는 운영적 이슈도 있습니다)  게임의 다음 이벤트 성적이 어떨진 모르겠지만, 꾸준히 이 정도 성적만 내준다면 한국 게임 시장의 확률형 아이템 모델에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질 수 있겠죠. 반대로 어쩌면 이 모델이 너무도 특수해 (소녀전선의 예처럼)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도 있고요.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은 (비록 게임사의 이득을 위해서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점점 유저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스트레스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품인 만큼, 이걸 케어해야만 유저들이 자기 게임을 선택할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소개한 모델이 국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진 알 수 없지만, 뽑기가 없어지지 않는 한,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꾸준히 나오는 한, 확률형 아이템도 유저에게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감동] 평생 바깥에서 살던 강아지를 집으로 들인 순간
디트로이트에서 구조된 강아지 날라는 한평생을 뒷마당에서 살아왔습니다. 날라의 보호자는 날라를 쓰레기로 가득 찬 뒷마당에 방치한 채 녀석을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습니다. 보호자는 날라에게 밥을 챙겨주거나 관심을 주지도 않았죠. 날라는 보호자의 학대에 점점 앙상해지고 온몸은 오물로 뒤덮인 상태로 지내다 주민의 신고로 구조되었습니다. 한편, 반려견 입양을 고려 중이던 찰리 씨가 우연히 날라의 사연을 듣고 날라와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학대를 받은 아이들 대부분은 작은 움직임과 소리에도 크게 반응하며 움츠러들곤 했지만, 날라는 순하고 밝은 성격을 뽐내기만 했습니다.  물론, 찰리 씨도 그런 날라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겐 한 가지 걱정이 있었는데, '평생 야외에서 살아온 날라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걸 낯설어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죠.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날라를 집안으로 들인 찰리 씨는 날라를 위해 준비한 푹신한 침대로 데려갔습니다. 그러자 날라는 침대 위에 앉고 주위를 둘러본 후 찰리 씨를 한참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마치 '저 정말 여기서 지내도 돼요?'라고 묻는 것 같았습니다.  찰리 씨가 미소를 지으며 날라를 쓰다듬자 녀석은 부드러운 침대 위에 엎드려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평생 시끄러운 야외와 딱딱한 바닥에서 지내왔던 날라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침대에서 휴식을 즐겼습니다. "날라는 말 그대로 행복해 보였어요." 하지만 날라에게 무엇보다 더욱 소중한 건 바로 찰리 씨의 존재였습니다. 그날 밤, 찰리 씨가 침대로 가 잘 준비를 하자 날라는 고개를 들어 찰리 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찰리 씨는 날라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침대를 가볍게 두 번 내리쳤습니다. "이리 올래?" 날리를 입양한지 몇 달이 지난 지금, 찰리 씨는 매일 밤 녀석의 육중한 무게를 느끼며 아침잠에서 깹니다! "날라는 껴안는 걸 좋아해요. 부드러운 것도 좋아하고요. 날라가 가장 좋아하는 거요? 침대에서 저와 여동생을 껴안고 잠드는 거예요." 꼬리스토리 들려주는 동물 이야기!
'패스 오브 엑자일', 엑자일들은 왜 유배길에 올랐을까
레이클라스트 유배길에서 시작된 엑자일 스토리 총 정리 <패스 오브 엑자일>의 유배자(Exile, 엑자일)들은 대체 왜 유배길에 올랐을까? 무슨 죄를 지었길래 '오리아스'에서 쫓겨나 황폐한 '레이클라스트'로 가게 됐을까? <패스 오브 엑자일> 아이템 파밍에는 단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출시로부터 햇수로 7년이 된 게임답게 <패스 오브 엑자일> 이야기는 탄탄한 편이다. 덕분에 우리의 유배자들은 왕도적인 행보로 영웅이 되었다. 역사 시간이 아니니, 레이클라스트 대륙 역사 전체를 다루지 않겠다. 대신 간단히 우리 엑자일이 어떤 죄를 지어 유배길에 올랐는지,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액트 1부터 액트 10까지 여정을 헤쳐나가며 영웅이 되었는지 살펴봤다. ※ 이 기사에는 <패스 오브 엑자일>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캐릭터 선택창은 오리아스에 위치한 '재판장'이다. 유저가 선택하는 순간, 유배형(刑)이 확정된 셈이다. # 살인, 절도, 이단 ... 엑자일들도 7개의 대죄?  <패스 오브 엑자일>에서 유저가 고를 수 있는 유배자는 7명이다. 머라우더, 듀얼리스트, 레인저, 쉐도우, 위치, 템플러 그리고 사이온이 있다. 하지만, 실제 레이클라스트 유배자 수는 더 많다. 이들 중 일부는 타락하고, 일부는 마을에 정착해 나름(?) 레이클라스트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틀라스에서 가끔 '타락한 유배자'를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7명의 엑자일들은 어떤 사정으로 '유배'라는 중형을 받았을까. 먼저, 사이온은 신혼 첫날 밤 정략 결혼한 남편을 죽인 살인죄와 종교를 거부하여 이단죄로 유배 당했다. 마법을 사용하는 위치는 자신을 쫓아내려 한 마을 주민들을 몰살 시켜 살인죄로, 레인저는 귀족들이 사냥한 동물을 풀어줬다 절도죄로 레이클라스트 유배행 티켓을 받게 됐다. 암살자였던 쉐도우는 살인 임무를 성공적으로 맞췄지만, 의뢰인 수면제를 몰래 먹인 뒤 레이클라스트행 배에 타게 됐다. 유일하게 정상(?)적인 재판을 받지 않은 캐릭터다.  ▲ 왼쪽부터 쉐도우, 위치, 사이온 오리아스 검투사 출신 듀얼리스트는 무려 파이어티와 과거 연인 관계이기도 하다. 자신을 욕 보인 귀족을 죽인 죄를 물어 유배 당했다. 머라우더는 오리아스 출신이 아닌 칼루이 출신으로 한 동안 노예로 지내다가, 주인을 공격했다고 알려졌다. 템플러는 고위 성직자 '도미누스'가 지배하는 오리아스의 신정(神政)정치를 거부해 이단자로 찍혀 유배 길에 올랐다.  공통점이 있다면 액트 3의 최종 보스이기도 한 '도미누스'가 형을 집행해 황폐한 레이클라스트로 유배됐다는 것이다. 일곱 명의 엑자일은 각자의 사정으로 유배길에 올랐지만, 그들 자신도 레이클라스트로 가던 배가 난파해 해안가에서 간신히 눈뜬 자신이 오리아스와 세계를 구할 것이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 왼쪽부터 머라우더, 듀얼리스트, 템플러, 레인저 # 갑자기 왜 죄인인 유배자가 몬스터를 사냥해?  <패스 오브 엑자일> 이야기는 총 열 개의 액트로 구성됐다. '유배자의 길'이라는 게임 타이틀에 맞게 유배자의 긴 여정이 담겨있다. 어떤 엑자일(유배자)를 선택하든 결국 평범한 유배자가 오리아스를 구한 영웅으로 재탄생한다. 하지만 혹자는 <패스 오브 엑자일> 이야기 전달이 불친절하다고 말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멋진 컷신 하나 찾아보기 힘들고, <패스 오브 엑자일> 내에서 서사는 오로지 대화로만 풀어나간다. 세계관은 일부 오브젝트에 적힌 이야기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게임이라면 파고드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의 개발 철학이 여기에도 적용됐나 싶기도 하다. ▲ 엑자일들은 처음부터 '영웅'적이지 않았다. 불친절하다고 해서 <패스 오브 엑자일> 이야기가 단순하거나 알맹이가 없진 않다. 열 개의 액트는 어떻게 평범한 유배자가 세상을 구했는지 '빌드 업'을 하며, 스토리를 차분히 풀어 나간다. 전체 이야기는 대략적으로는 아래와 같이 전개된다. 기: 엑자일이 우연하게 자신을 유배보낸 자의 흉계를 알게된다. 승: 배후에 더 큰 어둠이 있는 것을 알게 된 엑자일은 이를 해결하지만, 모든 것을 삼킬 불멸자인 키타바가 깨어나게 된다. 키타바를 막으려던 엑자일은 결국 키타바에게 죽는다. 전: 엑자일을 살린 신(sin)과 함께, 엑자일은 다른 불멸자를 처치하고 힘을 흡수하며 더 강해진다. 결: 엑자일이 키타바를 잡고 오리아스에 평화가 되찾아온다. 하지만, 다른 시공간에 새로운 적이 등장하는데... 엑자일이 해안가에서 눈뜨며 시작하는 액트 1은 엑자일이 '구도자'적인 면모를 보이기 전이다. 유배자들은 태운 배의 유일한 생존자인 엑자일은 우연히 찾아간 마을에서 부탁하는 임무를 하나하나 처리한다. 그러던 도중 우연히 오리아스의 검은 근위대와 '파이어티'와 엮이며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오리아스 검은 근위대와 파이어티의 배후에는 유배자를 레이클라스트로 보낸 장본인 '도미누스'가 있었다. 도미누스는 오래 전 레이클라스트 지역에 있던 마법을 부활시키려는 야욕을 가진 오리아스 최고 권력자였고 마법의 힘에 빠졌지만, 엑자일이 가뿐히 처리한다. 여기가 액트 3까지의 이야기다. 출시 당시 <패스 오브 엑자일>은 액트 3까지 포함되었고, 그래서 유배자가 자신을 유배 보낸 자를 제거했다는 어느 정도의 '완결성'을 갖고 있다. ▲  다르게 보면, 도미누스는 <패스 오브 엑자일> 여정의 시작을 만들어주신 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미누스가 끝이 아니었다. <패스 오브 엑자일> 세 번째 확장팩 '어웨이크닝(The Awakening)'에서 액트 4가 업데이트 되며, 도미누스라는 배후에 또 다른 배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바로 '짐승(The Beast)'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레이클라스트 전역에 퍼져있는 괴물과 좀비를 만들어낸 짐승은 과거 많은 국가를 멸망시켰다.  액트 4의 배경이 되는 하이게이트 광산 아래 있는 거대한 짐승은 엑자일이 짐승의 내부에서 치열한 사투를 펼친 끝에 처치된다. 수백 년 레이클라스트 대륙에 절망을 가져온 존재를 죽인 엑자일은 당연히 영웅 대접을 받는다. 이제 배후의 배후까지 처리했으니 온 누리에 평화가 찾아온 줄 알았으나... # 배후 뒤에, 또 배후 뒤에, 또 배후가?  세상은 영웅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짐승은 처치한 엑자일은 오리아스로 돌아가게 된다. 돌아간 오리아스에서 짐승이 죽어 '불멸자'라는 신과 같은 존재들이 다시금 힘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까지 짐승이 불멸자의 힘을 빼앗고 있었지만, 그가 제거되며 자유를 되찾은 셈이다.  불멸자 중 욕망의 신이라 불리는 '키타바'는 오리아스 시민 모두를 집어 삼킬 수도 있을 만큼 위협적인 존재였다. 아이템 파밍 하고 싶었던 책임감을 느낀 엑자일은 키타바와 전투를 벌이게 되고 씬(Sin)이라는 고대의 존재와 힘을 합쳐 말 그대로 쓰러뜨리게 된다. 하지만 키타바는 일어나며 한 순간에 엑자일을 죽인다. 씬은 엑자일을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되살린다. 유저에겐 원소 저항력 30%가 깎이는 순간이지만, 엑자일은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나는 순간이다.  ▲ 키타바는 <패스 오브 엑자일>에 등장한 보스 중에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힘을 얻기 위해 씬과 엑자일은 다시 한번 레이클라스트로 가게 되고, 짐승이 없어져 기세 등등해진 '골목대장' 놀이를 하고 있는 불멸자들을 하나씩 제거한다. 엑자일은 키타바를 쓰러뜨리기 위해 자신이 여행했던 곳을 다시 찾아가고, 결국 씬과 함께 키타바를 쓰러뜨리는 데 성공한다. 물론, 원소 저항력 30%가 더 깎이면서 유저들은 눈에 불을 켜고 '저항력' 아이템을 찾아 나서야 되지만, 오리아스 시민 입장에서는 드디어 키타바로부터 살아남게 됐다. 키타바를 제거한 엑자일은 자신에게 죄를 물었던 오리아스를 자기 손으로 구한 '영웅'이 됐다. 엑자일의 모험은 '아틀라스'로 넘어가 엘더와 쉐이퍼로 이어지고, 추후 확장팩에서 갑자기 키타바의 배후가 있었다거나, 키타바 죽음을 통해 무언가가 힘을 얻어 세상을 파괴하게 되어 엑자일의 또 다른 여행이 이어질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한낱 유배자로 시작해 영웅으로 끝나는 스토리는 액트 10으로 일단락됐다.  엑자일이 오리아스로 돌아가며 시작된 키타바와의 두 번의 전투는 액트 5부터 액트 10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여섯 액트는 약 2년 전 <패스 오브 엑자일> 여섯 번째 확장팩 '오리아스의 몰락(The FALL of ORIATH)'에서 업데이트됐다.  ▲ 불멸자 중에서는 달과 해의 힘을 이용하는 자도 있었다. # 엔드 콘텐츠 전 6개 액트를 대거 업데이트한 이유? "유저의 경험 위해" 정식 출시 이후 두 번의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된 <패스 오브 엑자일> 스토리는 총 열 개의 액트로 구성됐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패스 오브 엑자일> 개발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GGG)는 왜 약 4년 동안 세 번에 걸쳐 엑자일의 이야기를 풀어냈을까? 또, 왜 마지막 업데이트는 여섯 개의 엑트나 추가했을까? 단순히 게임의 볼륨감을 키웠던 것일까? 아니면 작은 회사로 시작했기 때문일까? ▲ 추가되는 신규 '리그'에서도 떡밥이 다수 발견된다. <패스 오브 엑자일>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일지도? 물론 소규모 회사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GGG의 의도는 약간 달랐다. GGG 대표 크리스 윌슨은 '오리아스의 몰락' 출시 당시 기존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는 네 개 액트보다 많은 여섯 개 액트를 업데이트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ARPG(핵 앤 슬래시) 장르는 엔드 콘텐츠를 위해서 같은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플레이 하는 경우가 많다. 몇몇 플레이어는 이 부분에서 게임을 떠난다. 유저가 떠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문제이며, 해결하고 싶었고,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서 우리는 유저에게 반복적인 경험을 최대한 덜 주기 위해 엔드 콘텐츠 전에 6개의 엑트를 더 추가했다. 이런 시도는 전통적인 ARPG(핵 앤 슬래시) 문제점에 대한 GGG만의 해결책이기도 하다." 어려웠던 당시에도 그들은 '페이 투 윈(Pay to Win)'는 ARPG 유저 경험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확실하게 선 그었다. '오리아스의 몰락'을 통해 여섯 개의 액트를 추가하면서도 유저 경험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GDC 2019에서는 유저 커뮤니티에 모든 답이 있다고 밝혔듯이, GGG의 <패스 오브 엑자일> 개발 방향은 항상 유저를 향하고 있다.
넷마블이 이상해요! 일곱 개의 대죄가 ‘혜자 게임’ 타이틀 얻어낸 비결
콘텐츠의 영리한 배치는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 본 기사는 TIG 게임연구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게임연구소는 게임이나 개발, 산업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른바 ‘가챠 게임’,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수익 모델을 가진 수집형 게임이 시장의 대세가 된 이래, 이러한 게임을 제작하는 대형 게임사들에 대한 유저들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넷마블 역시 예외가 아니다. 흔히 ‘넷마블 게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퍼니파우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이하 칠대죄)는 이상하게도 ‘넷마블’스럽지 않은 게임이었다. ‘혜자 게임’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돈 안 써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다. 심지어 이런 이미지가 출시 후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칠대죄>의 매출은 이러한 일반적 인식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칠대죄>는 출시 이래 지금까지 양대 스토어 매출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잠시 매출 1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그렇다면 유저들의 이러한 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칠대죄>는 실제로 ‘혜자 게임’일까? 아니면 게임 안의 어떤 메커니즘이 이러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 디스이즈게임 이준호 기자 <칠대죄>가 현재 가지고 있는 ‘혜자’ 이미지와 상업적 성공, 마치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현상의 공존은, ▲무·소과금 유저도 최종 콘텐츠까지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밸런스 구조와,▲PVP 등 엔드 콘텐츠에서 ‘최고 성적’을 내기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한 유료 모델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즉 어차피 최고를 추구하지 않는 유저들은 결제 없이도 게임을 원활히 즐길 수 있고, 최고를 위해 투자할 각오가 돼 있는 유저들에겐 그만한 투자를 요구하고 확실한 피드백을 준다는 것. 사실 이런 구조는 다른 게임에서도 크던 작던 간에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칠대죄>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무·소과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일정 이상의 과금을 요구하는 콘텐츠 볼륨의 비율이 80:20 수준이라는 것, 그리고 전자는 매우 가시적인데 반해 과금 유도 요소는 비가시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집형 게임이 플레이 초반부터 조금씩 허들을 만나다가, 늦어도 콘텐츠 중반부부터는 투자를 요구하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례적인 콘텐츠 배치다. # [혜자 이미지 ①] 이런 걸 그냥 줘도 돼요? 80%를 위한 각종 ‘퍼주기’ <칠대죄>는 기본적으로 스토리 기반 게임이고,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해당 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필수적으로 로스터에 보유하고 있어야한다. 스토리 진행과 게임플레이 파트가 아예 별도로 진행되는 게임도 많은 것을 생각하면 IP의 완결성에 충실한 모습이다.  그런데 여기서 수집형 RPG로서 <칠대죄>가 이례적인 점은, 이처럼 스토리 진행 중에 무료로 제공되는 캐릭터가 ‘탑티어’ 캐릭터라는 것이다.  스토리를 깨는 과정에 얻는다 하여 유저들이 이른바 ‘스토리킹’이라고 부르는 ‘<나태의 죄> 요정왕 킹’은 챕터 3의 스토리 진행 과정 중에 얻게 되는 원작의 인기 주연 캐릭터다. 대미지 딜러로서도 서포터로서도 뛰어난 전천후 스킬셋을 가져, 커뮤니티에서 “무엇을 먼저 키워야할까요?” 라고 물으면 자연스럽게 “’스토리킹’부터 키우세요.”라는 답변이 나온다. 수집형 게임에서 이처럼 고등급 캐릭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칠대죄>처럼 스토리 진행 중에 자동 획득하는 캐릭터가 이처럼 높은 성능을 가진 경우는 흔치 않다. 이 외에도 <칠대죄>는 스토리 진행 중에 다양한 고성능 캐릭터들을 얻게 되는데, 이들은 대체로 원작 <칠대죄>의 주인공 캐릭터들로서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이후 필수 퀘스트 진행을 위해 꾸준히 성장시키도록 유도된다. 이에 더해 <칠대죄>는 첫 무료 뽑기에서 SSR 등급 캐릭터 하나를 확정 지급한다. 로스터에 들어가는 캐릭터가 3+1(서브)개인데, 이는 탑티어 캐릭터를 2개나 들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수집형 게임들이 발매 초기 매출 순위를 높이기 위해 뽑기 욕구를 높여 놓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일주일 출석 보상이 SSR 등급 확정 티켓인 것도 ‘퍼준다’는 느낌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출석 이벤트는 발매 초 반짝 진행되기 마련인데, <칠대죄>의 일주일 출석 보상은 SSR 등급 확정 티켓으로 고정된 상태다. 일주일에 한 번씩 SSR 등급 캐릭터를 지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칠대죄>는 공짜 고성능 캐릭터가 쏟아질 뿐만 아니라, 이들만 가지고도 원활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처럼 좋은 캐릭터를 그냥 줘버리면, “더 강한 캐릭터가 가지고 싶다”라는 욕망을 만들어 뽑기를 하도록 유도할 수 없다. 매출에 가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단 뜻이다. “넷마블이 이상해요.”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실제로 유저들이 이 게임을 ‘혜자’라고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또 있기 때문이다. # [혜자 이미지 ②] 뽑기 불만 - 좌절감의 최소화: ‘코인샵’의 존재와 그 활용 기본적으로 수많은 게임의 뽑기 시스템, 뿐만 아니라 확률에 기반한 대부분의 게임 메커니즘은 기대감과 좌절감 사이의 절묘한 조화에 의해서 작동한다. ‘꽝’일 때의 좌절감은 일정 수준에서는 다음 시도의 기대감을 증진시키는 역할도 수행하지만, 너무 크면 유저로 하여금 게임을 중단하게 만든다. 따라서 뽑기 시스템을 핵심 수익 구조로 차용한 수많은 게임들은 이러한 유저 좌절감을 일정 수준에서 제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표적인 방법이 ‘꽝’을 일정량의 재화로 환원해주는 것이다.  “동료가 돌로 변했어요!” <프린세스 커넥트>의 경우, 중복 캐릭터를 뽑으면 ‘여신의 보석’이라는 재화로 바꿔준다. 이 외에도 근래 수집형 게임에서 이와 같이 중복 캐릭터의 보상 재화를 지급하는 방식은 매우 흔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그 재화의 양과 가치가 항상 낮은 수준에서 제어되어야 한다는 점(그래야 ‘당첨’의 기쁨도 그만큼 올라가므로)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는 보상을 얻어도 마치 얼마나 쌓여야 쓸 수 있을지 가늠도 되지 않는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쌓는 기분이 될 공산이 크다. <칠대죄> 뽑기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꽝의 좌절감을 보상해주는 재화의 가치가 매우 높고 가시적이라는 것이다. <칠대죄>는 기본적으로 같은 캐릭터를 여럿 보유할 수 없고, 중복되는 캐릭터가 나오면 해당 캐릭터의 얼굴이 찍힌 ‘코인’을 대신 얻게 된다. 코인은 캐릭터의 등급에 따라서 실버, 골드, 플래티넘 등으로 나뉜다. 이 코인은 전용 상점 ‘코인샵’에서 소모하여 게임 내 진행에 있어 중요한 몇 가지 재화를 구입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다. 코인샵에 등록된 캐릭터는 일정 기간마다 바뀌는데, 특히 플래티넘 코인샵에는 뽑기에서 등장하지 않는 전용 캐릭터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중복 캐릭터 보상 코인으로만 살 수 있는 캐릭터 중 최상위 티어의 고성능 캐릭터가 다수 포진해있다는 점이다. ※ 관련 기사 [카드뉴스] "사기캐 아냐?" 일곱 개의 대죄 '색욕의 죄 고서'가 역대급이라 불리는 이유 링크 대표적인 예로 코인샵 독점 캐릭터인 ‘<색욕의 죄> 성기사 고서’는, 전체 공격 스킬이면서 상대방의 1턴간 공격 스킬을 봉인하는 ‘애로 샷’, 아군의 스킬 랭크를 올려주는 ‘인베이전 애로’ 2가지 스킬을 가지고 있다.  아군의 스킬 랭크업이 가능하고, 적 공격 스킬을 봉인할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스킬셋을 보유하고 있어 평가가 매우 좋다.  이런 최상급 캐릭터를 뽑기로는 바로 얻을 수 없으니, 역설적으로 코인을 얻기 위해 뽑기를 돌린다는 말도 있다. “뽑기를 얼마나 하는게 좋을까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바닥을 까세요!”라는 신비한 답변이 나온다. 최대한 다양한 캐릭터를 획득해 코인을 많이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는 의미다. 어쩌면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흥미로운 현상은, 한편으로 코인샵을 비롯한 일련의 대체 보상 시스템이 ‘뽑기 실패’의 부담감을 줄이는방향으로 잘 설계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 [높은 매출 ①] 그러나, 쓰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상위 20%의 세계 이처럼 <칠대죄>가 언뜻 ‘혜자 게임’처럼 보이는 이유는 과금 없이, 혹은 적은 과금만으로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볼륨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칠대죄>의 매출 순위는 결코 낮지 않다. 유저들이 돈을 쓰지 않았다면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는 달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칠대죄>의 매출은 어디서 온 것일까? 우선, 코인 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뽑기에 대한 요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칠대죄>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유니크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한 둘, 최강의 로스터가 하나 있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유저들의 덱 구성에 따라 메타가 수시로 변하는 PvP는 물론이거니와, PvE에서는 마신을 사냥하는 섬멸전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섬멸전에 등장하는 ‘회색 마신’의 하드 카운터로 취급되는 ‘숲의 수호자 요정왕 킹’의 경우, 거의 회색 마신 섬멸전에서만 쓰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일종의 캐릭터-보스 간 상성 시스템인 ‘악연’으로 인해 회색 마신 섬멸전에서만큼은 무시무시한 성능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캐릭터는 오직 뽑기로만 얻을 수 있다. 캐릭터를 다 얻고 나면 끝일까? 그렇지 않다. 예컨대 코인 전용 캐릭터를 모두 얻었다고 해서 코인의 효용이 다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내 재화 구매에 사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살기 업그레이드’에도 소모된다. 대미지를 1%씩 올려주는 이 업그레이드는 썩 효율이 좋다고는 할 수 없으나, 자신의 캐릭터를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최상위권 유저들에게는 유효한 성장 요소다. 덕분에 이론적으로 코인의 ‘사용가치’가 다하는 것은 유저들의 일반적 플레이 패턴으로 보았을 때는 엄청난 미래의 일이다. 장비 파밍에 있어서도 <칠대죄>는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게임에서나 그렇지만 <칠대죄>의 장비 파밍은 기본적으로 엔드 콘텐츠에 속한다. 장비는 캐릭터와 같이 6등급으로 나뉘어 있고, 5단계의 강화와 5차례의 각성, 도합 30회의 강화가 가능한 구조다.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은 반복성 퀘스트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획득 자체는 어렵지 않다. 최고 등급 바로 아랫 등급인 SR 등급까지는 기본적으로 유료 재화도 소모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고 장비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 그리고 과금이 요구된다. 임의로 정해지는 부가 옵션 덕분이다. 장비는 1회 각성할 때마다 1개의 부가 옵션(공격력 n% 증가, 방어력 n% 증가 등)이 임의로 활성화된다.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일정량의 재화를 소모해 리롤할 수 있다. 이 리롤이, SR 까지는 게임 내 무료 재화인 골드를 소모하지만, 최고 등급인 SSR급 장비의 경우 유료 재화 다이아를 2개씩 소모한다. 다이아 1개의 정가가 약 1,000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 # [높은 매출 ②] 돈 쓴만큼 확실히 체감되는 캐릭터 성장 이처럼 <칠대죄>는 일정 수준까지는 누구나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반면, 그 뒤로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고 촘촘한 구조로 되어 있다. 성장 속도가 느리면 그것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들이는 시간에 비해 얻는 것이 적다는 느낌이 들기 쉽다. 과금 만족도가 점점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칠대죄>는 이처럼 느린 성장 속도를 성장 체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상쇄한다. <칠대죄>에서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한 최종 콘텐츠는 PvP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칠대죄>의 PvP는 투급(전투력)이 높은 쪽이 무조건 선공을 가져가는 정직한 시스템이다. 턴제 전략 전투가 으레 그렇듯 <칠대죄>의 전투 역시 선공이 매우 유리하다. 전투력이 단 1이라도 높으면 상대방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아주 작은 차이, 예를 들어 장비 강화 1회라던가, 필살기 강화 1회(숫자로는 1%)와 같은 것들조차 확실하게 체감된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러한 요소는 모두 무거운 과금으로 자연스럽게 귀결된다. 이처럼 하드코어한 과금 요소가 게임 안에 준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 배치된 80%의 콘텐츠를 플레이하고 있는 다수 유저들 입장에서 <칠대죄>는 여전히 ‘퍼주기’가 흔한 ‘혜자 게임’이다. 위와 같은 중과금 요소는 일반 유저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SSR 등급이 아닌 SR  등급의 장비만 가지고 있어도 일정 수준까지는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데다, PvP가 기본적으로 메인 스토리를 끝내고 나서도 게임을 계속하는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로서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 ‘가챠 게임’ 전성 시대, 다시 유저 경험과 만족도를 생각할 때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칠대죄>의 기본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고성능 캐릭터(주로 원작 IP 주연들)를 지급하고 상당량의 유료 재화를 지원, 많은 돈을 사용하지 않고 무/소과금 상태로도 최대한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설계 2) ‘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뽑기에서 유저가 원하지 않는 중복 캐릭터가 나와도 다양한 용처가 있는 코인으로 보상, 동시에 코인 전용의 고성능 캐릭터를 배치해 보상 재화의 축적을 가시화 3) 장비 강화와 같이 중과금을 유도하는 콘텐츠는 확실하게 게임 후반부, 상위권 유저들을 타겟으로 구성 4) 최상위 콘텐츠인 PVP에서 성장 체감 극대화, 중과금 유저들의 과금 만족도 제고 전반적으로 <칠대죄>는 이른바 ‘허들’이라고도 하는, 과금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시점이 상당히 뒤에 배치되어 있다. 무엇보다 라이트하게 무/소과금으로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볼륨이 풍부한 한편, 중과금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는 후반부에 집중되어있다. 무/소과금 유저를 위한 콘텐츠가 80이라면, 중과금 유저를 위한 콘텐츠가 20 정도로, 이른바 ‘80:20’의 팔레토 법칙을 따르는 콘텐츠 배치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초창기 부분 유료 온라인 게임을 연상시키는 <칠대죄>의 과금 구조와 콘텐츠 배치,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하는 ‘넷마블 답지 않은 혜자 게임’이라는 흥미로운 이미지.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가십거리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던지는 화두는 결코 가볍지 않다. 어쩌면 어떤 서비스를 돈을 내고 향유하는 행위 자체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모 아니면 도”의 ‘가챠’식 수익 모델이 시장 지배적 모델로서 자리잡기 시작한 이후, 이것이 만들어내는 부정적 유저 경험은 계속해서 진지한 논의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수익 모델에 의존적인 시장 구조가 이미 자리잡은 이상, 하루 아침에 확률형 아이템을 버리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일(그리고 그러한 기획이 심사를 통과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한 상황에서, 게임 제작자들은 나름 다양한 방식으로 가챠 모델의 임의성이 만들어내는 부정적 유저 경험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칠대죄>와 함께 양대 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석권한 <랑그릿사>도 한 예시다. 출시된 지 불과 한 달, 라이트 유저들에게는 매우 관대하고 헤비 유저들에게는 확실하게 보상하는 <칠대죄>의 수익 모델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칠대죄>가 시도한 과금 구조와 콘텐츠 배치가 분명 유저들(라이트와 헤비 유저 모두)의 만족도를 제고하는 긍정적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칠대죄>의 콘텐츠 배치 형태는 수집형 게임이 지닌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지 모르지만, <칠대죄>는 어쨌든 유저 만족도를 높이는데 성공하면서도 상업적으로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넷마블제 혜자 게임’, <칠대죄>가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세상에 없던 요리 갓겜? 요리가 취미인 기자가 '쿠킹 시뮬레이터' 해봤더니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건 물론 주방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게임 <쿠킹 시뮬레이터> "맛있는 건 정말 참을 수 없어~ 누구든 맛을 보면 이렇게~" 과거 유행했던 CM송을 흥얼거리며 일상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 집에 도착하기 전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치킨을 주문할법한 저녁 시간이지만, 필자는 청소는 물론 요리도 취미 생활로 즐기기 때문에 근처 마트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 들어온 신선한 고기와 생선, 야채 상태를 확인하고, 뭘 해 먹을지 고민-결정해 만들고 먹다 보면 일과 중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차츰 날아가는 느낌이다. 지난해 트레일러가 공개된 후 많은 유저에게 화제가 됐던 <쿠킹 시뮬레이터>(Cooking Simulator)가 6월 7일 정식 발매했다. 게임은 출시 후에도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게임에서 유저는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건 물론, 음식을 팔아 번 돈으로 가게를 꾸밀 수도 있고, 식칼로 다트를 하거나 소화기를 오븐에 넣고 돌려 폭파하는 등 각종 기행도 펼칠 수 있다. 요리가 취미인 필자가 느낀 <쿠킹 시뮬레이터>의 매력과 느낌은 무엇일까? 정말 요리의 즐거움과 각종 기행이 주는 황당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게임일까?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 "오늘은 스테이크를 추천합니다" 레시피에 있는 요리라면 뭐든 만들 수 있는 게임 <쿠킹 시뮬레이터>에서 유저는 이름 없는 식당 셰프가 되어 각종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운영 과정에서 70여 가지 레시피를 해금해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거나 완벽한 조리법으로 손님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수도 있다. <쿠킹 시뮬레이터>는 제목처럼 각종 요리를 만드는 일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다양한 식자재와 조리법이 등장하는 건 물론, 각종 오브젝트에는 물리 엔진이 구현되어 있어 보다 실감 나는 주방 상황을 경험할 수 있다. 더불어 유저가 어떤 조리 방법을 택하냐에 따라 같은 재료라도 전혀 다른 요리가 탄생하는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달걀을 활용한 요리를 만들어본다고 하자. 유저는 이를 프라이팬에 구워 달걀 프라이로 만들 수 있는 건 물론, 통째로 물에 넣고 삶아 삶은 달걀을 만들거나, 수란, 달걀 튀김, 달걀 주스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게임은 이렇게 식자재 하나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할 수 있으며, 조리 방법이나 마무리 시즈닝에 따라 완성 결과 역시 달라진다. 신선한 달걀로 어떤 요리를 만들어볼까? 달걀 프라이, 삶은 달걀, 맥반석 달걀, 달걀 주스 등 달걀 하나만로도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쿠킹 시뮬레이터>에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모드는 식당을 운영하는 '스토리 모드'와 자유롭게 요리를 만들거나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볼 수 있는 '샌드박스 모드'가 있다.  먼저, 스토리 모드에서 유저는 레스토랑 셰프가 되어 그날 들어오는 주문에 따라 각종 요리를 만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요리를 어떻게 만들었느냐와 고객 요구를 반영했는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음식이 나왔는가 등 여부에 따라 그에 맞는 요금과 경험치를 받게 된다. 여기서 얻는 돈은 레스토랑 식자재나 주방 도구 등을 구매하는 데 쓸 수 있으며, 레스토랑 리모델링을 하는 데 쓸 수도 있다. 레스토랑 운영 중 손님이 주문하는 메뉴는 유저가 배울 수 있는 '레시피'를 기반으로 진행된다. <쿠킹 시뮬레이터>에 구현된 레시피는 현재 70여 종이며, 이는 출시 이후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레시피에는 식자재 무게부터 들어가야 하는 양념, 조리 방법, 시간 등 세세한 부분이 나와 있으며,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손님은 만족하지 않고 평점과 음식 가격을 깎는다. 때문에 완벽한 요리를 내놓지 않는다면 수익이 줄어드는 건 물론 명성까지 떨어지는 서러움을 연속으로 경험하게 된다. 손님이 음식에 만족하였습니다 다양한 레시피를 배우고 완벽한 요리를 선보이다보면 언젠가 내가 꿈꾸던 주방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이 망한 요리의 원흉이 나란말인가!" 정성들여 만든 요리를 망칠 수 있는 요소들 <쿠킹 시뮬레이터>는 테이블이나 오븐 등 거대 오브젝트를 제외한 대부분 요소에 물리 엔진이 구현되어 있다. 때문에 식자재를 칼로 썰 때 써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양으로 썰리는 건 물론, 둥근 모양 식자재는 도마에 올려놓으면 힘을 준 방향으로 굴러다니기도 한다. 특히, 레몬이나 토마토, 사과 등 둥근 모양 식자재는 칼로 썰 때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기 때문에 식자재를 잡는 스킬을 배우지 않았다면 원하는 모양대로 썰기 힘들다. 식자재뿐 아니라 접시나 와인병, 냄비 등 주방 기구에도 물리 엔진이 적용되어 있다. 이중 접시나 병 등 유리로 이뤄진 기구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아주 작은 충격에도 산산조각이 난다. 예를 들자면 이런 상황이다. ① 시즈닝을 마친 스테이크 고기가 올라간 접시를 들고 오븐으로 향한다. 그러던 중 미처 닫지 못한 냉장고 문에 접시가 걸린다. 접시는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고 고기는 바닥에 나뒹군다. 목격자는 나뿐이니 괜찮을 거다. ② 구이 요리를 위해 프라이팬에 해바라기유를 붓던 중 "아차! 너무 많이 넣었어!"라고 말하며 병을 들어 올리다 찬장에 병이 살짝 닿는다. 병은 순식간에 산산이 조각나고 기름은 그대로 프라이팬으로 떨어진다. 오늘은 구이가 아니라 튀김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처럼 <쿠킹 시뮬레이터>에서 유저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다양한 실수를 경험하게 된다. 게임에는 이런 실수를 보완하는 요소가 스킬로 구현되어 있다. 예를 들어, 둥근 식자재가 도마에서 나뒹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재료를 잡아주는 '안정된 손'부터, 오븐 속 재료가 제대로 익었는지 알기 위해 굳이 오븐을 열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는 '온도를 보는 눈', 그리고 접시나 병이 깨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스킬도 준비 되어 있다. 실제로 스킬을 터득하면 보다 손 쉽게 완성도 높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맨손으로도 뜨거운 요리를 들어 올리거나 오븐을 열지 않아도 익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스킬은 가히 치트키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쿠킹 시뮬레이터>에서 접시를 깨거나 요리를 바닥에 떨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정말 당연하게 벌어지는 일이니 너무 상심하지 말자 성능만 보면 치트키나 다름없는 스킬들. 물론, 치트키를 쓴다고 요리가 맛있어지는 건 아니다 <쿠킹 시뮬레이터>에는 스토리 모드와 함께 자유롭게 요리를 만들 수 있고 주방 기구를 활용한 각종 놀이를 할 수 있는 '샌드박스 모드'도 있다. 해당 모드에서 유저는 모든 종류 식자재와 주방 기구를 금전 걱정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스토리 모드에 나오는 레시피를 연습하거나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스토리 모드와 달리 샌드박스 모드에서는 일정 시간 내 음식을 만들어야 하거나 조리 방법과 완성도를 신경 써야 한다는 압박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요소로부터 벗어난다'는 이점 덕분에 나만의 조리법으로 요리를 만들어보는 건 물론, 각종 기행을 거리낌 없이 펼칠 수 있다. 즉, 식칼을 다트판에 던져 다트 게임을 하거나, 스테이크 고기를 물에 삶고 기름에 튀겨 다시 냉장고에 넣고, 소스나 기름을 주방 곳곳에 뿌리는 등 '일부러 주방을 망치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이런 기행은 사실 <쿠킹 시뮬레이터>가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트레일러나 개발자 노트 등을 통해 강조됐던 부분 중 하나로, 주방을 망치는 것은, <심시티>에서의 재난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의 또 다른 핵심 콘텐츠로 느껴진다. 오늘 만들어볼 요리는 가스통 직화구이. 불조절과 안전이 필수인 어려운 요리다 # 조작감과 기행 콘텐츠 부족은 아쉽지만 '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확실한 게임 사실 <쿠킹 시뮬레이터>가 출시한 직후, 주변 사람들에게 "이 게임 정말 재밌어! 너도 한 번 해봐"라고 선뜻 추천하지는 않았다. 게임은 출시 직후 몇 차례 업데이트가 있기 전까지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 전반적으로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쿠킹 시뮬레이터>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조작감'과 '기행 콘텐츠 부족'이다. 우선, 조작감이다. 게임에서 유저는 재료를 선택하고 손질하며, 구이 요리 중에는 재료를 뒤집어주고 국물 요리는 그릇에 따라담아야 하는 등 요리 제작 속 세세한 부분들을 직접하게 된다. 이런 부분은 버튼을 누른다고 자동으로 행해지는 게 아니라 '마우스 움직임=요리사 손'인 형태로 조종하게 된다. 다만, 이 조작이 매끄럽다기 보다는 '불편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뻑뻑하다. 게임 속 손으로 하는 모든 행동은 방향과 각도, 위치 등을 지정해 움직일 수 있는데, 모든 작업이 이렇다보니 특히 국물 요리나 튀김 등 한 번에 접시에 내용물을 쏟아야 하는 요리들의 경우 조작 체감 난이도가 기하급수로 상승하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쿠킹 시뮬레이터>에는 국자 등 국물 요리를 정량으로 안전하게 담을 수 있는 주방 기구가 없으며, 튀김이나 구이 요리를 집을 수 있는 집게도 방향에 따라 잡을 수 있는 여부가 달라지기에 마음대로 활용하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물 요리를 그릇에 담기 위해서는 냄비를 기울여 접시에 알맞게 부어야 하며, 튀김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과정에서 냄비와 접시 위치가 딱 맞지 않으면 음식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건 물론이고, 너무 가까우면 접시에 부딪쳐 접시가 깨져버린다.  대부분 유저들이 식자재와 주방기구가 정갈하게 놓여진 주방을 원하겠지만 실제로는 식자재와 깨진 접시가 나뒹구는 주방을 만나게 된다. 물론, 이 모든 일은 맛있는 요리를 만들다가 생긴 크고 작은 사고들이다 <쿠킹 시뮬레이터>는 소화기를 오븐에 넣고 터트리거나, 폭죽을 튀겨 폭발을 일으키는 등 각종 기행으로 주방을 망칠 수 있다. 다만, 이런 부분은 게임 속 구현된 하나의 요소일뿐 '메인 콘텐츠'로 즐길만한 볼륨은 아니다. 게임은 주방을 망치기보다는 제목처럼 '요리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 있으며, 주방을 망칠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긴 하지만 그 수가 적고 공간이 주방으로 한정되어 있어 다채롭게 즐기기는 부족하다. 이런 기행 요소가 부족하기 떄문에 이를 메인 콘텐츠라고 생각했던 유저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으로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가스통에 불을 붙여 주방을 불바다로 만들고 그 불 위에 스테이르를 굽는 기행을 몇가지 펼치고 나면 "이제 할 게 없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게임은 레시피와 식자재 업데이트 뿐 아니라 주방을 망칠 수 있는 요소 역시 업데이트 하고 있어 보다 다양한 기행을 펼칠 수 있다. 다만,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요리하는 게임 그 자체로 <쿠킹 시뮬레이터>는 분명 매력적이고 여태 발매한 요리 게임들과 비교해도 요리를 만드는 재미나 내용에 있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속 등장하는 레시피만 하더라도 70여 개로, 이는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건 물론 제작 과정이 세세하게 적혀 있어 이를 기억해둔다면 실생활에서 요리할 때도 응용할 수 있다.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낱낱이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시뮬레이터'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게임은 발매 후 약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 업데이트 마다 레시피나 식자재, 주방 기구 등이 추가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게임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본다. <쿠킹 시뮬레이터>가 출시 후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 게임을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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