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ena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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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다 : 18. 별일없이 사는 요즘


반반으로 탈색했던 머리도 자르고..
반삭으로 스타일을 바꾸어 학교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요즘 힘드냐고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곤 합니다.
힘든건 다 똑같으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최근에 속이 안좋아서 병원에 가서 내시경을 했더니 십이지장 궤양이 두둥.
그냥 약먹으면서 지내고 있어요.
게이 친구는 그동안 두 명 생겼어요.
한국인 1살 형 하나, 외국인 2살 동생.
둘 다 대학원생이고 역시나 저처럼 모두 바빠서 자주 보지는 못하네요 ㅋㅋ
어플은 그냥 계속 하지만 별일없이 평화로워요.
아무런 연도 생기지 않아서 평화로워요.
무슨 일이 생긴다는 것은 좋은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런 좋은 일마저 없습니다.
다만 몸 사진을 프로필로 해놓으면 어김없이 번개 쪽지는 온다는 것.
번개를 좋아하지 않아요.
번개가 아니어도 누군가를 일단 만나려면 며칠전부터 실험 스케줄을 조정해서 만나야하는데, 굳이 번개를 위해 힘들고 싶지 않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보니 아직 저는 만남에 절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준비가 덜 되어있다고 느끼기도 하며,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때 만나고 싶은 욕심도 있지요.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것은 또 아닌 복잡한 마음.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 밤새 떠들고 같이 자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도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역시나 두껍고 거칠어요.

5년 만났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었고, 며칠에 걸쳐 서로의 소식을 잠깐 나눴어요.
무언가 기대하는 부분도 없고, 다시 좋은 방향으로 만날 수 있으라라 하는 기대 역시 없기때문에,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대화를 줄이며 다시 연락을 정리했어요.
미련으로 남고 싶지 않았고, 그가 저의 미련이 되기를 바라지 않아서.
과거의 좋은 기억만 가지고 살고 싶었어요.

좋은 마음으로 지내던 군대간 동생과도 다시 연락이 닿아 종종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말을 참 이쁘게 잘해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더니,
제가 그렇게 받아들여서 그런거라고 고맙다고 합니다.
정말 끝까지 말을 이쁘게 잘 하는 동생이 있었어요.
올해 9월에 전역하면 제가 있는 동네로 다시 돌아온다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네요.

가뭄에 콩 나듯이 간헐적으로 좋은 기분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톡톡 튀어오르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안정적이고 평온한 상태입니다.

지루함과 여유로움, 평안함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이 동전이 마음 속에서 가끔 뒤집어지면서 마음에 요동을 주곤 해요.

이 생활이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지기도,
조용하고 평탄한 느낌이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아, 그리고 하나 더.
과거의 저는 정말 행복하게, 많은 일을 겪으며 참 다이나믹하게 살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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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다 : 7. 커밍아웃 스토리
요즘엔 확실이 예전에 비해 이쪽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매우 나아졌다. 내가 체감할 수 있을만큼 정말 많이 좋아졌다. 물론 극도로 싫어하고 혐오하는 호모포비아는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심지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의 첫 커밍아웃. 고3 수능이 끝난 시점에 가장 친하게 지냈던 여사친에게 고백했다. 약속을 잡은 시점부터 말해겠노라 다짐하고 발걸음을 나섰지만, 생각대로 입에서 쉽게 나오지는 않았다. 배스킨 라빈스에서 파인트인지 쿼터였는지 싱글이었는지 먹었던 아이스크림 종류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긴장되던 그 순간은 잊을 수가 없다. 하려던 말을 잊은건 아니지만 입밖으로 좀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었다. 그렇게 다른 이야기만 하고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시간을 보낸 뒤 헤어지던 무렵,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어 갈라지기 직전에 이야기했다. "나 게이야." 심장이 터질듯하면서도 발화의 순간 마음이 편해졌다. 저 말을 툭 던지고 빠르게 이동했지만 문자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다. 면대면으로 이야기를 제대로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으면서도 내심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야기를 듣고 미소짓던 친구. 문자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친구. 덕분에 학교생활도 재미있게 즐겁게했지만 앞으로도 더 가깝게 잘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했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이며 지금도 연락 잘 하며 지내고 있다. 그동안 살면서 주변 친구 20명정도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모두 잘 이해하고 잘 지내고 있다. 사람을 거르고 거르고 차별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주변에 말할 수 있게 해준 친구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것은 내 주변에도 호모포비아인 친구가 있다는 것이며 그런 친구들에게는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 대부분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남달랐던 경험이 있다. 바로 친 형에게 말한 것. 형과 나는 1살 차이로 유일한 형제로 남들이 그러하듯 어릴때부터 많이 싸웠다. 하지만 형이 고등학교를 가면서부터 대화가 엄청 줄어버렸고 사이가 좀 멀어졌다. 이상한건지 당연한건지 형이 군대를 가면서부터 오히려 사이가 좋아졌다. 말수도 늘고 장난도 치고, 또 형이라고 무언가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이 상태가 지금까지 잘 이어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다. 드물게 같은 버스를 타면 그럴 생각도 없지만 아는척 하지 말라고 장난스런 카톡을 보내기도 한다. 26살 가을 어느날, 형에게서 카톡이 왔다. 오늘 저녁에 둘이 같이 술먹자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형이 무언가 알아버린 것일까 아니면 갑자기 왜 술을 먹자고 하는걸까?' 살면서 형이 먼저 같이 술 먹자고 한 것이 애초에 처음이었으니까 별 생각 다 하게 되었다. 무슨 사고를 친 건 아닌지, 심각한 고민이 있는건지 아니면 정말 내가 말하기도 전에 나를 알아버린건지. 많은 생각을 품고 긴장하면서 컬투치킨으로 갔다. 형이 먼저와 앉아 있었고, 여기 맛있다며 미리 시켜놨다고 했다. 나의 첫마디는 왜 갑자기 술먹자고 한거냐고. 이러는거 처음이라 신기하다고 였다. 형이 대답하길 그도 이런 적이 이전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처음으로 같이 마셔보고 싶었다는게 전부였다. 긴장이 풀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꽤 오래했다. 형은 모르지만 아빠엄마 그리고 나만 아는 이야기를 해주면 진짜냐고 충격도 받고..ㅋㅋ (원래 형이 아빠엄마랑 대화가 많지 않아서 잘 모르기도 하고, 나는 갑자기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다보니 꽤 많이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형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 친구들은 어릴때부터 니네 형제는 여자 안만나냐고 둘이 무슨 게이형제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자기는 얼마전에 이런저런 사유로 만나기 시작했던 사람과 이별을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지만 난 이미 헤어진 것을 알고는 있었다. 카톡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메세지보면 답이 나오므로.. 형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무슨 배짱인지 몰라도 이번이 기회라는 생각에 나는 대답했다. "나는 맞아." 형이 놀란 눈으로 "뭐?"  했다가 한 번 더 "뭐??" 그랬다. 그래서 다시 말해줬다. "지금은 내가 남자친구가 없어서 애매하지만 남자 좋아한다"고. 형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어쨌거나 형제니까 날 때리거나 상종을 안한다거나 자리를 뜨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흥미로운 시선으로 날 봤다. 형은 "타이밍 좋게 잘 말했네." 라고 말했고ㅠ우린 대화를 이어나갔다. 형도 과거에 비해 현재는 많이 유해지고 생각이 넓어져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다. 다만 아빠 엄마에게는 당장은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그건 나도 동의하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친가족 중에 비밀을 터놓고나니 정말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고 전보다 편해졌다. 아마 적지 않은 이쪽 사람들의 작지 않은 고민이지만 운이 좋게도 나는 주변에서 잘 받아들이고 잘 지내주어 생각보다 끝내주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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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에, 다시 혼자가 된 지 좀 지났을때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싶었다. 그게 다였다 정말. 대학원 입학전부터 미리 들어가서 연구실 생활을 하기도 했고 당장 내가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으므로 깊은 관계는 부담스러웠다. 그저 가끔 만나 밥먹고 이야기하고 카페가고 영화보고 일상적인 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찾고 싶었다. 이런 부류의 친구들은 항상 있지만 의도치 않게 항상 멀어지고 떠나가고 잊혀지므로 다시 혼자라고 느낄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새로운 친구가 필요했다. 그래서 어플을 다시 깔고 친구 탐색에 나섰다. 번개 쪽지는 가볍게 거절하고 인사엔 인사로 답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이내 결국 서로의 목적이 다르면 대화는 순식간에 끊긴다. 예전만큼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되어 이렇게까지 굳이 어렵게 친구를 찾아야할까 의문이 시작될 무렵이면 신기하게 하나 둘은 연락이 이어진다. 나의 성향이라고 생각하는게 하나 있다면 한국사람도 좋지만 외국인도 친구로 참 좋더라. 어차피 살아온 환경과 상황이 다르다면 외국인도 마찬가지이며 오히려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웃음을 더 많이 찾을 수 있다. 다만 관계가 깊어지면 안된다. 깊은 관계일수록 심도있는 대화를 더 많이 하게 되는데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의 경우 무너뜨릴 수 없는 장벽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 그래서 연애로까지의 발전은 한국인에 국한되는게 나의 특징(?)이다. 12월 말에 연락하고 지내게 된 사람이 바로 미국인이다. 흑인이기도 하고. 흑인 친구는 처음이라 그저 설레긴 했다. 친구로 지내기에 나쁜 사람은 많지 않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니 좋은 사람이었다. 생각만큼 어쩌면 생각보다 유쾌한 사람이었고, 한국어도 꽤나 잘 구사하는 사람이라 더 좋았다. 애초에 나는 연애가 목적이 아니었고(연락을 시작한 목적이 처음에 연애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연애 관계로 발전할 수는 있지만) 친구가 필요했기에 충분했다. 투썸플레이스에서 처음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했다. 한국사람이 보기에 외국인들은 다 똑같다고 느낄때가 많고, 그들의 입장에서도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나 구분 못할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리라. 나도 그를 처음 보았을때 그냥 영화에서 본 것 같은 비주얼의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대로 느낀바를 말했다. 영화배우같다고. 그냥 평범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고 분명한 것은 이 사람도 굳이 한국사람이랑 연애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 것.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는게 너무 좋았다. 진짜 카페에서 3시간 정도 이야기한 듯 했다. 그 사람도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굳이 저녁을 사겠다고.. 아마 그래서 도미노 피자인지 피자헛인지 미스터피자인지 미스터피자 같다. 미스터 피자에서 피자를 10분만에 먹고 나왔다. 나의 버스 막차 시간이 그랬고.. 가게 영업시간이 그랬다. 급하게 먹고 나와서 나를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줬다. 뭐랄까 외국인과 작별하는 인사는 포옹이 좋을까 하여 가볍게 포옹하고 나중에 또 보자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그 날부터 그와의 카톡이 시작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카톡 빈도가 높아지고 연구실때문에 내가 답장을 못해도 카톡은 쌓이고 이런 질문했다가 내가 답하기도 전에 다른 질문을 던져놓고... 엄청난 관심을 받다보니, 더 가까워지기 전에 꺼리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물론 나는 대전에 살고 솔로여서 크리스마스가 큰 의미는 없었고 그 날도 연구실을 가야했고 특별한 약속이 없어서 그와 만났다. 선물을 줬다. 무언가를 정성스레 만드는 것을 좋아하서 뭘 좀 만들어줬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해줘서 기쁘긴 했다. 그 후로도 여러번 만나 식사를 함께했고 영화도 봤다. 어느날 갑작스레 나에게 무슨 말을 했다. 이 말을 시작하기 전에 풍기는 느낌과 뉘앙스에서 바로 나는 무슨 말을 하려나보다 알았지만 아니길 바라며 이야기를 했는데, 단도직입적으로 나를 너무 좋아한다고 고백해버렸다. 분명히 예전에 한국인이랑 연애할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 왜 이러는건지.. 멋쩍은 미소로 화답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했다. 자꾸 대답을 강요한다. 한국사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고 느끼는대로 솔직하게 답했다. 나는 그냥 좋은 친구사이면 좋겠다고. 난 아직 어쨌거나 학생이고, 내가 자리잡을때까지 연애할 생각이 없다고. 돌아온 답변은 날 더 당황하게 했다. 기다리겠다고, 지금처럼 일단 지내자고. 부담스러웠지만 더 이상 설명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가 나에게 주는 애정만큼 되돌려줄 수도 없고 의도적으로 그만큼 되돌려줄 생각도 없기에 내가 이기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물론 억지로 좋아하려고 해본 적도 없긴하다만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난 그저 친구가 필요했고 그 이상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번씩 날아오는 카카오톡 메세지에 답장을 하기는 하지만 나의 대답은 점점 짧아지고 1차원적으로 변해간다. 내가 그럴수록 그도 섭섭해하리란걸 잘 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어느 한 쪽의 마음이 균형에 맞지 않을만큼 커져버리면 다른 한 쪽은 당황하게 되고 마음이 붕 떠버린다. 내가 지금 그렇게 떠버린 상태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나는 지금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걸.. 친구로 만난 이 만남은 친구로 지낼때 오래토록 지속될 수 있지만 일방향적으로 은근한 부담이 시작되었기에 그 끝이 머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다. 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도 않고 나도 또한 불필요한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 않다. 정말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며 만난다는게 얼마아 어려운 일인지, 연인 관계가 아니어도 서로 만족스러운 친구관계를 유지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다가온다.
나는 게이다 : 3. 어플의 세계
대표적인 게이 어플은 역시 잭디와 딕쏘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나인몬스터나 블루드, 써지 등 종류가 굉장히 많지만 한국에서는 그 사용자가 드물다. 또 각 어플마다 이용자들의 성향에 대한 색이 뚜렷한 느낌이 있다. 잭디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게이들이 이용하며, 한국에서도 매우 많이 사용되는 반면, 딕쏘는 거의 국내 전용으로(외국인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 한국에서만 사용된다. 한국에 있을거라면 이 2개만 사용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둘의 차이가 있다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잭디에 비해 딕쏘는 더 연령대가 낮다는 느낌이 있다. 대부분 20대 초중반으로 구성된 느낌? 내가 처음 접한 어플은 잭디와 딕쏘였고 꽤 오래 이용했다. 애인이 있을땐 보통 지우고 없으면 깔고.. 반복되는 생활이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어플을 하는 이유를 꼽자면 1. 친분 구하기 2. 애인 만들기 3. 번개 4. 대화 5. 눈팅 이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NPNC - no picture, no chat 이라는 말이 흔하게 있는 만큼 자기 프로필 사진에 얼굴이나 몸을 나타내는 사진이 없이 풍경이나 캐릭터로 해놓으면 차단당하기 쉽다. 얼굴을 알고 대화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는 여론이 크기때문. 또 많은 대화를 하고 막상 만났는데, 알고보니 노식 - 이상형이 아닌 경우 - 이라면 얼마나 김이 빠지는가.. 외모지상주의와는 약간 다르지만 추구하는 이상적인 외모는 다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교환을 하다보면 보여주자마자 차단을 당하기도 하는데, 마음이 아프지만 차라리 그게 낫다. 마음에도 없는데, 의미없는 대화를 이어나가며 시간을 소비하는건 좋지 않으니까.. 물론 친분으로 친하게 알고 지내는 관계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다들 궁극적으로 애인만들기가 목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확실히 해야한다. 어떤 사람 찾으시나요? 어플 프로필 사진에 나도 얼굴 사진 몸 사진 다 올려봤지만 확실히 몸 사진을 올리는 경우에 쪽지가 더 많이 온다. 번개하자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사실 몸 사진 자체가 어떻게보면 섹스어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근데 나는 섹스어필이 아니라... 그냥 운동을 종종 하는 편이라 불특정 다수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올린다. 왠지모를 희열이 있어서 올리지만 번개쪽지에 못이겨 곧 내린다. 딕쏘이는 또 popular라고해서 인기있는 사람들 순위가 매겨지는데, 몸사진으로 20위 안에 들어가는 기염을 토한 적이 있다. 뿌듯... 많은 사람들이 프로필을 방문하고, 찜을 누를수록 순위가 올라간다. 방문자수도 천 명이 넘어가면 정말 엄청난 희열을 느낄 수 있다(나의 경우). 어플을 하며 몇년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다. 첫애인이 그랬고, 지금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들이 그랬다. 하지만 나에게는 어플을 통한 만남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오래 만나야 3개월? 정도였다. 하지만 어플을 통하지 않으면 정말 게이인 성향의 사람을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물론 다른 경로도 있지만 가장 큰 경로는 어플이라는 의미다. 외국인도 만날 수 있었다. 생각외로 게이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해보면 대체로 외국인을 기피하는 사람이 많은 걸 알 수 있는데, 나는 아직 이유를 모르겠다. 그저 이상형이 한국 사람에 국한되는건가 싶은데, 외국인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며 실제로 정말 매력있는 사람이 많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만한 영어나 외국어 실력이 뒷받침한다면야 마음만 맞으면 만나지만 그게 아니라면 솔직히 연애가 힘든건 사실이다. 나도 기본회화만 가능하고, 읽고 쓰기가 익숙한 사람이라 듣고 말하기가 부족하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면 읽고 쓰기가 아니라 듣고 말하기가 되어야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번개로 끝낼 관계면 전혀 문제될 게 없지만 애인으로서는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고, 표현하고 싶은 말이 그대로 말로 전달이 안되니까 문제가 발생한다. 사소한 말, 아무 말, 말장난도 쉽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한 말만 하게 되다보면.. 심리적으로 가까워지기보다는 벽이 생기니까 오래 못간다. 나는 특히 잭디를 많이 하는 편인데, 유독 나이차가 많이 나는 아저씨들과 외국인들에게 쪽지가 많이 오는 편이다.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러하다. 그렇게 귀여운 것도 아니고 나이도 애매하고 ...어떻게보면 감사한 일이지만 왜 그런지는.. 딕쏘는 계정도 지우고 안하고 있다. 나는 사실 너무 어린 친구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군대도 다녀왔으면 좋겠고 나이차도 얼마 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슷한 상황인 사람을 선호하다보니 딕쏘랑은 맞지 않는 면이 컸다. 어린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건 아니지만 여태까지 연락해본 어린 친구들은 모두 안맞았다.(1-2살 차이는 또래로 생각하지만 그 이상 차이는 어린 친구의 범주) 외로울때 어플을 더 많이 하지만 어플을 하다보면 더 외로워지는 경향이 있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외로움이 나쁜 감정은 아니지만 그냥 외롭다보면 사는게 재미없어져서.. 사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느끼지 않을뿐더러 오랜 연애 경험으로 혼자 생활하는게 나쁘지는 않다. 이따금씩 좋았던 시절이 떠올라 그립기도 하고, 앞으로 또 그런 연애를 해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몸이 좋다 섹시하다 멋있다 이런 내용의 쪽지를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잘생겼다 혹은 훈남이다 이런 쪽지를 받으면 어색하다. 난 정말 잘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막상 만났을때 상대가 기대를 하다가 내 얼굴보면 실망할까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렇다고 못 나온 얼굴 사진을 올릴수도 없고... 난 그래도 나를 꽤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이라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직 세상엔 많은 남자가 있고, 많은 게이가 있으며 내가 만나본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테니 기회는 많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 하나가 없으랴
나는 게이다 : 8. 나는 너에게 항상 미안해(2)
(이전 이야기 마지막 부분) 너를 다시 만나기 전에 전에 만났던 사람 때문에 불면증에 스트레스에 너무 힘들었는데 너를 다시 만나고 다 없었던 듯이 깨끗하게 나았어. 너무 고마웠고 너무 행복했어. 사실 너와 나는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장거리 연애로 다시 시작한 것이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어. 나도 더 이상 너를 바꾸려고 너를 괴롭히지 않게 되었고, 그냥 연락하고 종종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한 달에 한 두 번, 혹은 두 달에 한 번 만나더라고 볼때마다 좋았고, 우린 만나는 동안 서로 함께 가보지 않은 도시로 짧은 여행을 다녔어. 지도를 다 채울때까지 잘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번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후 이야기, 나는 너에게 항상 미안해(2) 우린 정말 이제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었고 그 흔한 데이트조차 쉽지 않았었지? 한 번 만날때마다 허락된 시간은 24시간 채 되지 못했지만, 그 순간순간마다 너무 소중했고 아쉬워서 더 의미있고 좋은 시간이길 바랬어. 정말 애틋함이 뭔지 제대로 알게 되었지. 직접 얼굴 앞에두고 이야기 하지 못해서 우리 집으로 너가 보낸 택배. 열어보니 들어있던 코털깎이.....정말 피식 웃어버렸어. 둘이 시간내서 2박3일을 보내게 되었을때, 우린 파라다이스 스파에 가기로 했었어. 준비성이 너무나도 철저한 너는 스파에서 신고 다닐 나이키 아쿠아 슈즈를 나에게 주려고 사왔고, 사진찍기 좋아하는 나를 위해 디스커버리 방수팩도 줬어. 내가 한 일이라고는 파라다이스 스파 이용권 뿐인데말이지. 항상 고마웠어.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는다는게 미안하면서 고마웠어. 항상 사랑받는 느낌을 받는다는게 너무 고마웠고 좋았고 미안했어. 너는 그렇게 너의 세상에 나를 크게 담아준 사람이었지. 키는 나보다 작았어도 생각은 나보다 깊고 넓은 거인같은 너였어. 전주 한옥마을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말에 우리는 또 오랜만에 만나 전주로 향했어. 남들 다 하는 한복대여를 해서 입고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전동성당에도 가보고, 길거리 간식도 사먹었어. 지금도 기억나는건 통통한 왕새우가 들어있던 만두. 몇 개 들어있지도 않은데 5천원이었던가.. 전주 비빔밥도 먹고 경치좋은 카페에도 갔지. 그리고 한창 모바일 배틀그라운드에 빠져있던 나를 생각해서 컴퓨터 배그를 알려주겠다고 피시방에 가자는 너.. 전주까지 와서 무슨 피시방이냐고 투덜대는 나였지만 그래도 따라가서 2판 했었지? 나는 역시 모바일로 시작해서 컴퓨터 배그는 못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서로 흡연자지만 너는 너무 헤비스모커같다고 자주 말했었지. 금연해볼 생각도 아닌데 아이코스같은 전자담배도 하면서 일반담배도 하는 너를 보며 타박해도 너는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대했어. 전주 터미널쪽에 저렴한 수제담배가 있다고 알려줬지만 바로 거기로 가자고 할 줄은 몰랐었어. 거기서 바로 2보루를 사는 너를 보고, '아 너는 정말 골초구나..' 생각했어. 그래도 그런 너가 좋았다. 나는 겉으로는 안 그런척해도 속으로는 많은 계산을 하는 사람인데(돈 쓰기 아까운 게 아니라 돈이 나가고 들어오는 타이밍과 여윳돈이 얼마인지 얼마까지 사용이 가능한 지에 대한 계산) 너는 일단 지르고 보는 사람이라 걱정을 참 많이 했어. 예전에도 바퀴 프레임 하나에만 40만원하는 자전거를 산 너를 보고 놀란 적이 있어서 웬만하면 이젠 잘 놀라지도 않지만 말이야. 나에게 들어가는 돈도 정말 상당했을텐데 - 나는 대학생 신분이었고 너는 직장인이었으니 - 그래도 나는 부담주기 싫어서 내가 계산할 수 있으면 하려해도 니가 훨씬 많이 썼지.. 그런게 미안해서 내가 먼저 예약하거나 결제를 해버리면 너는 돌아갈 나에게 차비를 준 적도 있어. 고마웠어. 내가 하는 일과 네가 하는 일은 정말 너무나도 다른 세계라서 내가 일에 대해 짜증내고 말을 해도 너는 최대한 들어주려고 했던 모습,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떻게든 위로의 말을 찾던 너의 모습, 약해지는 나를 꿋꿋하게 서있게 해주려는 너의 모습 잊을 수가 없네. 나도 어디가서 멘탈 약하다는 소리는 안듣는데 너와 통화할때면 얼마나 애처럼 굴었는지. 실제로는 괜찮은데 안 괜찮은 척을 했는지..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하고 힘들텐데 내가 전화하면 받아주고 오랜 통화에 응해주던 너. 내가 예전에 말했던 일에 대한 문제들도 조금은 기억하면서 넌지시 물어보던 너.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너는 그걸 해주었네. 진짜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너에게 빚만 지고 있었던 것 같아. 그 와중에 나는 그런게 고마웠지만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긴적도 많은 것 같아. 나는 학교일로, 너는 너의 일로 서로의 생활에 치여 살며 조금씩 연락이 뜸해졌지. 그래도 서로 아는게 많아서 서로 이해하고 그러려니 했었지. 시간은 안 맞았어도 결국 연락은 주고 받았으니까, 또 괜한 오해따위 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였으니까. 이런 상황에도 저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우리가 지금은 다시 헤어지게 된 이유는 또 나에게 있지. 그 모든 이유는 나때문이란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나는 지금도 너에게 미안해. 우리가 다시 만난 지 8-9개월이 되었을때, 나는 고민이 하나 생겨버렸어. 오래 생각해봐도 혼자 고민을 오래 해봐도 절대 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란걸 알게 되어, 나중에 직접 만나게 되었을때 말해버렸어. 누군가에게 커밍아웃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긴장되는 순간이었지만 너에게는 꼭 말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만났으니 말을 꺼냈지. "나는 내가 폴리아모리라고 생각해. 아니 나는 폴리아모리가 맞는 것 같아. 그렇다고 지금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거나 좋아한다는 말은 아니야." 폴리아모리. 너는 폴리아모리가 무슨 단어인지 무슨 뜻인지 그게 뭔지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매우 생소한 단어일거야. 바로 검색을 해보더니 깊은 한 숨, 무게가 다른 한 숨을 내뱉는 너를 보면서도 나는 떨렸어. 내가 과연 잘한건지. 이렇게 말하는게 맞는건지. 폴리아모리 :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다자간(多者間) 사랑을 뜻하는 말이다. 폴리아모리를 지향하는 이들은 일부일처제를 비판하며, 일부는 집단혼 형태로 가족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많은’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폴리(poly)’와 ‘사랑’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모르(amor)’의 변형태인 ‘아모리(amory)’의 합성어로, 서로를 독점하지 않는 다자간(多者間) 사랑, 즉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파트너의 동의 하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바람 피우기’ 또는 ‘스와핑’과는 구별된다. 폴리아모리를 지향하는 사상을 폴리아모리즘(polyamorism), 폴리아모리를 행하는 이들을 폴리아모리스트(polyamorist)라고 한다. 폴리아모리스트들은 전통적인 혼인 관계에 집착하지 않고 한 사람에 얽매이지 않는 연애 생활을 추구한다. 이들은 모노가미(monogamy) 즉 일부일처제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 결혼 제도라 하여 이를 비판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여러 파트너와의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성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폴리아모리를 바라보고 있지만 폴리아모리스트들은 파트너에 대한 헌신과 친밀감 등의 정신적 유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말을 이어갔어. 너한테는 꼭 말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말하는 거라고. 내가 폴리아모리인지 헷갈리는게 아니라 폴리아모리가 맞다고 확신해서 말하는거라고. 근데 이건 숨기면 안될 것 같다고. 내가 말하는 폴리아모리는 <비독점적 다자연애>를 말하는건데 나는 다자연애보다는 "비독점적"이라는 단어에 더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라고. 너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아버렸고 화가 났어. 처음 너의 생각을 정리한, 나에게 전한 말은 내가 바람을 한 3번 핀 것 같은 느낌이라는 말이었어.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지만 단 한 번도 너를 만나면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거나 그런 적이 없다고는 말은 했어. 그래도 너는 당연히 복잡한 심경이었을테고 표정이 좋지 않았었지. 하지만 너는 곧 "그래도 그런 고민 생각 말해줘서 고맙다고.. 숨기지 않고 잘 말했다." 하며 나를 장난스럽게 때렸어. 물리적인 통증은 없었지만 마음을 세게 때린 것 같아서 아프긴 했어. 내가 준 충격이 더 컸겠지만.. 그렇게 나는 집에 가는 기차를 타러 갔고 너도 너의 집으로 돌아갔어. 한동안 서로 통화하면서 암묵적으로 폴리아모리에 대한 아야기는 하지 않다가 내가 다시 이야기를 꺼냈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우리 관계를 예전처럼 잘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 서로 공부해보자고 말은 했지만 무언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변해가고 있음을 직감했어. 헤어지자는 말을 그 누구도 서로에게 하지는 않았어. 다만 그저 서로 자신의 생활에 좀 더 집중하자고, 서로의 마음이 다시 조화를 이루고 결정을 할 수 있을때까지 시간을 갖자는 말로 그동안의 우리 관계는 일단 정리가 되었어. 헤어질 생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결국 헤어진 우리. 또 나로인해 너와의 결말을 이렇게 짓게 되어버렸네. 나는 네가 종종 생각나. 지금도 생각나고 미안한 마음뿐이야. 앞으로 너와의 소중했던 시간과 같은 연애를 다시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너와의 추억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