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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환자 "말려도 '개 구충제' 먹겠다, 지푸라기라도…"
복용 후 경과, 기록으로 남기는 국내 말기암 유튜버들 '펜벤다졸' 품귀현상…"말기암 부모님께 구해드리고 싶다" 의료계 "사람대상 임상시험 결과 없다…심정 알지만 복용 멈춰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항암치료의 고통은 죽음의 공포보다 심했다. 나는 잃을 게 없다. 펜벤다졸(개 구충제)에 대한 공식적인 임상시험이 없으니 개인적으로라도 임상시험을 하겠다." '개 구충제'로 말기 암이 완치됐다는 해외 사례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보건당국이 부작용을 우려했지만, 말기 암 환자들의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앞선 지난달 4일, 강아지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유튜브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말기 암 환자였던 미국인 조 티펜스(60대)는 2016년 말 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암세포가 간과 췌장, 위 등 전신으로 퍼져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한 후 암세포는 말끔히 사라졌다고 한다. 해당 내용이 국내 말기 암 환자 온라인카페, 블로그 등에서 화제의 중심에 서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명자료를 발표하고 "'펜벤다졸'은 인간 대상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말기 암 환자는 항암치료로 인해 체력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보건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펜벤다졸의 '품귀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펜벤다졸이 말기 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지푸라기'를 넘어 '막연한 생존의 끈'이 된 것이다. 지난 4월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는 유튜버 A씨는 2주전 '펜벤다졸' 공개임상시험을 선언했다. 이후 총 4개의 치료경과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9일 업로드한 영상에서 그는 "직장암 통증이 사라졌다. 지난 5일부터 5일째 진통제를 투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본어 교육이 주 콘텐츠였지만, 담도 말기 암 판정을 받으면서 투병일기를 올리고 있는 유튜버 B씨는 1주일 전 펜벤다졸 복용을 선언했고, 7일 업로드한 영상을 통해 자신의 종양표지자 검사, 백혈구 수, GOT·GPT, 빌리루빈 수치 등을 공개하며 검사 수치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했다. 이외에도 3주째 매주 3일씩 펜벤다졸 250밀리그램과 비타민E를 복용한다는 네티즌부터 자신의 부모님이 말기암 환자임을 밝히며 펜벤다졸을 구하고 싶다는 네티즌까지, 당분간 온라인에서 펜벤다졸 구매 열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 "환자들 심정 이해하지만, 전문가로서 복용 권고 못 해" 의료계는 말기 암 환자와 그 가족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공식적인 인간 대상 임상시험 결과가 없는 만큼 전문가로서 '펜벤다졸' 복용은 권고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A씨가 복용 후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한 것과 관련해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고려의대 졸업, 내과)는 "펜벤다졸의 암성 통증(암에 의한 통증) 관련 학문적 근거는 없다. 펜벤다졸 관련 연구가 모두 동물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인간의 항암치료 근거는 물론 암성 통증 연구결과도 당연히 없는 것"이라며, "혹시 펜벤다졸이 암의 진행을 늦춰 통증이 줄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A씨가 밝힌 복용기간이 너무 짧다"고 했다. B씨가 밝힌 종양표지자 검사 등의 수치개선과 관련해서는 "암의 병세를 살필 때 화학적 검사결과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수치는 단기간에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펜벤다졸로 인한 호전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면서 "약물복용 후 혈액검사 수치 호전은 환자의 종합적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대하 이사는 펜벤다졸을 현재 '항암신약후보 물질' 정도로 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펜벤다졸이 사람을 위한 약은 아니지만, 낮은 근거 수준(동물실험, 개별적 증례 등)의 호전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잘 설계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항암신약후보 물질도 가혹하고 엄격히 설계된 시험을 통해 검증된다. 신약후보물질 5천~1만 개 중에서 실제 시판까지 가는 것은 1개 정도로 검증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환자들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을 이해한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무엇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것이 환자와 가족들의 생각일 것"이라며, "현재 환자가 개인적으로 약을 구해 먹는 것을 전문가 단체가 현실적으로 모두 막을 순 없지만, 펜벤다졸의 근거 수준은 현재 매우 낮다는 것을 거듭 밝힌다.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고 주치의 인지 하에 복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제원 아들 사건 미스터리 한가득인데…경찰은 "침묵"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아들, 음주운전 혐의 입건…어제 조사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부터 합의 종용 의혹까지 제기 초동대처 미흡했던 경찰 "확인불가" 함구하면서 의구심 키워 "내가 운전했다"던 제 3자도 뒤늦게 입건 (사진=인디고뮤직 제공/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장용준(19)씨의 음주 운전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장씨는 운전자 바꿔치기, 합의 종용 등 여러 의혹을 동시에 받고 있지만 경찰이 사건 정황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극도로 꺼리면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장씨가 마포구 창전사거리에서 음주상태로 차를 몰고 가다가 오토바이 운전자 A씨와 접촉사고가 난 것은 지난 7일 새벽 2시 40분쯤. 당시 씨씨티비를 보면 장씨의 차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다 앞에 있던 오토바이를 그대로 들이받았고, 순간적으로 도로에 불꽃이 튈 정도로 격렬한 부딪힘이 있었다. 장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수준이었으며, 차량에는 동승자 여성 B씨가 같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장씨의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제기됐다. 사고현장에 뒤늦게 도착한 또다른 인물 C씨가 현장에 나타나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장씨 대신 경찰 조사를 받고, 정작 장씨와 동승자는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집으로 돌아간 장씨는 사고 2~3시간이 지난 후 서울 마포경찰서에 어머니와 변호인을 대동해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씨씨티비 등 정황을 확인하고 C씨에 대해 조사를 벌이면서 수사망을 좁혀오자 자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장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외에도 범인 도피 교사죄가 적용될 수 있다. 범인 도피 교사죄의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제3의 인물 C씨는 어떤 존재인지, 사고 현장에 왜 나타났으며 장씨와 무슨 관계인지 의문점이 커지고 있지만 경찰은 사건 관련 언급을 꺼리며 함구했다. 서울마포경찰서는 각종 의혹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소극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장씨 대신 범행을 주장한 C씨가 장제원 의원의 측근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9일 오후에서야 C씨를 뒤늦게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장씨는 피해자 A씨에게 아버지가 국회의원인 사실을 밝히며 합의를 종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장씨의 어머니이자 장제원 의원의 부인도 피해자에게 연락해 합의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가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있는데도 그대로 귀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태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장씨가) 사고 난 지점에 바로 있지 않고 떨어진 곳에서 '운전자가 아니다'고 주장했고, 사고 피해자도 정확하게 운전자를 보지 못한 상황이라 당시 상황으로는 혐의 명백성을 판단하는데 애로가 있었다"고 일부 대처 미습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많은 의혹이 있는 만큼 수사진을 보강해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자진 출석한 장씨와 피해자 A씨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지만, 주요 의혹이 확인됐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C씨와 동승자 B씨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풍 피난처 제공한 재일동포들…日시민들 "정부, 차별 멈춰라"
지난 3월 일본 후쿠오카(福岡)지법 고쿠라(小倉)지부가 규슈(九州)조선중고급학교 졸업생 68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750만엔(약 7천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자 법원 주변에 있던 이 학교의 여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태풍 '하기비스'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일본에서 조선학교들이 피난처를 제공해 일본 시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조선학교의 선행은 조선학교 무상교육 배제 등 재일 조선인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루어져 더 큰 의미가 있다. 지난 12일 도쿄 아다치구에 있는 조선학교 '도쿄 제4초중급학교'는 건물을 일본 시민들이 피난처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뿐만 아니라 피난민들을 위해 물과 식량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본 시민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고마움을 전하며, 재일 조선인에 대한 차별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의 한 네티즌(트위터 아이디: Do*****)은 "왠지 눈물이 났다. 이렇게 지역을 위해 애쓰는 분들에게 왜 참정권이 없는 걸까. 왜 조선학교는 고등학교 무상화 대상에서 배제되어야 하나. 너무 불합리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트위터 아이디: 4z*****)도 "(재일 조선인들은) 일본에 살고, 납세도 하고, 지역 사회를 위해 적극 활동한다. 한 마디로 좋은 이웃이다. 그들을 교육 등에서 차별하면 더 나은 사회를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시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재일 조선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은 심화하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2010년 학생 1명당 연간 12만~24만엔(약 134만6천~269만3천원)의 취학지원금을 학교에 지원하는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제도'를 도입했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조선학교도 무상화 대상으로 검토됐으나, 제2차 아베 신조 정권이 출범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결국 2013년 2월 조선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령이 확정됐다. 이후 조선학교 졸업생들은 도쿄, 나고야, 히로시마,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전역 5곳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최고재판소(한국의 대법원)를 비롯한 일본 법원들은 '일본 정부가 조선학교를 고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문제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외에도 재일동포들은 지방참정권과 고위공무원 임용권을 갖지 못하는 등 일본 사회에서 극심한 차별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유아 교육·보육 시설에 대한 무상화 정책에서도 조선학교가 운영하는 유치원을 제외해 재일동포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인터뷰] "화성 8차 윤씨, 돈없고 빽없어 억울... 무죄 주장"
<윤 모 씨 면회 기자> 화성 경찰, 헛소리 한다며 윤 씨 폄하 면회 후에도 전화하며 자신 무죄 호소 <이수정 경기대 교수> 이춘재 자백, 허세 부릴 이유 낮아 윤씨, 수사 벗어나고 싶어 자백했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호철 前 시사인 기자(03년 윤 모씨 면회),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가 자백을 하기 시작했죠. ‘이제야 미제 사건들이 해결되는구나.’ 시원하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10번의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중에 범인이 잡혔던 유일한 사건인 8차 사건. 그러니까 이춘재의 범행이 아닌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그 8차 사건도 이춘재 본인이 저지른 거라고 자백을 한 겁니다. 만약 이 자백이 사실이라면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서 19년 옥살이를 한 그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물론 이춘재의 자백이 거짓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전체 자백의 신빙성을 다시 의심해 봐야 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 8차 사건의 진위는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가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옥살이를 한 윤 모 씨를 찾으려고 수소문을 했습니다. 윤 씨는 19년 옥살이를 하다가 모범수로 석방이 된 상태거든요. 따라서 그의 행적을 찾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그가 옥중에 있을 때 찾아가서 인터뷰를 했던 기자를 찾아냈습니다. 이분은 옥중 인터뷰에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데요. 지금부터 직접 확인을 해 보죠. 전 시사인 기자입니다. 신호철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신 기자님, 나와 계세요? ◆ 신호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8차 사건 범인으로 알려진 윤 모 씨를 만나신 건 언제입니까? ◆ 신호철> 2003년 5월이었습니다. ◇ 김현정> 2003년 5월. 어떻게 면회를 갈 생각을 하셨어요? ◆ 신호철> 그때 ‘살인의 추억’ 영화가 나왔고요. 그 영화가 개봉할 즈음이어서 사람들이 관심이 많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당시 화성경찰서를 갔는데 얘기하다가 ‘8차 사건은 모방 범죄로 잡혀 있다고 알고 있어서 혹시 그 사람이 나머지 분들도 다 한 게 아닐까?’ 얘기를 했는데 경찰은 절대 아니라면서 자기가 며칠 전에도 면회를 했는데 걔가 이상한 헛소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저한테 말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며칠 전에도 면회 갔는데 그 8차 범인이 이상한 헛소리를 하고 있더라. 그래서 그 헛소리가 뭔가가 궁금하셨던 거군요. ◆ 신호철> 그런데 경찰은 그 내용을 자세히 얘기를 안 하고 뭔가 ‘걔 만나지 마라, 걔 이상하다.’ 그런 말을 해서 더 궁금해져서 그래서 면회를 가보게 됐죠. ◇ 김현정> 윤 모 씨를 만나러 감옥으로 갔습니다. 첫 질문을 뭐라고 던지셨어요? ◆ 신호철> ‘어차피 무기 징역이고 공소 시효 끝난 것 중에서 혹시 당신 아는 거 없냐. 그리고 혹시 당신이 관여된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꺼냈는데.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캡처) ◇ 김현정> ‘어차피 무기 징역인데 좀 속 시원하게 털어놔라. 공소 시효 이미 끝난 1, 2, 3, 4, 5, 6차 범행 중에 당신이 한 거 없냐?’ 이렇게요. ◆ 신호철> 네. 그랬더니 자기는 전혀 모를 뿐만 아니라 8차 사건도 자기가 한 게 절대 아니라고 이렇게 탁 얘기를 해서, 너무 당당하게. 그래서 당황을 했고요. ◇ 김현정> 8차 사건조차도 내가 한 게 아니다? 이미 지금 몇 년을 감옥에서 살았는데요? ◆ 신호철> (인터뷰 당시에) 근 15년쯤 살았죠, 그 사람이.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당신이 지금도 15년을 옥살이를 하고 있는 지금도 무죄라고 생각하면 그때는 왜 강하게 무죄라고 주장하지 않았느냐. 왜 인정하고 옥살이까지 하게 됐느냐?’ 이런 거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 신호철> 자기가 맞았다는 얘기는 했었어요. 그때 수사 과정에서 (맞아서) 자백을 했다고 얘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당했는지 물었는데 그걸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더라고요. 구구절절 다시 그때 상황을 묘사하기 싫다고 해서 그게 좀 아쉬웠고요. 재판에서 왜 졌냐고 물었더니 ‘돈도 없고 백도 없는 놈이 하소연할 데가 어디 있겠나, 억울하다.’ 그렇게 얘기했었어요. ◇ 김현정>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대화를 나누면서 느꼈던 윤 모 씨의 성격이라든지 특징이라든지 인상적인 게 있습니까? ◆ 신호철> 그런데 이분이 말을 할 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어떤 선량하고 억울한 피해자의 그런 절박함으로 말이 전달되는 게 아니고요. 아마 이것 때문에 재판에서도 불리했을 것 같은데 말하는 투가 약간 빈정거리듯이 툭툭 내뱉는 그런 어투인데 이게 아마 듣는 사람에게 설득력을 떨어뜨렸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에이~ 나 아니에요~’ 이렇게 툭툭 얘기하는 게. ‘어휴, 저 정말 아니에요’라면서 그런 식의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선량한 피해자처럼... ◇ 김현정> ‘진짜 안 했어요. 억울해요.’ 이런 게 아니라는 말이군요? ◆ 신호철> 그런데 계속 대화를 하면, 또 저한테 전화를 몇 번 했었거든요, 교도소에서. ◇ 김현정> 그 면회 이후에요. ◆ 신호철> 여러 번 전화가 왔는데 그때 반복적으로 대화를 하다 보면 이 사람이 굉장히 진정성 있게 자기 무죄를 주장했으니까요. 그때 저한테 전화를 할 때 신변잡기적인 얘기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이분이 굉장히 외롭다는 느낌이 들었고. 다른 누가 면회를 해 주거나 외부와 소통이 잘되는 분이 아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자세한 진실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겠죠.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경기남부청 2부장)이 9월 19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특정 공식 브리핑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김현정> 뭔가 정말 외롭고 할 얘기 있어도 들어주는 사람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짐작이 되네요. ◆ 신호철> 그러니까 이춘재하고 너무 대비되는 것 같아요. 이춘재는 ‘착한 아들이었다, 착하다.’ 평판이 다 그러고 있잖아요. 그거와는 정반대되는 사람이었을 것 같은 생각은 들었어요. 주변에서 ‘좋고 믿을 만한 사람이다.’ 이런 평가를 받지는 못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 얘기 듣고 나서도 뭐가 진실인지. 바로 경찰에 찾아가서 얘기를 꺼냈는데 면회 갔더니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어떻게 된 거냐. 수사해 봐야 되지 않냐?’ 이렇게 얘기했더니 경찰 쪽에서는 전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걔가 정말 이상한 또라이라고 했었어요. ◇ 김현정> 또라이다, 걔 또라이다. ◆ 신호철> 저도 좀 헷갈렸어요, 진실이 뭔지. 그런데 제가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아서 재심을 해 볼 수도 없고 그 사람은 저한테 하소연하는데 제가 이 사람을 도울 방법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도와주는 사람 없고 외로웠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는 상태. 지금 이춘재의 이 자백을 듣고 나서 탁 듣고서 느낌이 어떠셨어요? ◆ 신호철> 만약에 그러니까 아직까지 진실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몇 주 뒤면 밝혀지겠지만 만약에 이춘재가 범인이고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약간 죄책감이 들어요. 제가 그때 좀 더 이분 얘기를 귀 기울여 듣고 만약에 이분이 범인이 아니라면 나중에 찾아뵙고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착잡한 생각이 드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신 기자님, 고맙습니다. ◆ 신호철> 고맙습니다. ◇ 김현정> 8차 사건의 범인 윤 모 씨와 옥중 인터뷰를 2003년에 했었던 신호철 기자 만나봤습니다. 이춘재의 자백을 어디까지 믿어야 될지 이 신빙성에 대해서 범죄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죠.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이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수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춘재가 8차 사건도 내가 저질렀다라고 말을 하면서부터 수사가 지금 꼬이고 있는 건데 아주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지금 이춘재의 그 자백을요. ◆ 이수정> 터무니없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보통 연쇄 살인범들. 특히 사이코패스들이 자신의 범행을 과대 포장하기 위해 영웅 심리 때문에 남이 했던 거. 예를 들자면 유영철 같은 경우에 정남규가 했던 것도 내가 했다고 해서, 사실은 처음에 자기가 한 것 말고도 또는 실제 사건이 아닌 것도 더 많이 죽인 것처럼 막 이렇게 간혹 얘기를 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 김현정> 허세 부리는 거. 이왕 이렇게 된 이상. ◆ 이수정> 그런데 보통 그런 허세를 부리는 필요를 느끼는 것은 경찰의 수사에 혼선을 주겠다는 의도가 있을 때 주로 나타나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사건 같은 경우에 시효가 다 끝난 사건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춘재 입장에서 보면 수사를 받을 게 아니라는 걸 너무 뻔히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수사선상에 혼선을 준다거나 경찰을 골탕먹이겠다라는 생각을 가질 만한 위치에 있지 않고 만약에 이 사람이 영웅 심리 때문이다라고 얘기를 하려면 영웅 취급은 어디서 합니까? 대부분 언론에서 하죠.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무기수이고 더군다나 지금 자기 사건과 연관돼서 언론에서 어떤 종류의 기사화가 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입장에 놓여 있어요. ◇ 김현정> 감옥에 있으니까요. ◆ 이수정> 그렇죠. 그러니까 영웅이라 하면 우리한테나 영웅 취급을 받는 거지. 다시는 사회로 돌아오지 못할 이 사람 입장에서는 영웅이 돼 봤자 얻는 게 없다라는 거예요. ◇ 김현정> 허세 부릴 이유가 없다.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만약에 프로파일러들이 정말 진정 신뢰 관계를 잘 형성을 했으면 이 사람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유는 지금 프로파일러와의 신뢰 관계. 예컨대 ‘이제는 털고 가자.’라는 거죠. 이 분이 내일모레 환갑이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본인도 인생의 말년을 앞에 두고 더 이상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부담을 지기 싫다. 이렇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서 어떻게든 심경의 변화 때문에 수사에 협조하려는 자발적 태도를 보이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 면에서 볼 때는 이춘재의 자백이 신빙성이 있는 얘기일 수 있다라고 우리가 생각한 후에 ‘그러면 8차 사건의 범인은 어떻게 된 거야?’ 하고 찾아보니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윤 씨를 만난 사람이 몇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만난 그 신호철 기자도 있고 MBC 기자도 그때 찾아가서 만난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동일하게 한 얘기가 ‘억울하다, 내가 안 죽였다.’ 그리고 가혹행위 혹은 고문이라는 표현을 썼어요. ‘고문당했다. 그래서 자백 안 했으면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라는 말까지 윤 씨가 옥중에서 했더라고요. ◆ 이수정> 그 당시에 폭력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지금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관행적으로 있었다라는 거지, 지금 윤 씨가 어디까지 어떻게 피해를 당해가지고 결국 사법 피해자가 된 건지. 그런지 안 그런지 아직 모르지만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우나 외국의 연구물에 따르면 보통 외국에서는 이런 경우들이 있다고 해요, 허위 자백 사건들이. 그래서 이런 억울한, 과거에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수나 무기수가 된 사람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어요. 이노센스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 지금 그런 연구물들에 따르면 장애가 있거나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특히 허위 자백을 해서 강압적인 수사의 현장에서 좀 벗어나고 싶다라는 열망을 더 간절하게 한답니다. ◇ 김현정> 당장 이 상황을 피하고 싶은.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했다가는 나중에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모르기 때문에 끝까지 버티는데 문제는 이분들은 취약함이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앞서 기자님 말씀하신 대로 만약에 가족들이 제대로 된 지지 가족이 없거나 사실은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고통스러운 수사의 과정을 빨리 끝내고 싶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거죠. (사진=연합뉴스 제공) ◇ 김현정> 증거가 나온 걸 보니까 결정적인 증거가 체모였어요. 그러니까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에 티타늄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윤 씨가 그런 근처 공장에서 일을 했고 이 사람의 체모에서도 티타늄 성분이 많이 나왔다.’ 이 증거 하나하고 족적이 비슷했다. 이런 것이 증거가 됐다고요. 결정적인 건 경찰 수사 당시 자백이었고요. 이 정도는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티타늄이라는 건 DNA와 같은 그런 과학적인 수사 기법은 아니고 예컨대 이 사람이 농기구 업체에서 근무를 했잖아요. 아마도 그 농기구 업체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은 다 티타늄이 많이 나올 겁니다. 어떤 환경에 근무했는지에 대한 일종의 공통분모인 거지, A라는 사람을 특정하는 증거라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사람이 아마도 혈액형이 B형이었을 걸로 추정이 되는데. ◇ 김현정> 혈액형도 B형이었습니다. ◆ 이수정> 그런 여러 가지 당시에 뭔가 오류가 있었던 그런 범위 안에 이 사람이 속했는데 농기구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더군다나 지금 피해자의 오빠와 이 사람이 학교 동창이라는 거잖아요. 그런 종류의 예컨대 면식. 어떤 개인적인 욕망을 가질 개연성이 있다면 이 사람이 범인일 수도 있다라는 가정은 크게 틀린 가정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긴 합니다. 문제는 혈액형을 잘못 검출을 했고 족적도 잘못된 것이고 이제 와서 보니 이 사람을 특정했던 그 모든 사실들이 지금 실제 이 사건의 범인일 개연성이 높은 이춘재와는 완전 180도 다른 얘기들이 지금 나오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은 틀림없이 이제 재수사를 해서 일반 재심 사건처럼. 재심 사건 몇 건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의 무고함을 밝히는 것도 역시 이춘재가 어디까지를 저질렀는지 밝히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됐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있겠죠. ◇ 김현정>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이수정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기대학교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