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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3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93-도톨이, 맴돌이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셈본 6-1’의 60쪽, 6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60쪽 다섯째 줄에 ‘도토리’와 ‘팽이’가 나옵니다. 저는 이런 말이 나올 때면 아이들에게 묻곤 합니다. “‘도토리’는 왜 ‘도토리’라는 이름이 붙었고, ‘팽이’는 왜 ‘팽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라고 말이지요. 이런 물음에 아이들은 저마다 가진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을 해 줍니다. “도토리를 받치고 있는 받침을 보면 도톨도톨한데 받침이 도톨도톨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라고 하기도 하고 “팽이는 우리가 여러 가지 힘으로 돌리면 팽팽 잘 도니까 팽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요?”라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남달리 오래 생각을 해 온 선비(학자)들이 이야기한 말밑(어원)이 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도토리’는 ‘멧돼지가 먹는 밤’이라는 뜻인 ‘도티밤’에서 비롯되었다는 풀이를 아이들에게 알려 주는 것도 값진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물음에 따라 얼른 떠올린 것도 값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내가 생각한 것과 선비(학자)가 까닭을 밝혀 놓은 것과 견주어 보면서 얻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이 나올 때마다 마음 놓고 이런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사람과 겨를이 많기를 바랍니다.

열한째 줄에 ‘맴돌이’가 나옵니다. 이 말은 여기서 가르치고 배우는 알맹이를 놓고 미루어 생각해 볼 때 ‘회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전체’라는 말이 익은 사람들은 이런 말을 썼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말모이 사전을 찾아보면 ‘회전체’와 같은 뜻이라는 풀이가 있으니 그런 생각은 그리 쓸모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그 앞에 나오는 “팽이가 돌 때에 옆에서 보면 어느 쪽에서 보든지 같은 모양으로 보이고 위에서 보면 원으로 보인다.”와 같은 풀이를 보면 그것을 더 똑똑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심대’와 비슷한 ‘돌대’라는 말은 앞서 본 말이기 때문에 더 익을 것이고 또 반가울 것입니다.

61쪽에 넷째 줄에 나오는 ‘공’도 앞서 본 말이고 여섯째 줄에 나오는 ‘검금’은 ‘점선’과 같은 말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앞서 본 말을 다음에 다시 보면 낯이 익고 ‘곧은금’이라는 말을 앞서 보았기 때문에 ‘점금’이라는 말은 처음 봐도 어떤 짜임이고 무슨 뜻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날 우리에게는 낯선 말이지만 옛날 배움책에서 썼던 말들을 찾아 보여 주고 뜻을 풀이해 주다보면 하나둘씩 낯이 익을 것이고 그런 말이 더 쉬운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런 것이 쉬운 배움책을 마련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거라 믿습니다. 둘레 분들에게 널리 널리 알려 주시길 비손합니다.


4352해 더위달 스무나흘 삿날 (2019년 7월 24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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