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mon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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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2화

오늘도 왔어!
너무 길기도 하고 평소에 봐오던 스타일이 아니라서 안좋아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재밌게 봐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네 ㅎㅎ
그럼 후덥지근한 토요일 같이 한번 으슬으슬해져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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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5)

“Cas”가 자기 진짜 이름이 Alex라고 너네한테 말해달래. 내 진짜 이름이 Jessica인걸 너네가 알아도 상관없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얘도 상관 안 한대. 자기 가명을 Castiel에서 따온 걸 별로 맘에 안 들어하는듯ㅋㅋ 뭐 나는 좋아. 지금까지 내가 말했던 모든 이름들을 수퍼내추럴에서 따와서 얘기하는 건 솔직히 나 혼자 무슨 팬픽이라도 느낌이었으니까.

다시 돌아와서 너희가 달아준 모든 댓글들을 살펴봤어. 진짜 진짜 너무 도움이 많이 됐어. 다시 한번 정말고마워. 나랑 Alex가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해 줘서.

너네 중 대부분이 저번에 내가 올렸던 사진 중에 두번째 거가 시카고에 있는 무슨 조형물 같은 거라고 그러더라고? 이름이 Bean이라고 그랬나? 하여튼 나는 전혀 본 적이 없어. 저번 주에 Lisa가 시카고로 휴가를 갔다오기는 했는데… 뭐 잘 모르겠어.

누가 그러던데 저번에 올렸던 첫번째 사진은 아마 철물점 비슷한 데 같다고 하더라. 나도 Alex도 Dean이 철물점 하는 사람을 알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차라리 철물점 같은 데였으면 좀 안심이 될 것 같아.

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자. Alex랑 나는 오후 한 시쯤 해서 Dean네 아파트 앞에서 만났어.

Alex가 내가 올린 포스팅들을 한 세 번쯤 읽어봤다고하더라고. 너네도 계속해서 나한테 물어봤던 것 처럼얘도 나한테 거듭거듭 이게 진짜냐고, 낚시 아니냐고계속 물어봤어. 난 계속 얘한테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영 아닌 것 같다고 말했지. 아파트 안에 뭔가 위험한 게 있으면 어떡하냐고.

Alex는 그냥 코웃음치고 넘겨버렸어. 만약 저기 누군가가 있었으면 내가 거기 15분 넘게 있는 동안 몰랐을 리가 없다는거지. 난 그게 꽤 설득력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음. 내가 진짜 다 뒤져보고 옷장 속까지 뒤져봤었잖아. 거기 안에는 진짜 다른 숨을 만한 데가 없었어. 침대랑 소파 밑은 너무 낮아서 사람이 들어갈 수가 없었고. 내가 뭐 어떤 사람이 테이블 밑에 웅크리고 있는데 눈치 못 채고 지나갔을 리도 없단 말이야.

우리는 제일 먼저 Dean이랑 얘 여친 Lisa가 집에 있는지부터 살펴보기로 했어. 난 별로 기대가 안 됐는데 Alex는 그래도 확인하고 싶어 하더라고. 그렇다고 얘를 또 안에 혼자 들여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아, 인정할게.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거기 들어가서 다시 한번 체크해보고 싶었어. 내가 저번에 갔을 때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왔다는 느낌을 받았거든.

알렉스가 아파트 인터폰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동안 (얘가 몇 달 전에 Dean네 고양이를 봐주기로 한 적이 있어서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대) 삼층 창문을 올려다봤어. 소름 돋게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는거임. 그 까만색이랑 회색이랑 섞인 것 같은 그 블라인드. 분명 나올 때 내가 올려 놓고 나왔었는데. 분명 누가 안에 들어간 적이 있는거지.

이번에는 건물이 딱 들어가자마자 닭살이 막 돋는거야. 그냥 기분 탓이 큰 것 같긴 하지만. 우리는 조용히 삼층으로 올라갔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까 바로 뭐가 변했는지 딱 알겠더라. 뭐라고 설명해야되지.. 그냥 내가 Dean네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느꼈던 그 분위기가 층 전체로 퍼졌다고 해야되나?

복도에 불이 들어오는 데가 별로 없었어. 거의 대부분 꺼져 있었고 코너 부분이나 문 주변 같은 데는 특히 엄청 어두웠어. 천장 근처에 벽 쪽에서는 무슨 곰팡이 같은 게 자라는 것 같더라고. 잘 안보여서 확인은 못했는데 하여튼 그런 것 같았어. 까맣고 무슨 혈관 같이 생긴 게 천장에서 바닥 쪽으로 점점 자라는 것 같은 느낌? 저번에 왔을 때는 분명 이런 게 없었거든.

그제서야 우리가 무슨 연장이나 무기 같은 걸 안 가져왔다는 게 생각났어. 심지어 엄마 네서 빌려온 그 소금도 존나 안 갖고온거지. Alex는 삼층 복도를 쭉 둘러보고 있었는데 내가 무기를 안 가져와서 어떡하냐고 얘한테 말했어. 얘 지금 내가 폰으로 레딧에 타이핑 하고 있는 걸 어깨 너머로 보고 있는데 너네한테 자기 절대 안 무섭다고 꼭 말해달래.

얘는 안무서울지 몰라도 난 지금 무서워 죽겠어. Alex가 군용 나이프를 꺼냈을 때도 전혀 안심이 안 됐다고. 그건 쇠도 아니라서 귀신한테 전혀 효과가 없단 말이야.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Dean이 나한테 진짜 초자연적인 현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게 아니라고 말했었잖아. 그러면 쇠나 소금 같은 게 전혀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말 아닌가? 어쨌든 난 지금 여기 와 있으니까 뭐 어쩌겠어.

Dean네 집은 여전히 안 잠겨 있었고 문패도 없어진 그대로였어. 내가 복도를 쭉 둘러봤는데 다른 집도 문패가 없어진 데가 몇 군데 생겼어. 근데 이건 그냥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는 부분일 수도 있는게 그냥 아파트 매니저가 문패를 새로 갈려고 그러는 걸 수도 있으니까.

덜덜 떨면서 문을 열었어.

안에 진짜 어두웠어. 엄청. 거기서 작동이 되는 전등은 아파트 복도 불이었는데 그건 너무 희미하고 어두워서 안이 하나도 안보였어. Alex랑 나는 핸드폰 불빛을 이용해서 안을 좀 둘러보기로 했어.

안에를 보니까 이건 무슨 곰팡이 천지더라. 온 사방 벽에 거미줄마냥 곰팡이가 빼곡했고 벽에는 심지어 막 금이 가고 있는거야. 곰팡이가 이렇게 빨리 자랄 수가 있나? 저번에 왔을 때는 진짜 이런 거 하나도 없었단 말이야. 근데 며칠 사이에 진짜 천지사방에 곰팡이가 창궐하고 있는거임.

저번에 말했던 그 누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그 느낌이 다시 들었어. 뒤를 돌 때마다 누가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 같은 시선을 느꼈어. Alex한테 말했더니 그냥 어깨 한번 으쓱하고 말더라고..

우리는 천천히, 조용히 탐색을 시작했어. 꼭 같이 붙어다니면서 절대 방심하지 말기로 했지. 블라인드를 다시 올렸는데 워낙 흐린 날이었어서 이 소름 돋는 공기를 전혀 완화시켜주지를 못했어.

Dean의 컴퓨터를 확인해봤는데 지난 4일 동안 아무런 활동이 없었어. 부엌에서는 엄청 뭐 썩는 냄새가 나고. 냄새의 진원지는 쓰레기 캔 더미인 것 같았는데 별로 뒤져보고 싶지는 않았어.

저번에 왔을 때랑 거실에서 유일하게 달라진 건 (물론 곰팡이 빼고) 모든 사진 액자들이 바닥에 떨어져서 유리가 다 깨져있다는 거? 거의 대부분이 Dean이랑 여친 사진이었는데 몇몇 사진은 심지어 반으로 찢어져 있더라고. 개무서웠어 진짜. 어지간히 화난 상태가 아니면 이렇게 해 놓을 수가 없을텐데. 난 갑자기 여기에 주거 무단침입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Alex는 우리는 경찰이니까 머리에 손 올리고 빨리 숨어있는 데서 나오라고 목소리 깔고 막소리질렀어.

아무런 반응도 없었어. 우리는 복도 붙박이장이랑 화장실을 살펴본 다음에 Dean의 침실로 갔지.

여기가 곰팡이가 진짜 제일 심했어. 공기 중에서 그 곰팡이 포자 냄새가 막 나는거야. 냄새가 너무 심해서 손으로 입을 막았어. 곰팡이 냄새 개싫음.

침대는 저번에 왔을 때랑 똑같이 딱 정리되어있었어. 누가 건드린 것 같지가 않았어. 엄청 어두웠는데, 블라인드를 올리려면 침대 위로 올라가야 돼서 절대 그러기가 싫더라. 불은 안 들어왔고.

그냥 별 의미 없이 거울을 봤는데 진짜 놀라 자빠질 뻔. 거울이 엄청 깨져서 내 모습이 막 뒤틀려 보였거든. 꼭 누가 주먹으로 확 내려친 것 마냥.

내가 거울을 보고 있는 동안 Alex가 침대 위에서 뭘 주워서 나한테 보여줬어. 조그만 공책 같은 거였는데그냥 Barnes and Noble (역자 주: 우리나라의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 체인)같은 데서 살 수 있는 그런 흔한거였어. 대부분의 페이지는 거의 깨끗했는데 앞에 몇 장인가가 찢어져서 없더라고. 거기 쓰여져 있는 건 무슨 언어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영어는 절대 아니었음. 내가 아는 문자가 아니었어. 사진 찍어서 시간 날 때 올릴게.

그러고 나서 Alex랑 나는 이제 가기로 했어. Dean네 방의 공기는 진짜 숨이 턱턱 막혔어. 그 흙이 썩는 그런 축축한 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했으니까. 우리는 거실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쭉 돌아보기로 했지. Alex는 몸을 굽혀서 깨진 액자틀을 살펴보고 있었어.

난 복도에 서있었는데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거야. 정확히 폰 진동 소리였어. 난 뒤를 돌아서 핸드폰 불빛을 현관 쪽으로 비추고 가만히 소리를 들어봤어. 진동이 멈췄어. 난 재빨리 Dean의 폰으로 전화를 걸어봤지.

진동이 다시 울렸어. Dean의 방 쪽. 방을 살펴볼 때는 분명 폰 같은 건 없었거든? 전화가 끊기기 전에 빨리 찾을려고 Alex한테 나 따라오라고 손짓하고 Dean의 방으로 다시 달려갔어.

얼마 안 돼서 진동이 어디서 나는지 알 수 있었어. 망할 침대 아래였음. 절대 밑을 보고 싶지 않았지만 천천히 몸을 굽히고 밑에를 봤지.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침대 밑은 진짜 낮았거든. 바닥이랑 거의 3인치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단 말이야. 내가 침대 밑을 볼 수 있게 충분히 몸을 굽히기도 전에 밑에서 뭔가가 내 쪽으로 후다닥 뛰쳐나왔어.

난 진짜 소스라치게 놀랐어. 뭔가가 침대 밑에 카페트를 가로질러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고. 몸을 질질 끌면서. 난 거의 튕겨나와서 방 밖으로 뛰쳐나갔어. 딱 한번 내 어깨 너머로 뒤를 돌아봤고, 바로 후회했어.

내가 뒤를 돌아본 그 찰나의 순간에 그 ‘무언가’가 다시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어. 내가 접근하니까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는 다시 후퇴하는 것 마냥. 뭔가 창백하고 하얗게 번들거리는 길고 앙상한… 뭔가 팔뚝? 같은거였어. 진짜 말도 안되지. 거기 들어갈수 있는 인간은 세상에 없단 말이야.

하여튼 진짜 0.5초 돌아본 것 뿐이었지만 나를 진짜 공포에 질리게 만들기에는 너무나도 충분했지. 난 진짜 빛의 속도로 아파트를 빠져나왔고 Alex가 나를 따라잡았을 때에는 거의 계단을 반 이상 내려온 후였어.

그게 대체 뭐였는지 감도 안잡혀. 하지만 진짜 절대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어. 그게 움직이는 모습은 진짜… 엄청 빠른데 막 삐걱삐걱거리는 그런 느낌? 고양이는 절대 아니었어. 뭐 다른 동물일 수는 있지만 절대 고양이는 아님. 털이 없었다니까? 그냥 희여멀건한 살덩어리였어.

Alex가 우리 집에서 자고 가기로 했어. 우리 둘 다 혼자 있기는 싫었거든. 나 진짜 이거 그만하고 싶다.

씨발. 내가 지금 이거 쓰고 있는 동안 Dean한테 문자왔어. 한 이 초쯤 전에. 
뭐라고 왔는지는 말 안해도 알겠지.


“이리와.”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6)

모두들 안녕. 나Alex야. 지금 이포스팅올리면서Jess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중.이친구가지금엄청스트레스받아있는상태인데,왜그러는지너무잘이해하겠어.Dean은 내가 진짜 좋아하는사람들중에하나인데Jess는 내가 잘 모르는사람이었거든.물론이일이터지기전에말이지.적어도친구는하나사귀었으니그건다행이네.

너희가 우리한테 조언해준걸바탕으로뭘해야될지리스트를만들고있는중이야.Jess는 진짜 단호하게 Dean의아파트로절대안가겠다고거부하는데,이제는Sam네 집을 좀 체크해보고싶다고하네.

난솔직히좀이해가안가.난좀그침대밑을조사해보고싶은데얘는진심으로거기가기싫다고하거든.나혼자갈수는없고,그렇다고Jess 말고 다른 사람이랑같이가는건좀그래.좀이상한기분이기는한데이일을아는사람이적으면적을수록좋다는생각이들어.그냥곰팡이포자때문이겠지.

너네 조언에 따라서경찰에신고했어.그니까다시한번신고했다는말이야.되게귀찮아하는것같더라고.Jess가 그 침대 밑에서뭘봤는지열심히설명했는데,경찰들은그냥여자애의지나친망상정도로치부하고넘어가는것같애.또세입자의허락없이는우리가그빌딩에들어가면안된다고하던데?아그곰팡이문제에대해서는그냥아파트매니저한테말하라고하고.자기들이할수있는게없대.

경찰이 이 일에관여하는게그리좋은생각은아닌것같아.Jess도 여기에는 동의했어. 친구구하려다가감옥에가는건진짜피하고싶으니까.

그래도 그 아파트매니저라는사람한테연락을해볼려고했어.몇번전화해봤는데답이없더라.그곰팡이에대해서모른다는건말이안되는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난무기랑챙겨서다시한번거기가봐야된다고봐.포자가폐에안좋을지도모르니까마스크도쓰고.이웃들하고도한번얘기해봐야될것같고.지금계속Jessica를 설득하려고 노력 중이니까어떻게될지는좀더봐야될것같애.

진짜 솔직하게 얘기할게:난뭐초자연적인현상이일어나고있다고는생각안해.초자연적인뭐그런거안믿어.근데그렇다고지금일어나는일들이위험하지않다는건아닌것같아.Jess는 무슨 폴터가이스트나 괴물같은그런생각을하고있는것같은데솔직히진짜웃김.지금얘는되게불안정한상태야.침대밑에서뭘본건지는모르겠지만하여튼걔가생각하는귀신같은건아닐거라고.

근데 이건 인정해야겠어.그침대위에서발견했던그노트있잖아.그건좀이상한듯.

이게 그거 찍은 사진들이야.
넘겨짚고 싶지는 않은데내생각에Dean 글씨체는 아닌 것같아.솔직히말하자면Lisa가 쓴 것 같애.걔가원래좀이런오컬트적인거엄청좋아하거든.개인적으로그냥Lisa가 장난으로 이런 거쓴거같은데,Jess는 이걸 좀 심각하게받아들이는거같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너네가Jess한테 그 이상한소금이나성수같은그딴말도안되는조언좀그만해줬으면고맙겠어.얘는너네가도움이된다고하는데난아니야.

더 안좋은 건뭐냐면,Jess가 어제밤에 자기 지갑에서이상한걸발견했대.무슨이상한허브?같은거랑종이쪼가리가들어있는주머니같은건데,이게도대체언제부터들어있었던건지모르겠다더라.(여자애들은지갑청소도안하나..)하여튼엄청소름끼쳐하더라고.그게이거랑관련있는지난잘모르겠는데,하여튼Jess가 이 이야기 꼭여기다올려달래.

내가 보기에는 그냥얘가집어넣고잊어버린방향제같은데.그렇다고보기에는냄새가진짜엄청구리기는하지만.

그 주머니 사진이야.

그리고 이건 안에 들어있는 종이쪼가리.

아 그리고 Dean은어제밤에마지막으로문자한거이후로아무대답이없어.내가Jess 폰으로 몇 번보내봤는데답이안오더라.

너네한테는 좀 김빠지는결말일수도있겠다.그나저나 너네 그잘돌아가는머리 좀 써봐. 그노트에뭐라고써있는건지좀알아봐 줄 수있지?그게대체무슨언어인지나도궁금하거든.

ㅎㅇㅌ. 또 무슨 일 있으면 다시 돌아올게.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7)

안녕 다시 Jess야. 이제 앞으로 Alex한테 포스팅 못하게 할거야. 존나 싸가지없어. 미친놈인가봐. 너네는 그냥 우리 도와주려고 한 거잖아. Alex가 안 그렇다고 해도 나는 진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어쨌든 나 이제 걔랑 얘기 안 해. 진짜 안 좋은 일 있었어.

난 솔직히 그 악마 소환이니 의식이니 하는 얘기 별로 안 좋아해. Dean이랑 Lisa가 무슨 의식 같은 걸 했다면 걔네는 분명 그냥 재미삼아 한 걸 거야. 그건 분명해. 얘네가 악마주의 같은 거에 깊은 지식이 없다는 걸 내가 확신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얘네가 실제로 그런 의식을 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망했을거야. 그러니까 얘네가 악마를 소환하려고 했다 하더라도, 또 그 악마가 실제로 있다고 하더라도 진짜 이 세계로 불려나왔을 리는 없다는거지.

만약 얘네가 그 노트를 썼다면 그냥 장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을거야. 어쩌면 그냥 던전 앤 드래곤(게임) 같은 거 할려고 그린 걸수도 있어. 그래도 이게악마랑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억누르는게 힘들기는 하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어. 엄청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거든.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 그니까 그 악마나 이상한 생명체나 뭐 유령 같은 것들이 완전 헛소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또 모르는거잖아.

Dean이랑 Lisa가 미친 걸지도 몰라. 어쩌면 내가 미쳐 돌아가고 있는 걸지도. 악마가 진짜 있는지도 모르고.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닐 수도 있잖아. 이게 사이비종교일 수도 있어. 아니면 그냥 다 낚시일 수도 있겠지. 아니면 외계인 같은 걸 수도 있어. Dean이랑 Sam이 그냥 둘이 같이 도망가고 있는 걸 지도모르지. 그 침대 밑에는 떠돌이 노숙자 어린애가 살고 있는 거고.

암만 생각해도 답이 없어.

휴..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일단 악마설은 좀 접어두는 걸로 할게. 그런거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을 테니까. 하여튼 내가 Alex랑 더 이상 얘기 안하는 이유 첫 번째. 저번 포스팅에 썼던, 내 지갑에 들어있던 그 주머니 기억나? 걔가 이런 말도 안 되는 건 그냥 버리라면서 내가 점심 먹으러 나간 사이에 불에태워버렸어. 댓글 달아준 너네 중에 한 다섯 명 정도가 그거 태우지 말라고 했는데.

만약에 너네가 말한 대로 그게 무슨 말린 라벤더 (마늘? 같은 것도 있었던것 같은데. 냄새 진짜 장난 아니었거든) 같은거면 걔는 누군가가 날 보호하기 위해서 가방에 넣어 놓은 걸 그냥 불태워버린 게 되는 거라고. 아니면 설령 그게 불길하고 안 좋은 역할을 하는 거였다고 하더라도걔는 그걸 불태워버림으로써 뭔가 안 좋은 걸 봉인 해제 시킨걸수도 있는 거잖아.

그게 진짜 별 거 아니었을수도 있어. 하지만 신중해서 나쁠 건 없잖아 안그래? 자기는 그걸 불 태운게 나쁜 생각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그렇다고해도 나 진짜 겁나 빡쳤었어. 걘 내가 불안해하는 걸 보고는 날 비웃더라. 백 번 양보해서 그게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해도 내 물건을 맘대로 불태우면 안되지.

어쨌거나. 우리는 같이 Sam네 집으로 갔어. 내가 뭘 기대하고 간 건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걔네 집은 그냥 완벽하게 정상이었어. 그냥 금붕어가죽어있다는 정도? Sam 옷장에서 짐 같은 것도 다 살펴봤는데 아무 것도 안 가져갔어.

내가 다시 뒤를 돌아봤을 때, Alex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그냥 거기 못 박힌듯이 서서,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턱은 살짝 내리고. 웃음기도 없이 말이야. 되게 소름 돋았어. 나한테 뭐 추파 던지거나 그런 게 아니었어. 뭔가 위험해보였단 말이야. 살짝 공격적인 느낌?

내가 “뭐? 왜?”라고 하니까 나보고 우리가 그냥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거라고 하더라. 우리는 Dean네 아파트에 가야됐다고. 다음에 Dean이 이리오라고 문자 보내면 가야 된다고. 만약에 Dean이 지금 멀쩡한 상태면 우리가 굳이 얘를 찾으러 돌아다닐 필요가 없고, 얘가 오라고 했을 때 만약 갔으면 Dean을 만날 수 있었을거라고. 그리고 만약 Dean한테 진짜 무슨 일이 생긴거면, “이 망할 옷장이나 존나 뒤지는 대신에” 무슨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지 확실하게 확인 할 수 있었을거라고.

내가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니까 Alex는 그냥 여기저기 쑤시고 돌아다니는 이 엿 같은 상황에 질렸다고 말했어. 우리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닥트려서 무슨 일인지 확실히 알아야 된다고. 난 위험하다고 주장했지. 그리니까 걔가 내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섰어.

걔의 그 태도는 진짜 무서웠어. 적개심에 가득 차 보였다고. 진짜 하늘에 대고 맹세하는데 눈빛이 무슨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 같았다니까. Alex는 나보다 덩치가 한참 커. 결국 그냥 다음에 Dean이 문자하면 그아파트로 가기로 억지로 동의하고 끝냈어. 난 적어도 Dean이 오늘 밤까지는 문자를 안 보낼거라고 생각했고, 그 전에 Alex를 떨어트려 놓으려고 엄청 머리를 굴렸어.

결국 그렇게 못했어. 얘가 미적거리더라고. 얘를 내 집에서 내보낼 만한 변명거리가 없었어. 걔가 내 폰이랑 Sam 폰을 압수하고 내가 얘한테 거짓말하지는않는지 감시했으니까. 진짜 엄청 무서웠어. 얘가 이렇게 강박적인 미친놈인 줄 몰랐어. 레딧에 포스팅 올리지도 못하게 하고 누구한테 전화도 못하게 했어. 심지어 담배 피러 나갈 때 같이 나와서 감시했다니까? 너무 무서워서 뭘 시도도 못해봤어. 밤이 될 때까지그냥 앉아서 TV 보면서 같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어.

한 열 시쯤 되서 뭔가가 머릿속에 떠올랐어. 내가 잠들어있으면 같이 가자고 안하겠지? 난 화장실로 가서 발륨 한 알을 먹었어. 30분쯤 있다가 머리가 소파 위로 툭 떨어졌지. Alex가 짜증난 듯이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리더라. 좀 있다가 난 깊이 잠들었어.

내가 깨고 나서 가장 처음 알아차린 건 그 냄새였어. 후덥지근하고 축축한 땅 냄새 같은? 지하주차장에서나는 그런 냄새 있잖아. 누가 내 머리를 꾹 누르고 있는 것처럼 머리가 엄청 아팠어. 나는 진짜 너무 혼란스러워서 빨리 일어났지. 이 미친 어둠은 절대 내 집에서 볼 수 있는 게 아니었어. 난 그냥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던거야. 움직일 때마다 허리가 엄청 쑤셨어.

거기가 어딘지 알아차리는 데 좀 걸렸어. 왜냐면 진짜 겁나 어두웠거든. 그런데 얼마 안 있어서 나는 내가 어디 있는지 알고 혼비백산했지. Dean네 집 앞 로비. 난 로비 문 바로 몇 미터 앞에 누워 있었어.

불은 하나도 안 켜져 있었어. 난 로비가 이렇게 어두운 건 본 적이 없었어. 내 폰은 내 왼쪽 옆에 얌전히 놓여 있어서 난 폰을 들고 내 주위를 좀 비춰 봤지. 곰팡이가 삼 층에서부터 퍼져서 건물의 모든 벽을 휘감고 있었어. 심지어 천장까지도. 곰팡이가 원래 이렇게 빨리 자라? 난 이제 이게 곰팡이가 맞는건지도 모르겠어. 냄새는 확실히 맞는데.

곰팡이 포자에 생각이 미쳐서 난 내 소매자락을 입에대고 일어나려고 낑낑댔어. 다리가 말을 안들어서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아무것도 건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내 옆에 있는 
기둥 하나를 붙들고 일어나야 됐지. 뭔가 곰팡이를 건드린 것 같았는데 내 손에는 아무것도 안 묻어 있었어.

근데 유리에도 곰팡이가 자라나? 유리에도 곰팡이가있어서 들어가는 문 찾는데 오래걸렸어. 문이랑 벽이랑 구분이 하나도 안되더라고. 곰팡이가 아니라 무슨덩굴같은건가?

너네를 위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셀카 찍은 것도 있어. 근데… 썩 좋아 보이지 않을거야.

이게 그 사진들이야.
사진 찍을 때 플래시 터트리는 바람에 눈이 좀 부셔가지고 거기 눈 깜빡거리면서 좀 가만히 서 있었어. 왠지 모르겠는데 귀도 좀 멍멍한 것 같았어. 근데 그러는 와중에 내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 로비 구조를 좀 설명하자면 앞에 문이 있고 두 줄로 기둥이 쪽 세워져 있는 무지 큰 방이거든. 앞문 반대쪽에는 엘리베이터가 있고. 양쪽으로는 복도로 이어지게 돼 있어.

소리는 오른쪽 복도쪽에서 나고 있었어. 뭔가를 긁어내는 것 같은? 누가 뭐 무거운 걸 땅에 질질 끌 때 나는 소리 있잖아. 난 그 소리가 뭔지 확인하려고 굳이 거기로 가까이 가고 싶지가 않았어.

난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뒷걸음질쳤어. 내가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니까 그 질질 끄는 소리가 더 빨라졌어. 그 소리 사이사이에 발자국 소리랑 뭐 다른 이상한 소리 같은 것도 났는데.. 왜 그 손가락 마디 꺾을 때 뚝 하는 소리 있잖아. 그거를 엄청 빨리 자주 낸다고 생각해봐.

나는 문 쪽을 흘깃 보고 뛰기 시작했어. 밖으로 나가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 한 10블록 정도를 쉬지 않고 뛴 다음에야 멈췄는데 그때까지도 귀는 계속 윙윙거렸어. 집으로 오는 나머지동안은 그냥 걸어서 왔어.

내 생각에는 Alex가 난 거기로 데려간 거 같애. 그 이후로 얘를 보지는 못했는데 다시 연락해보지는 않았어. Sam 폰이 우리 집에 없는 걸로 보아하니 얘가 Sam 폰을 가져간 거 같애. 적어도 내 걸 가져가지는 않았네. 내가 그 로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쓰러져 있었는지 모르겠어. 그 곰팡이인지 뭔지에 노출되어 있었던 게 내 건강에 안좋을까? 몸이 아프지는 않은 것 같은데. 다른 애들처럼 실종되지도 않았고 말이야.

우리 집으로 온 다음에 셀카 하나 더 찍었는데 아무래도 내 폰에 뭔가 문제가 생긴듯

이게 그 사진임.
Alex가 다시 나한테 연락 안했으면 좋겠다. 그냥 걔가 내 인생에서 좀 얌전히 사라져줬으면 좋겠어. 그냥 이 모든 게 내 인생에서 좀 꺼져 줬으면 좋겠다.

한 새벽 네시쯤 되서 집에 왔는데 폰 확인해보니까 Dean이 나한테 한시 삼분쯤에 문자했더라고. 내가 자고 있을 때.

D: 무서워하지마.
D: 난 괜찮아. 모두ㅜ 다 갠차나.

[몇 분 있다가]

D: 나 너핳ㄴ넽 뭐 보여줄ㄹ러 있어
D: 이리와

[10 분쯤 지나서]

D: 난 괜찮아. 모든 게 다 괜찮아.
D: 나머지ㅣㅣ 애들ㄹ도 델ㅇ올게
D: 너한테 보여줄게

[얘가 나한테 이런 사진 보냈는데 왼쪽 위 구석에 무슨 얼굴 같은 게 비친 것 같아. 머리를 보니까 Dean같기는 한데 나머지는 잘 모르겠어. 여기가 어딘지 아는사람?]

D: ㄴㄴㄴ넌 그냥 옥ㄱ만 하면 되ㅣ

[이쯤에서 Alex가 내 폰으로 얘한테 답장한듯. 난 분명 이런 문자 보낸 적이 없으니까.]

나(Alex): 지금 거기로 갈게.

난 경찰에 신고했어. 오늘 저녁에 만날거야. 내가 다시 그 아파트로 경찰이랑 같이 가서 걔네한테 다 보여줘야 할 수도 있대. 진짜 그러기 싫지만 그렇게 해야겠지. 드디어 경찰들이 이걸 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애. ‘납치’라는 단어를 계속 언급하는 걸 보면. 경찰들이랑 만나고 나서 다시 업데이트 할게.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8)

오늘은 진짜 내 인생 최악의 밤이었어. 난 지금 모텔 방에 있고 밖에는 경찰 몇 명이 지키고 있어. 적어도 여기는 좀 안전하겠지.

너네가 하는 말 들어보니까 Dean이 나한테 보낸 그 사진은 아마 시카고에서 찍은 거 같애. 여기서 시카고까지 갈려면 차로 적어도 하루는 가야되는데… 근데 얘 폰은 분명 그 아파트에 있거든? 그니까 폰으로 찍은 게 아니거나 아니면 얘가 텔레포트를 했거나 둘중 하나겠네.

어쨌거나 난 경찰서로 가서 Dean네 아파트로 이 사람들을 데리고 갔어. 내가 겪었던 모든 것들을 경찰들한테 설명해줬고 그제서야 이 사람들이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시작하더라. 아파트 매니저한테 여러 번 연락할려고 시도했는데 절대 안받았어. 보통 사람들은 경찰한테서 오는 연락을 그냥 무시하지 않잖아.

거기에는 나랑 경찰 4명이 같이 갔었어. Robins, Morgan, Brown, Niles 이렇게 네명. 우리가 경찰차 밖으로 나왔을 때 나는 블라인드가 다시 내려져있다고 그사람들한테 알려줬어. 내가 거기 갔다온 다음에 누가 왔다갔던 게 분명한 것 같다고 입을 모으더라고. Brown 경관이 웃는 얼굴로 나한테 총을 보여주면서 하나도 걱정할 것 없다고 안심시켜줬어.

내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에(Alex가 나한테 알려줌) 내가 들어가기 전에 Niles랑 Morgan이 먼저 들어가서 쭉 훑어보기로 했어. 나는 Dean네 집 호수를 알려줬는데, 나한테 다시 돌아와서 말하기를 아파트 문 전체에 번호가 다 없어져 있다는거야. 그래서 내가 가서 어디로 가야되는지 알려줘야됐어. Robin이랑 Brown은 밖에 남아서 누구 들어오는 사람은 없는지 지키기로 했고. 여기는 진짜 쪼그만 마을이기 때문에 이게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했어. 큰 팀을 꾸려서 오지는 못하지만 본부에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도 했어.

아파트 안은 어젯밤이랑 똑같앴어. 곰팡이 천지. 이번에는 우리 다 마스크를 꼈어. Niles는 이런 곰팡이 종류는 처음 본다고 하고 샘플로 좀 뜯어갔어. 나중에 조사한다고.

안에 공기는 진짜 미치도록 숨막혔어.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소름이 쫙 돋았다고. Niles 경관도 부르르 떠는 걸 내가 봤어. 사방에서 나를 지켜보는 느낌이었어. 누가 날 보고 있는데 도저히 그게 뭔지 알 수 없는그 불안한 느낌 알아? 내가 너무 두리번거리면서 신경질적으로 구니까 Niles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좀 진정하라고 하더라.

엘리베이터는 고장났고 버튼은 죄다 닳아 있었어. 건물 전체에 전기가 하나도 안들어오는 것 같았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계단으로 갔지. 계단 올라가는 중에 경찰들이 나한테 손전등 하나를 쓰라고 줬어.

삼층은 로비나 계단보다 훨씬 심했어. 곰팡이가 천장등까지 잠식해 있었고 몇 개는 심지어 떨어져서 산산조각 나 있었어. 벽지는 다 벗겨져서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고. 그 유리조각이랑 벽지 찢어진 걸 넘어서 Dean네 집으로 가야했어. 냄새는 마스크를 써도 진동을 하더라.

경찰들은 그 경찰스러운 절차들을 다 마쳤어. 왜 그런 거 있잖아. 문을 포위하고 난 다음에 경찰이니까 문 열라고 하는 거. 그 다음으로는 총을 내린 채로 들어갔지. 나는 그러는 동안에 문간에서 불안하게 서성거리면서 내 등 뒤를 2초 간격으로 흘끗거리고 있었어. 드디어 Niles가 나한테 들어와도 된다고 손짓했어.

들어가자마자 그 냄새가 나를 ‘덮쳤어’. 그니까 무슨 진짜 덤프트럭이 덮치는 것처럼 문자 그대로 덮쳤다고. 예의 그 냄새 있잖아, 흙 냄새에 뭔가 시큼한 화학물질 같은 게 섞인? 경찰들이 나보고 들어와서 이전이랑 똑같은지 좀 봐달라고 했어. 이전이랑 전혀 똑같지 않았어.

원래 거실 소파는 크림색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시커멓게 변해 있었어. 그 블라인드 색처럼. 그리고 엄청 더러워지고 납작해져 있었어. 누가 엄청 오랫동안 쓴것처럼. 그것 뿐만이 아니라 그 아파트 건물 전체가 무슨 한 20년 동안 버려져있었던 것 같았어. 싱크대에 있는 접시들은 다 깨져 있었고 초록색 물때가 자글자글 껴 있었어. 부엌에서 나는 냄새는 특히 더 심했던 거 같아.

화장실 거울은 이제 완전히 다 깨져 있었어. 샤워기 머리 부분에서는 까만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고 욕조는 완전 다 녹이 슬어 있었어.

우리는 Dean의 침실로 들어갔어. 침대만은 여전히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였어. 그냥 깨진 거울 조각이 위에 흩뿌려져 있었을 뿐. Morgan은 나한테 Dean 폰으로 다시 전화해보라고 했어. 핸드폰이 아직 그 자리에 있는지 확인해보자고.

난 진짜 처참하게 벌벌 떨면서 그렇게 했지. 우리는 폰 진동 소리를 듣기는 했는데 꼭 엄청 멀리서 들려 오는 것처럼 조그맣게 들렸고 또 엄청 메아리쳐서 들렸어. 꼭 벽 뒤쪽에서 나는 소리같이 말이야.

Morgan이랑 Niles가 매트리스를 뒤집었어.

제일 처음 알아차린 건 매트리스 아래쪽이 완전 다 파여나갔다는 거였어. 아님 불에 탄 걸수도 있고. 안쪽이 둥그런 모양으로 까맣게 썩어 있었어. 내가 만약에 매트리스 위쪽을 만져봤다면 안이 텅텅 비어서 몇 센치 두께밖에 안 된다는 걸 알아차렸을 거야. 그래서 매트리스 아래에 성인 남자 정도의 사람이 비교적 편안하게 들어갈 공간이 있었던 거였어. 그거 보고 진짜 토할 것 같더라.

그 다음으로 알아차린 건 벽에 붙어있는 환풍구가 통째로 뜯어져 있다는 거. 침대로 가려져 있어서 몰랐는데 매트리스를 걷어내니까 벽에 뚫려 있는 깊고 어두운 구멍이 보였어. 누가, 대체 왜 거기로 들어간 건지 진짜 알 수가 없었어.

Morgan은 이 사건의 새로운 국면을 다른 경찰들에게 알렸어. 이 빌딩에 누가 돌아다니고 있건 간에 이 오래된 환풍구 시스템을 통해서 들락날락했을 거라고 했어. 이 빌딩의 모든 환풍구들이 연결되어 있을 건데, 그걸 조사하려면 좀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고.

난 이쯤 해서 집에 가고 싶었어. Niles랑 Morgan도 나는 더 이상 여기 없어도 될 것 같다고 동의해줬지. 근데 가기 전에 부탁 하나만 들어달라고 했어. Dean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해달라고. 난 그렇게 했지. 그리고 우리는 그 진동 소리가 환풍구 안쪽에서 들린다는 걸 깨달았어. Niles는 천천히 환풍구 입구 쪽으로 몸을 숙였어.

뭔가가 안쪽에서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어. 질질 끄는그 소리. 벽이랑 상당히 가까운 데서 나는 소리였어. Niles는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섰어. 뭔가 살이랑 금속이랑 부딪히는 소리? 손발을 빠르게 타다닥 거리는 그런 소리가 들렸어. 난 눈을 꼭 감고 최대한 그 구멍에서 멀어지려고 문 쪽으로 갔어. Niles랑 Morgan은 총을 겨누고 손전등 불빛을 그 쪽으로 비췄어. 그래도 그게 뭔지는 보이지 않았지.

“이 엿 같은 데서 빨리 나가야겠어,” Niles가 말했어. 그는 눈에 띄게 불안해하고 있었고 Morgan은 굉장히 걱정되는 눈치였어. 이 둘은 서둘러서 나를 끌고 침실을 나갔어.

그 다음에 뭔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 분명 우리는 계단참에 있었거든? 내가 맨 앞이었고 그 둘이 내 뒤에 있었다고. 그리고 나서 나는 코너를 돌았는데 그 다음 순간에 두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어. 나는 완전 패닉 상태로 내 후레쉬 불빛을 여기저기 비추면서 계단으로 그들이 내려오는 걸 기다렸어. 아무도 없었어. 아무것도. 내 바로 뒤에 있었는데!

불이 꺼졌을 때의 이 아파트 계단은 진짜 세상에서 제일 어두운 공간일 거라고 장담해. 난 거기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어. 진짜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인생을 통틀어서 이렇게 겁에 질린 적이 없었던 거 같아. 나는 Niles와 Morgan의 이름을 애타게 외치면서 두 층을 더 내려가서 바로 내 눈 앞에 보이는 첫번째 문을 밀고 들어갔어.

나는 로비로 나온 게 아니었어. 난 진짜 하늘에 맹세코 내가 1층에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불빛을 대충 비춰보고 나서 나는 내가 이 빌딩의 지하실에 있다는 걸 깨달았어. 그렇게 어두웠는데도 나는 곧바로 거기가 Dean이 며칠 전에 나한테 보냈던 사진의 그 장소라는 걸 알 수 있었지.

나는 문 쪽으로 다시 물러났어. 그 망할 계단으로 다시 돌아가야 될 거 아냐. 내 귀가 웅웅거리면서 다시 울리기 시작했어. 머리가 진짜 깨질 것 같이 아팠어. 그 때 내 오른쪽에서 질질 끌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본능적으로 손전등 불빛을 그 쪽으로 비췄어.

Alex가 거기 있었어. 내 쪽을 등지고 지하실의 커다란 기계를 마주보고서. 팔을 그냥 몸통 옆에 힘없이 늘어트리고 그냥 자기 앞에 있는 파이프 같은 걸 뚫어져라 보고 있었어. 엄청 놀란 동시에 뭔가 좀 안심이 되기도 해서 이름을 불렀어. 천천히, 정말 천천히 나를 돌아봤어.

웃고 있었어. 엄청 엄청 환하게. 너무 환하게 웃고 있어서 얼굴이 아프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보고 있는 동안 아래턱을 천천히 벌렸어. 결국에는 입을 엄청 크게 벌리고 소름끼치게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응시하게 된 거야. 미친듯이 신이 난 사람인 것 마냥.

근데 그것 빼고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어. 심지어 내 쪽으로 몸을 돌리지도 않았어. 그냥 어깨 너머로 나를 보고만 있었던 거야.

그 때 갑자기 슥슥 끌리는 소리가 또 들렸어. Alex가 있는 쪽 복도에서 들렸는데 좀 더 멀리서 나는 소리였어. 얘가 알아차린 낌새는 없었어.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조용히 웃으면서 날 뚫어지고 쳐다보고 있었어. 거의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나는 그 소리가 나는 쪽으로 불빛을 비췄어.

내가 본 게 뭔지 확실히 모르겠어. 그것(그 사람일지도)은 너무 멀리 있어서 불빛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거든. 근데 배를 바닥에 깔고 다리를 질질 끌면서 팔로 기어오고 있었던 것 같아. 진짜 끔찍하게 말랐고 피부는 희게 번들거렸어. 그리고 그게 내 쪽으로 점점

더 빨리 다가오고 있었어. 팔을 움직일 때마다 그 미친 뚝뚝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눈이나 코는 못 봤어. 다시 말하지만 그렇게 가까이 있지는 않았으니까. 근데 언뜻 보기에는 얼굴 위쪽 전체가 그냥 맹숭한 희여멀건한 살덩어리였어. 근데 입은 있었어. 얼굴에 비하면 너무 컸는데 거의 광대뼈 있는 데까지 입이 한껏 찢어져 있었어. 이빨도 엄청 컸어. 사람 이빨 모양인데 훨씬 길었어. 그것도 웃고 있었어. 존나 신난 것 처럼.

난 거기 영원이라도 된 것처럼 못박혀있었어. 소리조차 못 지르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러다가 그게 불빛이 닿는 경계 바로 앞에서 멈춰서, 천천히, 아래턱을 벌리고 시커먼 입안을 보였어.

그게 날 움직이게 만들었어. 난 순식간에 지하실을 벗어나서 계단을 뛰어올라갔어. 내 등 뒤로 지하실 문이 다시 열리고 누가 날 재빨리 쫓아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Alex인 것 같아.

경찰 네 명은 다 정문 앞에 있었어. 내가 없어져서 다들 엄청 놀라고 당황했더라. 밖으로 뛰쳐나오면서 다른 말 필요 없이 그냥 지금 당장 떠나자고 했어. 내가 경찰서에 가서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내가 본 게 뭔지 설명할 수 있었지. 걱정하는 표정으로 경찰들이 다시 가서 조사할 거라고 했어.

나는 내일 이 마을을 떠날거야. 다시 집으로 갈래. 이제 그만할거야. 미안하지만, 진짜 이제 그만 할래.

Dean, Sam, Lisa, 너네가 만약 이걸 다 읽고 나면 제발 나한테 괜찮다고 연락해줘. 사랑해 얘들아. 


내 친구가 연락이 안돼 (마지막)

너무 적정하ㅈㅣ마.
난 괜찮아. 모ㄷ는 게 다 괜차나.

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하. 결국 Jess에게도 문제가 생긴걸까.
어떻게 되고 있는거야 정말. Alex는 진짜 빡치네 왜 남의 걸 맘대로 태워. 정말 누군가 Jess가 걱정돼서 넣어놓은 것일 수도 있을텐데... 맘대로인 사람들 너무 싫다.

Dean도 Alex도 어떻게 된걸까, Jess도 앞으로는 어떻게 되는걸까. 다시 돌아오는 길은 있는걸까, 그러고보면 Alex가 태워버린 Jess의 그 말린 허브는 누가 넣어 놓은걸까.

궁금증을 안고, 내일 다음 이야기 같이 보도록 하자!
1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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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건 몰아봐야ㅜㅜㅜㅜㅜ
무섭다.ㄷㄷ사진들..ㄷㄷ
방금전까지 있던 3화가 어디갔죠?!?!? 나중에 보려고 중간에 끊었는데...
앗...저만 없어졌나봐요
엥 3화 그대로 있어요!
나중ㅔ 찾았ㅓ요!!
너무 무섭네요ㅜㅠ 제시한테도 문제(?)가 생긴거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ㅜㅜ
언제 올라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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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3화
어제까진 Jess의 이야기였다면 오늘은 Dean의 이야기야. Jess가 레딧에서 사라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Dean이 레딧에 글을 쓰게 된거지. 어떻게 된걸까? 궁금하지? 얼른 같이 읽어보쟈! 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1) 너네가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좀 알아야 될 것 같애.  내 친구가 남긴 마지막 힌트가 nosleep이거든.  근데 지금은 나한테 아무 대답도 안해. 아니, 내문자나 전화에 아무도 답장을 안해.  엄마한테 전화했다가 엄청 욕먹었어;;  또다시 자기 엿 먹이면 경찰에 신고할거래.  그러고 그냥 끊어버렸어. 대체 뭔 일이 일어난거야? 나 어제 시카고에 있는 어떤 호텔에서 일어났는데 내가 여기 왜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옷은 그냥 멀쩡하게 외출복 입은 채였어.  일어나서 내가 제일 처음 생각한 건 진짜 겁나 배고프다는 거?  두번째로 생각한 건 내가 여기서 존나 뭐하고 있는지모르겠다는거?  일어나서 얼마 안 있어서 여기가 일리노이 시카고에 있는 쉐라톤 호텔이라는 걸 알게 됐어.  나는 앞으로 이 호텔에서 3일을 더 묵도록 되어 있었고.  그거 알아낸 거 빼고는 뭐가 어떻게 되가는 건지 알 길이 없어. 마지막으로 내가 기억하는 건 오레건 주에 있는 우리집 소파에 앉아가지고 친구들이랑 문자하던 거야. 그냥 트렁크 바지 같은 거 입고.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 얘기 같은 거 하고 있었는데.  내 여친은 지금 마을에 없어서 우리 집에는 나 혼자였지. 문은 잠겨있었고 나 진짜 말짱한 상태였어. 어떤 술취한 미친놈이 복도에서 시끄럽게 굴길래 밖에 나가서 확인해봤더니 아무도 없더라고.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 그리고 그게 그냥 다야.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게 여기서 일어난 거. 무려 여섯 개 주를 거쳐서 꼬박 하루를 차로 운전해야 올 수 있는 거리라고.  내 짐은 다 풀어져 있었고 내 코트는 의자에 그냥 얌전하게 개어져있었어. 달력을 보니까 거의 한 주 정도 기억이 없어. 그냥 아무 기억도 안나 미친거 아냐?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너무 알고싶어서 폰을 좀 확인해 볼려고 했는데 여기 내 폰이 없네. 아니 있다 하더라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대신 나한테 내 여자친구 폰이 있어. 우리 둘이 폰이 좀 비슷하게 생겼기는 한데 한번도 서로 헷갈린 적 없는데… 내 여친한테 부재중 전화랑 문자 엄청 많이 와있었어.  대부분 너 어딨냐고 무슨 일 생겼냐고 물어보는 문자였어. 그거 보고 진짜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 얘도 없어진거지. 얘를 찾아야겠어. 아마 지금 내 여친한테 내 폰이 있는 거 같은데, 전화해봤더니 안 받아. 문자 기록으로 들어가서 봤더니 내 번호로 사진 두장이 보내져 있더라고? 물론 나는 기억이 전혀 없지. 이거 말고는 다른 활동 기록이 없었어. 사진을 보니까 뭔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는 게 있는거 같은데, 정확하게 뭐가 떠오르지는 않아. 이게 그 사진들이야.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내 친구 Jessica랑 Alex한테도 문자가 와 있었어.  엄청 이상해. 왜냐면 걔네랑 내 여친이랑은 서로 문자 안하니까.  Jess는 뭔가 정신없이 계속 내가 어딨는건지, 내 여친은 어딨는지, 우리 다른 친구 Liz는 어딨는지 물어댔어.  전화도 엄청 많이 와있더라고. 우리 되게 절친이거든. 그래서 걔한테 전화해봤는데 바로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더라? 그 왜 폰 꺼져있을 때 그러잖아. 그래서 문자 보냈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그리고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바로 답장이 왔어: “ㅋㅋㄱㅋㄱㄱㅁㄴㅋㅌ nosleep에 물어봐” 레딧을 하는 사람으로써 당연히 Nosleep이 뭐하는데인지는 아는데 여기 그렇게 자주 오는 편은 아니거든. 근데 얘가 물어보래서 물어보는건데, 너네 뭐 알고 있는 거 있어? Jess는 지금 나한테 답장을 안하고, 이 상황에 대해서 좀 알고 있는 것 같은 애들도 아무도 답이 없어. 가장 지금 걱정되는 건 내 여자친구랑 내 제일 친한 친구 Liz랑 Alex가 아무 연락도 안 된다는 거야. 지금 나는 집에서 엄청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고… 진짜 화나고 걱정되서 미칠 것 같아. 그래서 너희한테 물어보는거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모든지 해야 될 것 같으니까. 내가 기억 잃은 중에 뭔가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경찰을 부르고 싶지는 않고. 난 지금 너무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워. 대체 무슨 일인거지? 누구 뭐 알고 있는 거 없어? Nosleep 나 좀 도와줘. 수정: 누가 내 친구 Jess가 nosleep에 올린 포스팅 링크를 알려줬어. 지금 읽고 있는데 뭔가를 더 알아낼 수 있는지는 더 읽어봐야겠어. 너네 진짜 빠르다. 고마워! 수정2: Dean은 진짜 웃긴 이름이야. 내 진짜 이름은 Alan. “Samantha” 진짜 이름은 Elizabeth이고. 수정3: Jess가 올린 원래 포스팅 주소 링크 걸어놀게. 다시 한번 이 글 알려줘서 진짜 고마워. 다시 오레건으로 돌아가야겠다.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2) 이게 너희한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내가 좀 과소평가한 거 같애. 너희한테 진짜 고맙다고 말하고싶어. 너희 덕분에 그래도 좀 덜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누군가는 날 신경 써주고 있다는 거잖아. 모두 정말 고마워. 여튼,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내 친구 Jess가 nosleep에 이상한 포스팅을 시리즈로 올렸었어. 내가 기억을잃고 (그리고 실종됐지) 난 다음 얼마 안 있어서. 그 포스팅에서 내 이름은 Dean이었고(내 진짜 이름은 Alan이야) 사라졌던 내 또 다른 친구 Elizabeth는 Samantha라고 되어 있었어.  마지막 포스팅은 대충 나랑 Liz를 잡고 있었던? 생물체? 크리쳐? 그게 뭐든간에… 그게 이젠 Jess랑 Alex를 사로잡은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면서 끝나.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는 내 여자친구 Lisa랑 내 친구 Jess랑 Alex가 사라진 상태야. Liz가 어제 나한테 전화했었어. 존나 진짜 겁나 다행이지. 얘랑 전화 통화했었는데 좀 떨고 있었던 거 빼고는 괜찮아 보였어. 얘도 나처럼 알 수 없는 이유로 며칠 동안의 기억이 없는데, 나보다는 좀 먼저 일어난 거 같아. 일어나고 나서는 계속해서 나랑 연락을 시도했었고. 얘는 지금 우리 마을에 있어. 보니까 얘는 자기 아파트 지하실에서 정신이 든 거 같앴어. 지금은 곰팡이 때문에 아파트가 텅 비어 있는 상태고 그건 우리 아파트도 마찬가지야. 이 곰팡이 아무래도 전염성인 것 같아. 어제 밤이랑 오늘 내내 Jess가 올린 글이랑 댓글들 읽느라고 시간 다 보냈어. 진짜 말이 안나오더라. 지금은 다 읽고 난 상태라서 너네가 알고 있는 건 나도 다 알게 됐어. 그래도 이게 초자연적인 뭐시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래. 나도 이 모든 상황들이 좀 이상하다는 데에는 동의하는데, 분명 이것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거야. 그 곰팡이며, 환풍구에 있었다는 그 사람이며, Alex가 이상하게 군 거며, 그 문자, 모두가 사라지는 것까지.  모르지 뭐 이게 약물중독 때문이라거나 정부의 음모라거나 뭐 그런 걸 수는 있어도 이게 뭐 너희가 생각하는 몬스터 같은 건 절대 아닐거야. 일단, Jess가 말했던 그 노트 있잖아. 그거 진짜 별 거 아냐. 그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랑 상관이 있다고는 별로 생각 안해. Lisa는 Wiccan (역자 주: 마술과 주술을 믿는 위칸 교, 그리고 그 신자) 이었어. 진지한 건 아니고 그냥 취미 삼아 하는 정도? 얘는 아직도 마술적인 의식이라던가 유령 소환이라던가 이런 걸 믿는 사람이야.  우리는 그때 그냥 던전 앤 드래곤 같은데 나오는 천사랑 악마 같은 컨셉을 우리끼리 만들면서 시간 때우고 놀고 있는 중이었어. Lisa가 옛날에 고등학교 때부터 썼던 Book of Shadows (역자 주: Wiccan들이 주문 같은 걸 쓰는, 아무것도 안 쓰여 있는 책)를 꺼내서 앞에 페이지를 다 찢어서 버리고 인터넷에서 에녹어(역자 주: 검색해보니까 천사들의 언어? 라고나오는데 잘 모르겠네요..)를 찾아서 검색하기 시작했지. 그리고 그 책에다가 그냥 장난으로 악마 소환 주문 같은 걸 써놓은 거야. 에녹어로. 그냥 뭐 “우리는 너를 소환한다, 우리는 너를 환영한다, 우리는 너를 불러낸다” 뭐 이딴 내용이었어. 너네가 댓글로 달아논 거 보니까 우리가 에녹어를 그렇게 잘 써논 것 같지는 않네.  근데 어쩔 수 없는게 그냥 한 오분 검색하고 대충 갈겨 써논 거니까 당연하지.그러고 나서는 진짜 소환 의식을 해보자는거야. 재밌지 않겠냐며. 이거 하기 전에 우리가 공과금 내는 거 때매 좀 싸운게 있어가지고 나는 좀 비웃었지.  우리는 인터넷으로 악마들의 상징 같은 걸 검색한 다음에악마들 중에 Hismael the Acquirer를 골랐어. 왜냐면 Acquirer(얻는 사람)니까 뭔가 우리한테 재물 같은 걸 가져다주지 않을까 해서. 내 여친 친구 중에 악마교 신자가 있는데 걔가 말하기를 Hismael이 좀 쌀쌀맞은 성격이라더라고.  Lisa는 포스터 쪼가리 같은 데다가 악마 소환진 같은 걸 그리고 우리 이름을 에녹어로 썼어. 나는 Jess랑 Liz 이름도 거기 추가했지. 뭐 이론대로라면 우리는 Hismael의 자비의 대상이 되는 거야. 그 다음에 침대에 촛불이랑 향을 피워놓고 앉아서 주문을 한 세 번 정도 외웠어. 당연 아무 반응도 없었지. Lisa가 우리 방에 뭔가 있는 것 같다고 했을 때는 진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 난 촛불을 끄고 일어나서 맥주나 마시러 부엌으로 갔어. 그게 다야. 그 똥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2주 전에 있었던 일이지. 2주면 그 일에 대해서 싸그리 잊어버리기에 차고 넘치는 시간 아냐? 종이가 추가적으로 찢어져 있었던 거랑 “I am not sorry(난 안 미안해)”라고 쓰여진 건 언제 한 건지 잘 모르겠어. 아마 시카고로 가기 직전에 써 논 게 아닐까? 얘가 실제로 일리노이까지 갔을 것 같지는 않아. Lisa가 원래 만나기로 했던 친구한테 전화해봤는데 얘가 집 떠나기 하루 전에 약속 취소했대. 일단 나는 얘가 집을 나가는 것 까지는 봤어. 그게 문제야. 가방도 다 싸서 가져갔고, 여행 간다는 거에 신나가지고 환하게 미소지으면서 갔단 말이야. 나는 잠에 반쯤 취해가지고 침대에 누워서 “사랑해”라고 말하고 손 흔들어줬는데. 그 이후로 Lisa한테 연락이 없었어. 아마 집에 자기 폰을 놓고갔고 내가 그걸 가져온 거 같아. 거듭거듭 얘기하지만 진짜 존나 존나 걱정돼. 난 오늘 오레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 내 자켓 주머니에서 내 지갑을 찾았어. 신용카드도 다 멀쩡히 들어있더라고. 이 방 체크인 할 때 한 번 썼던 거 빼고 다른 사용 기록은 없어. 아무것도. 심지어 식사도 한 번 안 한 것 같아. 프론트에 있는 남자하고 얘기를 해 봤는데, 내가 체크인 한 걸 기억하고 있더라고. “좀 이상한 질문인 건 아는데요, 제가 체크인 할 때 어떤 상태였는지 혹시 기억나시나요?”  날 엄청 이상하게 보길래 그냥 어깨를 으쓱하고 말해줬어.  “그냥 학교 과제 때문에 물어보는거에요.” (물론 저렇게 고대로 말했다는 건 아니지만 대충 저런 내용이었어) “엄청 피곤해 보였죠. 별로 말도 많이 안 하셨고요. 그냥 방 하나 달라고 하고 키 받고 나서 발을 질질 끌면서 가셨어요.”  한 몇 초 더 생각하더니  “말씀하시는내내 웃고 계셨는데 그렇게 기쁜 느낌은 아니었어요.” 흠, 별로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군. 기억 상실이랑 내 친구들이 다 사라진 걸로 충분한 게 아니었는지, 내가 호텔을 나오자마자 일이 더 이상해졌어. 공항으로 가려고 택시를 잡을라는데, 누가 내 팔을 엄청 세게 잡는거야. 그 순간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 내가 정신 잃었을 때 만났던 사람인가? 내가 저 사람한테 뭐 이상한 짓 했나? 경찰인가? 아니면 뭐 경호원? 기억도 못하는데 괜히 죄책감 드는 거 있지. 아마 기억을 못해서 그랬나봐. 날 붙잡은 남자는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어. 겉모습으로 볼 때는 무슨 고트족이나 메탈헤드(헤비메탈 광팬)같은 느낌이었어. 그 옷차림을 무슨 말로 설명해야될지… 엄청 큰 버클 달린 부츠에다가 회색 청바지에 긴 브라운 색 트렌치 코트를 입었어. 머리는 까맣고 길었어. 어깨를 넘는 길이였는데 되게 엉성한 레게머리였음. 머리 몇 가닥은 다른 색이었는데 파란색보라색 초록색으로 염색한 듯 했어. 피부는 되게 창백했고 아이라이너에 립스틱도 하고 있었어. 까만 립스틱. 못생긴 얼굴은 아니었는데 그냥 좀 난해한 패션이었어. 꽤나 키 크고 덩치 큰 남자였음. 내가 여기다가 이 남자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건 혹시 너네 중에 한 사람일까봐 그래. 아니면 이런 사람 아는 사람이 너네 중에 있을까봐. 하여튼 이 남자는 날 붙잡고 내 눈을 한참을 쳐다보더니 뭔가 만족한 눈치더라고? 그리고 내 팔을 놔줬어.난 거칠게 내쳤지.  “ㅅㅂ 당신 뭐야?” “이봐.” 그 남자가 깊은 목소리로 나한테 말했어. 너무 빨라서 내가 뭐 끼어들 틈도 없었어.  “짧게 얘기할게. 당신한테 아직도 전염성이 있을 수도 있어. 난 당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잘 알고 있고, 이제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는데, 만약 당신이 그곰팡이 근처에 가게 되면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절대 포자를 들이마시지 마. 절대 만지지도 말고 당신 주변의 누구도 거기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해. 내가 당신을 한 번 치료해줬지만 다시 걸릴 수도 있으니까. 여기에는 해독제 같은 게 없어. 이걸 항상 가지고 다니고.” 그리고 나서 내 손에 까만 책가방 같은 걸 쥐어줬어.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이메일 보내. 할 수 있는 대로 답장 할테니까.” 이번에는 종이 쪼가리 같은 걸 줬어. “조심해.” 그러고 나서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버렸어. 난 몇 초 따라가면서 “이봐!! 이봐!” 하고 몇 번 물러 봤는데 금방 놓쳐버렸어. 난 그 남자가 곰팡이에 대해 언급한 이후로 굉장히 동요하고 있는 상태였고, 그 충격에서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지. 진짜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나버렸어. 혹시 그 사람이 경찰이고 날 엿먹일라고 나한테 뭐 마약 같은 걸 준건가 싶어서 봤는데, 거기 있는 건 그냥 말린 라벤더였어. 종이에는 그냥 이메일 주소만 써 있었고. deltaseeker.z@gmail.com. 택시 기사가 나한테 엄청 뭐라고 그래가지고 그냥 가는 수밖에없었어. 이 사람 혹시 nosleep하는 사람이야? 아니면 이 사람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 만약에 공적인 자리에서 밝히고 싶지 않은 거라면, 제발 부탁인데 나한테 쪽지 좀 보내줘. 내 추측으로는 이 사람이 Jess의 글을읽은 거 같은데, 나를 어떻게 알아본 건지 모르겠어. 어쨌든, 나는 지금 모텔에 있어. 우리 집으로 와봤는데 전부 잠겨있었어. 밖에는 경찰 저지선으로 다 쳐져 있더라고. 그냥 걸어서 모텔에 올 수밖에 없었어. Lizzy가 나랑 지금 같이 있어. 상태는 괜찮아. 근데 좀 떨고 있고 엄청 겁에 질려 있어. Jess의 글을 읽은 다음부터는 계속 울고 있어. 너네 중에 뭔가를 알고 있는 게 있으면 좀 공유 좀 해줘.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내 친구들을 위해서, 또 이 사건에 연관된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공유 부탁해. 누가 그 곰팡이가 동충하초 같은 게 아니냐고 그랬어. 나도 뭐 그런 종류인 것 같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남자가 누구건 간에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겠지. 벌써 그 사람한테 이메일 보내서 진짜 엄청 많이 질문했는데 아직까지는 답이 없네. 계속 글 올릴게. 다시 부탁하지만, 너희 중에 뭐 아는 게 있으면 뭐라도, 진짜 뭐라도 좋으니까 알려주길 바라.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3) 내가 그때 만났던 그 남자한테 이메일 보내봤어.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질문을 다 쏟아 부은 것 같아.그 곰팡이는 대체 뭐죠? 그 라벤더는? 그 지하실에 있었던 ‘그것’은 뭐에요?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멈출 수 있는 건가요? Lisa랑 다른 사람들을 고칠 수 있는 건가요? 뭐 이런 것들. 이메일이 그것 때문에 엄청 길어졌지. 그 남자한테 내 모든 신상 정보도 다 알려줬어. 한 몇 시간 있다가 답장이 오더라고. 전문을 여기다가 올릴게. Re: It's Alan From: Z <deltaseeker.z@gmail.com> To: Alan [Redacted] 07/24/2013 1:33 PM Alan 당신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절실히 원하는 걸 알고 있어. 이해할 수 있어, 내가 당신 입장이라도 나 역시 충분히 그럴 것 같거든. 그래도 모든 내용들에 대해서답을 해줄 수는 없어. 그랬다가는 내 직업을 잃을 지도 모르니까. 우리가, 그러니까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이 문을 닫거나 발각되거나 하면 우리가 수 년간 싸워왔던 모든 것이 허사가 되어버려. 인터넷의 익명성 덕분에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는 서로 연락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당신이 나한테 줬던 전화번호로는 연락할 수 없어. 우리가 서로 다시 만나는 일도 없을 거야. 당신이 내가 말했던 주의사항을 잘 지킨다면 말이지. 위에 내가 쓴 걸 잘 명심해. 이제부터 내가 답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말해줄게. 우리는 당신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이런 종류의 일들을 해결하는 집단이야. 세상에는 우리와 같은 집단들이 굉장히 많아. 다른 단체와는 달리 우리 단체는 그 곰팡이와 관련된 일들을 전담하고 있어. 그 현상이 처음 기록에 등장한 1788년 이래로 지금까지 말이야.  우리 단체에 관해서 당신한테말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이 곰팡이는 어떤 종류냐면, […] (역자 주: 나중에 모종의 이유로 수정된 듯 함) 라벤더는 [..,] 와 같은 작용을 하고 있어. 믿고 싶지는 않겠지만, 가끔은 당신이 말하는 “미신”같은 일들이 [,…] 우리는 이 라벤더가 구하기도 쉬운데다가 값도 싸고 그런 데 비해서 굉장히 잘 작용한다는 걸 발견했어. 만약 당신이 마술적인 현상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냥 이 크리쳐들을 굉장히 [>>>] 한 생명체라고 여기면 될 것 같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이 크리쳐들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은 아니야. 절대, 절대로, 시도조차 하지 마. 우리는 지금까지 거의 200년 가까이 이 일에 매달려 왔어. […[; 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일은 또 다른 거지. 어떤 의미로는, 우리는 어떻게 이 증상들을 치료하는 건지만 알고 있고 질병 자체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는 알지 못해. 그 원인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를 모르니까. [:D] 당신이 어떤 시도를 하더라도 소용 없어. 그냥 그 크리쳐를 화나게만 만들 뿐이야. 그리고 그것은 복수심에 가득 차서 당신을 사냥하러 오겠지. [이리와]. ‘이것’은 당신의 뇌와 몸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쳐. 한번 이게 사람의 몸을 차지하게 되면, 그 사람은 […] 끝내는 죽게 돼. 한 사람도 예외는 없어. 그것의 유일한 목적은 [./.]. [.;;]. 당신과 Liz에게 일어났던 일들은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거야. Jess와 Lisa, Alex가 다시 돌아올 확률은 아주 희박해. Jess가 쓴 글을 읽어보니까 이 상황에서 적어도 한 사람은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것’은 매우 똑똑한데다가 우리를 아주 잘 알고 있어. 기적을 바라지 말고 그냥 우리가 우리 일을 하게 내버려 둬. 당신이 레딧의 nosleep에 쓴 글들을 읽어 봤어. 그 사이트의 누군가가 나한테 이메일을 보내서 “환풍구 안의 크리쳐”에 대해서 질문하더라고. 온라인에 당신 얘기를 올리는 건 멍청한 짓이야. 내 이메일 주소를 그대로 올린 건 더 멍청한 짓이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크리쳐는 아주 영리하고, [///] 역시 이용할 거야. [...[ Liz와 함께 그 마을을 떠나는 걸 추천해. 하지만 우리는가 당신네들을 따라다니면서 보살펴 줄 수는 없어. 당신이 한 모든 행동에 대해서는 당신이 책임지는 거지. 당신이 우리의 조사를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엮일 일이 없을거야. 당신들이 다음에 또 위험에 처했을 때, 그때도 내가 당신들을 구해줄 거라고는 장담 못해. 행운을 빌어. Z 이거 읽고, 이 “Z”라는 인간한테 너나 너네 그 “단체”나 좆까라고 안 보내기 위해서 진짜 노력했어. Z가 이 글을 읽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여기다가 쓰는데, 존나 아무것도 안 알려줘서 존나 고맙다, 병신아. 아무 해결책도 없잖아. 진짜 답은 하나도 안 알려줬잖아. 그냥 경고 몇 가지나 띡 던져놓고 나랑 내 친구들은 이제 좆되게 생겼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아무 희망도 없을” 거라고 냉정하게 설명해줘서 참 고맙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 준 것도 존나 고마워. 엿 먹어, Z. 이렇게는 말해도 Z가 곰팡이에 대해서나, ‘그것’에 대해서 말한 게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나는 아주 조심히 움직일거야. 소금도 좀 가져갈 거고. Z는 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정보도 좀 제공해줬어. 그렇지만 도움은 하나도 안 됐군. 어떤 경우에라도 Z나 그의 단체가 나랑 같이 있는지 없는지는 좆도 상관 없어. 그런 단체가 실제로 있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아마 그냥 시간 썩어나는 여드름 난 해커들 몇 명 모여 있는 그룹이겠지. 아니면 그냥 얘 한 사람이 날 가지고 엿먹일라고 장난치고 있는 거거나. 오늘 올릴 내용은 이게 다야. 아, Liz가 중국음식 좀 사올라고 밖에 나간 사이에 이런 문자가 왔어. 문자 내용은 이래: LIZZY M (6:05 PM) 나 도움이 필요해. 난 한 오 초 정도 얘가 차에 짐 싣는 걸 도와달라고 그러는 건가 고민했어. 한 오분 전 쯤에 나갔으니까, 진짜 나가자마자 보낸 거지. 난 그냥 집에 있기로 결정하고 다시 문자 보냈어. ME (6:07 PM): 뭐 때문에? LIZZY M (6:07 PM): 나ㅏㅏㄴㅇ ㅓ 다시 망읋에 온거 봣어 이 오타 때문에 다시 생각났어:  Liz는 지금 자기 폰을 안 가지고 있다는 걸. 얘가 정신을 잃기 직전에, 그러니까 내 아파트에 왔을 때 잃어버렸다고 했어. 내 아파트에 와서 우리집이 텅 비어있다는 걸 보고 무서워하고 있는 와중에, 뭔가가 신음하면서 뛰어다니고 있는 소리를 들었대. 어떤 노숙자가 내 침실에 죽치고 있다고 생각한 거지. 그리고 부엌에 폰을 떨어트렸고.  당연히 Z에 의하면 그러고 나서 바로 그 직후에 감염된 게 되겠지. ME (6:08 PM): 대체 누구야??!! 한 십오 분 정도 지난 것 같아.  Liz가 돌아왔어. 엄청 창백해져 있었어.  그러고 난 다음에: LIZZY M (6:23 PM): 이건 존나 장난이 아니야, Alan. LIZZY M (6:23 PM): […] LIZZY M (6:23 PM): :) :0 ;)미안, Al. 그런ㄴㄴ 의미는 아니었어. 입넌 한먼만 믿어바. 그든을 거짓말ㄹ쟁이야.  낳낱테 미안해하게 될걸. LIZZY M (6:24 PM): 그냥 집에 와. LIZZY M(6:24 PM): 제발 집에 와. 이제 Jess가 어떻게 느꼈는지 알 것 같아. 내 인생을 통틀어서 진짜 가장 강렬한 경험이야. 이게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어. 꼭 그렇게 해야돼. [출처] [reddit] 일어나보니까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 | 오유 ____________________ 무서워... 알아보고 싶더라도 제발 거기로 돌아가지는마 Alan. 하지만 왠지 돌아갈 것 같지? ㅠ_ㅠ 다음 이야기는 내일 다시 가져올게!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4화
나야 날씨 정말 미쳤다 그치 주말은 푹푹 찌다가 동남아마냥 스콜이 퍼붓고 그렇잖아도 기운 빠지는 월요일도 이렇게나 덥다니 더운 날 조금이나마 시원해지라고 점심시간에 가져와 봄! 밤에 올리면 나도 무섭기도 하고 ㅎㅎㅎ 그럼 계속 같이 읽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4) 이상한 일들이 마을에 벌어지고 있어. 이 모든 일들이 곰팡이랑 관련이 있다고 꽤 확신하고는 있어. 물론 100프로 그렇다는 건 아니고. 불과 삼일 전만 해도 그렇게 생각하는 게 너무 멍청하다고 느껴졌는데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많은 우연들이 겹쳐지고 있으니까. 우리 마을은 꽤나 작은 편이야. 전체 인구 한 4000명정도? Lizzy랑 나는 마을에서 한 3마일 정도 떨어진 모텔에서 머물고 있었어. 마을로 들어가는 일은 식료품 사러 갈 때뿐이었고. 그래서 그런 변화들을 한 이틀 동안은 전혀 감지를 못했어. 근데 이젠 분명히 알겠어. 뭔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내가 그걸 처음 알아차린 건 목요일 한 다섯 시 쯤이었나? 슈퍼마켓에 뭐 먹을 걸 사러 갔을 때였어. 인구가 얼마 없긴 하지만 보통 이 시간 대 슈퍼는 굉장히 붐비거든? 근데 사람이 진짜 한명도 없는거야. 나랑 계산원 한 명 빼고는. 진심 한 명도 없었어. 그 계산원은 나를 봐서 굉장히 반가운 눈치더라. 그 사람도 엄청 무서웠던 거지. 나보고 이 마을에 뭔가 바이러스 같은 게 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다들 아프다고 집에서 절대 나오질 않는다는 거야. 그 사람 말이 맞았어. 밖은 무슨 버려진 도시 같았어. 원래는 내가 길을 따라서 내려가면 아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있거든? 근데 날 반겨주는 건 갈매기 몇 마리 뿐이었어. 대부분의 조그만 회사들은 거의 다 문을 닫았고, 큰 프랜차이즈들은 최소 인원들만 나와서 일을 하고 있었어. 직장에 안 나오는 게 무슨 전염이라도 되는 것 마냥. 지선 전화는 아예 되지도 않았고 핸드폰도 잘 안 터졌어. 우리 마을이 숲 깊은 곳에 있긴 해서 가끔 전파가 잘 안터지는 때가 있기는 했지만.. 그냥 십 분쯤 그러다가 다시 잘 되곤 했거든. 이걸 그냥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이상했지. 나는 산소 호흡 마스크를 가져갔어. 강박증이라고 해도 좋아. (물론 너네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건 알지만) 명백한 증거가 있잖아. 곰팡이가 우리 마을 전체를 다 뒤덮었다고. 아직 밖에서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지만 건물들 여기저기에 “보수를 위해 잠시 문을 닫습니다”라는 공지가 붙어 있는 걸 보면 확실하지. 내가 경찰서도 문이 잠겨 있다고 말 했었나? 무슨 흉가같았어. 어떤 창문은 심지어 깨져 있었고. 판자때기랑 폴리스 라인 같은 것들은 건물 한 켠에 버려져 있었어. 나는 FBI나 SWAT 팀 같은 게 우리 경찰서랑연락이 두절돼서 우리 마을로 투입되지 않을까 하고 반쯤은 기대하고 있어. 근데 뭐 그게 실제로 일어날지는 모르지. 너네가 주에서 우리 마을의 이상 현상을 알아차릴 거라고 할지도 모르겠는데, 이렇게 버려진 마을이 된 지 불과 며칠도 안됐어. 우리 경찰서가 주에 얼마 간격으로 보고를 올리는지도 잘 모르겠고. 전화를 해도, 또 집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반응이 없었어. 확인을 좀 해보려고 이웃집들을 좀 돌아봤거든. 그러다가 이웃집 중에 어떤 집 창문에서 뭔가를 발견했어. 어떤 심술궂은 노인네 집이었지. 우리가 그 집 잔디를 밟을 때마다 우리한테 막 으르렁거리던 노친네였는데, 그 창문 너머에 그 사람이 있었어. 창문에 똑바로 서서 그냥 웃고 있었어. 그냥 졸라 엄청 크게 입을 벌리고. 난 그 인간이 웃는 걸 본 적이 없어. 근데 날 보고 웃고 있었던 거야. 그 노인네가 눈을 감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는 좀 걸렸어. 근데 내가 걸어가는 동안 내 쪽을 향해서 몸을 돌렸어. 나를 볼 수 없는 게 분명한데. 귀가 엄청좋으면 그런 게 가능하려나? 근데 그 인간은 거의 귀머거리나 마찬가지인데. 그러고 나서 그 사람이 창문에서 한 걸음 물러났어. 그 움직임이 진짜… 너무 삐걱거려서 꼭 자기 몸을 움직이는 걸 잊어버린 사람같았어. 그러고 나서는 우리 시야에서 사라짐. 어제는 파란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봤어. 길 코너 쪽에 서 있었는데 나를 등지고 있었지. 밖에서 사람들을 하도 못 봐가지고 너무 반가웠어. 거의 환호하면서 이 여자한테 가까이 다가갔어. 원래는 하늘을 보고 있는 것 같았는데,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들으니까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서 나를 어깨 너머로 쳐다봤어. 움직이는 게 너무 부자연스러웠어. 너무 갑작스럽고 통제가 안 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꼭 경련하는 것처럼. 난 그 여자가 미소 짓는 걸 보자마자 멈춰 섰어. 그 여자가 나를 향해서 돌아보기 시작했어. 천천히, 거의 기계적인 느낌으로. 한 쪽 어깨를 밑으로 내리고 다른 쪽 어깨는 위로 올리고, 팔을 천천히 옆으로 움직였어. 무슨 로봇 춤 같았음. 옆으로 돌면서 발 하나를 잘못 움직였는지 발목이 확 접혀지면서 소름끼치는 뚝 소리가 났는데 전혀 알아차린 눈치가 아니더군. 그 와중에도 꿈쩍도 않고 미소 짓고 있었으니까. 발을 다시 원래대로 하려는 노력조차 안 했어. 그냥 그렇게 한쪽으로 치우친 채로 못박힌 듯이 서 있었어. 발목이 분명 접질렸거나 부러졌을텐데. 인간 발목은 절대 그렇게 움직일 수가 없단 말이야. 그리고 그 여자가 내 쪽으로 완전히 돌아 섰을 때, 팔을 갑자기 축 늘어트렸어. 그러면서 머리를 내 쪽으로 기울이고 목을 쭉 늘이더니 활짝 웃었어. 진짜 문자 그대로 정신병자처럼. 그러더니 그 부러진 발목을 끌고 휘청휘청거리면서 내 쪽으로 오기 시작했어. 난 그 여자가 두 발자국 움직이기도 전에 도망갔어. 본능적으로 그 여자가 날 잡을 수 없을 거란 걸 알았지. 제자리에서 도는 데만 해도 2분은 족히 걸리는데 뭐. 난 아무런 식료품도 안 사고 모텔로 그냥 돌아왔어. 그 마을 경계에서 벗어나는 게 일단은 안전하게 느껴졌어.  모텔의 직원들은 되게 친절했고 진짜 다행히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근데 차를 타고 “[수정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표지판을 지나기만하면 이상한 분위기가 확 느껴져. 음… 너네한테 말하기가 좀 무서운 게 하나 있어. 나도 내가 멍청한 짓을 했다는 걸 잘 알아. 설교는 필요 없으니까 하지 말아줘.너희가 나한테 할 그 모든 욕들을 Liz한테 다 들었으니까. 나 스스로도 욕 엄청 했어. 이 일은 우리가 마을에 돌아온 다음 날 일어난 일이야. 내가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기 이전의 일이지. 뭔가 분노와 공명심에 사로잡혀서 나는 자고 있는 Lizzy를 두고 내 아파트로 갔어. 그래, 다시 돌아갔어. 밤에. 난 내 산소 마스크를 쓰고, 성능 좋은 플래시를 가지고 장갑을 끼고 까만 옷을 입고 갔지. 내가 무슨 Splinter Cell(게임)에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세상에서 제일가는 상남자가 숨겨진 미스터리를 파헤치러 나가신다. 난 심지어 내가방에 그 라벤더도 챙겼어. 안전이 제일이니까. 지금은 진짜 내가 세상에서 제일 미친 짓을 했다고 인정해. 내 생애 가장 큰 실수일 거야. 난 몇 겹으로 쳐진 폴리스 라인들을 넘어서 정문에 도착했는데, 거기서 내가 알아낸 건 내 출입증이 작동을 안 한다는 것 뿐이었어. 비밀번호를 입력해도 마찬가지로 문이 안 열렸지. 주차장 근처에 뒷문이 있는데 대부분 안 잠겨 있다는 걸 기억하고는 거기로가봤어. 마스크를 쓰고 안으로 들어갔어. 문이 엄청 삐걱거리더라고. 그건 예상 못했는데. 들어가니까 그 참혹한 현장이 고스란히 보이더라. 곰팡인지 뭔지가 진짜 온 벽이랑 천장을 죄다 뒤덮고 있었어. 심지어는 카페트에서도 자라기 시작했어. 벽에 곰팡이 때문에 군데군데 벽지가 벗겨지기 시작했고 거의 대부분의 전등은 땅에 떨어져서 박살이 나 있었어. 코너에서는 곰팡이가 3D로 자라나 있었어. 곰팡이가 자란 데에 또 자라고 자라고 해서 거대한 뭉테기를 이루고 있었다고. 난 최대한 코너에서 멀어졌어. Jess가 사방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했었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어. 난 그게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지 체감할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던거야. 내가 천천히 복도나 로비를 둘러볼 때마다, 내 뒤에 분명 누가 있다고 확신하면서 돌아본 적이 한두 번이아니야. 그 때마다 뒤엔 아무도 없었어. 나는 위층으로도 아래층으로도 갈 수 없는, 아니 가기 싫은 상황에 마주쳤어. 여기 오기로 한 결정에 엄청 후회하기 시작했지. 거길 둘러보면서 계속 뭔가를질질 끄는 소리랑 발 구르는 소리? 같은 게 위쪽에서 들렸어. 그냥 누가 위 층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생활 소음들 있잖아. 근데 그건 말이 안되는거지. 이 아파트는 싸그리 비워져 있어야 되는데. 일단 둘러는 봐야 하니까 로비부터 시작하기로 했어. 좀 보니까 경찰 모자가 하나 땅에 떨어져 있었어. 곰팡이로 다 뒤덮어져 있는 상태로. 사실 그때까지는 별로 안 무서웠어. 근데 그걸 보고 있으니까 뭔가 말문이 막히는 거야. 이걸 떨어트린 경찰이 자기 의지에 따라서 이걸 여기 놓고 갔을 리는 없는 거잖아. 그때부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불안한거야. 나는 바로 몸을 돌려서 서둘러서 떠날 준비를 했어. 근데 그때 누가 나를 따라서 복도를 따라서 내려오고있었어. 반대편 끝에 있는 큰 방 쪽에서. 그 자리에 얼어붙어서 그 그림자의, 그 발작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고 있었어. 온 몸의 근육이 팽팽하게 당겨졌어. 나는 천천히 손전등 불빛을 그 쪽으로 비췄어. 뭐든간에 이게 뭔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그것은 나를 알아차리지도 못했어. 그냥 벽을 따라서쭉 걸어가고 있었어. 내쪽은 보지도 않은 채로.  근데 나는 단박에 그게 Alex라는 걸 알아차렸어. 그것, 아니 그는 굉장히 말라 있었어. 옷이 그냥 뼈에 걸쳐져 있는 정도로. 머리카락의 대부분은 빠져 있어서 두개골의 골격이 듬성듬성 다 보일 정도였어. 근데 이것보다 더 끔찍했던 건… 이걸 도대체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 난 내가 환상을 보고 있는 줄 알았어. Alex는 상체를 뒤로 젖히고 있었어. 90도로. 과장하거나 거짓말 하는 거 아니야. 정말 자로 잰 듯한 90도였어. 등이 정말 꼿꼿하게 바닥이랑 평행을 이루는 90도. 그렇게 뒤로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고 걷고 있었다고.  다리를 땅에 단단하게 디디고 아주 천천히 삐걱삐걱 걸어나가고 있었어. 팔은 그냥 축 늘어트리고있었어. 땅에 질질 끌면서. 그건 진짜 절대 불가능한 움직임이야. 척추가 부러져 있지 않고서야. 그리고 척추가 부러지면 온 몸이 마비되거나 죽는다고. 그걸 본 순간, 진짜 공포에 질려서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가 없었어… 그리고 소리가 난 순간 Alex의 머리가 휙 돌아서 나를 향했어. 엄청 환하게 웃고 있었어. 입을 있는대로 벌리고 광대뼈가 한껏 올라가 있는 그런 웃음. 진짜 맹세하는데, 이빨이 더 길어져 있었고 더 많아져 있었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환각을 경험하는 것 같았어. 그러더니 내 쪽을 향해서 오는거야. 존나 게처럼 옆으로 걸어서. 물론 미친놈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꽤 빠르기까지 했어. 진짜 오줌쌀 뻔 했다고. 다행히도 정문으로 도망나와서 나올 수 있었지. 뭔가가 유리문에 세게 부딪혀서 쾅 소리가 났는데 곰팡이로 다 뒤덮여 있어서 확인할 수는 없었어. 이게 일어난 일의 전부야. 집에 와서 그때 입었던 옷이랑 장갑이랑 다 태웠어. 그리고 Liz가 나한테 2시간 동안 욕하고 소리지르게 냅뒀지. Alex는 진짜 너무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고, 난 Jess랑 Lisa도 그렇게 됐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 이 마을 전체는 감염됐어. 그러고 나서 이틀 정도가 지났는데 우리 호텔에는 아직까지 곰팡이가 침투한 흔적이 없어. 나도 아직까지는 괜찮고. Z한테 이메일 보내 봤는데 답장이 없네. Liz랑 나는 곧 이 좆 같은 곳에서 빠져나갈 계획인데, 제발 이 모든 사건들이 좀 종결됐으면 좋겠어. Lisa가 진짜로 돌아올 수 없는 건지도 알아야겠고. 뭔가 더 일어나면 업데이트 할게.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5) 안녕 여러분.Elizabeth야. Alan이 나한테 계정 비밀번호를 알려줬어. 더 이상 이 문제랑 씨름하기가 싫대. 근데 뭐라고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야. 왜 그런지 너무 잘 이해하니까. Alan이 마지막으로 글 올린 지 열흘 정도 지났지. 너희가 목 빠지게 기다리게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너무 못 할 짓인 거 같아서 글을 올려. 죽은 건 아니고, 그 동안 별 일이 없어서.. 뭐 쓸 만 한 내용이 없어서 그랬어. 우리는 결국 우리 마을Veneta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하기로 했어. 내가 처음부터 그러자고 했는데 Alan이 마을이랑 가까운 데 머무는 게 좋다고 고집을 부렸거든. 근데 그 Z라는 사람이 우리한테 다시 연락해서 더 멀리 떨어지는 게 좋다고 그랬어. 그래서 우리는 지금Washington 안에 있는 작은 도시George에 있어.(George, Washington이라니. 이름참..) 여기다가 우리가 어딨는지 올리는 이유는 Z가 우리를 찾기 쉽도록 하려는 의도야. 우리는 요 다음으로Seattle 쪽으로 가 볼 생각이야. Alan은 지금 잠깐 자고 있어. 자는 게 아무래도 지금 할 수 있는 것 중에 최상이지. 요즘에 둘 다 잠을 잘 못 잤거든. 서로 번갈아가면서 불침번을 서고 있으니잠 잘 시간이 많지 않을 수밖에. 맙소사, 진짜 악몽이야. 나 꼭 감염된 것 같은 기분이야. Alex가 변해버렸던 그런 모습으로 변하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우리 둘 다 전혀 정상이라고 느껴지지가 않아. 가장 친했던 친구들을 잃어버리고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을 잃어버리는 그런 슬픔 때문만이 아니야. 뒷통수가 끊임없이 근질거리고 소름이 도저히 가라앉지 않는 그런 기분 알아? 하루 종일 방 구석에 등을 기대고 서서 방 안에 뭐가 있는지 계속 살피는 것 밖에는 못 하는 그런 압도적인 불안.. 뭔가가 분명 우리를 쫓아오고 있는 것 같은데, 곰팡이나 괴물 같은 건 없어. 난 지금 심지어 우리 엄마를 보러 가고 싶지도 않아. 그니까 내 말은 우리 엄마 진짜 너무 너무 보고 싶은데..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 자체가 너무 위험하게 느껴져. 편집증인가봐. 그것도 존나 중증 편집증. 그거 말고 나머지는 너네가 아는 게 전부야. 우리는 이유 없이 불안해 하는 게 아냐.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래. Z가 이메일 상으로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될지는 몰라도, 오프라인으로는 겁나 미스터리의 인물이야. 우리 질문에 그렇게 많이 답하지 않아. 그냥 계속 우리가 더 많이 알수록 더 나빠질 뿐이라고 말하고만 있어. 그래서 우리도 그냥 그거에 대해서 별로 생각 많이 안 하려고 노력 중이야.  Z가 말하기를, 그거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것도 하나의 암묵적인 주술 중에 하나일 수 있대.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그것들의 주의를 끌 수 있다고. 존나 뭔 소린지. 근데 나 좀 나댔어. 일주일 전에 Z가 Veneta 근처에 있었던 우리 모텔로 찾아왔었어. Alan이 그 사람에 대해서 나한테 말해주긴 했는데, 갑자기 180이 넘는 거구의 고트족 남자를 마주하게 되니까 되게 좀 그렇더라. 그 레게 머리도 엄청 특이했어. 그 사람이 들어와서 앉더니 우리한테 대뜸 “당신들 돌았어? 아니면 좀 모자라나?” 이러는거야. 내가 아마 되게 모욕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지? 날 한번 힐끗 보더니 “그렇게 보지 마 이쁜아. 자기 옆에앉아 있는 이 친구가 몇 주 동안 나 진짜 못살게 굴었다고.” 그리고 Alan을 향해 돌아앉았어. “우리가 지금까지 당신 잡을라고 쌔빠지게 고생해서 결국 치료시켜주고 별 지랄을 다 했더니, 뭐 그 아파트로 다시 돌아가?” Alan은 Z한테 설명하려고 시도했지만 Z는 변명에는관심이 없었어. 진짜 엄청 빡친 거 같았어. 우리보고 뭔가를 할 생각은 하지 말고 빨리 도망가라고 그랬어. 아니면 상황이 더 나빠질 거라고. 그가 “[…]”라고 말했어. 더 자세하게 설명은 안 했고, 다시 한번 “더 적게 알수록 당신들한테 좋다”고 말하기만 했어. 그 사람이 우리 문제는[..>]라고 그랬어. 우리는 그 사람한테 우리 마을이랑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떡하냐고 그랬더니 그냥 고개만 젓더라고. 우리는 어떻게 찾은 거냐고 그랬더니 인터넷 뒤져 보면 다 나온다고 했어. Nosleep에 계속 글을 올리는 게 좋은 일인 것 같다고, 우리 하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언제 행동을 개시할 지 알 수 있다고 그러더라. 근데 아마 자기네들 말고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으스스하게 경고했어. Z가 자기 이메일 주소를 바꿨대. 너희들이 하도 메시지를 보내대서. (우리 둘은 이게 너무 웃기다고 생각했음ㅋㅋ) 새로운 주소를 우리한테 알려주지는 않았는데 nosleep에다가 계속 글을 올리라고는 했어. 왜 그 사람이 우리를 신경쓰는지 모르겠어. Alan이 그 크리쳐들한테 중요한 존재여서 Z네 단체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건가? 나도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확실하진 않아. 난 Alan 옆에서 곁다리로 뒤집어 쓰게 된 것같긴 하지만, 뭐 그건 너무 낙천적인 생각일 수도 있어. 그래도 Alan을 떠나지는 않을 거야. 얘는 지금 나한테 있는 전부인걸. 음, 지금부터가 중요한 내용인데, Z, 혹시 읽고 있어? 당신 보라고 쓰는거야. 어젯밤에 난 진짜 끔찍한 악몽을 꾸고 일어났어. 내가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뭐 그런 꿈이었어. 끈적끈적한 액체 속에서 걷는 거 같은 느낌으로 엄청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는데, 뒤에서 뭔가 창백한 게 날 따라오는 꿈. 계속 뒤를 흘끔흘끔 보면서 달아나고 있었어. 아,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다. 그러다 꿈에서 갑자기 깬 거야. 난 뭐가 날 깨웠는지 열심히 생각하기 시작했지. 진짜 갑자기 뭐 내동댕이쳐진 것처럼 깼는데, 꿈 때문에 깬 것 같지는 않았단 말이야. 내 몸의 모든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해 있었어. 진짜 열심히 귀를 기울였는데 옆 침대에서 Alan이 깊이 잠들어 있는 숨소리 밖에는 안 들렸어. 방에는 어둠이 너무 짙게 깔려 있어서 그냥 대략적인실루엣 밖에는 안 보였는데, 뭔가 손을 뻗어서 불을 켜고 싶지는 않았어. 왜 어렸을 때 자다가 깨면 그런 생각 하잖아. 만약에 침대에 숨도 안 쉬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괴물이 너가 거기 있는 줄 모르고 그냥 갈 거라고 난 그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어. 어둠 속에서 겁에 질려 있는 채로. 내가 거기 얼마 동안이나 긴장하면서 누워 있었는지는 모르겠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쪼끄만 움직임에도 진짜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한 두번인가는 복도 쪽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진짜 그거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하면서 다시 잠들려고 무진 애를 썼단 말이야. 새벽 어스름이 블라인드 사이로 비쳐 들어오면서 방도 점점 밝아졌어. 나도 슬슬 잠이 들려고 하는 참이었고. 웃으면서, 나는 침대에 몸을 깊숙히 파묻고 다시 잠을 청하려고 했지. 진짜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선 사이에 있었던 참이었어. 그 때 그 소리가 확실하게 들리기 시작한거야. 문 손잡이가 달각거리기 시작했어. 조용히, 너무 조용해서 내가 처음에는 거의 무시할 뻔 했지. 밖에 있는 누가 잠겨 있나 안 잠겨 있나 조심스럽게 시험해 보는 것처럼 그렇게 움직였어. 소리는 곧 멈췄지만, 내 눈은 크게 뜨여졌지. 천천히, 소리 없이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문 쪽을 주시했어. 곧 그 소리가 다시 나기 시작했어. 이번에는 좀 더 크게. 힘을 더 줘서 문고리를 돌리고 있는 거야. 내가 헉하는 소리를 내니까 Alan이 일어났어. 난 조용히 하라고 손짓하고 들어보라고 했어. 소리 없는 침묵이 길게 이어졌어. 그러다가 쿵, 달칵 달칵, 쿵 쿵 쿵 누가 어깨로 문을 받으면서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는것 같았어. 나는 Alan의 침대로 기어 올라가서 Alan에게 안겼어. 우리는 그 쿵쿵거리는 소리와 달칵이는소리가 계속되는 동안 계속 그렇게 숨죽여서 부둥켜 안고 있었어. 2,3분 남짓이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길게 느껴졌어.  조금 있다가는 문을 박박 긁는 소리가 났어.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거의 애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리고 시작과 마찬가지로 갑자기 끝났어. 그 질질 끄는 발자국 소리가 문에서 멀어지는 게 들었어. 그 어색하고 불안정한 발소리. 한 쪽 발은 끌고 다른 쪽 발은 바닥에 쿵 내려찍는 소리.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 Alan은 문에 난 구멍으로 밖을 살펴봤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문을 열었지. 문 밖 바닥에 귀걸이 한 개가 놓여 있었어. 무슨 협박장처럼. 우리 방 번호판도 없어져 있었어. 그게 가져간거야. 그냥 싸구려 나무 문에 못자국 4개만 나 있었어. Alan은 그걸 집어서 사진을 찍었어. “후대를 위해서”라나. 이게 그 사진이야. 별 건 아닌데, 보고 싶어 할 수도 있잖아. 이게 누구 귀걸이인지는 고민할 필요도 없었어. 이게 걔 귀 위쪽 연골에 항상 있는 걸 내가 봐왔으니까. 걔는 13살 때부터 이걸 계속 하고 다녔어. 저 헐거운 연결고리랑 닳아빠진 은박을 보면 절대 착각할 리가 없지. 이건 Jess꺼야. 내가 자리에 앉아서 이걸 계속 노려보면서 이게 대체무슨 뜻일까 고민하는 동안 Lisa의 핸드폰이 울렸어. Alan이 그걸 아직까지도 가지고 다니거든. 반은 감수성에 젖어서, 반은 그걸 다시 주인한테 돌려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 때문에. 문자는 알 수 없는 번호에서 온 거였어. UNKNOWN 도망ㅇㄱ 너가 ㅀㅏㄹ 수 최대한 ㅂ빨리 그래봤ㅈ아 ㅇ아무 ㅅ오ㅗ용 없어 집으로 돌아와. 우리는 George를 떠나. 모텔도바꿨어. 뭔가에 끊임없이 쫓기는 기분이고 이게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어. 우린 지금 Seattle로 가고 있어. Z, 만약 뭔가 해답을 갖고 있다면,어떤 방법으로든 우리를 도와줄 수 있다면, 제발 우리를 찾아와 줘.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6) 사랑하는 Alan과 Elizabeth에게 너네 Lisa 폰ㅇ을 Ellensburg 밖같 어딘ㄱㅇ에 버령놔더라. 고마워. Lisa가 만이 찾앗서. 아니, 많이 찾아엇어*. 근ㄷ에 주긴엔는 너무 늦어버룟넹. 직ㄴㅁ은 너무 깊ㅇ는 곳에 있어. 우리는 이걸ㅇㄴ 쓰려고 ㅍㅍㅇ노을 상용중이야. 난 이걸 쓰려고 폰ㅇ을 사용중ㅇ이야. 이 글을 ㅇ롤려서 너네가 볼 수 있겧ㅎ 할려고. ㅈ러박함이 우리를 여긱ㄱㄱ까지 몰고 왔어. 그래도 울니은 이야기 할 ㄱ게 남아 있어. ㅇㄹ리 마음 속에ㅔ는 중ㄴ요한 일들이 아직 ㅁㄶ아. 왜 ㄴ라를 피하는겨야? 낵가 무서어? 뭇어워 하지ㅁ나. 넣희를 햋치 생각ㅇ느 없어. 나한테 돌아ㅗ아. 집으로 돌아와. 우리가 잇는 곳으로. 모두 널 그리워해. 몯두가 널 걱저ㅓ해. Z는 위험ㅎㅎㄴ 삭ㄱㅆ꾼이야. [...} throat. [rudesorryy] [a..{y (이건 해석 불가..ㅠ) Elizabeth, Z가 ㄴ너를 글런ㅅㄱ으로보는일ㅇㅇㅎㅡㄴ 다시 업을거야. 우리가 그녀를 지킬걸랴 Alan, Z는 Lisa를 짘키는데 실패햇잔ㅇ하. 그냥 미끄러지겍 놔뒂지슬프게도. Lisa는 우링와의 샒ㅇ을 사랑했어. Alan ㄴ을 사랑한거보다더..,. 걘행ㅇ복하게죽엇ㅅ서 Alan, 나 너가 말하는 ㄱㄹㄹ 들었어 “시돟해보기전에는 모르는거야” 넌 이미 한ㅂ번 내가 삵고있ㄴ는 사ㅇㄹ을 살ㅇ앗지, 기억핮ㅏ지못할 뿐. 그리고 지금ㅇㄴ는 거부하고 있지. ㄸㅗㄱ 같은 거 아냐? 니가 맗한대로 살아,ALAn낵가 약속할게. 너됙게 즐거워햇잖아. 난 너무 즐겅워. 이 삶은 내가 원하던 귿래료야9 절ㄷ내 잊지 몰할거야. 영원히 웃ㅇ르면서 살 테니까 ㅊㅜㄱ축한 어둠속에서 울니는 널 ㅣ기다리고 있어. 너진짜 좋앟ㅆ었잔하, 기억나? 근얄 전화만 한 통ㅎ나면돼. 난긍냥 널 기쁜게해준고 싶어서 그래. 내 인ㅅ새을 통틀어서 이렇ㅎ게강렬항게 원한적이 없었어. 사랑해 Alan Ellizabethm Dean Samantha 찾도아와줘줘 ㄴㅇㅈ다ㅏㅎ; ㅈㅔ바ㅏㅏㅏㅏㅇㅇㄹㄹㄹ나ㅏㅇㅏ직여기ㅣ잇서리ㅣ지ㅣㅣ ㅡ너ㅔㅈㅈ…ㅈㄷ젼하ㅣㅁ낭수정해 -Jessica 수정: Alan이야. 진짜, 진심 Alan이야. 우리 아직 우리 노트북 가지고 있거든. 누가 코멘트 달아서 확인해봤는데 이런 게 올라와있네. 우리가 Ellensburg에다가 Lisa 폰 버린 건 맞아. Lizzy가 그러자고 날 설득했거든. 누군가가 그걸 발견했을 수도 있어. 그렇든 아니든 지금 Jess가 우릴 쫓아오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아. 이 글에다가 지금 당장 코멘트 달기는 어려울 거 같아. 그냥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만 알려주고 싶었어.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완) 나 좆된 거 같아. 그냥… 그냥 진짜 좆됐어. 저번에 마지막으로 글 올리고 나서 2주나 지났지. 미안. 근데 어쩔 수 없었어. 돈이 없어서 급전으로 노트북을 팔아야 됐었거든. 우리 둘 다 폰은 이제 없고. 지금 글 쓰고 있는 건 Liz야. 너희가 헷갈릴 것 같아서 Alan 계정으로 계속 글 쓰고 있어. Jess가 저번에 우리한테 편지를 쓴 이후로 Alan이랑 나는 Seattle을 떠났어. 누가 우리를 끈질기게 쫓아서 거기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저번의 그 일을 통해서 우리도 느낀 바가 있어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 여기다가 말 안하려고. Alan은 차 운전하는 내내 아무 말이 없었어. 그냥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지. 예전에는 진짜 시시콜콜한 얘기 하나하나 죄다 얘기하고는 했었는데. 그냥어깨 한번 으쓱하고 자기는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할 뿐이었어. 우리가 그때까지 해왔던 모든 일이 그냥 전부 다 어그러진 느낌? Lisa의 소식을 듣고 난 다음부터 Alan은 너무 지치고 우울해하는 느낌이었어. Jess가 Lisa가 죽었다고 한 다음부터는 그냥 모든 희망을 다 놓아버렸다고. 그 다음날 저녁부터는 조금 기운을 차린 느낌이었어. 호텔에 체크인하고 난 다음부터는 모든 게 좀 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지. Alan은 농담도 좀 했고 X-File을 보고 싶다고도 했어. 난 이 모든 상황에 기분이 훨씬 좋아졌어. 한 주가 지났어. 완전 평온하고 조용한 한 주였지. 이상한 문자도 없었고 곰팡이나 악몽 같은 것도 없었어. 우리는 관광도 좀 했어. 호텔 방 밖으로 나가니까 진짜 좋더라. 한 이틀 동안 진짜 좋았어. 누가 방문을 노크해도 움찔거리지 않아도 됐었고. 괴물은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보였어. Alan은 다시 안색을 되찾았고 내 다크서클도 점점 옅어졌어. 우리의 유일한 문제는 우리한테 돈이 점점 떨어져간다는 거였어. 그래서 내가 앞에서 얘기한 대로 노트북을 처분하고 나는 레스토랑에 취직을 했어. 난 우리가 여기에 완전 정착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 Alan은 별로 동의하지 않았지만 난 정말 최선을 다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어. ‘그것’들이 우리를 거기까지 따라온다는 건 진짜 말이 안됐어. 우리는 전혀 자취를 남겨놓지 않고 이동했으니까. 우리는 안전했고, 나는 Alan한테 그걸 납득시키려고 엄청 애를 썼어.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어. 모든 게 다시 어그러지기 시작했어. 그날 밤 우리는 외식을 하러 시내에 나갔었고, 호텔에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아주 평온한 밤을보냈어. 나는 꽤 술에 취해 있었어. Alan이 나를 부축해주면서 호텔 방까지 비틀비틀 걸어올라갔지. 나는 불도 안 켜고 침대에 바로 다이빙했어. Alan이 내 뒤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리기까지는 꽤 오래 걸렸어. Alan은 문간에 서 있었어. 자기 손바닥을 내려다보면서. 뭔가를 손에 쥐고 있었는데, 그게 문고리에 걸려 있었다고 했어. 난 일어나서 그게 뭔지 보러 갔는데 내가 가까이 가니까 걔가 뒷걸음질치더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 손에 뭐가 들려있었는지 볼 수 있었어. Jess의 머리카락. 기다란 금발머리 뭉텅이. 뿌리까지 뽑혀 있었어. 누가 잡고 쥐어 뜯은 것처럼. 심지어 어떤 가닥에는 살점이 붙어있는 것 같았어… 끝에는 피가 말라 붙어 있었고. 머리카락으로 감싸져있는 건 은 체인으로 된 다이아몬드 펜던트 목걸이였어. Alan은 바로 그 목걸이가 누구 건지 바로 알아차렸지. 걔가 첫번째 데이트 때 Lisa한테 선물로 준 거였으니까. 난 꽤 취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게 뭔지 바로 인지하지를 못했어. 근데 Alan이 뭔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었어. 뭔가를 마음 속으로 깊이 생각하고 있는 느낌이었어. 눈은 뭔가 아스라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안색은 굉장히 창백했어. 끔찍한 추위라도 타는 것처럼. 식은땀을 흘리면서 등을 잔뜩 구부리고 이 섬뜩한 작은 선물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어. 난 한 삼십 초 정도 울고만 있다가, 반쯤은 술에 취한 채로 그걸 버려버리라고 했어. “돌았어? 그걸 만지면어떡해!! 감염될지도 모른다고!!” Alan은 아무 대답도 없었어. 그냥 그 목걸이가 존나 무슨 Heart of the Ocean(역자 주: 타이타닉에 나오는 푸른 다이아몬드 목걸이)라도 되는 것마냥 소중하게 쥐고 있었어. 내가 하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서 호텔 매니저가 무슨 일이라도 난 건가 하고 올라올 정도였지. 그게 마침내 Alan을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게 만들었어. 그는 머리카락 뭉텅이는 우리 호텔 방 5층 창문에서 던져버렸지만, 목걸이는 버리지 않았어. 그리고는 침대로 올라가서 그냥 잠들어버렸어. Alan은 그날 밤에도,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까지도 날 그냥 계속 무시했어. 내가 샤워를 하고 일하러 나갈 때 Alan은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 나는 걔한테 갔다오겠다고 말한 다음에 문을 나섰지만, Alan은 대답을 하지 않았어. 그때까지도 목걸이를 손에 쥐고 있었던 것 같아. Lisa의 마지막 기억의 조각이겠지. 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꽤 늦은 시간이었어. 내가 취직한 레스토랑은 직원이 별로 없었던 데다가 나는 신입이었기 때문에 거의 두 배 이상 일을 해야 했거든. 불만은 없었어. 페이가 좋았고 팁을 많이 벌 수 있었으니까. Alan은 이미 자고 있었어. 아니면 자는 척 하고 있었던 거거나. 나는 울고 싶은 기분으로 침대에 올라가서 잠들었어. 방 안에서 뭔가 질질 끄는 소리가 들려서 잠에서 깨어났어. 방 안은 엄청 어두웠는데 커튼이 진짜 두꺼웠거든. 나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Alan 쪽 침대를 올려다봤어. Alan은 이불 속에서 꿈틀대고 있었어. 처음에 나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줄 알았는데, 그 때 걔가 갑자기 이불을 박차고 나왔어. 눈은 크게 뜨여진 채였어. 내가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Alan은 어딘지 일어서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모습이었는데 몸이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았어. 등을 침대에 댄 채로 어깨를 열심히 움직여서 상체를 일으키려고 애를 쓰고 있었는데 팔이 기괴한 각도로 꺾여 있어서 잘 되지 않았어. 침대에서 일어서려고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관절에서 뚝뚝 하는 소리가 들렸어. 그의 머리는 경련하면서 내 쪽을 보려고 하고 있었어. 내 머릿속에는 오만가지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 지금 뭔가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거면 어떡하지? 앰뷸런스를 불러야 할까? 내가 도와줘야 하나? 하지만 내 경험과 내 자제력이 그를 돕는 것을 가까스로 막고 있었어. 이불 아래 숨어서, 난 내가 소리를 한 번 내자마자 그가 일어서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었어. Alan은 침대에서 스륵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나한테 등을 지고 일어나서 머리를 끌어올려서 날 어깨 너머도 바라봤어. 난 벌벌 떨면서 그가 손가락을 어색하게 움직이고, 손목을 삐걱삐걱 돌리는 걸 바라봤어. 뭔가가 한쪽 손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어. 빛을 받아서 반짝거리면서. Lisa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Alan은 뒷걸음질 쳐서 내 침대 쪽으로 세 발자국을 걸어왔어. 그리고 순식간에 뒤돌아서 내 쪽을 바라봤어. 난 거의 튀어오를 뻔 했지만 억지로 자는 척 했어. 그는 나를 한참동안 가만히 보고 있더니, 크게 미소지었어. 그러다가, 갑자기, 또 뒷걸음질 쳐서 창문 쪽으로 다가갔어. 그러고는 발로 창문을 억지로 열어젖히더니 내 쪽을 다시 한 번 보고 몸을 뒤로 젖혔어. 머리를 창틀 쪽으로 해서. 그리고 상체를 점점 더 창문 밖으로 내밀기 시작했어. 난 Alan이 몸을 비정상적인 각도로 꺾으면서 상체가 점점 창문 밖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을 공포에 질린채로 바라만 보고 있었어. 그의 다리가 창문 틈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을 때에서야 나는 그를 잡으려고 침대 밖으로 뛰쳐나갔어. 우리 방은 5층에 있었단 말이야. 만약 그 높이에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판이었어. 내가 창문 쪽으로 반절도 채 가기 전에, 그의 다리가 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창문 밖으로 미끄러져 내렸어. 훙 하는 소리에 이어 콰직 하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내 귀에 들렸어. 아마도 머리부터 아스팔트에 떨어지는 소리였겠지.. 내가 이걸 쓰기를 얼마나 망설였는지 이해하겠지. 나는 숨을 참으면서 창 밖을 내다봤어. Alan이 거기 있었어. 피를 철철 흘리면서. 하지만 그는 거의 떨어지자 마자 꿈틀거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했어. 부러진 손가락으로, 박살이 난 정강이로, 아직까지도 피를 분수처럼 뿜어내는 머리로 몸을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썼어. 그러고 나서 그는 천천히 창문을 올려다봤어.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웅얼웅얼거린 후에, 그는 미친놈처럼 환하게 웃었어. 오른손에는 아직도 목걸이를 움켜쥔 채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Alan은 길 아래쪽으로 몸을 질질 끌고 사라졌어. 난 여기다가 내가 본 그대로 쓴 거야. 내 친구 Alan은죽었어. 이제 남은 건 그 몸을 차지한 ‘그것’ 뿐이야. Alan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절대 Alan을 연기할 수조차 없는 그 무언가. 그것은 이제 더 이상 Alan인 척하지도 않아. 그리고 나를 쫓아오고 있어. 난 다시 호텔을 옮겼어. 하지만 그것이 나를 다시 찾아오기까지는 시간 문제일거야. 지금까지는 난 일단 살아있어. Z나 아니면 그 단체 중의 한 사람이나, 제발, 아무나, 나 좀 살려줘. 난 지금 혼자 있고 선택의 여지가 없어. 점점 정신이 이상해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이제 이 모든 것이 실제 상황이라고 느껴지지가 않아.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어. 그리고 그 중에서 제일 좆 같은 건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거지. 씨발. [출처] [reddit] 일어나보니까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 | 오유 ____________________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Alan까지? 그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이런 식으로? 여친을 이렇게 이용하는건 너무한거 아니냐. 그 존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치졸하다...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가져올게. 같이 보쟈!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5화
Alan이 그렇게 되고, Liz가 마지막 글을 쓰고서 시간이 좀 지난 후 다시 레딧에 관련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어. 이번엔 제3자. 우리나라로 치면 폐가 체험을 즐기는 사람이 흘러 들어온거지. 가지 말라는 곳에 굳이 가는 사람들, 아니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그 사람의 이야기로 다시 그 마을의 이야기가 드러나게 돼. 어떻게 된 일인지 계속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1 나는 자칭 모험가야. 난 다른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장소에, 다른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것들을 찾아가는 일을 좋아하지. 난 대도시에서 사는 사람이라서 내가 대부분 하는 일은 도시의 버려진 장소들을 탐험하는 일이야. 그리고 그런 곳들을 사진으로 찍는 거. 내가 레딧에서 보통 활동하는 곳은 /r/abandonedporn이나 /r/urbanexploration같은 곳들이지만, 여기서 거기를 언급하지는 않을게. Nosleep에 글을 쓰기 위해서 계정을 하나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마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믿어. 아마 내 신조를 nosleep 여러분들도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 “더 으스스할수록 더 좋다”는 모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팟은 버려진 폐 정신병원이나 요양원 같은 곳들이야. 이런 곳들에는 보통 무시무시한 전설 같은 게 따라붙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이런 곳들을 다니면서 한번도 귀신 같은 걸 본 적은 없어. 적어도 저번 주 까지만 해도 난 초자연적인 현상 같은 건 하나도 안 믿었어. 내가 nosleep을 일 년 넘게 눈팅하다가 드디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나 nosleep에 맨날 상주하고 있거든) 저번 주에 여행하다가 이상한 일을 겪어서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바깥 바람이 좀 쐬고 싶었거든? 그래서 San Francisco에 사는 내 친구네집에 기분 전환하러 가기로 했어. 내가 사는 해변 도시 (아마 어딘지 대충 눈치 챌 수 있을거야) 에서 거기까지는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12시간 정도 쭉 달려야 돼. 근데 난 혼자 드라이브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계획을 짤 때 바다가 보이는 그런 비포장도로를 거쳐가도록 방향을 잡았어. 조그만 마을들이랑 숲 같은 데가 군데군데 보이는 그런 길들 있잖아. 거기다가 길 가다가 멋있는 오두막집이나 조그마한 레스토랑 같은 데를 발견하면 꼭 들렀어. 그래서 San Francisco까지 가는 내 여정이 엄청나게 길어졌지. 일단 첫 날에는 한 예닐곱 시간 정도 달렸던 거 같애. 해질 때쯤 해서 묵을 곳을 찾았는데, 내 눈에 들어오는 건 텅 빈 도로랑 나무들 뿐이었어. 폰으로 근처에 어디쯤 호텔이 있는지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기 싫었어. 난 우연을 좋아하거든. 난 그냥 내가 남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만 확실하면 족했어. 그쪽으로쭉 가다 보면 언젠가는 문명 도시를 만나게 되어 있었을 테니까. 해가 나무들 사이로 천천히 지고 있을 때쯤 해서는 가볍게 비가 좀 내리고 있었어. 이맘 때쯤 해서는 항상 이런 비가 내리곤 했었지. 난 길에서 잠깐 시선을 떼서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라이터를 더듬어서 찾았어. 그리고는 밖이 너무 어두워졌다는 걸 깨닫고 헤드라이트를 켰지. 그러고 앞을 보자마자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어. 비 때문에 내 차가 몇 미터 정도 미끄러졌지만 다행히도 콘크리트 벽에 내 차를 꼴아 박기 바로 전에 차를 세울 수 있었어. 뭐 경고판 같은 것도 없었고 “앞에 길이 막혀 있음” 뭐 이런 표시판 같은 것도 전혀 없었어. 그냥 낮은 콘크리트 벽 네 개가 진짜 뜬금없이 서 있었다니까? 그게 차선 두 개를 다 막고 서 있었어. 내가 제 때 보지 않았으면 제대로 정면충돌했을 거라고. 난 시속 70km로 달리고 있는 중이었단 말이야. 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차를 갖다 박았을까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숨을 골랐어. 아마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거야. 여기로 오는 두 시간 동안 차는 한 대도 못 봤으니까. 처량하게 찌그러진 통행 금지 표지판에는 숲 사이, 길 오른쪽으로 나 있는 우회 도로를 이용하라고 써 있었어. 아마 그 도로를 타면 다시 고속도로로 돌아가게 돼 있었겠지. 하지만 내 시선은 이미 그 벽 너머에 나 있는 도로로 가 있었는걸. 그 길 위에는 어떤 인공적인 건축물도 보이지 않았고, 내가 지금까지 줄곧달려왔던 그 도로와 마찬가지로 되게 낡아 보였어. 결정을 내리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천천히, 통행금지 사인을 애써 무시하며 나는 벽 옆에 나 있는 자갈길로 차를 몰았어. 꽤쉽게 방벽을 돌아서 갈 수 있었지. 한 삼십 분쯤 달렸나? 그래도 건물이라던가 사람 같은 건 하나도 안 보였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고, 나는 조금 불안해하고 있었어. 그래도 그건 내 호기심만 부채질 할 뿐이었어. 이 막힌 길 끝에는 뭐가 있는 걸까? 언덕을 하나 넘으니까 건물 몇 개가 저 멀리 보이더라고. 그리고 길 옆에는 나무로 된 표지판이 있었어. “____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내가 이름을 내 임의대로 안 써 논 게 아니야. 나도 이 마을 이름이 뭔지 궁금하다고. 글씨를 전혀 읽을 수가 없었어. 그 표지판 아래쪽은 까만색 페인트 같은 걸로 칠해져 있었어. 페인트가 아니라 무슨 덩굴식물 같은 거였나? 어두워서 잘 안 보였는데, 하여튼 그 나무 표지판 아래 쪽은 완전 다 긁히고 찢기고 너덜너덜했어. 야생동물이 지나가다가 그렇게 해 놨나봐. 근데 자세히 보니까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 같은 흔적도 있었어. 그 까만 페인트 위에다가 힘을 줘서 꾹꾹 눌러 쓴 거 같은 거였어. 나는 창문 밖으로 몸을 내밀고 플래시 불빛을 비춰봤어. “들어와” 이상하지. 그래도 이 정도는 별 거 아니야. 지금까지 흉가 탐험하면서 이거보다 더 한 낙서도 더 많이 봤으니까. 이걸 보니까 내 심장이 흥분돼서 막 뛰었어 나는 마을 안 쪽으로 차를 몰았어. 그러고서 마음 속으로 몇 군데를 점찍어 놨지. 텅텅 비고 어두운 건물들. 특히 경찰서. 창문이 모조리 다 깨진 곳에다가 임시로 판자를 덧대 놓았는데 길바닥에 아직도 유리 조각이 즐비해 있더라고. 집들은 다 문 경첩이 다 부서져 있었고 셔터는 우그러진 채였어. 식료품 가게 입구에는 가로등이 음산한 초록색으로 켜져 있었어. 아파트 창문은 그 표지판에 있던 그 얼룩 같은 까만색으로 다 칠해져 있더라고. 나가고 싶어서 속이 근질근질할 지경이었지만 난 차 밖으로 나가지 않았어. 밖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고 난 점점 피곤해지고 있었으니까. 거기다 난 혼자였고 이 마을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었어. 그냥 무작정 들어갔다가 안에 누가 있으면 어떡해. 난 플래시 하나 밖에 없었다고. 그게 문제였어. 보통 버려진 장소에 가면 한 오십 년 정도 사람이 안 산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야? 문이랑 창문에 덧대어져 있는 판자나 간간이 들어오는 가로등 같은 걸 보면 이 마을은 무슨 바로 어제까지 사람이 살았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건물들도 비교적 멀쩡해 보였고 석조 같은 것들도 전혀 바스라지지 않았고.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 건 그랬어. 어디에나 있는 그 까만 페인트를 제외하고서는 낙서 같은 것도 전혀 없었어. 건물 양식도 꽤 최근 것인 것 같았어. 이게 진짜 버려진 마을일까?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게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 차들은 다 주차장에서 먼지를 뽀얗게 얹은 채로 서 있었고 가게들도 다 문을 닫았어. 이건 그냥 내 망상인 것 같은데, 그 “들어와” 표지판을 지나고 난 다음부터는 사방에서 누가날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표지판에 써 있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느낌이었지. 나 때문에 방해를 받을 사람은 아무도 이곳에 없는데도. 아 그 냄새도 있었어. 좀 희미하기는 했지만 내가 마을에 들어올 때부터 계속 있었던 거야. 오래된 흙 같은 냄새. 왜 지하실 같은 어둡고 축축한 데서 나는 냄새 있지. 곰팡이! 맞아, 곰팡이 냄새였어. 나는 차 속도를 높여서 이 마을을 지나 계속 남쪽으로 가기로 결심했어. 이 근처에 어딘가 머물 곳을 찾은 다음에 아침에 다시 탐험 장비를 갖춰서 여기 와야지. 그 아파트 건물이랑 경찰서 건물이 특히 마음에 들었어. 예전에 경찰서를 가본 적은 한번도 없었거든.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을의 남쪽 끝에 있는 다리를 막지날 때였어. 건물들을 뒤로 하고 이제 막 숲으로 진입하려는 차였는데, 그 때 누가 다리 밑 개울 쪽으로 내려가고 있는 걸 본 거야. 진짜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 난 마을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단 말이야. 난 차를 멈췄지만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통에 그 여자(여자였던듯)를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했어. 그 여자는 진짜 진짜 진짜 말랐었어. 거의 기아 수준? 어두웠지만 그건 확실하게 보였어. 그리고 눈에 띄게 절뚝거리면서 걸어가더라고. 머리가 거의 다 벗겨져서 완전 대머리 같았는데 정수리 부근에만 되게 가는, 막 바스라질 것 같은 갈색 머리카락 몇 뭉치가 붙어 있었어. 근데 되게 길었다? 거의 어깨를 넘어서는 길이였어. 옷은 그냥 몸에 간신히 걸쳐져 있는 수준이었고. 난 그냥 입을 헤 버리고 그 여자를 잠깐 보고만 있다가 그 여자가 사라지고 나서 속력을 높여서 다리를 건넜어. 여자는 내 쪽을 보지는 않았어. 내 차 헤드라이트가 그 여자를 비추고 있었는데도. 저 여자를 도와줘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는데, 곧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뒤를 이었어. 나는 혼자인데다가 몸을 보호할 아무런 장비도 갖추지 않은 여자라고. 그리고 저 다리 아래에 누가, 또 뭐가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노릇이고. 이럴 땐 직감대로 가는 게 현명해.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예의 그 콘크리트 벽을 다시 봤어. 그리고 고속도로로 통하는 또 다른 우회도로가 있었고. 꼭 이 마을을 다른 곳으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해서 콘크리트 벽을 세운 것 같은 느낌이었어. 왜지? 난 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모텔에 짐을 풀었어. 옆에 주유소도 하나 딸려 있더라고. 거기서 밤을 보낸 다음에 다음 날 아침에 다시 거기 가보기로 했지. 난 San Francisco에 있는 내 친구한테 신나서 전화를 걸어서 내가 뭘 발견했는지를 설명해줬어. 그리고 하루정도 더 늦을 것 같다고도 얘기했어. 그 마을 밖으로 나가고 나니까 불안한 기분이 한결 가시더라고. 그 마을이 겁나 조용하고 으스스한 데다가, 그 여자는 진짜 세상에서 제일 이상해 보였지만 고속도로가 거기서 한 오 미터도 안 떨어져 있다는 걸 안 다음에는 좀 안심이 됐어. 고속도로가 바로 지척이니까 뭐 들락날락 하는 별난 사람들도 많겠지. 마을에 무단으로살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노숙자들 상대하는것도 모험의 일부니까, 뭐. 그래서, 난 다시 거기로 가봤어. 거기 간 다음부터는 좀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아마 다음에 쓸 내용부터 너희들도 알게 될거야. 내가 이걸 다른 데도 아니고 왜 nosleep에 써야 했는지. 이번 글에 쓴 이야기가 별로 재미 없어도 이해해 줘. 나 구글에다가 ‘오레건에 있는 버려진 마을’이라고 쳐봤는데 아무것도 이 마을이랑 일치하는 곳은 없더라고? 이런 장소에 대해서 혹시 알고 있는 사람 있어? 뭔가 버려진 것 같고 곰팡이 냄새가 나는 마을. 내가 이름을 알려줄 수 없는 건 진심 미안하게 생각해. 감염된 마을 2 지난 며칠 동안 내 친구랑 San Francisco에서 여러분들이 써 준 댓글들 다 읽어 봤어. 정말 고마워! 너네 진짜 똑똑하다. 확실히 너희가 알려준 그 시리즈에 나와 있는 마을이 내가 가 본 거기인 것 같아. Jess랑 Alan, Liz의 이야기를 읽고 난 다음에 솔직히 좀 걱정도 된다. 여기 링크를 걸어 둘게. Jess의 이야기 Liz 와 Alan의 이야기 근데 문제는, 그 마을로 가지 말라는 너네 조언을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거지. 내가 거기 갔다온 건 벌써 일주일 전이니까..? 난 지금 아무런 곰팡이의 징후 없이 안전하게 San Francisco에 있어. 저번에 글을 마칠 때 우리의 용감한 히로인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다시 그 버려진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었지. 난 모텔 옆에 있는 주유소 직원한테 그 마을에 대해서 물어봤어. 옛날에는 그 길에서 정기적으로 오는 손님들이 되게 많았는데 요즘에는 별로 없어졌다고 그러더라고? 그러고는 그 길이 그냥 폐쇄되어 버렸대. 원래 거기 표지판도 좀 더 많았고 폴리스 라인도 몇 개 붙어 있었대. 그 콘크리트 장벽에경찰차 한두 대가 와서 서 있는 것도 봤대. 그 직원한테 그 마을 이름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고 했어. 되게 이상하지 않아? 고작 삼십 분만 가면있는 마을인데 이름을 몰라? “그 위로 올라가면 아무것도 없어요.” 그 사람이 내 등 뒤에다 그렇게 말하더라. 고맙네. 나만의 종말의 예고자(역자 주: 아마 게임인 듯)라니. 그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짐을 챙겼어. 플래시, 여분의 배터리, 장갑, 곰팡이나 석면이 있을까봐 N95 호흡기도 준비했어. 그거랑 밧줄이랑, 글로우 스틱도 겁나 많이 준비했고, 조명탄 몇 개랑, 구급상자랑 스위스 군용 나이프까지. 아 물통도 여러 개. 나의 사랑 쇠 지렛대도 챙김. 좀 무겁기는 해도진짜 쓸 데가 많아. 막힌 문이나 창문 같은 거 뚫고 들어갈 때. 근데 진짜 결정적으로 내 카메라를 집에 놓고 왔어. 전날 밤에 그걸 깨닫고 진짜 고통스러웠어… 어떻게 여행을 가면서 카메라를 안 챙길 수가 있지? 분명 가방에 넣은 것 같았는데. 아마 내 침대에 고이 놓여져 있을거야. 혼자 외로이.. 불쌍한 카메라같으니. 그 마을 사진을 전날 몇 장 폰으로 찍었는데 하나도 안 보여. 그땐 너무 어두워서 그랬나보다 했어. 하여튼. 첫번째 탐험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그 다리를 건너자마자 그 시선이 바로 느껴졌어. 사방에서 느껴지는 그 시선. 그리고 그 곰팡이 냄새도.희미하지만 진짜 영원히 날 것 같은 냄새. 내 첫번째 목적지는 경찰서였어. 정부 건물에 임의로 침입하는 거에 대해서 살짝 좀 고민했지만 고민이 길지는 않았어. 난 그때 굉장히 열정적이었거든. 이 마을은 어쨌거나 버려진 마을이니까. 경찰서 뒤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댔어. 옆에 먼지 쌓인 경찰차 한 대가 있더군. 건물은 경찰서라기보다는 그냥 마을 보안센터 같았어. 어두운 색깔로 칠해진, 단층짜리 건물. 그리고 지하도 있었어. 뒤쪽 창문은 앞에보다는 좀 덜깨져 있었는데 때는 좀 많이 껴 있었어. 까만 얼룩이 모서리마다 묻어 있었는데, 밝은 데서 보니까 확실히 알겠더라. 그게 곰팡이인걸. 근데 이제까지그런 곰팡이는 본 적이 없었어. 일단 정문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어. 혹시나 사람이 안에 있을지도 모르잖아? 근데 잠겨 있었어. 그래서 다시 차 댄 대로 가서 뒷문으로 돌아갔어. 뒷문은 쇠로 돼 있었고, 당시 기억하기로는 단단히 닫혀 있었어. 그래서 별로 기대를 안 했었거든. 그래서 만약 안 열리면 창문을 지렛대로 뜯어 보기로 계획을 마음 속으로 세운 다음에, 코너를 돌아서 건물 뒤 쪽으로 갔어. 뒷문은 열려 있었어. 나는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깜빡였어. 그냥 열려 있었다니까? 내가 그게 열려 있었다는 걸 모르고 지나쳤다고는 믿기 어려웠지만, 그냥 무시했지.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엄청난 곰팡이 냄새가 나를 엄습했어. 나는 가방에서 N95 호흡기를 꺼낸 다음에 꼼꼼하게 썼어.그 다음 문이 닫히지 않도록 무거운 돌로 지쳐 두고 난 다음에 안으로 들어갔어. 복도로 들어가니까 바로 내 오른쪽에 화장실이 있었고 내 왼쪽에는 구금실과 비품실이 있었어. 복도 끝에는 사무실들이 많이 모여 있었어. 문도 엄청많고 파티션들도 쭉 있었고. 북동쪽 코너에는 조그만 감방 세 개가 있었어. 동쪽에 있는 철제 문으로는 리셉션이랑 대기실이 통해 있었어. 온통 먼지투성이였고 소리도 굉장히 먹먹하게 들렸어. 귓구멍을 휴지 같은 걸로 틀어막았을 때처럼. 내부는 외부와는 달리 굉장히 부패가 많이 진행되어 있었는데, 페인트가 벽에서 죄다 벗겨져 있었고 전등들은 다 박살이 나 있었거든. 카페트는 구석으로 다 쑤셔박아져 있었고. 창문에 난 곰팡이는 내가 평소에 보던 곰팡이들이랑은 많이 달랐어. 구석진 곳에 뭉쳐서 시커멓게 자라다가 그게 점점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거야.주변을 다 잠식해 들어가면서. 그게 곰팡이인지도 잘 모르겠어. 어쨌든 보기에는 곰팡이같이 보여. 어떻게 보면 식물 같이 생기기도 했어. 근데 냄새는 확실히 곰팡이야. 나는 그 곰팡이와의 모든 물리적인 접촉을 피하려고 애썼어. 벽이랑 천장에는 곰팡이가 없었어. 그냥 창문에만. 난 복도 끝에 있는 사무실 영역 쪽으로 향했어. 뭔가 되게 기괴했는데, 꼭 그냥 백주대낮에 사람들이 갑자기 일하다 말고 일하던 걸 그냥 버려두고 어딘가로 가 버린 것 같은 느낌? 사무실 책상에 사진 액자들 같은 게 그냥 그대로 있었으니까. 종이랑 파일들은 바닥에 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는데, 서랍에는 종이들이 일하던 것 그대로 그냥 쌓여 있었어. 썩어가는 자켓이 썩어가는 의자에 얌전히걸쳐져 있었어. 문들은 거의 다 잠겨 있었어. 감옥도 잠겨 있었고. 텅 빈 채로. 경찰서에서 별로 볼 게 없어서 좀 실망하고 있었어. 로비를 돌아다니다가 경찰서 앞쪽 창문이 왜 깨져 있는 건지를 알아냈어. 창문 양 옆 벽들에 총알 구멍들이 오소소 나 있었고 바닥에는 탄피가 굴러다니고 있었어. 창문 아래쪽 벽에는 갈색으로 말라붙은 피자국이 낭자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체는 없었는데. 전에 여기서 뭔가 범죄가 벌어졌을 지도 모르지. 뭔가 영화 같은 일이 있었을지도 몰라. 사진을 진짜 찍고 싶었는데, 전에 말했던 대로 잘 안 됐어. 그냥 까맣게만 보여. 아니면 그냥세피아 톤으로 엄청 뿌옇게 보여. 그때 뭔가가 내 왼쪽에서 움직였어. 뭔지 보지는 못했는데, 종이 움직이는 소리랑 카펫 위로 뭐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렸어. 난 그대로 얼어붙었어.그 쪽으로 불빛을 비추고 “거기 누구 있어요?”하고 소리쳤는데 아무 대답도 없었어. 심장이 점점 빨리 뛰기 시작했어. 다시 한번 누구 있냐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 그냥 바스락거리는 소리 뿐. 소리는 커다란 리셉션 책상 뒤에서 나고 있었어. 나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불빛을 그 쪽으로 비췄어. 소리가 딱 멈췄지.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회전의자 하나랑 전화기 하나 뿐이었어. 책상 밑에는 어두워서 안 보였고, 리셉션 책상 오른쪽에 있는 문은 잠겨 있었어. 이쯤에서 나는 그 소리가 그냥 동물이 내는 소리라고 생각해 버렸어. 뭐 너구리 같은 거. 너구리 존나 싫음. 너구리들은 존나 사악한 똥덩어리들이야. 그 귀여운 얼굴에 속으면 안됨. 어쨌든간에 나는 걔를 그냥 혼자 놔두기로 결정하고 지하실로 내려가기로 했어. 전에도 몇 번 계속 말했지만, 이 마을에서는 뭔가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그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서 내 등 뒤로 지하실 문이 닫혔는데, 그 뒤로 뭔가 그런 기분이 10배는 더 강해졌어. 당시에는 그냥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데, 나는 고작 이 플래시 하나에 의지해야 해서 그런 느낌이 드나보다 했지. 밑으로 내려갈수록 손상된 정도가 더 심해졌어. 천장이 전부 새까맣게 뒤덮여 있었고, 환풍구 구멍도 마찬가지였어. 심지어 곰팡이가 벽 아래로 스며?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시커먼 물이 밑으로 막 뚝뚝 떨어졌다고. 돌아다니다 보니까 어느 벽에 머리 없는 세 명의 인간 형태가 매달려 있는 거야. 진짜 미치도록 깜짝 놀래가지고 식겁했었는데 다시 보니까 오래된 방호복이 매달려 있는 거더라고. 오물들로 잔뜩 뒤덮여 가지고. 헬멧은 발치에 그냥 버려져 있었어. 누가 이 밑에다가 허접한 실험실 같은 걸 만들어놨어. 파일 캐비닛 사이에다가. 반대쪽 벽에 썩어가는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 현미경 같은 거랑 유리관이랑 2013 맥 노트북도 있었어. 거기 있는 모든 것들이 그렇듯이 역시 곰팡이 투성이였지. 그대로 거기 멈춰 섰어. 이렇게 최신 건물인데 이렇게 손상 상태가 심하다고? 2013년 형 맥 노트북인데? 일년 된 게 아니라 진짜 한 삼십년은 된 컴퓨터 같았다고. 현미경 옆에는 파일이 있었어. 흰 곰팡이가 잔뜩 펴서 거의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뭔가 글씨가 잔뜩 쓰여 있었어. 대충 몇 줄 쯤은 알아볼 수 있었어. “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징후”라던가, “초기 증상”같은 것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어. 이제 막 파일을 좀 본격적으로 보려는 참이었는데, 계단 맨 위에 있는 문이 쾅 하고 열렸어. 헉 하고 뒤로 돌았지. “이리 올라와!!” 누가 위층에서 소리질렀어. 남자 목소리였는데, 굉장히 탁하고 찢어지는 목소리였어. 톤은 굉장히 공격적이었는데 뭔가 화가 났다기보다는 겁에 질린 목소리? 그걸 듣는 내 심장은 진짜 바닥까지 뚝 떨어지는 것 같았어. 내 손전등 불빛이 그 위까지 닿지 않아서 누군지는 볼 수가 없었어. 내가 그 위에 좀 더 가까이 갔을 때 거긴 아무도 없었어. 이제 그만 그 건물에서 나가고 싶어져서 난 계단을 한번에 두 개씩 막 올라갔어. 메인 현관에는 아무도 없었어. 그게 날 안심시키는 동시에 혼란스럽게 만들었어. 그 남자는 어디로 간 거지? 어쨌든 상관 없었어. 난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문제에 얽히기 싫어서 뒷문으로 재빨리 뛰어갔어. 근데 문이 닫혀 있었어. 이번엔 확실했어. 나 말고누가 이 건물에 있다는 게. 나는 뒷문 쪽으로 열심히 뛰었지만 아무도 쫓아오지 않았어. 문이 잠겨있을 거라고 반쯤 확신하고 있었는데 너무 쉽게 열리는거야. 나는 내가 문을 지쳐 놨던 그 돌을 지나서 내 안전한 피난처인 차로 돌아왔어. 그때 그 마을을 떠났어야 됐던 거 같아. 나한테 소리 질렀던 그 남자 때문에 너무 예민해져서 그 경찰서 탐험을 만족스럽게 마치지를 못했단 말이야. 그 로비에 있던 오래된 범죄 현장 같은 그 핏자국도 날 그리 만족시키지는 못했어. 간에 기별도 안 갔다고. 거기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게 지하에 있던 그 실험실이랑 무슨 연관이 있을까? 난 마을을 더 돌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아파트 돌아봤던 얘기는 다음에 마저 쓰도록 할게. 진짜 분위기만 따져서는 내가 가봤던 곳 중에서 최고로 무서웠어. 한 편을 온전히 할애해야 다 쓸수 있을 것 같아. 모두들 도와줘서 고마워, nosleep!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1) | 오유 ________________________ 인간의 욕심이란... 저 정도 되면 이제 가지 말아야지 싶은데 만족스럽게 탐사하지 못했다고 더 돌아 본다니 ㅠㅠ 그나저나 마을이 완전 버려지게 된거구나. 아무도 없다니. 다들 어디로 간걸까, 어디에 있는걸까. 그 - 사람이었던 - 것들은 온통 어두컴컴한 곰팡이 속에 숨어 있는 걸까. 그러면 그 소리친 남자는 누구인걸까. Z인가...? 궁금증을 안고, 내일 또 올게! 더우니까 오늘도 낮에! ㅎㅎ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6화
기다린 사람들 있을까 서양 이야기고, 평소에 익숙하던 스타일이 아니라 낯선 사람들도 많을텐데 같이 봐주는 사람들 고마워! 근데 진짜 집중해서 읽으면 재밌는 글이니까 낯설어서 피했던 사람들도 한번 같이 봐보자 정말 재밌어. 내 프로필 눌러보면 1화부터 볼 수 있으니까 보쟈보쟈 ㅎㅎ 그럼 다음 이야기 얼른 들어가 볼까? 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 3 지금 뭔가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 근데 그것 중의 대부분이 내가 Nosleep에 올렸던 것들과 관련이 되어 있는 것 같아. 저번 주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것도 벅찬데 이번에 새롭게 일어나는 일들을 너희한테 알려주고 싶어서 죽을 지경이야. 하지만 일어났던 시간 순서대로 설명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차근차근 얘기해 보도록 할게. 그래서 지금 내가 있는 California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업데이트 하는 대신에 (너무 걱정은 하지마. 아직 곰팡이는 눈꼽만큼도 없어. 그냥좀 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뿐.) 한 주 전에 일들로 돌아가보자. 내가 Jess랑 Alan, Liz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기 이전에 있었던 일들 말이야. 경찰서에서 나온 다음에도 여전히 나에게는 반나절이 꼬박 남아있었기 때문에 이 마을의 나머지를 탐험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어. 난 아파트 빌딩을 확인해 보기로 결정했지. Hillside 아파트는 4층 짜리 건물이었어. 마을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다리랑은 꽤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어.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멀쩡해 보이는, 벽돌로 된 건물이었는데 한 1980년대쯤 지어진 건축 양식 같았어. 뭐 부식 같은 것도 전혀 없었고. 이상한 거라고는, 그냥 정문 유리창이랑 건물 유리창이 죄다 까만색으로 칠해져 있었다는 거? 처음에는 내가 마을 표지판을 보고 생각했던 것 처럼, 그게 그냥 까만색 페인트라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너희들도 다 눈치 챘듯이 그건 곰팡이였어. 정문은 잠겨 있었어. 문 옆에는 키패드랑 인터폰이 있었는데, 둘 다 켜져 있는 것 같지는 않았고. 나는 뒤쪽 주차장 쪽으로 돌아가서, 먼지 덮인 몇 대의 차를 지나, 장애인 전용 램프가 설치되어 있는 뒷문 쪽으로 걸어갔어. 뒷문은 안에 뭐가 걸려 있는지 안 열리더라고? 문 손잡이는 그냥 수월하게돌아갔고 자물쇠가 걸려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밀어도 꿈쩍도 안 했어. 그냥 건성으로 쇠 지렛대 가지고 여는 시늉만 몇 번 하고 금방 포기해 버렸지. 일 층 앞쪽 창문은 낮아서 기어오르기가 수월했어. 운이 좋게도, 내가 찍은 세번째 창문은 안 잠겨 있더라고. 나는 먼저 내 백팩을 던져 넣고 내 머리부터 집어 넣었어. 썩어가는 블라인드 틈새로 내 몸을 우겨 넣어야 했지. 들어가 놓고 보니까 어떤 집 침실이더라고. 플래시 불빛을 켠 다음에 여기저기 좀 둘러 보고, 내 가방에서 호흡기를 꺼냈어. 아파트 안은 경찰서 지하실보다 훨씬 상태가 안 좋았어. 까만 곰팡이가 바닥을 온통 뒤덮고 있었고, 벽이랑 천장에도 마찬가지였어. 천장 한 구석에서는 무슨 파이프 관이라도 터졌는지 꺼먼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그 떨어진 물이 침대 매트리스에 흥건하게 고여 있었어. 가구들은 좀 애매하게치워져 있는 상태였는데 죄다 썩어 있었어. 시커먼 색으로. 나는 침실을 벗어나서 거실 쪽으로 나갔어. 곰팡이만 없었다면 바로 어제라도 사람이 살았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한 수준이었어. 그냥… 버려진 게 아니라 좀 사람들이 어디로 급하게 피난했다는 느낌? 커피 테이블 밑에는 물병들이랑 캔이 굴러다니고 있었어. 그 근처에는 되게 비싸보이는 TV랑 오디오가 있었고. 부엌 카운터에는 접시 몇 개가 놓여져 있었어. 물론 시커먼 오물 같은 걸로 뒤덮여져 있었지. 제일 으스스했던 건 벽에 쭉 걸려 있는가족 사진이었어. 은색 프레임 안에서 활짝 웃고 있는 엄마, 아빠, 그리고 두 갓난 아기. 그냥 거기 그렇게 걸려 있었어. 그들의 행복한 얼굴에 온통곰팡이가 피도록 방치된 채로. 누가 이사를 간 거였다면 당연히 가족사진을 가지고 갔겠지. 백 번 양보 해서 뭐 식기나 전자제품 같은 건 버리고 간다쳐도, 가족 사진을 두고 가? 인간은 가족 사진을 가지러 불 속에도 뛰어드는 족속인데? 난 좀 불안해져서 그 집을 나왔어. 그리고 그 집이 몇 호였는지 확인하려고 뒤돌아섰어. 근데 번호판이 없더라고. 나는 호수를 적어 놓은 곳을 찾으려고 여기저기 불빛을 다 비춰 봤지만 어느 집에도 호수를 표시하는 곳이 없었어. 왜지? 이 마을을 더 많이 조사할수록, 점점 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졌어. 나는 이 아파트를 좀 더 샅샅이 조사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들어갈 수 있는지집집마다 다 확인을 해 봤어.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난 이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고 싶었거든. 좀 시간이 지나서 그때의 그 남자가 떠났다는 확신이 들면 다시 경찰서로 돌아가 볼 생각도 했었어. 난 보통 탐사를 할 때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편이야. 제일 위나 아래쪽 코너에서부터 시작해서 순서대로 쭉, 하나도 빠짐 없이 모든 것을돌아보는 게 내 스타일이지. 그렇게 하면 헷갈릴 일도 없고 뭘 빠트리거나 쓸데없이 갔던 데를 또 가거나 할 일이 없으니까. 이 아파트 빌딩은 어차피 별로 크지도 않았으니까 뭐 길 잃어버릴 염려는 없었어. 제일 걱정이었던 건 이 아파트에 나 말고 또 다른 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거였어. 계속해서 그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어. Hillside 아파트 내부는 진짜 세상에서 제일 어두운 장소 같았음. 사방이 너무 어두워서, 특히 구석 부분은 거의 무슨 진공처럼 보일 정도로. 플래시불빛을 끄고 보면 내 손바닥을 코 앞에다가 갖다가 대도 하나도 안 보일 정도였어. 토요일 오전 11시였던 거 치고는 진짜 비정상적으로 어두웠어. 아무리 실내라고는 해도 말이야. 로비로 가는 내내 내 부츠에는 유리조각이 계속 바스락거리면서 밟혔어. 천장에 있는 등에 전구는 하나도 없었고, 창문은 죄다 곰팡이로 범벅이 되어 있었으니까, 햇빛이 하나도 안 들어왔지. 내 일차적인 목적지는 계단참이었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에 있는 모든 집들을 다 살펴봤어. 안 열리는 문은 거의 없었는데, 안에 들어가 본다고 하더라도 처음 봤던 집이랑 별로 다를 게 없었어. 더러워진, 곰팡이 투성이 가구들이랑 꽉 찬 쓰레기통, 고장난 컴퓨터랑 TV 같은 것들. 남겨진 생활의 흔적들이 곰팡이에 의해서 잠식되어 있었어. 사진, 책, 옷가지, 잡지, 보석함….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은 다 남아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구체적인 정보들 같은 건 희미해져서 하나도 안 남아 있었어. 신문에 적혀 있는 날짜는 문드러져서 하나도 안 보였고, 편지에 남아 있는 이름이랑 주소 같은 것 역시 다 번져서 읽을 수가 없었어. 진짜 실낱 같은 단서 하나도 찾기가 어려웠어. 이 마을이 언제까지 정상적으로 움직였다는 물증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어. 심지어 년도 정도도 찾을 수가 없었다니까. 이 마을에 한 2012년이나 2013년 정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이곳이 아마 Alan이랑 Liz가 살았던 곳이 맞다는 증거일 텐데. 그렇게 한 집 한 집 들쑤시다 보니 어느 새 로비까지 와 있었더라고. 로비는 너무 커서 내 플래시 불빛이 반대편 벽까지 닿지 않을 정도였어. 난 여기서는 그렇게 오래 있지 않았어. 내가 그렇게 큰 공간에 혼자 있다는 게 좀 불안했거든. 난 서둘러서 “계단”이라고 쓰여 있는 문으로 들어갔어. 이 로비가 내 있지도 않은 광장공포증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어도, 이 아파트는 전반적으로 좀 불편할 정도로 비좁았어. 꼭 벽들이 사방에서 날 에워싸고 압박하는 느낌이어서, 복도를 걸어가면서 난 계속 플래시 불빛을 좌우로 비추면서 복도가 혹시 점점 좁아지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했다니까. 거친숨소리가 공기 중을 계속 울리고 있었는데, 그게 내가 내는 소리였다고는 확실하게 말 못하겠어. 계단참을 나서려는데 녹이 잔뜩 슨 기계장치들이랑 시커매진 파이프 같은 것들이 플래시에 비쳤어. 기계 정비 물품들은 바닥 위에 그냥 아무렇게나흩어져 있었어. 저 너머로 보이는 복도 쪽으로 플래시를 비춰보니까 시커먼 어둠에 불빛이 힘없이 스러졌어. 로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으스스함이나를 사로잡았어. 그래서 오른쪽에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가서 좀 더 짧은 복도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지. 그냥 얼핏 보기에는 거기도 다른 곳들과 별 다를 게 없어 보였어. 모든 것들이 확실하게 형체는 갖추고 있었지만 거의 다 썩어 문드러지고 있는 중이었지. 거대한 덩치의 기계들이 방의 반 이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어. 파이프랑 환풍구 통로들이 곰팡이 슨 천장을 얼기설기 가로지르고 있었고. 벽의 한 쪽 구석에는 사다리가 매달려 있었고, 그걸 타고 올라가면 천장에 나 있는 작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었어. 내가 보일러 파이프 쪽으로 플래시를 비췄을 때였어. 뭔가 위화감이 드는 거야. 기계장치 뒤에 뭐가 있는 것 같았어. 이리저리 꼬인 파이프 사이로 좀더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는데 잘 안 보이더라고. 근데 뭐가 분명 뒤에 있는 건 확실했어. 결국 뭔지 확인할라고 보일러 뒤로 안간힘을 쓰고 비집고 들어갔어. 뭔지 모를 그것은 곰팡이 더미에 누워 있었어. 곰팡이가 완전 무슨 침대라도 되는 것처럼. 곰팡이가 그렇게 더미처럼 쌓이기도 하나? 그게 뭔지는 당시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었지. 근데 나중에 Jess의 글을 읽어 보니까 뭔가 감이 오긴 한다. ‘그것’은 평균적인 사람 사이즈보다는 작았어. 태아자세로 웅크리고 누워 있었는데, 뭔가 쪼글쪼글한 희멀건 다리만 이상한 각도로 그냥 늘어져 있었어. 뭐 발이나 발가락 같이 보이는 건 없었어. 그니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다는 거지. 팔도 그냥 기다란 살점 덩어리처럼 되어 있었어. 손은 물론 없었고. 몸통 부분에 갈비뼈가 좀 도드라져 보이기는 했었는데, 다른 디테일한 신체 부위? 같은 건 안 보였어. 그니까 아, 저게 인간이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는 그런 신체 부위들. 배꼽이나 유두, 머리카락 뭐 이런 거. 인간의 살색이라기에는 그리고 너무 창백했고. 차라리 회백색에 더 가까웠어. 시체 색깔처럼. 머리는 완전 대머리였고 볼품없이 말라붙어 있었어. 얼굴은 내 쪽을 향해 있었는데.. 아니 뭐 내가 느끼기에 그랬다는 거지. 그냥 달걀귀신 같은 맨숭한 얼굴에 눈도 코도 없었는데 입은 진짜 내가 본 것 중에 제일 컸어. 그리고 웃고 있었어. 겁나 환하게. 진짜 과장 안하고 입이 귀에 걸려 있었어. 이빨은 인간 이빨처럼 생겼는데 아래 위가 하나가 된 그런 형태였어. 적어도 아랫니랑 윗니 사이에 틈이 전혀 없었던 건 분명해. 그걸 보고 내가 어땠겠어. 존나 기겁을 했지. 그 좁은 틈 사이에서 빠져나가려고 버둥버둥거리는 와중에 그것이 움직임도 없고 숨도 안 쉰다는 걸 알아차렸어. 내가 난리를 치고 있는 동안에도 어떤 반응도 없었어. 조금 있다가 나는 그게 죽어 있다는 걸 깨달았어. 난 이제 그만 하고 싶었어. 더 이상 그 건물 한에서 일 초도 있기 싫었어. 난 계단을 뛰어 올라가서 로비를 후다닥 지나 내가 처음 들어왔던 그 창문으로 돌아갔어. 그 창문을 하도 급하게 빠져나오는 바람에 땅바닥에 쳐박혀서 컥컥거렸어. 경찰서에서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난 차 안에서 숨을 골랐어. 그리고는 곧바로 마을을 빠져나왔어. 난 모텔에 돌아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며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 억지로 합리화하려고 애썼어. 그건 아마 인형이었을거야. 아니면 마네킹이던가. 아니면 그냥 석고상이겠지. 그리고 그건 그냥 어떤 애가 미술시간에 만든 존나 망한 과제라고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었어.하지만 Jess의 글을 읽고 난 지금은 그게 Jess가 7개월 전에 그 빌딩 지하에서 본 것과 똑 같은 크리쳐라는 걸 알게 됐지. 그때는 물론 움직이고 있었겠지만. 하여튼 그 다음날 나는 San Francisco로 출발했어. 그 이상한 마을에서 멀어지게 된 것에 감사하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포기했다는 말은 아니지.당시 난 용기가 없어서 그 마을에서 도망쳤지만, 그렇다고 내가 꼭 솔플만 해야 된다는 법은 없잖아? 내가 뭘 하기로 했는지는 다음 편에 계속 업데이트 할게. 감염된 마을 4 업데이트가 늦어져서 미안. SanFran에서 뭔가 상황이 뒤죽박죽이 되어 버려서… (여기 사람들은 SanFran이라 그러면 되게 싫어하드라ㅋㅋ) 저번에마지막으로 글 올리고 이틀 있다가 내 노트북이 고장나서. 이게 대체 뭔 바이러스인지 아니면 무슨 하드웨어 오류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내 마우스 커서가 그냥 지 멋대로 막 돌아다녀. 진짜 되는대로 막 움직이긴 하는데, 계속 크롬이랑 워드에 들어가. 그리고 내가 옛날에 써 놨던 도시 탐험 기록들이랑 지금 쓰고 있는 이 문서들을 계속 열어재껴. 사진 파일도 계속 열고 있는데, 내가 뭐 내 마우스를 전혀 컨트롤 할 수가 없으니까 대체 무슨 사진을열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컴퓨터 고장난 게 그 마을 일이랑 뭐 딱히 상관은 없는 것 같지만, 진짜 개 거슬려. 하여튼 그것 때문에 여기 글을한동안 못 올렸어. 지금은 일단 폰이랑 Blake(내 친구임) 컴퓨터를 왔다갔다 하면서 글을 쓰고 있어. 내 컴은 A/S 센터에 보냈으니까 아마 곧 고쳐지겠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른 거슬리는 일들도 있긴 하다? 근데 뭐 지금으로서는 내 몸이나 정신에 아무 이상도 없으니까. 아직 여기에는 곰팡이는눈꼽만큼도 안 보이고. 내 일은 인터넷으로 자택근무를 하는 거라서, 여기에 좀 더 머물기로 했어. Blake는 그래서 집에 붙어있으려고 연차를 써야했지. 그리고 자기 여자친구도 집에 데려오기로 했어. 진짜 솔직하게 말할게. 처음에 Jess랑 Liz, Alan 글을 읽었을 때, 나는 그냥 애들 몇 명이 그 마을을 보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가지고 그냥 진짜 실감나는 무서운 얘기를 지어낸 거라고 생각했어. 지들끼리 짜고서. 곰팡이며, 그 건물들이랑, 지하실에 있는 그 시체… 진짜 초자연적인 현상을 절대 안 믿는 사람이면 이런 것들이 그냥 자연적이고 우연한 일들에 의해서 각각 벌어졌다고 완강하게 생각하게 되잖아. 난 이 마을이 뭔가 감염됐다기보다는지지리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하여튼 내가 어느 쪽으로 생각해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어중간한 상태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는 것 같아. 아마진짜 말 그대로 몬스터한테 귓방맹이라도 한 대 맞지 않는 이상 내가 이걸 완전히 받아들이기는 힘들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여기다가 이 글들을 쓰고 나서, 나한테 뭔가 이상한 문자랑 이메일이 왔어. 세 명의 각기 다른 사람들한테. 적어도 지금까지는 세 명. 그 사람들이 내 이메일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네. 어쨌든,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거기 다시 가보는거야. 이번에는 좀 더 장비도 챙기고 사람도 많이 데려가려고 생각중.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거야. 일단 나랑 Blake랑 걔 여자친구Heather가 끼기로 했어. 얘랑은 그 마을에 가본 다음에 몇 번 같이 술 마신 적이 있었거든. 둘이 얘기 듣더니 바로 오케이해서 바로 팀이 만들어졌지. 얘네도 Jess의 글을 읽어봤기 때문에 이 일의 리스크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하기로 결정한거지. 오레건을 떠난 뒤로 잠을 잘 못 자는 것 같아. 거의 매일 악몽을 꾸는데,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널 계속 따라오는 그런 악몽이야. 근데 그 와중에 니다리는 잘 안 움직이는 거지. 멜라토닌 (역자 주: 천연호르몬 수면유도제)이랑 보드카로 악몽 문제는 대충 해결이 되긴 했어. 꿈도 못 꾸고 기절하듯이 잠드는 게 악몽보다는 훨씬 낫더라고. 곰팡이에 노출되었던 게 내 뉴런인지 뭔지에 영구적으로 영향을 끼친 게 아니었으면 하는데. 잡소리는 그만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갈게. 일단,California에 도착하고 나서 한 이틀 정도 지난 날이었어. 레딧을 하고 있는데/u/helpmenosleep한테 쪽지가 온거야. 모두 잊지 않았겠지만, 이 아이디는 Jess의 아이디야. 시리즈가 다 끝난 다음에,helpmenosleep이랑/u/alanpwtf (역자 주: Alan의 계정)이 댓글 란에 이상한 댓글을 달고 다녔지. 대부분 좀 횡설수설하는 동요틱한 시 구절들 같은 거. 이 사람들 계정 히스토리로 들어가서 보니까 진짜 소름돋더라. 뭔가 자기가 즐거워하고 있다는 걸 막 어필하려는 느낌? 가끔씩 공격적으로 변할 때도 있었어. 그럴 땐 진짜 겁나 화내고. 보니까 helpmenosleep은 댓글 달 때 특정한 패턴이 있더라고. 일단 오타가 진짜 많아. 그리고 무슨 시 같은 걸 찌끄려 놓는데 라임은 하나도 안 맞고앞뒤도 안 맞아. 혹시 몰라서 내가 받은 쪽지 여기다가 올려볼게. 너네가 한 번 무슨 말인지 봐봐. 수신인: 사랑하는Claire 발신인:helpmenosleep >> 이 주 전에 보냄 Ⅰ연ㄴ  O’er the midnight moorlands crying,     한 밤중의 황무지가 울부짖고,  Thro’ the cypress forests sighing,      편백나무 숲이 한숨짓고,  In the night-wind madly flying,         밤바람이 미친듯이 휘날리는 곳에서, Hellish forms with streaminghair;      굽이치는 머리칼을 가진 사악한 것이 태어난다;  In the barren branches creaking,        벌거벗은 나뭇가지들이 삐걱거리고,  By the stagnant swamp-poolsspeaking,   고여있는 늪의 웅덩이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Past the shore-cliffs evershrieking;   해변의 절벽이 새된 목소리로 비명을 지를 때;  Damn’d daemons of despair. 빌어먹을 절망의 악마들. II:2II:6 II:15 II:31 V:11, V:35 for V:8 V:22 V:21 V:36 V:37 I:12III:23 V:34 III:15 V:15, III:12, III:37 그를 밎지마 나머ㅓ지를 읽어봐... >싸운는 건 절ㄹ망을 저지를 뿐이야 …응… 이게 그거야. 우리의 곰팡이 친구는 아무래도 시인이 된 것 같네. 난 진짜 영문학에는 문외한인데. 음, 잘은 모르겠지만 내 짧은 안목으로 좀 해석해 볼게. 난 ‘streaminghair(굽이치는 머리칼)’을 보니까 바로 그 다리 밑에서 봤던 여자가 떠올랐어. 그리고 ‘cypressforest(편백나무 숲)’어쩌구운운하는 거는 마을 주변에 숲을 언급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근데 마을 주변에는swamp(늪)나 moorlands(황무지)는 없는데.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리고 그 시 밑에 적혀 있는 숫자랑 로마자는 뭐야? 무슨 암호 같은 건가? 뭔가 로마자:숫자 이렇게 되어 있길래 로마자는 줄 수고 숫자는 단어 수인가? 하고 처음에는 생각했거든? 그니까 Ⅱ:2이러면 두번째 줄에 두번째 단어 이런 식으로. 근데 그러면 말이 안 되더라고. 딱 봐도 35번째 단어는 없잖아. 뭔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 거 같애. 아니면 아예 진짜 아무 의미도 없거나. 둘 중 하나겠지 뭐. 아니 누가 이걸 해석하고 앉아있겠냐고.helpmenosleep은 존나 미친 게 분명해. helpmenosleep이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내가 여기다가 말했었나? 아닌 것 같은데. 어쨌든 내 이름은 밝혀졌네. 난 Claire야.안녕. helpmenosleep을 Jess라고 부르는 게 맞는지 좀 헷갈려. 마찬가지로alanpwtf를 Alan이나 Liz라고 여기는 게 맞을지 모르겠어. 내 생각에는 이 계정들을 이용하고 있는 게 누구든간에 얘들은 레딧 계정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건 물론이고 폰이랑 컴퓨터를 쓸 줄도 아는 것 같아. 물론 타자는 겁나못 치지만. 얘네가 계속 댓글을 다는 건 그냥 우리를 엿먹이려고 그러는 거 같애.helpmenosleep은 특히 내 호기심을 엄청 자극해서 날 다시 그 마을로 데려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 그 도발, 받아주겠어. 다른 이상한 것도 있어. 내가 두번째로 마을에서 나오려고 차 몰고 가는데 조수석에 뭔가 있는거야. 아파트를 탐험하고 있을 때 내가 차 창문을 좀 열어놨었거든. 그 때 누가 창문을 통해서 뭔가를 흘려넣은 것 같아. 저번에 글 올렸을 때는 이거에 대해서 완전 까먹고 있었지 뭐야. 근데 최근에 내 백팩 뒤지다가 그게 가방 맨 바닥에 있는 걸 다시 발견했어. 그냥 종이 쪽지인데, 모텔에 있을 때는 사진도 찍어놨었어. 일단전문을그냥여기다가옮겨적을게. 이 마을에서 당장 나가. 난 당신이 누군지도 모르고 왜 여기 있는지도 몰라. 하지만 당장 여기서 나가도록 해. 당신이 다시 여기서 내 눈에 띄면 다음에는 강력하게 대처하겠어. 마지막 경고야, 아가씨. 언젠가는 나에게 고마워하게 될 거야. --당신의 친구가 ㅇㅇ. 이런 애매모호한 경고는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제 지친다. 접힌 쪽지 뒷면에는뭔가집같은게그려져있고,그옆에는“경고:들어가지말것”이라고적혀있었음.이게뭘뜻하는건지는알길이없지만..하여튼난이쪽지를“증거”파일에다가껴놨어. 너네가 뭐라고 할 지 대충 알 것 같애. Z나 아니면 걔네 조직인 것 같다고 하겠지. 근데 난 별로 그렇게 생각 안 해. 왠지 알려줄게. 내가 삼 일 전에 이메일을 하나 받았거든 To: [내 이메일 주소] From: 알 수 없음  (진짜 ‘알 수 없음’이라고 써 있었음. 난 이메일 보낼 때도 이렇게 발신자 주소 숨길 수 있는지 몰랐어. 자기들 주소를 알려주는 것도 싫고 내가 자기들한테 답장하는 것도 싫다 이거지.) Subject:감염된 마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그 마을을 건드리지 마라. 건드려서 당신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우리는 당신을 구하러 거기까지 가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질문에 대답하지도 않을 것이고 당신에게 도움을 주지도 않을 것이다. Z는 죽었다. R 역시죽었다. 뭔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었다. 우리는 이제 맞서기를 포기한다. 우리에게는 애초부터 맞설 만한 방법도 없었다. 그저 일시적인 고착 상태만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뿐. 우리가 거짓말을 했다. 미안하다. 우리가 더 힘이 있는 것처럼 과장했다. 그렇지 않다. 우리는 약하다. 그것이 이겼다. 이 메일을 인터넷에 올려주면 고맙겠다. 그것이 이제 우리를 찾을 없다는 걸 그것에게 알려줄 수 있을 테니까. 아니, 우리를 찾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우리가 언제부터 패배하기 시작했는지 알고 있다. 제발 그냥 우리를 가만히 놔둬라. 아까부터 ‘우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젠 더 이상 ‘우리’가 아니다. 남은 건 나 하나 뿐이야. Claire,행운을 빌어. 제발 현명하게 처신하길 바라. 그것이 당신이 제일 하지 않길 바라는 쪽으로 움직여: 그냥 그것에 대해서는 잊어버려. 그게 유일한 방법이야. 난 다시 연락하지 않을 거야. 그것이 나에게 속삭이는 걸 들었어. 이젠 시간 문제야. 난 아직 내 몸을 컨트롤 할 수 있어. 그리고 Z의 총과 한 발의 총알도 아직 남아 있지. 아직까진 내 고통을 나 스스로 끝낼 수 있어. 그리고 당신의 고통 역시 아직까진 막을 수 있어. 안녕. _ 나 아무래도 자살 메시지를 받은 것 같지… 이거 읽고 나서 진짜 입 안이 썼어. 속도 막 울렁거리고. 불쌍한 ‘알 수 없음’… 내가 뭔가 도울 수 있었으면좋았을 텐데. 하지만 난 ‘그것’ (아까부터 그것이 뭔지 모르겠지만)이 이겼다는 건 인정할 수 없어. 내 결심은 단호하니까 이거에 대해서 나한테 자꾸 뭐라 그러지말았으면 좋겠어. 우리는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낼 거고, 그리고 다시 원래대로 돌려 놓을거야. 그냥 이대로 무시할 수는 없어. 사람들한테 해를 끼치도록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음 하여튼 일어난 일은 이게 다야. 메시지 두세 개에 악몽도 꽤 꿨지만 아직 곰팡이는 없네. 다른 일이 또 생기면 다시 업데이트 할게. 근데 다음에 글올릴 때는 너네한테 그 마을 갔다온 얘기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댓글은 큰 힘이 돼. 항상 고마워.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3),(4) | 오유 ________________________ 아. 저 시를 해석해 주는 댓글이 있어서 가져와 봤어. 저 시는 H.P Lovecraft의 Despair라는 시에서 따온 거네. 총 5개의 연으로 되어 있어. 그 쪽지가 시작할 때 로마자 Ⅰ로 시작하고 있잖아. 그리고 저 인용된 시는 원래 시의 가장 첫번째 연이고. 아마 암호에 나와 있는 로마 숫자는 그 시의 연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 로마자 뒤에 나와 있는 아라비아 숫자는 그 연에 있는 단어를 나타내는 것 같아. 예를 들면 II:2는 두번째 연에 있는 두번째 단어인거지. "I remember youths beaming anguish, waiting for the peace of sweet oblivion. The voyager is blindly loathsome, half-knowing, helpless.” “내 어린시절의 찬란한 괴로움을 기억한다. 달콤한 망각이 주는 평화를 기다리며. 여행자는 맹목적으로 (가기를) 꺼려 한다. 반쯤은 무지한 채로, 무기력하게.” 그나저나. 들어가지 말라면 더 들어가고 싶은게 당연한 일인데 저런 쪽지를 보내?! Z는 결국에는 포기했구나. 마을이 버려진 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 저 마을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것은 뭐길래 자꾸 이런 짓(?)을 하는 걸까. 목적이 뭘까. 궁금증은 한층 커져 가고... 다음 이야기는 또 내일 가져올게! 잘 자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8화
바로 들어갈게! ___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 7 나 자꾸 정신줄을 놓고 있어. 내가 이 글을 쓰려고 한 지 벌써 세번째야. 책상 앞에 앉아서 글을 쓰려고 하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려보면 3시간 후고, 나는 현관에서 이미 담배 한 갑을 다 아작낸 채로 있는거야. 다시 컴퓨터로 가 보면, 워드 창은 그냥 텅 비어 있어. 근데 문제는 내가 글 쓸 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거지. 내가 가장 처음 기억하는 건, 그 때 Blake랑 Heather랑 처음 마을에 차 몰고 들어갔다가 나온 다음이었어. 그 다음부터는 그렇게 필름 끊기는 게 하루에도 두세번 씩 일어나. 그냥 방에 들어가다가 갑자기 내가 바로 30분 전부터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을 못 하는거야. 배고프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셋이 TV 앞에서 피자를 먹고 있다거나.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까 불꺼진 방에서 침대에 누워있다거나. Blake랑 Heather는 전혀 이상한 점을 못 느꼈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동안 그냥 완전 정상으로 행동했대. 난 내 스스로를 내 방에 격리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Blake는 절대 나를 혼자 두지않아. 그리고 되게 고집스럽게 여기 남아있어. Heather를 데리고 다시 San Francisco로 돌아가려고 하지도 않아. 걔 말로는 자기들도 아마 감염이 이미 됐을 수도 있으니까, 그걸 다시 다른 데로 퍼트리고 싶지 않다는거야. 그리고 나를 여기 혼자 남겨두지도 않을 거고. 이렇게 말하면 좀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그 말을 듣고 굉장히 안심이 됐어. Blake랑 Heather는 그거 가지고 꽤 심각하게 싸우고 있는 것 같아. 몇 분 전에 Heather가 산책 갔다오겠다고 하면서 뛰쳐나갔어. 아마 Blake가 절대 틈을 내주지 않으니까 서운한 거겠지. 근데 어쩌겠어, 자기 혼자 운전해서 가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어쨌거나, 나는 너희한테 이 모든 일들을 시간 순서대로 설명해주기로 나 스스로 약속했으니까, 일어났던 순서대로 쭉 설명할게. 근데 중간중간에 필름이 끊겨서 모든 것을 빠트리지 않고 설명해주겠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 다음날에는 마을에 들어가지 않았어. 난 아직도 그 전날 일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고 (사실 지금도 그래) 내가 다시 그 마을로 돌아가고 싶은 건지 확실하게 마음을 정하지 못했거든. 하지만 그렇다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니었어. Hillside 아파트에서 가져온 그 노트북은 지퍼백에 넣어서카운터에 올려놨는데, 아무도 그걸 만지고 싶어하지 않았지. 난 그 날 하루종일 술을 마시면서 보냈어. Heather랑 Blake는 계속 여길 떠나는 거 가지고 싸우고 있었어. (“제발, 자기야, 이제 그냥 가자. Claire는 그냥 여기 혼자 두면 되잖아. 우리 문제도 아닌데 왜 그렇게 붙잡고 있어?”) 하지만 Blake는 역시 내 절친이었어. 걔는 Heather랑 사귀기 훨씬 이전부터 내 절친이었다고. Blake는 절대 나를 혼자 두고 떠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말했어. 그리고 나처럼 이 마을의 비밀에 대해서 엄청나게 궁금해 하고 있었고. 그 날 오후 3시 쯤이었어. 그 때 그 오레건 지역 번호로 나한테 문자가 온 거야. 문자를 그대로 옮겨적을게. “HEllo beautiful. so Happy youv3 decided to stay. i’m tHrowing a littl3 party in your Honor. wE can’t wait. see you soon!” (안녕, 이쁜이. 너가여기 머물기로 한 것 같아서 기뻐. 너를 위해서 조그맣게 파티를 하려고. 진짜 기대된다. 곧 다시 만나!) 저번과 마찬가지로 대문자와 숫자만 따로 써 봤어. 그리고 쓰자마자 지워 버렸어. “He H3 H3 HE” 도대체 “HE(그)”가 누군데 자꾸 언급하는거지? 19일 아침에 나는 좀 나아진 기분으로 일어났어. 그 날 밤에는 한 세시간 정도 잘 수 있었거든. 내 머릿속에는 그때의 그 시카고에서 온 문자로 가득했어. 고등학교에 가면 답을 알 수 있을 거라는 그 문자. 난 다시 마을로 돌아가야 했어. 그때 난 내가 감염됐다는 걸 거의 확신하고 있었고, 만약 그렇다면 마을을 떠나서 집으로 가는 건 오히려 안 좋은 선택 같았으니까. 나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뿐이었어. 잘 하면 그 마을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멈추게 할 수 있을지도몰라. 온 마을에 불을 질러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답을 찾을거야. 어쩌면 이 감염에 대한 해독제가 있을지도 모르지. 아니면 그것에 대항하는 방법이라도. 아니면.. 뭐든간에. 그 날 Blake랑 내가 마을로 다시 돌아갔을 때 Heather는 우리를 따라오지 않았어. 걔는 너무 무서워하고있었거든. 그리고 자기들을 이 일에 끌고 들어온 데 대해서 나한테 엄청 화가 나 있었어. 뭐 걔 잘못은 아니지. 안 그래도 걔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나랑 같이 여기 오기 전에 분명 걔들한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걸 알려줬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긁어 부스럼을 만든 건 나니까. 첫째 날 밤에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고등학교를 한 번 봤었기 때문에, 다시 찾는 건 어렵지 않았어. 고등학교는 큰 회색 건물이었어. 가운데에는 빨간 문 두개가 있었고. 도보에는 가로수가 빽빽하게 심겨져 있었어. 한마디로 말해서 되게 그림 같은 학교였어. 학교 입구에는 ‘Charles M. Hadwell 고등학교’라고 쓰여 있었지. 저번에 아파트도 그렇게 들어가기 쉬운 곳은 아니었지만, 여기는 더했어. 학교는 진짜 단단하게 잠겨 있었어. 같은 블록에 있는 다른 집들이 문을 활짝 열어 둔 것과는 아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지. 정문은 쇠사슬로 칭칭 감겨져서 자물쇠로 잠겨 있었어. 우리는 마지막 수단으로 쇠지렛대를 써서 열어보려고 했지만, 체인이 문 손잡이에 너무 단단하게 감겨 있어서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지가 앉더라고. 일단 주변을 쭉 돌아보기로 했어. 정문 말고도 문이 세 개가 더 있었는데, 전부 다 쇠로 된 문이었고 다 잠겨 있었어. 일 층에 있는 창문 역시 곰팡이가 껴 있긴 했어도 안에서 다 잠겨 있었지. 근데 뒤쪽에 비상계단이 하나 있었어. 그리고 그 위쪽에 있는 3층 창문은 잠겨 있지 않았지. 고맙게도 사다리가 이미 땅에까지 내려져 있는 상태여서, 곧바로사다리를 타고 열린 창문으로 들어갔어. 들어가서는 저번과 마찬가지로 호흡기랑 장갑, 긴팔 긴바지를 입고 비니까지 썼어. 뭐 이제와서 그게 소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들어간 방은 되게 어두침침하고 낡아 보였어. 건물을 보니까 한 60년대 쯤에 지어져서 그 이후로 리모델링을 한 것 같지는 않더라고. 벽은 어두운 녹색이었어. 사이사이 기둥은 나무로 된 것 같았고. 그리고 바닥에는 베이지 색 타일이 깔려 있었어. 온 구석에는 곰팡이 투성이었어. 아파트만큼은 정도가 심하지 않았지만, 한 경찰서 정도 수준은 되는 것 같았어. 우리는 복도로 이동했어. 벽에 사물함들이 쭉 늘어서있었는데, 몇몇 개는 열려 있었어. 내용물들이 밖으로 다 떨어져 있는 상태였어. 종이랑 파일들이랑 책 같은 것들. 우리는 교실들을 계속 지나쳐서 걸었어. 그리고는 우리가 뭘 찾아야 되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걸 천천히 깨닫게 되었지. 학교니까 당연히 문서 같은 건 차고 넘칠 거고, 칠판이랑 프로젝터 같은 것들도 엄청나게 많을텐데. 학교는 생각보다 컸고우리는 그 문자가 말한 “답”이 대체 어디에 있을지 알길이 없었어. 모든 걸 샅샅이 찾으려면 적어도 며칠은 걸릴 지경이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천천히, 그러나 철저하게 조사를 시작했어. 우리가 네번째로 들어간 방에서, 나는 한쪽 구석에 있는 칠판에 뭔가 표 같은 게 그려져 있는 걸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갔어. Blake는 벽에 붙어 있는 선생님책상에서 이것저것 뒤지고 있는 중이었고. 거기 데스크탑 컴퓨터가 있었는데, 건물 전체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켜지지는 않았지. Blake는 책상에서 저널리즘 수업에 쓰이는 수업 계획표를 찾아냈어. 그리고 2013년 9월에 간행된 학교신문 뭉치도 찾아냈고. 마을이 최근까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는 나의 추측이 맞아 떨어진거지. 신문을 보니까 여기 학교 학생회 이름이 “Hadwell 고등학교 집사들” 이더라고. 뭔가 이름이 이상하기는 했지만, 나 예전에 다니던 고등학교 운동부 이름도 “십자군”이었기 때문에 뭐 그러려니 했지. 위쪽 구석에는 학교 문장이 있었는데, “Donec totum impleat orbem”이라고 써 있었어. 모텔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게 무슨 뜻인지 찾아봤더니, “전세계를 가득 채울 때까지”라는 뜻이라더라. 그 칠판에 적혀 있던 표는 1964년부터 있었던 학생 대표 명단인 걸로 밝혀졌어. 졸업 일자랑 학점이 쭉 나와 있었지. 뭐 기사 같은 걸 쓰려고 정리해 둔 모양이지. 그 표를 쭉 보니까 학생 대표들 중에서 Hadwell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진짜, 엄청 많았더라. 이마을에는 아직도 그런 혈통 같은 게 중요하게 여겨졌던 모양이지? 아니면 그 집안에서 천재들이 유독 많이 나왔던가. 마지막으로 Hadwell을 성으로 쓰는 사람은 2007년에 졸업했어. 이름은 Elizabeth. 그 이름을 보자마자 레딧에 글을 썼던 Liz가 바로 떠올랐지만, 글쎄,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지. 우리는 그 방을 나와서 교무실로 내려가보기로 했어. 뭔가 수상한 게 있을까 싶어서. 교실들은 일단 언뜻 보기에 별로 중요한 게 없어 보였거든. 일층은 그 위에 층들보다 훨씬 어둡고 압박감이 심했어. 그 벽이 사방에서 조여오는 듯한 그런 압박감. 코너를 도는데, Blake가 갑자기 멈춰서 내 팔을 잡고 날 멈춰세웠어. 그리고 뭔가를 들어보라고 했어. 뭘 들어보라고 하는 건지는 바로 알 수 있었어. 희미한 음악 소리. 뭔가 먼 데서 들려 오는 듯한… 나는 긴장한 채로 귀를 기울였지만 그 음악에 뭔가 가사가 있었는지, 아니면 음색이 어땠는지는 하나도 들리지가 않았어. 음악소리는 괴괴하게 홀을 울리고 있었어. 우리는 음악소리를 따라서 움직였어. 음악소리는 정문 근처에 있는 교실에서 가장 크게 들리고 있었지만, 거기서도 뭔가가 막혀 있는 것 같은 소리가 났어. 벽 너머에서 소리가 나는 것처럼. 나는 그제서야 그 음악이 뭔지 알아차릴 수 있었어. 내가 원래 알던 노래보다 좀 느린 템포긴 했지만, 되게 유명한 노래였으니까. “You are my sunshine”이었어. 그 방을 뒤지다 보니까 노래는 반복재생으로 나온다는 걸 알게 됐지. 끝나자마자 다시 노래가 시작됐어. 교실 구석 바닥에 있는, 철제로 된 조그마한 문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 장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어서 눈에 확 띄었거든. Blake가 쇠지렛대로 한 번 힘을 쓰니까 문이 땅에서 확 튕겨져 나왔어. 문이 한 번 열리니까 음악 소리가 훨씬 크게 들렸어. 땅에 블랙홀마냥 나 있는 검은 구멍에서 메아리쳐서 울리고 있었지. 우리가 뭔가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 그 밑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느낌도. 정말 내려가기 싫었지만, 그래도 해야 했어. 우리가 찾고 있는 그 비밀이 아래에 있을 테니까. 나는 내 쇠지렛대를 챙기고 Blake는 그의 ‘섬멸자’를 챙겼어. 섬멸자가 뭐냐면 딱딱한 폭파 장치 같은 건데, 한 번 쓰면 상대방한테 꽤 심각한 부상을 입힐 수 있는 강력한 거였어. 단단히 무장하고, 우리는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한발 한발 내려갔어. 계단을 내려가는 데는 이상할 정도로 오래 걸렸어. 내려가면서 계속 위를 쳐다봤지. 점점 작아지는 네모난 불빛을 애타게 바라보면서 한참을 내려갔어. 그 불빛마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계단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어. 공기는 점점 차가워지고 있었고, 벽은 점점 좁아지고 있었어. 기분 상으로는 계단을 적어도 15분은 넘게 타고 내려온 것 같았지만, 폰을 보니까 겨우 삼사분 남짓 내려온 거더라. “You are my sunshine”은 그 와중에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어. 소리는 점점 커졌지. 그리고 다음 발을 내딛는 순간에 예상치 못하게 땅을디뎠어. 난 휘청였지. Blake가 나와 부딪히는 바람에내 플래시가 땅에 떨어져서 저 멀리로 굴러갔어. 그에 따라서 불빛이 여기저기 일렁였지. 플래시는 한 5m정도를 굴러간 다음에야 멈췄어. 난 플래시 불빛이비추는 곳으로 가서 Blake랑 좀 앉아서 쉬었어. 그러던 중에 플래시 불빛이 갑자기 꺼졌어. 난 그게 땅에 떨어지는 충격으로 고장났다고 생각했어. 우리가 지나온 터널은 돌을 거칠게 깎아서 만들어 놓은 거였어. 동굴은 좁고 낮아서 Blake는 고개를 살짝숙여야 했지.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어. 땅에 떨어진 채로 꺼져버린내 플래시를 찾으려고 했지만 찾을 수가 없는거야. 한참을 찾다가 그게 내 발에 걸려서 보니까, 원래 떨어져 있던 자리보다 15미터는 더 멀리 가 있었어. 완전히 망가져서. 거의 산산조각이 나 있었음. 렌즈는 깨져 있고, 안에 있는 구리선은 밖으로 나와서 다 헝클어져 있었어. 전구도 완전 박살이 나 있었어. 나한테는 그러니까 앞을 비출 수 있는 조명이 더 이상 없어진거야. 그리고, 명백하게 그 터널 안에는 우리 말고 다른 뭔가가 존재하고 있었어. 각자의 무기를 꼭 쥔 채로 우리는 조용히 앞으로 나아갔어. 난 빨리 그 음악소리의 진원지를 찾아서 그걸 부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어. 진짜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지긋지긋했으니까. 갑자기 어둠 속에서 문 하나가 튀어나왔어. 터널 모양대로 만들어진 문이었지. 엄청 무거운 강철로 만들어진 문이었는데, 중심부분에는 학교 문장이 찍혀 있었어. 뭐 다른 학교 문장이랑 별로 다르진 않았어. 방패 모양에 뭐 이런저런 상징 나부랭이들이 붙어 있는그런 모양. 그게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학교 신문에서 봤던 기억은 나. 문은 잠겨 있지 않았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네. 그 문 뒤에서 뭘 찾았는지는 내일 다시 돌아와서 쓰도록 할게. 미안. 거기서 우리가 뭘 발견하기는 했거든. 다음에 봐.  감염된 마을 8 상황이 미쳐 돌아가고 있어. Blake는 지금 부상을 입은 채로 병원에 격리되어 있어. Heather랑 나는 호텔 방에 틀어박혀서 숨어 있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이 일에 또 연관된 사람이 있다면 진짜, 진짜 미안한 마음 뿐이야. 여기다가 글을 올리는 것 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네. 내가 지금 뭐에 대항해서 싸우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것이 이 일과 관련된 비밀이 공개적으로 알려지는 걸 굉장히 꺼려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그래서 여기다 글을 올리는 게 적어도 그것과 맞서 싸우고 있다는 느낌은들게 해주거든. 그래서… 계속 글을 올릴 생각이야. 그것 말고는 점점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아. 저번에 글을 올린 이후에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언제나와 같이 시간 순서대로 설명할게. 그 터널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조그마한 방이 하나 나왔어. 사적이고 은밀한 공간이었지만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었지. 벽은 모두 석조로 되어 있었는데, 복잡한 문양들이 음각되어 있었어. 모두 내가 처음 보는 문양들이었어. 어쩌면 룬어일지도 모르지. 근데 확실히 노르웨이 어는 아니었던 것 같아. 어떻게 묘사할 방법이 없네. 그것만 생각하면 머리가아파. 방에는 돌 기둥이 몇 개 서 있었고, 그 사이로는 벽에 걸려 있는 태피스트리가 보였어. 3면에 모두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었는데, 서로 다른 그림들이 묘사되어있었지. 근데 세 그림이 서로 연관되어서 이야기 하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 같았어. 왼쪽에 걸려 있던 첫번째 그림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어떤 사람이 땅에 앉아 있는 그림이었어. 긴 머리를 풀어헤치고 손에 얼굴을 묻고 있었는데, 뭔가 절망에 빠진 것 같은 모습이었어. 그 사람 뒤에는 빼빼 마른, 까만색을 한 사람 형상이 그 남자인지 여자인지의 어깨에손을 올리고 있었어. 어딘지 소름끼치는 느낌만 없었다면 딱 수호천사라던가 수호신 같은 모습이었지만… 그림 밑에는 “Electum”이라고 쓰여 있었어. 뭔가 중세풍의 화려한 글씨체였지. 라틴어 또 나왔네.. 두번째 그림은 문 바로 맞은 편에 걸려 있는 거렸는데, 첫번째 그림에 나왔던 그 사람이 똑같이 등장했어. 달라진 건 그 사람 머리부터 발끝까지 중간에 선이 그어져 있어서 몸이 두 개로 나눠져 있다는 거? 몸의 한 쪽은 뭔가 그림자 같은 형상으로 바뀌어져 있었어. 그렇게 두 개의 반쪽짜리 몸이 하나로 합쳐져 있는 모습이었어. 그 사람의 팔은 쭉 뻗어져 있었는데, 손에서는 무슨 어둠의 덩굴? 같은 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어. 그 사람 머리 위로는 무슨 성스러운 빛 따위가 내려오고 있었고. 밑에 쓰여진 글씨는 “Iunctum”이었어. 마지막 태피스트리는 오른쪽에 걸려 있었어. 그림 밑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무릎을 꿇고 어떤 까만 형상한테 절을 하고 있었어. 그 형상은 앞쪽에서 절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컸었는데, 그 형상 위쪽으로는 역시 성스러워 보이는 빛이 내려오고 있었어. 글씨는 “Elatum”. 마지막 태피스트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어. 이 질병인지 바이러스인지가 확산되면,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경배할 것이다. Donec totum impleat orbem. 전세계를 가득 채울 때까지. 나머지 두 개가 뜻하는 바는 뭔지 잘 알 수가 없었어. 절망하고 있는 사람은 뭘 의미하는 걸까? 두번째 그림에 등장하는 반은 사람이고 반은 그림자인 그 크리쳐는 뭘 뜻하는거지? 사람이 그림자에 잠식당하는 걸 의미하는 걸까? 아니면 둘이 서로 협력한다는 의미인가? 이미 일어난 일을 기록한 걸까, 아니면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예언하는 걸까? 당시로서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어. Blake는 방 안에 걸려 있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지조차 않았어. 문이 열리리가 무섭게 “You are my sunshine”이 울려퍼지고 있는 축음기 쪽으로 달려가서 테이블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가지고 바닥에내동댕이쳤지. 축음기 바늘이 레코드 판을 찢는 소리가 비명처럼 울려퍼졌고, 노래는 그 즉시 멈춰버렸어. Blake는 바닥에 내팽개쳐진 축음기를 잠시 노려보다가, 자기가 신고 있던 무거운 부츠로 그걸 자근자근 짓밟기 시작했어. 나무와 금속들이 그의 발 아래 힘없이 망가져버렸어. Blake는 그 엉망진창 속에서 레코드 판을 끄집어냈어. 1939년 버전, Pine Ridge Boys의 싱글 앨범 “You are my sunshine”이었어. Blake는 그걸 확인하고 망설임 없이 깔끔하게 반으로 접어버렸지. 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줬어. 나도 이제 그 노래는 지긋지긋했으니까. 태피스트리와 축음기 말고도, 그 방 중앙에는 무슨 단 같은 게 설치되어 있었어. 그 위에는 까만색 가죽으로 양장된 책이 하나 놓여 있었고, 그 양 옆에 하얀색 촛불 두 개가 켜져 있었어. “뭐 이상한 거 없어?” Blake가 나한테 물었어. 존나 웃긴 질문이었지. 이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이상했으니까. 난 거의 웃을 뻔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지쳐 있었어. “이 방이 어떤 또라이 사이비 종교집단의 숨겨진 중심부라는 것 빼고? 아, 저 좆 같은 촛불이 켜져 있네.” “여긴 곰팡이가 없어. 터널에도 없었고.” Blake가 말했어. 난 전혀 눈치를 못 챘었거든. 곰팡이가 없다는 게 뭘 뜻하는 걸까 난 궁금해졌어. 단 위에 놓여져 있던 가죽 양장본 책 표지에는 Hadwell 가문의 문장이 찍혀 있었어. 학교 여기저기에 찍혀 있는 거랑 똑 같은 모양이었지. 그 방 문에 새겨져 있는 것도 같은 모양이었어. 책 안쪽은 노란 종이로 되어 있었는데 글씨가 빽빽하게 쓰여 있었어. 종이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어. 약간 시가 냄새 같은 것도 났고. 그리 길진 않았어. 한 138 쪽 정도? 문체는 굉장히 장황했어. 성경이랑 비슷한 느낌. 난 이 책이 이 사이비 종교단체의 경전 같은 거라고 생각했지. 난 그 방을 떠나면서 책을 챙겼어. 그 때, 그러니까 우리가 그 방을 떠날 때는 우리가 아주 좆된 상황이었거든. 저번에 내가 노트북을 챙겼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어. 거기 더 머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뭔가 중요한 걸 그 방에 놓고 나갈 수가 없었어. 하지만 우리가 그 방에서 어떻게 탈출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할게. 이 글에서는 일단 너희한테 우리가 알아낸 것에 대해서 얘기해줘야겠어. 너희 모두 너무 오래 기다렸잖아. 내 생각에는 내가 이 마을에서 어떤 일이, 왜 일어난건지 대충 알아낸 것 같아. 근데 그게 이 상황을 타개하는 데 그닥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그 “성경”을 읽는 데는 며칠이 걸렸어. “성경”이라기보다는 뭔가 “계시록”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겠다. 우리 집은 되게 독실한 장로교 집안이었기 때문에 (난 지금 전혀 독실하지 않지만) 기독교 창세신화나 성경 이야기 같은 데는 되게 빠삭하단 말이야. 근데 그 책에 쓰여진 창조 신화는 내가 아는 이야기와는 굉장히, 굉장히 많이 달랐어. 창세에, 우주가 그냥 텅 빈 진공이었을 때, 오래된 옛 신들이 깨어났어. 신들은 무수히 많았어. 셀 수 없을 정도로. 그 많은 수의 신들은 모두 우주의 시공간을 쥐락펴락 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셌어. 억겁의 시간을 지나면서, 무한한 어둠의 공간과 시간이 지났고, 신들은 곧 지루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들처럼 힘이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 지루함이라는 건 참을 수 없는 것이었지. 이 지루함을 깨기 위해서, 신들은 각자 자신들만의 차원을 만들어냈어. 각 차원마다 각각의 자연법칙을 가지고 있었어. 그들은 본성 자체가 시기 질투가 많은 이들이었기 때문에, 각각의 차원은 그 차원만의 독특한 피조물에 의해서 철저하게 지켜지기 시작했어. 그들의 신도들이 자신들의 비밀을 엿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러면서 동맹과 경쟁이생겨났어. 적들 사이에서는 차원의 벽들이 점점 더 두꺼워져만 갔지만, 동맹들끼리는 차원 간에 아무 경계도 두지 않았어. 그리고 피조물들의 생성과 소멸의순환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신들은 만족해했지. 물론 그 신들 중 하나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차원을 만들어냈지. 그의 이야기는 아마 너희들에게도 익숙할거야. 지구상에 있는 많은 종교들에게서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니까. 기독교, 이슬람교 그리고 유대교를 포함해서 말이야. 그 유일신 ‘하나님(God)’, ‘그분(He)’에 대한 이야기. (역자 주: 영어에서 신을 칭할 때는 항상 대문자 H를 씀) 하지만 그들 종교가 말하지 않는 것은, 그 ‘하나님’이 얼마나 변덕스러운지에 대해서야. 그리고 얼마나 쉽게 지루해하는지에 대해서. ‘하나님’은 오래 전에 우리를버렸어. 그게 이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하나님’을 증오하는 이유 중에 하나지. Hadwell가문의 성경책에 의하면, ‘하나님’에게는 형제가 하나 있었대. 그의 이름은 “개체(The Entity)”. 그를 부를 때는 무성 대명사 “그것(It)”을 사용한대. ‘하나님’과 ‘개체’는 시간이 존재했던 때부터 서로를 싫어했다고 해. 서로의 차원 사이에 존재했던 차원의벽은 그 어떤 벽보다도 두꺼웠지. 하지만 ‘개체’는 ‘하나님’이 창조했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하나님’이 그 아름다운 세계를 차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대. 그리고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을 버렸을 때 매우 분노했다고 하지. ‘개체’는 우리를 구원하기로 마음을 먹었대. ‘개체’는 차원의 벽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 사이로 미끄러져서 우리 차원으로 들어왔어. ‘그것’은 ‘하나님’의 버려진 백성들에게 ‘그것’의 영향력을 널리 퍼트리기로 한 거야. 그 책에는 ‘그것’이 이 세상에 가져올 천국의 모습도 묘사되어 있었어. “성스러운 선물을 받아들이는 자들은 승천하여 영생을 얻으리라. 공포와 의심과 증오와 고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리니. 오직 그들을 무한히 사랑하시는 ‘개체’와 한없이 가까워지리라. ‘그것’과, 또 다른 이들과 온전한 하나가 되어 영원 무궁히 살아가리라.” 하지만 ‘하나님’ 역시 이런 간섭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어. 그래서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기 전에 “두려움”이라는 트랩을 파 놓은 거야. (Hadwell 경전에서 ‘하나님’은 항상 겁쟁이로 묘사되어 있어) ‘개체’가우리 세계로 들어올 때, ‘그것’은 자신이 약해졌다는 걸 깨달았어. 우리의 차원이 ‘그것’에게 우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것’은 자신의 성스러운 역사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이 세계에 거주하는 숙주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 자신의 힘을 숙주와 공유할 수 있으면 이 세계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이 부분을 읽을 때 든 생각은 ‘개체’가 그냥 신이고 자시고를 떠나서 기생충 같다는 느낌? 하지만 이 광신도들한테 있어서 ‘그것’에게 선택당한다는 건 꽤나 영광인 듯 했어. 그 ‘승천’이니 ‘영생’이니 하는 얼토당토않아 보이는 약속이 그 사람들한테는 꽤나 매력적으로 보였던 모양이지? 그 책에는 그것에 대한 어떠한 부작용 같은 것도 언급되어 있지 않았거든. 그러니까그 사람들은 그냥 막연하게 좋게만 생각했나보지. 소위 ‘승천’이라는 게 뻥이라는 건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만 봐도 너무 뻔히 잘 알 수 있는 거 아닌가? 하여튼, 그래서 ‘개체’는 우리 차원의 틈에서 알맞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거지. 자신에게 적합한 육체가발견될 때까지. 책의 마지막 부분은 그 방에 걸려 있던 태피스트리의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 쓴 거야. 육체가 ‘개체’에 의해 선택을 받을 것이며, 그 육체 속에서 ‘그것’은 가만히 자라면서 힘을 키울 것이다. 육체와 ‘개체’는 “일심동체(Two in One)”라고 불린대. 글쎄… 그 일심동체가 과연 두 인격이 서로 협력해서 움직인다는 건지, 아니면 ‘개체’가 육체의 통제권을 완전히 가져간다는 건지는 모르겠네. ‘그것’이 육체 안에서 충분히 힘을 기르고 나면, ‘개체’는 전 세계로 ‘그것’의 영향력을 퍼트려 나갈 거라고 해. 선택된 사람들은 낙원으로 승천하게 될 것이고, 영원히 ‘개체’와 한 몸이 되어 살아갈 거라는 거지. 모르겠어, 나한테는 그게 별로 안 좋아 보이는데. 그리고 그 감염된 사람들의 망가진 형태랑 그 추한 미소를 보면, ‘영원한 낙원’과는 백만 광년 정도 거리가 있어 보인단 말이야. 영원한 낙원보다는 영원한 고문에더 가까운 것 같은데. ‘개체’라는 건 확실히 세뇌와 조작에 능한 것 같아. 아마 신도 아닐거야. 그 광신도들이 지금쯤 자신들이 이 세계로 그 크리쳐를 불러낸 걸 후회하고 있었으면 좋겠네. 왜냐면 그 책에는 ‘그것’이 육체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주술과 기도문 같은 것들이 쓰여 있었거든. 내 생각에는 그 의문의 ‘육체’가 25년 전에 태어나서 최근까지도 살아 있었던 것 같아. Hadwell 경전 뒤쪽에 출생 증명서가 접혀서 꽂혀 있었거든. 사이비 종교 지도자의 딸, Elizabeth Hadwell. 1989년 Portland에서 출생. 출생 증명서 뒷면에는 “지금까지 기다렸나이다! ‘개체’의 강림을 경배하라! 기뻐하라!”라고 쓰여 있었어. 이 Elizabeth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Liz가 맞는지는알 수 없지만, 난 그렇다고 믿어. Liz 주변부의 인물들부터 감염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면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잖아? 하지만 그 시카고 시리즈에 Liz가 썼던 말들을 보면, 그러니까 얼마나 Liz가 겁에 질려 있었으며, Alan을 얼마나 걱정하고 있었으며, 얼마나 절망하고 있었는지를 보면… 아마 자기가 자기 몸 속에 뭘 넣고 다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것 같아. 너무나 비극적이게도. 아니면, Liz는 모든 걸 알고 있었을지도. 어쩌면 그녀가 존나 슈퍼 악당일지도모르지. 거짓말에 아주 능한 악당. 모르겠어. 내가 왜 이 Elizabeth Hadwell이 Liz라고 이렇게 확신하고 있을까? 그냥 동명이인일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저번 주에 어떤 남자한테서 연락이 왔어. 스스로를 ‘여행자(Voyager)’라고 칭하는 사람이었지. 저번에 시카고 지역 번호로 왔던 문자 기억해? 나보고 학교로 가라고 했던 그 문자? 그는 날 도와주고 싶다고 했어. 그 사람이 Elizabeth Hadwell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 Liz가 맞다고 확실하게 말했지. 왜인지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난 그 사람을 믿기로 했어. 왜냐면 그는 나보다 ‘그것’에 대해서 훨씬 잘 알고 있는 것 같았거든. 다른 글들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다 알고 있다고 했어. Jess, Liz, Alan, Lisa, Alex. 심지어 Z도 알고 있다고 했고. 하지만 단언컨대 그를 믿었던 건 지난 한달 반 동안 내가 저지른 수많은 엿 같은 실수들 중에 탑 급에 속해. 그리고 덕분에 Blake는 다쳐서 병원에 입원해 있지. 더 길게 글을 쓰는 건 힘들 것 같아. 언제 또 필름이 끊길지 모르거든. Heather랑 내가 이 모텔 방에 언제부터 틀어박혀 있었는지 잘 가늠이 안돼. 달력을 보니까 내가 저번에 Nosleep에 글 올린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고 되어 있는데, 그럴 리가 없어. 암만 많이 쳐줘도 이틀 이상 지난 것 같지가 않단 말이야. Heather도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겪기 시작했어. 진짜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기분이야. 확실히 우린 감염됐어. 우릴 찾아온답시고 여기로 오지 않길 바라. 최대한 빨리 돌아오도록 노력해볼게. 하지만 ‘그것’, ‘개체’가 내가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걸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그것’이 나를 차지하고 있어. 정확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알 수 있어. ‘그것’은 내 눈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내 몸 속에 꼭꼭 숨어 있어. 아무래도 병이 든 것 같아. 빛을 보면눈이 너무 아파. 입맛도 없어. 하루종일 화가 나 있거나 절망에 빠져 있어. 그러다가 갑자기 웃는 거야. 내가 웃으면 Heather도 따라 웃어. 그리고 둘이서 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면서 쉴새없이 히스테릭한 웃음을 막 터트리는거야. 그러고 10 분 있다가 보면 둘이 막 통곡을 하고 있고. 진짜 너무 싫어. 뭔가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것’을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을 내 몸 안에서 내쫓아 버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래… 어느 누가 신이랑 싸워서 이길 수가 있겠어.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7),(8) | 오유 _______________________ 뭐야 갑자기 신이라니. 생각보다 너무 스케일이 커지잖아 이거... 뭐 동양에서도 신이 많다고들 하고,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신들은 그냥 심심해서 무당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간사에 간섭하기도 하고... 뭐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건 또 다른 이론. 흥미롭잖아! 게다가 Liz가 그 엘리자베스가 맞다면 역시 리즈가 원흉이란 걸까. 정말 알고도 그런 글을 썼다면 악마 중의 악마 아니냐. 여행자는 그렇다면 Alan 등의 또 다른 친구겠지. 그 친구는 어떻게 감염되지 않고 여태 제정신인건지도 궁금해 지는군. 다음 이야기는 내일 가져올게 주말 같이 보내도록 하쟈 ㅎㅎ 불금 잘 보내고!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7화
오늘은 날이 좀 흐리네. 남쪽 동네는 난리가 아니라는 소식을 들었는데... 올해는 태풍들이 자꾸 찔끔찔끔 찔러 보는구만. 이 태풍 없어졌다 싶으면 다음 태풍이 오고, 걔가 약해진다 싶으면 또 다음. 다들 별 피해 없기를. 이야기 이어서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 5 다시 한번, 미국의 모든 사람들이 자고 있을 시간에 글을 올리게 되는군. 하..나란 여자… 우리는 지금 일단 공식적으로는 오레건에 있지만, 마을에는 들어가 있지 않아. 근처 모텔에서 머물고 있는 중이야. 내 생각보다 San Francisco를 떠나는 데 좀 더 시간이 오래 걸렸어. Blake가 직장에서 휴가를 신청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렸거든. 나는 그 동안 San Fran을 돌아다니면서 관광을 즐겼어. 난 며칠 전부터 잠이 잘 안오기 시작하는거야. 내가 진짜 그 마을에 다시 가고 싶었나봐. 그 마을에 대한 꿈도 꿨어. 꼭 그게 나를 부르기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야. 꿈에서, 태양은 찬란하게 빛나고 거기 있는 모두가 아름답게 미소 짓고 있었어. 뭐 억지로 누가 시켜서 웃는 그런 웃음이 아니었어. 소름끼치게 무슨 괴물처럼 웃는 것도 아니었고. 모두들 너무나 즐겁게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그런 가족 같은 분위기였어. 왜, 꿈에서 부모님이나 형제들이 나오면, 그 사람들이 꼭 진짜 부모님처럼 생기지는 않았더라도 느낌으로 딱 알잖아. 아, 이 사람이 내 엄마구나, 하는 느낌. 그런 느낌이었어. 꿈속에서는 진짜 너무 평온하고 즐겁다? 근데 딱 깨고 나면 너무 불안하고 불편한거야. 속은 느낌? 그 마을은 진짜 좋을 게 아무것도 없는데, 왜 내 무의식이 계속해서 그걸 긍정적으로 포장하려고 하는 걸까? 하여튼, 그래서 난 Blake를 졸라서 하루라도 빨리 오레건으로 가자고 재촉했어. Heather랑 같이. 걔는 내가 말한 게 뻥인지 아닌지 되게 확인하고싶어하더라고. 난 심지어 그냥 나 혼자 거기 갈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난 그 정도로 멍청이는 아니거든. 마침내 Blake가 휴가를 얻어 냈고, 우리는 일정을 확실하게 다 짰어. 사람들이 나한테 계속 그 마을 이름이 뭔지, 정확한 좌표는 어떻게 되는지, 아니면 뭐 그 마을이 어딘지 알 수 있는 정확한 디테일이 뭔지 막 물어봐.근데 사실 별로 말해주고 싶지가 않아. 그거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해. 일단 첫번째로, 내가 지금 있는 위치에 대해서 별로 노출하고 싶지가 않아서 그래. 너희가 인터넷 상으로는 굉장히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만났을 때는 또 모르는 일이니까. 다른 이유로는, 이 마을로오는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아서야. 난 심지어 지금 Blake랑 Heather를 데리고 온 것도 약간 후회하고 있어. 얘네들한테 이 마을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 설명해주기는 했지만, 그건 내가 이 일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이전이었단 말이야. 그리고 진짜 진짜 솔직하게 말하자면,약간 나 혼자 비밀을 알고 싶은 마음도 있어. 적어도 내가 모든 비밀을 다 파악하기 전까지는 누구한테도 방해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 알아, 내가 좀 썅년처럼 굴고 있다는 거. 하지만 그게 사실인걸. 미안해. 하지만 진짜로 그래. 우리가 마을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어두워진 후였어. 그리고 모두들 오랫동안 차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치쳐 있었지. Heather는 그냥 호텔에 가서 짐을 풀고 싶어했지만, 나는 뭔가 탐험을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거렸어. 이성의 화신 Blake는 밖이 어두워도 너무 어둡다고, 나보고 무모하게굴지 말라고 했어. 우리는 그래서 결국 타협을 했지. 마을까지 차를 타고 쭉 한 바퀴를 돌아보되, 차에서 절대 내리지는 않기로. “슈벌…” 우리 차가 다리를 건너자마자 Blake가 내뱉은 말이야. 핸들 너머로 목을 길게 빼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면서. “그 감시당하는 기분 구라가아니었구나.” 그건 진짜 과장이 아니야. 목 뒤의 솜털이 쭈뼛거리는 느낌. 사방에서 누군가가 날 주시하는 느낌. 난 뒷자석에 있는 Heather를 흘낏 봤어. 완전 뻣뻣하게 굳어서 창문에 코를 박고 사방을 살펴보고 있었지. 난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그 아파트를 짚어서 알려줬어. 은근 Blake가 살펴보고 가자고 말하기를 바라면서. 당연히 그러지 않았지. 난 지나가면서 아파트 3층 오른쪽 창문을 올려다봤어. 그 쪽지에 까맣게 표시가 되어 있던 곳이었지. 다른 창문이랑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였어. 나는 차를 서행으로 더천천히 몰면서, 목을 쭉 빼서 건물을 더 자세히 살펴봤어. 그 때 뭔가 4층에 있는 창문에서 뭔가가 움직인 것 같았지만 내 착각이었겠지. 난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을 쳐다봤어. 누가 창문가에 있기라도 한 걸까? 너무 멀었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한 순간 곰팡이 낀 창문 너머로 그림자 같은 게 보였던 것 같은데… 갑자기 Blake가 소리를 지르더니 내가 잡고 있던 핸들을 오른쪽으로 홱 꺾었어. 차가 한 순간 크게 휘청였고, Heather랑 나는 비명을 질렀지. 차는천천히, 시속 20km 정도로 가고 있었지만 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어. 심장이 막 쿵쿵 뛰었어. “뭐야?! 뭔데!!” Blake는 시트에 등을 털썩 기대고 얼굴을 손으로 한 번 쓸더니 안심한 듯이 웃었어. “아, 고양이. 존나 고양이 새끼가 갑자기 튀어나왔어.” 그리고 피곤한 듯이 눈을 막 비볐어. Heather는 Blake의 뒤통수를 후려치고는 운전하는 사람한테서 핸들을 막 움직이면 어떡하냐고 엄청 혼냈지. 나도 걔 어깨를 살짝 쳤어. Blake는 자기의 놀라운 반사신경이 없었다면 우리 차가 아기고양이를 치고 말았을 거라며 자기한테 감사하라고 했지. 나도 솔직히 우리가 그러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Heather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 고양이가 혹시 곰팡이 투성이에 이상하게 생기지는 않았냐고 했어. Blake는 아니라고, 그냥평범한 고양이었다며 확실하게 말했어. 난 아마 그게 길냥이일거라고 생각했지. 그 마을에는 사람이 한 명도 안 보였으니까. 우리는 다시 웃으면서 차를 몰았어.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내가 저번 업데이트 때 한번 언급한 것 같긴 한데, 마을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었어. 열린 문 너머로는 어둠에 잠긴 내부가 훤히 보였지. 뭔가 소름돋는 장면이었어. 그 왜, 드라마에 나오는 안전하고 따뜻한 마을 공동체를 연기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단 말이야. 열린 문들이 “어서 들어와” 하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나는 Blake가 내 옆 자리에 앉아서 안절부절 못 하는 걸 눈치챘어. 손가락을 막 튕기면서. 얘도 탐험하는 거 어지간히 좋아하거든. 그리고 그 열려 있는 집들은 진짜 탐험하기에 너무나 쉬운 상대였으니까. 그냥 휙 들어가서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들을 그냥 고대로 들고 나올 수 있는 거잖아. 문을 딸필요도 없고 창문으로 기어 올라갈 필요도 없이. 너무 만만하지. 난 호기심 때문에 진짜 돌아버릴 지경이었어. 난 옆에 나 있는 샛길로 차를 몰았어.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지. 혹시 모를 사람의 흔적이나 뭐 집안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같은 게 있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전혀 발견할 수 없었어. 어떤 집 마당에는 집이랑 울타리 사이에 빨랫줄이 늘어져 있고, 거기에는 옷들이 그냥 그대로 방치되어있었어. 물론 다 너덜너덜해지고 해져 있었지. 먼지투성이 차들이 먼지투성이 차고에 주차되어 있었어. 어떤 차는 심지어 앞에 후드가 열어젖혀진 채였어. 바닥에는 공구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어린이용 자전거가 막 잔디밭에 널브러져 있었는데 잔디는 무릎 높이까지 자라 있거나 아예 다 죽어있거나 했어. “진짜 개 이상하다. 무슨 사람들이 죄다 한 순간에 하던 거 내려놓고 그냥 어딘가로 떠나 버린 거 같애.” Heather가 말했어. “사람들이 다 어디로 대피했을지도 몰라.” Blake는 거기에 이렇게 대답했어. 그러더니 갑자기 알지도 못하는 북동부 사투리를 막 섞어가지고 “석탄이땅 속에서 계속 불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 그 연기를 너무 많이 들이마시게 되면, 딱 죽는거야.” 이러는거야. 난 웃었지.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친해지는 계기가 됐던 그 공포 영화(랑 게임)를 인용해서 말한거거든. (역자 주: 사일런트 힐) 난 그 영화를 진짜 사랑하지만, 거기 나오는 광산 지대의화재랑 삼각두 크리쳐는 이 마을이랑 상관이 없는 것 같지. 다행히도. “우리 이제 가자.” Heather가 살짝 진저리를 치면서 말했어. 어휴, 겁쟁이. 난 한숨을 한 번 쉬고, 좌회전을 두 번 해서 우리가 왔던 길로 다시 나가기로 했어. 하지만 코너를 도는 와중에 나는 브레이크를 급하게 한 번 더 밟아야만 했어. 두 사람이 인도를 걸어가고 있었어. 산책이라도 나온 것처럼.. 근데 밤 열한 시였는데. 우리 쪽에서 멀어지고 있는 방향이라서 앞 모습은 못 봤는데,한 사람은 지저분한 드레스 위에 후드 티를 입고 머리에 후드를 쓰고 있었어. 잘은 모르겠지만 하여튼 여자였던 것 같아. 그 여자는 빼빼 마른 창백한다리에 맨발이었어. 다른 사람은 키가 큰 남자였던 것 같아. 가죽자켓에 머리 색은 어두운 갈색이었어. 남자는 옆의 여자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꼭 껴안은 채로 걸어가고 있었어. 천천히. 그들은 우리의 존재를 금세 알아차렸어. 헤드라이트가 남자의 등을 비추자마자 그 남자가 등을 돌렸고, 그가 우리 차를 발견하자마자 옆의 여자를 데리고 재빨리 어둠 속으로 사라졌어. 집들과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는 사이로. 그래서 그 사람들의 얼굴이 어땠는지는 자세히 볼 수가 없었어. 여자 쪽은 다리를 절고 있었어. 꼭 경련하는 것 같았어. 팔다리가 서로 싱크가 잘 안 맞는 것처럼. 그래서 남자의 움직임에 맞춰서 빨리 움직일 수가없었지. 나무들 틈으로 사라지기 직전에, 남자가 여자를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어서 뛰기 시작했어. 꽤나 민첩한 동작이었지. 난 그들을 쫓아서 차를 몰아 뒤편으로 가봤지만, 다시 찻길로 나오지 않더라고. Blake는 차에서 내려서 그들을 쫓아가는 걸 완강하게 거부했어. 너무어둡다는 거지. 사실 맞는 말이었지. 우리는 뭔가 무기 같은 게 없었거든. 그리고 그 사람들은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컸고. Heather는 빨리 마을에서나가자고 재촉했어. 난 다리 쪽으로 차를 몰았어. 가슴이 술렁거리고 있었어. 저 마을에서 대체 누가 사는 걸까? 노숙자들일까? 아니면 우리가 아는 사람들? Jess나 Liz나 Alan 중의 하나일까? 차를 타고 쭉 돌아보면서, 이 마을이 아직도 돌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은 완전히 사라졌어. 마을이 버려졌다는 증거는 너무나 충분했지. 그저마을이 버려진 지 충분히 오래되지 않았을 뿐.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마을에 아직 남아있을 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난 곳에 끝까지 머물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몇 번 들어본 적이 있어. 대부분 실의에 빠져서 무기력하게 거기 남아 있거나, 아니면 자기가 그 마을을 마지막까지 지키고 있다는자부심 때문에 남아 있거나. 아니면 둘 다거나. 뭣 때문이건 간에, 그렇게 남아 있다는 건 좀 소름 돋는 일인 것 같아. 우리가 모텔에 돌아갈 때까지 그 외에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아, 이거 빼고. 다리를 건너기 전에 잠깐 창문을 열었었어. 뭔가 여기 들렀다가 무사히 돌아간다는 자신감 때문이기도 했고, 담배가 진짜 간절하기도 했었거든. 뭐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어. Blake도 내가 뭔가를 눈치채자마자 뭔가를 느꼈나봐. 곧바로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밖으로 쭉 빼서 두리번거리더라고. 음, 공기에서 곰팡이 냄새가 난 건 당연했어. 그건 전에 거기 갔었을 때도 충분히 느꼈던 거였고. 하지만 저번에 갔을 때 내가 놓쳤던 건, 이 마을이얼마나 조용한지였어. 난 차를 다리 위에 세우고 귀를 기울여서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했어. 벌레 우는 소리도, 창문이 흔들리는 소리도,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안 들렸어. 심지어 바로 밑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순간 내가 진공 속에 있는 건가 하고 착각할 정도로,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고. Blake는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얹고, 뒷자리에 있는 Heather를 돌아봤어. 그리곤 속삭였지. “출발해.” 난 악셀을 밟았어. 우리가 모텔에 다시 돌아와서 좀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난 담배를 피러 주차장에 나갔어. Blake도 거기 있었지. Heather는 방에서 샤워를 하고있다고 했어. 둘이 같은 방을 썼거든. “Heather를 무섭게 하고 싶지 않아. 걔는 그냥 이 모든 상황에 완전 겁먹은 것 같아. 다시 그 마을에 돌아가고 싶지가 않대. “글쎄… 너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거지?” 내가 물었더니 Blake는 씩 웃었어. “당연하지. 난 엄청 궁금하단 말이야. 근데… 지금 내가 하는 얘기 Heather한테는 얘기하면 안돼. 너도 내 말에 놀라 자빠지면 안된다?” “난 이미 내 스스로가 너무 놀라 자빠질 지경이야.” “음, 그래.” 그러더니 Blake가 갑자기 목 뒤를 긁으면서 막 눈동자를 굴리는거야. 불안할 때 나오는 습관이었는데. 난 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거냐고, 무슨 일이냐고 캐물었어. “알았어. 우리가 다리에서 멈췄을 때 기억나지. 그 때 내가 난간 쪽을 봤거든. 그니까 다리 난간. 거기 뭐가 있었어. 난간 위에.” “뭐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뭔가 식물 같은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곰팡이 종류 같은. 아마 그럴 거야. 근데 그때 봤을 때 왜 그렇게 놀랐나면… 그게뭔가 손? 같이 생겼었거든. 하얗고, 뼈 밖에 안 남은 손. 그게 난간을 붙잡고 있는 것 같았어. 누가 다리 난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처럼. ” 그 말을 들으니까 소름이 확 돋더라고. 다리에 가까이 갔을 때 난 누가 다리에 매달려 있는 건 전혀 못 봤었어. 근데 아마 각도 때문에 안 보였을 수도있으니까. 난 내 방에 가서 혼자 자는 것도 이젠 무섭다고 막 그랬지. Blake는 어깨만 한 번 으쓱했어. “우리가 존나 그 글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가봐. 거의 세뇌 수준이야. 머리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니까. 그냥 나뭇가지 같은 거였을거야.” “손 모양으로 생긴 나뭇가지.” “그치. 존나 쩌네.” Blake는 Heather가 잠들때까지 기다렸다가 나랑 같이 밤을 샜어. 밤 새서 이 글을 같이 썼지. 하여튼, 우리한테 일어난 일은 이게 다야. 곰팡이랑,사실은 버려지지 않은 버려진 마을이랑, 사람들이 막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고…. 점점 이상해지고 있어. 다시 업데이트 할게. 감염된 마을 6 17일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내가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와 있었어. 지역 번호를 보니까 오레건에서 온 거였어. 새벽 한 3시 반쯤 온 것 같더라고. 너희한테 보여줄라고 캡쳐해왔어. 문자 보면 갑자기 뜬금없는 데서 대문자가 쓰여 있지. 모아 보면 “I AM HE(내가 바로 그야)”가 되는데… 이 사람 수수께끼 너무 좋아한다 진짜. 보고 뭔가 빡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어. 오레건에서 온 번호니까아마 그 마을에서 온 전화인 것 같은데… 이거 보낸 사람이 helpmenosleep이거나 alanpwtf이라면, 왜오타가 없는 거지? 그 사람들이 보낸 거 치고는 너무 깔끔하게 써 놨어. 또 다른 문자도 왔었어. 그건 시카고 지역 번호로 온 거야. Alan이 시카고에 갔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거기서 산 적은 없다고 알고 있거든? 그니까 아마 Alan 번호로 온 건 아닐거야. 이 문자는 아침 6시 27분에 왔었어. 내가 일어나기 한 세 시간쯤 전에. 이것도 캡쳐해놨어. 난 보자마자 Blake랑 Heather 방으로 달려가서 문자들을 보여줬어. 둘 다 그런 문자는 못 받았대. 낮에 그 마을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우리는 다리에 다시 차를 세우고 Blake가 그 때 말했던 손을 찾아보기로 했어. 차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딛자마자 바로 어제의 그 숨막히는 침묵이 느껴졌어. 무슨 다리가 거대한 결계의 경계라도 되는 것처럼, 거기를 기점으로해서 공기가 완전 달랐어. Heather는 모르는 척 했지만, 난 우리가 걔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 걔는 내가 쓰는 글들을 안 읽거든. 너무 무서워서 못 읽겠대. 난간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뭐 나뭇가지든 괴물이든 아무것도 없었다고. 나는 Blake를 따라서 다리 아래로 내려가봤는데, 개울이 거의 다 말라 있더라고. 근데 개울 가 쯤에 해가지고 뭔가 사람이 살고 있는 듯한 흔적이 있었어. 담요랑 슬리핑 백이랑, 거의 무너져가는 텐트랑, 꺼져가는 모닥불이랑. 누가 살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거길 떠난 지 얼마 안 된 거 같았어. 재 밑에 숯이 그때까지도 빨갛게 타고 있었거든. 난 그 전날 봤던 두 사람이 거기서 사는 건가 하고생각했지. 그 가죽자켓 입은 남자랑 옆에 여자 있잖아. 나는 제일 처음으로 고등학교부터 가보고 싶었어. 그시카고에서 온 문자가 언급했던대로 말이야. Heather는 싫어했지. 나한테 계속 그게 함정일지도 모르는데, 거기 갔다가 공격당하면 어떡하냐는거야. 난 걔 말을 어찌 됐던 간에 따르기로 했어. 고등학교는 대신 그 다음날 가보기로 했지. 내일은 쟤가 그냥 모텔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너희들한테는 Heather가 굉장히 이성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그냥 겁쟁이로 보일 뿐이었어. 모험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우리는 고등학교로 가는 대신에 저번에 내가 제대로 못 봤던 그 아파트로 다시 가보기로 했어. 내가 들어갔었던 그 창문으로 똑같이 들어가서, 우리는 모두 호흡기를 꼈지. 나도 호흡기를 끼고 내 머리를 뒤로 넘겼어. 나 빼고 Heather랑 Blake는 둘 다 머리가 짧거든. 아파트는 저번에 갔을 때랑 똑같앴어. 무겁고, 어둡고, 소름 끼치는 공기. Blake는 가장 먼저 지하실에 가서 내가 봤던 그 시체? 하여튼 그 몸을 보고 싶어했지. Blake가 있으니까 뭔가 든든하고 용기(라고 쓰고오기라고 읽는다)가 샘솟는 것 같았어. 얘가 옆에 있으면 항상 그런 버프가 생기는 듯. 그래서 주저 없이 바로 내려가기로 했지. Heather는 굉장히 겁에 질린것 같았어. 벽에서 최대한 떨어져서 자기 자신을 끌어안고 있었어. 우리가 무슨 괴물한테라도 공격당할 거라고 확신하는 포즈였지. 근데 로비를 지나면서 아무 일도 안 생기니까 안심이 됐나봐. 지하실까지 가는 동안에 서로를 돌아보면서 속삭이고 하니까 그냥 다른 보통의 탐사들이랑 다를 바가 없다는 느낌이 들면서 진정이 됐어. 난 대체 내가 저번에 어떻게 여기 혼자 올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렸지. 지하실로 내려가는 길 바닥은 계속 삐걱삐걱거렸어. 밑으로 내려앉고 있는 거였겠지. 전날 밤에 봤던 그 사람들이 건물 안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신경이 곤두섰어. 계단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탐사 장소 중 하나거든. 예의 그 방에 들어가서 나는 저번에 봤던 그 보일러를 손가락질했어. 저 뒤에서 그 시체를 봤다고. 그걸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았기에 거기로 비집고 들어가지는 않았지. 한번으로도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Blake는 그 좁은 틈 사이로 몸을 끼워넣고 플래시 불빛을 비췄어. “어디?” 좀 있다가 그렇게 물어보더라고. “음, 이 쯤에.” 난 보일러 뒤쪽 한 군데를 찍어서 말해줬어. 어떻게 그걸 발견하지 못할 수가 있는지 의아해하면서. 그냥 휘 둘러봐도 눈에 확 띄는 비주얼이었는데. “그 까만 덩어리 비슷한 거 위에 있잖아.” “아무것도 없는데?” Blake가 보일러와 벽의 틈 사시에서 나와서 고개를 저었어. 나는 확인하러 서둘러 그 안으로 들어갔어. 없었어. 진짜로. 검은 곰팡이 덩어리가 좀 커진 것 같았지만, 그거 빼곤 그 위에는 텅 비어 있었어. 그게 죽은 게 아니었던 걸까?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죽어서 거의 미라가 된 상태였단 말이야. 난 사진을 몇 장 찍었어. 말이 나와서 하는 얘긴데, 지하실에서 사진 되게 많이 찍었거든? 근데 건진 건 이거 세 장 밖에 없어. 나머지는 그냥 뿌옇고 까맣게 나와서 알아볼 수가 없더라고. 첫번째 사진에, 오른쪽으로 보이는 게 보일러야. 지하실로 들어가는 문에서 바로 찍은 거야. 두 번째도 똑 같은 위치에서 똑같이 찍은 건데 무슨 이유에선지 첫번째 것보다 훨씬 선명하게 나왔더라고. 맨마지막에 있는 사진은 내가 말했던 그 까만 덩어리 같은 거야. 그거 찍을라고 한 25번은 셔터를 누른 거 같은데, 유일하게 뭔가 알아볼 수 있게 나온 사진임. 그냥 완전 평범하게 플래시 다 켜고 찍은 건데. 그 다음으로 우리는 3층으로 올라가기로 했어. 내가 강력하게 그렇게 하자고 했거든. 거기까지 계단으로 쭉 올라갔는데, 아주 길고 어두운 여정이었어. 밀실 공포증 생길 것 같은 느낌이었음. 3층 복도 역시 다른곳들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썩어가고 있었지. 대부분의 곰팡이들이 천장에서부터 시작해서 벽을 타고 점점 밑으로 퍼지고 있었어. 걸을 때마다 발에는 깨진 유리조각들이 버석거리고 밟혔어. 3층에도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집들이 꽤 있었는데, 호수 번호판이 있는 집은 하나도 없더라. Blake가 어떤집에 플래시 불빛을 비췄어. 안에 모형 기차 세트가 있는 집이었지. Blake는 바로 그 집으로 들어갔어. Heather가 따라 들어갔지. 나는 따라가지 않고 혼자 움직이기로 했어. 난 복도 끝 쪽으로 가서 그 쪽지에 까맣게 표시되어 있던 그 집을 찾았어. 왜, 그 첫째 날내 차 조수석에 누가 놔두고 갔던 그 쪽지 있잖아. 문은 닫혀 있었지만 잠겨 있지는 않더라고. 난 안으로 들어갔어. 바깥에 있는 복도 쪽에 벽을 보면 곰팡이가 드문 드문 있는 정도였는데, 그 집 안에 벽을 보니까 완전 새카맣더라고. 난 거실로 향하는 짧은 복도 쪽으로 걸어갔어. 천장에서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어. 창문에 걸려 있는 블라인드는 거의 다 썩어가지고 행거에서 떨어질락 말락 하고 있었지. 한 쪽 벽에는 평면 스크린 TV가 놓여 있었고, 맞은 편에는 회색 빛으로 곰팡이가 슬어 있는 소파가 있었어. 소파 한쪽 팔걸이에 노트북 컴퓨터가 하나 있더라고. 노트북도 누가 한참 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죄다 썩어가고 있었어. 내 가방에서 여분의 후드집업을 하나 꺼내서 노트북을 잘 감싼 다음에 집으로 가져가기로 했어. Jess의 글에 언급되어 있는 그 침실로 들어가봤어. 매트리스가 뒤집혀 진 채로 벽에 기대어져 있더라고. 밑에 쪽에는 커다랗게 구멍이 뚫려 있었어. Jess가 말했던 그 환풍구는 사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작았어. 한 15센티 높이에 30센티 너비 정도? 곰팡이가 거기서부터 벽을 휘감으면서 나오고 있었어. 입구 주변에는 곰팡이가 훨씬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고. 난 다시 거실로 나와서 뭔가 흥미로운 게 있나 살펴봤는데, 별 거 없더라고. 난 다시 문으로 나가려고 했어. 그 때 그 소리가 들렸어. 쿵, 슥…. 쿵, 슥…. 존나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랑 똑같앴어. 소리가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어. 나는 Blake를 크게 부른 다음에 그 소리가 어디서 나고 있는 건지 열심히 찾았어. 쿵, 슥…쿵, 스슥… 아무리 애를 써도 소리가 존나 어디서 나는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어. 모든 방을 뒤져봤지만, 소리는 거실에서 가장 크게 들리고 있었어. 나는 Blake를 다시 한번 불렀어. 아무 대답도 없었어. 갑자기 엄청 크게 쿵! 하는 소리가 났어. 난 재빨리 앞 문으로 가 봤어. 문이 굳게 닫혀 있었어. 패닉에 빠져서, 나는 정신없이 문을 열려고 애썼어. 잠겼어. 방 안에 갇혔다고! 내가 손을 덜덜 떨면서 잠김장치를 풀려고 안간힘을 채 쓰기도 전에, 뭔가가 금속을 내리치는 듯한 거대한 소리가 울려퍼졌어. 기겁을 하고 뒤로 돌았더니, 벽 높은 곳에 달려 있는 환풍구 커버가 우그러져서는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거야. 팔 하나가 벽에 난 구멍에서 튀어나왔어. 밀랍처럼 희멀건, 빼빼 마른 팔 하나가. 길고 이리저리 뒤틀린 손가락이 허공을 움켜쥐고 있었어. 그리고 이어서 또다른 팔 하나가 나와서 구멍 아래의 벽을 여기저기 더듬기 시작했어. 다른 팔로는 옆에 벽을 짚고 나오려고 힘을 쓰면서. 그리고 마침내 머리가 나왔을 때, 나는 그제서야 멍한 상태에서 벗어나 비명을 지를 수있었어. 내가 지하실에서 봤던 그 얼굴은 아니었지만, 비슷한느낌이었어. 하얗고 야윈 얼굴에 찢어질 듯 웃고 있는 입. 감겨 있었지만 눈도 있었어. 아니, 감겨 있다기보다는 눈꺼풀이 서로 붙어있기라도 한 느낌이었어. 머리카락도 있었어. 정수리에서 짧은 몇 가닥만 남아있기는 했지만. 고개가 불가능한 각도로 왼쪽으로 꺾여 있었어. 그것 때문에 그 좁은 공간에 몸을 우겨넣고 있을 수 있었던 거겠지. 하지만 환풍구 주변을 손으로 다 치우고 나서, 그것이 갑자기 홱 움직였어. 고개를 쭉 빼고 거꾸로 구멍에 매달린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거야. 눈은 뜨고 있지 않았지만 그런 느낌이었다고. 목이 180도로 꺾여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자세였어. 난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어. 그 끔찍한 미소라니…. 난 나에게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그 크리쳐에게서 가까스로 시선을 떼고 문 손잡이를 움켜잡았어. Blake가 문 반대편에서 나무 문을 쾅쾅 두들기면서 미친듯이 고함을 치고 있었어. Heather가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어. 잠금장치를 어떻게든 풀려고 해 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어. 난 절망적으로 소리를 한번 지르고 뒤를 흘낏 쳐다봤어. 그것은 어느새 어깨까지 구멍에서 빠져나와 있었고, 그 앙상한 가슴도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었어. 그리고 천천히 벽을미끄러져 내려오기 시작했지. 그것은 땅을 향해서 팔을 뻗었어. 여전히 나를 향해 그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면서. 난 잠금장치를 잡고 있는대로 힘을 줬어. 맙소사, 마침내 딱 하고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어. 엉엉 울면서, 나는 문을 열어젖히고 Blake에게 달려가서 안겼어. Blake는 문이 열리자마자 바로 그것을 발견했어. “씨발 이게 뭐야?!” Heather는 비명을 질렀지. 그는 나를 잡고 그것으로부터 멀리 떨어트려놨어. 그것의 팔은 이제 땅에 닿아 있었어. 그 뒤로 비틀리고 빼짝 마른 다리가 환풍구 구멍에서 스르르 빠져나오고 있는 중이었고. 그리고 우리에게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어. Blake는 그 전에 문을 쾅 닫아버렸어. 우리가 차까지 어떻게 도망나왔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 차에 올라타자마자 다리 쪽으로 질주하기 시작했지. 나는 조수석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Blake는 운전을 하고 있었어. 한 손으로는 내 어깨를 다독이면서. Heather는 내 뒤에서 나를 껴안아주고 있었지만 그 애 역시 애처롭게 떨고 있는 상태였어. 내가 그 집에서 가져온 노트북은 여전히 내 후드에 감싸진 채로 내 무릎에 놓여 있었어. 우리는 다시 모텔로 돌아왔어. 그리고는 각자 길고 긴 샤워를 했지. 그 때 입었던 옷들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려버렸어. 거기 갔을 당시에 장갑을 끼고 있었기 때문에 뭔가를 직접적으로 만지지는 않았지만, 그게 충분한지는 잘 모르겠어. 어쩌면 벌써 늦었을지도모르지. 그 이전에 충분히 경고를 받았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Blake가 삼층에서 사진을 엄청 많이 찍어왔는데, 모두의 예상과 다르지 않게, 제대로 뭐가 나온 건 이거 한 장 밖에 없어. 아파트 벽에 있던 곰팡이를 클로즈업 해서 찍은 거. 꽤 실망스럽지. 근데 우리한테 있는 건 이게 다야. 난 우리한테 일어난 일을 최대한 빨리 업데이트 하려고 노력하고 있긴 한데, 뭔가 집중하기가 힘드네. 거기 갔다온 다음부터 너무너무 피곤해. 그리고 잠도 잘 안와. 밤에 한 몇 시간 밖에는 잘 못 자. 잠을 자면 항상 불안하기 짝이 없는 꿈을 꿔. 이렇게 쓰면 너희가 그게 감염된 증상이라고 할 것 같긴 한데, 나도 이제 내가 진짜 감염된 걸까봐 무서워. 한 번 잠이 들면 항상 그 얼굴이 나타나. 여기를 떠나는 게 안전한 일인지 이젠 모르겠어. 나머지 일들은 다음 글에 계속 올릴게. 이걸 시작하고 처음으로 아예 발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가 드네.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5),(6) | 오유 ________________________ 왜 같은 장소에서 같은 날 찍었는데도 어떻게 찍으면 사진이 나오고 어떻게 찍으면 안나오는걸까. 곰팡이가 움직이기라도 해서 렌즈를 막기라도 하는걸까? 도대체 이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걸까. 다리에 매달려 있던 그 하얀 손은 또 뭐고, 마을을 걷고 있던 그 사람들은 또... 도통 모를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군. 다음 이야기는 역시, 내일이겠지? ㅎㅎ 내일도 같이 보쟈. 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