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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말 맛보기1]-40 고운때

지난 닷날(금요일)은 진주교육지원청에서 마련한 '진주내음 물씬 나는 토박이말 교육' 닦음(연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앞낮(오전)에는 제가 '쉬운 배움책'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옛날 배움책에 나온 토박이말로 된 쉬운 갈말(학술어)을 몇 가지 보여 드리고 쉬운 말로 된 배움책을 만드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행복으로 이끌 지름길이라는 제 말에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여주셨습니다. 

  이야기 끝에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켜 북돋우는 일에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 모임인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에서 하는 일을 알리는 알림종이(소식지)와 들기바람종이(회원가입 신청서)를 나눠 드렸는데 네 분이나 모람(회원)이 되어 주셨습니다. 게다가 모임돈(회비)까지 절로 빠지게 해 주셔서 짜장 고마웠습니다.  모람이 되어 주시고 모임돈을 내어 주신 오은숙 교장 선생님, 손영심 선생님, 조현정 선생님, 조은경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 가득 담아 절을 올립니다.^^

  뒤낮(오후)에는 박용식 교수님께서 '땅이름 속에 담긴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땅이름에 남아 있는 옛날 말, 여러 고장에 있는 땅이름 풀이는 말할 것도 없고 제가 살고 있는 진주의 땅이름을 재미있게 풀이해  주셔서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들려 줄 이야깃거리가 많아져서 들으신 분들이 모두 기분이 좋았을 것입니다. 

  이레끝(주말)에는 시골 집에 다녀왔습니다. 집앞 냇가에는 들살이(야영)를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 시끌벅쩍했습니다. 비가 온 뒤라서 그런지 물도 많고 깨끗했습니다. 일거리가 있었는데 엿날(토요일)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못 하고 밝날(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했습니다. 마당에 있는 잔디와 둘레에 있는 풀을 베었습니다. 땀에 흠뻑 젖을 만큼 힘이 들었지만 깔끔해진 집을 보며 땀을 흘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은 우리말의 남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는 그것이 적든 많든 '더러운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렇지 않으셨나 봅니다. 조금 묻은 때를 '고운때'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이 말과 맞서는 말인 '찌든 때'도 '찌든때'처럼 낱말로 홀로 세울 수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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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N신문]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스마트물류 분야 유망기업 육성 및 신서비스 발굴 나서
- 스마트 물류분야 유망기업 육성 및 BI 발굴 위한 총 10개 과제 오는 5일까지 모집 - 사업화 자금 지원과 함께 기업진단, 사업화 멘토링, 강연 등 프로그램 지원 - 디지털 뉴딜 선도를 위한 스마트 물류 산업 성장 동력 확보 목표 부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이인숙)은 스마트 물류분야 유망기업 및 비즈니스 아이디어 (이하 ‘BI’) 발굴을 위해 「2021 유망기업 육성 및 신서비스 발굴 사업」의 신규과제를 다음 달 5일까지 공모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디지털 뉴딜 선도를 위한 ‘SW융합클러스터 2.0’ 단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SW융합클러스터 2.0은 비즈니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스마트 물류 분야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의 스마트 물류분야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총 10개사(이내)를 대상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고도화를 위한 사업비를 기업당 10백만원을 지원한다. 사업비는 비즈니스모델(BM) 개발 컨설팅, 지식재산권 확보비, 시제품/디자인 제작비 등의 항목에 사용할 수 있다. 사업 자금 지원 외에도 △기업별 1:1 경영진단, △신서비스 RFP 컨설팅, △사업화 멘토링 △물류 관련 강연·세미나 참가 등 기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맞춤 프로그램을 함께 지원한다. 특히, 물류 관련 연사 초청 강연에는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알리바바 등 국내외 주요 물류기업의 관련 연사를 초청할 계획이다. 또한 본 사업의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차년도에 진행되는 지원금 1억원 상당의 상용화 사업 연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수료기업의 경우 차년도 상용화 사업 지원 시 가산점이 받을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모집신청은 7월 5일까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홈페이지에서 제출 자료 양식을 다운받은 후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부산 소재 물류·유통 관련분야 창업자 및 상기 관련분야와 연계 가능한 IT·SW기업, 디지털 혁신에 관심이 있는 물류 기업이면 모두 지원 가능하다. 물류 산업 범위는 생활·신선물류, 라스트마일, 해양, 육상, 항공, 보관, 관리 등 전 분야가 포함된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이인숙 원장은 “첨단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물류산업이 부산의 대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원하겠다” 며,“이번 사업을 통해 유망기업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4일에는 금정구에 위치한 청년창조발전소 꿈터플러스에서 유망기업 육성 및 신서비스 발굴 사업 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스마트물류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유망기업육성 #신서비스발굴 #SW융합클러스터2.0 #비즈니스플랫폼 #경영진단 #컨설팅 #멘토링 #강연 #세미나 #기업성장 #상용화사업 #연계지원
16. 하루
5시 반쯤 이현이가 깬다. . 아빠아빠를 외치며 나를 두드려 깨운다. .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기저귀를 갈고 정신을 차린다. . 아침식사 준비를 한다. . 계란후라이를 하고 밥을 데우고 아이들 가방을 챙긴다. . 어~ 하다보면 7시. . 첫째아이를 깨우고 아침식사를 하고, 양치를 시키고 옷을 갈아입힌다. . 아현이 머리를 정성스럽게 묶어준다. .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다. . 아이들을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고, 집에와서 밀린일을 한다. . 열시가되면 학원에 와서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한다. 배달앱을 켜놓고 중간중간 들어오는 배달도 한다. . 한시가되면 초등학생들이 등원을 한다. 지금부터는 수업에 집중을 한다. . 한아이 한아이 열심히 가르친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 고등부 수업은 전부 정리를 했고 중등아이들 수업이 끝나면 7시. . 첫째 둘째 하원은 어머니께서 도와주신다. . 대충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학부모상담을 한다. .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씻긴다. . 아이들이 자는 시간은 9시. 짧은 시간이지만. 자기전에 책도 읽어주고, 자장가도 불러주고,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오늘도 아현이 이현이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해준다. . 아이들이 자면 살짝 나와서 빨래를 돌리고 청소도하고, 다음날 수업준비도 한다. . 열한시에서 열한시반이면 나도 잠자리에 든다. . 내일도 우리 아현이와 이현이가 행복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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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나였을까.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이었다. 이번 달에도 옷을 사면 내가 미친놈이다, 선언했지만 결국 미친놈이 되었고, 생각보다 택배가 빨리 도착했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와서 문을 열어보았는데, 무언가 묵직한 것이 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상했다. 나는 갑옷을 산 게 아닌데. 힘을 주어 문을 열고 나가니 문 앞에는 대량 휴지 묶음이 있었다. 그리고 정작 내 옷은 그 뒤에 보일 듯 말듯 가려져 있었다. 내가 휴지를 주문했던가. 그런 기억은 없었다. 당연히 잘못 왔겠거니, 하고 택배 송장 위 호수를 살폈다. 203호. 호수는 맞는데 내 이름이 아니었다. 이웃들의 이름을 아는 것도 아니고, 호수를 잘못 기재했더라도 아주 다른 호수를 적은 것은 아닐 것 같아서, 적어도 같은 층의 누군가의 것이겠지 했다. 그러니까 그대로 두면 같은 층의 휴지 주인이 가져가겠지 싶었던 거다. 그래서 물건을 문 옆에 조금 밀어두었다. 이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라는 일종의 항변이었다. 하루가 지났다. 휴지는 문 근처에 그대로 있었다. 이틀이 지났다. 역시 그대로 있었다. 사흘이 지난 오늘. 이건 뭔가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아예 다른 층 사람의 것이어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고 있구나 싶었고, 집주인 어르신에게 문자를 남겨 택배 주인의 이름을 알려주고, 혹시 같은 건물 세입자가 맞다면 전해달라고 할 요량으로 출근길에 송장을 다시 살폈다. 세상에. 호수만 살핀 것이 문제였다. 처음으로 주소를 제대로 살펴보았더니, 아예 다른 건물이었다. 공교롭게도 호수가 같았을 뿐. 내비로 검색해보니 걸어서 5분 정도의 생판 다른 건물이었다. 우선은 출근을 해야 했으므로, 우리 건물 현관에 잠시 두고 문을 나섰다. 퇴근을 하면서는 누구라도 처리했기를 바라면서, 귀가했다. 그럴 리가 없지. 물건은 내가 아침에 두고 간 그대로 그곳에 있었다. 하. 물건을 들었다. 내비를 켜고 물건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힘이 들어간 팔을 바라보며, 세상이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어째서 하필 내게 이런 시련이 주어지는 걸까, 생각했다. 드디어 건물을 찾았다. 뭐 개방된 건물이라면 이왕 온 거 직접 호수까지 찾아가 앞에 몰래 두고 와줄 마음도 있었지만, 어차피 개방되지 않은 곳이었고,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고, 귀찮다고 생각했고, 건물 현관 앞에 물건을 내려놓았다.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오며, 일일 택배기사 체험, 체험 삶의 현장 같은 말을 떠올렸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택배 기사도 사람 아닌가, 실수할 수도 있지, 생각은 들었지만 역시나 귀찮은 건 사실이었다.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지금 두고두고 기억할 미담 하나를 남기기는 개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김지윤 씨 물건은 잘 받으셨나요. 아이고 의미 없다.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끼니 버릇 나쁜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끼니 버릇 나쁜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과학공부 5-2’의 53쪽부터 5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53쪽 첫째 줄에 52쪽부터 이어져서 ‘여러 가지로 섞어서 먹도록 하자,’가 나옵니다. 이 말은 요즘에는 ‘골고루’라는 말을 많이 쓰다 보니까 쓰는 사람이 없지만 얼마든지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혼식(混食)’이라고 쓰지 않은 것이 더 반갑고 좋았습니다. 둘째 줄에 ‘하루 세 끼’와 ‘끼니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도 ‘1일 1식’, ‘1일 2식’, ‘1일 3식’과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하루 한 끼’, ‘하루 두 끼’, ‘하루 세 끼’라고 하면 참 쉽고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매 끼니마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도 있던데 ‘매(每)’에 ‘마다’의 뜻이 있기 때문에 뜻이 겹치는 말이니까 안 쓰는 게 좋겠습니다. 넷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서 ‘영양소를 얻을 수 있도록 차려 보아라.’가 나옵니다. 이 말도 요즘에 쓰는 말로 바꾸면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차려 보아라.’가 될 것입니다. 이것을 보면 우리가 ‘섭취하다’를 쓰지 않고 ‘얻다’로 갈음해 쓸 수 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여섯째 줄부터 여덟째 줄에 걸쳐서 나온 “건강을 지니려면 우리는 어떠한 버릇을 붙여야 하는가?”는 ‘건강’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열셋째 줄과 열넷째 줄에 “몸을 튼튼히 하기에 좋은 여러 가지 버릇을 이야기해 보아라.”는 토박이말이 아닌 말이 하나도 없어 더 좋았습니다. 이것을 보고 위의 월을 “몸을 튼튼히 하려면 우리는 어떠한 버릇을 붙여야 하는가?”로 바꿨으면 더 좋았지 싶었습니다. 또 ‘습관’이 아닌 ‘버릇’이라는 토박이말과 열째 줄에 ‘잘 씹어 먹고 몸에 알맞은’이라는 말도 쉬운 말이라서 반가웠습니다. 열여섯째 줄에 있는 ‘나쁜 박떼리아’에서 ‘박떼리아’를 요즘에는 ‘박테리아’라고 한다는 것과 요즘 많이 쓰는 ‘유해(有害)’도 ‘나쁜’으로 갈음해 써도 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54쪽 첫째 줄부터 둘째 줄까지 ‘때로는 돌림병에 걸리는 수도 있다.’가 나오는데 ‘전염병’이 아닌 ‘돌림병’이라는 말이 반가웠지만 ‘돌림앓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셋째 줄에 있는 ‘사람 몸에 박떼리아가 들어가서’에서 ‘들어가서’도 ‘침입하여’가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다섯째 줄부터 일곱째 줄에 걸쳐 있는 “박떼리아는 공기 속, 흙 속, 물 속, 사람의 몸이나 똥 속, 들 없는 곳이 거의 없다.”는 월도 ‘박떼리아’와 ‘공기’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으며 ‘흙’, ‘물’, ‘몸’, ‘똥’과 함께 '등'을 뜻하는 ‘들’이 나와서 더 좋았습니다. 아홉째 줄부터 열째 줄에 걸쳐 나오는 ‘여러분 집에서는 음식물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에서 ‘않도록 하는 데에’는 요즘 많이 쓰는 ‘않도록 하기 위해’를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한자말이나 다른 나라말을 토박이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도 좋지만 말을 풀어서 다르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도 옛날 배움책이 우리에게 주는 손씻이(선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4354해 온여름달 열닷새 두날(2021년 6월 15일) 바람 바람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살리기 #쉬운배움책 #교과서 #터박이말 #참우리말 #숫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 *이 글은 경남일보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