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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골목식당 이대 앞 백반집편을 보고 느낀점

나는 골목식당이란 프로를 본 적이 없다.

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비슷한 포맷의 쇼 프로를 수년째 보다 보니

그 지지고 볶는 레파토리에 질렸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편을 합하면 무려 13시즌이나 되는 프로 키친나이트메어!

들어는 보셨나 몰라.

한국에 수입된 초기 시즌부터 시청을 시작해(그때는 고든램지의 신장개업이었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거의 전편을 다 봤다.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요식업의 대가가 출연해 인테리어를 싹 뜯어 고쳐주고 신메뉴 설계와 함께

출연자의 정신머리도 싹 뜯어 고쳐주는 기승전결 쇼다.

미국 방송의 수위를 증명하듯 출연자가 꼴통짓이나 거짓말을 할때마다

진행자가 쌍욕을 퍼부으며 거의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것이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조금 다른 점이다.

프로그램이 종영되기까지 대강 10년 정도 방송 했을거다.

세계 최상급 셰프 고든 램지가 10년을 바친 바로 프로!

그가 살려낸 식당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정답은 7할 이상이 폐업했다.

특정 시즌의 경우는(시즌 2) 무려 폐업률 100%를 달성했다.

원래대로라면 수천만 원을 줘야 받을 수 있는 컨설팅을 공짜로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오너는 고든 램지가 사라지자마자 얼마 안돼 원래의 메뉴를 갖다 넣었다.

원래의 습관대로 돌아간 것이다.




나는 이 프로를 수년간 보면서 약간의 공포를 느꼈다.

분명 정신병자를 뽑아놓은 것도 아닌데 왜 자기 돈 밀어 넣은 사업을 저렇게 할까?

왜?

주인에게 주인 의식이 없는 현실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포자기라고 하기에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많았다.

열심히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식이었지만...

결국 쇼의 10년이 증명한 것은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결과였다.

남 탓하는 사고방식마저 습관화됐다면 특히 더 답이 없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장수하여 백종원 할아버지의 골목식당 시즌 20이 되더라도 이와 큰 차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이대로 글을 마무리 하기 뭐하니 내 최근 사례를 끄적여보고자 한다.

몇 주전 바지 기장을 줄이기 위해 집 앞 세탁소에 들린 적이 있다.

주인장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눈을 마주쳐도 아무 대답이 없길래 멋쩍게 웃으며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지금 수선 가능할까요?' 물었다.

그렇게 아버지 양복 6벌과 내 트레이닝복 4벌을 맡겼는데

아버지 바지는 인심 80cm를, 내 바지는 밑단서부터 15cm를 잘라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다음날 수선된 물건을 받고 집에 오니 모든 바지가 인심 80cm로 잘려있더라.

더운 날씨에 왔다 갔다 돌아버리겠지만 그래도 사람 하는 일에 실수가 있을 수도 있지.

굉장히 싸가지 있는 내 자신에게 감동했다.

내 다리가 아빠보다 더 짧기에 덜 줄여진 기장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가게 문을 다시 두드렸다.

이번에도 인사는 받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치수를 착각하셔서 모두 같은 기준으로 자르신 것 같은데요, 저한텐 너무 긴데 다시 수선해주세요'

그러자 깊은 한숨과 함께 돌아온 말...


'왜 날 두 번 일하게 만들어요?'


나는 순간 내 고막을 의심하며 그 자리에 얼어붙어버렸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눈을 부릅뜨고 그저 말없이 사장을 야려 볼 수밖에 없었다.

10초 이상 야려 보자 눈알에서 레이저 광선이라도 나갈까 걱정됐는지,

혹은 어른에게 싸가지 없이 구는 내게 한마디 하고 싶어서인지

장부에 적어놓은 메모를 찾아 보여주며 자기는 어떠한 실수도 한 것이 없고 모든 게 내 착오라고 주장했다.

정상적인 서비스업 종사자의 사고라면 사과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겠다 하는 게 정상 아닐까?

서로의 상식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나는 '확실하세요? 아니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라고 했고

할아버지는 어린놈의 갑질에 분노했는지 쓰레기통을 까뒤집으며 잘린 15cm 옷감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난 바지를 구매한 매장에 전화해서 수선 전 인심이 얼마인지 물었다.

할아버지는 결국 15cm 잘린 옷감을 찾지 못했고 나는 원래 기장이

지금보다 고작 4cm 길다는 사실을(밑단에서 4cm 자른 거다) 매장을 통해 전해 들었다.

오랜 정적이 흘렀다.

미안의 미자도 나올 기색이 없길래 나는 사자후를 터뜨리며

'내가 해코지 하러 왔습니까? 옷을 물어내라 했습니까, 돈을 달라고 했습니까?

사람이 하다 보면 실수 할 수도 있는 건데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남 탓하면 끝납니까?

이게 정상적인 응대에요? 빼애앵~' 했고

할아버지는 그제야

'미안합니다. 다시 해줄게요.' 하며 주섬주섬 사과했다.

이런 또라이 같은 자영업자를 만날 때마다 나는 고든 램지가 떠오른다.

지금은 백종원이 떠오른다.

왜 천편일색의 개성 없는 프랜차이즈가 자영업자들을 뚜까 패고 다니는지 생각하게 된다.

집 앞의 그 세탁소를 지나갈 때마다 보이는 '명품 세탁 사절'은 나를 정말 깊은 감상에 잠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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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개드립 - 골목식당 이대 앞 백반집편을 보고 느낀점

되게 생각해 볼 만한 글이라 느껴서 가져와봤습니다.
또라이같은 자영업자... 주인의식 없는 주인...
9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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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실한 매장들은 맘충들의 분탕질이나 합의금을 노리는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어 싹도 못틔우고 밀려나가는 곳도 많죠. 소수의 사례인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는..
기적같은 일이죠. 몇십년을 살아온 사람이 바뀐다는건. 본인에 맘이 바뀌지 않는한 궁색한 핑계만...
인터넷에서 본건데 일본의 한 프랜차이즈에서는 자기네 가맹점 가게에서 3년인가 일해야 프랜차이즈를 내준다고 봤습니다 밑에서부터 전체적인 운영을 해 보게 하는거겠죠 사람들이 너무 준비없이 능력 안 되는데 일단 가게부터 시작하는것 같아요
이대백반집에서 노인네가 현금영수증은 뭐할라고 그러냐고 했다고 들었는데 비슷한 사례군요 ᆢ 손님이 호구로 보이는 꼰대주인
포방터 닭곰탕 아들이 눈앞에 떠오르는군 ᆢ 현재로서는 많이 변하긴 한거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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