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chi8907
10,000+ Views

제목없음 5


안녕하세요 ^^
제목미정 정식 제목을 제목없음으로 정하였습니다.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어도 잘 부탁드립니다 ^^
좋아요와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ㅎㅎㅎ





[ 제목없음 5]

맥주의 차가움이 그녀의 발에 닿자 지현은 조금의 정신이 들었다. 아침에는 분명히 없었떤 신발자국을 보아하니 누군가 낮에 자신의 방을 다녀간것이 분명했다.
' 도대체 누가 ? '
불안함에 그녀는 112버튼을 누른채 잠시 고민에 빠졌다. 신고한다고 경찰이 무엇을 해줄수 있을까. 없어진 물건도 없고 순찰 강화하겠다는 의미없는 대답만 오갈텐데 말이다. 지현에게 이정도로 위협이 올 정도라면 본인에게 성추무사건 제보자 역시 신변에 위협이 생긴게 분명했다. 그녀는 재빠르게 노트북을 켜 메일이 온것이 있나 확인했다. 퇴근 직전에도 없었던 그녀의 메일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다.

[ 새 메일 1건 ]

보내는이 : rosepiglet@hanmail.net


제보자가 보낸 메일이었다. 제목이 없이 보내진 그 메일을 열어봐도 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래도 그녀가 sos메일을 보낸거라면, 지현에게 경고라도 주려고했던 거라면 ?
떨리는 손을 움켜쥔채 지현은 메일을 열었다.

제목 : [제목 없음]
내용:

도마여쳐요


===========================================

급하게 오타로 적힌 그녀는 분명히 도망치라는 경고의 메시지 였다.



지현은 마음이 급해졌다. 제보자가 건네준 핸드폰번호로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제보자는 본인이 혹시나 신변의 위협이 생길수 있어 핸드폰을 잘 켜놓지 않을거라고 했었고 그 핸드폰 역시 해지 예정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윤기자에게도 최대한 전화 대신 메일로 주고받으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 핸드폰이 해지도 아니고 꺼짐 상태도 아닌 전화를 아예 받지를 않는다니. 더군다나 본인에게 온 섬뜩한 메일을 보고 지현은 안절부절 못했다. 어떻게든 이 위험한 공간을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고 느껴진 지현은 일단 닥치는 대로 가방에 우겨넣기 시작했다. 노트북, 핸드폰 지갑 등 생계에만 필요한 간단한 옷가지를 가방에 우겨넣고 일단 집을 나서야했다. 안전한 곳이 없다고 느껴졌다. 수연에게서 받은 핸드폰까지 챙긴후 에야 지현은 구겨진 신발에 발을 넣고서 집을 나섰다.

.

당장 갈곳이 없어진 지현은 급한 마음에 뛰쳐나온 집의 베란다를 한참을 쳐다보았다.
어쩌다가 내가 도망자 신세가 된거냐.
며칠전 자기에게 도착했던 협박 문자가 맘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제보자에게는 별다른 협박이 없다고 해서 괜찮은줄 알았다. 그때는 본인이 그 사건을 취재한답시고 한영기업 임원들을 하도 쑤시고 다녀서 오는 문자이겠거니 했다. 1차 취재를 지현이 해서 겁을 주려고 별짓을 다하나보다 무시했다. 그런데 제보자가 연락이 되질 않는다니. 그저 손놓고 당하기만 해야하는건가 지현은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다. 지현은 그럼에도 챙겨온 담배에 불을 붙이며 행선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백팩에 일단 뭔가 다 넣어오기는 했는데 출근은 어쩌고 자신은 또 어디로 가야하는가.

- Rrrrrrr-
- [고딩동창 수연]
“ 어 수연아. “

‘ 미안해. 지현아 . 재촉할 생각은 없는데 혹시 조금 단서가 잡혔나 해서 마음이 불안해서 전화부터 걸었네. ‘

“ 그거 아는 기자놈한테 영상 보여줬어. 그놈은 아마 나보다 더 잘알거야. 그건 그렇고 수연아. 나 부탁좀 하자. 너네집 어느쪽이야? “

‘ 왜? 무슨일 있어? 너희 회사하고는 별로 안멀어. ‘

“ 그럼 나 며칠만 재워줄수 있냐. ? 나 지금 좀 곤란한 상황에 빠진거같다야…. “

‘ 정말 ?? 우리집 좁긴 하지만 며칠지내는건 괜찮아. 근데 ….. 무슨일인데? ‘

“ 그건.. 일단 만나고 얘기해줄게. 주소 좀 나한테 보내줄래? 나 지금 당장 가야할거같아 “

‘ 그래. 톡으로 넣어줄게. 혹시 못찾겠으면 전화해 내가 마중나갈게 ‘

지현은 속으로 살았다고 생각했다.



수연의 집은 생각보다 회사와 훨씬 가까웠다. 물론 좀 더 올라가야하는 곳이긴 했으나 월세살이는 본인이랑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굳이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동창회때 수연의 직업을 물어봤었던가. 지현은 일단 수연이 보내준 주소가 좀 더 계단을 올라야 하는 윗동네 임을 알고 가방을 고쳐맸다. 다행히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에 가려져 길을 헤맬때쯤 마중나와 있는 수연을 발견했다.

“ 지현아~~!! 여기야 “
“ 아 김수연! 나와있었구나. 진짜 고맙다. 이 동네 올라오니까 헷갈리네 “
“ 그렇지? 여기가 그래도 집값이 좀 싸고 괜찮아. 출퇴근이 좀 고되긴 하지만. 들어가자. 배고플까봐 일단 밥도 해놨어 “

남의 집에 와서 민폐인줄 알지만 허기짐을 참지 못한 채 지현은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며칠동안 따뜻한 밥을 먹어보질 못해서 지현은 수연이 차려준 밥상의 온기에 눈이 돌아가버린 것이다. 놓을 줄 모르고 숟가락질을 하던 그녀를 한참 보던 수연은 빙긋이 웃으며 천천히 먹으라며 물을 따라 주었다.
“ 야. 너 이렇게 요리 잘했냐 ? 진짜 너네집으로 오길 잘한거 같애 “

“ 천천히 먹어. 찌개 더 있어. 하여튼 옛날부터 느꼈지만 너 진짜 수정이 닮았다니까. 잘 덜렁대는것도 그렇고 활발한것도 그렇고 “

“………”

“ 아 미안. 너 잘먹는 모습 보니까 수정이 생각이 나서… “

“ 하긴 수정이가 맨날 그러더라. 니가 맨날 나랑 수정이 닮았다 그런다고. 가끔 너무 붙어다녀서 질투하는거 같다고 … “

“ 사실 그랬지. 근데 그 때는 그런거 표현하고 할 여유도 마음도 없었어. 어떻게든 나는 돈을 벌고 학교도 마쳐야 했으니까. “

“ 좀만 기다려봐. 내친구가 영상 밤새 파본다고 했으니까 . 오늘 아니여도 조만간 연락올거야 “

“ 그러고보니 그걸 안물어봤네. 너 무슨일이야 대체. 내가 물으면 안되는거야? “

“ 흠…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해야하나? 주거침입은 처음인데 일단 도망쳤어. 취재하다보니 대기업 놈을 쑤셔놔서. 지금 그래서 복잡해. 어떻게 되려는건지. 집에 누가 침입한거 같은데 경찰도 못믿겠어서 일단 도망치긴했어. “

“ 위험한거 아니야 ? “

“ 모르겠어. 일단 무서워서 튀어나왔는데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할까봐 … “

그순간, 그녀의 주머니에 익숙한 진동이 울려퍼졌다.
[ 윤기자 ] 였다.
12 Comments
Suggested
Recent
다음이야기는 언제...? 재촉안하고 기다려야할까요..ㅎㅎ
밑에댓글에 6편링크 있습니다 ㅎㅎㅎ
와 제 소설이 명예의전당에 뽑혔네요 ^^ 더 열심히 쓰겠습니당 요즘 댓글 추천 보면서 너무 행복해용 ㅎㅎ
우와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당 ><♡
얼른 다음편이 보고싶네요 그러면 안되지만 늘 눈팅만 하고있는데 처음 댓글남겨요 너무 재밌습니다
댓글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ㅎㅎㅎ
잘 보고 있어요! 다음 이야기 기다릴게요 :)
감ㅅㅏ합니당♡♡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제목없음 4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드디어 제가 쉬는날이 와서 다음 화를 적어봤습니다. 원래 구상했던 내용이 통으로 날라가버려서 급하게 적어내려간 이야기가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4편 남깁니다 ^^ ====================================================================== [제목미정 4] 동영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동안 정적이 흐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지현은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수연은 하염없이 흐느끼며 이미 젖어버린 휴지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 지현아, 나도 알아. 내가 이런 부탁하는거 너한테 엄청 무리라는거... 그런데 지현아. 나 정말 부탁할곳이 없어... 이미 성인인 수정이가 실종된거를 경찰측에서는 단순 가출일거라고만 하고 나를 과잉 보호하는 여자처럼 오바하지 말라고 나무라기만해. 지현아. 너도 알잖아. 우리 수정이는 정말 이렇게 말도 없이 잠적할 애가 아냐... " 실내금연이 아니였다면 몇 대를 피고 싶었으나 애꿎은 [카페내금연] 문구만 멍하게 쳐다보면 지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있다. 오히려 동아리에 살다시피 했던 수정이랑 가장 가까웠던 지현이였기에 수정이 얼마나 곧은 성격인지 알고있다.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동반하는 동아리 엠티를 가려고 할때에도 언니가 아르바이트를 가버리면 할머니 혼자 계셔야 한다며 그 흔한 추억거리도 만들지 못했던 친구였다는 것을. " 수연아. 일단 잘들어. 나 기자여도 흥신소는 아니야. 알아는 보겠지만 내가 경찰보다 더 잘찾는다고 보장할순 없어. 다만 경찰이 지금 너무 기다려보자고 시간만 끌고있으니 내가 알아는 볼게. " 초점없이 퀭해져있는 수연의 어깨를 두드리며 지현은 대답했다. 본인의 코가 석자라서 신변보호를 요청해도 모자랄판에 지현은 일단 수정의 동선이라도 좀 알아내야 경찰에게 정보라도 줄수 있을거같다고 생각했다. " 수연아 . 일단 너 집에가서 뭐좀 먹고 잠도 좀 자고 정신 좀 차려. 니가 이렇게 무너져있으면 같이 찾지도 못해. 알겠니 ? " " 응... 고마워 지현아 " " 그리고 이 핸드폰은 내가 가져갈게. 단서라도 찾으려면 핸드폰 좀 뒤지는 수밖에 없을거같다 . " " 고마워 지현아... 사실... 우리 할머니한테 말도 못했어. 수정이가 연락이 안된다고. 원래 한달에 한번은 할머니 보고싶다고 집에 오는 앤데... 이번주쯤이면 올때가 됐는데 안오니까 좀 이상하다고 느끼셨는지 막둥이 무슨일이 있는거냐고, 혹시 너무 바빠진거냐고 찾으시네 ... 근데 거기다가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시험공부때문에 바쁘다고그랬어.... " " 일단 할머니께는 말씀드리지마. 몸도 안좋으신데 정말 알면 쓰러지셔. 내가 아는 기자들한테 최대한 정보 알아내볼테니까 넌 일단 집에서 내 연락 기다려. 알겠지 ? " " 응, 부탁할게 지현아 " . 집으로 오자마자 씻지도 않은채 방한구석으로 가방을 집어던졌다. 평소라면 집에 오자마자 맥주한캔을 따고서 담배를 한대 피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컴퓨터를 켜고 usb로 수정의 핸드폰 동영상을 다운 받았다. 좀 더 큰 화면으로 살펴보기 위함이였다. 그러나 동영상 자체 배경이 너무 어둡고, 흔들리는 길을 올라가면서 찍는 터라 화면은 심하게 흔들렸다. 세번정도 돌려볼때쯤 지현은 멀미가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화면을 정지시켰다. ' 왜 이 핸드폰이 수연이네 집앞에 있었던거지 ? ' ' 수정이가 수연이랑 같이 살지 않는데 그 집은 어떻게 알고?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뒤로 하고 지현은 잠시 눈을 감았다. [Rrrrrrrrr] 가방에서 울려오는 벨소리에 정신이 퍼뜩들었다. - 윤기자 - "여보세요 " [ 야 백지현!!! 내가 얼마나 전화했는데 이제야 받아!!! ] " 아 미안, 친구좀 만나느라고. 오늘 헤드 잘봤어. 기사 잘빠졌더라 ? 데스크에서 승인해줘 ? " [김의원 뇌물수수 가려야 해서 우리 꼰대는 오히려 잘됐구나 하던데 ? 우리 꼰대가 후속 기사 써오라고 난리인데 제보자가 전화를 안받아. ] " 너라면 본인 얘기 헤드라인 차지했는데 좋다고 받겠냐? 지금 그분이 안전한지나 모르겠네 내가 걸어도 계속 안받으시던데. 설마 무슨일 있는건 아니겠지? " [그래도 기사 올리기전에는 메일도 주고받았어. 허락은 받고 올려야하니께. 걱정하지마 내가 계속 연락해볼게. 그래도 그 한영기업쪽에서 나한테 해꼬지 할까봐 좀 후달리긴한다야 . 나야 뭐 잃을거 없으니 글 싸지르긴 했다만 .. 넌 괜찮냐? 저번에 협박 문자 왔었잖아 ] " 그거 때문에 신경쓰여서 요즘 호신용품 좀 갖고다닐라고 . 야 윤씨. 그건 그렇고 너 영상쪽 좀 잘아냐? " [왜? 뭔데뭔데 ? 내가 큰건 하나 받았으니 뭐든 해주마.] " 헛소리하지말고. 내가 지금 사람 하나를 찾아야 하는데 단서가 동영상 밖에 없어 . 나는 아무리봐도 잘 모르겠어서 넌 그래도 좀 사진 영상쪽은 알잖냐 " ["흠... 뭔데 그래 ? 돈떼먹은 사람이야 ? 나한테 파일 보내보던가 . "] " 흠.... 그럼 내가 드라이브에 올려놓을테니까 받아서 확인해봐 . 좀 그 동영상 찍힌 장소 알아볼수 있으면 더 좋고. " ["알겠어. 야 큰건 하나 꽁으로 줬는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내가 바로 확인해보마"] " 오키 고맙다~ " 윤기자라면 기사때문에라도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니 오히려 자신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친구라면 이렇게 멀미도 안나고 좀 찾아봐주겠지. 답답한 가슴을 좀 해소하고자 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맥주를 꺼내려 냉장고로 향했다. 벌컥 벌컥 캔을 들이키자 갈증으로 짜증났던 목이 조금씩 청량해지는 느낌이었다. ' 딱 요때 담배도 펴줘야지 ' 지현은 맥주캔을 든 채 안방 서랍 에서 담배를 꺼내려고 문을 열었다. 침대옆에 한켠 놓여진 서랍에서 새 담배를 꺼내려고 하는 순간 지현은 왠지 모른 위화감에 사로잡혔다. ' 내가 서랍을 열고 갔었나 ? ' 그녀는 평소에 출근할때 단정하게 정리를 하고 가는 편인데 안방 수납장이 열려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반쯤 열린 서랍사이로 옷은 묘하게 헤집어진 느낌이 들었다. 분명 오늘 본인은 건조대에 널어진 옷을 입고 출근을 해서 서랍을 열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불안해진 느낌에 지현은 퍼뜩 방안에 불을 켰다. '탁' 스위치를 올리자 힘이 풀려진 지현의 손에서 맥주캔이 추락했다. 거품을 튀기며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던 맥주는 그녀의 발까지 냉한 기운을 전했다. 불을 켜야 비로소 보이는 흔적. 안방사이로 가로질러진 그것은..... 누군가의 신발자국이었다.
제목 미정3
아무도 안봐주실줄 알았는데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ㅎㅎ 3. “ 커피는 너무 많이 마셔서 그냥 에이드 마실게 ”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지현 앞에 앉아있는 수연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초조해 보였다. 여름이 다되어서 이제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지 않을 텐데 싶었지만, 그녀는 뜨거운 줄도 모르고 데워진 커피잔을 계속해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해 마땅한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 지현아, 미안해, 당황했지? 네가 이 회사에 다닌다고 저번 동창회 때 들은 거 같아서…. 상의할 사람이 너밖에 생각이 안 나는 거야. 그래서 실례일줄 알지만 무작정 찾아왔어. ” “ 좀 당황스럽긴 하다. 새벽부터 아까 점심때까지 계속 전화했었잖아. 대체 무슨 일이야? ” 수연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시선을 따라갔고, 바짝 마른 입은 좀처럼 가만히 있을 줄 모르고 오물거렸다. 계속해서 고민하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 지현이 너……. 기자라고 했지? 그럼 혹시……. 사람도 찾을 수 있니? ”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지현은 그녀가 자신을 흥신소쯤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처럼 느껴져 황당하기 짝이 없었지만 일단 들어보기로 하고 대답했다. “ 야. 내가 흥신소냐? 사람을 찾게? 누구 찾으려고? 누가 네 돈 떼먹기로 했어? ” 웃으며 대답한 지현의 말인데도 그녀의 눈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녀는 부산스럽게 가방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한참을 찾는 그녀의 손에 쥐어진 건 둘둘 말아져 있는 흙 묻은 신문지 꾸러미였다. “ 이게 뭐야? ” “ 2주 전에 집에 배달된 택배 상자 안에 있었어. ” 지현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신문꾸러미를 조심스럽게 펼쳐 보았다. 구겨진 신문꾸러미 틈 사이에 놓인 것은 액정 유리가 조금 깨진 검은색 핸드폰이었다, 충전해놓았는지 전원을 켜자 깨진 유리 사이로 선명하게 대기화면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대학생 그것이구나 싶은 게 대기화면에 수강시간표 위젯과 할 일을 적어둔 목록이 바로 보였다. “ 이거 누구 거야? ” “ 그거 우리 수정이 꺼야. 수정이 기억나지? 너 나랑은 안 친했지만, 수정이랑은 같은 동아리라서 가까웠었잖아. ” 그제야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생각난 ‘수정’의 이름이었다. 중학교 때 지현과 같은 방송반이었던 수연의 동생. 김수정. 방송부장이었던 지현이 차기 아나운서를 뽑겠다며 목소리가 좋았던 신입생을 뽑았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가 수연의 동생이었다는 사실을 듣고 놀랐었다. 중학교 졸업 이후로 교류가 없어서 전혀 기억에도 없었던 그녀의 이름이. 이렇게 다시 떠오르게 될 줄이야. “ 수정이는 어디 가고 핸드폰만 여기 있는 거야? ” “ 수정이가 중간고사가 끝나고 주말에 친구들이랑 2박 3일 MT를 간다고 했었어. 근데 수정이가 대학교 기숙사에 살 거든. 기숙사에서 아직도 복귀를 안 했다고 나에게 연락이 온 거야.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수정이가 연락이 안 돼. ” “ 경찰에 신고는 했어? ” “ 당연히 했지. 그런데 핸드폰 위치 추적해보니까 일행들이랑 핸드폰 위치가 일치한다고 가출인 거 같다고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거야. ” “ 경찰한테 이 스마트폰 보여주지 그래서 ” “ 보여줬지. 그런데 알고 보니 택배로 보낸 것도 아니라 누가 택배 상자에 넣어서 집 앞에 두고 간 거더라고. 그래서 경찰에 보여줬는데 경찰이 믿질 않아. 경찰이 위치추적 했을 때는 수정이 핸드폰이 제주도라고 하는데. 분명 나한테 온 핸드폰은 따로 있고……. 뭐라고 말하고 증명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일단 너한테 도움 청하려고 왔어. 기자면 그래도 사람 찾는 건 잘 할 거 같아서….” 그녀가 손을 떨며 설명을 하는 동안 지현은 진심으로 걱정스러워졌다. 신경쇠약이 걸린 것처럼 핏기 어린 그녀의 얼굴에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눈물을 억지로 닦아내며 핸드폰을 만지더니 무언가를 실행했다. “ 핸드폰에 이 동영상이 있었어. ” 그녀가 실행시킨 동영상에는 대학생 4명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어떤 숲속을 걷는 것처럼 보였다.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기도 다리가 아픈 친구를 위해 짐도 대신 들어주며 한참 동안 길을 걸었다. “ 동영상이 좀 길어서…. 잠시만. 이 부분부터 봐야 해. ” 20분 남짓한 길이의 동영상을 끝에 18분쯤으로 수연이 플레이 버튼을 끌었다. 어스름하게 어두워진 그 배경 안에는 몇 명이 어떤 건물에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딱 봐도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떤 건물을 그들은 올라가고 있었고 사람이 없어 보이는 건물 안에서 빛을 비추며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었다. 그들은 건물 내부를 이리저리 살피며 다른 친구는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잡담을 하기도 하며 1층부터 조금씩 위층으로 올라가는 듯해 보였다. 화면 안에는 세 명 이외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올라가는 일행 중에는 수연의 동생 수정의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기는 했다. 물론 빛이 없는 상태라 잘 보이진 않았고 화면 속 여자는 이리저리 손전등을 비추며 앞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보였다. 음량을 크게 해봐도 그들의 대화 내용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여자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음은 틀림이 없었다. [ “ 쟤 지금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거야? 저 사람 누구지? ” ] [ “ 여기 우리말고 사람 또 있어? ” ] [ “ 저 사람 누구야? ” ] 뒤를 따르던 그녀의 일행들이 수정을 부르고 있었고, 이윽고 카메라는 심하게 흔들렸다. 아마 수정을 따라 뛰고 있는 것 같았다. 숨을 헐떡거리는 소리와 함께 “ 악 ” 하고 짧은 비명이 퍼졌다. 그 순간 카메라는 건물의 바닥을 비추며 화면이 갈라져 버렸다. 아마 카메라 렌즈가 조금 깨진 듯했다. 바닥만 비친 화면 사이로 희미한 그림자가 빠르게 지나갔고 간간이 비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났을까? 정적과 함께 바닥만 비추고 있던 화면에 어떤 손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 후에 화면은 탁하고 꺼졌다. 영상은 그렇게 끝났다 ---------------------------
제목 미정2
​ 2. 만원 버스를 타고 사무실까지 걸어오는 동안 지현은 몇 번이나 뒤를 돌아봐야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회사까지는 불과 10분거리 였지만 그 10분을 무사히 오기 위해 핸드폰에 112를 누른 채로 달려와야만 했다. 거친숨을 삼키며 사무실 건물까지 달렸다. 사무실이 1층이였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 엘리베이터를 통해 13층까지 올라가야만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헐떡거리는 숨을 진정시키며 머리를 기대었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가기를. 도착한 사무실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두었다. ‘딩동’소리와 함께 도착한 사무실 메신저에 알람 화면이 떴다. 내방으로 - 한숨을 한번 크게 쉬고 지현은 편집장 사무실로 향했다. 보나마나 들을 쓴소리를 어떻게 빠져나가야할지 조금 고민을 하면서. “ 백지현씨 . 지각까지 했으면 가만두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회사는 빨리 왔네? ” 비아냥 거리는 편집장의 목소리와 딸깍거리는 볼펜소리가 거슬렸다. “ 무슨일로 부르셨어요? 편집장님. ” “ 저번에 내가 킬했던 그 기사 말야. 그 p씨 성추문 사건. 그거 혹시 자기가 한소리 신문에 찔렀니? ” “ 그럴리가요. 제가 어떻게 제 회사를 놔두고 다른곳에다가 특종을 넘기겠어요. 아마 저말고 다른 기자분들도 많이 조사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제보자가 저한테만 정보를 주진 않았을테니까요. ”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늘어놓은 변명이었지만, 누가 봐도 거짓말처럼 들릴 것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김편집장은 킬했지만, 후에 올 외압과 후폭풍 때문에라도 그녀는 허락하지 않았을 거리리라. 지현은 조용히 안도를 했다. 혹시나 내가 허락 받지 못한다면 대신 실어달라고 윤기자에게 미리 찔러둔 USB가 그 역할을 다한거 같다고 짐작했기 때문이다.. “ 자기가 찌른거 아닌거 확실하지? 혹시 그 일 때문에 우리 잡지사 시끄러워지기라도 해봐. 진짜 모가지일줄 알아. 알겠어? ” 부스스하게 늘어진 머리를 묶으며 김편집장은 으름장을 놓았다. 빨리 기사가 올라갈거라고는 연락을 받았지만 오늘아침 헤드라인을 장식할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지현도 그녀의 호출은 예상하지 못했다. “ 네, 저랑 관련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 문닫는 소리까지 그녀의 신경을 거슬릴까봐 딸깍소리 조차 내지 않게 문을 닫았다. 하긴 가십거리를 주로 취재하는 삼류 잡지사에 현직 대기업 간부의 성추문 사건을 실어달라는 요구 자체가 조금 무리이긴 했다. 처음 기자가 되었을 때, 어떤 환경에서 일하더라도 목소리를 내는 일을 하겠다며 다짐했던 지현이었다. 그러나 취업난에 허덕이고 겨우 턱걸이로 입사한 잡지사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성공한 사람들의 뻔한 스토리를 실어나르거나 연출된 요리 연구방법을 포장해 적는일이 전부였다. 그런 그녀에게 한달 전 도착한 메일안에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자료라서 법정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며 첨부된 녹취 파일과 진단서가 전부였다. 얼굴보고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며 거절한 제보자를 설득해서 겨우 내용을 확인하고 3주동안 취재했던 기사는 5분동안 정독한 편집장의 어이없는 표정과 함께 찢겨졌다. 아니 까였다. 휴식시간 10분을 남기고 담배 한 개피를 펴야겠다고 생각한 지현은 옥상위로 올라갔다. 삼사오오 모인 타사에 샐러리맨들 틈에 끼어 담배 한 개피에 불을 부치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폐까지 번지는 뜨거운 기운을 온몸으로 삼키며 머리를 헤집는 편집장의 눈초리를 애써 지워보았다. 필터까지 타기 직전 담배를 땅에 떨구고 비벼껐다. 이젠 정말 여름이 되려는지 뜨끈해진 태양열에 머리카락 사이로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한숨을 크게 쉬고 냄새가 베일까봐 제킷을 한번 털려고 하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확인한 액정 화면 위로 쓰여진 이름. 김수연. 그녀였다. 끊을 기미가 없이 계속 되는 진동에 그녀는 잠시 고민을 했다. 받아야 하는건가? 조금 고민이 되는 그 찰나에 시간동안 액정위로 부재중 화면이 넘어가 있었다. ‘급하면 또 오겠지 뭐 ’ 벌써 얼마남지 않은 점심시간에 퍼뜩 놀라 지현은 사무실로 뛰어갔다. . 기지개를 켜고 서류를 정리하며 퇴근을 준비했다. 벌써 여섯시가 넘었던가? 지현은 지저분하게 쌓여진 서류들 틈 사이에 끼어진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자리를 나섰다. ‘오늘은 잠을 좀 자야할텐데. ’ 뻐근해진 뒷목을 주무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노곤하게 올라오는 피로감에 하품을 크게 했다. 숙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또 커피를 몇잔 마신거 같다고 생각했다. 어스름하게 내려앉는 저녁 노을 사이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였다. “ 지현아! ” 퇴근을 위해 내려가는 사람들 틈, 건물로 올라오는 유일한 사람. 그녀였다. “ 김수연? ” #공포 #공포소설 #무서운이야기 #무서운얘기
제목없음6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제 소설이 빙글 메인에 올라가게 되서 너무 기쁩니다. 여러분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입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야기는 담편부터 아마 본격적으로 갈등이 생길거같습니다. 약간 루즈해지는감이 있네요ㅠㅠ 좀만 기다려주세요 ==================================================================== [제목없음 6] “ 야. 백지현 큰일났어 !! 너 괜찮냐 ? “ “ 나도 안그래도 전화할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집에 어떤 미친놈이…!!” “ 너도??? 야 우리집에도 지금 누가 다녀간거 같아. 너가 올려준 영상 좀 확인하고 이제야 집에 들어왔는데 문열어보니까 누가 내방 서랍을 뒤진거 같더라고. 그래서 지금 경찰 부르고 난리도 아니다. “ “ 뭐???? 야 안그래도 나도 지금 제보자 메일받고…. 아 진짜 , 이게 어떻게 된거지 ? “ [ 너 일단 튀어야지. 그 집에 계속 있는거 아니지 ? ] “ 일단 나오긴했어. 지금 친구집인데 하…. 너 지금 경찰이랑 같이 있어? “ [어. 일단 경찰 불렀지. 나도 무서워서… 우리집에 지금 과학수사대 와서 사진찍고 난리다 . ] “ 흠… 야 일단 너 경찰서에 진술하러 갈거지? 나도 일단 신고 해야하나? 우리집도 발자국이 있었어. “ [ 그럼 너도 일단 신고해야지. 맹추야. 사진찍어둔거 있어? ] “ 아니,,, 경황없이 도망쳤지, 아 근데 그 사건에 연류된거 알면 편집장에 나 죽이려고 할텐데. “ [ 넌 기자라는 애가 증거 사진 하나 안 남기냐? 진짜 답없네 . 발자국 사진이라도 남겨야 같은 사건 인줄 알고 조사해줄거 아니야. 너 경찰에 신고하면 같은 관할 아니라고 도와주겠냐? ] “ 아씨… 나 일단 그러면 내일 우리집 사진 찍고 증거 확보한 다음 너한테 다시 연락할게. “ [그래. 야 아 맞다 너가 부탁한 그 영상 말야 …….그거 어디서 난거냐 ? ] “ 야 뭐좀 알아냈냐? 어두워서 난 진짜 계속 돌려봐도 모르겠더라고 “ [ 아 이건 내가 통화로는 좀 어렵고 내일 너네집 사진찍을 때 나 불러. 어차피 혼자가면 위험하기도하고. 나도 너한테 보여줄게 있어. ] “ 알겠어. 일단 오늘 늦었으니까 내일 얘기하자 “ 무겁게 통화를 끊고나서 지현은 무엇인가 불안한 마음에 담배를 찾으려 가방을 뒤졌다. 아 여기 우리집 아니구나. 문득 본인이 도망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현은 애꿎은 손톱만 깨물었다. 기자 생활을 별로 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은 신변에 위협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고있고, 그녀석 말처럼 기자정신으로 증거를 모을 생각조차 못했다. 그래도 그녀석이 수정의 동영상에서 뭔가 단서를 찾긴 한 모양이다. “ 지현아. 어떻게됐어? 친구가 뭔가 단서를 찾았대 ? “ 문득 본인의 앞가림 걱정에 잊고 있던 적막을 깨며 수연이 말했다. “아 ! 그건 아직 안말해줬는데 내일 만나면 자세한 얘기 들을수 있을거 같아. “ “ 그럼 나도 같이 만나면 안될까? “ “ 수연아. 니 마음은 정말 잘 알지만 지금 내 상황이 너까지 데리고 돌아다니기엔 너무 위험해. 일단 내가 내일 만나고 나서 내가 알려줄게. “ “ 꼭 . 꼭 만나고 나서 바로 알려줘야데 알겠지? “ “알았어, 약속할게 “ 오지않는 잠을 애써 들어보려 지현은 말리지도 않은 머리를 베개에 뉘었다. 꿉꿉하게 습기가 올라오는 기분이 싫었지만 일단은 머리를 식힐 방법이 생각이 나질 않아 잠으로 포맷이라도 시켜야 했다. 에너지를 좀 충전하고 내일 집에 다시 가보자. 그 자식이 하루종일 내 집에 들락거리진 않겠지. 위험한줄 알면서도 지현은 다시 그집에 들어가야했다. 내일은 꼭 사진을 찍어야지. . “ 내가 앞장설게. “ “ 뭐래. 내집인데 내가 앞장서야지 “ “ 그놈이 지키고 있으면 어떡해. ? “ “ 그럼 넌 뒤에서 그놈 바로 패야지. 알겠냐 ? 빨리 찍어서 경찰서 가자. 괜히 무서워 죽거써. 들어올때 조심히 들어와라 괜히 너까지 발자국 남기지말고 . 너 근데 영상 단서 알아낸거 맞는거지? “ “ 알아내긴 했는데... 그게 좀... 들어가서 말해줄게. 일단 열기나해 “ 급하게 당일연차를 낸다고 핀잔을 주던 편집장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일단 무시해야 했다. 경찰서를 간다고 할 수 없어 몸이 좋지 않는다고 했더니 딱히 믿지도 않는 구석이였지만. 조심스럽게 도어락을 열고 익숙한 번호를 찍었다. 제발 그놈이 없기를. 신호음과 함께 파란버튼이 들어오고 긴장된 손으로 문을 열었다. 방안은 어제 급하게 나간 흔적 때문에 엄청 지저분하겠지만………………..? “ 어? “ 놀란 마음에 얼어버린 지현이 멀뚱하게 서있자 안기자가 문을 벌컥 열었다. “ 왜왜!! 어떤놈이냐 !!! “ 가져온 야구방망이를 허공에 흔들며 요란하게 그가 들어왔다. 소리를 버럭 지르던 그가 벌컥 열린 문으로 들어오고 시선을 방안과 바닥으로 이리저리 돌렸다. 헉헉거리던 숨소리가 잦아들고 갑자기 집안에는 조용한 적막이 흘렀다. 지난 밤 급하게 다녀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거실 중간에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이… 놀라서 손에서 떨어트렸던 캔맥주의 흔적도… 깨끗이 닦인 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 좆됐네. “ 지현은 낮게 읊조렸다.
제목없음8
안녕하세여 빙글러님들 ^^ 즤 고양이가 아파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운을 차렸어용 아주 기쁩니당ㅎㅎㅎ 오늘은 빠르게 업데이트가 되었쥬? 드디어 전개가 빠르게 빠르게 흘러갑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ㅇ^ ================================================================ 제목없음 8 " 여보세요 " " 백지현 어떻게 됐어? 너네 편집장이 뭐래 ? " " 다행히 목숨줄은 붙었고 나 제주도로 떠나. 당분간 도망가있기로 했어 " " 제주도는 왜 ? " " 당분간 도망쳐있으라는거지. 나 연류된거 윗선에서 알면 난리난다고. 휴가코스나 대충 취재하러가라고 제주도 협력업체로 가있으래. 그 핑계로 그 새마음 요양원이나 가보려고 " " ............그 요양원을 가보겠다고 ? " 급격하게 가라앉은 안기자의 목소리의 지현은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보통이라면 본인도 가겠다고 특정냄새가 난다느니 뭐라느니 들러붙을게 빤했는데, ? " 목소리가 왜 가라앉았냐 ? " " 내가 어제 많이 알아보지는 못했는데, 거기 좀 이상하던데 ... " " 뭐가 이상해? " " 흠... 만나서 얘기해줄게. 어디냐 ? " " 나 이제야 회사에서 나왔지. " " 그럼 회사앞 스벅에서 기다려 . 나 거기로 바로 갈게 " " 그래 " 왠지 모른 낯선 그의 목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지현은 간략한 짐이 꾸려져 있는 짐가방을 등에 매고 문자를 보냈다. 수정을 찾으러 가자는 말을 하자 수연이 급한 마음을 드러내며 들볶았기 때문이다. 비행기표가 내일 이라고 얘기했는데도 얼른 가보자고 성화였다. 하지만 지현에게도 뾰족한 단서가 있는것은 아니였다. 새마음 요양원이 얼마전에 폐쇄된 곳이기도 했고 대강 알아보니 그 곳에서 사건사고나 많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지현은 커피를 마시며 태블릿으로 새마음 요양원을 검색해 보았다. 수정이 이 곳을 찾아간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데 무엇때문에 거기까지 간 것일까. 아무래도 수정의 핸드폰을 좀 더 뒤져봐야겠다. 급하게 싸고 온 짐사이로 보조배터리를 찾아내 수정의 깜빡거리는 핸드폰 충전기에 꽂았다. 영상에 너무 집중해 있다보니 그 핸드폰 전체를 한번 훑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바탕화면에는 수정의 시간표로 보이는 수강신청 내용이 위젯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그녀가 일정을 평소에 관리했던 스타일이라면 아마 여기저기에 그녀의 흔적이 남겨져 있을것이었다. 제일 중요한 카톡. 친구들과 무슨 대화를 했는지 알아내면 아마 단서를 조금 찾을 수 있을거같았다. " 엇.... 이게 뭐지 ? " [ 유심을 재등록 해주십시오 . 다시 로그인 하시려면 유심을 넣고 재인증을 하시길 바랍니다. ] 톡을 터치하자 심카트가 없어 내용이 전부 뜨지 않았다. 알고보니 그동안 핸드폰 와이파이를 잡아 사용해서 그녀의 핸드폰에 무슨 문제가 있는줄 전혀 몰랐었는데 수정의 핸드폰에는 유심이 빠져 있었다. 그제서야 지현은 왜 경찰이 추적했던 핸드폰 위치추적이 제주도로 향해 있는지 알거 같았다. 누군가 그녀의 핸드폰 유심을 제거해서 가져간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단순한 실종으로 보기가 어려웠다. 정말 타인에 의한 개입이 있었던 증거였다. 톡에서 더이상 단서를 찾을수 없자 지현은 포털 어플로 들어갔다. 포털을 터치하자 검색창에 수정이 생전 검색했던 내용이 일부 남아 있었다. [ 제주도 심령스팟 ] [ 제주 미스테리 장소 ] [ 제주 흉가 ] [ 제주도 폐가 ] [ 제주 폐병원 ] [ 제주 새마음 요양원 ] [ 새마음 요양원 위치 ] [ 새마음 요양원 주소 ] .... 수정은 제주도의 미스테리한 장소를 친구들과 가려고 했던 듯 했다. 아무래도 제주도로 엠티를 갔으니 한번쯤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심이 누군가에 의해 제거되었다는 사실을 수연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안그래도 예민해져 있는 그녀에게 얘기를 한다면 ,,, 이번 취재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을것이리라. " 지현! 무슨생각하냐 " " 어 왔어? " 잠시 생각에 빠져있는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안기자는 자리에 앉았다. 아마 경찰서에 다녀온 모양이었다. " 경찰서에 가서 니 얘기도 일단 했는데, 증거가 없이 뭘 알아볼수가 없다고만 하네. 일단 우리집에서 수거해간 증거가 있으니까 그거먼저 조사하고 알아보자고 하는데 뭔가 내말을 안믿는 눈치야 " " 하긴 무슨 증거를 들이밀면서 조사해 달라해야지. 누가 우리집에 침입했는데 증거는 없어요 하면 믿겠니... 현행범도 아니고... " 한숨을 쉬며 괜찮은 듯 얘기했지만 경찰이 본인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마음에 그녀는 착잡해질수밖에 없었다. 정말 도피만이 답인 것인가. " 그나저나 너 정말 그 요양원 취재 갈거야? " " 어... 실종된 애 단서도 찾을겸 그리고 우리 편집장이 미스테리한거도 괜찮으니까 취재해오라고 해서 나는 겸사겸사 가는거지. 제주도에 우리 협력업체도 있다고 해서 괜찮을거같아. " " 새마음 요양원 알아보니까 생각보다 역사가 좀 지저분했던 곳이더라고. 박정희 대통령때부터 운영되었는데 거기 말이 요양원이지 거의 격리소같은 곳이었다고 하더라고. 멀쩡한 사람 납치도 많이 됐었다고 하고 들리는 소문에는 윗선에 찍힌놈들도 정신병자로 몰고 강제입원 시켰다는 말도 있어 " " 그런 역사랑 실종이랑 무슨 상관이야. 애들은 단순히 호기심에 방문한거고 그런 폐병원같은곳에는 워낙 사건사고가 많잖아. 아마 갔다가 그런거 잘못 목격해서 해코지 당했을지도 모르고... " " 하긴 폐건물에는 노숙자나 범죄자들의 소굴이긴 하지....... 너 뭐 찾은 단서라도 있냐? " " ......................... 하................ 그 영상 ,,, 사실 실종된 애 핸드폰에서 찾은건데,,, 그 핸드폰에 유심이 제거되어있어 " " 뭐? 그럼 누가 빼갔다는 거잖아 " " 그러니까 내말이. 수정이가 정말 우연히 길을 잃거나 이런건 아닌거같어. 누군가 개입이 되있어. 누가 데려갔거나 ,,,,,,,,,,,,,,,,,,,,,,,,,, 아님.................... 진짜 죽였거나 . ...... " " 너한테 부탁한사람 가족일텐데 말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 " 말.... 해야지..........." " 그리고 말야.... 이건 진짜 우연일지 모르겠는데... 그 원래 새마음 요양원 초대 원장이 ........ 한일 그룹이 연류 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어. " " 뭐?????? 그 성추문 사건 한일그룹 ????????? " " 응.... 근데 소문이야. 그 당시에 그런 정신병원 운영비용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한일그룹에서 운영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대. 물론 그때 기사가 워낙 제대로 된게 없어서 믿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아냐 진짜 일지도...." " 그렇다면 반격의 기회가 있다는건데.... " " 근데 너무 뜬소리긴해. 의혹만 가지고 조사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냥 일단 넌 미스테리 심령스팟 뭐 그런거나 파봐. 근데 내가 찜찜한건 말야... 너 알지? 내친구 강기자. 걔가 제주도애잖아 " " 아 너가 나 소개팅 해준다고 했던 경인씨 ? " " 어 맞아.. 경인이가 말해줬는데 거기가 제주도에서 유명한 곳이래. 좀 사건사고도 많았고 실제로 거기 폐쇄되기 직전에 집단으로 환자들이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워낙 좁은동네니까 제주도에서는 금방 소문이 퍼졌었나봐. 어릴때 기억인데도 바로 알던데? 그래도 집단으로 미쳐서 사람이 자살했다는데 좀 찜찜하지 않냐? " " 한일그룹은 아예 지금은 관계가 없는거야? " " 지금은 제주도랑 관련된 사업 자체가 없어. 근데 혹시 모르지 파보면 뭐라도 나올지... " " 흠.............폐쇄된 병원 파본다고 뭐 나오겠냐. 그래도 둘중하나는 해결하겠네. 기사하나는 잘써오거나. 수정이 단서는 찾거나 ... " " 그리고 이거 받아 " 안기자는 지현에게 종이가방 한개를 건넸다.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 있는 내용물은 오래되어 보이는 핸드폰과 충전기였다. " 이거뭐냐? " " 추적 안되는 폰이래. 나 저번에 취재하면서 말했던 그 어깨 형있잖아. 그 형님한테 제보자 찾을수 있냐고 지금 부탁 해놨거든. 너얘기도 했더니 주더라고. 핸드폰 번호는 위에 적혀있고. 나만아는 번호야. 혹시 모르니까 추적안되는 핸드폰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 " 야이 미친놈아. 기자가 대포폰갖고다니냐? " " 너 제주도 가면 내가 어떻게 도와주지도못해. 막말로 니가 진짜로 취재가는거냐 도망가는거지. 사방이 적일지 누가아냐. 혹시 모르니까 이거라도 갖고가. 내가 그래도 너랑 연락 안되면 신고라도 해야하지 않겠냐? 벌은 나중에 받더라도 일단 살고보자 . 번호아는 사람 나밖에 없으니까 나 말고 전화할 사람 없을거야. 제보자는 내가 그 형님한테 잘 부탁해서 백방으로 찾고있으니까 걱정하지말고. " " 쳇.... 그래도 고맙다. " 요즘에는 구하기도 힘든 폴더형 피처폰을 손에 쥔채 지현은 작게 웃었다. 대포폰이라... 범죄자들이 쓰는것만 보다가 본인이 쓰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주머니에서 익숙한 진동소리에 지현은 핸드폰을 꺼내 열었다. 편집장 이었다. [ 대일 에어 김포 -> 제주 1명 목요일 10:00 예약번호 : 20190808EHC890 백지현 몸조심해라 . ] ---------------------------------- 다음편 계속 https://www.vingle.net/posts/2665122
제목미정
1. 칠흑같이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다. 가로등이 저 멀리 보일 듯 말 듯 불빛 마저 희미해지는 곳을 걷고 있다. 지금 몇시쯤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시계를 들여다 보니 아날로그 싸구려 가죽시계가 깨져 있다. 대학 입학을 축하한다고 아버지께서 사주신 낡은 가죽 시계였다. 이제는 단종이 되서 건전지를 갈아끼우는일 조차 쉽지 않은데 시계 유리가 깨져 있다. ‘ 시계유리만 교체해주는 곳이 있었던가?’ 결국 정확하게 몇시인지는 확인하지 못한 채로 길을 걷는다. 와본 기억이 없는 곳인데도 이상하게 낯이 익다. 창문에 붙여진 찢어진 창호지, 철로 된 대문위에 붙여진 껌 씹고 나서 붙이는 스티커까지... 어디서 보았던가? 여름이 다가왔는데도 아직은 밤공기가 차가워 대충 걸치고 왔던 자켓을 여미어 본다. 길을 걷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다. 그래. 분명 그녀밖에 없었다. 분명 아까 시계를 보려고 손을 올리기 전까지는 저 여자는 없었다. 분명히 없었는데... 흐릿하게 보이는 가로등 밑에 누군가가 서있다. 아까는 확인하지 못했던 사람이 길 끝에 서 있다.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좀 더 앞으로 다가갔다.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데도 그 사람의 얼굴은 확인하기 어렵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얼굴이 없는 것 같았다.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그 자리에 서있던 사람은 여자였다.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았는데 슬픈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처연했다.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었다. 누구인지 몰라도 확인해야한다. 머리가 지끈거려 얼굴이 찡그려진다. 그때 문득 생각이 났다. 매일 온 것 같았던 이곳은 매일 밤 그녀를 괴롭히던 꿈속이었다는 것을. 지금 꿈속에서 괴롭히는 이 여자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또 다시 손을 뻗는 것이다. 이번에야 말로 기필고. ‘ 너 대체 누구니? ’ 짜증섞인 말투로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는 순간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그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 언니.... ” 땀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서 꿈에서 깨어났다. 침대 옆 시계를 확인해보니 매일 그렇 듯 시간은 새벽 4시 26분이었다. 마른 세수를 하며 얼굴을 감싸쥐었다. 술을 깨지 못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고 머리가 아파왔다. 시계 옆에 놓여진 두통약 한 개와 물을 삼키고 나서야 비로소 현실임을 깨달았다. 벌써 일주일째 반복되는 꿈을 꾸고 있다. 어두운 골목길을 걷고 있고 어떤 여자를 만난다. 그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면 자꾸 꿈에서 깬다. 이상하게 그여자는 지현과 스친 적이 있는것처럼 낯이 익었고 막상 생각을 해보면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멍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자리를 정리했다. “ 다시 자기는 틀렸네 ” 언제나처럼 자켓 하나를 두르고 베란다로 나갔다. 담배 한개와 라이터를 챙기고 베란다에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무신하게 불을 붙이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처음 서울로 올라 왔을 때 유일한 낭만이라며 구매했던 작은 테이블과 의자는 맥주 한잔 대신 수북히 쌓인 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져 있었다. 아직 차가운 새벽 공기에 불을 부치며 쓰게 뱉는 담배연기가 하얗게 번진다. 그 때 손이 시려워 넣은 왼손에 무엇인가 잡혔다. 어제 충전해야지 하면서 챙기지 못했던 핸드폰이었다. “ 아,,, 충전해야 했는데 배터리가 남았던가 ? ” 눈을 찌푸리며 켜본 핸드폰 액정에는 배터리 12% 절전모드 화면이 켜져 있었다. 그리고 빨갛게 표시된 알림표시. 부재중 3통, 메시지 1통 막상 이런 부재중 연락이 요즘 들어 무서울법도 한데 일단 확인해 보았다.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모두 고등학교 동창 수연의 번호였다. 혹시나 하고 확인 한 메시지에도 역시 그녀의 번호가 찍혀져 있었다. 지현아 일어나면 전화좀 줘 - 낯선 그녀의 연락은 당황스러웠다. 지난번 억지로 끌려간 고등학교 동창모임때 번호를 교환했었지만, 지현과 수연은 친한편이 아니였다. 물론 사회에 나와서도 연락하는 사이는 더욱 아니였다. 다만 으레 그렇듯 어색하기 짝이 없는 그 공간의 훈훈한 분위기를 채워보고자 멋쩍게 교환한 번호였다. 동창회 이후로 잘 들어갔냐는 흔한 안부인사도 없었던 사이에 갑자기 전화라니. 더군다나 일어나면 전화를 달라는 그녀의 메시지는 잘못보냈나 생각하는 의심조차 들수 없게 했다. 낯선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제목없음7
자꾸 빙글에올린게 날라가네요 ㅜ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벌초 다녀와서 이제야 회복했네오 ㅎㅎㅎㅎㅎ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힘이 됩니다 제목없음 7 허공을 가르는 그 야구방망이가 허무해질 정도로 집 안의 분위기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바라본 집 내부에는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뽀송하게 말라있는 카펫이 자리 잡고 있었고 어제 흥건하게 바닥을 적셨던 맥주캔은 보이지 않았다. “ 너 진짜 어제 집 난장판 된거 맞어? “ “ 그럼 내가 없는 소리 했겠냐? 환각보고 쫄아서 친구네 집으로 튀었겠냐고 !!! “ 허무하게 들려진 카메라를 올려두고 잠시 자리에 앉았다. 안기자는 누군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베란다까지 뒤적거리고 나서야 이마를 짚고 앉아있는 지현의 앞에 섰다. “ 어떻게된거야 도대체 “ “ 나도몰라. 어제 분명히 어떤 미친놈이 내 집을 뒤졌고 나는 분명히 그걸 봤고 쫄아서 맥주까지 쏟았고 바로 수연이네 집으로 튀었고 너랑 통화를 했고 다시 바로 집으로 왔고 그게 다야. “ “ 그놈이 설마 너 나간뒤에 문따고 들어와서 이렇게 치워놓은거라면 너 정말 위험한거야 “ “ 나도 알아…….” 신경질적으로 대답한 지현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저 얼굴을 쓸어내릴 뿐이었다. “ 너 일단 편집장한테 말해야할거 같아 “ “ 장난치냐? 그 기사 내가 찌른줄 알면 그 미친년이 나 죽이려고할거야 “ “ 지금 편집장한테 깨지는게 문제가 아니야. 이게 진짜 너를 노리는거면 그래서 지금도 혹시나 너를 감시하고있는거라면 일 커지기 전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지 “ “ 편집장이라고 그 방법을 알겠냐 ? “ 그때 지현의 주머니에서 익숙한 진동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Rrrrrrrr [ 편집장 ] “ 오우 쒸엣 좆됐네 진짜 전화왔어. “ “ 너 오늘 쉰다고하지 않았어 ?” “ 아몰라. 전화온걸 보니 뭔일 있는거 같은데 …. “ “ 일단 받아봐 “ “ 여보세요 “ [ 야!!!!!!!! 백지현!!!!!!!!!!!! 너 죽고싶어 ????????? ] “ 네? 왜,,, 왜 화를 내세요 편집장님 “ [ 너 진짜 내가 나대지 말라고 했지 ? 나 지금 사장한테 불려갔다왔어. 너가 성추문사건 기사 윤정훈기자한테 넘긴거 맞지? 한일그룹에서 우리 듣보 잡지사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위에다가 압력까지 넣겠어. 너 미쳤니 ?] “ 그거….. 하…. 그게요……..아… 그냥 정보만 준거에요 “ [ 아우 이 미친년을 그냥 ! 야 너만 여기 회사에 일해 ? 우리처럼 듣보잡지사 일수록 광고에 엄청 의존하는데 그거 다 손대겠다고 하면 어쩔거야 . ] “ 저도… 저도 일이 이렇게 커질줄 몰랐다구요!!! 지금 저도 미치겠어요. 어떤 미친놈은 제 집 다 엎어놓더니 아침에 신고하려고 봤는데 또 다 닦아져있고 지금 저도 하…….. “ [뭐 ???? 너 지금 위협당하고 있는거야 ? 그거때문에 아프다고 뻥쳐서 연차낸거야 ? 경찰에 신고도 안하고 뭐하는거야 ] “ 신고하려고했는데 집에와보니 흔적이 다 지워져있어요….. 저도 지금 돌아버릴거같아요. “ [ 아 진짜 이래서 내가 지잡대 애들은 뽑지 말자고 그렇게 일렀는데, 머리가 안좋은것들이 꼭 일을 두번하게 한다니까 !!! 너 지금 어디야 ? ] “ 집에 일단 있어요…. “ [ 너 일단 회사로와 . 지금 당장 ] 뚜뚜뚜뚜 사자후같던 그녀의 외침의 대답할 틈도 없이 전화는 끊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머리아파진 지현이 하는 수 없이 자리를 일어섰다. “ 편집장이 뭐래 ? “ “ 당장 들어오래 . 나 짤릴거같애 “ “ 흠……. 짤리더라도 일단 피하자. 너 일단 짐을 싸 . 여기 있으면 안되겠어 “ “ 그래… “ 누가 도청이라도 할까봐 조용하게 얘기하는 안기자의 말에 지현도 목소리를 낮추며 대답했다. 제보자가 사라졌다. 그녀는 피해자의 지인이라고만 했지 누구인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한두번의 통화를 하긴 했지만 그때도 잠깐의 통화였다. 그녀의 대한 걱정도 꽉찬 지금 지현은 수정의 실종 사건까지 조사해야만 했다. 그러려면 싫더라도 잡지사에 눌러붙어있어야 취재하기가 편한데…. 일단 간단한 속옷과 충전기, 숨겨놓았던 비상금을 대충 가방에 우겨넣고 조심스럽게 집을 나왔다. “ 일단 내차 타고 너 회사에 내려줄게 . 나는 경찰서에 가봐야겠다. “ “ 야. 너 근데 영상 얘기해주겠다고 했잖아. 나 그거 듣고가야하는데 “ “ 일단 타. 차에서 보여줄테니까 “ 누가 기자의 차가 아니랄까봐 윤기자의 차 내부는 악취로 가득했다.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빨지않은 양말과 둥굴어다니는 커피 용기들. 지현은 본인의 집보다 난장판인 차의 앞좌석을 뒤로 조금 제끼며 가방을 밑에 내려두었다. “ 여기. 이거봐바 “ 윤기자가 노트북에 재생시킨 영상은 어제 지현이 살펴봤던 영상보다 조금 더 화질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 이거 어제 내가 필터로 선명도 높인거야 . “ 안기자 버튼을 탁탁하고 누르자 화면이 초 단위로 쪼개지며 재생이 천천히 되기 시작했다. “ 역시 너 대가리가 조금 돌아가는 놈이긴 하구나 “ “ 이거보여 ? 이거 필터씌우고 계속 확대해봤는데 화질이 계속 깨져서 음영 넣고 초단위로 짤라본거야 . 영상에 나와있는 이 부분에서 이 표지판 보이냐 ? “ “ 어……. 이거 뭐라고 적힌거야? 새다음 요양원? “ “ 새마음 요양원 이야. 바보야 . “ “ 아 새마음 요양원 이네!! “ 지현이 수정이 건물을 들어가는 모습만 반복해서 보다보니 영상 초반에 스치며 지나친 초록색 표지판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배테랑인 윤기자는 그 초반부터 힌트를 잘도 찾아낸 것이다. “여기 30년전에 폐쇄된 곳이야 . 아마 이쪽으로 간거같아 “ “ 헐 대박!!!!!!! 너 진짜 천재구나 !!!!!! “ “내가 알아낸건 여기까지야. 좀 더 영상을 분석해봐야 겠지만 일단 급한불 부터 꺼야하니까 넌 일단 회사가서 장기 연차를 내던지 하고 난 일단 이 상황을 경찰에다가 알려야겠다 “ . . “ 이따가 전화해. 나도 우리 꼰대한테 말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 좀 맞대야겠다. “ “ 알겠어. 나 오늘 짤리지 않게 기도나 해줘라 “ “ 그래 얼른 들어가봐 “ . 엘리베이터가 13층까지 올라갈동안 밀려오는 불안감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3일만에 갑자기 들이닥친 일상의 변화가 지현은 조금 무서워 지는 참이였다. 누군가 자신의 개인적인 공간을 침범할수 있을거라는 상상은 해보지 않았었다. 지현은 이러다 본인이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깨기라도 하듯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13층의 문이 열렸다. “ 저 자르실거에요 ? “ “ 너 자르는거 일도 아니야. “ “ 죄송합니다. 책임 지라고 하시면 책임질게요 “ “ 뭐. 어떻게 책임 질건데? 니 앞가림도 똑바로 못하면서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질건데? “ “ …….” “ 됐고. 너 지금 한일 그룹 놈들이 얼마나 위험한줄이나 알고 지금 쑤셔놨니? 그놈들…. 깡패들이 만든 그룹이야. 옛날에 독재정권 시절때부터 정치깡패하면서 자란 기업이라고 . 너 하나 없애는거? 걔네한테는 껌이야 . 그리고 니가 건드린 그 사람. 심지어 간부야. 너 그냥 둘거같니? “ “그러니까 제가 책임지고……” “ 뭘 책임져 !! 지잡대애들은 대가리가 안돌아가냐 ? 아휴 진짜. “ “ 그럼 어떻게해요. 그만도 못두게 하시면…. “ “ 휴직 내줄테니까 너 일단 어디 도망쳐있어. 윤기자가 알아서 이 일 커지게 만들고 넌 빠져있으라고 . 너가 그만두면 진짜 우리가 연류된줄 알잖아 “ “ 어디로 가있어요… 갈때도 없는데 “ “ 여름에 올릴 특집으로 미스테리나 아니면 휴가 특집 이런거나 써와 . 기한은 한달. 교통편 마련해줄테니까 제주도로 꺼져있어 “ “네 ? “ “ 제주도 가면 제주향기라고 우리랑 협력하는 회사 있어. 거기서 너 하는 취재 당분간 도와줄거야 . 가서 휴가코스 이런거나 아니믄 사람들 시선 확끄는 뭐 미스테리 장소 이런거나 쓰고. 꼬리 밟힐짓 하지마. 보고는 당분간 메일로해. 전화할거 없어 “ “ …….. 감사합니다. “ “ 너 이뻐서 지금 도와주는거 아니야. 너 그만두면 그쪽에서도 우리가 취재 도와줬다고 생각할까봐 먼저 선수치는거 뿐이야. 오늘 예약하고 톡으로 비행기표 보내줄테니까 짐싸서 내일 당장 떠나 . “ “ 네………..” 퉁명스럽게 얘기하는 편집장의 건조한 목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저 구사일생으로 얻은 이 기회를 어떻게든 붙잡아야 했다. 일단 집을 떠나있는것만으로도 조금은 안심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집은 안전하지 않고 당장은 도망가 있어야 할거같고 ……. 갑자기 지현의 머릿속을 불현듯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새마음 요양원] 지현은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수연아. 짐싸. 우리 수정이 찾으러 가자 “
제목없음9
안녕하세요 빙그러님들 ^^ 오늘은 주말입니다. 비가 많이오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요.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캄캄한 그곳을 걷다보니 어느순간 추위가 몰려오는 듯 했다. 왜 이렇게 어둡고 춥지? 어느순간 밀려오는 한기에 지현은 겉옷을 고쳐 입었다. 가로등이 저 멀리 보일듯 말듯 했다. 지금 몇시쯤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시계를 들여다보니 아날로그 싸구려 가죽 시계가 깨져있다. 대학 입학 선물로 아버지께서 사주신 낡은 가죽 시계였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우리 가족 모두는 축하해주었지만 사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직도 지잡대라고 편집장 한테 깨지고 있는걸 보면......? 여기가 어디지? 무엇인가 익숙한 분위기에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가로등 밑에 희미한 그림자가 서있는것을 발견했다. 언제부터 저기 서있었던것인가? 익숙한 그 장면을 다시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그 그림자는 좀 더 지현과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그 자리에 서있었던 여자는 지현에게 할말이 있는듯 손을 뻗어왔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밀려오는 두통에 정신을 못차리며 지현은 힘껏 손을 뻗었다. 너 누구니? 그녀의 붉은 원피스가 좀 더 선명하게 물들고 있었다. 눈코입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그녀의 입술에서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전에는 보지 못했던 그녀의 얼굴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것이 보였다. 그녀의 손에서 익숙한 표시가 눈에 띄었다. [하쿠나 마타타] "언니...." " .......수정이? " 나중에 어른이 된다면 좀더 근사한 모습이 되어 만나자고 서로 약속하며 싸인펜으로 그려넣은 팔목에 [하쿠나마타타] 낙서가 눈에 띄었다. 소심하게 어른을 흉내내보려고 했던 그녀들의 작은 약속 이었다.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구하려 손을 뻗으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더 닿지 않았다. 지현은 그녀를 잡으려 애를썼다. " 내가 구해줄게 수정아!! " 그러나 그녀의 그런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수정의 모습은 희미해져만 갔다. 그리고 그제서야 눈에 띄는 그 모습. 수정의 뒤에는 누군가의 검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 . [지현아 일어나. 지현아!! ]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지현은 퍼뜩 눈을 떴다. 또 그 꿈이었다. 현실세계복귀가 적응이 되질않는다. 주변을 살펴보니 적막하게 조용해진 그 곳은 비행기 안이였다. '맞다... 나 비행기 탔지... ' 땀이 범벅이 되어 있는 지현의 이마를 수연이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 너 괜찮아? 너 무슨 꿈을 이렇게 살벌하게 꾸냐~ 안좋은 꿈이라도 꿨어?" ' 왜일까. 그녀의 언니도 있는데 어째서 수정은 내꿈에 나오는 것일까. 그리고 그녀의 뒤에 누군가 서있었다고 수연에게 말을 해줘야할까. 그녀가 혹시나 잘못되기라도 했다면 수연에게 뭐라고 얘기해야할까....'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수연은 오히려 더 걱정하듯 바라보았다. " 아니야. 내가 가위를 잘 눌려서... " " 기자생활 하다보면 몸이 엄청 축난다고 하던데 너도 진짜 걱정이다. 괜찮어? " " 응... 괜찮아 " [ 승객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이제 곧 대일항공 비행기는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할때까지 안전벨트를 하시고 자리에 앉아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 . . . 제주의 공항은 언제나 북적 거렸다. 지역별로 수학여행을 온다 거나 제주로 휴가를 오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 누군가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한대 모여 공항안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3번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편집장의 말을 떠올리며 지현은 밖을 살폈다. 그곳에서 앳된 얼굴을 한 누군가가 긴장된 모습으로 소심하게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환영합니다. 백지현님 - 제주향기 ] 누가봐도 보일 정도로 커다랗게 써진 자신의 이름에 지현은 적지않게 당황했다. 그냥 담당자 연락처를 줄것이지. 팻말이 뭐람….지현은 누가 보기 전에 치워야겠다고 생각하며 긴장 된 그의 앞에 섰다. “ 그쪽이 권영민씨? “ “ 오! 혹시 백지현씨? 맞죠? 반갑습니다. 제주향기 인턴기자 권영민입니다. “ “ 반가워요. 백지현입니다. 인사해요. 이쪽은 제 친구 김수연. 제 취재를 도와줄 친구에요. 인사해 수연아. 우리 협력업체 기자님이시래. 이름은 권영민씨 “ “ 반갑습니다. 수연씨. 일단 두분 짐 푸셔야하니까 숙소로 가셔야죠? 제가 차 회사차 가져왔으니 함께 가시죠 “ 한달정도 있어야 하는 짐이라 바리바리 싸오다 보니 지현의 짐 가방은 제법 무게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영민은 어떻게서든 본인이 들어주겠다며 자꾸 따라오고 있었다. “ 저는 괜찮고 수연이꺼 들어주세요 “ “ 아 .. 그럴까요 ? 수연씨 저 주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 머쓱해하던 영민은 기어이 수연의 캐리어까지 챙기고나서야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앞장섰다. 제주도의 초여름 햇살은 뜨겁고 따가웠다. 서울에서는 지하철만 타다보니 쓸일이 없었던 선글라스 였지만 제주도에서는 돈값을 하며 제 기능을 다하고 있었다. “ 이 쪽입니다 “ 영민은 주차장 한구석에 세워진 차의 문을 열고 짐을 실었다. “ 일단 숙소로 이동할게요. 혹시 취재할 내용은 정하셨어요? 제가 그래도 제주도 토박이다보니 왠만한건 도움드릴수 있는데 … 말씀만 하세요 “ 운전중에도 영민은 상기된 표정으로 취재에 도움을 주고싶어 안달이 나있었다. 아마 인턴기자라서 선배기자들 처럼 정식 취재를 하기 힘든부분이 한 몫하는 듯 했다. “ 새마음 요양원이라고 아세요 ? “ “ 새마음 요양원이요?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 “ “ 권기자님이 아주 아주 어렸을때 그 요양원에서 불미스런 사고가 하나 있었어요. 집단 자살 사건이요. 아마 기자님 너무 어릴때라 이름만 들어보시고 기억은 못하지 않을까요? 제주도에서는 제법 유명했었다고 하던데 … “ “ 아 그정신병원!!!!! 거기 이름이 새마음 요양원이였어요? 어릴때 지역 뉴스에서 완전 핫했던 건 기억나네요 ! 혹시 실례가 안되신다면 저도 취재하는데 좀 껴도 될까요? “ “ 권기자님이요? “ “ 네. 제가 지역 토박이니까 아는 사람도 많고 도와드릴수 있을거에요. 아 사실 저희 잡지사가 워낙 작아서 딱히 할만한 아이템도 없고 선배기자님들은 단독으로만 다니셔서 제가 정식 취재할일이 별로 없거든요… “ “ 도와주시면 감사하죠. 사실 제주도분들은 사투리도 쓰시니까 저희가 인터뷰할때 어떡해야하나 내심 고민했거든요. 지역 토박이가 저희 도와주시면 감사하죠 “ “ 어차피 저희 사장님이 저 사무실에서 할일 없다고 그냥 백기자님 챙겨드리라고 했으니 저도 널널해요. 함께 다니시죠 “ 지현은 든든한 아군이 생긴 기분이였다. 차안으로 들어오는 서늘한 공기에 지현은 문을 좀 더 내려 손을 뻗었다. 손끝으로 잡힐듯한 그 바람을 느끼다보니 어제 무슨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평화로워졌다. 지현은 가방안을 뒤져 색이 바랜 피쳐폰의 화면을 열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도착했다 임마 ] 꾹꾹누르며 쓰는 문자가 얼마 만인가. 생소하면서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후 주황색 불빛이 번뜩거리며 문자의 알림을 알렸다. [ 몸조심해라 백지현. -윤기자- ] =========================== 10편 이어집니다.
제목없음 10
안녕하세요 빙글ㄹㅓ님들 지금 제주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억수같이 내리네요 무서워서 무서운 소설 써봣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모두들 태풍 피해 없도록 조심하세요 ==================================== 제목없음10 숙소라고 했지만 비지니스 호텔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느 가정집 앞에 차가 주차했다. 얼핏 보아하니 어느 게스트 하우스 같았다. 밖에서는 사람들이 바베큐 파티를 열어 고기를 먹고 있었고 한켠에서는 외국인들이 모여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 여기입니다. “ “ 게하에서 저희 묵는건가요? “ “ 다같이 모여서 지내는 룸은 아니고요 두분이서 같이 쓸수 있는 방은 잡았습니다. 그 방안에 샤워실도 있으니까 좀 좁더라도 사용하시는데 불편함은 없을거에요. “ “ 아…. “ “ 사실 여기 저희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게스트하우스에요. 그 쪽 편집장님이 보내주신 예산으로는 저희가 이 성수기에 마땅한 숙소를 얻기가 어려워서요. 모텔같은곳은 여자분이 쓰시기에 위험하고. 여기 계시면 아버지도 챙겨주실수 있어서 제가 이쪽으로 정했습니다. 사실 마음에 안드셔도 다른 방법이 없어요 “ “ 아니에요!! 호텔보다 훨씬 좋은데요 ? 요즘 혼자 지내다보니 무서웠거든요 . 어때 수연아 ?” “ 나야 뭐 다 좋지. 어떻게서든 찾기만 하면되니까 … “ 여러 사람이 함께 있어서 조금 마음을 놓은 지현과 달리 수연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마 차에서 대강 나눈 새마음 요양원의 얘기를 듣고 불안한 마음이 커진것 같았다. 동생을 찾아야하는데 휴가같은 기분일 수 있나.. 지현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애써 감추며 수연의 어깨를 두드렸다. “ 얼른 짐만 놓고 가보자. 살았든 죽었든 그래도 흔적은 찾아야하지 않겠니… “ “ 응…………” 수연은 아마 짐작하고 있는 듯 했다. 수정이 아마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가 어디 갔다는 흔적은 찾았으니 그녀가 살아있을 가능성의 흔적은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 . 간단하게 짐을 풀고 지현은 녹음기와 카메라를 챙겼다. 짐을 챙기고 숙소를 나서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컴컴 해지기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한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 제주도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 해서… 적응하시기 어려우실거에요. 여기는 산 지나고 또 날씨가 다르거든요 “ “ 변덕스럽다고는 들었어요. 우산 하나 예비로 챙겨오길 잘했네요 “ 짐이 될까봐 넣을 생각을 못했던 우산이었지만 혹시 모른다며 수연의 권유로 짐가방에 넣어두었었다. 아까보다 좀 더 긴장된 표정으로 수연은 차에 올랐고 요양원으로 가는 시간동안 급격하게 말수가 줄었다. 창밖을 내리며 뭔가 골똘한 생각에 잠긴것 같았고 아마 그동안은 인정하지 못했던 수정의 실종이 죽음으로 결론지어질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이 오는 듯 했다. “ 다들 손전등은 있으시겠죠? “ “ 네 . 혹시 몰라서 챙기긴 했어요 “ “ 거기가 좀 폐건물이라서 이렇게 비가 오는날에는 내부가 잘 안보일수 있어요. 주변 탐문 부터 하실건가요 아니면 가서 먼저 볼까요 ? “ 영민의 말에 대답을 하려는 순간 수연이 말을 막아서며 대답했다. “ 건물부터 가보도록 하죠 . 지현아 그렇게 하자 “ “ 어어..? 어… 그러지 뭐 . 어차피 비도 와서 주변에서 인터뷰 하기는 어려울거 같고.. 현장 탐방 하면서 사진도 좀 찍고 구조도 좀 보고 그러는게 좋을거 같아요 “ 창밖은 빗소리가 조금 거세지는가 싶더니 하늘은 곧 끝도 모를 어둠으로 뒤덮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금새 빗줄기는 굵어지고 차 앞유리가 보이지 않아 시야가 가려졌다. “ 영민씨 잘 가고 있는거 맞아요 ? “ “ 네 . 네비로는 지금 거의 다 왔어요. “ 주변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아 차 유리를 조금 내리자 금새 빗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앞이 보이지않을만큼 내리는 비 사이로 숲이 우거진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음산하게 내려앉은 분위기가 을씨년 스러워 돌아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거의다 왔다는 영민의 말에 지현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렇게 조금 더 가자 도로가 넓어지면서 조금 더 굴곡진 곳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 이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나오네요. “ “ 여기가 어디죠 ? 굉장히 구불거리는데 … “ “ 아 여기 안와보셨구나 . 아까 지나온 길은 5.16도로에요 . 여기는 끝나는 지점이고 이 샛길로 들어가면 후문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고 하네요 “ “ 그렇군요. 근데 비가 와서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 “ 지현아. 비가 와도 무조건 가야해 “ “ 어… 그렇지… 알지… “ 취재를 좀 더 목적을 두는 지현과 달리 수정의 생사여부가 중요했던 수연은 다급한 마음을 감추질 못했다. 억수같이 쏫아지는 비사이를 뚫고 갈수 있을까 싶었는데 일단은 수연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지현은 그곳을 가야했다. 잠시 후 차가 어느 공터 같은곳에 차가 세워졌고 시동이 꺼졌다. “ 내리세요. 여기서 좀 더 걸어가셔야해요. 그 병원은 폐건물이라 정문으로 바로 들어가는 길도 지금 막혀있어요. 이 쪽 야영장 뒤로 좀 걸어가셔야 샛길이 나온다고 해요 . “ “ 어…. 이 근처에 야영장도 있었군요. 일단 카메라좀 챙기구요 . “ 뒷 자석에 놓여진 카메라 가방을 챙기고 우비를 여미고 우산까지 챙기고 나서야 지현은 자동차 문을 열었다. 다행히 우려와 달리 비는 조금씩 가늘어지고 있었고 밤이 아닌데도 조금 어두워진 주변때문에 랜턴을 켜야 했다. “ 제가 들게요. 랜턴 비추면서 앞으로 갈테니 제가 밟은 곳 따라서 오세요. 전 혹시 몰라서 장화 신었거든요. “ 멋쩍게 웃던 영민은 제법 크기가 있던 랜턴을 들고 앞으로 나가려 몸을 틀었다. “ 감사해…… 엇 수연아 !!! “ 지현이 미처 말릴 틈도없이 수연은 갑자기 수풀 사이로 달리기 시작했다. “ 수정아!!!! “ 절규 와도 같은 외침이 빗소리로 가득했던 주변을 깨웠다. 풀이 우거진 숲은 아니였지만 발목까지 올라오는 그곳에 길을 찾기란 쉬운일이 아니였다. 그러나 수연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우산까지 떨어트리며 달리고 있었다. “ 수정아 !!! “ 앞질러가는 수연의 뒤를 두사람은 뒤쫓고 있었고 시야에서 수연의 모습이 사라지려 할때 쯤 왠지 모를 위화감에 지현은 고개를 들었다. 푸른 풀숲 사이로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띄었고 그 앞에는 빗물이 고여진 녹슨 표지판 하나가 고꾸라져 있었다. 그 엎어진 표지판을 들어 대충 손으로 풀들을 떼어내자 색이 바래진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 새마음 요양원 ] “ ……… 드디어… 와버렸네 … “ “ 수정아!!! “ 온몸에 비를 맞은 수연이 절규하듯 지르는 소리는 건물 내부를 울리기에 충분했다. 폐허가 된 세월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건물 입구에서부터 올라온 풀들과 빗물이 맺혀 엉켜져있는 거미줄 들이 그들을 반겼다. “ 수연아. 일단 진정 좀 해 “ 축축하게 젖은 어깨를 흔들며 지현은 수연을 진정시키려 했다. “ 수정이가 나 기다리고 있을거야. 얼른 들어가보자 “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그 무언가가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울먹거리는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지현이 소리쳤다. “ 야…….. 김수연 ……… 너 정말 수정이가 여기 그대로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 “ “…….. 그게 무슨 소리야 ? “ “ 주변을 봐 . 여기 누가 봐도 폐허야. 건물 내부에 있는 건 호기심에 왔다갔던 미친놈들 낙서뿐이고. 이런 시내랑 동떨어진 곳은 차없이 오지도못해. 심지어 노숙자들도 못오는 곳이야. 그런데 여기에 들어온 애들이 실종됐어. 도망갔거나 납치됐거나 둘중하나야. 도망갔다면 벌써 너한테 연락이 갔겠지 “ “ 납치……..라니? “ “ ………… 납치가 아니라면………. 누군가 해쳤을 ……..지도. ………. “ “ 그럴리없어 . 니 말대로 여기에 노숙자들이 접근할 수도 없다며…. 그럼 누가 데려가 “ “ 너도 영상 봤잖아. 수정이는 누군가한테 말을 걸고 있었고 친구들은 그런 수정이를 쫓아 가면서 끝났어. 그런데 단순히 여기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게 말이되 ? “ 지현은 수정의 핸드폰에서 유심이 제거 되었다는 사실을 차마 수연에게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무작정 뒤지기 시작하는 수연을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홧김에 뱉은 납치라는 단어에 수연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백짓장 처럼 허옇게 변한 얼굴에서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 …….. 그럼 우리 수정이가 정말 잘못되기라도 했다는거야 ? “ “ 영상에 뒷부분에 사람이 나온건 보이지 않았지만 정황상 그렇잖아. 니가 이렇게 무작정 뒤진다고 수정이가 나오겠냐고 “ “ 아니야…. 그럴리 없어… 여기 어딘가에서 나 기다리고 있을거야 “ “ 현실적으로 생각해. 지금 우리의 최선은 애들의 흔적을 찾는거야. 걔들이 다녀간 흔적을 찾고 뭐라도 찾아야 경찰한테 협조 요청이라도 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애들 물건이라도 떨어져 있는지 찾아. “ “ ………수정이가 아니라 물건을 찾으라고………….. 물건….? 너 방금 물건이랬지? 맞어. 지현이 너말은 여기는 차 없이 못올라오는 곳이라고 했지 ? “ “ 맞아요. 여기는 시내권이랑 동떨어져 있어서 버스도 안다녀요. 차 없으면 들어오지 못하는 곳입니다. “ 헉헉 거리며 랜턴을 들고 어느새 쫓아온 영민이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 그러면……… 수정이네가 타고 온 차는? 어디있는거야 ?” …………? 그러고보니 그랬다. 그네들이 차를 타고 와서 실종이 된거라면 그 차는 이 근처에 있어야 했다. 만약 누군가에게 위협을 당해서 그들이 납치를 당했다면 정말 살해라도 당한거라면 차는 분명하게 여기 남아있어야 했다. 아니라면 그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있다는 것인가 ?
이상한 나의 이야기11
여름휴가며 주변 일들이며 바쁜 시간 보내고 나니 벌써 8월도 중순을 넘어가고 있네...ㅠㅠ 다들 잘 지냈...쥬? ☞☜ 오늘도 바로 음슴체 ㄱㄱㅆ 오랜 시간을 한 동네 (이사는 했었지만 거기서 거기인)서 보내고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는데 친한 친구가 보기 답답했는지 자기가 한 번 가 본 점집이 있다며 제법 잘 맞추더라고, 가 보란 얘길 해 줌. 철학관은 가 본 적이 있었지만, 점 집엘 가본 적은 없어서 조금 망설이다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가 보기로 함. 혼자 갔었는데 애기동자가 들었다는 무녀아줌마는 그리 희망적인 얘긴 전혀 하지않았슴...ㅡㅡ 알아듣기도 힘들었지만ㅎ 단지 기억 나는 건 바다와 떨어진 곳으로 이사 가라는 것... 바다 좋아하는 데 왜 그러시냐니 좋아하는 것과 사는곳에 미치는 건 다르다며 바다쪽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곳으로 가라는 거임ㅎ 가만히 생각해보니 애기때 바닷가쪽 잠시 살았고 (1편 참고) 그 이후론 그런적이 없었슴. 일도 건강도 사랑도 다 엉망진창이 된 상태에서 뭐 까짓거 더 망칠 게 있겠냐 하는 심정으로 (실제로 그쪽으로 이사가고선 몸도 자꾸 아프고 정신도 피폐해지고 뭐가 자꾸 어긋남) 거길 벗어나 제법 먼 거리의 지금의 집으로 이사하게 됨.(차로도 거의 1시간 거리임) 일도 미리 이쪽으로 구해 놓은지라 출퇴근 거리가 머니 급하게 집 알아보고 이사감행.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다보니 이삿날 짐정리는 엄두도 못내고 침대엔 이것저것 쌓아놓다시피 하고 대충 바닥에서 자는데 자꾸 인기척이 느껴짐... 누가 집 안에 있는 느낌ㅎ 집 바로 뒤는 산이고 이 집이 석달정도 빈 집이었다는 얘긴 이미 들은 터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ㅠㅠ 넘 피곤해서 잠에 빠질 만~하면 귓가에 숨소리가 들림... 층간소음이래도 새벽에 숨소리까지 들릴 리는 없고ㅋㅋㅋ 짜릿한 첫날 밤을 보내고 (그 와중에 짜증내며 잤슴) 곧 배틀이 시작 됨. 둘?셋? 이라 생각되는 이것들이 텃세ㅋㅋㅋ 를 부리는 데..아주 그냥 환장할 지경이었슴. 세수할 때 옆에서 코드도 안꽂은 세탁기 쿵탕쿵탕 흔들기, 머리 감거나 세수할 때 귀에 소리내기, 자고 일어나 화장실 문 열면 선반 위 크고 무거운 물건 문 앞에 살포시 내려놓은 거 보고 놀라게 하기 (진심 이때 제일 놀라서 닭이 될 뻔)등등... 그럴 때마다 '이 잡것들이 산사람한테 텃세부리고 지*들이네...어디 누가 이기나 보자' 하고 쌍욕을 시전함. "아 ㅅㅂ 또 지*이네...안 꺼지나 확 마!!!" "그만하라고 했다이...좋게 말할 때 꺼지라!"등등 (순화한 거임 ^^;;) 3박4일정도를 격하게 쌍욕지거리를 하고 지냄. 이사 직후에 친한 동생이 영가와 대화도 하고 지내는 애가 있어서 울 집에 둘셋정도 있는거 같으니 좀 와서 보내 보라고 했는데 서로 스케줄 맞추기가 힘든 와중에 몇 일이 지났고 일 년치 욕을 삼 일만에 다 했나...싶을 즈음 갑자기 기척이 안 느껴짐. 포기했구만...했는데 며칠뒤 뒤늦게 동생녀석이 오겠다 하길래 이젠 괜찮다...간 거 같다 하니 어찌 아냐며ㅋㅋ 울동네서 한 잔 할겸 오겠다기에 그래라 하고 일단 오라 함. 들어서서 여기저기 둘러 본 동생이 너무 아무것도 없다고ㅋㅋㅋ 어떻게 한 거냐고 물어보기에 그냥 쌍욕 퍼레이드 한 삼일 하니 지쳤는지 없어졌다고 설명해 줬슴. 동생녀석이 갑자기 박장대소를 함... 전문가?말고 욕으로 귀신 쫓는 여잔 누나밖에 없을거라고ㅋ 기가 세서 시집 못가는 거 같다는 말도 덧붙여서...ㅡㅡ ... 근데 이 이후엔 더 귀찮은 것들이 종종 오고 있슴...이 집에 4년정도살다보니 레벨업?되는 느낌도ㅋㅋㅋㅋ 뒷이야긴 담에 더 이어가도록 할게~!!^^ 잠이 안와서 쓰기 시작했는데 쓰는동안 잠이...ㅋㅋ 늦더위 조심조심~!!!!!!!^^
짧은 썰들 2개 (배송완료)
1) 내 대학 선배 이야기야. 난 여자라 군대에 가보지도 못했고 평소에 잘 알지도 못해서 용어들을 단순화해서 말할게. 그 선배가 군대에 있을 때 이야기인데, 선배가 계급이 뭔진 몰라도 암튼 보초를 섰었대. 그런데 그 보초 서다 보면 뭐 담벼락인가 그런게 보이나 봐. 그래서 그 담벼락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그 담벼락에 고양이가 두 마리 정도 냐옹냐옹 거렸다는 거야. 선배는 평소에 그 부대에 고양이가 나온적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고양이 극혐지대였대..ㅋㅋ 그런데도 고양이가 무려 2마리나 나오니까 놀란거지. 그래서 같이 서던 선임?인가 그분을 깨웠는데 그 선임분도 놀라면서 "저거 절대 눈 마주치지 마라;;" 라고, 하는거야. 선배는 일단 위화감이 들기도 하고 해서 그대로 시선을 딴 데다 옮겼어. 그런데 그 순간 잠들어버린거야. 다행히 선임분이 착하신지 별일 없긴 했지만 일어나보니 선임분은 선배 일어난거 보고 다시 주무셨대. 그래서 죄송하기도 해서 이번엔 제대로 보고 있는데, 아까 그 고양이 두마리 중에 검은 녀석이 하얀 녀석을 물고 왔다갔다 하는거야. 공포스럽기도 하고 소름끼치기도 한데 선임을 또 깨웠다가는 진짜 혼날거 같아서 깨우진 못하고 그냥 모른척 했는데, 그 고양이 녀석이 정확히 그 선배 눈을 노려본 거야. 그러더니 갑자기 그 고양이와의 거리가 가까워져서 고양이가 선배를 바로 정면에서 쳐다보는데, 그순간 깼대. 선임은 선배 앞에서 걱정스레 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선배가 자다가 깬게 아니라 깼다고 착각했을 뿐 꿈이었대. 그 꿈속에서 고양이 귀신한테 홀릴 뻔했고 선임이 선배를 볼때 선배가 엄청나게 고통스러워 했었대. 그 후로 선배는 고양이 공포증인지 뭔지가 생겼대. 2)이건 내 친구 이야기야. 대학에서 만나서 같이 방 두개짜리 자취방을 구해서 룸메 격으로 같이 사는 여잔앤데 이름을 ㅎ이라고 할게. 나는 대학에서 공강이 아니라서 수업듣는데, ㅎ이는 공강이라 방에서 놀고 있었대. 서로의 방은 잘 안들어가서 ㅎ이 방에서 놀고 있었다는데, 갑자기 현관문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ㅎ이는 "얘가 지금 올리가 없는데?" 하면서 현관 쪽을 슬쩍 봤대. 그런데 다행히 틀렸다는 신호가 울린거야. 나랑 ㅎ이는 평소 집 열쇠를 들고 다니기 땜에 비번을 칠 필요는 없었지. 그냥 도둑방지용으로 둔건데 ㅎ이는 그때 이 현관을 열려고 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고 도둑이나 강도라는 걸 알았대. 그때 갑자기 현관 너머로 "ㅇㅇ씨(내 이름) 택배오셨어요~" 라길래 "아 얘네 부모님이 뭘 보내주셨나?" 하고 처음에는 열어주려고 했는데 막상 보니까 배달원이면 굳이 비번을 한번 틀릴리가 없잖아? 그래서 ㅎ이는 나한테 톡으로 물어보고 내 부모님한테도 물어봤는데 다들 아니라는 거지. 이때부터 ㅎ이는 슬슬 무서워져서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해놓고 인터폰을 소리 안나게 슬쩍 봤대. 그런데 분명 인터폰에서는 소리가 안났는데 그 강도로 추정되는 사람은 인터폰 쪽을 보고 있는거야. 마치 인터폰 볼거를 알고 있었다는 거 같이. 그래서 소름이 쫙 끼친 ㅎ이는 나한테 "야! 니 이름 알고 있는 사람이 우리 집 문에서 기다려..어떡하지?" 했는데 난 그때 수업에 집중이라 못봤어. 몇분 후에 경찰이 왔는데 그 새끼가 존.나 격렬하게 문을 두드렸다는 거야. "열어!! 빨리!! 시바알!!" 이러면서.. 결국 잡히긴 했는데 그냥 도둑이 아니라 이거 살인미수였대..그 박스에는 연장 같은거 망치랑 장도리 같은게 깔려있었고. 그날부로 그친구랑 나는 다른 집 엄청 힘들게 구해서 잘 살고있음.
제목없음 11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적ㅇㅓ보이지만 많은걸로.. ㅎㅎ) 다음편을 가져왔습니다. 곧 추석이라서 빠르게 업로드 해야겠습니다. 추석때 해야할 노동이 많으므로...또르르..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ㄴㅣ다. ====================================================== 제목없음 11 “ 일단 차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 “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근처를 뒤지는건 무리에요 “ 그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은 점점 더 거세져갔다. 구름이 어느새 내려앉아 주변은 낮인데도 밤처럼 어두워졌고 이렇게 수풀이 우거진곳에서 차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였다. “ 이 주변 지리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나서 차를 찾는게 쉬울거같아요. 저도 지금 네비로 여기를 처음와봐서 주변지리를 모르거든요. 사실 두분이 말씀하기 전까지 이쪽에 요양원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습니다. “ 그나마 제주도에 사는 권기자에게 기대를 걸어보려 했지만 주변 지리를 모르는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인듯 했다. “ 혹시 두분 아까 오다가 봤던 야영장에다가 한번 물어보는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맞아. 그쪽밖에 들어오는 길이 없다면 그쪽에서 애들을 봤던 차를 봤던 하지 않았을까요? “ “ 맞아요. 야영장 주인을 한번 만나보는게 좋겠어요. “ “ 건물내부를 찾아보는건 비가 그치면 다시 오는걸로 하죠. 시야가 너무 어두워져서 밝을때 들어오는게 좋을거 같아요. “ 지현은 일단 잔뜩 젖어서 머리가 엉겨붙은 수연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 수연아 일단 비도 너무 많이 오니까 야영장으로 가보자 . 거기 한번 물어보면 뭔가 얘기해주실지도 몰라. “ “ 그러자. “ 건물 한 귀퉁이에 놓여진 새마음요양원 표지판을 뒤로 한 채 그들은 다시 풀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차를 찾을수 있을 거 같진 않았지만 일단 수연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야영장 주인과 대화를 해보는것이 좋을 듯 했다. 주위가 어두워지고 랜턴 하나에 의지한채 길지 않은 길을 빠져나왔다. 벌써 세사람은 쓰고온 우산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잔뜩 젖었고 한여름의 장마라도 시작된 듯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야영장 관리소 : 부재시 연락바람 010******** 정진규] 허술하게 세워진 표지판에 야영장이라고 적힌걸 보니 이곳이 맞는 듯 했다. 관리소는 간이로 만들어진 곳 같았고 그 뒤에는 좀 더 커다란 가정집이 있었다. “ 불이 꺼져있는거 같은데 전화를 해봐야 할까요? “ 지현은 우산을 잡은 손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불이꺼진 곳의 문을 함부로 열수도 없었다. ‘똑똑똑’ “ 저기요 !!! 사람 없어요 ? “ 머뭇거리던 틈 사이로 수연은 관리소의 문을 두드렸다. ‘ 쾅쾅쾅 ‘ “ 저기요!!! 누구 없어요? !!!! “ 문안에서는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주변의 힘차게 내리는 빗소리만 들려올뿐. 우산에 의지한채 셋은 갈피를 잡지 못해 그저 멍하게 서있었다. 대꾸도 없는 문안이 짜증이 났는지 기어이 지현은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발로 관리소 문을 차버렸다. ‘퍽 ! ‘ “ 사람 없냐구요 !!! “ “ 누구요 . 누군데 남의 집 문을 발로 참수꽈 “ 빗소리에 시끄러워진 그 공기를 깨며 누군가 뒤에서 소리쳤다. 그는 매우 키가 컸고 커다란 덩치를 자랑했다. 까칠하게 올라온 수염은 며칠 씻지 않은것 처럼 꾀죄죄해 보였고 그의 손에는 비에 흠뻑하게 젖은 뗄깜이 묶여있었다. 머리는 빡빡하게 스포츠 머리를 했고 눈은 부리부리해서 첫인상 치고는 쎄다는 느낌을 받았다. 움푹 패인 눈에 위압감이 느껴진 그들은 누가 먼저 말을 건네야할지 각자 눈치를 보고 있었다. 결국 제일 다급했던 수연이 말을 걸었다. “ 저기요. 여기 관리소장님 되세요? “ “ 내가 여기 관리소장 이우다. 무슨 일이꽈 “ 사투리가 조금 섞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곳에 관리소장이라고 하는 부분은 알아들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의 표정을 보고 수연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 사람을 찾으러 왔습니다. 몇가지 질문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 “ 비가 쏟아졈시난 일단 들어오십서 “ 무뚝뚝한 말투로 들어오라며 거구의 남자는 문을 열쇠로 열어주었다. 내부는 좁을 거라 생각한것과 달리 그곳은 그 가정집으로 이어지는 입구 같은 곳이었다. 아마 사무실 겸 입구로 사용하시는것 같았다. 가정집 문까지 열자 그 안에서 넓직하고 커다란 내부가 펼쳐졌다. 값비싸 보이는 가죽 쇼파가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고 영화에서나 보던 벽난로를 보고 지현은 신기해했다. “ 여기 앉으십서. “ “ 감사합니다. “ “ 딱보난 육지사람 닮은디. 무슨 일인지 … “ “ 아 안녕하세요. 제주 향기 권영민 기자입니다. “ 갑자기 말을 끊고 권영민이 끼어들어 대답했다. 의아한 표정으로 지현이 영민을 쳐다보자 영민은 눈을 찡긋하며 빠져있으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 “ 아… 제주도 사람이구나. 육지사람인줄 알아신디 … “ “ 취재중에는 저희도 사투리 많이 안씁니다. 어르신 . “ “ 지역신문이면 도와줘사쥬. 무슨 일이꽈 “. “ 실종된 사람들을 찾고있는데요. 혹시 여기 차세워서 위로 올라가거나 뭐 돌아다니는 아이들 본적 있으세요? “ “ 아이들은 여기 오질 못하쥬게. “ “ 아니 그정도 어린애들 말고 대학생 또래 정도 되보이는 아이들 마씸 ….” “ 흠….. 애들은 못본거 닮은디…. …. “ “ 혹시 그러면 낯선 차를 보신 적은 없으세요 ? 아마 렌트카였을텐데 “ 내용을 바꿔서 질문을 하자 관리소장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뭔가 생각이 날듯 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 했다. “ 여기는 죄다 렌트카인디 내 차 찾는게 빨라지 아 그런데 예전에 우리 손님 차 아닌 차는 봤던거 닮은디…… “ “ 손님 차 아닌건 어떻게 아셨어요 ? “ “ 우리 야영장 쓰는 사람들은 다 들어올때 차남바를 적게 되있어요. 그래야 내가 주차장 관리하기가 편하니까. 그런데 가끔 야영장 주차장 옆이나 바깥에 세우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바깥까지 한번 돌아보는데 우리 주차장 입구옆에 누가 차를 세웠더라고. 내가 목록을 보면서 체크를 하는데 그 목록에는 그 차번호가 없었어요. 그래서 딴 놈이 우리 주차장 근처에 차를 세웠네 하면서 욕을 한번했지. 거기다가 세워버리면 우리 손님들이 차를 빼기가 힘들다고 “ “아,,, 혹시 번호는 기억하세요 ?” “ 내가 차 남바를 적긴 해신디.. 나중에 안 치우면 불법주차로 신고전화하잰 남바 적어놓긴 했수다. 잠깐 기다려봅서. “ 관리소장은 일어나 어딘가 서랍을 뒤지더니 주차목록 이라고 커다란 견출지가 붙은 철 한개를 가져와 앉았다. 목에 걸린 돋보기를 쓰며 여기저기 넘기던 관리소장은 표시해둔 곳을 찾아 그들에게 건네 보였다. “ 여기있네요. 6월 22일 토요일에 .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 이때가 어린애들 데리고온 손님이 많아서 우리가 주차장이 꽉찼었거든요. 그래서 꼭 전화할라고 했었는데 너무 바빠서 나중에 있는지 확인을 못했어. “ “ 렌트카 어디 였는지는 모르시져? “ “ 나가 거기까지 어떵알아. 그냥 남바만 적어놔신디 “ 옆을 살짝 보자 지현은 몰래 대화내용을 녹음 중인걸로 보였고 수연은 수첩에다가 차 번호를 적어놓았다. 투덜거리던 관리소장은 바깥에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에 흠칫하며 창문을 열어 바깥을 확인하였다. “ 비가 영 하영 내리는데 다시 어떵 갈거라 . 좀 그치면 가던가. 여기 커피 이시난 알앙 타마시고. 난 건물에 물새는데 이신디 봐야하니까 뭐 물어볼거 이시믄 아까 거기 번호로 전화하던가 합서. “ 무뚝뚝하게 내뱉던 관리소장은 비가 새는 곳을 찾아야 한다며 고무 대야를 들고 사라졌다. 아마 알아서 가던가 말던가 하라는 뜻 같았다. “ 뭐라고 하시는거에요 ? “ 지현은 사투리가 연속적으로 나오는 말에 당황해했지만 이내 영민이 그 뜻을 설명해주었다 . “ 커피 마시고 비 그치면 가라하시네요. 소장님은 비새는데 있나 보러 가셔야한대요. 혹시 물어볼거 있으면 문에 붙어진 번호로 전화하라고 하셨어요 “ “ 혹시모르니 저장해놔야겠네요. 관리소장 이름이 정진규씨 맞죠? “ “아깐 말잘라서 미안해요. 제주도 분들이 육지 신문사에서 왔다고 하면 대답을 잘 안해주시거든요… 좀 폐쇄적인 곳이라… “ “ 이해해요. 다른 지역도 그러는걸요 . 영민씨 덕분에 그래도 수월하게 대화 했어요.“ 관리소장의 말을 듣고 나니 더 의문투성이가 되었다. 사라진 유심. 차로 이곳을 왔는데 지금은 어디있는지 알수가 없다. 아마 야영장 곁에 차를 세우고 요양원까지 올라간건 맞는거 같은데 그 뒤에 행방이 묘연하니… 어디에 있는거니 수정아… 12편 이어집ㄴ니다 https://vin.gl/p/2672350?asrc=copylink
제목없음 12
공포미스테리에 업로드가 안되어 재등록 합니당.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제가 너무 늦게 왔죠ㅠㅠ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렇게 늦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회복을 좀 하느라고 늦었습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전 11편 링크 https://vin.gl/p/2668121?asrc=copylink ============================================================== 제목없음 12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에 대비라도 되는 듯 소장의 집에 앉은 셋은 더이상 말이 없었다. 숙소에서 길을 나선지 시간이 조금 되는 듯 해서 지현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벌써 시간이 저녁을 향해 가고 있었다. 세 사람은 비를 너무 많이 맞아 입술이 파리하게 질려있었고 더이상 취재는 어려울듯 판단해 지현은 말을 건넸다. “ 오늘은 이만 철수하시죠. 물에 젖은 옷도 무겁고 다들 안색도 안좋으신데… “ 그 말에 부르르 몸을 떨고있던 수연도 수긍을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이 되자 아까보다 좀 더 어둡고 음침해진 분위기에 압도되어 집안 내부는 좀 더 을씨년스러워졌다. 몸을 겨우 일으켜 영민과 수연이 먼저 카메라와 짐을 챙겼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줄 알았다면 카메라는 두고올걸 괜히 비싼 장비 젖은건 아닌지 지현은 괜히 걱정이 되었다. 지현은 수첩에 영민의 연락처를 간단히 적은 메모를 적어 소파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소장의 집을 나서자 빗줄기는 아까보다 조금 더 굵어져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 혹시 다른게 생각나거든 연락주세요. 제주향기 권영민 010-####-####] “ 두분 여기서 기다리시면 제가 차 금방 가지고 올게요. 셋다 젖는거보단 나을거 같네요 “ “ 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 영민은 허겁지겁 자켓을 뒤집어쓰고 차가 있는곳 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파리한 입술을 깨물며 덜덜 떨고있던 수연은 오랜 침묵을 깨고 말을 건넸다. “ 지현아. 미안해… “ “ 무슨소리야 . 새삼스럽게 “ “ 내가 괜히 뭔가 큰일에 너를 끌어드린거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 “ 난 어차피 취재도 하고 겸사겸사야. 너무 미안해하지마. “ “ 지현아..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수정이. 무슨일이 생긴거 맞는거 같아. 사실 이미 알고있었는데… 수정이가 무사하지 못할거라는거 말야. 근데 인정하기가 싫었어. “ “ 이해해… 원래 가족들이 그렇잖니. 죽었든 살았든 일단 우리는 수정이를 찾아야해. 할머니한테 보내줘야지 … “ “ 그래… 맞아… 정말 무슨일이 생긴거라면…… 할머니 볼수 있게 고향으로 데려가야겠어…. “ 저 멀리서 라이트가 깜빡거리고 암흑 사이로 권기자의 차가 등장했다. 둘은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일단 차에 올랐다. 혹시 몰라서 찍어둔 관리소장의 핸드폰번호를 지현은 혹시 잊을까 싶어 또다시 수첩에 옮겨 적었다. [ 정진규 관리소장 010- ####-####] 돌아오는 길의 5.16도로는 난코스의 연속이었다. 꼬불꼬불하게 꺾어지는 급 회전 길이 몇번이고 지나서야 숲터널에 진입했다. 아까 낮에 봤을때는 그래도 조금 낭만적으로 보였던 숲터널이 비가 오는 저녁이 되어서 들어서자 한없이 어두운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영민은 혼자 운전하는것이 아니라 긴장이 되었는지 비상등을 켜고 서행을 하며 천천히 운전했다. 그 와중에 조수석에 탄 지현은 급격하게 올라오는 피로감에 잠이 쏟아지는듯 했다. ‘ 조수석에서 졸면 예의가 아닌데… ‘ 밀려오는 졸음과 한참 씨름을 하던 지현은 양쪽 볼을 몇대 때리고 나서야 잠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었다. 비를 쫄딱 맞고 조금 따뜻한 차 안으로 들어오자 밀려오는 졸음을 참기가 힘들어진 지현이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서행을 하던 영민이 갑자기 조금 속력을 내는 것이 아닌가. 비상등까지 켜가며 조심히 운전하던 영민이 어째서 속력을 내는것인지 운전석에 앉아있는 그를 보며 자제를 시키려고 옆을 쳐다보자 그곳에는 영민이 아닌 다른사람이 앉아있었다. 운전선에 앉은 사람은 남자였다. 사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모자를 푹 눌러쓴 머리가 덮수룩하게 길러진 사람이였지만 담배를 문 입술사이에 비춰지는 수염이 눈에 띄었다. 그는 무심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주위에 차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위험한 속도를 즐기고 있었다. “…..누….누구세요 “ 입술을 파리하게 떨며 그에게 말을 건네자 그는 들리지 않는것인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앞만 보며 빗속을 달릴 뿐이었다. 그 속도가 제어가 되지 않아 지현의 안전띠를 맨 몸이 앞뒤로 흔들려 덜컹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 … 누구시냐구요 !! “ 흔들리는 몸을 겨우 일으키며 지현이 그에게 소리쳤다. 그는 시끄럽다는 듯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 조용히해. 진짜 죽여버린다 “ 그의 입술에서 새어나온 압도적인 낮은 목소리에 지현은 더는 대답할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거지 . 어떻게 해서든 이 곳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어떻게든 나가야한다. 일단 바깥을 살피려 창문을 내리자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가 차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깥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정도로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어쩔수 없이 다급해진 지현은 손에 닿는대로 보이지않게 엉덩이 밑이나 좌석근처에 무엇인가 잡히는것이 있는지 더듬어 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날수 있는 방법은 없는듯 했다. ‘ 어쩌지…. ‘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가 않던 지현은 어떻게서든 이 차를 세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한 길인줄 알지만 차라리 사고를 내서라도 이놈을 저지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본인도 인지 못한 반사 신경으로 그가 쥐고있던 운전대를 잡았다. 놀란 그가 그녀를 쳐다보자 지현은 질수 없다는 듯 운전대를 쥐고 핸들을 돌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가고있는길이 안전한 곳인지 사실 알수는 없었다. 그냥 이차를 무조건 멈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하게 스키드 마크를 새기며 자동차는 도로위에서 곡예를 하고있었다. “ 이년이 ….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 “ 무엇인가 뜨끈하게 올라오는 고통에 고개를 들어보니 운전석이 아닌 뒷자석 누군가가 지현을 공격했다. 그는 지현의 머리칼을 잡아당기며 조수석에 내팽겨쳤고 차유리에 머리를 크게 부딪친 지현은 목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고통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않아 컥컥 소리를 내며 지현은 창문에 머리를 기대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주변이 뱅뱅돌았다. 어두운 차 유리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은 다름아닌 목에 칼에 꽂혀진 피범벅이 된………… 수정이었다. !!!!!!!!!!!!!!!!!!!!!!!!!!!!!!! 창문에 비춰진 수정의 모습에 놀라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에 무엇인가 막혀져있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꺽꺽 소리만 날 뿐이었다. 입을 달싹거리며 수정의 이름을 부르려 하는 순간 무엇인가 차가운 기운이 돌더니 갑자기 몸이 꺼지고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지현씨 !!!! “ 볼에 차가운 기운이 닿자 지현은 퍼뜩 눈을 떴다. 눈앞에는 영민이 그를 걱정스럽게 보고있었고 수연은 물그릇을 들고 있는걸 보아 아마 그녀가 지현의 얼굴에 물은 적셔준 모양이었다. 지현은 숨을 쉬지 못하겠다는 듯 꺽꺽 거리기 시작했고 영민은 다급하게 그녀를 일으켜 등을 두드렸다. 그제서야 의식이 돌아오는지 지현은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그 모든 끔찍한 광경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 지현아 괜찮아 ? 너 갑자기 차에서 잠들더니 깨질 않아서 영민씨가 숙소까지 업고왔어. “ “ 어………? 어…… 괜찮아 ………그냥 꿈 꾼거야 “ 지현은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는 듯 마른 세수를 하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어째서 이런 끔찍한 꿈을 꾼 것인가…. “ 너 갑자기 숨도 못쉬고 꺽꺽대가지고 우리가 얼마나 놀랐다고 . 너가 막 소리소리 지르면서 엄청 허공에다가 대고 뭐라뭐라 하는데… 꿈꾼거야? “ “ 어………… 그냥….꿈이야 “ 영민은 지현이 깨났으니 무슨일이 생기면 부르라는 말만 남기고 젖은 옷을 갈아입으러 나갔다. 어렵게 의식을 되찾은 지현은 침대옆에 놓여져있는 거울을 들어 올려 자신의 목을 살폈다. 다행히 그녀의 목은 상처하나 없이 깨끗했다. 또 꿈을 꾼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꿈이 아니였다. “ 비 맞아서 다들 너무 몸이 안좋아진거 같아. 얼른 쉬자 지현아. “ 수연이 따뜻한 타올을 가져와 그녀의 얼굴을 세심하게 닦아주었다. 엄마처럼 그녀를 챙기는 모습을 보며 지현은 아무래도 자기가 아는 모든 사실을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마를 닦던 그녀의 손을 잡아 내렸다. “ 수연아. 수정이………….. 수정이 죽은거 같아 . “ “ 그래…….. 나도 알아……. 그건 아까 우리 얘기 했잖아. “ “ 아니야 수연아 그거랑 다른 문제야. 수정이 정말 죽었어. 나 느낄수 있어........... “ “ 니가….느낀다고 ? 어떻게 ? “ 그동안 그녀에게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지현이 수연을 만나기 전부터 그녀에게 일어났던 평범하지 않았던 그 꿈들. 새벽마다 깨야 했던 그 끔찍했던 기억들을 모두 말해야 했다. “ 나 사실……… 매일 밤 수정이 만나 “
펌) 검은 커튼이 쳐진 고시원 3
3달만에 3편을 들고 온 나란 새끼; 어이 없으신가요? 저도 어이가 없습니다. 이 소설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다시 올리려고요 껄껄 2편 댓글을 이제야 확인해보니 3편을 원하시는 분들의 고요한 아우성이... 죄성합니당 ㅎ 태그로 3편 업데이트를 알려드릴게요...용서 플리즈.. @qkr6279 @ddunghw @jydark5 @Kimseojin0511 전 편들이 기억 안나실 것 같아서 링크로 전 편들도 남겨놓겠습니다. 모쪼록 재밌게 봐주소서.......OTL --------------------------------------------------------------------------------- (3) 털 뱀 태풍이 북상하면서 장마철 아닌 장마가 시작되었다. 나는 형민과 헤어지고 갑자기 쏟아지는 빗방울을 책가방으로 막으며 정신없이 고시원으로 뛰어왔다. 아침에 환기시킨다고 창문을 열어놨던 게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자칫하다간 책상이며 책꽂이의 책들이 몽땅 젖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 그동안 학원수업을 필기했던 내용이 잉크가 번져서 내용을 알아볼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 옆방에서 내 메모를 봤는지도 궁금했다.  실망스럽게도 내 기대와는 달리 옆 방의 메모지는 그대로 붙어있었다. 정말로 보지 못한 건지 아니면 보고도 여봐란 듯이 다시 붙여놓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문 위쪽 창을 보니 방에 불이 꺼진 것으로 보아 아무도 없는 듯했다.  어쩌면 어저께부터 들어오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내일은 정말로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내 방에 들어가 보니 다행히 책상이나 책들은 젖지 않았다. 두꺼운 커튼이 제대로 우산 역할을 해 주었던 것이다.  막 커튼을 치우고 창문을 닫으려고 손을 뻗는데 갑자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의식 깊숙한 것에서 본능적인 무엇이 ‘움직이지 마’하고 경고를 하고 있었다.  무의식만이 알아채는 위험에 대한 빨간 신호였다. '무슨 일이라도 있을려구.' 다시 멈추었던 손을 뻗자 ‘햐악-’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커튼 너머 주차장 쪽에서 나는 고양이의 울음소리였다. 고시원에 처음 온 날 보았던 한 쌍의 고양이가 생각났다.  놈들은 지금 무엇을 보고 저렇게 겁을 먹고 있는 것일까. 잠깐. 커튼의 한 가운데가 공 모양으로 살짝 부풀어 있다. 아니, 그냥 표면이 매끈한 공이 아니었다. 가운데 돌출부를 기준으로 양쪽에 움푹하게 꺼져있다.  호흡과 같은 일정한 주기에 따라 커튼은 반구의 포면에 달라붙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했다. 마치 사람의 얼굴에 천을 씌워놓은 것처럼. 하지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의 상상이 멋대로 만들어 낸 허상에 불과하다. 내가 있는 고시원창문은 2층에 있었다. 사다리라도 타지 않는 이상 이정도 높이에 있는 창문에 얼굴을 들이대고 있는 사람이 존재할 리 없다. 하지만 그런 이성적인 판단에도 불구하고 커튼을 젖히면 누군가가 그곳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에 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 저 뒤에는 아무것도 없을거야. 단 1초면 돼. 어서’  나는 다시 손을 뻗었다. 내 숨소리를 내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막 내 손이 커튼에 닿으려는 순간, 꽈광-! 하는 굉음과 함께 커튼이 바람에 펄럭였다. 번갯불이 번쩍이는 그 순간 나는 똑똑히 보았다.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하얀 여자의 얼굴이 잠깐 커튼 뒤에 나타났다 커튼 뒤로 사라지는 것을. 여자의 눈은 하얀 점막에 뒤덮혀 눈동자가 보이지 않았다.  샤악...샤아악...천 같은 것이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난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그것이 복도 쪽에서 나는 소리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가 발소리를 죽이느라 까치발로 조심스럽게 걷는 소리겠지.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체구가 작은 사람일지라도 사람의 몸은 상당한 중량이 나간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걷는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발을 내딛는 소리가 들려야 정상이다. 그러나 들리는 소리는 그냥 기다란 천을 질질 끌고 가는 것처럼 묘하게 신경을 긁는 마찰음뿐이었다. 그동안 몇 번이고 방문을 열어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때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막연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유독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  어디선가 젖은 흙 비린내가 피어오른다. 오싹한 냉기가 전류처럼 등줄기를 훑고 지나간다.  탁. 나는 형광펜을 법전 위에 내려두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정체불명의 소리는 막 내 방 앞쪽을 지나고 있는 순간이었다.  나는 문 앞으로 다가가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몸을 낮추었다.  방문에는 두 개의 환풍구가 있었다.  방충망이 쳐진 위쪽 미닫이 창문과 얇은 나무판자가 가로로 줄지어 쳐져 있는 아래쪽 환풍구였다. 중앙냉방이 중지되는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복도에서 별도로 가동되는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를 방 안으로 전달해 주는 구멍이었다. 나는 숨을 죽이고 바닥에 업드려 아래쪽 환풍구의 나무창살 사이로 밖을 내다보았다. 샤악..샤악..좁고 가로로 퍼진 시야의 한쪽 구석에서 사람의 발끝이 나타났다.  퍼런 기운이 감돌정도로 창백한 하얀 발이었다. 뻣뻣하게 경직된 발에는 맹금류의 발톱같은 누렇고 긴 발톱이 자라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깍지 않았을까.  뒤틀리고 꼬인 발톱의 끝부분에는 빛바랜 붉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있었다. ‘말도 안돼, 이럴 순 없어..’  아무리 발레리나라고 해도 서 있으려면 발가락 끝이라도 바닥에 닿아야 한다. 그러나 그 발은 발톱 끝만으로 체중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것은 차라리 공중에 살짝 떠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샤악..다시 천 끌리는 소리가 나더니 여자의 발이 앞으로 전진했다.  내딛는 걸음이 아닌 미끄러지는 듯한 수평이동이었다. 스스슥...기다란 검은 머리카락이 여자의 발을 뒤따라가며 바닥에 끌리는 소리를 낸다.  천이 끌리는 듯한 소리의 정체는 바로 그것이었다.  꿀꺽...목구멍으로 침을 삼기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어쩌면 저 발의 주인이 나의 시선을 눈치 채고 갑자기 방향을 틀지도 모를 일이었다.  주위의 공기가 젤리처럼 굳어지며 나를 압박하는 느낌. 그저 숨조차도 아껴 쉬며 어서 이 순간이 지나가길 기도할 뿐이었다.  흡. 나는 숨을 삼켰다. 내 문 바로 앞에서 걸음이 멈추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얀 발은 마치 수소풍선이 위로 올라가듯이, 천천히..위로 올라갔다. 말도 안돼.. 나도 문 너머에 있는 누군가의 움직임을 마음 속으로 쫒아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위로.,.조금 더 위로..나의 시선은 하얀 페인트를 칠한 방문의 나뭇결을 더듬고 위쪽의 환풍구로 향했다. 마침내 나의 시선이 환풍구에 도달했을 때,  그곳에는 보라색 혀를 길게 늘어뜨린 여자가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으아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방이었다. 잠깐 정신을 잃었던 것일까.  다시 우르릉 하는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빗소리가 커졌다. 바람에 커튼이 펄럭인다. 나는 후들거리는 무릎을 두 손으로 고정시키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 검은 커튼이 마구 휘날리고 있었다.  고양이의 앙칼진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려다보았다.  주차장 한 가운데 커다란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쓰러져 있었다. 고양이의 코에서 흘러나온 액체가 콘크리트 바닥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고양이가 있던 자리에는 검붉은 핏자국만이 남아있었다. 사체는 상가 관리인이 치웠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숙였던 상체를 일으키고 손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아직 아침 7시인데도 부지런히 뜬 태양이 몸을 달구고 있었다.  도대체 고양이를 죽인 것은 어떤 존재였을까. 나는 그 미지의 존재에 대한 어떤 단서라도 찾을 수 있을까 싶어 바닥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러나 나의 눈에 띄는 것은 몇가닥의 길다란 머리카락 뿐이었다.  제기랄, 안이건 밖이건 머리카락투성이군.  “아저씨, 뭐 잃어버리셨어요?”  어디서 나타났는지 7-8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곁에서 말을 붙였다. 청재질로 된 멜빵바지에 빨간 운동화를 신은 귀여운 꼬마였다. 나는 꼬마의 운동화를 보는 순간 전에 복도에서 보았던 기묘한 그림 속의 아이를 떠올렸다.  “으응, 아니다. 너 혹시 여기에 죽어 있던 고양이 못 봤니?”  “검둥이요? 걘 어젯밤에 털뱀한테 잡아먹혔어요.”  “털뱀?”  털뱀이라니. 물뱀은 들어봤어도 털뱀은 난생 처음 듣는 말이다. ‘털’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듯한 어감 때문일까? 무섭다기 보다 왠지 정감이 갔다.  “네 털뱀이요. 온몸에 길다란 털이 숭숭 나있는 커다란 뱀이에요. 진짜 어마어마하게 커요.”  꼬마는 양손을 가능한 한 크게 벌리며 뱀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꼬마의 말에 따르면 털뱀은 최소한 직경 70cm, 길이 30미터 이상의 몸을 가진 괴물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뱀이라는 아마존의 비단구렁이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서울 도심 한복판에 그런 괴물이 숨어있을 공간이 있을 리 없었다. 차라리 킹콩이 63빌딩에 숨어산다면 믿을까.  “그래, 넌 그 털뱀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니?”  “그럼요. 친구들이랑 벌써 몇 번이나 봤는걸요. 그 뱀은 낮이나 사람들이 있을 때는 안 나와요. 새벽에 돌아다닌다구요.”  꼬마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한밤중에 털뱀을 구경한다는 것은 꼬마들 사이에서 일종의 담력시험인 것 같았다. 원래 꼬마 때는 꿈과 환상을 잘 구분 못하는 법이다.  자신이 머릿속에서 상상한 괴물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그대로 믿어버린다. 나는 웃음을 참으며 기꺼이 꼬마의 말상대가 되어주었다.  “그럼 그 커다란 뱀이 낮에는 어디 숨어있지? 아저씨가 보기에 이 근처엔 숨을 만한 곳이 없는 것 같은데.”  “저쪽에요.”  꼬마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곳은 옥수수가 자라고 있는 주차장 텃밭이었다.  “저쪽에 가면 털뱀이 남긴 털들이 많이 있어요. 저를 따라오세요.”  꼬마가 앞장서서 뛰어갔다.  통 통 튀는 듯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빨간 운동화에서 삑 삑 거리는 소리가 났다.  “자요.”  꼬마는 한 웅큼의 털을 내게 내밀었다.  “하지만 이건..”  나는 뭐라고 말해줘야 할 지 난처했다.  사탕가게의 위그든씨가 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건 옥수수털이잖니.”  꼬마가 내민 것은 옥수수껍데기에 붙어있는 털들이었다.  그 텃밭에 있는 옥수수들은 유난히 털이 길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작은 사람의 머리통이 달린 것처럼 털이 치렁치렁 늘어져 있었다.  “아니에요. 그건 털뱀이 밤마다 묻히고 가는 거에요. 여기 털뱀의 굴이 있어요. 밤만 되면 커다란 구멍이 슈우욱 하고 열린다니까요.”  또다시 꼬마가 억지를 쓰기 시작했다.  꼬마에게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나’하는 허탈감에 어깨가 늘어졌다.  “그리고 이것들은 뱀이 즐겨먹는 풀이에요.”  꼬마가 넓은 입사귀가 갈고리처럼 갈라진 식물을 가르키며 말했다.  언젠가 총무실에서 보았던 ‘아키실론’이라는 식물이었다.  “그럼 이 풀은 이름이 뭐지? 혹시 알고 있니?”  나는 꼬마가 그것의 이름도 알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건..”  꼬마가 내 눈치를 보며 망설였다. 말 못할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  “너도 모르니? 이거 아저씨는 실망인데.”  내가 약을 올리자 꼬마가 발끈했다.  “알아요! 우리들은 이걸 ‘노예풀’이라고 불러요.  입사귀를 태워서 냄새를 맡으면 말 안 듣던 얘들도 노예처럼 고분고분해져요. 막 이상한 것들도 보이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다는 얘들도 있어요. 이거 어른들이 알면 안 되는데..”  꼬마가 내 눈치를 살피며 말끝을 흐렸다.  전형적인 환각효과다. 나는 식물의 줄기를 꺾어 진액을 코에 가져다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다. 고시원에 감도는 특유의 역겨운 냄새가 물씬 풍겨졌다.  9월이 되었다.  한 여름 내내 그토록 사람들 삶아 대던 열기도 잠시 주춤했고 아침 저녁엔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었다. 내년 2월이 시험이라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는 편이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늘어지려는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  “야 나 먼저 좀 갈게.”  나는 점심만 먹고 가방을 쌌다.  “어딜 가? 오후 수업 안 들을거야?”  같은 학원에 다니는 동현이 의아하게 쳐다봤다.  “몸이 좀 안 좋아.”  “하긴 오늘따라 안색이 좀 안 좋네. 어디가 아프냐?”  “허리. 저번 달도 그러더니 요새 이상하게 자꾸 허리가 아파.”  나는 두 손으로 허리를 짚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콩팥 있는 부위가 돌이 얹혀있는 것처럼 묵직하다. 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던 곳이었다.  “야, 너 생리 하냐?”  동현이 내 등 뒤에서 질 낮은 농담을 하고 킥킥거렸다.  고시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진통제를 샀다.  요즘 들어 뭔가 이상하다. 매달 같은 시기에 느껴지는 요통. 내가 여자라면 이 통증의 원인은 자명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었다. 요즘 내 주위에는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벽지만 해도 그렇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낡은 가구들과 묘한 위화감을 이루던 새 벽지.  언제부터인가 그곳에 처음 보는 낙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히 그 전날까지만 해도 아무 것도 없어서  ‘시간표나 붙어놓을까’ 했던 자리에 깨알같은 글씨로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답답해‘ ’어서 날 꺼내줘‘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싶어‘등등.. 내 글씨체는 아니었다.  꼭꼭 눌러쓴 여자의 글씨체였다. 내가 낮에 방을 비우는 사이 누군가 몰래 들어오는가 싶어 문틈에 살짝 종이 조각을 끼우고 나갔지만 내가 돌아왔을 때도 그것은 그대로 있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벽에는 또다시 새로운 낙서가 되어 있었다.  새로운 내용도 없었다.  답답하다, 자기를 꺼내어달라,누군가를 죽여버리고싶다는  지극히 단순한 메시지가 주문처럼 반복되어 빼곡이 적혀있을 뿐이었다. 누군가가 밤에 문을 열고 들어왔다면 잠귀가 밝은 내가 못 들었을 리 없다. 그렇다면 창문으로? 2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도 그리 설득력 있는 설명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방에 있는 누군가가 한 짓이다.  그 누군가라면 생각할 것도 없이 단 한사람 밖에 없다. 바로 나.  그날 밤 나는 자기 전에 내 손가락에 검은 잉크를 묻히고 잤다. 만일 나에게 몽유병이 있어서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낙서를 한 것이라면 틀림없이 다음날 아침 내 필기구 중 하나에서도 같은 잉크가 발견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귀신의 소행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나는 이부자리에 잉크가 묻을 까봐 손을 밖에 내놓은 채 안 오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다음날 아침 알람소리에 눈을 뜬 나는 가느다란 신음을 토해내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굵고 큰 낙서였다. ‘답답해’ ‘죽여버릴거야’ ‘꺼내줘 꺼내줘’하는 낙서가 온 천장과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잉크 묻은 손가락으로 마구 휘갈겨 쓴 글씨는 그 자체가 절규를 하는 것 같이 광기가 서려 있었다. 물론 내 손과 옷도 잉크 투성이였다.  이건 도대체...나는 검은 피로 범벅이 된 것 같은 벽지를 살짝 뜯어보았다. 다음 순간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벽지 속에 있는 예전 벽지에도 똑같은 메시지가 빼곡히 적혀 있었던 것이다. 찌이이익..벽지를 더 뜯어보았다.  사람의 피부같이 질긴 벽지가 비명을 지르며 뜯겨진다. 그 속에는 작고 빽빽한 글씨가 옷감패턴같이 기계적이고 균일한 크기로 온 벽과 천장을 뒤덮고 있었다. 방 전체가 똑같은 메시지를 반복해서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찌이이익..찌이이익..두려움에 휩싸인 나는 정신없이 벽지를 찢어발겼다. 피처럼 붉은 글씨로 씌여진 똑같은 메시지가 나타난다.  그 속에 있는 벽지에도, 또 그 속에 있는 벽지에도...  약국에서 신경안정제를 사고 나와서 막 식당가 골목을 꺾는 순간 갑자기 주변의 풍경이 낯설어 보였다. 연극무대 위에서 갑자기 조명이 바뀐 듯한 느낌. 기시감이라고 해야 할까.  매일 오가던 길이지만 느낌이 달랐다. 마치 아주 오래전에 이 곳을 거닐던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어디가? 공부하기 힘들지? 우리 잠깐 떡볶이 먹으러 갈래?  갑자기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밝은 표정의 20대 초반의 여자가 나를 향해 말을 거는 장면이 나의 뇌를 점령한다. 주위의 풍경은 동일하지만 뭔가 촌스럽고 빛바랜 듯한 느낌으로 바뀌어 있었다. 누군가 옛날 영화의 필름을 핀셋으로 집어서 나의 뇌 속에 삽입한 것 같았다.  -저기, 우리 친구하지 않을래? 나도 시험 준비하고 있어.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자  젊은 여자가 희고 길죽한 손을 짝 펴고 내민다.  환하게 웃는 미소. 양 볼의 보조개가 귀엽게 들어간다. 누구지? 복장은 촌스러웠지만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은 얼굴이다.  -와 너 머릿결 되게 좋다. 시험 합격해도 자르지 마. 알았지?  밀려오는 행복감. 뭐지..뭐냐 이 느낌은..  “학생 괜찮아?”  마침 길 가던 아주머니 한 분이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부축해 주었다. 간질병 환자 정도로 생각했는지 모른다.  나는 괜찮다고 하고 일어나서 비틀거리는 걸음을 옮겼다. 발이 납덩이 처럼 무거웠다.  요즘 살이 찌지 않았는데도 항상 누군가를 업고 있는 것처럼 몸이 무겁다. 누군가 자라나고 있다.  내 안에서 자라나는 또 다른 누군가가 나의 몸과 의식을 점차 점령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시원 입구에 들어오면서 나는 습관처럼 좁은 창문을 통해 총무실을 들여다보았다. 오늘따라 총무실엔 아무도 없었다.  책상위에 여전히 놓여있는 검은 가죽표지의 성경책만이 보였다. 어쩌면 그것은 성경책이 아닐 지도 모른다.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듯이 검고 두툼한 책의 옆면에 금분이 발라져 있다고 모두 성경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선입견에 따른 인지적 조건반사에 불과하다. 수납창구를 통해서 얼핏 보니 검은 표지 위에는 ‘The Book of Raguel'이라는 영문이 금박으로 박혀있었다.  ‘라구엘의 서? 이건 뭐지? 성경의 외전인가?’.  한때 판타지 소설에 빠지면서 미카엘이니 우리엘이니 하는 천사의 족보를 달달 외우고 다닌 적도 있다. 신에 필적하는 힘을 가진 상위천사 중에서도 라구엘은 천사이면서 악마에 가까운 특이한 존재였다.  왠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는 주위를 살펴보고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고 푯말이 걸린 총무실로 들어갔다.  내 예상대로 그것은 성경책이 아니었다. 표지를 넘기는 순간 십자가 문양이 나타났다. 그러나 평범하게 볼 수 있는 십자가가 아니었다. 십자가의 네 끝이 갈고리처럼 옆으로 꺾여 있어서  마치 세로로 길게 잡아늘린 불교의 ‘卍’자나 나치의 문양이 연상되는 독특한 형상이었다. 갈고리의 끝은 짐승의 발톱처럼 날카로왔다.  그러고 보니 전에 원장의 손가락에서도 같은 문양을 본 적이 있다. 좀 더 책장을 넘겨보자 알 수 없는 문자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라틴어인가? 아니면 그리스어?  상형 문자 같은 꼬불꼬불한 글자와 태양, 달, 목성 등의 그림이 섞여있는 원시적이고 주술적인 문자였다.  “거기서 뭐하세요?”  무뚝뚝한 총무의 목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총무가 문가에 서서 표정 없이 팔짱을 끼고 있었다.  “아 여쭤볼 게 있었는데 그냥 아무도 안 계시길래..”  나는 입에서 나오는 데로 둘러댔다. 제길, 딱 걸렸구나.  “여긴 출입금지입니다. 푯말 안보이세요?”  “죄송합니다.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총무실을 나오는데 뒷통수에 총무의 따가운 눈총이 따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 참, 준영씨!”  “네?”  심장이 벌렁거린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하수도 공사 때문에 오늘저녁부터 낼 아침까지 이 일대가 정전이랍니다. 알아두세요.”  “아..네 알았습니다.”  나는 급하게 그 자리를 떠났다. 총무의 몸에서는 역겨운 아키실론냄새가 났다.  “잘 지냈어?”  형민을 만난 곳은 예전의 그 감자탕집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형민은 얼굴이 밝아져 있었다.  “뭐 좋은 일 있냐? 얼굴에서 아주 빛이 나는 구나.”  “응 좋은 일이라면 좋은 일이지. 어머니가 어제 퇴원하셨어.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데.”  “뭐? 정말? 말기암이라서 힘들다고 하시지 않았어?”  “응, 의사도 불가사의하데. 이런 게 바로 기적이라고. 아마 돌아가신 아버지도 기뻐하실 거야.”  밝아진 형민의 얼굴을 보자 나도 안심이 되었다. 식사가 나오자 나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꺼내었다. 머리카락...고시원을 감도는 이상한 향 냄새...창문에 보이던 여자의 얼굴...내 방을 가득 메우 낙서들, 라구엘의 서...등등 내가 고시원에 들어갔을 때 일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온갖 기이한 일들을 말했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는 이미 식사가 다 식어있었다.  “자꾸 너한테 나타난다는 그 귀신 말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전에 말한 그 여자하고 관련이 있는 것 같아.”  김치를 한 조각 집어먹으며 형민이 말했다. 저번에 맛 본 이후로 어지간히 김치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늘상 하던 식사기도도 빼먹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하지만 그건 25년 전 이야기잖아? 더구나 고시원도 다르고.”  “자세한 내막은 나도 잘 몰라. 일단 이야기를 다 들어봐.  저번에 내가 말한 그 여자 고시생 있지? 이름도 기억났어. ‘이수미’라는 여잔데 당시 27살이었데.  그 때 이야기를 하다가 말았는데, 그 여자한텐 좀 특이한 징크스가 있었어. 머리를 자르지 않고 계속 길렀던 거야. 합격할 때까지 자르지 않겠다고 스스로 한 맹세였다나봐. 어쨌든 매년 낙방이 계속 되면서 머리카락은 계속 자라서 거의 종아리부근까지 내려올 정도가 되었지. 아마 그런 모습으로 흰 옷이라도 입고 밤 중에 돌아다니면 아무리 담 센 사람이라도 기겁을 했을 걸?  아마 예쁜 얼굴을 하고도 친구가 없었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을 거야.”  “하지만 내가 본 여자의 머리카락은 그 정도가 아니었어. 바닥에 질질 끌리고도 남을 정도였다구.”  “나도 백프로 확신을 가지고 하는 말은 아니야.  아무튼 시험날짜가 코앞에 다가오고 그 여자도 이번에는 붙을 자신이 있었나 봐. 노트에 각 과목에 대한 요점 정리도 완벽하게 했고. 그런데 같은 고시원에 있던 다른 여자가 그녀의 노트에 눈독을 들였던거야.”  식사를 하는 동안 형민의 말은 장황하게 계속 이어졌다.  간단하게 간추리면 이렇다. 이웃 방 여자는 수미가 없는 사이 그녀의 노트를 몰래 훔치려다 마침 돌아온 수미에게 들키게 된다. 둘은 노트를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이웃 여자가 수미를 목 졸라 죽였다. 그것도 손이 아니라 길게 자라난 수미의 머리카락으로.  여자는 죽은 수미를 천장에 매달아서 자살로 위장했다. 노트 덕분이었는지 그 해 시험에서 여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한을 품고 죽은 수미는 고시원 주변을 맴도는 커다란 뱀이 되어 아무도 없는 밤에 혼자 다니는 고시생들을 잡아먹고 산다고 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후련함 보다는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저 학원가에 떠도는 흔하디 흔한 괴담 중 하나였다.  더구나 원혼이 뱀이 되었다니. 요즘 세상에는 세살박이 아이도 믿지 못할 만큼 유치했다.  가만, 뱀? 뱀이라.. 저번에 주차장텃밭에서 만난 꼬마의 말이 떠올랐다. 그 아이도 같은 말을 했었다.  고시원 주위를 맴돌며 고양이를 잡아먹었다는 거대한 털 뱀. 이것은 우연일까? 그 후로도 몇 번 꼬마와 마주칠 기회가 있었지만 요새는 통 보이지 않았다. 혹시 다시 만나게 되면 뱀에 대해서 더 자세히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 고시원에선 하루 빨리 나와. 당장 갈 곳이 없으면 우리 집에 당분간 있어도 괜찮구..”  “고시원 비는 어떡하구? 할인혜택 때문에 반년치를 한꺼번에 냈는데 아직도 많이 남았단 말야.”  “참 내, 지금 그깟 돈이 문제냐? 나 같으면 짐도 내버려두고 도망갈 판인데.”  “그 문제는 좀 더 생각해 볼게. 어쨌든 니 공부하기도 바쁠 텐데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  “일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해. 친구 좋다는게 뭐냐”  “알았다. 임마.”  나는 계산서를 들고 일어섰다.  아줌마한테 김치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하자 아주머니는 아예 김치를 한 봉지 싸주었다.  “사양하지 말고 가져가서 먹어요. 반찬가게에서 사먹는 거 보단 훨씬 나을테니. 예전에 요 옆에 고시원이 H고시원이었을 땐 여학생들이 제 집처럼 들락거리며 가져다 먹었다우.”  “네?”  “학생, 몰랐어? 15년 전엔 거기가 여자고시원이었던 거.  그 후로 뭔 일이 있었는지 잠깐 문을 닫았다가 남자전용으로 바뀌었지 뭐야.”  그 다음 말은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나는 형민이 부르는 소리도 뒤로 하고 고시원으로 뛰어갔다.  “긴 머리카락의 여자요?”  총무가 신기한 동물을 쳐다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래요. 매일 밤마다 긴 머리카락의 여자가 나를 찾아와요.아직도 모르시겠어요?  내 방에선 나온 머리카락들, 이상한 소리가 담긴 레코드판, 옆방에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벽을 두드려대지 않나,정말 미치겠단 말입니다!  더 이상은 필요없어요. 어서 남은 금액이라도 돌려주세요.”  나는 흥분해서 횡설수설했다.  이곳이 15년전 H고시원이었다면 그동안 거듭되었던 이상한 현상들도 이제 설명이 되었다. 이곳에는 억울하게 죽은 수미의 원혼이 깃들어있다. 가끔 꿈속에 나타나는 긴 머리카락의 여자.  내 방을 가득 메운 기괴한 낙서들. 더 이상 나는 속편하게 이성을 찾고 있을 수 없었다.  “고시원 규정상 개인적인 사정에 의한 건 환불불가에요.제가 주인이 아니니 단독으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구요.  그러기에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첨부터 그 방엔 들어가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그게 지금 제 잘못이라는 겁니까? 그럼 15년전에 죽은 여자 귀신이 나오는 방에 계속 살라구요?” 나는 필요하다면 멱살잡이도 불사할 생각이었다.  “아니 요즘 세상에 귀신은 무슨 귀신이에요?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준영씨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 것 같아요. 고시생 중엔 종종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 혹시 고시원이 맘에 안 들어서 옮기시려면 솔직히 그렇다고 말씀하세요”  이건 순전히 내가 환불을 받고 싶어서 거짓말을 한다는 투였다.  “그딴 소린 하지 말아요! 제가 분명히 봤다구요, 커튼 뒤 나타난 그 여자를요!”  “그래요 뭐 그건 그렇다고 치고요, 준영씨 말에서 한 가지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말이 안 되다니요?”  “옆방에서 자꾸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그러셨죠?”  “네! 그것도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구요. 믿기지 않으시면 하루라도 방을 바꿔서 써 보시던가요.”  “그럴 필요도 없어요. 그 방엔 사람이 살지 않거든요.”  “..네?”  어안이 벙벙했다.  단어 하나하나는 이해가 되어도 전체적으로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들으신 내용 그대로예요. 247호실에 사시던 분은 근 한 달 간 행방불명상태에요. 그러니까...정확히 준영씨가 입실하시던 날부터네요. 연관성으로만 보자면 오히려 준영씨가 의심스러운데요?”  총무가 출석카드를 뒤적이며 나에게 미심쩍은 눈초리를 던졌다. 형민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원한을 품고 죽은 여자의 영혼은 뱀이 되었다.  그리고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 고시생을...  “그런..그건,,말도 안 돼요. 그럼 내가 매일 밤 듣는 그 소리는 뭐죠? 사람 목소리도 들린다구요!”  “신경정신과병원에 가셔서 상담을 하시거나 종교를 통해서 마음의 안식을 얻으시는 편이 좋겠어요. 너무 그렇게 공부에 스트레스 받으실 것 없어요.  커피나 한잔 하시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세요."  총무가 일어서서 더러운 컵을 집어 들었다.  “됐어요, 환불해 주지 않으면 그냥이라도 나갈 테니까 내버려 두세요”  화가 난 내가 방문을 닫고 나가버리자 총무가 다급하게 따라 나오며 말했다.  “잠깐만요. 그럼 내일 원장님께서 오시니까 한번 원장님하고 말씀해 보세요.”  그날 밤이 그 고시원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원장의 허락이 있든 없든 이미 나는 그곳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더 이상 총무를 비롯해서 고시원에 사는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었다. 모두 한통속이 되어서 짜고 나를 궁지에 몰아넣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과 짐을 대충 정리하고 자리에 누었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천장의 불이 꺼졌다. 정전인가.  낮에 총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어둠 속에 누워서 지금까지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다. 모든 의문이 다 풀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새로운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옆방의 남자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내가 본 여자는 나만의 환상이 아니라 이 세상에 실재하는 것일까. 알 수 없는 언어로 씌여진 총무의 책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기묘한 모양의 갈고리 십자가 목걸이는? 지금 이수미라는 여자가 어떤 여자였을까 등등.  한참을 뒤척이며 생각했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주차장 쪽에서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갓난 아기의 피 먹은 울음같은 소름끼치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저번에 커튼 틈으로 보았던 끔찍한 여자가 생각났다. 순식간의 주의의 공기가 식어간다.  또다시 어디선가 풍겨오는 비릿한 흙냄새..  ‘웃기지 마 이것은 환각일 뿐이야. 그래, 나가자. 한번만 더 두려움에 직면해 보자.’  모든 것은 내 상상이 빚어낸 환상이다.  수험공부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잠시 인지능력이 문제가 생겼을 뿐이다. 이 두려움에 정면으로 도전해 이겨내야 한다.  자신의 상상이 만들어 낸 괴물조차 직면하지 못하는 녀석이 무슨 놈의 시험이냐. 설혹 시험에 합격한다 하더라도 위험을 피해가며 한심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 뻔하다. 평생 비겁자로 살아갈 수는 없다.  나는 라이터를 들고 밖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밖은 어두웠다.  낮부터 낮게 드리운 구름이 달빛과 별빛을 모두 막고 있었다. 때마침 정전으로 몇몇 건물에서 촛불이 보일뿐 먹종이를 뚫고 나아가는 듯한 어둠이었다. 서울에서 이런 암흑이 있었던가.  나는 라이터를 켜고 그 불빛에 의지해 주차장 뒤쪽으로 향했다. 그 미약한 불빛이라도 없으면 이 두려움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얼룩무늬 고양이는 주차장 한복판에 서서 고슴도치처럼 털을 세우고 울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보고 겁에 잔뜩 질려있었다.  고양이가 바라보고 있는 쪽은 옥수수가 심어진 주차장 텃밭이었다. 울음소리가 점점 커진다.  고양이는 금방이라도 경련을 일으킬 것처럼 광기에 가까운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그때였다.  옥수수밭 쪽에서 검은 그림자가 스멀스멀 아스팔트를 잡아먹고 피어났다.  그림자는 타원형으로 변하더니 곧 길죽하게 늘어졌다. 뱀처럼 변한 검은 그림자가 꿈틀거리며 고양이를 향해 접근했다.  ‘말도 안돼!’  나는 재빨리 건물 모퉁이에 몸을 숨기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차장내에 그림자를 만들어 낼만한 길죽한 물체는 아무것도 없었다.  전봇대조차도 한참 떨어져 있었다.  그림자는 점점 고양이를 향해 다가왔다. 고양이는 뱀의 마력에 거린 개구리처럼 도망가지도 못하고 발악을 하다가 마침내 그림자가 앞발에 닿자 총에 맞은 것처럼 그 자리에서 튕겨 올라 그대로 바닥에 널부러졌다. 잠시 멈칫하던 그림자는 고양이의 몸을 휘어 감고 그대로 고시원 쪽을 향해 나아갔다.  ‘도대체 저건 뭐지?’  주차장을 가로질러 고시원 건물까지 도달한 길죽한 그림자는 괴물이 수면에서 고개를 쳐 들 듯 천천히 바닥에서 입체적으로 튀어 올랐다. 반구형으로 변한 검은 그림자 밑으로 살짝 드러나는 하얀 부분.  그것을 따라 검고 가는 가닥들이 같이 딸려 올라간다.  ‘설마..’  그것은 사람의 얼굴이었다.  이마에 이어 콧날과 얼굴 전체가 콘크리트 바닥에서 거짓말처럼 솟아나왔다. 목 아래부분은 절단돼서 없었다.  흡사 코브라가 고개를 세우듯 죽은 여자의 얼굴이 길디 긴 머리카락을 이끌며 공중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엄청나게 긴 머리카락은 바닥에 닿고도 텃밭까지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공중에 떠오른 여자의 얼굴은 소리도 없이 천천히 2층 고시원의 검은 커튼으로 향했다.  -온몸에 길다란 털이 숭숭 나있는 커다란 뱀이에요. 진짜 어마어마하게 커요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나는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었다. 라이터가 견딜 수 없이 뜨겁게 달구어졌다. 나는 잠깐 불을 껐다가 식기를 기다려 다시 켰다.  괴물은 여자의 얼굴을 머리로 하고 검고 긴 머리카락을 몸통으로 하는 거대한 뱀의 모습이었다. 코를 찌르는 비릿한 냄새에 오장육부가 뒤집어질 것만 같았다.  뜨겁다. 또 다시 라이터가 달아오른다. 들고 있는 손가락에 물집이 잡힐 것 같았다.  고시원 창문에 도달한 여자의 얼굴은 창문을 천천히 점검하였다. 마치 냄새를 맡 듯 유리창에 코가 닿을 듯이 접근하며 신중하게 방 하나 하나를 살폈다. 마침내 내 방 위치에 도달한 괴물은 잠시 창문 이곳 저곳을 살피며 코를 벌름거리더니 입에서 가늘고 검은 것을 주욱 늘어뜨렸다. 검은 혀였다. 혀는 여자의 턱 부근까지 길게 늘어졌다.  혀는 살아있는 환형통물처럼 꿈틀거리며 허공을 위아래로 핥았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피를 받아먹듯 아주 천천히.  떨그렁! 마침내 더 이상 견딜 수 없던 내가 라이터를 떨어뜨렸다.  휙! 그 소리에 여자의 얼굴이 내쪽을 돌아보았다. 여자의 부패된 하얀 눈과 마주친다.  나는 정신없이 바닥을 더듬어 라이터를 찾았다. 찰칵..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불이 켜지지 않는다.  찰칵..찰칵..마침내 몇 번의 시도 끝에 다시 불을 켰을 때, 슈아아악-여자의 얼굴은 순식간에 공간을 가로질러 나를 향해 돌진해왔다. 훅-라이터 불꽃이 꺼졌다.  --------------------------------------------------------------------------------- 히익..... 벽지를 안뜯고 그 위에 계속 도배 새로한거 소름 ... 그렇게 무서운 낙서가 생겼으면 뜯고 도배하시라고요;;;;; 다음 편이 마지막 화입니다.. 긁적 혹시나 다음화에 알람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제가 카드에 아이디 태그해드리겠씁니다.
펌) 검은 커튼이 쳐진 고시원 4_완결
ㅈㅏ 또 내가 까먹을까봐 빨리 올리는 고시원 마지막 편. 재밌게 봐주셨음헙니다. 그리고 전 편들은 모두 제일 밑에 올려놨으니 다시 정독하고 싶은 분들은 체크하십사.. 태그 부탁해주셨던 @nagayazi 잼나게 보십쇼! 이제 매주 수요일마다 '보유의 수요 미스테리 극장'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각정 미스테리 썰, 공포 소설을 올릴건데 혹시 알림을 원하시는 분들은 댓글 달아주세요. 새로운 글을 올릴 때 마다 태그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피스- --------------------------------------------------------------- 4) 퇴 실  “으아아아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부자리가 땀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커튼에 투사된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30분이었다. 설마 이번에도 꿈...? 이마의 땀을 닦으려고 하는데 손에 잡힌 뭔가가 이마를 간지럽혔다. 불을 켜보니 길고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손가락에 얽혀있었다. 저를 어서 이곳에서 꺼내주세요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 수미라는 여자는 끊임없이 나에게 뭔가를 알리려 하고 있다. 내가 이곳에 들어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줄곧.  꿈속에서 여자의 그림자가 시작된 곳은 옥수수밭 쪽이었다. 예전에 창민이 가져다 주었던 옥수수가 생각났다.  사람의 머리털같이 긴 털을 가진 옥수수. 씹으면 비릿한 피 맛이 났었다. -왜 고시원뒤쪽 주차장있지? 그쪽이 30년 전엔 다 텃밭이었어. 당시만 해도 그쪽에 김장독을 묻어서 맛이 더 좋았는데 건물 주인이 바뀌면서 요샌 할 수 없이 교외로 나가서 묻어.  감자탕집 아주머니의 말이 떠올랐다. 그 쪽에 무언가가 있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이 풍향계처럼 일제히 그 곳을 가르키고 있었다.  ‘오늘이 마지막 밤이야. 오늘만 이 악몽같은 밤을 이겨내자.  그리고 내일부턴 누가 뭐래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거다’  나는 다시 한번 악몽을 꾸기로 결심했다. 방안은 꿈 속과 마찬가지로 정전. 창 밖을 내다보니 구름 사이로 한쪽 짜리 달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나는 내 방문앞에서 서서 잠시 생각했다.  그 이상한 성경이나 아키실론이라는 괴상한 풀도 그렇고 이 고시원 녀석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수상하다. 내가 비밀을 파헤치러 다닌다는 사실을 알면 나에게 어떤 해코지를 할 지 몰랐다. 나는 내 방문에 걸려있는 스파이더맨이 그려진 타월을 잡았다.  헉..헉.. 땅을 파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주차장 옆에 있는 컨테이너 창고에서 가져온 삽으로 벌써 30분이 넘게 옥수수밭을 헤쳤지만 아직 발견되는 것이 없었다. 꿈속에서 본 위치를 기억해 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막상 와보니 첫 삽을 어디로 넣어야 할 지도 막막했다. 주위가 너무 깜깜하다. 정전으로 주위는 칠흑같은 어둠이었다.  아까의 악몽을 다시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영원히 반복되는 악몽 속에 갇혀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달빛에 의지해서 30-40cm깊이로 이곳 저곳을 파헤치기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삽 끝에 뭔가 길쭉한 끈이 걸렸다. 주위를 더 파보니 조그만 신발 한 켤레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며칠 전 텃밭에서 만났던 꼬마가 신었던 그 빨간 운동화였다. 정신없이 그 주위를 더 팠다. 잠시 후 삽 끝에서 쨍 하는 금속성 소리 짜릿한 반동이 전해졌다.  손목이 시큰거릴 정도로 강력한 반응이었다. 딱딱한 무언가가 땅 속에 파묻혀 있었다.  흙을 더 파내자 검고 반질반질한 물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김장용 항아리였다. 수미의 몸이 묻힌 곳이 바로 이곳이구나.  수미의 원혼이 그 안에서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제 두려움을 넘어 어서 이 일을 내 손으로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조차 들고 있었다. 스르릉..떨리는 손으로 뚜껑을 드러내자 뚜껑이 항아리 몸체에 긁히면서 유난히 큰 소리가 났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검은 구멍에서 역겨운 흙비린내가 확 올라온다.  꿈속에서, 혹은 환각 속에서 몇 번이나 맡았던 그 냄새였다. 바닥이 없는 동굴이 입을 쩍 벌리고 나에게 입김을 내뿜는다.  어서 너도 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없이 손짓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어둠의 속삭임에 이끌려 최면에라도 걸린 듯 그 깊은 어둠속으로 두 손을 집어넣었다. 툭. 손 끝에 뭔가가 걸린다. 차갑고 단단한 표면. 더듬어서 그것을 만져보았다. 반질반질한 구면을 따라 오뚝 솟은 무엇과 그것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움푹 꺼진 굴곡이 느껴졌다. 그 아랫부분을 더듬으니 살짝 윗입술이 들리며 그 속에 있는 단단한 이가 느껴졌다.  죽은 여자의 얼굴이었다. 여자의 머리통은 몸통과 분리되어 있었고 항아리속의 남은 공간은 물결처럼 넘실거리는 머리카락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머리통을 두 손으로 잡고 항아리에서 꺼내었다.  검은 구멍에서 푸르스름하게 경직된 여자의 얼굴이 달빛에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꿈 속의 모습과는 달리 여자의 두 눈은 감겨있었다.  하얀 피부는 15년 전의 시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곱게 보존되어 있었다. 이 좁은 공간에 15년이나 갇혀있던 여자의 영혼.  몇 년 동안이나 최선을 다해 공부했으면서도 시험을 눈 앞에 두고 죽어야 했던 여자의 원한. 어쩌면 이수미의 영혼은 이 좁은 곳에 갇혀 매일 매일 시험을 보는 꿈을 반복해서 꾸지 않았을까. 그리고 누군가 이 좁은 곳에 갇힌 자신의 영혼을 꺼내주길 바라면서 매일 밤 고시원 창문을 기웃거린 것은 아닐까.  항아리 속에는 목이 절된된 수미의 몸통이 있었다. 꿈 속에서 몇 번이나 보았던 것처럼 손톱이 구불구불 자란 손이 달빛에 언뜻 보였다. 수미의 긴 머리카락은 항아리 속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서 주위의 흙속으로 뻗어나가 있었다. 두 손으로 잡아당겨보았지만 땅 속에 박힌 머리카락은 칡뿌리처럼 끄떡도 하지 않았다. 머리카락은 고시원 건물을 향해 거대한 식물의 뿌리처럼 뻗어나가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의 머리카락이 이렇게 길게 자랄 수가 있을까. 머리카락이나 손톱이 죽은 후에도 자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죽은 뒤 피부가 수분을 잃으면서 수축해서 나타나는 과학적 현상에 불과하다. 아니 죽은 사람의 머리가 계속 자란다고 치면 수미의 머리카락은 그녀가 죽은 뒤 15년동안이나 계속해서 자라났다는 말인가? 도대체 그 머리카락은 주차장 지하를 가로질러 어디까지 뻗어있는 것일까.  일부는 옥수수의 줄기로 파고들어가 그 열매가 되었을 것이다. 또 일부는 건물 내벽까지 파고들어 혈관처럼 얽히고 설켜 건물 곳곳에 그 촉수를 드리웠을 것이다. 내 방에서 끊임없이 발견되던 머리카락은 아마도 중앙냉방장치를 통해서 들어온 수미의 것이었으리라. 그것은 누군가 자기가 이곳에 묻혀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15년동안 끊임없이 보낸 그녀의 구조신호였던 것이다. ‘오늘 하루만 더 이 좁은 곳에서 참아주세요. 내일은 반드시 밝은 곳으로 꺼내드릴게요.’ 나는 마음속으로 사자에게 양해를 구하며 수미의 얼굴을 다시 항아리 속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당장이라도 어둠 속에서 수미가 두 눈을 부릅뜰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더구나 지금으로서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우선 경찰에게 연락할 생각이었다. 김장독을 묻을 때 항상 그렇듯이 파낸 흙을 메워 넣을 때는 흙이 약간 모자랐다. 흙을 보충하려고 옆의 땅에 삽을 찔러 넣었었을 때 삽 끝에 또다시 작은 울림이 있었다.  “이제 모든 걸 알겠어. 이 미.친 새끼들!”  흙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부패한 남자의 잘린 머리였다. 그것도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삽질을 할수록 항아리가 계속 모습을 드러냈다.  항아리 속에서는 몸통과 목이 분리된 부패한 시체들이 한 구씩 드러났다. 고대 중국의 인간젓갈같은 모습이었다.  얼굴들은 손에 기묘한 십자가 목걸이를 들고 있었다.  ‘어서 경찰에 알려야해’  이렇게 되면 귀신이 무서운 것이 아니었다.  어서 이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탈출해야 했다. 당장 챙겨야 할 것은 핸드폰과 지갑이었다. 하지만 고시원에 올라갔을 때 내 방문 앞에서 누군가가 서성이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모퉁이 뒤로 몸을 숨겼다. 강동윤이었다.  놈들은 내가 텃밭을 파헤친 사실을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핸드폰과 지갑은 포기하자. 일단 밖으로 나가서 공중전화를 걸던지 지나가는 사람에게 핸드폰을 빌리던지 하자. 그러나 그 계획도 곧 무산되었다.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나타난 총무와 창민이 입구를 막고 있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진퇴양란이었다.  일단 몸을 숨겼다가 기회를 타서 밖으로 나가야 한다. 두 번째 통로를 경유해서 돌아가려고 벽에 몸을 잔뜩 붙인 채 까치발로 이동했다. 우당탕.. 발에 뭔가가 걸려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누군가 그곳에 세워두었던 쓰레기통과 빗자루가 쓰러졌던 것이다. 그 소리에 동윤과 총무가 일제히 내 쪽을 돌아보았다. 빌어먹을.  나는 재빨리 양쪽으로 방들이 늘어서 있는 두 번째 통로로 뛰어 들어갔다.  노란 후레쉬 불빛이 천천히 바닥을 훑고 지나간다.  통로 쪽에서 숨죽인 발자국소리와 톤을 낮춰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간발의 차이로 몸을 숨긴 곳은 입구에서부터 5번째 방이었다 . 내 옆에는 낯선 고시생 한 명이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내가 침대 속으로 뛰어들어도 세상 모르고 자는 것을 보니 분명 약을 먹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책상위에는 총무실에 있던 커피잔이 있었다. 삐걱..첫번째 방 쪽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났다. 방을 하나 하나 열고 조사할 생각인가. 삐걱..두번째 방. 숨이 막히고 식은 땀이 났다.  이대로 침대에 누워만 있다가는 대번에 들키고 만다. 문 여는 소리가 소름끼치게 청각을 자극했다.  귀신이 방문을 하나씩 두드리고 다닌다는 괴담보다 훨씬 무서웠다. 이것은 실제 상황이다.  들키면 나도 텃밭에 묻힌 그 수많은 희생자들처럼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 삐이걱..세번째 방문. 소리가 원근감을 가지고 성큼 성큼 다가왔다. 이제 내가 있는 곳 까지는 불과 두 방 밖에 남지 않았다.  자꾸만 오줌이 마렵다.  이를 하도 꽉 깨물어서 어금니뿌리가 시큰거렸다. 무언가 행동을 해야 한다.  그것도 바로 지금! 끼이이이..4번째 방문을 여는 소리!  수군거리는 소리 중간 중간 욕설이 섞여있다. 어떡하지..방문을 여는 순간 내가 먼저 공격을 하고 도망갈까.  무리다. 상대는 3명이다. 더구나 한 명은 힘이 센 동윤이다.  1대 1이라고 하더라도 맨손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무기. 뭔가 무기가 될 만한 날카롭고 뾰족한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 방에서 무기가 될 만한 것이라곤 두툼한 하드커버의 법전과 문구용 가위밖에 없었다. 법전은 너무 크고 무거웠다.  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가위를 집어 청바지 뒷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저벅..저벅..저벅..드디어 발자국 소리가 다가왔다.  바닥..벽..책상 위..천장..나는 필사적으로 눈을 굴려 이 극한의 상황에서 솟아날 구멍을 찾았다.  끼이이이..마침내 내가 있는 방의 문이 열렸다.  검은 그림자가 스윽 들어오더니 불빛으로 방안 이곳저곳을 비추었다.  문 뒤, 책상 위, 침대. 상대가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불빛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빌어먹을, 제발 그냥 가라, 움켜쥔 손이 땀으로 축축히 젖어들었다.  그러나 나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검은 그림자는 저벅 저벅 걸어 들어와서 이불 끄트머리를 잡았다. 그냥 가라니까!  화악- 남자는 거침없이 이불을 젖힌다. 그러나 남자가 발견한 것은 커다란 베개뿐이었다. 남자가 잠시 투덜거리더니 방 안을 몇 번 더 훑어보고 밖으로 나갔다.  이어서 옆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소리가 점 점 더 멀어졌음을 확인한 후에야 나는 나무늘보처럼 매달렸던 쇠봉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총무의 말은 사실이었다.  쇠봉은 튼튼해서 사람의 체중에도 끄떡 없었다. 아슬아슬했다. 남자가 조금만 더 머물렀어도 손의 땀 때문에 미끄러져 떨어질 뻔했다. 나는 열려진 문틈 사이로 동정을 살피다가 놈들이 9번째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입구 쪽으로 이동한다.  어쨌든 이 밀페된 곳에서 벗어나 입구까지만 도달하면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다. 여차하면 뛸 생각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녀석들은 아직 9번방을 수색 중이었다. 지금이라면 내가 유리하다.  막 입구를 향해 돌진하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앞이 번쩍했다. 동윤이 내 바로 앞에서 후레쉬 불빛을 들고 웃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이 그로테스크하게 일그러졌다. 콱.  동윤이 무시무시한 악력으로 내 어깨를 움켜잡았다. 으드득..어깨가 뽑힐 것만 같다. 발 뒤꿈치로 동윤의 앞발을 찍었지만 꿈쩍하지도 않았다. 아악! 다음 순간 동윤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동윤의 손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내가 뒷주머니에 숨겨두었던 가위로 그의 손등을 찍어 버렸던 것이다. 뒤에서 총무와 창민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등에 꽂힌 가위를 뽑으려는 동윤을 어깨로 밀쳐내고 입구 쪽으로 몸을 날렸다. 내 뒤에서 고함소리와 거친 발자국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려왔다. 그러나 이 거리에선 내가 한발 빠르다.  놈들과 상당한 거리차를 두고 입구 손잡이를 잡는 순간 해냈다!는 희열이 밀려왔다.  덜컹..덜컹..아뿔싸! 입구의 문이 열리지 않았다.  놈들이 양손잡이를 쇠사슬로 얽어매어 자물쇠로 잠궈 버렸던 것이다. 완전히 갇혔구나. 입에서 저절로 쌍욕이 튀어나왔다.  눈앞의 위기에만 집착해서 긴장을 놓아버린 나의 불찰이었다. 놈들은 내 바로 등 뒤까지 순식간에 추격해 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뒤돌아볼 것도 없이 내 방을 향해 뛰어갔다. 모퉁이를 돌자마자 내 방문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다.  “어서 이 문 열어! 부숴버리기 전에!”  동윤이 거칠게 고함을 지르며 방문을 발로 걷어찼다. 시간이 얼마 없다.  나는 일단 형민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야 나야 준영이, 여기 지금 고시원이거든? 어서 와줘, 빨리!”  “야 지금 몇 신 줄 아냐? 나도 잠 좀 자자.”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중요한 일이라구. 내 목숨이 걸려있어! 가능한 한 빨리! 믿는다!” 나는 상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친구의 부탁을 못들은 척 할 리는 없는 녀석이다. 조금 있으면 내가 아는 누군가가 온다고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든든해 졌다.  게다가 녀석은 이 사건에 대해 약간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경찰이 나를 미 .친 .놈 취급해도 어느 정도 나를 변호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쾅 쾅 쾅 쾅..방문을 걷어차는 소리와 욕설은 계속 되었다. 세명이 달라붙어서 번갈아가며 미친 듯이 문에 발길질을 해대고 있었다.  우지직 나무가 쪼개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문이 부서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와들 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112를 눌렀다.  제발 받아라..제발..뚜우 뚜우..통화중이다. 개.새.끼들! 세금은 받아서 어디다 쓰는거야!  나는 핸드폰을 닫았다가 열고 다시 버튼을 눌렀다. 갑자기 우지끈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이거!”  “이 새.끼 어디로 갔어?” 옆 방에서 동윤과 총무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이 부순 방은 비어있는 옆방이었다.  사람은 선입견에 따라 행동한다. 나는 아까 방을 나서기 전 내 방에 있던 스파이더맨 타월을 떼어서 옆방에 걸어두었다. 내가 방을 비운 사이 놈들이 내 방을 함부로 뒤질까봐 그랬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방 번호보다는 문 가리개로 방을 구분하는 습관을 가진 녀석들을 멋지게 속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잠시 약간의 시간을 벌어준 것에 불과했다. “개.수.작부리지 말고 빨리 문 열어!” 얕은 수에 속은 게 분해서인지 놈들은 더욱 거칠어진 발길질로 내 방문을 걷어차기 시작했다.  나는 거듭 112를 눌렀다. 신호음..드디어 사람이 받았다! “네 신림2동 경찰서입니다..말씀하...”  여자 경찰관이었다.  그러나 막 도움을 청하려는 순간 팟! 하고 핸드폰의 배터리가 나가고 말았다.  이럴리가 없다. 아침에 분명히 충전을 해 두었는데. 필사적으로 전원버튼을 눌러봤지만 핸드폰은 켜지지 않았다. 문 밖에서 발길질이 멈추고 낮게 읖조리는 주문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주문 소리 때문에? 시간이 없다. 곧 총무가 여벌의 열쇠를 찾아서 올 것이다.  아니 그전에 방문이 먼저 부서질 지도 모른다. 내가 이곳에서 빠져나갈 곳은 어딜까. 나는 창문 쪽을 돌아보았다.  2층 높이. 과연 내 발목이 견뎌낼 수 있을까?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문은 금방이라도 열릴 듯이 들썩거렸다. 잠시 움직임이 멎었다. 무엇을 하려는 거지? 우투투투- 천이 뜯기는 소리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맙소사, 창민이 위쪽 창문의 방충망을 뜯어내고 그쪽으로 기어들어오고 있었다! 동윤이 밑에서 무등을 태우고 있을 것이다.  창민의 얼굴은 화장이 뭉개져서 귀신과 같은 형상이었다. 입가의 붉은 립스틱이 뺨으로 번지면서 마치 피를 묻히고 있는 것 같았다.  “씨.발..진작에 네가 문을 열어주면 서로 좋잖아, 응?” 여자같은 목소리로 거친 말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상체가 창턱에 접히자 창민의 얼굴에 피가 쏠려 붉어졌다.  벌써 창민의 상체가 반이나 넘어오고 있었다. 나는 침대위로 올라가 필사적으로 그를 밀어냈다.  그러나 창민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짙은 보라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톱으로 내 얼굴과 팔뚝을 마구 할퀴어 대었다.  흉기에 베인 것 같이 팔뚝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 그래도 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이곳이 뚫리면 끝장이다! 피가 눈에 스며들어 사방이 온통 붉게 보인다. 그러면서도 나는 창민의 턱과 어깨를 밀어냈다.  다음 순간 나는 입에서 외마디 비명이 튀어나왔다. 창민이 하얀 이빨로 내 손등을 물어뜯었다.  내가 왼손으로 창민의 관자놀이를 후려치자 창민이 떨어져 나간다. 그와 동시에 나의 손등에서 살점도 한조각 떨어져나갔다. 섬뜩한 통증이 엄습했다.  창민은 내 방 안쪽으로 떨어져 신음소리를 냈다.  창민은 비틀거리고 일어나 문고리를 잡았다. 이제 놈들이 방안에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나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창문을 열고 뛰어내릴 채비를 했다.  막 창틀에 올라가 양 손으로 커튼을 잡고 뛰어내리려고 하는 찰나,나는 커튼의 감촉이 낯익음을 깨달았다.  아아..왜 지금껏 이것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매일 수도 없이 보고 손으로 만졌으면서도 어째서 몰랐을까.  이 고시원에 감도는 요기가 나의 판단을 흐리게 했을까. 모든 것이 눈 앞에 있었으면서도 나는 최면에 걸린 것처럼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내방의 검은 커튼은  바로 사람의 머리카락이었다!  벌컥! 마침내 내 방문이 열렸다.  동윤과 총무가 내방에 몰려들어온 순간, 나는 두 손으로 커튼을, 아니 머리카락을 감아쥐고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콰당.  빌어먹을.  왼쪽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착지할 때 발목을 접질린 모양이었다.  손바닥도 마찰열로 화상을 입어서 시큰거렸다. 우당탕탕..계단을 내려오는 거친 발자국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나는 비틀거리며 필사적으로 도로 쪽으로 걸어갔다.  소리를 질러서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성대가 조여드는 것 같아서 아무리 소리를 지르려고 해도 바람 새는 듯한 쉰 목소리가 고작이었다. 핸드폰을 작동하지 않게 한 이상한 힘으로 놈들은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  어쨌든 큰 길 쪽으로만 나가면 된다. 늦은 시각이긴 하지만 아직 행인 한 두명 쯤은 있을 것이다.  직접 도와주지 않아도 좋다. 최소한 경찰에 연락만이라도 해 준다면..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막 건물 모퉁이를 돌았을 때 나는 경찰보다 더 반가운 얼굴을 보았다. “혀..형민아!”  “준영아! 어서 타!” 스쿠터를 타고 온 형민이 엄지손가락으로 뒷자리를 가리키며 재촉했다.  “어서! 시간이 없어!”  반가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다. 이 녀석이라면 어떻게 든 해 줄 것이다.  안도감으로 힘이 다 빠진 나는 스쿠터에 타자마자 기절하듯 형민의 등에 쓰러졌다. 다음 순간. 나는 뒤통수에 불이 번쩍 하는 충격을 느꼈다.  왜..? 그런...? 믿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몸을 돌린 형민이 바이크 헬맷으로 내 머리통을 사정없이 후려쳤던 것이다. 도대체 네가..왜..천천히 정신을 잃어가면서 나는 형민의 목에 걸린 갈고리 십자가 펜던트를 보았다.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주문소리..말린 쑥을 태우는 듯한 역겨운 아키실론 냄새.. 간신히 눈을 떠보니 주위는 어둠속에서 몇 개의 촛불이 나를 둘러싸고 타오르고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며 손발이 말을 듣지 않는다.  비닐이 깔린 고시원 침대 위에 끈으로 손발이 꽁꽁 묶여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없이 벗겨진 알몸에는 검은 물감으로 온갖 기괴한 문양들이 그려져 있었다. 소매가 긴 검은 색 옷을 입은 늙은 여자가 두 손을 위로 올리며 하늘을 우러러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짙은 화장을 해서 잠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늙은 여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원장이었다. 원장 외에도 총무와 창민, 동윤, 형민이 촛불을 들고 나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원장은 그릇에서 하얀 가루를 꺼내 내 얼굴에 뿌리더니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웠다. 짜다. 소금이다. 지금 무슨 의식을 하려고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겠지. 내가 처음 이곳에 온 그날처럼 고시원 사람들은 모두 수면제가 든 커피를 마시고 정신을 잃고 있을 것이다. 현관에 있던 흙 묻은 운동화들.  아마도 내 옆방 남자도 내가 잠든 사이 놈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옥수수밭에 묻혔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이승을 떠나지 못한 억울한 영혼이 벽을 두드리며 밤마다 도움을 요청한 것이리라. 그제서야 왜 총무가 처음에 나를 고시원에 들이기를 꺼려했는지 알 수 있었다. 옆방에서 자신들의 의식을 수행하는데 방해가 되었던 것이다. “미..미.친 새끼들..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몇 사람을 죽여왔어..” 나는 눈알을 최대가동범위로 움직여서 방안을 살폈다. 비닐이 쳐진 곳은 침대뿐이 아니었다. 벽과 천장까지 빈틈없이 덮은 번들거리는 비닐이 촛불을 반사하고 있었다.  나는 이내 그것의 용도를 깨달았다. 피가 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  이 자식들은 정말로 나를 악마의 제물로 바칠 셈이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온 몸이 떨려왔다. 침대 다리가 덜컹거리며 떨린다. 오줌보를 제어할 능력이 사라지며 하체에 뜨듯하고 아늑한 느낌이 왔다.  살고싶다. 살고 싶다..이성이 증발하고 오직 그 한마디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원장님 이것을..” 창민이 커다란 은대접을 들고 왔다.  원장은 대접에 손을 넣고 피로 범벅이 된 무언가를 끄집어내었다. 그것의 정체를 확인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것은 주차장에서 만났던 그 꼬마의 잘린 머리통이었다.  반쯤 뜬 눈에서 눈동자가 위쪽으로 돌아가 있었다. 주르륵..꼬마의 머리에서 쏟아지는 피로 원장은 내 알몸 주위에 육망성을 그렸다. 비릿한 핏줄기가 내 가슴을 지나가는 순간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속에 있는 것을 게워내야 했다. “쿨럭..쿨럭..이 미.친 녀석들..꼬마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나는 눈물을 질질 흘리며 발악을 했다. 살아오면서 이때처럼 신의 존재를 간절히 원했던 적이 있었을까. “너무 억울하게 생각하지 마. 우주에 존재하는 에너지는 일정해.  누군가가 복을 받으려면 그 댓가로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거야”  원장이 말했다.  이 곳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합격률 뒤엔 이런 어처구니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아키실론의 향은 마취효과가 탁월하지. 아프지는 않을거야.” 원장이 커다란 칼을 내 명치에 가져다 대었다. 갈고리 모양의 은색 칼이었다. 차가운 금속의 저온이 피부를 뚫고 폐부까지 스며들었다. 스윽..칼 끝의 갈고리가 나의 가슴을 지나가자 나의 피부는 너무도 맥없이 좌우로 벌어지며 새빨간 속살을 드러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고통은 느껴지지 않앗다. “아..하느님..” 원래 신을 믿지는 않았지만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되자 나도 모르게 신을 찾았다. “15년 전 수미를 죽일 때도 그 년도 똑같은 신을 찾더군. 하지만 내가 그 년의 머리카락으로 목을 졸라서 죽였을 때 그 년이 찾던 신은 어디에도 없었어. 그 년의 목을 잘라서 피를 마시고 그것을 항아리 속에 넣어 묻을 때조차도!  너희들의 신은 영원한 방관자야. 너희들이 어떤 고통을 받든지 상관하지 않아. 잘했다고 상을 주는 일도, 못했다고 벌을 주는 일도 없지. 하지만 우리의 신 사탄은 달라. 자신의 종들에게 현세에서의 복과 부귀와 영광을 아낌없이 주시는 분이야!”  “만왕의 왕, 주중의 주 사탄이여! 영원하소서!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두 손을 들고 소리쳤다. 15년전 이수미를 살해한 이후 이 녀석들은 이런 식으로 매년 몇 명의 고시생들을 악마에게 제물로 바쳤을 것이다. 그리고 이 피의 의식에 참여한 자들은 자신의 영혼을 판 댓가로 매년 시험에서의 합격을 약속받았을 것이다. “나의 신의와 주의 생령은 이 피에 깃드소서. 그리고 그것을 어둠의 힘에 바칩니다.” 원장이 성배에 담긴 아이의 피를 꿀꺽 꿀꺽 들이마셨다. 나머지 사람들도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며 그것을 마셨다. “제물로 바치는 뜨거운 피를 흠향하소서”  원장이 갈고리칼을 번쩍 치켜들었다.  하얀 이빨사이로 빨간 피가 흘러내리는 섬뜩한 모습이었다. 원장이 막 내 가슴에 칼을 꽂으려는 순간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도님. 그 일은 주의 은총을 입은 저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형민이었다.  “세상의 헛된 정보다 사탄님을 택한 그대에게 우선으로 첫 번째 칼의 영광을 주겠노라. 주께 제물을 바치고 그 피를 마시라. 그리하면 그대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리라.” 원장이 형민에게 칼을 건네어 주었다.  두 손으로 칼을 움켜쥔 형민은 나에게 다가왔다. 그의 눈은 광기로 희번뜩이고 있었다. “혀..형민아..너까지 도대체 왜그래? 정신차려 임마! 나야, 니 친구 준영이라고!” 나는 발버둥치며 형민의 정신을 돌리려고 소리를 질렀다. “네가 누군지는 너무도 잘 알아. 나는 지금 제정신이야.  너와 같이 공부하고 밥을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정상이야.” “네가 어째서 이런 악마들의 모임에 있는 거야? 넌 독실한 크리스찬이었잖아!” “닥쳐! 기독교의 신이 나에게 해준 일이 뭐가 있지? 나도 학창시절부터 온몸을 바쳐 그를 믿고 섬겼어. 하지만 나에게 남은 게 뭐야? 시험에는 매년 떨어지고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던 아버지는 어이없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그토록 선량하신 분이었는데! 후후..기도하라고? 구하고자 하는 자는 문을 두드리라고?  아버지가 사랑하는 자식에게 뱀을 주겠느냐고?  내가 그를 섬긴 댓가는 바로 절망이었어!”  형민이 칼을 내 목에 가져다 대었다.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마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나는 그 병원복도에서 사도님을 만났지. 그 후로 몇 달에 걸쳐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나는 세상에서 어둠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탄이야 말로 내가 찾던 참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 허울뿐인 천국이나 지옥은 존재하지도 않아.  무지한 대중들을 현혹하기 위한 위선자들이 지어낸 것에 불과해. 정작 그 치들은 그런걸 믿지도 않지. 알겠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존재하는 것은 오직 현실 뿐이야 나의 새 주인이신 사탄님은 나에게 현실에서의 진정한 복을 약속하셨어. 어머니의 병이 기적적으로 완치된 것도 모두 그분의 힘 덕분이야. 그리고 이제 너만 제물로 바치면 나도 시험에 합격할 수 있어!”  “그 따위 시험 때문에 친구까지 죽일 셈이야? 정신 차려 이 자식아!”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애원의 눈물도 뭣도 아니었다. 그저 내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절망의 눈물임과 동시에 잘못된 광신에 빠져든 형민에 대한 안타까움의 눈물이었다. “나도 친구인 너를 죽이긴 싫었어. 네가 없었다면 다른 누군가가 제물로 선택되었겠지. 그래서 그토록 이 곳에서 빠져나오라고 설득했던거야.  누구의 탓도 하지 마.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네가 자초한 일이니까.” “형민아! 형민아 살려줘 제발!” 나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형민이 칼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 동작에 맞추어 남자들이 기괴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아아 이 모든 게 연극이었으면.  지금이라도 형민이 이 모든 게 장난이었다며 손을 내밀어 주었으면! 갑자기 찌잉- 주문소리를 듣고 있자 머리 한 구석이 아파오며 숨이 막혔다. 언젠가 전에도 이런 일을 겪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몽환적인 주술소리.  숨을 헐떡거리며 내 목을 조이는 욕심과 광신으로 추하게 일그러진 젊은 여자의 얼굴. 내 목을 조여드는 나 자신의 긴 머리카락. 천장의 형광등.  온갖 기억들이 두서없이 나의 머릿속에서 플래쉬 불빛처럼 터졌다. 숨을 쉴 수가 없어..살려줘..살려줘 제발..닥쳐.. 너희들의 신을 불러봐..지금이라도 구해달라고 불러보란 말야.. 역겨운 향료냄새.. 아아 밉다...자신을 위해 남을 짓밟는 이 사람들이 밉다..죽어서도 복수하고 싶다... 그 짧은 순간 죽은 수미의 기억이 내 안에서 되살아나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수미와 일체가 되어 그녀가 느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어째서 이런 기억들이 나에게 되살아나는 것일까.  수미의 15년전 기억들이 어떻게 내 체내에 들어올 수 있었을까. 머리카락. 매일 나의 몸을 조금씩 파고들던 머리카락들.  그 속에 수미의 기억의 조각들이 담겨있었을 것이다. 수미는 자신의 원한을 담은 머리카락들을 날마다 조금씩 내 몸속에 찔러넣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 몸속에 남은 머리카락의 뿌리들은 나의 몸속의 핏줄 속을 돌고 돌아 마침내 나의 뇌에 박혀 신경과 동화가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나에게 남긴 흔적들로부터 지금 부활하고 있었다! “사탄이여 만세!” 막 형민이 내 가슴의 문양을 향해 칼을 내리찍었다.  그때였다.  내 몸속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끓어오르는가 싶더니  내 머리의 모공 하나하나에서 검은 것이 사방으로 일제히 분출되어 나갔다. “으악 이게 뭐야!”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남자들이 얼굴을 감싸 쥐고 뒤로 물러났다. 형민도 칼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몸부림쳤다.  그의 손은 나의 머리에서 뻗어나간 검은 머리카락으로 칭칭 감겨있었다. 사방으로 뻗어나간 치렁치렁한 머리카락들이 형민과 원장, 그리고 남자들을 옭아매었다.  “이..이 괴물..”  형민은 나의 기괴한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휘릭. 머리카락 한 다발이 내 의지에 따라 내 손발을 묶고있던 끈을 간단히 잘라내었다. 나는 형민을 노려보며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기억난다. 모든 것이 서서히... “괴물들은 바로 너희들이야! 나를 죽이는 것도 모자라 15년 동안이나 그 좁은 곳에 가둬두었지. 나는 죽어서도 하루도 쉴 수 없었어.  매일 목이 졸리는 고통에 혀를 늘어뜨리며 나를 구해줄 사람을 찾아 이곳을 떠돌아야했어.” 나의 목소리는 어느새 여자의 톤으로 변해있었다.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뻗어나가면서 두피가 뜯어질 것처럼 긴장되었다. 손가락 끝에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며 손톱이 피부를 찢으며 꾸불꾸불 자라났다. 나는 준영으로서의 기억을 그대로 보존한 채 수미의 의식과 완전히 동화되어 있었다. 이미 준영이라고도 수미라고도 할 수 없는 복합 인격체가 되었던 것이다. 문득 과거의 기억이 단편적으로 되살아났다.  15년 전.  이수미라는 이름의 여자였던 나에게는 특이한 능력이 있었다.  바로 머리카락 속에 기억을 담는 능력이었다. 그전부터 어떤 사물에 손을 대면 그 사물에 대한 인상이 머리 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물론 아주 구체적인 정보나 장면까지는 아니어도 불길한 사연이 깃든 물건이면 어김없이 음울하고 슬픈 기운이 느껴지곤 했다. 물건에 깃든 정보를 읽어내는 능력은 그 대상이 내 몸의 일부분일 때 더욱 구체적으로 향상되었다. 옛날부터 손톱이나 머리카락에는 그 사람의 영혼이 담겨있다는 말이 있다. 신체의 일부분인 손톱이나 머리카락에는  내가 생활하면서 겪는 모든 정보에 노출되어있고 어떤 형태로든 그 흔적을 간직하게 마련이다. 모의고사를 보다가 잘 기억이 안 나던 문제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꼬면서 풀면 이상하게도 답이 잘 떠오르곤 했다. 공부를 할 때의 정보가 머리카락 속에 입력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것이 책을 펴놓고 보듯이 아주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답 두개를 놓고 망설일 때는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나에게 이런 능력이 있음을 깨달은 후부터 나는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기르게 되었다.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 한 것은 아니었다.  머리카락은 남들보다 조금 기억력이 좋은 정도의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었다.  같이 공부를 하면서 만나게 된 단짝 친구 경란은 유난히도 내 머리카락을 부러워했다. 시험에 합격을 하더라고 머리카락을 자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곤 했다. 몇 년째 긴 머리를 자르지 않아 지저분하다며 누구나 손가락질하던 나에게 그런 경란은 둘도 없는 친구였다. 나는 친구를 위해 기꺼이 모든 자료를 공유했다. 심지어 수년간 정리한 노트까지도. 성격이 활달한 경란과는 공부파트너로서도 잘 맞았지만 무엇보다 음악적인 취향이 같았다. 당시 나의 유일한 취미는 레코드판에 담긴 음악을 듣는 일이었다.  우리들은 내 방에서 헤드폰으로 레드제플린의 음악을 들으며 머리를 맞대곤 했다. 그랬던 경란이 시험을 얼마 앞두고 마녀로 변한 것은 예상치도 못한 일이었다. 경란이 나의 머리채로 나의 목을 휘어감고 조를 때 나는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필사적으로 나의 모든 기억, 영혼, 그리고 원한을 내 머리카락 속에 집결시켰다. 언젠가 나의 원혼이 머리카락을 통해 누군가에게 전달될 때 그의 몸을 통해서 다시 살아나길 바라며.  “아아아아! 죽어버려!”  다음 순간 내 상상속에서의 경란은 순식간에 늙은 마녀의 얼굴로 일그러졌다. 틈을 탄 원장이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워들고 나에게 돌진했던 것이다. 다음 순간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땡그렁..바닥에 떨어진 칼에는 그녀의 두 손이 그대로 붙어있었다. 바닥에 엎드린 원장의 두 손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바닥과 벽의 비닐위에 마구 뿌려졌다. 채찍처럼 휘두른 나의 머리카락이 그녀의 손목을 잘라버린 것이다. 머리카락이 손이나 발처럼 내 의지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손목이 잘린 원장은 짐승같은 소리로 울부짖으며 바닥을 뒹굴었다. 내가 머리카락으로 그녀의 목을 휘어감아 공중으로 들어올리자 원장의 두 발이 공중에 떴다. 원장은 숨을 헐떡이며 손목만 남은 두 팔을 버둥거리며 내 머리카락을 풀려고 안간힘을 썼다. “항상 혼자뿐이던 나에게 넌 친구를 하자며 접근했지. 난 그때 뭣도 모르고 행복했어.” 스스스스-뻗어나간 머리카락은 그녀의 목뿐만이 아니라 얼굴 전체를 뒤덮었다. 얼굴 전체가 머리카락으로 시커멓게 뒤덮힌 원장은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저항했다. 내가 머리카락을 조이자 처절한 비명이 새어나왔다. “난 나만이 꿈꾸던 빛나는 세계가 있었어. 모두의 비웃음을 이기고 이루고 싶었던 꿈이 있었어. 그 모든 것을 너는 너의 욕망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망쳐버렸던 거야.” “우..웃기지 마. 누가..너같은 것한테 관심을 가졌을 줄 알아? 넌..그 분의 제물에 불과했을 뿐이야..”  머리카락 뭉치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나는 너의 친절한 겉모습에 속고 말았지.  하지만 너에게 살해당하고 영혼만 남은 나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 하지만 이제야 이 남자의 몸을 빌어 나는 살아났어. 이제 네가 당할 차례야”  머리카락을 더욱 세게 조였다. 비명소리도 찢어질 듯이 날카로와졌다.  “죽어.”  한번 더 머리카락에 힘을 주자 으적..으적..두개골이 아스러지는 소리가 나며 뇌수와 섞인 진득한 핏물이 흘러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와작..그나마 구체를 유지하던 형상이 완전히 으스러져지며 좌아악..핏물이 쏟아진다.. 머리카락을 풀자 바람 빠진 축구공처럼 구겨진 고깃덩어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살과 턱뼈, 이빨이 한데 뒤섞여 피떡이 되어있었다.  뻘건 고깃덩이의 어디서도 그 아름다웠던 보조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으아아아...용서해줘..난 아무 죄도 없어..저 여자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야!” 갑자기 총무가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고 했다. 그와 동시에 나의 머리카락이 그를 향해 날아갔다. 총무는 바닥에 닿기도 전에 머리카락에 얽혀 공중으로 떠올랐다. “아악 사탄님! 이방인들로부터 저희를 구원해주소서.” 총무가 공중에 뜬 채 울부짖었다.  “그래, 너희들의 신이 지금 해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지?”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아..안돼..이..이러지마..”  머리카락에 두 손을 꽁꽁 묶인 형민이 나의 의지에 따라 바닥에 칼을 집어 들었다. 팔에 힘을 주며 저항했지만 수미와 일체가 된 나에게 그것은 어린아이와 같이 미약하기 그지없었다. 칼을 집어든 형민은 남자들을 향해 칼을 들어올렸다.  첫 번째 대상은 창민이었다. 쉭- 칼이 공기를 가르자 벽에 한줄기 피를 흩뿌리며 창민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창민은 몇 번 쿨럭거리며 피섞인 기침을 토하더니 곧 잠잠해졌다. “형제여 이러지 마시오!”  동윤과 총무가 애원했다.  운동으로 다져진 동윤의 다부진 몸도 이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쉬익-형민의 칼이 다시 한번 위 아래로 움직이자 암녹색 창자가 동윤의 배에서 뭉클거리며 쏟아져나왔다. 나의 머리카락들은 촉수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며 그의 창자를 휘감고 마구 뽑아내었다. 못 쓰게 된 카세트테이프처럼 마구 뽑혀져 나온 창자가 터지면서 벽과 바닥에 피와 더러운 오물이 쏟아냈다.  “끄아아아아악” 자신의 내장이 뜯겨나갈 때마다 동윤은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폐가 터져나가는 것 같은 처절한 비명이었다.  마침내 위장과 혀까지 배를 통해 뽑혀 나온 후에야 동윤은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구었다. 다시 나의 머리카락이 형민의 두 팔을 조종해 칼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총무는 잠시 후 자신에게 다가올 사태를 직감했는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안쓰럽게 떨고 있었다. “준영아..이..이러지마..우..우린 친구잖아? 그렇지?” 형민이 피와 오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나를 보며 애원했다. 역겹게도 눈물마저 흘리고 있었다. “나도 조금 전까진 그런 줄로 착각했었지.”  “용..용서해줘..나도 사실은 그들의 조종을 받고 있었어..내 의지가 아니었다구 흐흐흑..”  “네 말은 믿을 수 없어.” “정말이야. 내 말을 믿어줘. 내가 뭣 때문에 친구인 너한테 그렇게까지 했겠니? 말을 듣지 않으면 우리 어머니를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했어. 나도 어쩔 수가 없었단 말야..주..준영아..제발 이..이러지마..”  형민의 말을 들으니 그동안 맹렬한 분노에 억눌렸던 측은한 감정이 조금이나마 되살아났다. 준영으로서 형민과 함께 했던 학창시절과 추억들이 생각났다. 함께 밴드를 하며 울고 웃었던 기억, 엠티에 가서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 여자와 헤어져 낙담한 형민의 등을 두덕여 주었던 기억 등등. 생각해 보면 나는 형민와 많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었다. 나는 형민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의 손목에 감은 머리카락을 풀어주었다. 스스슥..머리카락들이 수축되며 다시 나의 모공 속으로 들어왔다. 방안을 뒤덮던 검은 머리카락들이 일제히 철수하자 시체와 피로 범벅된 처참한 광경이 드러났다. “그 남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  나는 형민과 총무를 남겨두고 뒤돌아서서 손 문손잡이를 돌렸다. 손톱도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고 목소리도 어느덧 원래의 남자 톤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 형민의 손으로 총무를 처리하고 형민만 입을 다물면 된다.  이것이 목숨을 살려주는 댓가로 형민에게 베풀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다. 바로 그 때, “사탄님 만세!” 형민이 고함을 지르며 내 등 뒤에서 칼을 들고 달려들었다. 다음 순간 그를 향해 순간적으로 뻗어나간 검은 기둥은 형민의 몸을 휘감고 공중에 들어 올려 그대로 총무를 향해 내던져버렸다.  퍽.  두개의 두개골이 맞부딪혀 박살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벽에는 다시 피의 폭죽이 터졌다.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났다.  그 기묘한 사건은 신흥 사이비종교집단의 집단 자살극으로 언론에 알려졌다. 나는 야만적인 인신공희의 제물로 바쳐진 피해자의 한사람으로서 형사와 언론의 집요한 취재에 한동안 시달려야 했다. 주차장 옥수수밭에서는 사람의 두개골과 절단된 신체부위등 수십구의 유골이 발견되었고 유가족들은 집단 위령제를 지냈다. 특히 수미가 이 사건의 최초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화장터에서는 무당까지 불러 수미의 혼을 달래었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화장터 굴뚝에서 나온 연기가 마치 검은 뱀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과 같았다고 한다. 한편 사탄을 섬기는 흑마술 단체의 교주가 원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매년 고시합격자를 배출했던 S고시원도 문을 닫고 말았다. 사건 이후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온 기사들에 따르면, 총무실에서 발견되었던 ’라구엘의 서‘는 사탄과 그의 72악마들을 불러내는 의식이 기록된 일종의 흑마술서였다고 한다. 또한 텃밭에서 발견된 ’아키실론‘이라는 식물은 사탄교의 인신공희에 사용되는 아프리카산 식물이었는데 그 성분이 대마초보다 중독성과 환각성보다 훨씬 강력해서 제물은 죽임을 당하는 순간에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내가 그 때 고시원에서 보고 들었던 이상한 것들은 ’아키실론‘의 향에 의한 단순한 환각이었을까. 아니면 정말로 수미의 간절한 의지에 의한 것이었을까.  그것은 아직도 확신을 할 수 없다. 끔찍했던 그날 밤 이후 내 몸에 들어왔던 수미의 영혼은 완전히 사라졌다. 아마도 마지막 순간 형민을 향해 뻗어나간 검은 머리카락뭉치가 내 몸에 남겨진 수미의 마지막 흔적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내 안에서 뿜어져 나간 이후 나는 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내가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응급실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현장에서는 기묘한 문자들이 몸에 그려진 채 알몸으로 기절해 있는 나와 5구의 처참한 시체, 엄청난 양의 피와 피에 엉겨붙은 기괴한 머리카락 뭉치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상했던 것은 고시원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검은 커튼이 단 하루사이에 모두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떠들어댔지만 나는 그것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건물 전체를 휘감고 있었던 수미의 머리카락이었던 것이다. 아마 내 방 벽에 있었던 기괴한 낙서들도 수미가 내 몸을 빌어 한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어쨌든 한바탕 못된 꿈을 꾸고 일어난 듯한 기분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정도 지나고 그날의 충격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무렵, 나는 옷 수납상자의 바닥에 숨겨두었던 레코드판을 다시 꺼내었다. 음악을 듣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날과 관련된 모든 기억을 깡그리 버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앨범 자켓을 열었을 때 그곳에서는 레코드판 대신 동심원 모양으로 말려있는 한 타래의 머리카락이 나왔을 뿐이었다. 검은 커튼과 마찬가지로 레코드판 역시 한줄기의 긴 머리카락이 동심원으로 골을 이루며 만들어낸 것이었다. 한꺼번에 지난 15년의 세월이 지나간 듯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수미는 자신이 좋아했던 레드제플린의 음악과 함께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나에게 전달했을 것이다. 이제 목적을 달성한 그것은 검은 커튼과 마찬가지로 한줌의 머리카락으로 흩어져 있었다. 15년동안 그 좁은 곳에서 나오고 싶었던 수미의 한이 풀리면서 머리카락을 고체로 응축시켰던 불가사의한 힘도 눈 녹듯이 사라져버렸으리라. 그날 밤 이후 고시공부는 접었다. 끝없이 누군가를 이기고 위로 올라가야만 하는 생활에 진저리가 났다고나 할까. 사회는 이런 나를 위해 ‘낙오자’라는 말을 준비해 두었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래도 좋다. 안정적인 직장과 고정된 수입을 포기한 대신 다시 깁슨 기타를 둘러맸다. 그리고 하루 종일 빈둥거릴 수 있는 자유와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기타를 칠 수 있는 즐거움을 얻었다. 요즘 나는 작은 클럽에서 동료들과 연주를 하며 받는 적은 돈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어쩔 땐 돈 대신 맥주를 받는다. 소녀들 3-4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팬클럽도 생겼다. 풍족하진 않지만 마음 깊숙이 삶의 충만감이 느껴진다.  언젠가 나의 성공을 위해 남을 짓밟고 싶어질 때,나는 검은 커튼이 쳐진 그 고시원을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인생을 나눌 때 비로소 나의 삶도 완성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낼 것이다. 합주가 혼자 힘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듯이 말이다.
나는 그것을 보지 말았어야 했다..1
되게 오랫만에 등장했습니다...ㅎ 워낙 바쁘다보니 읽기만 했네요...ㅠ 아무튼 이제부터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내가 그것을 보았던 날은 3월의 중순쯤이였다.. 한참 훈련을 받던 도중이였고. 그날은 야간훈련이 예정되어있었다. 교관: 20시가 되면 야간훈련 진행하겠습니다. 이윽고 20시가 되었다. 교장주변은 칠흑같은 어둠으로 뒤덮였고, 심지어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내가 보지말아야 할것을 본 것이... 교관님께서 우리 소대원들을 이끌고 교장의 한 구석으로 이동하셨다. 나는 소대원들과 이동하는 동안 나무숲 사이로 흰색의 무언가가 지나가는 것을 보게되었다. 그것을 본 순간 나는 “내가 잘못본거겠지..설마...” 하지만 눈을 한번 감았다 다시 떠보았지만,그것은 나를 기만하듯 형태가 더 커져있었다... 그래서 나는 무시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훈련이 시작되기 전 교관님께서 우리를 앉혀두시고선 훈련 시작하기 전에 무서운 이야기 아는 후보생 있으면 나와서 이야기 해봅니다. 그 순간 나의 눈동자는 어둠속에서 크게 흔들릴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보이면 안될 그 존재가 바로 우리 근처로 다가오고있었기 때문이다... 한 후보생이 먼저 나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제가 가위눌린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나는 다른 후보생들이 자신들이 겪었던 이야기들을 하나 둘 씩 꺼내기 시작했다. 밤에 차를 타고지나가다 마주친 이야기 부터 해서 가지각색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그러나 나는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내 눈에는 크게보였던 그 존재가 분열되기 시작하면서 후보생들이 보았다던 그 존재들의 모습으로 변해서 각자 그들의 옆에서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표정도 섬뜩함 그자체였다.. 나는 교관님 옆에 붙어있던 그 존재와 눈을 마주쳤고. 그 존재는 나에게 말을 했다.. 목소리가 들린건 아니었지만 입모양 만큼은 내가 알아볼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 : 말 하면 넌 죽어.. 그 존재의 모습을 묘사해보자면.. 우리들이 흔이 알고있는 흰 소복이라던가 흰 옷은 아니었다.. 그 존재가 입고있었던 옷은 엄청 오래된 교복이였고 아주 짧은 단발머리에 머리에선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존재의 두 눈두덩이에는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 텅비어있었다.. 그런상태로 눈을 뜨고 나와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던 것이였다.. 나는 그 존재를 힘겹게 무시하고 훈련에 임했고, 일단은 아무일 없이 복귀를 하였다.. 그 존재가 보이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쉰 나는 그만 한 후보생에게 실언을 해버렸다.. 나 아까 이상한거 봤어... 그말을 내뱉은 순간 그 후보생의 얼굴이 괴상망측하게 변했고 내가 보았던 그 존재의 얼굴로 변했다.. 그러고는 이런말을 했다.. 내가 아무소리도 하지 말랬지... --------------------------------------------------------------------------- 일단은 여기까지만 작성해 보았습니다...ㅎ 반응이 좋으면 더 올리겠습니다~! #공포#내가 겪은 썰
연애하다 죽을 뻔한 썰
(음슴체) 때는 내가 남친이랑 연애하던 시절이었음. 남친이가 나보고 일본 여행을 제안함. 나는 마냥 좋아서 콜함. 그렇게 일본에 도착하고 호텔에 방 잡아서 실컷 게임도 하고 구경도 하고 있는데 일본까지 와서 도시만 구경하면 안되잖음? 그래서 우리는 그길로 이름은 까먹은 어떤 마을에 도착함. 그곳에서 몇시간 정도 머무를 집을 구했는데 그집 사람들이 되게 착하시고 친절하셨음. 우리가 일본어를 잘 못했는데 그곳 사람들은 많이 써봤는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셔서 언어소통이 쉬웠음. 그렇게 같이 과일도 먹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저기 있는 산(그 마을은 산으로 둘러쌓여 있었음)에 신사가 있는데 한번 가보지 않겠느냐고 했음. 우리는 싫다 할 이유가 없어서 가기로 함.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쎄한거임. 내가 전부터 감이 좋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이상하길래 남친이한테 물어봄. "야 여기 뭔가 이상하지 않아?" "무슨 소리야ㅋㅋ 위에 올라가시고 있는데 우릴 뭐 뒤에서 칼로 찌르기라도 할 까봐 무서워? 아이구 귀여워 ㅎ~" 이렇게 남친이는 눈치가 ㅈ도 없다는걸 이때 알게됨. "아니 진짜 뭔가 이상해. 저사람들 아까부터 우리 힐끗 쳐다보면서 뭐라 얘기하잖아. 기분 안나빠?" 물론 소곤소곤 했기 때문에 저사람들 귀에 들어갈 일은 없었음. 근데 남친이 이렇게 말함 "ㅇㅇ아 여기 신사 어딨어..?" 듣고보니 말 그대로 신사는커녕 계속해서 산 깊숙이 들어가기만 하고 있었음. 그래서 나는 혹시나 싶어 그사람들 건드려봄. "저기요~저희 어디가는 거에요?" 그러자 그사람들이 잠깐동안 싸-해지면서 정색하더니 급 태세전환하고 우리보고 방긋 웃으면서 이렇게 말함 . "아~여기 산이 좀 커서 좀더 가야 나와요ㅎㅎ 힘드세요?" 이렇게 존.나 해맑게 말하는데 누가 이말을 안믿겠음? 근데 나는 이분위기를 읽고 그사람들 찔러봄. "제가 여기 오기 전에 조금 찾아봤는데 여기에 신사 없는데요?" 그러자 사람들이 뭔가 소곤소곤하더니 말함. "많이 안알려져서 지도에는 없어요^ 힘드시면 저희가 뒤에 갈까요?" 마지막 대사때부터 이새끼들이 진짜 뭔일 꾸미고 있다는걸 존.나 확신하고 남친한테 신호보내고 같이 졸라 빤쓰런 함. 근데 뛰면서 큰 나무가 있길래 숨어서 보니까 그사람들이 연장 같은거 들고 반대편으로 감. 안심하긴 일러서 마을 입구까지 뛰고 조금 쉴겸 해서 뒤돌아보니까 남친도 도착함. 저 마을 너머에서는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 막 얘기하고 있더니 우리 쪽을 힐끔 봄. 그리고 또 뭐라 하다가 갑자기 뛰어오길래 도망갈라 하다가 그사람들이 우리 잡아서 자초지종을 설명함. 이 마을에는 장기매매단이 있는데 그 집은 원래 폐가고 다른 집들과 떨어져 있어서 다들 이사갈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내일이고 그 하루전에 우리가 눈에 띈 거임. 그 후로 마을사람들은 다 이사갔다고 함. 그리고 우리도 그 후 1년 안에 헤어짐.
(공포,실화)고3때 있었던 어이없으면서 무서운일
안녕하세요 프레지던트 에키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제가 고3때 여름방학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날이 너무더워서 집밖에 안나가고 에어컨 바람을 쐬며 백수처럼 있었을때인데요 침대에서 굴러댕기면서 책을 읽고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갑지기 귓가에서 뭔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쉬이익-쉬이익- 같은 약간 바람소링 가까운 소리가 갑자기 귀옆에서 들리기에 혼자 엄청 놀랐었던적이 있습니다. 이소리는 2번정도 들리고는 그뒤로 소리가 안들렸습니다. 또 한참있다가 갑자기 귀에서 이명이라고 해야할까요? "삐이이이익------------------"소리가 들리더군요 이명에 걸려보신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무슨 비타민이 부족하면 걸린다고 하는데 솔직히저는 잘먹고 다녀서 부족할리가 없습니다. ㅎㅎ 그래서 아 ..뭐지? 하고있었는데 갑자기 머리속에서 팟-!하고 생각이 났습니다. 귀신들은 사람들과 얘기하려면 사람들과 주파수가 맞춰져야 소리가 들린다고 했던 기억이 나더군요 안그래도 저희집에 귀신 많지 않습니까 여러분? 전몰랐는데 들어보니까 30명이 넘는다네요? 그건좀 충격이였어요;; 그래서 아..? 나랑 뭔가 얘기하고 싶은건가 싶어서 제가 하던걸 멈추고 명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멍하니 ㅡ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들아실텐데약간 몽롱하니 잠이올거같은 그런느낌있죠? 그느낌이 딱 왔을때 눈감고있는데 이번에 도 앞이 보이더군요 근데 아무도 없었어요 뭐지? 하고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오더니 저보고 너 왜 아무것도 안하기 놀고앉아있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방학이니까 놀고있었다고했는데 니 그런식으로 살면 안된다고 공부하라는겁니다. 그리고 갑자기 뒤돌더니 갈길가더라구요 그뒤에 바로 명상이 끝났는데 뭐랄까 내가 공부를안하고 빈둥거리고 있었던 그시간들이 갑자기 막 생각나면 서 현타가 오더군요;;; 그래서 그날 공부했습니다 귀신한테 공부하라는 애기를 들을줄은 몰랏습니다. 보통귀신은 사람인생에 간섭을 하지 않습니다. 뭐죠? 저는 특이 케이스 인걸까요? 아직도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네요 ;;; 여기까지가 제가 고3때 여름방학에 있었던 일입니다. 다음글은 뭘올릴지 또 고민해야겠네요 이게 올린다고 한게 많으니까 더 고민이 됩니다.;;;
21
12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