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onica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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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읽고 싶은 너와 나의 이야기: 13

오늘은 제가 애정하는 작가이자 친구인 여태현 작가님의 신작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가 출간된 날입니다. 기억남을 날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지붕이 되어줬으면. 크레마. 나는 당신을 주관적으로 좋아하고 싶어요.1/11 11:11. 달 같은 사람이 되어줄래요?. 뒤에서 부는 바람. 운명보다 우연. 얼굴을 만져주고 싶어요. 외로운 사람의 손을 쥘 수 있다면.
한 문장만으로도 굳어있던 마음을 풀어주는 사람. 밥 짓는 냄새가 날 시간이다.
#나는 아직 너와 헤어지는법을 모른다#쌤앤파커스#오휘명

직업적 특성상 동화책을 많이 접하게 된다. 곁에 둘러싸여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그들로부터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이거 매력이 상당하다는 거다. 삽화도 글도. 오늘 읽은 책은 용의 등 위에 책방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태우고 달빛 아래 책을 읽는다로 끝났는데 진짜 낭만 그 자체였다.
한정 짓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봤을 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실수는 시작이기도 한다는 거_알고 있던 사실이 새삼 다르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실수#나는별#코리나루이켄
길을 걷고 있는데 왜 이 인분의 어둠이 따라붙습니까
이 인분의 어둠은 단수입니까, 복수입니까 너는 문장을 완성시켜 말하라고 합니다 그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매일 나는 작문 연습합니다
이 인분의 어둠을 홀로 진 자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 안고 싶다. ⠀

#구관조 씻기기#민음사#황인찬

때때로 어떤 감정이 몸속에 들어와 휘몰아치고 위아래로 걸어 다니며 장기와 피를 교란시킨다. 그런데 이 감정을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알 수 없어 무력함을 느낄 때가 있다.
무력의 나락.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오늘따라 내 얼굴이 검은 피로 물들 수 있다는걸 알게 해주는 이들이 많다. 내면이 소란스럽다.
#소란#북노마드#박연준

부서지고 있는 것은 파괴될 수 없다.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나는 메말라 부서지는 삶의 표층과 그 부스러기들을 손가락으로 매만져가며 시간을 보냈다.
서문에서부터 심장이 뛴다. 종이를 넘기는 손가락 끝이 붉게 물든다.
#활자안에서 유영하기#초록비책공방#김겨울

불안과 매혹, 의심과 의문 사이에서 지금도 나는 얼굴을 잃어버린 사람이 바닥을 더듬는 꿈을 꾼다. 육체가 육체인 것이 번번이 난감하고 육체가 육체인 것이 미덥다.
어둠과 어둠의 끝없는 중첩 속, 얼굴을 잃어버린 자는 손을 뻗어 글자를 더듬는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ㅅㅏㄹㅁ같은.
#잊기좋은 이름#열림원#김애란

타인에게 별생각 없이 건넨 말이 내가 그들에게 남긴 유언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박준 시인의 마음을 닮고 싶다.
문장 뒤에 담긴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태도의 말들#유유#엄지혜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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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들 감사해용 😍 저도 가끔 서점가서 동화책 떠들어보는데 긴 소설보다 더 큰 감동이 올때 있어요 ㅎㅅㅎ 하나 생각나는건 '나는 티라노사우르스다' 라는 제목이었는데 마지막에 감동이 ㅜㅜ 동화책을 많이 접하신다니 부럽네요! ㅎㅎ
@magnum14 저는 '사자와 소년-김성진 저'책을 보고 울 뻔한적이 있어요. 동화책 속 함축되어 있는 글과 삽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위안을 얻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지식적인 부분도 보다 편하구요. 아, 그리고 동화책을 많이 보기 보다는 많이 만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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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 읽고 싶은 너와 나의 이야기: 12
오늘의 달은 다른 때와 다른 느낌이네요. 달빛이 조금씩 깊은 농도로 퍼져 나가는데 밤의 무지개 같단 생각이 듭니다. 어느 순간, 뚝하고 끊어져 내리는 관계가 있다. 생이 다한 꽃잎이 떨어지듯 관계의 생이 다하여 끊어져 내렸다는걸 마음은 알지 못한다. ⠀⠀⠀ 자연의 이치가 마음에 통용되지 못할 때가 있다. 그저 나는 앓을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는 거다. 세상에는 이미 확실한 화법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라도 먼저 솔직하고 단순하게 말하고 싶다. 괜찮지 않을 땐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야 진짜 괜찮은 사람이 될 것 같다. ⠀⠀⠀ 나는 괜찮지 않아요. 당신은 괜찮은가요? ⠀⠀⠀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다산북스#김신회 다양한 시기의 다양한 취향이 조화롭게 빛을 발하는 사람. 하루는 이 취향에 푹 빠지고, 하루는 저 취향에 목을 매고, 또 하루는 또 다른 취향에 기꺼이 마음을 빼앗겨버리는 사람. 한 취향을 고집하지 않는 사람. 머물지 않는 사람. 다른 취향에 배타적이지 않고 넓은 사람. 그리하여 그 모든 취향의 역사를 온몸에 은은히 남겨가며 결국 자기만의 색깔을 완성하는 사람. ⠀⠀⠀ 가로늦게라도 이 책을 읽게 되어 좋았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눈동자와 즐거운 웃음_ 내가 그리는 이상향과 함께 책을 덮었습니다. ⠀⠀⠀ #하루의 취향#북라이프#김민철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큰 불행은 ''의미 없는 환상에 빠져 뒤처진 사람들의 몫이다.'' ⠀⠀⠀ 그렇기에 내가 불행한 것일까. 공허한 물음의 메아리가 되돌아온다. ⠀⠀⠀ 간신히 모든 걸 포기하고 잘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을......더 이상 울리지 마. ⠀⠀⠀ 눈물을 삼키고 또 삼키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소리내어 울곤 한다. 나의 환상은 환상이 아니다.라고 웅얼거리면서. #어린왕자와의 일주일#프로작북스#독고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존재다. 예컨대 1천 송이의 꽃이 있다고 치자. 한 송이 꽃은 1천 송이 중 하나의 꽃에 지나지 않지만, 그 한 송이 꽃이 없다면 999송이의 꽃은 존재할지언정 1천 송이의 꽃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통해 자신도 1천 송이의 꽃이 되는 한 송이 꽃이라는 사실을 납득하는 일이다. ⠀ 천 송이의 꽃이 되는 한 송이 꽃이 나라는 존재라는 걸 망각한 자의 잎은 끝내 바스라진 채 바람에 날려 흩어졌다. ⠀ #사랑이라니, 선영아#문학동네#김연수 나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조심스럽게 대하고 말과 행동 모두 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강하게 믿는다. 애써 상대방의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지만, 불필요한 솔직함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도 안 된다. ⠀ 적당한 거리를 벗어난 채 선을 넘은 무례한 자의 눈빛은 오만했고 종국엔 자신이 피해자인 듯 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의 추억 온도는 식지 않아 미적지근한 마음이 답답하다. 어둠에 자꾸 눈길이 머문다. ⠀ #조그맣게 살거야#책읽는고양이#진민영 내게는 희한한 증상이 있다. '온도와 습도의 병'이라고 혼자 이름 붙인 이 증상은, 현재의 대기 환경이 과거 어느 시점과 같아질 때 당시의 기억에 소환당하는 현상이다. 거대한 3차원의 그래프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온도, 습도, 바람이 각각 한 촉을 담당하며 움직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점이 기록한 곳의 위치에너지가 과거 어느 순간과 같을 때, 그 지점에 저장되어 있던 기억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 초겨울에서 여름까지의 온도, 습도, 바람이 잔존하는 곳이 있다. 그리움이 농축된 채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다가 나를 반긴다. 마음의 장소에서 발현된 이 증상이 마냥 기쁘기만 하다. ⠀ #날은 흐려도 모든 것이 진했던#달#박정언 실은 내가 지금 자기한테 얼마나 많은 말을 걸고 있는지_ 이런 나를 눈치 채주는 이가 있을까? ⠀ 초점의 끝이 그의 홍채를 거쳐 동공에 맞춰지고 말과 말이 겹쳐지는 상상을 해본다. 또다시 속에서 수많은 말이 오간다.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달#이석원 살짝 녹은 초콜릿을 한 조각 크게 잘라 입안에 넣었다. 오물거리다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신다. 커피의 온도에 초콜릿이 녹는다. 적당히 녹는 중인 정확히는 녹고 있는 나를 완전히 녹여 마셔줄 이가 필요했을 뿐이다.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 진폭의 간극속에서 서글픔에 베인 채 침몰중이다. 슬픔이 녹아든 심해 빛이 스며든 옷을 입고 힘겹게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괴롭다. ⠀ #싸울때마다 투명해진다#서해문집#은유 좋아하는 단어 속에는 아직도 네가 흐른다 ⠀ #당신이 빛이라면#쿵#백가희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사람_여태현 작가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잘' 만큼 지극히 주관적인 부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제가 애정 하는 작가님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2019년에 알게 된 사람들 중 제일 좋은(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인어와 우주의 방 그리고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_순차적으로 한 권씩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꼭 비가 내리는 날에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 비 내리는 날마다 읽었던 소설, 인어.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은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우울과 몽상을 마시는 그들에게선 비 냄새가 납니다. T는 주로 차갑고, 가끔씩만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T는 내게 꼭 지구 온난화 같은 영향을 미쳤다. 끝없는 장마를 곁에 두고 간 것이다. 저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경한 감정이기도 하지만 뭐랄까요, 사랑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문화(드라마, 영화, 음악...)에 질려버린 것도 있습니다. 이는 문학에도 적용되는데 아, 이들의 사랑은 먹먹해서 입을 다문 채 '이제는 행복해지길' 바라며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물이 빠지고 있는 욕조는 바닥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것은 꼭 T와 나 같았다. 우리의 관계는 바닥을 드러낼수록,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서로를 할퀴었다. 어둡고 우울한 것에 대해 논하지 않아도 느껴질 때 완전히 그 감정과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축축함을 좋아합니다. 책임지지 못할 다정함은 상처가 되고, 나는 그것을 폭력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른 셈이었다. 심연에 살 수밖에 없는 그들 모두가 인어가 아닐까요. 울적한 공기가 온 사방을 가득 채우며 이들의 이야기는 끝납니다. 물의 파동이 계속해서 퍼져 나가듯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우주의 방은 10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중 좋아하는 부분들을 발췌했습니다. 파란색이 우울을 상징한다면, 하늘도 바다도 파란색인 이 지구에서 우울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한 거네요. 그렇죠? 아, 그래 우리는 우울해도 이상하지 않은 행성 지구에 살고 있다. 그러니 저는 이상한 게 아니겠죠...? 라고 적으며 슬픈 미소를 짓습니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사는 일에 대해 생각하려다가, 연희에 대한 생각만 잔뜩 한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이번엔 동그라미로 글자들을 가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글자들이 다른 생각과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 가둔 것인지, 그것만 생각하기 위해 가둔 것인지에 관한 생각이었다. 원의 이쪽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 글자를 가로질러 검은 선 몇 개를 그었다. 곧고 검은 선. 그것마저 연희를 닮았다. 그의 시선은 섬세합니다. 소설가의 시선이란 그런 법이죠. 그렇기에 매번 '어떻게'라며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나는 의식적으로 몸 속에 가득 차 있을 물의 밀도를 낮추고자 했다. 그래서 울었다. 울다가, 울다가,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물처럼 나를 계절에 녹이고 싶었다. 윤이 머무른 계절에. 겨울을 묵묵히 버텨내고 다시 봄이 오게 하는 생명으로 죽을 수만 있다면.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온몸을 저 계절 속에 산산이 비산하고 싶었다는 말이다. 다시 봄이 오게 하는 생명으로 죽을 수만 있다면 저도 이런 생각으로 타인을 대신해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올까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배를 잃어버린 닻처럼 잠겨 살았다. 고개를 들면 수면 위로 표류한 배들의 배가 보이는 삶이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잠겨있는 것뿐인 삶이 계속되었다는 문장을 손끝으로 계속 매만집니다. 소화가 되지 않습니다. 어둠의 결이 비슷하다는 건 그런 법인가 봅니다. ''한 종류의 차를 오래 우려 마시면 찻주전자에 그 차의 냄새가 배게 돼요. 난 그게 좋아요. 꼭 생명을 잉태한 것 같아서.'' 별 특징도 없는 사람을 사랑하게 만든 유일한 문장이었다. 저도 반해 버렸습니다. 준영이란 이름을 자꾸 되뇝니다. 사람의 삶은 타인없이 홀로 설 수 없다는 사실 너무 어린 날에 깨달은 탓에 역사는 오래되었고 방은 날마다 무겁다 이번 책은 당신이 내게 준 것들을 당신에게 돌려주려는 행위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추모다 수많은 제목이 후보로 오르내리다가 이 제목으로 결정되었다고 했을 때, 저의 반응은 '글쎄요.' '제목은 별로여도 글은 다 만족하실 겁니다' 라던 그의 말이 생각납니다. 연애를 하기엔, 그러니까 서로 사랑하고 맞춰 나기기엔 우리 더 이상 어리지 않다는 겁니다. 그만큼의 시간을 내게 할애할 수 없다고. 열정 같은 거 더 이상 타오르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고. 나이가 많아서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을 혓바닥 위에 올려놓고 오래 굴립니다. 모서리가 많아서 입안을 아리게 하는 글자들. 여태현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러면 어김없이 왼쪽 차선으로 나를 앞지르는 차들. 붉은 후미등을 보이며 달려갑니다. 한겨울에 그런 걸 보고 있으면 어쩐지 외로워져서 '내게서 멀어지는 것들 대부분 낯을 붉혔다.' 같은 메모를 하게 되는 겁니다. 그의 담백하면서 명료한 문체와 아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표현들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애의 연락을 기다리는 일은 나까지 자꾸 애로 만든다. 일어나지 않은 일과 일어나지 않을 일과 좋아하는 마음과 단념하는 마음. 나 혼자 오해하고 서운해하는 일이 잦다.(중략) 그래도 괜찮다. 그 애는 '아직' 날 사랑하지 않으니까. 사랑하게 된다면 달라질 거야. 그런 희망을 '아직' 바라볼 수 있는 거다. 연필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은 마음을 부드럽게 긁곤 합니다. 단어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접해있는 건 물들기 마련이니까. 글자에 가까운 삶을 사는 사람일수록 단어에 예민하기 마련입니다. 어느새 바지 밑단이 축축해지는 것도 모르고 글자 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 발을 담그고 오래 서있다 보면, 소설가는 문장을 수집하는 직업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아, 그래 떠오르는 말들이 많습니다. 글자 속에 손을 집어넣고 왼손으로부터 오른손이 있는 곳까지 뚝 끊어내면 것보다 좋은 말이 얼마든지 떠오르는 겁니다. 저는 이 글을 기점으로 여태현이라는 작가에게 빠지게 되었습니다. SNS에 올라와 있는 그의 글을 탐독하고 우편으로 글을 받아보며 활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글자와 대화를 나누며 같이 호흡한다는 거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워낙 좋아하는 작가님이기도 하고 제 벗이기도 해서 한 문장이라도 더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오늘 글이 꽤 길어졌습니다. (나머지 한 권도 싸인을 받을 예정입니다.) 독서 하세요. 그 곳이 어디든. 그의 말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추천] 추석 연휴 동안 정주행하기 좋은 시리즈 소설책 5
안녕하세요. 책과 더 가까워지는 곳, 플라이북입니다. 어느덧 한가위 연휴가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넉넉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오늘은 여유로운 추석 연휴 동안 정주행하면 좋을 시리즈 소설 5권을 추천해드립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직지’에서 비롯됐다면? 인류 천년의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역사 스릴러 직지 세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책 정보 > http://bit.ly/2lGFzwL 전쟁과 재해로 황폐해진 미래의 시카고를 배경으로 압제적 사회를 향해 투쟁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 다이버전트 시리즈 베로니카 로스 지음  |  은행나무 펴냄 책 정보 > http://bit.ly/2lJQrtL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릴라와 레누의 60년에 걸친 사랑과 미움, 질투와 연민의 서사 나폴리 4부작 세트 레나 페란테 지음  |  한길사 펴냄 책 정보 > http://bit.ly/2maxpgh 1986년 출간과 동시에 2주 만에 밀리언셀러가 된 스티븐 킹의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담긴 공포 소설 그것 IT 세트 스티븐 킹 지음  |  황금가지 펴냄 책 정보 > http://bit.ly/2lJuGtU 중국의 SF 소설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거대한 스케일과 대담한 상상력의 과학 판타지 소설 삼체 세트 류츠신 지음  |  단숨 펴냄 책 정보 > http://bit.ly/2mbx2lF 당신의 독서를 도와주는 앱, 플라이북 > http://bit.ly/2max6lD
아껴 읽고 싶은 너와 나의 이야기: 14
뉴스를 보다가 밥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고 달려가서 찍은 추석의 보름달입니다. 이제야 편히 웃음을 짓습니다. 찬물에 설탕을 넣고 저으면 설탕이 녹는다. 찬물을 데우면 설탕을 더 많이 녹일 수 있다. 끓이면 훨씬 더 많은 설탕을 넣고도 쉽게 녹일 수 있다. 이렇게 끓인 설탕물을 천천히 식히면 더는 설탕을 녹일 수 없는 물이 된다. 이런 물을 과포하 용액이라고 한다. 과포화 용액에 설탕 한 숟가락을 추가로 넣으면 포화 상태에 있는 설탕이 급속히 결정을 이룬다. 질서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는 요구처럼 여겨진다. ⠀ 생이 꺼진 눈을 한 채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눈 앞에 비친 광고판 속 네 글자가 눈에 띈다. 바랍니다. 질서의 회복이 불가한 과포하 용액상태에 있는 자는 그저 글자의 획에 따라 눈을 움직일 뿐이다. ⠀ #12가지 인생의 법칙 #메이븐 #조던B피터슨 어떤 저녁은 투명했다. (어떤 새벽이 그런 것처럼) ⠀ 불꽃 속에 둥근 적막이 있었다.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한강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걸, 보이는 것 뒤에는 늘 슬픔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아버린 사람에게, 나보다 더 아파하는 사람 옆에서 아프다 내색할 수 없었던 사람에게, 슬픔을 견디기 위해 몸부림 치는 사람을 끌어안고 또 다른 상처를 몸에 새기고 있는 사람에게 ⠀ 오랜만에 울었다 ⠀ #한 번쯤 남겨진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수오서재 #안희주 닐 디 그래스 타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서로에게는 생물학적으로, 지구와는 화학적으로, 우주 전체와는 원자적으로." 하나 더 인용하자면 미국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바다의 섬들과 같다. 표면에선 떨어져 있지만 깊은 곳에선 이어져 있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마지막 대사와도 비슷하다. "모든 사람은 섬이다. 그러난 어떤 사람들은 섬들을 연결시켜 준다. 우리는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다." ⠀ 그래서 우리는 손을 맞잡을 때 안온함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영사 #김하나 예전에는 친절함이 칭찬의 대상이었다면, 요즘에는 친절함이 디폴트값이고 친절하지 않은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 요즘 '친절'에는 절박한 냄새가 난다. ⠀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절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몸에 배인 습관이기도 하지만, 그 선함이 옮겨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불손한 행동을 하는 이에게는 해당되지 않지만요. 어제 '웃기는 양반'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모든 일은 절차에 따라 행해지기 마련인데 이를 자신만의 잣대로 판단하고 화를 내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웃으실 일 없으실 것 같아 제가 웃겨드렸습니다. 라고 할 수는 없으니 조용히 짜증의 데시벨을 듣다가 끊긴 연결음을 들었습니다. 뚜 뚜 뚜 뚜 고약한 소리가 납니다. ⠀ #치킨에 다리가 하나여도 웃을 수 있다면 #허밍버드 #박사 ''또 한 해가 가고 오네요.'' ''당신 나이가 되면 모든 게 선명해질까요?'' ''아니요.'' ''그럼 더 혼돈스러워지나요?'' ''그냥 빨리 흘러가요. 비 많이 왔을 때 흙탕물처럼.'' ⠀ 정제되지 못할지라도 긴 호흡으로 부유하는 것들과 함께 가라앉고 싶다. 내려앉은 것들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 나누면서.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어크로스 #김영민 사라지는 것만이 가장 현재 같았다. 구름은 사라지고 빗물이 남았고, 연기는 사라지고 재가 남았다. 음악은 사라지고 감정만이 남았다. 그러니까 나는 사라지고 무엇이 남는가. ⠀ 인간 때문에 기쁠 일은 점점 줄어가고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지도 이미 오래라고 생각하는 그가 마음에 든다. 우리 같이 사라지자 ⠀ #여름, 스피드 #문학동네 #김봉곤 하나라고 여겼던 심장이 두 갈래로 벌어지던 저녁이 있었고 이인분의 생을 사는 일인분이 되었고 예고 없이 폭설이 왔고 심장 하나를 떼어내 움켜쥐고 눈 위에 팡팡 두드렸고 일인분의 기억이 사라졌고 나머지 심장 하나가 뜨거운 혈액을 온몸으로 푹푹 내보냈고 둘이라고 여겼던 심장이 하나로 뭉개지던 그날만이 남았고...... ⠀ 일그러진 미련은 그때라는 시간 속에 나를 박제시킨다. ⠀ #내가 나일 확률 #문학동네 #박세미 티베트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나가는 사람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내딛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 말에는 힘이 있고 혼이 있다. 나는 그것을 언령이라 부른다. 내 주위를 맴도는 언령이 악귀일지 천사일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 #걷는사람 하정우 #문학동네 #하정우 그리고 가을도 하나의 풍경이 아니라 가을이라는 의지를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각자 번역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서 이를 시로 써보았습니다. ⠀ 나의 계절은 번역할 수 없습니다 번역하고 싶지 않습니다 ⠀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문학동네 #황유원 외
2018년 추석
새로 온 식구 아직.이름이.없다 뭘로 지어줘야할지 이쁜 이름 있으면 추천해주세요~~ㅎㅎ 수컷입니다 ㅎㅎ 10년 넘은 냥이 아가 울집은 냥이를 강아지처럼 목줄 해둔다 할머니.말씀이.그래야 집.안나간다고 시골스럽다 냥이에게.목줄은 생각해 본적 없음 첨 봤는데 너무 반겨서 세상.이쁘다~~~ 6시에 일어나 아침 먹으러 친가 가는 길 비안개가 가득했다 명절 내내 출근 시간과 똑같이.기상 함 ㅎ 귀요미 꼬리 살랑살랑 용궁 순대 축제하는 입구 언제.부터인가 축제를 한다 아마 1박2일에서 팀에서 와서 회룡포쪽 촬영하고 강호동씨가 순대국을 먹고 난.뒤 부터 관광객이 늘어나기 시작한거 같다 가을 하늘이.맑다 친가서.아침 먹고 외가로 와서 밤나무 털어 밤까기 했다 외할아버지 산소에서 본 하늘 오늘 다 모여 외할아버지가 더 행복하셨을것 같다 배는 완전 맛있게.익었다 바로 따서 깎아먹으니 꿀배였음~~~ 사과는 햇볕 본쪽만 빨갛고 덜 익음 어릴땐 이 도랑엔 가제가 가득했었는데 지금 참 좁아지고 치어만.있다 초록초록하지만 잡초인건 안 비밀 ㅋㅋ 도라지꽃 다시 보니 어찌나 반가운지 이쁘다 추자나무 털어서 호두 주웠다 친가.냥이 여기서 함께.산지가 10년이.넘은.듯하다 생탁은 넘 맛있음~~~~~ 명절.당일 사촌 동생 면회도 가고 국방어학원 있는거 첨 알았는데 신기했음 면회시설 깔끔해서 신기방기했음 면회 기다리는 동안 사진 봤는데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그냥 얻어진것이 아니란걸 또 한번 느낀다 바쁜일정에 점핑하기 바빴지만 올 추석 참 신나게.보냈다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사람_여태현 작가님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잘' 만큼 지극히 주관적인 부사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제가 애정 하는 작가님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2019년에 알게 된 사람들 중 제일 좋은(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인어와 우주의 방 그리고 오늘은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_순차적으로 한 권씩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꼭 비가 내리는 날에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 비 내리는 날마다 읽었던 소설, 인어.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은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우울과 몽상을 마시는 그들에게선 비 냄새가 납니다. T는 주로 차갑고, 가끔씩만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T는 내게 꼭 지구 온난화 같은 영향을 미쳤다. 끝없는 장마를 곁에 두고 간 것이다. 저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경한 감정이기도 하지만 뭐랄까요, 사랑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문화(드라마, 영화, 음악...)에 질려버린 것도 있습니다. 이는 문학에도 적용되는데 아, 이들의 사랑은 먹먹해서 입을 다문 채 '이제는 행복해지길' 바라며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물이 빠지고 있는 욕조는 바닥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것은 꼭 T와 나 같았다. 우리의 관계는 바닥을 드러낼수록,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서로를 할퀴었다. 어둡고 우울한 것에 대해 논하지 않아도 느껴질 때 완전히 그 감정과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축축함을 좋아합니다. 책임지지 못할 다정함은 상처가 되고, 나는 그것을 폭력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른 셈이었다. 심연에 살 수밖에 없는 그들 모두가 인어가 아닐까요. 울적한 공기가 온 사방을 가득 채우며 이들의 이야기는 끝납니다. 물의 파동이 계속해서 퍼져 나가듯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우주의 방은 10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중 좋아하는 부분들을 발췌했습니다. 파란색이 우울을 상징한다면, 하늘도 바다도 파란색인 이 지구에서 우울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한 거네요. 그렇죠? 아, 그래 우리는 우울해도 이상하지 않은 행성 지구에 살고 있다. 그러니 저는 이상한 게 아니겠죠...? 라고 적으며 슬픈 미소를 짓습니다.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사는 일에 대해 생각하려다가, 연희에 대한 생각만 잔뜩 한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이번엔 동그라미로 글자들을 가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글자들이 다른 생각과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해 가둔 것인지, 그것만 생각하기 위해 가둔 것인지에 관한 생각이었다. 원의 이쪽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 글자를 가로질러 검은 선 몇 개를 그었다. 곧고 검은 선. 그것마저 연희를 닮았다. 그의 시선은 섬세합니다. 소설가의 시선이란 그런 법이죠. 그렇기에 매번 '어떻게'라며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나는 의식적으로 몸 속에 가득 차 있을 물의 밀도를 낮추고자 했다. 그래서 울었다. 울다가, 울다가,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물처럼 나를 계절에 녹이고 싶었다. 윤이 머무른 계절에. 겨울을 묵묵히 버텨내고 다시 봄이 오게 하는 생명으로 죽을 수만 있다면.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온몸을 저 계절 속에 산산이 비산하고 싶었다는 말이다. 다시 봄이 오게 하는 생명으로 죽을 수만 있다면 저도 이런 생각으로 타인을 대신해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날이 올까요.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배를 잃어버린 닻처럼 잠겨 살았다. 고개를 들면 수면 위로 표류한 배들의 배가 보이는 삶이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잠겨있는 것뿐인 삶이 계속되었다는 문장을 손끝으로 계속 매만집니다. 소화가 되지 않습니다. 어둠의 결이 비슷하다는 건 그런 법인가 봅니다. ''한 종류의 차를 오래 우려 마시면 찻주전자에 그 차의 냄새가 배게 돼요. 난 그게 좋아요. 꼭 생명을 잉태한 것 같아서.'' 별 특징도 없는 사람을 사랑하게 만든 유일한 문장이었다. 저도 반해 버렸습니다. 준영이란 이름을 자꾸 되뇝니다. 사람의 삶은 타인없이 홀로 설 수 없다는 사실 너무 어린 날에 깨달은 탓에 역사는 오래되었고 방은 날마다 무겁다 이번 책은 당신이 내게 준 것들을 당신에게 돌려주려는 행위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추모다 수많은 제목이 후보로 오르내리다가 이 제목으로 결정되었다고 했을 때, 저의 반응은 '글쎄요.' '제목은 별로여도 글은 다 만족하실 겁니다' 라던 그의 말이 생각납니다. 연애를 하기엔, 그러니까 서로 사랑하고 맞춰 나기기엔 우리 더 이상 어리지 않다는 겁니다. 그만큼의 시간을 내게 할애할 수 없다고. 열정 같은 거 더 이상 타오르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고. 나이가 많아서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을 혓바닥 위에 올려놓고 오래 굴립니다. 모서리가 많아서 입안을 아리게 하는 글자들. 여태현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그러면 어김없이 왼쪽 차선으로 나를 앞지르는 차들. 붉은 후미등을 보이며 달려갑니다. 한겨울에 그런 걸 보고 있으면 어쩐지 외로워져서 '내게서 멀어지는 것들 대부분 낯을 붉혔다.' 같은 메모를 하게 되는 겁니다. 그의 담백하면서 명료한 문체와 아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표현들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애의 연락을 기다리는 일은 나까지 자꾸 애로 만든다. 일어나지 않은 일과 일어나지 않을 일과 좋아하는 마음과 단념하는 마음. 나 혼자 오해하고 서운해하는 일이 잦다.(중략) 그래도 괜찮다. 그 애는 '아직' 날 사랑하지 않으니까. 사랑하게 된다면 달라질 거야. 그런 희망을 '아직' 바라볼 수 있는 거다. 연필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은 마음을 부드럽게 긁곤 합니다. 단어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접해있는 건 물들기 마련이니까. 글자에 가까운 삶을 사는 사람일수록 단어에 예민하기 마련입니다. 어느새 바지 밑단이 축축해지는 것도 모르고 글자 속에 발을 담그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 발을 담그고 오래 서있다 보면, 소설가는 문장을 수집하는 직업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아, 그래 떠오르는 말들이 많습니다. 글자 속에 손을 집어넣고 왼손으로부터 오른손이 있는 곳까지 뚝 끊어내면 것보다 좋은 말이 얼마든지 떠오르는 겁니다. 저는 이 글을 기점으로 여태현이라는 작가에게 빠지게 되었습니다. SNS에 올라와 있는 그의 글을 탐독하고 우편으로 글을 받아보며 활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글자와 대화를 나누며 같이 호흡한다는 거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워낙 좋아하는 작가님이기도 하고 제 벗이기도 해서 한 문장이라도 더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오늘 글이 꽤 길어졌습니다. (나머지 한 권도 싸인을 받을 예정입니다.) 독서 하세요. 그 곳이 어디든. 그의 말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카드를 보는 90%는 결코 실제로 못 볼 풍경.jpg
그거슨 바로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사진을 올리고 나니까 문득 그린란드가 생각이 나더라구여. 저도 꼭 가보고 싶은 곳! 언젠간 꼭 가볼 곳이라고 마음은 먹고 있지만 언제쯤 갈 수 있을까여. 아이슬란드를 다녀온 분들은 어느 정도 계시겠지만 그린란드까지 다녀온 분들은 진짜 얼마 없으니까! 그러므로 사진으로라도 눈요기하자는 마음에서 그린란드의 최근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_+ 요즘 그린란드는 한참 뜨거운 곳이져. 트럼프가 사고 싶어하는 나라 ㅋㅋ 요즘 들어 관광객이 급증한 나라... 이 사진 작가분께서는 그린란드 서쪽의 작은 마을인 Ilulissat에 12일간 계셨는데 그 동안 무려 3500명을 태운 배가 12번이나 왔다갔다 하는걸 보셨다구 해여. 그 동네 인구는 5000명도 안되는데...ㅋ 그린란드의 올 여름은 가장 뜨거운 여름이었다구 해여. 관광객이 많은 것도 많은거지만... 이번 여름에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빙하가 녹았거든여 ㅠㅠ (참고 : 저 배 높이 27m) 원래라면 이 정도로 빙하가 녹는건 2070년에나 예정된 일이었는데 50년이나 앞당겨 진거져. 앞으로는 더 심해질테구...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빠른 시일 내에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지 않나여 ㅠㅠㅠ 참고 : 그린란드 마을은 이렇게 생겼어여! 지구 온난화 너무 무서운것 ㅠㅠ 녹아내리고 있는 빙하 참!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어서 건물들도 덴마크를 조금 닮았답니다 ㅋ 혹등고래도 자주 볼 수 있다는데... 혹등고래 점프하는거 보는게 제 소원중 하나예여 ㅠㅠ 근데 물 밖으로 점프하는 일은 거의 없다구... 흐규 ㅠㅠ 이 그림같은 풍경들은 Albert라는 사진작가분이 찍으셨어여. 더 많은 사진들은 이 분 홈페이지에 가시면 보실 수 있답니다 +_+ 언젠가 (빙하가 다 녹기 전에) 그린란드를 직접 갈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며 연휴의 끝을 잡아 보아여...
성수동 그 거리와 하루의 끝
르누아르 전시를 보고나서 성수동 골목을 구경했어요. 상권이 형성되고 있는 중인 것 같은 이 곳은 잔잔함 속 약간의 소란과 개성들이 어우러져 있었어요. 친구가 인형뽑기를 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는 곳이 가게 입구에요. 북유럽 감성의 인테리어 소품샵 이 곳은 제가 간 당일(190209)에 가오픈한 산도라는 카페와 앤소쿠라는 일본 유부초밥 집이에요. 1인세트(9,000원)를 시켜 먹어봤는데 정갈하고 소박했어요. 맛은 지극히 평범했기에 추천하지는 않을게요. 오른쪽에 문 보이시나요? 옆 유부초밥집과 통해 있는 문이에요. 화장실을 공용으로 쓰기 위해 문을 만들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아메리카노(5,000)를 시켜서 딱 두 모금 마시고 버렸어요. 산미와 바디감의 밸런스가 깨진 채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커피맛이였어요...이 곳도 추천하지는 않을게요. 저 위의 강아지가 귀여워서 찍었어요. 이 곳은 지하에 위치한 셀렉트 샵 '이스트 오캄'입니다. 수제품과 빈티지제품, 해외수입제품들이 각자의 개성을 품은 채 있는 보물같은 곳이에요. 매 주 목요일엔 무료로 영화 상영도 한다고 해요. 생분해성 함유로 제작된 친환경 비닐봉투를 처음봐서 찰칵 투박하지만 정성껏 포장해주셨어요. 이 곳에 계신분들의 따스함이 말 한마디와 표정마다 베어있어서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직접 수놓으신 장갑(15,000원)을 구매해서 어머니께 드렸는데 좋아하시더라구요. 저 이 곳은 추천할게요!! 을지로로 넘어가 재방문한 떠오르는 핫플, 아크앤북. 이 곳은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폭넓은 분야의 책들을 자유롭게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아크앤북 안의 띵굴 편집샵에서 틴틴 미니 피규어(9,000원)도 구매했는데 너무 귀여워요ㅠㅠ!!!! 종로로 넘어가서 처음으로 즉석떡볶이 전문점인 두 끼(1인 8,900원)에 갔어요. 소스 배합부터 재료 선정까지 직접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마무리로 '극한직업' 영화봤는데 이 영화 안보신분 계시다면 지금 예매하세요!! 이거 웃을 수 있는 영화에요!!! 영화관 의자가 꽤 여러번 흔들렸습니다. 아, 그리고 옆의 '뺑반' 영화도 봤는데 현실감과 몰입감이 떨어져서 아쉬운 영화였어요. 이상 짧은 성수동 투어와 저의 하루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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