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ochi8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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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11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적ㅇㅓ보이지만 많은걸로.. ㅎㅎ)
다음편을 가져왔습니다.
곧 추석이라서 빠르게 업로드 해야겠습니다.
추석때 해야할 노동이 많으므로...또르르..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ㄴ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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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없음 11



“ 일단 차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

“ 지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근처를 뒤지는건 무리에요 “

그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방울은 점점 더 거세져갔다. 구름이 어느새 내려앉아 주변은 낮인데도 밤처럼 어두워졌고 이렇게 수풀이 우거진곳에서 차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였다.

“ 이 주변 지리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나서 차를 찾는게 쉬울거같아요. 저도 지금 네비로 여기를 처음와봐서 주변지리를 모르거든요. 사실 두분이 말씀하기 전까지 이쪽에 요양원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습니다. “

그나마 제주도에 사는 권기자에게 기대를 걸어보려 했지만 주변 지리를 모르는것은 그 또한 마찬가지인듯 했다.

“ 혹시 두분 아까 오다가 봤던 야영장에다가 한번 물어보는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맞아. 그쪽밖에 들어오는 길이 없다면 그쪽에서 애들을 봤던 차를 봤던 하지 않았을까요? “

“ 맞아요. 야영장 주인을 한번 만나보는게 좋겠어요. “

“ 건물내부를 찾아보는건 비가 그치면 다시 오는걸로 하죠. 시야가 너무 어두워져서 밝을때 들어오는게 좋을거 같아요. “

지현은 일단 잔뜩 젖어서 머리가 엉겨붙은 수연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 수연아 일단 비도 너무 많이 오니까 야영장으로 가보자 . 거기 한번 물어보면 뭔가 얘기해주실지도 몰라. “

“ 그러자. “

건물 한 귀퉁이에 놓여진 새마음요양원 표지판을 뒤로 한 채 그들은 다시 풀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차를 찾을수 있을 거 같진 않았지만 일단 수연의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야영장 주인과 대화를 해보는것이 좋을 듯 했다. 주위가 어두워지고 랜턴 하나에 의지한채 길지 않은 길을 빠져나왔다. 벌써 세사람은 쓰고온 우산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잔뜩 젖었고 한여름의 장마라도 시작된 듯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야영장 관리소 : 부재시 연락바람 010******** 정진규]

허술하게 세워진 표지판에 야영장이라고 적힌걸 보니 이곳이 맞는 듯 했다. 관리소는 간이로 만들어진 곳 같았고 그 뒤에는 좀 더 커다란 가정집이 있었다.

“ 불이 꺼져있는거 같은데 전화를 해봐야 할까요? “

지현은 우산을 잡은 손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불이꺼진 곳의 문을 함부로 열수도 없었다.

‘똑똑똑’

“ 저기요 !!! 사람 없어요 ? “

머뭇거리던 틈 사이로 수연은 관리소의 문을 두드렸다.


‘ 쾅쾅쾅 ‘
“ 저기요!!! 누구 없어요? !!!! “

문안에서는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주변의 힘차게 내리는 빗소리만 들려올뿐. 우산에 의지한채 셋은 갈피를 잡지 못해 그저 멍하게 서있었다. 대꾸도 없는 문안이 짜증이 났는지 기어이 지현은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발로 관리소 문을 차버렸다.

‘퍽 ! ‘

“ 사람 없냐구요 !!! “








“ 누구요 . 누군데 남의 집 문을 발로 참수꽈 “

빗소리에 시끄러워진 그 공기를 깨며 누군가 뒤에서 소리쳤다. 그는 매우 키가 컸고 커다란 덩치를 자랑했다. 까칠하게 올라온 수염은 며칠 씻지 않은것 처럼 꾀죄죄해 보였고 그의 손에는 비에 흠뻑하게 젖은 뗄깜이 묶여있었다. 머리는 빡빡하게 스포츠 머리를 했고 눈은 부리부리해서 첫인상 치고는 쎄다는 느낌을 받았다. 움푹 패인 눈에 위압감이 느껴진 그들은 누가 먼저 말을 건네야할지 각자 눈치를 보고 있었다. 결국 제일 다급했던 수연이 말을 걸었다.

“ 저기요. 여기 관리소장님 되세요? “

“ 내가 여기 관리소장 이우다. 무슨 일이꽈 “

사투리가 조금 섞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이곳에 관리소장이라고 하는 부분은 알아들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그의 표정을 보고 수연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 사람을 찾으러 왔습니다. 몇가지 질문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

“ 비가 쏟아졈시난 일단 들어오십서 “

무뚝뚝한 말투로 들어오라며 거구의 남자는 문을 열쇠로 열어주었다. 내부는 좁을 거라 생각한것과 달리 그곳은 그 가정집으로 이어지는 입구 같은 곳이었다. 아마 사무실 겸 입구로 사용하시는것 같았다. 가정집 문까지 열자 그 안에서 넓직하고 커다란 내부가 펼쳐졌다. 값비싸 보이는 가죽 쇼파가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고 영화에서나 보던 벽난로를 보고 지현은 신기해했다.


“ 여기 앉으십서. “

“ 감사합니다. “

“ 딱보난 육지사람 닮은디. 무슨 일인지 … “

“ 아 안녕하세요. 제주 향기 권영민 기자입니다. “

갑자기 말을 끊고 권영민이 끼어들어 대답했다. 의아한 표정으로 지현이 영민을 쳐다보자 영민은 눈을 찡긋하며 빠져있으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 했다.

“ 아… 제주도 사람이구나. 육지사람인줄 알아신디 … “

“ 취재중에는 저희도 사투리 많이 안씁니다. 어르신 . “

“ 지역신문이면 도와줘사쥬. 무슨 일이꽈 “.

“ 실종된 사람들을 찾고있는데요. 혹시 여기 차세워서 위로 올라가거나 뭐 돌아다니는 아이들 본적 있으세요? “

“ 아이들은 여기 오질 못하쥬게. “

“ 아니 그정도 어린애들 말고 대학생 또래 정도 되보이는 아이들 마씸 ….”

“ 흠….. 애들은 못본거 닮은디…. …. “

“ 혹시 그러면 낯선 차를 보신 적은 없으세요 ? 아마 렌트카였을텐데 “

내용을 바꿔서 질문을 하자 관리소장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뭔가 생각이 날듯 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 했다.

“ 여기는 죄다 렌트카인디 내 차 찾는게 빨라지 아 그런데 예전에 우리 손님 차 아닌 차는 봤던거 닮은디…… “

“ 손님 차 아닌건 어떻게 아셨어요 ? “

“ 우리 야영장 쓰는 사람들은 다 들어올때 차남바를 적게 되있어요. 그래야 내가 주차장 관리하기가 편하니까. 그런데 가끔 야영장 주차장 옆이나 바깥에 세우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바깥까지 한번 돌아보는데 우리 주차장 입구옆에 누가 차를 세웠더라고. 내가 목록을 보면서 체크를 하는데 그 목록에는 그 차번호가 없었어요. 그래서 딴 놈이 우리 주차장 근처에 차를 세웠네 하면서 욕을 한번했지. 거기다가 세워버리면 우리 손님들이 차를 빼기가 힘들다고 “

“아,,, 혹시 번호는 기억하세요 ?”

“ 내가 차 남바를 적긴 해신디.. 나중에 안 치우면 불법주차로 신고전화하잰 남바 적어놓긴 했수다. 잠깐 기다려봅서. “

관리소장은 일어나 어딘가 서랍을 뒤지더니 주차목록 이라고 커다란 견출지가 붙은 철 한개를 가져와 앉았다. 목에 걸린 돋보기를 쓰며 여기저기 넘기던 관리소장은 표시해둔 곳을 찾아 그들에게 건네 보였다.

“ 여기있네요. 6월 22일 토요일에 .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
이때가 어린애들 데리고온 손님이 많아서 우리가 주차장이 꽉찼었거든요. 그래서 꼭 전화할라고 했었는데 너무 바빠서 나중에 있는지 확인을 못했어. “

“ 렌트카 어디 였는지는 모르시져? “

“ 나가 거기까지 어떵알아. 그냥 남바만 적어놔신디 “

옆을 살짝 보자 지현은 몰래 대화내용을 녹음 중인걸로 보였고 수연은 수첩에다가 차 번호를 적어놓았다. 투덜거리던 관리소장은 바깥에 갑자기 쏟아지는 빗소리에 흠칫하며 창문을 열어 바깥을 확인하였다.

“ 비가 영 하영 내리는데 다시 어떵 갈거라 . 좀 그치면 가던가. 여기 커피 이시난 알앙 타마시고. 난 건물에 물새는데 이신디 봐야하니까 뭐 물어볼거 이시믄 아까 거기 번호로 전화하던가 합서. “

무뚝뚝하게 내뱉던 관리소장은 비가 새는 곳을 찾아야 한다며 고무 대야를 들고 사라졌다. 아마 알아서 가던가 말던가 하라는 뜻 같았다.

“ 뭐라고 하시는거에요 ? “

지현은 사투리가 연속적으로 나오는 말에 당황해했지만 이내 영민이 그 뜻을 설명해주었다 .

“ 커피 마시고 비 그치면 가라하시네요. 소장님은 비새는데 있나 보러 가셔야한대요. 혹시 물어볼거 있으면 문에 붙어진 번호로 전화하라고 하셨어요 “

“ 혹시모르니 저장해놔야겠네요. 관리소장 이름이 정진규씨 맞죠? “

“아깐 말잘라서 미안해요. 제주도 분들이 육지 신문사에서 왔다고 하면 대답을 잘 안해주시거든요… 좀 폐쇄적인 곳이라… “

“ 이해해요. 다른 지역도 그러는걸요 . 영민씨 덕분에 그래도 수월하게 대화 했어요.“

관리소장의 말을 듣고 나니 더 의문투성이가 되었다. 사라진 유심. 차로 이곳을 왔는데 지금은 어디있는지 알수가 없다. 아마 야영장 곁에 차를 세우고 요양원까지 올라간건 맞는거 같은데 그 뒤에 행방이 묘연하니…


어디에 있는거니 수정아…

12편 이어집ㄴ니다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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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제야 봤네요. 명절에 시댁내려가있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ㅎㅎㅎ 천천히 올려주셔도 저는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화이팅입니다!
@gloomnfancy 감사합니닷
차번호가 단서가 될까요? 두근두근....👍🏻👍🏻👍🏻
댓글이엄써ㅠㅠㅠㅠㅠ 빨리업로드할게요 추석땜에 넘 바빴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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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빙글ㄹㅓ님들 지금 제주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억수같이 내리네요 무서워서 무서운 소설 써봣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모두들 태풍 피해 없도록 조심하세요 ==================================== 제목없음10 숙소라고 했지만 비지니스 호텔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어느 가정집 앞에 차가 주차했다. 얼핏 보아하니 어느 게스트 하우스 같았다. 밖에서는 사람들이 바베큐 파티를 열어 고기를 먹고 있었고 한켠에서는 외국인들이 모여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 여기입니다. “ “ 게하에서 저희 묵는건가요? “ “ 다같이 모여서 지내는 룸은 아니고요 두분이서 같이 쓸수 있는 방은 잡았습니다. 그 방안에 샤워실도 있으니까 좀 좁더라도 사용하시는데 불편함은 없을거에요. “ “ 아…. “ “ 사실 여기 저희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게스트하우스에요. 그 쪽 편집장님이 보내주신 예산으로는 저희가 이 성수기에 마땅한 숙소를 얻기가 어려워서요. 모텔같은곳은 여자분이 쓰시기에 위험하고. 여기 계시면 아버지도 챙겨주실수 있어서 제가 이쪽으로 정했습니다. 사실 마음에 안드셔도 다른 방법이 없어요 “ “ 아니에요!! 호텔보다 훨씬 좋은데요 ? 요즘 혼자 지내다보니 무서웠거든요 . 어때 수연아 ?” “ 나야 뭐 다 좋지. 어떻게서든 찾기만 하면되니까 … “ 여러 사람이 함께 있어서 조금 마음을 놓은 지현과 달리 수연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마 차에서 대강 나눈 새마음 요양원의 얘기를 듣고 불안한 마음이 커진것 같았다. 동생을 찾아야하는데 휴가같은 기분일 수 있나.. 지현은 걱정스러운 얼굴을 애써 감추며 수연의 어깨를 두드렸다. “ 얼른 짐만 놓고 가보자. 살았든 죽었든 그래도 흔적은 찾아야하지 않겠니… “ “ 응…………” 수연은 아마 짐작하고 있는 듯 했다. 수정이 아마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녀가 어디 갔다는 흔적은 찾았으니 그녀가 살아있을 가능성의 흔적은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 . 간단하게 짐을 풀고 지현은 녹음기와 카메라를 챙겼다. 짐을 챙기고 숙소를 나서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컴컴 해지기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한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 제주도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 해서… 적응하시기 어려우실거에요. 여기는 산 지나고 또 날씨가 다르거든요 “ “ 변덕스럽다고는 들었어요. 우산 하나 예비로 챙겨오길 잘했네요 “ 짐이 될까봐 넣을 생각을 못했던 우산이었지만 혹시 모른다며 수연의 권유로 짐가방에 넣어두었었다. 아까보다 좀 더 긴장된 표정으로 수연은 차에 올랐고 요양원으로 가는 시간동안 급격하게 말수가 줄었다. 창밖을 내리며 뭔가 골똘한 생각에 잠긴것 같았고 아마 그동안은 인정하지 못했던 수정의 실종이 죽음으로 결론지어질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이 오는 듯 했다. “ 다들 손전등은 있으시겠죠? “ “ 네 . 혹시 몰라서 챙기긴 했어요 “ “ 거기가 좀 폐건물이라서 이렇게 비가 오는날에는 내부가 잘 안보일수 있어요. 주변 탐문 부터 하실건가요 아니면 가서 먼저 볼까요 ? “ 영민의 말에 대답을 하려는 순간 수연이 말을 막아서며 대답했다. “ 건물부터 가보도록 하죠 . 지현아 그렇게 하자 “ “ 어어..? 어… 그러지 뭐 . 어차피 비도 와서 주변에서 인터뷰 하기는 어려울거 같고.. 현장 탐방 하면서 사진도 좀 찍고 구조도 좀 보고 그러는게 좋을거 같아요 “ 창밖은 빗소리가 조금 거세지는가 싶더니 하늘은 곧 끝도 모를 어둠으로 뒤덮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금새 빗줄기는 굵어지고 차 앞유리가 보이지 않아 시야가 가려졌다. “ 영민씨 잘 가고 있는거 맞아요 ? “ “ 네 . 네비로는 지금 거의 다 왔어요. “ 주변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아 차 유리를 조금 내리자 금새 빗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앞이 보이지않을만큼 내리는 비 사이로 숲이 우거진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음산하게 내려앉은 분위기가 을씨년 스러워 돌아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거의다 왔다는 영민의 말에 지현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렇게 조금 더 가자 도로가 넓어지면서 조금 더 굴곡진 곳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 이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나오네요. “ “ 여기가 어디죠 ? 굉장히 구불거리는데 … “ “ 아 여기 안와보셨구나 . 아까 지나온 길은 5.16도로에요 . 여기는 끝나는 지점이고 이 샛길로 들어가면 후문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고 하네요 “ “ 그렇군요. 근데 비가 와서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 “ 지현아. 비가 와도 무조건 가야해 “ “ 어… 그렇지… 알지… “ 취재를 좀 더 목적을 두는 지현과 달리 수정의 생사여부가 중요했던 수연은 다급한 마음을 감추질 못했다. 억수같이 쏫아지는 비사이를 뚫고 갈수 있을까 싶었는데 일단은 수연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지현은 그곳을 가야했다. 잠시 후 차가 어느 공터 같은곳에 차가 세워졌고 시동이 꺼졌다. “ 내리세요. 여기서 좀 더 걸어가셔야해요. 그 병원은 폐건물이라 정문으로 바로 들어가는 길도 지금 막혀있어요. 이 쪽 야영장 뒤로 좀 걸어가셔야 샛길이 나온다고 해요 . “ “ 어…. 이 근처에 야영장도 있었군요. 일단 카메라좀 챙기구요 . “ 뒷 자석에 놓여진 카메라 가방을 챙기고 우비를 여미고 우산까지 챙기고 나서야 지현은 자동차 문을 열었다. 다행히 우려와 달리 비는 조금씩 가늘어지고 있었고 밤이 아닌데도 조금 어두워진 주변때문에 랜턴을 켜야 했다. “ 제가 들게요. 랜턴 비추면서 앞으로 갈테니 제가 밟은 곳 따라서 오세요. 전 혹시 몰라서 장화 신었거든요. “ 멋쩍게 웃던 영민은 제법 크기가 있던 랜턴을 들고 앞으로 나가려 몸을 틀었다. “ 감사해…… 엇 수연아 !!! “ 지현이 미처 말릴 틈도없이 수연은 갑자기 수풀 사이로 달리기 시작했다. “ 수정아!!!! “ 절규 와도 같은 외침이 빗소리로 가득했던 주변을 깨웠다. 풀이 우거진 숲은 아니였지만 발목까지 올라오는 그곳에 길을 찾기란 쉬운일이 아니였다. 그러나 수연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우산까지 떨어트리며 달리고 있었다. “ 수정아 !!! “ 앞질러가는 수연의 뒤를 두사람은 뒤쫓고 있었고 시야에서 수연의 모습이 사라지려 할때 쯤 왠지 모를 위화감에 지현은 고개를 들었다. 푸른 풀숲 사이로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띄었고 그 앞에는 빗물이 고여진 녹슨 표지판 하나가 고꾸라져 있었다. 그 엎어진 표지판을 들어 대충 손으로 풀들을 떼어내자 색이 바래진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 새마음 요양원 ] “ ……… 드디어… 와버렸네 … “ “ 수정아!!! “ 온몸에 비를 맞은 수연이 절규하듯 지르는 소리는 건물 내부를 울리기에 충분했다. 폐허가 된 세월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건물 입구에서부터 올라온 풀들과 빗물이 맺혀 엉켜져있는 거미줄 들이 그들을 반겼다. “ 수연아. 일단 진정 좀 해 “ 축축하게 젖은 어깨를 흔들며 지현은 수연을 진정시키려 했다. “ 수정이가 나 기다리고 있을거야. 얼른 들어가보자 “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그 무언가가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울먹거리는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지현이 소리쳤다. “ 야…….. 김수연 ……… 너 정말 수정이가 여기 그대로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 “ “…….. 그게 무슨 소리야 ? “ “ 주변을 봐 . 여기 누가 봐도 폐허야. 건물 내부에 있는 건 호기심에 왔다갔던 미친놈들 낙서뿐이고. 이런 시내랑 동떨어진 곳은 차없이 오지도못해. 심지어 노숙자들도 못오는 곳이야. 그런데 여기에 들어온 애들이 실종됐어. 도망갔거나 납치됐거나 둘중하나야. 도망갔다면 벌써 너한테 연락이 갔겠지 “ “ 납치……..라니? “ “ ………… 납치가 아니라면………. 누군가 해쳤을 ……..지도. ………. “ “ 그럴리없어 . 니 말대로 여기에 노숙자들이 접근할 수도 없다며…. 그럼 누가 데려가 “ “ 너도 영상 봤잖아. 수정이는 누군가한테 말을 걸고 있었고 친구들은 그런 수정이를 쫓아 가면서 끝났어. 그런데 단순히 여기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게 말이되 ? “ 지현은 수정의 핸드폰에서 유심이 제거 되었다는 사실을 차마 수연에게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무작정 뒤지기 시작하는 수연을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홧김에 뱉은 납치라는 단어에 수연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백짓장 처럼 허옇게 변한 얼굴에서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 …….. 그럼 우리 수정이가 정말 잘못되기라도 했다는거야 ? “ “ 영상에 뒷부분에 사람이 나온건 보이지 않았지만 정황상 그렇잖아. 니가 이렇게 무작정 뒤진다고 수정이가 나오겠냐고 “ “ 아니야…. 그럴리 없어… 여기 어딘가에서 나 기다리고 있을거야 “ “ 현실적으로 생각해. 지금 우리의 최선은 애들의 흔적을 찾는거야. 걔들이 다녀간 흔적을 찾고 뭐라도 찾아야 경찰한테 협조 요청이라도 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애들 물건이라도 떨어져 있는지 찾아. “ “ ………수정이가 아니라 물건을 찾으라고………….. 물건….? 너 방금 물건이랬지? 맞어. 지현이 너말은 여기는 차 없이 못올라오는 곳이라고 했지 ? “ “ 맞아요. 여기는 시내권이랑 동떨어져 있어서 버스도 안다녀요. 차 없으면 들어오지 못하는 곳입니다. “ 헉헉 거리며 랜턴을 들고 어느새 쫓아온 영민이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 그러면……… 수정이네가 타고 온 차는? 어디있는거야 ?” …………? 그러고보니 그랬다. 그네들이 차를 타고 와서 실종이 된거라면 그 차는 이 근처에 있어야 했다. 만약 누군가에게 위협을 당해서 그들이 납치를 당했다면 정말 살해라도 당한거라면 차는 분명하게 여기 남아있어야 했다. 아니라면 그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이………있다는 것인가 ?
제목없음9
안녕하세요 빙그러님들 ^^ 오늘은 주말입니다. 비가 많이오네요 다들 감기 조심하시구요.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캄캄한 그곳을 걷다보니 어느순간 추위가 몰려오는 듯 했다. 왜 이렇게 어둡고 춥지? 어느순간 밀려오는 한기에 지현은 겉옷을 고쳐 입었다. 가로등이 저 멀리 보일듯 말듯 했다. 지금 몇시쯤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시계를 들여다보니 아날로그 싸구려 가죽 시계가 깨져있다. 대학 입학 선물로 아버지께서 사주신 낡은 가죽 시계였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우리 가족 모두는 축하해주었지만 사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아직도 지잡대라고 편집장 한테 깨지고 있는걸 보면......? 여기가 어디지? 무엇인가 익숙한 분위기에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가로등 밑에 희미한 그림자가 서있는것을 발견했다. 언제부터 저기 서있었던것인가? 익숙한 그 장면을 다시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그 그림자는 좀 더 지현과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그 자리에 서있었던 여자는 지현에게 할말이 있는듯 손을 뻗어왔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밀려오는 두통에 정신을 못차리며 지현은 힘껏 손을 뻗었다. 너 누구니? 그녀의 붉은 원피스가 좀 더 선명하게 물들고 있었다. 눈코입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그녀의 입술에서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전에는 보지 못했던 그녀의 얼굴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것이 보였다. 그녀의 손에서 익숙한 표시가 눈에 띄었다. [하쿠나 마타타] "언니...." " .......수정이? " 나중에 어른이 된다면 좀더 근사한 모습이 되어 만나자고 서로 약속하며 싸인펜으로 그려넣은 팔목에 [하쿠나마타타] 낙서가 눈에 띄었다. 소심하게 어른을 흉내내보려고 했던 그녀들의 작은 약속 이었다.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구하려 손을 뻗으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더 닿지 않았다. 지현은 그녀를 잡으려 애를썼다. " 내가 구해줄게 수정아!! " 그러나 그녀의 그런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수정의 모습은 희미해져만 갔다. 그리고 그제서야 눈에 띄는 그 모습. 수정의 뒤에는 누군가의 검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 . [지현아 일어나. 지현아!! ] 희미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지현은 퍼뜩 눈을 떴다. 또 그 꿈이었다. 현실세계복귀가 적응이 되질않는다. 주변을 살펴보니 적막하게 조용해진 그 곳은 비행기 안이였다. '맞다... 나 비행기 탔지... ' 땀이 범벅이 되어 있는 지현의 이마를 수연이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있었다. " 너 괜찮아? 너 무슨 꿈을 이렇게 살벌하게 꾸냐~ 안좋은 꿈이라도 꿨어?" ' 왜일까. 그녀의 언니도 있는데 어째서 수정은 내꿈에 나오는 것일까. 그리고 그녀의 뒤에 누군가 서있었다고 수연에게 말을 해줘야할까. 그녀가 혹시나 잘못되기라도 했다면 수연에게 뭐라고 얘기해야할까....'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수연은 오히려 더 걱정하듯 바라보았다. " 아니야. 내가 가위를 잘 눌려서... " " 기자생활 하다보면 몸이 엄청 축난다고 하던데 너도 진짜 걱정이다. 괜찮어? " " 응... 괜찮아 " [ 승객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이제 곧 대일항공 비행기는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비행기가 안전하게 착륙할때까지 안전벨트를 하시고 자리에 앉아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 . . . 제주의 공항은 언제나 북적 거렸다. 지역별로 수학여행을 온다 거나 제주로 휴가를 오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 누군가를 만나러 오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한대 모여 공항안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3번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편집장의 말을 떠올리며 지현은 밖을 살폈다. 그곳에서 앳된 얼굴을 한 누군가가 긴장된 모습으로 소심하게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환영합니다. 백지현님 - 제주향기 ] 누가봐도 보일 정도로 커다랗게 써진 자신의 이름에 지현은 적지않게 당황했다. 그냥 담당자 연락처를 줄것이지. 팻말이 뭐람….지현은 누가 보기 전에 치워야겠다고 생각하며 긴장 된 그의 앞에 섰다. “ 그쪽이 권영민씨? “ “ 오! 혹시 백지현씨? 맞죠? 반갑습니다. 제주향기 인턴기자 권영민입니다. “ “ 반가워요. 백지현입니다. 인사해요. 이쪽은 제 친구 김수연. 제 취재를 도와줄 친구에요. 인사해 수연아. 우리 협력업체 기자님이시래. 이름은 권영민씨 “ “ 반갑습니다. 수연씨. 일단 두분 짐 푸셔야하니까 숙소로 가셔야죠? 제가 차 회사차 가져왔으니 함께 가시죠 “ 한달정도 있어야 하는 짐이라 바리바리 싸오다 보니 지현의 짐 가방은 제법 무게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영민은 어떻게서든 본인이 들어주겠다며 자꾸 따라오고 있었다. “ 저는 괜찮고 수연이꺼 들어주세요 “ “ 아 .. 그럴까요 ? 수연씨 저 주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 머쓱해하던 영민은 기어이 수연의 캐리어까지 챙기고나서야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앞장섰다. 제주도의 초여름 햇살은 뜨겁고 따가웠다. 서울에서는 지하철만 타다보니 쓸일이 없었던 선글라스 였지만 제주도에서는 돈값을 하며 제 기능을 다하고 있었다. “ 이 쪽입니다 “ 영민은 주차장 한구석에 세워진 차의 문을 열고 짐을 실었다. “ 일단 숙소로 이동할게요. 혹시 취재할 내용은 정하셨어요? 제가 그래도 제주도 토박이다보니 왠만한건 도움드릴수 있는데 … 말씀만 하세요 “ 운전중에도 영민은 상기된 표정으로 취재에 도움을 주고싶어 안달이 나있었다. 아마 인턴기자라서 선배기자들 처럼 정식 취재를 하기 힘든부분이 한 몫하는 듯 했다. “ 새마음 요양원이라고 아세요 ? “ “ 새마음 요양원이요?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 “ “ 권기자님이 아주 아주 어렸을때 그 요양원에서 불미스런 사고가 하나 있었어요. 집단 자살 사건이요. 아마 기자님 너무 어릴때라 이름만 들어보시고 기억은 못하지 않을까요? 제주도에서는 제법 유명했었다고 하던데 … “ “ 아 그정신병원!!!!! 거기 이름이 새마음 요양원이였어요? 어릴때 지역 뉴스에서 완전 핫했던 건 기억나네요 ! 혹시 실례가 안되신다면 저도 취재하는데 좀 껴도 될까요? “ “ 권기자님이요? “ “ 네. 제가 지역 토박이니까 아는 사람도 많고 도와드릴수 있을거에요. 아 사실 저희 잡지사가 워낙 작아서 딱히 할만한 아이템도 없고 선배기자님들은 단독으로만 다니셔서 제가 정식 취재할일이 별로 없거든요… “ “ 도와주시면 감사하죠. 사실 제주도분들은 사투리도 쓰시니까 저희가 인터뷰할때 어떡해야하나 내심 고민했거든요. 지역 토박이가 저희 도와주시면 감사하죠 “ “ 어차피 저희 사장님이 저 사무실에서 할일 없다고 그냥 백기자님 챙겨드리라고 했으니 저도 널널해요. 함께 다니시죠 “ 지현은 든든한 아군이 생긴 기분이였다. 차안으로 들어오는 서늘한 공기에 지현은 문을 좀 더 내려 손을 뻗었다. 손끝으로 잡힐듯한 그 바람을 느끼다보니 어제 무슨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평화로워졌다. 지현은 가방안을 뒤져 색이 바랜 피쳐폰의 화면을 열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도착했다 임마 ] 꾹꾹누르며 쓰는 문자가 얼마 만인가. 생소하면서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후 주황색 불빛이 번뜩거리며 문자의 알림을 알렸다. [ 몸조심해라 백지현. -윤기자- ] =========================== 10편 이어집니다.
제목없음8
안녕하세여 빙글러님들 ^^ 즤 고양이가 아파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운을 차렸어용 아주 기쁩니당ㅎㅎㅎ 오늘은 빠르게 업데이트가 되었쥬? 드디어 전개가 빠르게 빠르게 흘러갑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ㅇ^ ================================================================ 제목없음 8 " 여보세요 " " 백지현 어떻게 됐어? 너네 편집장이 뭐래 ? " " 다행히 목숨줄은 붙었고 나 제주도로 떠나. 당분간 도망가있기로 했어 " " 제주도는 왜 ? " " 당분간 도망쳐있으라는거지. 나 연류된거 윗선에서 알면 난리난다고. 휴가코스나 대충 취재하러가라고 제주도 협력업체로 가있으래. 그 핑계로 그 새마음 요양원이나 가보려고 " " ............그 요양원을 가보겠다고 ? " 급격하게 가라앉은 윤기자의 목소리의 지현은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보통이라면 본인도 가겠다고 특정냄새가 난다느니 뭐라느니 들러붙을게 빤했는데, ? " 목소리가 왜 가라앉았냐 ? " " 내가 어제 많이 알아보지는 못했는데, 거기 좀 이상하던데 ... " " 뭐가 이상해? " " 흠... 만나서 얘기해줄게. 어디냐 ? " " 나 이제야 회사에서 나왔지. " " 그럼 회사앞 스벅에서 기다려 . 나 거기로 바로 갈게 " " 그래 " 왠지 모른 낯선 그의 목소리가 마음에 걸렸다. 지현은 간략한 짐이 꾸려져 있는 짐가방을 등에 매고 문자를 보냈다. 수정을 찾으러 가자는 말을 하자 수연이 급한 마음을 드러내며 들볶았기 때문이다. 비행기표가 내일 이라고 얘기했는데도 얼른 가보자고 성화였다. 하지만 지현에게도 뾰족한 단서가 있는것은 아니였다. 새마음 요양원이 얼마전에 폐쇄된 곳이기도 했고 대강 알아보니 그 곳에서 사건사고나 많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지현은 커피를 마시며 태블릿으로 새마음 요양원을 검색해 보았다. 수정이 이 곳을 찾아간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데 무엇때문에 거기까지 간 것일까. 아무래도 수정의 핸드폰을 좀 더 뒤져봐야겠다. 급하게 싸고 온 짐사이로 보조배터리를 찾아내 수정의 깜빡거리는 핸드폰 충전기에 꽂았다. 영상에 너무 집중해 있다보니 그 핸드폰 전체를 한번 훑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바탕화면에는 수정의 시간표로 보이는 수강신청 내용이 위젯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그녀가 일정을 평소에 관리했던 스타일이라면 아마 여기저기에 그녀의 흔적이 남겨져 있을것이었다. 제일 중요한 카톡. 친구들과 무슨 대화를 했는지 알아내면 아마 단서를 조금 찾을 수 있을거같았다. " 엇.... 이게 뭐지 ? " [ 유심을 재등록 해주십시오 . 다시 로그인 하시려면 유심을 넣고 재인증을 하시길 바랍니다. ] 톡을 터치하자 심카트가 없어 내용이 전부 뜨지 않았다. 알고보니 그동안 핸드폰 와이파이를 잡아 사용해서 그녀의 핸드폰에 무슨 문제가 있는줄 전혀 몰랐었는데 수정의 핸드폰에는 유심이 빠져 있었다. 그제서야 지현은 왜 경찰이 추적했던 핸드폰 위치추적이 제주도로 향해 있는지 알거 같았다. 누군가 그녀의 핸드폰 유심을 제거해서 가져간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단순한 실종으로 보기가 어려웠다. 정말 타인에 의한 개입이 있었던 증거였다. 톡에서 더이상 단서를 찾을수 없자 지현은 포털 어플로 들어갔다. 포털을 터치하자 검색창에 수정이 생전 검색했던 내용이 일부 남아 있었다. [ 제주도 심령스팟 ] [ 제주 미스테리 장소 ] [ 제주 흉가 ] [ 제주도 폐가 ] [ 제주 폐병원 ] [ 제주 새마음 요양원 ] [ 새마음 요양원 위치 ] [ 새마음 요양원 주소 ] .... 수정은 제주도의 미스테리한 장소를 친구들과 가려고 했던 듯 했다. 아무래도 제주도로 엠티를 갔으니 한번쯤 가질 수 있는 호기심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심이 누군가에 의해 제거되었다는 사실을 수연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안그래도 예민해져 있는 그녀에게 얘기를 한다면 ,,, 이번 취재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을것이리라. " 지현! 무슨생각하냐 " " 어 왔어? " 잠시 생각에 빠져있는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윤기자는 자리에 앉았다. 아마 경찰서에 다녀온 모양이었다. " 경찰서에 가서 니 얘기도 일단 했는데, 증거가 없이 뭘 알아볼수가 없다고만 하네. 일단 우리집에서 수거해간 증거가 있으니까 그거먼저 조사하고 알아보자고 하는데 뭔가 내말을 안믿는 눈치야 " " 하긴 무슨 증거를 들이밀면서 조사해 달라해야지. 누가 우리집에 침입했는데 증거는 없어요 하면 믿겠니... 현행범도 아니고... " 한숨을 쉬며 괜찮은 듯 얘기했지만 경찰이 본인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마음에 그녀는 착잡해질수밖에 없었다. 정말 도피만이 답인 것인가. " 그나저나 너 정말 그 요양원 취재 갈거야? " " 어... 실종된 애 단서도 찾을겸 그리고 우리 편집장이 미스테리한거도 괜찮으니까 취재해오라고 해서 나는 겸사겸사 가는거지. 제주도에 우리 협력업체도 있다고 해서 괜찮을거같아. " " 새마음 요양원 알아보니까 생각보다 역사가 좀 지저분했던 곳이더라고. 박정희 대통령때부터 운영되었는데 거기 말이 요양원이지 거의 격리소같은 곳이었다고 하더라고. 멀쩡한 사람 납치도 많이 됐었다고 하고 들리는 소문에는 윗선에 찍힌놈들도 정신병자로 몰고 강제입원 시켰다는 말도 있어 " " 그런 역사랑 실종이랑 무슨 상관이야. 애들은 단순히 호기심에 방문한거고 그런 폐병원같은곳에는 워낙 사건사고가 많잖아. 아마 갔다가 그런거 잘못 목격해서 해코지 당했을지도 모르고... " " 하긴 폐건물에는 노숙자나 범죄자들의 소굴이긴 하지....... 너 뭐 찾은 단서라도 있냐? " " ......................... 하................ 그 영상 ,,, 사실 실종된 애 핸드폰에서 찾은건데,,, 그 핸드폰에 유심이 제거되어있어 " " 뭐? 그럼 누가 빼갔다는 거잖아 " " 그러니까 내말이. 수정이가 정말 우연히 길을 잃거나 이런건 아닌거같어. 누군가 개입이 되있어. 누가 데려갔거나 ,,,,,,,,,,,,,,,,,,,,,,,,,, 아님.................... 진짜 죽였거나 . ...... " " 너한테 부탁한사람 가족일텐데 말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 " 말.... 해야지..........." " 그리고 말야.... 이건 진짜 우연일지 모르겠는데... 그 원래 새마음 요양원 초대 원장이 ........ 한일 그룹이 연류 되었다는 소문도 있었어. " " 뭐?????? 그 성추문 사건 한일그룹 ????????? " " 응.... 근데 소문이야. 그 당시에 그런 정신병원 운영비용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한일그룹에서 운영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대. 물론 그때 기사가 워낙 제대로 된게 없어서 믿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아냐 진짜 일지도...." " 그렇다면 반격의 기회가 있다는건데.... " " 근데 너무 뜬소리긴해. 의혹만 가지고 조사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냥 일단 넌 미스테리 심령스팟 뭐 그런거나 파봐. 근데 내가 찜찜한건 말야... 너 알지? 내친구 강기자. 걔가 제주도애잖아 " " 아 너가 나 소개팅 해준다고 했던 경인씨 ? " " 어 맞아.. 경인이가 말해줬는데 거기가 제주도에서 유명한 곳이래. 좀 사건사고도 많았고 실제로 거기 폐쇄되기 직전에 집단으로 환자들이 자살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워낙 좁은동네니까 제주도에서는 금방 소문이 퍼졌었나봐. 어릴때 기억인데도 바로 알던데? 그래도 집단으로 미쳐서 사람이 자살했다는데 좀 찜찜하지 않냐? " " 한일그룹은 아예 지금은 관계가 없는거야? " " 지금은 제주도랑 관련된 사업 자체가 없어. 근데 혹시 모르지 파보면 뭐라도 나올지... " " 흠.............폐쇄된 병원 파본다고 뭐 나오겠냐. 그래도 둘중하나는 해결하겠네. 기사하나는 잘써오거나. 수정이 단서는 찾거나 ... " " 그리고 이거 받아 " 윤기자는 지현에게 종이가방 한개를 건넸다.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 있는 내용물은 오래되어 보이는 핸드폰과 충전기였다. " 이거뭐냐? " " 추적 안되는 폰이래. 나 저번에 취재하면서 말했던 그 어깨 형있잖아. 그 형님한테 제보자 찾을수 있냐고 지금 부탁 해놨거든. 너얘기도 했더니 주더라고. 핸드폰 번호는 위에 적혀있고. 나만아는 번호야. 혹시 모르니까 추적안되는 핸드폰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 " 야이 미친놈아. 기자가 대포폰갖고다니냐? " " 너 제주도 가면 내가 어떻게 도와주지도못해. 막말로 니가 진짜로 취재가는거냐 도망가는거지. 사방이 적일지 누가아냐. 혹시 모르니까 이거라도 갖고가. 내가 그래도 너랑 연락 안되면 신고라도 해야하지 않겠냐? 벌은 나중에 받더라도 일단 살고보자 . 번호아는 사람 나밖에 없으니까 나 말고 전화할 사람 없을거야. 제보자는 내가 그 형님한테 잘 부탁해서 백방으로 찾고있으니까 걱정하지말고. " " 쳇.... 그래도 고맙다. " 요즘에는 구하기도 힘든 폴더형 피처폰을 손에 쥔채 지현은 작게 웃었다. 대포폰이라... 범죄자들이 쓰는것만 보다가 본인이 쓰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주머니에서 익숙한 진동소리에 지현은 핸드폰을 꺼내 열었다. 편집장 이었다. [ 대일 에어 김포 -> 제주 1명 목요일 10:00 예약번호 : 20190808EHC890 백지현 몸조심해라 . ] ---------------------------------- 다음편 계속 https://www.vingle.net/posts/266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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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빙글에올린게 날라가네요 ㅜ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벌초 다녀와서 이제야 회복했네오 ㅎㅎㅎㅎㅎ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힘이 됩니다 제목없음 7 허공을 가르는 그 야구방망이가 허무해질 정도로 집 안의 분위기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바라본 집 내부에는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뽀송하게 말라있는 카펫이 자리 잡고 있었고 어제 흥건하게 바닥을 적셨던 맥주캔은 보이지 않았다. “ 너 진짜 어제 집 난장판 된거 맞어? “ “ 그럼 내가 없는 소리 했겠냐? 환각보고 쫄아서 친구네 집으로 튀었겠냐고 !!! “ 허무하게 들려진 카메라를 올려두고 잠시 자리에 앉았다. 안기자는 누군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베란다까지 뒤적거리고 나서야 이마를 짚고 앉아있는 지현의 앞에 섰다. “ 어떻게된거야 도대체 “ “ 나도몰라. 어제 분명히 어떤 미친놈이 내 집을 뒤졌고 나는 분명히 그걸 봤고 쫄아서 맥주까지 쏟았고 바로 수연이네 집으로 튀었고 너랑 통화를 했고 다시 바로 집으로 왔고 그게 다야. “ “ 그놈이 설마 너 나간뒤에 문따고 들어와서 이렇게 치워놓은거라면 너 정말 위험한거야 “ “ 나도 알아…….” 신경질적으로 대답한 지현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저 얼굴을 쓸어내릴 뿐이었다. “ 너 일단 편집장한테 말해야할거 같아 “ “ 장난치냐? 그 기사 내가 찌른줄 알면 그 미친년이 나 죽이려고할거야 “ “ 지금 편집장한테 깨지는게 문제가 아니야. 이게 진짜 너를 노리는거면 그래서 지금도 혹시나 너를 감시하고있는거라면 일 커지기 전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지 “ “ 편집장이라고 그 방법을 알겠냐 ? “ 그때 지현의 주머니에서 익숙한 진동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Rrrrrrrr [ 편집장 ] “ 오우 쒸엣 좆됐네 진짜 전화왔어. “ “ 너 오늘 쉰다고하지 않았어 ?” “ 아몰라. 전화온걸 보니 뭔일 있는거 같은데 …. “ “ 일단 받아봐 “ “ 여보세요 “ [ 야!!!!!!!! 백지현!!!!!!!!!!!! 너 죽고싶어 ????????? ] “ 네? 왜,,, 왜 화를 내세요 편집장님 “ [ 너 진짜 내가 나대지 말라고 했지 ? 나 지금 사장한테 불려갔다왔어. 너가 성추문사건 기사 윤정훈기자한테 넘긴거 맞지? 한일그룹에서 우리 듣보 잡지사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위에다가 압력까지 넣겠어. 너 미쳤니 ?] “ 그거….. 하…. 그게요……..아… 그냥 정보만 준거에요 “ [ 아우 이 미친년을 그냥 ! 야 너만 여기 회사에 일해 ? 우리처럼 듣보잡지사 일수록 광고에 엄청 의존하는데 그거 다 손대겠다고 하면 어쩔거야 . ] “ 저도… 저도 일이 이렇게 커질줄 몰랐다구요!!! 지금 저도 미치겠어요. 어떤 미친놈은 제 집 다 엎어놓더니 아침에 신고하려고 봤는데 또 다 닦아져있고 지금 저도 하…….. “ [뭐 ???? 너 지금 위협당하고 있는거야 ? 그거때문에 아프다고 뻥쳐서 연차낸거야 ? 경찰에 신고도 안하고 뭐하는거야 ] “ 신고하려고했는데 집에와보니 흔적이 다 지워져있어요….. 저도 지금 돌아버릴거같아요. “ [ 아 진짜 이래서 내가 지잡대 애들은 뽑지 말자고 그렇게 일렀는데, 머리가 안좋은것들이 꼭 일을 두번하게 한다니까 !!! 너 지금 어디야 ? ] “ 집에 일단 있어요…. “ [ 너 일단 회사로와 . 지금 당장 ] 뚜뚜뚜뚜 사자후같던 그녀의 외침의 대답할 틈도 없이 전화는 끊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머리아파진 지현이 하는 수 없이 자리를 일어섰다. “ 편집장이 뭐래 ? “ “ 당장 들어오래 . 나 짤릴거같애 “ “ 흠……. 짤리더라도 일단 피하자. 너 일단 짐을 싸 . 여기 있으면 안되겠어 “ “ 그래… “ 누가 도청이라도 할까봐 조용하게 얘기하는 안기자의 말에 지현도 목소리를 낮추며 대답했다. 제보자가 사라졌다. 그녀는 피해자의 지인이라고만 했지 누구인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한두번의 통화를 하긴 했지만 그때도 잠깐의 통화였다. 그녀의 대한 걱정도 꽉찬 지금 지현은 수정의 실종 사건까지 조사해야만 했다. 그러려면 싫더라도 잡지사에 눌러붙어있어야 취재하기가 편한데…. 일단 간단한 속옷과 충전기, 숨겨놓았던 비상금을 대충 가방에 우겨넣고 조심스럽게 집을 나왔다. “ 일단 내차 타고 너 회사에 내려줄게 . 나는 경찰서에 가봐야겠다. “ “ 야. 너 근데 영상 얘기해주겠다고 했잖아. 나 그거 듣고가야하는데 “ “ 일단 타. 차에서 보여줄테니까 “ 누가 기자의 차가 아니랄까봐 윤기자의 차 내부는 악취로 가득했다.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빨지않은 양말과 둥굴어다니는 커피 용기들. 지현은 본인의 집보다 난장판인 차의 앞좌석을 뒤로 조금 제끼며 가방을 밑에 내려두었다. “ 여기. 이거봐바 “ 윤기자가 노트북에 재생시킨 영상은 어제 지현이 살펴봤던 영상보다 조금 더 화질이 개선된 모습이었다. “ 이거 어제 내가 필터로 선명도 높인거야 . “ 안기자 버튼을 탁탁하고 누르자 화면이 초 단위로 쪼개지며 재생이 천천히 되기 시작했다. “ 역시 너 대가리가 조금 돌아가는 놈이긴 하구나 “ “ 이거보여 ? 이거 필터씌우고 계속 확대해봤는데 화질이 계속 깨져서 음영 넣고 초단위로 짤라본거야 . 영상에 나와있는 이 부분에서 이 표지판 보이냐 ? “ “ 어……. 이거 뭐라고 적힌거야? 새다음 요양원? “ “ 새마음 요양원 이야. 바보야 . “ “ 아 새마음 요양원 이네!! “ 지현이 수정이 건물을 들어가는 모습만 반복해서 보다보니 영상 초반에 스치며 지나친 초록색 표지판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배테랑인 윤기자는 그 초반부터 힌트를 잘도 찾아낸 것이다. “여기 30년전에 폐쇄된 곳이야 . 아마 이쪽으로 간거같아 “ “ 헐 대박!!!!!!! 너 진짜 천재구나 !!!!!! “ “내가 알아낸건 여기까지야. 좀 더 영상을 분석해봐야 겠지만 일단 급한불 부터 꺼야하니까 넌 일단 회사가서 장기 연차를 내던지 하고 난 일단 이 상황을 경찰에다가 알려야겠다 “ . . “ 이따가 전화해. 나도 우리 꼰대한테 말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 좀 맞대야겠다. “ “ 알겠어. 나 오늘 짤리지 않게 기도나 해줘라 “ “ 그래 얼른 들어가봐 “ . 엘리베이터가 13층까지 올라갈동안 밀려오는 불안감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3일만에 갑자기 들이닥친 일상의 변화가 지현은 조금 무서워 지는 참이였다. 누군가 자신의 개인적인 공간을 침범할수 있을거라는 상상은 해보지 않았었다. 지현은 이러다 본인이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깨기라도 하듯 띵동 하는 소리와 함께 13층의 문이 열렸다. “ 저 자르실거에요 ? “ “ 너 자르는거 일도 아니야. “ “ 죄송합니다. 책임 지라고 하시면 책임질게요 “ “ 뭐. 어떻게 책임 질건데? 니 앞가림도 똑바로 못하면서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질건데? “ “ …….” “ 됐고. 너 지금 한일 그룹 놈들이 얼마나 위험한줄이나 알고 지금 쑤셔놨니? 그놈들…. 깡패들이 만든 그룹이야. 옛날에 독재정권 시절때부터 정치깡패하면서 자란 기업이라고 . 너 하나 없애는거? 걔네한테는 껌이야 . 그리고 니가 건드린 그 사람. 심지어 간부야. 너 그냥 둘거같니? “ “그러니까 제가 책임지고……” “ 뭘 책임져 !! 지잡대애들은 대가리가 안돌아가냐 ? 아휴 진짜. “ “ 그럼 어떻게해요. 그만도 못두게 하시면…. “ “ 휴직 내줄테니까 너 일단 어디 도망쳐있어. 윤기자가 알아서 이 일 커지게 만들고 넌 빠져있으라고 . 너가 그만두면 진짜 우리가 연류된줄 알잖아 “ “ 어디로 가있어요… 갈때도 없는데 “ “ 여름에 올릴 특집으로 미스테리나 아니면 휴가 특집 이런거나 써와 . 기한은 한달. 교통편 마련해줄테니까 제주도로 꺼져있어 “ “네 ? “ “ 제주도 가면 제주향기라고 우리랑 협력하는 회사 있어. 거기서 너 하는 취재 당분간 도와줄거야 . 가서 휴가코스 이런거나 아니믄 사람들 시선 확끄는 뭐 미스테리 장소 이런거나 쓰고. 꼬리 밟힐짓 하지마. 보고는 당분간 메일로해. 전화할거 없어 “ “ …….. 감사합니다. “ “ 너 이뻐서 지금 도와주는거 아니야. 너 그만두면 그쪽에서도 우리가 취재 도와줬다고 생각할까봐 먼저 선수치는거 뿐이야. 오늘 예약하고 톡으로 비행기표 보내줄테니까 짐싸서 내일 당장 떠나 . “ “ 네………..” 퉁명스럽게 얘기하는 편집장의 건조한 목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저 구사일생으로 얻은 이 기회를 어떻게든 붙잡아야 했다. 일단 집을 떠나있는것만으로도 조금은 안심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집은 안전하지 않고 당장은 도망가 있어야 할거같고 ……. 갑자기 지현의 머릿속을 불현듯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새마음 요양원] 지현은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 수연아. 짐싸. 우리 수정이 찾으러 가자 “
제목없음6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제 소설이 빙글 메인에 올라가게 되서 너무 기쁩니다. 여러분들의 응원과 사랑 덕분입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야기는 담편부터 아마 본격적으로 갈등이 생길거같습니다. 약간 루즈해지는감이 있네요ㅠㅠ 좀만 기다려주세요 ==================================================================== [제목없음 6] “ 야. 백지현 큰일났어 !! 너 괜찮냐 ? “ “ 나도 안그래도 전화할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집에 어떤 미친놈이…!!” “ 너도??? 야 우리집에도 지금 누가 다녀간거 같아. 너가 올려준 영상 좀 확인하고 이제야 집에 들어왔는데 문열어보니까 누가 내방 서랍을 뒤진거 같더라고. 그래서 지금 경찰 부르고 난리도 아니다. “ “ 뭐???? 야 안그래도 나도 지금 제보자 메일받고…. 아 진짜 , 이게 어떻게 된거지 ? “ [ 너 일단 튀어야지. 그 집에 계속 있는거 아니지 ? ] “ 일단 나오긴했어. 지금 친구집인데 하…. 너 지금 경찰이랑 같이 있어? “ [어. 일단 경찰 불렀지. 나도 무서워서… 우리집에 지금 과학수사대 와서 사진찍고 난리다 . ] “ 흠… 야 일단 너 경찰서에 진술하러 갈거지? 나도 일단 신고 해야하나? 우리집도 발자국이 있었어. “ [ 그럼 너도 일단 신고해야지. 맹추야. 사진찍어둔거 있어? ] “ 아니,,, 경황없이 도망쳤지, 아 근데 그 사건에 연류된거 알면 편집장에 나 죽이려고 할텐데. “ [ 넌 기자라는 애가 증거 사진 하나 안 남기냐? 진짜 답없네 . 발자국 사진이라도 남겨야 같은 사건 인줄 알고 조사해줄거 아니야. 너 경찰에 신고하면 같은 관할 아니라고 도와주겠냐? ] “ 아씨… 나 일단 그러면 내일 우리집 사진 찍고 증거 확보한 다음 너한테 다시 연락할게. “ [그래. 야 아 맞다 너가 부탁한 그 영상 말야 …….그거 어디서 난거냐 ? ] “ 야 뭐좀 알아냈냐? 어두워서 난 진짜 계속 돌려봐도 모르겠더라고 “ [ 아 이건 내가 통화로는 좀 어렵고 내일 너네집 사진찍을 때 나 불러. 어차피 혼자가면 위험하기도하고. 나도 너한테 보여줄게 있어. ] “ 알겠어. 일단 오늘 늦었으니까 내일 얘기하자 “ 무겁게 통화를 끊고나서 지현은 무엇인가 불안한 마음에 담배를 찾으려 가방을 뒤졌다. 아 여기 우리집 아니구나. 문득 본인이 도망 나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현은 애꿎은 손톱만 깨물었다. 기자 생활을 별로 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은 신변에 위협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고있고, 그녀석 말처럼 기자정신으로 증거를 모을 생각조차 못했다. 그래도 그녀석이 수정의 동영상에서 뭔가 단서를 찾긴 한 모양이다. “ 지현아. 어떻게됐어? 친구가 뭔가 단서를 찾았대 ? “ 문득 본인의 앞가림 걱정에 잊고 있던 적막을 깨며 수연이 말했다. “아 ! 그건 아직 안말해줬는데 내일 만나면 자세한 얘기 들을수 있을거 같아. “ “ 그럼 나도 같이 만나면 안될까? “ “ 수연아. 니 마음은 정말 잘 알지만 지금 내 상황이 너까지 데리고 돌아다니기엔 너무 위험해. 일단 내가 내일 만나고 나서 내가 알려줄게. “ “ 꼭 . 꼭 만나고 나서 바로 알려줘야데 알겠지? “ “알았어, 약속할게 “ 오지않는 잠을 애써 들어보려 지현은 말리지도 않은 머리를 베개에 뉘었다. 꿉꿉하게 습기가 올라오는 기분이 싫었지만 일단은 머리를 식힐 방법이 생각이 나질 않아 잠으로 포맷이라도 시켜야 했다. 에너지를 좀 충전하고 내일 집에 다시 가보자. 그 자식이 하루종일 내 집에 들락거리진 않겠지. 위험한줄 알면서도 지현은 다시 그집에 들어가야했다. 내일은 꼭 사진을 찍어야지. . “ 내가 앞장설게. “ “ 뭐래. 내집인데 내가 앞장서야지 “ “ 그놈이 지키고 있으면 어떡해. ? “ “ 그럼 넌 뒤에서 그놈 바로 패야지. 알겠냐 ? 빨리 찍어서 경찰서 가자. 괜히 무서워 죽거써. 들어올때 조심히 들어와라 괜히 너까지 발자국 남기지말고 . 너 근데 영상 단서 알아낸거 맞는거지? “ “ 알아내긴 했는데... 그게 좀... 들어가서 말해줄게. 일단 열기나해 “ 급하게 당일연차를 낸다고 핀잔을 주던 편집장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일단 무시해야 했다. 경찰서를 간다고 할 수 없어 몸이 좋지 않는다고 했더니 딱히 믿지도 않는 구석이였지만. 조심스럽게 도어락을 열고 익숙한 번호를 찍었다. 제발 그놈이 없기를. 신호음과 함께 파란버튼이 들어오고 긴장된 손으로 문을 열었다. 방안은 어제 급하게 나간 흔적 때문에 엄청 지저분하겠지만………………..? “ 어? “ 놀란 마음에 얼어버린 지현이 멀뚱하게 서있자 안기자가 문을 벌컥 열었다. “ 왜왜!! 어떤놈이냐 !!! “ 가져온 야구방망이를 허공에 흔들며 요란하게 그가 들어왔다. 소리를 버럭 지르던 그가 벌컥 열린 문으로 들어오고 시선을 방안과 바닥으로 이리저리 돌렸다. 헉헉거리던 숨소리가 잦아들고 갑자기 집안에는 조용한 적막이 흘렀다. 지난 밤 급하게 다녀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거실 중간에 선명하게 찍힌 발자국이… 놀라서 손에서 떨어트렸던 캔맥주의 흔적도… 깨끗이 닦인 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 좆됐네. “ 지현은 낮게 읊조렸다.
제목없음 5
안녕하세요 ^^ 제목미정 정식 제목을 제목없음으로 정하였습니다. 조금 모자란 부분이 있어도 잘 부탁드립니다 ^^ 좋아요와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ㅎㅎㅎ [ 제목없음 5] 맥주의 차가움이 그녀의 발에 닿자 지현은 조금의 정신이 들었다. 아침에는 분명히 없었떤 신발자국을 보아하니 누군가 낮에 자신의 방을 다녀간것이 분명했다. ' 도대체 누가 ? ' 불안함에 그녀는 112버튼을 누른채 잠시 고민에 빠졌다. 신고한다고 경찰이 무엇을 해줄수 있을까. 없어진 물건도 없고 순찰 강화하겠다는 의미없는 대답만 오갈텐데 말이다. 지현에게 이정도로 위협이 올 정도라면 본인에게 성추무사건 제보자 역시 신변에 위협이 생긴게 분명했다. 그녀는 재빠르게 노트북을 켜 메일이 온것이 있나 확인했다. 퇴근 직전에도 없었던 그녀의 메일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었다. [ 새 메일 1건 ] 보내는이 : rosepiglet@hanmail.net 제보자가 보낸 메일이었다. 제목이 없이 보내진 그 메일을 열어봐도 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래도 그녀가 sos메일을 보낸거라면, 지현에게 경고라도 주려고했던 거라면 ? 떨리는 손을 움켜쥔채 지현은 메일을 열었다. 제목 : [제목 없음] 내용: 도마여쳐요 =========================================== 급하게 오타로 적힌 그녀는 분명히 도망치라는 경고의 메시지 였다. 지현은 마음이 급해졌다. 제보자가 건네준 핸드폰번호로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제보자는 본인이 혹시나 신변의 위협이 생길수 있어 핸드폰을 잘 켜놓지 않을거라고 했었고 그 핸드폰 역시 해지 예정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윤기자에게도 최대한 전화 대신 메일로 주고받으라고 했었다. 그런데 그 핸드폰이 해지도 아니고 꺼짐 상태도 아닌 전화를 아예 받지를 않는다니. 더군다나 본인에게 온 섬뜩한 메일을 보고 지현은 안절부절 못했다. 어떻게든 이 위험한 공간을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고 느껴진 지현은 일단 닥치는 대로 가방에 우겨넣기 시작했다. 노트북, 핸드폰 지갑 등 생계에만 필요한 간단한 옷가지를 가방에 우겨넣고 일단 집을 나서야했다. 안전한 곳이 없다고 느껴졌다. 수연에게서 받은 핸드폰까지 챙긴후 에야 지현은 구겨진 신발에 발을 넣고서 집을 나섰다. . 당장 갈곳이 없어진 지현은 급한 마음에 뛰쳐나온 집의 베란다를 한참을 쳐다보았다. 어쩌다가 내가 도망자 신세가 된거냐. 며칠전 자기에게 도착했던 협박 문자가 맘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제보자에게는 별다른 협박이 없다고 해서 괜찮은줄 알았다. 그때는 본인이 그 사건을 취재한답시고 한영기업 임원들을 하도 쑤시고 다녀서 오는 문자이겠거니 했다. 1차 취재를 지현이 해서 겁을 주려고 별짓을 다하나보다 무시했다. 그런데 제보자가 연락이 되질 않는다니. 그저 손놓고 당하기만 해야하는건가 지현은 도무지 감이 오질 않았다. 지현은 그럼에도 챙겨온 담배에 불을 붙이며 행선지를 고민해야만 했다. 백팩에 일단 뭔가 다 넣어오기는 했는데 출근은 어쩌고 자신은 또 어디로 가야하는가. - Rrrrrrr- - [고딩동창 수연] “ 어 수연아. “ ‘ 미안해. 지현아 . 재촉할 생각은 없는데 혹시 조금 단서가 잡혔나 해서 마음이 불안해서 전화부터 걸었네. ‘ “ 그거 아는 기자놈한테 영상 보여줬어. 그놈은 아마 나보다 더 잘알거야. 그건 그렇고 수연아. 나 부탁좀 하자. 너네집 어느쪽이야? “ ‘ 왜? 무슨일 있어? 너희 회사하고는 별로 안멀어. ‘ “ 그럼 나 며칠만 재워줄수 있냐. ? 나 지금 좀 곤란한 상황에 빠진거같다야…. “ ‘ 정말 ?? 우리집 좁긴 하지만 며칠지내는건 괜찮아. 근데 ….. 무슨일인데? ‘ “ 그건.. 일단 만나고 얘기해줄게. 주소 좀 나한테 보내줄래? 나 지금 당장 가야할거같아 “ ‘ 그래. 톡으로 넣어줄게. 혹시 못찾겠으면 전화해 내가 마중나갈게 ‘ 지현은 속으로 살았다고 생각했다. 수연의 집은 생각보다 회사와 훨씬 가까웠다. 물론 좀 더 올라가야하는 곳이긴 했으나 월세살이는 본인이랑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굳이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동창회때 수연의 직업을 물어봤었던가. 지현은 일단 수연이 보내준 주소가 좀 더 계단을 올라야 하는 윗동네 임을 알고 가방을 고쳐맸다. 다행히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들에 가려져 길을 헤맬때쯤 마중나와 있는 수연을 발견했다. “ 지현아~~!! 여기야 “ “ 아 김수연! 나와있었구나. 진짜 고맙다. 이 동네 올라오니까 헷갈리네 “ “ 그렇지? 여기가 그래도 집값이 좀 싸고 괜찮아. 출퇴근이 좀 고되긴 하지만. 들어가자. 배고플까봐 일단 밥도 해놨어 “ 남의 집에 와서 민폐인줄 알지만 허기짐을 참지 못한 채 지현은 허겁지겁 밥을 먹었다. 며칠동안 따뜻한 밥을 먹어보질 못해서 지현은 수연이 차려준 밥상의 온기에 눈이 돌아가버린 것이다. 놓을 줄 모르고 숟가락질을 하던 그녀를 한참 보던 수연은 빙긋이 웃으며 천천히 먹으라며 물을 따라 주었다. “ 야. 너 이렇게 요리 잘했냐 ? 진짜 너네집으로 오길 잘한거 같애 “ “ 천천히 먹어. 찌개 더 있어. 하여튼 옛날부터 느꼈지만 너 진짜 수정이 닮았다니까. 잘 덜렁대는것도 그렇고 활발한것도 그렇고 “ “………” “ 아 미안. 너 잘먹는 모습 보니까 수정이 생각이 나서… “ “ 하긴 수정이가 맨날 그러더라. 니가 맨날 나랑 수정이 닮았다 그런다고. 가끔 너무 붙어다녀서 질투하는거 같다고 … “ “ 사실 그랬지. 근데 그 때는 그런거 표현하고 할 여유도 마음도 없었어. 어떻게든 나는 돈을 벌고 학교도 마쳐야 했으니까. “ “ 좀만 기다려봐. 내친구가 영상 밤새 파본다고 했으니까 . 오늘 아니여도 조만간 연락올거야 “ “ 그러고보니 그걸 안물어봤네. 너 무슨일이야 대체. 내가 물으면 안되는거야? “ “ 흠…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해야하나? 주거침입은 처음인데 일단 도망쳤어. 취재하다보니 대기업 놈을 쑤셔놔서. 지금 그래서 복잡해. 어떻게 되려는건지. 집에 누가 침입한거 같은데 경찰도 못믿겠어서 일단 도망치긴했어. “ “ 위험한거 아니야 ? “ “ 모르겠어. 일단 무서워서 튀어나왔는데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할까봐 … “ 그순간, 그녀의 주머니에 익숙한 진동이 울려퍼졌다. [ 윤기자 ] 였다.
제목없음 4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드디어 제가 쉬는날이 와서 다음 화를 적어봤습니다. 원래 구상했던 내용이 통으로 날라가버려서 급하게 적어내려간 이야기가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4편 남깁니다 ^^ ====================================================================== [제목미정 4] 동영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동안 정적이 흐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지현은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수연은 하염없이 흐느끼며 이미 젖어버린 휴지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 지현아, 나도 알아. 내가 이런 부탁하는거 너한테 엄청 무리라는거... 그런데 지현아. 나 정말 부탁할곳이 없어... 이미 성인인 수정이가 실종된거를 경찰측에서는 단순 가출일거라고만 하고 나를 과잉 보호하는 여자처럼 오바하지 말라고 나무라기만해. 지현아. 너도 알잖아. 우리 수정이는 정말 이렇게 말도 없이 잠적할 애가 아냐... " 실내금연이 아니였다면 몇 대를 피고 싶었으나 애꿎은 [카페내금연] 문구만 멍하게 쳐다보면 지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있다. 오히려 동아리에 살다시피 했던 수정이랑 가장 가까웠던 지현이였기에 수정이 얼마나 곧은 성격인지 알고있다.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동반하는 동아리 엠티를 가려고 할때에도 언니가 아르바이트를 가버리면 할머니 혼자 계셔야 한다며 그 흔한 추억거리도 만들지 못했던 친구였다는 것을. " 수연아. 일단 잘들어. 나 기자여도 흥신소는 아니야. 알아는 보겠지만 내가 경찰보다 더 잘찾는다고 보장할순 없어. 다만 경찰이 지금 너무 기다려보자고 시간만 끌고있으니 내가 알아는 볼게. " 초점없이 퀭해져있는 수연의 어깨를 두드리며 지현은 대답했다. 본인의 코가 석자라서 신변보호를 요청해도 모자랄판에 지현은 일단 수정의 동선이라도 좀 알아내야 경찰에게 정보라도 줄수 있을거같다고 생각했다. " 수연아 . 일단 너 집에가서 뭐좀 먹고 잠도 좀 자고 정신 좀 차려. 니가 이렇게 무너져있으면 같이 찾지도 못해. 알겠니 ? " " 응... 고마워 지현아 " " 그리고 이 핸드폰은 내가 가져갈게. 단서라도 찾으려면 핸드폰 좀 뒤지는 수밖에 없을거같다 . " " 고마워 지현아... 사실... 우리 할머니한테 말도 못했어. 수정이가 연락이 안된다고. 원래 한달에 한번은 할머니 보고싶다고 집에 오는 앤데... 이번주쯤이면 올때가 됐는데 안오니까 좀 이상하다고 느끼셨는지 막둥이 무슨일이 있는거냐고, 혹시 너무 바빠진거냐고 찾으시네 ... 근데 거기다가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시험공부때문에 바쁘다고그랬어.... " " 일단 할머니께는 말씀드리지마. 몸도 안좋으신데 정말 알면 쓰러지셔. 내가 아는 기자들한테 최대한 정보 알아내볼테니까 넌 일단 집에서 내 연락 기다려. 알겠지 ? " " 응, 부탁할게 지현아 " . 집으로 오자마자 씻지도 않은채 방한구석으로 가방을 집어던졌다. 평소라면 집에 오자마자 맥주한캔을 따고서 담배를 한대 피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컴퓨터를 켜고 usb로 수정의 핸드폰 동영상을 다운 받았다. 좀 더 큰 화면으로 살펴보기 위함이였다. 그러나 동영상 자체 배경이 너무 어둡고, 흔들리는 길을 올라가면서 찍는 터라 화면은 심하게 흔들렸다. 세번정도 돌려볼때쯤 지현은 멀미가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화면을 정지시켰다. ' 왜 이 핸드폰이 수연이네 집앞에 있었던거지 ? ' ' 수정이가 수연이랑 같이 살지 않는데 그 집은 어떻게 알고?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뒤로 하고 지현은 잠시 눈을 감았다. [Rrrrrrrrr] 가방에서 울려오는 벨소리에 정신이 퍼뜩들었다. - 윤기자 - "여보세요 " [ 야 백지현!!! 내가 얼마나 전화했는데 이제야 받아!!! ] " 아 미안, 친구좀 만나느라고. 오늘 헤드 잘봤어. 기사 잘빠졌더라 ? 데스크에서 승인해줘 ? " [김의원 뇌물수수 가려야 해서 우리 꼰대는 오히려 잘됐구나 하던데 ? 우리 꼰대가 후속 기사 써오라고 난리인데 제보자가 전화를 안받아. ] " 너라면 본인 얘기 헤드라인 차지했는데 좋다고 받겠냐? 지금 그분이 안전한지나 모르겠네 내가 걸어도 계속 안받으시던데. 설마 무슨일 있는건 아니겠지? " [그래도 기사 올리기전에는 메일도 주고받았어. 허락은 받고 올려야하니께. 걱정하지마 내가 계속 연락해볼게. 그래도 그 한영기업쪽에서 나한테 해꼬지 할까봐 좀 후달리긴한다야 . 나야 뭐 잃을거 없으니 글 싸지르긴 했다만 .. 넌 괜찮냐? 저번에 협박 문자 왔었잖아 ] " 그거 때문에 신경쓰여서 요즘 호신용품 좀 갖고다닐라고 . 야 윤씨. 그건 그렇고 너 영상쪽 좀 잘아냐? " [왜? 뭔데뭔데 ? 내가 큰건 하나 받았으니 뭐든 해주마.] " 헛소리하지말고. 내가 지금 사람 하나를 찾아야 하는데 단서가 동영상 밖에 없어 . 나는 아무리봐도 잘 모르겠어서 넌 그래도 좀 사진 영상쪽은 알잖냐 " ["흠... 뭔데 그래 ? 돈떼먹은 사람이야 ? 나한테 파일 보내보던가 . "] " 흠.... 그럼 내가 드라이브에 올려놓을테니까 받아서 확인해봐 . 좀 그 동영상 찍힌 장소 알아볼수 있으면 더 좋고. " ["알겠어. 야 큰건 하나 꽁으로 줬는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내가 바로 확인해보마"] " 오키 고맙다~ " 윤기자라면 기사때문에라도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니 오히려 자신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친구라면 이렇게 멀미도 안나고 좀 찾아봐주겠지. 답답한 가슴을 좀 해소하고자 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맥주를 꺼내려 냉장고로 향했다. 벌컥 벌컥 캔을 들이키자 갈증으로 짜증났던 목이 조금씩 청량해지는 느낌이었다. ' 딱 요때 담배도 펴줘야지 ' 지현은 맥주캔을 든 채 안방 서랍 에서 담배를 꺼내려고 문을 열었다. 침대옆에 한켠 놓여진 서랍에서 새 담배를 꺼내려고 하는 순간 지현은 왠지 모른 위화감에 사로잡혔다. ' 내가 서랍을 열고 갔었나 ? ' 그녀는 평소에 출근할때 단정하게 정리를 하고 가는 편인데 안방 수납장이 열려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반쯤 열린 서랍사이로 옷은 묘하게 헤집어진 느낌이 들었다. 분명 오늘 본인은 건조대에 널어진 옷을 입고 출근을 해서 서랍을 열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불안해진 느낌에 지현은 퍼뜩 방안에 불을 켰다. '탁' 스위치를 올리자 힘이 풀려진 지현의 손에서 맥주캔이 추락했다. 거품을 튀기며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던 맥주는 그녀의 발까지 냉한 기운을 전했다. 불을 켜야 비로소 보이는 흔적. 안방사이로 가로질러진 그것은..... 누군가의 신발자국이었다.
제목없음 12
공포미스테리에 업로드가 안되어 재등록 합니당.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제가 너무 늦게 왔죠ㅠㅠ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렇게 늦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회복을 좀 하느라고 늦었습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이전 11편 링크 https://vin.gl/p/2668121?asrc=copylink ============================================================== 제목없음 12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에 대비라도 되는 듯 소장의 집에 앉은 셋은 더이상 말이 없었다. 숙소에서 길을 나선지 시간이 조금 되는 듯 해서 지현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벌써 시간이 저녁을 향해 가고 있었다. 세 사람은 비를 너무 많이 맞아 입술이 파리하게 질려있었고 더이상 취재는 어려울듯 판단해 지현은 말을 건넸다. “ 오늘은 이만 철수하시죠. 물에 젖은 옷도 무겁고 다들 안색도 안좋으신데… “ 그 말에 부르르 몸을 떨고있던 수연도 수긍을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이 되자 아까보다 좀 더 어둡고 음침해진 분위기에 압도되어 집안 내부는 좀 더 을씨년스러워졌다. 몸을 겨우 일으켜 영민과 수연이 먼저 카메라와 짐을 챙겼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줄 알았다면 카메라는 두고올걸 괜히 비싼 장비 젖은건 아닌지 지현은 괜히 걱정이 되었다. 지현은 수첩에 영민의 연락처를 간단히 적은 메모를 적어 소파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소장의 집을 나서자 빗줄기는 아까보다 조금 더 굵어져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 혹시 다른게 생각나거든 연락주세요. 제주향기 권영민 010-####-####] “ 두분 여기서 기다리시면 제가 차 금방 가지고 올게요. 셋다 젖는거보단 나을거 같네요 “ “ 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 영민은 허겁지겁 자켓을 뒤집어쓰고 차가 있는곳 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파리한 입술을 깨물며 덜덜 떨고있던 수연은 오랜 침묵을 깨고 말을 건넸다. “ 지현아. 미안해… “ “ 무슨소리야 . 새삼스럽게 “ “ 내가 괜히 뭔가 큰일에 너를 끌어드린거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 “ 난 어차피 취재도 하고 겸사겸사야. 너무 미안해하지마. “ “ 지현아..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수정이. 무슨일이 생긴거 맞는거 같아. 사실 이미 알고있었는데… 수정이가 무사하지 못할거라는거 말야. 근데 인정하기가 싫었어. “ “ 이해해… 원래 가족들이 그렇잖니. 죽었든 살았든 일단 우리는 수정이를 찾아야해. 할머니한테 보내줘야지 … “ “ 그래… 맞아… 정말 무슨일이 생긴거라면…… 할머니 볼수 있게 고향으로 데려가야겠어…. “ 저 멀리서 라이트가 깜빡거리고 암흑 사이로 권기자의 차가 등장했다. 둘은 서로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일단 차에 올랐다. 혹시 몰라서 찍어둔 관리소장의 핸드폰번호를 지현은 혹시 잊을까 싶어 또다시 수첩에 옮겨 적었다. [ 정진규 관리소장 010- ####-####] 돌아오는 길의 5.16도로는 난코스의 연속이었다. 꼬불꼬불하게 꺾어지는 급 회전 길이 몇번이고 지나서야 숲터널에 진입했다. 아까 낮에 봤을때는 그래도 조금 낭만적으로 보였던 숲터널이 비가 오는 저녁이 되어서 들어서자 한없이 어두운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영민은 혼자 운전하는것이 아니라 긴장이 되었는지 비상등을 켜고 서행을 하며 천천히 운전했다. 그 와중에 조수석에 탄 지현은 급격하게 올라오는 피로감에 잠이 쏟아지는듯 했다. ‘ 조수석에서 졸면 예의가 아닌데… ‘ 밀려오는 졸음과 한참 씨름을 하던 지현은 양쪽 볼을 몇대 때리고 나서야 잠이 조금 가시는 느낌이었다. 비를 쫄딱 맞고 조금 따뜻한 차 안으로 들어오자 밀려오는 졸음을 참기가 힘들어진 지현이었다. 그런데 아까부터 서행을 하던 영민이 갑자기 조금 속력을 내는 것이 아닌가. 비상등까지 켜가며 조심히 운전하던 영민이 어째서 속력을 내는것인지 운전석에 앉아있는 그를 보며 자제를 시키려고 옆을 쳐다보자 그곳에는 영민이 아닌 다른사람이 앉아있었다. 운전선에 앉은 사람은 남자였다. 사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모자를 푹 눌러쓴 머리가 덮수룩하게 길러진 사람이였지만 담배를 문 입술사이에 비춰지는 수염이 눈에 띄었다. 그는 무심하게 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주위에 차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위험한 속도를 즐기고 있었다. “…..누….누구세요 “ 입술을 파리하게 떨며 그에게 말을 건네자 그는 들리지 않는것인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앞만 보며 빗속을 달릴 뿐이었다. 그 속도가 제어가 되지 않아 지현의 안전띠를 맨 몸이 앞뒤로 흔들려 덜컹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 … 누구시냐구요 !! “ 흔들리는 몸을 겨우 일으키며 지현이 그에게 소리쳤다. 그는 시끄럽다는 듯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 조용히해. 진짜 죽여버린다 “ 그의 입술에서 새어나온 압도적인 낮은 목소리에 지현은 더는 대답할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거지 . 어떻게 해서든 이 곳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어떻게든 나가야한다. 일단 바깥을 살피려 창문을 내리자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가 차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깥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정도로 폭우가 내리고 있었다. 어쩔수 없이 다급해진 지현은 손에 닿는대로 보이지않게 엉덩이 밑이나 좌석근처에 무엇인가 잡히는것이 있는지 더듬어 보았으나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날수 있는 방법은 없는듯 했다. ‘ 어쩌지…. ‘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가 않던 지현은 어떻게서든 이 차를 세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한 길인줄 알지만 차라리 사고를 내서라도 이놈을 저지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본인도 인지 못한 반사 신경으로 그가 쥐고있던 운전대를 잡았다. 놀란 그가 그녀를 쳐다보자 지현은 질수 없다는 듯 운전대를 쥐고 핸들을 돌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가고있는길이 안전한 곳인지 사실 알수는 없었다. 그냥 이차를 무조건 멈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하게 스키드 마크를 새기며 자동차는 도로위에서 곡예를 하고있었다. “ 이년이 ….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 “ 무엇인가 뜨끈하게 올라오는 고통에 고개를 들어보니 운전석이 아닌 뒷자석 누군가가 지현을 공격했다. 그는 지현의 머리칼을 잡아당기며 조수석에 내팽겨쳤고 차유리에 머리를 크게 부딪친 지현은 목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고통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않아 컥컥 소리를 내며 지현은 창문에 머리를 기대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주변이 뱅뱅돌았다. 어두운 차 유리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은 다름아닌 목에 칼에 꽂혀진 피범벅이 된………… 수정이었다. !!!!!!!!!!!!!!!!!!!!!!!!!!!!!!! 창문에 비춰진 수정의 모습에 놀라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목에 무엇인가 막혀져있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꺽꺽 소리만 날 뿐이었다. 입을 달싹거리며 수정의 이름을 부르려 하는 순간 무엇인가 차가운 기운이 돌더니 갑자기 몸이 꺼지고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지현씨 !!!! “ 볼에 차가운 기운이 닿자 지현은 퍼뜩 눈을 떴다. 눈앞에는 영민이 그를 걱정스럽게 보고있었고 수연은 물그릇을 들고 있는걸 보아 아마 그녀가 지현의 얼굴에 물은 적셔준 모양이었다. 지현은 숨을 쉬지 못하겠다는 듯 꺽꺽 거리기 시작했고 영민은 다급하게 그녀를 일으켜 등을 두드렸다. 그제서야 의식이 돌아오는지 지현은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그 모든 끔찍한 광경이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 지현아 괜찮아 ? 너 갑자기 차에서 잠들더니 깨질 않아서 영민씨가 숙소까지 업고왔어. “ “ 어………? 어…… 괜찮아 ………그냥 꿈 꾼거야 “ 지현은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는 듯 마른 세수를 하며 얼굴을 쓸어내렸다. 어째서 이런 끔찍한 꿈을 꾼 것인가…. “ 너 갑자기 숨도 못쉬고 꺽꺽대가지고 우리가 얼마나 놀랐다고 . 너가 막 소리소리 지르면서 엄청 허공에다가 대고 뭐라뭐라 하는데… 꿈꾼거야? “ “ 어………… 그냥….꿈이야 “ 영민은 지현이 깨났으니 무슨일이 생기면 부르라는 말만 남기고 젖은 옷을 갈아입으러 나갔다. 어렵게 의식을 되찾은 지현은 침대옆에 놓여져있는 거울을 들어 올려 자신의 목을 살폈다. 다행히 그녀의 목은 상처하나 없이 깨끗했다. 또 꿈을 꾼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꿈이 아니였다. “ 비 맞아서 다들 너무 몸이 안좋아진거 같아. 얼른 쉬자 지현아. “ 수연이 따뜻한 타올을 가져와 그녀의 얼굴을 세심하게 닦아주었다. 엄마처럼 그녀를 챙기는 모습을 보며 지현은 아무래도 자기가 아는 모든 사실을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마를 닦던 그녀의 손을 잡아 내렸다. “ 수연아. 수정이………….. 수정이 죽은거 같아 . “ “ 그래…….. 나도 알아……. 그건 아까 우리 얘기 했잖아. “ “ 아니야 수연아 그거랑 다른 문제야. 수정이 정말 죽었어. 나 느낄수 있어........... “ “ 니가….느낀다고 ? 어떻게 ? “ 그동안 그녀에게 말하지 못했던 그 말. 지현이 수연을 만나기 전부터 그녀에게 일어났던 평범하지 않았던 그 꿈들. 새벽마다 깨야 했던 그 끔찍했던 기억들을 모두 말해야 했다. “ 나 사실……… 매일 밤 수정이 만나 “ 다음편 https://vin.gl/p/2675909?asrc=copylink
제목 미정3
아무도 안봐주실줄 알았는데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ㅎㅎ 3. “ 커피는 너무 많이 마셔서 그냥 에이드 마실게 ”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지현 앞에 앉아있는 수연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초조해 보였다. 여름이 다되어서 이제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지 않을 텐데 싶었지만, 그녀는 뜨거운 줄도 모르고 데워진 커피잔을 계속해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해 마땅한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 지현아, 미안해, 당황했지? 네가 이 회사에 다닌다고 저번 동창회 때 들은 거 같아서…. 상의할 사람이 너밖에 생각이 안 나는 거야. 그래서 실례일줄 알지만 무작정 찾아왔어. ” “ 좀 당황스럽긴 하다. 새벽부터 아까 점심때까지 계속 전화했었잖아. 대체 무슨 일이야? ” 수연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시선을 따라갔고, 바짝 마른 입은 좀처럼 가만히 있을 줄 모르고 오물거렸다. 계속해서 고민하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 지현이 너……. 기자라고 했지? 그럼 혹시……. 사람도 찾을 수 있니? ”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지현은 그녀가 자신을 흥신소쯤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처럼 느껴져 황당하기 짝이 없었지만 일단 들어보기로 하고 대답했다. “ 야. 내가 흥신소냐? 사람을 찾게? 누구 찾으려고? 누가 네 돈 떼먹기로 했어? ” 웃으며 대답한 지현의 말인데도 그녀의 눈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녀는 부산스럽게 가방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한참을 찾는 그녀의 손에 쥐어진 건 둘둘 말아져 있는 흙 묻은 신문지 꾸러미였다. “ 이게 뭐야? ” “ 2주 전에 집에 배달된 택배 상자 안에 있었어. ” 지현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신문꾸러미를 조심스럽게 펼쳐 보았다. 구겨진 신문꾸러미 틈 사이에 놓인 것은 액정 유리가 조금 깨진 검은색 핸드폰이었다, 충전해놓았는지 전원을 켜자 깨진 유리 사이로 선명하게 대기화면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대학생 그것이구나 싶은 게 대기화면에 수강시간표 위젯과 할 일을 적어둔 목록이 바로 보였다. “ 이거 누구 거야? ” “ 그거 우리 수정이 꺼야. 수정이 기억나지? 너 나랑은 안 친했지만, 수정이랑은 같은 동아리라서 가까웠었잖아. ” 그제야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생각난 ‘수정’의 이름이었다. 중학교 때 지현과 같은 방송반이었던 수연의 동생. 김수정. 방송부장이었던 지현이 차기 아나운서를 뽑겠다며 목소리가 좋았던 신입생을 뽑았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가 수연의 동생이었다는 사실을 듣고 놀랐었다. 중학교 졸업 이후로 교류가 없어서 전혀 기억에도 없었던 그녀의 이름이. 이렇게 다시 떠오르게 될 줄이야. “ 수정이는 어디 가고 핸드폰만 여기 있는 거야? ” “ 수정이가 중간고사가 끝나고 주말에 친구들이랑 2박 3일 MT를 간다고 했었어. 근데 수정이가 대학교 기숙사에 살 거든. 기숙사에서 아직도 복귀를 안 했다고 나에게 연락이 온 거야.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수정이가 연락이 안 돼. ” “ 경찰에 신고는 했어? ” “ 당연히 했지. 그런데 핸드폰 위치 추적해보니까 일행들이랑 핸드폰 위치가 일치한다고 가출인 거 같다고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거야. ” “ 경찰한테 이 스마트폰 보여주지 그래서 ” “ 보여줬지. 그런데 알고 보니 택배로 보낸 것도 아니라 누가 택배 상자에 넣어서 집 앞에 두고 간 거더라고. 그래서 경찰에 보여줬는데 경찰이 믿질 않아. 경찰이 위치추적 했을 때는 수정이 핸드폰이 제주도라고 하는데. 분명 나한테 온 핸드폰은 따로 있고……. 뭐라고 말하고 증명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일단 너한테 도움 청하려고 왔어. 기자면 그래도 사람 찾는 건 잘 할 거 같아서….” 그녀가 손을 떨며 설명을 하는 동안 지현은 진심으로 걱정스러워졌다. 신경쇠약이 걸린 것처럼 핏기 어린 그녀의 얼굴에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눈물을 억지로 닦아내며 핸드폰을 만지더니 무언가를 실행했다. “ 핸드폰에 이 동영상이 있었어. ” 그녀가 실행시킨 동영상에는 대학생 4명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어떤 숲속을 걷는 것처럼 보였다.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기도 다리가 아픈 친구를 위해 짐도 대신 들어주며 한참 동안 길을 걸었다. “ 동영상이 좀 길어서…. 잠시만. 이 부분부터 봐야 해. ” 20분 남짓한 길이의 동영상을 끝에 18분쯤으로 수연이 플레이 버튼을 끌었다. 어스름하게 어두워진 그 배경 안에는 몇 명이 어떤 건물에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딱 봐도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떤 건물을 그들은 올라가고 있었고 사람이 없어 보이는 건물 안에서 빛을 비추며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었다. 그들은 건물 내부를 이리저리 살피며 다른 친구는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잡담을 하기도 하며 1층부터 조금씩 위층으로 올라가는 듯해 보였다. 화면 안에는 세 명 이외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올라가는 일행 중에는 수연의 동생 수정의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기는 했다. 물론 빛이 없는 상태라 잘 보이진 않았고 화면 속 여자는 이리저리 손전등을 비추며 앞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보였다. 음량을 크게 해봐도 그들의 대화 내용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여자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음은 틀림이 없었다. [ “ 쟤 지금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거야? 저 사람 누구지? ” ] [ “ 여기 우리말고 사람 또 있어? ” ] [ “ 저 사람 누구야? ” ] 뒤를 따르던 그녀의 일행들이 수정을 부르고 있었고, 이윽고 카메라는 심하게 흔들렸다. 아마 수정을 따라 뛰고 있는 것 같았다. 숨을 헐떡거리는 소리와 함께 “ 악 ” 하고 짧은 비명이 퍼졌다. 그 순간 카메라는 건물의 바닥을 비추며 화면이 갈라져 버렸다. 아마 카메라 렌즈가 조금 깨진 듯했다. 바닥만 비친 화면 사이로 희미한 그림자가 빠르게 지나갔고 간간이 비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났을까? 정적과 함께 바닥만 비추고 있던 화면에 어떤 손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 후에 화면은 탁하고 꺼졌다. 영상은 그렇게 끝났다 ---------------------------
새마음 요양원 13 [제목없음 13편]
안녕하세요 빙글러님 ^^ 이번편은 좀 지루해질수 있는 내용 입니다. 기다려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댓글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새마음 요양원 13 [제목없음 13] “수정이를 만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 “ 수연은 입술과 손이 떨리는 것을 간신히 부여잡으며 지현의 어깨를 흔들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파리하게 질린 지현의 얼굴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흘러 내렸다. “ 내 꿈에 사실… 오래전부터 수정이가 나왔어….. “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지현의 꿈에 오래전부터 수정이 등장했다니? “ 그게 무슨…. 무슨… 말이야? “ “ 수정이가 꿈에 나와서 살려달라고 했어!! 맨날 흙묻은 원피스 입고 나와서 죽은 사람처럼 내이름을 불렀어…. “ 그녀의 입에서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엉엉 대며 울기 시작한 지현이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소리를 질렀다. “ 왜… 언제부터 … 도대체 … 왜 나한테 말을 안한거야 ? 언제부터야 ? “ 어깨를 거칠게 흔들고 원망스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흔들었지만 그녀는 대답을 차마 하지 못한채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 수정이가 뭐라고 그랬어? 어떤 모습이였어? 자세하게 말 좀 해봐. 그만 울고!!! 울고싶은건 난데 왜 자꾸 니가 울어!!! “ 결국 지현을 흔들던 그녀의 가녀린 손이 어깨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어디로 가야할지 알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녀의 손은 마치 희망을 잃은것처럼 처연하게 길을 잃었다. 죄책감에서 시작한 고백이였는지. 아니면 꿈에서 깬것이 실감이 나질 않아서 뱉어낸 잠꼬대같은 것이었는지 모른겠다. 다만 지현은 자꾸만 꿈에 나오는 수정이 아마도 자신을 찾아달라 하는것 같아 그 모습이 너무 무섭고 미안했다. 한참을 눈물을 흘리며 두사람은 오랫동안 껴안았다. 처음엔 원망과 후회로 뒤섞인 울음 소리가 점점 서로를 위로하는 토닥임으로 바뀌었고 소리는 점차 잦아들었다. 결국 금연이라는 방 문구와 맞지않게 지현은 가방에서 담배 한개비를 꺼내 물었다. 라이터에 불을 붙여 쓴 연기를 들이마시자 조금은 정신이 돌아오는 듯 했다. 멍하게 허공을 쳐다보는 수연의 어깨를 토닥거리던 지현은 연기 사이로 조금씩 기억을 꺼내 들었다. “ 처음엔 수정인 줄 몰랐어. 그냥 어디서 본 사람인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더라고. 며칠째 꿈에서 나를 부르는 걸로 시작했지. 나는 모르는 길을 걷고 있었고 추웠어. 주위를 둘러보면 깜깜한 암흑 뿐이였고 오르막길같은 길을 걸었어. 이따금 이상한 생각이 들려고 할때 쯤 길 끝에 수정이가 나타났어. 처음 꿈을 꿀때는 그저 내 이름만 불렀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수정이가 나를 잡으려고 했고 그때마다 나에게 살려달라고 했던거같아…. 그때는 니가 나에게 연락이 오기전이라 대수롭지 않았어. 그게 수정일거란 생각도 못했고 단순히 가위를 눌렸다고 생각했지. 이상하게 꿈에서 깨고나면 아침에는 항상 잊어버렸고 그러다 보니 널 만나도 그 꿈이 떠오르지 조차 않았던 거야. 그런데 최근에 수정이를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꿈 내용이 더 선명해졌고 ….항상 반복되던 꿈이었는데 ……. 아까는 그 내용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어. “ 조곤조곤하게 설명 하는 지현의 말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수연은 그녀의 이야기를 자르지 않은채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러다 꿈 내용이 바뀌었다는 말에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지현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 어떻게 바뀌었는데 ? “ “………. 말하면….. 니가 울지도 몰라 “ “ 이미 충분히…. 각오하고 있어. 더 숨기지말고 나한테 말해줘 “ “ …………….. 영민씨가 아까 운전을 할때 난 잠이 든거 같애. 조수석에서 잠깐 졸았다 생각하고 눈을 떴는데 운전석에는 영민씨가 아닌 왠 모르는 남자가 운전을 하고 있는거야.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나도모르게 그 남자가 몰고있는 운전대를 잡아 끌었어. 사고를 내서라도 차를 멈추고 도망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 그렇게 실랑이를 하던 와중에 뒷좌석에 있던 놈이 내 목을 찔렀고 내 머리채를 잡아다 차문 쪽으로 던졌어. 차 유리에 부딪쳐서 고통스러워하고 점점 정신을 잃어가는데 ……. 유리에 비춰진 내모습이 ….. 내가 아니라 수정이였어……. “ “ 뭐???? “ “ 말했다시피 그전 꿈들은 그냥 단순히 나타나기만 했어. 이렇게 다른 사람이 나오지도 않았다구. 그런데 이번 꿈은 너무 생생해서 목에 찔러지는 느낌과 고통까지 생생했어. 내가 할 얘기는 아니지만 혹시 내가 수정이가 정말 … 죽는 순간을 본거라면……… 그런거라면………… “ “ 정말 그런거라면…………..넌 범인 얼굴도 봤다는 거잖아. “ “ !!!!! “ 무서움과 두려움때문에 미쳐 깨닫지 못한 사실이었다. 수정이 정말 다치거나 죽는 모습을 자신이 본거라면 지현은 틀림없이 범인을 본 것이었다. “ 뒷좌석에도 있었다는 건…. 한놈이 아니라는 뜻인거지 ?” “ 맞아!!!! 뒷 좌석을 확인은 못했지만 한놈은 아니였어. “ “ 그 개새끼가…. 내 동생을 …… 해친거라는 거지 . 죽여버릴거야 …. “ “ 내가 진짜 본게 수정이가 죽는 순간이 아니라고 해도 그 남자들을 보여준 이유는 분명히 있을거야. 수정이는 아마 나에게 뭘 말해주려고 했던거 같아. 그전에는 못 느꼈는데 분명 나에게 뭔가를 알려주려고 계속해서 나타나는 거 같아. “ 손끝으로 타오르는 담배재가 필터까지 다다르자 그녀의 발끝으로 떨어졌다. 순간적인 뜨거움에 지현이 발을 떼자 방바닥에 힘없이 그것이 흩어졌다. 수연의 눈은 더이상 애절함으로 가득차지 않았다. 초점없이 흐려져있었지만 그녀는 몇번이고 입술을 깨물며 차오르는 눈물을 참아내고 있었다. “ 내일 다시 가보자 . 오늘은 못찾았지만 비가 그치고 다시 뒤져보면 단서가 나올거야. “ “ 응…. 꼭 찾아내고 말거야. 언니 노릇도 제대로 못해줬는데…. 꼭 찾아서 그 자식들 내손으로 진짜 죽여버릴거야. “ . 다음날이 되자 결국 수연은 일어나지 못했다. 비를 잔뜩 맞아서 그런것인지 그 전날 들었던 얘기가 충격적이여서 그런것인지 고열에 시달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겨우 비가 조금 그쳐 조사를 나가려 했지만 수연은 밤새 고열에 시달려 결국 정신을 잃고 만 것이다. 같이 비를 맞았던 지현도 미열이 조금 있었지만 같이 누워있을 수 없었다. 지난 밤 모두가 잠든 그 시간에 소리를 애써 참으며 밤새 눈물을 흘리던 수연의 통곡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왠지 지현은 수정의 실종이 본인의 탓인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워졌다. 게스트 하우스의 아침은 여행객들의 조식으로 1층이 다소 분주했다. 몇몇 사람들은 토스트를 입에 문 채 여행 계획을 짜고 있었고 몇몇은 모닝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 “ 일어나셨어요? 친구분은 좀 어때요? “ 머리가 희끗하고 안경을 낀 다부진 체격의 사내는 누가 봐도 영민의 아버지였다. 그의 청남방 사이로 끼워진 명찰에는 host 권상혁 이라고 적혀 있었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이 상대적으로 영민과 차이나 보였지만 이목구비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누가봐도 부자의 모습이였다. “ 아 어제 제대로 인사를 못드렸네요. 수연이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취재를 갈거라서 혹시 중간에 수연이 좀 들여다봐주실수 있을까여? “ “ 물론 그럴려고 했어요. 오늘 오후에도 잠 못깨시면 응급실이라도 데려가봐야할거같아요. 몸살 같기는 한데 혹시 모르잖아요 “ “ 네… 혹시 그때 까지도 못깨어나면 저한테 연락주세요 “ “ 그럴게요. 아 영민이는 벌써 챙겨서 밖에 있을거에요. 그리고 영민이한테 토스트랑 커피 챙겨 보냈으니 가는길에 좀 드세요. 아침도 못드시고 나가시는거 같아서 미리 챙겼습니다. “ “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 챙겨주시고… “ “ 뭘요. 우리 아들놈 잘 좀 부탁드립니다. “ 웃으며 가볍게 목례를 하고 돌아선 지현은 차를 타기 전에 담배 한대를 태워야 겠다고 생각하고 냄새가 풍기지않게 건물 밖으로 나갔다. 외국인 몇명은 담배를 피고 벌써 일어나고 있었고 지현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 순간 가방에서 들어보지 못한 진동이 울리고 있어 한참을 뒤져 꺼내보니 윤기자가 준 대포폰이 울리고 있었다. “ 어. 윤기자. 별일없냐? “ “ 야. 넌 가놓고 전화한통 없냐 “ “ 아 어제 비좀 맞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제주도 날씨가 왜이렇게 오락가락 하냐 . 넌 뭐좀 알아낸거 있냐? 우리집 뒤집인놈은 찾았어? “ “ 정체는 못찾았지만 내가 누구냐. cctv다 뒤져서 단서는 찾았지. 일단 듣고 놀라지마라. 너네집 뒤진놈 우리집 뒤진놈 한놈이 아니였어. 우리집 뒤진놈은 아직 못찾았는데 너네집 뒤진놈은 내가 찾았다 이거 아니냐. “ “ 뭐???? 어떤놈인데 ? “ “ 다행히 너네 복도 cctv가 있어서 찾았어. 놀라지마라… 그놈 너 옆집 사는 놈이였어 “ “ 뭐라고?????? 내 옆집 사람이라고 ????????? “ “ 어…. 너 옆집사람 누군지 만난적 있어?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 봤냐?“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옆집이라니.... “ 아….아니……. 그게 무슨소리야......... 우리집 옆집…….. 빈집이야….. “ 다음편 이어집니다. [새마음 요양원 14편] https://www.vingle.net/posts/2679869
제목 미정2
​ 2. 만원 버스를 타고 사무실까지 걸어오는 동안 지현은 몇 번이나 뒤를 돌아봐야 했다. 버스정류장에서 회사까지는 불과 10분거리 였지만 그 10분을 무사히 오기 위해 핸드폰에 112를 누른 채로 달려와야만 했다. 거친숨을 삼키며 사무실 건물까지 달렸다. 사무실이 1층이였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 엘리베이터를 통해 13층까지 올라가야만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헐떡거리는 숨을 진정시키며 머리를 기대었다. 오늘도 무사히 하루가 가기를. 도착한 사무실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두었다. ‘딩동’소리와 함께 도착한 사무실 메신저에 알람 화면이 떴다. 내방으로 - 한숨을 한번 크게 쉬고 지현은 편집장 사무실로 향했다. 보나마나 들을 쓴소리를 어떻게 빠져나가야할지 조금 고민을 하면서. “ 백지현씨 . 지각까지 했으면 가만두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회사는 빨리 왔네? ” 비아냥 거리는 편집장의 목소리와 딸깍거리는 볼펜소리가 거슬렸다. “ 무슨일로 부르셨어요? 편집장님. ” “ 저번에 내가 킬했던 그 기사 말야. 그 p씨 성추문 사건. 그거 혹시 자기가 한소리 신문에 찔렀니? ” “ 그럴리가요. 제가 어떻게 제 회사를 놔두고 다른곳에다가 특종을 넘기겠어요. 아마 저말고 다른 기자분들도 많이 조사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제보자가 저한테만 정보를 주진 않았을테니까요. ”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늘어놓은 변명이었지만, 누가 봐도 거짓말처럼 들릴 것이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김편집장은 킬했지만, 후에 올 외압과 후폭풍 때문에라도 그녀는 허락하지 않았을 거리리라. 지현은 조용히 안도를 했다. 혹시나 내가 허락 받지 못한다면 대신 실어달라고 윤기자에게 미리 찔러둔 USB가 그 역할을 다한거 같다고 짐작했기 때문이다.. “ 자기가 찌른거 아닌거 확실하지? 혹시 그 일 때문에 우리 잡지사 시끄러워지기라도 해봐. 진짜 모가지일줄 알아. 알겠어? ” 부스스하게 늘어진 머리를 묶으며 김편집장은 으름장을 놓았다. 빨리 기사가 올라갈거라고는 연락을 받았지만 오늘아침 헤드라인을 장식할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지현도 그녀의 호출은 예상하지 못했다. “ 네, 저랑 관련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 문닫는 소리까지 그녀의 신경을 거슬릴까봐 딸깍소리 조차 내지 않게 문을 닫았다. 하긴 가십거리를 주로 취재하는 삼류 잡지사에 현직 대기업 간부의 성추문 사건을 실어달라는 요구 자체가 조금 무리이긴 했다. 처음 기자가 되었을 때, 어떤 환경에서 일하더라도 목소리를 내는 일을 하겠다며 다짐했던 지현이었다. 그러나 취업난에 허덕이고 겨우 턱걸이로 입사한 잡지사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성공한 사람들의 뻔한 스토리를 실어나르거나 연출된 요리 연구방법을 포장해 적는일이 전부였다. 그런 그녀에게 한달 전 도착한 메일안에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증거자료라서 법정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다며 첨부된 녹취 파일과 진단서가 전부였다. 얼굴보고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며 거절한 제보자를 설득해서 겨우 내용을 확인하고 3주동안 취재했던 기사는 5분동안 정독한 편집장의 어이없는 표정과 함께 찢겨졌다. 아니 까였다. 휴식시간 10분을 남기고 담배 한 개피를 펴야겠다고 생각한 지현은 옥상위로 올라갔다. 삼사오오 모인 타사에 샐러리맨들 틈에 끼어 담배 한 개피에 불을 부치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폐까지 번지는 뜨거운 기운을 온몸으로 삼키며 머리를 헤집는 편집장의 눈초리를 애써 지워보았다. 필터까지 타기 직전 담배를 땅에 떨구고 비벼껐다. 이젠 정말 여름이 되려는지 뜨끈해진 태양열에 머리카락 사이로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한숨을 크게 쉬고 냄새가 베일까봐 제킷을 한번 털려고 하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확인한 액정 화면 위로 쓰여진 이름. 김수연. 그녀였다. 끊을 기미가 없이 계속 되는 진동에 그녀는 잠시 고민을 했다. 받아야 하는건가? 조금 고민이 되는 그 찰나에 시간동안 액정위로 부재중 화면이 넘어가 있었다. ‘급하면 또 오겠지 뭐 ’ 벌써 얼마남지 않은 점심시간에 퍼뜩 놀라 지현은 사무실로 뛰어갔다. . 기지개를 켜고 서류를 정리하며 퇴근을 준비했다. 벌써 여섯시가 넘었던가? 지현은 지저분하게 쌓여진 서류들 틈 사이에 끼어진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자리를 나섰다. ‘오늘은 잠을 좀 자야할텐데. ’ 뻐근해진 뒷목을 주무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노곤하게 올라오는 피로감에 하품을 크게 했다. 숙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또 커피를 몇잔 마신거 같다고 생각했다. 어스름하게 내려앉는 저녁 노을 사이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였다. “ 지현아! ” 퇴근을 위해 내려가는 사람들 틈, 건물로 올라오는 유일한 사람. 그녀였다. “ 김수연? ” #공포 #공포소설 #무서운이야기 #무서운얘기
새마음 요양원 14[제목없음 14]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드디어 14편을 올리네요. ㅎㅎ 다들 제가 미리 글을 쓰시는 줄 알겠지만 전 구성되어있는 커다란 틀만 있을뿐 그때마다 쓰는 글은 그날 떠오르는 내용을 토대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허.... 그래서 여러분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갈수가 있을거에여. ㅎㅎㅎㅎ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현재 뚱고레 치료와 저의 치료를 위해 매우 애쓰고있어서 틈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성실하게 연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글의 썸네일 이미지 하나 넣어야할거같은데....뭐가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이전편 주소 [새마음 요양원 13편 ] https://www.vingle.net/posts/2675909 @ofmonsters @gloomnfancy @goodmorningman @uruniverse 기....기억나는 분들만 일단...;;; ========================================================== 새마음요양원 14 “ “ 아….아니……. 그게 무슨소리야......... 우리집 옆집…….. 빈집이야….. “ 수화기 너머로 확신에 찬 그에 물음에 지현은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지현의 옆집은 이사를 떠난지 불과 2주일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 옆집 여자는 지현의 회사와 근처에 근무하던 사람이었는데 가끔 지하철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가끔 고민이 되서 눈이 마주치면 가벼운 목례정도만 하던 어색한 사이였기 때문이다. 퇴사를 하게 되서 이제 지방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며 이사짐을 정리하던 도중 지현과 몇번 인사를 나눈 것이 다였다. 흔한 친구조차 집에 들이는 법이 없어보이던 그녀가 이사를 떠났는데 그 빈집에 누가 왔다갔다 한다는 것일까. “ 너 자세하게 알아본거 맞아? 거기 정말 빈집이야. “ “ 야 진짜야? 헐,,,, 대박이네. 그럼 빈집까지 와서 몰래 머물다가 너네집 뒤지고 갔다 그런소리인가 ? “ “ …. 하 미치겠네 “ 지현은 답답하고 초조한 마음에 애꿎은 담배만 질겅질겅 씹어댔다. “ 백지현 너 한일기업 취재 시작한거 언제였지? “ “ 내가 시작한거 ? “ “ 어 제보자 메일받고 진짜 취재시작한거 언제부터 였냐고 “ “ 음…. 한 10일전이지 아마 ? “ “ … 내 예상이 맞다면 그 제보자가 메일 간거부터 이미 너의 정체가 밝혀진거고 감시당하고 있었던거같아 . “ “ 뭐 ??? “ “ 아무래도 그 제보자를 이미 감시하고있었을지도 몰라. 내가 알아본거는 일단 너네집 뒤지기 전까지만 cctv를 확인한 상태라 그전까지 한번 뒤져봐야 할거같다. “ “ …. 하 나 살아있을수있을까? “ “ 기사는 결국 내가 썼으니 니가 죽겠냐. 내가 죽지 “ “ 불길한 소리좀 하지마 미친놈아 “ “ 쫄기는. 일단 내가 더 알아볼 테니까 너 몸조심하고. 제주도에서도 조심해. 거기 첩자 없으리란 법 있냐 . “ “ 니걱정이나 해라. 난 지금 여기 취재도 머리아프다 “ “ 혹시 물어볼거 있음 전화하고. 물어볼거 없어도 좀 전화해. 살아있는지 확인은 해야할거아냐. “ “ 알았다. 너도 일단 몸조심해 “ 한숨이 나오는 대화를 끝으로 지현은 뒷목이 뻐근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 어째 그 한일 기업을 취재하기 시작한날부터 본인의 인생이 무지하게 꼬여가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현이 알지도 못하는 순간부터 감시를 받고있었던 거라면 범인이 잡히기 전까지 집에 돌아갈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 지현씨. 여기서 뭐해요. 한참 찾았잖아요 . 얼른 가요 !! “ 멍하게 필터까지 타고있는 담배를 쥐고있는 지현에게 영민이 다가와 어깨를 툭 쳤다. 예상하지못한 영민의 등장에 지현은 적잖게 놀랐지만 일단 해야할 일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 미안해요. 친구랑 전화좀 하느라고 . “ “ 그런거 같았어요. 그런데 지현씨 핸드폰이 두개에요 ? “ “ 아… 친구가 걱정된다고 폰 하나를 줬거든요. “ “ 기자님들이 취재용 핸드폰 별도사용하는 경우는 봤는데 이건… 대포폰 같은데 … 아니에요? “ “ 아.. 아니에요 . 그냥 굴러다니던 폰이래요 “ “ 그렇구나…. 일단 취재 하러 가시죠. “ “ 네. 얼른 갑시다 “ . . . . . 다행히 바깥의 날씨는 언제 비가왔냐는 듯 맑고 깨끗하게 개어있었다. 영민의 차에는 어제의 비냄새가 빠지지않은 상태였는데 밖은 야속하게도 햇빛이 뜨거워 썬팅된 차문을 좀 닫아야했다. “ 토스트랑 커피좀 드세요. 잠도 좀 깨시고 허기도 채우셔야죠. 진짜 피곤하실텐데 “ “ 아 먼저 먹어도 될까요? 배가 고파서… “ “ 드세요. 전 이미 먹고 나왔어요. 커피는 저희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접 볶은 핸드드립 커피에요. 아마 맛은 몰라도 향은 기가막힐 겁니다. “ 보온병에 들어있는 드립커피를 컵에 살짝 따라 향을 맡으니 핸드드립 답게 구수하고 풍미 진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맛을 보니 그럭저럭 괜찮은 맛이었다. 어차피 아메리카노만 주구장창 마시는 편이 아닌 지현에게는 핸드드립도 다 비슷한 맛 같았기에 그냥 잠깨는 물처럼 들이킬 뿐이었다. 요즘 게스트 하우스를 하려면 진짜 별거 다해야겠구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지현은 밀려오는 허기에 계란이 듬뿍 들어있는 토스트를 한입 베어물었다. ‘일하기 딱 좋은 날씨네. ‘ 탄수화물이 위장을 자극하니 몸이 따뜻해졌다. 어제 비를 너무 많이 맞아 지현도 몸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 따뜻한 음식을 먹고나니 그나마 온기가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문득 창밖에 비춰진 본인의 모습에 지현은 많은 생각에 잠겼다. 꿈에 나타난 수정이 너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뜨거운 피를 흘리며 고통에 눈을 감았을 수정. 정말 수정은 그렇게 죽은것일까? 아니면 힌트를 주기 위해 나타난 것일까. 알수없는 질문의 대답에 지현은 그저 한숨이 나올 뿐이였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조금 눈을 붙이고 일어나보니 벌써 도착해있었다 다급하게 시계를 보니 길을 나선지 벌써 2시간 정도가 지나 있었고, 운전석에 있어야할 영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살짝 띵하게 올라오는 두통에 지현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일단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을 들어 영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 어디가신거지 ‘ 차에서 내려 가볍게 기지개를 편 지현이 영민을 찾으러 길을 나설 채비를 했다. “ 어디보자. 녹음기는 주머니에 있고 카메라를………….. 카메라…. 카메라 어딨지 “ 조수석과 운전석 뒷좌석까지 뒤져보았지만 카메라 가방은 보이지 않았다. ‘ 영민씨가 들고간건가 ‘ 아무래도 지현이 잠들자 영민이 먼저 길을 나선 듯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현은 차문을 닫고 길을 나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으로 영민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받지 않았다. 지현은 더 지체할 시간이 없어 먼저 새마음 요양원 근처로 길을 잡았다. ‘아마 거기서 만나던 못만나면 전화가 오겠지.’ 확실히 비가 그친 다음날이라 그런지 풀이 무성하게 올라온 기분이었다. 풀에 맺혀진 물방울이 지현의 바지와 발목을 적셔 축축함이 올라왔다. 어제 분명 길을 내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비가 와서 그 길은 다 사라져 버린 모양이었다. 몇분동안 길을 헤매는 기분이 들었으나 다행히 저멀리 우중충한 건물의 실루엣이 보였다. 맑은 날씨에 봐도 건물은 조금 음침했다. 워낙 넓고 크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폐건물이 주는 위압감고 중압감이 지현을 짓눌렀다. 일단은 핸드폰으로 요양원 외관의 사진을 찍었다. 외관의 전경과 건물 층마다 비춰지는 모습. 창문들 외관 장식들을 줌을 당겨 사진을 찍었다. 오래된 폐건물의 창문은 깨지거나 사람들의 낙서로 가득했다. 줌을 당겨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확실히 스마트폰의 클로즈업은 이미지가 깨지는 것을 막을순 없는 모양이었다. ‘ 에잇. 똥폰 사진 겁나 깨지네 ‘ 애꿎은 스마트폰에게 화풀이를 하던 지현이 1층부터 줌을 당겨서 사진을 올려 찍는데 문득 5층까지 다다르자 창문에 무언가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깜짝 놀랐다. 시력이 좋지 못한 지현이었기에 1층부터 5층까지 손가락으로 세어 올려다보자 지나갔다고 생각한 그곳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기분탓인가 ‘ 다시 5층의 사진을 찍으려 핸드폰을 들어올리자 그곳에는 아까 보이지않았던 희미한 그림자가 서있는 것이 보였다. 또다시 깜짝놀라 지현이 다시 손가락으로 5층을 세어 창문을 살폈지만 또 아무것도 없었다. 핸드폰을 쥐고 있던 손이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다시 용기를 내어 스마트폰을 들어올려 사진을 찍으려 하자 아까보다 좀 더 선명하게 5층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이목구비가 뚜렷하지도 않았지만 여자인 것 처럼 보였다. ‘ 이건 꿈일거야. 정신차려야해 백지현. 눈 한번 깜빡하고 뜨면 저거 없어질거야 . ' 지현이 떨려오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한채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5초를 세고 눈을 뜬다면 저 흐리멍텅한 건 없어져 있을거야. 지현은 숨을 한번 크게 쉬고 손가락 다섯개를 펴고 5초를 세었다. 5 4 3 2 1 눈을 뜨고 요양원 외관을 다시 살피니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카메라 어플을 실행시키고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 줌을 당겨 사진에 초점을 맞추려 화면을 터치하자 분명하게 들어온 5층의 그것. 눈코입이 보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온몸에 피 칠갑이 되어 멀리서는 눈코입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떨리는 손을 화면을 다시 들여다보자 분명하게 알수 있었다. 창문곁에 서 있는 그것의 정체는 …… 수정이였다.
제목미정
1. 칠흑같이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다. 가로등이 저 멀리 보일 듯 말 듯 불빛 마저 희미해지는 곳을 걷고 있다. 지금 몇시쯤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시계를 들여다 보니 아날로그 싸구려 가죽시계가 깨져 있다. 대학 입학을 축하한다고 아버지께서 사주신 낡은 가죽 시계였다. 이제는 단종이 되서 건전지를 갈아끼우는일 조차 쉽지 않은데 시계 유리가 깨져 있다. ‘ 시계유리만 교체해주는 곳이 있었던가?’ 결국 정확하게 몇시인지는 확인하지 못한 채로 길을 걷는다. 와본 기억이 없는 곳인데도 이상하게 낯이 익다. 창문에 붙여진 찢어진 창호지, 철로 된 대문위에 붙여진 껌 씹고 나서 붙이는 스티커까지... 어디서 보았던가? 여름이 다가왔는데도 아직은 밤공기가 차가워 대충 걸치고 왔던 자켓을 여미어 본다. 길을 걷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다. 그래. 분명 그녀밖에 없었다. 분명 아까 시계를 보려고 손을 올리기 전까지는 저 여자는 없었다. 분명히 없었는데... 흐릿하게 보이는 가로등 밑에 누군가가 서있다. 아까는 확인하지 못했던 사람이 길 끝에 서 있다.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좀 더 앞으로 다가갔다.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데도 그 사람의 얼굴은 확인하기 어렵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얼굴이 없는 것 같았다.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그 자리에 서있던 사람은 여자였다.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았는데 슬픈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처연했다.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었다. 누구인지 몰라도 확인해야한다. 머리가 지끈거려 얼굴이 찡그려진다. 그때 문득 생각이 났다. 매일 온 것 같았던 이곳은 매일 밤 그녀를 괴롭히던 꿈속이었다는 것을. 지금 꿈속에서 괴롭히는 이 여자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또 다시 손을 뻗는 것이다. 이번에야 말로 기필고. ‘ 너 대체 누구니? ’ 짜증섞인 말투로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는 순간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그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 언니.... ” 땀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서 꿈에서 깨어났다. 침대 옆 시계를 확인해보니 매일 그렇 듯 시간은 새벽 4시 26분이었다. 마른 세수를 하며 얼굴을 감싸쥐었다. 술을 깨지 못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고 머리가 아파왔다. 시계 옆에 놓여진 두통약 한 개와 물을 삼키고 나서야 비로소 현실임을 깨달았다. 벌써 일주일째 반복되는 꿈을 꾸고 있다. 어두운 골목길을 걷고 있고 어떤 여자를 만난다. 그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면 자꾸 꿈에서 깬다. 이상하게 그여자는 지현과 스친 적이 있는것처럼 낯이 익었고 막상 생각을 해보면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멍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자리를 정리했다. “ 다시 자기는 틀렸네 ” 언제나처럼 자켓 하나를 두르고 베란다로 나갔다. 담배 한개와 라이터를 챙기고 베란다에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무신하게 불을 붙이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처음 서울로 올라 왔을 때 유일한 낭만이라며 구매했던 작은 테이블과 의자는 맥주 한잔 대신 수북히 쌓인 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져 있었다. 아직 차가운 새벽 공기에 불을 부치며 쓰게 뱉는 담배연기가 하얗게 번진다. 그 때 손이 시려워 넣은 왼손에 무엇인가 잡혔다. 어제 충전해야지 하면서 챙기지 못했던 핸드폰이었다. “ 아,,, 충전해야 했는데 배터리가 남았던가 ? ” 눈을 찌푸리며 켜본 핸드폰 액정에는 배터리 12% 절전모드 화면이 켜져 있었다. 그리고 빨갛게 표시된 알림표시. 부재중 3통, 메시지 1통 막상 이런 부재중 연락이 요즘 들어 무서울법도 한데 일단 확인해 보았다.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모두 고등학교 동창 수연의 번호였다. 혹시나 하고 확인 한 메시지에도 역시 그녀의 번호가 찍혀져 있었다. 지현아 일어나면 전화좀 줘 - 낯선 그녀의 연락은 당황스러웠다. 지난번 억지로 끌려간 고등학교 동창모임때 번호를 교환했었지만, 지현과 수연은 친한편이 아니였다. 물론 사회에 나와서도 연락하는 사이는 더욱 아니였다. 다만 으레 그렇듯 어색하기 짝이 없는 그 공간의 훈훈한 분위기를 채워보고자 멋쩍게 교환한 번호였다. 동창회 이후로 잘 들어갔냐는 흔한 안부인사도 없었던 사이에 갑자기 전화라니. 더군다나 일어나면 전화를 달라는 그녀의 메시지는 잘못보냈나 생각하는 의심조차 들수 없게 했다. 낯선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발자국 세개
완전 어렸을적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생겼던 얘기를 글로 옮겨보려고 합니다. 들은대로 적기는 하겠지만 약간의 과장과 재구성이 되어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들은얘기를 재구성했으니, 더이상의 사실여부를 묻지마시오. ㅎㅎㅎ) 원래 개인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리려고 했는데ㅠㅠ 시간이 좀 안되고있네요 일단 우리 가족은 불교 신자 입니다. 제가 거주하는 지역은 제주도이고 여기서 나고 자라서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집이 엄마아빠때부터 다녔던 절이 있는데 그곳 이름이 [석굴암] 입니다. 경주에 있는 석굴암이 아니고 그냥 제주도 오름 위에 지어진 작은 암자 이름이 석굴암 입니다. 그 절은 1100도로를 따라 가면 있[천왕사]라는 절 옆에 있습니다. 그러나 석굴암은 산입구에서 한시간 정도 올라가야만 나오는 산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틈이 나는 대로 절에 다니셨던 시절인데, 그때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이여서 가는 버스도 한정되어 있었고 버스 시간조차도 매우 드물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 절을 다녔을때에 생겼던 부모님이 겪으신 에피소드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어린 언니들을 할아버지댁에 맡기고 그 절을 방문 하게 되었습니다. 오후에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가는 버스도 드물고 포장도 제대로 되지 않은 길을 가다보니 시간이 다소 소요되었습니다. 오후에 출발했는데 산입구에 도착해보니 이미 시간이 늦어진 상태였고, 깜깜해진 곳을 올라갈까 말까 하다가 그냥 올라가자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산이라 그런지 저녁시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주변은 엄청 칠흑같이 어두웠고 가로등도 설치가 되지 않아서 랜턴 하나에 의지한채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석굴암은 산입구에다가 등산객이 올라가면서 절까지 전달해줄수있도록 식수와 생필품등이 놓여져있을때가 있고 보통 올라가는 신자들이 그것을 대신 절까지 운반해고는 합니다. 그때도 산입구에서 생필품 가방이 놓여져 있었고 아빠는 그것을 등에 메고 엄마와 함께 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몇분을 가다가 먼저 올라가고 있는 한 스님을 발견하게 되셨고 그 분과 동행하기로 결정했답니다. (그 때는 스님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기도터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서 소속 스님이 아니여도 모르는 스님이 많이 보였습니다.) 한참을 걸어가고 있는데 발목까지 올라온 풀을 헤치며 걷는일은 쉽지 않았고, 거리는 1시간이 채 되지않는 거리지만 주변이 하도 깜깜해서 도무지 잘 가고 있는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랜턴마저 불이 깜빡거려 어쩔수없이 스님과 잠깐 자리에 앉아 상의를 하게 되었죠. "스님, 어떵 더 올라가야 할거 닮은디 깜깡행 찾을수가 어수다 " ( 제주도 사투리라 좀 번역하겠습니다 스님 좀 더 올라가야 할거 같은데 깜깜해서 길을 찾을수가 없네요 ) " 기지예, 겅하믄 저기 쉬는데까지만 올라강 쉬당 가게 마씸 " (그렇죠? 그러면 저기 쉴까지만 올라가서 잠깐 쉬고 올라가시죠 ) 다행히 5분정도 더 올라가면 산장 비슷한 곳이 있었고, 산장이라기보다는 짐을 좀 쌓아둘수 있는 한평남짓한 창고 같은 곳이 있었습니다. 얼마 멀지 않은곳에 도착한 창고에서 잠깐 가방을 풀고 셋은 좁은 공간에서 잠을 청하긴 쉽지 않아 문만 겨우 닫고 봇짐에 머리를 기대셨다고 합니다. " 스님, 밖이 하도 깜깜행 안보이난 새벽에 동트민 가게마씸 " (스님, 밖이 너무 깜깜해서 보이질 않으니 새벽에 동이트면 가시지요 " " 겅하게 마씸. 그래도 헤끔 지나면 앞은 어떵 보일거우다 " (그렇시죠. 그래도 조금 지나면 앞은 보일거 같습니다 ) 그렇게 세분은 짐을 안고 벽에 딱 붙어 기대셨고, 다리를 펼 공간 조차 없이 날이 조금 밝을때까지 기다렸다고합니다. 거리가 짧아도 갈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옆이 절벽이었기 때문에 생사를 걸고 올라갈순 없었던 것이지요. 세분은 벽에 기대서 잠이 드셨고 시간은 한참 지나고 있었습니다. 주변이 어둑어둑해져 산짐승 소리 조차 들리지 않았을때, 적막을 깨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쾅쾅 ' 무엇인가 밖에 창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습니다. ' 쾅쾅'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깬 엄마는 게슴츠레 눈을 떠 밖을 보았지만, 이상하게 아무소리는 들리지 않고 문만 두드리고 있어 바람소린가 하셨답니다. 그 순간 너무 정확하게 '쾅쾅쾅쾅' 소리가 들렸습니다. " 선희 아빠. 일어나보십서. 밖에 이상한 소리 남수다 . 누가 문 두드리는거 닮은디..." (선희 아빠. 일어나보세요. 밖에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거 같은데...) " 누가 문을 두드려말이냐게, 이 새벽에 산에 올 사람이 누가있댄 " ( 누가 문을 두드리는다는거야. 이 새벽에 산에 올사람이 누가있다고 ) " 겅하난말이우다. 근데 누가 막 문을 두드렴신디,..." (그러게 말이에요. 근데 누가 자꾸 문을 두드리는데 ... ) 엄마는 겁에 잔뜩 질려 울먹거리고 있었고 스님또 인기척에 눈을 뜨셨다고 합니다. 두려움에 웅크리는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아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열려고 잠깐 나가셨고 창고 문에 열려 손을 갖다 대는 순간. " 보살님. 열지 마십서. " (보살님. 열지 마세요 ) " 무사마씸. 우리 각시 막 무섭댄 허난 밖에 확인해줘사 될거 닮은디 " (왜그러세요? 제 와이프가 너무 무서워해서 밖에 확인해줘야 할거 같은데 ) " 새벽에 문두드리는 사람이 누가 이시쿠가게, 밖에 누가 있든 사람은 아니우다 " (새벽에 문두드리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밖에 누가 있든 사람은 아닙니다 ) 아빠는 문을 열려다가 잠시 멈칫했고, 문에 귀를 가져다대고 누가 있는건가 소리를 들어보셨다고 합니다. 그순간 또 '쾅쾅쾅쾅 . 경찬아..... 문열어 주라 ' 이런 희미한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습니다. 경찬이라는 이름은 참고로 저희 아버지의 어릴적 예명입니다. 가족들 이외에는 그 이름을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틀림없이 돌아가신 할머니의 목소리였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퍼뜩 놀란 아빠가 뒤로 주춤하며 발을 떼셨고 문밖에서는 문고리를 돌리며 또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경찬아... 문열어주라. 어멍이여 ' (경찬아 문열어줘라 엄마야 ) 아빠는 갑자기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너무 놀라며 문을 열려고 하셨고 그 순간 스님이 부리나케 아빠의 손을 잡아채며 말리셨습니다. 할머니는 아빠가 군대에 있었을때 돌아가셨는데 부고 소식을 알리면 탈영을 할까봐 위독하셨다고 말도 듣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대를 하고 나서야 할머니의 죽음을 아셨는데, 아빠는 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로 평생을 죄책감에 살아야 했습니다. ' 쾅쾅쾅. 경찬아 어멍 춥다게 . 문좀 열어주라 ' (경찬아 엄마 춥다. 문좀 열어줘라) 아빠는 눈물이 흘러나오는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문을 열려고 다급하게 다가섰고 스님은 아빠의 허리를 잡아채며 문을 못열게 막았습니다. " 보살님. 밖에 이신거 사람 아니우다게 . 정신촐리십서 " (보살님. 밖에 있는거 사람 아닙니다. 정신 차리세요 ) " 스님. 우리 어멍 밖에서 춥댄 햄수다. 문열어줘야되마씸. 우리 어멍 추웡 떨고 이수께 " (스님. 우리 어머니 밖에서 춥다고 하세요. 문열어줘야 합니다. 우리 엄마가 추워서 떨고 계세요 ) '쾅쾅쾅. 경찬아 여기 잘도 춥다... 문좀 열어주라게. 어멍 목소리 모르크냐?' (경찬아 여기 너무 춥다. 문좀 열어줘라. 엄마 목소리 모르겠니? ) " 나강으네 확인해봐야 되쿠다 스님. 어멍 아닌지 확인해사되쿠다 " (나가서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스님 . 어머니가 아닌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 " 어머니 돌아가셨지예 ? 돌아가신 사람이 어떵 여기 이시쿠가. 사람아니우다. " (어머님 돌아가셨죠? 돌아가신 사람이 어떻게 여기 있습니까. 사람아닙니다 ) 아빠는 스님의 말을 듣고서야 납득은 하셨지만 복받쳐 오르는 서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문고리를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엄마는 아빠의 등을 토닥거리며 같이 눈물을 흘리셨고 스님은 문고리를 붙잡고 경을 외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밖에서는 계속해서 아빠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아빠는 그 소리가 끝날때까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울다가 잠드신 아빠가 문득 눈을떠보니 새벽이 좀 걷고 빛이 들어오는거 같았고 시계를 보니 6시가 지나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말라붙은 눈물을 닦고나서 엄마를 조심스럽게 깨우셨고 벽에 기대어 계신 스님을 부축해 문을 열었습니다. 밖을 보니 어둠이 조금 걷힌 상태로 해가 뜰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언제 그랬냐는듯 밖은 또 새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 흙바닥에는 어제 보지 못한 발자국 세개가 창고 입구 여기저기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발자국이라고 하기에도 이상한 움푹패인 발자국은 한개의 네모 반듯하게 찍힌 무엇이 같이 찍혀있었습니다. " 보살님. 여기 바로 옆에 충혼묘지 이수께. 거기에 다리 잘린 병사들 이시카부댄 관속에 목발 하나씩 넣어줬댄 햄수다. 어제 거기 있던 구신들 올라왔던 모양인게 마씸 " (보살님. 여기 바로 옆에 충혼묘지 있잖아요. 거기에 다리 잘린 병사들 있을까봐 관속에 목발 하나씩 넣고 묻어줬다고 합니다. 어제 거기 있던 귀신들이 올라왔던 모양이에요 ) 세개의 발자국는 창고입구에서부터 절벽을 향해 찍혀 있었습니다. --------------------------------------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첨부했지만 사투리 해석이 더오래걸렸네요 ^^; 매일 눈팅만 하다가 적어본 실화썰입니다. 너무 길어진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ㅎㅎ
요즘 너무 재밌게 보고 있는 빙글 귀신썰 추천!
안녕! 며칠만 안와도 엄청 오랜만인것 같지? 난 왠지 그렇더라 ㅎㅎ 오랜만이어도 어제 본 것 처럼 편하고 매일 봐도 반가운 그런거 그런거였으면 좋겠다 암튼 오늘은 이야기를 퍼왔다기 보다는 요즘 너무 재밌게 보고 있는 귀신썰이 있어서 소개해 보려고. 많이들 봤겠지만, 재밌는거 비해 생각보다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원래는 [제목미정]이 제목이었는데 슬쩍 [제목없음]으로 바뀌더니 오늘부터 [새마음 요양원]으로 제목이 바뀐 썰이야 ㅎㅎ 글쓴이 @ddochi8907 님의 꿈에서 차용을 한 이야기라고 해. 꿈이 어쩜 이럴 수 있을까. 심장이 쫄깃... 나만 보기 아까워서 공유해 본다. 제목미정 1 제목미정 2 제목미정 3 제목없음 4 제목없음 5 제목없음 6 제목없음 7 제목없음 8 제목없음 9 제목없음 10 제목없음 11 제목없음 12 새마음 요양원(제목 변경) 13 위 링크 누르면 1화부터 볼 수 있고, 현재 12편까지 나왔어. 재밌으면 좋아요, 댓글 남겨 드리고! 알지? 좋아요와 댓글이 쓰니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앞으로도 여기 가면 쭉 이어 볼 수 있고, 이 분 팔로우하면 피드에서 바로 글을 볼 수 있겠지 :) 참. 이 분이 제일 처음에 써주셨던 글도 너무 무서워서 공유해. 요건 실화라고 함. 주말 잘 쉬고, 난 재밌는 귀신썰 찾으면 그 때 다시 올게! 요즘 귀신썰 보는 눈이 높아져서 그런지 맘에 드는거 찾기가 영 쉽지 않네 -_-
새마음 요양원 15
안녕하세요 빙그러님들 ^^ 불금 즐기시라고 15편 올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새마음 요양원 15] 눈을 몇번을 손으로 문지르고 봤지만 창문곁에 서있던 여자는 분명 수정이었다. 놀란마음에 심호흡을 몇번 하고나서 핸드폰을 다시 꺼내 올리자 온몸에 피칠갑을 한 수정이 5층 어떤 방에 서있었다. 핸드폰의 줌을 당겨 그녀를 자세히 보자 그녀는 지현을 보면서 뭐라고 말하는 것 처럼 입모양을 움직였지만 가까이서 듣지를 못하는 그녀는 뭐라고 하는지 도무지 알아들을수 없었다. 지현은 혹시 몰라 핸드폰에 동영상을 재생시켜 두기로 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수정의 모습을 촬영하는 순간 등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정지 버튼을 눌렀다. 다시 올려다본 그곳에는 수정이 사라지고 아무도 없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뒤를 살펴보자 아까 한참을 찾아도 없었던 영민이 서 있었다. “ 권기자님. 어떻게 된거에요 한참 찾았잖아요. “ “ 아 미안해요 지현씨. 너무 곤히 잠드셨길래 저라도 먼저 길을 나섰어요. 그치만 좋은소식이 있어요. 지현씨가 찾고있었던 그 차량. 제가 찾은거같아요 “ “ 네? 수정이네 차를 찾았다구요? 어디에 있어요? “ “ 그 캠핑장 근처에 있었어요. 그날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리가 못찾았었나봐요 “ “ 네? 그때 캠핑장 근처는 대충 살폈던거 같았는데…. “ “ 일단 같이 가시죠. “ 캠핑장 근처는 분명히 뒤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쪽 지리를 완벽히 모르는 지현에게는 아마 다 못가본 곳이 있는 모양이었다. 영민이 안내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려 가려하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핸드폰 줌을 당겨 5층을 비춰봤지만 더 이상 수정의 모습은 확인할 길이 없었다. “ 핸드폰으로 왜 같은곳만 계속 찍으세요? “ “ 아… 제가 뭘 본거 같은데…. 육안으로는 잘 안보여서요. 그런데 아니었네요 . “ “ 그렇군요 . 일단 차부터 보실까요. “ 뒤를 돌아 길을 잡는 영민의 뒷모습을 보며 조심스럽게 길을 나서는 지현이었다. 차를 정말로 찾은거라면 그 차안에서 어떻게든 단서를 찾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수정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도… 비가 온 사이에 우거지게 자란 풀을 밟으며 조금씩 길을 내려가고 있는데 저멀리 캠프장 주차장이 보이는걸 보니 이 근처인 듯 했다. “ 저기에요 ! “ 영민이 소리치며 풀을 헤치고 뛰기 시작했다. 덩달아 지현의 발걸음도 급하게 바뀌어 달려가보았다. 그곳에는 렌터카로 표시된 허라고 적힌 번호판과 함께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차 한대가 세워져 있었다. 지현은 렌터카의 번호판과 외관을 사진을 먼저 촬영했다. 이것이 수정의 일행이 타고온 차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기에 차 번호를 그때 적어두었다던 관리소장에게 확인을 요청해야 했다. [제주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 외관을 이리저리 살피며 촬영하던 지현은 뭔가 차량이 이상함을 감지했다. 지현은 자신이 느끼는 위화감의 원인이 무엇인지 몰라 조금 두리번 대다가 차량을 보며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째서 차량이 깨끗해 보이지 . ‘ “ 차가…. 너무 깨끗한거 같지 않아요? “ “ 차가 그분들이 타고온게 맞는지는 렌터카에 확인을 해봐야 하니까요. 현재로선 근처에 방치된 차량은 이거 한대였어요. 뭐가… 이상하세요.? “ “ 아니… 어제 비가 그렇게 많이 내렸는데 어째서 차량이 이렇게 깨끗한건지… 풀이고 흙이고 막 날라와서 더러워졌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 지현이 평소에 좋은 기자로서의 감을 갖고 있다고 자부할순 없지마 이건 누가봐도 수정의 차량이 아닌 것 같았다. 너무 깨끗하고 심지어 너무 풀을 밟고 올라온 흔적이 선명했다. “ “ 그러고보니… 좀 그런거 같기도하고… 오히려 비 때문에 좀 씻겨갔을지도요. “ “ 아니에요. 타이어도 그렇고 너무 방치된 느낌이 없어요. “ “ 그런데 아까 제가 관리자님께 물어봤을때는 주차 목록에 있는 차량이라고는 했어요. “ “ 관리소장 까지 만나셨어요? 그.. 정진규씨? “ “ 만난건 아니구 통화만요. 차 발견하고 혹시 캠프장 관계 차량일까봐 먼저 확인부터 해봤죠. 전화로 통화 했을때는 그때 목록에 적어두셨던 차는 맞다고 하셨어요. ‘ 뭔가 개운하지않는 느낌에 지현은 탐탁치 않다고 생각했다. 누가봐도 세운지 얼마 되지 않아보이는 차의 외관과 무엇보다 비가 온 후 뭉그러졌어야 하는 바퀴 자국은 아직도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까부터 느껴지는 찜찜함의 지현의 잔뜩 인상을 쓴 채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의심스러운건 어제는 그렇게 둘러봐도 찾을수 없었던 차량이 어째서 오늘은 우리가 발견할 수 있었다는 걸까. 정말 어제 없었던 게 확실할까. “ 전화를 해봐야 알겠지만 저 차는 수정이껀 아닌거 같아요. 외관도 너무 깨끗하고 보아하니 아침에 세워진 느낌이네요 . “ “ 그런가요. 저는 잘… 혹시 모르니 더 조사 해보도록 해요. “ “ 어제는 분명히 이 차 없었던거 같은데… “ 말끝을 흐리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차를 살피던 지현에게 영민이 되물었다. “ 네? “ “ 아 아니에요. 어제 빗속이었지만 차는 분명히 못봤던거 같은데. 이상하게 오늘 차량이 발견됬다는게 신기해서요. “ “ 어제는 두분이 너무 비를 많이 맞으셔서 모르셨을 거에요. 어제 전 지나가면서 이거 비슷한 차량 본거 같은데… “ “ 그랬나요? 그런데 왜 어제 말씀 안해주시고… “ “ 처음엔 저도 캠핑장 관계 차량인가 보다 했죠. “ “ 아 그러셨구나… “ 흠. 어제 이렇게 눈에 띄는 차량을 발견하고도 수연과 지현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여러모로 수상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취재를 도와주는 영민이 뭔가를 숨긴다고 하기엔 지현과 붙어있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카메라로 차를 여러 차례 촬영하던 지현은 혹시 몰라 핸드폰으로도 수상한 부분을 여러 곳 촬영했다. “ 일단 이 차량 여기 적혀있는 굿모닝 렌터카에 한번 더 문의해봐야겠네요 “ “ 네. 확인이 필요할거같네요, 관리소장님이 발견하신 차량이 수정이 차가 맞는지는 아직 모르니까요. “ 이슬이 내려와 서늘하게 지현의 바지를 적시고 있었다. 눅눅한 풀숲에는 불날일은 없을거라며 지현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한대 꺼내 물었다. 통화를 하고 다음 조사할 곳을 정해야 했다. 핸드폰을 켜 굿모닝 렌터카의 전화번호를 누르자 영민이 지현의 핸드폰을 뺏았다. “ 제가 걸게요. 육지 잡지사에서 취재 나왔다고 하면 아마 안알려주실수도 있어요. “ “ 아 그렇네요.. 영민씨가 한번 물어보세요 그럼 “ “ 좀 추우시죠? 통화할 동안 이거라도 드세요. “ 영민은 손에서 보온병에 든 커피를 건넸다. 담배를 피던 손을 두고 나머지손으로 보온병을 잡은 지현은 아직 따뜻한 커피의 온기에 감탄했다. [ 네, 제주 향기 권영민 기자입니다. 실종자를 찾는 중인데 해당 차량이 렌트한사람 이름을 알고 싶어서요. ] [ 네. 제주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량입니다. ] [ 네? 아… 그렇군요. 이름말고 그럼 언제 렌트된 차량인지만이라도 알수 있을까요? ] [네 감사합니다. ] 전화를 끊은 영민은 지현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 개인정보라서 차량 렌트인 이름까진 알려줄수 없답니다. 실종신고가 된 경우에만 협조가 가능하다고… 그대신 언제 렌트 되었는지는 알려줬는데 약 한달전이래요. “ “ 한달전이라면… 수정이가 실종된 시기랑 일치하긴 하네요. 이럴때 수연이가 있어야 하는데…수연이가 정보를 좀 더 줘야할거같은데 같이 갔던 일행들도 모르고 렌트를 누가했는지도 정확하게 모르고 애매하네요… “ “ 렌터카 회사로 가보도록 해요. 가서 어떻게서든 렌트한 일행들 정보 알아내고. 수연이네가 맞다면 이 차 문 강제로라도 개방해달라고 해서 단서를 좀 찾죠. “ 아무래도 기분이 좀 이상했다. 렌터카 회사에서 실종신고가 되지 않으면 정보를 알려줄수 없다는 말이 좀 이상했다. 기분탓인가. 뭔가 이상하게 분위기가 돌아가는 기분을 지울수가 없는 지현이었다. “ 렌터카 회사가 멀지않아요. 한 20분만 차 타고 나갔다오면 되겠어요. “ “ 그렇구요. 어서 가보도록 해요 .” 먼저 길을 나서는 지현은 아까 금방 비벼끈 담배가 생각이 나질 않는건지 기어이 한대를 또 꺼내고 말았다. 어디서부터 오는 찜찜함인지 알 길이 없으나 점점 조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았다. 한모금 길게 빨며 머리가 띵해오는 것을 느꼈지만 지현은 밀려오는 답답함을 해소할 수가 없었다. . . . 차를 타고 한참을 가던 중, 지현은 지난번에 본인이 꾸었던 수정의 꿈이 생각나 잠깐 어깨를 털었다. 그 꿈이 주는 공포가 크기도 했고 그 운전석에서 봤던 남자가 어쩐지 얼굴이 제대로 생각이 나질 않는 것이 자꾸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다. “ 저기 지현씨 물어볼게 있는데요. 지현씨 자꾸 꿈에 누가 나오는거에요 ? “ “ 네?????? “ 창문을 바라보며 골똘하게 생각에 잠긴 지현에게 영민이 조심스러운 질문을 했다. “ 저번에 제 차에서 발작 하셨을때도 지현씨 엄청 목졸림 당하는거 처럼 괴로워했잖아요. 누구 부르는것처럼 하면서요. 그때 대체 꿈에서 뭘 보신거에요 ? “ “ 아.. 그날 놀라셨죠 . 제가 요즘 좀 악몽을 꾸다 보니.. 죄송했어요. “ “ 혹시… 지금 우리가 찾고있는 그 수정이라는 실종된 친구랑 관계가 있는 꿈입니까? “ “ 추측은 일단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 더 조사해봐야 알거같아요 “ “그렇다면 그날은 더 무서운 꿈 꾸신거겠네요. 괴로워 하셨잖아요. “ “ 네. 수정이가 누군가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 꿈이었어요. 그때 전 잠들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분명 옆에 있는게 영민씨 인줄 알았는데 글쎄 운전석에 다른 사람이 있지 뭐에요… “ “ 운전석에 있던 사람 혹시 …. 인상착의 생각나세요 ? “ “ 아니요. 꿈에서 깨고 나니까 얼굴은 잘 기억이 안나요. “ “ 그렇군요……….. 실종자가 그사람들한테 당했다고 생각하세요? “ 엇.? 뭔가 이상했다. 영민의 대화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연스러운 대화라고 생각되는데 뭐지. 이 부자연스러움은.. 지현은 생각했다. ‘ 난 여럿이라고 말한적이 없는데… ‘ “
퍼오는 귀신썰) 노래방에서 생긴 일 2화
비가 오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렇게 진짜 가을이 오나봐 11월이면 금세 추워질테니 정말이지 짧은 가을 ㅎㅎ 오늘도 이야기 이어서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 이번에도 음악을 하나 링크 했습니다. 제가 타자 칠 때 그때의 감정을 증폭 시킬 수 있는 좀 어두운 느낌이 나는 노래를 몇곡 선정해서 반복적으로 듣거든요. 그 중에 하나인 Evanescence 라는 그룹의 Even In Death 라는 곡입니다. 하지만 각자 음악적 취향이 다른 관계로 수동 플레이로 올렸어요. 그래도 무서운 감정을 조금이라도 더 증폭시켜 느껴보고자 하시면, 과감히 플레이 ㄲ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노래 자체도 상당히 좋습니다. 중간에 10점 만점에 -5 점 정도 되는 허접한 시각효과도 그림판으로 직접 그려봤습니다 ㅋㅋ - 우리는 서로 눈으로만 주고받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는 불안 한 듯 등뒤를 바라보기도 하고, 천장을 바라보기도 하는 중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움직임은 그 자리에서만 이루어질 뿐 아무도 걸음을 옮기려고 하지 않더군요. "야...." 진석이가 정확한 대상을 찍어부르는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나 얼마전에 근무서다가 겪은 이야긴데..." "마!! 씨발 지금 그딴 소리가 나오냐?" "뭐 어때 씨발 스릴있잖어." "좆까는 소리 그만하고 조용히 닥치고 있어라." "아 새끼 예민하기는...." 기석이는 정말 그래보였습니다. 표정만 봐도 우리 넷중에 가장 불안해 보이는 표정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지금 저 방 분명 아무도 없는거지?" 영철이가 물어왔습니다. "당연한거 아냐? 있긴 누가 있겠어....." 저도 불안한 마음에 그냥 대꾸하기는 했는데, 정말로 석연치가 않았습니다. '누가 있을리가 없다. 그냥 전기 장치의 오작동...? 아니..." 오작동이라는 곳까지 생각이 미치자 오작동 그 자체도 전원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상식이 틀리지 않다면, 전원이 있어야 오작동도 가능하다.....그렇다면..' 저도 모르게 휙 고개가 돌려져 방안의 어둠을 향하게 되더군요. 어두움... 정말 그 말 밖에는 다른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알 수 없는 공포. "잠깐...." 기석이는 방을 바라보던 방향을 틀어 가게 입구 옆에 있는 카운터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철컥' 기석이 손을 뻗어 쇠소리를 내며 열어제낀 것은 아마도 차단기들이 들어있는 전기 배전함 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노래방 가봤으면 알거야. 이런 곳은 각 방마다 차단기가 있지..." 어렵지 않게 기억해 낼 수 있었습니다. 노래방에 가면 주인이 방으로 안내하기 전 그 방의 차단기를 올려놓고 안내하던 일들을요. '틱' 예의 예상했던 그 소리가 나며 차단기는 내려진 모양입니다. 하지만 방은 원래 어두워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죠. 있어도 알 수는 없었지만..... "내가 방에 들어가 봐야겠다." 기석은 카운터 아래로 고개를 숙여 뭔가를 뒤적이다가 금새 손전등을 들고 방쪽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진석 너는 밖에 나가서 여자애들 어떻게 하고 있는지 봐줘. 괜찮아 졌으면 데리고 들어와라." "들어올까?" "궂이 데리고 올 필요는 없고, 잘 좀 달래줘봐...멀리 갔으면 찾아보고." "알았다..." "어디 가봐야 요 앞에 편의점 일테니, 밖에 없으면 함 가봐." "콜." 진석이는 대답을 하곤 저와 영철을 한 번씩 본 후 고개를 방안에 돌린채 걷다가는 뛰듯이 입구를 향해 나가더군요. "야 삐삐라도 한 번 보내야 하지 않어?" "쟤들 놀래서 나가느라 암것도 손에 안 들었을 거다." 당시는 요즘 처럼 휴대폰이 보편화 된 시절이 아니라, 있어도 흔히들 말하던 사장님들이나 갖고 다니던 시커먼 삼성 벽돌 휴대폰 정도가 있었을 시절입니다. "진석아 들어가자." "응? 나?" "쫄지말고 따라들어와." "쫄긴 누가 쫄아..." 기석은 진석을 힐끗 노려보고는 후레쉬의 전원을 넣어 방안으로 비추고, 불빛이 노래방 기계를 찾아내자 곧장 그앞으로 향해 걸었습니다. "야 들고 있어봐." 기석은 노래방 기계옆에 쭈그리고 앉아 진석에게 후레쉬를 건네주고 그 쪽으로 비추라는 시늉을 해보이더군요 "으......" 기석이 힘을 주어 기계를 비스듬이 돌렸습니다. 그러자 이쪽에서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전선들 같은것이 우르르 쏟아지는 것이 보였습니다. 바로 그때 였습니다. "......아....." 기석이 나지막한 신음을 내더군요. 뒤이어 드라마의 한 장면 이었을까요? 주인공이나 그 주변인물이 힘없이 뒤로 주저앉는 그런 장면이 있죠? 기석이 그 장면과 같이 그냥 털썩 주저 앉아 버리더군요. "이런....씨발....." 멍한 표정으로 완전이 넋이 나간 기석은 누가 봐도 얼굴에 두려움이란 글자가 새겨진 듯 보였을 겁니다. 자세히 보이진 않았어도 후레쉬 불빛이 벽에 반사되어 비춘 기석의 얼굴 윤곽은 그냥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야 왜 그래?" 진석이 당황해하며, 기석의 뒤쪽으로 돌자... "아......" 진석도 마찬가지로 몸에서 뭔가가 다 빠져나가는 듯이 어깨가 쳐지고 팔이 축 늘어지더군요. 때문에 후레쉬는 바닥만을 비추고, 기이한 빛과 그림자의 조합을 만들어 내더군요. "야 뭔일인데 그래!!" 무엇이 저둘을 저렇게 만든 것인지 저도 모르게 거의 반사적으로 뛰게 되더군요. "야 뭔데 그러는....." 둘의 뒤로 다가서 흘러나온 전선들을 보았을 때 였습니다. 명치에서 부터 뭔가가 턱 막히는 감각이 목으로 느껴지고 숨이 멎는다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느낄 때였습니다. 그러다가 눈 앞에 장면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를 고민하던 차에 좀전에 기석이 한 말이 생각나더군요... '노래방 기계하고 모니터만 꼽혀 있는데 둘다 빼놨다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분명 했다는데.... 아니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아무말도 못하고, 몇분을 그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입구쪽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누가 먼저라 할것도 없이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후다닥 방안에서 튀어나갔죠. "야 뭔일 있냐?" 입구쪽으로 들어서던 영철은 방안에서 튀어나오는 저희를 동그란 눈으로 의아하게 쳐다보고 있더군요. 그러나 기석과 진석은 영철을 신경쓰지도 않는 듯. 진석은 숨넘어 갈 것 같은 모습으로 기석에게 물어왔습니다. "야 너 아까 코드 뽑은다음 대충 걸쳐 놓지 않았냐?" ".....어?" 기석은 진석의 물음에 오른쪽 위로 눈알을 굴리며 미간을 찌푸리고는, "씨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잘 기억해봐. 저게 그냥 저절로 꼽혀 있을리는 없잖아? 기계 다시 밀어넣다가 꼽힌 걸수도 있는거 아녀?" "아 젠장 모르겠네....." "야 나도 환장하겠어.....저거 진짜 뭐냐? 진짜 저런게 있는거냐? 앙?" "그냥 꿈 같다. 존나 사실 같은 꿈...." ".........." 마음은 인정을 하면서도 지각능력은 그것을 좀처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합리화를 시키는 거다. 지금 일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는거야....'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한것이 얼굴들은 두려움에 그 빛이 역력한데, 애써 피하려고 하는 행동들도 분명 굉장히 당황한 상태라는게 분명했죠. "야 무슨일 있었는데?" "말도 마라. 방에 들어갔는데....아까 뽑아놓은 코드가 다시 박혀 있더라고..." "뭐? 어떻게 그렇게 돼?" "야이 씨발 그걸 내가 어케 알어? 지금 숨넘어 갈뻔 했는데....." "진짜 밀어넣다가 다시 박힌거...." "병신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기석의 말에 순간 넷 사이에는 침묵이 찾아왔습니다. 그나마 그것일 것이다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켰던 부분이 깨져 버린 것입니다. "그건 아니라고......그게 밀어서 다시 꼽혀 있을리가 없어..." 지각능력이 제 기능을 발휘 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누구도 마음속에 '불안' 이란 단어를 떠올리고 있었을 겁니다. '뭔가가 있다." 라고 저는 그 불안감이 그렇게 변해가더군요. "야! 여자애들은?" "밖에 앉아있어." "울고불고 하디?" "뭐 그렇지.....일단 좀 앉아 있으라고 했어." ".....그래..." 기석은 많이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어디 앉을곳을 두리번 거리더니 카운터 옆에 있는 간이식 의자에 털썩 앉아 벽에 몸을 파묻듯이 기대는 것이었습니다. "야 어떻하지?" ".........." 기석은 지친눈으로 저를 올려다 보며 말했습니다. "뭘 어떻해...." 기석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더니 멍하니 앞을 바라본채 이야기를 하더군요. "야 우리 어렸을때 뭐 무서운거 보다가 존나 무서워지면 '워!' 하고 누가 하나 소리 지르잖아? 그럼 씨발 뒤지게 뛰어서 밖으로 나가던것들 있지?" 물론 저는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등을 타고 올라오는 공포가 머릿카락을 타고 오를때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면 울며 불며 뛰던 기억을요. 맨 마지막에 뛰면 꼭 죽을 것 같은 그 느낌..... "지금 내 심정이 딱 그렇다. 너네들 누군가 하나 소리 지르면 여기서 안 튀어나갈 자신 있냐?" 기석은 멍하던 시선을 돌려 우리들을 돌아보며 이야기 하더군요. "미친...우리가 애들이냐?" 진석이 제일 먼저 대답 했습니다. "하하 지랄 한다 새끼. 아까 방에서 젤 먼저 튀어나간게 누구지? 앙?" "..........." 당연히 할말이 없었겠죠 진석은. "야....." 기석이 우리를 부르는 그 다음 목소리는 굉장히 낮게 깔려 있었습니다. "나 이 가게 말야. 좀 있으면 인수 할지도 모른다." "뭐?" 영철이 제일 먼저 튀어 나가듯 말을 던지더군요. "야 니가 뭔 돈이 있어서?" "좀 모아둔게 있어..." "이햐 새끼 성공했네....군대 면제 받더니 돈만 죽어라 쳐 모았나 보구만." "그런게 아냐 새끼야...." 기석은 아까보다 더 지친 눈으로 앞을 멍하게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낼 이 가게 인수할려고 계약서 쓰는 날이야...원래는 오늘이었지...이게 다행인거냐 혹시?" 기석이 우리를 바라보며 물어왔지만, 누구도 쉽게 대답할 질문은 아니었습니다. "씨발 사람 철썩 같이 믿었는데..사장 이 새끼 이런게 있다고는...." 그러고는 기석은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위자에서 일어날려고 했습니다. 그 때, '빠바 바바밤~' 좀전에도 들었던 알 수 없는 옛 노래의 멜로디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방에서... 이번에는 천정에 있는 오색 전등도 같이 켜진채 말입니다. 일동 경직된 얼굴로 고개만 돌려 서로를 쳐다볼뿐 얼어붙은 듯이 누구도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야...아까 기계뒤서 코드 뺐냐 안 뺐냐?" 진석이 기석을 바라보고 물었습니다. "뺐던지 아닌지 그게 중요한게 아냐...." "뭐?" 저는 기석의 말을 알아듣고는 누가 시킨 듯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야 아까 기석이가 저방 차단기 내린거 못 봤냐?" 진석은 그게 뭐냐는 듯 굉장히 불안한 표정으로 카운터 쪽으로천천히 시선을 돌리더군요. 차단기함은 열어진 그대로 내부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 중에 어떤 차단기가 저 방의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뭐냐 이거.....지금 내려가 있는 거 아냐?" 진석은 패닉상태에 가까운 표정을 리얼하게 지어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때 조용히 기석의 목소리가 주위 공기를 타고 흩어져 가더군요. "지금 튀어나가고 싶은 놈은 얼릉 튀어나가라....대신 소리는 지르지 말고..." 딱 그때 제 심정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전화를 받을 때 잊지못할 날을 만들어 주겠다던 기석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이 침착해 보자고....." 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던 분위기의 정적을 깨고 영철이 그 방안으로 들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야 이 전등 어떻게 끄는 거야?" "뭐 할려고?" "아 그냥....." "거기 가지 마라. 별로 느낌이 안 좋다." "마 괜찮어." "거기 입구 안쪽 벽에 봐라. 스위치 있을거다." 곧이어 바깥쪽 바닥에 형형색색 돌아가던 불빛이 꺼졌습니다. 불빛이 사라지고 수초 후. "야! 일로와봐!!" 영철의 목소리에서 우리는 뭔가 안 좋은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바로 방안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야 저기 봐봐....저기...보이냐?" "어디? 어디? 뭔데?" 우리는 입구쪽에 우르르 몰려서서 영철이 가르키는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겼습니다. '아지랭이?' 제 머릿속에 바로 떠오른 단어였습니다. 겨울철 난로위에 있는 주전자에서 피어오르는 그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엔 그게 딱 그랬습니다. "야 저게 뭐냐!!" "..........." 누구도 그곳에 집중된 넋을 돌아오게 할 수 없었습니다. "프레데터에서 나오는 그런거 같은데...." 누군가의 중얼거리는 듯한 말에 저는 영화의 한 장면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아냐 그거랑은 달라.....아지랭이 같지 않냐?" 머리속에 있던 생각이 그대로 나갔습니다. 분명 그 장면의 그것과는 사뭇 많이 다르긴 해도 비슷한 것이 노래방 계기판의 빛을 받아 발광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제 느낌에는 아지랭이 너머로 보이는 노래방 계기판 정도로 기억되어 집니다. '그런데 저게 이런곳에.....' 문득 생각이 '왜' 라는 곳까지 도달하자 갑자기 등에 오한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위험하다!' 오한이 느껴짐과 동시에 저는 그곳에서 등을 돌리려 했습니다. 그 때 였습니다. 진석이가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이.... 진석은 구부정하게 친구들 사이에서 제 뒤에 있었습니다. 제가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돌아서는 그 때 진석은 몸을 바로 세우더니 방안쪽으로 들어올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들어가지마!" 거의 동시에 옆에 있던 기석은 '저리로 비켜있어' 하는 시늉처럼 팔로 진석의 가슴부위를 밀어냈습니다. 그런데..... "어?" 하는 표정으로 저랑 기석은 그 순간 눈이 마주치게 됐죠. 제가 앞에 있었기에 진석은 저를 비켜 가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고 그냥 내딪는 발걸음에 제가 채이듯이 밀려났습니다. 기석에겐 아무런 저항이 없다 라는 행동 같았습니다. 막 출발할려는 차에 손을 대었다가 그대로 밀리는 느낌이랄까요? 그러면서 밀어내려던 기석의 팔은 뻗어내자 마자 마치 강제로 팔이 안쪽으로 접혀버리듯이 밀리더군요. 그렇게 저는 밀리면서, 옆모습이 거의 다 지나가버리는 진석의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그 찰나와 같은 순간에 말이죠 갑자기 단어 하나가 떠 오르는 겁니다. '홀렸다.' 그 찰나의 순간에 예전에 친구들한테 들은 홀려서 힘이 장사라느니, 벼랑까지 갔다느니, 하는 기억이 플레쉬처럼 지나가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거의 반사적으로 일어나서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한 것 같습니다. 있는 힘을 다해 진석의 뺨을 후려갈겼거든요. '짝!' 제정신이었다면 아마 굉장히 아팠을 겁니다. 제 손이 얼얼할 정도로 때려버렸으니까요..... "뭐야!!" 버럭 소리를 지르며 저를 쳐다보는 기석. 그 모습에 제가 제대로 판단한건가 싶어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아닌모양이었습니다. "야 잘했다 이새끼 데리고 빨리 텨 나가자." 기석이 그 와중에도 엄지를 들어보이며, 씽긋 웃어보이더군요. "뭐 임마?" 진석이 몸을 휙 돌리며 기석을 바라볼려고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다 곧 움직임을 멈추고 주춤거리는가 싶더니, "어? 나 아까 문에 있었는데....." "야이 새꺄! 니가 그러니 쳐 맞은거야." "뭐........?" 그 때 바깥쪽에 가장 가깝던 영철이가 안으로 들어오면서 진석의 팔목을 채듯이 잡고는 밖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야 너 군대서 본 귀신이 여기까지 붙어왔나보다." "뭔소리야?" "일단 닥치고...얼릉 나가자." 그렇게 영철과 진석은 밖으로 나갔고 뒤따라 기석과 저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뒤를 힐끗 돌아보았는데..... "야 돌아보지마라..." 기석이 제 어깨를 툭 치듯이 밀고는 먼저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 아지랭이. 뜨거운 주전자 위에 피어나는 정말 그 아지랭이 같은 모습.... 기계가 가열되어서 그랬던 걸까요? 아지랭이가 필 정도로 가열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글을 읽는 분들도 잘 아실겁니다. 넷 중 누구나가 봐도 확연히 볼 수 있었던 그 일렁거림.....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모두 밖으로 나왔고, 제가 마지막으로 나오자 기석은 입구쪽에 기다렸다가 입구를 잠그는 것이었습니다. 밖에는 처음에 있던 모든 인원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철컥 철컥' 기석은 굳게 닫힌 문의 손잡이를 연신 흔들어 보다가는 저희쪽으로 돌아서더군요. "오빠....." 희연이라는 아가씨가 기석에게로 다가갔습니다. 둘은 사귀는 사이였던 모양입니다. "야야 괜찮어. 일단은 이대로 문닫고 내일 밝으면 다시 오자. 지금은 도저히 저 안으로 못 가겠다." "오빠 정말 괜찮은거야?" ".........." 연신 묻는 그녀는 당장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이었어요. 그 둘을 주위에 서서 지켜보는 우리들도 정말 괜찮은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무도 대답을 쉽게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의 일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분위기 우울한 상태에서 헤어지면 안된다는 기석의 제안으로 부평 먹자골목으로 가서 한잔을 더 기울였고, 그 와중에 진석이 뺨맞은 이유를 설명해주니 녀석이 굉장히 당황해 하던거 기억나네요. 시간은 흘러 새벽 4시 정도가 되어서 집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이상한 일은 연이어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그 때 바로 집에 안가고 왜 그곳엘 갔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네요. 후일담이라면, 그 친구는 그 가계 계약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담이 좀 센 친구였어요. 아니 자기 가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런 이상한 일 보다는 그녀석의 의지가 더 강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그곳에 없지만, 부평 어딘가에 보통이상은 하는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곳에서 열심히 벌어서 말그대로 업그레이드 한거죠. 그 희연이란 아가씨하고, 결혼해 아이들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 놀러가면, 저 이야기 하면서 아직도 그때 더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했을까 하고 후회하곤 합니다. 좀 웃기죠.... 글로 써서 잘 표현이 안되었지만, 저 때 그 분위기를 같이 맛 보신 분이라면, 쉽게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못하는데.. 그녀석은 웃으면서 잘도 이야기 하네요. 여튼 그때의 그 아지랭이? 라고 할까요? 가위 눌리면, 그 때 기억도 가끔나서 눈앞에 보이곤 하는데, 뭐 물론 제가 만들어낸 형상이라 오버랩 된다는 정도의 영상이랄까요. 기억은 언제나 정확하지 않은 모양인지 가위눌려 만들어 내는 그것은 그 때 보았던 그것만큼 그 형상을 갖추진 못하네요. 이상 여기까지는 잊을 수 없는 날의 사건 하나를 올려봤습니다. 다음에 또 찾아 뵐게요. 맞춤법, 오타, 거짓말마라 지적 쪽지 리플 고맙게 받겠습니다. 가끔 격려쪽지 주시는 분들 고마워요. 아 그리고 제가 올린 게시물의 등장인물 전부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제 이름도 일구가 아니죠.................................................... 작명이 제일 힘듭니다. [출처] 세번째 실화 입니다.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_ 난 사실 무서워서 음악은 안들어봤어 ㅎㅎ 원글 댓글 보니까 노래가 계속 귀에 맴돈다길래 도저히 못 누르겠더라고. 어땠어, 무서웠어? 내일은 이 분 다른 글을 가지고 오도록 할게 내일도 같이 보쟈 ㅎㅎ
퍼오는 귀신썰) 노래방에서 생긴 일 1화
어제 가져왔던 이야기를 많이들 재밌어 하는 것 같아서 그 작성자가 쓰신 글을 또 가져와 봤어. 글을 많이 쓰셨는데 완결 안 된 글들이 종종 있어서 완결된 글들 위주로 가져오도록 할게. 당분간은 그 분 글들을 가져와 보겠어 ㅎㅎ 오늘도 낮에는 많이 덥더니 저녁엔 금세 서늘하네 조금 더 서늘하게 한 번 만들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 저는 군대를 늦게 간 편입니다. 먼저 이야기를 겪을 무렵에도 전 직장생활 중이었고 군대는 계속 미뤄오던 차였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늦어도 상병 병장이거나 제대한 친구들도 수두룩했죠. 대학 다닌다는 핑계로 재수에 입대 연기에 등등 시간이 꽤 많이 흘렀죠. 그러던 어느 시기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이 서기 시작하자 마음에 공황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 술에 절어 있던 날이었죠. 우연히라도 술약속이 생기면 밥을 먹다 숟가락도 던지고 나가 몸을 막 굴리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평에 있는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참고로 부평은 인천의 한 지역이며, 저는 주안이라는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야 가게 비었다. 놀러 올려면 와라." "오케이!! 택시 타고 당장 날라갈게." 퇴근무렵 오늘은 뭘 할까 고민하던 차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는 하늘을 날 듯한 기분을 선사하기엔 더 할 것이 없었습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어떻게 해야 술을 마실 수 있을까 고민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런날은 완전히 대박 맞은 날 이었죠. 거기에다 친구가 말한 가게란 조그마한 단란주점 이라고 해야 할까요? 흔히들 아가씨가 접대해주고 그런 술집인데, 친구녀석이 그곳에 지배인으로 있었고, 그곳 아가씨들도 다 잘 알고 있는 터라 매일 남자들과 모여 군대가기 싫다 죽겠다 라는 이야기만 하다보니, 그런 신선한 세계로의 초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여해야 하는 이벤트 중에 이벤트였죠. "오늘은 사장도 나가고 애들도 일 하기 싫은 눈치니깐 대충 가게 문닫고 함 마셔보자. 얼마 안 있음 군대 가는데 새끼 오늘 함 잊지 못할 날을 만들어주마." "임마 내 친군 너 하나 뿐인거 알지!! 너밖에 없다!!" 간이라도 빼달라면 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남자들 생각하는게 뭐 다 이런 레벨이죠.... 그리고 다른 의미로는 잊지 못할 날이 되었던 것임에도 확실했습니다. 그렇게 퇴근시간 10분전에 짐싸고 다리에 바퀴 달린듯이 튀어나가 택시를 잡고 부평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동안 오늘은 정말 죽는 날인가보다 하고 흐흐 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드랬죠. '이거 낼 출근 못 할 수도 있겠는걸....뭐 어차피 좀 있음 군대가는데 막 가는거야!!' 스스로에게 철벽과 같은 다짐을 하고 창밖을 내다보자 부평시장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었죠. 친구의 가게는 지금은 생각 안나지만 어느 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편도 3차선인가 하는 도로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두근반 세근반 하며 문을 열고 들어섰더니...벌서 향연이 시작되고 있었죠. "어 왔냐~? 여기 앉아라." "그래." 문을 열고 돌아서자 저도 남자인지라 젤 먼저 보인게 세명의 여자와 그 사이사이에 앉아 있는 남자 셋. 저는 가게안의 분위기를 둘러보고, 그래도 좀 안면이 있는 여자분 자리옆에 앉았드랬죠. 나머지 여자분들은 잘 모르겠고 해서 그나마 좀 아는 분 옆에 앉았는데 앉고 보니 몇 못보던 남자얼굴하고 오랜만에 보는 사람도 있었죠. "야 진석이 알지? 이번에 휴가나왔단다." "어 그래 알지. 오랜만이다." "그래 오랜만이네." "여기 얘는 영철이라고 내 어릴적 친구야." "아 그래 반가워 나 일구 라고 해." "그래." "그리고 여자애들은 다 본 애들이자나?" "응." "오랜만이네요 일구오빠." "그래 잘 있었어?"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일단 맥주 한잔으로 시작해 우리의 술잔치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군대 먼저간 친구의 경험담을 듣는다거나, 옛날 이야기들을 한다거나 하는 것들로 시간은 흘러갔고 분위기는 뭐 흔한 술자리 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취기가 돌자 누군가의 제안으로 노래를 부르는 분위기로 갔고, 다들 노래부르는데 열중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하고 노래도 부를 만큼 불렀던지라, 다들 어느정도 피곤함에 몸을 의지하는 모습들이 역력하더군요. 그 때 였을까요....? 뭔가 나른한 분위기를 확 날려버리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빰빠라빰빠 빰빠빰빠 빰~~' 갑자기 저 방안에서 노래방에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팡파레 음악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야 언넘이 아직도 노래 부를 힘이 있냐?" 우리를 초대한 기석이란 친구가 의자에 깊게 기댄채 짜증나는 듯 한 마디 뱉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모두는 대수 롭지 않게 생각하고, 마시던 술이나 마시자 라는 분위기로 흘러가는데, 그 소리가 한 번 더 들리는 것입니다. "누구냐?" 기석은 귀찮은 듯이 일어나 소리가 들리는 방문을 확 열어제꼈습니다. "뭐야?" 기석은 방문을 열고 선채로 우리쪽을 쭉 둘러보고는 방을 다시 한 번 보더군요. "저 놈의 기계가 미친거냐? 왜 혼자 켜지고 지랄이야." 기석은 방안으로 들어가 기계를 끄고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가 그때까지는 뭐 이렇다할 사건이라고 생각 안 했을 겁니다. 그러다 한 5분정도 지났을까요? 그것에 대해 인식도 안 했거니와 했더라도 잊혀지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죠. 갑자기 그 방에서 팡파레 음악이 아닌 뭔가 알 수 없는 옛날 노래 반주가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서로는 얼굴을 쳐다보며 미간을 찡그리기 시작하다가 약속한 듯이 그 방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더군요. 그때서야 그 안에 있는 모두는 뭔가 아니다 싶은 분위기를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느낄 수 있었던 겁니다. "아니 어느 년이야!!" 기석이 그 노래가 나오는 방으로 다가가 방문을 세게 발로 차는 것이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느낀 걸까요? 귀신일거라다는 생각을 한게... 입에서 튀어나온 말과 그 후에 방문을 열어보지 못했다는 점... 저는 그 방을 향해 다가가 방문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별거 없더군요. 다만 아무도 틀지 않고 전원을 꺼놓은 기계가 노래자막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 말고는요. "기석오빠. 전에 말야...." "응?" "아니...전에도 이런일이 있었어..." "뭐?" "그땐 사장님이랑 같이 있을때 였는데, 말하지는 말라고 했거든..재수 탄다고..." "사장이?" "응." "그때도 이랬냐?" "응." 세명의 여자분들 중 희연이라는 아가씨가 그렇게 말하더군요. 얼굴에 무서운 기색히 짙게 드리워져 있었어요. 그녀만 그런게 아니라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그랬죠... 휴가 나온 진철이라는 친구만 빼고요. "분위기 싸해지네. 야 별거 아냐 귀신이 있을 수도 있는 거지 뭐...순전히 기계 오작동 탓이라던가..." 진석이가 그러더군요. 그러더니 문제의 방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가지 이상한게 있었는데... "일구야. 이거 너가 껐냐?" "응?" 그러고 보니 노래방 기계가 꺼져있었던 겁니다. "야 기석아 일로와서 이거 전원 꽂은 곳 좀 알려줘라." "아 새끼 귀찮게 하네..." 괜히 목소리를 크게 해보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리고는 방안으로 기석이가 들어가는데, 아마 그때 모두다 저와 같은 생각이었을 겁니다. '전원이 꼽혀있는거다.....설마는 없어.'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전 생각하고 싶네요. "야 이젠 전원 빼놨다. 다시 켜지면 정말 귀신이 곡 할 노릇이겄지." 둘이 방안에 나오며, 전등을 끄고는 의식적으로 방문을 세게 닫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쾅 하는 문소리가 왠지 모르게 굉장히 크게 들린 건 우연찮게도 모두다 침묵을 유지하던 중이라 그랬을 겁니다. 공허하게 공간을 울리고 귀에 맴도는 문닫는 소음. 세명의 아가씨들은 왠지 울듯한 표정으로 무서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더군요. "야야야. 귀신같은게 어디있어. 분위기가 괜히 이상해지네...술 좀 더 줘라 기석아." 영철이라는 친구가 분위기를 바꿔볼려고 일어났지만 그 분위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듯 해 보였습니다. "내가 옛날에 말야 귀신을 본 적이 있는데..." "꺄악! 오빠 그만해요!" "하하하. 왜 그리 오버해..농담이야.." 수정이라는 아가씨가 거의 울 지경까지 가더군요. "야 영철 이 새끼 왜 여자를 울리고 그래." "좀 봐줘 하하하." 그렇게 얼버무리는 식으로 분위기는 한 명의 희생양으로 인해 점점 활기를 되찾아 갔고 그렇게 잊은 듯이 시간이 갈 무렵이었습니다. "장실 좀 갔다올게." 기석이가 일어서며 화장실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오면서 물 좀 갖다줘." 영철의 외침을 기석은 들은건지 만건지 화장실로 가기 위해 걷는 중이었고, 기석을 돌아보다 다시 고개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영철이를 바라봤던 저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기석이가 저만치 멀어져 가고 영철이의 고개가 저를 향 할 무렵, 제 곁눈질에 환하게 들어오는 게 있었는데, 바로 문제의 그 방문에서 새어나오는 환한 불빛이었습니다. '분명히 아까 끄지 않았었나?' 라고 의문이 생기더군요. 그러나 정리도 되기전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 방의 문이 떨어져나갈 듯 엄청 큰 소리를 내며 열어 제껴지는 것이었습니다. "꺄악!"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여자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고 서로 껴 안으며, 울음바다가 되었고, 우리들은 정말 어리둥절에 겁까지 먹고는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빰빠라빰빠 빰빠빰빠 빰~~' 거기에 확인사살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팡파레음악. 온몸에 털이란 털이 다 곤두서는 느낌과 심장이 저릴 정도의 오싹함이 온 몸을 강타했습니다. 그 와중에 한 여자분이 뛰어나갔고 그에 뒤따라 두명의 여자분들이 다 밖으로 뛰어나갔드랬죠. 그리고 그 뒤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옛날 노래 반주... 남자 넷은 서로를 쳐다보며, 그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고 서 있었습니다. "기석이 너 아까 전원 뺀거 확실하냐?" "당연하지 씨발." "다른거 뽑은거 아녀? "지랄마라. 노래방 기계하고 모니터만 꼽혀 있는데 둘다 빼놨다고. 야 너도 봤자너." 진석이를 바라보자, "야 나도 지금 씨발 이해가 안간다. 홀린거 맞냐 우리?" 멍하니 방쪽으로 시선을 향한채 서있는 진석의 표정은 기석의 말이 정말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군대에서도 이런 비슷한 일 겪긴했는데, 이건 진짜..." 진석은 히죽거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 방을 응시한채 였습니다. "잠깐 내가 한 번 들어가 볼게." 그때 영철이가 방쪽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버럭 소리를 질러대는 기석이 시선에 들어왔습니다. "들어가지마라. 걍 물러나 있어." 기석의 표정은 불안 그 자체 였습니다. 화장실 가려던 걸 잊은 걸까요? 기석은 천천히 걸어 그 문제의 방에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알 수 없는 노래 반주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어 온몸에 소름이 가시질 않고 있었습니다. "전원 뺀건 내가 미친게 아니라면, 절대 다른거 빼지는 않았다. 전원 코드라고 해봐야 두개가 전분데... 문제는 그게 아냐..." 기석은 방에 거의 다 다가가서는 제껴져 있는 문을 바라 보는 것이었습니다. 기석의 시선이 그 문에서 떨어지지 않고 고정되면서 그때서야 저도 기석을 불안하게 하는게 뭔지 알것 같더군요. "문을 누가 안에서 찼을 것 같냐?" 누구도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머리는 알고 있어도 입으로는 절대 나오지 않더군요. 서로 눈으로만 말할 뿐.... 그때였나요? 음악이 갑자기 꺼지더군요. 그 방의 조명과 함께..... 갑자기 찾아온 정적..... 다시 한 번 온몸에 소름이 몸을 붕 띄우듯이 타고 올라오더군요. 앗! 퇴근시간이 다가오는군요.....다음에 뵙겠습니다. [출처] 세번째 실화 입니다.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_ 으. 노래방 귀신썰은 어떤 이야기든지 다 너무 무서운 것 같아. 많이 가는 곳이기도 하고, 주로 지하라서 그렇기도 하고, 그렇잖아도 지하인데 어두컴컴하고 정신없고 노래는 계속 나오고 대부분 취해 있고... 이렇게 말하고 나니 귀신 나오기 딱 좋은 분위기인것 같네 ㅎㅎ 다음 이야기 내일 가져올게 오늘도 잘 자고 :)
퍼오는 귀신썰) 아버지 돌아가시기 며칠 전의 기억들
날씨가 다시 더워졌네. 이제 내일이면 10월인데 정말 종잡을 수가 없다니까. 넣으려던 반팔을 꺼내서 다시 입고 있네 ㅎㅎ 그래서 조금은 서늘한 귀신썰을 꺼내왔어. 아주 아주 옛날 이야기지만 :)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 이번엔 친구녀석에게 들은 이야기를 올려보도록 할게요. 친구녀석이 중학교 때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사회에 나와 이 친구에게 당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야 들은 이야기를 글로서 전할 뿐이라 당시 제가 느낀 오싹함은 잘 전해질지 모르겠네요. 사후의 세계는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티비에서 보는 재현극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가까운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라 굉장히 섬뜩했었습니다. 써 내려갈 이야기는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약 보름 전 쯤에 일어났던 몇가지 사건들 중에 굉장히 인상깊었던.....이야기와 그와 있으면서 제가 경험했던 짧은 이야기 입니다. 친구의 아버님께서는 술을 무척 좋아하셨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께 좀 맞고 자란 편이라 그 좋아한다는 의미가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었죠. 어느 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약 6일전에 이런일이 있었더랍니다. 어디선가 또 술을 하신건지 아버지가 방안에 뛰어드셨을 때에는 굉장히 술냄새가 많이 났다고 하더군요. "형주야!! 빨리 나가서 밖에 문 닫아라!! 어서!!" 방안으로 뛰어들듯이 들어오셔서는 버럭 고함을 지르듯 자신의 아들인 제 친구 형주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 방에 어린 여동생과 누나가 같이 있었는데, 그런 아버지가 그날따라 많이 달라보여 남매는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했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문을 닫고 방안으로 들어오려니, "아냐!! 빨리 닫으란 말이야!! 왜 안 닫고 들어왔어!!" "아빠...닫고 왔어요......" "빨리 나가서 다시 확인해봐!!" ".....예..." 전설의 고향의 한 장면 같았더랍니다. 눈을 크게 할 수 있는 만큼 하고는 핏대선 시선으로 자신에게 소릴 질러대는 아버지는 그날따라 정말 무서웠었다고 하네요. 그 때 여동생은 이미 울고 있는 상태였더랍니다. 평소에도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시던 아버지를 많이 봐왔지만 정말이지 그렇게 까지 사람이 달라보인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생각들을 하며, 밖에 나가 대문과 현관을 잠그고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형주야!! 밖에 나 찾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던?" "예?" "지금 밖에서 나 나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는지 보고와라." "아빠 밖에 아무도 없어요....." "이 자식이!! 지금 밖에 대문 두드리고 있는 사람이 몇명인가 어서 보고와!!" 숨소리 까지 거칠어 진 상태로 형주에게 몰아치듯 이야기하는 모습에 이미 누나까지 울상이 되었답니다. 거기에 밖에 있지도 않은 사람과 들리지도 않는 소리에 그 공포감은 말로 할게 아니었다고 하네요. "아빠....어떻게 생긴 사람들 이예요..." 친구는 울것같은 심정을 억누르고 나가기 싫어 시간을 끌어보기로 했습니다. 물어보면서도 무슨 말이 나올까 무척 무서웠다는군요. "내가 집에 들어올때 까만옷 입은 네 삼촌 뒤로 말이지......한 세명은 더 데리고 오는 것 같았지..." 방바닥을 노려보며, 기억을 짜 맞추는 아버지의 눈빛은 그 사람들이 지금 그 앞에 있는 것 처럼 보였답니다. 더더욱 무서운 이야기는 삼촌이라고 하면 그 당시 작년에 돌아가신 그 분 밖에 없는데.... "형주야!!" "..예!?" 방바닥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버지가 번쩍 고개를 들며 형주를 불렀답니다. "형주야!! 얼릉 나가봐라 네 삼촌이 날 부르고 있어. 나가서 그냥 가라고 해!" "예??" "봐라! 지금 나 부르고 있잖아!! 어서 가서 좀 쫓아버려!! 어서!!" 누나와 동생은 저 방 구석에 부둥켜 앉아 엉엉 울고 있었더랍니다. 자기도 그걸 보자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진짜 환장 할 것 같았다고 하네요. 나가면 자기도 저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몸은 말을 안 듣는데, 안나간다고 하면 아버지 한테 맞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런데 그 때 였답니다. "아악!!" 아버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앉은 그 자세 그대로 뒷걸음질 치시더랍니다. 시선은 방문쪽을 바라보며, 뒷걸음 질 치는 도중이었는데 갑자기 형주를 바라보며 버럭 소리를 지르시더랍니다. "방문 잠궈!!" 버럭 지르는 고함에 몸이 반사적으로 튀듯이 문쪽으로 다가가 손잡이를 꾹 눌러 방문을 잠궜다는군요. "너 왜 현관문 열어놨어!!" "현관이요? 잠궈놨는데....." "잠궜는데 저사람들이 어떻게 집에 들어온거야!!" "예??" 저사람들? 시선이 반사적으로 문으로 향했답니다. 하지만.... "그 때 말야....아버지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도망가고 싶더라고. 방문은 분명 닫혀 있고 잠그기까지 했는데 내눈엔 보이지도 않는게 방으로 오고 있다고 하고....동생하고 누나는 구석에서 울고 있고.... 아버지는 진짜 미쳐보였어....그때였지..." "오지마!! 오지마!!!" 형주의 아버지가 갑자기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는 구석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분명히 뭔가를 보고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분명 방에는 누나 동생 아버지와 자기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제발 오지마!! 저리가~~~~~~!!!!" 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에 뭔가 지릿하는게 오는 느낌이었답니다. "너 그거 아냐?" "뭘?" "어차피 이젠 돌아가신 분이라...뭐....나는 말야 그게 다 술때문에 헛것 본거다라고 생각했었거든. 잘은 몰랐어도 중딩때쯤 되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알콜중독자 라는 거 보고 뭔지는 대충 알잖아?" "뭐 그렇지...." "그렇게 생각했었어....그런데 말야 그게 또 아니더라고..." 그렇게 아버지는 계속 오지말라는 소리를 지르며 뒷걸음 질 쳤고, 벽에 막혀서는 온몸을 웅크리고 팔로 머리를 감싼 자세로 흐느끼듯 '오지마 오지마' 를 계속 외쳤다고 하네요. 그 때에도 누나와 동생은 구석에 웅크리고 앉은 채였고 친구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렇게 한 10분정도 지났던 모양이네요. 아버지의 혼잣말이 조금씩 줄어들고 방에 침묵이 찾아오자 아버지는 웅크리고 있던 자세에서 고개를 번쩍들어 방 이곳저곳을 흔들듯이 둘러보았다더군요. "형주야. 네 삼촌?" "예.....?" "언제 갔지?...응...언제...응?" ".........." "아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아버지. 그러더니 혼잣말로 웅얼 웅얼 하고는 쏜살같이 방문을 열어제끼고 밖으로 튀듯이 달려나가시더랍니다. "일단 그 날 일은 그게 다였어. 어머니 오시기 전까지 우리는 벌벌벌 떨고 있었지...그런데 말야... 그 때까진 알콜중독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3일전에 일어난 일이랍니다. 그날은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는데 술냄새가 전혀 안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들어와서는 바로 안방에 있는 장롱으로 가더라고....." "장롱?" "거 왜 있잖아. 너희 집도 할머니 있으면 알거야 아마. 장롱 밑에 보면 서랍있지?" "그치." "그 서랍에 보면 그 뭐시냐 옛날 분들은 한복 넣어놓고 그러잖아?"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어디 잔치 가고 할때 입는 할머니의 한복이라던가...하는 그것들 말이죠. "나는 몰랐었는데, 그 서랍에 하얀 한복 아니 소복이라 그래야 하나? 여튼 사극에서 보면 나오는 그런 하얀 옷들이었는데..하얗다기보다는 좀 누랬었지. 오래된 것 같았으니...." "많이 들어 있던?" "뭐 여러벌....." 한 두 세명 분의 하얀 옷이 들어 있었더랍니다. "그 날 비가 오는 날이었어." "..........." "학교 갔다와서 집에 있었더니, 오더라고. 그래서 누나가 밖에 널린 옷들 가져다가 방에다가 널었거든." 제가 어렸을때는 다세대 주택에 살았었는데, 빨래 널어 놓을 곳이 충분하지 않아 방에다가 빨래줄 걸어놓고 했거든요. 방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줄이었는데...당시 키가 작아 그게 가능했었던것 같네요. 지금 같으면 굉장히 걸리적 거렸을테니까요....요즘같이 건조대 같은 물건이 집에 있던 시절이 아니라.. 여튼.. "아버지가 장롱 서랍에 있는 옷들을 죄다 꺼내놓더라고...." "왜?" "낸들 알았겠냐.....뭐 하여간 그렇게 꺼내놓더니 바닥에 쭉 펴놓고는 위아래 짝을 맞추더라고..." ".........." "잘 기억은 안나는데 한 세벌 정도 짝이 맞았어.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거라고 아버지가 그러더라." "왜 그러셨냐?" "일단 끝까지 들어봐." 그렇게 바닥에 옷을 다 펼쳐놓으신 친구 아버지는 형주를 시켜 슈퍼에서 소주를 여러병 사오라고 시켰답니다. 또 술먹고 주사 부릴까봐 내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더군요. 그런데 희안하게 안심이 되기도 한 것이 그 날따라 아버지가 평소의 아버지같이 무서운 존재로 보이지가 않았답니다. "아빠 여기요." ".........." 소주 5병이 들어있는 비닐봉투를 아버지께 건넸답니다. "부엌에 가서 대접좀 가져오거라." ".....예." 곧바로 넓은 대접을 가져다 드리자, 소주 한병을 따서 그 대접에 다 붓고는 바닥에 맟춰 놓은 한복 한 벌을 들고 일어서서, 젖어 있는 빨래감들을 모조리 한쪽으로 밀고 그 자리에 들고 일어서 한복을 걸어 두시더랍니다. 그렇게 옷이 걸리자 아버지는 저고리 부분에 고름을 바닥으로 길게 늘어뜨려 놓았답니다. "야 이거 함 봐봐." "응?" 친구는 두루마리 휴지를 가져다가는 한 10칸 정도 잘라서 길게 말고는 방금 가져온 물이 담긴 컵에다 넣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뭐?" ".........한 반정도 젖네." "어쩌라고?" "아버지가 저고리 고름을 바닥에 닿게 내려놓고 뭘 했는지 알것 같냐?" "내가 어떻게 알어." 그랬습니다. 저는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죠. 허나 이글 읽는 분들중 눈치 빠르신 분은 아! 하셨을 겁니다. "아버지 많이 드세요." 친구의 아버지는 살아있는 누군가와 대화하듯 측은하게 웃으시며 빨래줄에서 부터 내려온 옷고름의 끝부분을 소주가 가득담긴 대접에 걸치듯이 담그셨답니다. 그러자 어떻게 됐을까요.... "너 방금 봤지? 휴지 물 젖는거? 이게 정상이거든. 내 손까지 젖어서 올라오지 않는게.. 그런데 그땐 어땠는 줄 아냐.....대접에 소주가 빨대로 빤것처럼 옷고름 적시면서 쭉 올라 가더라........" 양손을 들어 '쭉' 따라올라가는 듯한 시늉을 해보이는 친구의 눈빛은 그때의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대접에 소주 한병을 다 담았는데, 옷고름이 그걸 다 빨아드렸거든. 근데 한 방울도 바닥으로 안 떨어지는거야. 그게 말이된다고 생각하냐? 나는 보고도 못 믿겠다. 그땐 무서운 것보다 신기해가지고 정말....그리고 아버지가 한 병 더 따서 옆의 있던 옷도 걸쳐놓고 고름을 담궜는데.......와 진짜...." 친구의 모습은 그때의 일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듯한 표정이 되어있었죠. "옷고름이 소주를 쭉 빨아드리는가 싶더니, 다시 뱉는것 처럼 젖어 올라가던 부분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더라고. 그걸 보고 아버지가 '그래요. 어머니는 술 못하셨지....' 이러는거야......그때 대접에 담겨있던 고름이 누가 건들지도 않았는데 바닥으로 툭 떨어지더라고.....그런데 그 끝이 하나도 안 젖어 있는거야.....믿을 수 있겠냐?" "............." "나는 보고도 의심이 가. 그러다가 3일 후에 아버지 돌아가셨지....어찌보면 그런게 정말 이었다고 느껴져..." "느껴진다니...니가 본거라면 사실 아니냐?" "아냐. 그냥 그런 느낌이야.........그 때 방안에 누군가가 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랄까....본대로는 절대 받아들여지지가 않네..." "그래서 그 옷은 아직도 있냐?" "아니 아버지랑 같이......." 화장을 했다고 말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은 그날 밤은 옷저고리의 고름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더군요. - 이번엔 그 녀석의 집에서 조촐하게...아니 먹다보니 전혀 조촐하지 않았던 술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술잔이 마구 돌았을 때였어요. 목소리가 커지고, 주위에 대한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을때 쯤 녀석이 한 마디 하더군요. "야 저번에 아버지 돌아가실 때 이야기 더 해줄까?" 눈은 게슴츠례 해져선 약간은 혀가 말리는 듯한 소리로 묻더군요. 무서운 이야기라면 특히 실화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제가 그냥 넘길리는 없었습니다. "더 있었냐?" "아버지 예기 말고도 많다. 나 고딩때 놀러가서 있었던 이야기는 알잖아?" "잘 알지...." 물론이었습니다. 등에 한기가 서리는 이야기였죠. 그 뭐랄까... 희안하게 무서운 이야기 잘 하는 친구들 주위에 한 명씩 있죠? 이 녀석이 그랬습니다. 눈앞에 벌어지는 듯한 몰입감으로 빙의 되듯 이야기 하는 말재주... "아마 이런적이 누구나가 다 있었을거야. 물론 너도 마찬가지고..." 갸우뚱 한 고개로 눈만 치켜들고 쳐다보는 형주. 동의를 구하는 것일까요? 저는 턱으로 고개짓했죠. "야 솔직히 난 귀신이니 뭐니 라고 말은 못 하겠는데 말야.." 형주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등을 기대고 있던 방문을 손만 들어 살짝 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곤 열리다만 문의 밑둥을 손가락으로 당기듯이 툭 치더군요. '끼익~' 경첩에서 소리가 낫더랬죠. 세게 열리면 몰라도 바람에 흔들리듯 닫힐까 말까 하는 문에서 나는 소음 정도는 누구나 다 아실 겁니다. "들리냐?" "뭐? 문소리?" "아니 거 말고...." 팔뚝에 있는 솜털이 서는 느낌이랄까요? 소름이 밀려왔습니다. "뭔소리 새꺄. 이게 또 사람 놀래키네." "크크크. 쫄았냐?" "술이 깰라 그러네..." 저는 이 녀석이 또 뭔 이야기를 할까 내심 기대는 되면서도, 한편으론 집에 어떻게 갈까 하는 걱정도 밀려왔습니다. 원래는 무서움을 잘 타지 않을 뿐더러 술까지 취하면 기행까지 할 정도로 담이 세지만, 이 녀석의 이야기들은 말그대로 쫄게 하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안 듣을 수도 없는 노릇. 그러나 호기심은 이미 제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 달리고 있는 중이었죠. "그 날도 비가 오더라..."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죠. 시간은 새벽 한시 반 정도. 바깥 빗 소리에 귀 귀울이며 저도 모르게 시계를 본게 그때 쯤이었습니다. "그 날 새벽에 자다가 깼었거든..아버지 돌아가시기 한....10일 정도 전이었나?" "........" 갑자기 갈증이 느껴져 따라놓은 맥주에 손이 저절로 가더군요. 취하도록 마셨는데도 갈증이 느껴지다니... 그만큼 긴장 했었던것 같네요. "왜 깼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그거 있잖아 자다가 새벽에 그냥 깨는거 말야." "그렇지..." "깨고나면 왜 깼지라고 생각 안 하잖아? 그냥 버릇처럼 시계보고. 특히 다음날 일 나가는 날이면 짜증도 나고 말이지. 하긴 그 당시야 학교나 다닐 나이였으니 지금 생각하는 것이랑은 다르겠지만..." '후두두둑' 갑자기 창문을 때리는 세찬 빗줄기가 방안으로 새어 들어왔습니다. 때문에 약간 놀랐었죠. "장마 티 제대로 내는구만." "얼릉 닫아라 야. 다 젖겠다." 바람이 세게 불었는지 열어놓은 창문으로 빗줄기가 세게 부딪히며 방안으로 후두둑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딱 저런거 였어." "뭐?" 형주는 휴지로 바닥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방금처럼 그냥 휙 들어오는 거 말이지." "뭐가...?" 형주가 새벽에 눈을 뜨고 시계를 본게 약 새벽 3시 정도의 일. 그 당시에는 큰 방에서 모두다 잠을 자던 때라고 했습니다. 양옆에 부모님 누나 여동생이 나란히 누워있었고 아버지는 자신의 왼쪽 끝에서 주무시고 있던 모양입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왜 눈떴는지는 모르지만, 어두운 눈으로 벽시계를 보니 3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라 했습니다. '3시 인가?' 녀석은 그대로 잠을 청하기 보다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잠을 청하기로 마음먹고 이불을 발로 걷어내려 했다네요. 그순간 옆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옆을 바라 보았는데, "헛..." 하는 소리와 함께 깜짝 놀라 이불을 잡아 댕겼다고 합니다. 거기엔 아버지가 자다가 일어나 듯 앉아 계셨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자다가 일어났다기 보다는 계속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는 모양새라고 할까요? 그런 모습이었답니다. 안그래도 그 때 즈음 해서 아버지가 이상해져 많이 무서웠는데, 새벽에 어두운데서 뭘 보고 있는 듯 깨어있는 걸 보니 소름이 확 밀려왔다고 하네요. "아버지가 뭘 보고 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게 뭔지는 죽어도 모르겠더라고. 더 웃긴건 뭘 보고 있다고 느낀 나도 이해가 안가는 거야. 그냥 이불 뒤집어 쓰고 덜덜 거렸어야 하는건데....나도 모르게 아버지를 계속 보게 되더라고." 형주는 그대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어둠에 눈이 완전히 적응을 하자 아버지의 모습이 좀 더 자세히 보였다고 하네요. "입을 헤 벌리고 방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방문을 쳐다보게 되더라고...뭐가 있나 싶었던거야. 그때 아버지 때문에 별의 별일을 다 겪어봐서 바깥 화장실에 혼자 가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할 때였는데...죽어도 못 가겠더라고." 형주는 말을 마치고는 닫아두었던 문을 다시 여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이랄까...." 아버지가 바라보는 방문이 '끼익' 거리며 열릴려고 하는 것이었답니다. "아냐 느낌은 이게 아닌데..." 형주는 좀전처럼 문을 살짝 열고는당기듯이 살짝 문을 건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방에 말야 뭔가가 들어온 것 같아. 느낌이 아니라 확실히...." 그 때 였답니다. 미동도 없이 방문을 바라보고 있던 아버지가 이불을 당겨 덮는 모습을 한게... 그제서야 저게 왜 열려있는지 생각을 했답니다. 하지만 모두 잠들기전 방문을 닫았는지 않았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분명 아버지와 자신이 바라보던 방문은 열려있다는 것이었죠. '끼익' 소리가 나면서 아버지가 이불을 당기는 그 시점. 방에 바람이라는게 있을리 만무하다고 생각해 창문을 바라보니 비가 오는 밤이라 닫아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맞바람의 가능성도 지워버렸답니다. "지금처럼 말야 문이 이렇게 끼익 거리고 살짝 열리더라고. 그렇게 열리는가 싶더니, 딱 멈추는 거야." 그러면서 형주는 뒤로 해둔 손으로 문밑을 탁 하고 잡아챘습니다. "바람이 그랬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야 할텐데 그냥 딱 멈추는 거야." 형주가 잡아두었던 문을 놓자 '끼익' 소리를 내면서 다시 돌아가며 닫히지 않고는 '탁' 하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그 때 아버지가 이불 확 당기면서 으으 거리면서 뭔가 말을 할려고 했는데...." '방에 있다....' 좀전 끼익 열리면서 들어온게 방에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버지의 고개가 형주가 있던 반대편으로 돌면서 몸의 방향도 그 쪽으로 향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벽면으로 몸이 다 돌아서자 갑자기 아버지가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방에 분명 무언가가 들어왔다고 느낀 그 때 였다죠. "그 깜깜한 곳에서 사람이 갑자기 뭐 들린 듯 떤다고 생각해봐라. 이불 뒤집어 쓰고 바로 눈감고 싶었는데...그게 그렇게도 못 하게 하더라고." "뭐??? 누가?" 저도 모르게 미간이 찡그러지며 말이 튀어나오더군요. "누구겠냐.....들어온 놈이지..." "뭔소리야?" "등에 딱 붙어있었어. 분명히 붙어있었다." "미친...뭔지는 보고 그러는거냐?" "야...너같음 봤을 거 같어?" "......." "한기가 말야 이 쪽으로...." 형주는 손을 들어 귀 뒷부분을 만지막 거리면서, "스윽 흐르더라고...냉장고 열면 나오는 그런 한기 말고 귓등으로 슥 흐르는 뭐라고 해야 하지...아..뱀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흐물거리면서도 오싹한거 말야..." 상상이 가지 않는 표현이었지만, 만약 그런게 있다면 정말이지 비명 지를 만한 것이었겠다 싶었습니다. "소리도 못 지르겠던?" "야..그냥 얼었다. 소리? 니가 함 당해봐라..." "........" "그 때 였지. 아버지가 소리를 지른게..." "정식아!!" 아버지께서 형주를 향해 그렇게 소리 지른 것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지요. 소리가 워낙 크고 거칠어서 잊을 수가 없었다는데 이상한건 말이죠. "야 가족들 다 깨지 않았냐?" "그렇지...근데 그게 말야..." 형주의 말에 의하면 그렇게 이상한 광경은 없었다고 합니다. 눈이 어둠에 다 적응이 되서 방안의 거의 모든 사물이 다 구분이 갈 정도였는데 아버지가 소리를 지르는 그때 너무 무서워서 눈알이 빠질 지경이었답니다. 왜 눈알이 빠질 정도였냐면, 분명이 천둥 치는 소리같이 커다란 고함이었는데, 가족들은 꿈쩍도 않고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는 거죠. '엄마......' 마음속으로 엄마를 부르며 제발 일어나 주기를 간절히 바랬답니다. 하지만 바로 머리에 번쩍거리며 번갯불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 느낌은 분명 가족들은 잠들어 있는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었답니다. 눈앞에 누워는 있지만 엄마나 누나 동생은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날 것 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는 겁니다. "....으으...." 자기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오며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오더라고 했습니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극에 달하는 느낌. 느껴보신 분은 잘 아실 겁니다. 형주는 그 두려움에 참고 있었던 오줌도 지려버렸다고 하네요. 지린 정도가 아니라 참고 있던 모든게 그냥 밖으로 다 방출되는 느낌이랄까요? 몸에 저항이란 저항은 다 없어진 듯한 완전히 노출된 느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귓가의 서늘한 느낌. 크게 소리 내어서 울었다가는 누군가에게 입이 틀여막혀질 것 같아 아버지를 바라보며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답니다. '아빠......' 속으로 나지막히 아버지를 불러봤지만, 아버지는 전혀 형주를 보고 있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좀전 부터 형주의 뒤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게 되니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있었답니다. "윤정식...돌아가신 삼촌 이름이다. 아버지가 소리지른 이름...." 형주는 그 때까지 귀에서 느껴지던 서늘함이 바로 그 삼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더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식아 안돼! 제발....제발..." 눈앞의 아버지가 자신의 뒷쪽 위 어딘가를 바라보며, 애원하듯 하는 모습이 분명 생각을 뒷바침 해주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게 다일뿐 그 다음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도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지에 오줌은 싸서 축축하지....귓가엔 뭔가 서늘한게 계속 있어서 환장하겠지...이런 이야기 하면 돌아보지 그랬냐고 할거다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 같은데....?" "얌마..공포영화보면 여주인공이 뒤에 뭐 느끼고 돌아보지는 못하지? 눈물 주르륵 흘리면서? 주르륵 흐른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아냐? 눈알이 빠져서 굴러내려오는 느낌이야...절대 이해 못해...몸에 힘도 안 들어가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데도 앉았다가는 누가 죽일 것 같이 불안하지..영화가 영화가 아냐 내게 그런장면은...." 점점 목소리를 낮혀가며 이야기하는 형주는 예의 그 몰입하는 표정의 멍한 눈으로 좀전에 내려놓은 종이컵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드랬죠. "클라이막스였지. 아버지 다음에 한 말이...." "정식아 안돼. 형주는 제발...." 호소하는 듯한 그 애원이 전설의 고향같은 데서 보던 무엇이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마 삼촌은 날 데려갈려고 한거 같다....왜 그런지는 죽어도 모르겠고..그래도 말이지...." "........." "나중에 저나라 가면 꼭 물어볼거다. 왜 나였냐고..." 뭔가 등이 서늘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때였어." 형주의 아버지는 무릎으로 기듯이 형주에게 다가오고 계셨답니다. 그리고 거의 다 다가와서는 뛰듯이 몸을 날려 형주를 확 끌어안으셨다 하네요. '쾅 쾅 쾅' 거의 동시였다네요. 문이 벌컥 제껴지며 벽에 쾅쾅쾅 세번 부딪힌게. 문이 부서질 듯 벽에 부딪혔다가 또다시 부서질 듯 닫히길 세번. 그리고는 문틀이나 벽에 부딪히지 않고 '훙훙' 소리를 내며 그 사이를 미친듯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랍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크고 모습또한 얼마나 기괴하던지 형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답니다. 눈은 감지 못하고 그대로 문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때까지 귓가에 있던 한기가 사라져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네요 뒤이어 바로 문가에 뭔가 허연 연기같은게 그 어둠속에서도 보였답니다. 그 허연 연기 같은 것이 미끄러지듯 문가로 다가가자 '훙훙' 거리던 문은 갑자기 뭔가에 막힌듯 멈추더니, 쥐죽은 듯 조용해 지더랍니다. "아버지!" "...하고 아버지가 허공에 대고 소리치셨지...그 때 직감했다. 문 밖에 있는 허연 연기들..." 문 밖에는 좀전 자신에게 있었던 듯한 연기와 비슷한 독립된 세덩이 정도의 허연 연기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긴가 민가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 먼저간 작은아버지 그리고 내 등에 있던 삼촌....다들 아버지를 데리러 온 거 였어...삼촌은 살아계실때 내가 무척 따랐었거든. 어렸을때 그 비싸던 콜트도 사 주고 블랙모터니 하는 것들 말이지.." "........" "지금 생각해도 나는 가족들 보다 삼촌이 더 좋았다...그런 삼촌이었기에 그 날은 정말이지...." 형주의 말에 의하면 문가에 뿌연 안개처럼 퍼져있던 연기들은 밖으로 스르륵 사라지듯 빠져나갔고, 그 뒤로 문이 저절로 닫히며 완전히 닫히지 않고는 '끼이익' 소리를 냈더랍니다. 문에서 뭔가가 빠져나간 듯이 힘이 없게 말이죠. 그 때서야 지옥같은 악몽이 끝나는 듯 했다고 그러덥니다. 그래서인지 몸에 힘이 쭈욱 빠지며, 다음날이 되서야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어렸을 때 말야....삼촌이 우리 남매중에 날 젤 이뻐해 주신 것 같다고 느낄때가 언제였냐면 말이지..." 형주는 손을 들어 자신의 귀 윗부분을 엄지와 집게로 잡아당기듯 늘렸다 놨다를 반복하는 것이었죠. "나 어렸을때는 삼촌이 이러면 아파서 싫었거든. 그런데 아버지가 말하길 삼촌은 좋아하는 사람보면 저렇게 한다고 하시더라고. 생각해보니 동생하고 누나한테는 이렇게 하지 않았었거든. 그래서 날 많이 아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그래서 그 날 데리고 갈라고 했던건지..." "........" "뭐 그건 저나라 가서 물어보면 되는거고..." 형주는 씨익 웃으며 종이컵에 담긴 맥주를 한 번에 넘겨버렸습니다. "한 잔 더 줘 봐라." [출처] 여섯번째 이야기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_ 옛날에 봤던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와 봤어. 가끔 귀신썰들 보다보면 아꼈던 사람들이 찾아와서 데려가려는 모습들이 종종 보이잖아. 처음에는 아니 아끼는 사람을 왜 죽게 하는거지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냥 마음이 단순해져서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그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이 산 사람에게 미치는 행동이 뭔지는 알 수가 없는거지. 마음이 너무 단순해져 버려서. 그냥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ㅎ 물론 그렇지 않은 귀신썰들도 종종 봤지만. 낮에는 많이 덥긴 하지만 밤은 서늘하니까 겉옷 하나씩 꼭 챙겨다니고, 난 조만간 또 다른 이야기 가지고 올게! 건강하자!
퍼오는 귀신썰) 휴가때 벌어진 일 2화
그럭저럭 월요일도 보냈네 부쩍 피곤한 오늘이었어 다들 어땠을까? 같이 옛날이야기(ㅎㅎ) 보는 이 시간이 위안이기를! 그나저나 다들 반말로 이야기하니까 어때 더 편하지 않아? 매번 마음이 불편했거든 난 반말로 글을 쓰는데 다들 존댓말로 댓글을 달아서 나 혼자 버릇없어 보였단 말이야 ㅋㅋㅋ 격의없고 싶어서 말을 놓으면서 시작한건데 버릇없어진 느낌 ㅎㅎ 같이 반말로 이야기하자! 처음엔 좀 어색해도 하다보면 좀 더 아무말 하기 편할거야 ㅎ 그럼 오늘도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 그냥 넘어갈까 했는데 궁금해 하시는 분이 두분이나 계시니.... 뭐 그렇다고 다른 소재가 없어서 이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고요...는 훼이크고... 바로 본론 들어가겠습니다. - 그 당시에는 밥배 따로 있고 술배 따로 있다고 했더랬죠. 지금이야 잘 모르는 말이지만, 혈기왕성 할 고등시절엔 그 말이 맞는 것도 같았습니다. 우여곡절끝에 밥 비슷한 것을 만들어놓고 이리저리 사온 통조림이나 김 같은 것들을 펼쳐놓으니 꽤 으리으리 했던 모양입니다. 평소같으면 맛이 있을리가 만무한 것들이 야외에서 왁자지껄 먹여 제끼기에는 그 맛이 더 할 나위가 없었다네요. 그러고 나서는 바로 술판을 벌이려 하는 와중에 밴드부의 일환이가 어디선가 기타를 들고 오더랍니다. "아 저새끼 짐 된다고 그렇게 가져 오지 말라니깐..." "야야 이럴때 폼 좀 잡아보지 록가수 흉내내는 아웃사이더 놈들이 언제 빛을 보겠냐." "크크..이 새끼들 예술의 예자도 모르는 소리 말아라." 일환이와 일행사이에는 장난 비슷한 약간의 실랑이가 오가고 있었답니다. 여자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고 즐거워 하는 표정이었고, 남자들은 그 상황을 즐기며 여자아이들의 선심을 살려고 무던히 노력했다죠? 그러던 중에 여자일행 중 모든 남자애들이 눈독을 들여놓은 미영이란 여자아이의 낌새가 잠깐 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네요. 남자들의 호감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어느때나 남자들의 시선을 받고 있었던 차, 그녀의 이상한 행동 하나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답니다. 그 중에 가장 빨리 말을 건 정수였다죠. "미영아 왜 그래?" "..으..응..저기.." "응?" 미영이 턱짓으로 가르키는 곳으로 모두들 고개가 돌아가더랍니다. "누구지?" "글쎄다..." 형주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두개의 후레쉬 빛이 교차하며 다가오는 곳으로 나아갔답니다. 그러나 형주가 더 나아가기 전에 이쪽에서 경찰과 비슷한 차림새를 한 두명의 남성이 이쪽으로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네요. "야 경찰은 아니지?" "경찰?"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런곳에 경찰이 올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죠. 형주 일행들이 약간 어리둥절해 하며 자리에서 머뭇 머뭇 일어나자 두 후레쉬 불빛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답니다. "자네들 여기 놀러온건가?" "예." 형주가 대답했답니다. "여기는 함부러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닌데 학생들끼리 위험하게 논다는 제보가 있어서 와 본거야." "누가요?" 누가 위험하게 놀고 있냐는 물음이었지만, 대답은 다르게 나왔답니다. "누구긴 동네 주민들이지." "저희 삼촌이 말씀해 놓아서 다들 알고 계실텐데요?" "삼촌?" "예. 이찬주 씨라고..." "이찬주? 청년회장 말하는 건가?" "예." 두 남자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작게 대화를 나누는 듯 해 보였답니다. "아 다른건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저수지 쪽에서 소리가 난다 해서 연락받고 온거야." "......." "사람들이 들어올 만한 곳이 아닌데 말이지...자네들 같이 외지 사람이 아니면 여기 놀러오고 할 곳이 못되거든." "왜요?" "왜긴...여름에 여기 헤엄치러 온다고 해서 사고가 특히 많지." "저흰 물에 안 들어가요." "그럼 다행이지만....." 두 경찰 아니...그렇게 생각되는 그 두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윗 오주머니에서 메모할 것을 꺼내드는 것이었답니다. "우리도 일단 민원받고 출동한거라 형식 좀 차려야되니깐 협조 좀 해줘." "어떤거죠..?" "일단 그쪽이 대표인듯 보이니...자네 주민등록 번호." 턱짓으로 형주를 가르키고 바로 고개를 숙여 받아적을 자세를 취한 경찰은 형주에게서 주민번호를 받아 적자 허리에 걸린 무전기를 빼 드는 것이었답니다. "xxxxxx 에 xxxxxxx. xxxxxx 에 xxxxxxx." '치익' 무전기의 송신음이 끝나고 약 30초 정도 후에 수신음이 들렸답니다. '치익. 확인됐다. 이상없음. 치익' 당연히 들려야 할 대답이 나왔지만서도 어딘가 모르게 껄그러웠다는 겁니다. "이거 노는데 미안하게 됐군 그래. 우리도 그냥 할 일 한거야." "예...." "아 그리고 말야 도움 청하거나 할 일 있으면 저 쪽에 방범초소 있으니 그쪽으로 가면 돼." "방법초소요? 입구에 있는거 말씀이신가요?" "아니 그거 말고. 저 쪽으로 가다보면 전봇대가 나와. 그 밑에 초소가 있으니깐 안으로 들어가면 돼. 하여튼 그렇게 알고 있어들." 일행은 경찰들이 가르키는 저 어둠 넘어로 고개를 돌렸답니다. 그냥 어두울뿐 더 들어가봐야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곳이었다네요. "재미있게들 놀아."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왔던길로 되돌아 가더랍니다. 일행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펼쳐놓은 자리로 되돌아 갔답니다. 하지만 발검을을 옮기지 못하는 미영을 보며 남자들도 제각각 그녀를 돌아보게 되었다네요. "저 사람들 이상하지 않아?" 미영이 던진 한마디. 자리로 돌아가던 일행의 발걸음이 모두 순간적으로 주춤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답니다. 다들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었지만 뭔가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형주만이 받은 느낌이 아니었다 하는군요. "맞어. 저 꼰대들 왠지 수상해..." 기철이 대뜸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해 보였답니다. "야 봐봐. 짭새들이 저렇게 쉽게 돌아갈리가 없잖아? 뒤에 술도 뻔히 다 보이는데..." "그건 그렇다해도...형주 삼촌 이름 말할때 짭새들 표정 봤냐?" 정수가 기철의 옆에서며 말을 이었답니다. "표정이 뭐 그려러니 하는 표정이었어. 형주 삼촌 덕일지도 모르지." ".....그랬냐?" "그려러니 해야지...짭새새끼들..야밤에 순찰돌기도 귀찮은거 아니겠어? 여기까지 온게 더 신기하다 야." 정수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표정을 지으며 웃어보이자 형주는 갑자기 낮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더랍니다. '아냐...뭔가 이상해...파출소는 역옆에 있었는데...여기까지 거리가...' 그러나 그 생각은 일행을 불안하게 하기에는 충분했답니다. 주선자가 되어 이쪽으로 데려왔는데 괜히 일을 벌릴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었다네요. 그렇게 대충 생각을 마무리 하고, 자리로 돌아가 앉을려는데.... "너희 정말 모르는 거야?" 약간의 소란스러움을 깨고 미영의 목소리가 모여있는 일행들 사이로 스며들듯이 들려왔답니다. 그때까지 경찰들이 사라진 쪽을 바라보고 있던 미영이 다시 자리를 잡고 앉은 일행을 향해 돌아서는 순간이었다죠. "미영아 왜 그래 너 무서워..." 여자 일행중에 누군가가 불안한 목소리로 미영에게 대답했더랍니다. 돌아선 미영의 표정도 불안함이 가득찬 표정이었다네요. "나 봤어....." 낮게 끊어지는 목소리. 시선의 촛점은 일행을 향하지 않고 어딘듯 불안하게 흐트러트리는 모습이었답니다. "야 왜그래! 정말 무섭잖아!" 여자아이들의 낮은 비명이 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때 였답니다. "야야 됐어 보긴 뭘봐. 그냥 기분탓 아니겠니?" 어느 순간에 거기까지 이동했는지 수희라는 여자아이가 미영의 어깨를 감싸는 것이었답니다. 그리고는 일행이 있는 자리로 데려오는 것이었다죠. "야야!! 니가 더 무서워. 언제 미영이한테 갔냐? 깜짝놀랬잖아." 정수가 너스례를 떨며 미영과 가까이 다가온 수희의 어깨를 탁 쳤답니다. "어머 얘가. 언제부터 알았다고 친한척이야?" "어허 이거 왜이러셔. 벌써 우린 친구 아니겠어?" "훗. 웃기시네." 그렇게 정수의 적절한 너스례로 분위기는 일단락 되었지만, 수희가 미영에게로 다가가는 것을 아무도 모를정도로 미영의 분위기에 눌려가고 있었던 것 같았답니다. 형주는 오래전부터 자신에게 벌어졌던 일들도 그렇고, 그 때 벌어진 그 상황도 그렇고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네요. 그러나... 분위기는 일환이의 기타연주로 금방 전환이 되었고, 모두들 좀전에 있었던 일을 잊는 듯 보였답니다. 다만 미영의 불안한 표정과 그것을 계속 지켜본 형주만이 그 분위기에 빨리 익숙해 지지 않았다 하네요. 그것을 눈치챘는지 기철이 형주에게로 다가와 텐트안에서 조용히 맥주나 한 잔 할 것을 권했답니다. "그래 있는 우리 둘은 빠져줘야지. 저새끼들 자꾸 우리한테 눈치주네 크크크." 그렇게 둘은 텐트로 돌아와 캔맥주에 라면을 부셔 안주삼아 건배를 하고 있었다네요. 그러다가는 정수의 댄스 타임이 시작되었고, 텐트에 앉은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카세트 사건이 터지고 여자아이의 비명이 들려올 때였답니다. 비명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미영. 헐레벌떡 달려온 정수의 말을 듣자마자 카셋트가 놓여진 자리에 돌아간 형주는 미영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너희들 진짜 모르고 있었던거야? 정말?" "........" 주위에 고개를 돌리며 대답을 구하는것이 분명한 미영의 모습. 그때서야 형주는 일이 커졌음을 알게 되었다죠? "나...분명히 봤어. 그 경찰 아저씨들...." 말끝을 흐리며 눈물이 고여 있는 눈을 닦아내는 미영. "그 사람들 사람이 아닌것 같단 말이야. 왜 내 이야길 끝까지 안들어!" 더더욱 흐느끼는 미영. 주위는 잠깐 정적에 잠기는가 싶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여자아이들의 비명소리로 주위가 산만해질 정도였답니다. 그 때 미영에게로 다가가는 정수. "너 아까 그러면....." "......으..응." 눈물을 훔치며 고개만 끄덕이는 그 모습에 정수뿐만 아니라 근처에서 미영을 주시하고 있던 남자아이들은 그 대답의 의미가 뭔지 알아채는 중이었답니다. "미영아 뭘 본거야?" 그 때 미영에게로 다가와 어깨를 감싸안는 수희. 그렇게 수희에게 기댄채 잠시 흐느끼던 미영은 고개를 들어 정수에게 촛점을 맞추고 말을 했답니다. "정말 볼 생각 없었거든...그런데...그런데...거기서 갑자기 나타난거야. 정말 그냥 나타났어." "나타나다니 뭐가?" "몰라 그냥 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 자리에 나타났어." 울먹이는 미영이 하는 말이 정확히 바로 이해는 되지 않았었답니다. 형주는 미영에게로 다가갔답니다. "미영아 그냥 나타난거면 그 자리에 그냥 생겼다는 말이야?" "..응.." "걸어서 이쪽으로 온게 아니라고?" "...그냥 거기서 나타났어..." 형주는 두번의 물음을 하고서야 머리에 떠오르는게 있었답니다. 당시 모두가 시선을 돌려 알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가 오고 있을때 였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나타났음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라죠? 미영이만이 처음부터 본것이었다고 생각되었답니다. '그리고...라디오 무전기....이런데서 터질리가 없다...'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한기를 느껴며 온 몸에 털이 바짝서는 전율을 맛보았답니다. "그런데...그런데...진짜 너희들 못 봤어...?" 흐느낌을 멈춘건지 눈물기운만 남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 정수를 바라보던 미영은 또 당장이라도 울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네요. "그 사람들.....그림자가 없었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여자아이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며 텐트쪽으로 달려나갔고, 그들을 따라 달린 남자들을 제외하곤 정수와 형주 카세트가 마주보고 있었다네요. "이런......." "씨발 뭐 이래..." 정수는 기분을 잡쳤다는 표정으로 바닥의 돌을 차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정수만이 당황하지 않은 표정이었다네요. 무서움을 타지 않았던건지.... 결국 그날밤은 거의 뜬 눈으로 지새웠고, 밤새도록 옆텐트에서 흐느끼는 여자아이들 때문에도 잠을 잘 수 없었다네요. 불안했던것은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후일담이라면 경찰들이 가리켰던 그곳에 있을 전주밑에 초소는, "거기? 이젠 못가. 작년 홍수나서 저수지 물이 엄청 불었거든. 그때 거기도 물에 다 잠겼지. 지금이야 물이 빠져서 보일지는 모르겠는데 누가 거길 갈려고 하겠니?" 전날에 있었던 이야기를 삼촌에게 들려주자 그렇게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씀해 주셨다 하네요. 그리고 한말씀 더 하신게...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떠돌고 있지. 니들이 아니라도 말야. 그래도 너희는 12명이나 되니 담력시험으로 도 좋을거라 생각했는데...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큰일날뻔 했어..." 그렇게 일행은 악몽같은 하룻밤을 지내고 바로 인천으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 뻔한 이야기였죠?? 그래서 안 할라고 했는데....소재부족으로 아무거라도 잡고 써야 웃대에 더 자주 올것 같아 써봤습니다. 그렇다고 한가한 시간이 많다는 것은 아닙니다. 뭐 그냥 그렇다고요.... 다음이야기는 그 카셋트에 엮여서 올라온 이야기 해 드릴게요. [출처] 휴가 -2-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 어우 경비원 얘기가 왜 아무것도 아니야 이 아저씨 글 너무 쫄깃하게 잘 쓰시네 별 것도 아닌데 숨을 한참 참았다 정말 내일은 이 다음 얘기 가지고 올게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맙고 ㅎㅎ 잘 자! 좋은 꿈 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