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mon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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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귀신썰) 거울

다들 편안한 주말 보내고 있나 모르겠네
이제 날씨가 완전 가을이네 그치.
여차하면 금방 겨울 되겠다.
물론 귀신썰과 함께라면 벌써 마음은 겨울 ㅋㅋㅋ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해주겠어
오늘도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

얼마전에 자주가던 공포 까페에서 어떤 귀신에 대해 본 적이 있습니다. 불현듯 전방에 있을 당시 부소초장이 해주던 어린시절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낮에 들었는데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 실실웃는 면상으로 기가막히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줬던 사람입니다. 그 이야기를 제가 한 번 해보도록 하지요.

-

때는 그가 어렸을 당시 랍니다. 그는 중학교 시절 방학 때 인적없는 시골 할머니댁에서 생활 한 적이 있었답니다. 부모님과 같이 내려갔는지 아닌지는 안 물어봐서 모르겠네요. 본문에는 뭐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

어느날 이었답니다. 어른이 되서는 간밤에 깨서 화장실을 간적이 거의 없다던 그.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만 그의 말로는 어렸을 적에는 자주 그런일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날도 별거 없이 소변을 느끼고,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였답니다. 게슴츠례한 눈에 창으로 들어오는 달빛을 받으며 뭔가가 부스럭 거리는게 보였는데, 누군가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고 있더랍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세로 약 50cm 가로 야 20cm 정도? 나무틀로 만들어진 거울 이었답니다. 저는 그 이야길 듣고 어렵지 않게 비슷한 거울을 떠 올릴 수 있었습니다.

"........"

그렇게 상체는 일으키지 않고, 자기도 모르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본능적으로는 말을 걸면 안되겠다는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네요.

그런 모습에 소변이 마려운 것도 어느정도는 잊고 있었는데, 도저히 못 참겠다 싶은 타이밍에 하반신을 약간 비틀었고, 이불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나자마자 그 누군가가 그에게로 고개를 휙 돌리더랍니다.

"!!!"

엄청 잽싸게 이불을 뒤집어 썼다고 하네요. 무척이나 쫄았었답니다. 이불에 파묻히듯 뒤집어 쓰고, 그 안에서 벌벌벌 거리기를 몇분 정도. 그사람과 눈이 마주친 것 같기도 하는 생각에, 걸리면 큰일난다 라는 본능이 심장이 터져나갈 정도로 도리깨질 했다는 표현을 썼답니다.

도저히 다시 잠이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눈이 커다랗게 떠져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불속 안을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억누를 수 없는 이불 밖 상황에 대한 호기심. 두려우면서도 이불 바깥쪽에 대한 호기심이 꼬마의 재량껏 낼 수 있는 어색한 몸부림을 일게해 이불을 머리에서 걷어냈답니다.

'없...?'

말그대로 없더랍니다.

그러다가 눈이 문쪽으로 가는데, 내가 왜 일어났지 하는 생각이 들자 소변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네요. 바로 요강을 찾기 위해서 였다죠. 밤에는 화장실 가기 귀찮아 할 손자를 생각해 가져다 놓으셨다는 겁니다. 평소에는 왜 그걸 사용하는지 정말 알 수 없었다는데, 그날만은 정말 감사히 사용했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바깥에서 들려오는 개가 짖는 소리에 번뜩 정신이 드는 것이 머리를 빗던 사람이 없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 할 수 있었답니다. 그때쯤 되니 두려움 보다는 호기심이 무척이나 발동해 방문을 살짝 열고 빼꼼히 내다보았는데, 문을 활짝 열수 없었던지라 시각에 어느정도 제한이 있었답니다.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것이 어두운 마루와 저만치 보이는 개집. 그 개집 앞에 말뚝을 박아 놓고 흔히들 말하는 누렁이를 묶어 놓았는데, 그 녀석이 묶인 줄이 끊어져라 이리저리 방방 뛰면서 짖더랍니다.

'컹 컹!'

달밤이라 마당이 훤하게 보여서 누렁이가 뭘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네요. 하늘을 향해 달을 보고 짖는 것은 아닌 것은 분명했고 정말 목청이 쉬어라 짖어대는데 컹컹거리는 방향을 보니 분명 저 앞에 무엇인가를 향한것이 확실했답니다.

'뭐지....?'

계속 보고 싶은 호기심... 그 때였답니다.

'깨갱'

줄이 끊어져라 튀어나갈려던 누렁이가 개집안으로 후다닥 튀어들어가더니 끄응 거리는 소리를 내며 으르렁 거리더랍니다. 그리고 그는 확실히 봤답니다. 길다란 막대기 같은 그림자를. 아니 얇고 긴 그림자라고 생각해서 막대기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그림자는 뱀처럼 휘는 모습을 하며 개집 위로 스윽 올라가더랍니다.

그때서야 그는 두려움을 느끼고 문을 닫고 바로 이불안으로 튀어들어가 어떻게 해서든 잠을 잘려고 노력했다네요.

일단은 그렇게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어난 아침에 할머니께 여쭈었답니다.

"할머니 어젯밤에 말이예요...."

하고...
하지만 할머니는 그저 그렇다는 반응 이셨다네요. 손자가 그냥 헛것을 본것이려니 하는 표정이었다나...

그리고 또 밤은 찾아 왔답니다. 그러나 무서운 생각과는 다르게 그날 밤엔 아무일도 없었고, 다가오는 여러 밤들도 아무런 의식없이 잠이 들 수 있었다네요.

하지만 완전 잊어갈 무렵 어느 날 밤.

'뎅 뎅 뎅'

시골 어디나 괘종시계가 있었나 봅니다. 저희 집 시골에도 그런것이 있었으니... 마루에서 울리는 새벽 3시를 알리는 소리에 그는 그냥 눈이 떠졌답니다. 소변이 마려운 것도 아니었고 그냥 눈이 떠지는 것. 그리고 옆을 쳐다보니 그 날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고 하네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빗는 그날밤의 사람.

그는 뜬 눈을 질끈 감았다가 살짝 뜨며 그 상황을 지켜보았답니다.

'누구지....?'

계속 생각해 보았지만 어두울 뿐더러 낯이 익은 얼굴이 아니라 계속해서 기억을 더듬는 수밖에 없었다네요. 그저 긴 머리를 계속해서 내려빗는 모습에 여자 일것이다라는 생각만 들었답니다. 그런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는데,

'거울이 내 방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하지만 때마침 거울을 바닥에 내려놓고 일어나려는 모습에 생각은 길게 가지 않았다네요. 눈만 질끈 감고 자고 있는 척을 했답니다. 뒤이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뎅 뎅 뎅 뎅'

네시를 알리는 괘종소리가 나자마자,

'컹 컹'

누렁이의 짖는 소리가 들려오더랍니다. 그는 살짝 눈을 뜨고, 그 자세에서 볼 수 있는 모든곳에 시선을 뿌렸답니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누렁이의 짖음.

자리에서 일어나 엎드린채로 엉금엉금 기어 문가에 다가가 살짝 열고선 마당쪽을 바라 보았답니다. 그날과 별로 다르지 않은 상황에 다른게 있다면 무월광이라 마당이 굉장히 어두웠다고 하네요. 그리고 또다시 반복되는 누렁의 낑낑거림을 들었지만, 그날과 같은 그림자 같은 건 확인 할 수 없었답니다.

하지만 그 때.
그 어두움 속에서 뭔가 꾸물거리는 것이 보이는 듯 아니 느끼는 것에 가까울 정도로 뭔가가 마루를 향해 스윽 올라오더랍니다. 기겁을 하고 몸을 굴리듯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 빼꼼히 문쪽을 바라보았다고 하네요.

어둠에 눈이 많이 적응이 되어서 일까라나요? 방안의 모든 사물들이 식별이 되었는데, 바닥에 있어야 할 거울이 안 보이더라는 겁니다.

'아까는 있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 것이라나요?

'..........'

숨을 죽이고 침이 꼴깍 넘어가는데, 다행히도 문이 그냥 열리기만 했을 뿐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고 합니다.

'안닫고 와서 열린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저히 다시 닫으러 갈 용기는 안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어느새 눈을 떠보니 아침. 퀭한 시선으로 저만치 닫혀진 문이 보이는데, 마땅 있어야 할 거울이 보이지 않더랍니다.

'밤에도 분명히 없었지.'

그리고 며칠 후. 그날밤의 기억은 처음과 같이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네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가면 무엇도 잃어버리는 것인가 봅니다. 방학도 슬슬 끝나가는 지라 집으로 돌아갈 때가 다가오고 있었답니다. 어쨌든 밤은 찾아오고 잊었다고 생각할 무렵의 그날이었다네요. 무슨 꿈을 꾼 것 같기는 한데, 당시에도 잘 생각이 나지 않았고, 그냥 새벽에 눈이 떠지더라는 겁니다.

'뎅 뎅 뎅~'

정확히 세번.

'3시?'

눈을 뜨고 그냥 멍하니 있었는데, 번뜩 그날들의 기억이 떠올라 고개를 휙 돌렸답니다.

'탁'

그제서야 막 누군가 나가며 문이 닫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그 누군가는 아마 그 여자 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거울?'

문쪽으로 있던 시선이 자연히 바닥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여자가 항상 바라보던 거울이 있었다는 겁니다.

'........'

그는 주위를 힐끔 거리다 엉금엉금 기어서 그 거울로 다가갔다고 하네요. 하지만 바로 거울을 본것이 아니라 문가쪽으로 다가가 살짝 문을 열고 바깥을 빼꼼히 살피는게 우선이었답니다.

보름에 가까운 달이 었다네요. 엄청 밝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빼꼼히 밖을 바라보는데, 어쩐지 누렁이도 조용하고, 별 다른 동요를 느낄 수가 없는 것이 분명 그여자가 바깥에 나가면 그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중이었답니다.

그러다가.....

"아..."

자기도 모르게 나지막히 목소리가 나고, 오감이 등뒤에 뭔가를 느끼는 중이었다고 하네요.

'뒤에.........'

조심스례 열었던 문을 닫고, 거기서 돌아서려는 차에 본능적으로 그러면 안된다고 경고가 오더랍니다. 그래서 그 자세 그대로 손바닥과 무릎으로 뒤로 기어 이불안으로 들어갈려고 했다네요.

그리고 거의 다 들어왔을 무렵 눈앞에 놓여진 거울. 그대로 이불안으로 들어가 자야겠다는 본능보다는 그 거울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요동쳐서 확인해 보지 않고는 절대로 잘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네요.

'죽기야 하겠어...'

그는 다시 앞으로 기어 그 거울 앞으로 다가가 바닥에 놓인 그대로 거울을 바라 보았답니다. 그냥 평범한 거울. 엎드린 자세 그대로 거울을 보고있자니 어두운 자신의 얼굴과 천정이 보이더랍니다. 방은 어두웠지만 적응이 되어서 방안의 사물이 거의 식별이 가능했고, 달빛도 환해 방안 어디라고 그렇게 어두운 구석은 없어 보였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게 뭐지...?'

거울 오른 윗쪽이 굉장히 어둡더랍니다. 어둡다기 보다는 멍이 들어있다 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라고 했네요.

'뽀드득 뽀드득'

그 어두운 곳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보았답니다. 하지만 그 어둠은 손가락에 닿는 그런 어두움이 아니었다네요. 확실히 거울의 그 부분만 무엇도 비추어지지 않는 이상한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천정이 어두운건가?'

고갤 돌려 천정을 쳐다보았지만, 천정은 달빛이 반사되어 밝은 편이었고 식별도 충분히 가능 할 정도 였다네요.

그때 였답니다. 거울속 어두운 그 부분이 왠지 꿈틀거리고 있다고 느껴지더랍니다.

'뭐....?'

다시 한 번 손가락을 가져다 댈려다 왠지 직감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동시에 느껴지는 등뒤의 서늘함... 거울속의 어둠은 거의 확실한 형태를 취해가고 있었다고 하네요.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그 검은 덩어리는 분명......

'그 여자다!'

마침내 꿈틀거림은 형태를 거의 이룰 듯 하고, 그는 미친듯이 놀라며 이불안으로 튀어 들어갔답니다. 이불안에서 웅크리고 한참동안을 벌벌벌 떨면서 잠을 잔다는 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죠. 그런 그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미칠듯 한 호기심이 문제였지. 그 와중에도 이불 밖이 얼마나 궁금하던지....."

평소에도 웃는 얼굴외에는 다른 표정이 없어 보일 정도로 밝은 모습에 호기심은 그의 천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역시나 그의 말대로 그는 이불 밖을 관찰하기 위해 굉장히 조심스레 시선이 트일 공간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다 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어?'

조심스레 공간을 만들고 이불 밖으로 시선을 옮겼는데 그곳에 당연 있어야 할 거울이 없었다는 겁니다.

'없어졌다.'

더 자세히 찾아 보고 싶은 호기심이 요동을 치더랍니다. 하지만 더 험한꼴 당하긴 싫었는지 호기심을 억누를 수 밖에 없었다네요. 그렇게 포기를 하고 이불을 다시 뒤집어 쓰고 잘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옆으로 꾸부정하게 누워 있던 자세가 불편해 몸을 돌려누우며 천장을 향해 시선을 던졌을 때라네요.

(사진은 주온의 한 장면. 마땅히 쓸 사진이 없어서요. 머릿속에 그 상황이 신나게 그려지는데 컨이 발컨이라 머릿속 상상이 그림으로는 죽어도 안나오네요....제 생각대로의 사진이라면 효과 만점 일텐데...)

옵몬 등장 : 사진은 무서워서... 못 갖고왔어... 미안... 대충 상상은 되지 않아 그래도?

그는 그냥 그대로 비명도 못 지르고 정신을 잃었다고 합니다. 자세히는 못 봤어도 거울이 머리위에 떠 있는 것이 보이는 순간 그 거울에서 목이 길게 늘어지는 그것이 자신의 눈 앞에까지 오는중이었다고 하네요.

옵몬 또 등장 : 여기도 무서운 사진이라 안가져왔어 ㅠㅠㅠ 그냥 말 그대로야 귀신이 눈앞에 오는 사진이란 말이야 ㅠㅠㅠㅠ

이런 느낌이랄까... 그림 실력이 발컨이라 느낌 전달이 잘 안되네요. 여튼 이 이야기 해 주신 분의 이야기가 몇개 더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아서 올려봅니다.

부소초장이 말해준 그 이야기가 저는 일본 귀신 로쿠로쿠비 같은게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거울이라는 아이템은 좀 생소하네요...

여까지 할게요~ 담에 뵈요~


[출처] 거울 | 공포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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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로쿠로쿠비는 이런거야
일본의 인간형 요괴로, 목이 뱀처럼 길게 늘어나는 것이 특징. 대부분의 전승에서는 안색이 창백한 것만 제외하면 보통 인간과 다름없는 존재로, 자는 도중에 목이 늘어나면서 주변에 안개나 연기와도 같은 뿌연 것이 나온다. 주로 본인은 자고있느라 모르는 상태에서 목이 늘어나는데, 오밤중에 이를 목격한 사람이 있을 시에는 다시 본래대로 돌아온다고 한다. 한마디로 자기가 평범한 인간이 아닌 존재, 즉 요괴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출처 : 나무위키]

라고해. 이 이미지는 덜 무섭군ㅎㅎ
시골의 밤은 이상하게 더 무서운 것 같아
서울은 밤이 되어도 불을 꺼도 여전히 밝지만 시골은 가로등도 잘 없어서 더 어두워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암튼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내일도 같이 보쟈 ㅎㅎ
잘 자고!
1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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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없어서 지짜 다행이다 쌩유쌩유
난 옵몬이 사진은 빼고 가져와줘서 너무 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 안그래도 무서운데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도 잘봐쪙~~
난 진짜 사진있었음 기절할뻔....😱 사진 안가져와줘서 너무 고마워👍🏻😱😱
아침에 보길 잘했다 ㅎㅎㅎ
아침에봐도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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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되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두 번째는 많이 못 잤어요.." 갑자기 소변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넘쳐나더랍니다. 자던 그대로 일어나 반사적으로 교실 뒷문으로 몸이 움직였다네요. 그런데 뭐랄까 평소같으면 그냥 문을 열고 나갔을 텐데 왠지 뒤를 한 번 돌아보고 싶었답니다. 그대로 문을 열다 말고 고갤 돌려 교실을 한 번 쓰윽 돌아보니... "........" 평소와 전혀 다를게 없는 교실이었다네요. 거의 대부분이 쿠션이나 팔베개를 하고 엎드려 있고, 듬성듬성 빈 자리, 이어폰에 의지해 공부를 하고 있는 몇몇... 별 다른 모습도 없었답니다. '느낌인가...?' 그 이상은 별 생각이 없었답니다. 그렇게 교실문을 열고 나와 복도에 서자 몸의 방향이 화장실 쪽으로 돌아서는데, '아!' 하는 생각이 들면서 화장실은 몇일전 부터 공사중이었다는게 생각이 나더랍니다. "아랫층으로 가야 하나..." 윗층으로 가자니 오르막길 이라 왠지 꺼려지는게, 아랫층으로 가자니 어두운 복도가 생각나 그것도 꺼려졌다네요. "어차피 올라오고 내려오고는 마찬가진데 왜 그러셨어요?" "사람 심리가 다 그런건가봐요." "훗...." 쓴 웃음이 나오더군요. 마찬가지를 가지고 왜 고민을 했을까 하고... "그 때 분명 선택을 잘못했어요. 그냥 위로 가는 거였는데...." "뭔일 있었나요?" "집에 갈때마다 계단 내려갈때는 주위가 시쓸벅적 해서 몰랐는데 혼자 내려가보니 이거 뭐 완전 다른 세상이던데요. 그냥 어둡고 퀭 한게..." "......." 계단을 반쯤 내려오니 남은 반 저 밑은 어둑어둑해서 다시 돌아올라갈까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야자시간에는 사람이 올일이 없는 곳이라 형광등을 다 꺼놨는데, 그 스위치가 복도 중간에 있어 어떻게 해도 밝은 복도를 지나가기엔 무리가 있었다네요. '아 쪼금 무서운데...' 머리에 오만가지 잡생각이 들더랍니다. 특히 어렸을 때 본 전설의 고향이라던가 하는 것들이요. 그래도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고 오직 화장실에 간다는 일념하나로 계단을 내려와 복도와 마주 서게 됐답니다. '왠지 살벌한데....' 하지만 자꾸 떠오르는 옛 기억들...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겁더랍니다. 뒤에서 뭔가 확 나타날 것 같은 생각에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고 스스로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타일러 봤지만, 계속 돋는 닭살은 돌아본 저만치 멀어진 계단을 보자 더 심해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아무일 없이 화장실에 도착해서 시원하게 일을 마칠 수 있었답니다. "솔직히 화장실 안에서도 많이 쫄았었죠. 일보는데 뒤에서 문이 확 열려지지는 않을까, 갑자기 입구가 닫혀서 갇히는게 아닌가 하고요." "그렇겠네요...아마 저였어도..." 물론이었죠. 예전 어두운 병원 복도에서 겪었던 두려움이 떠올라 어느정도 실감을 하면서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뭔일이 있었냐는 듯 그렇다고 뭔일이 있었던것도 아니었지만, 좀전보다는 약간 후련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계단을 향해 걸었답니다. 그 때 였다나요? 제게 동료가 이야기 한 그대로 설명하자면, "그게 왜 있잖아요..." 하면서 책상위에 놓인 책자를 하나 집어들더니 자신의 뒷통수 근처로 가져다 대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이 오더라고요...." 저도 한 번 따라해 보았죠. 확실히 뭔가가 스윽 다가와 있다는 느낌이랄까? 내가 직접 가져다 대었음에도 확실히 느낌은 전해져 오더라고요. 무엇이 있던 없던 그건은 상관없이요. "진짜 섬뜩 했어요. 이 다음 이야기부터는 어디 놀러가서 몇번 이야기 했었는데요.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죠. 무슨 영화 아니냐 그러면서 겁없는 애들은 절 놀리더라고요." "......어떤 이야기죠?" "그 느낌이 오고 나서 부터 말예요..." 걸음이 굉장히 무거워졌답니다. 그냥 앞에 보이는 계단만 보고 걸었다네요. 그래도 뒷통수에 정말 뭔가가 있다 라는 생각이 사라지질 않았답니다. 눈꺼풀이 덜덜덜 떨리는데 쳐다는 보고 싶고 그랬다가 정말 흉한 꼴 당할까 싶어 굉장히 망설였답니다. 그러다가 간신히란 말을 사용할만큼 온몸이 저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올라서는 계단 첫칸에 발을 올려놓았답니다. 여차하면 위로 튀어올라 갈 수 있다고 안심이 된건지 아니면 곁눈질에 뒤엔 아무것도 없다라고, 느낀건지 그런 생각을 하니 더더욱 굉장히 의식되어 저 만치 복도끝을 쳐다 보았답니다. '뭐.....?'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쭉 빼며 복도 끝에 있는 뭔가를 살펴보게 되었다네요. 그러나 살펴 볼 필요도 없었답니다. 아니 그러지 말고 그냥 바로 올라갔었어야 했답니다. 희꾸무레한 그것은 저 끝 복도 끝에 분명히 있었답니다. 어두워서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반사된 그 하얀것이 더 잘보였는데, 분명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이 들자 계단에 올려놓은 발에 힘이 들어감이 느껴졌고, 그대로 있는 힘을 다해 교실이 있는 윗층으로 전속력을 냈답니다. 그렇게 튀듯이 계단의 반을 올라가 방향을 바꿔 고개를 들아보니 형광등의 불빛이 전혀 안 보이더랍니다. 혹시나하고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복도의 형광등과 교실의 형광등은 전부다 꺼져 있더랍니다. '뭐야...? 내려온지 10분도 안된거 같은데....벌써 간거야?' 책상위에 두고온 시계 생각이 났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아랫층에서 본 것이 자신이 서 있는 저 멀리 정면에도 있더라네요.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 딱 그 때였답니다.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으악' 하는 소리가 튀어나갔는데, 공허하게 복도만 울리고는 아무 대답없이 정적이 찾아오자 소름이 확 올라왔다고 하네요. '어떻게하지....애들 벌써 다 간건가..소리를 들었으면 하나라도 튀어나와야 하는데...'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선은 애써 정면을 피하려고 해도 불안한 마음에 자꾸 보게 되더랍니다. 그러다가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아래쪽으로 한걸음 내려서면서 복도 끝을 바라보았을 때 였답니다. '아....!' 덜컥 겁이 나더랍니다. 내려갈려고 계단에 발을 디딘 순간 분명히 그것이 이쪽으로 이동을 했다네요. '오는 건가?' 또다시 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네요. '이렇게 죽을 수는 없지!' 라는 생각이 들자 미친듯이 계단 아래로 내달리는 자신을 알겠더랍니다. 절대 옆을 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서요. 그렇게 미친듯이 뛰어 1층까지 내려와 저 멀리 정면을 바라보니, 역시나 그것이 저 멀리 서있다고 했습니다. '미치겠네....도대체 뭐야 저거.' 그정도 쯤 되자 무서움보다는 짜증이 생겼다고 하네요. 하지만 본능적으로 두려운 느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답니다. '문제는....' 저 가운데에 있는 현관까지 어떻게 가느냐 였답니다. 솔직히 저기 있는 허연것이 뭔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분명 자신에게는 위협적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고, 본능이 계속 호소 했다네요. '일단 나가고 보자.' 그렇게 한걸음 내딛었고, 이후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딛었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였을까요? 저 앞에 있는 허연것도 이쪽으로 미끄러지듯 다가오더랍니다. 자신이 나아가고 있어 가까워 지는 것이 아닌 분명 내가 움직일때마다 저것도 같이 거리를 좁혀오고 있다는 것이었답니다. 갑자기 온몸에 서늘함이 쭈욱 타고 흘렀다네요. '가운데까지 가면 정확히 나랑 마주치....' 그는 앞으로 나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지 않은 채 뒷걸음질 쳤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우뚝 박혀있더라네요. '씨발 설마....' 설마하는 생각에 그는 뒷걸음질을 멈추고, 조심스례 앞으로 한 발 내딪었답니다. '으...으...' 이빨이 부들부들 떨리는 소리가 마치 남의 것인 마냥 들렸다는군요. 앞으로 한 발 내딪자 앞의 그것은 정확히 아니 그렇다고 분명히 느낄 수 있을 만큼 거리를 좁혀오는 것이라했죠. 완전한 공포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답니다. 그 자리에 서서는 꼼짝도 못하겠더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데, 이번엔 그것이 스윽 하고 앞으로 다가왔다고 하네요. 길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답니다. 물론 그랬겠죠. 가지 않아도 오고 있고 간다하면 더 빨리 이쪽으로 다가오는 그것.. "너 뭐야 도대체!!!!" 있는 힘을 다해 그것을 향해 소리쳤답니다. 하지만 반응은 없고, 몇걸음 더 좁혀오는 결과만 초래했다네요.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그때 부터는 멈춤없이 다가오고 있었다고 하네요. 미쳐버릴 것 같았답니다. 걷는것도 아니고 몸이 들썩거리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미끄러지듯 이동을 해오는지... 머릿속은 '귀신' 이라는 단어가 넘쳐 흐르고, 온몸에 소름이 돋다 못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도 않고, 뭐라고 소리라도 치고 싶은데 입은 꾹 닫힌채 입술만 부르르 떨리더랍니다. 그리고 슬슬 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답니다. 아무 생각도 안 났다고 하네요. 나중에 회상해 보아도 그것의 모습이 거의 보일 무렵 이후로는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네요. 그의 말로는 정신을 차린 때가, "정신 아니 기억이 나는게...음...집으로 가는 골목길하고 팔에서 엄청나게 피가 흘렀던 거 생각나네요. 이거보세요." 그리고 그는 오른팔을 제게 보여주더군요. 한 20cm 정도? 그 정도 길이의 꼬맨 상처자국이 팔뚝의 바깥쪽에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보이죠?" "무슨 상천가요?" "그 때 저는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여기도 보세요." 그러고는 머리를 쓸어 올리고 보여준 이마에도 약 5cm 정도의 찢어진 상처자국이 있었습니다. "술먹고 필름이 나간것 처럼 기억이 없어요. 어머니께서 그때 얼마나 놀라셨는지....저도 정신 차려 보니 집이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앰블런스 타고 있더라고요." "무슨 일이....?" "하루 대충 입원해 있다 월요일날 학교에 갔어요. 어머니 말씀으로는 입원한 그 시간동안 말도 없고 그냥 멍하게 앞만 보고 있더래요. 근데 학교에 간 그 때 딱 생각나더라고요." 손바닥을 치며 말하는 모습이 정말 자기 이야기 하는 것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이 당황하면 괴력을 발휘한다는게 맞는건지...생각이 어렴풋 나더라고요. 그...뭐라해야 하나 하여간 그게 눈앞에까지 거의 다 왔다고 느꼈던 그땐가...반사적으로 유리창으로 몸을 날린 것 같아요. 그대로 몸으로 유리창 깨면서 팔하고 이마에 상처가 났고요. 화단으로 몇 바퀴 구른 것도 기억이 나요." "........." "월요일날 교실로 간다고 2층으로 올라가다가 깨진 창문 보니 생각나데요 . 그 때 까진 정말 홀린 것 같이 멍해있었어요. 병원에 잠깐 누워있으면서 어머니도 그거 보고 애가 완전히 맛이 갔다고 하하하. 뭐 그 덕분에 2주 정도 야자 안 했죠....도저히 야간에 학교에 남을 자신이 없어서 어머니께 사정사정했죠. 평소엔 콧방귀도 안 뀌시던 분이 그 날 밤 제가 그런 몰골 하고 온게 많이 걱정되셨던 모양입니다." 라며 웃으면서 말하는 그.. "다시는 겪고 싶지도 않고 그 이후로는 그런일 비슷한 것도 없었죠. 이 나이 먹고도 가끔 밤에 깰 때는 좀 무섭긴 해요. 왠지 오싹한고....정말 또 나올 것 같고...제 평생에 다시는 그런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말..." 그렇게 말끝을 흐리는 모습이 티비 연기자 같은 느낌이랄까... 회상하면서 어두워지는 모습이 가공적인 인물이다 라는 느낌마저 들게 할 정도로 실감났습니다. 지금은 그 회사를 나와 소식을 모르지만, 뭐 잘 살고 있겠죠. 오늘은 여까지 할게요. [출처] 학교이야기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 어릴 때 다들 하나씩 들어봤잖아 학교 귀신 이야기 나 고등학교때 귀신 이야기 정말 기똥차게 해주던 선배가 있었는데 가위도 자주 눌리고 학교에서 귀신도 자주 본다던. 그 선배한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는 썰이었어 그 선배는 자기가 안무서워하니까 귀신도 아무것도 안했다던데 뭐랄까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국 귀신은 공포를 먹고 사는걸까 라는 생각을 했더랬지 ㅎㅎ 라고 쓰면서 왜 이렇게 무섭냐 ㅋㅋㅋㅋ 무서운데 같이 봐줘서 고마워 우리 이렇게 같이 귀신썰 본 지도 벌써 얼마나 됐는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외롭지 않은 느낌이라 항상 고마운데 다들 그럴지 모르겠네 그나저나 난 매번 편한 느낌으로 반말을 하는데 댓글은 존댓말로 달려서 미안할 때가 많아 몇년을 봐왔잖아 우리 편하게 친근하게 다들 반말로 이야기하는건 어때? 앞으로는 댓글도 다 반말로 달아주기 ㅎㅎ 편하게 놀러오는거잖아 모두 친구처럼! 한번 해보자 ㅎㅎ 기대하겠어! 그럼 내일 또 올게!
퍼오는 귀신썰) 아주 신기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
오늘도 잘 버텨낸 모두 칭찬해 수고했어! 그러니까 오늘도 같이 이야기 볼까? 오늘은 가볍게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와 봤어 시작! ______________________ 얼마전 고등학교 동창의 결혼식 피로연을 갔다가 희안한 이야기를 듣게 되어 써 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인연이라는게 있다고 느끼게끔 하는 일화이기도 하네요. 고등학교 졸업 후 결혼식 까지 단 한 번도 연락이나 만남을 갖지 못했던 그 친구는 저희끼리 운영하는 상조회에 연락을 해 왔다고 상조회 총무가 전하더군요. 결혼을 하게 되니 상조회 멤버들의 전화번호를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네요. 그런 이유 였는지 처음 전화를 받을 때는 누군가 하고 의아해 하다가 반가워 했던 기억이 있네요. 몇일에 결혼을 하니 꼭 와달라고 하더군요. 연락 한번 없이 지내다가 염치도 없이 연락한게 굉장히 미안하다고, 얼굴을 보고 싶으니 꼭 참석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흔쾌히 응하고 이메일로 청첩장을 받게 되었죠. 저는 결혼식 돌 등등 기타 행사에 연락을 취해 참석을 요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슨일이 있어도 참석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소한 나를 잊지 않고 연락을 했다는 성의 표시로 생각을 하죠. 어중간하게 친한 친구가 청첩장이나 연락 한 번 없이 참석하기를 기대한다면, 저는 기대에 응해주지 않는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결혼식 당일날 상조회의 여러 멤버들이 모여 그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고 식사 도중에 인사차 들르게 된 새신랑이 참석한 친구들을 위해 동인천에 한 술집을 예약해 두었다는 말을 전해 주고 돌아가는 것을 보았답니다. 그 때 쯔음이 약 3시? 예약된 시간까지는 3시간 정도가 남아있어서, 식사 후 집에 들렀다가 옷을 갈아 입고 오겠다는 친구들이나 기타 사정으로 참여가 어려운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시간 떼우기용 당구장에 가자는게 거의 지배적인 의견으로 가고 있었죠. 그리고 시간은 흘러 저녁 6시. 피로연 장소에서 신나게 웃고 떠들다 보니 어느새 9시를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자정이 넘은 시간... 돌아갈 친구들은 이미 다 돌아갔고, 다음날 오후 비행기를 예약해 두었다는 새신랑은 굉장한 여유를 부리고 있었죠. "야 다른 애들은 피로연장도 안가고 바로 튀던데, 너는 괜찮냐?" "비행기표가 없어서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됐네." 대충 저런 사정이었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우리는 1차를 끝내고 2차를 목표로 한 술집으로 들어갔죠. 이젠 자정이 훨씬 넘어 다음날로 날짜가 넘어간 시간. 거의 다 직장인이라 새벽으로 가는 시간에 장사가 없는 것인지, 그 때 모인 인원은 새신랑과 새신부 저 포함 약 8명 정도 되어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자리에 앉자마자 뻗어 버리는 친구들도 몇 있더랬죠. 한 5명의 남녀가 술잔을 주고 받고 있었는데, 친구 중 한명이 묻기를, "제수씨. 이 녀석 어떻게 만났나요?" "아....이 이요?" "이이? 벌써 그렇게 불러요?" "아니 그게 대외적으로는....그렇게 하는게..." 살짝 웃으며 고개를 젖는 새신부. 신부 화장기가 조금은 남아 있는 듯 해 보였습니다. "야야. 아까 그만큼 놀렸으면 됐지. 그만해라." 새신랑이 방어하고 나서더군요. 하긴 피로연장에서 무척이나 짖궂은 일을 많이 당했으니까요. "내가 대신 이야기 해 줄게. 듣고 놀라지나 마라." "약점잡고 협박하고 그런거 아냐 이거?" "어허. 일단 들어봐." 사연은 이랬습니다. 군대 제대 후 마땅히 할일이 없어, 이왕이면 서울에서 뒹굴자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서울에 숙식 제공하는 회사를 찾아 여기 저기 구직활동을 벌였답니다. 하지만 생각대로 쉽지는 않았고, 끝내는 그냥 인천에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네요. 그 와중에 생긴 인연이 있었으니, 구직을 위해 계속 전화를 하며 정이 든 아웃소싱 업체의 한 여성 즉 지금의 새신부가 주인공이었답니다 "허...인연이 그렇게도 생기냐? 재주도 좋네..."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부러울 따름이었죠. 그 속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여기저기 구직자리를 알아보면서 전화로 여러번 이야기 하다 보니 서로간 호기심도 생기고 해서 한 번 만난 계기가 연인으로 발전하고 지금 까지 오게 되었다는 군요. "그런데 말야 얘랑 인연이....." 웃음기 섞인 얼굴이 약간 거둬들이며 고개를 돌려 새신부를 바라보는 그. 집게손으로 신랑의 볼을 꼬집고 흔드는 모양새가 참 다정해 보이기는 개뿔...ㅜㅜ 하여튼... 그들의 연애기간이 약 7년 정도 되었다는데...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다른 연인들과 마찬가지로, 싸우고 헤어지기도 몇번. 그리고 그 싸운 이력중에 정말이지 다시는 안 볼것 같이 싸우고 헤어진게 결혼전 마지막이었을 때 였다네요. "그때 얘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무슨 여자가 고집이 그렇게...아!! 아야!" 정말 보기에도 아플정도인 팔뚝의 살점을 떼어내듯 꼬집는 새신부의 손짓이 보는 저도 두렵게 만들더군요. "왜 그러게 여자를 화나게 해. 그러고도 결혼까지 용케왔다." "그렇죠?" 맞장구를 치는 새신부. 저는 언제나 여성의 편입니다. 각설하고...... 그 다음 이야기를 계속 잇는 새신랑. 그렇게 심하게 싸우고 몇일이 지나고 몇주가 지나더니 금새 두달이 지나갔다고 하더군요. 술도 엄청 마셨다고 하네요. 정말이지 이제는 정말로 끝인가 싶어 울기도 많이 울었다네요. 그래도 예전에는 누구 한쪽이 먼저 전화를 해 화해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낌새마저 느껴지지 않았고, 새신랑도 그 때 만은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아 연락을 참으며 거의 반 폐인 상태로 직장을 다니고 있었던 시기였다고 하네요. 그러던 어느날 이었답니다. 야근을 하고 나온 시간이 약 밤 9시 정도 였답니다. 종로5가에 직장이 있어 인천행 전철을 타고 용산까지 와서는 다시 동인천행 직행 열차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는 변함없는 코스인데.... 그날따라 좀 변한게 있다면 직행을 타는 이유가 빨리 가는 것도 있지만, 자리에 앉아 갈 수 있는 편안함이죠. 그런데 희안하게 그날은 서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랍니다. 그래서 문가 손잡이에 기대고 서서 이어폰을 꼽고, 노래나 감상하자는 생각으로 창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네요. 어느새 전철은 신도림을 지나고, 그렇게 한산하던 공간도 거의 다 사람으로 가득찼더랍니다. 그리고 역곡을 지나 부천으로 가는 중간 지점이었다나요? "응?" 뭔가 귀에 스친듯한 소리를 따라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네요. 고개를 돌린 눈앞에 보이는 건 몇몇 서있는 사람들과 앉아서 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정도. 이어폰에서는 계속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바깥소리는 안 들릴정도로 볼륨을 올려놓고 듣는 취향이라 그 소리를 깨고 들어올 정도의 소리였다면... 그전에 희안하게 신경을 쓰게 만드는 소리였답니다. 돌린 고개 그대로 시선이 닿는 이곳저곳을 세세하게 살펴보았지만, 뜻모를 소리가 귓가에만 남아있지, 근원지처럼 보이는 형태의 사물은 전혀 분간해 낼 수 없었던 모양새였답니다. '노래 소리에 그런게 섞여있을리는 없는데....'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말았답니다. 그의 말로는 수백번도 더 들은 노래이고, 그런 소리가 당연히 섞일리는 없다고 전해주더군요. 저 또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 있었고요. 수십 수백번도 더 들은 노래에 뭐가 섞여 들렸으니, 그렇게 반사적으로 반응했을 것이고요. 그냥 환청을 들은 것이겠거니 하고, 별 생각없이 어두운 창문을 바라보며 지금 지나는 곳이 부천과 송내 중간쯤이라는 것을 인지 할 수 있었던 그 때였답니다. '또?' 이번엔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답니다. 귓가에 남은 여운을 확실히 되새겨주는 소리. 자기도 모르게 고갤 돌려 보지 못했던 등뒤에 풍경을 보며, 소리의 근원을 찾으려 했답니다. '나한테 들릴정도의 흐느낌이면, 거의 울먹이는 정도일텐데....' 돌아본 등 뒤나 마주 본 정면에서 울먹이고 있는 여자를 찾을 수는 없었답니다. 당연히 그렇게 큰 울음 소리를 주위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반응으로 앉아 있을리는 없었으니 말이죠. 그는 내심 의구심이 들면서도, 확실히는 부정하지 못하고,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보기는 했지만, 주위의 풍경만으로는 절대 찾아 볼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 정도쯤 되자 그냥 무시 할 수는 없는 소리가 되서, MP3 의 볼륨을 조금 낮추고 그 흐느낌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다시 들리지는 않았던 모양이더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귀에 신경을 모으고 소리를 잡아내는데 열중하다가 한순간 긴장을 풀었던 그 순간이었다고 하네요. '흐흐흑...' 온몸이 저릴 정도로 소름이 돋아오르며, 소리는 귓가에 확실히 새겨지고 있었답니다. 발끝부터 올라오는 공포를 겨우 억누르며, 고개를 돌리면 또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어두운 창문에 반사된 풍경으로 그 소리의 근원을 찾아 볼려던 그 순간 이었답니다. 어두운 창문으로 반사된 전철안의 풍경안의 하얀 소복을 입은 긴 검은 머리의 여자가 돌아앉아 흐느껴 울고 있더라는 겁니다. "허헉!!!" 반사적으로 비명이 먼저 튀어나왔다네요. 아무 의구심 없이 살펴보던 풍경이라 놀라움은 극에 달했다네요. 뒷 걸음질 치며 넘어질 뻔 한 몸을 겨우 가누고 나니, 주위에서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을 따갑도록 느낄 수 있었답니다. 운이 좋았던건지 때마침 전철문이 열리고 그는 확인도 안하고 바로 전철에서 내려 저만치 멀리 자리를 옮겼답니다. 그쯤되자 무서움 보다는 쪽팔림이 더 우선이었고, 자신을 쳐다보는 누가 있나 싶어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고 있었을 때였답니다. '옘병...저런게 진짜 있네...' 그때서야 자신이 본게 헛것인지 가늠도 안될 귀신일까 싶은 존재였던가 생각되니 오싹함이 온몸을 강타하더랍니다. 괜시리 쪽팔림은 사라지고 얼른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가야하겠다 싶어 개찰구로 나가는 계단을 향해 잰걸음으로 달리듯 걸었답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부평?' 부평이라는 역 이정표가 보이더랍니다. 그 때 즈음 되니 무서움도 족팔림도 다 사라지고 한가지 생각나는게 있더랍니다. 얼마전 싸우고 헤어진 여자친구를 항상 데려다 주던곳이 부평역이었다죠. 정말 누구의 의지로 그랬는지 모를정도로 주머니안에 핸드폰을 꺼내 여자친구의 전화번호 단축키를 누르게 되더랍니다. 약 10여 회 이상의 신호가 가더니, 상대편에서 통화를 수락한 음이 들리면서 귀에 익숙한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여보세요..." 누가 들어도 알 수 있는 흐느낌이 섞인 목소리. 그는 하마터면 핸드폰을 손에서 그냥 놔 버릴 뻔 했다고 손에 핸드폰을 들고 힘없이 떨어뜨리는 시늉을 해 보이더군요. 전철안에서 들렸던 흐느낌이 익숙하다고 느낌을 받고, 그토록 소리의 근원을 찾으려던 이유를 전화넘어로 들려오는 여자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네요. 그렇게 소리에 반사적으로 행동했던 것은 여자친구의 목소리임을 불현듯 알고 있었던 본능이랄까 하는 식으로 표현을 하네요. 그는 자신도 모르게 첫 마디로, "너 무슨일 있니?" 하는 물음을 던졌고, 여자친구는 한참을 흐느끼다가, "아빠 돌아가셨어...." 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그는 그길로 위치를 물어 병원으로 달렸고, 병원에 도착한 그 시간이 그녀의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10시간 정도 흐른 시간이었답니다. 평소에 지병이 있으신 아버님은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한달 정도 후에 입원하셨고, 끝내는 그날 오후 1시정도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이야기를 도착해서 들을 수 있었다는데, 그곳에 도착해 한 번더 놀란 것은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를 묶지 않은 그녀를 보았을때 였답니다. 그 모습은 전철안에서 봤던 그것의 모습과 완전히 판박이 였다고 하네요. 때마침 머리를 풀어 헤치고 다시 묶을려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면, 절대 상상하기도 힘들었을 모습이었기도 했다고 전해주더군요. 여기까지 듣고나니 저는 왠지 새신부가 무섭게 까지 느껴지더군요. 눈치를 챘는지 눈웃음치며 그런 표정 하지 말라고 하던 새신부의 얼굴도 기억합니다. 얼마전 신혼여행 잘 갔다왔다고 친구에게 문자가 왔는데, 답문은 못 보내고 그저 잘 살겠거니 생각한답니다. 정말 인연이란게 어찌볼때는 무섭기까지 하네요. [출처] 인연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 너무 신기한데 또 너무 무섭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아니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다시 이어준 인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걸 보면 만날 사람은 만나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날이 많이 추우니까 옷 잘 챙겨입고 감기 조심하고 내일 또 보자 ㅎㅎ 잘자!
퍼오는 귀신썰) 대체 어디서부터 홀렸던 걸까?
이번주는 정말 정신없이 보낸 것 같아 항상 하는 말인 것 같긴 한데 정말 이번주는 금세 금요일이구나 감회가 새로울 정도로 ㅎㅎㅎ 너무 피곤해서 매일 몽롱한 채로 보냈거든 어떻게 하루하루가 갔는지도 모르겠다 간을 좀 챙겨야 할 시기인 것 같아 다들 더 나빠지기 전에 건강 챙기길! 오늘 이야기는 정말 숨도 못 쉴 뻔 했어 뒤로 갈수록 급박한 전개가... 으... 심호흡 하고 같이 시작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 철책에 있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비가 엄청 오던 때 였습니다. 표현력이 부족해서 전방에서의 폭우란 어떤 느낌인지 전달하기가 굉장히 힘드네요. 뭐랄까.. 음.... 우리가 동네에서 보는 비오는 날 밤 가로등 밑은 어떤 별다른 느낌이 있던가요? 별로 무섭지도 않죠? 그런데 전방에서 철책과 나란히 서있는 투광등을 보고 있노라면 동네 전봇대 가로등과는 그 느낌이 엄청 다릅니다. 투광등을 넋놓고 보다가 밑을 보면 왠지 그 아래 있어서는 안 될 뭔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던가 하는 것들 말이죠... 헛것을 보는 순간입니다. 멍하니 눈을 풀어 놓으면 말이죠. 또는 밖에 있을 때 보다 방안에 혼자 있을 때. 어느것에도 집중하고 있지 않는 특히 자다가 께었을 때 정도 랄까요? 정신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 사물에 대한 인식력이 부족한 완전 무방비한 상태가 그 때 라고 생각되네요. 만약 자다 깨어 멍 할때 폭우를 뿌리는 어두운 하늘이 갑짜기 번쩍 주위를 때리면서 약 5초 뒤 흐르는 폭발음을 내면, 괜히 넘쳐나는 상상력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을 때가 있었을 겁니다. 그런 소름이 끝까지 사라지지 않고 주위 빗소리가 굉장히 사무치게 흐느끼는 여자 울음 소리 처럼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게 전방에서의 폭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앞쪽은 철책이 세겹으로 쳐져 있고, 그 너머에는 끝도 없을 것 같은 풀숲 뒤로는 완전히 암흑이 되어버린 숲속... 비는 계속 내리고 빗소리에 잠겨 주위는 항상 산만합니다. 그러다가 번개라도 치고 천둥이라도 치면 사수와 부사사는 침묵속에서 어느정도 두려움을 느낀답니다. 대화요? 그런게 될리도 없습니다. 그저 빗속에서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며 시간아 빨랑 가라만 끊임없이 외치고 있죠. 그럴때는 어디 한 곳도 뚫어지게 쳐다도 못 봅니다. 멍하던 어느순간 상상속의 무엇이 나와 시선을 마주하기 때문이죠. 심리적으로 굉장히 약해져 있을 때, 바로 그 때 마음속 어둠의 문을 두드리는 방문객이 찾아오죠.... 그 날도 엄청나게 쏟아붓던 날이었습니다. 저녁때 부터 자정까지 근무를 선 근무자랑 교대를 하기 위해 막사를 나서면서, '아 옘병 총 다 젖겠네....' 하는 짜증을 내고 있었더랬죠. 총기 닦는 것 정말 귀찮거든요. 그리고 목에 감기는 축축한 공병우의의 느낌... 언제나 싫었습니다. 순찰로를 따라 근무를 서야 하는 초소로 이동하자니, 발밑은 완전히 진흙이 되어있어서 전투화를 걱정해야 하는 짜증까지 겹치고 있었죠. 벌써 전투화 밑바닥은 피자 한판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전 근무자랑 교대를 하고, 근무를 서다 첫 밀조이동이 시작되었답니다. 진흙밭을 피해가며 겨우 다음 초소에 다다르고 난 후 근무자를 밀어내고 들어섰을 때가 아마 3시 반정도? 되었을 때 였습니다. 한 10분 지났을까요? 축축함이 짜증나 초소안에 들어서자 마자 철모를 벗고 옷을 추스리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새하얗게 될 정도로 번쩍! 하더니 곧바로 천지 사방이 새까만 어둠으로 변해 버리는 것이었답니다. 눈앞에 보이던 투광등 불빛도 거취된 총기도 초소안 풍경도 완전 칠흑으로 변해버린 것이었죠. 갑자기 벌어진 일에 이게 뭔가 라고 생각하면서, 당황함을 맛보는 그 때, '콰쾅!!' 하는 정말 고정포(고정된 탱크의) 소리같은 천둥이 약 3초간 이어지자, 온몸에 소름이 쭈욱 타고 올라오면서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게끔 하더군요. 멍하니 있을 때 누군가 '워' 하고 놀래키거나, 대형 트럭이 '빠앙' 하며 옆으로 지나갈때 반사적으로 욕이 튀어나가는 그런 거라 할 수 있겠네요. 어둠속에서 예상치도 못했던 심장을 통째로 들고 흔드는 듯한 굉음과 더이상 완벽함이 없을 어둠. 아주 박자가 제대로 맞아 돌아가더군요. 지금 당장 눈을 감으면 느낄 수 있는 어둠은 약한 마음을 충분히 더 어둡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감고 있어도 아무런 차이가 없는 그런 어둠이.. "박병장님!" "왜!" 부사수가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나가더군요. "투광등 다 나갔는데 말입니다." "알아!" 아마 조금전 번개가 투광등을 직격 한 것 같았습니다. '하필 내 근무때 이 지랄이냐...' 그때였습니다. '뚜' 인터폰이 울리더군요. 순간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 왜냐면 전기가 다 나갔을 텐데 저건 어떻게 울리나 하는 생각에 정말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가더군요. 인터폰은 삐삐선이란 것으로 연결되어 별도의 건전지로 운용되는 것이었거든요. 정전시에도 사용할 수 있게끔 해둔건데 그 땐 얼마나 당황했던지 보이지도 않는 인터폰을 발로 차 버릴뻔 했지 뭡니까... 가만히 보니 인터폰의 빨간 버튼이 희미하게 보여서 그 때서야 '아~' 하는 제정신을 잡았던 거죠. '각초소 지금 다 있냐?' 소초장의 목소리였습니다. "병장 박xx. 소초장님 저 여기 있습니다." '아 그래. 다른 초소는 안 들리냐?' 그렇게 몇번을 부르고 나서야 세개 초소의 모든 근무자가 응답을 했을 때 였습니다. '지금 내가 후레쉬 가지고 밖으로 나갈테니 일단 전부 k3(기관총) 만이라도 확실히 챙기고 있어라.' k3고 나발이고 그 때는 온다는 소리에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만약에 그당시 평정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귀신일 겁니다. 사람이라면 그 때 평정심은 커녕 울며 소리치지 않으면 다행일겁니다. 저도 마음속으로는 온갖 공포에 울고 싶을 지경이었지요. 도심에서 살아가는 우리들로선 솔직히 경험해보지 못하고는 상상도 하기 힘든 그런 공포라고 단언하네요. 여튼.... 온다는 소초장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정말 억겁의 세월만큼 길게 느껴졌습니다. 눈을 뜨고 있어도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는 어둠이 어떤 느낌인지 창고에 들어가 문을 닫고 한 번 느껴보심이 좋겠네요. 밖에서 잠그라 그러고 혼자는 못 나가게끔 되어있을 때 무서움을 떠올려 보세요. "박병장님." "왜?" "지금 이대로 철수 할것 같습니까?" ".........." 솔직히 전방에서 근무자가 없는 완전 철수란 들어본적도 없는 경우였거든요. 바로 대답을 못 하겠더라고요. "뭐가 보여야 근무를 서지....투광등 들어올 때까진 철수 할것 같다." "그렇겠지 말입니다." 부사수 놈 목소리도 이미 맛이 갔었더랬죠. 바들바들 떨고 있는게 어둠속에서도 느껴질 정도 였습니다. 저만치에서 부사수 목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위치는 대충 감으로만 느끼고 있는지라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저 놈이 내 부사수 맞는가....?' 하는 생각이요. 차라리 눈을 감고 있으면 몰라도, 눈을 뜨고 있는데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니 그 두려움은 그 때 부사수의 존재 마저도 부정하고 싶을 정도의 수위였죠. 그 때 였습니다. '지직' 하는 소리가 왠지 들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동시에 정말 새하얀 불빛이 온 천지를 물들이고는 삽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빛의 잔상이 아직도 눈에 '지잉' 하고 남아있는데 '콰쾅!!' 하는 천둥소리가 심장을 사정없이 후려 갈기더군요. "아악!!!!!!!" 대비하지 못한천둥소리에 혼이 빠져 나갈 것 같은데, 부사수놈의 비명소리까지 겹치니 욕이 저절로 튀어나가더라고요. "닥쳐! 사내새끼가!" "바..박병장님! 보셨습니까?!" "뭘!?" "아아악!!" 저는 천둥소리 따위보다 부사수놈이 기절할 듯 놀래는 목소리가 더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야이 새끼야! 뭐야!!" "바...박병장님 저기서 뭔가 오고 있었습니다." "뭐!?" 온몸에 소름이 타고 올라왔습니다. "보이지도 않는데 오긴 뭐가 와! 소초장 아냐!?" "아..아닙니다!" 잠시 생각해보니 소초장이 올려면 아직 더 있어야 했습니다. 어둠속에서니 당연히 더 늦을 것이었고요. "뭘 본거야 이새꺄!! 이렇게 꺼먼데 뭐가 온다고 지랄이야!" 또 그 때였죠. 번쩍하는 새하얀 풍경 안에 제가 서 있는 초소의 입구가 보이고 그 밖 바로 서 있는 부사수와...... 그리고 무언가... "!!!!!!" 아마 전 제 상상속의 모습을 보고 있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부사수도 같이 보고 있는게 아닌가요... 새하얀 배경이 다시 어둠으로 바뀌면서 곧이어 천둥이 치고 그 소리 사이로 저는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철컥' '탁' 분명히 총의 일발장전 하는 소리였죠. "뒤지고 싶냐!! 이 새끼들아!!" 부사수의 고함이 사방에 울렸습니다. 광기어린 부사수의 목소리는 사무친 무엇을 느끼게 하는 공포를 느끼게 해 주었었죠. 그의 안중에는 고참따위는 이미 없었던 겁니다. 저는 그저 공포에 질려 살기위한 그의 외침을 그저 듣고만 있었어야 했습니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간 저 총구의 방향이 저를 가르킬 것 같았으니까요. "야! 지랄하지 말고 이 안으로 들어와!" "박병장님도 보셨지 말입니다! 우리 죽을 지도 모릅니다." "야이 새끼야!! 빨리 안으로 들어오라고!!" 그 때서야 더듬더듬 하고 부사수가 들어오는게 느껴졌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거기서 좀만 더 늦었더라면 더 큰 사고가 났을 거라 생각되네요. 엄청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광기에 휩싸여 총을 든 놈이 뭘 할지 상상하는 것은 정말 다시 겪고 싶지 않은 끔찍함이었죠. 저도 대단했던게 평소대로 후임 다루듯 제정신 돌려놨으니 저도 잠깐 미쳤었나 봅니다. 그렇게 둘이 서로 공병우의의 감촉을 느끼자 옆에 딱 붙어서 아마 문쪽이라 생각되는 그쪽을 향해 긴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박병장님...이 총 지금 실탄 장전되어 있습니다." "........" "저 이번에도 보이면 쏴 버릴지도 모릅니다." ".....지랄마라. 군생활 꼬이고 싶냐?" "박병장님도 보셨지 말입니다." "........" 차마 못 봤다고는 못 하겠더라고요. "우리 쫄아서 헛거 본거야. 갑자기 밝아지니깐 상상속에 잔상이 보인거겠지라고 생각해." "보신거지 말입니다...." "......." 그 때 였습니다. 후레쉬 불빛이 바닥에 이리저리 뒤엉키는 것을 본것이. "야 박병장 안에 있냐!" 정말 너무나도 반가운 소초장의 목소리. 그의 목소리가 그렇게 달게 들리긴 정말이지 그 전에도 후에도 없었습니다. "소초장님 여깁니다!!" 어둠속을 손의 감각만 의지하고 더듬더듬 문틀인가를 잡고 밖으로 나설 때 였습니다. '지직' 온천지를 새하얗게 물들이는 번갯불. 그리고.... 눈앞에 까지 다가온 그것을 보니 심장이 얼어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악!" 진짜 정신을 겨우 잡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니 그때도 생각한건데요.. 상상하던 무엇을 찾던 제 눈이 홍채 안으로 들어온 번갯불을 핑계삼아 상상의 잔해를 그려냈다 라고요.... 하지만 저만 본게 아니었으니 그야말로 극악의 공포 였던거죠. "야! 박병장! 야!" 넋이 나가 있었나 봅니다. 귀싸대기를 한 대 후려 맞고서야 정신이 돌아 왔다고 하더군요. "야임마!" 어느새 눈앞에는 소초장이 후레쉬 불빛을 받으며 서 있더군요. "야 니 부사수 어디갔어!" "예?" "니 부사수 말야!" "아...저랑 같이....그런데 방금전에 못 보셨..." 갑자기 장전된 총을 든 그의 모습이 상상되었습니다. 머릿속에 번갯불이 치더군요. 저는 뭐에 홀린듯 소초장의 손에 들린 후레쉬를 뺏어들고 이리저리 주위를 살펴보았드랬죠. 그 때 였습니다. "소초장님 저기 보십...." 목소리는 전령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떻게 안 건지 그 어둠 속에서 전령이 가르키는 후레쉬 방향으로 반사적 움직임을 했더랬죠. 시선이 먼저 돌고 후레쉬 불빛이 제 시선을 뒤이어 따라왔을 때 무엇인가가 보이더군요. 빗발이 세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봤습니다. 순찰로 저만치 철책에 매달려 도마뱀 처럼 기어오르고 있는 제 부사수의 모습을요. "야! 저새끼 잡아!" 소초장이 소리를 침과 동시에 아마 제가 제일 먼저 달렸을 겁니다. 바로 뒷편에 소초장이 따라 달리는게 느껴졌고요. 저는 철책으로 거의 다 도착했을 때 몸을 날려 부사수의 등을 잡고 몸을 실어 끌어내렸습니다. 그 때문에 비추던 후레쉬가 저 만치 나뒹굴고 뒤따라 달렸던 전령이 부사수의 얼굴을 비추었을 때, 눈이 뒤집혀 흰자위만 있는 부사수의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정신인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드랬죠. 정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저항도 못하겠더군요. 그냥 공포에 질려버린다는 게 바로 그것이었을 겁니다. 옆에 있던 소초장은 부사수의 철모를 연신 내리치면서 정신을 차리라고 다그쳤고 부사수는 '에' 하는 낮은 신음소리만 내고 있었죠. 사태가 그렇게 되니 소초장은 뭔가를 느꼈는지, "야 등에 업혀봐!" 라고 소리쳤고, 저는 거의 반사적으로 부사수를 끌어당겨 소초장 등에 걸치듯이 밀어 붙였습니다. 소초장은 등에 닿은 느낌을 받았는지 바로 일어서서는 정말 그 어둠속을 천리마 처럼 달려나가더군요. 저는 소초장이 달려나가는 길을 후레쉬로 비추며 달려나가는데 정말이지 인간이라고는 바로 인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초장이 달려나가는 속도는 어마어마 했습니다. 그 어두운 빗속을 축쳐진 사람을 업고 그렇게 달리기는 힘든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불가능해 보였거든요. 하물며 땅은 진흙에 잘 보이지도 않는 굴곡이었는데... 저는 따라 달리느라 정말 죽을 뻔 했습니다. 시간의 흐름도 모르고 그냥 달려나가다가 숨이 차오르는 걸 느꼈을때 저 만치에서 뭔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후레쉬를 비추어 봤지만, 그 넓은 어둠을 뚫고 닿을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근처 사물이 약간 눈에 익은 것들로 보이니, 막사 근처까지 왔다는 걸 알 수가 있었죠. 그렇게 거의 다 왔다고 느낀 순간.... 저는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등을 '쏴' 하고 훑고 올라가는 소름.... '씨발 내 총..........' 안그래도 캄캄했는데, 정말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고요. 등에서 뭔가 쏴 하고 올라오는데, 돌아본 방향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고개가 뒤로 돌아가더군요. "저기...소초장님." "왜!" "저 총 두고 왔지 말입니다." "뭐?" "지금 가서 가져오겠습니다." 하지만 내심 다른 기대를 했었더랬죠. '지금은 어두우니깐 투광등 복구 되면 갔다와.' 라고요. 하지만... "빨리 튀어 갔다와!" 신나게 같이 달리는 중이었는데 다리에 힘이 풀리는게 그 자리에 주저 앉고 싶더라고요. 소초장의 후레쉬 불빛이 저만치 언덕길을 올라가는 듯 시선보다 높은곳에 약간 흔들리는게 보이더니 이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어둠속에서라면 더 멀리까지도 보였겠지만, 엄청 쏟아붓는 비에 시야는 굉장히 한정되어 있었죠. 뭐 불빛이라고 하기도 뭐할 정도로 정말 미미한 빛 덩어리라고 해야 할까... 시야에서 사라지는 건 순식간 이었습니다. 그렇게 소초장이 사라진 방향을 저는 손에 쥔 후레쉬를 넋놓고 바라 보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지만 역시나 눈앞에 가져다댄 손바닥도 후레쉬가 없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어둠만 저를 반기고 있죠. 이미 옷은 안봐도 뻔한 만신창이에 속옷까지 젖은 느낌과 질퍽거리는 전투화 속 발가락...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가져온다고 말하긴 했는지 소초장의 반응은 정말 예상 외라 아주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거기에 좀전에 심장이 떨어질것 같은 경험을 한지라 더더욱 뒤로 돌아가기가 망설여 졌습니다. 다시 가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중하니 뭔가가 또 어둠속에 꿈틀거리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빨리 가시지 말입니다." "허헛!!" 갑자기 옆에서 들려온 말에 기절 할 뻔 했습니다.. 옆에 서있던 소초장 전령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었죠. "놀래라! 야 너 안갔냐?" "소초장님이 같이 갔다오라고 하셔서 말입니다." "앙? 언제?" "먼저 달리시면서 그러셨는데 못 들으셨습니까?" "........." 기억을 아무리 되짚어 봐도 그런 말을 한 기억은 없었죠. 저는 그때서야 후레쉬를 들어 전령의 얼굴에 가져다 대봤습니다. 제가 약간 위에 서 있었는지 철모에서 뚝뚝 떨어지는 빗물사이로 전령의 코와 입이 보였습니다. 추위에 질린 듯 입술이 퍼렇게 보이더군요. 아마 저도 그 꼴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야 후딱 가져오자. 더 있다간 정말 미쳐버리겠다." "예." 선 자리 그대로 딱 뒤를 돌아 후레쉬를 바닥에 비추며 한 걸음 내딪었습니다. 계속 된 비에 체온을 많이 뺏겨서인지, 아님 무슨 다른 이유인지 몸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오한이 제 몸을 쭉 훑고 지나가더군요. 소름이 쭈욱 타고 올라오며 저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니미...왜 그런게 보였을까...' 정말 소름이 가시지를 않고 계속 타고올라와 발걸음이 떼어지질 않더군요. 뭐가 제대로 보이기를 하나 그저 후레쉬 하나 의지하고 저 암흑을 다시 뚫고 지나가자니, 용기는 이미 바닥이 나서 아무리 끌어올리려 해도 시동도 안 걸리고... 괜히 후레쉬가 중간에 꺼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어둠에 고립된 모습이 상상이 되는 겁니다. "야..너 후레쉬 예비 갖고 있냐?" "없습니다." "......건전지는?" "그것도 없습니다." "........" 그 때 뭐랄까... 위화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새끼는 왜 이렇게 침착하지....' 이런 생각이 돌연 지나가는 것이었죠. 이등병답게 자세라곤 하나도 안나오는 큰 철모를 쓰고 있어서, 녀석의 얼굴 반은 가려진 상태였습니다. 코와 인중 정도만 시선에 잡힌다고 할까... 말도 별로 없고, 무엇보다 그 침착함이 너무 꺼림직 할 정도 였죠. 불평 한마디 안하고 제 뒤를 따라서 오고 있었는데, 정말 숨소리도 안 들릴 정도로 인기척 없이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물론 빗소리가 너무 커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고 스스로 위안해 봤는데 그럴 수록 자꾸 어거지 같은 느낌이 강해지는 것이었죠. 그래서 저도 모르게 자꾸 힐끔 거리기도 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음을 느리게도 해봤었죠. 그래도 오래는 신경쓰지 못한것이 발밑이 아니면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걷기에도 정말 많은 신경이 필요했었습니다. 주위는 그저 암흑. 오직 보이는 건 전령의 발과 저의 발. 진흙으로 뒤덮혀 이제는 거의 노란 장화같은 느낌을 주는 만신창이가 된 전투화. 도저히 안되겠어서 저는 거의 기는 것같이 해서 철책까지 닿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철책쪽으로 걸으면 위치 파악도 쉬울 것 같았고 진흙밭에서 더 고생 할 필요는 없겠다고 판단해서였죠. 그 때 였습니다. 간신히 철책에 손을 닿게 되어서였는지 힘을 세게 준것이 그만 청각석(철조망 사이에 끼워놓은 돌 - 적 침입 시 철조망이 충격을 받으면 떨어지게끔 해놓은 돌)들이 우르르 떨어지게 만든거 아니겠습니까? 그 소리에 얼마나 놀랬는지, 비명은 지르지 않았지만 타고 올라오는 소름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죠. 그런데 더 무서웠던건 분명 거기가 언덕이 아니었음에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10개에 가까운 돌들이 제쪽으로 우르르 굴러 오다 제 발에 막혀 쌓이는 것이었습니다. "흐억!" 저도 모르게 뒷 걸음 질 치며 굴러온 돌들을 발로 차 버렸습니다. "아 씨발 놀래라. 너 방금 봤냐?" 저는 너무나 놀래 전령을 돌아보았습니다. "빨리 가시지 말입니다." "뭐?" "........" 그 때까지도 굴러온 돌들에 후레쉬를 비추고 있었던 건 제가 아니라 전령이었던 거죠. 바닥에 반사된 약간의 빛으로 전령의 표정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시야 안에서도 그녀석의 표정은 굉장히 창백하고 멍했다라는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네요. 무표정이라는 말로는 좀 표현에 한계가 있다 할까요? 그냥 표정이 없는....사람이 지어 낼수 있는 표정이 아닌 그런? 그 때 였습니다. 전령놈이 휙 돌아서더니 앞으로 스윽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뭐라 말도 못 하겠더라고요. 분위기에 압도되었던 건지 그냥 따라 돌아서는 것 말고는 할게 없었으니까요. 어떻게 하다보니 후임이 제 앞장을 서는 모습이 되었는데, 그렇게 되다 보니 계속 느껴져오던 위화감이 사그라드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말로는 표현을 해야 겠는데 굳이 하자면 바뀌었던 무언가가 원래대로 돌아간 느낌이랄까요? 저는 전령의 등에 후레쉬를 비추어 본 다음 나아갈 길 앞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았더랬죠. 그렇게 한 2분을 걸었을까요? 제 발걸음을 인도하는 불빛 안으로 후임의 발이 사라진 것을 느꼈을 때 였습니다. 그는 이미 저만치 나아가고 있었죠. 그 모습을 보니 좀전부터 느껴졌던 위화감이 사그라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제 발걸음도 느려졌습니다. 그때서야 알 것 같더군요. 왜 그토록 소름이 돋고 위화감이 끊임없이 솟구쳤는지... '....저놈 전령이 아냐...' 순간 공포가 온 몸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딱 그 때 어떻게 보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령이 저를 향해 돌아서는게 보여...아니 느껴졌습니다. "으아아아아!!" 본능이 지르는 절규가 터져나갔습니다. 선자리에서 돌아서자 마자 미친듯이 뛰었죠. 앞이 보이고 말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후레쉬를 손에 들었는지 어쨌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정말 꿈이었으면 그 어떤 소원도 필요없다고 맘속으로 빌고 또 빌었습니다. 넘어지고 구르기를 몇번을 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 뭐에 부딪히고 깨졌는지 가끔 날카로운 아픔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암흑속을 미친듯이 달린 기억밖에 없네요. 총 같은 건 이미 신경에서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그냥 살아야 한다는 본능만 미친듯이 치고 올라왔죠. 그래도 그 와중에 후레쉬는 손에 들고 있었나 봅니다. 급경사의 계단이 보였어요. 본능이 느낀건지.....저는 달리던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기서 약 3미터 정도만 그렇게 뛰었더라면 아마 굴러서 50미터가 넘는 계단을 곤두박질치고 죽었을지도 몰랐으니까요. '여기만 올라가면 된다.' 내려가는 계단이 시작되는 바로 옆에 오르막 계단이 바로 소초로 이어지는 철수로 였습니다. 바로 튀어올랐죠. "헉...헉...." 숨이 목까지 차 올랐습니다. 다리에 힘이 조금씩 풀리는게 느껴졌었죠. 정말 미칠것 같았습니다. 돌아보면 그놈이 날라오듯 따라 오고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발이 없이 붕 떠있는 그 모습만 계속 상상 되었습니다. 그래도 거의 다 왔다는 희망하나로 미친듯이 튀어올랐습니다. 그 때 였죠. '팟' 하는 느낌과 함께 주의가 환해지는 것이었습니다. 투광등이 복구가 된 것이었죠. 살았다라는 안도의 숨이 새어나왔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저도 모르게 울게 되더라고요. 미간이 찌그러지면서 눈물이 새어 나왔습니다. "흐흑..살았다......" 눈물인지 빗물인지 얼굴을 한 번 훔져내고, 잠깐 멈췄던 뜀박질을 계속 하기 위해 저는 앞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아아......" 올려다 본 순간 입 버릇 처럼 튀어나오는 한숨... 그 놈이 저 앞에 서 있었습니다. "박병장님 총 안 가져가시고 어딜 그렇게 가시는 겁니까?" 한손에는 K3 한손에는 아마 제 총을 들고 서서는 저를 내려다 보고 있더군요. "아아아아악!!"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못하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놈은 상관 없다는 듯이 한걸음 한걸음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아아아아악!!" 악에 가까운 비명이 더 세게 튀어나오더군요. 정말 어떻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원망하며 저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며 비명만 지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님!!" 뭔가 소리를 들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비명 지르기를 멈추가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박병장님!!!" 저만치 고가 초소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박병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고가초에서 들리는 반가운 목소리. "살려줘!!!!" 살고 싶은 마음에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절규. 지금 생각해보면 평생에 단 한 번 외쳐본 단어입니다. 그 바램이 닿았는지 앞을 쳐다보니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막사 안으로 들어섰을 때...모든 소초원들은 저를 보고 놀랜 눈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박병장님 이게 도대체...." 다들 이와 같은 반응이었죠. 저도 그때서야 제 몸을 살펴보았습니다. 걷어 올린 팔에는 정말 커터 칼로 수십번도 더 그은 듯한 상처들로 가득했고 상의와 하의는 넝마라고 할 정도로 찢어져 있었습니다. 오른쪽 허벅지 천은 안쪽으로 주욱 찢어져서 펄럭 거리고 있고 전투화는 뭐 말도 할것 없거니와 거울로 보니 목이며 얼굴에도 상처가 수도 없었습니다. 손톱은 다 깨지고 갈라지고, 손바닥은 그 때까지도 피가 나오고 있더라고요. 철모는 완전히 돌아가 거의 거꾸로 쓴 것 같이 되어있고, 탄띠도 거의 풀어헤쳐져서 주머니가 다 열려있었죠. 그나마 다행인게 수류탄 하고 탄창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특히 손등하고 이마에 상처가 깊었는데 나머지는 거의다 사라졌지만, 손등에 있는 흉터는 아마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만큼 깊게 남아있습니다. 나중에 저를 실제로 보거든 손등의 상처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내....총은?" "아 총 여기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뒤 따라 들어오던 고가초소 근무자가 침상위에 올려놓은 총을 가르켜 보였습니다. ".........." 정말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울컥함이 올라오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 건지...총에는 빗물 말고는 아무것도 묻어있는것 없이 깨끗했습니다. "박병장 어떻게 된거야?" 소초장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물어왔습니다. "소초장님 저 총 찾으러 간다고....." "총?" "아까 제 부사수 업고 뛰실 때 말입니다. 거의 다 와서 제가 총 찾으러 간다고 말씀 드렸지 말입니다." "부사수? 내가 왜 부사수를 업고 뛰어?" "예? 아까 쟤가 정신을 잃어서 말입니다." 저는 저를 바로보고 있는 부사수를 가르켜 보였습니다. 그에 부사수는 제가? 라는 시늉을 해보이며, 의아하게 쳐다보더군요. "임마 무슨 소리야? 너가 K3 챙겨온다하고 후레쉬 달래서 초소 안으로 들어갔잖아?" "예?" "그러고 총 챙겨나와서 우리랑 같이 와놓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같이 왔다 말입니까?" "뭐야 이거? 기억안나?" "예?"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죠. "너 임마 우리 뒤 줄곧 따라오다가 갑자기 사라졌어!" "제가 말입니까.....?" "그래 임마!" 소초장의 얼굴은 약간의 노여움과 두려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령은 어디있습니까? 그 녀석이...." "얌마 박병장!" 소초장이 제 양 어깨를 손바닥으로 짓누루듯이 탁 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소초에 내 전령이 어디있어!!" "아....." 그러고 보니 소초장의 전령은 없었습니다. 완편 인원이 편성이 되질 않아 순찰을 나갈때면 상황병을 데리고 전원투입을 하는 식으로 임시 조치만 취하고 있었더랬죠. "진짜 생각안나는 거야? 나랑 부소초장이랑 같이 너희들 데리러 나왔었잖아." "그럼 다른애들은....?" "다른애들이야 이미 철수 시켰지. 너희가 끝에 있어서 마지막이었던 거야." "........."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슬슬 오한이 올라왔습니다. 멍하게 바라보던 소총과 K3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건 어디서 가져오셨습니까?" "..........허..." 소초장이 완전히 질린다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더군요. "박병장님."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가 고가에서 봤을 때 박병장님이 손에 들고 계셨습니다." ".........뭐?"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거 들고 미친듯이 소리 지르고 계셨습니다. 그러다가 저희가 박병장님 발견했지 말입니다." ".........." "그런데 저도 조금 이상한게 말입니다." 부사수가 흘깃 소총으로 눈을 돌리더군요. "박병장님 지금 상태는 완전 만신창인데 어떻게 저 소총만 저리 깨끗합니까? 정말 기억 하나도 안나시는 겁니까?" ".........." 멍해지더군요. 그러다 미치겠더군요. 정말 환장하겠더군요. 저는 제가 겪은 있는 그대로를 소초원들 한테 이야기 했습니다. 거의 다 와서 소초장에게 말하고 돌아갔던거랑 전령이 보여준 행동이라던가 그리고 마지막에 미친듯이 달린 이야기 등등... 거기까지 들은 소초원들 모두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당연했을 겁니다. 당장 근무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었죠. "너한테 준 후레쉬는 하난데 있지도 않은 전령놈은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거냐?" "........" "너 후레쉬 보고 뛰어왔다고?" "예. 구르면서도 그건 손에서 절대 안 놨지 말입니다." ".....후..." 소초장이 한 숨을 쉬더군요. "애들한테 다 돌리고 남은게 딱 두개였어. 하나는 내가 들었고 하나는 너를 준게 맞어. 그러다가 너가 소총 가지러 간다고 초소에 갔다가 왔고. 그치? 응?" "...아..예..." 기억은 전혀 안나지만, 표정을 보니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총 들고 와서 니 부사수한테...야 너 확실히 받은거 맞지?" 소초장이 돌아서 부사수에게 소리치자 바로 맞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다가 니가 갑자기 사라진거야!" 소초장은 그때 까지 잡고 있던 제 어깨를 놔주며 저를 바라보더군요. 하지만 저는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는 겁니다. 그냥 후레쉬를 손에 들고 달린것 말고는요.... 아니...들었던게 맞는건가...? "분명 불빛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 어두운데를 제가 어떻게 왔겠습니까?" "........." 모두들 할말이 없었죠. 아무리 생각해도 제 입장과 그들 입장은 서로 모르는게 많으니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저기 말입니다." 누군가 침묵을 깨더군요. "혹시 박병장님 제논 보고 달려오신거 아닙니까?" "제논?" "그러니깐 거기까지 오신거지 말입니다." ".......아..." 머리에 커다란 충격을 입은 것 같은 번뜩함이 팟 하고 느껴지더군요. "후레쉬 불빛이라 생각했던게 그거였나....." 앞만보고 달렸던게 생각나더군요. 후레쉬 불빛인지 뭔지 저 멀리 느껴지던 빛 같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하자면 확실히 제논이 맞았습니다. 제논이 뭔고 하니... 배트맨 보면 배트라이트 있죠? 하늘로 쏘는거... 그런겁니다. 투광등이 다 나가서 급히 제논을 가동시킨 거죠. 군용 지프에 설치해놓고 그 동력으로 운용되는 건데 그 밝기는 엄청납니다. 유사시가 꼭 정전은 아니지만 이와 같은 일들을 대비해 각 소초에는 제논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병장 오늘은 좀 쉬어라." "........" "야 상황병 구급통 좀 가져와봐."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곧 구급상자를 들고 오더군요. "소초장님." "왜?" "오늘 근무 세우실 겁니까?" "........" 소초장은 걱정스런 표정을 하고 서있는 소초원들은 한 번 휙 둘러보더군요. 그 때까지도 공병우의를 벗지 못하고 있는 저랑 동시간대 근무자들을 보니 저보다도 불쌍해 보이더군요. "어쩌겠냐....투광등이 들어와 버렸으니..." ".....그렇겠지 말입니다..." "쯧...오늘은 좀 힘들더라도 세명씩 근무서자. 전반야 사수들 미안하지만 고생 좀 해줘라." "예 알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대답 소리가 들리더군요. 저는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 총은......." 제가 말하자 다들 총을 바라보더군요. 그건 정말 아무도 풀 수 없는 미스테리였습니다. 어떻게 저게 내 손에 들려져 있었으며, 그렇다 한 들 저렇게 깨끗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은 말이죠. 어찌되었든 소란은 좀더 오래 이어졌고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이 이후에 겪은 이야기가 제가 여기 와서 제일 첨에 쓴 글이지요. 리플이나 쪽지나 당신은 남들은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그런 경험을 여러번 할 수 있느냐 질문 해오시는데.... 저도 모르겠네요.. 이야기들에 과장이 있어서 일까요? 나이를 먹어서 피터팬을 잃어버린건지 ㅋㅋ 이제는 저런 일이 별로 안 생기네요... 물론 믿으라고 강요하진 않습니다. 그냥 소설같은 재미로 보셔도 되고요. 마음에서 의심이 가면 그대로 의심하시면 됩니다. 믿거나 말거나는 각자 본능이 외치는 소리에 귀 기울이시면 됩니다. [출처] 어둠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걸까 언제부터... 저런 일이 있는데도 저 곳에 계속 있어야 한다는 건 너무 무서운 일인 것 같아 ㅠㅠ 물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귀신이 많은 걸 수도 있을테고. 국군장병들 모두 수고 많으십니다 흑흑 오늘은 다들 뭐해? 모두 푹 쉬는 주말이 되길! 이따 잘자고 곧 또 보자 ㅎㅎ
퍼오는 귀신썰) 기숙사에서 생긴 일
어제 휴가 이야기 3편이 난 진짜 무서웠는데 댓글이 별로 없어서 내가 너무 호들갑 떤건가 싶더라 ㅎㅎ 혹시 안 본 사람 있으면 꼭 보고 오길! 한글날이라 쉬는 사람들 많지? 뭔가 한글날은 잃었다가 되찾은 휴일이라 그런지 더 기분이 좋은 것 같아. 실제로 좋은 기념일이기도 하고. 이렇게 고운 한글의 날이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글을 가져와 본다 ㅎㅎ 같이 봐줘서 고맙고, 편하게 얘기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서 또 고마워. 시작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 고객 여러분께 최대한 싱싱한 자료를 보여줘야 한다는 사명감에 이리저리 이야기를 듣던 도중에 하늘이 제 맘을 알았는지 한 친구를 점지해 주더군요. 그에게 들었던 재미난 이야기를 해 드릴까 합니다. 실제로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이브 때 들었던 이야깁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 와우 상에서 친구들과 저는 한 길드로 묶여있어 언제든 누가 접속하더라도 알 수가 있었죠. 이브 때도 여지없이 로긴하는 불쌍한 인간들... '야 이런날도 우울이 사무치도록 접속을 하는구만. 이 병맛나는 솔로 놈.' '병신. 니는?' 서로간의 쓰라린 상처를 누가 더 아프게 하느냐 경쟁하듯 놀려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허탈함 뿐... 그러던 중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아이디가 접속을 하더군요. '저사람은 누구냐?' '고딩 때 친구.' '주위친구도 모잘라 이젠 동창까지 훼인의 길로 안내하는거냐?' '시끄러 병신아.' '안녕하세요 처음 뵈요. 형주 친구예요.' '안녕하세요가 뭐니? 다 친군데 말 놔.' 제가 대뜸 들이댔죠. 'ㅋㅋㅋㅋㅋㅋㅋ' 돌아오는 화답. 그렇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서로간 말이 없이 플레이 하던 중 새로운 친구가 제안을 하더군요. '오늘 여친이랑 만나서 영화본 다음 별로 할 일 없는데, 니들 어디서 만나면 같이 조인트 할래?' 무슨 개소린가 싶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여친이라니! 니가 여친이라니!' '왜 병신아 나는 여친 있으면 안돼?' '미치겠네....' 대략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며, 부러움에 지친 솔로들의 거침없는 항의가 오갔고, 끝내는 모두 다 모여 외로움을 나눠갖자 라는 의견으로 일치를 보았죠. 그리고 만나기로 한 시간. 저녁 8시 반 인천 주안의 한 술집. 솔로잉 남자 둘과 바퀴벌레 한쌍. 게임상에서도 이제 막 인사를 했을 뿐이었지만, 다 같은 역동의 시기를 살아왔던 인간들이라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술자리는 금방 무르익어가며 군대이야기 학교이야기 등등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바퀴벌레 커플중 여자분께서 왠지 겉도는 느낌이 나서 제가 눈치를 줬드랬죠. 그래서 분위기는 급변해가며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 홍일점에 맞춰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어찌어찌 하다 이야기가 새로 알게된 친구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되었는데, "야 요즘 연락 뜸했자너? 뭔일 있었냐?" "나 지방에 있었어." "지방?" "일때문에 기숙사 생활하다가, 얼마전에 올라왔지." "기숙사? 니랑은 존내 안 어울리는데...?" "안어울리고 말고가 어딨냐. 먹고 살기 힘든데..." "훗...그런데 말야..." 형주는 그 친구의 애인 쪽으로 고개를 약간 돌리면서 대뜸 묻더군요. "능력도 좋네. 지영씨는 어떻게 만났냐?" "애송이 들은 모르는게 있다." "아니 이 놈이!" 한바탕 웃음과 시기 질투가 오고갔죠. 그러다가... "야 이번에 올라오게 된게 거기 관두고 인천에서 자리 잡을려고 올라온거야." "관둔다고?" "경기도 어렵고, 회사 돌아가는 꼴이...." "야 그럴수록 더 붙어 있어야지."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 급변한 그의 표정을 순간 포착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섬뜩하지. 무슨 개같은 일이 있었는 줄 아냐?" "......?" 저와 형주는 그냥 궁금했습니다. 회사 오너가 월급을 안 준다거나, 하는 등등의 일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요즘 하도 뒤숭숭 하니... 하지만,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대답이 들려오더군요. "귀신이 있더라...." "뭐?" 형주는 저보다 깜짝 놀라더군요. "난 그런게 테레비에만 나오는 줄만 알았다." 그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그가 기숙사 생활을 하던 곳은 의령의 어떤 동으로, 도시에 비하면 완전 시골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한 동네라고 하더군요. 3년전에 직장을 구하다 보니 그곳까지 가게 되었고, 어찌 또 하다보니 그곳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 기숙사는 2인 또는 3인 1실로 그 친구가 있었던 방은 2인 1실로 된 방이었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샷시 통창문이 보이고 양옆에 마주보는 벽면에는 작은 침대를 두고 서로 하나씩 차지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옷장은 들어서면 오른쪽 구석에 놓인 작은 비키니로 하고 있었고, 책상같은 것은 없었다고 하네요. 화장실은 공용이었고 그것때문에 많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무슨 개소리냐? 귀신이라니..?" "뭐가 개소리야? 딴놈이라면 몰라도 니가 그러면 안되는거 아냐?" "..........." "그래서 만나자고 한거야. 내가 본게 진짜인지 아닌지. 너는 전문가잖아 그런쪽에." "미친 무슨 전문가야." "여튼 니가 경험이 많으니 함 들어봐 내가 본게 맞나."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 그 친구는 세살이 많은 형과 같은 방을 썼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도 타지에서 온 사람으로 자신과 거의 같은 시기에 입사해서 약 10개월 전에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동안은 2인실을 혼자 차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어온 그 사람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불편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자, 건녀편에 놓인 침대가 비어 있는 날엔 뭔가 허전하기도 했답니다. 가끔은 철야 근무도 해야 해서, 누군가는 혼자 방을 쓰는 날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꼭 그것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놀기 좋아하던 룸메이트는 자주 밤을 새고 아침에 들어오기도 했답니다. 그것이 그 친구에게 피해를 주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고 하네요. 서로간 세세하게 알지는 못해도 자연스럽게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되었을때는 그가 뭐하며 밤을 새는 건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네요. 이유인 즉 술집 아가씨들과 밤새 술을 마시고 아침에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자신은 한 번 따라가보고 체력적으로 밤샘이 힘이들어 그 이상은 가지 않았다 합니다만... 아무래도 옆의 여친을 의식한 멘트라고 밖엔 생각이 안 드네요. 흘겨 보는 그의 여친의 눈빛도 그렇겠거니 하는 억측을 들게끔 하기에 충분했으니... "믿거나 말거나 지만, 나는 자기 밖에 없는거 알지?" "에휴 지랄한다...." 정말 꼴 시렵더라고요. 하여튼 그가 밤을 새고 들어오는 날들은 그런 날이겠거니 하고 넘어가곤 했답니다. 그리고 사건이 터지기 두달 전. 그 시기부터는 정말 여러가지 이상한 일들이 있었다고 하네요. 1년 약간 넘게 혼자쓰던 방에 누군가가 들어와 같이 살게 되니, 가끔은 없다는 허전함 때문이라 생각했었답니다 원래라면 자던중에 깨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근래에 들어 자주 새벽에 깨곤 했는데, 그때마다 왠지모를 위화감이 들곤 했었다네요. "왜 그런거 있잖아....방에 누가 있다? 라고 하는 느낌. 건너편 침대엔 아무도 없는데...." 대충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런 느낌을..... 그렇게 하루 하루 지나갔고, 그 위화감은 옆에 룸메이트가 자고 있어도 점점 더 강해지는 시기였답니다. 원래라면 깰일도 없는 새벽에 자주 깨는 것도 이상했지만, 어느 날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눈이 떠져서 무의식적으로 건너편의 침대를 바라 보았을 때 였답니다. 건너편 침대위 천정 모서리에 허연것도 아니고 검은 것도 아닌 뭔가가 그냥 보인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네요. 가위에 눌린게 아니냐는 형주에 물음에 그 친구는 가위가 뭔지 경험을 해본적이 없어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눌려 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가위는 어떤 것이라는 것을 설명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것이었기에 그냥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듣기로 했죠. 정말 피곤함도 못 느끼면서 그냥 자연스럽게 떠진 눈이 왠지 실감이 안나기도 했고, 그와 같이 저 건너편에 보이는 무엇.... 왠지 모르게 오싹함이 느껴져서는 그냥 무시하고 다시 눈을 감았답니다. 평생에 무서움이라고는 느껴본적이 없을 정도로 그런 느낌은 굉장히 생소한 것이었다고 하네요. 어찌되었든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룸메이트가 비번인 날이었답니다. 여지없이 밤샘을 하는 날이었다네요. 그리고 그때쯤 되니 왠지 한 번 정도는 묻게 되더랍니다. "형 오늘도?" "당연하지. 근데 왠일이냐 그런걸 다 묻고?" "아니 그냥." 그리고 당연히 밤은 오고 잠이 들 시간에는 혼자 방안에 있는 자신이 그날따라 새삼스례 느껴지더랍니다. '기분이 꿀꿀하네.....' 본능이란 것이 느껴지는 무엇인가를 부정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왠지 카운셀러가 제가 되는것이 싫어서 꾹 다물고 있었죠. 여튼 그는 기숙사 생활하는 동안 방안에서는 한번도 마셔본적이 없는 맥주를 사러 가게를 가게 되었답니다. 대충 옷을 입고 가게에서 캔맥주 두개를 집어들고와 기숙사로 행하던 때였답니다. 현관으로 다가서며 버릇처럼 고갤들어 2층에 위치한 자신의 방을 쳐다보았는데, 기분 탓이었다나요? 왠지 뭐가 뿌연게 보이는데 1년이 넘도록 바라본 창문은 정말 이형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고 하네요. '누가 알면 쪽팔리지....' 스물스물 밀려오는 겁을 무시하려고, 애써 평범한 상황을 만들어 봤다네요. 그리고 계단을 올라 방문앞에 서게 되었을 때 였답니다. "문 딱 열려고 하는데...거 있잖아 방문 안쪽에 누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느낌..." 그 때문에 그는 문고리를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하며, 문 열기를 망설이고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결심이 선 듯 문고리를 천천히 돌린 다음 잠깐 멈추었다가 툭 밀듯이 문고리를 밀며 놓았다는군요. '끼익' 평소에 그렇게 열어본적이 없던 문이라, 천천히 열리며 경첩에서 나는 소리에 약간의 소름이 돋더랍니다. 소리를 뒤이으며 천천히 젖혀저가는 문 안쪽으로 조금씩 펼쳐지는 풍경을 조심스례 미간을 찌푸리며 쳐다보았다 하네요. '퉁' 문은 어느새 벽에 부딪히며 소리를 냈고, 방안의 전체적인 풍경보다는 어떤 한곳에 대해 뚫어져라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터라 적잖이 놀랐다고 하네요. 시야가 넓어지며, 형광등이 켜져 있는 환한 방안의 풍경이 전체적으로 보이자 다시 한 번 신경을 룸메이트의 침대 위 천정 구석으로 향했답니다. 무엇하나 특별한게 있을리가 없는 천정의 구석. '왠지 미친놈이 되어가는 것 같다.' 라고 그때의 심정을 그렇게 표현했네요. "방이 좁아터져서 침대 두개 놓으면 만땅이야 방이. 테레비도 없고, 놀거라곤 내 엠피쓰리 하나 뿐인데, 이어폰 꼽고 있으면 왠지 답답하잖어?" 그래서 평소에는 어딘가에서 구해온 컴퓨터용 스피커를 엠피쓰리에 연결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평소에 안 해봤던 혼자 술마시기가 왠지 어색해 침대 서랍안의 엠피쓰리를 꺼낼려는 중이었다네요. 그 때 였답니다. '틱' 하는 소리가 창문가에서 들려오더랍니다. 그 소리에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는 생각이 들어 창문가로 향했다네요. 하지만, 곧바로 왜 내가 이런 생각을 했지 하는 느낌이 전해지더랍니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나요.... "내가 신경이 엄청 민감해져 있었던거 같더라고. 평생에 그런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내가 왜 이러나 싶기도 하고 정말 미쳐가는게 이런거구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신경이 날카로워졌었던 시기라고 우리를 설득하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이 사람 굉장히 놀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리고 다음부터 전해준 이야기는 실제 겪었음이 분명한 말투로 전해 주더군요. 그렇게 그 친구는 창문가를 확인한 후 이상한 기운에 빨리 술을 마셔 버렸다고 하네요. 자기 말로는 술이 잘 듣는 몸에다 너무 오랜만에 섭취한 알콜이라 그런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그대로 침대위에 잠이 들었었다고 합니다. 번뜩 하고 정신을 차린 그 때에 보니 잠이 들었다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본 시계가 확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었더랍니다. 새벽 1시 30분. "내가 아마 10시 좀 안되서 마신거 같은데...모르겠어 그냥 잠 든거 같어. 근데...." 정신차린 그때 보니 방안에 왠지 모를 한기가 스윽 흐르더랍니다. 뭔가 했더니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고 하네요. 때는 7월로 가는 거의 여름이었다는데... "그 형이 어디서 주서온건지 커텐 비슷한 천쪼가리를 가져다 달아났거든.창문이 다 덮히지도 않고, 허접해....." 그런데 그게 안쪽으로 바람을 타고 살살 펄럭이고 있더랍니다. 그 모습을 보자 방안의 한기와는 다른 한기가 등에서 부터 쭈욱 타고 올라오더랍니다. 침대에 앉은 채 그대로 창문만 바라보고 있었다네요. '왜?' '어떻게?' 라는 물음이 끊임없이 되뇌어지고 있었답니다. "창문 니가 연거 아니지?" 형주가 대뜸 물어보네요. "귀신이 여기 앉았네." "뻔한거잖아. 니가 쩔어서 연거겠지." "........나도 그런 생각을 했지. 그런데 어쩌냐?" "뭘?" "창문틀이 그지 같아서 다 열릴 때 되면 끼기긱 소리나거든. 알지 그소리? 그래서 그 부분부터는 못 박아놓고 어지간해선 안 열리게 해놨다." "..........." "씨발 못은 어디로 사라진건지.....하여간 그날 옆방으로 튀어갔다. 도저히 못 있겠더라." 그렇게 그날은 보냈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음날 옆방으로 찾아온 룸메이트. 그 친구는 전날밤 일을 설명 했다네요. 코웃음 치는 룸메이트. "내가 얼마나 설명을 했는지. 절대 안 믿더라고. 그냥 우연아니면 술기운이 그런거라고...더 이야기 했다간 쪽 당할거 같아서 말아버렸지. 아무리 안 먹었어도 맥주 두 캔에 취한다는 자체가......" 손에 든 맥주잔을 의아스럽게 쳐다보는 그. 그리고 몇일이 지났답니다. 이제는 새벽에 꼭 깨어나게 되더랍니다. 깨어나게 되면 반사적으로 창문을 보게 되는데, 물론 별 일이 없는게 당연한거 아니냐는 듯 되묻더군요. 정말 별일 없이 지내던 어느날 아니 정확히는 룸메이트가 말 버릇 처럼 하던 혼잣말을 귀담아 듣게 되었다는 그 즈음 이었다네요. 룸메이트는 자고 일어날 때면 항상 어깨가 아프고, 두통이 있다고, 누군가에게 호소하듯 혼잘말로 중얼거렸답니다. "어깨가 요즘 왜이리 아프냐..." "야근 할때 짬짬히 쉬고 그러세요." "그래서 그런가? 무거운거 드는 것도 아닌데...그나저나 요즘은 술도 잘 안마시는데 두통도 조금씩 생기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또 며칠 후... 룸메이트가 아픔을 호소하는 이유를 알 수 있던 날이었답니다. 그리고 그 날은 일상에서 조금은 다른 하루였다죠. 그러나 시작은 전과 다름없이 다음날이 룸메이트의 비번이라 그의 뻔한 일과가 보이더랍니다. "형 오늘은 안나가?" 평소와는 조금은 굼뜬다는 느낌이었다네요. "글쎄다...몸이 영..." "왜요? 많이 안 좋아요?" "아니 그게...오늘은 평소보다 두통이 심하네...어깨쪽이 계속 아픈게 담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 정도 아픈 건 아니고..." "........." "오늘은 그냥 하루 푹 잘련다. 쯧...잠이 올지나 모르겠다.." "형 그러면 캔맥이나 사다 마실래요?" "캔맥주? 야 너 술 마실 줄 아냐?" "당연하죠. 저번에 그 일 있었을때도 술 먹고 자다 그랬다고 말했는데.." "그래?" 의외라는 표정으로 갸우뚱 거리더니 고개짓으로 문쪽을 가르켜 보이더랍니다. "가자. 오늘은 방에서 함 죽어보자고." 그렇게 둘은 대충 옷가지를 챙겨입고 걸어서 10분은 걸리는 저 멀리 편의점까지 나들이를 나서게 되었답니다. 아직은 늦은 저녁이 아니라 노을을 등지고 걸었는데, 편의점에서 이거 저거 잔뜩 골라 대충 싸 들고 나온 시점에는 거의 어두워 지기 시작했답니다. 그 시간이 한 8시 반정도? 여름이라 해가 길긴 했어도 순간이라 느낄 정도로 붉은 하늘이 까맣게 변해버려 있더랍니다. "야 편의점서 시간 오래 잡아먹긴 한 모양이네?" "왜요?" "왜긴. 노을 지더니 바로 밤이야." "그런가요?" 그 친구는 별 신경이 안쓰였답니다. 매일 보는 저녁 노을 따위 당연히 신경이 안 쓰였다죠. 그렇게 별거 아닌 에피소드를 뒤로 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던 길이었답니다. "야...." "예?"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고 했던거 같았다고 하는데, 문득 나지막하게 들리는 룸메이트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과 같은 곳을 응시했을 때라네요. "........." 그냥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더랍니다. 이미 둘은 자리에 우뚝 멈춰있었다죠.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침묵을 깨는 그의 한마디. "저거 너가 저랬냐?" 시선은 계속 그곳에 고정된 채 서로 목소리만 듣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아뇨.." "........." 한동안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건 그들의 방 창문이 활짝 열려져 커텐이 요동치듯 밖으로 휘날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서로 넋이 나간 상태였다네요. 아무도 열어두지 않은 창문이 열려있는 것은 둘째치고, 방안 커튼이 그렇게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었답니다. 어두운 배경이라 그랬던건지,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 '하얀 소복' 이라는 것이 계속 겹쳐보였답니다. "어떤 새끼가 우리 방에 들어왔나보다." "........." 일단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어느쪽도 그것이 사실과는 거리가 먼것에는 머릿속으로 동의 하고 있었을 거랍니다. "문 안 잠그고 나왔으니....." 룸메이트는 말끝을 흐리고 먼저 방으로 달려갔고, 그도 곧이어 뒤따라 달려나가면서 전에 있었던 그 일이 머릿속에 그려보게 되었답니다. 헐레벌떡 그의 뒤를 따라 3층이나 되는 달려 계단을 양손 가득든 물건들과 함께 하자니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계단을 다 올라서며 방이 있는 복도 쪽을 쳐다보았을 때 이미 룸메이트는, "어떤 새끼냐!!" 하며 방문을 거칠게 밀어젖히고 들어닥치는 중이었답니다. '쿵' 거칠게 열려진 방문의 부딪힘이 복도에 길게 여운을 남겨 놓았다고 하더군요. 그는 재빨리 뒤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섰고, 아무것도 없는 방에 우뚝 서서 두리번 거리는 룸메이트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답니다. 좁은 방이라 두리번 거릴 것도 없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에 무엇을 찾을려고 하는 것인지 그 두리번 거림은 쉽게 멈추어지질 않았다고 하네요. 여전히 열려진 창문의 한쪽엔 얌전히 '사라락' 거리는 커튼이 뭔 일이 있었냐는 듯 묻고 있더랍니다. "야 뭐 없어진 거 있나 봐봐." "없어진거요?" 그냥 딱 봐도 누가 들어왔던 흔적이나 그런것들은 없어보였답니다. 그보다 기숙사내에서 도난 사건 같은 것은 자기가 아는 한 한 번도 없었다고 하니... "형껀 없어진게 있나요?" "........." 대답없이 두리번 거리는 모습은 없어진 무엇인가를 찾을려는 모습은 분명 아니었답니다. 그는 두리번을 멈추고는 창가로 다가가 열려진 창문의 틀을 손으로 스윽 쓰다듬듯이 만지며 위아래로 살펴보는 것이었었답니다. 그리고는 밖으로 고개를 돌려 어디를 보는지 한참을 쳐다보더랍니다. 앞에는 산밖에 안 보이는 곳이라 볼것도 없는데 하는 생각에 뭘 보고 있나 궁금함이 들었다고 하네요. 더욱이 방안에서의 그의 모든 행동들은 전에 없었던 것이라 더욱 궁금해 하던 중이었다고 하네요. "우리가 그냥 열어놓고 모르고 있었나봐. 괜히 오버했네...." ".........." 자신이 겪은 일도 있고해서, 뒤끝이 개운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룸메이트가 그의 손에 들고 있던 비닐 봉지를 옮겨 잡으며, 방 가운데에 놓인 조그마한 탁자위에 우르르 쏟아 놓는 통에 생각도 같이 날아가 버렸다네요. "아까 달려온다고 맥주 막 흔들어진거 아니냐?" "훗...형때문이잖아요. 먼저 따보세요." 그제서야 그 친구도 긴장이 풀리는지 자리에 앉으며, 룸메이트에게 맥주캔을 건네며 장난을 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한시간 정도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슬슬 취기를 맛보고 있었을 때였답니다. "저번에 니가 말한거 있잖아..." "어떤거요?" "그....밤에 봤다던거..." "밤에요?" 갸우뚱 해지는 고개를 따라 시선을 뒤로 할려던 순간 기억이 나는 그 날의 일. "형 안 믿었잖아요?" "........." 캔맥주를 만지작 거리기만 할 뿐이라던 그. 다음말을 잇기까지는 꽤 시간이 흐른 후 였답니다. "솔직히....." "........." "믿는 건 아닌데 말야...." 그 때 였답니다. 조금 열려진 창문으로 거센 바람이 불어오며, 커튼을 날려버릴 듯 요동치게 만들더랍니다. 둘은 홀린 듯 그 커텐을 바라보며, 긴 시간을 보냈다죠. 그러다 흘러나오는 룸메이트의 목소리에 멍해진 촛점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저기 말야...눈으로 본 것들을 꼭 믿어야 하는거냐?" 룸메이트의 시선은 커튼을 향한 채 였답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주술사의 주문 같은 목소리 였다고 하더군요. 일정한 톤의 목소리는 딱 그 표현 밖에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뭔가를 확신하고, 그걸 확인 하는 듯한 물음... "믿어야 된다기 보다는 있으니 보이는거 아닌가요?" "........." 어느새 시선은 커튼에서 옮겨져 바닥에 놓인 캔을 만지작 거리는 자신의 손으로 향해 있었답니다. "후......." 길게 한숨을 쉬는 룸메이트. 술기운이 올라오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한숨인지.... "전에 말야..." "........" "너 저 창문 밖에 산 보이는거 그거 무슨 산인줄 알어?" "산요? 그냥 산 아닌가요?" "그냥 산이긴 하지...근데 선산이라고 들어봤냐?" "선산? 조상들 모시는 그런거요?" "그래....저기에 조상묘가 꽤 되거든.." "........." "내가 거기서 뭔가 실수를 한 것 같다..." "실수요?" "....언젠가 니가 나보고 어디서 놀다왔길래 신발이 흙투성이냐고 그런적있지?" ".....예.." 설마하는 생각이 지나가더랍니다. 그 표정을 읽었는지, 룸메이트는 씨익 웃어보이며, 네가 생각하는 심각한건 아니다 라고 말해왔다더군요. "그런데 솔직히 기억이 안나...너무 쩔어서 뭘 했는지...미치겠다..." 술에 취해가는 것인지 조금씩 촛점이 흐려지는 눈으로 여기저기를 살피는 그. 자연스럽게 화제는 다른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심각했던 이야기들은 흐지부지 지워져갔고, 슬슬 밀려오는 피곤함에 술자리를 치우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그리고 문제의 새벽... 깨어났을 때가 정확히 몇신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답니다. 시계를 본것 같은데 숙취에 그냥 머리가 띵하고, 수면중에 찾아온 소변에 대한 욕망때문에 집중 할 곳은 바깥에 있는 화장실 뿐이었다죠. 방을 나와 어두운 복도를 슬리퍼를 대충 끌며 화장실로 들어가 소변을 볼때까지는 술보다는 잠에 더 취해있어, 그저 눕고 싶은 생각뿐이었답니다. 급한 볼일을 해결하자 몽롱함은 사라져 가고 조금은 맑아지는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죠. 하여 돌아오는 복도도 어둠에 적응이 되어선지 어느정도 사물이 구별 가능한 정도까지 되었을때 였답니다. '응?' 문득 의문이 들더랍니다. '달이 저렇게 밝았나...?' 분명히 닫고 나온 것 같은 방문이 열려져 있는 듯 복도로 방안의 환함이 비추어 지고 있더랍니다. 정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다가 무심결에 문앞에 들어섰을 때였답니다. 흔히 표현 하는 말로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고 표현들 하죠? 발 뒤꿈치 부터 타고 올라오는 소름. 등을 지나면서 머리털을 바짝 세우는 그 느낌. 비명도 숨쉬기도 그 무엇도 못 하겠더라고, 다리에 힘은 풀리고 눈알은 뒤로 넘어갈 듯 졸도 일보직전인데 이상하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네요. 그렇기에 그것의 모습을 홀린듯 뚜렷하게 관찰 할 수 있었답니다. 그것은 룸메이트가 누워있을 그 침대위를 뱅글 뱅글 날고 있더랍니다. 그렇게 몇바퀴 돌아다가는 굉장히 이형적으로 뭐랄까 그냥 뚝 서버린다는 느낌으로 룸메이트의 어깨 부분에 박힌듯 멈추어 서버리더랍니다. 은은하게 들어오는 바깥의 빛으로 방은 어느정도 사물이 식별 가능했는데, 그것을 무색하게 만들정도로 그것의 옷자락은 너무나도 하얀색이었답니다. 그냥 순백... 머리는 칠흑.. 그러다가 어느순간 이었다죠. "으...으..." 하는 룸메이트의 신음 소리가 들리자 번뜩 정신이 돌아오며, 지금 상황이 말도 안되게 무서운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 할 수 있었답니다. 오감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느껴지고 목이 바짝 타는것도 느낄수 있었다죠. 눈에 눈물이 고이는지 시큼한 느낌에 눈을 깜빡거리기를 몇 번. 그때 였답니다. 소변까지 새어나올려고 하는지 아랫배에 통증을 느끼면서 자기도 모르게 짧은 신음을 내었을 때 였답니다. 룸메이트 위를 돌던 그것이 이쪽을 돌아보듯 멈추고는, 약간의 정지를 기점으로 휙 뒤집어 지더랍니다. 머리가 아래로 발이 있어야 할 옷자락이 위로. 더욱이 신기한 것은 옷자락과 머리카락은 마네킹과 같이 전혀 흐트러짐이 없이 뒤집어져 버렸다고 하더군요. 그 모습이 얼마나 기이하던지를 표현해 볼려고 탁자에 놓인 냅킨 박스를 손에 들어 뒤집기를 반복하며 보여주더군요. 그러다 뒤에 커튼이 계속 휘날리는 것이 보이니, 시간은 흐르고 있다는 자각을 분명히 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죠. 그가 비유하길 집채만한 개가 '으르릉' 거리며, 앞에 딱 버티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네요. 움직이지도 못하겠고 움직였다간 바로 덮쳐올 것 같아서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달래보았던 그런 경험. 그러다가 뭔가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꺼낸 말이.. "혀....형....." 하고 아주 가늘게 나오는 목소리로 룸메이트를 부르려 했답니다. 아무런 소용없는 행동이었답니다. 그 때 까지도 눈은 시큰거리고 등에는 사라지지 않고 그 정도가 더 심해지는 소름이 끊이질 않고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죠. 등을 한 번 보라는 듯이 등을 돌려보이며 말하는 그를 보며 그것은 소름이라기 보다는 척추를 타고 뭔가가 올라온다 라는 느낌이 더 정확 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던 차에 거꾸로 뒤집어진 그것이 아래로 살짝 내려가는 것 같더니 다시 위로 살짝 올라오더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움직임은 서서히 빨라지기 시작했고, 위아래로 '쿵쿵' 찍는 모양이 되어 기형적인 빠르기로 움직이더랍니다. 그 모습이 너무 두려워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를 느낌에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으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문에서 나와 바로 문쪽 벽으로 숨어 등을 기대고는 어느쪽으로 도망갈까 하고 어두운 복도 양쪽을 살펴보았답니다. "씨발....이렇게 말로 하니 모르지..진짜 생지옥이 그런거였다...테레비 보면 눈 뒤집혀져서 기절도 잘 하더만, 이건 뭐 눈알이 튀어나올것 같이 말똥말똥하니..." "그래서 튀었냐?" "튀기는 뭘텨...아니 튀긴 텼지..." 벽에 등을 기대고 웅크리고 앉아 양쪽 복도를 보자니 그렇게 어둡고 길어보인 적이 없었다네요. 자꾸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해야지' 되뇌이긴 했지만 뾰족한 수도 없고 세상에 정말 저런게 있다고 인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라 이대로 나도 죽는 건가 싶은게 복도는 정말 끝없는 어둠이고... 거기까지 들으니 잠시 멍해지는게 예전 전방에서 해뜨기 30분전에 투광등 끄고 뭔가에 쫒겨서 부사수랑 미친듯이 보급로 달리던게 생각나더라고요. 뒤도 못 돌아봅니다. 정말......... 맷돼지 였나 싶기도 하고...여튼.. 그의 말로는 그래도 중앙 계단이 그 쪽에서 좀더 가까워 그쪽으로 뛰어나갈 자세를 취한 후 숨을 한 번 고르고 미친듯이 복도를 달려나갔답니다. 그래봐야 10미터도 안되는 거리인데, 얼마나 멀게 느껴지더라는지... 뜀과 동시 곁눈질로 방안의 풍경을 힐끗 바라보니 그 허연것은 아직도 침대위에 있음을 확인했다죠. 하여 뜻하지 않게 솟아오르는 소름을 맛보며, 있는 힘을 다해 중앙계단으로 달려 난간을 잡아챘을 때 였답니다. 난간을 잡았던 그 팔힘을 탄력삼아 몸을 틀어 계단으로 첫발을 내딪었을 때 본능이 노크를 해 오더랍니다. '있나...?' 하고요. 그만 고개를 돌려 옆을 봐라보는게 아니었다 하고 후회를 하더군요. 이미 옆에 와 있었다네요. "아악!!!" 하고 비명이 튀어나옴과 동시에 10계단 정도 되는 높이를 굴러서 떨어졌고 그대로 기절을 했답니다. "여기봐봐." 하면서 팔꿈치쪽을 보여주는 그. 한 15센티 정도 흉터가 길게 있더라고요. "계단서 자빠지는 바람에 이렇게 됐지. 그래도 다행이야...정신 잃어버려서...눈뜨니깐 옆방애들이 깨우더라. 술 작작 쳐먹으라고 하면서...덕분에 병원가느라 일 하루 쉬었지." 그러고는 맥주를 한잔 마시는 그. "그날로 바로 사직서 쓰고 텨 올라왔다." "........" "기숙사서 짐싸고 있다보니 형이 일 끝나고 오더라고." "화장실 가다 그런거냐? 별로 안 마셨잖어?" 정말 모르는 표정을 해 보이길래 어제 일어난 일을 다 이야기 해 줬답니다. "내가 보기에 형 어깨가 아픈게 그 때문인거 같아요." "........" "믿거나 말거나는 형이 판단해요. 나는 이제 인천으로 돌아갈거니..." 그 길로 바로 인천행 차를 탔답니다. 하루라도 거기서 밤을 보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다하네요. "그러고나서...음...한 두달 정도 만인가 전화가 오더라고. 어떻게 지내냐고." "그래서?" "뭘 그래서야...그냥 뭐...잘 지내냐 그런 예기 한거지." "그럼 그거 본 예기는 아예 안 했냐?" "이미 했잖어...그때도 생각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더라고..근데 말야 웃긴게 형도 그러고 나서 회사때려 치고 다른데 간거야. 그래서 전화 했던 거고. 그리고 그때서야 이야기 해주더라...왜 그런일이 있었는지...." [출처] 기숙사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 중간에 끊을까 하다가 너무 짧은가? 하고 덧붙였더니 3편짜리를 그냥 다 가져와 버렸네 ㅎㅎ 뭐 쉬는 날이니까! 진짜 조상님들은 건드리는거 아녀. 특히 무덤 건드리는거 큰일날 일이지, 아니 그렇잖아. 층간소음 때문에 살인도 나는 판에 내가 쉬고 있는 유일한 집인 무덤을 건드리면 어휴... 화나지... 그 형도 분명히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걸 알았을텐데도 믿고싶지 않아서 그냥 계속 모른 척 했던 것 같아. 믿는 순간 더 아득해 지니까. 그 마음 뭔지 알 것 같아. 음.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수요일날 쉬니까 정말 숨통이 트이네. 남은 휴일 잘 보내고, 가능하면 내일 또 보자 ㅎㅎ
퍼오는 귀신썰) 아버지 돌아가시기 며칠 전의 기억들
날씨가 다시 더워졌네. 이제 내일이면 10월인데 정말 종잡을 수가 없다니까. 넣으려던 반팔을 꺼내서 다시 입고 있네 ㅎㅎ 그래서 조금은 서늘한 귀신썰을 꺼내왔어. 아주 아주 옛날 이야기지만 :)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 이번엔 친구녀석에게 들은 이야기를 올려보도록 할게요. 친구녀석이 중학교 때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사회에 나와 이 친구에게 당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야 들은 이야기를 글로서 전할 뿐이라 당시 제가 느낀 오싹함은 잘 전해질지 모르겠네요. 사후의 세계는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티비에서 보는 재현극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가까운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라 굉장히 섬뜩했었습니다. 써 내려갈 이야기는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약 보름 전 쯤에 일어났던 몇가지 사건들 중에 굉장히 인상깊었던.....이야기와 그와 있으면서 제가 경험했던 짧은 이야기 입니다. 친구의 아버님께서는 술을 무척 좋아하셨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께 좀 맞고 자란 편이라 그 좋아한다는 의미가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는 것 잘 알고 있었죠. 어느 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약 6일전에 이런일이 있었더랍니다. 어디선가 또 술을 하신건지 아버지가 방안에 뛰어드셨을 때에는 굉장히 술냄새가 많이 났다고 하더군요. "형주야!! 빨리 나가서 밖에 문 닫아라!! 어서!!" 방안으로 뛰어들듯이 들어오셔서는 버럭 고함을 지르듯 자신의 아들인 제 친구 형주에게 그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 방에 어린 여동생과 누나가 같이 있었는데, 그런 아버지가 그날따라 많이 달라보여 남매는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했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문을 닫고 방안으로 들어오려니, "아냐!! 빨리 닫으란 말이야!! 왜 안 닫고 들어왔어!!" "아빠...닫고 왔어요......" "빨리 나가서 다시 확인해봐!!" ".....예..." 전설의 고향의 한 장면 같았더랍니다. 눈을 크게 할 수 있는 만큼 하고는 핏대선 시선으로 자신에게 소릴 질러대는 아버지는 그날따라 정말 무서웠었다고 하네요. 그 때 여동생은 이미 울고 있는 상태였더랍니다. 평소에도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시던 아버지를 많이 봐왔지만 정말이지 그렇게 까지 사람이 달라보인 적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생각들을 하며, 밖에 나가 대문과 현관을 잠그고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형주야!! 밖에 나 찾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던?" "예?" "지금 밖에서 나 나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몇명이나 되는지 보고와라." "아빠 밖에 아무도 없어요....." "이 자식이!! 지금 밖에 대문 두드리고 있는 사람이 몇명인가 어서 보고와!!" 숨소리 까지 거칠어 진 상태로 형주에게 몰아치듯 이야기하는 모습에 이미 누나까지 울상이 되었답니다. 거기에 밖에 있지도 않은 사람과 들리지도 않는 소리에 그 공포감은 말로 할게 아니었다고 하네요. "아빠....어떻게 생긴 사람들 이예요..." 친구는 울것같은 심정을 억누르고 나가기 싫어 시간을 끌어보기로 했습니다. 물어보면서도 무슨 말이 나올까 무척 무서웠다는군요. "내가 집에 들어올때 까만옷 입은 네 삼촌 뒤로 말이지......한 세명은 더 데리고 오는 것 같았지..." 방바닥을 노려보며, 기억을 짜 맞추는 아버지의 눈빛은 그 사람들이 지금 그 앞에 있는 것 처럼 보였답니다. 더더욱 무서운 이야기는 삼촌이라고 하면 그 당시 작년에 돌아가신 그 분 밖에 없는데.... "형주야!!" "..예!?" 방바닥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아버지가 번쩍 고개를 들며 형주를 불렀답니다. "형주야!! 얼릉 나가봐라 네 삼촌이 날 부르고 있어. 나가서 그냥 가라고 해!" "예??" "봐라! 지금 나 부르고 있잖아!! 어서 가서 좀 쫓아버려!! 어서!!" 누나와 동생은 저 방 구석에 부둥켜 앉아 엉엉 울고 있었더랍니다. 자기도 그걸 보자 눈물이 뚝뚝 떨어지며 진짜 환장 할 것 같았다고 하네요. 나가면 자기도 저렇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몸은 말을 안 듣는데, 안나간다고 하면 아버지 한테 맞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런데 그 때 였답니다. "아악!!" 아버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앉은 그 자세 그대로 뒷걸음질 치시더랍니다. 시선은 방문쪽을 바라보며, 뒷걸음 질 치는 도중이었는데 갑자기 형주를 바라보며 버럭 소리를 지르시더랍니다. "방문 잠궈!!" 버럭 지르는 고함에 몸이 반사적으로 튀듯이 문쪽으로 다가가 손잡이를 꾹 눌러 방문을 잠궜다는군요. "너 왜 현관문 열어놨어!!" "현관이요? 잠궈놨는데....." "잠궜는데 저사람들이 어떻게 집에 들어온거야!!" "예??" 저사람들? 시선이 반사적으로 문으로 향했답니다. 하지만.... "그 때 말야....아버지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도망가고 싶더라고. 방문은 분명 닫혀 있고 잠그기까지 했는데 내눈엔 보이지도 않는게 방으로 오고 있다고 하고....동생하고 누나는 구석에서 울고 있고.... 아버지는 진짜 미쳐보였어....그때였지..." "오지마!! 오지마!!!" 형주의 아버지가 갑자기 얼굴이 사색이 되어서는 구석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분명히 뭔가를 보고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분명 방에는 누나 동생 아버지와 자기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제발 오지마!! 저리가~~~~~~!!!!" 몸에 소름이 돋고 머리에 뭔가 지릿하는게 오는 느낌이었답니다. "너 그거 아냐?" "뭘?" "어차피 이젠 돌아가신 분이라...뭐....나는 말야 그게 다 술때문에 헛것 본거다라고 생각했었거든. 잘은 몰랐어도 중딩때쯤 되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알콜중독자 라는 거 보고 뭔지는 대충 알잖아?" "뭐 그렇지...." "그렇게 생각했었어....그런데 말야 그게 또 아니더라고..." 그렇게 아버지는 계속 오지말라는 소리를 지르며 뒷걸음 질 쳤고, 벽에 막혀서는 온몸을 웅크리고 팔로 머리를 감싼 자세로 흐느끼듯 '오지마 오지마' 를 계속 외쳤다고 하네요. 그 때에도 누나와 동생은 구석에 웅크리고 앉은 채였고 친구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렇게 한 10분정도 지났던 모양이네요. 아버지의 혼잣말이 조금씩 줄어들고 방에 침묵이 찾아오자 아버지는 웅크리고 있던 자세에서 고개를 번쩍들어 방 이곳저곳을 흔들듯이 둘러보았다더군요. "형주야. 네 삼촌?" "예.....?" "언제 갔지?...응...언제...응?" ".........." "아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아버지. 그러더니 혼잣말로 웅얼 웅얼 하고는 쏜살같이 방문을 열어제끼고 밖으로 튀듯이 달려나가시더랍니다. "일단 그 날 일은 그게 다였어. 어머니 오시기 전까지 우리는 벌벌벌 떨고 있었지...그런데 말야... 그 때까진 알콜중독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사건이 하나 더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3일전에 일어난 일이랍니다. 그날은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는데 술냄새가 전혀 안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는데... "들어와서는 바로 안방에 있는 장롱으로 가더라고....." "장롱?" "거 왜 있잖아. 너희 집도 할머니 있으면 알거야 아마. 장롱 밑에 보면 서랍있지?" "그치." "그 서랍에 보면 그 뭐시냐 옛날 분들은 한복 넣어놓고 그러잖아?"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았습니다. 어디 잔치 가고 할때 입는 할머니의 한복이라던가...하는 그것들 말이죠. "나는 몰랐었는데, 그 서랍에 하얀 한복 아니 소복이라 그래야 하나? 여튼 사극에서 보면 나오는 그런 하얀 옷들이었는데..하얗다기보다는 좀 누랬었지. 오래된 것 같았으니...." "많이 들어 있던?" "뭐 여러벌....." 한 두 세명 분의 하얀 옷이 들어 있었더랍니다. "그 날 비가 오는 날이었어." "..........." "학교 갔다와서 집에 있었더니, 오더라고. 그래서 누나가 밖에 널린 옷들 가져다가 방에다가 널었거든." 제가 어렸을때는 다세대 주택에 살았었는데, 빨래 널어 놓을 곳이 충분하지 않아 방에다가 빨래줄 걸어놓고 했거든요. 방 한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줄이었는데...당시 키가 작아 그게 가능했었던것 같네요. 지금 같으면 굉장히 걸리적 거렸을테니까요....요즘같이 건조대 같은 물건이 집에 있던 시절이 아니라.. 여튼.. "아버지가 장롱 서랍에 있는 옷들을 죄다 꺼내놓더라고...." "왜?" "낸들 알았겠냐.....뭐 하여간 그렇게 꺼내놓더니 바닥에 쭉 펴놓고는 위아래 짝을 맞추더라고..." ".........." "잘 기억은 안나는데 한 세벌 정도 짝이 맞았어.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 거라고 아버지가 그러더라." "왜 그러셨냐?" "일단 끝까지 들어봐." 그렇게 바닥에 옷을 다 펼쳐놓으신 친구 아버지는 형주를 시켜 슈퍼에서 소주를 여러병 사오라고 시켰답니다. 또 술먹고 주사 부릴까봐 내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더군요. 그런데 희안하게 안심이 되기도 한 것이 그 날따라 아버지가 평소의 아버지같이 무서운 존재로 보이지가 않았답니다. "아빠 여기요." ".........." 소주 5병이 들어있는 비닐봉투를 아버지께 건넸답니다. "부엌에 가서 대접좀 가져오거라." ".....예." 곧바로 넓은 대접을 가져다 드리자, 소주 한병을 따서 그 대접에 다 붓고는 바닥에 맟춰 놓은 한복 한 벌을 들고 일어서서, 젖어 있는 빨래감들을 모조리 한쪽으로 밀고 그 자리에 들고 일어서 한복을 걸어 두시더랍니다. 그렇게 옷이 걸리자 아버지는 저고리 부분에 고름을 바닥으로 길게 늘어뜨려 놓았답니다. "야 이거 함 봐봐." "응?" 친구는 두루마리 휴지를 가져다가는 한 10칸 정도 잘라서 길게 말고는 방금 가져온 물이 담긴 컵에다 넣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뭐?" ".........한 반정도 젖네." "어쩌라고?" "아버지가 저고리 고름을 바닥에 닿게 내려놓고 뭘 했는지 알것 같냐?" "내가 어떻게 알어." 그랬습니다. 저는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죠. 허나 이글 읽는 분들중 눈치 빠르신 분은 아! 하셨을 겁니다. "아버지 많이 드세요." 친구의 아버지는 살아있는 누군가와 대화하듯 측은하게 웃으시며 빨래줄에서 부터 내려온 옷고름의 끝부분을 소주가 가득담긴 대접에 걸치듯이 담그셨답니다. 그러자 어떻게 됐을까요.... "너 방금 봤지? 휴지 물 젖는거? 이게 정상이거든. 내 손까지 젖어서 올라오지 않는게.. 그런데 그땐 어땠는 줄 아냐.....대접에 소주가 빨대로 빤것처럼 옷고름 적시면서 쭉 올라 가더라........" 양손을 들어 '쭉' 따라올라가는 듯한 시늉을 해보이는 친구의 눈빛은 그때의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대접에 소주 한병을 다 담았는데, 옷고름이 그걸 다 빨아드렸거든. 근데 한 방울도 바닥으로 안 떨어지는거야. 그게 말이된다고 생각하냐? 나는 보고도 못 믿겠다. 그땐 무서운 것보다 신기해가지고 정말....그리고 아버지가 한 병 더 따서 옆의 있던 옷도 걸쳐놓고 고름을 담궜는데.......와 진짜...." 친구의 모습은 그때의 일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듯한 표정이 되어있었죠. "옷고름이 소주를 쭉 빨아드리는가 싶더니, 다시 뱉는것 처럼 젖어 올라가던 부분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더라고. 그걸 보고 아버지가 '그래요. 어머니는 술 못하셨지....' 이러는거야......그때 대접에 담겨있던 고름이 누가 건들지도 않았는데 바닥으로 툭 떨어지더라고.....그런데 그 끝이 하나도 안 젖어 있는거야.....믿을 수 있겠냐?" "............." "나는 보고도 의심이 가. 그러다가 3일 후에 아버지 돌아가셨지....어찌보면 그런게 정말 이었다고 느껴져..." "느껴진다니...니가 본거라면 사실 아니냐?" "아냐. 그냥 그런 느낌이야.........그 때 방안에 누군가가 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랄까....본대로는 절대 받아들여지지가 않네..." "그래서 그 옷은 아직도 있냐?" "아니 아버지랑 같이......." 화장을 했다고 말하는 친구..... 이야기를 들은 그날 밤은 옷저고리의 고름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더군요. - 이번엔 그 녀석의 집에서 조촐하게...아니 먹다보니 전혀 조촐하지 않았던 술자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술잔이 마구 돌았을 때였어요. 목소리가 커지고, 주위에 대한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을때 쯤 녀석이 한 마디 하더군요. "야 저번에 아버지 돌아가실 때 이야기 더 해줄까?" 눈은 게슴츠례 해져선 약간은 혀가 말리는 듯한 소리로 묻더군요. 무서운 이야기라면 특히 실화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제가 그냥 넘길리는 없었습니다. "더 있었냐?" "아버지 예기 말고도 많다. 나 고딩때 놀러가서 있었던 이야기는 알잖아?" "잘 알지...." 물론이었습니다. 등에 한기가 서리는 이야기였죠. 그 뭐랄까... 희안하게 무서운 이야기 잘 하는 친구들 주위에 한 명씩 있죠? 이 녀석이 그랬습니다. 눈앞에 벌어지는 듯한 몰입감으로 빙의 되듯 이야기 하는 말재주... "아마 이런적이 누구나가 다 있었을거야. 물론 너도 마찬가지고..." 갸우뚱 한 고개로 눈만 치켜들고 쳐다보는 형주. 동의를 구하는 것일까요? 저는 턱으로 고개짓했죠. "야 솔직히 난 귀신이니 뭐니 라고 말은 못 하겠는데 말야.." 형주는 말을 잠시 멈추고는, 등을 기대고 있던 방문을 손만 들어 살짝 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곤 열리다만 문의 밑둥을 손가락으로 당기듯이 툭 치더군요. '끼익~' 경첩에서 소리가 낫더랬죠. 세게 열리면 몰라도 바람에 흔들리듯 닫힐까 말까 하는 문에서 나는 소음 정도는 누구나 다 아실 겁니다. "들리냐?" "뭐? 문소리?" "아니 거 말고...." 팔뚝에 있는 솜털이 서는 느낌이랄까요? 소름이 밀려왔습니다. "뭔소리 새꺄. 이게 또 사람 놀래키네." "크크크. 쫄았냐?" "술이 깰라 그러네..." 저는 이 녀석이 또 뭔 이야기를 할까 내심 기대는 되면서도, 한편으론 집에 어떻게 갈까 하는 걱정도 밀려왔습니다. 원래는 무서움을 잘 타지 않을 뿐더러 술까지 취하면 기행까지 할 정도로 담이 세지만, 이 녀석의 이야기들은 말그대로 쫄게 하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안 듣을 수도 없는 노릇. 그러나 호기심은 이미 제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 달리고 있는 중이었죠. "그 날도 비가 오더라..."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죠. 시간은 새벽 한시 반 정도. 바깥 빗 소리에 귀 귀울이며 저도 모르게 시계를 본게 그때 쯤이었습니다. "그 날 새벽에 자다가 깼었거든..아버지 돌아가시기 한....10일 정도 전이었나?" "........" 갑자기 갈증이 느껴져 따라놓은 맥주에 손이 저절로 가더군요. 취하도록 마셨는데도 갈증이 느껴지다니... 그만큼 긴장 했었던것 같네요. "왜 깼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그거 있잖아 자다가 새벽에 그냥 깨는거 말야." "그렇지..." "깨고나면 왜 깼지라고 생각 안 하잖아? 그냥 버릇처럼 시계보고. 특히 다음날 일 나가는 날이면 짜증도 나고 말이지. 하긴 그 당시야 학교나 다닐 나이였으니 지금 생각하는 것이랑은 다르겠지만..." '후두두둑' 갑자기 창문을 때리는 세찬 빗줄기가 방안으로 새어 들어왔습니다. 때문에 약간 놀랐었죠. "장마 티 제대로 내는구만." "얼릉 닫아라 야. 다 젖겠다." 바람이 세게 불었는지 열어놓은 창문으로 빗줄기가 세게 부딪히며 방안으로 후두둑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딱 저런거 였어." "뭐?" 형주는 휴지로 바닥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방금처럼 그냥 휙 들어오는 거 말이지." "뭐가...?" 형주가 새벽에 눈을 뜨고 시계를 본게 약 새벽 3시 정도의 일. 그 당시에는 큰 방에서 모두다 잠을 자던 때라고 했습니다. 양옆에 부모님 누나 여동생이 나란히 누워있었고 아버지는 자신의 왼쪽 끝에서 주무시고 있던 모양입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왜 눈떴는지는 모르지만, 어두운 눈으로 벽시계를 보니 3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라 했습니다. '3시 인가?' 녀석은 그대로 잠을 청하기 보다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잠을 청하기로 마음먹고 이불을 발로 걷어내려 했다네요. 그순간 옆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옆을 바라 보았는데, "헛..." 하는 소리와 함께 깜짝 놀라 이불을 잡아 댕겼다고 합니다. 거기엔 아버지가 자다가 일어나 듯 앉아 계셨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자다가 일어났다기 보다는 계속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는 모양새라고 할까요? 그런 모습이었답니다. 안그래도 그 때 즈음 해서 아버지가 이상해져 많이 무서웠는데, 새벽에 어두운데서 뭘 보고 있는 듯 깨어있는 걸 보니 소름이 확 밀려왔다고 하네요. "아버지가 뭘 보고 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게 뭔지는 죽어도 모르겠더라고. 더 웃긴건 뭘 보고 있다고 느낀 나도 이해가 안가는 거야. 그냥 이불 뒤집어 쓰고 덜덜 거렸어야 하는건데....나도 모르게 아버지를 계속 보게 되더라고." 형주는 그대로 아버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고 합니다. 어둠에 눈이 완전히 적응을 하자 아버지의 모습이 좀 더 자세히 보였다고 하네요. "입을 헤 벌리고 방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방문을 쳐다보게 되더라고...뭐가 있나 싶었던거야. 그때 아버지 때문에 별의 별일을 다 겪어봐서 바깥 화장실에 혼자 가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할 때였는데...죽어도 못 가겠더라고." 형주는 말을 마치고는 닫아두었던 문을 다시 여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이랄까...." 아버지가 바라보는 방문이 '끼익' 거리며 열릴려고 하는 것이었답니다. "아냐 느낌은 이게 아닌데..." 형주는 좀전처럼 문을 살짝 열고는당기듯이 살짝 문을 건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방에 말야 뭔가가 들어온 것 같아. 느낌이 아니라 확실히...." 그 때 였답니다. 미동도 없이 방문을 바라보고 있던 아버지가 이불을 당겨 덮는 모습을 한게... 그제서야 저게 왜 열려있는지 생각을 했답니다. 하지만 모두 잠들기전 방문을 닫았는지 않았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분명 아버지와 자신이 바라보던 방문은 열려있다는 것이었죠. '끼익' 소리가 나면서 아버지가 이불을 당기는 그 시점. 방에 바람이라는게 있을리 만무하다고 생각해 창문을 바라보니 비가 오는 밤이라 닫아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맞바람의 가능성도 지워버렸답니다. "지금처럼 말야 문이 이렇게 끼익 거리고 살짝 열리더라고. 그렇게 열리는가 싶더니, 딱 멈추는 거야." 그러면서 형주는 뒤로 해둔 손으로 문밑을 탁 하고 잡아챘습니다. "바람이 그랬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야 할텐데 그냥 딱 멈추는 거야." 형주가 잡아두었던 문을 놓자 '끼익' 소리를 내면서 다시 돌아가며 닫히지 않고는 '탁' 하는 소리를 내었습니다. "그 때 아버지가 이불 확 당기면서 으으 거리면서 뭔가 말을 할려고 했는데...." '방에 있다....' 좀전 끼익 열리면서 들어온게 방에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버지의 고개가 형주가 있던 반대편으로 돌면서 몸의 방향도 그 쪽으로 향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벽면으로 몸이 다 돌아서자 갑자기 아버지가 경련을 일으키듯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방에 분명 무언가가 들어왔다고 느낀 그 때 였다죠. "그 깜깜한 곳에서 사람이 갑자기 뭐 들린 듯 떤다고 생각해봐라. 이불 뒤집어 쓰고 바로 눈감고 싶었는데...그게 그렇게도 못 하게 하더라고." "뭐??? 누가?" 저도 모르게 미간이 찡그러지며 말이 튀어나오더군요. "누구겠냐.....들어온 놈이지..." "뭔소리야?" "등에 딱 붙어있었어. 분명히 붙어있었다." "미친...뭔지는 보고 그러는거냐?" "야...너같음 봤을 거 같어?" "......." "한기가 말야 이 쪽으로...." 형주는 손을 들어 귀 뒷부분을 만지막 거리면서, "스윽 흐르더라고...냉장고 열면 나오는 그런 한기 말고 귓등으로 슥 흐르는 뭐라고 해야 하지...아..뱀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흐물거리면서도 오싹한거 말야..." 상상이 가지 않는 표현이었지만, 만약 그런게 있다면 정말이지 비명 지를 만한 것이었겠다 싶었습니다. "소리도 못 지르겠던?" "야..그냥 얼었다. 소리? 니가 함 당해봐라..." "........" "그 때 였지. 아버지가 소리를 지른게..." "정식아!!" 아버지께서 형주를 향해 그렇게 소리 지른 것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지요. 소리가 워낙 크고 거칠어서 잊을 수가 없었다는데 이상한건 말이죠. "야 가족들 다 깨지 않았냐?" "그렇지...근데 그게 말야..." 형주의 말에 의하면 그렇게 이상한 광경은 없었다고 합니다. 눈이 어둠에 다 적응이 되서 방안의 거의 모든 사물이 다 구분이 갈 정도였는데 아버지가 소리를 지르는 그때 너무 무서워서 눈알이 빠질 지경이었답니다. 왜 눈알이 빠질 정도였냐면, 분명이 천둥 치는 소리같이 커다란 고함이었는데, 가족들은 꿈쩍도 않고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는 거죠. '엄마......' 마음속으로 엄마를 부르며 제발 일어나 주기를 간절히 바랬답니다. 하지만 바로 머리에 번쩍거리며 번갯불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 느낌은 분명 가족들은 잠들어 있는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었답니다. 눈앞에 누워는 있지만 엄마나 누나 동생은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날 것 같은 모습으로 자고 있었다는 겁니다. "....으으...." 자기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나오며 눈물이 줄줄 흘러내려오더라고 했습니다. 무서움과 두려움이 극에 달하는 느낌. 느껴보신 분은 잘 아실 겁니다. 형주는 그 두려움에 참고 있었던 오줌도 지려버렸다고 하네요. 지린 정도가 아니라 참고 있던 모든게 그냥 밖으로 다 방출되는 느낌이랄까요? 몸에 저항이란 저항은 다 없어진 듯한 완전히 노출된 느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귓가의 서늘한 느낌. 크게 소리 내어서 울었다가는 누군가에게 입이 틀여막혀질 것 같아 아버지를 바라보며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답니다. '아빠......' 속으로 나지막히 아버지를 불러봤지만, 아버지는 전혀 형주를 보고 있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좀전 부터 형주의 뒤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게 되니 불현듯 생각나는 것이 있었답니다. "윤정식...돌아가신 삼촌 이름이다. 아버지가 소리지른 이름...." 형주는 그 때까지 귀에서 느껴지던 서늘함이 바로 그 삼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더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식아 안돼! 제발....제발..." 눈앞의 아버지가 자신의 뒷쪽 위 어딘가를 바라보며, 애원하듯 하는 모습이 분명 생각을 뒷바침 해주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게 다일뿐 그 다음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도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지에 오줌은 싸서 축축하지....귓가엔 뭔가 서늘한게 계속 있어서 환장하겠지...이런 이야기 하면 돌아보지 그랬냐고 할거다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 같은데....?" "얌마..공포영화보면 여주인공이 뒤에 뭐 느끼고 돌아보지는 못하지? 눈물 주르륵 흘리면서? 주르륵 흐른다는게 어떤 느낌인지 아냐? 눈알이 빠져서 굴러내려오는 느낌이야...절대 이해 못해...몸에 힘도 안 들어가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데도 앉았다가는 누가 죽일 것 같이 불안하지..영화가 영화가 아냐 내게 그런장면은...." 점점 목소리를 낮혀가며 이야기하는 형주는 예의 그 몰입하는 표정의 멍한 눈으로 좀전에 내려놓은 종이컵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드랬죠. "클라이막스였지. 아버지 다음에 한 말이...." "정식아 안돼. 형주는 제발...." 호소하는 듯한 그 애원이 전설의 고향같은 데서 보던 무엇이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마 삼촌은 날 데려갈려고 한거 같다....왜 그런지는 죽어도 모르겠고..그래도 말이지...." "........." "나중에 저나라 가면 꼭 물어볼거다. 왜 나였냐고..." 뭔가 등이 서늘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때였어." 형주의 아버지는 무릎으로 기듯이 형주에게 다가오고 계셨답니다. 그리고 거의 다 다가와서는 뛰듯이 몸을 날려 형주를 확 끌어안으셨다 하네요. '쾅 쾅 쾅' 거의 동시였다네요. 문이 벌컥 제껴지며 벽에 쾅쾅쾅 세번 부딪힌게. 문이 부서질 듯 벽에 부딪혔다가 또다시 부서질 듯 닫히길 세번. 그리고는 문틀이나 벽에 부딪히지 않고 '훙훙' 소리를 내며 그 사이를 미친듯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랍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크고 모습또한 얼마나 기괴하던지 형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답니다. 눈은 감지 못하고 그대로 문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때까지 귓가에 있던 한기가 사라져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네요 뒤이어 바로 문가에 뭔가 허연 연기같은게 그 어둠속에서도 보였답니다. 그 허연 연기 같은 것이 미끄러지듯 문가로 다가가자 '훙훙' 거리던 문은 갑자기 뭔가에 막힌듯 멈추더니, 쥐죽은 듯 조용해 지더랍니다. "아버지!" "...하고 아버지가 허공에 대고 소리치셨지...그 때 직감했다. 문 밖에 있는 허연 연기들..." 문 밖에는 좀전 자신에게 있었던 듯한 연기와 비슷한 독립된 세덩이 정도의 허연 연기를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긴가 민가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 먼저간 작은아버지 그리고 내 등에 있던 삼촌....다들 아버지를 데리러 온 거 였어...삼촌은 살아계실때 내가 무척 따랐었거든. 어렸을때 그 비싸던 콜트도 사 주고 블랙모터니 하는 것들 말이지.." "........" "지금 생각해도 나는 가족들 보다 삼촌이 더 좋았다...그런 삼촌이었기에 그 날은 정말이지...." 형주의 말에 의하면 문가에 뿌연 안개처럼 퍼져있던 연기들은 밖으로 스르륵 사라지듯 빠져나갔고, 그 뒤로 문이 저절로 닫히며 완전히 닫히지 않고는 '끼이익' 소리를 냈더랍니다. 문에서 뭔가가 빠져나간 듯이 힘이 없게 말이죠. 그 때서야 지옥같은 악몽이 끝나는 듯 했다고 그러덥니다. 그래서인지 몸에 힘이 쭈욱 빠지며, 다음날이 되서야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어렸을 때 말야....삼촌이 우리 남매중에 날 젤 이뻐해 주신 것 같다고 느낄때가 언제였냐면 말이지..." 형주는 손을 들어 자신의 귀 윗부분을 엄지와 집게로 잡아당기듯 늘렸다 놨다를 반복하는 것이었죠. "나 어렸을때는 삼촌이 이러면 아파서 싫었거든. 그런데 아버지가 말하길 삼촌은 좋아하는 사람보면 저렇게 한다고 하시더라고. 생각해보니 동생하고 누나한테는 이렇게 하지 않았었거든. 그래서 날 많이 아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그래서 그 날 데리고 갈라고 했던건지..." "........" "뭐 그건 저나라 가서 물어보면 되는거고..." 형주는 씨익 웃으며 종이컵에 담긴 맥주를 한 번에 넘겨버렸습니다. "한 잔 더 줘 봐라." [출처] 여섯번째 이야기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_ 옛날에 봤던 이야기가 문득 생각이 나서 찾아와 봤어. 가끔 귀신썰들 보다보면 아꼈던 사람들이 찾아와서 데려가려는 모습들이 종종 보이잖아. 처음에는 아니 아끼는 사람을 왜 죽게 하는거지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냥 마음이 단순해져서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런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그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이 산 사람에게 미치는 행동이 뭔지는 알 수가 없는거지. 마음이 너무 단순해져 버려서. 그냥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ㅎ 물론 그렇지 않은 귀신썰들도 종종 봤지만. 낮에는 많이 덥긴 하지만 밤은 서늘하니까 겉옷 하나씩 꼭 챙겨다니고, 난 조만간 또 다른 이야기 가지고 올게! 건강하자!
퍼오는 귀신썰) 언젠가 한번은 보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안녕! 아니 벌써 이렇게 선선해 지다니 여름이 정말 끝이 나긴 했나봐 거짓말처럼 낮도 짧아지고 하늘은 그림처럼 예쁘고 안보단 밖에 있고 싶은 날들 그치만 그렇다고 해서 귀신썰을 잊고 살면 왠지 서운하잖아 그래서 가볍게 가져와본 썰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 33세. 남자. 서울에 산다. 밤에 잠이 없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다가도, 혼자 있을때면 집안의 공허함을 깨트릴 뭔가를 만날까봐 티비를 보면서도 반대쪽 등과 귀는 이불로 꼭 덮어둔다. 짧았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끄집어 내려고 한다. 한달이 넘도록 악몽에 시달린 2003년 여름을. 2003년. 군대를 제대하고 아직 6개월이나 남은 휴학기간에, 학교가기전 공부나 해야겠다고, 지방에서 기숙사생활을 하는 친한 친구에게 빌붙어 한달정도 살아볼까 하고 친구랑 같이 기숙사로 갔다. 방학기간이라 왔다갔다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딱히 감시가 심하지도 않았고, 항상 경비 아저씨는 주무시고 있는 그런 조용하고 조금은 외딴 기숙사였다. 이층침대 2개가 있는 방에 친구와 나, 그리고 가끔 왔다갔다하는 친구의 친구와 3명이서 생활을 시작했다. 근래에 생긴 기숙사처럼 화려하진 않았으나, 1층부터 5층까진 기숙사 방 및 휴게실이고, 지하에는 체력단련장 및 도서관이 있는 평범함 기숙사. 왠지 기숙사에서 살아가는건 기분 설레이는 일이다. (적어도 경험이 없는 나에게는) 아침에 공부하고 저녁때 들어오는길에 술마시고 들어와서 티비보고,게임하다 자는게 일이었던 우리에게 그일이 있던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밤이었다. 소주를 한잔하고 10시쯤 들어와서 맥주한캔마시면서 스타한판. 친구는 축구 본다고 휴게실로 갔고, 친구의 친구는 본가인 경주에 다녀온다고 들었던 터라, 혼자 방에 있기도 뭐하고 해서 한번도 안내려가본 지하 체력단련장에서 러닝머신이나 뛰어볼까 생각하곤 휴게실을 지나서 간다 '어데가노?" "지하에 운동하러" "불꺼졌을낀데.." "키믄대지" '방학때는 오픈 안해서 드럽데이.. 그라고 그기...쫌 이상할껄..." "머가 이상한데" "몰라... 가보믄 안다. 윽쑤 쪼릴껄..~~" 전체적으로 사람이 없는 기숙사의 분위기도 그닥 밝진 않아서인지 친구가 하는 이야기가 그냥 농담처럼 흘려들어지진 않았던거 같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아... 그냥 안갈껄 그랬나... ㅅㅂ 쪼리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지하1층을 누르고 기다렸다. 잠시간의 고요함이 찾아왔다.  거울속에 나를 보고 "마. 쫄지마라~" 혼잣말도 해본다. "땡! 스르르.." 도착해서 문이 열렸다. 칠흙같은 어두움에 습함이 밀려온다. 마치 지하 20층정도 된거 같은 과도한 습함. 그리고 중압감. 잠시 잠깐 다시 문을 닫을까를 고민하다가 엘리베이터 불빛에 비친 전등스위치가 보이길래 손을 뻗으면서 엘리베이터를 나왔다. 손이 스위치에 닫기전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혀간다. 손을 뻗어서 불을 켰다.  ..  넓지 않은 공간. 엘리베이터를 기준으로 우회전하면 양쪽에 유리로된 문이 있고, 한쪽은 독서실 책상이 가득한 검은 방. 한쪽은 초록색 바닥의 체육관이다. 그냥 ..드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런 습함이 싫었다. 체육관 문을 열고 바로 옆에 있는 불을 켜니. 정면으로 보이는 면은 전체가 거울이고,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러닝머신들과 반대쪽 벽이 그대로 거울속에 드러났다. 러닝머신에 올라서 천천히 작동을 시작했다. 지...익... 매끄럽지 않게 러닝머신이 밀리면서 기분나쁜 소리를 낸다. 속도를 붙이자 중저음의 소리는 가벼운 소리로 바뀌면서 발걸음이 빨라진다. 바로 정면에 있는 거울을 유심히 바라보며 러닝머신을 뛰는데. 거울에 비친 뒤쪽 벽을 보니, 독특하게도 눈높이에 설치된 손바닥 2개 정도의 아주 작은 목욕탕 창문들이 쭉 늘어서 있는게 보였다. 너무 촘촘하게 되어있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창문들은 닫혀진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중간중간 반쯤 열린 창문들은 바로 뒤쪽에 붙은 벽에서 생긴 초록색 이끼들이 보기 흉하게 드러나 보이게 했다. 10분쯤 지났을까, 호흡이 가빠지고 땀이 나는걸 보니 운동이 되나보다..생각하고 있었다. 뛰는 몸때문에 거울에 비친 모습도 조금씩 흔들려보일때쯤.. 흔들리는 창문들을 아무생각없이 바라보다가 번쩍하고 나와 눈이 마주친 눈동자를 발견하고 등부터 머리까지 따끔거릴정도의 소름을 느끼고선 런닝머신에서 뒤로 넘어졌다. 무엇인지 궁금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얀얼굴과 큰 눈동자였다. 마치 이토준지의 '소용돌이'의 한장면을 보는듯한. 선명한 두 눈. 이끼 낀 담벼락에서 날 보고 있는 보호색을 띈 그 눈동자. 그게 아직 나를 보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없지만, 거울을 통해서 다시 봤을 때 그게 보인다면 정말 뭔가 터져나올꺼 같았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거울을 응시하지 않으면서 출입구쪽으로 돌아섰다. 계속적으로 쭈뼛거리는 뒷목을 잡으면서 출입구쪽으로 가서 문을 열고 달렸다. 엘리베이터 문에 바짝 붙어서 엘리베이터가 오길 기다렸다. 4층 3층 2층 1층 지하1층 땡... 문이 열렸다. 아까 켜둔 불때문에 어둡진 않았으나,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밝음이 너무 고마웠다. 들어가서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고 5층을 눌렀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과 다리를 본다. 문이 닫길때쯤 용기를 내서 체력단련장쪽으로 눈을 돌렸다. 러닝머신이 빠르게 돌고 있다. 축축한 습기찬 체력단련장 어두스름한 불밑에 러닝머신이 계속 돌고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5층으로 올라와 휴게실 축구를 보고 있는 친구를 보고 옆에 가서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티비를 봤다. "어? 와이래 늦게왔노?" "야 ... 힘들더라 한 20분 뛰니까 인자 몬뛰겠다 진짜 힘들데.." "그라믄 빨리 오지, 할것도 없는 지하에서 한시간이나 있다가 오노?" "머라하노 ?" 하면서 시계를 봤다. 내려갔을때의 시간을 몰랐기에 티비옆에있는 시계를 봐도 큰 놀람은 없었지만. 내려갈때 축구는 시작하고 있었고, 지금은 후반전 70분을 지나고있었다는 점은 마치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친구가 물었다. "야..근데 안무섭드나?" "머..머가 무섭노 임마" '아..무섭든데..나는 ..그래서 나는 몇번 가보고 그뒤로는 죽어도 안간다아이가. 임마 간크네' "아 살짝 쪼리긴 하던데 불켜니까 개안튼데" "야 그래도 러닝이나 사이클하면 거울에 그 창문들 보인다 아이가..난 그게 기분드럽든데." "아 맞다. 그래 그 창문은 좀 쪼리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의 친구가 왔다. 아마도 내가 운동하고 있는 사이에 온다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나보다. 새벽1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휴게실에서 3명이서 앉아서 축구를 보고, 봤던 영화를 다시본다. 친구가, 친구의 친구에게 말했다. "야, 임마 오늘 지하에 내리갔다왔데이..간 x나 크제?" "아...진짜?" "어 그것도 한시간이나 있다가 왔다 완전 행님이다' "근데 머하러?" "러닝뛰러 댕기왔지" 친구의 친구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야....근데.... 니 뭐 봤제?" "머를?" "운동할때 뭐 몬봤나?" 아무렇지도 않게 , 그리고 진지하게 물어오는 친구의 친구 말에 심장이 멈추는줄알았다. 친구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보기는... 머를 본단말인데?" 친구의 친구가 다시 내눈을 보면서 물었다. "봤잖아 니...하얀 얼굴!" 머리가 헤머링 치는데 내 입에서 한마디가 쑥 튀어나왔다. "니도 봤나?" 쫄면이 되어있는 나랑 내친구를 안심시키기라도 하듯 그 친구의 친구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했다. "봤다. 근데 보고 아는척 안하고 조용히 지나가면 해코지 안한디.. 그리고 나는 자주 본다. " 예전에 친구가 나한테  자기 친구중에 귀신보는 친구가 있다고 한게 퍼뜩 떠올랐다. 그친구가 이친구 였나보다. 친구는 계속이어나갔다. "이게 나같은 사람은 워낙 자주보니까 그냥 그런데,  볼라고 마음 먹으면 방에도 있고, 우리방 앞에 있고, 베란다에도 있고, 많다. ' 친구는 영웅담처럼 계속 해서 이야기를 해줬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그 이야기를 들었다. 워낙 많은 이야기들을 해서 다 적긴 어려울것이다. 단지 그 친구가 했던 마지막 당부의 말이 떠올랐다. '책상 밑 , 장농 위, 그리고 뭔가 습하고 어두운곳, 우리가 굳이 찾아서 보지 않으면 보지 못할 곳을 끊임 없이 응시하면서  마치 뭔가 있을것이다....있을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언젠간 한번은 꼭 보게 된다." 끝. [출처] 언젠가 한번은 보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 네이트판 ______________________ 아. 헬스장에만 있는게 아니었구나 보고자 하면 보이는 것 이었을 뿐이었구나 뭔가 보일 것 같아, 보일 것 같아 여긴 귀신이 있을 것 같아 라고 생각하면 보이는 것 이었다니 괜히 으스스하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의 공포 버전 같아 ㅎㅎ 생각하지 말아야지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없다 없다 없다 ...
퍼오는 귀신썰) 산에서 벌어진 이야기
잘 쉬었어? 10월은 휴일이 많아서 너무 좋네 숨이 좀 트이는 느낌이야 숨 좀 쉬고 살자 정말 왜냐면 지금부터 숨이 턱 막힐 테니까 ㅋㅋ 귀신썰들 보려면 숨을 한껏 쉬고 시작해야되잖아 그럼 시작할까? __________________ 오랜만예요~ 이번에도 짧은 이야기 하나 해 볼게요. 제가 겪은 것은 아니고 누구라도 한 번쯤 들어왔을 법한 이야기인데, 저 밑에 부산 사시는 분 청치마 여인 보니 생각이 나서 올려봅니다. 주인공은 예전에 부평 술집에 등장했던, 군대에서 휴가 나온 그 친구입니다. 그녀석 가명이 생각이 안나 걍 다시 리네임 해서 쓸게요. 검색하기가 귀찮네요. 경석이란 이름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그 친구가 군대 가기전 이야기 랍니다. - 부평에 가면 약산이던가? 하여간 무덤이 많은 산으로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저도 한 번은 가본적이 있는데 그 입구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뭐 누구나가 다 그랬겠지만, 남자들은 군대가기 한 두달전? 정도엔 몸을 막굴리는 버릇들이 생기더라고요. 저도 그랬고, 제가 아는 남자들은 대부분 그랬습니다. 하루하루 술에 절어 살고 어떻게 하면 한 잔 더 해볼까 하는...그런 것들이죠. 하루는 이 친구가 부평에서 동네 선배들과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새벽 2시 경인가를 넘기는 시각이었다고 하네요. "야. 돈도 없는데 걍 우리 약산이나 올라가자." 일행은 총 5명이었는데, 그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았던 선배가 그렇게 제안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요. 걍 우리 쏘주나 사가지고 올라가요." 어차피 장소는 중요한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녀석의 말로는... 그저 술이나 한잔 더먹고 군대 갈 고민이나 좀 잊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고 하네요. 일행은 바로 술집을 나와 약산을 향하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샀고 일행 중 운전을 위해 술을 마시지 않았던 한 선배가 어디선가 그레이스 승합차를 끌고 나타났다 하더군요. "워~ 형 차도 있었어요?" "아버지꺼지 내꺼겠냐.." "운전도 할 줄 알고 좋겠어요." 그 당시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운전 할 줄 아는 주위의 친구들은 거의 선망의 대상이랄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다섯은 약산으로 향했고, 그곳 거의 정상 부분에서 대충 자리를 잡고 마셨다고 하네요. 제가 기억하는 약산은 밤에도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는 산책로 정도? 무덤많은 산에 사람이 참도 많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야 너 군대가기 얼마나 남았냐?" "형 묻지 마세요...죽겠어요..." "크크크. 그맘 알지. 하루하루가 너무 짧거든." "이제 한 20일 남았네요..." 넘기는 한 잔 한 잔. 그렇게 쓰더랍니다. "형 저 화장실에 좀 갔다 올게요." "너 화장실 어딘지는 아냐?" "...뭐 저 밑에 있겠죠." 그렇게 자리를 일어나자 형이 이리저리 위치를 가르쳐 주었지만 그냥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화장실을 찾아 자리를 벗어났답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 봅니다. 간단히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화장실이 보이질 않았다고 하더군요. 급기야는 마음이 초조해 지고, 주위가 많이 어두운데다 무덤까지 보이니 살짝 겁이 날 무렵이었답니다. 그 때 다행히도 저만치 화장실이 보였더라고 하더군요. 화장실이 보이자 약간 안심이 되는가 싶었는데, 막상 들어설려고 하니 굉장히 망설여 지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근처 아무도 없을 것 같은 곳에 대충 소변을 보고 돌아섰답니다. '이런...그냥 아무데나 쌀걸 왜 여까지 왔지?' 대충 볼일을 보고 돌아서서 가려는데, 그 뭐랄까 소름이랄까 등쪽에 오싹한 한기가 느껴지는게 영 아니다 싶어 걸음을 빨리해 원래의 장소로 돌아갈려고 했답니다. 그러나 어지된일인지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잘 찾아지지가 않더래요. 초행길에 어두운거야 그려러니 했지만, 분명 내려온 그대로 따라 올라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일행이 모여있는 그 자리는 찾아내기가 힘들었답니다. '내가 쩔었나....' 많이 마시긴 했어도 그렇게 까지는 아니다라고 스스로 달래보았지만, 술이 다 깰 정도로 찾기가 힘들어 짜증과 불안이 밀려왔다고 하네요. 그렇게 헤메기를 거의 한시간 정도 했을때, 약간은 눈에 익은 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아 저기네...."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빠르게 달려 일행이 있는 장소를 찾아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자리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답니다. '분명 이 자린데......' 장소는 확실히 맞았지만, 일행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갔나...그럴리가 없는데...아 씨발 집에 어떻게 가라고...' 그냥 원망이 밀려오다가 늦게 온 자기탓이라 생각하고 터벅터벅 생각없이 산을 내려갔다네요. 정신이 멍한 상태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아.....' 그냥 걷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그렇게 찾아도 잘 안보이던 좀전의 그 화장실이 옆에 있더랍니다. '아니 뭐야...그렇게 찾을때도 잘 안보이던게...어?' 갑자기 등에 느껴지는 한기. 날이 더워서 그런게 느껴질리가 없었지만, 새벽이고 반팔이기까지 하니 그런 느낌이 들었는가 싶었답니다. 자기도 모르게 팔장을 끼고 양 팔을 서로 문지르는데 갑자기 오싹한 뭔가가 느껴지더랍니다. '아니 씨발.....한 여름에 이게 무슨...' 자기도 모르게 옆쪽에 있는 화장실 건물에 시선이 돌아가자 더 이상 여기에 있다가는 안되겠다 하는 본능적인 반응이 나오더랍니다. 그냥 앞으로 달려나갔데요.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정신없이 한 30분 가량 나가는 입구를 찾았 헤매었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내리막길만을 골라서 뛰긴 했는데 뛰어도 뛰어도 그냥 깜깜한 느낌이었다나요? 나중에는 술이 다 깨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마치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썅....도대체 입구가 어디있는거야...' 조금식 자포자기 하는 마음이 들더랍니다. 그 때 였다네요. '빵빵!' 그 어두움에 정적을 깨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귀청이 찢어질 듯 하게 들린게... "아이 씨발!!" 안도감보다는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욕지거리. 얼마나 놀랬는지 심장을 토해낼 뻔 했답니다. 그렇게 경적이 울리는 곳으로 시선을 던지니,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자신을 향해 비춰지더랍니다. "야!!" "형?" 같이 온 일행중에 한명인 듯 한 선배의 반가운 목소리 였다네요. "야 임마!! 빨리와!!" "예?" "빨리 오라고 병신아!!" "..아...예!" 헤드라이트의 환한 불빛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다급한 손짓으로 자신을 부르는 선배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경석은 거의 반사적으로 차를 향해 뛰었고, 이미 열려져있던 자동차의 옆문으로 뛰어들듯 타 올랐다네요. "야 탔다!" 차안에 올라가자 마자 한 선배가 운전하는 선배에게 소리치듯 신호를 보냈고 운전하는 선배는 정말 영화에서나 볼 것 같은 후진으로 차를 쭉 빼더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턴을 한 다음, 거칠은 엔진음을 내며 그 곳을 빠져나갔답니다. "야이 병신새끼야! 어디 갔었어!" "화장실요..." "그냥 그 자리에서 쳐 싸면 되지 미쳤다고 화장실을 갔냐?" "아니 말하고 갔잖아요...." "어휴..너 씨발 지금 뒤질뻔 한거 알아 몰라?" "예?" "너 등뒤에 씨발 그거 못 봤어!?" "등뒤요....?" "아이 씨발...진짜 못 본거야? "........" "이렇게 생긴거 말야!!" (옵몬 등장 : 사실 여기 사진이 있는데 무서워서 못올리겠어 ㅠㅠ 별거 아니고 그냥 사람 뒤에 소복 입은 귀신이 서있는 흔하디 흔한 사진이니까 찾아보지마 ㅎㅎ) 털이 곤두서는 소름이 등을 타고 올라오더랍니다. 그리고 붕뜨 듯 멍해지는 느낌. '등이 춥던게 그것 때문이었나?' 경석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달리는 차로부터 멀어지는 뒤쪽의 풍경에 시선을 고정시켰답니다. "...아.." 히끄무레하게 보이는 연기같은게 차의 속도에도 멀어지지 않고 따라오듯 꿈틀거리고 있더랍니다. "혀..형 저게 뭐죠?" "뭐긴 씨발....귀신아녀!! 야 뭐해 빨리 쳐 밟지 않고!!" "........" 차안의 모두의 얼굴은 확인하기 힘들었지만, 분명 서로다 두려운 표정의 느낌은 잊혀지지가 않았다고 하네요. 한 5분 정도 달렸을 무렵이었답니다. 도로의 가로등이 보이고 한 두대 지나가는 차들이 보이자 그 때서야 슬슬 안심이 되더랍니다. "야이 미친새끼야 뭣하러 화장실까지 쳐 간거야." "그냥 오줌 좀 눌려고..." "아후...그냥 쳐 누면 되지 왜 화장실을 찾어...그리고 간면 간다고 말을 하고 가야지 니 갑자기 없어져서 우리 얼마나 쫄았는 줄 아냐?" ".....형 저 형한테 말하고 갔잖아요." "언제?" "언제긴요. 형이 위치까지 알려줬으면서..." "아 이새끼 정말 단단히 미쳤네. 임마 나 여기 처음 오는데 화장실 위치를 어떻게 알어!" "........" 그냥 멍해지더랍니다. "우리 술먹다가 너 없어져가지고 얼마나 찾았는 줄 아냐? 너 우리가 거기 안 갔으면 걍 뒤진거였어. 니 뒤에 그거 아 씨발....." "........" 술은 이미 다 깨서 정신이 두번째 멀정해 지더랍니다. "너 큰일날 뻔 했다....." 운전하던 선배가 그러더랍니다. "예전에도 내 친구중에 하나가 어디서 쳐 홀려가지고 도로 아래로 뛰어내린다고 생 난리를 치던데... 정말 다시는 안 오리라 맹세했건만...니가 또 걸리냐?" 정말 귀신한테 홀린 느낌이더랍니다. 술이 정말 취한것도 아니었고, 왜 그런게 나타났는지...정말 알 수가 없었다네요. - 부평이 땅이 안 좋은가 봅니다. 이 이야기는 친구한테 듣긴 했는데,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거 같기도 하고... 무덤산 올라가서 입구나 그런곳에 총각 홀릴려고 처녀귀신이 가끔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은거 같아요. 특히 공동묘지 같은 곳이 주 무대가 되는... 조상묘는 모르겠지만, 온갖 사연을 갖고 땅에 묻힌 자들이 있는 공동묘지는 특히 기가 약한 사람들은 절대 가지 않는게 좋다고 봐요. 술이 들어가게 되면 사람이 기가 개방이 된다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은거 같네요. 그 개방된 곳으로 뭔가가 들어오는 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거랍니다. 컴퓨터에 숨겨진 백도어 같은 느낌이랄까... 굉장히 취약한 부분이죠. 잡소리가 길었습니다. 다음에 또 뵈요~ [출처] 짧은 이야기 #2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 술이 들어가게 되면 기가 개방이 된다니 하긴 술 취한 사람들이 귀신 들리기 좋다는 얘기는 계속 봐왔지? 나도 술 마시고 필름 끊긴 적이 가끔 있으니까.. 정말 말도 안되게 아무것도 기억 안나는데 보는 사람들은 내가 멀쩡해 보였다는 이야기 무섭... ㅠ 그럼 내일 이야기 또 가져올게 내일도 같이 보쟈!
[퍼오는 귀신썰] 괴담이라고 하기조차 혐오스러워
어제까지 같이 읽어준 사람들에게 고마워서, 사실 어제까지 글은 뭐랄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이야기 였잖아. 괴기스럽고 으스스하긴 하지만 뭔가 귀신썰이다- 싶은 것도 아녔고 그래서 오늘은 짧은 귀신썰 하나 가져와 봤어. 난 엄청 무섭게 봤는데 다들 어떨지 모르겠다. 같이 보자! _______________________ 제목 : 내 실화인데 괴담이라고 하기조차 혐오스러움 진짜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씀. 진짜 수십번 고민함··· 이건 정말로 진심으로 진짜 내가 겪은 일이고 사실은 지금도 겪고 있음. 많이 길다. 난 지난달에 자취방을 얻었음. 처음 방 구하는 주제에 아무 생각도 없이 급히 구한 집이었음. 내가 미쳤지··· 방 구조는 위에 첨부한 그림대로고 굉장히 뻔한 구조라고 생각함. 창도 크고 주인 아줌마도 친절하고 좋아 보였음. 해도 꽤 잘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조금 습한 것 빼고는 괜찮았음. 바선생도 없었고··· 그런데 당장 짐 들이고 첫 주부터 잠을 설침. 처음 이틀은 그냥 몸이 묵적지근하고 아파서 이사 때문에 몸살걸렸다고 생각했음. 진짜 몸살이었을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닌 듯.. 그리고 셋째 날에 난생 처음으로 가위 눌렸음. 태어나서 처음이었고 끔찍스러웠음. 묘사하려니까 너무 소름이 돋고 아무도 안믿을거 같아서 겁나고 그런데 말해보자면 그림에서 현관문 보임? 옆으로 누워 자면 바로 문이 보이는 구조인데 저 문을 바라본 자세로 가위에 눌렸음. 그 이후로도 매번 그랬고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는 걸 미리 말함. 어쨌든 생소했음. 막 몸이 묵적지근하고 몽롱한데 기분 나쁘고··· 그 상태에서 저 현관문 쪽으로 굳어 있는데 누가 저 현관문 입구에서 엎드려 누워있었음. 신발장 근처에 턱을 괴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좁은 데서 곧게 엎드릴 정도면 하체가 없거나 기형인 것 같다. 나 정말로 겁 없기로 애들 사이에서 유명할 정도인데 진짜 기절할 것 같았음··· 그 풀밭에 누워서 턱 괴고 누운 자세로 쳐다보는데 소름이 돋았음. 누가 봐도 사람이 아님. 머리가 좀 짧은 단발정도 되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았어도 날 보는 건 알 수 있었음. 웃음 참는 소리 알아? 윽으으윽 하면서 참는거. 그런 소리를 내는데 진짜 끔찍했음. 그게 그러다가 입을 벌리는데 그 순간 바로 혼절함. 그 다음날에 너무 무서워서 친구 불러서 같이 자고 괜찮았음. 그리고 다음 이틀 정도도 무난했던 것 같음. 그래서 나는 그냥 악몽인가보다 하기로 함. 그런데 바로 다음날 또 가위에 눌렸는데 또 그 자세였음. 역시나 그게 턱을 괴고 누워서 날 올려다보는데 또 윽윽 소리를 내면서 웃음참는 소리를 내다가 갑자기 이 벌려서 웃더라. 아니, 진짜 무서웠던 건 이빨이 안보였음. 이렇게 말하면 웃길 수도 있는데 입을 찢어질 듯이 벌렸는데도 이빨이 안보여. 그냥 까만거 같기도 하고 다 잇몸인 것 같기도 한데 진짜 죽을 듯이 무서웠어···. 안보고 싶어도 안 볼 수도 없고 몸도 안움직이고 진짜 이게 계속해서 반복되는데 침대 구조를 바꾸든 어떻게 해도 현관문이 보이는 쪽으로 가위가 눌림. 그리고 그게 팔꿈치를 끌면서 하루하루 가까이 오는 게 느껴졌음. 그냥 매일매일이 말 그대로 악몽인데 이걸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었음. 친구네에서 자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매일 찜질방 가서 자는 것도 가난해서 부담스럽고 친구 불러서 자고 가라 해도 다들 그렇게 썩 내켜하지 않았음. 아무래도 걔네도 뭔가 이상한 걸 느낀 게 아닐까 싶음. 그리고 환장할 노릇인게 그 망할 게 친구라도 자고 가면 더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소리도 더 커지고 팔꿈치고 쓱쓱 바닥을 미는 것도 더해서 죽을 거 같았음···.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주인 아줌마한테 말하고 나가기로 함. 되게 복잡할 것 같았는데 꽤 쿨했음···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가··· 돈이고 뭐고 상관없이 너무 절박하게 매달려서 그런 것 같기도 내가 진짜 오기로 버티려다가 진짜 말 그대로 죽을거 같아서 빨리 나가려고 결심한 거임. 나 진짜 미쳐가는 것 같음. 애들한테 말해도 그냥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고 그냥 속으로 썩어가는 기분··· 이게 진짜 결심할 수밖에 없던 게 그게 벌써 내 침대에서 기껏해야 30센치? 정도까지 올라왔는데 그게 팔이라도 뻗어서 날 만질까봐 너무 무서운거임. 무섭다는 말을 몇 번 쓰는지 모르겠다 나 원형탈모 생김. 지난주엔 위경련으로 병원도 갔다. 그런데 그와중에 병원에서 잘 수 있어서 마음 편했다··· 그리고 이것도 진짜 무서웠는데 나 진짜 해산물 안 좋아하고 거의 못먹다시피 함. 비린내 때문에. 그런데 이틀 전엔가 혈육 만나서 밥 먹는데 내가 진짜 게걸스럽게 반찬으로 나온 조기를 세 마리나 먹고 있더라··· 혈육이 놀라서 눈 커다랗게 뜨고 나 쳐다보는데 손에 생선 들고 울었음 진짜 미친걸로 보였을 듯···. 나 이상해진거 티 많이 났는지 집에 들어가겠다는 것도 별 말 안하고 받아들였음. 아직 짐도 못 뺐고 적어도 이번주까진 이 집에서 버텨야 함. 너무 답답해서 아무데나 털어놓고 싶은데 집에서 하면 그게 알기라도 할까봐 집 근처 피씨방에서 쓰고 있음. 집에 안 들어갈 거임. 못 들어가. 해 떠도 들어가기 싫음 쓰고 나니까 눈물난다. 진짜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일을 겪어야 함?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됨. 나도 그냥 내가 미쳐서 헛것보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음. 진짜 미친 것 같기도 함. 그냥 정신병자가 고해성사한다고 생각해라 그런데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정말정말이지 무서워.. 나 이집에서 이번 주 버틸수 있을까? 있어도 되나? 머리가 한뭉텅이씩 빠지는 것도 무섭고 지금도 속 너무 안좋아. 쓰니까 토할거 같음 진짜 이것 말고도 많은데 더 못하겠다 너네도 자취방 구할 때 조심해 사람도 무섭지만 사람 아닌게 무서울 수도 있다 [출처] 디씨 해연갤 _______________________ 하. 뭔가 일이 난 것도 아니고 해결된 것도 아닌데 너무 무서운 글이었어. 읽는데 무서워서 진땀 났다 정말... 비린내 나서 생선 못 먹었다는 사람이 조기를 게걸스럽게 먹었다는거 보고 또 소름. 뭔가 귀신들이 생선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고, 또 조기는 제사상에 올라가는거 아냐? 그것도 손에 들고 먹었다고 하니까 걸신 같은건가 싶기도 하고 더 무섭고 ㅠㅠㅠ 당사자는 정말 얼마나 서럽고 무서웠을까 생각하니 또 눈물난다 나 ㅠㅠㅠㅠ 댓글들 보면 침대 놓는 방향이 문제가 된 걸 수도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서 요걸 보고 디씨 역학갤러리에서 설명해 준 글이 있길래 그것도 같이 가져와 봤어. 바로 이어 붙일게! _______________________ 역학갤에서 왔다. 내가 뭐 무당이고 그런건 아니고 그냥 이것저것 주워들은게 많아서, 저 사태를 보고 적어봄. 머리, 즉 혈이 있는 쪽은 문과 가장 멀리 두어야 이롭다. 그 말인 즉슨 침대를 현관문과 마주보게 하여 머리를 벽쪽으로 두고 발을 문으로 뻗는 자세로 자야 나 자신을 방어하고 귀를 쫓는 형태인데 이 그림과 같이 침대를 측면으로 놓아 몸이 옆으로 뉘이는 것은 귀를 흘긋 흘긋 보는 형태나 다름없다. 이를 역학에서는 측방형이라 한다. 본의아니게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귀의 흐름을 막으니 성이 날 수밖에.. [출처 ] 디씨 역갤 _______________________ 꼭 침대를 그렇게 놔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렇게 놨기 때문에 더 심해진 게 아닐까 하는 내 추측이야. 무섭다 정말... 원글 작성자는 저 글 댓글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네. 너무 무서워ㅠㅠㅠㅠㅠㅠ 부디 별 일 없었으면 좋겠다 진짜로. 후... 너무 무서웠네. 너무 무서워서 낮에 와봤어 ㅎㅎ 금요일 잘 보내고 곧 또 올게 ㅎㅎ
퍼오는 귀신썰) 우리 가족이 겪은 소소한 이야기
날씨 너무 좋다. 주말에 태풍이 온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언젠가부터 주말에 태풍이 오는 날이 잦네. 이번 태풍들은 다 심술쟁인가봐. 그래도 뭐 잔뜩 으름장만 놓고 그리 세게 때린 일이 없어서 고맙긴 하지만. 좋은 날에는 따뜻한 얘기가 제격이지.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초가을 하늘 아래서 같이 따신 귀신썰 읽어보쟈! ㅎㅎ ______________________ 1. 엄마의 증조할머니는 신내림 받은 무당이셨다고 한다. 대대로 이어진 신은 아니었기에 그리 영험하진 않았고 그덕인지 보통 신력이 딸에게 내려간다던 속설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나 자손들은 영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이 많았고 그덕에 소소한 이야깃거리들이 만들어지곤 했다. 엄마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영적으로 예민한 사람이었다. 귀신이 수시로 보이거나 신이 깃들진 않았지만 죽음의 냄새를 잘 맡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시작은 엄마의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였다. 성격이 모질기로 유명했던 할머니는 그 성격탓인지 병치레도 길게 했다. 그러던 어느날 누워 일어나지 못하는 노인의 몸을 닦아주려 세숫대아에 물을 받아 방으로 향하던 엄마는 낡은 문 앞에 선 기이한 사람을 보게 되었다. 깡마른 몸을 하고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는 사람의 형체를 한 그것은 온 몸이 짙은 회색빛이었다. 알몸으로 할머니의 방문 앞에 서서 비적비적 움직이더니 이내 문을 향해 큰 절을 했다. 그리고 엄마가 세숫대아를 떨어트린 것이 먼저인지 방 안에서 곡소리가 난 것이 먼저인지... 그리 오래 앓아 누웠던 엄마의 할머니는 그것의 절을 받고 그대로 숨이 넘어가셨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 머지않아 또 찾아왔다. 할머니의 성격을 이어받은 엄마의 아버지, 나의 외할아버지는 성격이 별나기로 유명하셨다. 외할아버지는 당시 암에 걸려 오랜 기간 병치레를 하고 계셨다. 그리 성격이 유별나시면서도 둘째딸인 엄마는 귀애했던 외할아버지였기에 나를 낳은지 얼마 안된 몸으로 엄마는 옆에서 오래 병수발을 하셨다. 죽을 쑤어 외할아버지의 방으로 향하던 엄마는 또 그것과 마주쳤다. 엄마는 죽그릇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그것은 천천히 뒤를 돌았다. 몸에 비해 큰 머리에 새까만 눈동자. 그것은 엄마를 보고도 아무런 동요없이 천천히 큰절을 하기 시작했다. 절을 하지 못하게 말려야 하는데 엄마는 발도, 입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히 외할아버지의 머리가 뉘인 방향으로 절을 했고 그와 동시에 방에서는 외삼촌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고 한다. 엄마는 지금도 이야기한다. 그것이 아마 저승사자가 아니었을까 한다고. 혹은 오랜 병치레를 견디지 못한 자식들이 만들어낸 괴물일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그 뒤 엄마는 한 번도 그것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이 엄마는 외할아버지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졌다. 그 2년을 못버텨 내심 '어서 가셨으면'하는 마음이 그것을 불러낸 것만 같다고. 2. 엄마는 꿈을 꾸면 불안해했다. 잠귀가 예민해 수면제가 없이는 3시간 이상 푹 자지 못했던 엄마는 이따금 깊은 잠에 빠질 때면 무서운 꿈을 꾸곤 했다. 엄마가 약없이 푹 자는 다음날은 외출을 막는 엄마와 실갱이를 벌여야 했다. 하루는 엄마가 아침에 일어나 계속 불안해했다. 그러나 나나 아빠를 붙잡지는 않았기에 우린 아무렇지도 않게 외출을 했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흰 봉투 두 개를 들고 안절부절못하는 엄마를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아빠의 말에 엄마는 "**이 신랑이 갔어. 그런데 제 아버지 죽었단 소리에 급히 오던 딸도 교통사고가 나서 가버렸어. 부주를 두 개 해야할 것같아서."라고 하곤 아빠와 급히 장례식장으로 향하셨다. 엄마는 다음날 나를 붙잡고 한숨처럼 이야기를 토하셨다. 꿈에서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가 주저 앉아서 울고 있더란다. 바닥을 치고 가슴을 치며 울기에 엄마는 왜그러냐고 달래주려 다가갔는데 친구 앞에 두 개의 무덤이 있었다고 한다. 무덤 두 개 사이에서 가슴을 쥐어 뜯으며 우는 친구를 본 엄마는 그대로 꿈에서 깼고 친구에게 바로 전화할까 싶었지만 괜한소리를 해서 기분을 상하게 할까 참았다고 한다. 친구분의 남편은 오랜시간 투병중이었고 그리 위중치 않은 병이었기에 개꿈이라고 생각하기로 하셨단다. 그러나 곧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고 갑자기 전날 밤 상태가 나빠져 남편이 갔다는 이야기를 했다. 엄마는 위로를 건내고 신랑이 오는 대로 함께 가겠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않아 친구에게 또 전화가 왔고 엄마는 덜컥 심장이 내려 앉는 것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전화를 받음과 동시에 짐승처럼 울부짖는 친구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딸이 친구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오다가 사고가 나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고. 같이 타고 있던 친구들은 가벼운 찰과상에 그쳤는데 딸만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하루사이에 남편과 딸을 잃은 엄마의 친구는 울음도 메말라버렸고 엄마는 그렇게 한동안 친구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 뒤 엄마는 이따금 집안 어르신들의 꿈을 꾸곤 했고 그런 뒤에는 어김없이 어른신들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하루는 엄마의 시어머니, 즉 나의 할머니가 꿈에 나오셨다고 한다. 할머니는 누가 들어도 혀를 찰 만큼 고약한 시어머니였다. 시집살이를 혹독하게 겪은 엄마는 아빠에게 '시어머니 모시고 살자고 하면 이혼이야.'라고 못박을 만큼 할머니를 싫어했다. 할머니 또한 엄마를 싫어했다. 며느리 중 유일하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맏며느리는 언제나 눈엣 가시였다. 그래서 고부관계는 당연히 좋지 않았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왕래가 없었다. 할머니가 아프다는 사실도 엄마와 나는 모르고 있었다. 장남인 아버지는 자신의 부인과 딸이 최대한 어머니와 만나지 않게 애썼다. 그래서 우리에게 할머니의 병세를 알리지 않았다. 엄마는 꿈에서 기나긴 강을 따라 걷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강 건너에서 돌아가신 시어른들이 보였다고 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시고모할머니와 시할머니, 시할아버지와 돌아가신 시아버지까지. 그분들은 꽃밭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셨다. 그리고 엄마의 옆에는 할머니가 서 계셨다. 할머니는 곱게 한복을 입고 강 건너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계셨다고 했다. 그러더니 이내 강을 향해 발을 내딛었고 강 저편을 향해 가는 할머니를 엄마는 그저 멍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엄마는 나에게 할머니 병원에 가자고 했다. 나는 거절했다. 엄마는 그래도 곧 가실 텐데 얼굴을 보여드리라고 했다. 죽음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용서할 만큼 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나는 엄마의 제안을 끝내 거절했고 엄마는 할머니가 좋아하시던 김치를 담고 고구마를 쪄서 병원으로 가셨다. 그리고 다녀오셔선 몇날 몇일 한숨만 쉬셨다. "그 할마시가 나한테 사과를 다 하더라." 엄마는 멍하니 창밖을 보며 중얼거리셨다. 엄마 손에는 할머니가 엄마 환갑 때 주신 붉은 복주머니가 들려 있었다. 환갑에는 부모가 자식 용돈 챙겨주는거라며 주셨던 복주머니. 엄마는 그 복주머니를 만지작거리시더니 또 깊은 한숨을 쉬셨다. "할마시 못난 자기 아들이랑 사느라 고생했다고 미안하다더라. 갈 때가 진짜 되긴 됐는갑다. 못된 할마시." 그리고 엄마가 꿈을 꾸고 정확히 일주일 후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병원에서 병세가 많이 호전되었다고 집으로 돌아가셔도 된다고 한 그 바로 다음날 아침 그대로 일어나지 않으셨다. 87세, 사람들은 호상이라고 했다. 장례식장에서 다들 오래 울지 않았다. 엄마는 전혀 울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서럽게 우셨다. 노친네 미워하는 마음 풀지도 못하게 하고 갔다고 서럽게 우셨다. 3. 나는 취미로 타로카드 공부를 했다. 그저 고등학교 축제에서 돈을 벌기 위해 재미삼아 시작한 것이었다. 엄청난 양의 카드를 다 외우는 것은 입시를 앞둔 나에겐 귀찮은 일이었고 제대로 다 외지도 못한 상태로 동아리 부스에 앉아 손님을 받아야 했다. 고등학교 축제에서 큰 것을 바라고 타로카드를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들 학업이나 연애 등을 가볍게 물어봤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중얼거리고 나는 복채랍시고 1,000원씩을 받았다. 그러다 한 여자가 타로를 보러 왔고 특이하게 건강에 대해서 물어왔다. 대충 카드를 뽑고 이야기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심장에 병이 있네요. 선천적이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명은 긴 편이니까." 여자는 놀라며 어떻게 알았냐고 했다. 나도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입이 자의식을 가진 마냥 제 멋대로 술술 움직여 나온 말이었다. 알음알음 소문이 났는지 애들이 쉬는 시간에 찾아와 타로를 봐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용돈이 궁했던 나이었기에 나는 신이 나서 과자 하나, 음료수 하나를 받고 타로를 봐주곤 했다. 그러다 얼마 뒤 엄마랑 함께 집 근처에 사시던 무당 할머니댁에 놀러를 갔다. 신력을 거의 잃으시고 무당일은 하지 않고 힘든 사람이 찾아오면 아는 용한 무당들을 소개해주곤 하던 할머니셨다. 할머니는 날 보면 늘 연신 팔이며 머리를 쓸어주곤 하셨다. 늘 인자하게 웃는 얼굴이셨다. 그러나 그날은 날 보더니 표정이 차갑게 굳으시곤 우리 엄마를 향해 화를 내셨다. "사주팔이까지 하며 내가 조심히 키우랬는데, 애한테 왜 잡귀가 들게 냅두노." 엄마는 무당 팔자에 아빠는 중이 될 팔자인데 두 사람이 부부가 되어 나를 낳았기에 나는 원래 타고난 명이 짧거나 불우할 팔자라고 했다. 그래서 할머니는 엄마에게 내 사주를 팔라고 했다. 내 사주를 다른 부모 밑으로 넣어 귀신들의 눈을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엄마의 피를 받아 신들이 탐내기 쉬운 먹이라고 했다. 할머니는 엄한 얼굴로 나에게 신신당부하셨다. "니 계속 그런 무당 흉내 내고 다니면 잡귀 붙는다. 앞으로 그런 짓거리 하지 마라. 절대 하지 마래이." 나는 그 뒤 타로카드를 버리고 절대 남의 점을 봐주는 일따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 나에게 다시 한 번 당부하셨다. '절대 귀신 불러들이지 말그라.' 4. 우리 외할머니는 참 어른이었다. 자신의 어머니는 노친네라고 하대하던 아버지도 '너희 외할머니는 참말로 어르신이다.'라고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 하곤 했다. 외할머니는 남에게 화내는 법을 몰랐다. 성격 유별난 시어머니와 남편에게도 단 한 번 원망하는 말 없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 살아오신 분이셨다. 자식과 사위, 며느리, 손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내 잘못으로 외할머니가 크게 다치신 적이 있는데 놀라서 우는 나를 향해 할머니는 "괜찮다. 놀라지 말그라." 하셨다. 그리고 자신의 손에 흐르는 피 대신 내 눈물을 먼저 닦아주셨던 분이셨다. 그런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을 잊을 수 없다. 나는 농활중이었다. 10일간 농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었기에 엄격한 규율 아래 휴대폰을 보는 것은 정해진 시간을 제하고는 금지되어 있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던 나는 갑자기 열이 오르고 속이 답답하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밤부터 시작된 고통은 아침까지 이어졌고 선배들은 내 상태를 보더니 일을 가지 말고 숙소에서 자고 있으라고 했다. 진통제와 감기약을 먹고 바닥에 누워있던 나는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다. 심장이 뛰고 눈앞이 어지러웠다. 빨리 휴대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을 모아둔 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선배들이 안다면 크게 혼날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떠오르지도 않을 만큼 휴대폰을 봐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을 켜고 왠지 모를 불안감에 손톱을 물어 뜯었다. 그리고 폰이 켜짐과 동시에 연달아 진동이 계속 울렸다. 부재중 전화 37통 문자 25개. 모두 엄마로부터 온 것이었다. 「어디고 할머니 위독하시다. 전화 해라」 「할머니 돌아가셨다.」 「전화 좀 해라.」 연달아 온 문자를 본 나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선배들이 오빠에게 전화를 해 가까스로 짐을 꾸리고 외할머니의 장례식장에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입관하기 5분 전 도착해 다행히 외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장례식장에는 손님으로 가득했다. 사람이 많아서 생각할 틈도 없었다. 울다가 쓰러진 엄마를 돌보랴 손님들 맞이하랴, 맏손녀인 나는 해야 할 일이 많았고 모든 손님이 다 사라진 새벽 1시, 그제야 바쁜 것이 슬픔을 잊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었다. 부모 보내는 자리에 자식들은 씻어서도 편히 자서도 안된다고 하던가, 이모, 외삼촌들은 이불도 덮지 않고 찬 바닥에 웅크려 눈만 감고 계셨다. 나는 문득 다시 슬픔이 떠올라 창가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창밖을 보고 있었다. 엄마와 막내이모도 잠이 오지 않는지 내 옆으로 오셨다. 그리고 할머니의 영정 사진을 한 번 보고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니 거기엔 외할머니가 계셨다. 내가 할머니를 다치게 했을 때 피보다 먼저 내 눈물을 닦아주시던 그 얼굴 그대로였다. 창으로 장례식장 안의 자식들과 손녀들을 휘 한 번 둘러보시고는 걱정스런 표정을 하셨다. 나는 엄마가 알면 더 슬퍼할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이고 엄마, 편히 가시오. 자식 걱정은 말고." 엄마가 갑자기 울면서 말을 했다. 막내 이모도 이내 가슴을 치며 울었다. 엄마는 창밖을 보며 바닥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울었다. 저승가는 길까지 자식들 걱정이나 하고 왜 그러냐며 서럽게도 우셨다. 엄마랑 막내이모도 나와 함께 창밖에서 우리를 보던 할머니를 본 것이다. 하관하던 날, 아침부터 모진 비가 거세게 내렸다. 친척 어르신들은 이러다 하관 못하겠다고 근심스런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셨다. 엄마는 내내 창밖을 보며 울고 계셨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선산에 도착함과 동시에 날이 거짓말처럼 갰다. 비가 모두 그치고 햇빛이 나기 시작했고 어른들은 입을 모아 할머니 평소 성품대로 자손들 힘이들까 울음을 그쳐주셨다며 참 인정 많은 어르신이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연의 일치라고는 하지만 나에겐 따스한 할머니의 성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일화였다.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자신은 다시 태어나면 고운 아가씨로 다시 태어나고 싶으시다고 했다. 얼굴이 그리 곱지 않으셨던지라 큰 행사나 바깥 나들이에 외할아버지는 부인인 외할머니 대신 우리 엄마를 항상 데리고 다니셨다고 한다. 그래서 고운 아가씨로 태어나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싶다 하셨다. 우리 엄마는 그 말을 듣고 고운 아가씨로 태어나면 더 좋은 신랑 찾아가야지 왜 그 고약한 아버지랑 다시 결혼하냐며 타박을 하셨다. 그래도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랑 다시 결혼하고 싶다 하셨다. 그리고 돌아가신 후 엄마 꿈에 외할머니는 고운 한복을 입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 외할아버지 뒤를 그렇게 따라가고 있으셨다고 했다. 그리고 돌아가시고 3년이 지났을까, 엄마나 이모들 꿈에는 이따금 등장하던 외할머니가 내 꿈에는 뵈는 일이 없었다. 어린시절 할머니 품에서 컸던지라 내심 섭섭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우리 아파트 입구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내가 늘 곱다고 이 한복만 입으라고 칭찬했던 외할머니의 옥색 한복이 보였다. 고운 한복에 미용실에서 싼 돈을 주고 풀리지 않게 볶은 하얀 머리. 동그랗고 좁은 어깨까지. 틀림없이 우리 할머니었다. 나는 외할머니가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까맣게 잊고 너무 반가워 대뜸 "할매!"하고 불렀다. 오후 6시, 여름의 시작이라 해가 제대로 지지도 않은 밝은 날이었다. 천천히 돌아보는 얼굴이 틀림없이 우리 외할머니였다. 할머니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나를 한 번 그리고 우리집을 한 번 쳐다보더니 그대로 사라졌다. 그 뒤 엄마는 큰 수술을 했다. 다행히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지만 큰 수술이었기에 엄마도 나도 아빠도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문득 외할머니가 그리 걱정되는 얼굴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은 손녀에게 부디 당신의 딸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생각을 했다. 저승에서도 자식 걱정으로 안절부절못하고 계실 것은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 심심해서 소설 형식으로 한 번 써봤어 ㅋㅋㅋㅋㅋㅋ 엄마와 내가 겪었다 해야할지 여튼 별 이야긴 아니지만 장황하게 서술해 보았다능. 남은 이야기들은 나중에 또 써 볼게! 별로 무서운 이야긴 아지만 재미있게 봐줬음 좋겠다!! [출처] 우리 가족 소소한 경험들 | 디미토리 ________________________ 이 이야기가 생각나서 보려고 했는데 암만 찾아도 안 보이더라고. 옛날에 가져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그래서 지금이라도 퍼와. 마음 따시게 봤던 이야기였는데 다시 봐도 좋네. 모두 남에게도 나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좋은 사람이길.
퍼오는 귀신썰) 노래방에서 생긴 일 1화
어제 가져왔던 이야기를 많이들 재밌어 하는 것 같아서 그 작성자가 쓰신 글을 또 가져와 봤어. 글을 많이 쓰셨는데 완결 안 된 글들이 종종 있어서 완결된 글들 위주로 가져오도록 할게. 당분간은 그 분 글들을 가져와 보겠어 ㅎㅎ 오늘도 낮에는 많이 덥더니 저녁엔 금세 서늘하네 조금 더 서늘하게 한 번 만들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 저는 군대를 늦게 간 편입니다. 먼저 이야기를 겪을 무렵에도 전 직장생활 중이었고 군대는 계속 미뤄오던 차였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늦어도 상병 병장이거나 제대한 친구들도 수두룩했죠. 대학 다닌다는 핑계로 재수에 입대 연기에 등등 시간이 꽤 많이 흘렀죠. 그러던 어느 시기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이 서기 시작하자 마음에 공황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 술에 절어 있던 날이었죠. 우연히라도 술약속이 생기면 밥을 먹다 숟가락도 던지고 나가 몸을 막 굴리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평에 있는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참고로 부평은 인천의 한 지역이며, 저는 주안이라는 곳에 살고 있었습니다. "야 가게 비었다. 놀러 올려면 와라." "오케이!! 택시 타고 당장 날라갈게." 퇴근무렵 오늘은 뭘 할까 고민하던 차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는 하늘을 날 듯한 기분을 선사하기엔 더 할 것이 없었습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어떻게 해야 술을 마실 수 있을까 고민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런날은 완전히 대박 맞은 날 이었죠. 거기에다 친구가 말한 가게란 조그마한 단란주점 이라고 해야 할까요? 흔히들 아가씨가 접대해주고 그런 술집인데, 친구녀석이 그곳에 지배인으로 있었고, 그곳 아가씨들도 다 잘 알고 있는 터라 매일 남자들과 모여 군대가기 싫다 죽겠다 라는 이야기만 하다보니, 그런 신선한 세계로의 초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여해야 하는 이벤트 중에 이벤트였죠. "오늘은 사장도 나가고 애들도 일 하기 싫은 눈치니깐 대충 가게 문닫고 함 마셔보자. 얼마 안 있음 군대 가는데 새끼 오늘 함 잊지 못할 날을 만들어주마." "임마 내 친군 너 하나 뿐인거 알지!! 너밖에 없다!!" 간이라도 빼달라면 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남자들 생각하는게 뭐 다 이런 레벨이죠.... 그리고 다른 의미로는 잊지 못할 날이 되었던 것임에도 확실했습니다. 그렇게 퇴근시간 10분전에 짐싸고 다리에 바퀴 달린듯이 튀어나가 택시를 잡고 부평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동안 오늘은 정말 죽는 날인가보다 하고 흐흐 거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드랬죠. '이거 낼 출근 못 할 수도 있겠는걸....뭐 어차피 좀 있음 군대가는데 막 가는거야!!' 스스로에게 철벽과 같은 다짐을 하고 창밖을 내다보자 부평시장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었죠. 친구의 가게는 지금은 생각 안나지만 어느 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편도 3차선인가 하는 도로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두근반 세근반 하며 문을 열고 들어섰더니...벌서 향연이 시작되고 있었죠. "어 왔냐~? 여기 앉아라." "그래." 문을 열고 돌아서자 저도 남자인지라 젤 먼저 보인게 세명의 여자와 그 사이사이에 앉아 있는 남자 셋. 저는 가게안의 분위기를 둘러보고, 그래도 좀 안면이 있는 여자분 자리옆에 앉았드랬죠. 나머지 여자분들은 잘 모르겠고 해서 그나마 좀 아는 분 옆에 앉았는데 앉고 보니 몇 못보던 남자얼굴하고 오랜만에 보는 사람도 있었죠. "야 진석이 알지? 이번에 휴가나왔단다." "어 그래 알지. 오랜만이다." "그래 오랜만이네." "여기 얘는 영철이라고 내 어릴적 친구야." "아 그래 반가워 나 일구 라고 해." "그래." "그리고 여자애들은 다 본 애들이자나?" "응." "오랜만이네요 일구오빠." "그래 잘 있었어?"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일단 맥주 한잔으로 시작해 우리의 술잔치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군대 먼저간 친구의 경험담을 듣는다거나, 옛날 이야기들을 한다거나 하는 것들로 시간은 흘러갔고 분위기는 뭐 흔한 술자리 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다가 어느정도 취기가 돌자 누군가의 제안으로 노래를 부르는 분위기로 갔고, 다들 노래부르는데 열중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하고 노래도 부를 만큼 불렀던지라, 다들 어느정도 피곤함에 몸을 의지하는 모습들이 역력하더군요. 그 때 였을까요....? 뭔가 나른한 분위기를 확 날려버리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빰빠라빰빠 빰빠빰빠 빰~~' 갑자기 저 방안에서 노래방에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팡파레 음악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야 언넘이 아직도 노래 부를 힘이 있냐?" 우리를 초대한 기석이란 친구가 의자에 깊게 기댄채 짜증나는 듯 한 마디 뱉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모두는 대수 롭지 않게 생각하고, 마시던 술이나 마시자 라는 분위기로 흘러가는데, 그 소리가 한 번 더 들리는 것입니다. "누구냐?" 기석은 귀찮은 듯이 일어나 소리가 들리는 방문을 확 열어제꼈습니다. "뭐야?" 기석은 방문을 열고 선채로 우리쪽을 쭉 둘러보고는 방을 다시 한 번 보더군요. "저 놈의 기계가 미친거냐? 왜 혼자 켜지고 지랄이야." 기석은 방안으로 들어가 기계를 끄고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가 그때까지는 뭐 이렇다할 사건이라고 생각 안 했을 겁니다. 그러다 한 5분정도 지났을까요? 그것에 대해 인식도 안 했거니와 했더라도 잊혀지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죠. 갑자기 그 방에서 팡파레 음악이 아닌 뭔가 알 수 없는 옛날 노래 반주가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서로는 얼굴을 쳐다보며 미간을 찡그리기 시작하다가 약속한 듯이 그 방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더군요. 그때서야 그 안에 있는 모두는 뭔가 아니다 싶은 분위기를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느낄 수 있었던 겁니다. "아니 어느 년이야!!" 기석이 그 노래가 나오는 방으로 다가가 방문을 세게 발로 차는 것이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느낀 걸까요? 귀신일거라다는 생각을 한게... 입에서 튀어나온 말과 그 후에 방문을 열어보지 못했다는 점... 저는 그 방을 향해 다가가 방문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별거 없더군요. 다만 아무도 틀지 않고 전원을 꺼놓은 기계가 노래자막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 말고는요. "기석오빠. 전에 말야...." "응?" "아니...전에도 이런일이 있었어..." "뭐?" "그땐 사장님이랑 같이 있을때 였는데, 말하지는 말라고 했거든..재수 탄다고..." "사장이?" "응." "그때도 이랬냐?" "응." 세명의 여자분들 중 희연이라는 아가씨가 그렇게 말하더군요. 얼굴에 무서운 기색히 짙게 드리워져 있었어요. 그녀만 그런게 아니라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그랬죠... 휴가 나온 진철이라는 친구만 빼고요. "분위기 싸해지네. 야 별거 아냐 귀신이 있을 수도 있는 거지 뭐...순전히 기계 오작동 탓이라던가..." 진석이가 그러더군요. 그러더니 문제의 방안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가지 이상한게 있었는데... "일구야. 이거 너가 껐냐?" "응?" 그러고 보니 노래방 기계가 꺼져있었던 겁니다. "야 기석아 일로와서 이거 전원 꽂은 곳 좀 알려줘라." "아 새끼 귀찮게 하네..." 괜히 목소리를 크게 해보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리고는 방안으로 기석이가 들어가는데, 아마 그때 모두다 저와 같은 생각이었을 겁니다. '전원이 꼽혀있는거다.....설마는 없어.'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전 생각하고 싶네요. "야 이젠 전원 빼놨다. 다시 켜지면 정말 귀신이 곡 할 노릇이겄지." 둘이 방안에 나오며, 전등을 끄고는 의식적으로 방문을 세게 닫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쾅 하는 문소리가 왠지 모르게 굉장히 크게 들린 건 우연찮게도 모두다 침묵을 유지하던 중이라 그랬을 겁니다. 공허하게 공간을 울리고 귀에 맴도는 문닫는 소음. 세명의 아가씨들은 왠지 울듯한 표정으로 무서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더군요. "야야야. 귀신같은게 어디있어. 분위기가 괜히 이상해지네...술 좀 더 줘라 기석아." 영철이라는 친구가 분위기를 바꿔볼려고 일어났지만 그 분위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듯 해 보였습니다. "내가 옛날에 말야 귀신을 본 적이 있는데..." "꺄악! 오빠 그만해요!" "하하하. 왜 그리 오버해..농담이야.." 수정이라는 아가씨가 거의 울 지경까지 가더군요. "야 영철 이 새끼 왜 여자를 울리고 그래." "좀 봐줘 하하하." 그렇게 얼버무리는 식으로 분위기는 한 명의 희생양으로 인해 점점 활기를 되찾아 갔고 그렇게 잊은 듯이 시간이 갈 무렵이었습니다. "장실 좀 갔다올게." 기석이가 일어서며 화장실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오면서 물 좀 갖다줘." 영철의 외침을 기석은 들은건지 만건지 화장실로 가기 위해 걷는 중이었고, 기석을 돌아보다 다시 고개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영철이를 바라봤던 저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기석이가 저만치 멀어져 가고 영철이의 고개가 저를 향 할 무렵, 제 곁눈질에 환하게 들어오는 게 있었는데, 바로 문제의 그 방문에서 새어나오는 환한 불빛이었습니다. '분명히 아까 끄지 않았었나?' 라고 의문이 생기더군요. 그러나 정리도 되기전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 방의 문이 떨어져나갈 듯 엄청 큰 소리를 내며 열어 제껴지는 것이었습니다. "꺄악!"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여자들은 모두 비명을 지르고 서로 껴 안으며, 울음바다가 되었고, 우리들은 정말 어리둥절에 겁까지 먹고는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빰빠라빰빠 빰빠빰빠 빰~~' 거기에 확인사살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팡파레음악. 온몸에 털이란 털이 다 곤두서는 느낌과 심장이 저릴 정도의 오싹함이 온 몸을 강타했습니다. 그 와중에 한 여자분이 뛰어나갔고 그에 뒤따라 두명의 여자분들이 다 밖으로 뛰어나갔드랬죠. 그리고 그 뒤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옛날 노래 반주... 남자 넷은 서로를 쳐다보며, 그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고 서 있었습니다. "기석이 너 아까 전원 뺀거 확실하냐?" "당연하지 씨발." "다른거 뽑은거 아녀? "지랄마라. 노래방 기계하고 모니터만 꼽혀 있는데 둘다 빼놨다고. 야 너도 봤자너." 진석이를 바라보자, "야 나도 지금 씨발 이해가 안간다. 홀린거 맞냐 우리?" 멍하니 방쪽으로 시선을 향한채 서있는 진석의 표정은 기석의 말이 정말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군대에서도 이런 비슷한 일 겪긴했는데, 이건 진짜..." 진석은 히죽거리는 듯한 표정으로 그 방을 응시한채 였습니다. "잠깐 내가 한 번 들어가 볼게." 그때 영철이가 방쪽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버럭 소리를 질러대는 기석이 시선에 들어왔습니다. "들어가지마라. 걍 물러나 있어." 기석의 표정은 불안 그 자체 였습니다. 화장실 가려던 걸 잊은 걸까요? 기석은 천천히 걸어 그 문제의 방에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알 수 없는 노래 반주는 계속 흘러나오고 있어 온몸에 소름이 가시질 않고 있었습니다. "전원 뺀건 내가 미친게 아니라면, 절대 다른거 빼지는 않았다. 전원 코드라고 해봐야 두개가 전분데... 문제는 그게 아냐..." 기석은 방에 거의 다 다가가서는 제껴져 있는 문을 바라 보는 것이었습니다. 기석의 시선이 그 문에서 떨어지지 않고 고정되면서 그때서야 저도 기석을 불안하게 하는게 뭔지 알것 같더군요. "문을 누가 안에서 찼을 것 같냐?" 누구도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머리는 알고 있어도 입으로는 절대 나오지 않더군요. 서로 눈으로만 말할 뿐.... 그때였나요? 음악이 갑자기 꺼지더군요. 그 방의 조명과 함께..... 갑자기 찾아온 정적..... 다시 한 번 온몸에 소름이 몸을 붕 띄우듯이 타고 올라오더군요. 앗! 퇴근시간이 다가오는군요.....다음에 뵙겠습니다. [출처] 세번째 실화 입니다.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_ 으. 노래방 귀신썰은 어떤 이야기든지 다 너무 무서운 것 같아. 많이 가는 곳이기도 하고, 주로 지하라서 그렇기도 하고, 그렇잖아도 지하인데 어두컴컴하고 정신없고 노래는 계속 나오고 대부분 취해 있고... 이렇게 말하고 나니 귀신 나오기 딱 좋은 분위기인것 같네 ㅎㅎ 다음 이야기 내일 가져올게 오늘도 잘 자고 :)
퍼오는 귀신썰) 다른 이의 꿈 1화
오늘은 조금 포근한 이야기를 가져와 봤어 마음이 따뜻해 지는 이야기 왠지 아련해 지는 이야기 가을이잖아 ㅎ 귀신썰에도 감성을 한 번 더해 보쟈 ㅎㅎ 시작한다! __________________ 남편이 말했다. 자신은 저승사자라고. 죽은 자의 혼을 저승의 문으로 안내하는 저승사자. 남편의 심각한 표정에 나 역시 사뭇 진지해졌다. 이 인간이 무슨 큰 사고를 친 건가? 그러고 보니 요 며칠 남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출근 시간에 서두르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혹시… 회사에서 짤린 건가?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퇴근 시간 확실하고 급여도 나쁘지 않은 직장인데… 순간 남아있는 아파트 대출금과 적금 만기일, 그리고 통장 잔고가 나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에이 설마! 나는 실눈을 뜨고 남편을 응시했다. 남편은 나의 눈길을 피한 채 이야기를 계속했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당신이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내가 당신 살려줬잖아.” 하— 이건 또 무슨 헛소리인지… 나는 심란한 마음으로 남편을 불렀다. “자기야…” 남편은 여전히 나의 눈길을 피했다. 나는 목소리를 높여 남편을 다시 불렀다. “자기야?” 그제서야 남편은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회사에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응?” 남편은 고개를 저었다. 다시 교통사고 이야기를 꺼내는 남편을 어르고 달래서 결국 출근을 시켰다. 4살 연하인 남편은 가끔씩 이렇게 아이 같을 때가 있다. 연애할 때는 그런 남편의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뭐랄까… ‘한심하다’는 표현은 너무 쎄고, 음… 그래… ‘피곤하다’는 표현이 맞겠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맞장구도 쳐주고, 깜짝 놀라는 리액션도 해줬을텐데… 그런데 요즘 내 컨디션이 영 아니다. 특별히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몸도 자꾸 피곤하고, 몸이 힘드니까 마음의 여유도 없어지는 것 같다. 음… 그런데…… 그래, 저승사자 이야기는 농담이라고 치고, 뜬금없이 교통사고라… 내가 살면서 겪은 교통사고는 딱 두번이다. 지난 여름 휴가 때 바닷가 해안도로에서 작은 접촉사고. 그리고 어릴 적 아버지가 운전하시던 차에 난 사고. 어릴 적 사고에서는 차가 많이 망가지기는 했어도 우리 가족이 다치지는 않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통사고와 남편과의 첫만남은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남편을 처음 만난 순간은 무척 묘했다. 그래서 15년이 넘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때 나는 자정이 넘기 전에 무언가를 사려고 늦은 저녁 자취방에서 급하게 나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자취집 문 밖에서 서성이던 남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고등학생 즘 되었을까? 앳돼 보이는 남학생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겁이 난다거나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었고, 남학생은 나에게 걸어왔다. 그리고 내 앞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는 마치 내 주변의 모든 공기를 들이키려는 듯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었다. 나한테 무슨 냄새라도 나느냐고… 그때 남편이 뭐라고 대답했더라? 오래된 시간의 향기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하고... 기다림의 냄새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때 그가 했던 말은 흐릿하지만 그의 얼굴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양 눈썹을 치켜올리고 지어보였던 미소.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빛이 났던 것 같다. == 설거지를 마치고 잠시 쉴 겸 소파에 앉았다. 어젯밤 죽은 듯이 잠을 잤는데도 몸이 피곤했다. 이제 정말 몸이 늙는구나…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남편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저승사자… 교통사고… 그리고 환생…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인데… 무슨 이야기지? 소파에 기댄 채 잠이 드는 듯 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맞다. 로또 꿈! 오래전 다른 사람의 꿈을 사고 로또에 당첨된 일이 있었다. == 대학생 시절. 나는 동아리 선배 언니와 원룸에서 함께 자취를 했었다. 그 선배 언니는 나와는 다르게 여자여자한 성격에 미모도 출중해서 주변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무척 좋았었다. 그래서 동아리의 여러 남자 선배들이 나를 통해 언니에 대한 고급? 정보를 알아가곤 했다. 예를 들면, 언니가 좋아할 만한 선물, 보고 싶어하는 영화, 또는 언니의 주말 스케줄 같은 정보들 말이다. 하루는 언니가 오전 수업을 들으러 밖으로 나갔다가 바로 자취방으로 되돌아왔다. “오늘 생각보다 쌀쌀하네. 너 입는 가디건 좀 빌려입어도 될까?” 나는 아직 세탁을 못했다고 말했지만, 언니는 괜찮다며 내 가디건을 걸치고 자취방을 나섰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내가 자취방에 돌아왔을 때, 언니는 자신의 침대 위에 멍한 표정으로 누워있었다. 언니는 빌려간 가디건을 아직 입고 있었고, 내가 방에 들어갔는데도 여전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언니 이름을 불렀고, 언니는 그제서야 몸을 일으키며 나에게 왔냐며 아는 척을 했다. “언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 글쎄… 음… 내가 꿈을 꾼 거 같기도 하도… 잘 모르겠네.” “무슨 소리야? 언니, 술 한잔 했구나?” 언니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언니는 오늘 수업이 끝나고 자취방으로 오는 길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었다. 학교에서 자취방으로 오려면 6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마침 신호등의 파란불이 끝나가고 있어서 언니는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단다. 순간 자동차 타이어 미끌어지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바로 뒤에서 쿵 소리가 났다고 했다. 언니는 고개를 돌렸고… 사람 몸뚱이가 소리가 난 반대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그 몸뚱이가 떨어진 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언니는 자신이 본 장면이 너무 끔찍해서 곧장 자취방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방에 돌아온 언니는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한참을 울던 언니는 인기척이 느껴져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낯선 남자가 자신의 머리맡에 서있었다고. 놀라서 기절을 할 상황인데도 언니는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했다고 했다. 잠시 후 남자는 언니에게 언니가 지금 죽었고, 그래서 언니를 데리러 왔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때 남자의 눈빛이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남자는 언니가 아닌 허공을 바라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고… 언니는 남자에게 물었단다. 조금전 교통사고가 혹시 자기였냐고. 남자는 여전히 허공을 바라보며 그렇다고 대답을 했고, 신기하게도 언니는 남자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고 했다. 그래서 언니는 이제 저승으로 가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나 남자에게 앞장을 서라고 말했단다. 하지만 남자는 잠시 머뭇거리다 자기 얼굴을 한번 봐달라고 말했고, 언니는 아까부터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언니의 대답에 남자는 실망한 표정으로 한참을 그대로 서있었다고… 남자가 말이 없어서 언니는 궁금한 마음에 남자에게 자신이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고, 남자는 죽은 영혼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단다. 잠시 후 남자는 슬픈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고, 언니는 잠에서 깨어났다고 했다. 나는 언니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남자가 나가면서 무슨 말을 했는데?” 언니는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계속 캐묻자 언니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려서 나를 만났는데, 이렇게 보낼 수가 없다고…” “이야— 언니의 엄청난 미모는 이제 저승에서도 통하는구나.” 나는 이게 예사 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로또를 사야한다고 언니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나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언니는 복권을 사본 적도 없고 살 생각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나는 언니에게 그런 엄청난 꿈을 그렇게 버릴 거면 차라리 나에게 팔라고 제안했다. 나쁜 꿈이면 어떡하냐며 언니는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다며 내가 끈질기게 조르자 언니는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꿈을 주는 대신에… 네 가디건… 내가 가져도 될까?” “언니가 지금 입고 있는 거?” 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빨지도 않은 가디건은 왜?” “글쎄… 그냥 느낌인데… 이 가디건 때문에 저승사자가 날 두고 혼자 간 거 같아서...” 나는 흔쾌히 오케이 했고, 시간을 확인했다.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12시가 넘어 날짜가 바뀌면 꿈의 효과가 없어질 것 같았다. 나는 바로 편의점으로 가서 로또 넉장을 구입했다. 그래서 로또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구입한 로또 중 하나가 3등에 당첨되었고, 세금을 제하고 100만원이 살짝 넘는 돈을 수령했었다. 당첨금의 절반을 룸메이트 언니에게 건내며 말했다. 언니가 직접 로또를 샀으면 분명 1등이었을 것이라고… == 남편이 퇴근했고, 우리는 말없이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는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다가 안방으로 들어갔다. 불이 꺼진 안방은 어두웠다. 남편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나는 남편 옆에 나란히 누웠다. 낮은 목소리를 남편에게 말을 걸었다. “자기야… 벌써 자는 거야?” “아니… 아직…” “아침에… 저승사자 이야기… 장난치는 것 같지는 않던데… 자기 혹시 무슨 일 있어? 혹시… 어디… 아프다거나……” 남편은 누운 채로 고개를 저었다. “그럼 왜 그런 이야기를 한거야?” 남편은 몸을 돌려 나를 향해 돌아누웠다. 그리고 방긋 웃으며 말했다. “장난이었어. 하하.” 나는 남편의 팔뚝을 꼬집었다. “으이구! 내가 오늘 내내 얼마나 걱정한줄 알아?” 남편은 환하게 웃으며 미안하다 말했다. 어둠 속에서 남편의 얼굴은 빛이 나는 것 같았다. == 다음날 아침. 눈을 뜨고 거실로 나왔다. 남편은 이미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혼자 아침을 먹고 있었다. “미안. 내가 아침 챙겨줘야 하는데.” “미안하긴. 누나 많이 피곤한 것 같던데, 들어가서 좀 더 누워있어.” 남편 말대로 더 자고 싶었지만 나는 남편을 마주보고 식탁에 앉았다. 남편 혼자 밥먹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턱을 괴고 남편이 밥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편은 그런 내가 부담스러웠는지 입을 열었다. “뭘 그렇게 빤히 봐? 밥먹기 민망하게…” 나는 손을 뻗어 남편의 입술에 붙은 밥풀을 떼어냈다. “에구에구, 우리 애기 밥먹으면서 흘리지 않고 잘 먹나 보려고 그러지~” 남편은 나를 보고 씩 웃어보이고는 말했다. “누나, 우리 여행갈까?” “뜬금없이 갑자기 왜? 나야 좋은데… 자기 여행 싫어하잖아. 집 나가면 고생이라며?” “하하.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남편은 식사를 마치고 식탁을 치우는 나를 향해 말했다. “우리 신혼여행 갔던 곳 있잖아. 거기는 어때? 누나 종종 거기 다시 가고 싶다고 했잖아.” “글쎄… 마음이야 가고 싶지. 그런데 문제는 돈이지. 그리고 자기 회사에서 휴가를 길게 줄지도 모르고…” == 태국 크라비. 우리가 신혼여행을 간 곳이다. 벌써 10년이 넘었구나. 시간 참 빠르다. 크라비 주변 섬 투어. 배를 타고 이동하는 중간 중간 바다 가운데에서 하는 스노쿨링. 카약을 타고 하는 정글 투어, 그리고 야시장과 타이 음식들. 남편이 뜬금없이 꺼낸 여행 이야기에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런데 신혼여행에서 남편은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을 했었다. 남편은 향신료 냄새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자기가 먹는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식당의 다른 테이블에서 향신료 냄새가 넘어오기만 해도 음식은 고사하고 물 한모금 넘기지를 못했다.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시댁에 인사를 갔을 때… 헬쑥해진 남편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던 시댁 식구들의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비록 음식 때문에 힘들긴 했어도, 남편은 신혼여행이 자기 삶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그 행복이 끝나는 시간을 미리부터 걱정한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은 신혼여행 중에 죽음에 관련된 질문을 나에게 던진 게 아니었을까? 남편은 재미로 하는 심리 테스트라며 나에게 물었지만, 남편의 표정에는 심각함이 느껴졌었다. 남편이 물은 심리테스트 질문. 당신에게 미래를 보는 능력이 생겼다고 하자. 그래서 당신의 가까운 친구가 죽는 날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그 친구에게 죽음을 미리 알릴 것인가? 만약 알려준다면, 당신은 친구가 죽기 얼마 전에 알려줄 것인가? 그때 나는 알려줄 것이라 답했고, 한달이면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 태국 크라비로 여행을 가자고 고집을 부리는 남편을 어렵게 말렸다. 대신 우리는 제주도에 가기로 결정했다. 남편 말로는 제주도나 태국이나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 했지만, 솔직히 그 작은 차이도 아쉬웠다. 그리고 모른다면 모를까… 남편이 물 한모금 마시기도 힘들어할 것을 뻔히 아는데 태국을 고를 수는 없었다. == 제주도는 이번이 세번째다. 하지만 4월의 제주도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주가 이미 유채꽃 절정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지인이 추천해준 녹산로로 향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유채꽃과 벚꽃. 노오란 꽃길에 마치 눈이 내리듯 벚꽃잎이 허공에 날라다녔다. 우리는 풍경을 즐기며 느릿느릿 움직이는 앞차를 따라갔다. 한참을 따라가다 보니 유채꽃 벌판이 펼쳐졌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남편이 물었다. “우리 주차하고 좀 걸을까?” 남편과 나는 유채꽃으로 뒤덮인 들판을 걸었다. 남편은 말이 없었다. 나는 가만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은 차가웠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손을 잡은 채 한참을 걸었다. 구경을 마치고 차로 돌아오며 남편이 말했다. 사람이 너무 많다고… 남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늦은 밤 조용할 때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을 때, 나는 씻자마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꿈 속 나는 어두워진 유채꽃 들판을 걷고 있었다. 진한 노란색이 아닌 창백한 흰색의 유채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낮에 보았던 거대한 풍력 발전기가 보였다. 발전기의 날개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우웅— 우웅— 하는 풍차 소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주변이 쥐죽은 듯 조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넓은 벌판에 나 혼자였다. 순간 내가 있는 곳이 낮에 구경한 장소가 아니라고 느껴졌다. 내가 지금 다른 세상에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꽃밭이 괴기스럽게 느껴졌다. 순간 나의 왼손을 감싸는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손을 움츠렸지만 차가운 그것은 낚아채듯 나의 왼손을 움켜쥐었다. 헉—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몸은 굳어버렸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손을 잡고 있는 차가운 느낌은 여전했다. 팔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나의 손은 무언가에 붙들린 듯 꼼짝할 수 없었다. 그리고 머리 속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아직은 아니야…' 남편의 목소리. 나는 왼손에 느껴지는 남편의 차가운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 여행을 다녀와서 몸무게가 많이 줄어 있었다. 여행 중 많이 피곤하고 입맛이 없어서 좀처럼 먹지를 못했다.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체중이 너무 빠지는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여러가지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다음주에 진료를 예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이른 아침.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수화기 건너 나를 확인하는 목소리가 차분하게 느껴졌다. 병원 직원은 보호자와 함께 올 수 있는지 물었다.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 검사 결과가 좋지 않구나… 나는 애써 목소리를 내리 누르며 대답했다. 남편과 함께 가겠다고. 의사는 친절한 목소리로 검사 결과를 설명했다. 의사의 긴 설명 중 나의 머리 속에 남은 것은 말기암이라는 단어와 몇몇 숫자들이 전부였다. 간암 4기…… 5년 생존율 10%. 나는 차분했다. 사실... 차분했다기 보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마도 그날 나는 내가 간암 말기라는 상황을 거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병원에서 집으로 오며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기암 판정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저 여느때 처럼 입맛이 없어서 저녁을 걸렀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세안을 하고 양치를 하다가 거울 속 나와 눈이 마주쳤다. 거울 속 나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입에서 흘러나온 치약 거품이 턱으로 흘러내렸다. 흘러내리는 거품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았고, 목으로 넘어오는 치약맛에 헛구역질을 하면서 나는 울었다. 한참을 울었다. == 3개월에서 반년. 많이 피곤한 것을 제외하면 행동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한달 후… 아니 보름 뒤에는 나의 병세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었다. 째각째각 흐르는 일분 일초가 아깝게 느껴졌다. 잠이 오지 않았다. 나의 옆에 누워 잠들어 있는 남편을 보았다. 남편의 얼굴은 여전히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남편은 잘생겼다. 정말 잘 생겼다. 내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가 아니라 남편은 객관적으로 봐도 잘생겼다. 결혼 당시 친구들 사이에 남편의 외모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었다. 심지어는 한 친구를 통해 내가 유력 대기업 오너의 손녀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소문은 꽤나 구체적이었다. 나의 아버지가 재벌 가문의 막내 아들인데, 그동안 행실이 좋지 않아 기업의 오너인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