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jsdud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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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날 무서워하는이유(1편)

안녕!오랫만이지 ㅎㅎ 다들건강하게 잘지냈어?
그동안 이래저래 치이며 바쁘게살다가
오늘부터 밀린연차 쓰고 몇일 쉴예정이라 신나는마음에 맥주한캔하고 그동안못했던 이야기해주려고 들어와봤어ㅎㅎ(소리벗고 팬티질러!!!!)
미안..너무신나서 텐션이 너무업됫네 ㅋㅋ..
아무튼 오늘 해줄이야기는 내남자친구가 날 무서워하게된 계기야 내썰은 조금의 거짓이없다는점! 그럼바로 시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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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에온지도 벌써 3년이 훌쩍지났는데 그사이 여러가지일을겪었고 그후부턴 내남자친구는 나를 점점 무서워한다는거야ㅋㅋㅋ
처음에 내남자친구는 내가 귀신을자주본다 아무절이나 쉽게갈수없으며 무당은 아니지만 무당과 연관되있다는 걸 믿지만 믿지못하는 분위기였어
그래서그런지 가끔씩 비꼬으거나 장난칠때가많았는데
그렇다고해서 화내기보단 모르는게 약이다 라는마음으로 같이웃어주고 넘겼어
그렇게 우리가 사귀는텀이 점점 길어질수록 내남친도 점점 내가일반사람과는 아주조금은 다르다는걸 느끼게되는일이 몇가지있었는데
첫시작은 남자친구와 바다로놀러 갈때였어 그당시 친한언니커플과 우리커플이서 더블데이트로 같이가게 됬는데 그전날밤 내가 잠을제대로못자서 퀭해있던상태였지만 운전하는사람옆에서 잘수는없으니 커피마시고 껌씹고 노래흥얼거리고 별소란을 다떨었지 그러다 문득 몸에서 큰닭살이 돋음과 함께 어렴풋이 기분이 술마신것처럼 붕떳다가 착하고가라앉는 기분인데 그게그렇게 편하고 익숙하더라구 그느낌이들고 내입에서 갑자기
"오빠야 여기 큰부처님 계시네 "
라고 흘러나왔고 남자친구는 놀란눈으로
"니 여기 와봣나?"
라고하더라 우리가 가는바다야 여러번갔지만 항상 국도를타고 갔었고
그날은 우리가 늦게 출발하는바람에 남친 친구한테 빨리갈수있는길을 물어서 가는터라 초행길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창밖만보던내가 아무말도없이노래만 흥얼대다가 갑자기 그러니 소름 돋았다고해 왜냐하면 그주변에 절이하나있는데 거기 엄청큰 부처님 불상이 앉아계신다 하더라구
그땐 우연인가 하고넘겼데
그렇게 바다에 도착하니 벌써 밤이되서 언니커플과 바닷가좀 나란히 걷다가 배가고파져서 회를먹고 언니와나는 소주한병도나눠마셨어 다먹고나와서 커피하나씩마시며 도착해서 어디서다시 만나 술한잔 하자 이야기하고 각자 남친차타고
경북으로 다시돌아가는길이였어
배도부르고 술이 들어가니 간신히참고있던 잠들이 쏟아지더라 그렇게 어느새꾸벅꾸벅 졸다가
"오빠야 미안해 운전하는데 옆에서 졸아서.."
라고하니 괜찮으니 그냥자라고 하는
그말을 듣자마자 바로 잠든것같아 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눈을떳는데 창밖에 빠르게지나가는 산 그리고 상체는없고 하체만덩그러니있는 게 우리차 옆을같이 걷고있더라 월남치마 에 흰고무신을 신고선 순간 잠이덜깻나 싶은마음에 남친한번보고 몇키로밟고있는지 나오는 속도판?을보니 시속 190 으로밟고있더라 그리곤갑자기머리가 깨질것같은 두통과함께 뭔가 튕겨나가는듯한 느낌을받으며 창밖을보니 여전히 우리차옆을 나란히 따라오는 그다리를보고 속에있던장기까지 올라올것같은느낌에 욱욱거렸어
남친은 운전하다놀라서 속도를 늦추고
"토할것같나? 니멀미 안하는데 왜그러는데"
라고말하는 남친한테
"월남치마...흰고무신..."
이란말과함께 기절하다싶이 잠든거같아 눈떳을땐 이미 도착해서 약속장소로 향하고있었고 추후에 물어보니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니는 분명 잠들어 있었고 코까지골던애가 갑자기 일어나서 욱욱 거리다가 축가라앉은목소리로 갑자기 월남치마..흰고무신 이러고 다시잠드는거보고
무서워서 목소리가안나오더라"
라고술자리에서 이야기하며 무서워하길래 (남친은 체질상 술이몸에받지않아 술자리에끼면 안주털이해요) 차마 이야기못해줬는데 우리집앞에 나 내려주고 출발하는 운전석 바로뒤에 보이던 여자상체를ㅎㅎ..




일단 오늘이야기는 여기까지구 내일이나 모레 다시 2편으로 돌아올게욧 좋은밤되세요♡♡






dnjsdud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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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왜때문에 남친차에 귀신이 있는거져 무섭게ㅠㅠㅠㅠ
@goodmorningman 저도 그게의문인데 어디서부터 타고있었고 어디서부터따라온건지모르겠어요ㅠㅠ
와씨 차 달리고있는데 같은 속도로 사람이 따라오고있으면 개소름 ㅠㅠㅠㅠ 저였음 심장마비왔어여ㅠㅠ 갸무서
@magnum14 저도 그순간엔 심장이쿵하고내려앉는 경험을했어용ㅠㅠ
와 또렷하게 보이면 저렇겠구나...;
흐미 ㅜㅜㅜㅜㅜ
흐억 갑자기 소름..... 월남치마 흰 고무신이라뇨....
@Voyou 저도 순간 제눈을 의심했어요ㅎ..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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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모두 좋은하루보내고있어?글올릴때마다 관심있게봐주는걸로도 감사한데 하트와 댓글들 까지 너무고마웡ㅠㅠ남자친구한테 말하니 그런거쓰면 악플달리는거 아니냐고 걱정하는거랑은 무색하게 재밌어해주는 댓글들이 달려서 얼른 달려왔엉ㅎㅎ 오늘은 새벽에쓴이야기의 두번째 이야기야 재밌게봐줭 내가 현재살고있는 경북 지역은 가을이되면 단풍과은행들이 장관처럼 산을 물들이고 특산물이 만개할때라 축제도 하고 그런지 타지에서 관광객들이 많이들 놀러와 우리도 가을이됬으니 구경가자 해서 가고있었어 노란빛으로 물들은 나무들이 길양쪽에 빼곡히 줄지어 서있고 바람이 살랑거릴때마다 은행잎이 비처럼 떨어지는게 장관이였어 그당시 바람이 조금차긴하지만 이정도는 괜찮겠다하고 창문을조금 열어놓고 차에 외길?외풍?이라는 게있는데 그걸켜놓고 노래들으면서 가고있었어 (켜놓으면 밖에 냄새가 차안으로 들어오는?) 그주변은 농가들이많아서 소를많이들키워서그런지 소똥냄새가 차안으로들어오는데 그 사이로 미세 하게 포근하게 향냄새가 나더라 그래서 오빠보고 "음~냄새좋다 향냄새 너무좋은데?" 라고하니 소똥냄새밖에안나는데 무슨향냄새? 하며 이상하게 쳐다보고선 다시 차를 타고 10분쯤 더들어가니 마당이넓은 무당집이 나오고 누가 거기서 굿을하고 계시는데 나도모르게 입에서 작게 "이러니까 향냄새가 코에자욱하지" 이렇게말이튀어나오는순간 남자친구는 몹시당황한 얼굴로 날쳐다보더니 "니...무..ㄷ...." 하고말을하다 말고는 마른세수를하고선 다시 운전에 집중하더라 그렇게 구경다하고밥먹고 놀다가 어두워져서 이제집가자 하고 돌아갈때였는데 갑자기 가을비가 조금씩내리는데 비오는날을워낙좋아하고 비오는날 드라이브하는걸좋아해서 내가 조금 들떠있었는데 창문밖에 엄청나게 마르신 할아버지 한분이 한쪽눈에 검은 안대를끼시고 나시에 바지만입고우산도없이 맨발로 걷고계시는거야 내가놀라서 "오빠야 저기 할아버지.." 하니 잠시 차를갓길에대고 차안에서 뒤만보고있었는데 조금 지나온터라 그런지 기다려도 안보이시길래 잘못본건가 하고 다시출발하려는데 차양쪽옆에달린?거울에 묻은 빗물방울들 사이 살포시보이는 할아버지가 모든관절이따로 놀듯 삐그덕거리며 걸어옴과 동시에 머리에 누가 둔기로 쎄게때린거같은 두통이과 또다시 모든장기까지 토할정도의 울렁거림이느껴지고 다시 쳐다봣을땐 눈한쪽에 검은 안대를끼신줄만알았는데 자세히보니 안대를끼신게아니라 눈한쪽이 없으신 할아버지께서 절그럭 거리시면서 걸어오고계셨어 남친은 내가 입을막고 토할듯이 욱욱리는거보고 놀라서 다시 차를출발시켯고 그렇게 멀어져갈때쯤 우리옆으로 앰뷸런스한대가 빠른속도로 지나가더라 가는방향이같았는지 자연스레 우리는 그앰뷸런스 뒤에서가게됫는데 그앰뷸런스가 왠 요양병원 옆 장례식장으로 들어가는거보고 누가돌아가셨나싶은 와중에몸이 젖은 솜이불을 덮어놓은것마냥 무거워지더라.. 그렇게 그날 또다시잊지못할 경험을하고 집으로돌아왔는데 얼마뒤 남자친구 할머니께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셔서 부모님과같이 할머니를 뵈러갔는데 그때 엠뷸런스가 들어간 장례식옆 요양병원이라고 나한테 톡이왔고 배정받은 병실에 할머니 짐을 가지고먼저올가고있었는데 병실밖의자에서 할머니 두분께서 수다떠시는소리가 들렸다나봐 얼마전에 왠할아버지가 심마니?버섯캐시고 그런분이셨는데 절벽같은곳에서 떨어져서 모든마디가 부러진채로 몇일을살아계셨었데 하지만 너무 늦게발견되서 그자리에서 돌아가셨다고하더래 여기 장례식장에서 화장을하셨는데 젊은시절 전쟁으로인하여 눈한쪽을잃으셨다고.ㅈ... 그날나한테 들은이야기가 착착 맞아떨어진후부터는 내남자친구는 나를무서워하게된거야 오늘이야기는 여기까지구 나를무서워하긴하지만 현재도 잘만나고잇어ㅎㅎ 한번씩 내가장난친다고 오빠야니뒤에.. 거리면 하얗게질리는데 안무서운척하는거보면 웃기기도하고 귀엽기도하고 아무튼 내가겪은소름돋는 일들중 3번째로 꼽히는 일이였던거같아
레딧썰) 13층 아파트 괴담
이것도 나름 고전템인데 걍 오랜만에 보니까 쫄깃해서 가져옴 그냥 내가 떵이 마려워서 그런가.. 암튼 층 수가 다가올 수록 쨜-깃- 한 괴담입니다 즐감즐감 !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오늘도 역시나 잼나게보십쇼 이 아파트는 싼 값을 톡톡히 했다. 무슨 소재로 지었는지 1층에서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깼다. 문도 그리 튼튼하지 못해 4층에 사는 아저씨는 술만 먹으면 문을 부수고 집에 들어가곤 했다. 물론 다음 날이면 4층의 부부싸움 하는 소리가 여기 13층까지 울리곤 했다. 또 엘리베이터도 꽤 낡아 자주 고장이 났다. 다음 달이면 새 엘리베이터로 바꿀테니 좀 참으라고 관리인이 말했지만, 늦게 일어난 날, 엘리베이터까지 고장이 나 지각을 했던 기억을 생각하면 참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래도 아파트 주민들은 모두들 친절하게 대해주었기에 그나마 참고 지내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들 때문에 나갈 수가 없었다. 마치 가족과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렸던 연휴의 첫날이다. 나같은 직장인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 근데 그런 날, 하필 전화랑 인터넷이 끊기다니! 어제부터 요란스럽게 소리를 내던 하수관 공사 인부가 실수로 통신 케이블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꼬박 내일까지는 전화도, 인터넷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마침 휴대폰도 as를 받기 위해 서비스 센터에 맡겨두고 온 참이라, 전화를 하려면 한참 걸어 내려가서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해야 한다. 식사를 준비하기 귀찮아서 배달이나 시켜먹을까 했는데, 그것조차 힘들게 되었다. 그래도 밥을 차리기는 귀찮아 결국 내려가서 전화를 하러 가기 위해 집을 나왔다. 젠장할.. 엘리베이터마저 고장이다. 계단으로 내려갈까 생각하다가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귀찮아져 방으로 들어갔다. 부엌으로 들어가 찬장을 뒤져 라면을 꺼냈다. 저녁 때는 고쳐지겠지. 저녁이나 나중에 시켜먹기로 하고 늦은 브런치는 라면에 찬밥으로 때우기로 했다. 라면 물을 올려두고 있다가 창 밖을 내려 보았다. 하수관 공사 현장을 하릴없이 바라보다 아파트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어떤 사람이 전기톱을 들고 아파트 입구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 공사하던 인부겠지 하고 생각하고 창문을 닫은 뒤 막 끓는 물에 라면을 집어넣기 위해 부엌으로 돌아갔다. 라면 스프를 넣고 있는데, '띵동'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울림과 거리로 보아 1층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1층에 사는 여대생의 잠에서 덜 깬듯 하지만 낭랑한 "누구세요?" 라는 목소리가 1층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곧, 찢어지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전기톱 소리가 들리고 뭔가 잘리는 듯한 소리도 들리는 듯 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공휴일이다. 인부가 공사현장에 올 리가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아까 창문으로 본 그 사람은 살인자란 소리인가? 어느새 라면은 다 불어 버렸다. 나는 라면을 싱크대에 버리고 다시 소리에 집중했다. 만약 1층에 살인자가 있다면 도망친다고 하더라도 엘리베이터도 고장난 상황에 그대로 놈과 마주치게 된다. 전화도 없으니 신고도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신고할 지는 모르겠지만 신고를 한다고 해도 경찰이 이 곳에 오려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 시간이면 놈이 이 곳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도 남을 것이다. 나는 놈이 살인을 마치고 돌아갔기를 바라며 창문으로 입구를 내려다 봤다. 하지만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계단을 걸어 올라오는 소리가 울려왔다. 잠시 후, 초인종 소리 후에 비명 소리가 들렸다. 이건 2층에 사는 할머니의 목소리다. 잠시 후,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또다시 할머니의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다시 조용. 또 다시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초인종 소리도 울렸다. 잠시 후 또 비명 소리가 들렸다. 3층의 아주머니였다. 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또 아주머니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다시 조용. 또 다시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또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잠시 후 술에 취한 듯한 4층 아저씨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시 조용. 나는 점점 두려워 졌다. 대체 이 놈은 무엇을 원하는 거야.. 왜 아파트의 사람들을 모두 죽이는 거지? 하지만 지금 나갈 수도 없다. 지금 나갔다간 놈과 마주칠 것이다. 이곳은 너무 외딴 곳에 있어서 소리친다고 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못할 것이다. 거기다 살인마의 눈에 띄기만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에도 또 다시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비명 소리 대신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조용. 다시 초인종 소리가 들리더니 그냥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놈은 초인종을 눌러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 하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살인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쳐갔다. 그러면 초인종을 눌러도 조용히만 있으면 놈은 갈 것이다. 비겁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면 나라도 살 수 있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걸까? 왜 다른 사람들은 바보같이 응답을 한 거지? 또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이번엔 6층인가 보다. 6층에 사는 학생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나갔을 것이다. 한번 더 초인종 소리가 울리더니 또 계단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7층이다. 7층에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아저씨가 살고 계신다. 오늘은 일을 안 나가셨을 텐데..!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아저씨의 비명소리 가 들렸다. 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또다시 비명소리가 울렸다. 분명히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을 터인데, 왜 아저씨는 비명을 지른 거지? 분명히 문 부수는 소리는 비명소리가 난 후 들렸다. 그리고 아무 소리도 안 난 5층과 6층은 문을 부수지도 않았다. 놈은 사람이 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는 건가?! 다시 계단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8, 9층에서는 초인종 소리만 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8층은 집이 비었고, 9층은 아침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10층에서는 또 다시 비명소리와 함께 문이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다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다시 초인종 소리를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때에 갑자기 전기톱 소리와 함께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목소리는 11층 아가씨의 비명소리. 분명히 나처럼 소리를 듣고 상황을 판단하고 도망가려다 계단에서 마주친 것이리라... 11층 문은 아가씨가 나가면서 열어 놓았는지 초인종 소리도 없이 곧바로 12층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12층 할아버지는 아들 집에 놀러간다고 하셨다.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12층에서 초인종 소리가 두번 들리더니, 다시 계단을 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내려가는 소리가 아니라 올라가는 소리다. 이제 우리 집이다! 일단 나는 초인종 소리가 나도 조용히 있기로 했다. 어차피 집안에 무기가 될 만한 것도 없고 난 집안에 아무도 없는 척 하기로 했다. 잠시 후, 걸음 소리가 멈추더니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나는 숨소리도 죽인 채 현관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우유 투입구에 뭔가가 쑥 하고 들어왔다! 그것은 사람의 팔이었다. 정확하게는 1층 여대생의 손이었다. 그 독특한 네일 아트와 전에 나에게 얘기 해준 적 있던 커플링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를 뻔 했다가 겨우 입을 틀어막았다. 이제 사람들이 당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초인종 소리를 듣고 현관으로 나왔다가 잘린 손을 보고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그래서 7층 아저씨도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나는 숨을 멈추고 기다렸다.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리더니, 한참 후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놈은 13층이 끝임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위는 옥상. 나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놈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괜히 나섰다가 놈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겁에 질린 내가 제대로 도망도 가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놈은 위층이 옥상이란 것을 알면 돌아가겠지... 나는 일단 내려가는 소리가 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웬일인지 녀석은 갑자기 발자국 소리를 줄였다. 이로써 나는 놈의 위치를 알 수 없게 되었다. 뭔가 녀석이 눈치를 챈 걸 까? 그렇다면 문을 부수고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쩌지...? 그렇다! 창문으로 놈이 입구를 떠나는 것을 확인하면 된다. 나는 놈이 떠나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창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창문을 연 순간! 난 비명을 지르며 주저 앉았다. 1층 여대생이 거꾸로 매달린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목이 잘려나간 1층 여대생의 얼굴이었다. 잘려나간 목은 밧줄로 묶인 채 옥상과 연결되어 있었고, 이미 퍼렇게 변한 입과 코에서 아직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dbs_yoon/221452459962 아니 저렇게 방음이 안되는 곳이면 빨리 이사가세요.... 그리고 나였으면 그냥 방에서 이불 덮고 덜덜 떨었을 것 같은데 대체 왜 창문 밖을 겁도 없이 내다보시나요..
퍼온 썰) 텅 빈 강의실
와 ㅅㅂ 날씨 왤캐 추움? 가을 뭐 얼마나 됐다고 겨울오는 느낌; 아 오늘 소설은 뭔가 쁘띠 공포 소설임 올드스쿨이랄까요 ㅇㅇ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그때는 대학교 시험 전 날이었습니다. 매번 학기마다 이번에는 평소에 공부해서 학점관리를 할거야! 라고 결심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더군요... 결국 이번에도 시험 전 날이 되서야 급한마음에 동기보고 오늘 학교 도서관에서 밤샘 공부하고 오전에 바로 시험치고 집가서 푹자는게 어떻겠냐고 꼬셔댔죠.. 근데 그 녀석이나 저나 학교와 집이 너무 멀었기에 꽤나 설득력있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때만해도... 해맑던 저와 그 친구는 그 날 강의실에서.. 공포의 하룻밤을 지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죠... 처음에는 인문대 건물의 지하도서관에 자리를 맡아놓으려고 강의가 모두 끝나자마자 갔지만.. 역시나 시험기간이라 한 자리도 없더라구요.. 저희는 할 수 없이 캠퍼스의 꼭대기쯤인 중앙도서관까지 땀을 뻘뻘흘리며 걸어가야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그 곳은 아예 사람들이 번호표까지 뽑고 기다리고있더군요.. 제가 평소 워낙 도서관에대해 문외한이라서 뭔 번호표까지 뽑고 기다리냐.. 싶었습니다.. 저와 동기 녀석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어디서 공부하지? ' 참나 .. 공부를 하겠다는데도 할 장소가 없다니.. 그런데 문뜩 떠오른 것이.. 시험기간에만 적용되는 저희 학과 전용강의실이었습니다. 10층의 1002호 강의실이었는데, 보통은 저희 전공 강의실이고.. 도서관이 자리가 없는 학생을 위해 학과마다 정해놓은 임시방편의 대체독서실이 되는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강의가 끝나는 시간부터는 해당 조교나 강의실 관리인이 모두 문을 걸어잠그는 걸로 알고있었기에.. 고민을 하다가, 혹시나 몰라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10층에 올라가보았습니다 '오!! 열려있다 열려있어 ' 처음에는 반쯤 불이 꺼져있는 텅빈 복도에 굳게 닫혀있는 1002호 강의실 문을 보고 역시나 잠겨있겠구나 했지만.. 문이 열리는 겁니다 저희는 깜빡한 조교님에게 속으로 감사를 드리며 남눈치도 안보이는 이 강의실에 무한만족을 느꼈습니다 물론... 나중에 벌어질 일은 ..몰랐으니까, ... ... 그렇게 두시간쯤 흘렀나요? 저녁 9시경 출출해서, 노래를 듣던 이어폰을 빼니 창문에 굵은빗물이 후두둑- 부딪히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그 사이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더군요... 그때, 강의실 뒷문이 스르르 열리고있었습니다 저와 친구는 순간 소름이 돋아 일제히 뒤를 돌아보았죠... 아, 1층 로비의 관리인 아저씨였고.. 그 분은 깜짝 놀라하며 여기서 뭐하냐고 하셨습니다.. 각층 마다 순찰도 하고 차단기도 내릴겸 돌고있는데 1002호에 왠 전등이 켜져있어서 왔더니 저희가 있더랍니다.. 저는 관리인보고 정중하게 부탁하기 시작했죠... 도서관에는 자리도 없고..내일은 시험이고.. 공부는 너~무 하고싶고.. 그래서 혹시나 열린강의실이 있나왔는데 여기가 열려있었다고.. 그러니까 제발 한번만 있게해주시면 안되겠냐고.. 부탁, 또 부탁을 드리니 아저씨께서 감사하게도 그럼 10층에만 차단기를 안내릴테니 나중에 도서관에 자리있는지 보고 있으면 불끄고 1층에와서 아저씨한테 말하고 나가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어떻게 일이 잘풀리는거 같았죠 그렇게 관리인이 간 직후, 저희는 쫒길뻔한 긴장감이 해소가 됬는지... 출출함을 느꼈습니다 '아..어쩌지.. 우산도 없는데..' 그때 친구는 짜장면 시켜먹으면 된다며 저희 전공 강의실 앞의 컴퓨터 서랍쪽을 뒤적거려 배달책자를 꺼내오더군요 .. 놀라운 녀석, 그런데 그때는 몰랐습니다.. 중국집이 그렇게 빨리 닫을 줄은... 10시가 가까워지니 뭐.. '어 ? ' 소책자를 뒤적거리던 친구가 학교 근처에 이런 중국집이 있었나? 싶어서 보여주는데.. 보통.. 보면 한바닥에 음식사진과 여러가지메뉴.. 전화번호.. 뭐이런식으로 광고지를 꾸며 놓잖아요 그런데, 한바닥 끝 모서리에 조그마하게 < 짜장면/짬뽕 tel. 010-xxxx-xxxx > 이렇게 한줄로... 다른 글씨체로 프린팅 되있더군요 희한하게 전화번호가 휴대폰이었습니다 뭐지..? 아무튼 저희는 곧바로 전화 해보았습니다.. 제발... 제발 열려있어라.. '여보세요? 지금 짜장면 배달되나요?' ' 예... ' 엇! 전화가 되더군요.. 그런데 목소리가 너무 힘없는 그런 여자분이 받으셨습니다.. 저는 개의치않고 '여기 xx대학교 10층 1002호 강의실인데 짜장면 두 그릇 배달될까요~?' 하니까.. '훗..예.. ' 하고는 먼저 끊어버리는 겁니다... 저희는 서로를 보며 멍때렸습니다.. 뭐 이런곳이 다 있지? 단답은 물론이고 먼저 끊어버리다니..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이 폭풍후를 뚫고 이곳까지 배달해주시겠다는데.. 저희는 굶주림을 참으며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아... 30분이 흘렀는데.... 이미 시간은 밤 10시를 훌쩍넘겼고.. 그래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 아까 전화했던 사람인데요.. 배달 출발했나요?? 30분이 지났는데.. ' 제가 말도 안끝났는데 굵직한 목소리의 남자가 '갔어요 ' 하고는 또 툭- 끊어버리더군요.. 하..참나.. 어이가없어서.. 다시는 이곳에 시켜먹지않을것으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죠 그렇게 저와 친구는 10층의 빈 화장실에서 창문을 열어놓고 담배를 피며 엄청 욕을 해댔습니다. 그렇게... 또 30분이 흘러 기다린지 무려 1시간이 지났어요, 1시간이..... 저희는 배고픔이 극에 달했기때문에 그냥 취소하고 비를 맞든 밖에나가서 밥을 먹으려고 또 전화를 하게되었죠..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전화자체를 받지않더라구요 저희는 화가 끝까지 치밀어올라서 이거완전 낚였다고.. 누군가 휴대폰번호를 써놓고 우리를 농락한거라고, 나가자나가자! 하며 엘레베이터 앞에서서 버튼을 눌렀습니다. 응? 반응을 안하더군요.. 아차! 갑자기 관리인아저씨께서 하시던말씀이..떠올랐습니다.. 각 층의 차단기를 내린다고... 그렇다면 현재 저희가 있는 10층말고는 전부 소등상태인겁니다... 엘레베이터가 될리가 없었죠... 그렇다면.. 불꺼진 계단을 10층이나 내려가야해..? 라고 생각이 들때즈음... 그날 밤, 악몽의 협주곡은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 찌걱... 찌걱... ' 저희는 텅빈 복도의 중앙에 있는 엘레베이터 앞에서 물에젖은 장화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희미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고요하고...천천..히.. 올라오는 소리더군요... '찌..걱... 찌걱..... ' 그 발소리는 이미 7층까지 온듯한 울림이었습니다.. 텅빈 복도, 텅빈 학교, 쏟아지는 빗줄기... 친구와 단둘이 이곳에서... 갑자기 저희는 벙어리가 된것처럼, 그 발소리에 집중하게 시작했습니다 '배..배달인가..?' 그런데 급속도로 휩싸이는 공포는 평범한 생각을 할수없게 만들었죠.. 대신 여러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너무나도 허접했던 광고지하며..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전화에서의 태도.. 늦은 시간에도 배달이된다는 이상함 그리고.. 너무나도 여유로운 저 발소리까지.. 마치 모든 퍼즐이 수상한쪽으로 하나하나..완성되기 시작하자.. 저희는 본능적으로 지금 올라오는 사람과.. 마주치면 안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 아아.. 발소리가 이미 9층까지 온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도 여유롭고 이 상황을 즐기는 듯한 저 장화소리에 저희는 소름이 돋아버렸습니다 ' 화장실에 불끄고 숨어있자 ' 1002호 바로 맞은 편에 화장실이 있었는데.. 친구의 말에 저도 얼떨결에 남자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물에 젖은 장화소리는 저희와 같은 층까지 올라왔고.. 잠깐 멈칫하더니 복도 끝에서부터 유일하게 전등이 켜져있는 1002호까지... 갑자기 무작정 달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다ㅏ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ㅏ다ㅏ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ㅏㅏㅏㅏㅏㅏㅏ ' 저희는 너무 깜짝놀라 헉!하는 소리를 꾸역꾸역 집어넣고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입구로 가서 상황을 한번보려고 걸음을 옮기는데 친구가 내 팔을 잡으며 겁에 잔뜩질린 표정으로 막더군요... 저는 안보면 도저히 못참는 성격이라.. 조심조심걸어가서 눈만 빼꼼히 내어 맞은편의 저희가 있었던 강의실을 보았...습..니.. 아... 키가 끔찍히도 컸습니다... 허리까지 오는 부스스한 머리의 .. 빨간 우비에, 빨간 장화를 신은 여자의 뒷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머리카락만 빼고 비에 흠뻑젖었는지 시뻘건 우비에서는 빗물이 그대로 뚝뚝 흐르고 있었어요.. 그 여자는 문앞에 가만히서서 텅빈 강의실을 응시하고있더군요... 더욱 충격인것은 확실하게.. 배달은 아니였습니다, 철가방이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그여자의 어깨가 서서히 뒤로.. 저희가 있는 화장실쪽으로 돌기시작했습니다. 저는 다시 흠짓하며 고개를 뒤로빼 화장실 친구가있는쪽으로 들어와서 넋이 나간 표정으로 친구에게 조용히하라는 제스쳐를 취했죠... 들키는 순간.. 죽을 것 같았습니다 '찌걱....찌..걱...' 다시 비에 젖은 장화소리가 여유롭게 화장실쪽으로 오기시작했어요.. 저희는 식은 땀으로 이미 범벅이 되있었고... 머릿속은 이미 새하얗게되었습니다.. 들어오면 어쩌지..? 어쩌지..어쩌지.. 하지만 다행히도... 남자화장실 바로 옆의 여자화장실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고.. 세면대의 물을 트는 소리가 곧이어 들렸습니다.. 저희는 그 타이밍을 놓칠수 없었기때문에, 있는 힘껏 복도끝 계단쪽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남자화장실을 나올때 세면대를 향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자를 슬쩍 보게되었는데.... 아아... 얼굴이 화상으로인해 녹아버린것처럼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세면대 앞에서 허리숙인 그 상태로 고개만 돌려 저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달려.. 달려! 더빨리! 더빨리! 씨발! 빨리빨리빨리 저희가 복도끝 계단쪽으로 다다랐을때 곧이어 뒤의 화장실 쪽에서 들려오는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여자의 괴성과 함께 달려오는 비에젖은 장화소리에, 저희는 어두컴컴한 복도계단을 미친듯이 달려 내려가야만 했습니다 내려가면서 몇번이고 엎어지고 난리였지만 아픈줄도 모르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그 여자의 발소리는 6층쯤에서 멈추었고 순간 1층 로비의 관리인아저씨가 떠올라 그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있는 아저씨를 다급하게 깨우자 아저씨가 부스스 눈을 뜨는데.. 저희를 보자마자 눈이 땡그래지면서 " 엘레베이터도 안됐을텐데 잘도 빠져 나왔네 ? " ㅊㅊ: 웃대
퍼온 소설) 모서니
짧지만 임팩트는 강한 소설 '모서니' 이거이거 아주 짜릿함 ㅇㅇ 강추~~~~~~ 주말이 다 끝났지만, 뽀유의 잼나는 공포소설보고 힘내세용~^^* ㅎㅎ 우하하!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너희들, 모서니라고 들어봤어?" 그것이 내가 시작한 무서운 이야기의 첫 운이었다. 천둥이 치는 여름밤, 자취방에 모인 이들의 놀거리로는 무서운 이야기가 제격이다. '귀신 이야기를 하면 귀신이 온다.' 라는 말도 있지만, 건장한 20대 청춘에게는 공염불이었다. 촛불을 밝히고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끝마쳤지만,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 그리고 분위기를 살릴 마지막 기회가 나에게 돌아온 것이다. "그런 건 처음 들어보는데." "맞아, 내가 무서운 이야기는 꽤 좋아하는데 모서니는 처음 들어." 내가 뗀 첫 운을 듣고, 다들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럴 만도 해. 나도 10살 때 처음 겪은 일이거든." "이거 괜히 지어낸 이야기 아니야? 다른 거 없어?" "초치지 말고 있어 봐. 진짜 무서운 이야기인 데다가, 내 경험담이니까." 나는 내 앞에 있던 물이 든 잔을 비웠다. 길다면 긴 이야기니, 미리 목을 적셔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빈 잔이 된 종이컵은 수연이가 가져가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하여간 집주인 유세 부리긴. "흠...그러니까, 내가 10살 때 초여름이었어. 해도 빨리 뜨고, 매미도 새벽부터 울어 제껴서 아침잠 즐기기는 그른 시절이었지." 나는 대충 물로 세수를 마치고 식탁에 앉았다. 평소 같았으면 아홉 시쯤 일어나서 시리얼로 아침을 떼웠겠지만, 오늘은 갈 곳이 있었다. 어제 산 잠자리채가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실험해 볼 이유도 있었고, 남들 다 기르는 사슴벌레를 나도 한번 길러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10여 년 전에는 그 바닥이 꽤 촌구석이어서 자전거를 타고 10분만 나가도 비료 냄새가 가득했으니, 조금만 더 나가면 사슴벌레 잡을 곳은 사방에 널렸었다. 시래기국에 밥을 말아 먹는 순간에도 바깥 생각뿐이었고, 살금살금 나가다 붙잡혀서 이를 닦는 중에도 바깥 생각뿐이었다. 마침내 준비를 마치고 나는 의기양양하게 자전거에 올랐다. 가방에 꽂아놓은 잠자리채가 깃발처럼 멋있게 휘날렸다. 수연이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좀 지루한데, 이거 무서운 이야기 맞아? 다른 이야기는 없어?" "맞으니까 가만히 있어 봐. 원래 공포영화도 앞에 20분은 다른 이야기만 하잖아." 나는 단박에 수연이의 말을 자르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침이라 길에 차가 없더라고. 뭐, 원래 외진 길이긴 했지만 말이야. 다만 그 망할 안개가 존나게 꼈지." 성윤이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이제 좀 분위기가 사네." 인근의 저수지에서 피어오른 안개는 무진처럼 사방을 뒤덮었다. 꽤 짙어서 정오가 돼야 사라질 것 같았다. 나는 무서워서 핸들에 달린 라이트를 켰다. 싸구레 중국제 라이트는 고작 내 앞길을 밝히는 게 전부였다. 안개에 서린 습기들이 빠르게 내 몸에 달라붙었다. 춥지는 않았지만, 살갗은 닭처럼 돋아났다. 집에 돌아갈 때 즈음 되면 햇살을 원망하겠지만, 지금만큼은 해가 좀 더 강렬했으면 좋겠다. 목적지인 산에는 가까워졌지만, 안개는 사라질 생각 따위는 없어 보였다. 산기슭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매어놓았다. 등 뒤로는 논밭을 뒤덮고 있는 안개의 파도가 보였다. 안개를 뒤로하고 산줄기를 타고 올라갔지만, 잠자리는 고사하고 사슴벌레 역시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점점 산을 타고 올라갔지만, 오히려 안개는 짙어만 질 뿐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그때쯤 깨달았다. 매미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등줄기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른 아침부터 울어 제낀 매미가 왜 울지 않는 걸까? 무언가 잘못됐다. 무언가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나가야 한다. 나는 어제 산 잠자리채도 내던지고 산길을 뛰어 내려왔다. 발목을 접지를 뻔했지만, 속도를 줄일 수는 없었다. 다행히도 자전거는 내가 받혀둔 곳에 그대로 있었다.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맞추는 손이 달달 떨렸다. 자꾸 번호키 하나가 중간에 걸려서 빠지려고 하지 않았다. 미치는 줄 알았다. 살면서 자전거로 그런 속도를 낸 적은 처음이었다. 한 치 앞이 안보이는 안개 속이었지만, 나는 곡선 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안개 속에서 차가 튀어나왔다면 분명 사고가 났겠지만, 어쩐지 차가 나타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 직감은 맞아떨어졌다. 한 시간은 달렸지만, 나는 아직도 안개 속이었다. 허벅지는 저리고, 입은 타들어갔다. 습기가 가득 찬 안개 속에서 땀은 식지도 못하고 계속 펑펑 쏟아져 나왔다. 초여름의 더위는 내 목을 졸라왔지만 여전히 온 몸에는 소름이 돋아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팔각정이 보였다. 흔히 논밭 옆에서 볼 수 있는 시설물이지만, 나는 한 시간이 지나서야 본 것이다. 더 달릴 재간도 없었다. 귀신이 나를 잡아가더라도, 숨이라도 돌릴 생각으로 팔각정에 멈추어 섰다.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자, 옛날 한복을 걸친 사람이 막걸리를 기울이고 있었다. "학생은 이런 곳에 처음 오는가?" 그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말했다. 나는 그가 깔고 앉은 돗자리로 다가가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학생은 어찌도 이리 깊이 왔는가?" "누구세요?" 그는 양은그릇에 담긴 막걸리를 들이켰다. 그리고 나서는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그러는 학생은 누구인데, 이 깊은 곳까지 왔는가?" 나는 그 사람이 이 모든걸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이 새어 나왔다. 흑흑거리고 있으려니, 그는 다가와서 말을 이었다. "이제 이 막걸리를 마시게." 한복을 걸친 이는 나에게 막걸리가 담긴 양은그릇을 건네었다. 나는 그릇을 받아들었다. 막걸리의 색은 오묘하게 흔들리는 불빛과도 같았다. 내 시선을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 양은그릇을 입에 대자, 냉장고에서 갓 꺼낸 것 같은 차가움이 입술에 맴돌았다. 바깥에 있던 그릇 같지가 않았다. 나는 왠지 모를 위화감에 다시 입술을 떼고 물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누구세요?" 아무 답변도 들리지 않아서, 나는 고개를 들고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던 한복을 입은 아저씨는 없었다. 흰자도 없이 검게 타버린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꼬리가 귀에 닿을 듯 웃고 있는 귀신이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양은그릇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그 귀신은 여자도 남자도 아닌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입에서는 서리가 계속 흘러나왔다. "마셔...마셔...마셔..." 그 두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목은 점차 길어지고 창백한 얼굴은 나에게 다가왔다. 점점 다가온다. 완전히 미쳐버릴 것 같았다. 나는 완전히 미쳐버릴 것 같았다.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이 나왔다. 이 모든 게 꿈인 것 같았다. "아아아악!!" 나는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 몸을 일으키니, 여전히 팔각정이었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랐다. 해는 중천에 올라 안개는 사라졌고, 저 멀리에서는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내가 알던 세상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뒤도 안 돌아보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꽤 무서운 이야기긴 한데, 너무 전형적이다. 그래도 수고했어. 과일이나 먹어." 정현이는 그렇게 말하며 사과 접시를 내밀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 다들 집중해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집에 돌아오고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했어. 정말이지 무서운 경험을 했다고." 나는 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소름이 돋았다.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말을 이었다. "엄마는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점 얼굴이 굳어지는 거야." "진영아, 엄마 말 잘 들어. 오늘은 다른 곳에서 자야 해." 엄마는 내 팔을 잡으며 말했다. 전혀 농담 같지가 않았다. "엄마, 왜?" 엄마의 눈동자가 빠르게 흔들렸다. 입술에 침을 바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 음, 오늘은 템플스테이를 하러 갈 거야. 다녀오면 돈까스 사줄게." 그런 단순한 얼버무림에도 속아 넘어갈 정도로 난 어린아이였다. 물론, 다음 날 아침에 돈까스를 사주셨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나는 질질 끌리듯 엄마에게 손목이 붙잡혀 차로 끌려갔다. 조수석에서 이상하게 졸음이 막 쏟아지는데, 엄마는 나를 때려가면서 자지말라고 외쳤다. 어릴 때에도 9시가 넘어가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나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였다. 30분을 달린 끝에 도착한 곳은 어느 작은 암자였다. 대나무를 세운 걸로 보아 무당집이었나보다. 엄마는 나를 번쩍 들어서 양팔로 안았다. 그리고 암자 안으로 뛰어가려니, 누군가 안에서 문을 열고 소리쳤다. "누가 그런 걸 들고 오는 거야!"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무당의 행색을 한 여자였다. 졸음이 쏟아지는 내 눈으로다 강렬한 눈동자가 보였다. "언니, 언니. 우리 애가 모서니에 씌었어." 언니라고 불린 무당은 혀를 끌끌 차며 내 이마에 손을 얹었다. "너, 대체 뭘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고작 아침에 일어나서 사슴벌레를 잡으러 나간 꼬마는 졸지에 대역죄인의 신세가 된 것이다. 나는 지금이라도 잠들 것 같았지만,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 사슴벌레, 안개, 매미. 그리고 막걸리를 건넨 아저씨까지도. "재수가 없어도 단단히 없었네. 부정도 안 탄 놈이 모서니에 씌고." 무당은 그렇게 말하고 엄마에게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엄마에 실려 안으로 들어갔다. 암자 안에는 무섭게 생긴 그림과 과일들로 가득차있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무당집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조금 달랐다. 방울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고, 깃발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흔들리는 것 같았다. "조금만 기다려라. 곧 부적을 쓸 테니까. 그때까지는 네가 아들이 졸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당의 목소리는 날카로웠지만, 이상하게 안심이 되는 목소리였다. 나는 문득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음이 쏟아졌지만, 그때마다 엄마가 허벅지를 꼬집었다. 아마 멍이 졌을지도 모르겠다. "됐다. 잘 써졌다. 이제 이걸 입에 물어라." 무당은 그 잘 써졌다던 부적을 잘 뭉쳐서 내 입에 넣었다. 씁쓸한 맛이 느껴졌다. "이제 너는 잠이 들 거다. 그럼 꿈속에서 아까 그 귀신을 보게 될 거다." 그 소리를 듣자 물밀 듯 밀려오는 잠이 일순간 사그라들었다. 그 얼굴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절없이 뒤이어 오는 졸음에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절대 모서니가 주는 음식을 먹어서도, 마셔서도 안 된다. 온갖 방법으로 널 속이려고 할 게야." 점점 무당의 소리가 흐릿해진다. 도저히 졸려서 참을 수가 없다. "부적이 있는 동안에는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겠지만, 침에 부적이 녹고 나면 너 홀로 싸워야 한다." 무당의 얼굴조차 똑바로 보이지 않는다. 엄마는 내 허벅지를 꼬집었지만, 아프지도 않았다. "그 전에 꿈에서 깨야 한다." 그 마지막 한마디를 듣고, 나는 잠이 들었다. "우와 이번 이야기는 좀 흥미진진한데?" 성윤이는 닭살이라도 난 듯, 팔뚝을 문질렀다. 다들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만하면 무서운 이야기 1등 상은 네가 받겠네?" 정현이는 익숙하지도 않은 너스레를 떨었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당연하지. 어디 인터넷에서 본 거랑, 내가 직접 겪은 실화랑 같냐?" 한참을 이야기하고 나니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물컵에 있던 물은 아까 마셔버려서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성윤이 허벅지 옆에 물병이 있었다. "성윤아, 거기 물병 좀 줘봐. 후반전 시작하기 전에 목 좀 축이자." "어 여기 있어, 받아." 성윤이는 나에게 물병을 건넸다. 물병이라고 해봐야 1.5L짜리 페트병이었다. 이미 각자 무서운 이야기를 풀어놓는 동안 몇 모금씩을 마신 것인지, 얼마 남지도 않았다. "아무튼 말이야, 나는 엄청나게 당황했어. 세상에, 10살짜리 꼬맹이가 그런 일에 휘말릴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어?" "그래서 그 뒤는 어떻게 됐어?" 정현이의 다그침에 나는 검지를 들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 뒤? 잠깐만, 입도 못 댔어." 주말 드라마처럼 중요한 순간에 일부러 이야기를 끊었더니, 친구들의 얼굴에는 기대가 가득 찼다. 목을 학처럼 내민 친구들을 애태우는 것은 은근히 즐거운 것이다. 좋은 취미는 아니지만. 나는 천장을 향해 입을 쩍 벌렸다. 그리고 입술이 닿지 않도록 페트병을 천천히 기울였다. 그리고 그 물은 내 입에 투명한 유리창이라도 닫혀있는 듯, 튕겨 나와 내 목을 따라 흘렀다.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출처 : 라그린네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number=76910 으악씨 아직 꿈속이였다니 확씨!!!!!!!!!!!!!!!!!!!!!!!!!!!!!!!!!!!! 친구가 아니라 모서니였다니 미친 ;;;;;;;; 부적 없었으면 그냥 ㅈ됐다.... 이제 저새끼들이 친구가 아닌걸 알고 있는데 어떻게 견디지
퍼오는 귀신썰) 다른 이의 꿈 1화
오늘은 조금 포근한 이야기를 가져와 봤어 마음이 따뜻해 지는 이야기 왠지 아련해 지는 이야기 가을이잖아 ㅎ 귀신썰에도 감성을 한 번 더해 보쟈 ㅎㅎ 시작한다! __________________ 남편이 말했다. 자신은 저승사자라고. 죽은 자의 혼을 저승의 문으로 안내하는 저승사자. 남편의 심각한 표정에 나 역시 사뭇 진지해졌다. 이 인간이 무슨 큰 사고를 친 건가? 그러고 보니 요 며칠 남편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출근 시간에 서두르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 혹시… 회사에서 짤린 건가? 작은 회사이긴 하지만 퇴근 시간 확실하고 급여도 나쁘지 않은 직장인데… 순간 남아있는 아파트 대출금과 적금 만기일, 그리고 통장 잔고가 나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에이 설마! 나는 실눈을 뜨고 남편을 응시했다. 남편은 나의 눈길을 피한 채 이야기를 계속했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당신이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내가 당신 살려줬잖아.” 하— 이건 또 무슨 헛소리인지… 나는 심란한 마음으로 남편을 불렀다. “자기야…” 남편은 여전히 나의 눈길을 피했다. 나는 목소리를 높여 남편을 다시 불렀다. “자기야?” 그제서야 남편은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회사에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응?” 남편은 고개를 저었다. 다시 교통사고 이야기를 꺼내는 남편을 어르고 달래서 결국 출근을 시켰다. 4살 연하인 남편은 가끔씩 이렇게 아이 같을 때가 있다. 연애할 때는 그런 남편의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뭐랄까… ‘한심하다’는 표현은 너무 쎄고, 음… 그래… ‘피곤하다’는 표현이 맞겠다. 예전 같았으면 내가 맞장구도 쳐주고, 깜짝 놀라는 리액션도 해줬을텐데… 그런데 요즘 내 컨디션이 영 아니다. 특별히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몸도 자꾸 피곤하고, 몸이 힘드니까 마음의 여유도 없어지는 것 같다. 음… 그런데…… 그래, 저승사자 이야기는 농담이라고 치고, 뜬금없이 교통사고라… 내가 살면서 겪은 교통사고는 딱 두번이다. 지난 여름 휴가 때 바닷가 해안도로에서 작은 접촉사고. 그리고 어릴 적 아버지가 운전하시던 차에 난 사고. 어릴 적 사고에서는 차가 많이 망가지기는 했어도 우리 가족이 다치지는 않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교통사고와 남편과의 첫만남은 아무런 접점이 없었다. 남편을 처음 만난 순간은 무척 묘했다. 그래서 15년이 넘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때 나는 자정이 넘기 전에 무언가를 사려고 늦은 저녁 자취방에서 급하게 나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자취집 문 밖에서 서성이던 남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고등학생 즘 되었을까? 앳돼 보이는 남학생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겁이 난다거나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었고, 남학생은 나에게 걸어왔다. 그리고 내 앞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는 마치 내 주변의 모든 공기를 들이키려는 듯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 나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었다. 나한테 무슨 냄새라도 나느냐고… 그때 남편이 뭐라고 대답했더라? 오래된 시간의 향기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하고... 기다림의 냄새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때 그가 했던 말은 흐릿하지만 그의 얼굴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양 눈썹을 치켜올리고 지어보였던 미소.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빛이 났던 것 같다. == 설거지를 마치고 잠시 쉴 겸 소파에 앉았다. 어젯밤 죽은 듯이 잠을 잤는데도 몸이 피곤했다. 이제 정말 몸이 늙는구나… 고개를 뒤로 젖히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남편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저승사자… 교통사고… 그리고 환생…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야기인데… 무슨 이야기지? 소파에 기댄 채 잠이 드는 듯 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맞다. 로또 꿈! 오래전 다른 사람의 꿈을 사고 로또에 당첨된 일이 있었다. == 대학생 시절. 나는 동아리 선배 언니와 원룸에서 함께 자취를 했었다. 그 선배 언니는 나와는 다르게 여자여자한 성격에 미모도 출중해서 주변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무척 좋았었다. 그래서 동아리의 여러 남자 선배들이 나를 통해 언니에 대한 고급? 정보를 알아가곤 했다. 예를 들면, 언니가 좋아할 만한 선물, 보고 싶어하는 영화, 또는 언니의 주말 스케줄 같은 정보들 말이다. 하루는 언니가 오전 수업을 들으러 밖으로 나갔다가 바로 자취방으로 되돌아왔다. “오늘 생각보다 쌀쌀하네. 너 입는 가디건 좀 빌려입어도 될까?” 나는 아직 세탁을 못했다고 말했지만, 언니는 괜찮다며 내 가디건을 걸치고 자취방을 나섰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내가 자취방에 돌아왔을 때, 언니는 자신의 침대 위에 멍한 표정으로 누워있었다. 언니는 빌려간 가디건을 아직 입고 있었고, 내가 방에 들어갔는데도 여전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언니 이름을 불렀고, 언니는 그제서야 몸을 일으키며 나에게 왔냐며 아는 척을 했다. “언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 글쎄… 음… 내가 꿈을 꾼 거 같기도 하도… 잘 모르겠네.” “무슨 소리야? 언니, 술 한잔 했구나?” 언니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언니는 오늘 수업이 끝나고 자취방으로 오는 길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었다. 학교에서 자취방으로 오려면 6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했다. 마침 신호등의 파란불이 끝나가고 있어서 언니는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단다. 순간 자동차 타이어 미끌어지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바로 뒤에서 쿵 소리가 났다고 했다. 언니는 고개를 돌렸고… 사람 몸뚱이가 소리가 난 반대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그 몸뚱이가 떨어진 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언니는 자신이 본 장면이 너무 끔찍해서 곧장 자취방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방에 돌아온 언니는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한참을 울던 언니는 인기척이 느껴져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낯선 남자가 자신의 머리맡에 서있었다고. 놀라서 기절을 할 상황인데도 언니는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차분했다고 했다. 잠시 후 남자는 언니에게 언니가 지금 죽었고, 그래서 언니를 데리러 왔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때 남자의 눈빛이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남자는 언니가 아닌 허공을 바라보며 말을 하고 있었다고… 언니는 남자에게 물었단다. 조금전 교통사고가 혹시 자기였냐고. 남자는 여전히 허공을 바라보며 그렇다고 대답을 했고, 신기하게도 언니는 남자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고 했다. 그래서 언니는 이제 저승으로 가는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나 남자에게 앞장을 서라고 말했단다. 하지만 남자는 잠시 머뭇거리다 자기 얼굴을 한번 봐달라고 말했고, 언니는 아까부터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언니의 대답에 남자는 실망한 표정으로 한참을 그대로 서있었다고… 남자가 말이 없어서 언니는 궁금한 마음에 남자에게 자신이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고, 남자는 죽은 영혼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단다. 잠시 후 남자는 슬픈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갔고, 언니는 잠에서 깨어났다고 했다. 나는 언니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남자가 나가면서 무슨 말을 했는데?” 언니는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계속 캐묻자 언니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기다려서 나를 만났는데, 이렇게 보낼 수가 없다고…” “이야— 언니의 엄청난 미모는 이제 저승에서도 통하는구나.” 나는 이게 예사 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로또를 사야한다고 언니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나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언니는 복권을 사본 적도 없고 살 생각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결국 나는 언니에게 그런 엄청난 꿈을 그렇게 버릴 거면 차라리 나에게 팔라고 제안했다. 나쁜 꿈이면 어떡하냐며 언니는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다며 내가 끈질기게 조르자 언니는 잠시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꿈을 주는 대신에… 네 가디건… 내가 가져도 될까?” “언니가 지금 입고 있는 거?” 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빨지도 않은 가디건은 왜?” “글쎄… 그냥 느낌인데… 이 가디건 때문에 저승사자가 날 두고 혼자 간 거 같아서...” 나는 흔쾌히 오케이 했고, 시간을 확인했다.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12시가 넘어 날짜가 바뀌면 꿈의 효과가 없어질 것 같았다. 나는 바로 편의점으로 가서 로또 넉장을 구입했다. 그래서 로또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구입한 로또 중 하나가 3등에 당첨되었고, 세금을 제하고 100만원이 살짝 넘는 돈을 수령했었다. 당첨금의 절반을 룸메이트 언니에게 건내며 말했다. 언니가 직접 로또를 샀으면 분명 1등이었을 것이라고… == 남편이 퇴근했고, 우리는 말없이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는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다가 안방으로 들어갔다. 불이 꺼진 안방은 어두웠다. 남편은 침대에 누워있었다. 나는 남편 옆에 나란히 누웠다. 낮은 목소리를 남편에게 말을 걸었다. “자기야… 벌써 자는 거야?” “아니… 아직…” “아침에… 저승사자 이야기… 장난치는 것 같지는 않던데… 자기 혹시 무슨 일 있어? 혹시… 어디… 아프다거나……” 남편은 누운 채로 고개를 저었다. “그럼 왜 그런 이야기를 한거야?” 남편은 몸을 돌려 나를 향해 돌아누웠다. 그리고 방긋 웃으며 말했다. “장난이었어. 하하.” 나는 남편의 팔뚝을 꼬집었다. “으이구! 내가 오늘 내내 얼마나 걱정한줄 알아?” 남편은 환하게 웃으며 미안하다 말했다. 어둠 속에서 남편의 얼굴은 빛이 나는 것 같았다. == 다음날 아침. 눈을 뜨고 거실로 나왔다. 남편은 이미 출근 준비를 마치고 혼자 아침을 먹고 있었다. “미안. 내가 아침 챙겨줘야 하는데.” “미안하긴. 누나 많이 피곤한 것 같던데, 들어가서 좀 더 누워있어.” 남편 말대로 더 자고 싶었지만 나는 남편을 마주보고 식탁에 앉았다. 남편 혼자 밥먹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턱을 괴고 남편이 밥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편은 그런 내가 부담스러웠는지 입을 열었다. “뭘 그렇게 빤히 봐? 밥먹기 민망하게…” 나는 손을 뻗어 남편의 입술에 붙은 밥풀을 떼어냈다. “에구에구, 우리 애기 밥먹으면서 흘리지 않고 잘 먹나 보려고 그러지~” 남편은 나를 보고 씩 웃어보이고는 말했다. “누나, 우리 여행갈까?” “뜬금없이 갑자기 왜? 나야 좋은데… 자기 여행 싫어하잖아. 집 나가면 고생이라며?” “하하.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남편은 식사를 마치고 식탁을 치우는 나를 향해 말했다. “우리 신혼여행 갔던 곳 있잖아. 거기는 어때? 누나 종종 거기 다시 가고 싶다고 했잖아.” “글쎄… 마음이야 가고 싶지. 그런데 문제는 돈이지. 그리고 자기 회사에서 휴가를 길게 줄지도 모르고…” == 태국 크라비. 우리가 신혼여행을 간 곳이다. 벌써 10년이 넘었구나. 시간 참 빠르다. 크라비 주변 섬 투어. 배를 타고 이동하는 중간 중간 바다 가운데에서 하는 스노쿨링. 카약을 타고 하는 정글 투어, 그리고 야시장과 타이 음식들. 남편이 뜬금없이 꺼낸 여행 이야기에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런데 신혼여행에서 남편은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을 했었다. 남편은 향신료 냄새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자기가 먹는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식당의 다른 테이블에서 향신료 냄새가 넘어오기만 해도 음식은 고사하고 물 한모금 넘기지를 못했다.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시댁에 인사를 갔을 때… 헬쑥해진 남편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던 시댁 식구들의 눈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비록 음식 때문에 힘들긴 했어도, 남편은 신혼여행이 자기 삶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그 행복이 끝나는 시간을 미리부터 걱정한다고 한다. 그래서 남편은 신혼여행 중에 죽음에 관련된 질문을 나에게 던진 게 아니었을까? 남편은 재미로 하는 심리 테스트라며 나에게 물었지만, 남편의 표정에는 심각함이 느껴졌었다. 남편이 물은 심리테스트 질문. 당신에게 미래를 보는 능력이 생겼다고 하자. 그래서 당신의 가까운 친구가 죽는 날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그 친구에게 죽음을 미리 알릴 것인가? 만약 알려준다면, 당신은 친구가 죽기 얼마 전에 알려줄 것인가? 그때 나는 알려줄 것이라 답했고, 한달이면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었다. 태국 크라비로 여행을 가자고 고집을 부리는 남편을 어렵게 말렸다. 대신 우리는 제주도에 가기로 결정했다. 남편 말로는 제주도나 태국이나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 했지만, 솔직히 그 작은 차이도 아쉬웠다. 그리고 모른다면 모를까… 남편이 물 한모금 마시기도 힘들어할 것을 뻔히 아는데 태국을 고를 수는 없었다. == 제주도는 이번이 세번째다. 하지만 4월의 제주도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주가 이미 유채꽃 절정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지인이 추천해준 녹산로로 향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유채꽃과 벚꽃. 노오란 꽃길에 마치 눈이 내리듯 벚꽃잎이 허공에 날라다녔다. 우리는 풍경을 즐기며 느릿느릿 움직이는 앞차를 따라갔다. 한참을 따라가다 보니 유채꽃 벌판이 펼쳐졌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남편이 물었다. “우리 주차하고 좀 걸을까?” 남편과 나는 유채꽃으로 뒤덮인 들판을 걸었다. 남편은 말이 없었다. 나는 가만히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은 차가웠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손을 잡은 채 한참을 걸었다. 구경을 마치고 차로 돌아오며 남편이 말했다. 사람이 너무 많다고… 남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늦은 밤 조용할 때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을 때, 나는 씻자마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꿈 속 나는 어두워진 유채꽃 들판을 걷고 있었다. 진한 노란색이 아닌 창백한 흰색의 유채꽃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낮에 보았던 거대한 풍력 발전기가 보였다. 발전기의 날개가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우웅— 우웅— 하는 풍차 소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주변이 쥐죽은 듯 조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넓은 벌판에 나 혼자였다. 순간 내가 있는 곳이 낮에 구경한 장소가 아니라고 느껴졌다. 내가 지금 다른 세상에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끝없이 펼쳐진 하얀 꽃밭이 괴기스럽게 느껴졌다. 순간 나의 왼손을 감싸는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손을 움츠렸지만 차가운 그것은 낚아채듯 나의 왼손을 움켜쥐었다. 헉—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몸은 굳어버렸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손을 잡고 있는 차가운 느낌은 여전했다. 팔에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나의 손은 무언가에 붙들린 듯 꼼짝할 수 없었다. 그리고 머리 속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아직은 아니야…' 남편의 목소리. 나는 왼손에 느껴지는 남편의 차가운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 여행을 다녀와서 몸무게가 많이 줄어 있었다. 여행 중 많이 피곤하고 입맛이 없어서 좀처럼 먹지를 못했다. 처음에는 좋아했는데, 체중이 너무 빠지는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여러가지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다음주에 진료를 예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이른 아침.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수화기 건너 나를 확인하는 목소리가 차분하게 느껴졌다. 병원 직원은 보호자와 함께 올 수 있는지 물었다.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 검사 결과가 좋지 않구나… 나는 애써 목소리를 내리 누르며 대답했다. 남편과 함께 가겠다고. 의사는 친절한 목소리로 검사 결과를 설명했다. 의사의 긴 설명 중 나의 머리 속에 남은 것은 말기암이라는 단어와 몇몇 숫자들이 전부였다. 간암 4기…… 5년 생존율 10%. 나는 차분했다. 사실... 차분했다기 보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아마도 그날 나는 내가 간암 말기라는 상황을 거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병원에서 집으로 오며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기암 판정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저 여느때 처럼 입맛이 없어서 저녁을 걸렀고,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세안을 하고 양치를 하다가 거울 속 나와 눈이 마주쳤다. 거울 속 나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입에서 흘러나온 치약 거품이 턱으로 흘러내렸다. 흘러내리는 거품을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았고, 목으로 넘어오는 치약맛에 헛구역질을 하면서 나는 울었다. 한참을 울었다. == 3개월에서 반년. 많이 피곤한 것을 제외하면 행동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한달 후… 아니 보름 뒤에는 나의 병세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었다. 째각째각 흐르는 일분 일초가 아깝게 느껴졌다. 잠이 오지 않았다. 나의 옆에 누워 잠들어 있는 남편을 보았다. 남편의 얼굴은 여전히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남편은 잘생겼다. 정말 잘 생겼다. 내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가 아니라 남편은 객관적으로 봐도 잘생겼다. 결혼 당시 친구들 사이에 남편의 외모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었다. 심지어는 한 친구를 통해 내가 유력 대기업 오너의 손녀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소문은 꽤나 구체적이었다. 나의 아버지가 재벌 가문의 막내 아들인데, 그동안 행실이 좋지 않아 기업의 오너인 할아버지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티내지 않고 검소하게 그리고 비교적 얌전하게 대학 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 친구 말에 의하면 재벌 3세가 아니고서야 내가 그렇게 준수한 신랑감을 구할 수 없다는 게 소문의 이유라 했다. 소문을 듣고 기가 막혔지만 남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나는 잠든 남편을 흔들어 깨웠다. 남편이 눈을 떴다. “자기야. 깨워서 미안한데… 나 좀 많이 급해서.” “응? 누나, 괜찮어? 진통제 필요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픈 게 아니고… 나 이렇고 있으면 안될 거 같아… 나 뭐라도 해야하는데…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 뭐 해야하지? 응?” 남편은 몸을 일으켜 앉아서 나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남편은 나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사랑받는 느낌. 남편이 나를 만지고 사랑하는 이 느낌. 나는 눈을 감았다. 남편의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남편의 체취. 나의 어깨를 간지르는 남편의 까끌거리는 턱수염. 나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남편 등 근육의 굴곡. 나를 달래주는 남편의 목소리. 앞으로 이 느낌들을 몇번이나 더 느낄 수 있을까? 그날밤 나는 남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 퇴근한 남편은 당분간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된다 말했다. 막상 하루 24시간을 남편과 함께 지내니까… 뭐랄까…? 남편과의 애틋한 느낌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출근하는 남편을 보내며 느끼는 작은 아쉬움. 퇴근 후 집에 온 남편을 보고 느끼는 반가움. 이런 소소한 감정들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다. 나의 말을 들은 남편은 세상 별게 다 아쉽다며 웃었다. 그랬다. 세상 오만 것이 다 아쉬웠다. 바람이 머리칼을 스쳐지나는 느낌이 아쉬웠고, 햇빛의 눈부심도 아쉬웠고,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도 아쉬었다. 특히 남편과 함께하며 느껴지는 기분과 감정들은 더더욱 아쉬웠다. 이제 마지막이 될테니까… 남편은 미안하다며 감정이 격해진 나를 달래주었다. 그리고 바람을 쐬자며 드라이브를 가자 했다. 양양을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44번 국도로 빠져나왔다. 구불구불한 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다. 대신 힘겹게 자전거 페달을 구르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들어왔다. 안개가 자욱해졌다가 다시 시야가 맑게 트이기를 반복하는가 하더니 이내 한계령이라고 적힌 표지판과 휴게소가 나왔다. 우리는 한계령 휴게소에서 잠깐 쉬기로 했다. 휴게소 건물을 타고 흘러가는 안개를 보고있노라니 기분이 묘해졌다. 그곳에서 차 한잔을 마시고 우리는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오는 길. 한참 동안 말이 없던 남편이 입을 열었다. “누나… 누나는 내세를 믿어?” “응? 내세? 내세가 뭐야?” “사람이 죽으면 다음생에 다시 태어나는 거…” “아… 글쎄… 음……… 생각해본 적 없는데... 물론 내세가 있으면 좋겠지… 그런데 뜬금없이 그건 왜?” “그냥…” “왜…? 나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아니야… 그냥 물어봤어.” 남편의 말에 나는 웃으며 말했다. “뭘 그냥 물어봐? 내가 믿는다고 하면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려고 물어본 거 아냐?” “하하. 그런거 아니야.” “어허! 왜 자꾸 빼는 거야? 알았어. 나 다음생이 있다고 믿으니까, 하려던 이야기 해줘.” 하지만 남편은 입을 다물었다. 남편이 하려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굼금해졌다. 흠… 그냥 처음부터 진지하게 믿는다고 할껄 그랬나? 그날밤. 나는 침대에 누워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이 나의 옆에 자리를 잡고 눕자 나는 입을 열었다. “나 그 이야기 듣고 싶은데… 내세 이야기.”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 누나, 그게 그렇게 궁금해?” “그 이야기 안들으면 나 오늘 못잘 거 같아.” “하하. 알았어.” “어서 해줘.” “음… 이건… 어느 남자에 대한 이야기야.” 남편의 첫마디에 나는 남편 자신의 이야기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나는 그냥 남편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자는... 음… 전생에 살았던 여러 삶들을 기억해. 특히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고 있어.” 남편은 이야기를 멈추었다. 어두운 방안이 조용해졌다. 남편이 숨쉬는 소리가 느껴졌다. 나는 남편의 품으로 파고 들며 말했다. “이제… 그 남자… 이번생에서 나와 함께한 시간도 기억해 주겠지?” “그럼…” 남편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했다. “처음 몇 번의 삶을 살고난 후 그 남자는 한가지 확신을 가지게 돼.” “어떤 확신?” “다른 삶에서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들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믿음.” 남편은 잠시 쉬었다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그 남자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 환생한 자신의 연인을 찾아다녀." 나는 물었다.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는 건데… 어떻게 알아보는 거야?” “글쎄… 그냥 느낌으로 아는거지.” “그냥 느낌? 흠— 이해하기 좀 어렵네.” 남편이 물었다. “누나는 나 처음 보는 순간 어땠어? 느낌이 딱 하고 오지 않았어?” 남편이 꾸며낸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진지하게 남편과의 첫만남을 떠올렸다. 그날 나는 자취방을 나와 복권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가는 길이었다. “음… 잘 모르겠어. 그때 자기가 얼굴에서 빛이 날 정도로 잘생겼다는 것 밖에 기억이 안나네.” 잘생겼다는 나의 말에 남편은 기분이 좋아진 듯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런거 말고. 음… 뭐랄까… 익숙한 얼굴이라거나… 아니면 꿈에서 나를 봤다거나… 그런 거 없었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전혀…” 남편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흠… 그럴리가 없는데…” 남편과 이야기를 마치고 잠을 청했다. 그런데… 꿈에 자기를 보지 않았냐는 남편의 말. 그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이렇게 잘생긴 남자와 사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감히 하지도 못했었다. 그래서 남편이 적극적으로 나에게 다가왔을 때 나는 생각했었다. 그날 내가 잡은 진짜 로또가 바로 이 남자라고. 혹시...... 그날밤... 남편은 내가 산 꿈의 주인인 룸메이트 언니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닐까? 고개를 저었다. 에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나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남편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 나는 애써 잠을 청했다. == 긴장을 하면 얼굴에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남편이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오늘 아침부터 남편의 얼굴이 심각했다. 많이 긴장한 표정이다. 물론 내가 암선고를 받은 후로 남편의 표정은 늘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무언가 중요한 결심을 한 것 같았다. 혹시… 호스피스 병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건가? 마음 속으로 그럴리 없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서운한 마음이 왈칵 밀려올라왔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불렀고, 우리는 식탁에 서로를 보고 마주앉았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남편이 결국 입을 열었다. “누나… 나 많이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누나에게 알려줘야 할 거 같아서…” “무슨 일인데…?” 남편은 나와 눈을 맞추지 못했다. 남편은 눈을 내리 깔은 채 입을 열었다. “누나 아픈 거 있잖아…” 남편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누나… 시간이… 시간이 얼마 안남았어… 이제…… 한달이야.” 나는 물었다. “한달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니?” 남편은 대답 대신 자신의 팔을 뻗어 나의 손을 잡았다. 그제서야 나는 남편이 말한 한달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챘다. “하하… 무슨 소리야. 의사가 약 잘 먹으면 3개월에서 6개월이라 그랬잖아. 너 혹시…… 나 모르게 병원 갔다 온거야?” 남편은 고개를 저었다. “너 그런 장난 치는 거 아니야. 나 화낸다.” 남편은 말이 없었다. 남편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남편이 잡고 있는 손을 빼내었다. “누나…” 나는 두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말했다. “나 혼자 있고 싶어.” 문득 기억이 떠올랐다. 교통사고로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그때 나는 친정에서 지내고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한달 전… 남편은 장모님이 외로워하시는 것 같다며 나를 떠밀다시피 친정으로 보냈었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역시 비슷했다. 남편이 나를 친정에 보냈고, 한달이 지나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 그날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는 남편에게 잠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나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 오늘 생각해 보니까… 자기가 회사에서 무슨 일하는지 모르고 있더라고... 병원에 의료 용품 납품한다고 했잖아. 무슨 물건 납품하는 거야?” 남편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주저했다.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솔직히 나 오늘 인터넷에 자기 회사 검색해봤어. 그런데 찾을 수가 없더라구. 자기가 일하는 회사 정말 있는 회사야?” 남편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지금까지 남편에게 속고 살았다는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다. 나는 따지듯 물었다. “너 뭐하는 사람이야? 너 누구야? 너 도대체 누구냐구!” 남편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날 밤. 나는 진통제를 먹고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잠이 깼을 때, 남편은 침대에 나와 나란히 누워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말했다. “아까는 미안해…” 남편은 괜찮다는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는 남편 품으로 파고 들었고, 남편의 커다란 팔이 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남편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자신이 저승사자라 말했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일을 한다고. 처음부터 저승사자가 된 것은 아니라 했다. 언젠가부터 지난 삶의 기억을 가지고 태어나기 시작했고, 우연히 자기처럼 전생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저승사자 일을 제안 받았다고 했다. 남편은 자신이 하는 일이 보람있는 일이라 말했다. 모든 죽음은 슬프고 아쉽지만 죽음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종종 사람들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용서하는 시간이 바로 죽음의 순간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죽음을 통해 현재 삶을 매듭짓고 새로운 몸을 받아 다시 태어난다고 했다. 나는 남편의 이야기가 참인지 거짓인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 대학 시절 룸메이트 언니. 죽기 전 언니를 만나고 싶었다. 대학 친구를 통해 언니의 연락처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연락을 하려고 하니까 언니를 직접 만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아침 내내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다 어렵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작은 커피 가게. 언니는 환한 웃음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언니의 몸매와 미모는 여전했다. 언니는 나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말했다. 얼굴이 반쪽이라고… 어디 아픈거 아니냐고… 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다시 뜨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아프긴~ 나 언니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한달 전부터 다이어트 했잖아.” 언니는 나에게 여전하다며 까르르 웃음을 지어보였다. 언니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후회하고 있었다.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집에 도착해 씻지도 않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배게에 얼굴을 묻었다. 내가 미웠다. 처음에는 미안한 마음에 언니를 만나보고 싶었다. 언니의 연락처를 알아보는 중 친구를 통해 언니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때 나는 언니에게 죄책감마저 느꼈었다. 언니가 누려야 할 행복을 내가 빼앗었다는 생각에 직접 만나서 마음으로나마 사과하고 싶었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언니를 보고, 아직 미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 속 질투심이 터지고 말았다. 그런 나의 모습이 부끄러웠다. == 남편 말대로 나는 한달 뒤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죽음의 순간은 남편의 이야기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보다 우리의 사랑을 의심하는 마음이 앞섰고, 언니의 행복을 빼앗은 사실에 대한 미안함은 커녕 언니를 여전히 질투하고 있었다. 사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솔직히 나는… 내가 죽은 후... 남편이 언니를 만나서 서로가 알아보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었다. 남편이 나와 함께한 시간과 추억을 부정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추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질투와 자기 혐오 속에 호흡이 서서히 멈추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죽음이 반갑게 느껴졌다. 이제 그만 푹 쉬고 싶었다. 갑갑한 병실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우리집 소파에 앉아 쉬고 싶었다.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거실을 둘러보았다. 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집을 떠날 때 모습 그대로였다. 현관문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남편이 들어왔다. 남편은 무심한 표정으로 내가 죽었음을 알려주었다. 남편의 말에 나는 동요하지 않았다. 내가 죽었다는 말에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남편의 무심한 표정에 서운한 마음 역시 들지 않았다. 죽기 전 복잡했던 심정 역시 사라지고 없었다. 어느새 나는 남편과 함께 들판을 걷고 있었다. 어두운 들판에는 하얀 꽃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들판을 걸으며 남편은 말했다. 다음생 우리 다시 만나자고. 나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생각했다. 이제 남편에게 사실을 알려야하지 않을까?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남편이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고. 잠시 고민했고, 말하지 않기로 했다. 질투심 때문이 아니었다.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남편이 힘들어 할 것이다. 그동안 내가 힘들어했던 것처럼… 다음생에는 남편이 언니를 제대로 알아볼 것이다. 어쩌면 나의 장례식에서 서로를 알아볼지도 모른다. 나는 남편에게 말했다. 이제 나를 잊고 하루라도 빨리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고... 걷다보니 작은 문이 눈 앞에 나타났다. 아...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 가야하는구나… 남편을 보았다. 남편과의 마지막. 나답게 헤어지고 싶었다. 웃으며 말했다. "혼자 밥먹으면서 궁상 떨고 있으면 귀신이 되어서 밥상 확 뒤집어 엎을테니까... 하루라도 빨리 좋은 사람 만나." 나의 말에 남편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작은 문을 열었고, 문의 반대편으로 발을 내디뎠다. 뒤를 돌아보았다. 여전히 나를 보고 있는 남편. 천천히 문이 닫혔다. 나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길을 걸으며 남편과 함께 했던 시간을 곱씹었다. 남편과의 기억마저도 이제 마지막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쉬웠다. 만약 하나의 기억만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면 어떤 기억을 골라야 할까? 아마도 신혼여행의 기억을 고를 것이다. 향신료 때문에 고생한 남편이 떠올랐다. 얼마나 걸었을까? 꽤 긴 시간을 걸은 것 같았다. 갈증으로 물이 마시고 싶었다. 조금만 쉬었다 가야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때 흐릿하게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더 걷기로 했다. 물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점점 심해지는 갈증에 걸음이 빨라졌다. 낮은 수풀이 우거진 좁은 길을 지나자 마침내 맑은 물이 흐르는 시냇물이 나타났다. 나는 시냇가에 쪼그리고 앉았다. 두 손을 모아 물을 한모금 들이켰다. 시원한 청량감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물을 한모금 더 마시려다 멈칫하고 말았다. 시냇물에서 고수풀 냄새가 은은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 냄새… 이 고수풀 냄새... 무슨 사연이 있는 냄새인데… 뭐지? 기억이 날 듯 말 듯 답답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어럼풋이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맞다... 남편이 싫어하는 향신료 냄새인데... 그런데... 어떻게 그걸 잊을 수 있지? 혹시 지금 먹은 시냇물 때문인가...? 갈증감이 다시 강렬해졌다. 하지만 더이상 시냇물을 마시지 않았다. 그리고 서서히 의식이 흐려졌다. 수풀 위에 누워 눈을 감았다.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고 애써 신혼여행의 기억을 떠올렸다. 스노쿨링을 하면 보았던 열대어들... 맑은 바다... 타이 음식......... 하하... 그래... 타이 음식...... 향신료 냄새........ 향신료 냄새... 그리고 의식이 끊겼다. — 끝 — [출처] 다른이의 꿈 | 오유 ___________________ 저승사자라니, 전생부터 이어진 인연이라니, 매번 다시 태어날 때마다 만난다니, 근데 어쩌면 그게 내가 아니라니. 실화는 아니고, 쓰니가 지어낸 이야기라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고 몽글몽글할 수 있는 것 같아. 다들 마음에 감성 한줌 지폈길 ㅎㅎ 비록 주말은 끝났지만 좋은 꿈 꾸고 내일부터 또 힘내자! 잘자!
펌) 목성의 노래
엄청 옛날에 봤던 소설인데, 오랜만에 발견해서 가져왔습니다 평소에 제가 올리던 소설들과는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ㅇㅇ 분명 재밌게 보실 분들이 있을 것 같네염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2189년 실종된 비행사의 12년간의 기록. 렌겔 하츠는 이오 탐사 중 목성의 자기권에 들어가 그 인근에 좌초했다. 그는 자급자족형 부유 콜로니에서 식이체를 섭취하며 생존했는데, 발견 당시 렌겔은 오랜 무중력 생활의 여파로 골밀도와 근육의 수축력이 크게 감소했으며 정상적인 지상 직립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우주 공간에 노출된 사례가 없었기에 이 사건은 오래도록 매체에서 다뤄졌다. 놀라운 것은, 장기간 문명과 사회에서 단절된 상태에 살아갔으면서도 렌겔의 정신 상태는 지극히 평범했다는 사실이다. 화성 귀환 기지에 돌아온 이후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이것은 그의 12년간의 기록이다. 전면에 부착된 숫자는 그의 기록 순서를 지칭한다. 1. 테스트, 음성 기록과 영상 장치를 체크했다. 이거 멀쩡히 작동되는 거 맞나? 13. 시그널 데이터에 남겨진 전파 패턴이 신경 쓰인다. 반복되는 시간은 2분내지 3분. 21. 마실 물까지 녀석들에게 줘버렸다. 어서 열매를 맺어주었으면 좋으련만. 33. 구조대에게 계속해서 통신을 보내고는 있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목성의 전자기 파 뿐이다. 37. 이제 알았다. 목성의 플라즈마 진동 때문에 구조 요청이 닿지 못하는 것이다. 저 거대한 행성이 있는 한 나에게 구원의 여지란 없다.   빌어먹을…. 무력감이 몰려온다. 지금 인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44. 가니메데의 공전 궤도에 다다랐다. 달 보다 흉측한 크레이터가 눈에 띤다. 곰보의 형상, 상처투성이의 위성이다. 이 커다란 친구 덕분에 조금은 자기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88. 좋은 소식이 있다. 오랜만에 토마토를 먹을 수 있었다. 합성 단백질 외의 식량이 생겼다. 앞으로 경작량을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189. 전송을 포기했다. 가니메데 다음은 거대한 분화구 덩어리인 칼리스토가 순차적으로 콜로니의 앞을 지나쳤다. 그러나 목성의 파장이 너무 강해, 여전히 구조 신호가 벗어나질 못한다. 240.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목성에서 들려오는 저 에코보이스는 분명 무작위적인 자연 현상임이 분명한데 놀랍게도 그 중에 어느 정도 반복되는 부분이 있었다. 360. 전파 패턴을 복사했다. 404. 의미 없는 짓이란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시간을 보낼 것이 필요해, 이런 것이라도 필사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 자동화가 가능한 모듈이 자기장 때문에 파손된 까닭에 나는 번거롭지만 종이와 펜을 이용한 원시적인 방법으로 이를 행하고 있다. . . . . 음성 기록을 끝낸 후 식사를 했다. 메뉴는 교종 감자와 합성 단백질이다. 오트밀 같은 밍밍한 맛이 느껴진다. 오트밀,  그러고 보니 오트밀은 무슨 맛이었지? 질감도, 식감도 이제 어느 것 하나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생활로 연명해 온 것만도 오늘로 벌써 5년째다.  "이봐.(hey.)" 우주에게 말을 건다. 당연히 대답이돌아올 리는 없다. 여기엔 그 누구도 없으니까. 사실 아무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저 멀리, 5.203Au 떨어진 곳에는 내 고향이 있다. 하지만 물론 내 목소리가 거기까지 닿을 리는 없다. 이러한 기행은 단지 언어를 잊어버릴 것 같아서,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고독을 견뎌내고자 하는 발악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홀로 떠든다. 거대한 세계를 마주보며, 군청인지 흑암인지 모를 배경에 수놓인 수천 수억의 별들에게.  그마저도 지치고 나서 방열 창밖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눈이 보인다. 목성의 눈, 대적반이다.  가공할 공전 속도에 생겨난 줄무늬, 수성보다도 큰 소용돌이다. 멀리서는 이렇게나 아름답지만 그 내부는 작열하는 지옥이다. 구름 상층부는 영하 110도에, 대기 평균 온도도 영하 140도에 육박한다. 태양과 멀리 떨어졌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질량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이것은 제 2의 태양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 태양계도 쌍성계가 되었을 텐데. 도태된 행성, 태양이 되지못한 별인 것이다.  "한 순간만이라도 조용히 해줄 수 없을까." 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 저 플라즈마 진동이 멈춘다는 것은, 목성의 폭발이 정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렇게 된다면 나는 화성의 구조대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답은 없다. 돌고래 소리와 비슷한 음파만 메아리 칠 뿐이다. 나는 요즘 이 전파를 분석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섞여 들어온 혼합 전파들을 제거하고, 반복 패턴을 정리한다.  "가르쳐 달라고, 이봐." 미친 짓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이것뿐이다. 여흥거리가 없는 이 우주에서, 몇 번이고 반복되는 검은 하늘 속에서 제정신으로는 살아있을 수 없다. 인간은 섭취와 수면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보다 높은 삶의 목표와 그것과 동반한 투쟁이 생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드디어 패턴 분석이 완료되었다. 예상과는 달리 이 리듬은 완전히 같지는 않다. 바꾸어 말하면 완벽하게 다르지도 않다는 것이다. . . . 745. 나는 이것을 치환하기 시작했다. 788. 실마리가 잡혀가기 시작한다. 이만한 정보가 있다면 목성에 맞서 전파를 뚫고 연락할 방법이 생길지 모른다. 788-2. 나는 과대망상증에 걸린 모양이다. . . . 단어 사전을 완성했다. 이것은 목성의 언어이다. 전파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한지 1년 하고도 반이 지났다. 이제는 그것을 응용할 때가 온 것이다. 첫 번째 패턴과 두 번째 패턴을 조율해서 만들어낸 글자. 이것을 변환기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 음성 모두를 모두 치환해서 결과를 만든다. 이렇게 한다면 외계인의 목소리도 번역할 수 있다. 그렇다, 본래는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계인 것이다. 저 거대한 별의 노래를 이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번역기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행성에서 들려오는 잡음을 포착한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게 정상적인 말이 될 리가 없다. 된다고 해도, 그것은 억지로 끼워 맞춘 것뿐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어쩌면 목성이 뿜어내는 파장을 분석하여 그와 같은 주파수를 배제시킬 수 있게 된다면 구조대에 신호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간 나의 노고는 절대 헛수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으, 여전히 시끄럽구만." 계속해서 구조 메시지를 분쇄시켜버리는 저 목성의 소리가 너무나 거슬린다. 단순한 플라즈마 폭발이 이런 소리를 만들어낸다니 믿을 수가 없다. 어떤 원리로 저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만한 시간을 들였음에도 아직까지 도무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저 멀리 내 고향에 살아가는 현명한 학자들이라면 멋들어지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나는 시스템 가동 스위치를 눌렀다. 곧 이어 분석한 패턴을 음성으로 바꾸는 과정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 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실패다. 완전히 실패했다. 아니, 당연한 결과다. 이렇게 되어버릴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실패는 성공인 것이다.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를 향한 조소이다. 이제 무슨 낙으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내일이 막막해져온다.  "잠깐…."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패턴의 정보가, 평소라면 알아차릴 수 없는 그 부분이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멍청할 수가! 초기치환이 잘못된 것이다. 처음부터 어긋나 있었으니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하, 아직은 시간을 보낼 방법이 남아있는 것이다. . . . 1124. 2차 수정을 완료했다. . . .   "끝이다…." 드디어 완성했다. 최대의 변수부터 최소의 한도까지 완벽하게 보수했다. 만일 행성의 언어가 있다면 그 하품소리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두렵다. 이미 실패는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될 것인지 뻔하다. 나는 순간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걸로 끝이기 때문이다. 4년의 걸친 내 쓸데없는 노력에 종지부를 찍는다. 아마 이것이 끝나버리면 나는 삶의 의욕을 잃고서 자살할지 모른다.  쓸데없는 짓이란 걸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목성의 패턴은 수시로 달라지고 있어, 그것을 예측해 신호를 반사해내는 것은 무리였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이 우주선에는 그만한 장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런 의미없는 짓을 했던 것일까? 호기심과 공포. 그 두 가지는 내 유년시절부터 끝없이 싸워왔다. 정글짐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궁금해, 나는 매번 고소공포증을 느끼면서도 위로 올랐다. 그렇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나는 아무리 무서웠어도 결국은 그것을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그렇기에 나는 우주 비행사가 되었던 것이다. 인류의 저 너머를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별을 넘어 저 멀리 은하의 바다까지.  나는 떨리는 손으로 스위치를 눌렀다. 약간의 잡음이 들려오며 번역기가 가동되었다.  [@#$@#…@!%^….] 이전과 같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뭘 기대한 것일까?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 담배가 있었다면 한 모금 크게 빨아 당겼을 텐데. 강렬한 허탈감과 무력감이 엄습해왔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것은 죽음뿐이란 말인가?  “…어?” 그 때였다. 번역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익숙한 음성이었다. 목소리였다. 영어였다. 내 언어, 그것은 인간의 말이었다.  [들려… ^%&%$…들려요? @%%…들리나요?] "뭐…." 들리는가, 분명히 그렇게 물어오고 있다. 5년간 반복되던 패턴의 정체는 이것이다. 약간은 어긋나는 부분이 있지만 이것은 수정을 통해서 바꿀 수 있다. 자세히 보니 그 부분의 전파만 휘어져있다. 다시 치환을 시작한다. 역시, 여기에 기초적인 오류를 범했다. 수작업으로 해나가다보니 실수를 한 것이다.  나는 그것을 수정하고 다시 번역기를 튼다.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서 그것을 기다린다. 가슴이 두근거리다.  [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나는 미친 것이 분명하다. 나는 우주적인 신비를 목격하고 만 것이다. 나는 지금, 목성과… 태양계에서 제일 큰 행성의 목소리를 전해들은 것이다. 나는 여러생각에 압도되어 잠시동안 동안 멍하니 우주를 화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멍청하긴, 그런 건 이미 정해져있지 않은가?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가 느껴져, 나는 지금 순수한 경외심만으로 저 거대한 행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지금까지 막연한 무지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것을 타파할 이성을 택했다. 나는 최초로 태양계의 행성의 의사를 받은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거기에 걸맞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나는 자판에 손을 가져가 문자를 입력했다. 그것을 목성의 전파로 수정해서 보낸다면 대화를 하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이론적으로라면 가능하지만, 확신은 없었다. 어쩌면 이 주변에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이….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이 전파의 발신지는 틀림없이 목성을 가리키고 있으니까.  [목소리…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드, 들린다. 확실하게 들린다." 전파를 발신한다. 구조용 신호기를 행성과 이야기하는데 쓰다니. 정말이지 어이없을 정도로 비싼 무전기가 아닐 수 없다.  위이잉, 갑자기 하늘이 흔들렸다. 목성의 전자기장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대적반의 눈이 이쪽으로 기운다. 옆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흥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곧 거대한 음파가 수신된다. 목성의 답장이다. 나는 바로 그것을 해독한다.  [누구, 누구입니까? 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당신은 무엇입니까?] 틀림없는 의문사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아까 꺼내든 말을 다시 한 것을 보면 얼마나 상대가 기뻐하는지를 알 수 있다.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답신을 했다는 사실을. 자기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내 존재를 알리기로 했다.  "나는 렌겔. 렌겔 하츠. 인간이다." 인간이다…. 누군가에게 이런 소개를 한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목성은 곧 답을 해왔다.  [렌겔, 렌겔, 렌겔. 인간, 인간은 무엇입니까?] . . . 3098. 즐거운 이야기 상대가 생긴 덕분에 나는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나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3099. 나 렌겔 하츠가 인간이라는 생물의 개체 중 하나라는 것과 우리가 그 쪽을 목성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3340. 일주일간 쉬지 않고서 대화만을 했다. 나는 목성을 '너(You)'라 지칭했다.  작은 문제점이 생겼다. 대화는 성립하지만, 녀석은 내가 인지하는 단어들을 모른다. 그래서 목성이 나에게 건네는 말들은 대부분이 질문뿐이었다. 알려주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나는 매우 지쳐있었다. 나는 나에게 수면이란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취하지 않으면 생물로서 죽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3341. 확인하지 않은 음성만도 67개다. 내가 잠든 사이 목성이 나에게 말을 건 것이다. 대부분이 '잠이 들었습니까?' 와 '지금 수면이라는 것을 취하고 있습니까?' 였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제발 대답해주세요. 또 혼자가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였다. 3460. 이 녀석은 고독하다. 만들어진 몇 십 억년 동안 혼자였다.  상상해보라, 나는 고작 5년 정도로 이렇게나 미칠 것 같은 세월을, 목성은 영원과도 같았을 시간을 견뎌온 것이다.  나는 밍밍한 음성보다도, 감정이 담긴 목소리를 원했다. 프로그램을 수정한다. 내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도록, 목성의 감정을 수신할 수 있도록. 3560. 수정이 완료되었다. 이제 희노애락을 전달할 수 있다. 목성도 기뻐했다. 내 기분대로 목소리의 패턴을 어린 소녀의 것으로 바꾸었다. 귀여운 목소리다. 3562. 이오를 보았다. 얼음의 균열이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웠다. 얼음, 물, 기체로 만들어진 은색의 위성. 잊고 있던 향수를 느꼈다. 3605. [렌겔과 다른 개체는 어디 있습니까?] 인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목성은 그것을 물어온다.  "저 멀리 태양이라는 거대한 항성 가까이 위치한 푸른 별에 내 동족들이 살고 있어. 인간만이 아니야. 수천, 수만, 아니 수억의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지." 그간 알려준 지식들을 토대로 목성은 이해할 것이다. 녀석은 습득이 빠르다. 너무 빨라서 놀라울 정도다. 한 가지를 알려줌과 동시에 엄청난 정보를 습득한다. 마치 지식에 목이 마른 듯이.  [동족, 인간은 모두 렌겔과 같습니까?]  "아니, 달라. 인간이라는 생물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개체마다의 성질은 조금씩 다르다." [어째서 입니까?] 글쎄, 어째서일까. 나는 처음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대학 시절 철학 강의라도 들어놓을 걸 그랬다. 3783. [렌겔도 죽습니까?] "그래, 나도 죽게 되겠지. 언젠가는." 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처음으로 질문이 아닌 대답을 했다.  [렌겔의 죽음은 슬픕니다. 죽음을 바라지 않습니다.] 3802. 목성은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수면이 생물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게 된 모양이다. 처음 생물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녀석의 질문 공세는 어떤 의미에서는 무서울 정도다. 3855. [인간, 인간은 어째서 전쟁을 합니까?] "그건 나도 대답할 수 없어. 다들 이유가 다르니까. 어쩌면 그래서 싸우는 걸지도 몰라." [렌겔이 모르는 것이 있습니까?] 녀석은 나를 만물박사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궁금한 게 많아. 모르는 것도 많지." [당신도 나와 같군요. 매우 기쁩니다. 공통점입니다. 우리는 닮아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열창이 흔들릴 정도로 목성의 전자기파가 울렸다. 진정하지 않으면 큰일 날지도 모르니 주의해달라고 말하자, 목성은 곧 그 진동을 멈추었다. 4087. 처음으로 녀석과 싸웠다.  [당신은 악마입니다. 잔인합니다.]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생물을 희생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목성은 화를 냈다.  [렌겔이 살기 위해 렌겔과 동등한 개체를 섭취하는 것은 싫습니다.] 생명은 평등하다. 분명 그렇게 말을 했기에, 나는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한마디를 끝으로 침묵했다.  […저도 렌겔의 죽음은 바라지 않습니다.] 4103. 목성이 침묵한 요인은 다른데 있었다. 소행성이 낙하한 것이다. 열세 개나 되는 요철 덩어리들이 목성의 대기로 떨어졌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큰 폭발이 일어나 대적반 아래 적운에 끔찍한 흠집이 생겨났다. 어떻게 된 것일까. 나는 불안함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4117. 이틀이 지나고서야 목성이 말을 걸어왔다. 너무도 반가웠다.  [작은 아이들이 부딪혔습니다.] 운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4118. 녀석은 운석의 궤도를 바꾸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유도한 것이다. 그 순간의 중력 그래프가 한없이 위를 향한 기록이 남아있다.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왜 스스로 상처를 입힌 거야? 그렇게 묻자 녀석은 답했다.  [렌겔이 말해준 저 너머의 푸른 아이에게 닿게 하지 않겠습니다.] 푸른 아이는 지구를 말하는 것일까.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운석이 목성의 궤도로 끌려가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그것은 분명 지구의 위험 지대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지킨 것이다. 저 멀리 나의 고향을, 지구를. 생명의 보고를.  "아프진 않아?“ [아프다, 아프다는 무엇입니까?] 아, 그랬었지. 녀석에게 통각과 같은 개념이 있을리 없었다. 4119. [푸른 아이가 부럽습니다.] 요즘 들어 목성은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 자주 표현한다.  "왜?"  [그 아이는 생명을 만들어냈습니다.] 4201. 녀석은 지구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그 질량과 구조, 형태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목성은 지구가 자신보다 몇 십 배나 작다는 것을 듣고서는.  [귀여운 아이.] 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5.9736×1024kg의 질량을 가진 행성이 귀엽다고 한 것이다. 확실히 목성은 그와 비교하기 우스울 정도로 거대하다. 지구의 탄생과정 따위를 이야기 하는 사이에, 타이탄이 다가왔음을 확인했다. 4204. 물리지구학과 분자생물학은 내 전공분야였다. 마치 제자가 하나 생긴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대단해, 대단합니다.] 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부분에서, 녀석은 탄성을 질러댔다.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진동하는 대기가 여기까지 영향을 주었다. 진정하라고 말했지만, 들리지 않는 듯 했다. 4213. 녀석이 침울하다. 이유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지구처럼 될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작열하는 대기와 냉점에 가까운 기온, 더욱이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죽음의 바다만으로 이루어진 기체의 행성에 생존 할 수 있는 생물은 없다. 게다가 지구에서 생명을 이끈 가장 큰 공로자는 태양이다. 광합성의 결과로서 바다에 산소가 스며들고, 그것을 시작으로 생물의 다양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목성과 태양의 거리는 멀었다. 그것은 생존의 탄생을 전재로 삼기에 절망적인 거리였다. 4215. 대기압 100kpa 질소 77% 산소 21% 아르곤 1% 이산화탄소 0.038% 이것이 지구의 대기 분포이다. 현재의 생물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이 중 어느 농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생태계가 절반이상 사멸한다.  목성은 자신의 분석 결과도 궁금해 했다. 대기압 70kpa 수소 ~86% 헬륨 ~14% 메탄 0.% 암모니아 0.02%…. 거기서 목성은 비명을 질렀다. 슬픈 목소리였다. 깨달은 것이다. 그것이 생물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환경인지를. 목성은 그렇게 삼일 간 울부짖었다. 4224. 목성은 자신에게 의문을 가졌다.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해주었지만, 끝없이 질문만을 이어낸다. 그 중에서는 약간 아이러니한 것도 있었다.  [저는 어떻게 보이나요?] 나는 자신 있게 말해주었다.  "아름다워, 무척이나." 목성은 침묵했다. 한 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답신이 왔다.  [지구는, 푸른 아이는?] 나보다 더 아름다운가, 라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비교하기는 어려워. 지구에는 있고, 너에게는 없는 것이 있는 반면에, 너에게만 있고, 지구에게는 없는 것이 있으니까." [그래도 제가 더 거대하니까.] 묘한 것에서 질투를 하는 것 같다. 정말 귀여운 것이 누구인지를 모르고서. 4227. 며칠간 뾰루퉁한 태도의 녀석에게 좋은 것을 알려주었다.  [형제, 제 동생이 있습니까?] "그래, 셋이나 있지.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야." 목성형 행성으로 분류되는 그것들의 정보를 말해주자, 녀석은 유독 한 행성에게만 반응을 보였다.  [토성, 토성.]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며,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는다. 대기의 색깔이 자신과 같은 갈색이라는 것에 기쁜 것일까. 4228. 토성을 둘러싼 고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목성은 호기심을 보였다. 언젠가 본 얼음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토성의 띠에 대해 그대로 설명했다.  [부러운 아이.] 이 녀석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심술을 부린다.  "너에게도 있어, 예쁜 고리가." [있습니까? 고리가 있습니까?] "그래." 목성의 고리 계(系)는 희미하다. 먼지와 네 가지 주요 성분으로 구성된다. 할로 고리라고 하는 입자들의 두꺼운 내부 토러스를 만들고,  밝고 예외적으로 얇은 주 고리와 두 개의 넓고 두꺼운 희미한 두 줄의 고사머고리들. 멀리서 바라봤을 때의 그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토성의 고리보다도 아름답다.  [기쁩니다. 저도,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 너는 토성보다 아름다운 띠를 가지고 있는 거야." 목성의 흔들림에 나는 비틀거릴 수밖에 없었다. 감정 전환이 빠른 것이 장점인 녀석이다. 4300.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  "너는 스스로가 무엇이라 생각해?" 의외로 답은 빨리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은 동문서답처럼 느껴졌다.  [저는 주변의 아이들을 끌어들여 그것으로 유지합니다. 멀리서부터 흘러나오는 줄기에 잡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동시에 그것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당기는 것은 아마 태양을 말하는 것이다.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태양계를 떠돌며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 또한 중력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이지, 이 우주는 우연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나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되었다.  "너는 어떻게 태어났어?" [가장 오래된 기억은 떨어져 나온 때부터 시작됩니다.] "떨어져 나와?" [저는, 아니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우리?" [렌겔이 태양계가 부르는 우리 전체와, 지금은 밖으로 떨어져나간 아이들. 우리는 모두가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아득할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쯔음부터는 가벼운 것은 가벼운 것끼리, 무거운 것은 무거운 것끼리.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고정된 채 변화 없이 안정되었습니다.] 태양계 발생설 중에는 어느 거대한 항성이 충돌하여 그것들이 흩어지며 하나로 되돌아가기 위해 끌어 들인 중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완벽하게 조율된 만유인력의 균형, 인력과 척력이 교묘하게 배분되어 공존한다. 기적과 신비로 가득 찬 유구한 세계, 그것이 바로 우주이다.  [모든 것이 하나였을 때, 저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무엇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세계. 모든 것이 하나에, 저 역시 전체 것이었습니다.] "돌아가고 싶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렌겔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4456. 이제 녀석과 대화가 힘들어진다. 지성의 차이가 이렇게나 벌어질 줄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가끔은 너무 어려운 말을 하기에 내 짧은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요즘은 녀석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든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기껏해야 이 우주와 비교하였을 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서 목성은 영겁의 시간을 겪어오며 세계를 봐왔다. 목성이 몰랐던 것은 기껏해야 인간의 언어 정도였다. 이제야 본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연상의 연인과의 자리를 되잡아가는 것일까.  연인? 내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 7860. 이제 12년이 흘렀다. 콜로니에서 지낸지 그만한 시간이 흐른 것이다. 목성과의 대화에 빠져 너무도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나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거의 없다. 이런 생활이 편해지고 말았다.  눈을 뜨면 대적반이 아침을 반기고, 교대로 흘러가는 위성들은 인사를 건넨다. 그래, 나는 목성과의 생활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해왔기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목성은 이제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자 가족이 되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우주의 흐름을 목성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일식이 일어났다. 대적반 표면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오랜 시간 목성을 바라본 내 눈에는 그것이 마치 윙크처럼 보인다. 마치 결혼한 사이처럼, 목성의 모든 변화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다만, 평범한 연애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기에 안아 줄 수도, 키스할 수도 없다. 그저 멀리서 지구의 317.83배나 되는 거대한 아이를 지켜볼 뿐이다. 9905. [이별입니다.] 갑작스런 소식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무슨 말일까? 이별이라니? 통역기가 잘못 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목성이 단어 이해를 잘못한 것일까?  [저는 이제 긴 잠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째서, 라고 묻자 녀석은 쓸쓸한 목소리로 답했다.  [렌겔이 가르쳐 준 여러 가지들에 대해서는 '고맙다' 이상의 표현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분명 무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지고 싶습니다.] "가지고 싶다니, 뭘?" [생명을. 푸른 아이도 분명 저와 같았을 것입니다. 렌겔의 정보에 의하면, 원시의 환경도, 기본적인 베이스도 당시에는 생명이 태어날 환경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바뀌게 할 수 있습니다. 몸이 너무 거대하기에, 그것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생명을, 아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신진대사를 최소화하고 구조의 통일에만 충실히 한다면, 어떻게든 가능할지 모릅니다.]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어? 나는… 나는 이제 네 생각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는 지도…." 신진대사를 줄인다니, 스스로 동면에 들어간다는 것일까? 행성이 스스로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목성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렌겔은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인간과 같은 고등의 생물을 품는 것은 아직은 힘들지만, 아마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생명까지는 어떻게든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진심이다. 녀석은 각오하고 있었다. 자체적으로 의사를 지닌 테라포밍을, 아직까지 인류가 제대로 실행하기 버거워했던 거대한 계획을 목성은 스스로 행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렌겔과 대화는 마지막이 됩니다.] 쓸쓸한 목소리와 함께 목성의 대적반이 분열되기 시작한다. 그것은 분명 목성 스스로가 온도를 높이며, 내부의 기체를 멈추는 징조이다.  [렌겔, 렌겔. 저 멀리 푸른 별에서 온 인간. 처음 만난 생명.] 위이잉, 목소리가 흐려진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푸른색이 되고 싶습니다.] 희미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즐거웠습니다. 기뻤습니다.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렌겔과 지낸 짧은 시간들이 가장 벅찼습니다.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슬픕니다. 너무 슬픕니다.] 소용돌이치던 붉은 대적반의 눈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것은 마치 붉은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나는 멍청하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렌겔, 렌겔. 당신이 좋습니다.] 목소리는 끊어졌다. 후에 흘러나오는 소음도, 전기장도, 자기장도, 그 어떤 센서에도 걸리지 않는다. 눈물이, 오열이 세어 나왔다. 어째서, 지금 떠나야만했던 것일까. 녀석은 왜 그토록 생명을 잉태하고 싶어 했던 것일까. 왜 왜 왜, 의문만이 산더미처럼 불어난다. 이제는 내가 질문을 하고, 네가 답해주어야 할 차례가 아닌가. 그런데도 벌써 그것을 멈추어 버리다니. 슬픔이 몰려와 참을 수가 없다.  나는 그만 오열하고 말았다. 9906. 목성이 침묵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대적반이 있었던 자리를 계속해서 주시한다.  우주는 여전히 고요했다. 나에게는 이렇게 큰 비극도 우주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아무런 비중도 없다. 작다. 인간은 너무나도 작은 존재다. 크기만이 아니라 생각, 인지능력, 지성… 그 어느 것 하나 이 거대한 세계에서 가치가 없다.  쓸데없는 기대를 가지고서 호출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목성은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녀석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대화를 나누고 싶다. 순진무구한 그 녀석의 질문을 다시 한 번 들고싶다. 목소리, 다정한 그 목소리를…. “…목소리?” 그런가, 자기장이다. 바보같이,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목성의 자기장이 사라졌기에 나는 이제 구조요청이 가능해졌다. 귀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바보 녀석은 이것을, 이걸 노린 거다. 하나도 기쁘지 않다. 나는 화를 낼 수밖에 없다. 몇 번이고 허공에 소리를 질렀다. 멍청이, 바보 자식. 나는 너와 함께 쭈욱 살아갔어도 좋았었는데…. 그랬는데…. 9909. 단 여섯 번의 시도 끝에 나는 무전에 성공했다. 현실감이 없다. 12년 만에 다른 인간과 대화해 본 것은. 역양이 다른 것을 보아 상대는 타국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걸까? 다른 나라, 다른 인종, 다른 개체를 떠나서 우리는 모두… 모두가 푸른 별에서 태어난 생명인 것을. 9920. 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들은 나의 생존 자체를 놀라워했다. 표류 당할 당시의 몸무게보다 12킬로그램이나 줄었지만 내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하지만 그 부분이상으로 그들은 놀라고 있었다. 내 정신이 어떻게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그들은 내가 들려줄 이야기에 더욱 충격을 금치 못했다. 9921. 목성의 침묵은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생성된 이후부터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폭염을 뿜어내던 행성이 멈춘 것이다. 그 내부는 매우 느린 속도로 천천히 식어가고 있을테지. 1도를 내리는 데만 해도 수천, 아니 수억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모두 말했다. 연구원들은 나를 정신병자 취급했지만 기록된 데이터가 말해준다. 목성은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 녀석, 아니 그녀는 분명히 있었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작은 공통점에 기뻐하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질투를 느끼는 귀여운 소녀가.  목성은 지금 긴 잠에 빠졌다. 앞으로도 계속될 영원의 고요에서, 별들의 노래 소리를 자장가 삼아. 지금 목성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9922. 기록 종료. 사용자 렌겔 하츠의 권한으로 승인 해지. 데이터는 자동으로 베이스에 등록됩니다. . . . 서기는 끝이 났다. 이제 태양계에 인류는 없다.   13억 년 전, 그들은 신 은하로 떠났다. 과거 백 년 채 살지 못했던 그들의 수명이 2천년 이상 늘어난 까닭에 개체 수가 증가해버려 지구의 수용인원을 간단히 넘어선 것이다. 자연스레 그들은 보금자리에서 멀어졌다. 무수한 수의 우주선이 대기권 너머로 날아갔다.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푸른 여신의 별은 항성 주위를 돌고 있었다. 버림받은 어머니의 별은 이제 천천히 발화할 것이다. 수성은 이미 몇 천 년 전에 묻혀버렸다.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곧 대기는 타오르고, 육지는 녹아가고, 바다는 증발해버릴 것이다. 이제 이 별에 생물은 살 수 없다. 푸른 별은 몇 백 년에 걸쳐 천천히 기온이 오르고 있었다. 미래를 예측한 인류는 그래서 다른 땅으로 향했다.  '이어지길, 끝까지 이어지길. 내 아이들의 생명이 끝까지 이어지길.' 푸른 별은 마지막까지 그것을 염원했다.  '이제 당신의 차례인가요? 저를 이어 푸른 별이 되어주실 건가요?' 누구도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멀리 울려 퍼진다. 태양이 다가온다. 하늘이 부서져 간다. 바다가 비명을 지른다. 대지가 죽어간다. 고온에 뒤섞여가며 지축은 흔들리고 분쇄되어간다.  이제 59억 년을 견뎌온 지구는 사라졌다. 앞으로 태양은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더 멀리까지 그 빛을 보낼 것이다. 한층 찬란해진 백광이 멀리 뻗어나간다. 그리고는 닿았다. 과거 기체로만 이루어진 적갈색의 행성에게로.  그 대기에 비치는 스펙트럼은,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푸른빛이다. 태양계는 다시금 생명을 잉태했다. 목성의 노래 The End ㅊㅊ : 웃대 나사에서 가청주파수로 변환하여 우리가 들을 수 있도록 만든 목성의 노래
펌) 나 자취방이야
오늘 글은 이게 소설인지, 경험인지 준니 애매하긴한데 뭔가 글쓴이의 감정변화가 느껴지는 썰임.. 무서웡ㅠ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이번 3월에 자취를 시작했어. 긱사 추첨에 떨어져서. 시발. 트윈빌라라고 해야하나 똑같이 생긴 4층짜리 건물 두 채가 ㄱ자 형태로 놓여있는 곳인데 저 ㄱ의 윗 부분에 해당되는 건물에 내가 입주ㅅ늗ㅂ 자취를 처음 하는 냔이라 목 좋은 자취방은 그렇게 빨리 빠지는 줄 몰랐지. 학교에서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은 괜찮은 원룸들이 존재하기는 하는데, 나냔 강의 듣는 본관이 정문을 기준으로도 한참 안쪽으로 걸어가야 하는 곳이라. 좆 같아. 나냔이 다니는 학교가 옆면으로 산을 끼고 있거든. 학교가 도심 바깥쪽에 위치해서 좀 외진 곳이라 가게들이랑 원룸촌이랑 규모 작은 아파트, 그리고 학교 빼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은 아님. 그래서 더 가까운데 방을 얻고 싶었어. 동기모임이라도 갖고 밤 늦은 시각에 집에 가려고 하면 많이 무섭잖아. 시발새끼. 근데 나냔 타이밍이 늦어서 학교 근처 자취방들은 다 빠지고 트윈 원룸의 ㄱ 윗 막대기 일층 방만 남았더라고. 솔직히 일층이라 안전의 위험도 있고 웬만하면 다른 방 얻고 싶었는데 주위에 마땅한 방이 없었어. 저 ㄱ자에서 90도로 꺾어진 안쪽 면 말고 윗막대기의 바깥쪽 면은 뒤로 시멘트 담벼락 이런 거 있고 일 미터 정도 간격두고 다른 원룸의 뒷면이었거든. 그 사이는 인적도 없고 누가 숨어도 모를 것 같고. 입구는 ㄱ자의 굽어진 안쪽면에 있기는 한데 그래도 무서우니까. 힉히 그래서 아저씨한테 이러이러한 부분이 염려된다고 말했더니 아저씨가 걱정말라고 하는 거야. 복도에는 CCTV도 있고 남은 방은 창문이 뒤로 안 나 있대. 옆으로 나 있다고. 그래서 방 보러 가봤더니 뭐라고 해야 되지? ㄱ자 쓸 때 시작하는 부분 있잖아. 윗 막대기의 제일 왼편 부분. 거기에 위치한 방이더라고. 뭘 어떻게 지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방만 방향이 ㄱ의 시작 부분을 향해 창이 나 있었어. 아저씨가 뒷쪽 담벼락 보는 것보다는 여기가 낫다고. 옆에 다른 원룸이 있기는 한데 간격도 있고 덜 답답하다고. 일층이라 쇠창살도 박혀 있으니까 안전하다고. 창이 굉장히 작았거든? ㅁㅁ 이런 형태로 여닫는 건데 사람 머리가 겨우 들어갈 만큼? 사람 머리. 손바닥 두 개로 창 하나 넓이가 가려질 정도였어. 창이 옆으로 난 방 말고 옆 방도 비어있었는데 그건 담벼락쪽 보는 거. 나냔이 고민하고 있으니까 아저씨가 어차피 방도 거의 다 빠졌고 싸게라도 빼는게 이득이니까 한다고 하면 싸게 해주겠대. 일 년 계약금에서 십 만원 빼준다고. 혹했어. 사실 나냔 가정형편이 별로 안 좋아서 더이상 지원받기가 어려운 상태였거든. 십만원이 어디야. 그래서 원룸촌 한바퀴 더 돌아보고 그냥 그 방으로 한다고 했어. 딱히 갈 데도 없고 해서. 그렇게 계약하고 젤 왼쪽 방으로 정했지. 방 청소하고 다이*에서 필요한 물품 좀 사고 긱사에서 짐 정리하고. 창은 불투명 스티커 붙어있으니까 그냥 놔뒀어. 그래도 혹시 몰라서 창 아래쪽에 행거를 놓고. 방이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이라 다 정리하니까 제법 괜찮더라. 그리고 그 날은 푹 잤지. 학기 시작하고 개강 모임한 날에 좀 취했어. 알딸딸해서 집에 오자마자 이불만 깔고 바로 잤거든. 잘 자다가 술 취하면 그런거 있잖아. 입에서 단내 나면서 속 메이는 거. 그래서 중간에 깨가지고 목은 마른데 움직이기는 싫어가지고 요 위에서 부비적대고 있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야. 툭. 툭. 툭. 처음에는 간이냉장고 냉각기에서 소리가 나나보다 했어. 냉각기가 작동하다 멈췄다 이러는데 간이 냉장고는 그 소리가 유난히 크거든. 그런데 소리나는 위치가 이상한 거야. 냉장고는 대각선 내 머리 위에 있는데 소리는 누워있는 옆 쪽에서 들렸거든. 아무 생각없이 쳐다봤다가 유리창에 거뭇한 실루엣이 보이는 거야. 등에 소름이 쫙 끼쳤는데 너무 놀라니까 비명을 지르거나 재빠르게 움직이지를 못하겠더라고. 한 삼초간 얼어있다 달려가서 불을 켰는데 아무 것도 안 보이더라. 무서운데 술김에 잘못봤나 싶기도 했어. 그 일 있고 며칠간 불 켜 놓고 자고 그랬는데 그것도 또 다른 의미로 무서운 거야. 밖에서 보면 내 방만 환할테니까. 아예 천으로 창을 막아버릴까 생각도 했는데 누가 내 방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나냔만 그 사실을 모른다고 하면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위험할 수도 있겠더라고. 어? 그렇잖아. 어쨌든 술김에 잘못 본 걸 수도 있으니까 일단은 주의하면서 그대로 지냈어. 딱히 갈 데도 없고. 그러다가 한 날은 조별과제가 있어서 늦게까지 회의했거든. 어디에나 무임승차냔은 있기 마련이라 끝까지 세부적으로 정리하고 밤 늦게 헤어졌어. 집에 오니까 열한시 좀 넘긴 시간? 씻고 과제 정리 좀 마저 하다가 한시 넘어서 자리에 누웠어. 잠이 잘 안 오더라고. 아직 무서운 감각도 좀 남아있고 해서 창쪽을 힐긋힐긋 보면서 눈을 감았다 떴다하는데 퉁 소리가 들리더라고. 감았던 눈을 떴다? 아무 것도 없었어. 빤히 창을 바라보다 다시 눈을 감았어. 퉁. 눈을 떴어. 없더라고. 계속 쳐다봤어. 퉁. 후다닥 불을 켰어. 이번에는 창을 드르륵 열었거든? 근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창에서 좀 떨어져서 멀리 쳐다봤는데 캄캄한 밤이라 옆 건물 외벽만 회색으로 보였어. 저 멀리 가로등이랑. 머뭇대다 문을 닫았거든? 그런데 코 앞에서 퉁. 소리가 울리더니 창 전체에 걸죽한 물줄기가 흘러내렸어. 붉은 핏물이. 헉 숨을 들이키는데 찰나 창이 멀쩡하더라. 그날은 한숨도 못자고 계속 창만 쳐다봤어. 귀신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이없는 소리인데 나는 무서운 거야. 동기 두어명 방에 불러다가 술 마시자고 하면서 며칠 같이 자고 그랬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솔직히 술 마시자고 하면서 나가는 돈도 아깝고 친구들도 맨날 내 방에서 잘 수는 없는 일이잖아. 그렇다고 귀신 나온다고 같이 자자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 사실 내가 썩 과에서 두드러지는 성격은 아니라서 약간 아싸끼가 있거든. 흑흑흑흑흑흑흑흑. 그러니까 부를 친구도 없고 별로 안 친한데 귀신 얘기 했다가 이상한 소문만 돌까봐서. 그래서 더 이상 부를 친구도 없고 결국 혼자 자게 됐는데 또 멀쩡하더라고. 내가 기가 약해졌나? 이런 생각도 들었어. 잠을 좀 설치기는 해도 그럭저럭 지내기는 했어. 그런데 사람이 잠을 못 자니까 신경이 날카로워 지더라고. 아무래도 자취하면 끼니도 거르고 하니까 좀 안색이 안좋았나봐. 점점 컨디션도 엉망이 돼서 과제 하나를 기간을 놓쳤어. 우리과 교수라 과사에 제출하라고 해서 조교한테 갔지. 앞에서 말했다시피 내가 아싸냔이라 오랜만에 보니까 조교가 이것저것 안부차 묻더라고. 왜 이렇게 말랐냐. 공부는 잘 되어가냐 등등. 어디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 썩고만 있다가 이렇게 형식적으로라도 누가 안부를 물어오니까 그게 그냥 굉장히 고마운 거야. 그래서 막 친절하게 웃으면서 대답했지. 자취한다. 누구누구 교수 수업 어렵다. 뭘 이렇게 물어 봐. 아, 그렇냐고 내가 하는 말들을 조교가 다 받아주더라고. 그래서 대화를 안 끊고 계속 이어나갔어. 내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오니까 조교도 좀 당황한 눈치였는데 난 그냥 좋았지. 그러다가 어디 사냐고 조교가 물어보길래 트윈빌라 A동 산다 이러고 일층이라 좀 불편하다고 대답했어. 아, 그러냐고 거기 사냐고 조교가 받아주다가 순간 트윈빌라...? 이러면서 표정이 이상해지더라고. 그래서 내가 왜 그러시냐고 거기 무슨 소문이라도 있냐고 물어보니까 처음에는 아니라고 딱 잡아떼더니만 나중에는 슬그머니 혹시 거기 소문 아냐고 그러더라고? 개새끼가? 그래서 무슨 소문이냐고 물어봤더니 거기에서 몇 년 전 사람이 자살했대. 윗층에 사는 냔이었는데 마땅히 목 매달 데가 없으니까 행거에다 줄을 메고 창 밖으로 몸을 던졌다는 거야. 일층은 창도 작고 창살이 있는데 이층 이상부터는 확실히 창이 크거든. 창 크기를 생각해보니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더라고. 자살한 냔은 뛰어내리는 힘에다 행거봉이 창틀에 걸려서 뛰자마자 바로 목이 부러졌는데 좀 견디다가 줄이 풀리는 바람에 시멘트 바닥에 곤두박질쳤다는 거야. 이미 죽은 뒤에 떨어져서 시신이 그대로 일층으로 처박혔다고. 그냥 뛰어내리거나 약 먹어도 될 걸 굳이 목 매달고 뛰어내리기까지 해서 원래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었다, 가정불화다, 성적 비관에 사회부적응자까지 이런저런 소문은 무성했는데 당사자 아니고서야 모르는 일 아니겠냐고 조교가 그러더라? 그거야 뭐 맞는 말이지. 아무튼 그 말을 듣고나니까 기분이 굉장히 더러운거야. 내가 지금껏 왜 시달리나 싶었는데 적어도 원룸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잖아? 집으로 돌아온 뒤에 혹시나 싶어서 윗층으로 올라가 봤지. 보니까 삼층 끝 원룸이 멀쩡한 방인데도 불구하고 창고로 쓰이고 있더라고. 심지어 문짝도 없어. 솔직히 원룸임대에서 삼층이면 로열층이잖아. 아, 이거다 싶었지. 그 날은 주인 아저씨가 원룸을 비운 상태라 일단 보자고 이야기만 해놓고 친구한테 연락해서 하루만 묵게 해 달라고 부탁했어. 연락을 했을 때는 분명히 알겠다고 했는데 도서관에 있다가 카톡을 보내니까 답변이 없는 거야. 전화도 안 되고. 불안해서 수십통을 연달아 찍으니까 그제서야 전화를 받더라?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누가 소문을 퍼뜨렸는지, ‘너 귀신 무서워 한다며?’ 툭 이러더니만 오늘 자기는 집에 안 들어갈 거니까 귀신을 한 번 물리쳐보래. 달랑달랑. 달랑달랑. 다시 전화를 해도 소리샘으로만 연결이 되고 조금 친하다고 생각했던 또다른 친구 역시 그대로 먹통. 근처에는 찜질방도 없고 모텔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돈이 안 돼서 열두시가 될 때까지 도서관에서 버티다가 나중에는 피시방에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일이 잘 안 풀리려고 하니까 아까까지 분명히 가지고 있었던 지갑이 어디로 가버리고 안 보이는 거야. 아, 내가 정신줄을 확실히 놓고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늦은 시간에 은행에 신고를 할 수도 없고 마땅히 갈 만한 장소도 없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방에 여분의 카드를 놓아둔게 생각났어. 약간의 생활비를 좀 모아둔 거. 그 때는 이미 시간이 열두시 반이 다 되어가던 때라 오늘 들은 이야기도 있고해서 원룸에는 진짜 가기 싫었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는 거야. 새벽시간이 다가오니까 술집 쪽 거리를 빼면 인적도 점점 뜸해지고. 눈 질끈 감고 카드만 찾아오자고 생각했지. 문 열고 카드 찾아서 바로 나오면 되는 거니까 쉬운 일이라고 다독이면서. 건물에 다다라서 일부러 창가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내부 복도로 들어섰어. 주머니에 들은 열쇠로 문을 딴 다음에 심호흡만 몇 번을 들이키다가 벌컥 문을 열었지. 깜깜한 와중에도 의식을 강하게 하니까 눈 가장자리로 희미한 창틀의 모습이 보이는 거야. 일부러 외면을 하면서 얼른 불을 켰어. 방이 환해지니까 조금 기분이 나아지더라. 서랍에 들은 카드를 찾은 다음에 방을 나서려는데 막상 또 불을 끈다고 생각하니까 긴장이 밀려오는 거야. 깜깜해지는 순간 눈 앞으로 확 뭔가가 나타날 것 같아서. 그래서 그냥 전기세 버리는 셈 치고 전등을 켜놓고 나가기로 했어. 스위치를 막 지나쳐서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틱, 전등에서 소리가 나더니만 갑자기 깜빡 깜빡 불빛이 점멸하기 시작하는 거야. 가슴이 철렁해서 나도 모르게 가장 의식하고 있던 곳을 쳐다보게 됐어. 아무래도 일층이다 보니까 창문에다가 불투명 스티커를 붙여놨거든? 그런데 가급적 깔끔하게 붙이려다가 실패한 건지 ㅁㅁ으로 된 창 가운데를 중심으로 한쪽 창이 조금 비어있었단 말이야. 약 오미리 정도. 그런데 그 틈 사이로 머리를 들이민 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 물론 정말 사람이 맞다는 전제 하에. 불빛이 깜빡일 때마다 형체가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는데 환할 때는 없다가도 깜깜해지면 다시 나타나더라고. 실루엣이 사람이기는 한데 머리가 홱 꺾인 데다가 창틀의 틈에 바싹 얼굴을 들이대고 있어서 팔다리가 무슨 사방으로 굽어있는 거야. 가는 틈으로 동공이 풀린 눈과 정통으로 마주쳤어. 눈동자가 끼릭끼릭 돌아가더니 퉁. 퉁. 나를 향해 고개를 박기 시작하더라. 파지직하고 전구가 나가는 것과 동시에 졸도해서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어. 눈을 떠보니까 다행히 대낮이었어. 수업이고 뭐고 그 길로 집주인을 찾아가서는 거품 물고 방에 대해 따졌지. 이거 사기 계약 아니냐고. 나는 여기에서 사람 죽은 줄도 몰랐다고. 그랬더니 이 집주인이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도 말라는 거야. 그게 벌써 팔 년 전 일인데다 자기는 양심상 사건이 벌어진 방은 세놓지도 않았다면서. 혹시 내가 다른 방 구해놓고선 돈 돌려 받고 싶어서 거짓말 치는 거 아니냐고 도리어 화를 내더라. 그래서 다 필요없고 방 계약은 해지하겠다고 했더니 학기 중에 해지할 거면 다른 사람을 구해놓든가 아니면 돈을 되돌려 줄 수가 없대.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고. 창가에 귀신이 나타난다고 소리를 쳐도 도리어 코웃음만 쳐. 말 같지도 않은 소리는 하지도 말라면서. 달랑달랑. 달랑달랑. 진짜 눈 앞이 벌개져서 다 부셔버리고 싶었는데 가까스로 참아냈어. 집은 멀고 돈은 없고 막말로 이 집을 나간다고 하면 갈 데가 없는 거야. 계약금 그대로 뜯기고 부모님한테 손 벌리면 돈 대신 욕설만 먹을 테고 알바라고 해 봤자 푼돈이라 몇 달은 안 쓰고 모아야만 겨우 방 한칸 구할 수가 있을텐데 당장은 길도 없고. 어쩔 수가 없더라고. 가끔은 여유될 때 모텔에서 자. 이 주에 한 번씩 정도. 그래도 잠은 자야되니까. 처음에는 방만 벗어나면 마음이 편해서 잠이 잘 왔는데 요즘은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텔에서도 가위에 짓눌릴 때가 많아. 점점 미쳐가는 건가. 방에서는 충전기 꽂은 채로 밤새 앉아서 핸드폰만 해. 그래도 와이파이는 무료니까 그나마 다행이지. 꾸벅꾸벅 졸기는 하는데 혹시라도 잠들어서 나도 모르게 경계가 풀릴까봐. 무서워서. 밤새껏 하얀 벽만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도 정말 못할 짓인 것 같아.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창문을 등지려면 이 수 밖에 없거든. 사실... 요즘은 가끔 낮에 행거봉이 눈에 들어오기도 해. 툭. 툭. 툭. 밤만 되면 이 소리가 울리니까. 시발새끼. 시발새끼. .....시발새끼. 출처 : 외방 커뮤니티
소설) 두억시니_上
주말마다 찾아오는 나의 공포소설~~~ 오늘은 뭔가 전래동화를 듣는 느낌의 소설을 준비함 먼저, 두억시니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요괴인 두억시니는 어두운 그늘이나 그림자 속에서 어린아이의 모습을하고 불쑥 등장하는 요괴임. 두려운 마음이 클수록 점점 커지면서 결국 사람을 압사시키는 그럼 요괴 ㅇㅇ 퇴치하는 방법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서운 마음을 없앤 뒤에 닌 아무것도 아님ㅋ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려다보면 된다고 함. 근데 이 소설은 뭔가 두억시니를 다르게 해석한듯? 암튼 재밌으니까 언넝 읽어보이소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저 포졸 나으리들이 날 찾아온 건 내가 막걸리를 한 세 사발쯤 마셨을 때였소. 사냥을 다니는 동료들과 마시고 있었지. 원래 나는 술은 잘 마시지 않지만 요 근래에 계속 허탕을 치고 있어서 동료들과 기분이나 풀고자 내가 사는 거였소. 어제 밤새 내내 호랑이를 쫓고 있었거든. 놓쳐버렸지만. 어쨌건 아침부터 술을 먹었던 건 그 이유 때문이오. 설마하니 내가 아침부터 술을 마셨다 하여 날 잡아온 것이라면 정말 섭섭한 일이오. 나라에서 금주령을 내린 것도 아닌데... 그러고 보니 우리가 자주 가는 주막을 알고 찾아왔단 것은 저기 있는 박사령의 주둥이가 가벼워서 일 테지? 이보시오 관리양반, 심문이 끝나거든 박형에게 말해주시오. 이제 서로 빚 진 것이 없다고 말이오. 궁금한 게 하나 있소. 여기 포졸들은 왜 저렇게 눈알을 한시도 가만히 두질 못 하는 거요. 이곳 포도청의 기강이 해이한 것이오? 아니면 오랑캐들이라도 쳐들어온 것이오? 저들은 꼭 여우에 쫓기는 토끼 같은 모습을 하고 있구려. 껄껄껄. 아...아니 그것을 어찌 알고 있소? 나만이 본 것이라고... 허... 그 말이 사실이오? 큰일이구려. 그게 사실이라면 포졸들이 제자리에 주저앉아 오줌을 지려도 이상할 것이 없지. 그것이 어디까지 왔소. 어쩌면 이 마을에도 있을지 모른다라... 좋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지만 내가 보았던 것을 얘기해 드리리다. 나는 필부의 자식으로 여덟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소. 내 고향은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었으나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었지. 일찍이 농사일엔 관심이 없어서 스무살 쯤에 봇짐장수들을 따라서 떠돌이 생활을 했소.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식견도 넓히고 돈도 제법 모았으나 중간에 도적놈들을 만나 가진 것을 홀라당 뺏기고 간신히 목숨만 건질 수 있었소. 도적놈들을 피해 도망치다보니 웬 마을이 나왔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악운이었지. 마을 이름도 똑똑히 기억나는데 그 마을 이름이 무진이었소. 무진. 그때 당시엔 무진촌은 일이 일어나기 전이라 평화롭고 번창한 마을이었지. 마을 뒤에는 산이 있고 마을 앞에는 강이 흘러 정말 살기 좋아 보이는 곳이었소. 마을의 규모가 규모이다 보니 마을은 성벽으로 둘러 싸여 있고 대문엔 포졸들이 드나드는 사람들을 검시하고 있었소. 출입 통제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나는 별 제제 없이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지. 처음엔 관아에 신고하여 도적놈들을 잡으려고 했소.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포도청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더이다. 처음엔 도적놈들이 이 근방에서 세력이 세서 그런지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군. 입구를 지키던 한 포졸이 나에게 넌지시 말하는 말에 마을 사정을 알았소. “이 마을 초짜인가 본데 거 정 급하면 김대감 댁에 찾아가보시오.” 나는 더 물으려고 했으나 포졸은 더 대답하지 않고 날 쫓아내더이다. 마치 더 입을 놀렸다가는 경이라도 치를 것처럼 말이오. 김대감의 집은 찾기 쉬웠지. 관청과 그리 멀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척 봐도 으리으리하게 커다란 집이 보였거든.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엄청 컸소. 아마 그 집이 관청을 뺀다면 마을에서 가장 중앙에 있었을 것이오. 그때 당시에 나는 천둥벌거숭이였기에 집의 크기에 압도되어 여기 주인이라면 뭐든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헌데 관리양반, 그거 아시오? 왜 부자들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지? 가진 사람이 더 가지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거요. 나도 그리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내 경험에 보통 베푸는 사람은 가진 사람들이었소. 창고에 쌓아둔 쌀가마니가 되었건 인덕이 되었건 말이오. 당연한 얘기지만 없는 것들이 더 가지려고 하는 법이거든. 그렇소. 김대감은 돈은 많이 가진 사람이었소. 다른 것이 부족한 자였지. 그가 가진 주머니는 돈만 넣기엔 너무 컸거든. 너무 다급한 마음에 무턱대고 김대감의 집대문을 두드린 내가 등신이었기도 했지만, 김대감의 하인들은 주인을 닮아 며칠 굶은 쥐새끼 같았지. 대문을 두드리자 쪽문이 열리면서 날 반긴 것은 몽둥이를 든 머슴들이었소. 멀리서 웬 각설이타령이 들리는 것이 직감적으로 방금 전에 거지들을 쫓아냈다는 걸 알았지. 힘을 써서 핏물이 몰려서인지 머슴들의 얼굴과 드러난 팔뚝을 보니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오냐 잘 걸렸다는 듯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고서 나를 내려다보는데 눈알이 튀어나올 듯 해보였소. 다행인 건 그 놈들도 내가 거지가 아닌 것은 알아봐서인지 당황하더이다. 머슴들은 바로 몽둥이를 내리면서 가장 앞에 있던 머슴이 툭 던지듯 뉘시냐고 물었소. 나는 약간 놀라서 대답을 바로 하지 못 하자 한 머슴이 댁도 밥을 얻으러 왔냐고 묻더구려. 그러면서 빌어먹는 놈들에겐 매가 답이지 하면서 팔을 걷어 부치는데 그땐 정말 오줌을 지릴 뻔했지. 급한 데로 아무 말이나 지껄인다는 게, 대감집에 돈 좀 벌러 왔다고 말했소. 아마 돈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튀어나간 것 같은데 맨 앞에 있던 머슴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쪽문을 활짝 열어주더구려. 운이 좋게도 마침 김대감집에서 머슴을 구하고 있더이다. 아마 나를 방을 보고 온 일꾼쯤으로 보았었던 것 같소. 대여섯명 되던 머슴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제일 앞에 나서던 머슴이 간단하게 상황설명을 하며 어디론가 데려갔소. 대감집은 과연 넓더군. 궁궐에 가보진 않았지만 비교하자면 정말 궁궐 같았소. 사잇문을 몇 개나 지난지도 모르겠소. 집들은 모두 아주 검고 매끄러운 기와가 얹어져 있고 새로 지은 집인 마냥 기둥들에서는 은은한 나무향이 났소. 땅바닥은 고르고 깔끔했고 연못이나 꽤 큰 나무들도 있더군. 한참을 걷다 걸음을 멈춘 곳은 그 화려한 건물들 한켠에 있는 헛간이었소. 대감집이 산 거의 바로 앞에 있었는데 이 헛간은 거의 산 입구에 있었지. 산에서 쓰는 물건들을 모아놓은 곳이었소. 하지만 나는 볼 일이 없는 물건들이었지. 해서 날 데려온 머슴에게 원래 온 이유를 말하려고 했는데, 그 자는 기다리라는 말만 해놓고는 바로 떠나더군. 불러도 바쁘다며 무시하더이다. 지금이라면 불같이 화를 냈겠지만, 어수룩하고 어렸을 적이었기에 오히려 주눅 들었소. 쑥쓰러운 얘기지만 내가 있던 헛간을 벗어나면 집이 너무 넓어서 길을 잃을까 걱정까지 했으니 무엇을 더 말하겠소. 해가 어둑어둑해져가니 식모 한 명이 와서 밥을 주는데, 다 식은 선밥에 말라비틀어진 절인 무 한 조각만 덜렁 있었소. 선밥은 그나마 반은 쭉쩡이라 먹다 남은 찌꺼기를 모아놓은 듯 했지. 이미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던 터라 식모에게 뭘 물어볼 생각도 못 하고 허겁지겁 밥을 먹었소. 젊은 것을 감사히 여겨야할지 시장기를 감사히 여겨야할지 그걸 먹고도 별 탈은 없었지. 밥을 먹고 나니 더 이상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소. 지금 와서 생각하건데 아무래도 김대감은 나를 안중에 두지 않은 듯 싶소. 어쩌면 그 머슴 놈이 알리지도 않았을지도 모르오. 그 주인에 그 하인이었으니까. 별로 돈이 되어 보이지 않았던 거지. 날은 어둡겠다, 밥도 먹었고, 아직 만나서 얘기를 하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제법 큰 세도가의 집에 몸을 맡겼다는 생각을 하니 헛간도 사랑방 아랫목 같더이다. 나는 쏟아지는 피로감과 안도감에 자리도 제대로 깔지 않고 등만 뉘이고 잠에 들었소. 정말 꿀 같은 단잠이었지. 잠자리만 편했으면 말이오. 한참 잠을 자다보니 등에 담이 걸린 듯 아파오더구려. 그때 내가 아무리 젊었다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이 딱딱한 맨바닥에 자는 것은 몸이 견디질 못 했소. 해서 바닥에 깔 것이 있나하고 잠에서 깬 것이 천운이었지. 참말로 천운이었소. 유난히 달이 밝은 밤이었소. 거짓말을 보태서 눈이 부실 정도로 밝다고 생각이 들었소. 천장을 보니 일부러 뚫어놓은 건지 커다란 구멍이 나있더군. 그 구멍을 통해서 달빛이 마치 칼날같이 떨어지고 있었소. 밝아서 잘 됐다 싶어 헛간을 둘러보고 있었소. 그런데 문득 너무 조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소. 올빼미 소리는 제쳐두고서도 벌레소리 하나 들리지도 심지어 바람조차 불지 않았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직 발자국소리만 들렸다고 하는 게 맞겠지. 사람발자국 소리는 아니었고 무언가 커다란 것이 뛰는 듯한 둔중한 소리였소. 아까도 말했지만 이게 이상한 것이 오직 그 소리만 들렸다는 점이오. 마치 온 세상에 그 발걸음만이 있는 듯 했소. 내 몸은 긴장감에 굳어갔지. 손끝에서 어깨로 닭살이 올라왔소. 그리고 발걸음 소리가 헛간으로 다가올수록 난 그 소리에만 신경이 쓰였소. 타다닥 타다닥하며 서서히 커지는 소리였는데 마치 발바닥에 털뭉치를 매어놓은 듯이 소리가 흐트러졌소. 그렇게 고요하지 않았다면 나는 전혀 눈치 채지 못 했겠지. 그 때 나는 그리 아는 것이 많진 않았지만 밤 중에 산 속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것을 딱하나 알고 있었지. 바로 범이요. 범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온 몸이 사시나무 떨 듯 떨리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소. 이 헛간은 아무리 봐도 범을 막아내지 못할 것 같았소. 지금이라면 별로 놀랄 것도 아니지. 드문 일이지만 범이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뛸 때는 오직 도망갈 때만 그렇거든. 다시 말해서 아마 그 범은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다는 소리고. 아무튼 그 당시엔 그 생각을 못 했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헛간엔 날카로운 도구들이 많아서 무기로 쓸 법한 것들이 많았지. 굳어버린 몸으로 쇠스랑을 집으러 기어가는데, 정말이지 그때만큼 시간이 천천히 흐른 적이 없었소. 소리만으론 범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니 당장이라도 범이 헛간을 덮칠 것만 같았지. 요행이었고 천운이었지. 내가 쇠스랑을 잡고 몸 앞 쪽으로 당기자마자 범이 헛간을 덮쳤으니 말이오. 아마 범은 산에서 내려가다 갑자기 나타난 헛간을 보고 뛰어넘으려 했던 것 같소. 근데 그게 안 된 거지. 엄청난 소리를 내며 헛간이 무너졌소. 나는 그와 동시에 정신을 잃었지. 아마 헛간이 무너지며 통나무에 머리를 부딪쳤던 것 같소. 다시 깼을 땐 나는 사랑방에 있었소. 이미 날은 밝아있었지. 내 몸엔 아무 상처가 없었고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옷도 갈아입혀져 있었소. 옆을 보니 밥상만 떡 하니 있었는데 어제보단 나은 밥상이었소. 최소한 밥은 제대로 지은 밥이었거든. 시장기가 돌아 밥을 먹고 있으니 한 사내가 들어오더군. 물론 김대감이었소. 나이는 마흔 끝물쯤이고 체격은 나보다 좀 왜소한 편이나 다부진 느낌이었소. 다만 앞니가 조금 튀어나오고 코 오른쪽에 커다란 점이 하나 있어서 매우 심술궂어 보이더군. 옷은 때깔 좋은 살구빛 비단 옷을 입고 갈지자 걸음으로 어슬렁어슬렁 다가오더니 밥 상 앞에 앉더군. 잡설을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오. 앞말 뒷말 없이 바로 해줄 것을 말하더군. 그러면서 나를 범 잡은 장사라고 불렀소. 그리고 소매에서 비단 주머니를 하나 소반 위에 올렸소. 많은 돈이 들어있진 않은 것 같았지만 김대감이 시킬 일에 비해선 많은 것 같았소. 내가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으나 김대감은 마을을 위해 큰 행사를 치를 예정이었던가 보오. 워낙 큰 행사여서 굿판을 크게 벌여 무탈하길 기원하려 했다고 하오. 그게 칠 일 전 일이라 했소. 무슨 생각이었는지 굿을 주관했던 만신당은 시종 몇을 남겨두고 모두 내려가라고 했었나보오. 그 뒤로 깜깜 무소식이라 사람을 보내려 했는데, 어쩐지 사람들이 산에 오르길 거려했다는 것이오. 한마디로 나에게 시킬 일이란 것이 고작 뒷산에 올라간 만신당을 데려오란 것이었소. 어처구니가 없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쉬운 일이라 받아들인 것도 있었지만, 그때 나는 여러 가지로 급하기도 했거니와 김대감의 사탕발림에 내가 정말 범을 잡은 줄 알고 우쭐해있던 것이 사실 크지. 김대감은 사람을 잘 다룰 줄 알았던 게지. 굳이 하인을 보내지 않고 자기가 직접 온 것도 잔머리를 굴린 탓이었을 것이오. 김대감이 나에게 잘 대해주자 심술궂어보이던 인상도 나쁘지 않아 보였소. 김대감이 나의 진가를 알아주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가 시킨 일을 잘 해서 내 물건을 강탈해간 도적놈들을 혼내주고 싶었지. 김대감은 내 대답을 듣기 전에 소매에서 두루마리를 하나 꺼내며 “이것을 꼭 만신당에게 전하게. 행사에 관한 사항이 적인 두루마리라 범잡이 장사인 자네가 아니면 맡길 수 없으니 꼭 부탁하네.” 라고 말했소.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던 것 같소. 그렇지 않고서야 내 대답도 듣지 않고 김대감이 돈주머니와 두루마리를 내 쪽으로 쭉 밀어 줄 리가 없거든. 김대감은 밥을 다 먹는 대로 바로 출발해달라는 말과 함께 다시 갈지자 걸음으로 어슬렁어슬렁 나가더군. 끝에 헛기침을 한 번 하고서 말이오. 나는 밥을 마저 먹고 밖으로 나갔소. 어쩐지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아 약간 거드름을 피우며 하인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밖으로 안내하라고 시켰지. 그 사람은 어쩐지 묘한 눈빛으로 날 보더군. 물론 그때는 부러워서 그러는 줄 알았소. 김대감의 집 밖으로 나오니 벌써 일이 다 끝난 느낌이더군. 겨우 뒷산에 오르는 일인데 무엇이 어렵겠소? 혹시나 김대감의 기밀을 훔치려는 자가 있으면 범을 때려잡은 이 손으로 단단히 혼내주리라 마음먹었지. 분명히 우연하게 범이 죽었을 텐데도, 김대감의 한마디에 꼭 내가 분투 끝에 범을 잡은 것 같았지. ‘나는 범잡이 장사다.’ 나는 김대감의 말이 계속 떠올라 자신감에 찼소.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거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소. 내가 어제 밤에 치른 놀라운 일에 대해서 떠들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었소. 한낮에 가까워서 모두 논밭에 나가 있을 수도 있는 일이었으나 규모가 있는 마을이라면 응당 상인들이나 심부름꾼이라도 많이 지나다니기 마련인데 그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소. 마치 마을 전체가 숨죽이며 웅크린 느낌이었지. 작은 초가집 몇 채쯤 지나가다 우연히 지나는 사람을 보게 되었소. 열 살 쯤 되어 보이는 아이였지. 잘 됐다 싶어서 뒷산 가는 길을 묻는 척 하며 자랑 좀 하려고 했소. 아이들은 본디 소문을 잘 내니까 말이오. 헌데 아이에게 다가가 뒷산 얘기를 꺼내자 크게 놀라는 것이었소. 그리고 걱정하는 투로 말했소. “아저씨, 뒷산엔 산신이 노해서 요괴를 내렸대요. 그래서 올라가는 사람마다 미쳐서 내려 온데요. 그래서 엄마가 올라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나는 뚱딴지같은 소리에 아이에게 꿀밤을 한대 쥐어박았소. 세상에 요괴 같은 것이 어딨냐고 말이오. 그랬더니 아이가 막 울면서 진짜라며 요 며칠 사이에 산에서 안개가 끼고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거였소. 나는 당연히 콧방귀를 뀌었지. 나는 그런 시시한 얘기보다는 내가 해주는 얘기를 한 번 들어보라고 했지만 아이는 울면서 갈 길을 가버리더군. 나는 아이를 쫓아가려고 했으나 그건 너무 한심한 것 같고, 뒷산에 가는 길을 모르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가던 길을 갔소. 아이의 말을 아예 흘릴 순 없었소. 실제로 뒷산엔 안개가 끼어있었거든. 그 안개는 무언가 말로 설명하지 못할 느낌을 주었소. 마치 계곡 사이에서 누군가 연기를 뿜는 것처럼 괴이한 모양으로 꿈틀대고 있었소. 어찌 보면 살아있는 것 같았소. 불안감은 산 입구에서 더욱 커졌소. 산 입구엔 분명 어제 나를 덮쳤던 게 분명한 범의 시체가 있었소. 범의 대가리는 잘려서 장대에 꽂혀 있고 대가리의 방향은 산을 향해 있었소. 마치 누군가가 보라는 듯이 전시되어있었지. 안개 때문인지 산 입구는 무척 어두웠고 매우 깊어 보였소. 김대감이 왜 나에게 이 일을 맡겼는지 알겠더군. 나는 입구를 보고 있자니 막연하게 무서웠소. 정말로 산 속에 무언가가 있어서 나를 노리고 있을 것만 같았지.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어둠 속에 나 홀로 있는 것 같았소. 그리고 다시 전날 밤처럼 산 속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소. 바람 소리나 새소리, 벌레 소리 따위도. 그때 불현듯 내 꼴을 보면 웃길 거란 생각이 들더군. 한 낮에 사람도 많이 있을 이런 커다란 마을에서 혼자서 서서 벌벌 떨고 있으니 말이오. 나는 괜히 큰 소리를 내면서 산으로 올라갔소. 무섭지 않은 척하며 말이오. 김대감이 알려준 대로라면 만신당이 판을 벌여 놓은 곳은 그리 멀지 않았소. 산도 그리 높은 것도 아니어서 이 식경이면 산마루에 오를 수 있어 보였소. 만신당이 판을 벌린 곳이 산중턱보다 아래였으니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지. 안개가 짙게 내려앉아서 산길을 모두 가렸지만 김대감의 말을 믿고 열심히 올랐소. 사람들이 제법 다니는지 돌멩이도 별로 없고 잘 다져진 흙길이더군. 그런데 이상한 것은 가도 가도 제자리인 것이었소. 아니 오르고는 있었으니 제자리는 아니었을 것이오. 아니, 어쩌면 제자리였을지도 모르오. 어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소. 안개 때문에 주변이 잘 보이지도 않았을 뿐더러 안개가 잔뜩 끼어있는데도 이상하게 밝았으니 말이오. 내가 알던 산의 모습이 아니었지. 아이가 한 말이 계속 떠오르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산 속에서 마치 미친 사람의 웃음소리만 들리는 듯 했소. 마치 나를 노리고 주변을 맴돌며 웃는 것 같았지. 아마 분명 나의 착각이었을 것이오. 내가 느낀 소리대로라면 그 소리는 땅 속에서도 났었고 하늘에서도 났었거든. 이대로 계속 오르다가는 정말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 갑자기 안개가 옅어지며 너른 공간이 드러났소. 한쪽엔 산신당이 있고 터 가운데엔 커다란 나무가 있었소. 그리고 그 앞에 제사상이 있었소. 마치 막 차려 놓은 듯 먹음직스런 음식들도 있더군. 단지 사람만이 없었을 뿐이었소. 나는 도착했다는 생각에 잠깐 기뻤으나 곧 꺼림칙한 느낌을 받았소. 이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소. 커다란 나무 밑에는 그림자가 하나도 없었소. 마치 햇빛이 나무를 통과하는 것처럼 말이오. 또 젯밥이 이상했는데, 김대감의 말에 거짓이 없다면 그 젯밥은 무려 칠일이나 지난 것이었소. 당연히 새로 음식을 해 올리진 않았다고 했소. 무엇보다 굿을 하고 있어야할 만신당이나 그의 하인들이 보이지 않은 것이 제일 신경 쓰였소. 마치 그곳에는 처음부터 사람이 없었던 것 같았지. 유일하게 사람이 들어가 있을 만한 곳은 산신당뿐이었소. 나는 이 터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지만 산신당을 확인해야만 했소. 내가 겁쟁이가 될까 겁나는 것보다는 김대감에게 믿음을 잃어 혹여나 내 용건을 거절당할까 두려웠소. 내가 산신당에 다가갈수록 내 살갗이 따끔해지는 것을 느꼈소. 마치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 같기도 했고 몸이 말라가는 것 같기도 했소. 나무 옆을 지나는데 우연히 바닥을 보다 벌레 한 마리를 보았소. 정말 괴이하게 생긴 벌레였는데 전체적인 모습은 풍뎅이와 같았는데 다리가 너무 많이 있었소. 지네인 줄 알았으나 아예 머리가 없는 벌레였소. 나는 께름칙한 느낌이 들어 산신당을 얼른 확인하고 쏜살 같이 산에 내려갈 생각으로 산신당의 문을 벌컥 열어 재꼈소. 허, 그 안의 풍경은 정말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소. 덜컥 문을 열어 버린 나를 스스로 원망했지. 출처 : 웃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