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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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447번지의 비밀_3

다들 이번 소설도 재밌게 읽고 계신지요 핳핳
김사장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이번 소설은 두 편정도의 분량이 남아있습니다
토요일에 완결까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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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뭐 말입니까?"

"그게 말야... 밤이 되면 이상한 주문을 읊으며 돌아다니더라구.
그 괴상한 노래까지는 들어주겠는데 말야...그 주문 소리는 정말 못 들어주겠더라구. 들으면 엄청 기분 나쁘고, 뭔가에 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소름이 끼쳤다네.
한국말인지, 월남말인지, 중국말인지 당최 알 수 없는 이상한 주문이야. 지금 뭐라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네. 흉내도 못내겠고...

그런 행동을 십년 넘게 하고 다녔으니 사람들 심정이 오죽했겠나. 그것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그 친구 마주칠까봐 밤에 돌아댕기질 못했다니까. 동네 사람들은 말도 못하고 죽을 맛이었다네.
잘못 보였다가는 그런 상태의 친구에게 무슨 해코지라도 당할지 모르니 입을 다물 수 밖에.
최씨가 죽은 뒤로는 그 주문 소리가 더 커졌어. 미친 사람이 따로 없었다니까. 시간이 갈수록 그 친구는 점점 피골이 상접하면서 사람의 몰골이 아니게 바뀌어가더라구.

그러더니 어느 날 동네가 그 주문 소리로부터 해방됐어. 그 친구가 갑자기 사라져버린거야.
살던 집도 버리고... 어차피 그 친구는 보상금을 받았으니까 떠나도 할 말이 없지만, 우째 이상하잖아."

나는 차를 몰면서 박형사와 통화를 나누었다.

"김형사님, 김홍선 사장이 어디갔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직원들은 뭐래?"

"어디 좀 들렀다 온다고 했는데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있어?"

"뭐...비번인 사람 빼 놓고는 회사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태섭이 오늘 조퇴를 했다는데요?"

"어디 있는지 파악했어?"

"아뇨. 그건 아직..."


"그 폐가 등본 좀 뽑아 봤어?"

"예. oo리 산 447번지로 되어 있어요. 20년 전에 집이 빈 뒤로는 그 주소지로 이사 온 세대가 없어요. 그냥 그렇게 쭉 비어 있었어요. 그런데 재밌는게 있어요. 10년 전에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는데요."

"누구한테?"

"김홍선씨요."

"뭐?"

"그리고 그 폐가를 매입한 시점과 회사 사업자 등록 한 시점이 비슷합니다."

"회사를 거기에 차리면서 매입했다는 거네."

"예."

도대체 김홍선이란 사람의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박형사 그 회사 사무실로 가 있어. 나도 거기로 갈테니까."

"알겠습니다."

차창 앞에 어두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뭔가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사장님, 어디 갔어요?"

"아까 말씀드렸는데요. 오늘 어디 가신다고 연락하지 말라고..."

여직원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무적인 어투로 대답했다.
나는 사장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원이 꺼져있다는 멘트만이 돌아왔다.
조퇴한 김태섭도 마찬가지였다.

"아따.. 우리 사장님 좀 그만 괴롭히쇼."

직원 중의 누군가가 나에게 명령하듯이 말을 걸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까칠한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경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 사장님이 얼매나 좋은 사람인디...뭐 털어봤자 아무 것도 안 나온당께요. 전에도 누가 이 건물 무허가라고 신고했다가 군청에서 나온 직원 면박만 당하고 돌아갔당께. 그만 하소."

"지금 이게 무허가 건물 조사하는 것하고 같습니까? 사람이 둘이나 그것도 이 회사 직원이 죽었어요. 댁이 경찰이라면 가만히 있겠소?"

"영주는 사고라고 들었고, 승균이 그 친구는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사장님과는 아무 상관 없을겁니다."

"사장과 무관한지 당신이 그 걸 어떻게 알아요?"

"승균이 그 놈이 노름빚에 허덕일 때 사장님이 다 뒷치닥거리 해줬당께요. 승균이가 딸내미 잃은 후 일도 안하고 넋이 나가 있었을 때도, 사장님이 다 뒷치닥거리 해주고 기다려줬당께요. 
그런 분이 뭣땜시 승균이에게 해를 가하겄소? 안그렇소? 우리 직원들한테는 친삼촌같은 분인디."

"혹시 김태섭씨가 황승균씨한테 노름빚 진 것 알고 있어요?"

"승균이, 태섭이, 영주 그 자식들 끼리끼리 노름질 하는 것 땜에 사장님이 엄청 속상해 하셨습니다.
태섭이 이놈은 승균이한테도 빚지고, 영주한테도 빚지고...흐미...장난 아니었당께요. 승균이한테는 무슨 차용증까지 썼다합디다."

나는 그에게 뭔가 정보를 더 얻어낼 것 같았다.

"한달 전쯤 사무실에서 노름하다가 큰 소동이 벌어졌다는데.... 알아요?"

"무슨 소동인지는 모르겄는디...그 자식들 월급날만 가까워지면 맨 포커질이나 한당께요. 그 세 놈이 똘똘 뭉쳐가지고는......월급 받기도 전에 그 날 돈 다 날리고 싸우고 지럴염병을 합디다. 한 두번도 아니고.."

"그 친구들 사이가 별로 안 좋았나 보네요?"

"처음엔 좋았지라.... 근디 그 넘의 노름질이 다 망쳐놨당께라. 딴 놈은 몰라도 승균이 그 놈은 사장님 얼굴 봐서라도 그러면 안되는디..."

그는 혀를 끌끌 차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디..그 놈들은 뭔 재미로 허구헌 날 셋이서 포커를 친다냐? 포커는 세명이서 하면 패가 안 떠서 재미가 없는디...다섯이 딱 좋은디..."

"뭐라구요? 세 명이요?"

순간 나의 미간이 찌푸려짐을 보자, 옆에 있던 박형사가 입을 열었다.

"어? 김형사님. 취조실에서 김태섭이 말로는 여섯명이서 포커를 했다는데..."

이에 그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여섯이오? 고것이 무슨 말이라요? 이 사무실엔 포커 칠 줄 아는 사람이 그 놈들 딱 셋하고 나 뿐인디.... 게다가 지는 그런 지저분한 아그들 판에는 안낀당께요."

나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김태섭...이 새끼....어디서부터 거짓말인거야?"

갑자기 천둥소리와 함께 콘테이너 사무실의 천장에 쌀알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이고...오늘 야근은 다 날아가부렀네..야근을 해야 돈이 좀 되는디..."

남자는 천장을 한번 쳐다보더니 푸념을 늘어 놓았다.

"저 산 중턱의 폐가에 대해서 알아요?"

나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그가 경기를 일으키며 손을 가로 저었다.

"오메...형사님. 그런 흉가 얘기는 꺼내질 말랑께요. 못들었소? 거긴 귀신 나타난다믄서... 여기 사람들은 그 근처에 얼씬도 안 한단 말이오. 그랑께 왜 사장님은 이런 곳에 사무실을 차려가지고는....."

"황승균씨가 한 달 전에 저 폐가에 갔다던데 알고 있어요?"

"뭐시라? 그 폐가에 갔다고라?"

"몰랐어요? 김태섭이 그러던데...."

"워메...그랑께 승균이가 좀 이상하게 보였구만.. 언제서 부턴가 말도 잘 안하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보인다 했는디..."

나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물고는 자리에 쪼그려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히 그들은 한 달전 여기서 포커를 쳤을 것이다. 김태섭의 얘기가 상당히 구체적인 걸로 봐서 어느 부분까지는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지금 이 남자의 얘기도 어느 정도 김태섭의 말이 신빙성이 있음을 뒷받침해주고 있었다. 문제는 그 날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냐는거다. 정말로 황승균이 그 폐가에 갔을까?
사람들이 모두 다 이렇게 무서워하는 곳인데.... 혹시나 황승균이 거길 갔다 하더라도 제 발로 걸어갔을까? 나는 궁금해 미칠 것 같았다. 확실한 건 그곳에 갔다면 분명히 뭔가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

내일이면 죽은 황승균의 발인날이다. 오늘 무언가를 밝히지 않으면 이대로 황승균은 사고사로 처리되고, 사건은 종료된다.
지금 뭔가를 해야 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 박형사에게 말했다.

"박형사...지금 그 폐가로 가봐야겠다."

나에 말에 박형사보다 오히려 그 까칠한 수염의 남자가 더 놀래는 것 같았다.
여직원은 떡 벌어진 입을 두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오메... 형사님... 미쳤는갑네. 뭔 짓이라요. 그 집은 귀신 나타나는 흉가랑께요."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하며, 멀뚱거리고 서 있는 박형사를 다그쳤다.

"뭐해? 차에서 후레쉬랑 우산 챙기고 출발하자구."

"예?...정....정말로 가시게요?"


"그럼..내가 지금 장난치는 것 같애? 설마 박형사..진짜로 귀신 나타난다고 믿는건 아니겠지?"

"그..그게 아니라..."

"오메...참말로...형사님. 뭔 귀신 잡으러 가요? 그러지 말랑께요. 귀신이라도 들려오면 어쩔라고 그런다요?"

남자는 여전히 나의 행동을 만류했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사무실 밖으로 나서 차로 향했다.
내 등 뒤에서 여전히 그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워메...형사질에 무당질까지 할랑갑네. 김양아...빨리 퇴근해 버려야 쓰겄다. 형사가 귀신들려 오면 뭔 험한 꼴 당할지 모르겄다."

이제 막 해가 기울었을 시간인데도 주위는 이미 먹구름과 쏟아지는 빗줄기가 만든 어둠 속에 묻혀가고 있었다. 우산과 손전등을 꺼내 든 나는 잠시 먼 저편을 응시했다.
사무실 뒷편의 산 중턱을 돌아가면 그 곳이 있다.
간간히 번쩍이는 번갯불이 그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듯 조명을 밝혀주고 있었다.
여전히 탐탁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 박형사에게 나는 말을 건넸다.

"정신 차려. 우리는 귀신을 만나러 가는게 아니라 증거물을 찾으러 가는거야."

빗줄기와 바람이 제법 거세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쓰고 있음에도 무릎까지 빗물이 젖어드는 듯 했다.
조금씩 콘테이너 사무실이 멀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박형사는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하지 못하며 개 끌려오듯이 내 뒤를 따르고 있었다.
시멘트로 다져진 콘크리트 길이 서서히 틈을 보이기 시작했다.
20여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으니 길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로 신기할 뿐이었다.
서서히 그 길은 곧 맨 진흙밭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 산중턱을 옆으로 돌아 사무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정면에 그 폐가가 눈에 들어왔다. 번갯불이 번쩍일 때마다 그 심상치 않은 위용이 눈에 꽂혔다.
비닐 조각인지 천 조각인지 모를 기다란 그 무엇이 우리에게 손을 흔들 듯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아....김형사님. 왜 하필 지금 가야 합니까?" 

빗줄기 속에서 박형사의 외침은 그다지 크게 들리지 않았다.

"내일이면 모든 게 끝나!! 지금 밖에는 시간이 없어!!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와!!

어느새 땅바닥이 질퍽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우산을 쓴건지 안쓴건지 온 몸이 속부터 젖어가는 것 같았다.
드디어 그 폐가 수미터 앞에 도착하였다.
현관 문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았고, 우리를 집어 삼킬 듯이 그 집을 입을 쩌억 벌리고 있었다.
어둠이 굉장히 짙어졌음을 느낀 나는 손전등의 불을 밝혔다. 손전등이 밝히는 조명의 공간 속으로 시선이 모아지자 그 폐가는 더욱 더 음산한 기운을 내뿜는 것 같았다.

"들어가자."

나는 폐가의 현관통로로 발을 디뎠다. 그 집을 관통하는 세찬 바람이 휘파람 소리를 내며 지나가고 있었다. 나와 박형사는 우산을 접으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짜그르...."
작은 유리조각 밟히는 소리가 제일 먼저 우릴 반겼다.

"짜그르...짜그르..."

나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박형사를 여기까지 끌고왔지만, 지금은 박형사만큼이나 떨리고 긴장이 되었다. 나와 박형사는 손전등으로 이곳 저곳을 비추었다.
순간 손전등의 동그란 불빛에 거실에 걸린 영정사진이 비추어졌다.
백발의 할머니인데 그다지 평화로운 모습의 사진은 아니었다. 김태섭의 말이 맞다면 황승균이 가져온 사진이 바로 저것일 것이다.

"짜그르...짜그르..."

유리조각 밟히는 소리는 여전히 멈추질 않았다. 이 집안의 모든 유리제품이 다 박살이라도 난 것처럼 사방에 유리조각 천지였다. 가전제품같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거미줄로 뒤덮힌 나무탁자, 철제 선반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김...김형사님 여기 좀 보세요."

나는 박형사가 말한 곳을 바라보았다.
먼지로 뒤덮혀 무슨 색인지 알아볼 수 없는 소파가 하나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자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먼지 위에 사람의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누..누가 앉아 있었어요."

그런데 더 나를 놀라게 한건 따로 있었다.
그 먼지 위에 난 자국이 너무나도 선명하다는 것이다. 바로 조금 전까지 사람이 앉아 있었던 것처럼.....

"누구지?"

싸늘한 기운이 온 몸을 휘감는 것 같았다. 우리는 안방쪽으로 발걸음을 조금씩 옮겼다.
번쩍이는 번갯불과 함께 잠시 후 천둥소리가 멀리서 몰려오기 시작했다.
발걸음을 계속 옮기려는 순간...
다시 한번 큰 번갯불이 집 안으로 파란색 섬광을 내뿜었다.

나는 제자리 서서 나무처럼 굳어버렸다.

박형사는 봤는지 모르지만, 지금 내 왼쪽 편에 누군가 서있는 모습이 그 찰나의 섬광과 함께 나타났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왼쪽빰이 얼음물에 젖는 듯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나는 잠시 몇 초간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의 시간이 끝나자 즉각적으로 그 곳에 손전등을 비추었다.
사각진 벽의 구석만 보일 뿐 그 형상은 온데간데 없었다.
오른손은 이미 권총의 손잡이에 가 있었다.

"김형사님...왜 그래요?"

"아...아냐...뭘 잘못 봤나봐."

내가 잠시 정신을 가다듬는 동안 박형사가 뭔가를 발견한 것 같았다.

"김형사님, 창고 쪽에 뭐가 있는데요?"

나와 박형사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것을 살폈다.
녹이 슬어 두꺼운 갑옷을 입은 듯한 쇠기둥에 수십차례 무엇을 둘둘 감은 듯한 청테이프였다.
바닥에는 알 수 없는 영수증 같은 것들이 나뒹굴었다. 나는 그것을 천천히 집어 들었다.

"뭐야..이거....신용카드 영수증이네. 이건 현금 영수증....액수도 몇천원짜리네..."

"누구건가요?"

"서명을 봐....황씨가 맞는것 같지?"

"예. 그런 것 같네요. 그런데 이런게 왜 여기에 떨어져 있죠?"

"주머니를 뒤진거야. 황승균을 여기에 묶어놓고... 바닥에 유리조각이 사방으로 쓸려나간 걸로 보아 여기에 묶여있는 상태로 발버둥을 친 것 같애."

갑자기 으스스한 기운이 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아들....."

나는 순간 박형사를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응? 방금 뭐라 그랬어?"

박형사는 뜬끔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예?"

"방금 뭐라 그랬냐구?"

"아..아무 말도 안했어요."

나는 주위를 다시 둘러보았다. 박형사는 모르는 듯 했지만 나에겐 정말 들린다.
지금도 그렇다.

"아들....."

"뭐..뭐라고?"

박형사는 정말 아무 것도 안들리는 걸까? 나의 독백에 박형사가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보았다.
나는 갑자기 알 수없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김..김형사님..왜 그래요?"

"아들...."

중년 남자의 그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아들...."

나는 쏜살같이 권총을 빼내 들어 보이지도 않는 그 누군가를 향해 겨누었다.

"누구야? 새꺄!!"

그러나 돌아온 것은 박형사의 다급한 외침이었다.

"김형사님!! 미쳤어요? 총 내려요!!"

나는 빠른 속도로 사방을 손전등으로 비춰보며 그 소리 정체를 찾았다.
이유없이 자꾸 눈물이 쏟아졌다.

"김..김형사님 정신 차려요!!!"

박형사의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그 소리의 정체를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박형사!! 정말 못 들었어? 장난치는거지?"

나는 박형사의 대답을 듣기 위해 그의 얼굴에 손전등을 비추었다.
나보다도 박형사가 더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발 정신차리세요. 여기 오기 전에는 저더러 정신차리라고 하셨잖아요!!"

박형사는 장난을 치는게 아니었다. 순간 번개의 섬광이 내부에 쏟아졌다.
박형사의 뒤에 누군가가 서 있다. 그리고 섬광의 잔상과 함께 사라졌다.
그런데 왜 가슴이 설레고 눈물이 멈추질 않는걸까? 나는 손전등을 들고 재빨리 집 안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비와 와서 그런지 여기저기 쾨쾨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누구야...어떤 새끼가 장난치는거야!!!"

나의 행동이 기이해 보였는지 박형사가 내 뒤를 좇았다.
집 안 구석구석을 미친 듯이 살폈지만 그 정체모를 형상과 소리는 어느 곳에도 있지 않았다.
나의 뒤를 급하게 좇던 박형사가 저벅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그리고 침착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김형사님....귀신한테 홀린거예요? 귀신 없다면서요? 총 주세요."

"왜?"

"사고날 것 같아요. 주세요."

박형사 말대로 사고날 것 같았다.
그런데 손에 든 권총을 박형사에게 건내려는 순간 거실창 너머로 누군가의 어두운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번갯불이 그 곳을 밝히고 나서야 그것이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미친듯이 그를 향해 뛰었다. 쏟아지는 빗줄기와 질퍽거리는 땅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의 모습을 확인했는지 그 검은 형상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가까이 근접해서야 나는 그가 우비를 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거기서!! 새꺄!!!"

마음 같아서는 권총의 방아쇠라도 당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박형사 말대로 사고가 날지 몰랐다. 나는 들고 있던 권총을 주머니 깊이 박아 넣었다.
손이 가벼워지자 나의 뜀박질은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야!! 이 개새끼야!! 거기 안서!!!"

천둥같은 나의 외침에 놀랐는지 그가 힐끔 뒤를 쳐다보는 시늉을 하더니 앞으로 고꾸라졌다.
발을 헛딛은 것 같았다. 넘어진 그는 발목을 잡고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나는 순식간에 그를 덮쳤다.

"개새끼..너 누구야!!!"

나는 넘어져 잇는 그의 가슴을 제압하고 머리를 덮고있는 우의를 벗겨냈다.
김태섭이었다.

"너...이 새끼....이럴 줄 알았어."

그가 저항을 하려하자 나는 그의 팔을 비틀었다.

"아아아악!!!!"

그의 비명소리에 고막이 터져나가는 것 같았다.

"니가 황승균이 죽였지!!!"

쏟아지는 빗줄기가 화살처럼 얼굴을 때리자 태섭은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다.
헐떡거리며 벌리고 있는 입 속으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갔다.

"말해 새꺄!!! 니가 죽였지? 뒤가 켕기니까 여기까지 감시하러 온 것 아냐!!!"

나는 이미 이성을 잃은 것 같았다. 어느새 주머니 깊숙히 박혀있던 권총이 그의 이마를 겨누고 있었다.

"김형사님!! 뭐하시는거예요!! 당장 총 치워요!!!"

뒤늦게 따라 온 박형사가 나를 만류했다. 그러나 나는 박형사의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었다.

"내가 안죽였어요....정말이예요!!"

"그럼 누가 죽였어? 왜 나한테 거짓말 했어? 새꺄!!!"

"거짓말 안했어요!! 정말이예요!!! 켁켁...."

"이 개새끼 또 거짓말 하네.. 좋아...너와 노영주가 황승균를 묶어놨던 곳으로 가면 떠오를거다. 일어나 새꺄!!"

나는 그의 목을 틀어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는 발을 접질렀는지 제대로 땅에 발을 딛지 못하며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것은 나에게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했다. 나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그를 죽은 개 끌고 가듯이 끌고 갔다. 그 폐가를 향해서....
박형사는 어찌해야 될 지를 모르며 내 주변을 서성거렸다. 박형사에게 도움이라도 요청하는지 태섭은 더 크게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제발 그만 해요!!! "

"이 새끼 아직도 정신 못차렸군. 저 집에 들어가면 뭔가 떠오르겠지. 안 그래?"

"제..제발 살려주세요. 부탁이예요. 아아악!! 형사님. 저 집에 들어가면 안 돼요!!"

"그러니까 말해 새꺄!! 누가 황승균이 죽였어?"

나는 그의 목덜미를 더 세게 틀어 쥐었다.

"아아악!!! 사장님이 입 다물고 있으라고 했단 말예요!!"

그제서야 나는 내 손에 끌려오던 태섭에게 시선을 보냈다.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사...사장님이 입 다물고 있으라고 해서....으허헝헝"

갑자기 그는 하염없이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나는 쥐고 있던 그의 목덜미를 놓았다.
나는 누운 자세로 한참 동안 통곡을 멈추지 않고 있던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그리고 자세를 낮춘 후 그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장은 다 알고 있었군."

"흑흑흑......"

"포커를 치던 그날 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ㅊㅊ: 하드론의 이야기 산장 (http://cafe.daum.net/hardron-story/TJ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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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다음얘기 ㅋㅋㅋ 궁금해요ㅠ
알림신청했는데 왜 태그안해주세여ㅠㅠ
@sksskdi0505 깜빡했슴니다.. 지송..
와아아아🙌🙌🙌
나 이거 너무 기다렸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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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447번지의 비밀_4
다음 편이 완결입니다. 뭔가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지 않습니까 저는 읽고 있으면 머릿속에 장면들이 떠오르네요 껄껄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콜록.. 콜록.." 숨을 돌리는지 아니면 목구멍으로 빗물이 들어가서인지 모르게 태섭은 연신 기침을 해댔다. 박형사가 우산을 펴고 조용히 다가와 태섭과 나에게 쏟아지는 빗물을 막아 주었다. "그날 다툼이 있었어요. 전에 말했듯이 승균이 형님이 돈을 제일 먼저 잃었어요. 콜록... 남은 둘이 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대로 판을 접으려고 했죠.  그런데 승균이 형님이 계속 돈을 꿔달라는 겁니다. 노름판에서 돈을 꿔주면 그냥 돌고 도는 거잖아요. 우리가 전문 타짜도 아니고... 안된다고 했죠. 그러자 갑자기 형님이 내 멱살을 잡더니 마구 윽박을 지르는 거예요. 지금 당장 내가 꿔준 천만원을 갚으라는 거예요. 옆에 있던 영주 형님이 말릴려고 했는데 소용없었어요. 어린 놈의 새끼가 도박에만 맛을 들여 돈 귀한 줄 모른다며 타박을 하는 거예요. 우리 셋 다 술에 취해 있었는데...무시하는 말을 들으니까 갑자기 분노가 치밀더라구요. 한 대 치고 싶었죠. 그러나 꾹 참았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형님을 놀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한 겁니다. 그 폐가의 영정사진을 들고 오면 100만원을 빌려주는게 아니라 그냥 주겠다고...... 그 날 엄청나게 비가 쏟아졌어요. 오늘처럼요. 약속이나 지키라면서 승균이 형님이 빗속을 뚫고 비틀거리며 그 폐가로 가는 겁니다. 저와 영주형님은 뒤를 좇았어요. 그 집 현관에 다다르자 승균이 형님이 정신이 들었는지 한 참을 머뭇거리는거예요. 역시나 예상했던대로였죠. 뒤따라 온 저희는 거기서 승균이 형님을 놀려댔죠. 그러자 승균이 형님이 열이 뻗치는지 갑자기 저의 멱살을 잡고 그 집으로 끌고 가는 겁니다. 제가 반항하며 발버둥쳤는데 그 형님이 자꾸 제뺨을 때리고 욕을 하면서 그 집으로 저를 밀어 넣는 겁니다. 그리곤 그 영정 사진 앞에 저를 세우더니, 내가 가져가는 걸 똑바로 보라며 윽박을 질렀죠. 화가 났죠. 저는 100만원어치 값어치를 하려면 혼자 와야지 왜 끌고 왔냐면서 승균이 형님의 밀쳐냈습니다. 벽에 잠시 머리를 부딫힌 형님은 죽겠다는 엄살을 부리는거예요. 그리고는 저를 고소해서 콩밥을 먹이겠다는 겁니다. 이건 뭐..사람가지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 날 술을 먹지 말았어야 했어요. 저는 분에 못이겨 그 집 창고 쪽에 있는 쇠기둥에 형을 묶어놨죠. 묶어놓고 보니까 그 차용증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형님의 주머니와 지갑을 뒤졌는데 종이 쪼가리만 있고, 그 차용증은 없는 겁니다. 귀신하고 노름이나 하고 있으라며 형님을 버려놓고 그 집을 빠져나왔어오.영주 형님이 말리긴 했지만, 영주 형님을 강제로 이끌고 저는 그 집을 내려왔어요. 그 땐 정말 겁만 주려고 했던 겁니다.  사무실에 있다보니가 조금씩 술이 깨더라구요. 그 때 승균이 형님이 조금 걱정되는 겁니다. 1시간 쯤 지나서 저와 영주 형님은 다시 그 집으로 올라갔어요. 혹시나 죽지나 않았을까 걱정도 되더라구요. 현관에 다다르자 저희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승균이 형님이 나무토막처럼 거실에 떡하고 서 있는 겁니다. 창고 쪽에는 청테이프 같은 것부터 낫이나 호미같은 녹슨 연장이나 도구들이 가득했는데... 형님이 한 손에 낫 같은 걸 들고 서 있는 겁니다. 그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돋아요. 우린 그 형님한테 죽임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그런데 형님이 조금 이상했어요. 후레쉬로 비친 얼굴은 웃고 있는거예요. 그러면서 저희에게 그러는 거예요.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이제 왔냐고.... 그러면서 등 뒤에 감쳐 둔 영정사진을 저희에게 건네는 겁니다. 소름이 쫘악 돋았어요. 다리가 후덜덜 떨리고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어요. 사진을 내밀며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사진을 받아들지 않으면 죽일 것 같았어요. 우린 덜덜 떨리는 손으로 그걸 받아들었죠. 그런데 갑자기 형님이..... 저희에게 자기 딸을 소개시켜 주겠대요. 그러면서 안방으로 걸어 들어가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승균이 형님 딸은 5년 전에 죽었거든요. 우린 본능적으로 형님이 귀신 들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린 형님이 안방으로 들어간 틈을 타서 미친 듯이 그 폐가를 도망쳐 나왔습니다. 정말 미친 듯이요." 태섭의 눈빛에는 거짓이 섞여 있지 않았다. "그 뒤로 형님이 조금 이상해졌어요. 생각보다 무척 밝아진 겁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술담배도 잘 안하고....특히 노름을 갑자기 끊었어요. 그런데 그건 잠시였어요. 시간이 지나자 형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어요. 한 동안 끊었던 술을 다시 했는데, 정말 깜작 놀랐어요. 어느 날부터인가 소주 대여섯병을 그 자리에서 나발 부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와 같이 있는 시간이 조금씩 줄었어요. 자꾸 어딘가로 사라지는 겁니다. 어떤 작업자는 승균이 형님이 한 밤 중에 그 폐가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하더라구요. 뭔가를 잔뜩 싸들고 말이죠. 심지어 그 폐가에서 승균이 형님이 한 밤중에 누군가와 말을 나누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죠. 그 집을 부수기로 했어요. 전에 말했던 것처럼 그 형님이 갑자기 나타나서 저희는 도망을 쳤고, 사장님과 다시 그 자리에 돌아갔어요. 그런데 거기서 저희는 이상한 말을 듣게 됐어요." "무슨 말?" "사장님이 형님을 달래려고 가까이 가는데........... 형님이 전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내며 사장님한테 말하는 거예요. '이봐....홍선이 오랜만이네'이러면서요. 순간 사장님이 우리만큼이나 무척 당황해 하셨어요. 형님은 말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 때 자네 왜 그랬나? 왜 나를 죽도록 내버려 두었나' 이러잖아요. 더 놀랄 줄 알았는데 사장님 표정은 의외로 담담해지더라구요. 오히려 미소까지 짓더라니까요. 그러더니 '형님, 그 땐 미안했소이다' 이러면서 화를 풀고 승균이 좀 돌려달라고 하더군요. 저와 영주 형님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무슨 상황인지 어리둥절 했습니다. 승균이 형님한테 승균이를 돌려달라고 하다니요. 사장님이 저 폐가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어떤 사람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이 드니까 갑자기 사장님이 무서워졌어요." "사장이 니들 입막음을 했겠군. 그렇지?" "사장님이 우릴 협박하거나 윽박지르지는 않았어요. 단지 돈을 몇 푼 쥐어주면서 오늘 일을 발설하지 말라고 하셨죠." "그래서 그 뒤로 황승균이는 어떻게 된거야?" "사장님이 저와 영주 형님에게 번갈아가면서 승균이 형님을 감시하라고 했어요. 특히 저 폐가에는 절대 가지 말도록 명령하셨죠. 그 날 일당을 톡톡히 챙겨 주시니까 저희들이야 아쉬울게 없었죠. 폐가로 가려는 승균이 형님과 몇 번의 몸싸움이 있기도 했어요. 그렇게 며칠이 지났는데, 어느 날 감시를 하고 있던 영주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승균이 형님이 집을 들락날락하면서 계속 소주를 사가지고 온다는 겁니다. 사장님은 무엇을 눈치 챘는지 급하게 승균이 형님 집으로 달려갔어요. 저 또한 영문도 모른 채 따라갔죠. 저희 셋이 승균이 형님 집에 들어섰을 때 이미 형님은 죽어 있었어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소주를 입에 들이부은 것 같더라구요." "지금 하는 말 진짜야?" "뭐든 조사해 보세요. 지문이 되었든, 족적이 되었든, CCTV가 되었든... 우리가 거기에 도착했을 때 형님은 이미 숨이 멎어 있었습니다. 사장님이 그 때 넋두리를 하시더라구요. 승균이를 최씨 형님이 데려갔다는 거예요. 밖으로 나온 저희는 사무실로 돌아가려고 했죠. 그런데 영주 형님이 승균이는 우리가 죽인거라며 탄식을 하는 거예요. 경찰이 오면 얘기하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승균이 형님 차용증을 경찰이 보면 분명히 저를 의심할텐데, 거기다가 그 폐가에서 있었던 일까지 말해 버리면 용의자 1순위로 몰릴 것 같았어요. 놀란 저는 입막음을 하려고 했지만, 사장님은 오히려 담담해 하셨습니다. 신고해 봤자 바뀌는게 아무 것도 없을거라고...... 살아있는 이승의 사람이 명을 끊은 게 아니니, 경찰이 믿어주지도 않을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영주 형님은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불안 했어요.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황승균이 집을 털었군." "어차피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가만히 있었어야 했는데....허허허.." 태섭은 기가 차는지 눈물섞인 웃음을 쏟아냈다. "그런데 그 영정 사진은 황승균이가 다시 갖다 논거야?" "뭔 소리예요? 우린 그 사진을 어디다 집어 던졌는지도 기억도 안 날뿐더러, 그 뒤로 그 거실의 영정사진은 보이지도 않았어요.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훗...이 새끼 봐라...." 나는 상의 주머니를 뒤져 촉촉히 젖어가는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불을 붙인 후 길게 한 모금을 빨아들였다. 나는 태섭을 노려보며 아무 말없이 연신 담배를 빨았다. 빨고 내뱉고...다시 한번 빨고 내뱉고.... 두려웠다. 뭔지 모를 두려움이 몰려왔다. 손이 떨려왔고, 정신이 혼미했다. 나의 이러한 소름끼치는 감정도 모른 채 박형사가 거들었다. "김형사님, 폐가에서 영정사진 봤어요?" 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쉬지 않고 담배만 빨았다. 간혹 터지는 푸른색 섬광만이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태섭을 멍하니 응시한 채 담배의 필터가 타들어갈 때까지 빨아댔다. 연기가 쓴 맛을 내자 나는 그제서야 흡입을 멈추었다. "형..형사님..왜 그래요?" 태섭은 나를 보면서 두려움에 떠는 것 같았다. "무섭게 왜 그래요? 형사님....." 나는 미동도 없이 담배 꽁초를 바닥에 떨구고는 주머니에 넣었던 총을 다시 꺼내 들었다. 순간 태섭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미..미쳤어요? 형사님!!!" 태섭은 내가 자기자신을 죽일거라 착각했나보다. 나는 꺼낸 총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뒤에 서 있는 박형사에게 내밀었다. "박형사, 받아라." "왜요? 아까 달라고 할때는 안 주고...." "아무래도 니 말대로 사고가 날 것다." 나는 긴 한숨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녀석...박형사 니가 좀 데리고 내려와라." 돌아서 내려가려는 순간 나는 박형사에게 다시 한번 그것을 확인했다. "박형사, 정말 거실에 걸려 있던 사진 못 봤어?" "예. 사진 같은 건 없었잖아요." "정말?" "김형사님은 보셨어요?" ".............사람 소리도 못 듣고?" "정말, 왜 그러세요?" 갑자기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너털웃음이 삐져나왔다. "허허허..씨발 미치겠네." 박형사와의 대화를 듣고 있던 태섭이 갑자기 얼굴을 찌푸리더니 울먹이기 시작했다. "형...형사님. 그 영정사진 본 거죠? 그렇죠? 거기에 걸려 있지도 않았는데 본거죠? 그리고 사람 소리도 듣구요? 에이 씨발...내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 당신도 귀신 들린거야!!" "닥쳐!! 새끼야!!" 나의 호통에 태섭이 찔끔거리며 입을 다물었다. "김형사님...정말이예요?" 박형사의 물음에 나는 대답 대신 손을 흔들며 산 중턱을 터벅터벅 걸어내려 갔다. "김형사님, 우산 안 써요?" 박형사의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그냥 쏟아지는 빗줄기 속을 걸었다. 그냥 뭔가 묻은 때를 씻고자 했다. 내 몸에 뭐가 붙었는지, 뭐가 묻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냥 다 씻고 싶었다. 갑자기 온 몸에 밀려오는 이 무력감은 무엇이란 말인가?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잡으러 여기까지 온 것일까? 그리고 그 폐가에서 나는 왜 눈물을 흘렸던 것일까? 머리가 복잡하다.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오고 다리에 힘이 없다. 근래에 그다지 힘든 일도 없었는데....오늘따라 왜 이리 피곤한걸까? 눈 앞에 펼쳐진 화면이 시계방향으로 돌더니 이내 어둠 저편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 . . "여보....이제 정신이 들어요?" 눈의 초점이 맞추어지자 아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여..여기가 어디야?" "병원이예요." "우리 딸은?" "안 알렸어. 지금 학교에 있을 시간이야." "내가 여기 왜 있는거지?" "박형사님이 그러는데 어젯밤 당신이 근무 나갔다가 산에서 쓰러졌대요." "아...그래?" "병원에선 다행히 별 다른 이상은 없고 그냥 피로가 누적되서 그런거래."  "내가 얼마나 누워 있었지?" "지금 오후 2시야." 환자라고 생각하기엔 내 몸이 너무나도 가벼웠다. 정말로 달고 긴 잠을 잔 듯한 기분이었다. "당신 일어나면 퇴원해도 된다던데..." "그래? 그럼 지금 나가자구." "참...그리고 밖에서 어떤 아저씨 분이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몇 시간째 기다려요." "누군데?" "중장비 사장이라고 하면 안다고 그러던데.." "응..알았어. 그 양반 지금 어디있지?" "병원 밖의 야외 휴게실에 있어요."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옷을 갈아 입었다. 퇴원수속을 밟은 후 나는 사장을 찾아 나섰다. 야외 휴게실에 나서자, 멀리서 벤치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뭔가를 음미하고 있는 듯한 남자가 보였다. 김홍선이었다. 내가 그의 앞까지 걸어오고 있음을 그는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틀 간 어디 계셨습니까?" 나의 물음에 그가 조용히 눈을 떴다. "오..퇴원하셨구랴. 한참을 기다렸는데..." "제 발로 저를 찾아온 이유가 뭡니까? 뭐 잘못한 것 있으신가요?" "어이쿠...형사 양반. 퇴원 하자마자 업무 시작하는구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할 얘기가 있어서 찾아왔네. 그리고 형사 양반도 나에게 듣고 싶은 얘기가 많지 않나?" 나는 그의 맞은 편 벤치에 조용히 앉았다.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직원이 둘이나 죽었는데, 그다지 슬프지 않으신가 봅니다." "왜 슬프지 않겠나. 그냥 그 감정을 누르고 사는거지." "이틀 동안 어디 계셨습니까?" "두 친구 장례식장 좀 들르고, 예전 아는 형님 산소에도 좀 들렀다네." "20년 전에 죽은 최씨라는 사람 산소요?" "어떻게 알고 있었네. 역시 형사들 무섭구만. 그래서 죄 짓고는 못사는건가봐." "그 사람.....사장님이 죽였죠?" 나의 직설적인 물음에 그가 잠시 온화한 표정을 풀고 잠시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대답 대신 오히려 나에게 물었다. "형사님..나이가 어떻게 되지?" "마흔 둘이요." "사람 죽여 봤나?" 오히려 그의 물음에 내가 긴장이 되었다. 그가 나의 내면을 뚫고 그 속을 파헤치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뇨." "누가 당신에게 살인면허를 줄테니까 죽이고 다니라면 죽이겠나?" "나하고 원수 진 사람이 아니라면 그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지요." "그렇지. 보통은 다 그렇다네. 자네 눈빛을 보니 아주 선한 사람이라는 걸 알겠구만. 나도 자네만큼이나, 아니 자네보다 더 착하고 순진했다네. 닭새끼 한 마리 모가지 치는 것도 힘들어 할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그런 내가 군대에 갔어. 게다가 거기에 있을 때 월남전에 파병을 나갔다네. 돈도 많이 받고, 제대하면 국가유공자로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 참전병들이 부산항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그렇게 베트남으로 향했지. 나는 원래 군수지원병으로 들어갔는데 소총수들이 부족하니까 정글에 투입됐었어. 정글에 있는 기분은 그야말로 두려움의 연속이었어. 정말로 말벌 만한 모기도 있고, 주변엔 독사들이 득실댔지. 혹시나 베트콩들이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이라도 건드릴까봐 몇 미터 전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건 깊은 정글 어디선가 갑자기 쏟아져 나올듯한 베트콩들의 총알 세례였지. 그건 항상 아군의 공통적인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었어. 첫교전이 있던 날을 잊을 수가 없었다네. 적이 누군지 보지도 못했어. 쏘라니까 그냥 쏘는거야. 나는 참호에 숨어서 총을 난사했지. 참호 밖으로 머리를 내밀지도 못하겠더라구. 나는 머리는 숙인 채 총만 밖에 내 놓고 그냥 갈긴거야. 총알 날아가는 소리...아니 총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 들어봤나? 예리하게 날이 선 장검을 휘두르는 소리와 비슷하다네. 참호 밖으로 목을 내밀면 누가 목을 베어갈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야. 나같은 소심쟁이는 더더욱 말할 것도 없었지. 적이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이 없었어. 그냥 정글을 향해 갈기는거야. 월남전 때 총알 2만발에 한명이 죽었다는 말이 실감이 가더군. 어느 정도 소리에 적응이 되면 그제서야 머리를 조금씩 밖으로 내밀지. 조준을 하고 쏘는거야. 그러면 그 때부터 상대에게 희생자가 생기는거야. 물론 우리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참호 밖으로 본 장면은 다시 나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네. 정글의 수풀 사이로 베트콩들이 힐끔힐끔 보이는데, 베트콩들의 열에 서넛은 여자나 어린 아이들인거야. 난 그들을 향해 쏘고 있었고, 그들은 우리를 향해 쏘고 있었지. 차마 그들의 눈을 보고 쏠 수가 없었다네. 그런데 머뭇거림은 잠시야. 여기저기서 소대원들이 총탄을 맞고 피를 뿜으며 절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눈이 돌아간다네. 그 땐 여자고 아이고 다 필요없지. 보이는대로 죽이는거야. 그냥 죽였어. 그들이 누가 되었든지.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으니까... 한 번 피맛을 보니까 두려움이 사라지더라구. 한 번은 어느 마을을 점령했는데, 젊은 남자들은 없고 아이들과 여자들만 있는거야. 모두 전장에 끌려나갔다는거지. 그들은 우리에게 음식도 가져다 주고 호의를 베풀더라구. 그런데 그건 우리를 안심시키려는 거였어. 우리 소대원들이 지나가는 틈을 타서 주변의 베트공들이 총알세례를 퍼붓는거야. 심지어 그 마을에 있던 여자들과 아이들이 모두 베트공이더라구.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생겼는지 나는 총탄을 피해가며, 내 손으로 십수명의 베트공을 죽였지. 결과는 우리의 승리였어. 그런데 상처도 만만치 않았지. 부대원의 3분의 1이 전사했던거야." 내가 지금 왜 이얘기를 들어야 하는지 이유를 잘 알지 못했지만 그의 얘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비통하고 원통했지.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부모얘기, 애인얘기, 아이들 얘기를 나누며 서로 울고 웃던 전우들이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거야. 그 날 전투가 마지막 임무인 친구도 있었지. 곧 집에 돌아가기만을 기다렸는데..  분노가 용암처럼 끓어 올랐지만, 그것보다는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칠 듯이 두려웠다네. 또다시 내 소심한 성격이 되살아난거야. 전쟁은 놀이가 아냐. 요즘 애들 게임처럼 지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 모든 것이...." 그는 잠시 회심에 잠기는지 먼 산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그런데 얼마 후 나는 일생에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 일을 겪게 되었지. 어느 날 사이공에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한 노인을 만났어. 그 날 그 노인을 만난 것이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몰고오게 될지 그땐 상상도 하지 못했지."
펌) 447번지의 비밀_2
바로 이어서 2편 올립니다. 두 편 분량을 한 편에 합쳐서 올리느라 시간이 조금 걸렸네요 ㅇㅇ 아웅 난 이런 소설 넘 잼나더라 후히히~!~!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hyunbbon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포커를 치면서 기다렸지만, 시간이 40분을 넘기자 슬슬 걱정이 되었죠. 어떤 사람은 집에 도망쳤을거라 하고, 어떤 사람은 그 흉가 앞에서 기절해 있을거라 하고, 아니면 근처에 숨어서 덜덜 떨고 있을거라 하고.... 그런데 저희를 더 걱정스럽게 만든 건 형님이 전화를 놓고 갔다는 것입니다. 한 치 앞을 내다 볼수 없을 만큼 쏟아지는 장대비도 거기에 한 몫했죠. 혹시나 발을 헛디뎌 어디선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 흉가에 가보자는 사람은 없었어요. 솔직히 무서웠죠. 다들 무서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혹시나 누가 가보자는 말을 할까봐 두려워하며 눈치만 보기에 급급했죠. 그런데 그 때... 사무실 문이 갑자기 덜커덕 열리는 겁니다. 형님이 문 앞에 서 있는 겁니다. 우와..........그 땐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죠." 그는 잠시 떨리는 손으로 담뱃재를 털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무섭던지....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쫘악 돋습니다. 그거 있잖아요. 스릴러영화 보면 범인이 빗속에서 사람 파묻고 돌아올 때 그 모습.....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검은 우비 속으로 형님의 얼굴이 반쯤 보이는 겁니다. 거기 있는 사람들 모두 입이 떡 벌어진 채 넋이 나간 사람처럼 형님을 바라보았죠. 바로 그 때 형님이 우비 속에 감춰진 뭔가를 우리 앞에 탁 던져 놓는 겁니다. 그 영정사진이었죠.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아니 그것보다는 승균이 형님이 미친 것 같았어요. 미치지 않고서는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영주 형님은 비명까지 질렀다니까요. 놀랄만도 했죠. 우린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앉은 자세를 유지한 채 사진으로부터 재빨리 물러났습니다. 영정사진의 얼굴은 확인할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우비를 벗을 생각도 안하고 형님이 사무실 안으로 발을 옮기는 겁니다. 그리곤 저에게 다가와 약속한 돈을 내놓으라는 겁니다." "그래서 줬어?" "형사님이라면 안주고 배기겠어요? 저는 얼만지도 모르는 제 앞에 놓인 만원권을 쓸어담아 형님한테 냉큼 건넸죠. 형님은 여기저기 돈을 우겨넣더니 다시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거예요. 더 웃긴건 뭔지 아세요? 형님이 그 영정사진을 다시 들고 나가는 겁니다. 그 형님이 어디로 가려는지 아무도 묻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았어요. 단지 그 사무실에서 빨리 나가주기만을 바랬던 거죠. 형님이 나가자 저희는 그제서야 숨을 고르기 시작했어요. 포커판은 이미 끝난거나 마찬가지였구요. 거기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승균이 형님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수근거렸죠." "양승균......딴 사진으로 사기친 것 아냐?" "그 생각도 해 봤죠. 그런데 그 다음 날 그 폐가를 지나가는데 그 사진이 안보이는거예요. 형님이 가져온 게 분명했어요. 사기를 쳤다 하더라도 그 때 그 형님 얼굴빛을 본 사람은 저와 똑같이 했을 겁니다." "그래서 황승균이 죽은 것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라는거야?" 나는 애써 그의 얘기를 무시하려 했지만 나도 이미 그 것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 날 이후로 형님이 조금씩 이상해졌어요. 며칠동안은 모든 작업이나 회사일은 정상적으로 잘 돌아갔어요. 그런데 날이 갈 수록 형님의 행동에 변화가 생긴게 조금씩 보이더라구요. 일단 술이 늘었어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두 세병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느 날부터인가 일곱여덟병을 나발 분다고 생각해 보세요. 더 이상한건 그러고도 정신이 멀쩡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이 있는 시간이 조금씩 줄었어요. 자꾸 어딘가로 사라지는 겁니다. 어떤 작업자는 승균이 형님이 한 밤중에 그 폐가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하더라구요. 뭔가를 잔뜩 싸들고 말이죠. 심지어 그 폐가에서 승균이 형님이 한 밤중에 누군가와 말을 나누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았죠. 모두들 형님을 조금씩 멀리하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눈 마주치는 것도 두려워했죠. 그 즈음에 사람들 사이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요. 승균이 형님이 귀신을 불러낸다는 거예요." 나는 지금의 이 상황을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난감했다. 살인 용의자가 될 수 있는 사람 앞에서 형사가 귀신 얘기나 듣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그의 얘기를 중지시킬 수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형님이 죽은 딸내미 얘기를 한다는 거예요." 나는 순간 피해자의 아내가 한 말이 떠올랐다. "주연이라는 딸 애?" "예. 딸내미를 만났다는 거예요. 모두들 승균이 형님이 이젠 정상상태가 아님을 직감했죠. 다들 그 형님이 미쳤을거라 얘기했지만, 속으로 혹시나 진짜로 귀신을 불러내면 어떡하나하고 걱정하고 있었죠. 생각해 보세요. 그 폐가를 들락거리면서 사무실에 들어올텐데... 그것도 순간의 실수만으로도 큰 사고로 이어지는 중장비를 다루는 회사인데, 귀신이 몸에 붙어다닌다고 생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죠. 그런데 그 때 영주 형님이 뭔가 제안을 하나 했죠." "...?" "그 집....폐가를 부수자는거예요. 벽돌집이라 부수는건 눈깜짝할 사이예요. 그런 구조의 집은 포크레인으로 슬쩍 밀기만 해도 넘어가거든요. 처음엔 불태우자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주변의 눈도 있고... 아무리 버려져 있다해도, 소유자가 누구인지만 모르는 엄연한 사유재산인데....." "그래서 부셨어?" "부수자는데는 모두 동의했어요. 그런데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어요. 그걸 누가 하냐였죠. 눈치만 살피던 저희들은 제비뽑기를 했죠. 그 때 영주 형님이 걸린겁니다." "노영주는 지게차 기사 아냐?" "면허증 없으면 운전 못하나요? 거기 있는 사람들은 자기분야가 아니어도 중장비의 간단한 조작은 다 할 줄 알거든요.  승균이 형님이 비번인 날을 골라서 영주 형님이 회사 포크레인을 몰고 그 폐가로 갔죠. 모두들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마냥 포크레인 뒤로 졸졸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수십여미터 근처에 다다르자 영주형님만 빼놓고 모두 제자리에 멈춰 섰어요. 영주 형님은 그 때까지도 두려운 표정이 역력했어요. 조심스럽게 영주 형님이 포크레인을 몰고 그 폐가에 다가갔죠. 그리고 삽을 들어 굉음을 내며 옆의 창고를 막 부수고 있는데........" 태섭은 피우고 있던 담배를 짓이겼다. "그 비오는 날 승균이 형님이 사무실에 나타났을 때만큼 놀랐어요. 거실에서 형님이 뛰쳐 나오는겁니다." "뭐?" "놀란 건 그게 전부가 아니었어요. 갑자기 형님이 호통을 치는거예요. 내 집에서 썩 물러가라며... 그런데 그 목소리가 형님 것이 아니었어요. 너무나도 낯선 생소한 목소리였어요. 그나마 멀리서 바라 본 저희들이 그럴 정도였는데, 바로 앞에 있던 영주 형님은 어땠겠어요? 비명을 지르며 영주 형님이 운전석에서 뛰쳐나왔죠." "포크레인을 놓고 도망쳤단 말이야? 황승균이 그 걸로 무슨 짓 할 줄 알고?" "다행히도 영주 형님이 키를 뽑아들고 도망을 쳤던거죠. 저희는 사무실로 몸을 피했습니다. 그 때 저희를 수상히 여긴 사장님이 무슨 일인지 물었죠. 그제서야 저희들은 그간의 일을 사장님께 모두 털어놓았죠. 얘기를 모두 듣고 난 사장님은 같이 그 폐가로 가자는거예요. 사장의 명령이니 안 따를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 저희들은 그 곳으로 다시 갔습니다." "황승균이 있었어?" "예. 경비원처럼 어디서 몽둥이 하나를 들고 와 거기서 지키고 있더라구요." "가서 뭐했어?" "사장님이 형님한테 가서 말을 걸었죠. 나머지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봤구요. 그런데 웃긴 건 승균이 형님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어요. 우리 직원들이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면서 연신 죄송하다고 사죄를 하더군요. 포크레인만 가지고 갈테니 화를 푸시라고 말을 하더라니까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승균이 형님이 몽둥이를 내려놓더니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는거예요. 귀신이 빠져나간 것처럼 말예요." 태섭은 잠시 양 팔을 쓸어내렸다. "그 날이 언제야?" "형님이 죽기 이틀 전이었어요." "그리고 어떻게 되었지?" "어떻게 되긴요? 승균이 형님을 업고 사무실로 내려갔죠. 정신이 돌아온 형님이 집엘 가겠다며 사무실을 나선거예요. 그리고 이틀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시체로 발견이 된거죠. 연락이 없음에도 우리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승균이 형님이 우리에게 연락을 할까봐 두려웠죠. 차라리 나오지 않았으면 했어요." 나는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불을 붙이며 입을 열었다. "너...황승균이 죽은 걸 어떻게 알았어?" "예?" 내 예상대로 그는 놀라는 눈치였다. "신고 접수 후 경찰이 도착한게 대략 4시 반이야. 10분도 안되서 도착했지. 내가 도착한 건 20분 후고.... 그 사이에 죽은 황승균 와이프가 회사에 연락을 취할만큼 여유롭진 않았겠지. 회사 사람들은 마치 며칠 전부터 알고 있었다느냥 여유로웠어. 아무리 소속감이 적다해도 무리가 있지. 게다가 현장에서 도망을 쳤던 노영주는 이미 황승균이 죽을 걸 알고 있던 사람 같더라구..." 나는 길게 담배 연기를 내 뿜었다. "누가 그 전에 다녀갔어.....그렇지?" 태섭은 떨리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 사람이 노영주일 수도 있고, 바로 너 일수도 있지. 노영주가 어제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어. 하고자 했던 그 말이 지금 니가 하고 있는 말보다 더 깊은 내용일 것 같아. 형사들은 직감이라는게 있거든. 내가 볼 때 노영주는 황승균 집에 들어갔는지는 모르지만 주변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어. 그러지 않고서야 비번인 날에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사람 주변에 나타난다는 것은 쉽지가 않거든." 태섭은 나를 노려보던 시선을 접더니 오히려 나의 시선을 회피하기 바빴다.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돼. 다른 사람들을 족치면 되거든. 그러면 누가 거짓말 하는지 자연스럽게 나오게 돼. 오늘 니가 한 얘기의 대부분은 진실이라고 믿고 싶다. 어디서부터가 거짓말인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취조실을 빠져 나갔다. 문 밖을 나서자 박형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형사님, 죽은 황승균씨가 3억짜리 생명보험에 가입되어 있던데요?" "뭐? 그래?" "그런데...가입자는 황승균으로 되어있고, 수혜자는 황승균씨 와이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럼 뭐야...황승균 본인이 가입하고 보험료를 냈단 말야." "예. 보험회사 알아보니까 본인이 직접 싸인했다하더라구요.  보험료도 본인 통장에서 자동이체 되도록 했구요. 가입일도 20여일 전이예요." "뭐야...자기가 죽을 줄 알고 있었단 말야?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그리고 김홍선씨하고 몇 차례 큰 돈거래가 있었는데요?" "김홍선?" "아...그 중장비 업체 사장이요." "무슨 돈거래?" "월급 같지는 않고 수백만원 몇 차례 계속 왔다갔어요. 그런데 정리는 깨끗이 한 것 같아요. 더하기 빼기 하니까 빵이 되더라구요."  "노름돈 빌렸나 보지. 아참...박형사... 김태섭 취조장면 봤어?" "예." "어떻게 생각하냐?" "믿기도 그렇고 안믿기도 그렇고...." "그 폐가에 대한 등기부 등본 좀 뽑아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예." "참...황승균씨 내일이 발인인데, 유족들 부검할지 물어봤어?" "별로 탐탁치 않아 하던데요." "음...그럼 우리가 빨리 알아보는게 나을 것 같군. 나 급히 어디 좀 다녀올테니까 뒷 일 좀 부탁해" "어디 가시게요?" "그 마을에 가장 최근까지 살고 이사갔던 사람을 알아보고 만나야겠어." 나는 군청을 들러 가장 최근까지 살았던 사람 중에 비교적 고령자를 찾았다. 가장 적합한 사람이 선정되었는데 10년 전에 이사를 했고, 그 때까지 마을의 이장을 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비교적 멀지 않은 곳에 이사를 해서 차를 몰고 40여분 정도만 가면 만날 수가 있었다. 한적한 시골마을이 아닌 비교적 도심의 한 가운데 자리잡은 아파트 단지에 그는 살고 있었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는지 반백발의 노부부는 나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아내는 거동이 불편해 보였지만 남편은 매우 정정해 보였다. "그 집...참 안타깝지... 그 고가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장사가 잘 되던 가겟집이었어. 이름이...대흥상회였나? 이봐 할멈..맞지? 최씨가 하던 가게.." "맞아요. 그 집 모르면 간첩이지." "그 시골에서 마을 사람들은 농사일 외에는 할 줄 아는 거라곤 없었는데, 그 집은 어디서 그렇게 음식 기술을 배웠는지, 식당 일을 같이 하면서 지나가는 외지인들을 상대로  맛난 음식을 팔더라고. 알다시피 그 집이 얼마나 외진 곳에 있나? 마을 자체가 촌구석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구석에 그것도 산 중턱에 있지 않은가? 그런 곳에서 장사를 해 먹고 살다니 참 신통했지. 돈도 많이 벌어들이고 말야. 그 사람이 마을 노인정까지 지어줬다니깐. 모든 시골인심이 그렇듯이 우리는 서로 정도 많이 나누고, 음식도 나눠 먹고 그렇게 살았지. 그런데 어느 날인가 낯선 도시 사람들이 마을에 나타났어. 그리고 이장인 나를 찾아오더니 여기 저기 토지들을 매입하고 싶다고 그러더라구.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그 사람들이 왜 갑자기 우리 마을에 나타나 저러는지 몰랐지. 알고 보니까 1년안에 우리 마을에 고가도로가 들어선다는거야. 그 고가도로가 들어온다는 얘기가 돌면서 마을에 분란이 생기기 시작했어.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고가도로가 들어서는 걸 반대했지. 돈 보다는 우리 삶의 터전인 논과 밭이 먼저 아닌가? 그 사이에 낀 이장인 나는 어땠겠나? 그 사람들이 마을 사람들 설득해 주면 한 명당 얼마식 주겠다 하면서 나를 계속 돈으로 매수하려고 했지. 에이..난 싫었어.  난 논과 밭이 있고, 자식새끼들도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는데 그 깟 돈 몇푼에 마을 사람들을 팔 순 없진 않은가? 그런데 그 도시 사람들과 업자들이 우리를 설득 못하니까 도시에 살던 자식새끼들을 꼬드긴거야. 아주 난리가 났지. 생판 얼굴 한번 비치지 않던 놈들이 부모라고 여기저기서 찾아 오더군. 결국 자식들 성화에 못 이겨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개발동의서에 도장을 찍었지. 특히 업자들에게 돈으로 매수가 되었는지 마을 청년회 회장이란 친구가 여기저기 설득하며 도장 받으러 다녔어." "청년회 회장이요?" "늙어서 그런지 그 친구 이름이 가물가물하네..... 월남전까지 다녀와서 국가에서 나오는 돈으로 조금씩 연명하던 친구야. 거기 가기 전에는 참 착하고 순진했는데 다녀와서 성격이 많이 망가졌어. 업자들 앞잡이가 되어서 마을 사람들 선동하고 다니는 게 영 꼴불견이었지. 사실 청년회도 도시 사람들 들락거리기 시작하면서 급조된 모임이야. 그 넘의 시골에 젊은 사람들이 없는데 무슨 청년회란 말인가? 그렇게 토지보상이 마무리되는가 싶었는데 문제가 발생했어. 고가도로 교각 하나가 대흥상회 주인 최씨 밭을 지나가는데 마지막까지 최씨가 동의를 안해주는거야. 솔직히 보상금도 쏠쏠해서 그 때까지 반대하던 사람들도 그냥 도장 찍어줬어. 업자들이 구슬려보기도 하고, 협박도 해보기도 했지만 꿈쩍도 안하더라니까 특히 청년회 회장이라는 그 친구가 최씨를 많이 닥달했지. 아마 그 때 그 친구 눈빛 봤으면 도장 안찍고는 못배겼을 거야. 그런데도 최씨는 장사를 그만 둘 수 없었던 거야. 고가도로가 나면 망한거나 마찬가지거든. 불길한 예감이 들더라구.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어느 날 밤 최씨가 집 근처 개천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어." "예? 누가 죽인건가요?" "아냐. 그 친구가 원래 엄청 술을 좋아하고 잘 마셨는데, 그 날도 술 한잔 하고 읍내에서 집에 돌아오다가 쓰러진 것 같더라구. 그 개천길이 굵직굵직한 돌길이라 발을 헛딛기 쉽상이야. 넘어지면 머리를 부딪힌것 같애. 결국 남은 가족들이 그 동의서에 도장을 찍었지. 그리고 소리소문없이 그 집이 제일 먼저 마을을 떴어. 그런데 최씨가 죽은 뒤로 이상한 소문이 나돌더라구. 최씨가 죽은 날, 마지막까지 술자리를 같이 했던 사람이 청년회 회장이라더군. 터무니없어 보였지만 그 친구가 최씨를 죽인 것 같다는 소문이 나도는거야. 청년회 회장이란 친구는 어떤 놈이 그런 소문을 퍼뜨리고 다니냐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다녔지. 아니 대낮에 시퍼렇게 날이 선 낫을 들고 다니더라니까. 그 땐 진짜로 누굴 죽일 것 같았다니깐. 마을 사람들 모두 입을 다물었지. 그 정이 넘치던 우리 마을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누굴 원망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 최씨 가게는 개발구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집은 그대로 남았어. 물론 그런데 있는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도 없었지. 그대로 폐가가 되어 버린거야. 동네 아그들 놀이터가 되어버린거지. 그런데 이상한 일이 그 집에서 벌어지기 시작하는거야" 노인은 목이 마르는지 주전자의 물을 한 컵 따라 들이켰다. "그 집에서 놀던 어린 아그들이 최씨 아저씨를 봤다는거야. 한 둘이 아니었어. 어떤 아그는 최씨 아저씨가 줬다면서 장판 밑에 오랫동안 묵혀둔 듯한 천원자리 지폐를 보여주더라구. 그 집이 식당하면서 생선요리 많이 해.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 비린내가 좀 나. 그런데 그 천원짜리에서 비린내가 진동을 하는거야. 어휴...그 애 부모들은 사색이 되서 애를 야단치더라구. 다시는 그 집에 가지 말라고. 어느 날 밤에는 그 집에서 최씨 목소리를 들은 사람도 있다더군. 그 친구가 술에 취하면 항상 부르는 노래가 있었지. 비가 오는 밤이면 그 노랫소리가 들린다는거야. 혹시나 귀신이라도 옮겨 붙을까봐 모두들 최씨집을 멀리했지. 게다가 더 이상한 건 그 청년회 회장이란 친구의 모습이었어." "뭐가 말입니까?" "어디서 피를 빨려서 온 사람처럼 갈수록 몰골이 상하더라구. 눈은 휑하니 꺼져 있고, 눈 밑은 시커멓게 타들어가더라구. 며칠 동안 굶은 사람처럼 볼이 함몰되어 있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고,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않는 것 같더라니까. 죽은 최씨한테 시달린다는 괴담이 떠돌기 시작했지. 혹시나 그 친구한테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였지만.... 모두들 그렇게 믿고 있었어. 그 날밤.... 최씨가 죽었던 그날 밤....분명 무슨 일이 있었을게야.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친구가 보이질 않더라구. 어차피 먹여 살릴 처자식이 없어서 언제든 어디서 빌어먹고 살겠지만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졌다는게 너무 이상했다네. 마을이 극도로 흉흉해졌지. 그 뒤로 하나 둘씩 사람들이 이사를 떠났어.  그나마 내가 가장 늦게 떠난거지. 나야 뭐, 가까운 읍내에 아들 내외가 살아서 언제든 이사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어르신, 혹시 예전 마을 사람들 사진같은거 가지고 계시나요?" "꺼림칙해서 몇 년간 꺼내보지도 않았는데...잠깐 기다려보게" 잠시 후 노인은 두꺼운 앨범 하나를 들고와 그 위의 먼지를 닦아내며 나에게 그것을 내밀었다. 바래진 앨범 표지를 보니 오랜 전 지워진 과거의 기억을 되찾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받아 든 앨범을 한장씩 넘기자 주로 노부부의 사진들이 먼저 펼쳐졌다. 몇 장을 넘기자 노인이 손가락으로 어떤 사진을 가리켰다. "이 사람이 최씨라우...그 대흥상회 주인.... 어휴...술을 엄청 잘 마셨지. 상상도 못할걸?" 건장하다고 해야 할지, 풍만하다고 해야 할지 감이 서질 않았지만 매우 풍체가 좋은 선한 얼굴의 40대 얼굴의 모습이었다. 페이지를 계속 넘기자 전형적인 시골 촌부의 모습들이 여기저기 펼쳐졌다. 그 순간 내 눈에 낯익은 얼굴이 들어왔다. "이런...." "아는 사람인가?" "예." "이 친구가 바로 그 청년회 회장이었다네." "뭐라구요?" 나는 노인의 말을 듣자 마자 휴대폰을 꺼내 박형사를 찾았다. "응. 박형사 나야. 지금 당장 김홍선 사장 행적 파악해!! 지금 당장!!" 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노인이 맞장구를 쳤다. "형사 양반... 맞아!! 그 친구 이름이 김홍선이었지."  나는 순간 일이 복잡하게 꼬여감을 느꼈다. "형사 양반...그 친구 봤나? 지금 어디 있나?" "어르신 살던 마을에서 작은 중장비 회사를 하나 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이쿠...세상에나 이젠 정신 차렸나 보네." "어르신..김홍선씨...아니 그 청년회 회장 얘기 좀 더 해주실래요?" 노인은 앉은 자세를 잠시 옆으로 틀더니 입을 열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정말 착하고 순진한 친구였지. 그 때는 홍선이..홍선이 하면서 이름도 잘 불렀는데 조금 전엔 왜 기억이 안 났는지 몰라. 사람이라는게 안 좋은 기억은 본능적으로 자꾸 잊버리려고 하나봐. 월남전 갔다왔다며 마을에 돌아왔는데...어이쿠...사람이 좀 이상해 보이더라구. 얼굴은 전보다 더 시커멓게 그을려 있고, 체구는 더 왜소해 진 것 같앴어. 거기에다 눈빛에 살기가 돌더라구.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다네. 최전선에 있었다는데 얼마나 사람을 많이 죽였겠나? 동네 사람들 모두 그 친구를 반가히 맞았지만, 얼굴빛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지.  술만 마시면 전쟁 얘기를 하는거야. 자기 손으로 월남군 수십명의 목을 땄다면서 목을 따는 시늉을 앞에서 막 보여주는거야. 미친 사람처럼 눈을 부릅뜨고 킥킥대면서 말야...... 게다가 마치 그 전장에라도 있는 것처럼 혼자 총질하는 자세를 취하다가, 엎드려서 포복하는 자세도 취하다가, 혼자 고함을 지르며 돌격 앞으로 하면서 전쟁 놀이를 하더라니까 그 순진한 동네 사람들이 얼마나 놀랬겠나. 그리고 알아 듣지도 못하는 월남노래를 혼자 군가처럼 막 부르고 다녔지. 동네 사람들은 그 친구가 월남귀신에 쓰인 거라며 서로 수근댔지. 그런데 이상한 건 그게 전부가 아니었어." ㅊㅊ: 하드론의 이야기 산장 (http://cafe.daum.net/hardron-story/TJb0)
펌) 447번지의 비밀_完
447번지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이번 소설도 흥미진진하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그 노인을 만나기 얼마전 나는 대규모 전투에 투입되었지. 우린 베트콩들에게 복수를 하기로 한거야. 베트콩의 본거지로 알려진 텅지앙을 공격하기로 한거지. 보병이 투입되기도 전에 그 곳에 수 백발의 포탄 세례를 퍼부었다네. 복수심에 불탄 우리는 그들에게 본 때를 보여주자며, 거의 광기에 가까운 학살을 저질렀지. 부대원의 3분의 1이 민간인처럼 보이는 베트콩들에 살해당했는데 눈에 보이는게 있었겠나? 그 전투의 구호가 뭐였냐면...'깨끗이 죽이고, 깨끗이 불태우고, 깨끗이 파괴한다' 였다네. 구호만 들어도 얼마나 잔인한 살육이 벌어질 것인지 알 수가 있었지. 1969년 말이었을 거야. 나는 거기서 정말로 악마가 되었다네." 그는 과거의 암울했던 기억이 떠오르는지 잠시 말을 멈추었다. "텅지앙에 도착했을 때, 이미 포탄 세례로 많은 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이 되어 있었지. 그 곳이 베트콩의 본거지라고 생각이 들자 살아 남아있는 건 모조리 죽였어. 하나도 남김없이. 어른, 아이, 남자, 여자, 젊은이, 노인....심지어 거기있는 가축들까지.... 그 때는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어. 그냥 우리 동네를 위협하는 지저분하고 사나운 야생동물을 소탕하는 것처럼 느껴졌었지. 어렸을 적 이유없이 곤충같은 걸 죽여본 적 있지 않나? 꼬리도 잘라보고, 날개도 떼어보고, 불에 태워보기도 하고, 터뜨려보기도 하고.... 뭐가 그렇게 궁금했는지 모르지만 그러면서 뭔가 쾌감을 느끼지 않았나? 그 날 텅지앙에서 우리도 별 반 다르지 않았다네. 총을 쏘아 죽이면 확인한다고 목을 잘라냈어. 총에 맞아 신음하는 사람의 복부에 대검을 꽂았지. 분수처럼 피를 뿜으며 절룩거리며 도망가는 여자를 산 채로 불구덩이에 밀어 넣었어. 어떤 아이는 목을 꺾어 죽였고, 한 아이의 몸을 들어올려 나무에 던져 숨지게 한 뒤 불에 태워 죽였어" 그의 서로 꽉 잡은 그의 두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다들 미쳤어. 왜 죽이는지 이유도 모르는 것 같았지. 오로지 죽이는게 목표였어. 머리는 광기로 사로 잡혀 있었고, 눈은 살기로 가득했지. 그 피비린내나는 학살이 무려 일주일 넘게 지속되었다네. 마을 사람들을 모두 끌어내 몇 그룹으로 나눈 뒤 기관총으로 몰살시키기도 했고, 한 집에 몰아넣고 총을 난사한 뒤 집과 함께 죽은 자와 산 자를 통째로 불태우기도 했다네. 아이들의 머리를 깨뜨리거나 목을 자르고, 다리를 자르거나 사지를 절단해서 불에 던져넣기도 하고, 여성들을 돌아가며 강간한 뒤 살해하고, 임산부의 배를 태아가 빠져나올 때까지 군화발로 짓밟는 짓도 서슴치 않았다네. 천명이 넘게 죽었다네. 그 날 전투가 끝나면 옷이 땀에 젖어야 했지만, 우리는 온통 피에 젖은 옷을 입고 있었지.  너무 많이 죽였어. 너무나도 많이...그것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만큼 잔혹하게... 지옥은 멀리 있는게 아니었어. 그 당시 텅지앙은 지옥이었고, 우리는 지옥에 내려온 악마였지." 그의 눈이 촉촉히 젖어오는 듯 보였다. "부대에 복귀했을 대 상부에선 우리의 용맹함을 칭찬하고 훈장을 수여했지. 그러나 그 때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던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었어. 우리의 행동은 용맹함과는 거리가 멀었지. 그러던 어느 날........ 그 지역을 남김없이 쓸어버린 후 며칠 지나 부대 내에 이상한 소문이 나도는 거야. 실제론 그 지역에 실제 베트콩이라 부르는 베트남민족해방전선 대원들은 별로 없었다는거야. 게다가 괴기한 소문까지 나돌았는데, 집으로 돌아온 대원들이 죽은 가족들의 피를 모아 나누어 마셨다더군. 죽어서까지 우리를 좇아가 죽일 것을 다짐했다는거야. 퍼뜨리면 처벌을 할것이라는 상부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 소문은 부대 전체에 삽시간에 퍼져 버렸어. 부대에 미묘한 기운이 흘렀지. 우리보다 더 한 광기에 사로잡힌 그들에게 피의 보복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던거야. 사실 미군들도 국내여론 때문에 서서히 베트남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거든. 토사구팽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네. 전쟁은 그들이 일으켜 놓고 우릴 부려먹은 다음, 뒤치닥거리는 우리가 하게 된 꼴이지. 다시 한번 우리의 용맹함을 보여주자고 모두들 자신있게 외쳤지만, 사실 다들 알고 있었지. 자신들이 죽인 것은 무장한 베트콩이 아닌 베트콩 지역의 양민들이었다고. 정신질환을 앓는 병사들도 생겼어. 한 밤중에 자살소동을 벌이는 친구도 있었고, 실제로 자살한 친구도 있었다네. 그들의 핏물이 빠지지 않는다면서 피부가 벗겨져 나가도록 수세미로 맨살을 미는 병사도 있었지. 서로 입을 다물고는 있었지만 이미 부대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네. 그 때 부대에서 생각해 낸 것이 연예인 위문 공연이었다네. 사이공에서 열렸었는데, 많은 군인들이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했지. 어쩌면 그 중의 어떤 이에겐 최후의 만찬이 될 수도 있는 축제였지. 공연은 끝났어. 많은 이들이 여자 가수의 잘 빠진 몸매와 풍만한 가슴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나는 걱정부터 앞섰지. 곧 텅지앙에 인접한 퀴년시 전투에 투입될 예정이었거든. 해가 너울너울 기울 쯤 부대로 복귀하는 때였어. 부대 차량이 늦어져서 우린 잠시 시내를 둘러보고 있었다네. 그 때 어느 허름한 판자집 하나가 눈에 들어왔는데, 온갖 잡동사니 같은 물건들을 내놓고 파는 가게였어. 산더미 같은 물건 속에서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백발을 어깨까지 내린 노인이 하얀 눈동자를 굴리며 나를 유심히 쳐다보더라구. 나도 그 노인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같이 길을 걷던 부대원들 틈에서 이탈하여 이끌리 듯 그 노인에게 다가갔다네. 가까이 가서야 나는 그가 백내장 환자임을 알게 되었지. 하얀 눈동자의 초점을 나에게 맞추더니 그가 묻더군. 따이한이냐고. 북적거리는 그 사람들 틈에서 그가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나를 어떻게 알아봤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라구. 내가 맞다고 했더니, 그 노인은 몇 개 남지도 않은 이빨을 드러내 미소를 보내며 무슨 부적 같은 것을 내게 건네더라구. 자신은 사람의 목숨을 움직이는 흑마술을 알고 있다는거야. 그러면서 이 부적과 자신이 가르쳐주는 주문을 외우면 죽음을 피해갈 수 있다고 했지. 그것을 나에게 사라고 권유하는거야. 나는 손을 가로 저으면서 그런게 어딨냐고 거절했지. 그런데 내가 돌아서려는 순간 그 노인에 내게 충격적인 말을 하는거야. 내가 퀴년시에서 죽을 운명이라는거야. 난 심장이 멎는 듯 했네. 우리의 극비사항을 알고 있다는 건 둘째치고, 그의 음성이 너무나도 다부지고 매서웠지. 나는 다시 노인을 향해 돌아서서 물었지. 왜 그것을 하필 나에게 파냐고. 그랬더니 그 노인은 자신의 흑마술이 가장 잘 통할 것 같은 사람을 찾았다고 하더군. 두려움과 공포가 몸에 배어있으며,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사람이라는거야. 자신은 느낄 수 있다는거야. 노인의 말을 부정할 수가 없었지. 난 사겠다고 했어. 악마의 힘처럼 그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어. 나는 노인을 따라 들어가 좁은 오두막 같은 집으로 안내되었다네. 오두막에는 무슨 알 수없는 연기 같은 걸로 가득했지. 비릿한 무슨 냄새 같은 것도 나는 것 같았고. 나를 자리엔 앉힌 노인은 나뭇가지 같은 걸로 만든 채를 들고 나를 이리저리 쓸더라구. 나는 그 노인에게 여러가지 주술의식을 받았지. 주술의식이 끝날 쯤 노인이 나에게 어떤 주문을 반복해서 알려 주었지. 그러면서 위험이 닥쳤을 때 이 부적을 꺼내 주문을 외우라고 하더군. 내가 그 오두막을 나가려고 하자, 노인이 다시 나를 불렀어. '이보게 따이한...세상엔 공짜가 없다네.'이러더라구. 나는 그 말이 돈을 달라는 뜻인 줄 알고 주머니에 있던 돈 몇 푼을 그에게 내밀었지. 그러자 그 노인은 돈을 거절하며, 그 몇 개 안 남은 이빨을 다시 드러내더니...... 앞으로 빚은 천천히 갚게 될거라는 말을 하더군. 돌아오는 길에 정신을 차리고 그 노인을 생각해보니 너무 묘한 기분이 들더군, 내가 무슨 짓을 했나하는 생각도 들고... 그 후 한 달 뒤 우리는 다시 가까운 퀴년시 외곽 전투에 참가했지. 열대성 폭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네. 그 날 따라 우리는 의외로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 채 앞으로 전진했지. 이상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 전의 우리의 명성 때문에 그들이 우리와 직접적인 교전을 피하려 한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그 건 오산이었어. 함정이었어. 베트공들의 게릴라 전술이었던거야. 그들의 게릴라 전술에 말려 나를 포함한 중대원들이 고립되어 버렸다네. 장대비가 쏟아지는 정글 속에서 전진을 한게 큰 실수였어. 총탄은 거의 떨어져 가는데 사방에 수백이 될지, 수천이 될지 모르는 베트공이 깔려 있었다네. 통신은 두절되었고, 지원군은 없었다네. 어두운 정글 속에서 원숭이 울음소리처럼 끽끽대며 조금씩 다가오는 그들에게 우리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 그러나 하나둘씩 죽어갔어. 온몸에 총탄구멍이 난 채 사지가 너덜거리며 죽어가는 동료를 보면서 나는 광기에 가까운 공포에 사로잡히고 말았지. 3개 소대는 이미 전멸되어 시체는 이미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남은 우리 소대는 본대와 연락이 두절된 채 그들에게 완전 포위 당해 버렸지. 채 십분이 지나기도 전에 나는 수많은 시체더미에서 오직 홀로 살아 남아있음을 알게 되었네. 짙은 먹구름 아래로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하는거야. 몇 시간 동안 전투를 했는지도 모르게 벌써 밤으로 접어드는거야. 나는 죽은 동료의 시체로 몸을 덮었지. 시체에서 쏟아지는 피가 빗물과 섞여 내 얼굴 뒤덮었다네. 그것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문제가 될 상황이 아니었어. 여기저기서 가까이 접근하는 베트공들의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거든.... 확인 사살을 하는지 중간중간 총소리가 끊이질 않았지. 목숨을 구걸하고 싶었다네. 어떡해서든... 베트콩들은 나의 구걸을 받아주지 않을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 때 나는 그 노인이 준 그 부적을 꺼내고는 주문을 읊었다네. 미친 듯이....숨을 죽여가며 최대한 작은 소리로..." 그들이 다가왔어. 여기저기서 칼로 찌르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왔지. 내 배 위에 얹어진 시체를 밟고 지나가는 베트콩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네.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 소리라도 낼 까봐 입을 손으로 틀어 막았다네. 혹시나 탄로 날까봐 숨쉬는 것조차 멈추려 했지. 그 순간만큼은 차라리 고통없이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네.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가 조금 이상했어. 베트남 말이 아니었어. 괴물 소리처럼 꾸엑구엑 대는거야.  나는 그들의 불쾌한 소리가 너무나도 소름끼쳤지. 그래서 나는 내 몸 위에 올려진 시체들 틈 사이로 그들을 올려다 봤지. 그런데 어둑어둑한 배경 사이로, 부릅 뜬 내 눈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목격되었다네. 시체를 밟고 지나가는 그들은 베트공이 아니었어." "예?" "아군 복장을 하고 있었다네. 그렇다고 아군도 아니었어. 천천히 걸으면서 여기저기를 대검 같은 것으로 쑤셔보더라구.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어. 대검으로 쑤시는 것이 아니라, 엄청나게 긴 손가락에 자라난 맹수의 발톱같은 손톱이었던거야. 꾸엑꾸엑거리며 계속 여지저기를 훑고 다니는거야. 그런데 그 순간 내 위를 지나던 그 정체 모를 병사와 눈이 마주친거야.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그 병사의 모습을 보고 나는 다시 한번 입을 틀어막았지. 붉은색 눈을 하고, 송곳니가 턱까지 내려와 있었네. 얼굴에 수십차례 칼질을 해 놓은 것처럼 피부는 너덜거렸고, 입에서는 핏물이 토하듯이 쏟아져 나왔지. 이글거리는 붉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병사가 나의 존재를 확인했는지..... 갑자기 괴물같은 그 손을 들어올리더니 나를 향해 꽂았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 기억도 안났다네. 여기 저기서 한국말이 들리고 나서야 내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걸 알 수 있었다네. 노인의 말대로 나는 그 부적과 주문으로 죽음을 피해갔지.  지옥의 전장에서 살아나온 병사라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긴 잠을 자고 난 기분처럼 왠지 모를 기운이 몸에서 솟아나더라구. 지난 모든 일들이 한 밤의 꿈처럼 느껴졌다네. 얼마 후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네. 한국으로 가기 전에 꼭 들르고 싶은 곳이 있었지. 그 노인의 가게 말야. 사이공에 가서 다시 그 집을 찾아 나섰다네 그런데 노인은 없었어. 가게 주인에게 수차례 노인에 대해서 설명했지만, 그런 사람은 여기에 없다는거야. 나는 가게 뒤로 돌아가 그 오두막을 찾았지. 생선이나 고깃국을 끓이는 야외 취사 장소였어. 오두막 같은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어. 그 노인은 망령이었어."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나는 죽은 자에게 목숨을 구걸한거야.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 노인의 소름끼치는 말이 떠오르더군. 빚을 천천히 갚게 될거라는 그말....."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왔다네. 마을 사람은 나를 반기는 듯 했지만 경계의 눈빛이 역력했지. 매일같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처절하게 생존 투쟁을 벌이다 온 나에겐 논밭일이나 하며 그렇게 늙어가는 마을 사람들이 너무나도 한심하게 보였지. 서로 아무것도 아닌 일 가지고 깔깔대며 울고 웃고 하는 것들이 너무나 혐오스럽게 보였다네. 다들 바보같아 보였어. 놀려주고 싶었어. 나는 겁을 주었지. 전장에 있었던 얘기를 하며, 공포감을 심어주고 두려움을 불어 넣었지. 그럴 때마다 그들이 표정이 굳어졌어. 그들의 그런 모습에 나는 너무나도 짜릿하고 기분이 좋았다네. 매일 같이 사람 죽인 손으로 논밭의 소일거리를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네. 국가에서 나온 돈으로 연명한다지만 진이 빠지도록 뭔가에 미쳐보고 싶었다네. 미칠 것 같았지. 밤마다 괴물같은 공허함이 나를 괴롭혔다네. 온갖 잡 생각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지. 미친 사람처럼 컴컴한 방안에서 전쟁놀이를 했지. 사람 목을 다는 시늉도 하고, 총에 맞에 고통스러워하는 시늉도 하고.... 꿈만 꾸면 나는 그 전장에 서있는거야. 어느 날 미국이 패전하여 베트남에서 철수한다는 뉴스가 뜨더군. 실로 그 공허함은 이루 말할수도 없었다네. 도대체 그 수많은 죽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전쟁은 살아남은 자를 황폐화시켜...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가 마를 정도로 나를 괴롭히는 것이 나타났다네. 어느 날 꿈을 꾸는데 퀴년시 전투에서 보았던 그 악마의 병사들이 꿈속에 나타나는거야.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삭신이 저려왔다네. 잊혀졌던 공포가 다시 몰려왔어. 괴성을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났지. 그런데 그 꿈을 꾸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거야. 나중엔 삼일에 한번 꼴로 가위에 눌렸어. 그 때 그 날처럼 나는 죽은 동료의 시체를 뒤덮고 공포에 질려 떨고 있었지. 그 때마다 그들은 어김없이 나를 나타나 내 가슴에 그 기다란 쇠꼬챙이 같은 손톱을 내 가슴에 박았다네. 제대로 잠을 이뤄본 적이 없었다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노인 준 부적을 보며 주문을 외웠지. 효과는 없었어.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어. 어떤 날은 밤길을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못보는 형상들이 돌아다니는거야. 누구였겠나?" "그 악마의 형상 말입니까?" "그래. 그 전장에 나타났던 그 모습 그대로 그 형상이 꾸엑꾸엑거리며 나를 찾고 있는 듯 보였어. 나도 모르게 주문을 웅얼거리며 읊었지. 그러기를 십년이 넘었다네. 고통이 끊이질 않았어. 그제서야 그 노인이 바라던게 뭔지 알 것 같았지. 내 목숨을 가져가려 한거야. 그 부적과 주문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던거야. 나는 그 전장에서 시체들에 쌓여 기절했을 뿐이고, 나는 그렇게 살아남에 구조된거였지. 그 전장에서 애초부터 죽을 운명이 아니었는지도 몰라. 나는 그날 그 노인에게 남은 목숨을 빼앗겼는지도 몰라. 부적을 찢어버렸다네.  어느 날 도시 사람들이 찾아오더라구. 개발 문제로 이장을 설득하지 못하니까 가장 건달같이 보이는 나에게 찾아왔지. 한 명당 20만원씩 챙겨주겠다며, 사람들의 동의서를 받아오라는거야. 나는 흔쾌히 승락했지. 깡패처럼 돌아다니면서 협박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어. 그래서 마음이 맞는 몇 녀석과 청년회를 만들었지. 청년회 회의가 있다, 청년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대접을 한다, 이러면서 온갖 구실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불러모아 동의서를 요구했지. 물론 일일이 찾아다니기도 했고... 협박도 하고, 회유도 해보고... 그런데 최씨 형님이 끝까지 거부를 하는거야." "그래서 죽이셨나요?" 나의 물음에 그는 갑자기 껄껄 웃었다. "이보게 형사 양반. 나도 사람이라네. 아무리 내 이 두손에 수십명의 피를 묻혔다고는 하나, 그런 이유로 사람을 죽이겠나?" "사람 하나쯤은 죽이는건 일도 아니었을텐데요." "그렇지. 사람 하나 죽이는건 눈 하나 깜빡할 내가 아니었지. 그러나 이 곳은 전장이 아니지 않나? 나의 협박에 최씨 형님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네. 그런데도 도장을 찍는 건 끝까지 거부를 하더라구.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어느날 밤, 형님과 술 한잔을 했지. 물론 술안주는 그 동의서 얘기였다네.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끝났지. 사실 마을 사람들이 나를 의심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건 아냐. 그러나 나는 죽이지 않았다네. 술에 흠뻑 취해 마을로 돌아오는 길이었지. 나는 앞서 걸었고, 형님은 나를 뒤따르고 있었어. 개천을 하나 건너는데, 갑자기 형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는거야. 나는 아무 생각없이 뒤돌아 보았는데 너무나도 무서운 광경이 벌어졌다네. 형님이 개천에 엎어져 있고,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엎어져 있는 형님의 뒷머리를 손으로 잡고는 연신 개천 사이에 박혀있는 바위덩이에 머리를 박고 있는거야. 그 악마의 병사였다네. 형님이 손을 뻗어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나는 다가갈 수가 없었다네. 그들이 한둘이 아니었어.  도망을 쳤지. 벗어나기 위해서. 그러나 그건 곧 또다른 고통의 시작이었다네. 이젠 형님을 죽은 개 끌고 다니듯이 돌아다니는 그들을 보게 됬다네. 부적을 찢었을 때 그 용기는 온데간데 없고, 바보처럼 나는 다시 그 주문을 미친듯이 외웠지. 날이 밝을 때까지 미친 듯이.... 어느 날인가 문득 생의 끄트머리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들더군. 빚을 갚기로 했어. 난 노인이 원하는 것을 해주기로 결심했지." "뭘 말입니까?" "내 목숨 말일세. 방안에 줄을 묶고 자살을 하기고 결심했지. 천장에 줄을 매달았네. 지난 십수년 간의 굴곡진 삶을 이젠 마감하고 싶었지. 그런데 의자 위에 올라서 줄을 목에 감고 막 몸을 던지려는 순간.... 그 노인이 내 앞에 나타나더군. 거의 다 잊어먹은 월남 말인데도 너무나도 생생하게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네. 그가 나에게 말했지. 빚을 언제 갚을거냐고.... 나는 조용히 말했다네. 지금 갚겠다고... 그러자 그가 다시 나에게 말했어. 빚을 갚지도 않은 채 떠나지 말라고... 이해할 수가 없었어. 도대체 그 빚이라는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네. 그에게 물었지. 도대체 당신 누구냐고. 그랬더니 노인이 대답하더군. 자신은 텅지앙의 망령이라고..... 텅지앙의 망령... 텅지앙의 망령... 텅지앙의 망령... 수십번을 머리에 되뇌고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네. 그에게 갚아야 할 빚이 무엇인지...." 나는 눈빛으로 그에게 답을 요구했다. "용서를 비는 것이었다네." "용서요?" "그래...용서. 그들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지. 그는 많은 것을 바랬던 것이 아니었어.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나는 마을을 떠나 십여년 전의 당시 부대원들을 찾아다녔지. 우리 중대는 전멸했기 때문에 다른 중대 부대원들을 찾아다녔다네. 몇몇은 나와 거의 비슷하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더군. 나는 생각을 같이하는 그들에게 나의 얘기를 하고, 나의 계획을 말했지. 그들도 흔쾌히 승락하더군. 모두가 동의한 건 아니었지만, 우리는 돈을 모아 베트남으로 향했다네. 당시 미수교국이었기 때문에 입국은 쉽지가 않았지. 그런데 당시 큰 사업을 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 태국을 통해 베트남으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해 주더군. 우리는 십여년만에 그 처참한 살육의 현장인 텅지앙에 발을 디뎠다네. 우리 손에 죽었던 수 많이 원혼들이 당장이라도 무덤을 박차고 일어날 것 만 같았지. 거기서 우리는 위령제를 지냈다네. 그리고 그들에게 용서를 구했지. 위령제를 지내는 동안 너나나나 할 것 없이 눈물을 쏟아냈지. 십년 넘게 내 가슴속 깊은 곳에 맺혀있는 응어리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네. 모든 것은 마음 속에 있었어. 증오, 분노, 곹오, 죄책감, 악령들....그리고 그 노인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그 위령제가 끝난 이후로 그 악마같은 병사들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네. 그제서야 그 악마같은 병사들이 누구였지는 나는 알게 되었지. 왜 그들이 아군 복장을 하고 있었는지도...." 나는 그 답을 알 것 같았다. "텅지앙 사람들의 눈에 비친 한국군이었군요." "그렇다네. 그들에 눈에 비친 우리는 악마였지. 그 노인은 나에게 그들의 고통을 보여주려고 했었던거야. 그리고 나에게 바란 건 나의 피와 목숨이 아니었지. 용서를 바라는 나의 진실된 마음이었던거야." 그는 잠시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중장비 일을 시작했어. 몇 년간 알뜰하게 돈을 모아 내 사업을 하려고 계획했다네. 돈이 좀 모아지면서 자리를 알아보고 다녔지. 그 때 나의 옛 고향이 떠오르더군. 마을 사람들은 모두 떠나갔지만, 난 돌아가고 싶었다네. 마을에 들어서자 육중하게 들어선 고가도로와 폐가가 되버린 형님 집이 눈에 들어왔지. 남들은 흉가라고 말했지만, 나에겐 나의 무책임으로 죽어간 형님의 집이었다네. 나는 사업터와 그 형님 집을 사들였지. 그리고 사업을 시작했다네. 그런데 얼마 전 황승균이 이 친구가 그 집에서 빙의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날이 있었지." "노영주와 김태섭이 그 집을 부수려던 때 말이죠?" "승균이를 찾으러 그 집에 갔을 때 난 정말 깜짝 놀랐다네.  승균이 이 친구 입에서 최씨 형님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게 아닌가? 본래 흉가라고 불리는데는 가지 않는게 좋아. 나 같이 생사의 경계를 들락거렸던 사람은 별로 상관이 없겠지만 귀신은 그 사람의 나약한 곳을 건드려 기를 빼앗아 가거든. 승균이 이 친구가 5년 전에 딸 애를 잃고 무척이나 힘들어 했다네. 얼마나 보고 싶었겠나. 정말로 승균이에게 빙의된 그것이 최씨 형님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 혼령은 승균이의 그 점을 이용한 거라네. 귀신은 살아있는 자의 나약한 점을 알고 있거든. 내가 텅지앙의 망령에 시달렸던 것도 그들이 나의 가슴 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죄책감을 이용했기 때문이지. 그 친구가 그 집에 자주 들락거린다는 얘기를 듣고 불길한 생각이 들더라구. 딸애를 보기 위해 목숨도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거야. 나는 영주와 태섭이 이 친구들을 시켜서 그 집에 들락거리는 걸 막았다네. 수시로 감시도 하게 만들고. 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지. 왜 그렇게 엄청난 술을 마시고 죽었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네. 최씨 형님이 죽은 딸내미를 보여주는 댓가로 술을 바랬는지도 몰라." 나는 조용히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는 그에게 물었다. "사장님. 정말로 그게 귀신의 짓이라고 생각하시는겁니까?" "아니면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두 세병의 술도 힘들어하는 친구가 그렇게 많은 술을 마시는게 가능하다고 보나?" "훗...사장님. 그렇게 따지면 제가 형사질하면서 본 죽은 사람들의 반은 다 귀신 짓이겠수다. 사람이 죽은 데에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겁니다." "그렇겠지. 그런데 그렇게 설명하려고 해도 안되는게 있지 않나? 입원한 태섭이한테 물어보니 자네도 최씨 형님 집에 들어갔다더군." 나는 잠시 미간이 찌푸려졌다. 나는 그가 보기에 거만하다고 느낄만한 자세로 다리를 꼰 채 담배를 피워댔다. "소동이 좀 있었다고 하더만...." "그건 착시일 수도 있고, 환청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는 잠시 내 눈빛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자네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예? 그 건 갑자기 왜 묻는 겁니까?" "그냥 대답해 보게." "그야..제가 제일 사랑하고 귀여워하는 제 딸이죠." "아니...말고...자네 깊은 곳에 있는 다른 무언가 말일세. 다가가고 싶어도 다가갈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질 않나? 사무치게 그리운 누군가 말일세." "무슨 말씀이예요?" "자네는 거기서 그 사람을 만난 걸세..." 사장의 말에 나는 갑자기 손이 떨려 왔다. 빨아들였던 담배 연기조차 내뱉지 못했다. 숨이 막혀오고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느샌가 작은 눈물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게 누구인가?" 나는 담배를 떨어뜨린 채 한 손으로 두 눈을 덮었다. 그리고 미친듯이 눈물이 쏟아졌다. "......" 내가 왜 그 집에서 눈물을 흘렸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내가 들었던 그 정체 모를 소리는 어렸을 적 마지막으로 들었던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아버지는 항상 내 이름보다는 아들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하셨다. "누구인지 떠올랐구만." "아버지요..." "그게 자네의 그리움의 흔적이었군. 사고로 돌아가셨나?" "네......제가 아주 어렸을 적....." 두 눈을 덮은 손 아래로 뜨거운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아주 힘든 어린 시기를 보냈었겠구만. 이를 악물고 살아가게.  그 목소리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니라네. 자네 아버지가 자네를 보고 싶어해서 부른 것이 아니야. 진정 자네 아버지였다면 자네를 거기서 찾았겠는가? 귀신의 장난이지. 나약한 자는 빙의에 잘 걸린다고 하지 않나?  나약한 자가 무엇인가? 현실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이지. 현실에 충실하지 못한 자가 내세를 바라는 거라네. 자네의 귀여운 딸에게 똑같은 아픔을 주고 싶진 않지 않은가?" "흑흑..미치도록 보고 싶었습니다....." "삶이 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 다시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지. 아버지를 보기 위해 다시 그 곳으로 가서는 안되네. 견뎌야 되네. 승균이 그 친구는 그것을 견뎌내지 못했어. 미안하지만 나는 늙어 죽는 그 순간까지 최씨 형님 집을 간직하고 있을거라네. 나의 죄를 씻기 위해서라도 형님이 그 곳에서 계속 장사하는 걸 지켜봐 줘야 하지 않은가?" 나의 흐느낌을 진정시키기 위해 그가 나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는 어린 아이였다. 내가 사장을 다시 만난 건 인천공항이었다. 그는 옛 부대원으로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깔끔한 양복차림으로 출구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호라....자네가 여기까지 왠 일인가?" "베트남에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매년 우리 회원들이 위령제를 지내는데 모레가 그 날이라네." "네. 직원들한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말씀 감사했습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허허...그 말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나? 돌아와서 해도 늦지 않은 걸. 잊지 말게. 형사 양반 모든 것은 항상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는 걸..... 그리고 열심히 살게나." 가벼운 손짓으로 인사를 마친 그는 출국장을 빠져 나갔다. 얼마 후 굉음과 함께 그가 탄 비행기가 공항을 빠져 나갔다. 멀리 시야에서 그 비행기가 멀어져 가고 있을 쯤 박형사에게 전화가 왔다. "김형사님. 부탁하신 대로 20년 전 최씨 사건 조사해 봤는데요. 당시 부검의 소견으로는 타살의 흔적이 좀 보인다라고 기록돼 있던데요? 증거가 부족해서 결국 미결처리되었구요." "그래?" "아무래도 그 김사장이란 사람이...." "수고했어. 어차피 공소시효도 끝난 사건이야." "그런데 왜 그걸 조사하라고 시키셨어요? 바빠 죽겠는데.." "이봐, 박형사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지. 진정 죄책감과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용서를 구하고 죄를 씻고자 노력해야 하겠지."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냐...아무 것도. 참...박형사 오늘 저녁에 술 한잔 할까?" "갑자기 왜요?" "그 폐가 갔다온 뒤로 갑자기 술이 엄청 땡기네. 오늘 죽도록 한번 마셔볼까?" "예? 김형사님, 진짜 왜 그래요? 정말 귀신 들린 거예요?" "하하하...농담이야 농담. 그냥 간단히 소주나 한 잔 하자고..." "휴....사람 좀 놀래키지 말아요. 그럼 이따 경찰서에서 뵙죠." 간만에 맑은 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 습도가 높긴 했지만 차창으로 스며 들어오는 공기가 여간 상쾌하지 않았다. -끝-  ㅊㅊ: 하드론의 이야기 산장 (http://cafe.daum.net/hardron-story/TJb0)
펌) 447번지의 비밀_1
여러분 하드론 선생님을 알고 계십니까? 이 선생님이 글은 진짜 기깔나게 잘 쓰시거든요 ㅇㅇ 그래서 당분간 하드론 슨생님의 글들을 데려오려 합니다. 모쪼록 재밌게 읽으시길 바라며..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이 이야기는 현직 경찰인 지인으로부터 들은 일화를 소설식으로 엮은 것입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며, 등장 인물은 모두 허구임을 밝힙니다. "신고한 사람이 누굽니까?" 나의 물음에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넋을 잃은 채 어딘가 를 주시하고 있던 젊은 여자가 나를 천천히 올려다 봤다. 그녀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느낌으로 보아 사망자의 아내가 틀림없어 보였다. 헝클어진 퍼머머리와 흘러내린 눈물의 경로를 그려내고 있 는 아이라인 줄기가 그녀의 심적 충격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충격이 크시겠습니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그녀는 나에게 응시했던 시선을 풀더니 이내 멍하니 어딘 가를 또다시 주시했다. "힘드시겠지만 수사에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40세의 한 남자가 죽었다. 안방에서 장롱에 몸을 등지고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죽었 다. 방바닥에는 무려 17개의 소주병이 나뒹굴고 있었고, 두어 병은 채 비우지 못한 상태로 투명한 내용물을 밖에 쏟아내 고 있었다. 현장조사가 한창이라 좁은 방안이 요란하고 시끄럽게 느껴 졌다. 나는 사망자의 아내를 부축하고 집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주변 공원의 한적한 벤치로 인도하여 그녀가 깊은 숨을 몰아쉴 수 있도록 만들었다. "불편하시면 오늘 말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모든 사건이 그렇듯이 초동수사가 가장 중요한거라 서...." "네, 뭐든 물어보세요." 여자는 의외로 담담하게 나의 말을 받아 주었다.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는 수사관의 본능처럼 펜 과 수첩을 꺼내 바로 심문에 들어갔다. "남편의 사망 당시 같이 계셨습니까?" "아니오." "그럼 어디 계셨습니까?"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어요." "그럼 마트에 가기 전에 남편을 보셨겠군요." "아뇨. 그 때까진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발견 당시 남편 혼자 있었나요?" "네." "죽은 줄 어떻게 알았나요?" "소주병이 나뒹굴고 있고, 남편이 아무런 반응도 없이 장롱 에 기대 앉아 있더라구요. 죽은 것 같았는데...혹시나 해서 팔과 얼굴에 손을 갖다대었 더니 얼음장처럼 차가운거예요. 입술은 이미 파랗게 변해있구요.." 바로 몇 십분 전의 기억이 생생한지 그녀는 잠시 양손으로 두 어깨를 쓸어내렸다. "그런데 119가 아닌 경찰에 바로 신고하셨더군요." "그냥 무서웠어요. 널부러져 있는 그 많은 소주병을 보니까 더 무서웠어요. 평소의 남편 같지가 않았어요." 두려움이 몰려오는지 그녀의 음성이 다소 높아졌다. "인기척이나 낯선 사람의 흔적은 보이지 않던가요?" "없었어요." "혹시...원한을 살 만한 주변 사람들이 있나요?" "그건 잘 몰라요. 워낙 바깥일 때문에 집에 잘 들어오지 않 는 편이라...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지 몰라요" 질답이 오가는 동안 그녀는 나에게 시선을 맞추지 않았다. "그럼 마트에 얼마 동안 계셨나요?" "네 시간 정도 있었어요." "그걸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옆집 새댁이 마트에서 내내 같이 있었어요. 물어보면 알겁 니다." "음...네시간이라.....네시간 동안 소주 17병을 마신다는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그걸 왜 저한테 묻는거죠?" "아..아닙니다. 그냥 의문이 드는 것들은 통상적인 수사관례 상 물어보는게 저희들의 규칙입니다." 알리바이에 대한 추궁은 계속되었지만 나의 직감은 이미 그녀를 용의선상에서 제외하고 있었다. "남편 분의 직업이 뭡니까?" "포크레인 기삽니다." "외근이 잦겠네요." "네." "남편분 주량이 어느 정도입니까?" "그건 잘 몰라요. 제가 술을 전혀 못하기 때문에 연애 때도 같이 술을 한 적이 거의 없어요." "최근에 남편분을 본게 언젭니까?" "그저께였어요." "혹시 이상한 점 못 느끼셨습니까?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 다던가..아니면 이상한 말을 한다던가..." 나의 물음에 잠시 기억을 더듬던 그녀가 갑자기 시선을 돌 려 나를 무섭게 노려 보았다. "생각나요!!" 그녀의 급박한 표정에 나도 모르게 순간 긴장감이 몰려왔 다. "어떤 것 말입니까?" "들어오자마자 뭔가 홀린 사람처럼 넋이 나간 채 피곤하다 며 잠이 드는 겁니다." "......." "평소엔 집에만 들어오면 이곳 저곳 친구들 전화해서 불러 내기 바쁜 사람이예요. 당구가 되었든, 술이 되었든 친구들 불러내서 노는 것 좋아 아는 사람인데 그 날은 그냥 그렇게 잠이 드는 거예요." "그리고 언제 다시 나갔나요?" "잠이 든지 서너시간이 지나자 야간작업이 있다며 다시 나 가는 거예요. 그런데 나가면서 이상한 말을 하는 거예요." "무슨 말 말입니까?" "주연이를 봤다는거예요." "주연이요?" "5년 전 사고로 죽은 저희 딸이예요." 예전의 악몽같은 기억까지 떠오르는지 그녀는 두손으로 얼 굴을 감싸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흐흐흐흑!!" 나는 잠시 심문을 멈추고 그녀가 안정을 되찾을 시간을 주 었다. "그래서 뭐라고 대답하셨나요?" "대답은 무슨 대답이요? 전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 사람을 쳐다 봤고, 그 사람은 그렇게 더 이상의 아무 말없이 집을 나섰어요." "그리고나서 오늘 사건현장에서 보신 겁니까?" "네....흐흑흑..." 나는 그녀의 마지막 말을 간략히 메모한 후 수첩을 접었다. 사건 현장으로 돌아오자 조금 전에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 이 현장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왜 다들 죽은 사람을 그렇게 보고싶어하는지 사람의 심리 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김형사님." 현장 조사 중이던 박형사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과학 수사대 감식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외부 침입흔 적도 없고, 독살흔적도 보이지 않고, 외상 흔적도 없고, 저항한 흔적도 없고....... 그냥 알콜수치가 치사량을 넘어서 죽은 것 같은데요?" 나는 잠시 사건현장의 출입문을 응시한고는 입을 열었다. "박형사 너는 사람이 17병의 소주를 먹는다는게 가능하다 고 보냐?" "왜 불가능합니까? 어떤 연예인들은 소주를 궤짝으로 갖다 놓고 마신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게 혼자서 가능하다고 보냐고? 그것도 단 서너시 간만에...." "그건 그렇지만.....다른 사인이 없잖습니까?" "그리고 지나치게 소주냄새가 많이 나..."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까 박형사 너도 들어갈 때 느꼈잖아. 소주 냄새가 문밖까 지 나던거.....먹은 것보다 쏟은게 많을 수도 있어." "그럼 누가 강제로 먹였단 말씀이십니까?" "주변에 토사물도 없고, 너무 깨끗하잖아. 그리고 어떻게 장 롱에 기대어 바로 앉은 채 죽을 수가 있지? 너도 취해봐서 알잖아.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으면 본능적 으로 사람은 눕게 되어있어." "그렇긴 한데....일단 과학수사대 감식결과를 지켜봐야겠군 요." "박형사 너는 일단 유족들 만나서 시신을 부검 의뢰할 건지 알아보고, 발인 전까지 주변에 피해자와 금전관계가 있었거나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이 있는지 조사해봐" "네. 알겠습니다." 박형사가 멀어지는 모습을 본 나는 뒤돌아서 담배 하나를 입에 물었다. 막 불을 붙이려고 하는 순간 누군가가 조용히 다가와 나에 게 말을 걸었다. "사건 담당 형사님이시죠?" 나는 대답 대신에 담배에 불을 붙이는 자세를 유지한 채 눈 을 치켜 뜨고는 그를 쳐다봤다. "저기.....죽은 친구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엄청난 용기를 내어 말을 하는 사람처럼 그는 시선을 어디 에 두어야 할지 망설이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이 사람이 사건과 아주 깊은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걸 직감했다. 나는 입에 물었던 담배를 손으로 천천히 걷어내듯이 움켜 쥐고는 입을 열었다. "네...그런데요?" 그는 계속해서 두 손바닥을 쥐어짜듯 비벼대며 불안한 기 색을 감추지 못했다. "저 친구.........말입니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계속 나의 눈치를 힐끔힐끔 살폈 다. 그리고 정면으로 내 눈과 마주치자 갑자기 그의 태도가 돌 변했다. "아...아닙니다." "뭐가요?" "아녜요." "뭐가 아니란 말입니까? 무슨 말 하려고 했잖아요?" 나는 그에게 추궁을 하며 천천히 그의 어깨에 손을 가까이 했다. 나의 손이 가까이 다가옴을 느낀 그는 갑자기 몸을 움찔하 더니 미친 듯이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야! 거기 서!! 갑작스런 나의 외침에 주변의 경찰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뭐해 임마!! 당장 저 자식 잡아!!" 그에 못지 않게 나도 이미 미친듯이 달리고 있었다. 나를 비롯한 수명의 형사와 의경들이 그의 뒤를 좇았지만 다세대 주택단지의 좁은 골목길은 우리의 추격을 어렵게 만들었다. 게다가 재래시장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인파로 넘쳐나 그 속으로 묻혀버린다면 사실상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 몇 분간을 이리저리 내달리던 나는 추격을 멈추고 허리를 굽인 채 거친 숨을 토해냈다. "헉헉...아...그 자식 무지하게 빠르네..헉헉..담배를 끊든가 해야지.." "헉헉...김형사님! 무슨 일입니까? 헉헉!!" 내 목소리를 언제 들었는지 박형사가 내 뒤에 따라 붙어 서 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헉헉...용의자입니까?" "헉헉...됐어. 얼굴도 기억해 뒀고, 피해자와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고 했어..헉헉..당장 거기로 가자. 헉헉... 이거 뭔가 있어..." 박형사와 내가 피해자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쯤 이미 너울 너울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퇴근 준비가 한창일 것 같은 일반 회사와는 달리 두 개의 콘 테이너를 붙여서 만든 조립식 사무실은 아직도 네다섯명의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어떻게 오셨죠?" 운동모자를 성의없게 눌러 쓴 건장한 체격의 30대 중반의 남자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경찰입니다." 나의 말 한마디에 모두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분주했 던 동시에 행동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서로의 얼굴을 잠시 확인했다. "여기 대표자가 누굽니까?" 나의 물음에 모두가 누군가로 모든 시선을 모았다. 콘테이터 깊숙한 곳에 놓여있는 소파에서 반쯤 머리가 벗 겨진 5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일어섰다. 그는 수차례 돋보기 안경을 만지작거리며 우리의 얼굴을 확인하는 듯 보였다. "죽은 황승균이란 친구 때문에 오셨는가보네. 내가 여기 사장이오." 그는 천천히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예. 뭐 좀 조사할게 있어서요." 나는 열심히 주변을 살피며, 한 시간 전에 보았던 그 낯선 남자를 찾았다. "그 친구 뭐 때문에 죽은 겁니까?" 경상도 억양이 약간 섞인, 지나치게 침착한 그의 말투가 잠 시 귀에 거슬렸다. "직원이 죽었는데 회사는 바삐 돌아가네요." "중장비 다루다보면 다치는 사람, 죽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 은데.... 게다가 여긴 또 지입차들이 많아서 소속감도 덜하고...." "여기 직원 명부 좀 볼 수 있을까요? 사진있는 걸로." "직원 명부요? 그러시죠." 나는 남자가 꺼내온 묵직한 서류철에서 사진만 확인한 채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넘겼다. "누구 찾는 사람 있습니까?" "죽은 황승균씨.. 요 근래에 이상한 점 없었습니까?" 나는 서류철을 훑어보는 와중에도 관련자 심문을 잊지 않 았다. "그 친구야 뭐...일 잘하겠다. 노는 것 좋아하겠다. 이상하게 여길 틈이 없어요." "그 사람 술 좋아합니까?" "좋아하지요. 노는 것 좋아하는 사람이 술을 싫어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주량이 얼마나 됩니까?" "뭐더라....전에 보니까....한......세병 정도?" 나는 잠시 서류를 훑어보는 것을 멈추고 사장이란 남자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그렇게 마시면 얼마나 취합니까?" "그냥 곤드레 만드레 해가지고는 쓰러져 잠만 잡디다." 나와 박형사의 의심스런 눈빛을 눈치 챘는지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와요? 뭐 잘못 됐습니까? 도대체 그 친구 뭐 때문에 죽은 겁니까?" "술 먹고 죽었어요." 나 대신 박형사가 답을 했다. "뭐요? 술?" 어색하게 놀라는 표정의 사장보다는 그의 뒤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다른 이들이 눈에 거슬렸다. 뭔가 서로 간에 대화를 주고 받고 싶은데 극도로 말을 아끼 는 듯한 표정이었다. "정말로 피해자에게 요 근래 이상한 점이 전혀 없었습니 까?" "없었다니깐 참 내...." 나는 다시 한번 사장의 등 뒤에서 조심스런 표정으로 우리 를 지켜보는 이들을 잠시 살핀 후 다시 서류철을 훑어보았 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내가 원하던 얼굴이 서류철 중간 쯤에서 나왔다. "이 사람 어딨어요?" 내가 사진을 손가락으로 지목하자 사장은 안경을 잠시 매 만지며 얼굴을 가까이 하더니 입을 열었다. "노영주씨네. 이 친구 오늘 출근 안했는데..." "지금 어디 있습니까?" "지게차 차주인데, 지입차량이라 일거리가 없으면 안나와 요. 지금 어디 있는지는 저도 모르지요. 그냥 거기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해보시던가....." "사장님 핸드폰 좀 빌려주겠어요?" "내...내것 말이요? 왜요?" 나의 요청에 그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타살일지도 모르는 사건 수사중입니다. 협조해 주시죠." "타...타살이요? 그런데 핸드폰은 왜요?" 미적대며 그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자 나는 잽싸게 그것을 낚아챘다. 어색하고 기분 나쁜 기운이 주변을 맴돌았다. 나는 우리에게 향한 시선을 쫓아냈다. "뭣들 하십니까? 신경쓰지 말고 일들 하세요. 도움이 필요 하신 분들은 나중에 부를 테니까요." 그 곱지 않던 시선들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바로 그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십여차례 벨소리가 울리고 난 다음에야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침묵으로 그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네..사장님...딸꾹..." 전화 속에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이미 흥건히 술에 젖어 있었다. "사장님....딸꾹..이젠 무서워서 못살겠슴더..." 다소 충격적인 그의 말에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통화내 용이 사장에게 들리지 않도록 자리를 떴다. "듣고 있슴니껴." 나는 혹시나 그가 눈치 챌까봐 작은 목소리로 짤막하게 대 답했다. "응." "황승균이...그 놈아가 미친 것 맞지예? 우리하고는 아무런 상관없는거지예?" "으...응" 그런데 그의 귀는 아직 술에 절은 것 같지가 않았다. 갑자기 그의 말투가 바뀌었다. "목소리가 와그럽니까? 누....누꼬? 사장님 아닝교?" "............." "너..누구야!!" 어쩔 수 없이 나는 신분을 밝혔다. "경찰입니다." 나의 한마디에 그가 대화를 멈추었다. 그리고는 덜그럭거리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신호가 끊어졌 다. 나는 조용히 휴대폰을 사장에게 건내고는 입을 열었다. "사장님. 우리하고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제서야 나는 사장의 눈빛이 매우 공격적으로 바뀌어 있 음을 알아챘다. 게다가 각자 일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부들이 박형사 와 나를 둘러싼 채 어떤 명령을 기다리는 병사처럼 서 있었다. 시퍼렇게 날이 선 눈빛을 보내던 사장이 조심스럽게 우리 에게 말을 건넸다. "형사님들이 범인 잡는다니 도와드려야지요." "지금 하실 얘기 없습니까?" "없소이다." "이곳엔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느끼시오? 그럼 찾아 보구랴" "나중에 다시 찾아뵙지요. 그 때는 오늘보다 좀 오래 머물러 있을 것 같습니다." "훗....얼마든지 그러시지요. 형사님" 그들의 기분 나쁜 시선을 뒤로한 채 우리는 발걸음을 차량 으로 옮겼다. 안달이 났는지 박형사가 걸음을 재촉하는 내 옆에 붙어 나 를 닦달했다. "김형사님. 저 콘테이너 뒤져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저 사람들 좀 수상해요" "수색영장도 없이 뭐하게? 저래뵈도 엄연한 하나의 회사인 데." "지금 어디 가시게요?" "그 노영주라는 사람 집으로 가는거야." "그 사이에 서류철에서 주소지 외우셨어요?" "날 뭘로 보는거야?" "하여튼 대단하십니다." 우리가 두번째 사건을 접한 건 노영주라는 사람의 집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이었다. 박형사의 휴대폰이 다급하게 울렸다. "뭐라고? 사람이 죽었다고?" 나의 눈빛을 확인한 박형사는 급히 차를 돌렸다. 시체는 콘크리트로 만든 2미터 정도의 너비의 농업용 수로 가운에 엎어져 있었다. 물은 거의 매말라 발목 정도만 차올랐고, 다소 어둠이 몰려와 어둑어둑했지만 대략 보이것만으로도 시체는 매우 개끗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둠이 몰려오는 이 시간에 인적이 드믄 농업용 수로에 사람이 빠져 죽는 경우는 대부분 사체유기일 가능성이 높다. 나는 감식반을 불렀다. "신고자가 누구야?" "논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농부였습니다." "사인은?" "익사 같습니다." "뭐? 익사? 아니 물도 없는데 뭔 익사?" "그게 참....재수가 없으려면 접싯물에 코박고도 죽는다는 말이 딱 지금 상황입니다." "그럼..뭐야? 저 친구가 지금 발목도 안차는 물에 코박고 죽었단 말야?" "수로 벽에 약간의 혈흔이 있는 걸로 봐서 수로에 빠지면서 수로벽에 머리를 부딫힌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잃고 쓰러진 다음 얼굴을 옆으로 하고 엎어졌는데 한쪽 코에 계속해서 물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내일이나 나올 것 같은데, 현재로서 직접적인 사인은 익사로 보입니다." "다른 데서 죽고 유기된 건 아니고?" "술냄새가 많이 나고, 머리에 작은 타박상이 있는 것 외에 특별한 외상이 없습니다." 나는 엎어져 죽어있는 시체에 다가가 쪼그려 앉은 자세로 조심스레 얼굴을 확인했다.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이게 누구야?" 나의 놀라는 목소리에 박형사가 다가왔다. "아는 사람입니까?" 나는 박형사에게 고개를 돌려 말을 이었다. "노영주란 사람 만나러 갈 일이 없을 것 같다." 나의 말뜻을 알아챈 박형사가 입을 열었다. "이번 사건 무지하게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요?" "내일 오전에 그 회사에 다시 가봐야 겠다." "경찰서로 불러내죠." "경찰서로 불러낸다고 주눅들 사람이 아닌 것 같더라. 그런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들 구역에 있어야 이말 저말 다 꺼내 놓는다." 나는 다시 한번 죽은 노영주를 쳐다보았다. "망자는 말이 없다 했는데.... 도대체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던 거였지?" 머리도 제대로 감지 못한 채 나는 경찰서로 나섰다. 여기에 온 지 1년 간은 이런 강력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갑작스레 바빠진 듯 했다. "김형사님...." 형사계로 들어서자 나보다 먼저 나온 박형사가 말을 걸었다. "일찍 나와 있었네." "어제 밤 감식반에서 넘어온 황승균씨 유품 중에 놀라운게 하나 있는데요." "뭔데?" "보세요." 박형사는 나에게 4분의 1로 접어진 A4용지를 하나 들이밀었다. 그 용지를 펼쳐보았을 때 박형사 말대로 이것이 아주 놀라운 유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굿잡~~~~" 나의 탄성과 함께 요란하게 사무실 전화벨이 울렸다. 박형사가 받아들었다. "네. OO서 강력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잠시 통화를 하던 박형사가 이내 수화기를 나에게 넘겼다. "황승균씨 와이프라는데요?" "그래?" 나는 급하게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예. 사모님. 전화 바꿨습니다." "밤 사이 집에 도둑이 들었어요." "예? 도둑이요?" "네. 장례식장에 밤새 있다가 아침에 들어왔는데...집이 어지럽혀져 있어요" "없어진 물품이 있나요?" "거의 다 그대로 있는데, 남편 옷장 주변이 난장판이 되어 있어요." "흠....그래요? 범인이 누군지 알겠군요." "예? 범인을 아신다구요?" "확실하진 않지만....일단 사건접수는 해 놓겠습니다. 당분간 몸조심하시구요. 되도록 집에 혼자 있지 마세요." "네...알겠습니다. 형사님." 수화기를 내려놓은 나는 입술에 힘을 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의외로 사건이 빨리 풀리겠는걸? 야..박형사 지금 당장 이 자식 잡아 와!!" "네." . . . "김태섭씨....나 본 적 있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그 중장비 사무실에 들렀을 때 나를 처음으로 맞이했던 성의없이 모자를 눌러 쓴 그 친구였다.  취조실이란 곳을 처음 왔는지 건장한 체구에 걸맞지 않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네...." 나는 그의 신상명세서를 한 장씩 넘기며 말을 이었다. "보기보다 젊네. 이제 서른 둘이네." "..........." "너 어제..밤 황승균씨 집에 왜 갔어?" "예? 무..무슨 말입니까?" 그의 놀라는 모습은 전혀 진실성이 없었다. 나는 탁자를 손으로 치며 그를 다그쳤다. "다 알고 있어!! 너 어제 이거 찾으러 간 것 아냐?" 난 그 앞에 접힌 자국이 선명한 A4용지를 꺼내 들었다. 그 용지를 보는 순간 그는 모자를 눌러 쓴 머리를 감싸쥐며 탄식을 내뱉았다. "아....씨발...미치겠네.." 나는 잠시 그가 진정을 되찾기를 기다렸다. "노영주 죽은 거 알지?" "예? 그 사람이 죽었어요?" "어젯밤 농업용 수로에 빠져 죽었어." "누...누가 죽였어요?" "나도 모르니까...지금 심문하고 있는 것 아냐?" "그...그럼 제가 죽였다고 생각하시는거예요 지금?" "그럼 이 상황에 너 말고 누가 있냐?" "아...진짜.. 난 아니라니까" 나는 잠시 그를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피식 미소를 보내고는 입을 열었다. "내가 한 번 이 용지에 있는 내용을 읽어주지... 차용증...본인 깁태섭은 6월 16일자로 일금 천만원을 황승균으로부터 차용한다. 상환일자는 10월 16일이며, 매월 이자는 원금의 5부로 하며 원금 상환시 납부한다. 차용인 김태섭, 보증인 노영주.....도장 쾅. 지문 쾅!!" 내용을 읽는 동안 그는 나에게 시선을 맞추지 못했다. 나는 노래를 부르듯 말을 내뱉으며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제 너는 좆된거라네~~~~ 지금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너라네~~~ 황승균이는 그렇다치고, 니 보증 서준 노영주는 왜 죽인거야?" "아...씨발 진짜!! 노영주는 안 죽였다니까요." "그럼, 황승균이만 죽인거야?" "둘 다 안죽였다니까요!!!" 그의 말과 표정에서 왠지 모를 진실성이 묻어 나왔다. 황승균이는 타살 가능성이 있어보였지만 노영주는 사고사가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나는 본능적으로 그에게 유도심문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대로 물러서면 황승균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도 있었다. "너, 이 사건에 더 엮이기 전에 니가 알고 있는 것 다 불어. 안 그러면 너만 피보게 된다." 그는 잠시 머리를 숙인 채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씨발....그 때 그 걸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가 뭔가를 말할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나는 그에게 담배 하나를 내밀며 물었다. "담배 피우냐?" 그는 말없이 조용히 받아들었다. 그리고 길게 연기 한모금을 빨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한 달전이었어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었죠. 비가 오니까 모든 야근 계획이 취소가 된 겁니다. 우린 밤에 사무실에 모여 여섯명이서 포커판을 벌였죠. 나, 승균이 형님, 영주 형님, 그리고 다른 기사 세 명하구요. 보통 일주일에 한번은 포커를 했는데, 그 날은 월급날을 며칠 앞 둔 날이라 금액이 조금 컸어요. 시작한 시간이 9시 정도였죠. 그런데 11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승균이 형님이 먼저 돈이 떨어진 거예요. 보통의 경우 돈이 떨어지면 집에 가는데 그 날은 그 형님이 너무 일찍 돈이 바닥난 겁니다. 형님이 저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노름판에서 무슨 소리냐고 했죠. 그랬더니 그 형님이 이 차용증을 내밀며 호통을 치는 거예요. 사실 그 차용증에 적힌 금액은 한 번에 빌린게 아니라 세 차례 빌렸다가 제가 자꾸 갚는 걸 미루니까 쓰게 된 거예요. 친구처럼 지내는 영주 형님이 보증을 서 준거구요." "그 돈... 노름돈으로 빌린거지? "빌린 건 빌린거고, 판돈은 판돈인데...차용증을 내밀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윽박을 지르는까 엄청 기분이 언짢더라구요. 평소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고, 서로 형동생 하며 지냈었는데 안면 몰수하고 갑자기 형님이 그러니까 너무 서운하기도 하고. 그 때 갑자기 형님을 놀려주고 싶었어요." 그는 잠시 담배를 한모금 길게 빨았다. "사무실에서 약 200미터 정도 떨어진 산 중턱에 폐가가 하나 있어요. 한 때 잘 나가던 식당이라고 하던데, 20년 전에 그 집 주인이 죽고나서 다 떠나고 방치된 집이래요. 게다가 고가도로가 마을 앞에 들어서면서 그 자리엔 그 누구도 들어오지 않았다더군요. 그거 있잖아요. 작은 도로만 있을 때는 지나가는 도시 사람들이 들러서 밥도 먹고 가고 작물도 사주고 하는데, 큰 도로가.. 그것도 고가도로가 나니까 사람들이 들리지 않는거 말이예요. 지금 그 집은 흉가로 유명해요. 귀신이 나타난데요. 야근 중에 그 곳을 지나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몇몇 작업자들도 텅 빈 그 집에 사람이 서 있는 걸 목격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사람 형상으로 보이는 것을 한 두번 목격했었구요. 우리 작업자들 사이에서는 공포의 장소였어요. 낮에 지나가면 멀리서 모두 깨진 창문 사이로 그 집 거실이 보입니다. 그 거실에는 누군지 모르는 영정 사진이 하나 걸려 있는게 보이거든요? 불현 듯 포커판이 벌어졌던 그날 밤...... 그 사진이 떠올랐습니다. 전 형님한테 제안했죠.  지금..그 폐가의 영정사진을 들고 오면 이 자리에서 100만원을 빌려주는게 아니라 그냥 주겠다고...... 시간이 밤 12시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 날은 비까지 내리고 있어서 전 형님이 갈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단지.. 가지 않으면 겁쟁이라고 놀려줄 생각이었죠. 그 때 그 형님이 술이 약간 취해 있었어요. 원래 술이 좀 약하거든요. 술기운 때문이었는지 형님이 가겠다는거예요." "그래서 황승균이가 갔어?" "형님이 우비를 뒤집어 쓰더니 터벅터벅 걸어나가는거예요. 우리는 사무실 창으로 형님이 흉가쪽으로 걸어가는 걸 계속 지켜봤죠. 조금 걱정스럽긴 했지만 너무나도 당당한 모습에 우린 아무도 말리지 않았죠. 형님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죠. 10분...20분...30분.... 벌써 왕복 두 번은 했을 시간인데 안오는 겁니다. 우리는 형님이 흉가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을거라고 확신했죠.그리고 미친 듯이 도망나올거라고 했죠. 그런데....우리의 예상은 하나도 적중하지 못했습니다." ㅊㅊ: 하드론의 이야기 산장 (http://cafe.daum.net/hardron-story/TJb0)
나는 왜 이러는 걸까? -1
@shy1382 그냥 편하게 내 이야길 써보려고 해 그다지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내가 여지껏 겪었던 일에 대해 써보려고 공포 게시글을 참 좋아하는데 요샌 도통 잘 올라오지도 않고 내가 겪었던 일들도 있고 하니 그냥 내가 작성! 재미없을진 모르겠지만..;ㅎㅎ 내 나름대로 추억이려니~ 스레딕에도 잠깐 올렸었는데 익명이라.. 여기가 더 편할 거 같아 그쪽에 스탑달고 이리로 옮겨! (왜 삭제기능이 없을까..) 그럼 좀 지루하고 재미없지만 난 무서웠던 내 이야기를 시작해볼께! (내 게시글이니 반말할거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난 그냥 평범한 여자야 어렸을 때 겪은 일 부터 차분히 풀어볼께 겪은 일들도 제법 있고 핸드폰으로 작성하는거라 오타도 있을수 있어 이해해줘!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 부터 였던 것 같아 옛날 내 기억에 내가 살던 아파트는 5층짜리였고 총 5동까지 있었어 난 그중 2동 5층에 살았었고 변기에 앉으면 하필 발 닿는 위치에 물 빠지는 배수관이 있었어 어리니까 앉으면 발이 허공에 뜨게 되잖아?! 열심히 볼일을 보면서 배수관을 쳐다보면 늘 그곳에 검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어 마치 구경?! 감시?! 하듯이.. 별다른 위해는 가해지지 않았는데 저걸 본건 유치원때 시작해서 그집 이사 할 때까지 였으니까... 그리고 나서 초등학교때 부터 슬슬 시작이 된거지 다른 무언가의 존재를 느끼게 된것이.. 그저 어릴땐 배수관 눈, 그리고 자다가 자꾸 깨면 (예민해서 작은소리에도 금방 잠에서 깨버림..) 내 방문앞에 무언가가 서있다는 느낌을 받거나 한 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낀다거나.. 가끔 집에 혼자 있을땐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느낌.. 왠지 집 자체가 서늘하고 냉하고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서웠어 초등학교 저 학년때 운동화 를 신으려고 책가방을 메고 앞으로 수그리는데 아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옛날 아파트엔 현관입구에 신발장이 있잖아?! 중간 부분은 거울이 달린... 그런 신발장이 있었는데 다리를 굽히지 않고 상체만 숙이게 되면 가방이 뒷통수를 탁!하고 치게 무게가 쏠리잖아?! 근데 이상하게 책가방이 머리를 안치더라고 순간 소름이 돋아서 거울을 봤더니 내 책가방을 누가 공중에서 들어준것처럼 붕 떠있었어.. 마치 내가 머리 다칠까봐 들어주듯 말야... 나는 어린마음에 눈물 가득 고여서 얼른 뛰쳐나가서 현관문 잠그고 학교를 갔지 우리집이 사정이 있어서 저 시기에 엄마가 집에 안계셨었거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늘 깜깜하고 어두운 공기가 날 감싸안는 기분이였어 나한텐 4살 터울 남동생이 있는데 어려서 겁도 많고 그래서 같이 잤었거든 한참을 누군가가 내 머리맡에 앉아서 지켜보기도 했고 (그게 가끔씩 집에오는 아빠인경우도 있긴했지만) 대부분은 실눈을 뜨고 보면 없었어 방문앞을 서성일 가족이 동생뿐이였는데 옆에서 자고있었으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기까지! 나와 같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어쩜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이 글로 하여금 힘을 내길 바래!! 나도 이상한게 보이고 들리고 느껴져서 꽤나 고생했으니까!! 그럼 다음에 또 올릴께!! (스레딕 게시글 부터 정리해야겠어ㅠㅠ)
나는 왜 이러는 걸까? -2
@shy1382 내 이상한 이야기를 읽어주는 분들!! 정말 너무 고마워요!!! 스릉흡니다 ㅋㅋㅋㅋ 댓글도 환영해요!! 그럼 잡담 그만 하고 시작!! ㅡㅡㅡㅡㅡㅡㅡㅡ 그 아파트는 생각하기 싫은게 내가 가족사가 좀 있어서... 크고나서 물어보니 도깨비터 였다고 하더라.. 그렇게 그 집에서 중학교까지 다녔어 여중으로 중학교2학년때 벌어졌던 일이 기점이였던건가 싶기도 해 중2때 나름 반에서 아싸였던 친구가 있었어 A라고 할께 그 친구는 확연히 남다르긴 했어 그 친구 주변은 뭔가 어둡고 차디차고 얼굴도 거의 표정 변화가 없었고 학교도 자주 나오지 않았어 그래서인지 애들이 기피하고 수근대기도 했어 바로 내 뒷자리였는데 나도 가족사가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나도 자주 학교에 나오지 않았는데 그 앤 나보다도 더 심하게 자주 안나왔어 그러다 마주치게 된거지 내 뒷자리 A를.. A는 말수가 무척 적었어 남들한테 말 조심하는것 같기도 하고 거의 주변 애들하고는 대화를 잘 안했어 애들이 피하는것도 있었으니까 나야 뭐.. 그냥그냥 대충대충 잘 지냈지만 말야 그 날 처음 마주친날..A가 먼저 말을 걸어왔어 어깨를 손가락으로 톡톡치더니 인사를 하더라고 그때 난 가족사때문인지 무척 소심하고 예민하고 그랬었거든 서로 안녕? 이란 인사와 함께 자기소개를 하면서 날 유심히 쳐다보는 눈빛이 뭔가 무서웠어 나에 대한 모든게 A에게 밝혀진것 같은 느낌이였달까? 가족사를 아는 친구가 그땐 단 한명도 없었으니까.. (지금도 중학교 동창들은 내 가족사를 몰라) 그러면서 A가 나한테 말했어 "넌 왜 이렇게 기가 약해?" 라고.. 난 그때 당시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멍때렸어 기가 뭔지 그런거 알 정도로 똑똑하지도 않았고 하루하루가 삶에 지쳐 포기하려고 했었을때 였거든 나는 그래서 되물었어 "그게 무슨말이야?" 라고.. 한참 날 쳐다보던 A는 "아니야 아직은 모르는게 나아 그냥 무당집만 조심해" 라고 말하곤 자리에서 일어나서 교실밖을 나갔어 난 뭐지?!..쟤는?! 하면서 넋놓고 있는데 짝이 말하더라고 "쟤 엄마가 무당이야 쟤도 귀신본데 쟤랑 친하게 지내지마 귀신붙어"라고.. 그때 알게 된거야 아 그래서 쟤 주위가 어둡고 차갑구나 하고.. 내가 학교를 제법 잘 다닐수 있게 되면서 A도 학교에 잘 오기 시작했어 바로 뒷자리다 보니 대화도 제법 잘 할 수 있게되고 난 나름 친구도 없었는데 말 걸어주고 이것저것 알려주고 잘 챙겨주는 A가 좋았어 나쁜얘기나 남의 험담 같은건 하지 않는 애였거든.. 내가 학교 잘 안나오니까 뒤에서 내 욕하던 애들이 제법 있었는데 A를 만나면서는 그런 이야기에 귀 기울일 시간이 적어지니까 난 나름 좋았지 A는 완전 애 어른이였어 예절도 많이 따지고 입바른소리 하고 (그래서 흔히 말하는 반에서 노는 애들하고도 자주 싸웠어..;) 싫고 좋음이 확실하고 무엇보다 날 지켜주는거 같았어 괜히 시비거는 애들 있으면 대신 싸워주고 그랬으니까 A는 무당 딸이라는 꼬리표만 있었지 다른 문제될 건 없는 애였어 공부도 꽤 잘했고 선생님들도 이뻐하셨으니까 다만 애들사이에선 귀신본다는 얘기가 돌아서 다른반 애들이 찾아와서 귀신보이냐고 괴롭혔던게 좀 문제였긴 하지만... 그 마저도 대응안하고 개무시 하던 애였지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하다 싶기도 해 그렇게 내 기억에 남는 중2가 시작되었지.. 한참 나 중2때 아가야 이리온, 공중전화박스 등등 귀신불러온다는 모든것들이 유행할 때였거든...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미쳤지.. 호기심에 나도 해보겠다고 나섰거든.. 하 지금도 그게 트라우마.. 그래서 점심시간에 시작됐지 우선 룰은 눈을 감고 백원짜리 동전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무슨 표식같이(예를 들면브이 한 손가락같이) 그런 자세로 머릿속으로 그 상황을 떠올리는거였어 눈을 감고 친구가 시키는데로 동전위에 손을 얹어 두고 떠올리라고 한거야 노란색인가 빨간색 공중전화박스를.. 번호를 조합해서 전화거는?! 그리고 귀신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는 그런게 유행했는데 난 별 생각없이 내가 되겠어? 라며 했던거지... 날 과소평가했나봐 하... 정말 머릿속에 공중전화박스가 보이더라?! 안개가 자욱한 곳에 말야 덩그러니 하나가 있었어 닫히는 문은 없었고 공중전화박스 안에 들어가면 출입구를 등에 둔채로 전화를 걸었어야 했던거지.. 머리에 떠오르는 숫자를 막 읊으면서 전화를 걸었어 (현실에서 질문을 하면 귀신이 대답해준다더라 그래서 현실에선 내가 대답을 해주는 그런 중간 매개체가 되는 상황이였던거지) 아마 현실에선 그 친구가 내가 번호를 읊을때 받아적었던 거 같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기까지! 그래도 하루에 적어도 한번 쯤은 올려볼까해 내 얘기는 아직 많으니까! 이 사건은 시작에 불과하니까 댓글 달아주면 더 많이 올려보도록 할께! 다들 굿밤😁
나는 왜 이러는 걸까? -4
@Voyou @goodmorningman @ck3380 @shy1382 중2때면 대체 언제적이야... 근데 아직도 기억하면 소름이 돋고 어지러워ㅠㅠ 크흡... 얼른 중2편을 마무리 지어야 겠어.. 이러다 또 밤새도록 뭔가가 날 괴롭힐 각이야😭 그럼 시작!!!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참을 질질 끌려가는데 세상에.. 내가 있던곳은 온통 하얀 안개가 자욱하게 낀 곳이였는데 이제 서너발 자욱만 가면 온톤 암흑천지더라.. 그제서야 알았어 '아.. 나 저기 가면 죽겠구나.. '하고.. 그 암흑이 보이는곳은 마치 공간이 두개로 나뉘어진듯 보였고 난 덜덜 떨었어 내가 죽으면 내동생은 어쩌지 엄마는 어쩌지 하면서 울면서 매달리며 빌었어 제발 살려달라고 엄마랑 동생땜에 나 죽으면 안된다고 그러자 그 여자가 그러더라 " 넌 어차피 곧 죽어 얼마 못산다는거 너도 알잖아? 외롭지 않게 같이 가자 "라고.. 나도 알고 있긴 했지 아픈건 아니지만.. 내 사정상 곧 죽겠구나 난 20살 되기전에 죽겠구나.. 라는걸 그래도 계속 매달렸어 살려달라고 그때 죽더라도 난 엄마랑 동생이 눈에 밟혀서 죽어도 못간다고.. 암흑에 다다랐어 이제 그 여자는 아예 암흑속에 서있었고 난 한쪽발만 내딛으면 나 역시 암흑.. 즉 한발은 암흑쪽에, 한발은 안개가 자욱한쪽에 걸쳐있었던 거지 그때였어 뒤에서 누가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거야 " 야 이 ;@:):&:/@)아!!!! " (욕이야 ㅎㅎ) 내가 놀라 뒤 돌아보니 어떻게 된건지 A가 서있었어 그러더니 언제왔는데 내 몸을 잡아서 쭈욱 자기 쪽으로 당기더라?! 우습게도 내가 그렇게 버틸때에도 끌려가던 내몸이 A가 몸을 좀 잡아당겼을뿐인데 쉽게 끌려갔어 그 여자도 말야.. 내 손목을 꽉 잡은채 안개쪽으로 끌려왔어 말이 돼? 중학생 여자애 하나가 귀신과 나를 끌어당겼다는게?!.. 난 대성통곡하며 살려달라고 했어 A에게.. A는 나를 쳐다보며 " 아직 때가 아니야 운명은 어느정도 바뀔수 있어 "라고 말하더라 그리곤 눈빛이 확 변해서 그 여자를 쳐다봤어 엄청 화가 난 목소리 호통치듯 말했어 " 너 내 뒤에 누가 계신지 보여?! 니가 이러고도 무사할거 같아? 어디서 저승도 못가고 이승을 맴돌던 게 인간을 데리고 가려고 들어! 너 혼자 곱게 갈것이지! 니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인간의 생사에 관여하려 들어!!! " 그러자 그 여자가 시종일관 유지하던 무표정에서 정말 무서운 얼굴로 노려보며 말했어 " 날 부른건 쟤야!! 난 억울해서라도 혼자 못가!! 난 왜 혼자여야 하는데!!! " 하면서 울부짖더라.. A는 정말 말 그대로 개무시하고 터벅터벅 걸어와서 내 손목을 잡고 있던 그 여자 손목을 가볍게 쳐내고 날 자기 뒤로 숨겼어 근데 정말 당황스럽게도 A옆에 뭔가 뿌옇게 어떤 할아버지?! 같은 분이 서 계시는게 보이더라.. 몸이 덜덜 떨리고 왠지 모르지만 정신이 흐릿해져갔어 눈도 간신히 뜰수 있을 정도로.. A는 " 내 뒤에 계시는 할아버지가 무섭지 않은가봐? 너같은건 금방 없애 버릴수도 있어 그래도 내가 너 같은거 불쌍하다 여겨서 가만히 있는거야 안 꺼져?! " 라고 말하니까 그 여자가 주춤거리더라?! 나를 노려보듯 쳐다보면서 " 넌 곧 나를 또 만나게 될거야 그땐 꼭 데려갈거야 난 니 옆에 있을거야 계속 " 이라는 말을 남기고 암흑속으로 사라졌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 옆에 계속 있겠다는 이 여자..ㅋㅋㅋ 불과 몇개월 전에 싸우고 보냈...데헷 나이먹으니까 열받으면 눈에 보이는게 읍어졌어 ㅋㅋㅋㅋㅋ 나도 많이 시달렸다고!!! 나쁜 지지배!!! 근데 얼굴은 이뻐...😳 성깔이 더러워서 그렇지 ㅋㅋㅋㅋㅋㅋ 무튼 이긴 기념으로 박수 한번 쳐줘 ㅋㅋ헿
나는 왜 이러는 걸까? -3
@Voyou @goodmorningman @ck3380 @shy1382 태그 할줄 모르는 나란 사람... 열심히 찾아봤는데 이게 맞나?..😭 잘 보고 있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실친이였다면 입으로 썰을 털어줬을텐데... 그럼 오늘도 시작!!!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전화 걸고 뚜루루루 하고 몇번 신호음가더니 받았어 한동안 대답이 없길래 내가 "여보세요?.."했더니 반대쪽에서 여자음성으로 "여보세요.."라고 하더라 그 순간 심장이 덜컥내려앉았어 이게 되나?!!하고.. 친구들은 현실세계에서 받았냐고 난리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 원하는 고등학교에가냐, 좋아하는 애랑 사귀냐, 대학은 어디로 가냐등등.. 근데 수화기 너머에선 "여보세요" 만 3번을 반복했어 내가 질문을 듣고 질문을 했는데도 말야 그리고 내 귀에 꽂히듯 들렸어 "기다려 갈께"라고.. 친구들은 계속 폭풍 질문을 하고 있지, 수화기 너머에선 이미 전화끊긴지 오래지, 거기다 예상치 못한 "기다려 갈께" 라는 말은 들었지, 난 나대로 난감했어.. 친구들은 내가 대답을 안하니까 그때부터 이상하다 싶었던지 이 이상한 공중전화 하자고 했던 주동자가 얘기했어 "너 혹시 전화끊긴건 아니지?.."라고 그래서 난 당황하면서 "응 아까 끊어졌는데?.." 라고 대답했지 물론 눈은 감고.. 그제서야 그 주동자라는 애가 막 당황하면서 횡설수설 말하는거야 원래 이거 중요한 규칙이 있었는데 말을 안해줬다며 니가 처음 서있던 그 자리로 얼른 돌아와서 서있어야 한다는거야 그래야 이게 끝나고 귀신이 돌아간다면서 말야 지금 생각해보면 저 중요한 얘길 왜 안해줬나 싶지만 그건 나중에 변명같지 않은 변명을 듣긴했어 그건 나중에 설명할께 난 전화끊겼지, 원래 서있던 자리에 서있어야 한다니... 당황해서 공중번화 수화기를 내려놓고 뒤돌아서는 순간 아직도 잊지 못해 너무 생생히 기억나거든 나는 아직도 그 순간이.. 하얗고 검은 긴 머리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무표정으로 내얼굴과 거의 맞닿을 듯 한 거리에서 나한테 눈높이를 맞춰서 몸을 숙이고 쳐다보고 있었어 정말 정면으로... 그렇게 한참을 눈 마주친채 움직이질 못했어 무표정이지만 뭔가 살기?!같은게 느껴졌고 아무런 행동하지 않았지만 매우 위협적인느낌... 거기에 언제부터 소리없이 내 등뒤에 있다가 내가 뒤도는 순간 나와 눈높이를 맞춰 날 쳐다볼 수 있는거지?.. 난 완전 얼음처럼 굳어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어 그 여자가 나와 한참 눈을 맞춘뒤에 입을 열었어 정말이지 감정이라고는 0.000001%도 없는 목소리로 "가자" 라고 말했어 순간 얼음처럼 굳어있던 몸이 풀리면서 휘청대더라?! 그 여자는 내 손목을 낚아채듯이 잡더니 날 끌고가려고 했어 난 울며불며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안간다고 난리를 쳤지 한손으로는 공중전화박스 옆쪽을 꼭 잡고 다리로 버텼어 근데 그 여자는 확실히 나랑은 다르더라 한손으로 내 손목을 잡고 있었는데도 아주 손 쉽게 날 질질 끌고갔으니까... 난 대성통곡하면서 잘못했어요 만 반복했어 그러자 그 여자가 날 쳐다보며 말하더라 "날 부른건 너였어 같이 가자 난 너 좋아 마음에 들어"라고... 그때 인지한거지 난 날 과소평가했던거야 다른애들처럼 귀신같은거 부를수 없겠지 안되겠지 했는데 그게 잘못된 생각이였던거야 내가 안간다고 버틸때마다 그 여잔 내 얼굴과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며 무표정으로 미친듯이 같은 말만 반복했어 "가자 넌 나랑 가야해 가자" 버티고 버텨도 질질 끌려간 통에 뒤를 슬쩍 돌아보니 이젠 공중전화박스도 보이질 않더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기까지!! 내가 적어둔게 여기까지라.. 어서 메모장에 작성 할께!! 오타여도 이해해주길 바래!!! 댓글 달아준 모든 분 스릉해!!😘
펌) 옆집 사람의 소리가 자꾸 들려ㅠㅠ
진짜 준니 소름돋고 몰입도 개 쩌는 글이 있어서 데려왔습니다. 실화는 아니라는 것 미리 말씀드립니다 ㅇㅇ (저는 픽션이란거 모르고 읽다가 진짜 온 몸에 소름돋아서...ㅎ) 아 그리고 쌍욕 많음주의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안녕 *들아ㅠ 고민상담할게 있어서 찾아왔어 내가 몇달전에 반지하로 이사를 왔었는데 원룸이거든 방은 괜찮아 넓직하고 습기도 없고 근데 방음처리가 진짜 안되는거야ㅠ 그런데 나 자체는 소음에 민감하지 않아 오히려 별로 신경을 안 쓰는 편이거든 그런데 옆집 사람은 진짜 좆나게 예민한거야 내 방이랑 옆집 방이랑 벽이 맞닿아져있거든? 내가 책상에 컵을 놓는 소리, 서랍 여닫는 소리, 문 닫는 소리 그런거 다 듣고 나한테 자꾸 항의를 해대 막 벽 두드리고 지도 티비소리 엄청 크게 틀어놓고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더라고 지 잠 좀 자자고;; 근데 이 아줌마도 조용한게 아냐 잘때 코골아 재끼고 자면서 이상한 신음소리를 자꾸 내 어읔어읔 거리는 이상한;; 어느 날은 자꾸 소리를 질러대길래 밖에 나가서 싸운적이 있었는데 이 아줌마 진짜 이상하게 생겼다? 아이라인 반영구 수술을 했는데 그게 막 퉁퉁 뿔어서 눈꺼풀 속이 막 보이고 그리고 턱 수술이랑 쌍커풀 수술 망친 것 처럼 생겼어;; 내가 원래 사람 얼굴가지고 안 이러는데 이렇게 생긴 사람이 막 좆나 예민하게 굴고 짜증나게 하니까 진짜 기괴해보이고 질리겠더라고 아무튼 그 날은 그냥 그렇게 싸우고 들어갔는데 어느 날 이 아줌마가 전화통화인지 뭔지 누구랑 계속 얘기하다가 새벽까지 계속 떠드는거야. 그렇게 지랄하더니 지도 떠드네.. 라고 생각하며 잘됐다싶어 나도 친구랑 통화를 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옆집에서 계속 소리가 커지더라고 막 싸우는 소리인지 화내는 소리인지 짜증나는 불협화음이 계속 들리면서 자기 이렇게는 못산다고? 그런 말로 계속 소리치는거야 그러더니 온갖 방안에 못을 치는 소리가 들리고 방문 엄청 쎄게 닫는 소리인가? 아무튼 엄청 큰 소리가 났어 나무 가구가 부셔지는 듯한 소리? 그때까지도 친구랑 계속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목소리 한번 낼때마다 내 방 쪽에 못을 우다다다 쳐;; 미친 아줌마가 진짜;; 통화하고 있던 친구도 소름끼친다고 하더라고 옆방가서 따지고 올까 생각했었는데 새벽이라 피곤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 날은 그냥 잠들었어 그리고 일도 많고 할것도 많아서 옆집가서 얘기해보는걸 계속 미루고있는 중에 새벽에 침대에 누워있다가 커텐봉이 떨어졌어 내 침대 바로 옆에 커텐이 있거든 내가 뒤척거리다가 커텐천을 몸으로 당겨서 떨어진것 같아 그걸 다시 끼우려고 덜그더걸그덕 거리는데 옆집에서 갑자기 존나 큰 소리로 끼야아아악!! 하고 소리치는거야 존나 깜짝 놀랐는데 와다다다다!!!!!!!!! 하면서 뛰어다니는 소리가 마구 들리더니 미친년 뭔년 하고 소리치는 소리가 마구 들려 그리고 내 집 현관문을 마구 두드리면서 미친년 나오라고 소리를 지르는거야. 새벽이라 피곤하고 그래서 무시하고 내일 얘기할까 하다가 또 저번처럼 미루게될까봐 이번엔 그냥 나갔어 그랬더니 그 아줌마가 내 멱살을 잡고 자기네 집으로 확 끌고들어가더니 자기 죽이려고 그러는거냐고, 왜 자꾸 잠을 못자게 하냐고 왜그러냐고 그 말을 반복하면서 꽤애액 소리를 질러 그러더니 부엌에 칼 있으니까 자기를 차라리 그걸로 죽여보래. 그래서 내가 그래드릴까요? 라고 말했더니 내가 그런말 할줄 몰랐나봐ㅋㅋ 그냥 계속 소리지르더니 너 죽고 나 죽자는 말로 바꾸더라고 부엌 칼로 죽기는 싫었나봐 그래가지고 내가 혼자 뒤지세요~ 하고 나와가지고 컴퓨터로 곰플레이어 영화 무한반복재생 설정하고 음량 최대로 키워놓고 나는 집에서 나갈 준비를 했어 그 아줌마 반격하려고 벽을 목탁두드리듯이 계속 치더라고ㅋㅋㅋㅋ 아니 나는 집을 나갈건데ㅋㅋㅋㅋㅋ 옷 다 챙겨입고 나 집에서 나가는거 모르게하려고 살금살금 현관문쪽으로 가는데 이 아줌마가 벽을 계속 목탁치기하고 있어서 몰래 나가기가 쉽더라고ㅋㅋㅋㅋ 내가 현관문 조용조용 열쇠 잠그는 동안에도 계속 벽 치고 있었어ㅋㅋㅋㅋ 아마 내가 밖에 나가서 편하게 자는 동안에도 내가 없는 줄도 모르고 계속 벽치고 있었겠지?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나는 몇일동안 밖에 모텔에서 편하게 자고 쉬고 있다가 오랫만에 집에 들어왔는데 집이 굉장히 고요하더라구 내가 밤에 움직이고 다녀도 아무 소리도 없고. 이 아줌마가 몇일동안 호되게 당해보니 정신을 차렸나보구나~~!! 싶었지!! 그렇게 몇일은 편했는데 어느 날 내가 저녘에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가는데 그 아줌마가 현관문을 쪼금 열어놓고 문앞에 탁 붙어서있는거야 이게 현관문이 유리문이거든. 현관 형광등이 자동센서라서 불이켜져가지고 그 유리문에 검은 사람 형체가 붙어있는게 보이는거야. 그리고 그 문틈 사이로 이상한 생리 찌든내?? 그런게 훅 나와가지고 아 좆나 불쾌해가지고 이 아줌마 좆나 미친년이구나 싶어서 좆나 불쾌했어. 그래서 얼른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벽에다가 뭔가를 쿵 쿵 쿵 쿵 박는 소리가 계속 들려. 와.. 이 미친 줌마새끼가 또 시작이구나 싶어서 진절머리가 났는데 갑자기 내 현관문에서 똑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려. 이게 또 한판 붙어보자는거구나 싶어서 얼른 튀어나갔는데 문앞에 아무도 없더라고 그 대신 옆집 문이 활짝 열려있었는데 들어오라는건가 싶어서 들어갔어 그리고 좆나 욕쳐박으려고 아가리 욕 장전도 하고. 근데 집에 불도 안켜놓고 다 깜깜한거야 안그래도 반지하인데 더 어두컴컴해서 하나도 안보여 내 집하고는 구조도 달라서 불 스위치도 못찾겠고 근데 어두컴컴해도 물체 윤곽? 그런건 보이잖아 부엌 너머 방문에서 희미한 윤곽이 보이는데 뭔가가 훌렁훌렁 하고 있는거야 훌렁훌렁이 뭐냐면 허리위 상반신을 앞뒤로 막 훌렁훌렁 흔들고있는거? 저런식으로 머리를 벽에다 갖다박은건가?? 이런 생각이 들고 있었는데 뭐가 씨발 좆나 이상한거야 허리뼈가 빠진것마냥 엄청 유연해 그렇게 막 훌렁훌렁하고 있다가 내쪽으로 몸을 틀은것처럼 보이더니 훌렁훌렁하면서 성큼성큼 나한테 훅 다가오는거야 씨발 나는 너무 놀라가지고 생각할 틈도없이 소리지르면서 그걸 확 밀쳐버렸는데 싱크대쪽으로 훅 자빠지더니 콱 하고 박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자빠져 나동그라지더라고 나는 너무 징그러워서 얼른 집에 들어가서 물 틀어놓고 샤워하고 샤워타올로 몸 박박 닦았어 거울보는데 내 표정 개울상이더라고 너무너무 징그러워.. 씻고 침대들어가서 자려는데 너무 기분이 나빠가지고 머릿속도 혼랍스럽고 해서 컴퓨터로 야동 틀어놓고 잠들었어 그냥 그런게 분위기 해소시켜줄것같아서 그렇게 자고 일어났는데 컴퓨터에서 야동이 꺼져있더라고 그게 분명 무한반복재생 설정되서 꺼질리가 없는데 옆집아줌마가 내 집에 몰래 들어와서 끄고갔나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좆나 확 나빠졌어 그 징그러운 훌렁훌렁 모습으로 집에 들어와서 내 컴퓨터를 만졌을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벽에서 똑똑똑똑 하는 소리가 들려 나 아무소리도 안냈는데 씨발 좆같은게 씨발 죽여버리고싶어 좆나 물건챙겨서 집밖으로 나가는데 저번에 영화 무한반복재생 틀어놓고 나갈때처럼 계속 목탁두들기고 있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씨발 있잖아 존나 웃긴게 내가 어제 옆집 들어가봤거든? 문 안잠궈놨더라고? 그 줌마새끼가 엎어져서 계속 죽은척하고있더라?ㅋㅋㅋㅋㅋㅋ 저래가지고 뭐하려는거지?ㅋㅋㅋㅋㅋㅋ 경찰불러서 나 고소하려고?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씨발 요새 매일 벽두드리는데 내가 벽에 귀 가까이 대거나 옆집들어가보면 소리 멈춰ㅋㅋㅋㅋㅋ 아니 씨발 너무 티나잖아ㅋㅋㅋㅋ 엎어져있는것도 볼때마다 바껴ㅋㅋㅋㅋㅋ 계속 달려와서 엎어지는게 힘든지 계속 방쪽으로 가까워지더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ㅠㅠㅠ 근데 나 이제 어떻게 이 일 처리해야할까ㅠㅠ?? 가서 자빠져있는거 부엌 칼로 몇번 찔러볼까? 요새는 벽 두드리는 소리가 꼭 내방에서치는것 마냥 들려 출처 : https://www.dmitory.com/horror/8371838
나는 왜 이러는 걸까? -5
안녕안녕?! 몸이 안좋아서 늦게 올리네!! 글 올리고 나서부터 슬슬 몸이 아파ㅠㅠ 하하하 이 지지배가 아직 안갔나?!!! 그럼 얼른 시작 할께!! @shy1382 @Voyou @goodmorningman @ck3380 @leejy4031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A는 뒤 돌아 나를 쳐다보면서 뺨을 때리더라 정신 차리라고 정신 놓으면 정말 죽는거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계속해서 날 때렸어 정말 결정타로 또렷하게 들려서 기억했던 말은.. " 숨쉬어!!!! " 그 말을 마지막으로 눈이 감겼어 계속해서 이명처럼 숨쉬라는 말이 귀에다 대고 소리치듯 들려 눈을 번쩍 떠보니까 이게 뭔...?! 119 구급차 안.... 허허... 담임 선생님, 구급대원 이 보였어.. 담임선생님은 울며 내 손을 꼭 잡고 계셨고 119 구급대원은 잘 들리지도 않는데 뭐라뭐라 질문하더라 산소마스크 쓰고 있고 눈꺼풀은 자꾸 무거워지고.. 깨어나 보니 응급실! 하하하하..... 헛웃음 나오더라 팔에는 링거 대롱대롱... 담임선생님은 폭풍오열.. 언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A는 서서 날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어 병원에서 다행이 이상없다고 결과가 나와서 바로 귀가 조치! 가방이고 뭐고 다 챙겨온 A에게 너무 고마웠지..(빠짐없이 잘 챙겨온게 신기..) 버스타고 집에 가야하는데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너무 아파서 멍하니 버스정류장 앞에 서있는 날 보더니 A가 한숨쉬며 말했어 " 너 내가 기 약하다고 했는데 그걸 왜 했어? " 나는 멍때리면서 " 될줄 몰랐어.. 나도 처음해봤어 " A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한숨을 푹 쉬더라.. " 넌 기도 약하고.. 아무튼 그런거 하면 안돼 내가 이상하다 싶어서 교실에 와본게 다행이지 하마터면 너 진짜 죽을뻔 했어 정말 죽고싶은거야? 죽으면 편히 눈 감을수 있긴 하고? " 난 눈도 못마주치고 고개를 푹 숙였어 틀린말이 아니니까.. 삶에 지쳐 죽고싶긴 해도 죽어선 과연 편히 저승을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 A는 내 손을 꼭 잡아주면서 울었어 갑자기... " 난 다 보여 니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게 너무 힘들지? 죽어버리고 싶고, 그래도 자살은 안돼.. 조금만 더 힘내자 견뎌보자 분명... 언젠간 끝날 업이야.. 조금만 견뎌 얼마 안남았어.. 고1때까지만 버티면 돼.." 저 얘길 들으며 나도 엄청 울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버스 정류장에서 중딩들이 엉엉 울면서 ㅋㅋ 서있다고 생각해봐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ㅋㅋㅋ 무슨일 있냐고 걱정해주시고 가실정도였어..ㅋㅋ 생각하니까 또 창피하네...헿 그렇게 난 A와 걸어서 집까지 왔어 내가 사는 아파트를 물끄러미 보더니 "음... 걱정마 해치지않아 그저 장난치고 싶을 뿐이야.. 널 안쓰러워 해 "하며 내가 살던 아파트를 계속 훑어보더라구.. 그리고는 날 보며 웃어보이곤 얼른 들어가라고 인사하고 가버렸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하루에 두개 씩 올리니까 아픈가 싶어서 한개만 올려봄 ㅋㅋㅋ 댓글과 관심 스릉해요😘
펌) 중년여자_1
예전에 오들오들 떨면서 봤던 소설입니다. 다시 봐도 무서워요 ㅠ 분량이 좀 길기때문에 주말동안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초등학생 무렵, 학교 뒷산 깊숙한 곳에 우리들은 비밀기지를만들어두었다. 비밀기지라 해도 상당히 노력을 들였기에 제법 훌륭했다. 몇개를 판자를 못으로 고정해서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다다미 3장 정도 넓이의 오두막. 방과후엔 그곳에서 간식을 먹거나 야한책을 읽는 등 마치 우리들의 집처럼 이용하곤 했다. 그곳을 아는 것은 나와 진, 쥰. 그리고 2마리의 개 정도였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날, 우리는 비밀기지에서 하루밤 자고 오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에겐 각자 다른 친구집에서 자고 온다고 속여두고, 용돈을 모아서 간식, 불꽃놀이 로켓, 쥬스 같은 걸 샀다. 수학여행때보다 두근 두근 거렸다. 오후 5시쯤 학교 정문에서 집합, 뒷산으로 향했다. 산길을 걸어 1시간 정도 거리에 우리들의 비밀기지가 있었다. 기지 주변은 2마리 들개 (해피♂, 터치♂)의 세력권이기에 기지 근처에 다가가면, 언제나 어디에선가 튀어나와 꼬리를 흔들며 마중나와줬다. 우리들은 개 2마리를 향해 [마중 나와서 고마워~] 라고 말하며 맛봉을 하나씩 줬다. 기지에 도착했을 한뒤 가지고 온 짐을 오두막에 넣었다. 그리고 아직 해가 떠있었기에 근처에 있는 커다란 연못에서 낚시를 했다. 그래봤자 잡히는 건 식용 개구리 뿐이지만. 낚시를 하는 중 해가 떨어졌기에 우리는 불꽃놀이를 시작했다. 상당히 많이 샀던 것 같은데, 30분도 지나지 않아 불꽃놀이 화약도 다 떨어졌기에 우리들은 일단 오두막에 돌아갔다. 한밤중의 비밀기지는 우리 모두 처음이었다. 깊은 산중이기에 가로등도 없고 바깥의 불빛이라곤 오로지 달빛뿐. 들리는 소리는 벌레 울음 소리밖에 없었다. 준비해간 캠핑용 전등을 킨 우리는 처음엔 과자를 먹으며 좋아하는 애에 대한 이야기나 선생님에 대한 험담 같은 걸 했다, 그러던 중 조용하던 바깥에서 때때로 [첨벙] 하는 소리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들은 그 소리가 점차 무섭게느껴졌다. [잠깐, 지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곰...인 건가?]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무서웠다. 시간은 9시, 오두막안은 너무나 더웠고, 모기도 있었기에 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거기에 한밤중의 산이 가진 분위기에 압도된 우리는 점차 이곳에 남은 걸 후회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곰이 나올 수도 있고, 오두막안이 너무 더워 잘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달빛이 나오는 지금, 산에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회중전등 빛에 의지해서 우리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출발하고 5분 정도는 해피와 터치가 우리를 따라와줬기에 내심 든든했지만, 오두막에서 일정거리를 벗어나자 그 2마리는 돌아가버렸다. 평상시 몇번이나 다녔던 길임에도 한밤중의 산길은 전혀 모르는 곳을 걷는 느낌을 주었다. 서로 30CM 정도의 거리로 밀착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그 때 였다. 진이 내 어깨를 꽉 붙잡더니, [저기 누가 있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들은 순간적으로 제자리에 드러누우며 전등을 껐다. 귀를 기울여 보니 확실히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부스럭, 부스럭] 두 다리로 수풀을 헤쳐나가는 소리. 그 소리가 흘러 나오는 곳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우리들 있는 곳에서 2, 30m 정도 떨어진 수풀 속에서 누군가 나왔다. 전등을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에는 긴 봉같은 걸 들고선 그 봉으로 수풀을 밀어 헤치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우리들은 처음엔 별로 무섭지 않았다. 되려 소리의 정체가 사람이라는 것에 지금까지 느꼈던 공포가 사라진 것에 안도했다. 안도감 때문일까, 우리들의 어린 마음에 호기심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저거 누구지? 따라가볼까?]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두 친구는 [물론.]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어보였다. 우리는 이미 희미하게 보이는 회전 전등 빛과 수풀을 헤쳐나가는 소리를 의지하며, 그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뒤를 따라갔다. 정체모를 사람은 20분 정도 산을 오르다 한 장소에서 멈춰섰다. 우리는 뒤쪽으로 30 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성별은 커녕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 그 사람은 발을 멈추더니 등에 짊어진 가방을 내려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저 사람 혼자 뭐하려고 온 거지? 하늘 가재라도 잡으러 왔나?] 이에 진은 [좀 더 가까이 가보자.] 라고 말했다. 우리는 낙엽이나 나뭇가지를 밟지 않도록 발을 땅에 스치듯 걸으며 근처로 천천히 다가갔다. 우리들은 실실 웃고 있었다. 머릿속으론 누군지 모를 저 사람을 어떻게 골려줄까, 이런 생각 뿐이었다. 그 때, 쾅!!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심장이 멈출 듯 놀랐다. 쾅!! 또 들렸다. 순간 진과 쥰을 쳐다보니, 쥰이 손을 들어 앞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야! 저 사람이 뭔가를 하고 있어!] 나는 그쪽을 쳐다봤다. 쾅!! 쾅!! 쾅!! 뭔가를 나무에 내리치고 있었다. 손에 든 게 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이 '저주의 의식' 이라는 건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왜냐면 이 산은 옛날부터 '저주를 거는 인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저 뜬 소문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나는 너무나 무서워서, [도망치자.] 라고 말했지만, 진이 [저 사람, 여자 같은데?] 그 말에 쥰은, [어떤 사람인지 보는 거 어때? 좀 더 근처로 가보자구.] 그러면서 두 사람은 다시 움직였다. 나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겁쟁이 취급 당하는 것도 싫었기에 마지못해 두 사람 뒤를 쫓았다. 여자와의 거리가 줄어들 때마다 [쾅!! 쾅!!] 이외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여자는 불경 같은 걸 암송하고 있었다. 조금 우회해서 우리는 그 여자한테서 8m 정도 떨어진 나무 그늘 밑에 몸을 숨겼다. 그 여자는 어깨에 걸릴 정도로 머리카락이 길었고, 마른 체형이었다. 발밑에는 짊어지고 온 배낭과 전등을 두고, 사진 같은 것에 차례차례 못을 박고 있었다. 못은 벌써 6~7개 정도가 박혀 있었다. 그때였다. 멍!! 우리들이 놀라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해피와 터치가 꼬리를 흔들며 서있었다. 다음 순간 진이, [우와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뒤돌아보니, 무서운 얼굴을 한 여자가 한 손에 쇠망치를 들고 캬아아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나와 쥰은 곧바로 일어서 도망치려 했다. 갑자기 내 어깨를 잡혔단 느낌이 들더니 그대로 뒤로 쓰러져버렸다. 쓰러진 내 가슴위로 퍽 하고 뭔가 내리찍힌 바람에 나는 먹은 걸 게워냈다. 일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몰랐지만, 내 가슴위에 놓여진 여자의 다리에 상황을 파악했다. 여자는 이빨을 으깨는 것 처럼 갈아대며 [그으....그윽....]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소리를 냈다. 고통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공포로 인해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된 것 같았다. 나는 여자한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시선을 떼어놓는 순간 저 손에 들린 쇠망치를 내리칠 것만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아니 그런 상황이기 때문일까. 그 여자의 얼굴은 아직도 생각난다. 연령은 마흔살 정도일까, 조금 야윈 얼굴에 흰자위를 희번뜩 내보이며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빨은 악물고 있었고, 흥분해서인지 몸을 조금씩 떨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걸까,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여자가 내 얼굴을 확인하려는 듯 천천히 고개를 숙인 순간, 터치가 여자의 등에 달려 들었다. 순간적으로 여자의 몸이 비틀거리며 내 가슴을 짓밟던 다리가 떨어졌다. 거기에 해피도 여자에게 달라붙었다. 그 2마리는 평상시 우리와 자주 놀았기에, 이 여자도 자신들과 놀아줄 거라 생각한듯 했다. 나는 찬스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일어서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빨리!]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진과 쥰이 손전등을 흔들며 나를 불렀다. 나는 빛이 보이는 곳으로 달렸다. 퍽! 뒤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나한테는 뒤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우리 셋이 산을 내려왔을 때는 벌써 12시가 지나있었다.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여자가 쫓아올 수 있다 생각해서 진의 집까지 달려서 도망쳤다. 진의 집에 도착하자, 나는 울컥하고 웃음이 터뜨렸다. 극도의 긴장감에서 풀려났기 때문일까? 나와 달리 쥰은 엉엉하고 울었다. 나는 [비밀기지는 이제 갈 수 없겠어. 그 여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라고 말했다. 그러자 쥰은 울면서, [바보! 날이 밝으면 다시 가봐야 해!] 라고 말했다. 내가 어째서? 라고 생각하고 있자니, 진이 말해줬다. [네가 그 여자한테 도망쳤을 때, 해피랑 터치가 당한 것 같아.] [그 여자가...터치를...터치를....] 쥰은 통곡했다. 이야기는 이랬다. 달려가는 나를 뒤에서 때리려 했기에 해피가 여자에게 덤벼들었고, 쇠망치에 맞았다. 여자는 한번 더 나를 쫓으려 했지만 터치가 발밑에서 방해했고 결국 쇠망치에 맞아 죽었다. 그리고 여자는 우리쪽을 한번 돌아본 뒤, 널부러진 개들을 계속 때렸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낮이 밝으면 다시 한번 더 산에 오르기로 했다. 흥분해서인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선잠 때문에 피로가 제대로 풀리진 않았지만 날이 밝자 일단 산으로 향했다. 우리는 그 '중년 여자' 에 대한 대책으로 BB탄 총과 야구 배트를 준비했다. 산 초입에 도착했을 때, 진이 [중간에 아직 그 여자가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평상시와는 다른 루트로 산을 올랐다. 한낮의 산은 밝은데다 매미울음소리도 울려퍼지는 게, 흡사 어젯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거짓말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중년 여자'에게 당했던 지점에 다가가자 긴장감이 퍼진 우리는 조금씩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어제 그 장소에 도착했다. 배트를 든 손에 식은땀이 가득찼다. 여자가 못을 박고 있던 나무가 보였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 전모를 확인한 우리는 말을 잊었다. 나무에는 꼬마애 (3~4살된 여자애)의 사진에 무수한 못이 박혀 있었다. 아니 놀란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나무 뿌리 부근에 해피의 시체가 있었다.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해피는 이마에 못이 하나 박힌 채 누워있었다. 우리는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나는 해피의 시체를 보곤 다음에 중년 여자를 만나면 나도 해피처럼..... 이런 생각이 들어 바로 집에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 때 쥰이 [터치....터치의 시체가 없어! 터치는 살아 있을지도 몰라!] 그러자 진도, [분명 터치는 도망친 걸거야. 혹시 기지에 있지 않을까?] 나도 터치만은 살아 있어주길 바랬기에, 우리 셋은 비밀 기지를 향해 달렸다. 비밀 기지가 보이는 곳에 달려왔을 때, 진이 갑자기 멈췄다. 나와 쥰은 '중년 여자?!' 라고 생각해서 바로 몸을 숙였지만, 진은 망연히 손을 들어 [....뭐야....저거?] 기지쪽을 보며 중얼거렸다. 나와 쥰은 천천히 일어서서 기지쪽을 보았다. 뭔가 기지의 모습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처음엔 몰랐으나, 곧바로 기지 지붕에 뭔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근처에 다가가서야 그것이 쥰이 기지에 두고왔던 가방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헌데 기지 지붕 전체에 못이 빼곳히 박혀 있는 게 아닌가!! 우리는 경악했다. [이 비밀기지! 중년 여자한테 들켰어!!] 진이 손에 든 배트를 꽉 쥐고 천천히 기지로 다가갔다. 나와 쥰은 뒤쪽에서 BB총을 겨냥했다. 중년 여자가 기지 안에 있을 지도 모르니까. 진은 천천히 움직여 문 근처로 이동했다. 그리고 문에 손이 닿자 마자 재빨리 열어 제쳤다. 「우왓! 」 뭔가를 본 진이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찣었다. 우리는 대체 뭔가 진을 놀라게 한 건지 확인하려 천천히 기지안을 확인했다. 거기엔 피투성이가 된 터치의 시체가 있었다. [우왓!] 우리는 진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터치의 이마에는 역시나 못이 박혀 있었다. 이걸 보고 나는 생각했다. 그 여자는 터무니 없는 미치광이다. 어젯밤, 이 산에 남아 있었던 걸 진심으로 후회했다. 터치의 시체를 보며 멍해 있는 동안, 무언가를 발견한 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이!! 저거.....] 나와 쥰은 아무 말 없이 그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기지안에는.... 벽이나 마루 바닥에 이상한 위화감이....뭔가가 새겨져 있었다.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못으로 새겨놓은 듯한 글자가 무수하게 적혀 있었다. 쥰은 아무 소리도 못한 채 굳어졌다. 우리들도 놀랐다. 어째서 이름을 들킨걸까 [쥰의 가방에 이름이 쓰여져 있잖아!!] 진의 말에 나는 바깥에 있던 가방을 확인해보았다. 못이 무수하게 박힌 가방에는 확실히 5학년 3반, 쥰 이라고 쓰여 있었다. 쥰은 울기 시작했다. 나랑 진도 울고 싶었다. 학년과 반, 거기에 이름까지 들켜버린 것이다. 이제 도망갈 수 없다. 나랑 진도 들킬 거야. 머릿속이 새하애졌다. 우리 모두 터치나 해피처럼 이마에 못이 박힌 채 살해당한다.... 진이 말했다. [경찰에 말하자! 이제 안돼! 도망갈 수 없어!] 나는 패닉 상태로, [경찰에 말하면 비밀기지에 대한 거나 어젯밤 거짓말했던 걸 들켜서 엄마, 아빠한테 혼나!] 이런 바보같은 소리를 했다. 당시에는 부모님에게 혼나는 게 가장 무섭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쥰은 계속 울고만 있었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산을 내려갔다. 쥰은 계속해서 울었다. 나는 중년 여자가 보고 있지 않을까 해서 계속 두근 두근 거렸다. 산을 내려가는 중 진이 말했다. [이제 이 산에 오는 건 그만두자. 한동안 얼씬도 안하면 그 여자도 우리를 잊을 거야.] [그래, 대신 이 일은 우리만의 비밀인 거야. 알겠지? 여긴 절대 오지 말자.] 나는 그렇게 동의했다. 진은 내말에 수긍했지만, 쥰은 아직도 울기만 했다. 그 날 각자 집에 돌아간 이후, 우리는 여름방학 동안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2주일 뒤 신학기, 학교에서 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진은 등교했기 때문에, 우리 둘은 설마 쥰이 그 여자에게 당한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이 들어, 방과후 쥰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쥰의 집에 가니 쥰의 어머니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쥰의 어머니는 일부러 병문안 와줘서 고맙다며 우리를 쥰의 방으로 안내해줬다. 방에 들어가보니 쥰은 침대에 누워 만화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우리 둘은 안도했다. 진 [어째서 오늘 학교 안 온 거야?] 나 [걱정했잖아. 감기인 거야?] 쥰 [.....] 쥰은 아무 말 없이 만화책을 덮었다. 그러고 있자니 쥰의 어머니가 과일과 쥬스를 가져왔다. [며칠전 부터 두드러기가 돋았거든. 그런데 계속 낫질 않는 구나] [과자 같은 거 먹다가 체해서 그런가 아닐까 하는데....] 아줌마는 이렇게 말하곤 웃으며 방에서 나갔다. 나와 진은 마침내 안심한 얼굴로, [뭐야~ 두드러기인 거야? 그런 걸로 학교 쉬다니 너무 꾀병이 심하잖아~] 놀려대는 어투로 말했지만, 쥰은 반응하지 않았다. [어이? 왜 그래?] 진이 묻자, 쥰은 아무 말없이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었다. 몸에 돋아 있는 붉은 반점. 분명 두드러기였다. [두드러기 같은 건 약바르면 나아.] 내가 그리 말하자 쥰은 낮은 목소리로. [이거....그 여자의 저주야.] 그러면서 등을 보여줬다. 등에도 무수한 두드러기가 나있었다. 진 [두드러기가 많긴 하지만, 이런 걸로 저주라니. 그건 이제 잊으라구.] 쥰 [옆구리를 봐!] 오른쪽 옆구리, 두드러기 가장 심한 곳이었지만 저주와 연관된 만한 건 없었다. 쥰 [잘봐!! 그거 사람 얼굴이잖아!] 나와 진이 깜짝 놀라 다시 보자니 직경 5cm 정도, 피부가 심하게 진무러진 게 보였다. 어떻게 보면 사람 얼굴 처럼 보이기도 했다. 나 [너무 신경 쓰는 거 아냐? 사람 얼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쥰 [어떻게 봐도 얼굴이잖아! 나만 저주 받은 거야!] 나와 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쥰의 분위기에 압도되었기 때문에. 언제나 상냥하고 온후하던 쥰이.....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에 생기가 없는 눈, 정신적으로 쫓기고 있는 듯 했다. 우리는 이 자리에 있는 게 괴로워졌기에 바로 쥰의 집을 나왔다. 돌아가는 길에 나 [....저거....] 진 [이 세상에 저주 같은 건 없어!!!!!] 내 말에 진이 끼어들며 외쳤다. 그 말에 나는 조금이지만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3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쥰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나나 진, 둘다 전화 통화를 길게할만한 입장이 못됐기에 쥰에 대한 소식을 전해듣지 못했다. 다만 담임 선생님을 통해, [쥰은 피부병으로 잠시 못나온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뿐. 그러던 중, 학교안에서 기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학교 통학로에서 트렌치 코트를 입은 여자가 학생들의 얼굴을 주시하고 다닌다. 라는 소문이었다. 나는 그 소문을 듣고 엄청나게 동요했다. 왜냐면 나는 중년 여자에게 얼굴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진에게 상담했다. 진 [괜찮아. 어두운 밤이라서 못봤을 꺼야. 신경 쓰지마.] 진은 패닉 상태인 나를 진정시키려 한 것인가, 상당히 냉정하게 답했다. 하지만 나랑 진은 통학로가 완전히 반대 방향. 쥰의 경우엔 비슷한 방향이지만, 학교를 쉬었기 때문에 나는 혼자서 집에 가야만 한다. 나 [한동안은 나랑 같이 가줘. 나 무서워.] 진은 조금 기막히단 얼굴을 했지만, 이내 알았다고 답했다. 이 날부터, 방과후 집에 갈 때는 진과 함꼐 가게 되었다. 첫날엔 소문으로 들은 트렌치 코트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선 변함없이 트렌치 코트 여자에 대한 소문이 돌아다녔다. 진과 같이 하교하게 된 지 5일 째 되던 날, 우리는 쥰네 집에 문병을 가보기로 했다. 선물로는 급식에 나왔던 디저트인 오렌지 젤리를 들고 가기로 했다. 쥰에 집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평소처럼 쥰네 엄마가 밝은 얼굴로 나와서 우리를 집안으로 들여주었다. 쥰은 이전처럼 낙담한 상태였다. 두드러기 자체는 많이 나았지만 쥰 [옆구리의 그것은 계속 커지고 있어.] 이렇게 말했지만 나랑 진이 보기엔 이전보다 호전된 상태로 보였다. 쥰은 그만큼 정신적 쇼크가 심했던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쥰에게 트렌치 코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돌아가기 직전 쥰의 어머니가 문앞에서, 어머니 [우리애, 반에서 괴롭힘이라도 당하고 있는 거니?]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바로 부정했지만 진짜 이유를 말할 순 없었다.
나는 왜 이러는 걸까? -6
헿 주말이니까 나도 쉬어야지ㅠㅠ 여간 몸이 함든게 아니야... 아무래도 귀신얘기 하면 근처에 몰려든다는데.. 그래서 내가 힘든가봉가ㅠㅠ 읽어주고 있는 당신들 감사❤️ @shy1382 @Voyou @goodmorningman @ck3380 @leejy4031 그럼 시작!!!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리고 대망의 다음날..!!!!!!! 교무실에 불려가서 엄청 혼나고... 교감선생님까지 오셔서 혼나고... 학생부 선생님 오셔서 혼나고... 하루 종일 불려가서 영혼까지 탈탈 털렸어 ㅋㅋㅋ 그 공중전화 주동자는 엉엉 울면서 미안하다고 계속해서 사과하고... 나중에 들어보니까 현실에선 난리였더라?!..ㅋㅋㅋㅋ 미쳤지 내가... 현실에서는 전화가 끊겼어.. 라고 말하고 내가 쓰러졌데 책상에 앉아서 했는데 옆으로 쓰러져버려서 책상에 머리 박고 그랬다나봐...하.. 어쩐지 머리에 혹이 있었어...😔 원래는 전화가 끊기면 귀신이 찾아온다고 해서 내가 서있던 자리로 돌아와야 한데 ㅋㅋㅋ 근데 얘가 몇번 해봤는데 안되길래 (이게 변명이라고 나불거리는 걸까?!..지금 생각해도 딥빡) 얘길 안했다네?!!하하하하하... (아니 이년이?!) 쓰러지고 나서 애들이 날 깨우려고 흔들기도 하고 때리기도 했는데 눈도 안뜨고 움직이지도 않고.. 그래서 결국 선생님께 도움요청!!! 119가 왔을땐 내가 숨도 안쉬고 있었데 ㅋㅋㅋㅋ (나 죽을뻔...) 주동자 걘 계속 울고 나는 듣자마자 짜증내면서 그만 울으라고 했지 근데 그 주동자 친구들이 (같이 공중전화 하면서 질문했던걔네들이야) 눈치보며 얘기하는거야 그 A가 갑자기 나타나서 주동자한테 소리치고 뺨을 때렸다고 그러더니 갑자기 교실밖으로 뛰쳐나갔다나?!.. 어이가 없어서 " 그걸 나한테 왜 얘기하는데?! " 하면서 째려보니까 귀신보이는 애가 나타나서 그런거 아니냐는 둥.. 멍멍이 소릴 해대더라고 하 나참.. 가재는 게편이라고 니 친구 감싸준다고 지금 내친구 까는건가..싶어서 화를 냈어 " A가 귀신보이는거 니가 봤어? 애초에 중요한거 알려주지 않은건 얘잖아 짜증나 " 벙찐 애들더러 비키라고 하면서 교실밖으로 나왔어 화장실 가서 엉엉 울었지.. 그 사건 하나로 애들한테 유명인사가 되었음... 뻑하면 일진같은 애들이 분신사바?! 같은거 하자고 하질 않아 귀신이 보이더냐 묻질않나.. A랑 친구여서 귀신 붙었다는 둥.. 아무튼 별별일들이 생겼어 계속해서... (나 소심했었는데 매우 귀찮고 짜증나서 화도 내봄..) A는 그사건 이후로 이틀 정도 학교에 안나왔어 선생님께 여쭤봤지만 아프다는 얘기... 그리고 드디어!!! A가 등교를 했다!!! 얼굴은 말짱해보였는데 기운이 없어보였어 애들은 뒤에서 속닥속닥 거리고 난 깔끔하게 무시하고 인사를 건넸지 (나란여자 지금도 무시잘함) A는 웃으면서 괜찮냐고 했고 별 다른 대화 없이 그렇게 같이 하교했어 내가 살던 집이 그래도 걸어가면 꽤 되는 거리였는데..(30분정도?!) 같이 걸어가면서 조심스럽게 말하는거야 " 넌 20살 넘을때까지 점집 근처도 가지마 그땐 못도와줘 혹시나 무속인들이 너를 붙잡고 끌고 들어가려고 하면 도망쳐 죽을힘을 다해서 신점보는 집은 특히 조심해 철학관 같은데는 점차 나이 먹으면 괜찮아질거니까 그런데는 가도 돼 " 등등... 마치 당장 내일이라도 못만날것 같이 말하는거야 나는 " 응 알았어 "라고 대답하면서도 불안했어 A가 사라지는건가?! 하는 마음에.. 진심을 나눈 친구가 그때 처음이였으니까.. 무척 슬프고 불안했어 A는 날 아파트 앞까지 바래다 주고는 얘기했어 " 이건 꼭 말해줘야 할 거 같아서 넌 조상이 점지해준 자식이야 그러니까 죽는다느니 죽고싶다느니 함부로 말하지마 언제나 널 조상님들이 지켜주실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견뎌 얼마 안남았어 "하고.. 갑자기 울컥해지면서 눈물이 나더라.. 한 여름이였는데 흐르는 눈물 닦으면서 집에 들어갔어 그리고 얼마 후.. A가 학교를 부쩍 안나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자퇴했어 연락도 안되고 멍청하게 난 집도 몰랐어 친한 애들이 없어서 집도 알길이 없었고.. 담임선생님도 알려주지 않으셨어 왜인지 모르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A가 초등학교때 부터 유명했데 어머님이 무속인 이신데 A가 신을 받기도 전에 영안과 말문이 트여버린거지.. 그래서 아이들, 어른 할거 없이 보이는 족족 붙잡고 이야길 해준거야 넌 어디 다쳐! 넌 어디가 아파! 이런식으로... 그래서 초등학교때 귀신보이는 애, 귀신들린 애로 유명했고 그래서 왕따였데 중학교땐 잠잠하다 싶었는데 내 사건으로 인해 또 애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던거지... 엄청 미안했어 나 때문에 A가 학교를 그만둔건가.. 싶어서 말야 내가 뭐라고 도와주려다가 괜히.. 소문땜에 많이 힘들었겠구나.. 가뜩이나 우울했던 내 인생이 한층 더 우울해졌지 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메모장에 적어두고 복사하는건데... 이제 곧 중2편 끝나!!! 지루했을텐데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 댓글은 힘이되는거 알지?😘
나는 왜 이러는 걸까? -7
드디어 중2편 마무리!!! 이제 슬슬 성인이 됐을때로 이야기가 시작될거야 좀 지루하기도 길었던 중2편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 @shy1382 @Voyou @goodmorningman @ck3380 @leejy4031 그럼 시작!!!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게 가을쯤 됐을때 생각할게 많고 우울한 날엔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왔어 늘 그렇듯 골목골목으로 걸어오고 있는데 (지금은 그곳에 재개발 들어가서 새롭게 변했더라?!.. 내가 살던 아파트는 여전히 있고) 재개발 진행한다고 낡은 판자촌?! 같은데를 허무는 중이였어 반은 허무는중 반은 아직 대기중.. 허물지 않은 쪽 골목으로 갔지 나는 위험하니까 ㅋㅋ 언제부터 있었던건지 모르겠는 단층짜리 옛날 구멍가게 같이 허름한 곳에 왠 빨간 등?!이 달려있는거야 그래서 언제부터 여기있었지?! 하고 지나가는데 갑자기 미닫이 문이 드르륵 열리면서 (옛날 구멍가게는 왜 미닫이 철문이잖아?! 모르려나? ㅠㅠ나란여자 나이가 좀 있는 여자...) 어떤 아줌마가 미친듯이 뛰쳐나오더니 눈을 부릅뜨고 내 손목을 꽉 잡으며 소리쳤어 " 너다! 너야! 이리와! 나랑 가자! " 엄청 놀라서 경기까지 일으켰어 울고불고 할 정신따위 개나 주라지.. 퉷! 놀라면 그딴거 없어. 소리지르는거? ㅋ...할수있음 해봐...ㅠㅠㅠㅠㅠ 난 주저앉아서 버텼어 " 아 왜이러세요!! 아줌마!! 이거 놔요!! 살려주세요!! " 정신차리고 외침..ㅋ 근데 재개발 중이랬잖아?!... 그래서 근처에 사람이 없.음. 저 쪽은 어느정도 허물고 포크레인 꺼두고 사람들은 다 퇴근한거 같았어.. 이놈의 동네 후져갖고 인적도 드물다?!.. 큰길로 돌아갈걸.. 하면서 후회하고 있는데 누가 소릴 지르더라?! " 그 손 안놔?!!!!! " 무슨 천둥치는 줄 알았어 정말 쩌렁쩌렁하게 울렸거든 마치 그냥 고함이 아닌 하늘에서 웅웅 하고 울리는것 같은 소리랄까? 내가 쳐다보니 A였어 사복입어서 순간 못알아봄...; 그러자 그 아줌마는 갑자기 내 손목을 놓고는 A앞에 무릎꿇고 엎드려 덜덜 떨면서 빌었어 " 아이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한번만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라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넋놓고 쳐다본거 같아 이게 무슨 멍멍이 같은 상황인가... 왜 저러나... 한참을 씩씩거리던 A가 제일 처음한 행동은.. ㅋㅋㅋㅋㅋ 그 아줌마 머리채 잡고 때리기였음..ㅋㅋ 놀라서 말릴생각도 못했어 정말 있는 힘껏 때리더라 그런데 그 아줌마는 계속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용서해달라고 그 말만 무한 반복.... " 네 이X! 저 어린것한테 무슨짓을 하려는게야!!! 신벌 받을게다!!! 나쁜X !!! " 말투도 너무 다르고 눈빛도 다르고 A가 아닌거 같았어 그러더니 그 아줌마가 뛰쳐나왔던 곳을 머리채 잡고 질질 끌고 가더니 난리치는거 같았어 잘 들리진 않았어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 한참 후에야 A가 나왔고 날 보며 말했어 " 내가 신점집, 점집 근처도 가지 말랬는데 왜 여기있어?! 할아버지가 말씀 안해주셨으면 너 큰일날뻔 했어!! " 나는 오랜만에 만났지 지금 겪은일도 당황스럽고 무서웠지.. 겸사겸사 또 질질 울었어 뭔가 너무 힘들었거든 A가 곁에 없는것도 내 삶도 더불어 이런 상황까지도 말야 A는 갑자기 눈빛이 바뀌며 날 쳐다보면서 말했어 " 얘야 이제 이게 마지막이다 곧 그 인연도 끊길게다 조금만 참아보자꾸나 이게 너의 업이니 나도 어찌할 수가 없구나 전생의 업을 니가 닦지 않아도 될 업을 니가 닦고있으니 쯧쯧.. 참으로 안타까운일이구나 앞으로는 조심 또 조심하려무나 " 나는 A에게 아니 A가 아닌 A에게 " 네..네.. "하며 울면서 대답했어 A는 나를 안아주면서 그동안의 일들을 얘기했어 사실 신내림을 받았고 이것저것 배우고 할것들이 많아 학교를 그만뒀다 이제는 이곳에서 이사한다 우리 연은 여기까지니 도와주는게 오늘이 마지막이다 그러니 항상 몸 조심해라 자기가 경고해준건 잊지 말고 지켜야한다 라는.. 아파트 앞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곳을 벗어나 아파트가 보이기 시작하는 골목까지 데려다주곤 인사하고 헤어졌어 나도 눈물 꾹꾹 참으며 눈물 닦으며 인사하고 집에 돌아왔지.. 이게 내 중2때의 첫 기억이야 실제로는 개인적인 일들로 많이 이야기들을 뺐지만 저 사건이후로 식칼에 찔려 응급실가서 꿰맨적도 있고 뇌진탕이 와서 응급실, 위경련으로 응급실..등등 사건이 꽤 많았어 찔린 상처는 아직도 흉터가 있고 나는 여지껏 잘 살아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어 A한테. 20살 넘길수 있을거라고 했던 말 그리고 고비만 잘 넘기자고 힘내자고 했던 말 들 덕분에 난 잘 버텨냈고 잘 살고 있어 30대니까 ㅋㅋ 가끔 내 생일이 돌아오면 이게 꿈인가 할 정도로 신기해 내가 운전하면서도 놀래 ㅋㅋ 그 힘든시기에 잠깐이지만 날 지켜준 A에게 정말 너무나 고마워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겠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읽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워!!! 댓글은 언제나 힘이 돼!! 알지?😘 내가 중2편만 적어둬서 성인편으로 좀 쓰는데 시간이 걸릴것 같아ㅠㅠ 나 이사준비중이라ㅠㅠ.. 집을 알아보러 부동산 다녀와봐야해 흑 ... 빨리 돌아오도록 할께!!!
어느 놀이 공원의 규칙
앗..오늘 처음 쓰는데 좀 미숙할지 몰라 걱정이예요.. 재밌게 봐주세요! ※(본 내용, 장소 등은 상상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이야기들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리톨스 놀이공원에 오신 여러분을 위한 몇가지 규칙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규칙들만 지켜주신다면 여러분들은 안전하고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 1. 본 놀이공원은 입구 옆쪽에 출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놀이공원의 외곽쪽 그늘진 곳에 출구가 있다면 즉시 사람이 많은 곳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 직원에게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2. 저희 놀이공원의 마스코트는 '여우'입니다. 만약 아기형상의 인형탈을 본다면 시선을 마주치지 마시고 그 존재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빨간색 액체가 흥건히 바닥을 적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액체를 무시하고 2층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만약 이 글을 부정하는 글이 있다면 무시해 주십시요 4. 본 규칙서에는 3번이 없습니다. 혹여나 규칙서에 3번이 존재한다면 반드시 반대로 행동해 주십시요. 5. 리톨스 놀이공원의 관람차에는 빨간색이 없으오니 직원이 타기를 강요해도 절대 타시면 안됩니다. 6. 리톨스 청룡열차 오른편에 위치하는 화장실은 3중으로 잠겨져 있으오니 열려있다면 즉시 직원에게 알리길 요청합니다. 7.저희 놀이공원의 기념품샵에서는 삐에로 인형을 팔지 않습니다. 만약 삐에로 인형을 보거나 아이가 삐에로 인형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다면 즉시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주시길 바랍니다. 8. 놀이 공원 중앙에 있는 회전목마에 간혹 머리가 길고 하얀색 원피스, 빨간 구두를 신은 한 여자아이가 타고 있을 경우 아이에게 풍선을 사다 주세요. 그러면 아이가 고마워하며 출구로 나갈것입니다. 9. 절때로 화장실의 거울을 5분 이상 보고 있지 마십시요. 이러한 규칙들만 지켜주신다면 여러분은 행복한 리톨스의 추억을 담아가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떠한 존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것을 추천합니다.
나는 왜 이러는 걸까? -8
@shy1382 @Voyou @goodmorningman @ck3380 @leejy4031 드디어 성인편 시작!!! 적어둔게 없어서ㅠㅠ 뒤죽박죽 되겠다... 혹시나 기다릴까봐 (안기다렸으면... 상처) 최신순 먼저 간단하게 적을께 (대학생 때 일을 적기엔... 시간이 없었으므로.. 우선 최근일 먼저 썰을 풀겠어!!) 따끈따끈한 지난주 일요일부터 정확히 어제 겪은일이야! 시작!!!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가 전에도 말했었지? 이사 준비중이라고 곧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둬서 신혼집이라고 하긴 뭐하고 일단은 1년 계약으로 월세집을 알아보는 중이야 어차피 결혼하면 신혼살림을 다 사야하니까 오피스텔로 알아보는 중이야 일요일날 부동산을 통해서 집을 한곳을 봤어 신축이고 꽤나 좋은집이였어 깨끗깨끗!! 거기다 우린 각자 차가 있어서 주차장도 좋았구! 비가 꽤나 오는 날이였지만 모처럼 괜찮은 집을 보고 왔어 기분이 좋았어 내가 본 집은 마침 공실이였어서 보여준 집이였고 그 공실집은 11층! 내가 계약하게되면 사는 집은 4층이라고 했지 그러고보니 11층울 큰 도로가 보이는 쪽이였는데 4층 계약하게 되면 사는 집은 어느 쪽 방향인지 묻지 않고 온거있지? 그 집이 큰 도로 왕복8차선이 보이는 방향과 공원쪽이 보이는 방향 두곳이였거든.. 무튼 남친하고 장보고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먹고 영화보다가 잠이 들었지 그리고 꿈을 하나 꿨어.. 그 집을 계약하려고 하는 꿈.. 그런데 내가 현관문을 열고 집을 구경하고 있었거든 지나가던 어떤 아주머니가 날 쳐다보며 말했어 "아가씨 이집 계약해요?" 라면서 날 쳐다보며 웃었어 내가 웃으면서 "네 계약할까해서 다시 보는중이에요" 그러자 그 아줌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거야 "아.. 이런말 해도 되나.. 이집 어떤 여자가 자살했어요 계약 안하는게 좋을것 같은데.." 꿈이니까 이상한것 따윈 느끼지 못하잖아 ㅋㅋ 그래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난 분명 4층 공원을 향한 쪽으로 창문이 나 있는 집을 보고있었는데 순간 장소가 바뀌면서 큰 도로가 보이는 높은 층 집으로 바뀌더니 어떤 여자가 덤덤한 표정으로 내 옆을 스쳐지나갔어.. 그러더니 망설임따윈 1도 없이 창문을 열고 창문 틀을 잡고는 그대로 뛰어내렸어... 시점이 점점 멀어지더니 그 여자가 뛰어내린것만 아주 먼곳에서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것 처럼) 보고 꿈에서 깼어 내심 찝찝했지... 다음번 부동산 약속은 화요일이고 이제 월요일 시작이였으니까... 웃긴게 꿈에서 깨고나선 전혀 기억이 안나는거야 기억해 내려고 해도 마치 지워진것처럼... 그리고 어제 화요일이 됐어 잠에서 깨자마자 기억해 내려고 애썼고 (당시엔 그냥 뭔가 안좋은 꿈인데 기억해내야 해!! 라며 계속 노력했어ㅠㅠ) 결국 기억이 난거야 저 꿈이.. 나는 남친 퇴근하고 집에 오기까지 기다리기가 힘들었어 그래서 점심식사 후에 늘 전화가 오니까 기다렸다가 얘길했지.. 남친도 어느정도 내가 이렇다는걸 잘 아는 사람이였으니까 "그 집은 그럼 이사갈 집 후보에서 제외하자"라고 말하면서 걱정말라더라구... 퇴근하고 남친이 집에왔고 부동산사람하고 집을 보러 다녔어 우리 엄마도 내 꿈 얘길 듣고 기분이 이상한지 계속해서 카톡이왔고.. 밤에는 음기가 강해져서 낮과는 좀 다른집이 있어 퇴근 후에 본 집들이라 시간이 저녁 8시쯤이였거든 전부 다 마음에 안들어서 보고 돌아오는 길에 부동산 사람이 얘길 하는거야... 자기가 그때 일요일날 보여준 집 맞은편에 살았다고 했어 (큰 도로 맞은편으로 오피스텔 건물이 크게 2곳이 있었거든 근데 사업자로 낸 곳이라 전입 불가,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음기가 강해서 우리 둘다 싫다고 했던곳) 일요일날도 지나가듯 말했었거든 저기 살다가 이사했다고.. 그때 얘기를 하는거야 왜 이사했는지 아냐며.. 바로 자기 옆집 여자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자살... 내가 황급히 물어봤지 혹시 우리가 계약하려는 집이 4층인데 공원방향이냐고 물었지 그랬더니 아니래 도로를 바라보고 있는 그 쪽이라네? 하하하하... 남친이 어디쪽으로 뛰어내려서 죽었냐고 조심스레 물어봤더니... 하하.. 그 도로가 보이는 쪽이래.. 난 엄마랑 카톡하다가 놀라서 멍... 남친도 멍... 집에 들어와서 둘다 멍... 뭐 이런 멍멍이 같은 일이... 하다하다 누가 자살한것 까지 보이다니... 내가 멍때리면서 혼잣말을 했어 " 아니.. 왜 우리가 계약하려는 집도 아니고 맞은편 건물이고 도로도 엄청 넓고 그런데 왜 보인거지?.." 그러자 남친이 대답하더라고 "자살한 사람은 계속에서 그 근처 그 자리를 돌아다닌다는 얘기가 있데 " 너무 놀라서 무서워서 멍... 아마 날 지켜주시는 조상님과 신께서 나 위험할까봐 가지말라고 꿈에서 보여주신건 아닐까 싶어 감사합니다! 신! 그리고 우리 조상님!! 알라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들... 이런꿈쯤은 꾸지?! 하하하핫 ㅠㅠㅠ 그렇다고 말해줘어어!!!! 댓글은 힘이 된다!!!😘 모두들 읽어줘서 고마워!!!
나는 왜 이러는 걸까? -9
@shy1382 @Voyou @goodmorningman @ck3380 @leejy4031 안녕 여러분! 나 돌아왔어ㅠㅠ 그 며칠 안되는 사이에 또 일이 생겼을뿐^^... 헿... 그 얘기는 아직 메모장에 정리를 못해서 대학 이야기를 끝내고 알려줄께! 기다려준 분들께 감사를❤️ 그럼 시작할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대학생 때의 일이야 전에도 언급했었지만 가족사로 인해 내가 참 많이 힘들어했고 아파했고 방황도 많이했었어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두 피폐했었고 지쳐있었어 그때 1학년 2학기때 일거야 대학에서도 사건사고가 좀 있어서 방황을 좀 했었어 심지어 내 자취방이 싫어서 친한 언니가 있는 지역까지 기차타고 버스타고 가서 그 언니네서 지낼정도로 난 누군가 곁에 없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이였지 (난 지방전문대를 졸업했어) 그 언니네 대학교가 언덕 같은 곳에 있었는데 하필 그 언니네 집이 높은 언덕 쪽에 후문이 나있는 곳에 원룸을 얻은거지... (난 늘 숨찼어 오르내릴때 ㅋㅋㅋ) 난 그 지역을 잘 몰랐고 아는 사람이라곤 그 언니 밖에 없었고 집에 콕 박혀서 히키코모리 같은 생활을 했어 그러던 어느날 왠일로 후문 쪽이 시끄러운거야 그래서 언니에게 물었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시끄러워? 사람이 엄청 많이 몰렸네?" 그러자 언니가 대답했어 "나도 몰랐는데 이쪽 지역사람들이 무슨 신에게 지내는 제사?! 비슷한걸 매년 한번씩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래" ??!! 그냥 나는 그런 지역도 있나보다 했지 뭐.. 관심도 없고 하니까.. 언니가 다니던 대학이 산쪽이기도 했고 지역자체가 그때 당시에 좀 외졌었어 완전 시골... 거기다 기차도 많이 안다녔고 (지금은 모르겠어 그때가 2004년이였으니까) 무튼 시끌벅적한 하루가 시작되었고 저녁때쯤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리더라 아마 그 제사 같은게 시작된건지 끝난건지 그랬던거 같아 제법 대학교 후문쪽이 조용해지고 저녁이 되어서야 잠시 집앞으로 나왔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기까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사 관련 꿈들을 꾸느라 많이 지쳐있어ㅠㅠ 그래서 적는다고 적었는데 여기까지밖에 못적었어ㅠㅠ 어서 열심히 적어 올릴께!! 다시 한번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워!!! 댓글은 나한테 힘이되는거 알지?😘
나는 왜 이러는 걸까? -10
@shy1382 @Voyou @goodmorningman @ck3380 @leejy4031 안녕안녕? 팔로우 해주신 분들 잘봤다고 하트 꾹 눌러주시는 분들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지금은 괜찮은지 이런글 올리면 아프다는데 괜찮냐고 걱정해주시는 분들 너무너무 고마워❤️ 스릉흔드 여러 일들이 너무 많이 터지는 바람에... 좀 늦었어ㅠㅠ 열심히 메모장에 작성해서 올릴께 기다려줘서 너무 고마워!!!❤️ 그럼 시작!!! 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 언니네 원룸에서 나오면 앞에 매우 가파른 내리막길이 있어 후문으로 통하는.. 날도 어둑어둑해지고 하니까 바람 좀 쐬고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내리막길을 쳐다보면서 멍 때리고 있었어 이 언니는 나랑 나이차이가 3살이 났거든 내가 20살이니까 언니는 23살.. 그래서 과제다 뭐다 해서 아직 학교에서 안왔었어 내가 마중나가듯 기다리고 있었던 거지.. 내리막길을 한참 보고있는데 왠 구체가 두둥실 떠다니는거야 순간 놀라서 "응?" 이러면서 쳐다봤어 그 구체는 지면에 닿기도 전에 살짝 부딪히는 것처럼 밑부분만 일그러지면서 튀어오르면서 내리막길을 올라오고 있었던거지 마치 나를 향해 오듯이 아주 느리게도 아주 빠르게도 아닌 상태로 다가왔어 순간 몸이 굳고 주위에 아무소리도 안들리고 (대학 원룸 촌이라 그래도 그 시간엔 제법 시끄러운데) 무서워서 시선을 떼지않고 그자리에 계속 서있었어 그 구체는 검은색 빛을 띄고 있었고 반투명 하진 않았어 그리고 원형이였고 농구공보다는 큰 크기였고 무엇보다도 공이였다면 내가 내려다 보는 시점에선 내리막길을 어떻게 역으로 올라올수 있었을까? 그 구체가 오는 길은 오르막길일텐데 말야.. 몸이 굳어져있다가 풀리는 순간 뛰어 올라왔어 그리곤 바로 짐싸고 기차편 알아봐서 내가 지내는 원룸으로 기차타고 돌아왔지 언니는 갑자기 내가 그 먼곳에서 기차편을 알아보고 짐싸서 가니까 무슨일 있냐고 전화가 왔더라고.. 자세히는 말 하지 않고 (그 언니는 내가 뭔갈 보고 느끼고 들리고 꿈을꾸는지 몰라) 그냥 언니한테 민폐고 미안해서 집으로 왔다 라고만 말을 했지 근데 이상한거야... 언니가 분명 공중전화로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는 내가 오한이 들면서 등줄기에 뭔가 차가운게 꽂히는 느낌? 머리카락이 쭈뼛서면서 무서운거야 그리고 저 멀리서 여자가 히히히 거리며 웃는 소리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아주 천천히 물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는 소리가 계속 들리기 시작한거지.. 똑...똑...똑... 히히히히 똑...똑...히히히히 이런식으로 후.. 무섭...다ㅠㅠㅠㅠㅠ쓰면서도 그래서 난 다급하게 언니한테 물어봤어 " 어디야? 혼자 있어? 왜 공중전화로 전화해? " ㅡ" 아.. 핸드폰 요금제때문에ㅠㅠ 나 지금 우리 과 건물 1층인데? 혼자있지 선배들 다 갔어 왜?" " 아.. 아니야 혹시 이상한 소리 안들려? " ㅡ" 어디서 물 소리가 들리긴 해 아까부터 화장실에 누가 수도꼭지 안잠궜나? 자꾸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서 확인해 볼께 잠시만 " 하고 수화기를 내려둔 채 어딘가로 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 몇분 지나지 않아서 언니가 말했어 ㅡ" 어..나 집에 가야할 거 같아 집에가서 전화할께 " 조금 다급하고 목소리가 떨리길래 알았다고 하고 끊었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직도 저때 떠올리면 소름이 돋아...퓨 나는 겁쟁인가봐... 내일도 어서 작성해서 올릴께!! 댓글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되는거 알지? 여러분 모두 좋은 한 주 되자구!!!🥳
[퍼오는 귀신썰] 방 -2-
오늘 날씨 너무 좋더라! 괜히 기분도 좀 들뜰 정도로 말야 이런 날에는 뭐다? 귀신썰이지 ㅎㅎㅎ 어제 이야기 이어서 가져왔어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 “누... 누구세요?” 현관 앞에 다다른 난 차가운 철문에 귀를 대고 건너편의 대답을 살피기 위해 소리쳤다.하지만 내게 돌아온 대답이라곤 싸늘한 침묵뿐이었다. “누구세요?” 나는 혹시라도 건너편의 방문자가 듣지 못했을까봐 더욱더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는 숨을 꿀꺽이며 조심스레 도아뷰에 눈을 대고 바깥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긴장되는 침묵 속에 렌즈로 본 바깥은 그저 아무것도 없는 캄캄한 복도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살피다 ‘새벽 배달원의 장난인가?’ 하고 나는 적지 않은 의구심을 품으며 현관에서 뒤돌아서 버렸다. 하지만 그 순간 또다시 초인종 소리가 집안 전체에 울려 퍼졌다. 갑작스런 벨소리에 나는 또 한번 깜짝 놀라고 말았지만 이내 누군가의 고약한 장난에 놀아나고 있다고 생각하나 울컥 화가 나기 시작했다. “대체 누구야!” 하고 나는 더 이상의 장난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 현관문을 확 열어젖히며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허탈하게도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고, 누군가 다급히 도망치는 계단의 울림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현관 앞에 달린 붉은 센서전등만이 조용히 나를 밝히고 있을 뿐이었다. 순간 나는 뭔가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그럼 내가 조금 전 도아뷰로 본건 뭐지? 분명 어두컴컴한 복도였는데, 센서등은 켜져 있지 않았어, 누군가 장난을 친 거라면 저 센서등은 지금처럼...’ 나는 어둠 속 길게 뻗은 복도와 자동으로 켜진 전등을 번갈아 관찰하며 조금이라도 지금 상황에 맞는 이유를 찾아갔다. 하지만 생각을 이어 가면 갈수록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퍼즐조각을 양손에 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였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머릿속을 점차 자리 잡아 가려 할 때 철컥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곧 소리를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러자 옆집에서 30대 후반 정도로 되어 보이는 남자가 현관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그 이웃은 나를 보고는 처음에는 조금 당황해 하는 듯 했으나 이내 자연스런 미소를 지어보였다. “안녕하세요, 새로 이사 오셨나 봐요? 몇 일전 까지만 해도 비어있던데” 하고 남자가 말했다. “아... 네, 어제... 아니 엊그저께 이사 왔어요. 안녕하세요.” 이른 새벽 전혀 알지 못하는 이웃 남자와의 어색한 인사, 물론 보통 때의 나라면 상당히 의아하거나 희귀한 상황으로 받아들였겠지만 지금은 이 남자가 그 어떤 누구보다도 반갑게 느껴졌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네, 어쩌다 보니까요, 근데 이렇게 일찍 일어나시구... 어디 멀리 가시나 봐요?” 하고 나는 전혀 관심도 없는 질문을 형식상 이어댔다. “아니요, 쓰레기를 좀 버릴게 있어서요.” “네....” “저기, 그럼.” “아, 네.... ” 남자가 자리를 피하려 하자 나 역시 어색한 미소와 함께 대화를 끝내고 서둘러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어느새 기분이 한결 나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낯선 이웃과의 대화가 나에게 이토록 큰 안도감을 주다니, 그렇게 나는 이름 모를 이웃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다시 조금이나마 피곤한 몸을 가누기로 했다. - 하루는 왜 이렇게 짧은 것일까? 어제의 계획대로 만화책을 잔뜩 빌려 정신없이 13권 정도를 읽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흘러 밤 11시가 되어 버렸다. 보통의 기분이라면 좀더 읽은 후 새벽쯤 잠을 청하겠지만 오늘은 왠지 그럴 기분이 아니었다. 낮에는 그저 아무생각 없이 편하게만 느껴지던 나의 방이 해가지고 어둠이 깔리자 조금씩 두려워 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애써 어제의 악몽과 지금의 이 기분은 왁자지껄한 가족에서 홀로 된 후 겪는 당연한 현상이라 생각하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단정 지었다. 그리고는 일찌감치 잠을 자므로 인해 이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누구보다도 편안한 꿈나라를 생각하며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어제와의 같은 악몽이 반복될까 두려워 오늘은 TV와 형광등을 모두 켠 채 잠을 자기로 했다. 24시간 쉴 틈 없이 진행되는 개그프로를 틀어 놓아서인지 몇 초마다 쏟아져 나오는 야유와 웃음소리가 나의 귀를 조금씩 괴롭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역시 벗 삼아 잠을 청하니 시골의 분주하던 집에서 자는 듯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한참을 잠들었을까, 나도 모르게 입가에 달콤한 미소가 지어질 정도의 깊은 수면을 취한 난 개운한 마음으로 점점 의식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반쯤 잠에서 깨어 참 편하게 잘 잤구나 하고 생각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뭔가가 잘못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잠시나마 실눈을 떴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방이 잠들기 전 상황과 틀려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상당히 어둡게 변해져 있다는 것이다. TV속 야유와 웃음소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었지만 분명 형광등은 꺼져 버린 것 같았다. 순간 나는 또 다시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이내 등골의 서늘함과 함께 마치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주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이 모든 건 바보 같은 심리적 공포가 만들어 낸 불안이기에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이라고, 형광등은 그 저 다 닳아서 꺼진 것뿐이라고 그렇게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와 함께한 개그프로의 웃음소리에 현실감을 찾으며 형광등을 살피기 위해 눈을 떴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온몸이 솟구치는 소름과 함께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TV속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목이 잘려진 채 있는 것이었다. 즐거움을 포장한 허울진 웃음소리는 변함없었지만, 다들 목이 잘려나간 채 피에 젖은 몸뚱이만 움직여대고 있는 것이었다. 상당히 잔혹하면서도 괴기스러운 모습, 그 모습에 나는 치를 떨어야 했고 그로 인해 또 다시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슥............ 스윽...........” 나를 미칠 것 같은 공포에 몰아넣었던 소리, 그 소리가 또 다시 나의 등 뒤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제와 같은 일이 그대로 반복되려 하는 것이었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빠르게 진행 되고 있었다. 또다시 나의 몸을 감싸던 이불은 나에게서 떼어지고 있었고, 싸늘한 손길은 서서히 나의 몸을 관찰하듯 더듬거리며 조여 오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어제의 그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너........ 너의....................” 나는 정말이지 너무 무서워 울컥 눈물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 번 더 정신을 다잡았다. 이 모든 건 가위일 뿐이라고 피곤함과 낯선 환경이 만들어 낸 바보 같은 허상일 뿐이라고, 그렇게 나는 아무 일도 아닌 거라 대담히 생각해 버리며 지금의 이 현상을 풀기 위해 손가락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많은 이들의 경험이 그러하듯 일단 몸을 움직이기만 하면 이 끔찍한 환상은 끝날 것 같기 때문이었다. 나는 모든 걸 무시한 채 사력을 다해 온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안간힘을 쓰며 꿈쩍도 하지 않는 손가락에 힘을 불어 넣어보려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내 나는 또 한번의 섬뜩한 공포와 마주하며 머릿속이 새하얘져야했다. 갑자기 나의 눈앞으로 툭하니 떨어지는 검은 머리칼. 등 뒤에서만 속삭이던 그녀가 이제는 나와 눈을 마주하려는 듯 서서히 어깨를 타고 넘어 오려는 것 같았다. 아니 이건 넘어 온 다기 보다 마치 그녀가 위에서부터 거꾸로 해서 내려오는 것만 같았다. 옆으로 누운 채 마비가 되어 위를 올려다 볼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시야에 잡힌 그녀의 형체는 중력을 무시한 채 머리부터 아래로 하여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서서히 바닥에 뭉치기 시작하는 검고 치렁치렁한 긴 머리칼, 그 긴 머리칼은 곧 벌레가 지나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나의 볼을 타기도 했다. 나는 더욱더 조여 오는 징그러운 공포에 벌벌 떨어야 했고, 급기야는 그녀의 이마가 보이기 시작하자 눈을 찔끔 감아버렸다. 만약 이대로 그녀와 눈을 마주하게 된다면 심장이 뚝하니 멎어버릴 것만 같아서였다. 하지만 이런 나의 바램 따윈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내 몸을 더듬던 두개의 손길이 갑자기 나의 목을 타고 얼굴로 올라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곧 눈꺼풀을 잡아당기며 강제로 눈을 띠우려 했다. 나는 안간힘을 다해 어떡하든 버텨보려 했지만 그러기에는 손가락의 힘은 너무도 강했고, 나의 힘은 한없이 미약했기에 그렇게 난 억척스레 접혀진 눈꺼풀 사이로 겁먹은 동공을 드러내야만 했다. 순간 난 온몸을 뜯어낼 것 같은 한기와 함께 소름이 쫘악 돋았다. 징그러운 망자의 얼굴, 바로 코앞에서 거꾸로 매달린 듯 나를 노려보는 그녀의 얼굴은 그러했다. 창백한 회색빛에 썩어 문드러진 피부, 말라서 덕지덕지 붙어버린 검붉은 피, 간신히 얼굴 가죽과 이어져 있는 뒤틀린 턱, 그리고 금방이라도 빠질 것 같은 피가 쏠린 눈동자, 그 모든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끔찍스럽고 흉측했으며 단 한순간도 기억하기 조차 싫은 그런 얼굴이었다. “너...... 너의......... 목............. 너의..... 다리........ 다리와.... 팔.........” 하고 그녀는 곧 독기를 품은 듯한 눈빛으로 날 주시하며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한참을 힘겹게 목구멍으로 단어들을 쏟아내더니 갑자기 뚝하니 말하기를 멈춰 버린 것이었다. 그리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갑작스런 침묵에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은 두려움에 질려야 했고, 제발 더 이상의 그 어떤 공포도 그녀가 뿜어내지 않기만을 바래야 했다. 모든 시간을 삼킨 것과도 같은 싸늘한 정적, 잠시 후 그녀는 천천히 눈동자를 돌려가며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마치 파충류가 사람을 관찰하듯 그렇게 나의 몸을 유심히 살폈다. 양 옆으로 진득한 눈알을 굴려가며 나의 몸과 얼굴을 천천히 살피는 그녀, 한참을 그렇게 살피더니 그녀는 다시 시선을 돌려 나와 눈을 마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또다시 천천히 입 꼬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썩은 살과 함께 떨어져 나갈 것 같은 턱을 천천히 움직여 대는 그녀, 입 주위의 너덜대는 살 조각 때문인지 가는 미소를 지어보이는 것 같기도 한 그녀는 이내 목구멍으로 싸늘한 한기와 함께 말을 내뱉었다. “널....... 잘라버릴 거야!” 순간 나는 뇌리를 스치는 공포감과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고통에 목구멍이 콱 막히는 듯 했다. “헉.... 헉.....” 그러자 나의 몸은 벌떡 일어났고, 주위는 잠들기 전 상황의 안전함으로 변해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개그 프로는 여전히 웃음소릴 쏟아내고 있었고, 형광등 역시 불이 켜진 그대로인 것이었다. 식은땀과 함께 지칠 대로 지쳐버린 난 몸을 애써 가누며 가파른 호흡을 내쉬었다.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또렷한 느낌이었고 가위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실감나는 허상이었다. 차마 현실이란 단어를 내뱉긴 두려웠지만 정말이지 생생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때였다. 마치 어제의 모든 것이 그대로 반복되듯 또다시 집안 전체에 초인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치를 떨며 시계를 살폈고 아니나 다를까 시간은 이제 막 네 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누구세요?” 무시하려 했지만 나는 계속해서 귀청을 자극하는 초인종 소리에 마지못해 현관으로 걸어갔다. 모든 것의 반복이었다. 아무리 목청을 높여도 방문자의 대답은 없었고, 도아뷰로 본 바깥은 어두컴컴한 복도뿐이었다. 이내 난 견딜 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이 모든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 했다. 제발 이 다음 순서도 어제와 같기만을 바라며, 퍼즐 따윈 맞아 들어가지 않아도 좋으니 문을 열면 아무도 없고 또다시 어제처럼 그 옆집 남자가 나와 주기만을 바랬다. 그렇게 난 이상한 바램과 함께 문을 확 열어젖히며 복도를 살폈다. 그러자 센서등은 캄캄한 복도에 나의 존재가 처음인 마냥 불을 밝히기 시작했고, 그 후에는 놀랍게도 옆집 남자가 문을 열며 나오고 있었다. “안녕 하세요?” 하고 나는 너무도 반가움에 남자를 보자 버럭 인사부터 건넸다. 하지만 남자의 표정은 어제와 사뭇 달랐다. 갑작스런 인사에 조금 놀라더니 이내 굳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마치 지금 이곳에 나의 존재가 못마땅한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 “항상 그렇게 나와 있나요?” 이내 남자는 그 못마땅함을 강하게 드러냈다. “아... 그... 그건 아니구요, 우연히 자꾸 이 시간에 나오게 되네요.” “.........” “일찍 일어나셨네요, 오늘도 쓰레기 버리러 가시나 봐요.” “그렇죠, 뭐” “네.... 저기 그럼....” 건조한 남자의 태도와 싸늘한 눈빛에 나는 얼른 자리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붉은색의 숫자가 머리 속을 번뜩 지나갔다. “저기, 오늘은 일요일인데....” “그렇군요.” 괜한 말을 내뱉은 걸까, 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자의 표정은 더욱더 경직되었다. 이내 나는 무언가 큰 실수를 한 사람처럼 서둘러 눈치를 보며 집안으로 들어와 버렸고그리고는 현관에 기대어 가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틀째 기이한 경험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 남자의 행동이 오늘따라 왠지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마치 공포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내가 겪은 이 모든 것들이 저 남자에 의해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란 섬뜩한 상상마저 들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현관 너머로 작은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나는 곧 그 소릴 관찰하기 위해 조심스레 도아뷰에 눈을 맞췄다. 그러자 렌즈 밖으로 이웃집 남자가 서성이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 무언가 결정을 못 내린 사람마냥 제 자리에서 작은 움직임만을 반복해대는 남자, 그는 곧 벨을 누를 것처럼 손을 올리더니 이내 다시 몸을 돌려 자신의 집 쪽으로 향했다. 남자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나는 현관에 기대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스쳐가는 표정이지만 그의 얼굴에 살기가 드리워진 걸 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그녀와도 같은... 날 잘라 버릴 거라는 말을 내뱉은 그 이상한 존재와도 같은 그런, 그런 느낌이었다. - “아냐, 엄마... 괜찮아, 아니 그냥 일요일인데 뭐하나 해서... 응, 지금 마트에서 이래저래 먹을 거 고르고 있는 중이야. 응.... 아 친구 왔어, 알았어... 아냐 다음에 통화하지 뭐, 아니 별일은 무슨.... 응 끊어” 무슨 말이든 하고 싶었지만 차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괜한 일로 걱정 시켜드리기도 싫고 또 막상 시간이 지나니 쓸데없는 신경과민 같아서였다. 그냥 무심히... 그저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 새집맞이 라고 생각해버리며 모든 걸 다 합리화 시켜 보기로 했다. 그래서 일단은 장을 봐서 맛난 걸 이래저래 만들며 시간을 보내보기로 했다. 일요일 오후 괜히 집에 틀어박혀 시간만 죽이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뭐부터 살까? 뭘 해먹으면 좋을까? 그렇게 난 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점차 즐겁고 바쁜 생각들로 머릿속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모든 제품코너를 다 외울 정도로 한참을 둘러본 후 난 포크커틀릿을 만들기 위해 버터와 빵가루, 후추, 오렌지 주스 등을 샀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돼지고기를 사기위해 정육코너로 향했다.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밝은 생각들을 하다보니 어느덧 새벽의 일 따윈 머릿속 깊숙이 처박혀 사라져 버린 것만 같았다. “저기, 돼지고기 한 근만 주세요, 돈까스 만들어 먹을 거니까 비계 없는 걸로 적당히 좀 잘라 주시구요” 하고 나는 정육점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네, 금방 드릴께요” 두툼히 먹기 좋은 고기 살을 골라 날카로운 기계로 잘라대는 정육점 직원, 그런데 순간 나는 생각지도 못한 공포와 직면하며 또 다시 놀란 동공을 치켜떠야만 했다. “슥........ 스윽.........” 고기 덩어리가 잘려나가는 소리, 날카로운 칼날에 의해 고기 살이 잘려대는 소리, 그 소리가 마치 내가 밤마다 들었던 그 소리를 연상케 했다. “스윽.............. 슥.............” 아니 그 소리와 일치했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는 분명 무언가를 잘라내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또다시 급속으로 머릿속을 채워가는 공포감에 온몸을 떨어야 했고, 급기야는 귀를 틀어막으며 시선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주위의 또 다른 정육코너와 생선코너의 칼놀림들이 더욱더 크게 나의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나의 머릿속은 폭발했다. 이내 펑하니 폭발하듯 새벽의 기억들을 뒤죽박죽 쏟아내더니 강하게 소용돌이 쳐버렸다. 그녀의 얼굴... 그녀의 입김...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눈동자... 그 소리... 그 시간... 그 사람의 행동.... “손님” “저기, 손님...... 손님!!” “?!” “여기 고기 나왔습니다.” “아.... 네.. 네....” 나는 고기를 받아들고 반쯤 실성한 사람처럼 걷기 시작했다. 머릿속의 복잡함과 귀속에 날카롭게 맴도는 그 소리를 잊어보려 정처 없이 걸어댔다. 마트를 나와 신호등을 건너 휴일오후 들뜬 사람들 속을 헤치며 계속해서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댔다. 그리고는 한참의 혼란 속에서 멍하니 발이 멈춰진 곳은 공교롭게도 내가 이사 온 빌라 앞이었다. “앗, 죄송합니다.” 마치 무언가에 씌인 사람 마냥 초점 없는 눈빛으로 빌라를 응시하고 있던 나, 그런 나 에게 8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부딪혔다. 손에는 푸른색 물감을 잔뜩 묻힌 채 미안스런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아이, 나는 그저 물끄러미 아이를 보았고, 그 애는 곧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 멀리서 또래의 남자아이가 역시 손에 물감을 묻힌 채 여자아이를 잡으려 달려오고 있었다. “야, 너 거기서” “됐어, 이제 그만해, 재미없어!” “싫어! 나만 당하라구! 거기서!” 서로가 서로의 몸에 물감을 묻히는 장난을 치는 듯 그렇게 멀어져 가는 아이들, 나는그 소리에 무너졌던 현실감을 되찾으며 다시금 빌라를 바라보았다. 처음 이사 올 때의 느낌과는 다르게 너무도 무섭고 어둡게만 느껴지는 빌라,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나의 느낌이 과연 사실일까 하고 생각했다. 무섭고 괴기스러운 경험 이긴했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몸에 해가 된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몇 번이고 마음속으로 새벽의 상황재현과 발길돌림을 반복한 후 이내 크게 이를 악물고는 빌라 안으로 들어섰다. 한번 더... 한번만 더 확실한 체험을 위해서였다. 정말이지 진짜 그런 위협적인 존재인지 아님 한여름 밤의 이야기 꺼리로 좋을 단순한 허상인지 이 둘 중 하나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출처] [무서운 이야기] 방 2부 | 오유 __________________ 아니 확실한 체험은 무슨 확실한 체험이야 그냥 방 옮기자 ㅠㅠ 물론 방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난 진짜 이틀이나 연달아 저런 일을 겪으면 저기선 잠도 못 잘 것 같은데 말이야 후 내일이 마지막 편이 될 거야 우리라도 편하게 자자 좋은 꿈 꾸고!
펌) 목성의 노래
엄청 옛날에 봤던 소설인데, 오랜만에 발견해서 가져왔습니다 평소에 제가 올리던 소설들과는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ㅇㅇ 분명 재밌게 보실 분들이 있을 것 같네염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2189년 실종된 비행사의 12년간의 기록. 렌겔 하츠는 이오 탐사 중 목성의 자기권에 들어가 그 인근에 좌초했다. 그는 자급자족형 부유 콜로니에서 식이체를 섭취하며 생존했는데, 발견 당시 렌겔은 오랜 무중력 생활의 여파로 골밀도와 근육의 수축력이 크게 감소했으며 정상적인 지상 직립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우주 공간에 노출된 사례가 없었기에 이 사건은 오래도록 매체에서 다뤄졌다. 놀라운 것은, 장기간 문명과 사회에서 단절된 상태에 살아갔으면서도 렌겔의 정신 상태는 지극히 평범했다는 사실이다. 화성 귀환 기지에 돌아온 이후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이것은 그의 12년간의 기록이다. 전면에 부착된 숫자는 그의 기록 순서를 지칭한다. 1. 테스트, 음성 기록과 영상 장치를 체크했다. 이거 멀쩡히 작동되는 거 맞나? 13. 시그널 데이터에 남겨진 전파 패턴이 신경 쓰인다. 반복되는 시간은 2분내지 3분. 21. 마실 물까지 녀석들에게 줘버렸다. 어서 열매를 맺어주었으면 좋으련만. 33. 구조대에게 계속해서 통신을 보내고는 있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목성의 전자기 파 뿐이다. 37. 이제 알았다. 목성의 플라즈마 진동 때문에 구조 요청이 닿지 못하는 것이다. 저 거대한 행성이 있는 한 나에게 구원의 여지란 없다.   빌어먹을…. 무력감이 몰려온다. 지금 인간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44. 가니메데의 공전 궤도에 다다랐다. 달 보다 흉측한 크레이터가 눈에 띤다. 곰보의 형상, 상처투성이의 위성이다. 이 커다란 친구 덕분에 조금은 자기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88. 좋은 소식이 있다. 오랜만에 토마토를 먹을 수 있었다. 합성 단백질 외의 식량이 생겼다. 앞으로 경작량을 늘릴 수 있을 것 같다. 189. 전송을 포기했다. 가니메데 다음은 거대한 분화구 덩어리인 칼리스토가 순차적으로 콜로니의 앞을 지나쳤다. 그러나 목성의 파장이 너무 강해, 여전히 구조 신호가 벗어나질 못한다. 240.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목성에서 들려오는 저 에코보이스는 분명 무작위적인 자연 현상임이 분명한데 놀랍게도 그 중에 어느 정도 반복되는 부분이 있었다. 360. 전파 패턴을 복사했다. 404. 의미 없는 짓이란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시간을 보낼 것이 필요해, 이런 것이라도 필사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 자동화가 가능한 모듈이 자기장 때문에 파손된 까닭에 나는 번거롭지만 종이와 펜을 이용한 원시적인 방법으로 이를 행하고 있다. . . . . 음성 기록을 끝낸 후 식사를 했다. 메뉴는 교종 감자와 합성 단백질이다. 오트밀 같은 밍밍한 맛이 느껴진다. 오트밀,  그러고 보니 오트밀은 무슨 맛이었지? 질감도, 식감도 이제 어느 것 하나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생활로 연명해 온 것만도 오늘로 벌써 5년째다.  "이봐.(hey.)" 우주에게 말을 건다. 당연히 대답이돌아올 리는 없다. 여기엔 그 누구도 없으니까. 사실 아무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저 멀리, 5.203Au 떨어진 곳에는 내 고향이 있다. 하지만 물론 내 목소리가 거기까지 닿을 리는 없다. 이러한 기행은 단지 언어를 잊어버릴 것 같아서,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고독을 견뎌내고자 하는 발악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홀로 떠든다. 거대한 세계를 마주보며, 군청인지 흑암인지 모를 배경에 수놓인 수천 수억의 별들에게.  그마저도 지치고 나서 방열 창밖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눈이 보인다. 목성의 눈, 대적반이다.  가공할 공전 속도에 생겨난 줄무늬, 수성보다도 큰 소용돌이다. 멀리서는 이렇게나 아름답지만 그 내부는 작열하는 지옥이다. 구름 상층부는 영하 110도에, 대기 평균 온도도 영하 140도에 육박한다. 태양과 멀리 떨어졌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질량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이것은 제 2의 태양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 태양계도 쌍성계가 되었을 텐데. 도태된 행성, 태양이 되지못한 별인 것이다.  "한 순간만이라도 조용히 해줄 수 없을까." 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 저 플라즈마 진동이 멈춘다는 것은, 목성의 폭발이 정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렇게 된다면 나는 화성의 구조대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답은 없다. 돌고래 소리와 비슷한 음파만 메아리 칠 뿐이다. 나는 요즘 이 전파를 분석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섞여 들어온 혼합 전파들을 제거하고, 반복 패턴을 정리한다.  "가르쳐 달라고, 이봐." 미친 짓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이것뿐이다. 여흥거리가 없는 이 우주에서, 몇 번이고 반복되는 검은 하늘 속에서 제정신으로는 살아있을 수 없다. 인간은 섭취와 수면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보다 높은 삶의 목표와 그것과 동반한 투쟁이 생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이어가는 동안 드디어 패턴 분석이 완료되었다. 예상과는 달리 이 리듬은 완전히 같지는 않다. 바꾸어 말하면 완벽하게 다르지도 않다는 것이다. . . . 745. 나는 이것을 치환하기 시작했다. 788. 실마리가 잡혀가기 시작한다. 이만한 정보가 있다면 목성에 맞서 전파를 뚫고 연락할 방법이 생길지 모른다. 788-2. 나는 과대망상증에 걸린 모양이다. . . . 단어 사전을 완성했다. 이것은 목성의 언어이다. 전파 패턴을 분석하기 시작한지 1년 하고도 반이 지났다. 이제는 그것을 응용할 때가 온 것이다. 첫 번째 패턴과 두 번째 패턴을 조율해서 만들어낸 글자. 이것을 변환기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 음성 모두를 모두 치환해서 결과를 만든다. 이렇게 한다면 외계인의 목소리도 번역할 수 있다. 그렇다, 본래는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계인 것이다. 저 거대한 별의 노래를 이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번역기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행성에서 들려오는 잡음을 포착한다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그게 정상적인 말이 될 리가 없다. 된다고 해도, 그것은 억지로 끼워 맞춘 것뿐이다. 하지만, 그렇지만… 어쩌면 목성이 뿜어내는 파장을 분석하여 그와 같은 주파수를 배제시킬 수 있게 된다면 구조대에 신호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간 나의 노고는 절대 헛수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으, 여전히 시끄럽구만." 계속해서 구조 메시지를 분쇄시켜버리는 저 목성의 소리가 너무나 거슬린다. 단순한 플라즈마 폭발이 이런 소리를 만들어낸다니 믿을 수가 없다. 어떤 원리로 저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만한 시간을 들였음에도 아직까지 도무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다. 저 멀리 내 고향에 살아가는 현명한 학자들이라면 멋들어지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나는 시스템 가동 스위치를 눌렀다. 곧 이어 분석한 패턴을 음성으로 바꾸는 과정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 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실패다. 완전히 실패했다. 아니, 당연한 결과다. 이렇게 되어버릴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 실패는 성공인 것이다.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를 향한 조소이다. 이제 무슨 낙으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내일이 막막해져온다.  "잠깐…."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패턴의 정보가, 평소라면 알아차릴 수 없는 그 부분이 확실히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멍청할 수가! 초기치환이 잘못된 것이다. 처음부터 어긋나 있었으니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하, 아직은 시간을 보낼 방법이 남아있는 것이다. . . . 1124. 2차 수정을 완료했다. . . .   "끝이다…." 드디어 완성했다. 최대의 변수부터 최소의 한도까지 완벽하게 보수했다. 만일 행성의 언어가 있다면 그 하품소리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결과가 두렵다. 이미 실패는 당연한 것이고 어떻게 될 것인지 뻔하다. 나는 순간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걸로 끝이기 때문이다. 4년의 걸친 내 쓸데없는 노력에 종지부를 찍는다. 아마 이것이 끝나버리면 나는 삶의 의욕을 잃고서 자살할지 모른다.  쓸데없는 짓이란 걸 애초부터 알고 있었다. 목성의 패턴은 수시로 달라지고 있어, 그것을 예측해 신호를 반사해내는 것은 무리였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이 우주선에는 그만한 장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런 의미없는 짓을 했던 것일까? 호기심과 공포. 그 두 가지는 내 유년시절부터 끝없이 싸워왔다. 정글짐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궁금해, 나는 매번 고소공포증을 느끼면서도 위로 올랐다. 그렇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나는 아무리 무서웠어도 결국은 그것을 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그렇기에 나는 우주 비행사가 되었던 것이다. 인류의 저 너머를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별을 넘어 저 멀리 은하의 바다까지.  나는 떨리는 손으로 스위치를 눌렀다. 약간의 잡음이 들려오며 번역기가 가동되었다.  [@#$@#…@!%^….] 이전과 같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뭘 기대한 것일까? 웃음 밖에 나오질 않는다. 담배가 있었다면 한 모금 크게 빨아 당겼을 텐데. 강렬한 허탈감과 무력감이 엄습해왔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것은 죽음뿐이란 말인가?  “…어?” 그 때였다. 번역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익숙한 음성이었다. 목소리였다. 영어였다. 내 언어, 그것은 인간의 말이었다.  [들려… ^%&%$…들려요? @%%…들리나요?] "뭐…." 들리는가, 분명히 그렇게 물어오고 있다. 5년간 반복되던 패턴의 정체는 이것이다. 약간은 어긋나는 부분이 있지만 이것은 수정을 통해서 바꿀 수 있다. 자세히 보니 그 부분의 전파만 휘어져있다. 다시 치환을 시작한다. 역시, 여기에 기초적인 오류를 범했다. 수작업으로 해나가다보니 실수를 한 것이다.  나는 그것을 수정하고 다시 번역기를 튼다.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서 그것을 기다린다. 가슴이 두근거리다.  [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나는 미친 것이 분명하다. 나는 우주적인 신비를 목격하고 만 것이다. 나는 지금, 목성과… 태양계에서 제일 큰 행성의 목소리를 전해들은 것이다. 나는 여러생각에 압도되어 잠시동안 동안 멍하니 우주를 화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나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멍청하긴, 그런 건 이미 정해져있지 않은가?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가 느껴져, 나는 지금 순수한 경외심만으로 저 거대한 행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지금까지 막연한 무지에 대한 두려움보다 그것을 타파할 이성을 택했다. 나는 최초로 태양계의 행성의 의사를 받은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거기에 걸맞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나는 자판에 손을 가져가 문자를 입력했다. 그것을 목성의 전파로 수정해서 보낸다면 대화를 하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이론적으로라면 가능하지만, 확신은 없었다. 어쩌면 이 주변에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다른 사람이….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이 전파의 발신지는 틀림없이 목성을 가리키고 있으니까.  [목소리…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드, 들린다. 확실하게 들린다." 전파를 발신한다. 구조용 신호기를 행성과 이야기하는데 쓰다니. 정말이지 어이없을 정도로 비싼 무전기가 아닐 수 없다.  위이잉, 갑자기 하늘이 흔들렸다. 목성의 전자기장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대적반의 눈이 이쪽으로 기운다. 옆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흥분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곧 거대한 음파가 수신된다. 목성의 답장이다. 나는 바로 그것을 해독한다.  [누구, 누구입니까? 들리나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당신은 무엇입니까?] 틀림없는 의문사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아까 꺼내든 말을 다시 한 것을 보면 얼마나 상대가 기뻐하는지를 알 수 있다.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답신을 했다는 사실을. 자기 자신도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내 존재를 알리기로 했다.  "나는 렌겔. 렌겔 하츠. 인간이다." 인간이다…. 누군가에게 이런 소개를 한 것은 난생 처음이었다. 목성은 곧 답을 해왔다.  [렌겔, 렌겔, 렌겔. 인간, 인간은 무엇입니까?] . . . 3098. 즐거운 이야기 상대가 생긴 덕분에 나는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나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3099. 나 렌겔 하츠가 인간이라는 생물의 개체 중 하나라는 것과 우리가 그 쪽을 목성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3340. 일주일간 쉬지 않고서 대화만을 했다. 나는 목성을 '너(You)'라 지칭했다.  작은 문제점이 생겼다. 대화는 성립하지만, 녀석은 내가 인지하는 단어들을 모른다. 그래서 목성이 나에게 건네는 말들은 대부분이 질문뿐이었다. 알려주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나는 매우 지쳐있었다. 나는 나에게 수면이란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취하지 않으면 생물로서 죽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3341. 확인하지 않은 음성만도 67개다. 내가 잠든 사이 목성이 나에게 말을 건 것이다. 대부분이 '잠이 들었습니까?' 와 '지금 수면이라는 것을 취하고 있습니까?' 였지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제발 대답해주세요. 또 혼자가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였다. 3460. 이 녀석은 고독하다. 만들어진 몇 십 억년 동안 혼자였다.  상상해보라, 나는 고작 5년 정도로 이렇게나 미칠 것 같은 세월을, 목성은 영원과도 같았을 시간을 견뎌온 것이다.  나는 밍밍한 음성보다도, 감정이 담긴 목소리를 원했다. 프로그램을 수정한다. 내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도록, 목성의 감정을 수신할 수 있도록. 3560. 수정이 완료되었다. 이제 희노애락을 전달할 수 있다. 목성도 기뻐했다. 내 기분대로 목소리의 패턴을 어린 소녀의 것으로 바꾸었다. 귀여운 목소리다. 3562. 이오를 보았다. 얼음의 균열이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웠다. 얼음, 물, 기체로 만들어진 은색의 위성. 잊고 있던 향수를 느꼈다. 3605. [렌겔과 다른 개체는 어디 있습니까?] 인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목성은 그것을 물어온다.  "저 멀리 태양이라는 거대한 항성 가까이 위치한 푸른 별에 내 동족들이 살고 있어. 인간만이 아니야. 수천, 수만, 아니 수억의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지." 그간 알려준 지식들을 토대로 목성은 이해할 것이다. 녀석은 습득이 빠르다. 너무 빨라서 놀라울 정도다. 한 가지를 알려줌과 동시에 엄청난 정보를 습득한다. 마치 지식에 목이 마른 듯이.  [동족, 인간은 모두 렌겔과 같습니까?]  "아니, 달라. 인간이라는 생물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개체마다의 성질은 조금씩 다르다." [어째서 입니까?] 글쎄, 어째서일까. 나는 처음으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대학 시절 철학 강의라도 들어놓을 걸 그랬다. 3783. [렌겔도 죽습니까?] "그래, 나도 죽게 되겠지. 언젠가는." 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처음으로 질문이 아닌 대답을 했다.  [렌겔의 죽음은 슬픕니다. 죽음을 바라지 않습니다.] 3802. 목성은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가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수면이 생물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알게 된 모양이다. 처음 생물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녀석의 질문 공세는 어떤 의미에서는 무서울 정도다. 3855. [인간, 인간은 어째서 전쟁을 합니까?] "그건 나도 대답할 수 없어. 다들 이유가 다르니까. 어쩌면 그래서 싸우는 걸지도 몰라." [렌겔이 모르는 것이 있습니까?] 녀석은 나를 만물박사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궁금한 게 많아. 모르는 것도 많지." [당신도 나와 같군요. 매우 기쁩니다. 공통점입니다. 우리는 닮아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열창이 흔들릴 정도로 목성의 전자기파가 울렸다. 진정하지 않으면 큰일 날지도 모르니 주의해달라고 말하자, 목성은 곧 그 진동을 멈추었다. 4087. 처음으로 녀석과 싸웠다.  [당신은 악마입니다. 잔인합니다.]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생물을 희생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목성은 화를 냈다.  [렌겔이 살기 위해 렌겔과 동등한 개체를 섭취하는 것은 싫습니다.] 생명은 평등하다. 분명 그렇게 말을 했기에, 나는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죽고 싶지 않아." 그렇게 말하자, 목성은 한마디를 끝으로 침묵했다.  […저도 렌겔의 죽음은 바라지 않습니다.] 4103. 목성이 침묵한 요인은 다른데 있었다. 소행성이 낙하한 것이다. 열세 개나 되는 요철 덩어리들이 목성의 대기로 떨어졌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큰 폭발이 일어나 대적반 아래 적운에 끔찍한 흠집이 생겨났다. 어떻게 된 것일까. 나는 불안함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4117. 이틀이 지나고서야 목성이 말을 걸어왔다. 너무도 반가웠다.  [작은 아이들이 부딪혔습니다.] 운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4118. 녀석은 운석의 궤도를 바꾸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유도한 것이다. 그 순간의 중력 그래프가 한없이 위를 향한 기록이 남아있다.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왜 스스로 상처를 입힌 거야? 그렇게 묻자 녀석은 답했다.  [렌겔이 말해준 저 너머의 푸른 아이에게 닿게 하지 않겠습니다.] 푸른 아이는 지구를 말하는 것일까.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운석이 목성의 궤도로 끌려가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그것은 분명 지구의 위험 지대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지킨 것이다. 저 멀리 나의 고향을, 지구를. 생명의 보고를.  "아프진 않아?“ [아프다, 아프다는 무엇입니까?] 아, 그랬었지. 녀석에게 통각과 같은 개념이 있을리 없었다. 4119. [푸른 아이가 부럽습니다.] 요즘 들어 목성은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 자주 표현한다.  "왜?"  [그 아이는 생명을 만들어냈습니다.] 4201. 녀석은 지구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그 질량과 구조, 형태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었다. 목성은 지구가 자신보다 몇 십 배나 작다는 것을 듣고서는.  [귀여운 아이.] 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5.9736×1024kg의 질량을 가진 행성이 귀엽다고 한 것이다. 확실히 목성은 그와 비교하기 우스울 정도로 거대하다. 지구의 탄생과정 따위를 이야기 하는 사이에, 타이탄이 다가왔음을 확인했다. 4204. 물리지구학과 분자생물학은 내 전공분야였다. 마치 제자가 하나 생긴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대단해, 대단합니다.] 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부분에서, 녀석은 탄성을 질러댔다.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진동하는 대기가 여기까지 영향을 주었다. 진정하라고 말했지만, 들리지 않는 듯 했다. 4213. 녀석이 침울하다. 이유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은 지구처럼 될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작열하는 대기와 냉점에 가까운 기온, 더욱이 끝없이 소용돌이치는 죽음의 바다만으로 이루어진 기체의 행성에 생존 할 수 있는 생물은 없다. 게다가 지구에서 생명을 이끈 가장 큰 공로자는 태양이다. 광합성의 결과로서 바다에 산소가 스며들고, 그것을 시작으로 생물의 다양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목성과 태양의 거리는 멀었다. 그것은 생존의 탄생을 전재로 삼기에 절망적인 거리였다. 4215. 대기압 100kpa 질소 77% 산소 21% 아르곤 1% 이산화탄소 0.038% 이것이 지구의 대기 분포이다. 현재의 생물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이 중 어느 농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생태계가 절반이상 사멸한다.  목성은 자신의 분석 결과도 궁금해 했다. 대기압 70kpa 수소 ~86% 헬륨 ~14% 메탄 0.% 암모니아 0.02%…. 거기서 목성은 비명을 질렀다. 슬픈 목소리였다. 깨달은 것이다. 그것이 생물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환경인지를. 목성은 그렇게 삼일 간 울부짖었다. 4224. 목성은 자신에게 의문을 가졌다.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해주었지만, 끝없이 질문만을 이어낸다. 그 중에서는 약간 아이러니한 것도 있었다.  [저는 어떻게 보이나요?] 나는 자신 있게 말해주었다.  "아름다워, 무척이나." 목성은 침묵했다. 한 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답신이 왔다.  [지구는, 푸른 아이는?] 나보다 더 아름다운가, 라는 것에 대한 질문이었다.  "비교하기는 어려워. 지구에는 있고, 너에게는 없는 것이 있는 반면에, 너에게만 있고, 지구에게는 없는 것이 있으니까." [그래도 제가 더 거대하니까.] 묘한 것에서 질투를 하는 것 같다. 정말 귀여운 것이 누구인지를 모르고서. 4227. 며칠간 뾰루퉁한 태도의 녀석에게 좋은 것을 알려주었다.  [형제, 제 동생이 있습니까?] "그래, 셋이나 있지.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야." 목성형 행성으로 분류되는 그것들의 정보를 말해주자, 녀석은 유독 한 행성에게만 반응을 보였다.  [토성, 토성.] 몇 번이나 같은 말을 반복하며,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는다. 대기의 색깔이 자신과 같은 갈색이라는 것에 기쁜 것일까. 4228. 토성을 둘러싼 고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목성은 호기심을 보였다. 언젠가 본 얼음과 암모니아로 이루어진 토성의 띠에 대해 그대로 설명했다.  [부러운 아이.] 이 녀석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심술을 부린다.  "너에게도 있어, 예쁜 고리가." [있습니까? 고리가 있습니까?] "그래." 목성의 고리 계(系)는 희미하다. 먼지와 네 가지 주요 성분으로 구성된다. 할로 고리라고 하는 입자들의 두꺼운 내부 토러스를 만들고,  밝고 예외적으로 얇은 주 고리와 두 개의 넓고 두꺼운 희미한 두 줄의 고사머고리들. 멀리서 바라봤을 때의 그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토성의 고리보다도 아름답다.  [기쁩니다. 저도, 그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 너는 토성보다 아름다운 띠를 가지고 있는 거야." 목성의 흔들림에 나는 비틀거릴 수밖에 없었다. 감정 전환이 빠른 것이 장점인 녀석이다. 4300. 나는 녀석에게 물었다.  "너는 스스로가 무엇이라 생각해?" 의외로 답은 빨리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은 동문서답처럼 느껴졌다.  [저는 주변의 아이들을 끌어들여 그것으로 유지합니다. 멀리서부터 흘러나오는 줄기에 잡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동시에 그것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당기는 것은 아마 태양을 말하는 것이다.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태양계를 떠돌며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 또한 중력을 가지게 되었다. 정말이지, 이 우주는 우연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나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신의 존재를 생각하게 되었다.  "너는 어떻게 태어났어?" [가장 오래된 기억은 떨어져 나온 때부터 시작됩니다.] "떨어져 나와?" [저는, 아니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우리?" [렌겔이 태양계가 부르는 우리 전체와, 지금은 밖으로 떨어져나간 아이들. 우리는 모두가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아득할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쯔음부터는 가벼운 것은 가벼운 것끼리, 무거운 것은 무거운 것끼리. 언젠가부터 우리들은 떠돌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고정된 채 변화 없이 안정되었습니다.] 태양계 발생설 중에는 어느 거대한 항성이 충돌하여 그것들이 흩어지며 하나로 되돌아가기 위해 끌어 들인 중력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완벽하게 조율된 만유인력의 균형, 인력과 척력이 교묘하게 배분되어 공존한다. 기적과 신비로 가득 찬 유구한 세계, 그것이 바로 우주이다.  [모든 것이 하나였을 때, 저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무엇보다 포근하고 따뜻한 세계. 모든 것이 하나에, 저 역시 전체 것이었습니다.] "돌아가고 싶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렌겔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4456. 이제 녀석과 대화가 힘들어진다. 지성의 차이가 이렇게나 벌어질 줄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가끔은 너무 어려운 말을 하기에 내 짧은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요즘은 녀석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든다. 하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은 기껏해야 이 우주와 비교하였을 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서 목성은 영겁의 시간을 겪어오며 세계를 봐왔다. 목성이 몰랐던 것은 기껏해야 인간의 언어 정도였다. 이제야 본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연상의 연인과의 자리를 되잡아가는 것일까.  연인? 내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 7860. 이제 12년이 흘렀다. 콜로니에서 지낸지 그만한 시간이 흐른 것이다. 목성과의 대화에 빠져 너무도 많은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나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거의 없다. 이런 생활이 편해지고 말았다.  눈을 뜨면 대적반이 아침을 반기고, 교대로 흘러가는 위성들은 인사를 건넨다. 그래, 나는 목성과의 생활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해왔기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 목성은 이제 나의 친구이자, 스승이자 가족이 되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우주의 흐름을 목성과 함께 지켜볼 것이다. 일식이 일어났다. 대적반 표면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오랜 시간 목성을 바라본 내 눈에는 그것이 마치 윙크처럼 보인다. 마치 결혼한 사이처럼, 목성의 모든 변화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다만, 평범한 연애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기에 안아 줄 수도, 키스할 수도 없다. 그저 멀리서 지구의 317.83배나 되는 거대한 아이를 지켜볼 뿐이다. 9905. [이별입니다.] 갑작스런 소식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무슨 말일까? 이별이라니? 통역기가 잘못 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목성이 단어 이해를 잘못한 것일까?  [저는 이제 긴 잠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째서, 라고 묻자 녀석은 쓸쓸한 목소리로 답했다.  [렌겔이 가르쳐 준 여러 가지들에 대해서는 '고맙다' 이상의 표현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분명 무리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가지고 싶습니다.] "가지고 싶다니, 뭘?" [생명을. 푸른 아이도 분명 저와 같았을 것입니다. 렌겔의 정보에 의하면, 원시의 환경도, 기본적인 베이스도 당시에는 생명이 태어날 환경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바뀌게 할 수 있습니다. 몸이 너무 거대하기에, 그것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생명을, 아이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신진대사를 최소화하고 구조의 통일에만 충실히 한다면, 어떻게든 가능할지 모릅니다.]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어? 나는… 나는 이제 네 생각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는 지도…." 신진대사를 줄인다니, 스스로 동면에 들어간다는 것일까? 행성이 스스로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목성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렌겔은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인간과 같은 고등의 생물을 품는 것은 아직은 힘들지만, 아마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생명까지는 어떻게든 가능할거라 생각합니다] 진심이다. 녀석은 각오하고 있었다. 자체적으로 의사를 지닌 테라포밍을, 아직까지 인류가 제대로 실행하기 버거워했던 거대한 계획을 목성은 스스로 행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렌겔과 대화는 마지막이 됩니다.] 쓸쓸한 목소리와 함께 목성의 대적반이 분열되기 시작한다. 그것은 분명 목성 스스로가 온도를 높이며, 내부의 기체를 멈추는 징조이다.  [렌겔, 렌겔. 저 멀리 푸른 별에서 온 인간. 처음 만난 생명.] 위이잉, 목소리가 흐려진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푸른색이 되고 싶습니다.] 희미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즐거웠습니다. 기뻤습니다.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렌겔과 지낸 짧은 시간들이 가장 벅찼습니다.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금은 슬픕니다. 너무 슬픕니다.] 소용돌이치던 붉은 대적반의 눈이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것은 마치 붉은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나는 멍청하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렌겔, 렌겔. 당신이 좋습니다.] 목소리는 끊어졌다. 후에 흘러나오는 소음도, 전기장도, 자기장도, 그 어떤 센서에도 걸리지 않는다. 눈물이, 오열이 세어 나왔다. 어째서, 지금 떠나야만했던 것일까. 녀석은 왜 그토록 생명을 잉태하고 싶어 했던 것일까. 왜 왜 왜, 의문만이 산더미처럼 불어난다. 이제는 내가 질문을 하고, 네가 답해주어야 할 차례가 아닌가. 그런데도 벌써 그것을 멈추어 버리다니. 슬픔이 몰려와 참을 수가 없다.  나는 그만 오열하고 말았다. 9906. 목성이 침묵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대적반이 있었던 자리를 계속해서 주시한다.  우주는 여전히 고요했다. 나에게는 이렇게 큰 비극도 우주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아무런 비중도 없다. 작다. 인간은 너무나도 작은 존재다. 크기만이 아니라 생각, 인지능력, 지성… 그 어느 것 하나 이 거대한 세계에서 가치가 없다.  쓸데없는 기대를 가지고서 호출해보았지만 소용이 없다. 목성은 이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녀석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대화를 나누고 싶다. 순진무구한 그 녀석의 질문을 다시 한 번 들고싶다. 목소리, 다정한 그 목소리를…. “…목소리?” 그런가, 자기장이다. 바보같이, 이제야 나는 깨달았다. 목성의 자기장이 사라졌기에 나는 이제 구조요청이 가능해졌다. 귀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바보 녀석은 이것을, 이걸 노린 거다. 하나도 기쁘지 않다. 나는 화를 낼 수밖에 없다. 몇 번이고 허공에 소리를 질렀다. 멍청이, 바보 자식. 나는 너와 함께 쭈욱 살아갔어도 좋았었는데…. 그랬는데…. 9909. 단 여섯 번의 시도 끝에 나는 무전에 성공했다. 현실감이 없다. 12년 만에 다른 인간과 대화해 본 것은. 역양이 다른 것을 보아 상대는 타국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다는 걸까? 다른 나라, 다른 인종, 다른 개체를 떠나서 우리는 모두… 모두가 푸른 별에서 태어난 생명인 것을. 9920. 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들은 나의 생존 자체를 놀라워했다. 표류 당할 당시의 몸무게보다 12킬로그램이나 줄었지만 내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하지만 그 부분이상으로 그들은 놀라고 있었다. 내 정신이 어떻게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그들은 내가 들려줄 이야기에 더욱 충격을 금치 못했다. 9921. 목성의 침묵은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생성된 이후부터 한 번도 멈추지 않고 폭염을 뿜어내던 행성이 멈춘 것이다. 그 내부는 매우 느린 속도로 천천히 식어가고 있을테지. 1도를 내리는 데만 해도 수천, 아니 수억 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까지 겪은 일들을 모두 말했다. 연구원들은 나를 정신병자 취급했지만 기록된 데이터가 말해준다. 목성은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 녀석, 아니 그녀는 분명히 있었다. 수줍음을 많이 타고, 작은 공통점에 기뻐하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질투를 느끼는 귀여운 소녀가.  목성은 지금 긴 잠에 빠졌다. 앞으로도 계속될 영원의 고요에서, 별들의 노래 소리를 자장가 삼아. 지금 목성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9922. 기록 종료. 사용자 렌겔 하츠의 권한으로 승인 해지. 데이터는 자동으로 베이스에 등록됩니다. . . . 서기는 끝이 났다. 이제 태양계에 인류는 없다.   13억 년 전, 그들은 신 은하로 떠났다. 과거 백 년 채 살지 못했던 그들의 수명이 2천년 이상 늘어난 까닭에 개체 수가 증가해버려 지구의 수용인원을 간단히 넘어선 것이다. 자연스레 그들은 보금자리에서 멀어졌다. 무수한 수의 우주선이 대기권 너머로 날아갔다.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푸른 여신의 별은 항성 주위를 돌고 있었다. 버림받은 어머니의 별은 이제 천천히 발화할 것이다. 수성은 이미 몇 천 년 전에 묻혀버렸다.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곧 대기는 타오르고, 육지는 녹아가고, 바다는 증발해버릴 것이다. 이제 이 별에 생물은 살 수 없다. 푸른 별은 몇 백 년에 걸쳐 천천히 기온이 오르고 있었다. 미래를 예측한 인류는 그래서 다른 땅으로 향했다.  '이어지길, 끝까지 이어지길. 내 아이들의 생명이 끝까지 이어지길.' 푸른 별은 마지막까지 그것을 염원했다.  '이제 당신의 차례인가요? 저를 이어 푸른 별이 되어주실 건가요?' 누구도 듣지 못하는 목소리가 멀리 울려 퍼진다. 태양이 다가온다. 하늘이 부서져 간다. 바다가 비명을 지른다. 대지가 죽어간다. 고온에 뒤섞여가며 지축은 흔들리고 분쇄되어간다.  이제 59억 년을 견뎌온 지구는 사라졌다. 앞으로 태양은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더 멀리까지 그 빛을 보낼 것이다. 한층 찬란해진 백광이 멀리 뻗어나간다. 그리고는 닿았다. 과거 기체로만 이루어진 적갈색의 행성에게로.  그 대기에 비치는 스펙트럼은, 더할 나위 없이 깨끗한 푸른빛이다. 태양계는 다시금 생명을 잉태했다. 목성의 노래 The End ㅊㅊ : 웃대 나사에서 가청주파수로 변환하여 우리가 들을 수 있도록 만든 목성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