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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뉴스 #더] 세금 도둑 전성시대: 흉물에 혈세를 태워?

지금 장난하새우?
11월 26일 인천시 남동구가 소래포구에 20m 높이의 ‘새우 모양 전망대’를 짓기로 했다는 소식에, 한 포털 사용자(네이버 아이디: bals****)가 남긴 댓글이다. 다른 네티즌들의 반응도 호의와는 거리가 멀다. 부족한 주차시설이나 확충하지 무슨 짓이냐, 바가지나 씌우지 말아라 등의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인천 행정당국을 향한 이런 비판은 처음이 아니다. 인천시는 전국 최초의 사이다 생산지라며 중구 월미도에 ‘인천 앞바다 사이다 조형물’을 설치하려다, 최근에야 사업 올스톱을 선언했다. 일제강점기의 착취와 강제 근대화를 미화한다는 반발 여론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맥락 없는 조형물로 비판 거리 생산하기, 물론 인천만의 나 홀로 특기는 아니다. ‘세금 도둑질’이란 손가락질을 수집하는 조형물 논란은, 다시 말해 ‘흉물’ 논란은, 장소와 종류를 가릴 줄 모른다.
전북 무주군은 지난해 만화 캐릭터인 ‘태권브이 조형물’을 향로산(해발 420m) 정상에 33m 높이로 세우려다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지난 9월 조형물을 포함,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태권브이랜드 조성사업 전체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단 최근 해당 공무원과 의회가 한목소리로 찬성의 화음을 내는 등 사업은 다시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다.

신안군은 지난 8월 ‘신안군 황금 바둑판 조성 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군 관계자는 “이세돌을 배출한 신안군을 바둑의 고장으로 널리 알리고자 황금 바둑판 조성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래서 순금 189kg이 필요하고 이에 2020년부터 3년간 100억 원 이상을 마련하겠다는 것. 역시 여론은 비난 일색이었다.

이 같은 조형물이 상상만으로도 반대를 부르는 이유는 명백하다. 정책 관계자의 ‘뇌내망상’에서 촉발된 비공감형 판타지, 즉 주민의 삶과 동떨어진 어떤 무례한 형상인 주제에 현실화를 꿈꾸며 주민이 낸 세금은 끊임없이 탐해대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하나씩 말하자면, 다행인 건 이들 조형물이나 사업이 실제로 삽을 뜬 상태는 아니라는 것. 제발 멈추라고 요구할 시간은 남았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은 점은, 안타깝게도, 돌이킬 수 없는 것들도 이미 많다는 사실이다.

먼저 경북 군위군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공중화장실인 ‘대추 화장실’이 있다. 지역 특산품 홍보의 일환으로 2016년 7억 원 가까이 들여 지은 거대한 대추형(?) 화장실로, 면 소재지에서 먼 탓에 이용객은 매우 거의 없다. 흉물스러움을 구경하고자 찾은 이들을 관광객이라고 환영할 수는 없는 노릇.

강원도 고성군에는 ‘무릉도원권역 활성화 센터’라는 조형물 및 건축물이 존재한다. 장독을 짊어진 지역 청년의 모습을 16m 높이로 형상화한 것으로 약 15억 원이 들었지만 사실상 ‘무쓸모’, 지금은 방치된 상태다.

전남 화순군도 만만치 않다. 자치단체의 장이 바뀔 때마다 지역을 상징하는 조형물도 하나씩 늘었다. ‘대형 포도 조형물’, ‘청동 조형물’, ‘대형 붓 조형물’이 차례차례 들어섰는데 합쳐서 혈세 17억 원이 ‘태워’졌다.
이밖에 경북 포항시의 과메기 홍보용 ‘은빛 풍어 조형물(약 3억 원·철거 예정)’, 충북 괴산군의 ‘대형 무쇠솥(약 5억 원)’, 전북 고창군의 ‘주꾸미 미끄럼틀(약 5억 원)’, 전남 완도군의 ‘황금전복 조형물(약 2억 원)’, 강원 인제군 소양강의 ‘마릴린 먼로 동상(5,500만 원)’ 등 세금 녹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들을 꼽자면 끝이 없다.

지방에만 한정된 건 아니다. 사진만 봐도 냄새가 나는 듯하다던, 서울시장표 설치 미술품 ‘슈즈트리(1억 4,000만 원)’도 비난의 총량으로는 그 어느 것에도 뒤지지 않았다. 4억 원이 투입된 강남구의 ‘말춤 추는 손목’은 어떤가. 한류? 발목도 만들어 ‘더블’로 가지 그랬나.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공공조형물(公共造形物), 즉 국가나 공공 단체가 설치·관리해 일반 사람에게 공개하는 조형물은 올 6월 기준 전국 6,287점에 달한다. 최소가 이 정도, 파악이 되지 않는 것들 또한 무수하다고 한다. 이토록 좁은 나라에 이토록 많은 조형물이라니, 그 모양은 물론 수치까지 기괴하기 짝이 없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모르는 분야임에도 추진력 하나는 귀신같기 때문.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식한데 용감해서다. 우선, 결정권자는 대개 지역과 지역 주민에 대한 애착도나 이해도가 낮다. 그러다 보니 해당 공간이 품은 시간을 가꾸고 표현할 방법 같은 걸 고민할 리 만무하다.

자치단체 현장의 볼멘소리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자리에 오는 사람마다 성과 지향적인데, 지역 축제와 결합된 조형물‘류’ 정도는 돼야 업적으로 여긴다는 것. 특산물이면 특산물, 옛것이면 옛것 등 손쉽게 집히는 소재를 물리적 덩어리로 부풀려 가공해야 성에 찬다는 거다.

그 와중에 본인이 설치 미술이나 인문학에 관한 식견을 갖췄을 확률은 매우 적은데, 대개 전문가의 조언은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누가? 그 결정권자가가. 콕 집어 말하면 ‘자치단체의 장’ 되시겠다.

물론 모르는 건 잘못이 아니다. 문제는 그 미숙함을 끝끝내 밀어붙이는 욕망이다. 이를테면 장(長)으로서의 내 이력서, 거기에 새겨 넣을 몇 마디 문구를 향한 집념 같은 것. 그렇게 제막식 테이프를 끊는 그날의 희열만 상상하다 보니, 시공간적 맥락이 부재한 객체로서의 조형물만 자꾸 느는 것이다.
지으신 그 모든 걸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이런 유형의 흡족은 신(神)이나 국토 개발형 독재자한테는 어울리겠지만, 지역 주민이 뽑아준 자가 취할 태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 자리는 지역의 대장 노릇을 하는 곳도,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발판도 아닌, 일꾼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스로 깨닫기 어려워 보이는 만큼 강제적 장치는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소중한 예산으로 수상쩍은 일을 벌일 때는 반드시 외부 전문가들의 검토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물리적인 억제력 말이다. 새로운 척하는 낡은 흉물은, 이미 차고 넘친다.

글·구성 : 이성인 기자 silee@
그래픽 : 홍연택 기자 yt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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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인 생각을 못하는 철밥통 세금도둑들 ᆢ 지역축제 붐이 일더니 이제는 지역조형물이구나 ᆢ 내가 낸 피같은 세금이 니들 돌대가리 때문에 날아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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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IN신문] “군화 속 고통 받는 군인의 발을 사수하라!” 앱으로 나만의 맞춤 깔창 만드는 국방부 조달 잇템, ‘엑스슈’ 개인 맞춤식 조립형 인솔 2020년 출시 예정
- 회사를 소개해주세요. “저희 회사 이름은 엑스슈입니다. 엑스슈의 이름은 엑스맨에서 착안하였습니다. 엑스맨은 기존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 알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엑스슈도 기존의 세상에 존재하는 제품과는 완전히 달라 특별하고, 차별화된 새로운 개념의 신발 관련 제품을 연구 개발하는 의미로 엑스슈란 이름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름과 같이 혁신과 변화를 목표로 신발 관련 제품을 개발하여 자체기술을 확보하고 제품화까지 수행하는 기업입니다. 현재까지 창업한지 3년이 조금 지났지만 보유하고 있는 국내 특허는 등록 4건, 상표 출원 3건이며, 수출을 위한 해외 특허는 PCT출원 2건, 일본 출원 1건, 미국 출원 1건, 독일 출원 1건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엑스슈는 △한국인의 발치수를 분석하여 관련 데이터 보유 △발치수 분석 데이터를 활용하여 발체형에 맞는 인솔 부품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 △걸을 때 발바닥의 압력분석 장비를 이용하여 인솔 곡면이 사용자의 발바닥 형상과 일치되는 정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설계와 분석 기술을 이용하여 세계 최초의 조립식 개인 맞춤형 인솔을 개발하였으며, 현재 2020년부터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 브랜드 X-Assembly Sole 뜻은 무엇인가요? “X-Assembly Sole은 조립형 인솔에 대한 제품명입니다. 조립형 인솔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인솔이란 의미에서 X, 레고 방식으로 조립하여 개인에게 맞춘다는 의미로 Assembly, 발바닥의 의미로 Sole로 하였습니다” - 창업 하시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십니까? “보통 발이 아픈 사람들은 이동이 힘들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따라서 발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편안한 인솔을 찾게 됩니다. 인솔을 맞추기 위해서는 발 형상을 본떠야 해서 특정 장소에 방문 시간, 교통비 등의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군화를 신고 훈련이나 생활을 하는 군인들이 인솔을 맞추고 싶어도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였고, 스마트 폰을 이용하면 발의 치수를 측정하여 발에 맞는 인솔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 제품이 상품화된다면 발이 불편한 사람의 시간이나 공간적인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맞춤인솔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4차 산업의 영향으로 대량맞춤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트렌드에 맞다고 판단하여 이러한 장점을 실현시키기 위해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엑스슈는 사람마다 착용 감성이란 것이 있어 치수만으로는 착화감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인솔을 각 부품별로 쪼개어 다중경도인솔 (인솔의 각 부위마다 쿠션이 다른 인솔)을 만들어 감성을 맞췄다. - 무방문 맞춤인솔 서비스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우선 무방문 맞춤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어느 장소에서든 발 사진을 찍고, 내 발의 상태를 선택하면 나의 발에 맞는 인솔 부품이 자동으로 선택되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맞춤 서비스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측정한 발의 치수에 맞는 부품이 선정된 후, 발의 상태(발꿈치 굳은살 또는 통증, 발가락 부위 티눈 등) 및 사용하는 용도(일상생활, 걷기, 등산 등)를 표시하면 표시한 조건에 맞는 경도(쿠션정도)의 인솔 부품이 선정됩니다. 따라서 치수와 경도를 동시에 고려하여 사용자의 감성까지 맞추어주는 맞춤 서비스입니다” 개인 맞춤식 조립형 인솔은 각 부품을 조립하여 맞출 수 있는 레고방식의 조립형 인솔로 5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품은 발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인솔베이스와 발의 아치에 해당하는 내측과 외측 아치부품, 발꿈치 부위에 해당하는 힐과 힐쿠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립형 인솔은 인솔의 개별 부품이 조립되기 때문에 각 부품의 치수와 경도를 사용자의 발에 맞추어 조립하여 사용자의 쿠션 감성에 맞게 맞출 수 있다. -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평발 고객분들은 평발 정도에 따라서 내측아치 부품의 경도 조절이 적절히 이루어진다며 평발인 사용자들에게도 아치의 지지력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착화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알 수 있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신발관련 기업 관계자는 “해당 제품과 같이 각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개발하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던 새로운 제작 방식”이라며 “최초의 다중경도 인솔이기 때문에 제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일체형 인솔과는 다른 새로운 맞춤 인솔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콜럼버스의 달걀이라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최초의 어려움과 따라 하기 쉬움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이야기입니다. 저희 제품도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이기 때문에 개발하는 단계에서 금형업체, 인솔업체, 사출업체에서 제품 이해의 어려움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했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도움으로 극복하여 제품화를 완료되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제가 아는 지인분 아들이 군대에 가서 발이 아파 힘들어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군대에 있어 발이 아프지만 인솔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군대에서 찍어 온 발 사진을 저희 앱으로 발 치수를 분석하여 인솔을 맞추어 준 적이 있습니다. 보내 준 인솔을 신고 발이 많이 편해져서 생활하기가 좋아졌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군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제품이라 군화로 인해 발이 아픈 군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 같다고 하시는 말씀을 직접 들었던 그 순간에 저희 제품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 저에게는 보람을 느낀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부산테크노파크에서 지원을 받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것을 지원받으셨습니까? “저희는 시제품 제작, 제품화(해외 특허), 사업화 지원을 받았습니다. 지원을 통해 상상으로만 있던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해당 제품에 대해 수출을 계획 중인데 해외 특허 지원을 받게 되어 기술 보호에 대한 걱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 앞으로 하고 계신 사업에 대해서 테크노파크가 어떤 지원을 해줬으면 하십니까? “제품을 개발하여 상업화까지는 여러가지 단계가 발생합니다. 현재 테크노파크는 이러한 단계별로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조립형 인솔을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과 미국에 수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어 미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저희 제품에 대한 자국 기술보호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해외 수출을 준비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해외 특허 지원 수를 늘여서 더 많은 나라에 특허를 출원 및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향후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장 큰 목표는 기존에 없든 새롭고 특이하면서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혁신이란 단어가 생각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소비자들이 저희의 신제품을 기다리고 이번에는 어떤 제품이 나올지 기대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희에게 있는 다음의 꿈, 또 다른 변수 X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어떤 제품이 나올지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엑스슈는 일본을 초기 대상으로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지난 10월 일본에 조립인솔에 대한 특허출원을 실시하였고 일본 바이어와의 미팅을 진행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 상반기 이후부터 무방문 맞춤인솔 서비스를 홍보하여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소개 동영상을 제작하여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하고 국내 걷기대회 등 발이 아픈 사람들이 많은 그룹에 참석하여 제품 전시와 소개자료 전달 등의 홍보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있으며 발이 아픈 군인들에게도 군 관련 카페, 국군복지단 등에 제안을 하고자 한다. 강승희 기자 / busaninnews@naver.com #국방부 #군화 #군화깔창 #맞춤깔창 #발건강 #잇템 #엑스슈 #인솔 #조립형인솔 #출시예정 #모바일앱 #부산테크노파크 #스포츠융복합 #제품개발 #무방문 #맞춤인솔
결국 병원 실려간 황교안…8일간의 단식 돌아보니
단식 8일째 의식 잃은 황교안, 병원으로 긴급 이송 20일부터 세가지 명분으로 단식 돌입…건강 급속 악화 위기 반전, 보수 주자 존재감 vs 중도 괴리, 종적 감춘 쇄신 선거법 정국, 협상 키 쥔 나경원 행보 주목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단식 농성은 일단 8일차에서 멈춰섰다. 잠시 의식을 잃었던 황 대표는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고 회복 중이다. 인적쇄신 요구 직면과 흔들리는 리더십 속에서 단행한 단식으로 황 대표는 일단 위기 반전과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쇄신 목소리는 단식 농성에 뒤로 밀려났고, 강경일변도 투쟁으로 중도 민심과는 괴리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 대표 단식 농성이 중단된 상황에서 향후 한국당의 행보도 주목된다. '투톱'이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협상 키를 쥔 나경원 원내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모습이다. ◇ 단식 8일째 의식 잃은 황교안, 병원으로 긴급 이송 27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쯤 의식을 잃고 구급차에 실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 황 대표의 상태는 농성장을 지키던 부인 최지영 여사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여사는 황 대표의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며 근처에 있는 의료진에게 도움을 청했다. 의료진은 황 대표가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구급차를 불렀다. 이송 과정에서 최 여사가 황 대표의 이름을 부르고 흔들어봤지만 반응은 없었다고 한다. 황 대표는 곧바로 입원했고, 세브란스 병원에는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핵심 당직자들이 모여들었다. 황 대표는 입원 후 약 1시간50분이 지나고 의식을 회복했다. 한국당 김명연 수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맥박수와 심장 등을 기초검사 했는데 아주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치까지 회복을 조금 기대하는 과정"이라며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보는 정도다. 다행히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라고 설명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대표님께서 정말 천만다행으로 의식이 돌아오고 계신다"며 "정말 비정한 정권이다. 야당 당대표께서 오랜 시간 그 추위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 20일부터 '지소미아', '패스트트랙' 걸고 단식 돌입, 건강상태 악화 황 대표는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포기를 내걸고 지난 20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20~21일에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바닥에 돗자리만 깐 채 앉아서 단식을 했다. 밤에는 국회 본관 앞에 마련한 천막에서 잠을 잤다. '출퇴근 단식'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22일부터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 텐트를 두고 단식을 이어갔다. 23일부터는 체력이 악화돼 자리에 누웠으며, 25일에는 분수대 광장에 설치한 몽골 텐트 안으로 이동했다. 텐트 안에는 황 대표의 의지에 따라 난방 기구를 하나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측근들에 따르면 황 대표의 건강 상태는 날로 악화됐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며 단백뇨 증상이 나타났고 말은 거의 못하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나경원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 핵심 당직자들은 황 대표의 단식을 거듭 만류했다. 하지만 단식 의지는 굽혀지지 않았고, 결국 의료진이 주변에 대기하며 상황을 주시했다. 단식 8일 차를 맞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천막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리더십 위기 반전, 보수 주자 존재감 vs 중도와 괴리, 종적 감춘 쇄신 일단 이번 단식으로 리더십 위기는 반전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지부진한 보수통합과 쇄신 작업으로 당내 반발 기류가 폭발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단식에 접어들자 반발은 잦아들고, 결속력은 강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수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단식 현장을 방문하며 보수의 유력 주자로 존재감을 한층 높였다는 분석도 있다. 여권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황 대표와 만났다. 야권에서는 통합 파트너로 지목됐으나 직접 대면한 바가 없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와 황 대표에게 비판 목소리를 냈었던 홍준표 전 대표 등의 방문이 주목됐다. 이밖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박관용 전 국회의장, 서청원 무소속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김태호 전 최고위원,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등이 농성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 단식이 중도 여론과는 다소 괴리됐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위기 때마다 삭발, 장외 농성 등을 하다가 단식까지 벌이는 '강경일변도식' 투쟁이 태극기 세력에겐 효과적일지라도, 일반 민심을 잡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독교 강성 우파 세력을 이끄는 전광훈 목사(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의 개입도 여러 뒷말을 낳았다. 중진 용퇴론과 3선 김세연 의원의 '당 해체' 요구로 바람이 불듯 했던 쇄신 작업도 '단식 블랙홀' 속에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 패스트트랙 선거법 정국, 나경원 행보 주목 황 대표가 내세운 단식 명분 중 지소미아는 '조건부 연장'에 이르면서 일단 충족됐다. 다음 수순은 선거법이다. 단식 농성 중에는 '협상론'보다, '강경론'에 무게가 실리며 선거법 협상의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27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선거법 개정안 원천무효 등을 주장하는 강경파 목소리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250(지역구)+50(비례)' 연동형 25%식의 협상안에 대한 공감 기류도 조금씩 퍼지고 있다. 결국 나 원내대표의 행보가 주목되는 모습이다. 단식 의미를 살리면서 한편으로는 협상의 끈을 놓지 않는 '묘수'를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대표가 회복해 단식 여부를 어떻게 정할지도 미지수다. 현재로선 단식 명분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단식을 중단할 경우 명분에 걸맞는 '출구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두부 100g을 123명이 먹었다...오병이어 기적 아닙니다"
-하루만에 228건..71%가 급식비리 -두부 2모로 단체 급식, 썩은 채소도 -공개 식판 사진과 실제 급식 달라 -교사 블랙리스트 존재..제보 힘들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호연(어린이집 비리고발 상담센터 센터장) 어린이집 문제가 또 불거졌습니다. 청주의 한 어린이집의 부실 급식이 이번에는 논란인데요. 어느 정도인가 하면 고구마 1개를 무려 스무 명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먹이고요. 학부모에게는 호박죽 제공한다고 공지해 놓고는 실제로 아이들에게 아주 적은 양의 희멀건 죽을 먹였습니다. 아무리 아이들이 먹을 양이라고 해도 음식의 사진을 보면, 그 양을 보면 황당할 정도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어린이집의 부실 급식 문제. 현장을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고 하는데요. 지난 10월에 총조사를 한 분이 계세요.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비리고발센터의 김호영 센터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김호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최근에 다시 논란이 불거진 건 청주의 한 어린이집 때문인데. 이게 뭐... 일단 이 소식 듣고는 어떠셨어요? ◆ 김호연> 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라 별 감흥이... ◇ 김현정> 놀라지도 않으셨어요? ◆ 김호연> 놀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 뒤의 해결 과정이 문제가 잘 해결이 안 되니까 사실은 좀 무력감이 많이 느껴지죠. ◇ 김현정> 무기력함이 느껴진다. 이 센터에서는 지난해 10월에 어린이집 비리 근절 실태 조사를 하셨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김호연> 네. ◇ 김현정> 급식 비리에 관한 제보도 있었어요? ◆ 김호연> 어린이집 교사들이 단 하루만에 228명 정도의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조사 결과 응답자 중에 71.9%, 한 164명 정도가 음식 재료 구매 등의 급식 비리가 의심되는 정황을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했다고 답해 주셨었어요. ◇ 김현정> 단 하루 조사에서? ◆ 김호연> 네. ◇ 김현정> 228명밖에 조사 못 하셨는데 그중에 71%가? ◆ 김호연> 네, 그렇습니다. (사진제공=연합뉴스TV) ◇ 김현정> 여기까지만 들어도 사실 충격인데. 그러면 사례를 한번 구체적으로 어떤 제보들이 들어왔는지 좀 들여다보죠. 제일 충격적인 건 어떤 거였습니까? ◆ 김호연> 비리 원장들 중에 아이들 급간식비로 자기 집 제사상에 올릴 문어를 구입하거나 심지어 술을 구매한 파렴치한 분도 계셨습니다. ◇ 김현정> 이건 박용진 의원이 유치원 3법 얘기할 때 많이 화제가 됐었던 그 사례인 거죠? ◆ 김호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또요. ◆ 김호연> 123명 간식 중 두부가 100g인데 이걸 교사 포함한 전원이 먹었던 사례도 있고요. ◇ 김현정> 100g짜리 두부를 가지고 몇 명이요? ◆ 김호연> 123명이요. 총 정원 50명인데 두부 두 모로 국을 끓이는 것을 목격한 교사가 제보한 것도 있고요. 예를 들면 급간식 시간에 제공되는 음식의 질이 떨어지고 양도 되게 적은 게 일반적인데 1명의 원아에게 바람떡 2개를 잘라서, 잘게. 간식 접시에 담아서 제공하고 포도 3알, 바나나는 3분의 1개 이런 정도. 그런데 그 바나나도 완전히 갈색, 브라운이 된, 노란색이 브라운이 된 바나나를 나눠먹는 것들. 그리고 일상적으로 썩은 고구마, 썩은 야채들은 기본 주제들이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썩은 고구마, 썩은 야채가 많이 제공이 된다고요? ◆ 김호연> 그렇죠. 사실 유효 기간이 임박한 물건이 비싸게 들어오지를 않잖아요. 그러니까 임박한 물건을 구입하는 게 가장 급간식비를 효율적으로 쓴다고 얘기를 하니까. 눈앞에서 조리하지 않은 식자재의 원재료를 가져갑니다. 파, 양파, 고추장. 그러니 남은 건 별로 싱싱하지 않은 것들만 남게 되는 거죠. 그리고 급식 식판이 문제가 됐잖아요. 예를 들어서 지금 청주시처럼 어린이집에 급식 식단의 문제가 제보로 발생했을 때 교사들이 사진을 찍지 않습니까? 그 사진을 찍은 것이 사실 결정적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에는 두 버전으로 찍는 거죠. 하나는 굉장히 적절한 양과 적절한 급식을 배정을 받은 식단이 있고 그 식단판이 있고 실제 운영되는 급식판이 따로 있는 거죠. ◇ 김현정> 부모들에게 공개하는 건 올라오거든요, 요즘 온라인에. ◆ 김호연> 당연하죠.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예요. ◇ 김현정> 그 사진이 우리 아이가 먹는 사진이 아닌 경우들이 있다? ◆ 김호연> 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제보 받은 사진들을 여러분들께 유튜브와 레인보우 모니터를 통해서 보내드리고 있는데 보면 이런 것도 있어요. 카레밥은 카레밥인데 카레가 너무 적고 국은 국인데... ◆ 김호연> 내용물이 없는 거죠. 청주시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제공된 부실 급식.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김현정> 비벼질까 의문일 정도로 양이 적다든지. 국은 국인데 건더기가 거의 없는 그냥 물 같은 액체 상태의 국. 이런 것도 보이네요. ◆ 김호연> 그렇죠. 그러니까 건더기가 거의 없다라는 건 무도 안 넣고 뭐도 안 넣고 그냥 국물... 된장에 푼 물 정도인 거고. 카레인데 또는 짜장밥인데 그 내용물에 야채들이 거의 없는 경우죠. 완전 다져서 거의 보이지 않거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그리고 그마저도 양이 적은 거죠. ◇ 김현정> 양이 적고. 이번 청주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는 1kg짜리 닭을 사서 20명을 먹였더라고요. ◆ 김호연> 거기 원아가 28명이더라고요. 교사만 6명이고. 그러면 34명이 먹어야 되는 양이에요, 사실은. 1kg은 아주 아주 작죠. ◇ 김현정> 지금 센터장님 말씀하시면서도 그렇게 흥분하시지를 않는 걸 보니까 제가 다 슬플 지경인데. 이런 비리들이 지금까지도 쭉 이어져 왔고 지난해 10월에 그렇게 한바탕 난리가 났었는데도 또 이번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참 허탈한 상황이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전체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하듯 노력하는 어린이집도 있으니까 전체를 매도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이런 곳들이 이렇게 꾸준히 나오는 것도 현실이다 보니까 우리 힘이 빠지는 건데요. 센터장님, 이런 건 일종의 사기잖아요, 사기. ◆ 김호연> 그렇죠. ◇ 김현정> 유아들을 상대로 하니까 이렇게 사기를 칠 수 있었던 거 아닌가. 아이들이 어디 가서 의사 표현 제대로 못 하니까. 그래서 더 괘씸한 거 아닙니까? ◆ 김호연> 맞습니다. 그러니까 비상식이 상식이 돼버린 현장에서 오는 무력감인 건데요. 실질적으로 운영이 힘들어서 아이들의 저질 급식을 저질렀다는 핑계가 이게 15년을 핑계를 듣고 그것이 제대로 처벌이 안 되는 과정을 겪다 보니까 제대로 운영하거나 제대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진이 빠지는 형국인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나마 지금 밝혀진 것도 내부 고발. 그러니까 교사들이 밖으로 알렸기 때문에 이게 알려지는 건데 그렇게 내부 고발을 한 후에는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건 또 무슨 얘기입니까? ◆ 김호연> 제가 전에 블랙리스트 얘기를 한번 한 적이 있었는데. ◇ 김현정> 이런 교사들 조심해라. 이런 교사 채용하지 말아라. 이런 블랙리스트. ◆ 김호연> 교사들이 이런 제보를 할 때 이익이 없습니다. 이익보다는 손해가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이 직종을 포기를 해야지 되고요. 지역 내에서 근무를 할 수가 없고요. ◇ 김현정> 지금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합니까, 그러면? ◆ 김호연> 네, 존재합니다. ◇ 김현정> 존재합니까? 이렇게 제보한 교사들은 어떤 식으로든지 이름이 새나가고 취업이 어려워지고 그래요? ◆ 김호연>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근절이 안 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네요. 이번 청주 어린이집 사건. 또 이번에 이렇게 한바탕 놀라고 그걸로 흐지부지되고 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이번에는 이 고리를, 악순환을 끊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센터장님,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김호연> 네, 들어가십시오. ◇ 김현정> 네, 공공운수노조 비리고발센터의 김호연 센터장이었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