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title)
「 '느꼈다'」 라는 말 나는 ‘보았다’, ‘알았다’라는 말보다 ‘느꼈다’ 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어쩌면 나는 내가 느껴보고 싶은 ‘감정’ 이 낯선 장소에 있다고 믿는지도 모른다. 집에 있을 때는 느껴보지 못한 많은 감정을 여행하면서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여행은 봄말의 햇살처럼 찰나의 따뜻함과 설렘이 있고 때로는 사정없이 불어오는 겨울바람처럼 사납고 불안하지만 여행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과는 다르다. 그래서 여행에서 느꼈던 것을 집에 와서 소처럼 되새김질 하며 지내다, 그것들이 희미해지거나 소화가 다 되면 다시 떠날 궁리를 하는지도 모른다. – 김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