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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그리고 프랑스어

왠지 한 번 써보고 싶었던 주제, 전쟁과 평화에 나오는 러시아 귀족들의 프랑스어 습관이다. 톨스토이가 그냥 있어보이려고 전쟁과 평화의 대사 상당부분을 불어로 쓴 것은 아니었다. 당시 러시아 귀족들이 죄다 불어를 모국어로 사용해서 그랬던 것인데…

사실 프랑스어가 갑자기 유럽의 국제어가 된 과정은 예전에 이미 설명했었다(참조 1). 그때까지 해서 불어만큼 사전도 나오고 문법도 정리되고 한 언어가 없다시피 했었고, 다른 나라가 싸우더라도 프랑스 출신 장군들끼리 협상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었다. 즉, 조약 언어로서 불어가 먼저 퍼지고, 표준화된 언어와 막강한 콘텐츠의 힘으로 유럽 표준어가 됐었다. 프랑스가 초강대국이어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러시아 귀족들이 대거 프랑스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표트르 대제와 예까쩨리나 2세 때문이었다. 표트르 대제가 러시아를 서구화시켰고, 에까쩨리나 2세는 독일인이었지만 불어로만 대화했으며 아예 궁중 공식언어를 불어로 바꿔버린다(참조 2). 독일 프리드리히 대제처럼 그녀 또한 볼테르의 카톡 친구이기도 했고 말이다.

여담이지만 프로이센 황제도 불어만 쓰려 노력하던 시기가 그때였다. 볼테르의 역할이 황제의 불어 교정이던 때이다(참조 1).

여기에 한 가지 이유가 더 추가된다. 프랑스 혁명이다. 혁명 때문에 왕족과 귀족들이 대거 프랑스를 탈출했고, 그들은 합스부르크의 도움을 받으러 오스트리아로 갔다가 오스트리아마저 프랑스에 패배할 것으로 보이자 러시아로 도망친다. 러시아는 당연히 이들을 받아들이는데, 규모가 만 5천여 명 정도였다고 한다.

아마 제일 좋은 사례가 왕립미술아카데미(Académie royale de peinture et de sculpture) 최초의 여성 화가, 루이즈 비제 르브룅(Élisabeth Louise Vigée Le Brun)일 것이다(참조 3). 그녀 또한 러시아로 들어가서 예까쩨리나 대제의 전속화가가 됐었다.

그래서… 톨스토이가 소설 대사를 아예 프랑스어로 쓰고, 푸쉬킨이 여자들에게 프랑스어 연애 편지를 쓰던 것처럼 하던 러시아 지식인들이 어째서 프랑스어를 안 쓰기 시작했을까? 나폴레옹 때문이었다. 그가 러시아에게 민족주의를 심어버렸기 때문인데, 당시 러시아 귀족 장교들 또한 더 이상 프랑스어를 쓰면 위험하기도 했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러시아 농민들이 자기나라 장교가 아닌 걸로 생각하고 공격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유가 좀 약해 보이지 않은가? 나폴레옹이 몰락했다 하더라도 불어는 계속 국제어로 쓰였으니까 말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불어가 유행한 이유는 프랑스가 강력해서가 아니라 우연과 콘텐츠의 힘이었다. 즉, 러시아 귀족들이 갑자기 불어 사용을 한꺼번에 멈춘 것은 아니었다.

귀족들이 불어 사용을 더 이상 안 하도록 쐐기를 박은 순간은 아마 러시아 혁명일 것이다. 그때는 되려 러시아 귀족들이 대거 프랑스로 망명을 했었고, 혁명 이후부터는 정말 러시아어밖에 모르는(여러 의미가 있다) 이들이 집권층을 이뤘기 때문에 상류층의 언어 환경이 급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봐야 할 일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불어가 러시아어에 발자취를 안 남긴 것은 아니다. 참조 4)

짤방은 1825년 당시 제정 러시아의 외무성이 발간하던 관보(Journal de Saint-Pétersbourg, 참조 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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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프랑스어의 미래(2019년 11월 4일): https://www.vingle.net/posts/2695327

2. The Late 18th Century: The Reign of Catherine the Great: https://www.guggenheim.org/arts-curriculum/topic/the-late-18th-century

3. 르브룅 전시회(2015년 8월 13일): https://www.vingle.net/posts/997539

4. 어휘만이 아니다. 동사를 들여오면서 목적어와 전치사가 뭔가 불어스럽게 바뀐 것도 있다고 하는데, 내 노어 실력이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어서 사례는 못 들겠다.

5. La presse en français dans la Russie impériale(2015년 10월 6일): http://rusoch.fr/fr/guests/pressa-na-francuzskom-v-imperatorskoj-rossii.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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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부정형은 어째서 2단계인가?
수요일은 역시 외국어이지. 짤방부터 봅시다. 이 사진은 프랑스어의 부정형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초-간단하게 그려낸 그래픽이다. 맨 위는 당연히 옛날 불어의 부정형, 중간은 현대 표준 불어의 중간형, 맨 아래는 현재 대화 불어에서의 부정형이다. 이러한 변화를 덴마크 언어학자의 이름을 따서 예스페르센 주기(Jespersen's Cycle, 해당 위키피디어에서 짤방을 가져왔다)라고 한다. 자, 자세히 봅시다. 불어는 문장에서 부정형을 만들 때 동사의 앞뒤에 각각 ne와 pas를 붙인다. 아마 고대영어를 안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고대 영어(참조 1)에서도 부정형을 붙일 때, 처음에는 동사 앞에 ne만 붙이다가, 후에는 동사 앞뒤에 ne와 nawiht(참조 2)를 붙였기 때문이다. 뭔가 공통점이 느껴지실 텐데, 아이러니한 건 현대에 와서 둘 다 앞의 ne가 약해지거나(프랑스어) 사라졌다는(영어) 점이다. 사실 현대 프랑스어에서, 특히 말로 할 때 예외적 표현(가령 문장 끝에 붙이는 추임새인 n’est-ce pas)이나 무슨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는 이상 ne를 발음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Sais pas(몰라)의 사례처럼 심지어 주어도 생략할 때가 있으며, 시험볼 때 외에는 ne를 쓸 일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어째서 공식적으로 ne pas인가? pas는 “걸음”를 의미한다. 더 이상 걸어가지 않는다의 뉘앙스를 의미하는데, 원래는 짤방의 사례처럼 그냥 ne 하나로 하다가 pas가 덧붙여져서 부정을 강조하다가, 아예 그냥 부정형의 문법이 되어버린 것이다. 더이상 사람들은 Sais pas를 “걸음을 안다”로 해석하지 않는다. “모르겠는걸…”의 뉘앙스로 받아들인다. 의문이 들 것이다. 애초에 왜 두 단계로 했을까? 이탈리아어나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는 각각 no나 não로 퉁친다. 동사 뒤에 별도의 부가 단어가 붙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부정형에 대한 강조 사례가 비단 pas에만 있지는 않다. point, rien, personne, plus, jamais, que, aucun, nul, nul part와 같은 용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시라. no와 não는 분명히 들리지만 ne/느/는 거의 들리지 않는(사라져가는 이유가 있다), 굉장히 약한 단어다. 그래서 불어의 경우, 뒤에 pas부터 시작하여 부정형을 강조해주는, 보충해주는 표현이 꽤 발달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불어에만 있지 않다. 독일어와 네덜란드어나 노르웨이어에서도 발견되기 때문이다(참조 3). 가령 고대 고지 독일어(참조 4)에서의 부정형은 ni + niwiht였다고 한다. 이게 후에는 niwiht만 살아남아 nicht로 바뀐다. 게다가 독일어의 경우는 명사 부정에 쓰이는 kein(참조 5)의 존재 때문에… 프랑스어와는 좀 다른 형태의 부정형 강조 현상이 일어난다. 여기서 never가 출동한다면…? 프랑스어의 경우 위의 강조사례에 들어가 있는 jamais를 쓰는 두 단계 형태의 부정형 문장을 구성한다. 사실 never가 워낙 강력한 부정적 뜻을 갖고 있기에 이 형태에서는 두 단계인 언어가 꽤 있다. 가령 러시아어(никогда не…)라든가 이탈리아어(non mai…)가 있는데, 독일어는 이 경우 nie 하나로 오히려 간단해진다. 그래서 결론은, 언어는 변하고 미래는 문장 구성이 어떻게 또 변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바로 위의 내용만 하더라도 이중부정은 긍정이라는 상식과 배치되는 면이 있잖던가? 물론 프랑스어에 있는 두 단계의 부정형 구성은 순전히 프랑스인들이 부정하는 걸 좋아해서… 아 아닙니다. -------------- 참조 1. 고대 영어의 정의는 앵글로-색슨이 영국 섬에 정착할 때부터, 그러니까 5세기부터 프랑스 노르망디 제후의 잉글랜드 정복 시기(11세기) 까지 정도를 의미한다. 즉, 켈트어에서 벗어난 다음부터, 프랑스어의 점령을 당하기 전까지다. 이때부터는 중세 영어(Middle English)이다. 이 언어는 대충 셰익스피어 시기 전까지다. 2. not + it으로 생각하시면 되겠다. 이것이 후에 nought 혹은 naught로 변하고, 그 다음에는 부정형으로 남는 단어인 not으로도 간단하게 바뀐다. 보너스로 not a thing이 단순화된 형태가 nothing이다. 3. Jespersen’s Cycle and the History of German Negation: https://www.uni-salzburg.at/fileadmin/multimedia/Germanistik/documents/Mitarbeiterinnen_und_Mitarbeiter/Elspaß/Elspass_Schriften_in_Auswahl_pdfs/Elspaß_Langer_Jesp_Cycle_in_Neuphil_Mitt_2012.pdf 4. 표준 독일어의 출현(2019년 12월 1일): https://www.vingle.net/posts/2709049 5. 고대 고지 독일어의 no one을 의미하는 nihein에서 나왔다. ni의 음가가 떨어져나가고 h 음가가 강해지면서 kein으로 바뀐 것.
프랑스어의 미래
http://www.slate.fr/story/183513/anglais-francais-guerre-des-langues-bonnes-feuilles 볼떼르와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는 장난스런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둘이 사귀었다는 얘기는 아니고(…) 아래 사례를 보자. 어느 날 심심했던 프리드리히 2세는 볼테르에게 서한을 하나 보낸다(참조 1). ar p 6 ------------- à —— ce venez 100 볼테르는 이 카톡 메시지를 받자마자 그 의미를 파악했다. 답장으로 그는 아래의 메시지를 보낸다. G a 이게 무슨 뜻인고 하니, 국왕의 메시지부터 보자. ce sou-ar venez sous Pé à 100 sous 6이다. 여기서 sous는 “-아래”라는 의미다. 따라서 /ce sous “ar”, venez sous “p”, à, cent(100을 의미) sous “six(발음은 /시/)”/, 이를 정상적인 불어로 바꾸면 Ce soir venez souper à Sans-souci이다. 오늘 저녁 상수시(프리드리히 2세의 궁궐)로 밥 먹으러 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볼테르의 답메시지는? 대문자 G와 소문자 a의 조합이다. 따라서 불어로 쓰자면 Grand A, a petit (큰 A 작은 a), 이를 이으면 Grand apetit, 기꺼이 가겠다는 의미다. 어째서 프리드리히 2세는 불어로 볼테르에게 톡을 보냈는가? 독일어가 아니고 말이다. -------------- 이전에도 썼지만(참조 2), 17세기 이후 불어가 확 떴던 이유가 있기는 있었다. 우선 그때까지 해서 불어만큼 사전도 나오고 문법도 정리되고 한 언어가 없다시피 했었고, 이제까지 국가들 간의 조약에 라틴어를 써왔건만 성직자들이 외교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었다. 그래서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을 종결하는 조약(참조 3)은 불어로 작성되고, 이것이 전례가 되어버린다. 향후 모든 조약이 불어로 체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이 무엇인가, 루이 14세의 패퇴를 알리는 전쟁이었고, 루이 15세 때의 파리조약은 인도 및 캐나다 식민지에서의 프랑스의 퇴출을 알리는 전쟁이었다. 불어가 퍼진 것이 프랑스가 강해서가 아니었다는 얘기다(참조 4). 라틴어를 모르는 이들이 전면에 등장해서…라는 역사속의 우연이 정말 우연찮게도 1919년 베르사이유 조약에까지 이어져 내려갔다. 프랑스 세력의 약화는 오히려 불어의 중립성을 더 키웠다. 물론 17세기 이후 20세기까지 프랑스 콘텐츠의 힘도 막강했고 말이다. 19세기 유럽 내 덕후들이 사드 백작의 소설을 원문으로 읽어 보려는 욕망이 어땠을지 생각해 보시라. -------------- 따라서 어느 언어가 지배적 위치에 오르는 것은 그 나라의 힘과 별 상관이 없다는 결론이다. 우연한 조건, 이를테면 세계대전에서 미국의 연이은 승리와 어지간한 전세계 이슈의 선점으로 지금은 영어의 세상이 됐다. 로마 제국과 비교하자면 로마 제국은 지식 언어를 그리스어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에 그리스어는 사어(死語)가 되지 않았는데, 현대의 경우 미국은 지식 언어도 그냥 영어로 쓰고 있다. 대중용 콘텐츠도 마찬가지, 인터넷까지 있으니까 영어의 지배는 앞으로도 매우 오래 갈 것이다. 불어는 아마 근현대까지 외교용 언어로 쓰인 가닥이 있기 때문에, 해석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을 경우 “해석의 언어”로 계속 남을 테지만(참조 5), 미래가 그리 어둡지는 않다. 그 이유는 (드디어 기사 내용을!) 아프리카 국가들의 성장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중국인들이 불어를 공부한다면, 프랑스랑 뭔가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래서 2050년이 되면 7억명의 불어 모어 화자들이 우굴우굴, 개중 85%가 아프리카에 있으리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굳이 파리에 있을 이유도 없잖을까? 아비장이나 킨샤샤, 혹은 다카르는 어떠한가. 인터넷을 빼면 이들이야말로 어휘를 매우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여담이지만, giraler를 새 불어 단어(표준변화를 하는 1군동사, 지랄하다)로 넣으면 좋겠다는 개인 희망이 좀 있기는 하다. -------------- 참조 1. Voltaire, le jongleur de lettres (2/2)(2015년 8월 31일): https://www.projet-voltaire.fr/origines/voltaire-jeux-de-mots-rebus/ 2. 프랑스의 사회언어학사(2019년 5월 1일): https://www.vingle.net/posts/2606316 3. 라슈타트(Rastatt) 조약(1714)을 가리킨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합스부르크의 협상담당자인 으젠 드 사부아 왕자는 모어가 불어였고(루이 14세 궁정에서 자라나 합스부르크로 옮긴 군인이었다), 프랑스 쪽 협상담당자인 드 빌라르 공작은 원래가 군인이어서 그런지 그의 라틴어 수준은 매우 낮았기 때문에 협상이 불어로 진행된다. 즉, 이때부터 국제조약은 불어로!라는 전통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4. 여담이지만 30년 전쟁을 끝낸 베스트팔리아 조약(1648)은 프랑스가 승리한 전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라틴어가 원문이었다. 리슐리외 추기경 등 라틴어에 능한 성직자들이 외교 무대에서 활약하던 시기다. 5. ICJ의 크로아티아-세르비아 판결(2015년 2월 4일): https://www.vingle.net/posts/704080 가령 이런 예도 있다. 점령지에서 이스라엘 군의 철수 내용을 담은 UN안보리결의안 242호(1967)를 보시면 영어판과 불어판의 해석 차이가 심각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어판은 그냥 “점령지”인데 불어판은 “그 점령지”이기 때문이다. 영어가 이렇게 허술합니다, 여러분. https://en.wikipedia.org/wiki/United_Nations_Security_Council_Resolution_242
[친절한 랭킹씨] 세계에 한국 ‘호불호’ 물어보니…뜻밖의 호감 1위국은
‘두 유 노 ○○○?’ 한국인 또는 한국 제품이 세계적 유명세를 얻을 때, ‘주모’와 더불어 재미 삼아 많이들 하는 멘트입니다. 이렇듯 우리나라가 낳은 무언가가 외국에서 인정을 받으면 기분이 업그레이드되는 건 인지상정.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각 국가별 호감도를. 어느 나라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고, 또 싫어할까요? (아마 그 나라…?) 친절한 랭킹씨가 ‘호(好)’ 비율이 높은 곳부터 그 순위를 알려드립니다. ‘호’ 수치가 80% 이상인 친한국형 국가들입니다. ‘불곰국’ 러시아가 전체 1위. 한국 기업에 관한 인식이 좋다는 게 반영된 것 같습니다. 인도와 브라질, 태국의 호감도도 90%를 넘어섰는데요. (브릭스가 여기서…?) 물론 우리를 덜 좋아하는 나라도 있겠지요? 왜 아니겠습니까. 역시 그 나라답습니다. 일본이 비교불가 ‘불호’ 비율을 선보이며 한국을 가장 싫어하는 나라·국민으로 나타났습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역사로 보나 뭐로 보나 우리가 압도적으로 미워해야 하는데, 어이가 달아나려 합니다. 확실히 우리나라는 문화 강국. 분야별 콘텐츠를 중심으로 스포츠, 브랜드 가치 및 첨단기술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친절한 랭킹씨가 소개한 한국 호불호 국가들, 그리고 한국의 이미지. 어떤가요? 이제 대한민국, 하면 내세울 게 꽤 있는 나라가 된 것도 같은데요.  앞으로는 코로나19를 가장 잘 극복한 나라가 돼 호감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 글·구성 : 이성인 기자 silee@ 그래픽 : 홍연택 기자 ythong@ <ⓒ 뉴스웨이 - 무단전재 및 재배포·코너명 및 콘셉트 도용 금지>
COVID-19의 성(姓)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또 아카데미 프랑세즈 짓을 했다(참조 1). COVID를 명사형으로 쓸 때 여성형으로 써야 한다고 발표(참조 2)한 것이다. 이제까지 유럽과 아프리카 쪽 프랑코폰 언론들은 대체로 COVID를 남성 명사로 표기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도 무의식적으로 covid 하면 왠지 남성명사 같은 느낌이었다. https://www.huffingtonpost.fr/entry/pour-lacademie-francais-il-faut-dire-le-covid-19_fr_5eb56339c5b62d0addad9af8?ncid=other_twitter_cooo9wqtham&utm_campaign=share_twitter 그런데 말입니다. 캐나다(참조 3)하고, 결정적으로 WHO에서 covid를 여성 명사로 써오고 있었다. 즉,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캐나다/WHO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논리는 간결하다. 어차피 COVID의 핵심 명사는 병(disease)이며, 이 병의 불어 명사(maladie)는 여성명사다. 따라서 COVID는 여성 명사. 두둥탁. 아카데미 프랑세즈를 뭐라고 하긴 뭐한 점이 있다. 논리에 일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말에 따르면 철도청(SNCF)의 Société가 여성명사이니 철도청은 여성 명사, IOC/CIO의 C는 Comité이니 남성 명사, 미국 CIA의 Agence는 여성 명사이니까 CIA는 여성 명사다. 캐나다의 Radio Canada의 경우는, 사내 직원들에게 3월달에 이미 사전조사(참조 5)를 했다고 한다. 여기서도 논리는 같았다. 바이러스를 지칭하는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남성 명사니까, 남성 명사로, 병을 지칭할 때는 병이 여성 명사이니까 Covid는 여성 명사가 맞다는 결론이었다. 참고로 스페인 왕립아카데미도 같은 이유로 COVID를 여성명사로 정했다고 한다(참조 5). 독일어의 경우, 병을 지칭하면 여성명사다. 병(病, Krankheit) 자체가 여성 명사라서 그렇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지칭한다면? das Sars-CoV-2, 즉 중성 명사다. 바이러스가 중성 명사라서 그렇다. 역시 언어에 모름지기 중성도 있어야 제맛(…참조 6). 참고로… 프랑스 주요 언론은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발표를 거의 개무시하는 분위기다. 그냥 쓰던대로 남성 명사로 쓰고 있다. -------------- 참조 1. 포괄형 글쓰기(2017년 12월 24일): https://www.vingle.net/posts/2303961 2. Le covid 19 ou La covid 19(2020년 5월 7일): http://www.academie-francaise.fr/le-covid-19-ou-la-covid-19 3. 가령 트뤼도 총리의 트윗을 보시라. https://twitter.com/JustinTrudeau/status/1259140052510281729 4. L'Académie française rappelle que Covid est féminin et non masculin(2020년 5월 11일): https://www.laliberte.ch/news-agence/detail/l-academie-francaise-rappelle-que-covid-est-feminin-et-non-masculin/563331 5. coronavirus, claves de escritura(2020년 2월 27일): https://www.fundeu.es/recomendacion/coronavirus-claves-de-escritura/ 6. 파리의 성은 무엇인가?(2017년 6월 10일): https://www.vingle.net/posts/2121437
언어와 인터넷
http://www.slate.fr/story/180048/langage-internet-vocabulaire-richesse-linguististique-ponctuation 오늘의 주말 특집 주제다. 인터넷 덕분에 언어가 발자크 때보다 더 풍부해졌다는 것. 사람들이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도 20년이 넘었다. 당연히 언어 습관에 영향을 준 것이 틀림 없는데,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부터 보자. 그는 느낌표를 대단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참조 1, 트윗의 60% 이상이 느낌표 하나 이상을 달고 있다). 가령 오바마 대통령은 뭔가 축하할 때에만, 그것도 아주 간략하게 사용했건만… 트럼프는 어떤 경우에서든 느낌표를 활용한다. 공격, 위협, 불만, 칭찬 등등 상당히 다양하다. 이러한 과도한 느낌표의 사용이 혹시 인터넷의 영향은 아닐까? 느낌표를 일종의 감정을 표현하는 에모지, 혹은 이모티콘 대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표음문자를 상형문자처럼 사용한다고 해석해도 되겠다.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책(참조 2), ‘Because Internet’도 마찬가지. 인터넷 덕분에/때문에 언어 사용의 여러가지가 바뀌었다. 이 책은 영어만 다루기는 하지만, 이제 lol은 세계 여러 언어에서 일반 명사/부사 역할을 하고 있다. lol이 laughing out loud의 약자임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지 않을까? 뭣보다, 이제 lol을 원래 의미로 사용하는 이들도 거의 없다(참조 4). 게다가 great과 special도 따옴표를 붙이면 뭔가 빈정대기의 느낌도 나고 말이다. 끝의 철자를 몇 개 반복해서 쓰는 것(가령 yes를 yesssss)도 강조의 일환이다. 말줄임표(…)도 이제는 유머의 수단이다. 인터넷 이전에는 결코 상상 못 했을 용법이다. 그러고 보니, 감사합니다, 뒤에 느낌표를 두 개 이상 붙이면… 안 감사의 뜻이 될 것 같다. 마무리는 역시 빅토르 위고. 그가 지었던 희곡, “크롬웰(참조 5)”의 서문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비단 불어에만 해당하지 않는 말이다. La langue française n’est point fixée et ne se fixera point. Une langue ne se fixe pas(참조 5). / 프랑스어는 고정점이 아니고, 고정되지도 않을 것이다. 언어란 고정되지 않는다. -------------- 참조 1. One thing Trump has stopped doing on Twitter since inauguration(2017년 4월 3일): http://wapo.st/2n2Cabq?tid=ss_tw&utm_term=.103b81f8f165 이 칼럼이 Economic Policy 섹션에 위치한다는 것도 잔잔한 유머 중 하나다. 2. Why Has Language Changed So Much So Fast? ‘Because Internet’(2019년 7월 22일): https://nyti.ms/2XUCprj 다만 이 책에서 다루는 “헬로”의 원형에 대해서 나는 좀 다른 얘기를 한 적이 있다(참조 3). 3. 헬로의 모험(2018년 1월 14일): https://www.vingle.net/posts/2322625 4. 전자웃음 분석(2015년 8월 16일): https://www.vingle.net/posts/1001681 5. Victor Hugo : « une langue ne se fixe pas »: http://www.langue-fr.net/Victor-Hugo-une-langue-ne-se-fixe-pas
여행자가_본_러시아_불곰국문화_8대_특징.txt
러시아 3주 머무른 여행자의 주관적인 특징 8가지 적어봤습니다. 가볍게 즐겨주세요! 뇌물과 라~~~씨야~~~~! 이곳에는 뇌물에 관한 화두가 널리 퍼져있다만 다들 그러려니 하는 편입니다. 기차에서 젊고 피끓는 군인들을 많이 만났고 러시아 군인에 대해 관심도 많아졌습니다. 뇌물뇌물, 뇌물만 주면 군대를 갈수도 있고 안갈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다지 힘들지 않은 군대를 갈수도 있고 더 많이 주면 안 갈수 있습니다. 혹은 다음 직업 선택에 있어 메리트가 있는 군대를 갈 수도 있겠지요. 지역마다 어디마다 다르겠지만 안가는 대신에 브로커를 통하여 300~400만원을 준다는 것 같았습니다. 돈이 좀 있는 .. 돈을 통해 가지 않은 애들 같은 경우에는 "1년 동안 뭣하러..왜 가야하지?" 하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 내가 너였어도 그럴거야!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공감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제재가 심해서 거의 엄두도 못내잖아요. 만약 했다고 하면 정말 평생 까임권을 가지고 가겠죠? 모스크바에서 만난 아이들이 영어를 좀 하는 아이들..   교육을 어느정도 받고 이나라 실상도 알고 돈도 있고 한 아이들 중에는 더더욱 간 사람을 못봤습니다. 그만큼 널리퍼져있는 군대 비리였습니다. 이 뇌물이슈는 경찰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통 경찰은 뇌물 받아먹기로 유명하지요. 신년을 맞을거면 러시아에서 맞으세요. 12-1월동안은 어딜 가든 с Новым годом 신년 인사를 볼수 있습니다. 한국의 설날연휴가 이곳의 신년와 마치 동급이랄까요? 그래서 긴 연휴(약 2주) 덕분에 이거저거 많이 하는지.. 항공권도 비싼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전에 제가 올린 포스팅처럼 12월 25일은 전혀 ~~~~ 아무 날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크리스마스 특수와 달리 러시아는 24-25일 기간에 숙박비는 특별히 비싸지지도 않고 평소와 같습니다. 이날에 (12.31) 술 먹고 취하고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 엄청 많다고 합니다. 술때문에 사람이 죽는다는데 사람이 생기기도 합니다. 애기도 많이 생길 신년입니다. 신년이라 모든 곳이 예쁘게 눈돌아가게 꾸며 놓았어요. 이 시즌에 러시아를 방문하시면 두마디를 하게 되실겁니다! "끄라씨바!(예쁘다!)" & "홀로드나~(추워~.)" 모스크바의 물가는 어떨까요~? 정확히 말하면 서울보다 조금 저렴한 정도랄까요? 러시아의 평균월급은 한국의 1/4 정도라는데.. 씀씀이는 비슷해보입니다. 모든 도시가 그런건 아니고 모스크바는 좀 물가가 높은 편이고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이곳보다는 싼 거 같네요 특히 저렴한 것, 케이크는 저렴합니다. 피자도 빵도 쌉니다. 많이 드시고 싶어하는 보드카는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아무튼 이곳은 우랄산맥의 동쪽! 유럽임을 기억합시다. 저렴한 도시를 가고싶으시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톡만 피하시면 왠만한 곳은... 로컬 도시라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러시아권 청년들이라면 필수인 브깐딱쩨! 바로 뷔케이~ vk 브깐딱제라고 불러주세요. 젊은이들은 Vk라고 말하는 러시아식 페이스북을 대부분 많이 씁니다. 페이스북은 안써도 이건 다 쓰고 인스타그램 또한 최근엔 많이 합니다. 왓츠앱이 러시아의 카카오톡. 저한테 vk 하냐고 많이 물어보던데.. vk안합니다. 주륵 러시아에서만 쓰는 건 아니고 동유럽 전반적으로 많이 씁니다. ~스탄 국가들이랑 CIS 국가들이요. 레닌은 소련이 이 땅에 사라져도 남을 영원한 국부 소련이 종식이 된지 얼마나 오래 됐는데, 레닌이 아직도 러시아 곳곳에 많이 남아있습니다. 마치 터키의 아타튀르크 동상이 지역 중심마다 있는 것 처럼요. 레닌 동상 철거한다니 어쩐다니 그런건 소비에트연방에 소속되었던, 탈공산화 된 나라에서 철거하는 것이었구요. 러시아가 레닌을 바라보는 모습은 "소련의 국부" 허나 너무나 평가가 다르기때문에 우린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합시다. 세상에서 겨울 제일 잘보낸다는 사람 다 모인 나라. 국토의 70퍼센트가 동토인 러시아 사람들 만큼 겨울을 자알~ 보내는 법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해가 짧고 날이 추워 겨울에는 집에 콕 박혀서 차를 마시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럴 만도 한게 해가 어찌나 늦게뜨고 일찍 지는지.. 나가려고하면 어둑거립니다. 그래서 좀 우울해보이는 표정이 많나? 기분탓인가요? 보통 뜨거운 물을 마실때는 수돗물에서 끓여 마십니다. 디저트류도 발달이 많이 됐고 차도 그렇습니다. 디저트는 빵. 아마 밀을 주로 생산하고 또 이런 것들이 고열량이기 때문이겠지요. 차는 어릴때는 영국만 차 선진국인줄 알았더니, 러시아의 정말 방대한 차 종류에 깜짝 놀랐습니다. 치즈, 우유, 요거트 그 이외의 알수 없는 각종 모든 것들 다있어요. 종류도 너무 많고 한국보다 한 반값수준? 체리, 초콜렛, 바닐라, 딸기 블루베리 산딸기 등 맛종류도 많고 양도 정말 다양합니다.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겠습니다. 전 이나라에서 요거트를 참 많이 먹은 기억이 나네요. 빠나코타 또한 안드셔본 분들이 있으면 꼭 사드세요. 슈퍼마켓 빠나코타가 진짜 제 마음을 울렸슴다. 그리고 마지막 8! 러시아사람들은 안 웃는다? 확실히 쉽게 잘 웃지는 않습니다. 사람 꼬실때 조금 웃는거 같긴하더라구요. 영어에 능한 러시아 사람들은 그 문화가 있다보니 또 나름 웃긴 하는데 그렇지 않은 로컬 러시안들은 좀 덜하고 또 우즈벡이나 다른 CIS 국가사람들보다 웃음이 적은 듯 합니다. 하지만 친해지면 따뜻합니다 당연하겠지만.. 웃지는 않지만 외국인에 대한 관심이 많은지 빤히 바라보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다. "빠치무 스마뜨리?” (왜 봅니까?) 왜 보냐고 묻고싶었지만 무서운 불곰 주먹으로 한대 쳐맞을거 같아서 삼갔습니다. 그리고 물어봅니다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 국경이 중국과 맞닿아있고 왕래가 많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수줍음이 좀 많습니다. 친절하게 안 대해준다고 인종차별이라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즐겁게 여행하기는 또 본인나름입니다. - 당신이 생각하는 러시아 문화는 무엇인가요? 소개해주세요~
튀니스의 시장
이슬람 개혁의 모델은 튀니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소위 아랍의 봄으로 민주화가 된 나라 중, 제대로 돌아가는 나라가 튀니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1년 정권 교체 이후, 처음 개최된 지방선거에서 수도인 튀니스 시장으로 Souad Abderrahim이 선출됐다. 53세의 여성으로서, "이슬람주의" 정당인 Ennahdha 소속이다. 이슬람주의 정당이라고는 하지만 Ennahdha는 당론으로 세속주의, 즉,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모토로 하고 있고(정치 이슬람이 아닌 민주주의 이슬람을 표방했다), 수아드 압데르라힘 역시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분이다. 원래 약사를 하다가 2011년 정치로 뛰어들었고, "개인의 자유는 전통과 관습, 도덕성의 존중이라는 틀 내에서라는 한계를 갖습니다"라고 말하는 바람에, "수아드 페일린"이라는 별명도 얻었었다. 게다가 급진파라 할 수 있을 튀니지 민주 여성연합 단원으로부터 얻어 맞기도 했다. 게다가 Ennahdha 소속이면서 "이슬람주의"로 불리는 것을 거부. 시장 후보 공약도 인프라 건설에 집중되어 있다. 물론 반대파들은 그녀가 이슬람 정당의 얼굴 마담 역할이라 반대하고 있지만, 얼굴 마담이라 하더라도 이슬람 국가 기준에서는 상당한 일이다. 또한 튀니지는 지방 선거에서 남녀 평등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당선자 중 47%가 여자였는데, 269명의 당선된 지자체 시장/도지사들 중 52명이 여자였다. 다만 불어와 아랍어를 같이 사용하는 이 나라에서 튀니스 시장을 뜻하는 명칭 Cheikh El Médina(직역하면 그냥 시장이다)의 셰이크는 남성 명사다. 프랑스에서 유행하는(?) 포괄형으로 쓴다면 cheykha라고 해야 할 텐데...
R의 발음
부처님 오신 날 특집, 프랑스어에서 “R”의 발음이다. https://youtu.be/YCw_lEb1qXk 기억하기로 예전 독일어 배울 때 회화 선생님이 뮌헨 출신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알파벳 R 발음을 듣고 상당히 좀 ???했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어 알파벳 R이 목 끓는 소리가 나던데 독일어도 비슷하게 들려서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맞았다. 흔히들 생각하는 목 끓는 R은 프랑스 지역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프랑스 등 불어권을 빼고 남부 독일과 북부 이탈리아 일부, 그리고 (난데 없이) 덴마크와 남부 스웨덴 등에서 R을 그렇게 발음한다. 물론 이들이 독자적으로 R을 그렇게 발음했을 수도 있을 텐데, 여기에는 사회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예전에 말했듯(참조 1), 프랑스어는 근세 유럽에서 링구아 프랑카였고 특히 왕실은 구성원들이 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어의 R 발음을 알고 자기들도 도입했다는 의미다. 물론 이것이 증명된 바는 아니고, 지역 분포를 봤을 때 그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하는 정도일 뿐이다. 증명되는 날은 영원히 안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프랑스어에서 R 발음이 그렇게 /ㅎ/ 비슷하게 됐을 때가 그리 옛날이 아니라는 얘기가 있다. 몰리에르의 희곡, “서민 귀족(Le Bourgeois gentilhomme, 1670, 참조 2)”에 R 발음에 대한 묘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즉, 17세기 루이 14세 치하의 궁정에서 R 발음을 그렇게 하는데, 서민들은 그렇지 않더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니, 길게 잡아야 300년이 넘었다. 이전에는 라틴어/스페인어 R과 발음이 비슷했으리라고(apical) 한다. 그렇게 오래된 현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예전의 프랑스어는 (유럽, 참조 3) 포르투갈어와 마찬가지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있다. rr을 r보다 좀 강하게 읽었고, 처음 오는 r도 어느정도만 강하게 읽는 식이다. 그것이 현대 들어와서 모든 r을 강하게 발음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프랑스 전역으로 퍼졌으며, 불어 쓰는 것이 지위와 교양의 상징이었던 다른 나라들에도 확산됐다는 의미다. 즉, 생각보다 “굴리는 r”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인데, 타임머신 타고 날아간다 하더라도 제대로 대화하기 힘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 참조 1. 프랑스어의 미래(2019년 11월 4일): https://www.vingle.net/posts/2695327 2. 주르댕에게 자음 발음을 알려주는 철학박사의 대사다. “그리고 R은 혀끝에서 입천장까지 머금고, 힘과 함께 공기로 살짝 내뱉는 소리입니다. 그 다음에는 바로 같은 장소로 혀를 되돌려서 ‘RRA’처럼 떨리는 방식이죠.” (제2막 제4장) Et l'R, en portant le bout de la langue jusqu'au haut du palais; de sorte qu'étant frôlée par l'air qui sort avec force, elle lui cède, et revient toujours au même endroit, faisant une manière de tremblement, RRA. (Acte II, Scène IV) 3. 브라질 포르투갈어의 경우 지역에 따라 스페인 식으로 발음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내가 배운 포어는 상파울루 포어라서 그러하지는 않았다. 다만 맨 앞에 위치하는 r의 경우는 거의 예외 없이 /ㅎ/로 소리를 낸다. 물론 프랑스어 r과 포르투갈어 r 등의 설명을 한국어 발음에서는 /ㅎ/ 하나로만 설명할 수 있으나, 지역별 차이가 있기는 하되 실제로는 좀 다르다.
그때 그 김연아 소치올림픽 은메달에 대한 세계 언론들 반응
호주 신문사의 돌직구 소트니코바 사진에 "얘가 이김" 김연아 사진에 "얘가 이겨야했음" 당시 미국 ESPN 올림픽 홈페이지 메인 대문짝만하게 "홈 어드벤티지" ㅋ... 미국 CNN의 메인 "논란많은 피겨스케이팅? 그럼! (Yep!)" "제가 느끼기엔 도둑맞은거 같아요 (메달을)" 미국 올림픽 선수가 말했다.   뉴욕타임즈 신문 기사 제목은 "뒤틀린 금" “17세 소트니코바가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채점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 기사 안에는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이자 캐나다 CBC 해설자인 커트 브나우닝이 인터뷰를 했는데어떻게 단 하루만에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보다)잘 할수 있었던건지 자신은 이해할수 없다고 실력 외에 다른 요소(러시아 압력)가 작용한것 같다고 인터뷰 함. 워싱턴포스트 기사 中  "그녀의 점수는 김(연아)과 비슷했지만,그녀가 어느 한부분이라도 김연아와 같은 예술적인 것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면 굉장히 우스운 일이다.그들 모두 좋았지만 좋다는 것에도 레벨이 있다. 한가지는 네가 너의 할머니가 가족모임에서 차차를 췄기 때문에 좋은 댄서였다고 말하는 방식의 좋음이다. 다른 하나는 수석 발레리나의 좋음이다." 수석 발레리나 = 김연아 할머니의 차차댄스 = 소트니코바 (비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국 야후 스포츠 “스캔들, 사기, 피겨 스케이팅의 종말" '소치 피겨 점수조작, 1년 전부터 공작한 사기극이다' 프랑스 스포츠 사이트 l'equipe 기사 타이틀 : 스캔들! 부제 : "심판들은 러시아에게 첫번째 피겨 스케이팅 올림픽 챔피언을 제공했지만 ,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그 자격이 없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췌차이퉁(Süddeutsche Zeitung) 스포츠면 기사 소트니코바의 금메달에 대한 논란을 설명하면서 편파판정 이후 김연아가 얼마나 세련되고 쿨한 태도를 보여줬는지에 대한 얘기를 덧붙임.그리고 피겨 선수들,해설가들의 이해할수 없는 반응을 실었고 다른 세계적 일간지에서 이 편파판정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적음(물론 러시아 제외,전부 결과를 이해할수없다는 반응) 전 피겨선수였던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는 김연아가 은메달을 따자,독일 방송에서 사자후를 토함ㅋㅋㅋ 저도 아닌것 같네요... 유럽 매체인 유로스포츠는 2014 소치올림픽 당시 '소치 올림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톱10'에 김연아 편파판정을 1위로 뽑았습니다 호주 언론 또한 '스포츠 역사 최악의 판정5'에 김연아 편파판정을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김연아 편파판정을 보고 빡친 이탈리아 대학 교수는 아예 논문 까지 내버림 러시아 제외 세계 여러나라들 전부 공통된 반응이었던 그때그 2014소치올림픽 피겨... + 메달도 주인을 알아본다 연아가 메달에 입을 맞추자 은메달이 금메달로 바뀌는 기적의 짤 관심좀 주세요.. 귀찮으실까봐 댓글 달아달라고 못하는데 클립과 하트 정말 좋아해요...♥
모로코의 언어
https://orientxxi.info/magazine/maroc-la-guerre-des-langues,3055 이 나라는 내가 직접 살았었고 교육기관에서 직접 강의를 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령 여러분들 어떤 언어가 제일 많이 쓰이는지 지도를 볼 때,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지도에 프랑스어가 표시되어있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셨을 것이다. 그래서 모어 화자는 한국어 화자가 프랑스어 화자보다 많다는 말도 있고 말이다. 당연히 거짓 정보에 가깝다. 북아프리카 3국(모로코, 알제리, 튀니지)은 그 나라 사람들이 식민지배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관계 없이 프랑스어 사용 국가들이고 모어 화자들도 얼마든지 많은 나라들이다. 설사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프랑스어가 그냥 나오기 때문에, (정말 말그대로 거의 100%) 프랑스어로 말하고 듣고 쓴다. 관공서 서류도 그냥 프랑스어로 다 인정된다. 게다가 과거 한국의 경기고나 서울고처럼, 여기도 고등학교를 어디에 나왔는지에 따라 장래가 많이 갈리는 나라인데(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하다고 보셔도 되겠다), 모로코의 경우는 "카르떼시엉(cartésien)"이라는 명칭이 있다. 명문 고등학교인 데카르트 고등학교 출신을 가리킨다. 이름부터 불어임을 아실 수 있을 텐데, 1919년에 설립된 이 고등학교는 중고등 과정과 쁘레빠(그랑제꼴 준비)를 모두 가르치는 프랑스 해외교육청 산하 교육기관으로서... 여야를 막론하고 모로코 국왕 가족은 물론 모든 엘리트 계층의 아들딸들을 보내려 혈안인 학교이다(그 외에도 리쎄 앙드레 말로, 혹은 기사에서도 언급된 카사블랑카에 있는 리쎄 Lyautey 등등). 그 학교를 나와야 유학가기도 좋고(어지간한 프랑스 국내 고등학교보다 성적이 좋다), 다녀와서 고급 공무원/기업간부 하기도 좋기 때문이다. 기사의 내용으로 돌아오자면, 중고등 과정에서 수학과 과학 교육을 프랑스어로 지정하자는 개혁안을 집권 연정 중 하나인 이슬람당(PJD)에서 반대하는 분위기가 있어 연기했다는 내용이다. 이미 교과서가 다 불어이고 어차피 아랍어를 이용한다고 해도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조사 빼고 다 불어로 해야 할 판이니, 그냥 통과시킬 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이슬람당 지도부 자제 분들도 다 프랑스 학교에... 아, 아닙니다. 이미 당 내 "옛날 분"들의 저항에 현재 각료들은 별 의미 없다는 반응(참조 2)이다. 뭣보다 이건 국왕의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모로코인들 스스로도 잘 알 텐데, 마그리브의 다리자(الدارجة, 지역어/사투리의 의미)는 표준/클래식 아랍어와 (아주) 많이 다르다. 그래서 다리자는 역사적으로 정리된 적 없고, 학문의 언어가 된 적이 없었으며, 모로코 내에서 인위적으로 표준/클래식 아랍어와 함께 아마지그(amazigh, 참조 3)를 공식 언어로 채택했기 때문에 (클래식) 아랍어를 교육어로 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 자기들도 안 쓰니까. 여담인데, 위와 같은 내용 때문에 식민지의 언어 사용을 거론할 때는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 클래식 아랍어는 먼 지역의 언어이고 윗분들(!)도 사용 안 하는데 자꾸 국어이자 모국어라고 세뇌를 받으니 그냥, 실용적이고도 쓸모가 많은 불어로 더더욱 집중되고, 교과서마저 불어이니 그냥 불어를 쓰고 있었다. 재밌는 방송도 다 불어이거늘. 이들을 서양 제국주의의 희생자들인양 묘사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얘기다. 세상이 역시 단순하지가 않다. ---------- 참조 1. 리세 데까르뜨 : https://fr.wikipedia.org/wiki/Lyc%C3%A9e_Descartes_(Rabat) 카르테시앙 중, 우리나라에 알려진 인물로는 소설, "달콤한 노래"의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가 있다. 2. Ramid: "Benkirane n'est pas au dessus du PJD"(2019년 4월 16일): https://www.medias24.com/ramid-benkirane-n-est-pas-au-dessus-du-pjd-1603.html 3. 베르베르의 언어다. 아프로아시아족 언어에 속하며, 아랍어와는 많이 다르고 알파벳도 별도로 사용한다.
프랑스의 사회언어학사
사실 영어의 역사는 어느 정도 잘 알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주로 영어를 공부하고 외국어 하면 일단 영어만 생각하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라고 쓰긴 했는데 사실 영어의 역사도 잘 모르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아래의 도식만 생각하면 된다. E = F + G / 영어 = 불어 + 독어 그렇다면 불어와 독어의 역사는 잘 알려져 있나… 하면 영어보다 안습일 것이다. 그래서 읽은 책이 이 책이다. 가령 프랑스어는 왜그리 발음 생략하는 자음이 다른 언어에 비해 많을까? 그 답부터 알려드리자면, 라틴어 단어를 빠르게 읽다보니… “혹은” 원래 읽던 단어를 라틴어스럽게 보이려고 일부러 있을 법한 자음을 집어 넣었다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프랑스어가 옛날부터 통일되어 있지는 않았다(지금도 통일됐다고 하기는 힘들다). 대표적으로 북부의 프랑스어와 남부의 오크어가 있으며, 정치적 지배를 북부가 공고히 하면서 북부(일 드 프랑스)의 말이 바로 “프랑스어”가 됐다. 특히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이단, 알비 파와 카타리 파에 대한 중앙 정부의 공격은 이단만 없앤 것이 아니라, 남부의 고위 세력을 파리로 편입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프랑스의 중앙정부는 백년 전쟁 이후 남부를 제압할 때마다, 도시마다 법원을 하나씩 세웠고, 공공업무에 대한 언어를 “법률화”시킨다. 이를테면 1490년 물랭 칙령(Ordonnance de Moulins de 1490, 참조 1)은 법률 용어를 모두 프랑스어 또는 모어로 정했다. 프랑스어는 파리를 위주로 한 불어를 의미하고 모어는 지방 언어를 얘기함인데… 1539년 프랑수아 1세는 빌렉코트레 칙령(Ordonnance de Villers-Cotterêts)을 발표한다. 이 칙령은 오로지 프랑스어(en langage maternel françois, 당시 표기법으로 썼기에 좀 부자연스러울 것이다. 참조 2)만을 법률용어로 사용할 것을 지정했다. 참고로 Collège de France 또한 같은 국왕 프랑수아 1세가 1530년에 세웠다. 아마 프랑스어가 본격적인 표준화로 갔을 때가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랬다가 당시 선진국인 이탈리아 지역 사람들이 넘어오면서(레오나르도 다 빈치? 카테리나 데 메디치?) 피렌체의 Accademia della Crusca를 본딴 Académie Française가 생기고, 이탈리아에 대한 문화적 열등감은 프랑스어의 우수성(La Précellence du langage françois)이라는 책도 만들어낸다. 요새도 영어 단어를 불어식으로 바꾸는 고집(가령 computer를 ordinateur)이 500년 된 역사를 가졌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때부터 프랑스어는 복잡해진다. et(그리고) 정도만 사용해서 긴 문장을 만들던 그들이 이때부터는 접속사나 관계사를 빈번하게 구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6세기 이후로 “세련미”를 갖췄다는 의미로서, 이때부터는 문법과 사전으로 초점이 옮겨간다. 단일어 사전으로서 의미가 있는 첫 사전이 1606년(Trésor de la langue française, 참조 3) 게다가 부르봉 왕가 이후로는 궁정 문학이 꽃을 피운다. 지금도 (과연?) 그렇지만 당시의 파리는 유럽 문화의 선도/선두 주자였고, 프랑스어만큼 체계가 잡힌(문법과 사전이 정비된) 언어가 당시 드물었다. 나폴레옹의 민법이 끼친 영향도 생각하시라. 불어가 국제어 역할을 시작했다는 의미다. 영국(참조 4)과 독일, 러시아 귀족들도 서로는 불어로 대화하기 시작했고, 이는 거의 제1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진다. 이 정도면 프랑스어 역사를 프랑스 내 사회적/역사적 맥락으로 알 수 있다고 할 순 있을 텐데, 단어나 문법 자체의 변화를 다루는 책은 아니다. 그 내용은 다른 책에 있을 것이며, 나로서는 오랜 의문에 대한 실마리를 하나 잡았다. 지금도 유럽사법재판소의 작업언어가 불어 하나 뿐인 이유다. -------------- 참조 1. 중세 프랑스에서 칙령으로 해석되는 단어는 두 가지다. édit 및 ordonnance인데,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édit는 특별법이고, ordonnance는 일반법에 가까운 개념이지만, 그렇다고 칙령을 일반 칙령, 혹은 특별 칙령으로 해석하기는 매우 부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위에 사례로 든 물랭 칙령은 왕국 내 모든 법정 심문과 조서의 언어를 규정하며, 가장 잘 알려진 칙령 중 하나인 “낭트 칙령(Édit de Nantes, 1598)”은 신교도라는 특정 집단에 대한 규율을 다루고 있다. 2. 불어판 위키피디어 설명을 참조하시라. https://fr.wikipedia.org/wiki/Ordonnance_de_Villers-Cotterêts 3. 미묘한 차이를 아시겠나? Langage françois가 Langue française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langage와 langue의 뉘앙스 차이는 말/언어로서, 전자는 “일-드-프랑스의 말”의 의미이고, 후자는 “프랑스 언어”의 의미다. 4. 특히 영국 법원은 17세기까지 법률용어로 불어(Law French)를 사용했다. : https://en.wikipedia.org/wiki/Legal_English 가령 법률이 확정되면 “Le roi le veut / 국왕이 그것을 원하신다”라고 발표한다. 물론 지금은 여왕으로 말할 것이다. https://legal-dictionary.thefreedictionary.com/Le+roi+le+ve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