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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가 담긴 건물이 망원동에 있다

"건축은 사회적 산물" aoa건축사사무소, 게임서 얻은 영감으로 새로운 미를 발견
▲ 망원동에 위치한 단단집 (출처: aoa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마인크래프트>에서 만들어진 듯한 건물이 망원동에 있다.

바로 2019년 9월 완공된 '단단집(Cascade House)'이다. 빨간색 타일이 눈에 띄는 단단집은 개성 있는 디자인 덕분에 주위 건물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띈다. 정사각형의 타일은 건물을 보는 사람들에게 가지런하게 쌓였다는 느낌을 준다. 덕분에 건물을 찾은 사람들은 <마인크래프트>에 세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받는다.
▲ <마인크래프트>에서 나온 듯한 단단집 (출처: aoa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단단집을 설계한 에이오에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이하 aoa건축사사무소)는 공식 홈페이지의 해당 프로젝트 소개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언급했다. aoa건축사사무소는 "전체가 가진 대칭의 모습은 벨기에 마을의 집들, 도토리가 열린 나무, 혹은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어렴풋이 연상시키며 사람들의 마음에 다양한 기억을 소환"이라고 단단집을 설명했다. 

단단집은 단순히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담은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이다.

aoa건축사사무소의 서재원 대표는 단단집과 <마인크래프트>의 연관성에 대해 "국내 건축법상 '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단을 이용한 설계를 고민했고, 단은 네모난 픽셀과 관계가 있다. 그렇게 <마인크래프트>를 떠올렸다"라고 설명했다. 
▲ '일조권 사선제한' 때문에 일반적으로 건물은 높은 층으로 갈 수록 좁아지는 '단'을 갖게 된다.

국내 건축법에는 '일조권 사선제한'이 있다. 일조권 사선제한은 두 대지가 인접했을 때, 건물 높이로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권리는 확보해주는 건축법으로, 같은 건물이라도 높은 층일수록 좁아져야 한다. 많은 국내 건물의 상층부가 계단형인 이유가 바로 해당 법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게임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국내 건축법의 한계를 넘어, 건축의 미를 살렸다.

<마인크래프트>의 모든 것은 픽셀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느낀 서재원 대표는 '가상에서도 구현이 되도록 설계해보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실제로, 서 대표는 직접 <마인크래프트> 속에 단단집을 만들기도 했다. 

'픽셀'이라는 공통점덕분일까? 현실의 단단집과 가상세계의 단단집은 꽤 비슷한 외형을 보여준다. 그가 <마인크래프트>를 알게 된 것은 그의 자녀덕분이었다. 자녀가 즐기고 있는 게임을 알고 있던 서 대표는 픽셀을 쌓아 올리는 <마인크래프트>만의 매력에 빠져 언젠간 <마인크래프트> 테마의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때마침 픽셀과 어울리는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빨간 단단집이 망원동에 들어섰다.
▲ 서재원 대표가 직접 만든 <마인크래프트> 속 단단집. 현실과 큰 차이가 없다 (출처: aoa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단단집의 독특함은 타일에서 나온다. 건물의 외장재로 독특하게도 10X10 정사각형 타일을 사용했다. 정사각형 타일은 건축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타일이다. 특히 10X10이라는 작은 타일은 더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재원 대표는 <마인크래프트> 내에서 픽셀을 쌓아 올리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작은 정사각형 타일을 선택했다. 덕분에 단단집은 픽셀이 쌓아올랐다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서재원 대표는 단단집이 사람들에게 실생활에서 좋은 느낌의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좋은 건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마다 연상되는 것이 다르겠지만, 동네에서 놀고 있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는 "그들이 많이 즐기고 있는 <마인크래프트>가 생각나며 즐거워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의 아이들도 유튜브를 통해 게임을 본다며, "건축은 사회적 산물이다. 건축은 사회의 수준과 기술 등에서 나오는 하나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건축을 통해 게임이라는) 우리의 현상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 단단집은 정사각형 타일이 큰 특징이다. 작은 픽셀이 만든 집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출처: aoa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 내부도 마찬가지로 정사각형 타일이 사용됐다 (출처: aoa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 픽셀을 통해, 단을 멋지게 처리한 것도 인상적이다 (출처: aoa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 단단지는 <마인크래프트>의 이미지를 살리면서, 주위 건물과 조화롭다 (출처: aoa건축사사무소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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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Y가 멀티 플레이 게임보다는 싱글 플레이 게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며, 앞서 발매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게임들도 최다 GOTY와는 연이 없었죠. 특히나 2012년 전 세계 게임계를 강타한 <디아블로 3>도 GOTY를 전혀 받지 못했었습니다. 그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게 <오버워치>의 최다 GOTY 2위는 의미 있는 평가였다고 볼 수 있으며, 게임이 유저 취향을 타는 '하이퍼 FPS'라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한 부분입니다. 2017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2017년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GOTY 189개를 받으며 최다 수상작이 됐습니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시리즈 최초로 오픈 월드 요소가 도입된 게임입니다. 링크는 넓은 필드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는 건 물론 산이나 바위 외벽을 타고 기어오를 수도 있게 됐죠. 또한, 낚시나 사냥을 통해 재료를 모을 수 있으며, 무기에 내구도가 있거나 주변 오브젝트를 활용해 퍼즐을 풀 수 있는 등 다양한 요소가 담겨있습니다. 기존 시리즈와 비교해 워낙 방대한 요소가 담겨서인지 게임은 발매 초부터 심상치 않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해외 매체에서 잇달아 극찬을 남긴 건 물론, 해외 평점 종합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GTA 5>를 제치고 종합 최고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한편, 2017년은 최다 GOTY 수상작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비롯해 2010년대 초-중반 전반적인 흥행 부진을 보여준 일본 게임들이 대거 힘을 보여준 시기였습니다. 당시 GOTY를 받은 게임에는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니어: 오토마타>, <페르소나 5> 등이 있죠. 또한 2017년은 펍지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를 출시하며 전 세게 배틀로얄 열풍의 시작을 알린 해이기도 합니다. 게임은 얼리 액세스 시절부터 본편까지 이어진 인기에 힘입어 GOTY 10개를 받기도 했습니다. # 2018년 <갓 오브 워> 2018년은 <갓 오브 워>와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앞서 어느 해보다 뜨거운 최다 GOTY 경합을 벌인 해였습니다. 특히 락스타 게임즈의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전작이 2010년 최다 GOTY 수상작으로 선정됐기에 높은 기대감을 자랑했죠.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발매 전후로 무서운 기세를 자랑했습니다. 게임은 발매 전부터 수많은 해외 매체로부터 "현시대 최고 게임이다"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평점 역시도 만점이 이어졌죠. 하지만, 그보다 앞서 발매한 SIE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의 <갓 오브 워> 역시 좋은 평가를 받은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높은 난이도로 유명한 <갓 오브 워> 시리즈의 최신작이었던 게임은 새로운 모습으로 유저들 앞에 등장했죠.  게임은 주인공 '크레토스'의 복수를 그린 지난 시리즈와 달리, 크레토스와 그의 아들 '아트레우스'의 여정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여기에 시점과 주 무기 등 게임 중심 요소가 대거 변했죠. 때문에 발매 전까지 게임 자체가 괜찮을지 걱정하는 유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갓 오브 워>는 기존 시리즈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호쾌한 액션을 그대로 간직했으며, 오히려 새로운 무기를 활용한 새로운 액션과 퍼즐 등으로 기존에 볼 수 없던 재미를 선사했죠. 여기에 아들과 함께 북유럽을 여행하며 접하는 스토리 역시 게임에 흥을 돋구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쉽지 않은 변화를 택한 <갓 오브 워>는 성공적인 평가를 기록했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담았던 작품이기에 차기작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 후반 강세 일본 게임, 후반 약세 Xbox 독점 게임 2010년대 연도별 최다 GOTY를 살펴보면 서양 게임들의 강세가 두드러집니다. 실제로 2010년대 최다 GOTY를 살펴보면 2017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2019년 <데스 스트랜딩>(유력)을 제외하고 모두 서양 게임사들의 작품이 이름을 올린 상황입니다. '그래도 그 사이에 괜찮았던 일본 게임이 있긴 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GOTY를 기준으로 닌텐도 등 일부 개발사들이 만든 게임 외에는 이름도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서구권을 중심으로 방대한 오픈 월드에 여러 게임성을 더한 작품이나 실험적인 게임이 활발하게 나오며 일본 게임의 명성은 과거에 비해 낮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었죠. 길었던 일본 게임의 침체기는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끝나갑니다. 2017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최다 GOTY를 가져간 데 이어,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니어: 오토마타>, <페르소나 5> 등 일본 게임사의 작품이 GOTY를 연달아 가져갔죠. 또한, 아직 집계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2019년 최다 GOTY 역시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일본 게임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본 게임사들의 게임이 긴 침체기를 끝내고 유저들에게 다시금 호평받는 지금, 앞으로 어떤 게임들이 선보여질지 주목됩니다. <니어: 오토마타> <페르소나 5> 사실 침체기를 겪는 건 일본 게임사들만의 이슈는 아닙니다. 2010년대를 돌이켜봤을 때 또 다른 침체기를 겪고 있는 건 'Xbox'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360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기어즈 오브 워>, <페이블> 시리즈나 <데드 라이징> 등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다양한 독점작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독점작들은 GOTY를 받기도 하며 존재감들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Xbox One으로 넘어오며 예전 명성을 이어가지 못합니다. 매력적인 독점작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건 물론 GOTY 자체에도 이름을 못 올리는 게임들이 많아졌죠. 앞서 언급했듯 GOTY를 받았다고 무조건 최고의 게임이라 말할 수는 없으나, Xbox ONE 대표작을 떠올렸을 때 이럿다할 게임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차기 기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Xbox One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 시장에 활력이 됐으면 합니다. # 믿고 사는 개발사? 너티독, 2010년대 최다 GOTY 2번 가져가 GOTY에 선정되는 일 자체도 이미 힘든 일이지만, 경쟁작이 많아지는 등 여러 이슈로 인해 최다 GOTY에 이름을 올리는 일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너티독은 2010년대에만 <라스트 오브 어스>(2013), <언차티드 4: 해적왕의 보물>(2017)로 최다 GOTY를 두 차례나 석권한 개발사가 됐죠. 특히나 너티독은 2009년 발매한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가 당시 최다 GOTY에 이름을 올리는 데 이어 시리즈 마지막 작품도 최다 GOTY를 받으며 시리즈 성공을 이룩했고, 신규 IP <라스트 오브 어스>까지 성공하며 개발사는 유저들에게 '믿고 사는 너티독 게임'이라는 평가까지 듣게 됩니다.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 그런데 사실 <언차티드> 시리즈는 소재 자체로만 봤을 때 그리 매력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보물 사냥꾼이 숨겨진 보물을 찾으러 여행을 떠난다'는 소재는 과거 <인디아나 존스>나 <툼 레이더> 시리즈 등 이미 익숙한 소재니까요.  더구나 <언차티드> 시리즈가 3인칭 시점에서 진행하는 액션 어드벤처라는 점도 과거 <툼 레이더>가 떠오르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차티드> 시리즈는 이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발매와 함께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은 예사롭지 않은 등장을 했습니다. 2007년 발매한 게임은 PS3 성능을 최대한 활용한 고퀄리티 그래픽을 보여줬으며, 이는 현세대기 게임과 비교해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죠. 또한 PS 독점 게임으로 최적화도 잘 되어있어 프레임 저하 등 이슈에도 자유로웠습니다. 여기에 물에 들어가면 바지가 젖거나 광원 효과 등이 뛰어난 등 디테일 그래픽도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요. 게임은 보는 맛뿐 아니라 쉬우면서도 화려한 게임성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게임은 버튼 하나만으로 쉽게 암벽을 탈 수 있는 등 쉬운 조작으로 화려한 액션을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여기에 탐험 중간 적이 기습해 전투를 벌이거나 몸을 움직여 퍼즐을 풀고 완성하는 등으로 유저에게 끊임없는 액션을 경험하게 만들기도 했죠. 이처럼 우려를 환호로 바꾸며 데뷔한 <언차티드: 엘도라도의 보물>은 시리즈를 거듭하며 그래픽은 물론 게임성, 스토리 등도 함께 강화해나갑니다. 그 때문인지 시리즈는 넘버링을 거듭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았고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와 <언차티드 4: 해적왕의 보물>은 최다 GOTY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너티독은 올해 <라스트 오브 어스>의 후속작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발매 시기가 미뤄지긴 했지만, 이번 게임도 '믿고 사는 너티독 게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언차티드 3: 황금 사막의 아틀란티스>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다양한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죠. 공교롭게도 유행처럼 번진 '대연기시대'에 맞춰 출시 연기를 발표한 게임들도 있으나 모두 2020년을 넘기지는 않을 거라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안심해봅니다. 올해는 물론 2020년대에도 유저들의 입에 끊임없이 오를 수 있는 게임이 계속 발매했으면 합니다. 
코에이 '삼국지 14', 어긋난 추억의 육각 타일
지나치게 간소화된 내정과 전투... 헥스 타일도 아쉬워 아버지는 대입 논술에 도움이 된다는 광고를 보시곤 대뜸 <이문열 평역 삼국지>를 사주셨다. 열 권짜리 책 한 질이 집에 들어오던 날, 나는 경악했다. 상자에는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이와 대화하지 말라"는 문구가 쓰여있었고, 어린 나는 그 두꺼운 책 한 질을 세 번이나 독파해야만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는 고등학생 때 한 번, 군대에서 한 번 읽었으니 한 번이 모자르지만, 다행히 사는 데 지장은 없다. 굳이 그 책을 고집하지 않아도 삼국지를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전략 삼국지>는 무려 60권이지만 만화였기 때문에 쉽게 넘길 수 있었다. <고우영 삼국지>, <이문열 이희재 만화 삼국지>도 마찬가지였다. <삼국전투기>와 <창천항로>도 빼놓으면 섭하다. 하지만 내게 삼국지를 각인시켜준 것은 소설도 만화도 아닌 게임이다. 특히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는 인생 게임이다. 컴퓨터 한 대를 놓고 여러 명이 돌아가며 한 턴씩 하던 시대를 살아본 적 없지만, 코에이 <삼국지>와 오랜 시간을 보냈다. 호로관의 여포, 불타는 적벽, 이릉의 석병팔진, 오장원의 지는 별을 게임으로 만났다. <삼국지 6>부터 모든 시리즈를 했다. 그래서 <삼국지 12>, <삼국지 13>에 실망했음에도 시리즈를 아끼는 심정으로 <삼국지 14>를 플레이했다. 하지만 <삼국지 14>에는 도저히 박수를 보낼 수 없다.  # 팬들에게 비싼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코에이 프라이스'를 아는가? 코에이의 게임 가격이 유독 비싸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스팀에서 <삼국지 14>의 정가는 64,800원인데, 오랜 세월 그보다 훨씬 비싼 돈을 내고 게임을 즐겼던 코에이 시뮬레이션 팬들에게 이 정도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화려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실물 패키지 박스는 없지만 코에이 <삼국지>라는 브랜드의 이름값으로 64,800원은 감수할 만하다. 그런데 <삼국지 14>는 돈이 아깝다. 먼저 유저의 추억을 자극하려는 시도가 자못 시대착오적이다. 최대 프레임 30fps, 왜 고집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 두꺼운 궁서체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UI는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했다기보단 시리즈의 전통을 지키는 데 집착한 듯하다. 뒤에 자세히 쓰겠지만, 인터페이스는 옛날 것을 썼는데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물은 지나치게 간소화돼 괴리감마저 든다. 최적화도 문제다. 출시 초기 AMD 그래픽카드와 제대로 호환되지 않는다는 유저들의 이야기가 나왔고, 드라이버를 다운그레이드해야 게임을 실행할 수 있었다. 지금 그래픽카드 문제는 해결됐지만, 내가 <삼국지 14>를 할 때는 마우스 조작이 계속 불량했다. 어째서인지 마우스 작동이 멈추는데 USB 포트에서 마우스를 뺐다가 다시 껴야만 마우스를 쓸 수 있었다. 재부팅도 해보고 다른 게임도 해봤지만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어 번역은 기대했던 수준이다. 두더지를 두더'쥐'로 옮겨오고 관우를 잃은 유비는 "죽을 때는 함께 죽자고 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하는 시리즈다. 씁쓸하게도 코에이 <삼국지> 팬은 오역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기 때문에 <삼국지 14>를 하는 데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었다. 상대의 '공군'을 낮춘다는 표현은 거슬렸다. <삼국지 14>에서 攻軍은 공격력 수치를 의미하는데, 이걸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추억의? 궁서체 # 지나치게 간소화된 내정, 이게 코에이 <삼국지>? <삼국지 14>는 전통의 군주제를 채택했기에 <삼국지 7> 등 장수제에서 맛볼 수 있었던 RPG스러운 맛은 당연히 없다. <삼국지 14>는 많은 팬들이 군주제 '역대급'으로 뽑는 <삼국지 9>를 기틀로 삼았는데, 군주제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통치의 메커니즘이 지나치게 간소화됐다. 그래서 친숙한 화풍의 일러스트만 빼면 코에이 <삼국지>를 한다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을 것이다. 삼국지 시리즈의 내정이 무엇인지 단순하게 정의하자면 내구도, 숙련도, 훈련도를 비롯한 도시의 각종 스탯을 올리고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고급 병종을 뽑아서 오는 적을 물리치고 앞으로 올 적의 도시를 차지하는 것이다.  세력이 커지면 군단을 지정하고 도독을 임명해 이를 위임할 수도 있다. 아울러 역병이나 메뚜기떼 같은 자연재해나 도적떼의 출몰, 휘하 장수의 사망 등의 악재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내정의 묘미. 그런데 <삼국지 14>에서 군주는 실시할 내정 커맨드 자체가 많지 않다. 도시와 거점마다 적합한 인물을 배치하고 턴마다 올라오는 제안을 듣고 결재만 하면 된다. 주민들의 다양한 민원을 해결하는 요소는 아예 사라졌다. A급 행정가들을 불러모아 단기간에 도시의 특정 스탯을 쭉 올리는 기분도 별로 들지 않는다. 도시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중축도 별다른 수고 없이 진행된다. 경영할 영지가 커질수록 무슨 출납원이 된 것처럼 들어오고 나가는 금, 군량, 그리고 병사들의 숫자만 볼 뿐이다. 필수불가결한 군단 분리까지 마치면 군주는 할 일이 없다. 나는 <전염병 주식회사>가 아니라 <삼국지>를 구매했는데, 내 세력은 전염병처럼 큰다. <삼국지 14>의 내정은 담당관을 배정하고 주요 임무를 배정하는 게 이게 전부다. 가만 놔두면 중축도 일사천리 나는 <전염병 주식회사>가 아니라 <삼국지>를 구매했는데, 내 세력은 전염병처럼 큰다. # 헥스 타일 = 병참선? 코에이 AI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다 <삼국지 14>의 자동화된 전투 역시 기대 이하다. 무력 80 이상인 장수한테 병사 얹어서 출병만 잘 시키면 될 뿐, 내가 할 일은 없다. 필드에서 병종 상성과 계략을 따져가며 전투하던 <삼국지>는 사실상 없다. 간소화됐다고 비판받았던 <삼국지 13>의 전투보다 비중이 더 줄어들었다. 턴 세어가며 하던 공성전의 쪼는 맛과 장강에서 펼쳐지는 수상전의 스릴도 축소됐다. 상대 무력을 고려하지 않고 이벤트성으로 자동 발생하는 일기토(단기접전)는 기가 찰 정도다. 알아서 싸우기 때문에 합마다 어떤 커맨드를 입력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장수의 무력으로 밀어붙이면 된다. 일기토에서 상대방보다 무력이 부족하지만, 상대의 수를 헤아리는 커맨드로 역전을 일궈내는 게 아예 사라졌다. 그래서 각종 계략을 펼칠 수 있는 책사를 필드로 냈다가는 막무가내 일기토로 덜미를 잡힐 수 있다. 헥스 타일을 병참선과 연결 지은 시스템은 <삼국지 14>가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지만 이마저도 아쉽다. 도시와 필드로 출전한 병력 사이의 보급선을 이어서 군량을 보급받는다는 설정이지만, 지나치게 간소화된 탓에 전략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플레이어야 헥스 타일을 먹어가면서 관도대전의 조조처럼 상대방의 병참선을 끊어버릴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상대하는 AI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다. 난이도를 올려봐도 AI 부대는 필사의 각오로 병참선을 찾아가기보단 눈앞의 적을 무찌르는 데 연연하다 플레이어에게 덜미를 잡히고 만다. 또 출정한 도시로부터 얼마나 멀던지 병참선 한 줄만 연결되면 도시로부터 보급을 받을 수 있어서 전략적으로 깊이가 깊지 않다. 시리즈 전통의 '약탈'이라는 변수도 없어졌기 때문에 '땅따먹기'만 잘하면 걱정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다. 원융노병이나 호표기 같은 좋은 병종을 도시에서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장수의 특성에 맡기는 시스템을 쓰기 때문에 병종 간 상성을 깊이 따질 필요도 없다. 좋은 병종을 뽑거나 병종 간 시너지를 활용하기에도 어렵다. 기존에 하던대로 공성 장비만 조심히 배치하면 된다. 물론 이마저도 지휘하는 장수가 공성장비를 쓸 수 있는 특성이 있을 때 이야기다. <삼국지 14>의 공성전. 구경 말고는 할 게 없다. <삼국지 14>의 일기토. 자동 발동인데 구경 말고는 할 게 없다. 화면 가운데 유비군(AI)의 미방 부대가 홀로 떨어져있다. 원술군(AI, 분홍색)은 미방 부대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미방 부대의 병참선이 끊긴다고 해도 활로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궤멸한다. # 예전 그 느낌이 아니다 <삼국지 14>의 변화는 내치(內治)보다는 천통(천하통일)을 위한 큰 그림을 보라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35년이나 된 시리즈를 즐기는 플레이어들은 내치도 잘하면서 천통을 하고 싶지 내치는 간소화된 상태에서 큰 그림만 보고 싶지 않다. 바람의 방향을 계산하면서 화공을 쓰고 싶지, 멀뚱멀뚱 중국 지도를 보고 싶지 않다. 노련한 플레이어들은 허술한 AI에 맞서 군단을 묶어서 도독에게 내정을 위임하는 방법이나 나머지 도시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집중 거점만 살리는 방법을 알고 있다. <삼국지 14>에는 구현된 요소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AI보다 우월해 보이지도 않는다. 버릇처럼 천통을 봤지만, 예전 그 느낌이 아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파워업키트(PK)의 여러 요소를 스팀 DLC로 쪼개 팔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온다. 코에이의 <삼국지> 디렉터 치고야 카즈히로(越後谷 和広)가 "PK로 <삼국지 14>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 경쟁작으로 꼽히던 <토탈 워: 삼국>은 전투도 재밌고 세력 키우는 맛도 쏠쏠하다. 그래픽이나 UI도 2020년 게임 같다. 새로 나온 DLC <천명>은 <토탈 워: 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문열 평역 삼국지>는 세 번 못 읽었지만, 코에이 <삼국지>는 내 게이머 이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삼국지 14>와 <토탈 워: 삼국> 중에 어떤 걸 할 건지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토탈 워: 삼국>을 고르겠다.
한국은 120원, 파키스탄은 5억 8천만 원?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가격 변동 해프닝
지난 2월 4일, 스팀에 깜짝 할인이 올라왔습니다. 바로 유비소프트의 대표 타이틀 <어쌔신 크리드>, 그중에서도 '유니티'가 무려 120원에 올라온 거죠.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만사를 제쳐두고 스팀에 로그인하려던 순간 깨달았습니다. 작년 4월 유플레이를 통해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무료로 받은 적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그때 유비소프트는 불에 탄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건을 위해 우리 돈으로 6억 4천만 원에 해당하는 기부금을 내고 유저들에게 "게임에서라도 노트르담에 가보라"며 일주일 동안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무료로 풀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가 6년 전 게임인 데다, 시리즈 팬들에게 탑 티어로 꼽히는 게임은 아니죠. 그래도 120원이라니 믿기 어려웠습니다. 정가 3만 3천 원에 비해 엄청난 할인율인데, 할인율이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스팀의 '연쇄 할인' 시즌도 아니었고, 관련해서 홍보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유비소프트 스토어에서는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제값에 판매 중이었습니다. 취재 결과, 스팀에서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놀라운 가격은 의도된 것이 아닌 전산 오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 가격이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었거든요.  4일 오후,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는 스위스에서 34.99프랑(43,123원), 태국에서 1,499바트(57,414원), 홍콩에서 810홍콩달러(124,151원)였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345,000링깃,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에서는 495,000달러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각각 무려 99,738,307원, 589,225,732원입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정상가에 판매됐습니다. 'steamdb.info'에 공개된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가격 변동표. 남아시아 지역에서 게임은 495,000달러까지 뛰었습니다. 스팀의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가 한국에서는 120원으로 의문의 세일을 하고 있었는데, 파키스탄에서는 무려 5억 8천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보에 따르면 당시 120원에 게임을 구매하고 라이브러리에 담고 실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남아시아에서 5억 8천만 원을 내고 게임을 사신 분은 없었겠죠) 2월 6일 확인 결과,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의 지역별 가격은 모두 정상화됐습니다. 그와 별개로 120원을 내고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를 구매한 한국 게이머의 라이브러리엔 아직 게임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유비소프트와 밸브는 의도치 않은 할인 내지는 가격 인상을 한 셈인데, 이들의 공식 입장은 아직 없습니다.
(영상) 게임, 시대가 낳은 전염병 "가짜뉴스"를 저격하다
전염병 주식회사 외 https://youtu.be/IpSAnnIYoLs 2016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짜 뉴스." 뉴스의 형식을 했지만 불확실한 근거, 허술한 논리로 무장해 사람들을 호도하는 가짜 뉴스는, 급격하게 우리 사회의 골칫거리로 자리잡았습니다. 같은 해, 영국 옥스포드사전 위원회가 올해의 단어로 '탈-진실'을 뽑을 정도였죠. 사람들은 가짜 뉴스가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정치적 의견의 수렴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1세기를 대표하는 문화 매체로서, 게임은 그런 사람들의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 전염병 주식회사 2012년 발매된 <전염병 주식회사>는, 이름처럼 원래 가짜 뉴스와는 무관한 게임입니다. 하나의 전염병을 진화시키고 전파해 세계를 멸망시키는 것이 목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죠. 등장하는 전염병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고, 실제 그 전염병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표현했습니다. 박테리아는 가장 무난하고 흔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하고, 바이러스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 발생한 변이 특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그 외에도 게임은 곰팡이, 기생충, 프리온등 다양한 질병의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며, 꾸준히 업데이트나 확장팩을 통해 그 종류를 늘려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9년 12월, 게임에 추가된 새로운 시나리오는 바로 "가짜 뉴스"였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가짜 뉴스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무엇에 대한 가짜 뉴스인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가? 그리고 그 동기는 무엇이며, 공격의 대상은 누구인가? 4가지를 정하고 나면, 다음에는 어떤 방법으로 뉴스를 전파시킬 지, 즉 '전염 경로'를 정해야합니다. 시작은 언제나 그렇듯 입소문입니다. 출판이나 TV 같은 방법도 있지만 여기에는 돈이 조금 더 들죠. 역시 답은 저렴하고 효과 좋은 인터넷 같습니다만, 사람들은 인터넷에 대해서는 약간의 불신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염경로로 인터넷을 선택하면 전염성은 오르지만 타당성은 떨어지죠. 떨어진 타당성을 복구하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인플루언서를 고용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고, 연구팀에 돈을 지불해 조작된 정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가장 뛰어난 효과를 자랑하는 방법은 바로 정치인과 정당이 개입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비록 돈은 많이 들지만, 이 사람들은 돈값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가짜 뉴스가 번져가는걸 모든 사람들이 보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팩트 체커들, 저널리스트들이 나서서 가짜 뉴스의 문제를 밝히고 사람들에게 더 나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죠. 플레이어는 여기에도 대응해야합니다. 팩트 체커, 전문가들을 비방하고, 소스가 되는 정보원들을 직접 공격하거나, 명예훼손 소송으로 이들을 괴롭히면 자연스럽게 사실 확인이 지연됩니다. 또 논리를 호도하는, 진흙탕 싸움 형태의 뉴스를 만들거나, 자신이 팩트 체커인 척 가장할 수도 있고, 심지어 평판이 나쁜 사람이 일부러 우리 의견을 반대하게 만들어 우리 가짜 뉴스를 더 사실처럼 보이게 만드는 등 다양하고 획기적인 방법들이 있습니다. 개발사 엔데믹은 이 시나리오의 제작을 위해 영국의 풀 팩트, 미국의 폴리티팩트 등 여러 팩트 체크 조직과 협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재하는 가짜 뉴스의 전파 및 작동 방식이 전염병 주식회사에 이미 있었던 전염의 알고리즘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 결과 탄생한 <전염병 주식회사>의 가짜 뉴스 시나리오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사뭇 명확합니다. "잘못된 정보의 확산은 마치 치명적인 전염병과 같다." # 페이크 잇 투 메이크 잇 (Fake it to Make it) 아만다 워너가 개발한 <페이크 잇 투 메이크 잇>은 매우 직설적으로 가짜 뉴스를 비판하기 위해 제작된가짜 뉴스 제작 시뮬레이터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한 가지 선택을 해야합니다. 바로, 여러분이 '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골라야하죠. 게임은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만드는 이유가, 결국엔 '돈' 때문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출발합니다. 플레이어는 광고로 돈을 벌기 위해 가짜 뉴스 사이트를 하나 만들고, 사람들이 반응할만한 주제의 기사를 '복붙'하는걸로 일을 시작합니다. 다음 단계는, 친구가 많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구입해 그 가짜 뉴스를 여기저기 퍼나르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기사의 태그를 유심히 살펴야합니다. 당연하지만 사람들은 논리적이고 중립적인 것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더 자극적이고 편파적인 기사를 선호합니다. 더 많은 좋아요와 공유를 받기 위해서는 기사가 지지하는 정당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행복이나 안정같은 긍정적 감정보다 분노, 공포와 같은 부정적 감정에 호소해야합니다. 잊지 마세요. 이 게임에서 여러분의 목적은 사람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더 많은 좋아요와 공유, 그리고 이를 통한 광고 수익이라는 점을 말이죠. 중요한 것은, 그래도 사람들이 "아무거나" 믿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뉴스에는 신뢰도와 드라마, 2개의 수치가 있습니다. 드라마는 적당히 누군가를 욕하거나, 특정 정당 지지자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를 하면 되지만, 신뢰도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약간의 노력을 해야합니다. 구체적인 사실의 일부만, 맥락과 무관하게 보여주거나, 현재 사건과 무관한 그럴싸한 사진을 집어넣거나, 사실을 아주 허술하게 보여주는 통계를 만들어내는 등, 아주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정말 무섭습니다. 형식적으로 뉴스와 거의 비슷하지만, 내용에 있어서도 아주 일부의 사실을 포함하기 때문에, 아주 유심히 쳐다보지 않으면 진짜와 구분하는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6개의 진짜 및 가짜 뉴스를 섞어서 보여주었을 때,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완벽하게 구분해낸 사람은 오직 1.8%에 불과, 무려 56.2%나 되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의 가짜 뉴스를 구분해내지 못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팩트 체커들이 활동하면서 가짜 뉴스를 정정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런다 한들, 우리 사이트의 신뢰도는 아주 소폭 깎여나갈 뿐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역설적으로 팩트체커들을 의심하기 때문입니다. 팩트 체커들이 있거나 말거나, 우리 사이트가 지지하는 정당의 정치인이 내 글을 한번만 소셜미디어에 공유해주면, 모든 문제는 해결됩니다. 좋아요와 조회수는 하늘을 찌르고, 광고 수익은 더욱 두둑해질 것입니다. 물론 이 게임은 재미를 위해 플레이하는 일반적인 상업 게임은 아닙니다만, 그보다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아쉽네요. # 아노 1800 유비소프트의 <아노 1800>은 다소 유머러스하게, 하지만, 여전히 메시지는 잃지 않은 상태로 가짜 뉴스를 표현했습니다. 2019년 발매된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산업 혁명 시기의 지도자가 되어, 도시를 건설하고 식민지와 무역로를 개척해야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시기는 회전 인쇄기가 발명되고 신문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생산력의 발달과 더불어 전에 없이 많은 사람들이 신문을 볼 수 있게 됐죠. 그런 시대를 그리는 <아노 1800>에서, 신문사는 기본적으로 자동화된 시스템입니다. 신문은 물자의 부족, 전투의 패배 등 부정적인 사건을 보도하기도 하고, 경제 호황, 관광객의 증가 등 긍정적인 소식을 전파하기도 하죠.  문제는 부정적인 사건의 보도가 섬 전체에 일종의 '디버프'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입니다. 이 디버프들은 시민들의 행복도를 떨어트리거나, 세수를 감소시키고, 폭동이 일어날 확률을 증가시키는 등 무시하기 어려운 페널티를 부여합니다. 물론 해결 방안은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모르게 만들 수는 있기 때문이죠. 플레이어는 영향력이라는 자원을 소모해 신문을 편집할 수 있습니다. 나쁜 소식은 빼버리고, 대신 좋은 소식으로 채워 넣으면, 사람들은 나쁜 일이 일어난 줄도 모른 채 그저 즐겁게 일상을 살아가게 되죠. 이러한 행위를 우린 프로파간다, 혹은 선동이라고 부릅니다. 신문은 주기적으로 3개의 기사를 발행합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이 3개의 기사를 모두 조작, 아니 편집하면, 이런 업적이 달성됩니다. "가짜 뉴스" 어쩌면 가짜 뉴스는 저널리즘이라는 행위의 역사와 함께해온, 아주 유래깊은 악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언론인들이 이런 대중 선동에 참여하게 된 것이, 꼭 자신의 의지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메시지도 <아노 1800>은 함께 전합니다.  바로 이 편집인의 대사를 통해서 말이죠. "멍청이가 왔군. 아니, 죄송합니다. 사진사인줄 알았어요." 편집인은 기본적으로는 사실을 전하려 합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에게는 객관적 사실보다는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불완전한 현재보다는 화려한 미래가 더욱 중요한 법이죠. 목적이 수단을 합리화하는 이 전형적인 사례는, 가짜 뉴스라는 현상의 근원이 사악한 언론인들이 아니라, 진실 대신 다른 무언가(돈, 권력...)를 우선 순위에 놓으려는 인간의 욕망임을 보여줍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면, 사람들이 결코 바보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진실은 결국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아노 1800>에서, 편집권의 남용은 곧 폭동 발생 확률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교육 받은 시민들은 플레이어의 기만 행위를 쉽게 꿰뚫어보며, 사태를 바로 잡기 위해 거리로 나설 것입니다. 도시는 마비될 것이고, 플레이어는 결국 프로파간다의 활용을 자제하게 되겠죠. 안타깝게도 시티 빌더로서 <아노 1800>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반복적이며, 깊이가 부족하고, 한 번 클리어하고 나면 다시 플레이할 가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곤 하죠. 한편, 인류 역사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였던 19세기 산업 혁명 시대를 경험하기에, <아노 1800>보다 더 좋은 교과서는 앞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 나가며 비록 가공의 이야기, 허구에 불과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만드는 자들이 결국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모든 창작물에는 그것이 탄생한 맥락과 배경이 담깁니다. 게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몇 년 사이, 가짜 뉴스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했고, 어떤 게임들은 이런 사회 문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때로는 가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의도를 비판하는 임팩트 게임으로, 때로는 대중의 언론 소비 양상을 반영한 게임 메커닉으로, 또 때로는, 가짜 뉴스의 전파 방식을 다루는 게임 모드로, 게임은 우리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은 비록 가짜 뉴스라는 하나의 현상이 반영된 게임에 대해서만 다루었지만, 이 세상 수많은 게임들 모두, 각자가 반영하고 있는 나름의 현실이 있을 것입니다. 재미를 넘어, 우리의 삶과 현실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 게임들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퍼지니 '전염병 주식회사' 하지 마?"
연합뉴스TV 보도에 '눈살' 연합뉴스TV가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염병을 다룬 영화나 게임의 소비가 늘고 있다"라며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거나 오락거리로 삼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보도해 비판받고 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로 전염병을 소재로 한 영화 <감기>와 <컨테이젼>의 VOD 이용 횟수가 증가했으며, 스스로 전염병을 설계해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염병 주식회사>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연합뉴스TV는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는 전염병을 단순한 흥미나 오락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라며 "소비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으니 <전염병 주식회사>를 오락거리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 뉴스 방송 이후, 인터넷에서는 해당 보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우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효과적인 예방 대책과 방역으로 잡아야지,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고 해서 병이 사그라들지는 않는다는 것. <전염병 주식회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을 얻어 개발한 게임으로, 실제 전염병 전파 과정을 익힐 수 있는 유용한 시뮬레이터로 평가받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전염병 주식회사>를 "환경요소 및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질병이 확산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기능성 게임으로 분류했다. 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한 엔데믹 크리에이션(Ndemic Creations)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이후 다운로드가 급증하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조언은 얻을 수 있겠지만, 즉각적인 해법은 주지 못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정보는 게임이 아닌 보건당국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장을 내기도 했다. 그런데 전염병이 전파되는 지금, 전염병을 소재로 한 콘텐츠 소비를 문제 삼고 있으니 영화와 게임을 실제와 혼동하는 것은 과연 누구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엔데믹 크리에이션은 지난 12월, <전염병 주식회사>의 새로운 전염병으로 사람들을 호도하는 '가짜뉴스'를 추가한 적 있다.
소니의 작전 변경! PS5 공식 페이지로 보는 9세대 게임기 홍보 전략
뉴스레터 접수만 받는 PS5 페이지, 어떻게 볼 것인가? 4일, 소니가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PS5)의 공식 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페이지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고 뉴스레터 신청만 받고 있어 소니의 PS5 홍보 전략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PS5의 출시는 2020년 홀리데이 시즌으로 잡혀있는데, 소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3에 참가하지 않는다. 전세계 미디어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E3인데, 이곳에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소니는 E3, 게임스컴, TGS 등 주요 게임쇼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기기의 모습, 사양, 컨트롤러, 가격, 그리고 출시 일정 등을 구체화해나가면서 홀리데이 시즌에 판매를 시작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2019년, 소니의 E3 불참은 '한 박자 쉬어가기'로 읽혔지만 이번에는 명백한 '작전 변경'으로 보인다. 소니는 예전 방식대로 차세대 기기 정보를 알리지 않고,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우리가 직접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인지 소니는 "알고 싶다면 우리 뉴스레터를 받으라"고 이야기한다. 2월 6일 기준, 소니의 PS5 페이지에 가보면 말 그대로 이게 전부다 (바로가기)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실제로 PS5 공식 홈페이지에 가도 별다른 정보가 없다. 8K 출력, PS4 타이틀 호환, AMD 커스텀 칩 사용 등 기존에 알려진 사양 정보도 홈페이지엔 빠져있다. 오히려 "차세대 PS에 대해 완전히 공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는 메시지까지 볼 수 있다. 대신 소니는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PS5 관련 최신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메일 주소와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앞으로 소니가 발송할 PS5 뉴스를 볼 수 있는데, 이는 E3 등 대형 게임쇼에서 미디어 발표회를 열고 자사 기기를 발표하던 시절과 확연히 대비된다.  2005년 E3 소니 컨퍼런스에서 PS3를 최초로 선보이는 쿠다라기 켄 SCE 회장. PS4 또한 2013년 E3 소니 컨퍼런스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실제로 과거의 경험을 유추해 E3 대신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기기 박람회 CES 2020에서 PS5 실물과 가격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공개된 PS5 관련 정보는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로고와 일부 사양이 전부였다. 정작 CEO 요시다 겐이치로가 힘주어 발표했던 것은 전기차 '비전-S'였다. 종합해보면 소니는 대규모 공식행사에서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발표하는 것보다 소비자 개개인에게 직접 소식을 전달하기로 방향을 바꾼 셈이다. 이는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와 친밀도를 높일 수도 있다. # MS "우리는 하던대로 할게"... 미디어 스포트라이트 독점? 소니의 오랜 경쟁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규모 게임 행사마다 한 단계씩 새 소식을 알리는 전통적 방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MS는 작년 6월 E3 2019 브리핑에서 차세대기 '스칼렛'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연말 게임어워즈에서는 'Xbox 시리즈 X'의 외형과 컨트롤러를 공개했다. ▲ Xbox, Xbox 360 출시작 전부 호환 ▲ X클라우드 지원 ▲ 론칭작 <헤일로 인피니트>,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등의 정보는 모두 게임 관련 행사에서 공개됐다. # 소니와 MS의 엇갈린 선택, 누가 이길지 아직 모르지만... 시장 조사기관 니코파트너스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PS4의 출하량은 약 9,160만 대, Xbox One의 출하량은 약 4,100만 대로 PS4가 Xbox One을 2배 가까이 앞섰다. 판매량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8세대 게임기 대전은 소니의 판정승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9세대 게임기 출시를 앞둔 소니와 MS의 홍보 전략은 분명 비교된다.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한 정보 독점을 선택한 MS는 거의 모든 플랫폼의 미디어의 지면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니는 유저들에게 직접 정보를 전달하기로 한만큼 더 광범위하고 빠르게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이것이 인플루언서가 기존 미디어보다 정보 전달력과 영향력이 더 강하다는 반증이라는 시각도 있다.  소니와 MS의 방식 중 누가 최적의 선택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E3에서 MS가 미디어 컨퍼런스를 여는 시간에 소니가 유저들에게 직접 주요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를 발송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2019년 PS4의 누적 판매량은 1억 600만 대를 돌파했다. PS4 구매자 중 10%만 뉴스레터를 신청해도 1천만 명의 유저가 거의 동시에 새로운 소식을 보게 된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인 게임 유저의 특성상 PS4 구매자 중 약 40% 정도(약 4천만 명)가 뉴스레터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가장 크고 효과적인 광고 시장으로 평가받는 미국 슈퍼볼 광고에서 올해 평가 2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 소나타 CF는 현재 유튜브에서 4천 1백만 뷰를 기록 중이다.
변호사와 검사의 화끈한 삿대질 😅
여러분은 '역전재판'이라는 게임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주관적으로 갓.겜.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ㅎㅎ 변호사가 되어 억울한 용의자들의 무죄를 받아내는 게임이죠. '법정게임'이라는 유니크함을 가지고 있지만, 소재 외에도 장점이 많은 친구입니다. 역전재판 시리즈는 1~6까지, 역전검사 시리즈는 1~2까지 발매되어 있으나, 저는 각각 3편과 2편까지 하는 걸 추천해요. (번역과 스토리 연계를 고려해서)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나는 단서를 찾아, 논리적으로 추리하는 걸 좋아한다. 나는 스토리가 탄탄한 게임을 원한다. 나는 등장인물이 재미 없으면 화가 너무 난다. 출시된 지 꽤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빛나는 게임의 매력을 소개해 드립니다~ 1. 쪼-금 부족해 보이는 등장인물들. 변호사 나루호도입니다. 검사 미츠루기입니다. 검사든 변호사든 빙구미가 넘칩니다. 반대 진영에 서 있지만, 진실을 위해서는 똘똘 뭉치기도 하는 귀여운 사람들입니다. 정말 푸근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죠. 주인공도 매력적인데,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뜬끔없는 인물들이 넘 재밌습니다. 그리고 모두 정이 넘치며, 매력 있고, 진실을 향한 끈임없는 열정이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게임 중에서 답답함에는 TOP4안에 드는 인물들입니다. 특히 아주머니는 아주 대단하십니다. 모든 시리즈에 골고루 출연하시며, 들던 생각도 멈추게 만드는, 기막힌 언변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 분이 증언하러 오시면..너무 좋습니다...^^ 2. 생각보다 탄탄한 논리 전개 추리 게임은 아무래도, 억지스러운 과정이 있기 마련인데, 추리게임을 좋아하는 저자의 경험상, 가장 전개가 깔끔한 게임 중 하나 였습니다. 주인공들이 서로 주장하는 예시를 들으면서 설명해보죠. 주인공이 법률사무소가 범행장소라고 주장하며, 증인이 범인임을 고발하는 장면입니다. (1)피해자가 죽을 때 스탠드가 쓰러졌다. (2)증인은 범행장소에 떨어져 있는 유리조각을 보고 스탠드라고 말했다. (3)어떻게 증인은 스탠드의 파편인 걸 알았지??? (4)너..범행장소에 있었구나ㅎ 이런 식으로 깔-끔하게 증인을 몰아세웁니다. 그런데 ㅇㅣㄸㅐ 미츠루기는 거만하게 반박합니다. (1)증인과 피해자는 서로 꺼림칙하게 아는 사이었다. (2)증인은 피해자를 지금까지 도청해왔다. (3)도청파일을 듣다가 스탠드인걸 알았지~^^ 이런 식으로 서로 주고 받으며, 법정이 진행됩니다. 변호사는 끊임없이 증인을 추궁하며, 검사는 이를 반박하고 동시에 용의자를 압박합니다. 3. 재밌는 전개와 스토리 소올찍히 추리 게임은 스토리가 주가 되지 않아서, 짱짱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역전재판 타임라인은 군더더기 없으며, 결말이 뻔하지도 않습니다. 특유의 편안하고 통통튀는 분위기가, 게임에 몰두하게 만들죠. 기억에 남는 장면 몇 개 골라봤습니다. 진짜 재미있었던 장면이어서, 사진만 봐도 즐겁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3분동안 발언권 준다면서, 우어엉ㅇㅇ워엉ㅇ웡ㅋㅇ 이러고 있습니다. 나이에 비해 젊게 사시는 분이네요.^^ 스윗하게 말을 귀담아주는 나루호도의 모습.. 제가 봐도 훈훈한 남친의 정석이었습니다. (메..모...) 증인을 너무 몰아세우면, 무서운 형님들이랑 면담도 합니다. 진짜 가는 것도 아닌데 두근두근 하더군요. 하지만 결말은 훈훈하게~ # 재미와 감동을 모두 줍니다. # 꽉찬 스토리를 자랑합니다. 3. 여러 컨텐츠의 시도 스토리가 아무리 재밌다고 하더라도, 모든 작의 추리법이 일관성 없이 비슷하다면, 반복되는 추리에 질리게 될 것입니다. 역전재판 시리즈는 이를 적절하게 잡았죠. 증인과 함께 하는 자물쇠놀이가 생겼습니다. 숨기는 사실을 하나씩 추론하는 컨텐츠죠. 진실게임해서 이기면 자물쇠 하나씩 열 수 있어요. 증인이랑 체스놀이도 있습니다. 역전검사 때 새로 나온 시스템입니다. 시간이 똑딱똑딱 줄어드는데, 시간에 맞춰 알맞게 추궁해야 합니다. 얼굴만 나오던 전작과는 다르게, 역전검사에서는 이런식으로 미츠루기를 움직여 증거를 찾으러 다닙니다. 빡빡이 아조씨 두명이 참 귀엽군요.ㅎㅎ 4. 적당한 난이도 난이도야 말로 추리게임이 모든 고민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죠. 어찌 되었든 '추리'게임 이니까요.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역전재판은 전체적으로 적당한 난이도를 유지합니다. 각 작품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일부로 쉬운 난이도로 만듭니다. ( 유저에게 감을 잡게하기 위해서라 생각합니다. ) 후반으로 갈수록 deep한 내용과 분위기를 위해, 난이도를 상향 조정합니다. 그렇지만 이런식으로 나루호도가, 자신 안에 누군가라도 있는 것처럼, 논리적으로 도와줍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된다면 증거품을 이리저리 둘러보면 힌트를 충분히 얻으십니다. 5. 미사일 미사일?? (얘는 형사 등장인물이 키우는 강아지인데 게임 중에서 깡총깡총 뛰는 모습이 넘모넘모 기업고 신나서 뛰댕기다가 큰 개 만나면 무서워서 도망가고 요기조기 다니면서 증거품 물어오고 갔다오면 왈왈왈왈 하는데 매우매우 귀업슴니다.) { 글을 마치며 } 제가 매우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라 글이 길어지더라도, 하나하나 가르쳐드리고 싶었습니다. 깔끔한 논리, 짱짱한 스토리, 매력적인 주인공을 제 글과 함께 만나러 떠나볼까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여러분들도 이제 피하실 수 없습니다. 나루호도(변호사)의 우렁찬 목소리로 여러분들을, '역전재판'으로 초대합니다.
철권7의 한 캐릭터가 격투대회 EVO의 권위를 실추시켰다
<철권7>에 2019년 12월 10일, 간류와 함께 추가된 '리로이 스미스'(이하 리로이)가 <철권>과 격투게임 유저, 나아가 세계적인 격투게임 대회 'EVO'까지 뒤흔들고 있다. 심각한 OP 캐릭터로 정평이 난 리로이로 인해, <철권> 시리즈 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게임은 출시 이후,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의 고우키, <아랑전설> 시리즈의 기스 하워드 등 외부 IP 캐릭터를 추가하며 게임의 밸런스가 문제를 겪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리로이는 이들보다 더 나아가 '무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철권> 한국 프로게이머인 '무릎'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무릎 선수는 <철권7>이 고우키, 기스 같은 DLC 캐릭터를 출시하면서 점점 방향성을 잘못 잡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요즘 추가되는 캐릭터에 따른 밸런스를 보면, 지금까지 내가 한 <철권>이 점점 무너지는 느낌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낮은 조작 난이도 비해 지나치게 강한 대미지, '역대급 최상위 티어 불명예' 안아 리로이는 태생부터 대미지부터 딜교환, 스펙, 낮은 조작 난이도 등 여러 성능 면에서 타 캐릭터를 압도했다. 보통 격투게임의 캐릭터는 이런 점들이 저마다의 격투 스타일과 섞이며 다양한 비중으로 조절, 표현된다. 여기에는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거나, 혹은 전반적으로 OP가 되지 않는 밸런스 조절이 동반된다. 하지만, 리로이는 이러한 격투게임이 가져야 할 밸런스 규칙을 무시하는 듯한 성능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유저 숙련도를 떠나 전반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리로이의 카운터는 리로이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대급 최상위 티어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유사한 이슈로 화제가 된 <스트리트파이터> IP의 '고우키'는 <철권>의 흐름과 다른 운용법을 가지며 강한 캐릭터로 분류되기는 했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조작 난이도와 이해를 해야 했다. 또 여러 차례 하향 패치를 겪으며 과거보다 약해진 모습이나, 여전히 타 캐릭터에게는 위협적인 대상이다. 하지만 리로이는 상대적으로 아마추어 고수 이상이라면 누구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조작 난이도와 강력한 대미지를 가지고 등장했다. 대부분 확정타로 연결돼 대미지를 주기 쉽다. 국민콤보(국콤)도 타 캐릭터 대미지에 비해 쉬우면서 높은 대미지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공중콤보와 레이지아츠를 섞어 사용한 평균 대미지보다 높은 수치를 가지고 있다. 낮은 난도에 높은 대미지만큼 메리트 있는 국민콤보는 없다. 물론, 레이지아츠까지 사용하면 대미지는 90을 훌쩍 넘기도 한다. 스킬 후 걸리는 딜레이, 즉 '후딜'에 대해서도 리스크가 매우 적어 상대에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작다. 속칭 '퓨전'이라 불리는 침잠포배권의 경우, 최초 버전에는 딜레이캐치(딜캐)가 없어 악명이 더욱더 자자했다. 1월 말 패치를 통해 딜레이캐치도 생기고 가드백도 감소했으나, 감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외 여러 기술도 전반적으로 오버스펙되어 있다.  침잠포배권은 패치가 돼도 여전히 강하다. # EVO 재팬 2020 8강 중 6명이 리로이 선택, 우승 소감은 "리로이를 골라라" 리로이는 역대급 OP로 불리며 대회에도 영향을 미쳤다. '리로이7'이라고 불릴 정도로 리로이를 주 캐릭터로 내세우는 유저, 선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1월 25일 일본에서 열린 EVO 재팬 2020 <철권7> 경기는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대부분의 유저가 리로이를 선택해 참가했다. 실력이 중요한 대회이기에 참가자들은 자신의 주 캐릭터를 선택하기 마련인데 리로이가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에 이와 같은 현상이 생겨났다. 리로이가 EVO 재팬 2020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유저 패러디 이미지. 당시 대회에 참석한 프로게이머 '무릎'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든 유저가 'EVO 재팬은 리로이 밭일 것이다'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900명 이상의 참가자 가운데, 다수가 리로이를 선택했다. 체감상 80% 정도 되는것 같다"고 말했다.  무릎은 "예선에 리로이를 하기는 했으나, 이건 아닌 것 같아 스티브, 자피나로 했다가 (자피나 선택 시) 리로이에게 졌다"며 "나만 이런 경우를 겪은 것이 아니다. 탑 플레이어, 프로 모두 리로이에게 패배했다"고 밝혔다. 논란 가운데 벌어진 8강은 더욱더 가관이었다. 총 8명의 참가자 중 줄리아 1명, 밥 1명을 제외한 6명이 모두 리로이를 들고나왔다. 누가 리로이를 잘하는지와 다름없는 경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세계적인 격투게임 대회에서. 무릎 선수는 "리로이를 비롯해 고우키, 기스는 기존 <철권> 캐릭터에 없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불리하다는 느낌이다"라며, "이들로 입문하는 유저도 있겠지만, 오히려 더 <철권>에 흥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아마, 떠나는 유저도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VO 재팬 2020 8강 대진표(출처: 무릎의 철권TV TekkenKnee). 패치가 진행된 이후에도, 현재 리로이의 악명을 잠재우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단순한 하나의 캐릭터의 밸런스 불균형이라고 여기기에는 리로이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EVO 재팬 2020서 리로이로 우승한 태국의 'BOOK' 선수는 소감 가운데 "리로이를 골라라(Just pick Leroy)"라고 말하기도 했다.  EVO 재팬 2020 당시 BOOK 선수의 소감(출처: STK 유저 유튜브). # 기대감은 전혀 다른 결과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리로이는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과 함께 영춘권이라는 실존 격투를 차용하며 자피나와 간류, 파쿠람을 제치고 시즌3 신규 캐릭터 중 확실한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전혀 다른 결과로 바뀌고 말았다. 리로이는 미미한 패치 한 번으로 끝날 캐릭터가 아니다. 다른 캐릭터를 압도하는 밸런스는 격투게임에서는 치명적인 문제다. 오는 7월에 있을 EVO 2020 이전에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EVO 2020 역시 EVO 재팬 2020과 마찬가지로 리로이로 시작해 리로이로 끝나는 참담한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철권7>의 마이크 머레이 메인 프로듀서는 지난 1월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3.21 버전에는 리로이에 대한 전투 조정이 포함되며 오는 2월 중순에 출시할 예정이다. 철권 월드 투어 2020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캐릭터의 전투 밸런스 조정도 진행된다. 계속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향후 대처가 주목된다.  현 시점에서, 리로이는 '갓로이'나 다름없다. 아니, '킹갓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