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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중산층은 생각보다 훨씬 가난해

지난해 여름 일어난 브라질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태국의 반정부 시위의 공통점이 있다면 시위에 참여하는 중추세력들에 ‘중산층(middle class)’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엄격히 따져 얼마를 벌면 ‘중산층’에 속하는 걸까요? 국제노동기구(ILO)는 경제 상황이 각기 다른 국가별 정의 대신 전 세계 70억 지구촌 인구 안에서 중산층의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ILO 기준에 따르면 중산층은 하루 수입 4~13달러(5천 원 ~ 1만 5천 원)를 버는 사람입니다. 홑벌이를 하는 가장의 4인 가족을 상정하더라도 하루 수입 4만 원, 한 달 수입 120만 원으로 가족 네 명이 지내는 셈이니 대한민국에선 중산층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액수입니다. 어쨌든 ILO의 정리를 들여다 보면, 우선 하루에 2달러가 채 안 되는 생계비로 살아가는 빈곤층이 30억 명입니다. 빈곤층을 제외한 40억 명 가운데 14억 명 정도가 하루 수입 4~13달러를 벌어들이는 이들이고, 여기에 하루에 13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지구촌의 부유층 3억 명을 합하면 전체 노동인구의 41%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비중은 오는 2017년이면 전체 노동인구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ILO는 또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전형적인 중산층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TV가 있는 집에서 살고, 금융 서비스나 기본적인 보험에 들어 있고, 상수도를 비롯해 최소한의 위생 조건이 충족된 곳에서 지내고 있으며, 최소한 수입의 2% 정도는 여가에 쓴다는 겁니다. 통념상 지구촌의 새로운 중산층은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의 경제 성장과 함께 급증한 생산직 공장 노동자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공장의 생산직 노동자들은 전 계급, 계층에 걸쳐 15~20%대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습니다.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 이후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산업화와 함께 새로운 중산층이라는 하나의 계층이 출현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둘러싼 삶의 조건은 여전히 열악합니다. 공해에 찌들어 있고, 범죄가 빈발하는 대도시에서 만원버스, 지옥철 타고 출퇴근하며 힘들게 일해서 돈 벌어봤자 보험료 내기도 빠듯한데, 진짜 부자들은 탈세에 부정부패로 배를 불린다는 사실이 알려집니다. 이제 이들은 자연스레 민주적인 절차와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을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세계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브란코 밀라노비치(Branko Milanovic)는 특히 중산층의 지역적 분포에 주목합니다. 밀라노비치는 브라질과 태국의 중산층 시위대에 대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1870년 경에는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의 2/3 가량이 계급 문제로 설명이 됐어요. 지금의 불평등의 2/3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지역입니다. 과거에는 계급투쟁이 노동자 계급의 주된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부유한 나라, 부유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게 너 나은 전략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실천하기 굉장히 어려운 전략이죠.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중산층들은 자기 나라를 부유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거리로 나선 거죠. 여기서 말하는 부유한 나라는 절대적인 소득이나 경제지표 뿐 아니라 분배 정의가 실현된, 사회안전망이 확충된 나라를 의미합니다.” (Guardian) 원문보기(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4/jan/20/new-middle-classes-world-p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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