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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에서 책을 사는 이유

<동네서점에서 책을 사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지만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책 구매 의향이 1도 없던 돈 없는 대학원생이 동네서점에만 가면 두세 권씩 책을 사들고 나와 예정에 없던 돈을 지출한 후 점심과 저녁을 컵라면으로 해결하는 이유에 관한 고찰> 정도가 되겠다.

나는 정기적으로 두 달에 한 번씩 근처 동네 서점을 방문한다. 문예지 Axt를 수령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은행나무에서 발행하는 Axt와 민음사에서 발행하는 Littor를 구독하고 있는데 Littor는 택배로 배송이 오지만 Axt는 '동네책방 x Axt' 행사를 통해 신청해서 두 달에 한 번씩 직접 동네서점을 방문해서 수령해야 한다.(귀찮은 부분도 있지만 1년 구독료 육만 원 중 만 오천 원을 동네서점에서 책 구매 시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 구독 선물로 받은 Axt 머그컵을 연구실에서 커피를 마실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후회는 없다.) 처음 방문해 Axt를 수령할 때는 적립금 만 오천 원을 핑계로 부담 없이 책 두 권을 구매했었다. 그런데 그 뒤로 이어진 세 번의 방문 동안 나는 책을 살 계획이 전혀 없었음에도 매번 적어도 한 권의 책을 사서 나왔다. 밥 먹을 돈도 넉넉지 않아 책을 사면 그 날 점심과 저녁을 컵라면으로 때워야 함에도 말이다. 심지어 오늘 Axt를 수령해 오면서도 Axt 28호와 함께 두 권의 책을 사고 말았다.(예정에 없던 21,400원을 지출했으며 아마 내일까지 라면을 먹게 될 것이다.)
유용하게 사용 중인 Axt 머그컵

평소 대형 서점을 자주 방문하곤 한다.(두 달에 한 번씩 가는 동네서점보다는 확실히 자주 방문한다.) 지방에서 기숙사에 살며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인지라 서울이나 경기도에 올라갈 일이 많아 터미널을 자주 가게 되고, 그때마다 터미널에 있는 대형 서점을 들르는 것이 정해진 루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서점에서 책을 사들고 나오는 일은 손에 꼽는다. 정말 기다리던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나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있어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책이 도착하는 걸 도저히 기다릴 수 없을 때가 아니면 대형 서점에서는 이런 책들이 있구나, 요즘 이런 책을 많이 읽는구나 하며 감상만 하고 나올 뿐이다.

그런데 대형 서점에서는 잘만 발동하던 자제심이 유독 동네서점에만 가면 흔적도 찾을 수 없이 사라지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책을 들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동네서점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도대체 뭐길래 그런 신비하고도 해괴한 일이 발생하는 걸까?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서점에는 없는 책이 없다. 내가 사고픈 책이 있다면 검색을 통해 거의 반드시 찾을 수 있으며 구매도 간편하다. 동네서점은 정반대다. 있는 책 보다 없는 책이 더 많고 당신이 읽고 싶은 어떤 책은 아마 동네서점에서는 찾기 힘들 확률이 높다. 책을 구매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직접 동네서점에 방문해서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서점에서 해주는 온갖 할인들은 받지도 못한 채 정가를 주고 사야만 한다. 역설적이게도 바로 여기에 동네서점에만 가면 지름신이 내리는 이유가 있다.

모든 대형서점은 베스트셀러나 유명한 작가의 책, 지금 한껏 이슈 몰이를 하고 있는 책, 지금 흥행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들을 매대나 서점 전면에 거대하게 배치한다.(예를 들면 최근 영화로 나온 <작은 아씨들>의 리커버판이라던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책, 오랜 시간을 거쳐 검증받은 작가의 신간들이 있겠다.)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그곳에 있는 책들에 대해 SNS에서, TV에서, 인터넷 뉴스에서, 방송에서, 유튜브에서, 팟캐스트에서 이미 들어봤을 것이다.(줄거리나 내용까지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곳에는 모험이나 새로운 만남이 없다. 심지어 선택의 자유도 없다. 당신이 자유의지를 통해 선택했다고 착각하는 그 책은 베스트셀러 매대에 놓인 고작 몇십 권의 책들 속에서 눈에 띄었을 뿐이다. 몇십 권의 책이라는 너무나도 좁은 풀(Pool) 속에서 한 권의 책을 고르는 것을 과연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 세상에는 무한대에 가까운 책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말이다.

물론 대형서점에는 베스트셀러 외에도 온갖 책들이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일일이 책꽂이를 들여다보며 찾아야 하는데 반해 베스트셀러는 눈에 가장 잘 띄는 곳, 서점 한가운데나 입구 바로 앞에 있으며 심지어 검증받은 데다 유명하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아마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들이 꽂혀 있는 그늘진 책꽂이까지 가지 못한 채 베스트셀러 매대에서 한 권의 책을 집어 들고 구매를 마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자기만의 독서 취향을 만들어 갈 기회, 유명하지 않지만 좋은 책을 만났을 때 느낄 수 있는 기쁨, 우연히 만난 책이 너무나 재미있을 때 몰려오는 즐거움을 박탈당하고 만다.

그러나 동네서점은 다르다. 동네서점에 방문해서 책을 구경해보면 아마 당신이 알고 있는 유명한 책 보다 듣도 보도 못한 책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새로운 책, 유명하지 않은 책,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 나에게 맞을지 아닐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처음 보는 책들까지. 동네서점은 모험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대형서점의 구석진 책꽂이 모퉁이에 꽂혀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책을 동네서점에서는 서점의 한가운데 진열된 상태로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수없이 많은 책이 있는 대형서점보다 동네서점에서 더 오랜 시간 책을 구경한다.(정신을 차려보면 1시간째 책 표지와 안을 들여다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서 전혀 본 적 없는 새로운 책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몇 권의 책을 사들고 서점을 나오게 된다. 물론 동네서점에서 산 유명하지 않고 듣도 보도 못한 책이 재미가 없거나 유익하지 않을 수도 있다.(사실 그럴 확률이 더 높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나의 독서 취향이 어떤지 파악하게 되고 좋은 책, 재밌는 책, 나에게 잘 맞는 책을 스스로 고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나에게 맞지 않는 베스트셀러들을 유명하기 때문에,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꾸역꾸역 읽어 나가는 일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게다가 작가도, 줄거리도, 내용도 전혀 모르는, 베스트셀러 검증은커녕 살면서 아예 처음 보는 책을 내 판단으로 골라 집어 들고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도저히 손에서 놓지 못할 때 느껴지는 짜릿한 즐거움은 누구나 읽는 베스트셀러를 읽을 때 느끼는 즐거움과는 아예 다른 종류의 쾌감이다. 나는 새로운 책들을 만나는 모험과 내가 직접 고른 나만의 책을 소유하는 경험에 기꺼이 내 하루치 밥값을 지불하곤 한다.

오늘 동네서점에서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사기로 결심했다.(이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이공계 대학원생이 있다면 과학을 헛배웠다고 할 수 있겠다.) 작가도 처음 보는 이름이고 내용도 모른다. 그 옆의 책은 <유리문 안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수필이다. 그냥 표지가 예뻐서 샀다고 생각했는데 나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제목이 머릿속에서 나쓰메 소세키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버린 듯하다. 이 동네서점에 오지 않았다면 절대 마주치지 않았으리라고 예상되는 책 두 권이 과연 성공과 실패 중 어떤 경험을 남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동네서점에서 겪은 새로운 책과의 만남에 기꺼이 21,400원을 지불했다. 후회는 없다.(내일 세 끼째 컵라면을 먹을 때는 조금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오늘 사들고 나온 21,400원어치 책 두 권. 글 올리고 컵라면이나 사러 가야지.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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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서점에 가면 책을 자꾸 집게 돼요. 반면 대형 서점에 가면 책을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동네 서점은 소품 가게 같은 느낌이에요. 좀 더 내 취향이 맞는 아기자기한 게 있을 것 같아서... 아기자기한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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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출판물을 다루는 동네 서점 '오키로북스'
형식과 틀에서 벗어난 개성있는 주제의 책을 만날 수 있는 동네서점, '오키로북스'를 소개합니다. “오키로북스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철저히 취향입니다. 그래야 제가 책도 더 소개하고 싶고, 잘 소개할 수 있고 그래서요. 제 취향의 책들은 읽자마자 블로그에 리뷰를 써요.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은 서점이 꼭 해야 하는 일이죠. 작은 출판사라서 알리지 못했던 재밌고 좋은 책을 소개해서, 사람들이 관심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오사장님 <우리, 독립책방> 중에서- 대형서점에는 없는 특유의 느낌을 가진 곳! 독립 출판은 상업 출판과 달리 작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기에, 기존 출판사에 나온 형식과 틀에서 벗어난 개성있는 주제의 책이 많다. 1.이게 정말 사과일까? 한 소년이 책상 위에 놓인 빨간 사과를 보고 호기심이 발동해 ‘이게 사과일까? 사과가 아닌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한껏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이 책은 ‘사과’라는 사물에 대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상상하고 추론해 보는 ‘생각의 힘’을 알려 주어 창의적인 생각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2. 쓰기의 말들 모두가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글을 쓰지는 못한다. 인간을 부품화한 사회 현실에서 납작하게 눌린 개인은 글쓰기를 통한 존재의 펼침을 욕망한다. 그러나 쓰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안 쓰고 안 쓰고 안 쓰다 ‘글을 안 쓰는 사람’이 된다. 『쓰기의 말들』은 그들이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마중물 같은 책. 3.만두씨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눈앞의 풍경이 아름다워지는 마법이 만두씨와 작은 새에게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만두씨가 작은새를 구하면서부터 시작해 그들이 함께하는 이야기. 귀엽고 따뜻한 일러스트북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책 읽는 재미를 선사해줄, 재미있고 좋은 책들을 오사장님이 직접 큐레이션 합니다. 어떤 책이 재미있을지 몰라 책 읽기를 망설이던 사람도 ‘오키로북스’에 가면 즐거운 책 읽기에 빠져들지도 몰라요. 이 특별한 서점에 방문해서 나에게 꼭 맞는 운명 같은 책을 만나보는 것은 어때요? 【오키로북스 주소】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541-11 3층 【온라인구매】 【인스타그램】
독서의 달 맞이, 책 싫어하는 이가 방문해도 좋을 추천 감성 책방
Editor Comment 가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독서’. 무더웠던 날씨가 한풀 꺾이면서 바야흐로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다. 선선한 날씨와 함께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면 책 읽기 싫어하는 이들도 자연스레 손이 가기 마련. 9월 ‘독서의 달’을 맞이해 <아이즈매거진>이 전국 곳곳의 마음을 사로잡을 감성 책방들을 모아봤다. 일년이 저물어가는 가을, 낙엽 물드는 창가에 앉아 평소 관심 있던 책을 읽으며 취향 맞는 이들과 함께 여유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도서관 책 한 권의 여유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심야 서점 ‘책바’는 술과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센스 있는 메뉴판과 책속에서 나왔던 칵테일들을 제조하여 판매하는 매장은 책과 더욱 교감할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 공간 특성상 3인 이상부터는 입장에 제한이 되거나, 따로 앉아야 할 수도 있으니 혼자 혹은 2인이 가는 것을 추천한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서적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지친 하루의 끝에 무드 있게 책을 보고 싶다면 이만한 곳이 없을 터. 책바 주소 ㅣ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88-71 1층 101호 영업시간 ㅣ화 – 토요일 19:00 – 1:30 ‘기존의 것을 다르게 재해석한다’는 철학으로 잊혀진 아날로그의 감성과 영감을 자극하는 라이브러리가 있다. 서울 북촌에 위치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도시의 빠른 속도에서 벗어나 일상을 사유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 현대미술, 디자이너북, 시각 디자인, 건축공간 디자인 등 순수 예술에서 상업 예술까지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찾기 힘든 가치 높은 희귀 도서들이 많다는 것도 눈여겨볼 점. 1층 ‘Rare Book Collection’ 에서 희귀본을 직접 보고, 읽고, 영감을 받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매 월 소개하는 레어 컬렉션이 다르니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웹 사이트(library.hyundaicard.com)에서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대카드 DESIGN LIBRARY 주소 ㅣ 서울 종로구 북촌로 31-18 영업시간 ㅣ화 – 토요일 12:00 – 21:00 / 일요일 및 공휴일 12:00 – 18:00 파주 출판 단지 내에 위치한 ‘지혜의 숲’은 가치 있는 책을 보존, 보호하고 관리하며 함께 보는 공동 서재다. 크게 세 개의 관으로 구성된 이곳은 학자 및 지식인, 연구소에서 기증한 도서를 소장한 1관과 우리나라 출판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2관, 유통사와 박물관, 미술관에서 기증한 도서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로 이루어져 있는 3관으로 나눠져 있다. 책과의 교감을 가장 중요시하는 ‘지혜의 숲’은 독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독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복합문화공간. 지혜의 숲 주소 ㅣ 경기 파주시 회동길 145 영업시간 ㅣ평일 10:00 – 20:00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이곳은 명동 ‘씨네라이브러리’다. 해외의 도서관을 떠올리게 만드는 계단식 구조와 높은 천장이 매력적인 곳. 벽을 한가득 채운 수많은 서적은 평소 책을 즐겨하지 않더라도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마음에 드는 책이 높은 곳에 있다면, 고소 공포증을 이겨내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보자. 지식과 함께 성취욕까지 가져갈 수 있는 특별한 재미를 더해줄 테니. CGV 명동 씨네라이브러리 주소 ㅣ 서울 중구 충무로2가 65-9 하이해리엇 10층 영업시간 ㅣ 평일 13:00 – 21:00 / 주말 11:0 0 – 21:00 네이버 사옥 로비에 위치한 ‘네이버 라이브러리’는 ‘도서관은 정숙해야만 한다’는 편견을 깨고자 나타난 공간이다. 딱딱한 무드의 도서 문화를 탈피하고자 네이버의 메인 컬러인 그린을 포인트로 하고 책과 커피, 대화가 함께할 수 있는 장소를 연출했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서도 수상한 인테리어로 꼭 독서 목적이 아니더라도 들러볼 만한 곳. 한국의 포털 사이트를 대표하고 있는 기업답게 국내외 잡지 270여 종, 디자인 장서 17000여 권, 전 세계 전문 백과사전 2500여 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개인이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고가 희귀 장서, 잘 알려지지 않은 희소가치 있는 책들도 구비하고 있다.  네이버 라이브러리 주소 ㅣ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불정로 6 NAVER 그린팩토리 1층 영업시간 ㅣ 평일 09:00 – 19:30 / 주말 10:00 – 19:30 서점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위치한 감성을 파는 서점 ‘Ofr.’. 전 세계 관광객들의 명소가 된 매장이 ‘Ofr.Seoul’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성수동에 상륙했다. 작고 아담하지만 누구나 쉽게 책을 볼 수 있어 파리의 분위기를 잃지 않는 성수 안의 파리. 정기적으로 파리에서 보내는 책들로 가득한 공간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던 예술 서적과 독립 출판물들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함께 운영하는 편집숍 ‘미라벨(mirabelle)’도 주목할 점. 다양한 의류, 에코백, 소품, 액세서리류 등 감각적인 소품들도 만나볼 수 있어 더 이상 번거로운 구매 대행 없이 쉽게 구매 가능하다. 참고로 공식 인스타그램 @Ofrseoul을 통해 제품 입고 소식이 업데이트되니 서둘러 확인해보자. Ofr. Seoul 주소 ㅣ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9-18 2층 영업시간 ㅣ 수 – 일요일 13:00 – 19:00 식물과 유럽 빈티지 가구들로 꾸며져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평창동 책방 ‘북커스’. 개성 있는 컨셉의 외국 잡지는 물론 실생활적인 주제들의 책도 많이 취급하는 이곳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몇몇 서적에는 주인의 손글씨 코멘트가 붙어 있어 책을 고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책뿐만 아니라 한켠에 마련된 다양한 소품 잡화를 판매하는 공간과 더불어 여유로운 클래식 노래가 흘러나오는 카페도 갖춰져 있다. 서점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깃든 ‘북커스’, 한 번 방문하면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은 그런 곳이다. 북커스 주소 ㅣ 서울 종로구 평창 30길 10 영업시간 ㅣ 평일 11:00 – 21:00  / 월요일 휴무 한적한 단양 숲속에 위치한 ‘새한서점’은 영화 <내부자들> 촬영지로 유명해진 장소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 오래된 느낌을 주는 서점에는 보관하고 있는 책들만 무려 13만 권. 책방을 가득 채우는 세월이 담긴 가치 있는 헌책과 곳곳에 붙어 있는 의미 있는 글귀들. 특히나 전문서적과 원서 논문 자료를 많이 취급하며, 소장 가치 있는 기념품들과 문구류들도 판매해 눈길을 끈다. 산속에 작지만 오랜 시간을 담고 있는 ‘새한서점’은 책과 오직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공간이다. 새한서점 주소 ㅣ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본길 46-106 영업시간 ㅣ 평일 09:00 – 19:00 / 연중무휴 동굴 서점으로 유명한 을지로의 ‘아크앤북’. 서점과 라이프스타일샵이 결합된 이곳은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리딩테인먼트’를 지향한다. 도심 속 휴식공간인 듯 일반적인 서점과 달리 흔히 접하기 힘든 해외 작가의 아카이브북 및 사진집과 해외 잡지들이 다량 구비되어 있는 점이 특징. 감성과 지성 모두를 아우르는 ‘아크앤북’의 지향점과 맞게 다양한 예술 관련 서적이 눈길을 끈다. 아크앤북 주소 ㅣ 서울 중구 을지로 29 B1F 영업시간 ㅣ 평일 10:00 – 22:00 무수히 많은 책 사이에서 결정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장소가 있다. 바로 성북동에 위치한 읽고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점 ‘부쿠’. SNS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로 100만 구독자와 소통하는 큐레이터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곳은 1만 여 권의 추천 도서 뿐 아니라 MD 제품, 드라이 플라워 등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북카페다. 책이 전시되어 있는 곳곳에는 손 글씨로 책에 대한 코멘트나 인상깊은 구절 등이 적혀있어 굳이 읽어보지 않아도 취향에 맞게 책을 고를 수 있는 점이 포인트. 그럼에도 책을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면 책의 제목도 표지도 알 수 없게 포장되어 있는 ‘비밀의 책’을 구매해보자. 마치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 색다른 기분을 선사해 줄 것이다.   부쿠 주소 ㅣ 서울 성북구 성북로 167 영업시간 ㅣ 평일 10:30 – 21:00 연희동의 한 일반주택을 개조해 여러 상점으로 공간을 구성해놓은 이곳 2층에는 독립 서적을 판매하는 ‘유어마인드’가 있다. 이미 1세대 독립서점으로 익히 알려진 책방. 일반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분방한 양식을 가진 서적들이 구비되어 있으며, 독특한 사진집과 귀여운 일러스트가 그려진 책들이 특히나 많이 즐비해있다. 단순히 책을 사고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의자에 앉아 독립 작가들의 짙은 감성이 담겨있는 사진집과 책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유어마인드 주소 ㅣ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10-6 2층 영업시간 ㅣ 평일 13:00 – 20:00 / 화요일 휴무 디자인 및 예술 서적들로 가득한 ‘포스트 포에틱스’. 미술, 건축, 디자인, 사진, 패션 등 예술 전반의 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은 전 세계 크고 작은 출판사 200여 곳과 거래하며 출판물을 수입, 유통, 판매한다. 눈에 띄는 점은 철제 선반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이곳만의 독특한 진열 방식. 마치 옷을 개어 넣은 듯 책보다는 자연스레 표지에 시선이 가는 구조는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각 선반마다 다양한 해외 출판사의 특징이 적혀 있으며, 책뿐만 아니라 에코백, 디자인 소품들도 함께 판매하는 매력적인 공간. 평소 접하기 어려운 해외 서적들을 만나고 싶다면 주저 없이 방문해보자. 포스트 포에틱스 주소 ㅣ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0, 1층 영업시간 ㅣ평일 13:00 – 20:00 / 일요일, 마지막 주 월요일 휴무 경복궁역 한 자락에 위치한 ‘더 북 소사이어티’. 세모 모양의 로고와 두꺼운 초록문이 인상적인 이곳은 서점이자 출판, 큐레이팅 등 다양한 프로젝트 스페이스로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영감 보물섬이다. 국내외 시각 예술 분야의 독립, 아트북 출판 서적을 이곳만의 취향으로 엄중히 골라 채워 넣은 곳. 심지어 바코드를 볼 수 없는 책과 DVD 등이 숨겨져 있어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스터디 프로그램과 디자이너 토크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는 만큼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아지트처럼 찾는 공간. 더 북 소사이어티 주소 ㅣ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22 2층 영업시간 ㅣ 평일 13:00 – 19:00  / 월요일 휴무 by eyesmag supporters  강지민 / 김건호 / 김민성 / 김보미 박한준 / 배명현 / 이영준 / 정예진 더 자세한 내용은 <아이즈매거진> 링크에서
일본 수재 도쿄대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아래는 도쿄의 도요(東洋)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는 이상형(27) 객원기자의 글입니다.) 일본에서 대학 다니면서 늘 유심히 봤던 것 중 하나가 ‘내 또래들은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하는 거였다. 일본의 유명 서점이나 대학가 서점들의 책 배열과 레이아웃 스타일은 한국과는 좀 다르다. 놀랍게도 철학책들이 전면에 포진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의 수재 학교 도쿄대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도쿄대의 생협서적부(生協書籍部)에 따르면, 최고의 필독서는 미국 철학자 존 롤스의 ‘정의론’이라고 한다. 하버드와 MIT에서 가르친 존 롤스의 명저 ‘정의론’은 1971년에 일본어로 출간 됐는데, 오랫동안 품절 현상이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한다. 공교롭게 도쿄대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존 롤스의 제자인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책이다. 한국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원제 Justice)로 출간됐지만, 일본판의 제목은 ‘앞으로의 정의를 이야기해 보자’(これからの「正義」の話をしよう)이다. 2010년 4월~2017년 3월까지 7년 동안 베스트셀러 1위였다. 도쿄대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2~5위 책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2위는 스탠포드대 티나 실리그(Tina Seelig) 교수가 쓴 ‘20세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20歳のときに知っておきたかったこと)이다. 한국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출간됐다. 원제는 What I Wish I Knew When I Was Twenty. 2010년 3월 일본에 번역 출간됐을 당시, 일본아마존 종합베스트 1위에 오르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한방에 잠재웠었다. 3위는 뭘까. 경제잡지 기자로 일하다 스탠퍼드대로 유학 간 저자의 경험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사사키 노리히코.(佐々木紀彦) 제목은 ‘미국제 엔지이너는 정말로 대단한 건가.(米国製エリートは本当にすごいのか?) 미국 엘리트 교육에서는 경제학과 역사학을 중시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4위는 월터 아이작슨(Walter Isaacson)의 저작. 2011년 ... (기사 더보기 http://www.japano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3 ) 저작권자 © 재팬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재팬올(japanoll)다른기사 보기
MY AGIT - 01. 독립서점 '퇴근길 책 한 잔'
요새 독립서점에 관한 얘기들이 드문드문 SNS에 올라오곤 한다. 새로 오픈한 독립책방도 더러 있다. 내가 아는 단골 책방 사장님들에게 이런 얘기를 드리면 자신들도 왜 늘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이런 공간이 늘어난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다고 얘기한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는 낯선 공간일수도 있는 독립서점. 나만의 아지트를 소개하는 'MY AGIT' 첫번째로 나의 단골 책방인 '퇴근길 책 한 잔'을 공개하려 한다. 염리동 한 켠에 간판도 없이 자리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은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이곳이 책방인지도 알기 어렵다. 처음으로 퇴근길 책 한 잔을 방문했을때도 두어번 지나치고 나서야지 '아 여기구나'하고 발견했던 것이 기억난다. 외관상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내 인테리어도 다소 허름하다. 몇년 전에 공연했던 포스터들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고 탁자 주위로 제각각의 디자인을 가진 의자들이 놓여져 있다. 그런데 참 재밌게도 이런 공간에서 인디음악이 흘러나오고 시중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독립출판물들이 놓여 있고 거기다 그 너머로 다소 시크하게 앉아 있는 사장님까지 섞이면 아주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런 독립책방이나 개인공방과 같은 곳은 주인의 취향이 고스라히 드러나는 것이 제일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퇴근길 책 한 잔의 운영방식은 독특하다. 책방이지만 매주 금요일마다 영화상영회를 진행한다. 다소 열악한 환경으로 보이지만 직접 가서 보면 생각보다 괜찮다. 영화선정은 전적으로 주인장 취향. 그리고 맥주와 글라스와인도 따로 팔고 있어 영화 상영 직전에 주문해서 다들 한 모금씩 마시면서 영화를 감상하곤한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주인장이 주도하에 토론이 시작된다. '자 우리 이제부터 토론합시다'와 같은 어색하고 작위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해 얘기하고 그러다가 자신의 얘기 또는 지금 사회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렇게 서로의 얘기를 귀담아 듣게 된다. 금요일 밤 8시만 되면 서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면서 얘기하는 것이 이 책방의 일상인 것이다. 과연 그러면 '퇴근길 책 한 잔'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어떤 사람일까? 본인을 '자발적 거지'라고 늘 얘기하는 김종현 대표는 원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직장 이후 한 차례의 사업 후 정착하는 백수생활을 쫓다보니 지금의 퇴근길 책 한 잔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사실 상당히 이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 잡지 인터뷰에서 "주변에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놓고 서점을 열고 싶다는 친구가 있는데 어떻게 말려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그는 너무나도 당연스럽게 "괜찮든 말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는건데요. 망하면 자기 책임이지. 내가 하지 말란다고 안 할 거예요?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어떻게보면 열받을 정도로 쿨한 그의 답변 방식은 의외로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많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타인의 시선에서 오는 불안감, 이 때문에 사람들은 몇 겹의 걸친 껍질로 자신을 꽁꽁 싸매고 다닌다. 그러나 퇴근길 책 한 잔에 와서 김종현 대표를 만나면 그런 것들이 소용이 없다. 불안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없다. 그렇기 때문에 퇴근길 책 한 잔에 오면 사람들은 가면을 쓸 필요가 없다. 굳이 잘난척해보일 필요도 없고, 내 얘기를 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내가 나로 온전히 있을 수 있다는 안정감은 좀처럼 느낄 수 없는 행복감이다. 이런 사장님의 스타일 때문인지 한 번은 책방에 오신 성소수자분이 갑자기 초면에 커밍아웃을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만 들어도 그 효과를 짐작할만 하다. 내가 이 곳을 단골 책방으로 삼은 뒤 얼마뒤에 사장님의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거기서 그는 이렇게 얘기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공간을 원하고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한다. 다만, 그들에게는 그런 공간이 없었을 뿐이다." 난 사장님의 말에 문득 퇴근길 책 한 잔을 자주 갔던 시절이 생각났다. 지방에서 열망을 가지고 상경했던 나는 서울에 오면 무언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와 얘기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런 사람들을 찾는다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별안간 학교를 휴학하고 퇴근길 책 한 잔을 처음 방문했던 날. 나는 그 날 이후로 약 6개월 간 매주 금요일 퇴근길 책 한잔에서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사람들과 만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밤이 늦으면 사장님과 함께 서점문을 닫고 근처 포장마차로 향했다. 그렇게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로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알 수 있었다. 그 짧았던 순간은 분명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한 데 모여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는 경험하기 전까지 알 수 없었다. 퇴근길 책 한 잔은 그저 단순한 책방이 아니었다. 그 곳은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공간, 나와 비슷한 우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혹시라도, 당신이 이 글을 보고 퇴근길 책 한 잔이란 장소가 궁금해졌다면 주저말고 찾아가기를 권한다. 문을 열면 사장님이 언제나 그렇듯 다소 시크하게 반겨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아마 높은 확률로 이 책방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