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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밤 아래 위스키, 몽골#6

화장실도 별도로 있는, 나름의 시설을 갖춘 게르에서 푹 자고 일어났다. 장작도 충분하여 말똥을 가지고 연료로 사용하지도 않아 냄새마저 상쾌한듯 했다. 다만, 이 게르의 가장 큰 문제가... ...애벌레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2cm정도 되는 애벌래들이 열심히 등을 구부렸다 피면서 움직이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게르의 밖 천막은 그냥 애벌레로 덮혀있는 것 같았다. 문을 닫고 열 때 한 두마리씩 툭툭 떨어진다. 다행히 내부에는 10여마리 정도만 보이긴 했는데 밤에 몽땅 잡아 밖에다 던지고 자느라 달밤에 쇼 좀 했다. 날 밝은 아침에 보니 게르 밖에 바닥에 온통 애벌레 천지다. 밟지 않으려고 격렬하게 탭댄스를 추게 된다.
다들 눈을 뜨지도 않고 아침을 먹으러 가이드 숙소로 간다. 이제 세수나 꾸미는것도 내려놓고 자연에 맡긴 편한 모습들이다.
아침은 보통 빵, 계란, 커피 같은것으로 간단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에서 간단하게 먹는것과 크게 다른지 않다
의외로 저 피클같은 오이가 맛있다. 새콤하면서 아삭한 식감이 잠을 깨워주는 알람시계 소리 같았다.

다시 출발하기 위해 푸르공에다가 짐을 차곡차곡 싣고 있는데 여기 게르 관리인이 공룡 화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구경을 갔다. 게르들 한쪽 구석에 창고같은 건물에 들어가니 우선 낙타처럼 보이는 화석이 먼저 반겨준다. 처음에는 이게 공룡화석인줄 알았는데 관리인도 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이건 무슨 동물이었을까
공룡화석도 옆방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물에 사는 공룡의 화석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리고 처음에는 원형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으나 관광객이 하나둘씩 몰래 가져가서 절반정도만 남아서 다른 방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어디에서 온, 어떤 공룡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이 광활한 초원 한가운데 물에 사는 공룡의 뼈가 있다는 점이 신기하다.
굴곡진 오프로드를 벗어나 도로에 들어서니 손 마디 끝까지 편함이 느껴진다. 잠시 멈춰서서 쉴겸, 몸도 풀어줄겸 해서 내렸다.

가는길 도중도중 몸을 풀어줘야한다. 가는길이 100이라면 도로가 없는 오프로드가 90이고 아스팔트가 있는 도로가 10정도 된다. 그것도 장보러 잠시 들르는 마을 근처까지 가야 하기에 오프로드로 굳은 몸을 풀어주는게 중요하다.
마을에 들러 물과 함께 장을 보는데 이곳 시장은 규모가 꽤 있는 것 같다.
고기를 살 수 있는 정육점 같은 곳이 있는데 처음 들어갔을 땐, 정육점이 아니라 도살장인줄 알았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냉장고 없이 저렇게 펼쳐놓고 판매를 하고있다. 사람들이 둘러보며 원하는 고기를 구매해간다.

푸르공에 장을 본 짐을 싣고 나서 옆에 주차된 트럭에 있는 것을 보니 가죽들이다. 옷감 마냥 뽀송뽀송하게 있어서 살짝 만져봤는데 뻣뻣한게 동물의 사체를 만지는 느낌이 들어 빠르게 손을 뗐다. 촉감은 그랬지만 보기에도 따뜻해 보이는 동물털과 가죽들이다. 꼭 필요해보인다. 가을 저녁 날씨만 해도 헉 소리 나온다.
달리고 달려 드디어 고운 모래 언덕이 있는 사막에 도착을 했다. 사진, 영상에서만 보던 모래 사막이 어느덧 눈 앞에, 그리고 발로 밟아 보고 있었다.
초원과는 완전 다른 모습에 감탄만 하며 바라보고 있는데 또 하나 신기한건 사방이 모래사막인것이 아닌 초원 사이에 좁고 길게 펼쳐져 있었다. 그래서 사막에 올라 보면 양쪽 초원이 보이는 신기한 광경이었다
샌드썰매를 타기 위해 썰매를 빌려 가장 높은 모래언덕으로 올라갔다.
일반등산이 아닌 모래를 밟고 올라가자니 다리가 푹푹 빠지는게 천근만근이다.
다리가 후들거리니 사진을 고정해서 찍기가 힘들다. 모래사막이라 낙타를 탈 줄 알았는데 낙타는 저 아래 초원에서 타 볼 수 있고 모래사막에서 타는건 없었다.
의지로 썰매하나의 집념으로 올라간 모래언덕 정상에서 다 같이 앉아 해가 있는 곳을 바라보며 쉬었다. 차마 스마트폰을 꺼내기 무서운 곳이다. 모래가 곱기도 했거니와 한번 떨어트리면 찾을 수 없었다. 모래속에 들어가면 보이지도, 어디까지 내려가있는지도 보이지 않는다.

모래썰매는 생각보다 속도가 진짜 빨랐다. 모래가 튀어 오르며 안면을 살짝 터치하고 지나가지만 눈썰매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모래를 타고 쭉쭉 내려가는 재미에 환호성도 지르지만 다 내려오면 뭔가 입안에서 바삭바삭 모래가 씹힌다. 마스크가 참 중요하다.
모래사막을 벗어나 초원에서 낙타를 타며 모래사막과 함께 일몰을 구경한다
낙타는 우리를 태우고 이동하면서 끊임없이 땅에서 자란 풀을 뜯어먹고 걸어가며 큰일을 본다. 뒤에 있는 낙타를 타고 가면 별의별 모습을 다 보게 된다.
해가 슬슬 지기 시작한다. 다시 지평선 너머로 해가 숨기 시작하고 우리는 숙소로 현지인이 직접 살고 있다는 게르를 향해 다시금 덜컹거림에 몸을 맡긴다.

도착한 숙소는 정말 진짜 현지인이 살고 있는 곳이다. 주변에 여행자 게르는 커녕 현지인이 거주하고 있는 게르 하나만 있다. 이번엔 음식도 현지인이 직접 대접해주셨는데, 그 유명한(?) 마유주를 내어주셨다. 그것도 냄비째로.. 원래는 계속 숙성하다 연초가 되면 마시는데 손님이 왔다고 우리에게 내어주셨다.
저건 정말 최강이었다. 술을 좋아하기에 한 모금 마셨지만 처음 느껴지는 신맛과 우유가 요상하게 발효된것만 같은 맛에 미간도 꿈틀했다. 몽골오면 꼭 마셔보고 싶었는데 저렇게 현지인이 직접 만든 전통의 것을 먹으니 순간 2초정도 영혼을 놨다.

그러다 조금 있다보니 땡긴다.. 자꾸 찾게된다. 한주걱씩 냄비에서 퍼내는 속도가 빨라진다. 약간의 탄산도 있어서 속에서 살짝 꾸륵 올라올땐 그 역함에 괴롭기도 했지만 매력적인 맛이었다. 게다가 안주로는 우리나라 생삼겹살처럼 구워먹는 생양고기. 양고기의 냄새와 마유주의 냄새의 이중하모니가 기가막히다. 나랑 같이 먹는 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우리를 기가막히게 보고 있었지만 이건 꼭 먹어볼 맛이다.

1차 마유주 난리통이 끝나고 2차는 위스키와 보드카를 개봉했다. 라벨부터 몽골스러운 칭기스칸 보드카는 선물로도 많이 구매해간다고 한다. 실제 금가루가 들어간 칭기스칸 보드카도 있다고 하는데 마트에서 구경조차 못했다
점점 사람들과 친해지니 얘기도 많아지고 장난도 치며 밤이 깊어지기를 기다렸다. 그래도 오늘 밤에도 별을 봐야지
천체앱으로 찍어보니 초승달 옆에 밝게 빛나는 점하나가 목성으로 나온다. 진짜 목성일까? 저렇게 선명하게 빛나고 있는 모습에 오히려 의심이 든다. 목성과 달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이다.

푸르공의 불빛과 빛이 번져보이는 달, 그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자국이 남아 밤하늘 별빛의 시작을 열어준다
사진 보정하는것과 함께 사진 찍는 법도 함께 배워놔야겠다. 이런 기회가 왔을때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정도는 알아놔야겠다.
1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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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 보드카... 목이 타는 줄 알았어요. 그리곤 계속 알콜 냄새가 올라와서 😱 사막투어 하면 세상의 별을 다 본다던데... 부럽습니다.
@sellin 별이 많아서 시선을 떼기가 힘들었어요
으아닛! 공룡화석을 대체 왜 야금야금 가져가는거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밤하늘 사진 언제나 멋지네요 나도 몽골 가보고싶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nanmollang 그러게요 ㅠㅠ 다 있었으면 멋있었을텐데요..
공룡화석이 저렇게 방치(?)되어 있다니 재밌군요 ㅎㅎ
@CosmicLatte ㅎㅎ창고에 그냥 넣어둔듯이 자연스러웠어요
밤하늘 사진 진짜 놀랍네요..!
@n0shelter 잘 못찍는 제 사진 실력에도 밤하늘이 진짜 멋지게 담겨요~ 눈으로 보면 더욱더 감탄만 나옵니다
크 기다렸습니다.. 마유주,, 저는 길가던 마유주 장사꾼? (집에서 만들어서 마을에 파시는듯..?)에게 한모금 얻어 먹었다가 후다닥 차 뒤로 뛰어가서 뱉었습니다.. 진짜 도저히 삼킬 수 없는 맛 ㅠㅠ.... 취향에 맞으셨다니 신기하군요 핳핳! 개인적으로 보드카는 소욤보가 제일 맛났는데 드셔보셨습니까
@Voyou 소욤보는 못 마셔봤어요ㅠㅠ 라벨을 읽을수가 없어서 느낌으로만 사서 어떤걸 마셨는지를 모르겠네요^^;;;; 마유주는...특이하게도 계속 그 맛이 생각나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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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다큐멘터리분야 세계테마기행, 걸어서 세계속으로 처럼 짧은다큐 말고 최소 4부작 이상으로 진행되는 정통다큐멘터리 최소 2~3년 길게는 10년이상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수익적으로 판단하면 만성적자라 민영방송에서는 잘 다루지 않으려고 함. KBS나 EBS에서 많은 다큐가 방송되고 있고, KBS 차마고도, MBC 눈물시리즈이후 종종 고퀄자연다큐가 만들어지고 있음. KBS는 인사이트 아시아라는 프로젝트 팀이 있었으나 5년도안돼 경영진의 교체로 사라져버림.... 화제가되서 극장판으로 방영된 것들도 있고, 수상내역도 많음 (넘 많아서 위키검색바람...) 유명한거 몇개만 넣어봤구, 유투브에도 요새는 다 올려주니까 시간되면 꼭!!! 봐보기를 추천함 + 아래 예시든 거는 넷플에 올라와도 본전 뽑을 수...... MBC '눈물'시리즈 1. 북극의 눈물 (2008 / 4부작 / 극장판) 2. 아마존의 눈물 (2009 / 5부작 / 극장판) 3. 아프리카의 눈물 (2010 / 5부작 / 극장판) 4. 남극의 눈물 (2011 / 6부작) MBC 곰 (2018 / 3부작) KBS 차마고도 (2007 / 7부작) KBS 누들로드 (2008 / 6부작) KBS 순례 (2017 / 4부작) EBS 다큐프라임 시리즈 (2008~ ) 세계 문명사 대기획 (바빌론/로마/마야/미얀마/진시황) 사라진 인류, 흙,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등... 모든게 다큐프라임시리즈의 주제가 됨 +사족 나도 어릴적부터 역사나 자연다큐 좋아해서 자주 봤는데 우리나라 공영방송 다큐 퀄 진짜 좋음...... MBC저 시리즈도 워낙 수작이지만 KBS EBS도 다큐 보면 힐링되는 다큐도 많고, 지식 쌓는 쪽으로도 도움 많이 되고 다방면으로 사고도 넓히고 생각 많이 하게 돼. 출처 : https://www.dmitory.com/issue/15216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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