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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밤 아래 위스키, 몽골#7

유달리 해가 뜨기도 전에 먼저 눈이 떠졌다. 몽골의 초원 한가운데 파 묻혀서 잠을 청한것도 마지막이라서 더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침 일찍 눈을 뜨고, 전날 사놓은 생수로 깔짝깔짝 세수와 함께 양치를 한방에 끝내고 앉아서 주변 경관을 감상했다.
씻는 것도 게르 밖에 나와서 생수로 씻어야 한다. 추운 날씨로 얼굴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게 멀리서 본다면 얼굴에 불 붙은 것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
떠오르는 태양을 반겨주며 둘러보니 주변은 온통 가로 줄무늬가 새겨진 바위들 투성이다.
새삼 다시 한 번 느낀것이지만 몽골은 너무 광활한 초원들이 많다 보니, 계곡, 언덕, 돌들이 많은 곳들이 관광지가 된 것 같다. 상당히 이색적이긴 하다. 부드러운 굴고의 광활한 초원만 보다가 바람이 활퀴고간 바위들을 보고 있으니 다른 나라로 넘어와 있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짐을 정리하고 게르에서 나오는데 아직까지 전날 사막의 흔적들인 모래들이 털어져 나온다. 그렇게 털고 털었건만 신기하게도 계속 나온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도 나온다고 하니 사막의 질긴 여운은 알아줘야 한다.

다시 울란바토르로 돌아가기전 마지막으로 종교탄압이 있었을 당시 숨어 지냈던 동굴로 갔다.
동굴이라고 해도 한두명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게 파놓은 토굴이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이 안녕을 기원하며 놓은 돈들도 보인다.

토굴을 마지막으로 사막 초원 여행을 끝내고 여행의 시작이었던 울란바토르로 향하는 길은 그동안 길게길게 이동하며 내려온것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빠르게 복귀하고 있었다.
5일간 계속 초원속에 파뭍혀서 지내면서 24시간 지겹게 봐왔지만 막상 다시 도시로 들어간다는 생각에 자꾸만 아쉬워져서 가는길 잠시 멈추고 사진을 남기게 된다.

구름 몇 점만 둥둥 떠다니는 푸른 하늘 아래 안전을 기원하는 돌탑들이 쌓여 마지막 배웅을 해주었다. 언제 다시 와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다시 와서 돌하나에 안전의 기원을 담아 돌탑에 올려 두어야 겠다.
울란바토르가 도로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자 마음이 놓이기 시작한다. 그간 7시간 이상 차에 타도 잠들지 않았었는데 이제야 조금 졸리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초원에서 찬물에 샤워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생수로 고양이 세수만해도 괜찮았었는데 돌아올 때의 마음은 빨리 따뜻한 물에 몸을 씻고 싶다.

몽골에서의 마지막 숙소에 도착하니 완전 신세계가 따로 없다. 화장실에 문이 달려있으며, 온수가 나온다. 방 가운데 나무와 말똥을 태우는 난로가 없고, 맨발로 다녀도된다. 이런 간단한 것들이 없는 곳에서 참 만족하고 살았는데 돌아오니 몸이 만족해한다.

따뜻한 물에 끝내기 힘들었던 샤워를 하고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돌아 다녔다.
박물관 같았는데 공사중이라 들어가 보지를 못했다. 기와의 모습이 색상은 낯설게 느껴지나 그 전체적인 모습은 낯설지가 않다.

주의 표지판에 공차는 아이의 모습이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로 역동적이다. 점점 어둠이 깔리는 밤하늘에는 더 이상 별 무리들이 보이지 않는다. 도시의 빛들이 별빛들을 대신하고 있었지만 건물들 사이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달은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길을 걷다가 나온 광장은 징기스칸이 위엄있게 앉아 있고 주변에는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을 모아놓은 듯했다.

파르테논신전 처럼 생긴 건축물도 있었는데, 옛날 몽골제국일 때 유럽까지 진출했던것을 상징적으로 만들어 놓은게 아닐까 생각했다. 마치 파르테논 신전까지도 보고왔다는 의미로..
넓은 광장에 불빛 하나만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밝고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추운계절과 밤기운에 사람들도 없어서 더욱더 휑한 광장이었지만 덕분에 사진은 사람들에 치이지 않고 편히 찍을 수 있었다.

여행 마지막 음식으로 선택한 건 블랙버거 ''햄버거'' 였다. 몽골 전통음식이나 양고기요리와는 다른 메뉴로 선택했다. 그 간 몽골음식이 입에 맞지 않고 양고기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힘들어했던 사람들도 있어서 다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찾아보니 나름 유명하기도 했다. 이전에 블라디보스톡 여행 갔을 때 들렀던 DAB 버거가 생각나서 한번 먹어 보고 싶었다.
우리나라 수제 버거집과 크게 다른지 않은 인테리어에 편하게 주문한 블랙버거는 색까이 너무 이름 그대로 검정색이라 걱정은 했다.
막상 먹어보면 빵의 검색색은 무슨맛인지도 모르겠다. 안에 들어있는 패티가 소고기로 되어있는데 식감이 살아 있도록 굵게 갈아 만든거라서 좋았다. 토마토 이런 채소류들도 다 똑같지만 여기엔 고수가 들어간다.. 나는 고수를 먹기에 맛있게 햄버거 먹었는데 양고기 못먹던 사람들은 그대로 내려놓았다.
마지막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운만큼 우리도 마지막 아쉬움을 술로 달랬다. 라면에 과자뿐인 간단한 안주에도 서로 얘기하고 사진 찍었던것 보기에 바빴다.
몽골 여행에서 다들 처음 만나서 일주일만에 아쉬움을 느끼는 사이가 되었다. 다시 한국에 돌아가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서로가 바쁘게 지내고 잘 보지도 못하겠지만 마냥 지금 다같이 모여 술 한잔 기울이며 여행 얘기하는게 좋았다. 다시 이렇게 사람들하고 여행 다니며 가볍게 밥먹고, 사진찍고, 술한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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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 너무 좋네요ㅜㅜ 제 몽골 여행은 코로나 덕분에 취소되었답니다ㅠㅠ 하지만 사태가 잠잠해지면 꼭 갈 거예요...!
@uruniverse ㅠㅠ 조금 잠잠해지면 꼭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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