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h8179
100+ Views

꽃마음 별마음 / 이해인

꽃마음 별마음 / 이해인


오래오래 꽃을 바라보면
꽃마음이 됩니다

소리없이 피어나
먼데까지 향기를 날리는
한 송이의 꽃처럼

나도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의 향기 전하는
꽃마음 고운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오래오래 별을 올려다보면
별마음이 됩니다

하늘 높이 떠서도 뽐내지 않고
소리없이 빛을 뿜어 내는
한 점 별처럼

나도 누구에게나 빛을 건네 주는
별마음 밝은 마음으로
매일을 살고 싶습니다
Comment
Suggested
Recent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바람 / 도종환
바람 / 도종환 스무 살 무렵부터 나는 바람이고 싶었다 그러나 바람의 갈기털은커녕 발목을 밧줄로 묶인 말뚝이 되어 있었다 나는 수시로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얼마쯤 가다가는 풀이 죽어 돌아오곤 하였다 아버지는 담석증을 앓았고 어머니는 막일을 하고 있었다 삼십 대가 되자 업연은 더 무거워졌고 허리엔 길마가 놓이고 입엔 재갈이 물려졌다 나는 점점 짐을 끄는 한 마리 말처럼 변해갔고 목축의 날들을 벗어나고자 벌판을 몰아칠수록 사나운 짐승이 되어갔다 나이가 더 들어 몸 여기저기가 병들면서 비로소 나를 길들이던 입맛의 굴레로부터 놓여나고 바람을 선물로 받았을 때는 이미 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나와도 어릴 때부터 꿈꾸던 신선한 시간이 머리칼을 날리며 동행하지 않았고 발걸음은 탄력을 잃은 게 내려다보였다 나는 이미 시선 밖에 있었다 그래도 나는 늦은 나이에 얻은 이 바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고독이 가득하고 숫되던 날부터 마음의 기슭을 긁어대던 회오리가 생의 골짜기와 벼랑을 지나 느슨한 일상의 평지에 이르러서도 바람의 형상으로 남아 있는 게 고마웠다 나는 이 여윈 바람의 손을 잡고 한 걸음씩 여백을 만나며 나아갈 것이다 자유, 이 자유의 느낌과 향을 맛 본 사람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생의 무엇이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