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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더 좋겠어요 - 윤단우 (작가, 기자)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더 좋겠어요. 날 사랑한다 해도, 당신이 습관적으로 다른 여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대해주세요. -영화 <연인>에서 주인공 소녀의 대사 소녀는 열다섯 살에 이미 관능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고, 열여덟 살엔 벌써 늙기 시작했다고 자신의 과거를 술회합니다. 베트남의 프랑스 이민자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 가난 속에서 시들어가고 있는 어머니는 큰아들만을 편애하고, 노름에 빠져 있고 이른 나이에 마약 중독자가 되어버린 큰오빠와 그런 큰오빠에게 시달리느라 주눅들고 기죽어 있는 작은오빠 사이에서, 소녀가 조로하는 것은 사실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 공쿠르상 수상작이라는 사실보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자전적 소설로 더 잘 알려진 <연인>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제인 마치와 양가휘 주연의 영화로 더 친숙할 작품입니다. 조금 더 눈썰미 있는 영화팬이라면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초로의 여배우가 잔 모로라는 것도 눈치 채셨을 테고요. 메콩강을 건너는 페리 위에서, 낡은 생사(生絲) 원피스와 굽 높은 구식 하이힐, 남성용 중절모를 쓴 백인 소녀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지요. 식민지의 백인 여자란 본디 사람들의 눈길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소녀가 눈길을 붙드는 것은 그 특이한 옷차림 때문이 아니라 깡마른 몸 안에서 이글거리고 있는, 지금 이곳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 때문입니다. 소녀를 태우고 가는 페리에는 검은 리무진 한 대가 실려 있습니다. 기사가 운전하는 검은 자동차 안에는 유럽의 백인들이 입는 양복 차림을 한 중국인 청년이 타고 있습니다. 청년은 소녀를 바라보고, 소녀는 자신에게 와서 꽂히는 그의 시선을 느끼지요. 이른바 ‘운명적인 첫 만남’ 같은 식상한 수식어가 동반될 그런 만남입니다. 어머니와 오빠들에게서 떠나고 싶은 소녀를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은 청년은 단박에 알아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요. 소녀는 어리고 청년은 덩치만 큰 어린애거든요. entertainment_min20140304_1440.jpg 모든 걸 걸기 때문에 외롭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면 그 인과관계가 반대인지도 모릅니다. 외롭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게 되는 것이죠. 어린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것뿐입니다. 청년의 집에서는 가난한 소녀를 프랑스 출신 창녀로 취급하고 소녀의 가족들은 중국 청년이 마뜩찮으면서도 그가 부자이기 때문에 둘의 만남을 묵인합니다. 지리멸렬한 현실을 바꿀 힘이 없는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서로의 몸속으로 숨어드는 그것에 탐닉합니다.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중국인 거리에 있는 독신자 아파트에서, 청년은 소녀를 사랑한다고, 미칠 듯이 사랑하고 있다고, 봇물 터지듯 입 밖으로 터져나온 감정을 고백하지만 소녀의 답은 냉랭하기 짝이 없어요.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더 좋겠어요. 날 사랑한다 해도, 당신이 습관적으로 다른 여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대해주세요.” 누구에게도 응원받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는 청년은 소녀의 위악으로 더욱 외로워지고 말아요. 일찍이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에서 이렇게 노래한 바 있습니다.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 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 거야. 모든 걸 걸기 때문에 외롭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면 그 인과관계가 반대인지도 모릅니다. 외롭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게 되는 것이죠. 청년은 부자지만 외롭다고 해서 모든 걸 다 걸 수도 없어요. 그 사실을, 소녀는 청년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지요. 청년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좋겠다던 소녀는, 프랑스로 돌아가는 배 위에서 청년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어서야 기어이 울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소녀의 위악은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였지만, 대신 청년의 연약한 마음을 베어 상처를 냅니다. 그녀의 말은 청년의 ‘미칠 듯한’ 사랑 고백보다 아프게 들리는데,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내뱉었던 그 말은, 청년과 헤어지고 난 배 위에서 기어이 그녀를 서늘하게 베고 지나갑니다. entertainment_min20140304_1442.jpg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영화의 에필로그, 그리고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마 소녀를 두고두고 미워했을 겁니다. 뒤라스는 곳곳에 자신의 한숨이 배어 있는 소설을, 이렇게 마무리짓고 있습니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뒤늦게 도착한 청년의 고백, 그는 이제 청년도 아니고 고백을 들은 소녀도 이제는 소녀가 아니지만, 이제야 소녀는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더 좋겠다’던 위악을 멈추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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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벙글 인구 4000명을 위해 1833억을 꼬라박기
니들 홍어의 본고장 흑산도 알지? 거기가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사는 섬 중에서 제일 오지인지라 교통편이 엉망이라서 '사람이 죽어나가도 모르는' 곳이다. 그래서 30년에는 한 번 경찰이 맘 잡고 흑산도 술집들 털어보니까 흑산도에 성노예로 팔려온 아가씨들이 수십명씩 구출 되어서 뉴스에 나왔을 정도였다. 요즘에는 좀 잠잠할 줄 알았... 건만, 세상을 경악하게 했던 섬마을 여교사 강간사건이 터진 곳이 여기였다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면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게 정상인데 오히려 저 동네에선 '외지인인 여교사가 꼬리를 쳤으니 잘못했네' 라는 게 여론이었다. 그러면서 '이게 다 흑산도가 교통이 불편해서 생긴 일입니다!' 라고 흑산도 주민들이 단체로 세종시로 올라가서 '흑산도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 아니냐? 흑산도에 공항을 당장 건설하라!' 라고 시위했다. 정부 입장에선 지들이 사고쳐놓고 이딴식으로 막나가는 게 어이가 없었지만, 선거철이라서 '일단 검토 해볼께' 라는 답을 주고 흑산도민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정부에서 흑산도 공항에 대해 검토를 해보니까 흑산도 인구는 4000명인데 1833억을 들이부어야 간신히 50인승 경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수준의 공항을 지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주민 1인당 4500만원짜리 사업인데 존나 ㅆㅎㅌㅊ 아니냐? 그래도 정부 입장에서는 지난 번에 흑산도 주민들이 단체로 세종시에 올라가서 '서울 것들이 우리를 외면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라고 으름장 놓은 게 떠올라서 사업 타당성 따위는 고려치 않고 예타 면제 사업이나 대통령 지시사업으로 지으려고 했었다. 근데 하필이면 흑산도에서 유일하게 공항을 지을 수 있는 부지 중 98%가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어 있었다는 거였다. 이래서 환경부에서 '이거는 절대 안 됩니다!' 라고 못을 박아버리니까, '여러분 정부에서 흑산도 공항을 지어주기로 했습니다!' 라고 동네방네 떠들어댔던 신안 군수 입장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신안 군수가 어떻게든 흑산도 공항을 진행하기 위해서 '알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흑산도 공항이 무산되었다는 걸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환경부 높으신 분께서 흑산도에 직접 와주셔서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시면 저희가 약소하게나마 풀코스로 대접하겠습니다.' 라고 이빨을 털었지. 그래서 여기에 혹한 환경부에서 차관을 흑산도로 파견했는데, 막상 환경부 차관이 흑산도에 와보니까 풀코스는 커녕 오히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거야. '흑산도 공항 지어줄 거야? 안 지어줄 거야?' 이런 분위기였는데, 환경부 차관님께서는 이놈들이 막나간다고 해도 설마 자기 같은 중앙정부 최고위직을 어떻게 하겠나 싶어서 '죄송합니다만, 흑산도 공항은 환경 문제로 건설이 불가능합니다. 신안 군수님한테도 말씀드린 이야기인데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이러면 저 올라갈 수 밖에 없으니 경찰을 불러주십시오' 라고 말을 하니까 잠깐의 적막이 흐른 다음 신안군수가 이렇게 말을 했었지. "이 동네에서 경찰? 경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 동네에선 나가 대통령보다 위에 있는데 무슨 개소리냐 어이 저 분 당장 묶어라" 라고 환경부 차관을 독방에 감금해 버렸다. 다행히도 이런 상황은 환경부 쪽에서 바로 상황을 캐치하고 바로 헬기로 구출대를 파견해서 환경부 차관을 데려와서 해결이 되었지. 구출대가 출동하니까 신안군 측에서도 군말 없이 환경부 차관을 풀어줬는데 환경부 차관급이나 되는 인사였으니까 풀어줬던 거지 말단 공무원이 갔으면 그대로 대식이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해당 환경부 차관은 죽을 때까지 이 일을 잊지 못하지 않을까? 참고로 흑산도 공항은 지금도 신안군 쪽에서 어떻게든 진행시키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출처 참고로 환경부차관이 감금됐던 건 신안이 아니라 서울이었고 서울에서 회의했는데 방에서 못 나가게 막은거였음 어쨌든 감금은 맞긴 하지만 ㅋ 무지성으로 퍼오지 않습니다 퍼온다고 해도 팩첵은 바로 하는 싱글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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