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운명이라고 말하지 마라. 네가 운명의 꼭대기를 밟고 서지 못하면,운명이 네 머리 꼭대기에서 널 짓누를 것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되는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느냐.좋은 날을 보내려면 나쁜 날도 견뎌야지. 그것도 잘 견뎌야 한다"
책을 읽다가 퐈악 꽂힌 내용이라 인용해봅니다.
누구에게나 왜 나만? 이런 순간이 있겠지요?
마음이 무겁고 내가 짠하게 느껴지고....
이런 글귀가 왜 와 닿는지....막막 느껴지고........
날씨탓이라고 하하.....변명도 하고.......
깡촌은 어디에나 산이 많지요.쓰니가 어렸던 시절에는 연탄을 때는 집이 없었어요. 그 귀한 검은 다이아몬드는 도시에나 있었지요. 우린 모두 공평하게 가난했답니다.
겨울을 따스하고 풍족하게 나려면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이 땔감을 마련하는 일이죠. 겨우내 방을 따뜻하게 하고 소죽을 끓이고 밥을 해 먹으려면 가을부터 장작을 패어 뒤란에 산처럼 쌓아 놓고 겨우내 말리면서 사용하곤 했답니다. 장작은 어른 몫, 불쏘시개 마련은 어린아이들 몫이었죠.
가을이 무르익어 어깨의 햇볕은 뜨거우나 스쳐가는 바람이 소슬하면 여아들은 갈쿠리와 새끼줄을, 남아들은 갈쿠리와 새끼줄, 그리고 낫과 지게를 준비하여, 친한 애들끼리 암묵적으로 서로 겹치지 않게 이 산 저 산으로 땔감이 많은 곳으로 몰려갑니다. "나무하기"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놀이같은 즐거움이 있었죠.
걔중에 제일은 노랗게 익어 소복히 쌓인 솔잎이 제일 인기 많고 하기 쉬운 나무하기 였죠.왜냐면 갈쿠리로 긁기만 해도 되니깐요. 얼른 큰 베개 서너개 정도의 양을 긁어 놓고 주위를 뛰어다니며 가을 열매를 따 먹거나 계곡에서 가재잡고 겁나게 뛰어 놀던 그런 시절의 얘기 입니다.
오늘은 쓰니 얘기는 아니고요 막내 고모얘기임다.
엄마를 졸라 어릴때 ㅡ중학생ㅋㅡ무릎을 베고 들은 얘기임다.
막내 고모는 어릴때부터 말이 없었고 혼자서도 잘 놀고 그랬다함. 집을 감싸고 있는 대나무 밭을 좋아하여 혼자
거기서 하루 종일 놀기도 했다함. 본가는 제법 큰 기와집 이었고 뒤로는 엄청 넓은 대나무 밭과 산이 있었다함. 고모는 동생을 업고 다니며 ㅡ쓰니 아버지ㅡ혼자 놀기의 진수를 잘 보여주었다함.
예전 할아버지 젊은 시절에는 집에 머슴이 둘 있었음.
부엌 살림을 돕는 하녀도 있었음.
상머슴과 부엌 하녀 금아는 할아버지가 맺어 준 부부였고 그 사이에 가생자 아들도 있었음. 상머슴의 아들이 대엿살 무렵 어느 겨울 끝자락 사이 봄 날 머슴 ㄴ과 하녀 금아가 사라졌음.
대식이라 불리던 아들과 상머슴 남편 , 그녀의 낡은 무명 치마저고리 모두를 남겨두고....
도시에서 유학중인 큰 아들에게 보낼 예정이던 소를 팔아서 마련한 큰 돈도 그들과 같이 사라졌음.
그들이 사라진걸 발견한 할아버지는 사람들을 모아 그들을 찾으러 다녔으나 끝내 찾을 수 없었음. 이후 그렇게 우직하고 성실했던 상머슴은 거의 미쳐서 날뛰기 시작했음. 주인ㅡ할아버지ㅡ에게 대들기.술 취해서 일 안 하고 퍼져서 자기.동네 주민들과 주먹질 하기.대식이 때리기가 하루 일과 였음. 돈도 잃고 사람도 잃은 할아버지는 그동안 쌓은 정리가 있어 차마 대식이 부자를 내칠 수 없었음.
그들이 사라진 한 달 뒤 어느 날 낮술에 취한 상머슴이 시퍼렇게 날이 선 낫을 들고 마누라 찾으러 갈거라고 날뛰었음. 말리다가 혼 내다가 견디던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또 시작이구나 저러다 술 깨면 죄송하다하면서 울며 빌겠지 싶어 포기하고 논밭으로 일하러 갔음. 그런데 상머슴은 돌아오지 않았음. 할아버지가 수소문하였으나 봤다는 사람이 없었음. 곧 오겠지....하며 거의 포기하고 기다리게 되었음.
세월이 흘러 나무하러 간다고 지게지고 나간 열살 대식이가 어둠이 내렸는데도 돌아오지 않았음.같이 나무하러 갔던 동네 애들을 불러서 물어보니 그날따라 나무가 많은 안도장골로 가자고 대식이가 주장하여 갔다함.안도장골은 제일 멀고 험하고 깊어 알짜배기 산이라 일찌기 나무 한 지게를 해놓고 빨갛게 익은 뽈뚝을 따 먹거나 새까맣게 익은 산머루를 주머니주머니에 가득 따서 먹으면서 놀았다함. 그러다 심심해서 무덤을 미끄럼틀 삼아 슬라이딩도 하다가 숨바꼭질도 했다함.한동안 신나게 놀다가 날이 어둑해지자 서둘러 지게를 지고 내려왔는데 같이 간 대식이가 없음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함.
오겠지 싶어 기다렸으나 일곱시가 되어도 오지않자 횃불을 마련하여 앞집,옆집 사람들이랑 대식이를 찾으러 안도장골로 출발했음.늦가을 일곱시면 완전 암흑임.특히 산골은 해가 빨리 지므로 더 어두움. 어른들은 같이 나무하러 갔던 앞집 쌍식이랑 쌍묵이 쌍디 형제를 길라잡이 삼았음.
안도장골 입구 즈음부터 꽹과리를 두드리며 횃불을 돌리며 대식이를 부르며 갔음. 무덤가, 바위 뒤, 낭떠러지, 계곡 등을 뒤졌으나 애들이 분명 나무를 한 짐해서 저기 큰 상수리 나무 아래 대식이가 지게를 세워 놓았댔는데 대식이도 나무 짐도 없었음.
매일같이 할아버지와 함께 동네 어른들은 안도장골뿐만 아니라 바깥도장골, 바구배미골 등등 골골이 찾으러 다녔음.
그러나 대식이는 커녕 지게, 작대기,낫도 없었음.
산짐승이 물어갔으면 지게라도 있어야지....도망을 갈 것이라면 무겁디 무거운 나무짐은 왜 지고 갔겠나....
그러기를 일주일이 지났음.
산너머 친척집에 상이나서 지름길로 가려던ㅡ도장골을 타고 넘어가는 길이 지름길임ㅡ 쌍디 아버지가 지게를 진 대식이가 무덤가에 멍하니 앉아있는 걸 발견해서 데려왔음. 대식이 지게에는 그 날 한 나무 짐이 그대로 얹혀 있었음. 쌍디 아버지가 아무리 물어도 대식이는 대답을 안 했음. 안색이 좀 창백한거 빼곤 괜찮아 보였음. 심지어 부고 소식을 전하러 온 산너머 심부름꾼이 지게를 대신 지고가겠다했으나 거절의 뜻도 비치지 않고 그 큰 나무 짐을 지고 그 험한 산길을 잘도 내려가더라고 말할 정도 였음.
"안상 어르신요! 대식이 델꼬 왔어요!"
이른 저녁 준비를 하던 할머니와 방앗간을 손 보던 할아버지가 놀라서 달려와 애를 붙들고 이것저것 물어봤음.
그러나 대식이는 멍하게 저어기즈음~~ 마당끝만 쳐다봤음.
대청 마루에 걸터 앉아 이 상황을 지켜 보던
아홉살 먹은 막내고모가 갑자기 달려오더니 마당에 팥 타작을 하고 놓아둔 가마니에서 팥 한 줌을 꺼내 대식이 얼굴에 확 뿌리며 괴성을 질렀음.
"여기는 이제 니가 있을 곳이 아니야.나가!나가!나가라구!"
어른들이 깜짝 놀라 고모를 말렸으나 고모는 서너번 더 팥을
가져와 휙휙 뿌렸음.
"안 가면 물 밥도 못 얻어 먹는 그런 구신으로 만들끼다!가!가!어서 가! "
그러자 갑자기 대식이가 오른쪽 눈에 경련이 오는지 찡긋찡긋 하더니 오른 쪽 눈을 부여잡고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며 마당을 데굴데굴 뒹굴다가 "억" 하며 뻗었음. 놀란 어른들이 대식이를 두드리며 깨우려고 물을 끼얹고 아무리 주물러도 깨어나지 않았음.
"안 죽어! 눈은 뺏겨서 빙신됐지만. 애 머리 맡에 팥떡이나 올려줘!"
야멸치게 한 마디 내뱉은 고모는 방으로 들어가버렸음.
팥떡 한 접시와 한고봉 담긴 수수에 꽂힌 초를 세 번 갈고 그 초가 다 녹도록 내리 자던 대식이는 3일 후 깨어 났음.
그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막내고모를 종아리 쳐서 사랑방에 가두었음.
3일째 되던 날 밥상을 가져 온 언니고모에게 막내고모가 말했음.
"소 들어 와"
"가시나 그리 쳐 맞고도 정신 못 차리나!"
그러자 그 큰 눈에 눈물이 어리더니
"금아 갔어 이제.소 들어 오거든 고기 꽁다리에 물밥이라도 말아주고.머심 들어올라 방앗간 입구에 엉개 두 뿌리 심고"
"엄마야...이기 단디 미칬는갑다.우짜노...."
언니고모가 대경실색하여 할머니를 부르며 달려 갔음.
머리 맡 상에 초를 갈아야 되나?, 혹 깨어 났나? 싶어 대식이를 보러가던 할머니가 그 모양을 보고 혀를 찼음.
"어무니.이쁜이가 소 들어온대!"
막내고모는 본명으로 불리지 않았음. 순하고 예쁘고 딸 중 막내라서 이쁜이라고 불렸음.
그 순간 문간방 문이 열리며 대식이가 엉금엉금 기어나왔음.
기어 나온 대식이를 보고 할머니는 기절할뻔 했음.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한 모습으로 자던 애가 갑자기 비쩍 마르고 누렇게 뜨서 배만 볼록하게 튀어나온 모습이었음!게다가 오른쪽 눈은 흰자만 있었음!
"니 와이카노? 니 괘한나?"
"아지매. 내 배 아파예.똥 눌랍니다..."
그러더니 비틀비틀 변소가 있는 쪽으로 기어가다가 픽 쓰러졌음! 식겁한 할머니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부랴부랴 쓰러진 대식이를 문간방으로 옮기고 사랑방에 갇힌 막내고모를 불렀음.
할머니는 막내고모가 시키는대로 물밥을 말아서 부엌에서 늘 쓰는 큰 식칼로 휘휘 저어 식칼을 숟가락 삼아 문간방 주위에 뿌렸음. 곧 대식이는 깨어났고 할머니는 칼을 입에 물고 뿌리고 남은 물밥을 대식이에게 한모금 먹였음. 그러자 대식이는 곧장 똥을 누기 시작했음. 무려 일주일동안 흙똥을 쌌음.그러자 배가 완전 꺼졌고 누렇던 안색도 돌아왔음.그러나 오른쪽 눈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음.
그날 대식이는 동네 애들과 나무를 다 하고 나서 숨바꼭질을 했음. 어느덧 술래가 되어 애들을 찾으러 다녔음.
한참을 찾았는데도 애들이 어찌나 꽁꽁 숨었는지 아무도 찾을 수 없었음. 찾다가 지치고 화도 나고하여 집에 가야겠다 싶어 지게를 지고 산을 내려가던중 그날따라 나무짐이 너무 무겁고 다리에 힘도 빠져 잠깐 나무에 기대 쉬었는데 잠이 들었음.한참 달게 자는데 엄마가 깨웠음.
"식아,식아~~~인나라 집에 가자"
하얀 행주치마를 두른 엄마를 따라 집에 갔음.예쁜 엄마가 해주는 고기반찬에 쌀밥에 따끈한 고기국이 너무 좋았음.
밤이 되면 엄마는 토닥이며 재워주고 꼭 안아서 같이 잤음.
그렇게 며칠을 보내자 살살 걱정이 되었음.
"고마 인제 가 볼랍니더"
"식이 니 가뿌모 내는 우짜노?몬간다.아님 내도 델꼬가라"
그 순간 대식이는 같이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개를 저었음. 대식이가 거절하자 엄마는 화를 냈다가 달랬다가 고집을 냈음. 그래도 끝내 승낙을 안 하자 슬픈 눈을 한 엄마는 허리춤에서 낡은 비단보따리를 내밀었음.
"할 수 없네... 그람 이거 니가 갖고 가라.너거 아부지한티 들키믄 안 된다 알겄제?어서 가라.오늘 가야된다!너거 아부지 곧 올끼다"
엄마는 갑자기 허둥지둥 비단 보따리를 나무 짐 속에 단단히 넣어주고 지게를 매도록 했음. 놀란 대식이가 지게를 매고 허둥지둥 문밖을 나오자마자 시퍼런 낫을 들고 얼굴에 피를 잔뜩 묻힌 아버지가 나타나 낫을 휘두르며 대식이를 무섭게 얼렀음.
"그거 인주고 가라!그거 내끼다!"
대식이는 절대 뺏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재빨리 도망치려했으나 나무짐이 잡혔는지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음. 아버지랑 몸싸움을 하는데도 엄마는 나와보지도 않았음. 휘두르는 낫을 피하며 몸싸움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무서운 얼굴로 아버지의 낫을 뺏으며 고함을 질렀음.
"이기 니 꺼가? 내사 갖다 줄란다! 내는 도둑년 아닌기라!"
엄마는 무서운 얼굴로 아버지의 낫을 홱 뺏아 던지고 갑자기 대식이에게 확 달려들었음.그순간 대식이는 온 몸이 너무 아팠고 특히 눈이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지르다가 기절을 했음.
꿈결에 배가 너무 아파 똥을 누어야 살겠다 싶어서 정신을 차려보니 문간방에 누워있었음.
대식이의 말을 듣고 난 할아버지가 뒤곁에 던져둔 나무짐을 끌렀음. 갈쿠리로 야무지게 착착 챙긴 솔잎 두 단을 걷어내자 원래는 붉은 색이었던 비단 보따리가 다 낡은 분홍색이 되어 들어있었음.
할아버지는 그 낡은 비단 보따리를 차마 풀지도 못하고 덜덜 떨며 쓰다듬으며 우셨음.
며칠 뒤 거한 상을 차려서 제사를 올리고ㅡ제문까지 읽었음ㅡ대문가에 엉개나무를 양쪽에 심으셨음.ㅡ음나무 임다.
대식이에게 쌀밥에 고기국을 한동안 먹여 기운을 차리게 한 할아버지는 대식이를 앞세워ㅡ안 가겠다는 애를 학교 보내준다고 꼬셨음ㅡ동네 어른들과 안도장골로 갔음.
세번은 실패했음.다행히 네번째에 우거진 나무 사이로 살짝 벌어진 동굴 입구를 발견했음.서너평 되는 동굴 안에는 이미 백골이 된 사체 두 구와 솥 등이 있었음. 백골 둘 다 머리가 깨져 있어 사인이 짐작 되었음.
너무 궁금해진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설득하여 막내고모에게 물어보자 했음.
소 두마리를 판 거금이 들어왔음. 그날,
대식아범이 우시장에 소를 몰고 할아버지와 같이 갔음.
그 주에 내려 오겠다던 큰 아들이 못 온다고 전보가 왔음.
그 돈은 붉은 비단 보자기에 싸여 안방에 꽁꽁 숨겨졌음.
돈 욕심이 난 대식아범은 금아를 밤마다 괴롭혀 돈을 훔쳐내어 도망가자고 계획을 짰음.밭에서 계획을 짜던 중 어쩌다가 약간 어리버리한 ㄴ에게 들켰고 급히 계획을 수정하여 둘이 먼저 연분나서 도망을 간 것처럼 하자...곧 내가 미친 척하고 찾으러 가는 시늉을...하겠다.....
산에 나무하러 다니다가 발견한 동굴에 둘은 숨어지내고 대식아범은 미친 척 찾으러 돌아다니는 시늉을 하면서 밤에 가끔 양식을 가져다 줬음.
머슴 ㄴ이 금아를 욕심내어 덤볐고.... 금아는 돌을 집어 ㄴ의 머리를 찍었고....마침내 때가 되어 대식아범이 올라와보니 썩어가는 ㄴ의 시체 앞에서 정신 나간 것 같은 마누라를 보았음. 괜찮다고 달래어 돈 들고 도망가자 했으나 금아는 돈을 돌려줘야겠다 했음. 결국 설득하다가 실패하자 화가 난 아범은 금아를......
그런데 죽이고보니 숨겨두었던 돈이 그 자리에 없음을 알게되었음.돈을 찾아서..... 찾고 또 찾다가....금아 귀신을 만났는지.....미친건지....어디로 간 건지.....
사실 막내고모는 어릴때부터 혼자 벽보고 중얼거리며 뜬금없이 이상한 얘기를 하곤 했음.
어느 날 대식이를 어르는 상머슴을 보고는
"천상 죄값이로고"이랬다귀...
금아보고는
"손 타.도망가"
대식이의 엄마가 집안의 큰 돈을 훔쳐 달아나자 괘씸했던 할아버지가 대식이 부자를 쫒아내려하자
"소 등 타고 올거야"그랬다귀.....
양반 집 애기씨가 이상한 소릴 해대니 할아버지가 엄청 종아리를 치셨다고 함.할머니는 내내 우시고.
결국 막내고모를 늦게 어느 가난해서 장가도 못 간 노총각 양반에게 엄청난 지참금을 쥐여서 6.25 일어나기 3년 전 해에 시집을 보냈으나....그 해에 고숙 급사. 그러자 시가에서 며느리 불쌍하다고 저고리 끝을 잘라서 보냈음.ㅡ혼수로 가져간 재물은 안 돌려주었다던데ㅡ
6.25 일어나던 해에 재취로 가난한 농군에게 시집을 보내고 인민군이 쳐 들어와 인민의 적이라며 기와집을 태웠고 그걸 보신 할아버지는 충격을 받아 눈 감으셨다함.
막내고모는 평생을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음.
대식이는 할아버지가 키웠음.학교도 보내주고. 오른쪽 눈은 결국 .... 완전 흰자만 보였다네요.
중학교까지 보내주려고 했으나 본인이 안 가겠다고 했답니다.
14세 되던 봄에 꼴 베러 가려 던 대식이를 막내고모가 불러서 오늘은 꼴 베러 가지말고 학교 가라고 했는데 싫다고 바지게에 낫을 얹고 휭하니 나가더니 그 길로 독사에 물려 죽었다네요.
막내고모가 꼴 베러가는 대식이를 보고 혀를 차며
"명이 니를 밟고 섰구나!전생에 빚은 갚았으니 되었다"
대식이는 귀신에 홀린 이후부터 약간 어리버리해졌고 그렇게 식탐을 부렸다구 하네요.
봄이 되자 대문가 양쪽 엉개나무가 새순을 슥슥 피워냈고 그걸 본 대식이가 입맛을 다시길래 막내고모는 호통치며 먹으면 안 된다고 번을 서듯 감시를 했으나 결국 밤에 몰래 따 데쳐서 된장에 찍어 먹었고 다음 날 꼴 베러 가서 독사에 물렸다네요.귀신 막는 나무를 건드렸으니......
너무 길었어요.......
읽어내느라 피곤하시겠어요........ㅠㅠ 지송함다....좀 더 짧게 쓰는 법을 익힐께요.....
코로나보다 무서븐 구신 얘기였나요?
금아가 돈을 어디 숨겼는지 알아채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