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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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숲_完

숲의 마지막 편입니다.
부디 재밌게 잘 읽으셨길 바라며
저는 또 드넓은 인터넷 바다에 숨겨진 보석같은 공포소설을 찾아 떠납니다....
여러분의 댓글과 하트는 저에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9


숲 안쪽에 들어서고 ‘박 반장이 가져온 랜턴이 없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정도로 안쪽 숲은 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다.
물론 숲에 들어가기 전 날씨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흑막을 덮어둔 거 마냥 어두컴컴한 게 꼭 밤 같았다.
게다가 콧속으로 전해지는 숲 특유의 알싸한 향기 때문에 머리도 어지러웠다.
내가 알고 있던 푸른 숲과는 달랐다.
너무나 이질적인 분위기, 이 숲으로 인해 원래 세상과 차단된 느낌마저 들어버렸다.

“박 반장님, 확실히 어제 이 숲에서 인부들이 사라진 겁니까? 정말 확실한 거죠?”

김 대리가 묻자 박 반장이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박 반장은 나와 한차례 트러블이 생긴 이후로 말을 섞으려 하지 않았다.
어색한 분위기가 싫었지만 그래도 먼저 사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은 내 위치가 용납하지 않았다.

“어, 이거 우리 안전모잖아요?”

순간 주변을 둘러보던 김 대리가 풀숲에 떨어져있던 안전모를 주워들었다.

“어? 진짜네?”

“네, 정말 여기서 사라졌나 본데요?”

왜 이런 풀숲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우리 쪽 인부들이 쓰던 안전모였다.

“여기 나무에도 걸려있는데요?”

김 대리가 안전모를 처음 발견한 곳 옆에 서있던 나무에도 안전모가 대롱대롱 걸려있었다.

“잠깐, 이게 뭐죠? 작업복 아닌가요?”

우리를 따라온 김 씨가 나무 밑의 흙에서 옷가지를 꺼내 들었다.
좀 더러워지긴 했지만 왼쪽 가슴에 새겨진 마크를 봤을 때, 100퍼센트 우리 회사의 작업복이었다.

“이 사람들, 옷을 이런 곳에 훌렁 벗어놓고 어딜 간 거야?”

“부장님 뭔가 이상하지 않아요? 아니, 제정신에 옷을 여기다 벗어두었겠습니까? 혹시 다른 누군가에게 의해 강제로 벗겨진 게 아닐까요?”

김 대리가 작업복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며 말했다.

“누구한테?”

“마을 사람들 아닐까요? 공사를 방해하려고 했잖아요.”

김 대리가 사뭇 진지하게 말했지만 별로 믿음은 가지 않았다.

“말이 된다고 생각해? 설마 인부들이 그런 노인네들도 못 이길까?”

“저번에 사고 때처럼 미친놈들이 흉기를 들고 설치면 가능할지도 모르죠.”

“그런가?”

김 대리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박반장과 김씨가 우리를 재촉했다.

“예감이 불길해요, 빨리 이 숲을 나가야 할 것 같아요.”

박 반장이 팔을 휘두르며 재촉했다.

“포기하시는 거죠? 보세요. 제가 뭐랬습니까? 인부들이 숲에서 사라질 리가 있겠습니까?”

나는 보란 듯이 비아냥거렸다.

“후두두둑”

내가 말을 마친 순간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졌다.

“뭐야? 비오잖아?”

“오늘 비 온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비도 오니까 빨리 돌아가죠.”

우리들은 서둘러 왔던 길을 돌아서 갔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우리가 왔던 길로 한참을 걸어도 숲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뭐야? 길이 어떻게 된 거야?”

홀딱 젖은 채로 성질을 부렸다.

“비가 와서 길이 엉망이 되어버렸네요. 거기다가 어둡기 까지 해서 이거 아무래도 길을 잃은 거 같은데요?”

김씨가 빗물에 범벅이 된 얼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빗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길을 잃은 거 같은데요?’라는 말은 유독 잘 들렸다.

“아니, 뭐라고요? 길을 잃어요? 조금만 더 있으면 밤인데 어떡해요?”

김 대리가 손목시계를 보며 김 씨에게 따졌다.
김 씨는 그런 김 대리를 보며 나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아, 이거 괜히 왔네.”

혼잣말이었지만 모두가 들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따라 오랬습니까?”

박반장이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애초부터 박 반장, 당신이 인부들 관리만 잘했어도 이런 개고생은 안 하잖아!”

“그런 네놈은 일이나 제대로 했냐? 빈둥빈둥 놀다가 가끔씩 얼굴이나 비치면서!!”

“뭐라고?! 이 사람이 보자보자 하니까!!”

“아주 오늘 끝장을 보자!!”

나와 박 반장이 언성을 높이며 서로에게 달려들자 김 대리가 우리 둘 사이를 막아섰다.

“아니, 왜들 이러세요? 지금 상황도 안 좋은데 다들 성질 조금만 죽이고 참읍시다.”

김 대리는 서로의 멱살을 움켜잡은 우리를 필사적으로 뜯어 말렸다.
그리고는 우두커니 서있는 김 씨를 향해 소리쳤다.

“김 씨는 뭐하세요? 두 분 좀 말리세요.”

그러자 김 씨가 숲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집이 있는데요?!”

서로의 멱살을 쥐고 흔들던 나와 박 반장, 그리고 우리 둘 사이에 끼여 있던 김 대리.
모두 행동을 멈추고 김 씨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응시했다.
그곳에는 통나무집 하나가 외롭게 서있었다.
뭔가 숲의 분위기와 조화가 잘 되는 통나무집이었다.
눅눅한 곰팡이 냄새와 허연 거미줄, 수북이 쌓인 먼지 덕에 숨쉬기조차 곤란한 통나무집.

비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집 안 구석구석에서 풍겨오는 음산한 분위기에 마음이 불편했다.
축축한 마룻바닥에서는 뭔가가 갑자기 튀어나올 거 같았다.

“생필품 같은 게 있는 거로 봐서는 누군가 살았던 거 같은데요?”

퀴퀴하고 음침한 것이 사람이 있기에는 부적합해 보였지만 누군가 살았던 흔적이 간간히 보였다.
쓰던 컵이라던가, 탁자에 널브러진 식기, 낡아빠진 가구.

“아무래도 내키지는 않지만 오늘은 여기서 묵어야 할 거 같네요.”

김씨가 젖은 머리를 털며 말했다.
솔직히 김씨가 내키지 않다고는 했지만 왠지 김씨는 이곳에 살아도 어울릴 것 같았다.
그 생각에 혼자 피식하고 웃었다.

“부장님, 아무래도 여기 그 사람 집 같은데요?”

김 대리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사람 집이라니? 누구?”

“그 때 그 전기톱 들고…….”

“뭐? 그 미친놈?”

김 대리의 말에 기억 저편에 있던 미친놈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절대 못 잊을 거 같더니만.

“저기 보세요, 전기톱”

김 대리가 가리킨 곳은 무슨 벽장 같은 게 있는 곳이었는데, 그곳에 전기톱이 뉘어져 있었다.
김 대리는 뭐가 좋은지 전기톱을 가까이 가서 구경했지만, 나는 그 날 생각에 전기톱 근처에 가까이 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전기톱 있다고 다 미친놈이냐?”

“여기에 사진도 있는걸요?”

김 대리가 그곳에서 사진을 발견했는지 사진 하나를 가져와 내게 보여줬다.
그 빛바랜 사진 속에는 부부로 보이는 남녀와 어린이 하나가 있었다.
어린이와 여자는 잘 모르겠지만 남자의 얼굴은 익숙했다.

족제비 수염의 남자.


“이 남자 전기톱에 당했던 남자 맞죠? 그러면 여기 이 어린이가 아마도 그 미친놈이겠네요. 저번에 마을사람이 그 남자가 숲에서 혼자 산다고 그랬는데, 이 집인가 봐요. 으으, 이 미친놈 집에서 잔다고 생각하니까 좀 찝찝하네요.”

“그러니까 그런 소리를 왜 해!! 사람 찝찝하게”

괜히 곤두서는 신경에 애꿎은 김 대리를 나무랐다.
우리가 이렇게 떠드는 사이, 박 반장은 젖은 작업복을 벗어다가 창가에 널어놓더니, 통나무집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러고는 자려고 폼을 잡았다.

“주무시려고요?”

내가 묻자 박 반장이 ‘끄응’ 소리를 내며 돌아누웠다.

“에고 참, 나도 자야겠다.”

어찌어찌 박 반장에게 말을 걸려다가 실패했다.
민망해진 나는 그냥 젖은 옷을 입은 채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끈적거리는 게 불쾌했지만, 하루 종일 숲을 걸은 탓에 너무나 피곤해 그냥 뻗어버렸다.





“촤악, 촤악, 촤악”


얼마나 잤을까? 피곤에 절어 한참 잠들어 있던 내 귀에 요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옆에 누워있는 김 대리를 깨우려 했지만 깊이 잠 들었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촤악, 촤악, 촤악”


그 소리를 무시하고 싶었지만 너무나 신경 쓰였다.
결국 나는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찾기 위해 일어났다.
나는 적막한 통나무집에 또렷이 들려오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촤악, 촤악, 촤악”


확실히 집 안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 소리는 분명히 바깥에서 시작되었다.


“촤악, 촤악, 촤악”


나는 그 소리를 밝히기 위해 문을 열었다. 활짝 열린 문 앞에는 남자 하나가 전기톱을 들고 서있었다.
정말 이상한 그 남자는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해서 점프를 했다.


“촤악, 촤악, 촤악”


그 남자가 점프를 할 때마다 진흙이 튀는 소리가 났다.
그는 한 발로 점프를 뛰었는데 그 때마다 진흙이 패이며 ‘촤악’ 소리를 냈다.

그랬다.
그 남자의 다리는 애석하게도 하나였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난 다 알고 있었다.

‘아뿔싸’

나는 그 자리에 고꾸라져 기절해버렸다.




“부장님 일어나세요, 일어나요”

김 대리가 내 몸을 팔로 밀며 흔들었다.

“어, 뭐야?”

“날 밝았어요, 비고 그쳤고 이제 돌아가야죠. 그나저나 부장님 어제 문 앞에서 주무셨어요? 분명히 제 옆에서 주무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김 대리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꿈이었나?’

나는 일어나서 곧장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뭐야, 꿈이었잖아’

나는 무심코 땅을 내려다봤다. 문 바로 앞의 땅이 왠지 다른 곳보다 깊게 패여 있었다.
그것도 성인남자 발자국 모양으로.

‘꿈이 아니었어?’

“빨리 이 숲을 나가자”

빨리 이 숲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갑자기는 무슨, 빨리 가자니까!!”

불길한 예감에 나는 서둘러 숲을 나오려했다.
다행히 김 씨가 날도 밝고, 먹구름도 걷혀 금방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어제처럼 숲을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있는데 뭔가가 내 머리를 향해 떨어졌다.

“툭!!”

“으아!! 뭐야!!”

다행히 내 머리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너무 놀라 꼴사납게 주저앉아버렸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것을 봤다.
바닥에 떨어진 그것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
그것도 교과서.

“엥? 교과서 갑자기 왜 하늘에서 떨어졌지?”

교과서를 주워 든 김 대리가 하늘을 살폈다. 김 씨와 박 반장도 덩달아 주변을 살폈다.

“저거, 저게 뭐야?”

박 반장이 높게 솟아오른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나무의 굵은 나뭇가지에는 검은 뭔가가 걸려있었다.

“저거? 얘들 가방 아닙니까?”

“가방이요? 그러고 보니까 그렇게 보이네요.”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확실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검은 가방이 나뭇가지에 걸려있었다.

“근데 누가 저런 높은 곳에 걸어놨지?”

김 씨가 턱을 쭉 내빼고 나무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신기하네요.”

“무시하고 그냥 갑시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떠올라 그냥 지나가고 싶었다. 왜 저 높은 곳에 가방이 걸려있을까?
갑자기 저번 사무실에서 실종되었다는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설마’

무서운 생각을 잊기 위해 무작정 걸었다.
그렇게 걷고 있는데 낯익은 길이 보였다.
게다가 어렴풋이 들리는 작업소리.
현장에 거의 도착한 게 분명했다.
천천히 걸어 나가도 괜찮았지만 괜한 불안감에 뒷사람들을 제쳐두고 뛰어나갔다.
좀 뛰어나가자 작업현장과 일을 하고 있는 인부들이 보였다.

“후우, 후우”

“어, 소장님!!”

나를 본 인부 하나가 놀라며 말했다.

“휴우”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아, 소장님, 헥, 왜 갑자기 뛰세요? 헥”

김 대리가 헐떡이며 내 뒤를 따랐다.

“박반장님이랑 김씨는…….”

놀란 인부가 묻자 김 대리가 손으로 뒤를 가리켰다.

“뒤에서 오고 있어요. 물 없어요? 물 좀 주세요.”

인부는 김 대리에게 물통을 건네줬다. 물통을 건네받은 김 대리는 물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무안한 표정을 짓더니, 내게 물통을 건넸다.

“부장님, 여기 물 좀 드세요”

“빨리도 챙긴다.”

나는 물통을 낚아채 듯 뺏어냈다.

“근데요, 박반장님이랑 김씨가 오는 거 맞아요? 아무도 안 오는데, 인기척도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인부의 말에 나와 김 대리가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어두컴컴한 숲이 있었다.

“분명히 뒤에서 따라오고 계셨는데”

김 대리는 그렇게 말하며 숲으로 들어가려 했다.
순간 무의식적으로 김 대리의 팔뚝을 잡았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 후 몇 시간이 지나도 박 반장과 김 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11


간만에 회사간부들에게 제대로 까였다.
느려터진 공사속도와 소홀한 예산관리 그리고 안전사고.
당장 무슨 수를 쓰라고는 했지만 눈앞에서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보고나니, 숲에 가기조차 꺼려졌다.

“박 반장님은 아직도 연락이 안 되네요, 부장님 어쩌면 좋을까요? 이러다가 공사 말아먹어서 잘리는 거 아닐까요?”

김 대리의 질문에 대꾸할 기운도 없었다. 그 날, 박 반장이 사라진 그 날 이후로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상태다.
눈앞에서 겪어버린 기이한 사건들 때문에 그동안은 눈곱만큼도 믿지 않았던, 굿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냉커피를 홀짝이며 투덜거렸다.

“미치겠네, 진짜 그 숲 정체가 뭐야?”

“경찰에서도 전혀 손을 쓰고 있지 않아요. 숲에서 사람이 실종 되었는데, 숲은 가장 나중에 찾아보겠대요. 제가 정말 어이가 없어가지고”

짜증이 났는지, 김 대리가 머리를 마구 긁적였다.

“돌겠네, 진짜 공사는 공사대로 망치고,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고 하여튼 여기 온 뒤부터 되는 게 없네.”

“근데 저희가 정말로 실수한 거 아닐까요?”

“실수라니?”

“처음에 마을 어르신들이 경고했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헛소리하지 말라며 김 대리에게 면박을 줬겠지만 나도 보고 느낀 게 있는지라 김 대리의 말에 수긍했다.

“저기 그 숲 말이에요”

조용히 얘기를 듣고 있던 미스 김이 입을 열었다.

“응, 미스 김, 뭐 들은 거 있으면 말해 봐”

“제가 마을에 사시는 어떤 분한테 들었는데 그 숲에 무덤이 굉장히 많대요. 옛날부터 이 마을에 살았던 사람들 대부분이 그 숲에 묻혔다는데, 혹시 그것 때문에 숲에 이상한 기운이 흐르는 거 아닐까요?”

미스 김의 말에서 뭔가 한기가 느껴졌다.

“무, 무덤이요? 부장님, 근데 숲에 갔을 때 무덤은 없지 않았어요?”

김 대리의 말이 맞았다. 지난 번 숲에 깊숙이 들어갔을 때, 무덤은 구경조차 못했다.

“무덤은 없었는데, 그거 혹시 미스 김 겁주려고 그 사람이 거짓말 친 거 아냐?”

“그건 저도 모르죠.”

“어쨌건 그 무덤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욱 가기 싫어지는데요?”

김 대리의 얼굴에 말 못할 공포가 느껴졌다. 물론 숲에서 기이한 일을 경험한 나만이 공유할 수 있는 공포였다.

“김 대리 어쩌지?”

“뭐가요?”

“며칠 뒤에 작업현장에 감사가 와서 우리 오늘 현장에 가야 돼”

내 말에 김 대리의 안색이 새까맣게 변했다.
김 대리는 종이컵을 구기더니 테이블에 놓았다.
테이블에는 다 마셔서 비어있는 빈 종이컵 두 개만 덩그러니 남았다.





12


“김 대리, 무슨 연락 받은 거 없었어?”

“없었는데요.”

나와 김 대리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대화를 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막 도착한 작업현장에는 일하고 있어야 할 인부들이 한 사람도 없었다.
모두가 어디로 갔는지, 고요함만이 반겨줄 뿐이었다.

“설마 다 관둔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얼빠진 모습을 한 채 우두커니 서있었다.
순간 김 대리가 영원할 것만 같던 정적을 깨뜨렸다.

“저, 저기 박 반장님?!”

김 대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무작정 숲을 향해 뛰어갔다.

“뭐야? 김 대리!!”


나 역시 김 대리를 뒤쫓아 숲으로 뛰어들었다.
김 대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구 뛰어 들어갔다.
얼마나 달렸을까? 김 대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멈췄다.

“김 대리, 뭔데 그렇게 뛰어?”

“아니, 헉헉, 박 반장님을 본 거 같은데, 헥”

“뭐? 박 반장? 김 대리 혹시 뭐에 홀린 거 아냐?”

어느덧 진정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숲의 안쪽이었다.
순간 저번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 덜컥 겁이 났다.
나는 재빨리 왔던 길을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순간 숲 여기저기에서 마을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김 대리가 박 반장으로 착각한 게 이 마을 사람들 같은데?”

“그러게요”

순간적으로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며 계산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기이한 사건들 그리고 내 눈앞에 서있는 마을사람들.

그렇다.
잦은 기계고장은 마을 사람들이 공사현장에 몰래 들어와 기계를 망가뜨린 것이고, 그 족제비 수염 영감의 머리도 그 날 사고 현장에 있었던 마을 사람이 숨겨놓았던 것이었다.
그리고 사라지는 사람들도 그렇다.
지금 눈앞에서 나와 김 대리를 노리는 이들이 저지른 짓임이 분명했다.

“인부들도 이런 식으로 당했을까요?”

“그렇겠지”

마을 사람들은 흐릿한 눈으로 나와 김 대리를 응시했다.

“지금이야!! 튀어!!”

나는 순간적으로 옆으로 돌아 뛰었다. 김 대리 역시 내 신호를 듣고, 곧장 나를 따라 냅다 뛰었다.
방금 전에도 뛰어서 힘이 들었지만 멈추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부장님, 앞에 통나무집이”

저런 곳에 숨어도 괜찮을까? 라는 생각과 동시에 통나무집에 있던 전기톱이 떠올랐다.

“김 대리, 일단 저 집으로 들어가자”

뒤를 돌아보며 말하는데 김 대리가 멍하니 서있었다.

“뭐야? 왜 서있어?”

“다리가, 다리가 안 움직여요”

“뭐?”

뒤를 본 순간 마을 사람들이 미친 듯이 뒤쫓아 오는 게 보였다.

“부장님, 도, 도와주세요. 제발”

김 대리는 자신의 다리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내게 애원했다.
정말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나는 돌아섰다.
돌아서는 내 뒤로 김 대리가 절규했다.

‘젠장’

통나무집에 들어간 나는 다짜고짜 전기톱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왔다.

“뭐야!?!”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바깥에는 언제 도착했는지 대략 스무 명 정도의 마을 사람들이 통나무집 주변을 둘러싸고 서있었다.

“당신들, 뭐야?! 도대체 왜 이래?”

내가 소리쳤지만 그 누구도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아까처럼 흐릿한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너무나 무서워 겁을 주기위해 전기톱의 시동을 켰다.

“드르르릉”

전기톱이 무섭게 진동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별로 무섭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에잇!!”

난 분명히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해 휘둘렀다.
당연히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칠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휘두른 전기톱에 맞은 그 사람은 처참하게 잘려나갔다.

“촤아아악!!”

그 사람의 몸에서 튀어나온 피와 살점파편들이 나를 뒤덮었다.
마을 사람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이성을 잃어버린 나는 전기톱을 마구 휘두르며 돌진했다

그 와중에 사람 여럿이 전기톱에 썰려나갔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망갔다.
미친 듯이 뛰고 또 뛰었다.
그렇게 한참 뛰어 마을 사람들이 안 보일 때 쯤 갑자기 오른쪽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무심코 움직이지 않는 오른발을 내려다봤다.
바지는 이미 사람들의 핏물과 살점으로 얼룩져 있었고, 다리는 후들후들 떨고 있었다.

“뭐야? 왜 안 움직여?”

순간 뒤쪽에서 부스럭거리며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마을 사람들 인 게 분명했다.
너무나 무서웠다.

“씨발 진짜!!”

결국, 나는 이를 악물고 전기톱으로 내 오른쪽 다리를 썰어냈다. 근데 뭔가 이상했다.
전혀 아프지가 않았다. 이상한 기분에 다리를 쳐다봤다.
톱날이 박힌 내 허벅다리에 뭔가 이상한 게 보였다.

‘나이테?’

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숲으로 향했다. 그들은 저마다 숲의 안쪽을 돌아다니며 실종된 사람들을 찾았다.
숲의 안쪽, 깊숙한 곳에서는 그동안 실종되었다고 전해지는 사람들의 사체가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이거 심각한데요? 저기 봐요, 나무에 사람이 목을 매달고 있어요.”

방독면을 쓴 사내가 나무 위를 가리키자, 일제히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봤다.
그곳에는 언제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 하나가 검은 가방을 맨 채로 나무에 목을 매달고 있었다.

“이거 너무 사체가 많은데요? 아니, 도대체 이렇게 얼마나 방치를 해둔건지”

“이봐, 여기 봐. 이사람 다리가 나무뿌리사이에 낀 채로 죽어있어, 어서 빼내자”

방독면을 쓴 사람들이 힘을 합쳐 그 죽은 시체를 다리를 뽑아냈다.

“뚜둑”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그 시체의 다리가 흐느적거리며 빠져나왔다.

“그동안의 실종된 사람들 모두 찾을 거 같은데요?”

“그러게 말이야”

“여기 이 사람은 도대체 뭘 본 걸까요?”

그가 가리킨 곳에는 전기톱에 다리가 잘려나간 사람이 누워있었다.

“끔찍한 걸?”

그 남자 주변에는 전기톱에 베였는지 깊게 상처가 난 나무들이 서있었다.

“그나저나 숲에 환각물질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었다니”

“그게 이 숲에서 뱀한테 물린 사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검사결과 환각물질을 일으키는 약물반응이 보였다는군. 그렇게 해서 알아냈다던데?”

“그래요? 그러면 그동안 숲의 저주는 다름 아닌 환각물질을 일으키는 식물이었던 거네요. 듣기로는 처음 발견된 물질이라던데”

“그렇지”

그들은 그런 대화를 나누며 사체를 옮겼다.


어디서부터 환각이었을까?
방독면을 쓰고 다리가 잘린 사체를 옮기던 남자가 물었다.

“근데 누가 이렇게 돌아다닌 걸까요?”

“무슨 소리야?”

“아니 주변을 봐요, 발자국이 어찌나 많은지”

그들 주변 흙길에는 수많은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김 대리는 자신이 가져다준 냉커피를 들이마시는 부장을 보며 생각했다.


‘그나저나 미스 김은 누구야?’



출처 : 웃대 ‘패랭이꽃’
Voyou
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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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미스김 없었어?...
우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환각물질뿐만 아니라 숲의 기운도 한몫 했지 싶네요 재밌었어요^♡^
워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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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숲_2
재밌게들 보고 있으신가요 주인공자식이 싸가지가 너무 없어서 바들바들 읽는 '숲' 하지 말라면 하지 말라고!!!!!!! 말 좀 들으라고!!!!!!!!!!!!!!!! 과연 주인공의 앞날은 어떨지... 함 보시죠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5. 경찰들이 며칠 동안 찾아 헤맸지만 결국 족제비 수염을 한 영감의 머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상하게도 그 현장에 있던 사람 모두가 머리통의 행방을 몰랐다. 머리통을 못 찾은 게, 요전에 악몽도 있고 해서 왠지 꺼림칙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을 미뤄서는 안 됐다. 결국 그 일을 위에 보고했고, 위에서 힘을 조금 써줬다. 뭐 힘을 썼다는게 별 거 없고 그 지역의 경찰들 좀 만나면 해결 될 일이었다. 덕분에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 게다가 내 바람대로, 경찰들이 마을사람들을 공사현장에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줘서 작업이 전보다 원활하게 진행되었다. 결과적으로 그 사고로 인해 공사현장의 환경은 훨씬 좋아졌다. 그 덕에 나도 공사에 모든 신경을 쏟을 수 있었다. 머리통이건 뭐건 공사가 시작되고 나서부터는 관심 밖의 일이 되어버렸다.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며칠 동안은 공사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현장에 나가 직접 지시하기도 하며 일을 자청했다. 하지만 내가 없어도 현장감독의 지휘에 따라 공사가 수월히 진행되는 것을 보고 현장을 찾아가는 횟수가 뜸해졌다. 아무래도 더운 날씨에 밖에 있는 것보다는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편히 있는 게 내 적성에 맞는 듯 했다. 현장에서 나를 급히 찾을 때는 김대리를 대신 보냈고, 정말로 내가 필요할 때는 전화로도 충분했다. 내가 생각해도 대놓고 날로 먹었지만,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었다. 왜냐? 적어도 이곳에서는 내가 가장 높으니까. 뭐, 주변에 골프장이나 좋은 술집이라도 있으면 쉬는 시간을 보내기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렇게 눈치 안보고 쉬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오늘도 나는 구두는 바닥에 벗어재끼고, 사무용 책상에 두 발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의자에 거의 드러누웠다. 사무실 직원들이 보건 말건 의자 등받이가 꺾어질 정도로 등을 기댔다. 너무 편해서 잠이 올 정도로 말이다. “부장님 방금 전화가 왔는데, 현장에 가봐야 할 거 같은데요?” 잠이 막 오려는데 김대리가 나를 불렀다. “왜?” 방해받았다는 생각에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그게, 지게차가 고장이 났다고 하는데요” “지게차가 한 대는 아니잖아, 다른 지게차를 두 배로 돌리라고 해.” 내 대답에 김대리가 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근데” “뭐, 빨리 말해” “한두 대가 고장이 난 게 아니라 전부 말썽이라는데요?” “뭐? 전부 다? 저번에도 장비가 다 고장이 났다고 지랄 쇼르 하더니, 이번에는 지게차야? 도대체 현장에서 뭔 짓을 하는 거야?” “그러게요. 좀 이상하네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너무 고장이 자주 일어나네요.” 최근 들어 작업현장에서 기계장비 및 차량운반구의 고장이 잦아졌다. 처음에는 기계장비가 낡아서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뭔가 내가 모르는 문제가 있는 거 같았다. 내 예상이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한테 문제가 있어 보였다. 안 그래도 넉넉한 예산이 아닌데 이런 잦은 기계고장으로 손해를 보면 나중에 회계정리 때 질책을 받을 게 뻔했다. “지게차는 몰아본 놈들이 사용하는 거야? 아니, 그거 모는 게 얼마나 어렵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고장이야. 도대체 차량이랑 장비를 몇 개를 해먹는 거냐고. 이거 혹시 고장이라고 거짓말치고 장비랑 자재 빼돌리는 거 아니야?” “에이, 설마요” “아니, 저번에 커터기도 고장이 났다고 했는데, 나중에 고치려고 보니까 멀쩡했었잖아 도대체 멀쩡한 걸 왜 고장 났다고 하는 거냐고?! 그리고 지게차가 한 번에 다 말썽이라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듣고 보니 그러네요. 그런데 그거랑 이거는 좀 다른 문제 아닐까요?” 김 대리가 그건 아니라는 눈치를 줬지만, 내 생각은 확고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자재 같은 경우에는 가격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빼돌려 먹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없는 놈들이 그런 면에서는 더욱 심한 법이니까. 옛날부터 그랬다. 꼭 가난한 녀석들이 더욱 극성이었다. 학교 운영회비를 빼돌려 지들 배를 채우거나, 남의 물건에 손을 데거나, 그런 추잡스러운 짓은 없는 놈들이 골라서 했다. “김 대리 말대로 오늘 현장에 한 번 가봐야겠어” 난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구두를 신고 나갈 준비를 했다. 김 대리도 내 눈치 한 번에 나를 따라 나갈 채비를 했다. 6 “아이고, 소장님 오랜만입니다.” 공사현장에 들어서자마자 현장관리자가 만면에 웃음을 띤 채 나를 반겼다. 뭐, 그 웃음의 의미는 잘 알고 있다. 특히나 그가 내뱉은 ‘오랜만’이라는 말만 들어도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현장관리자인 본인은 공사현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열심히 일하는데, 현장소장인 나는 얼굴이나 가끔 내비치니 그가 보기에 내 모습이 꼴 사나울 것이다. 나이도 자신보다 훨씬 젊은데다가, 그러면서도 월급은 내가 몇 배로 더 받으니 속이 뒤집힐 게 분명했다. 그래도 별수 없지 않은가? 나는 건설회사, 그것도 본사에서 현장대리인으로 보낸 현장소장이고, 그는 쉽게 말해 그저 인부들이나 관리하는 하청업체 작업반장이니. 직책의 높고 낮음에 있어 내가 훨씬 높은 위치니 그가 고개를 숙여야 할 수밖에. “네, 박 반장님 오랜만이네요. 근데 문제가 뭐라고 하셨죠?” “지게차가 모두 말썽이네요. 새로 구해 와야겠는데…….” 박 반장이 반쯤 벗겨진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잦은 사고 때문에 눈치를 보는 듯싶었다. “또 고장이라고요?” 박 반장이 머쓱해지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말끝을 올렸다. “아, 저 그게 지게차들이 이상하게 시동이 걸리지 않네요.” “한 두 대도 아니고,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는 조사해 보셨습니까? 그저 움직이지 않는다고 고쳐보지도 않고 장비들을 바꾸면 안 되죠. 정해진 예산이 있는데” 내 꾸짖는 말투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박 반장의 표정이 굳었다. 하긴 나 같아도 새파랗게 젊은 놈한테 훈계를 듣는다면 기분이 더러울 것이다. “그게 원인을 잘 모르겠습니다. 현장까지는 잘 끌고 왔는데 작업하려고 숲에만 들어가면 말썽이네요. 수리공도 불러봤는데, 도통 원인을 찾을 수가 없데요. 저희도 정말 답답합니다.” “정말 고장이 나기는 했습니까?” 말이며 표정이며 풍기는 뉘앙스가 또렷했다. 물론 박 반장도 그것을 알아차렸다. “지금 제가 거짓말 하는 것처럼 보이십니까?” 박 반장의 얼굴이 찌그러져 더욱 못나 보였다. “아니, 저번 커터기 때도 그랬잖습니까? 고장 난 줄 알았는데 제대로 작동이 됐잖아요.” 내 말에 박 반장이 대답을 못했다. 그 일은 전적으로 박 반장에게 문제가 있던 거였으니 박 반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박 반장님, 이 바닥에 꽤 오래 계셨던 분이 왜 그러십니까? 벌써 고장 때문에 갈아치운 장비만 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아뇨, 정말입니다. 정말로 움직이지 않았다고요. 못 믿겠으면 직접 지게차를 몰아보세요.” 박 반장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해서 조금은 놀랐다. 눈에 띄게 바뀐 박 반장의 태도를 봤을 때, 필시 내 언행에 기분이 상한 게 분명했다. “좋습니다. 직접 몰아보죠 차키 줘보세요.” 박 반장은 품에 있던 열쇠뭉치를 꺼내 내게 줬다. 나는 그 열쇠뭉치를 쥐고 곧장 지게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현장에 늘어서있는 지게차들은 구입한지 얼마 안 된 상태라 외관도 깨끗한 게 전부 멀쩡해보였다. “소장님께서 여긴 어쩐 일로” 지게차 옆에 있던 인부 하나가 나를 보며 인사했다. 나는 그를 보며 넌지시 물었다. “고장이 난 지게차가 어떤 거야?” “여기 있는 지게차는 전부 고장 났는데요” “정말이야?” “네” 나는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지게차를 쑥 훑어보았다. 그리고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지게차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차키를 찾아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지게차는 시동이 걸리기는커녕 미동도 하지 않았다. “뭐야, 이거 왜 이래?” “말씀드렸잖습니까, 고장이 났다고” 뒤에서 느긋하게 따라오던 박 반장이 나를 보며 말했다. 지게차에 올라타 아무것도 못하는 내 모습이 꽤나 만족스러웠는지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나는 오기가 생겨 지게차를 전부 돌아다니며 시동을 걸어봤다. 하지만 단 한 대의 지게차도 움직이지 않았다. “직접 확인해 보셨으니, 소장님도 아시겠죠?” 박 반장의 두꺼운 턱주가리가 우쭐거렸다. 수긍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의 말이 옳았었다. “예,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고장 난 게 맞네요. 최대한 빨리 구해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걸릴 테니 당분간은 주변에 지게차 용역을 사용해서 일해주세요. 그리고 장비 같은 건 좀 고장이 나지 않게 조심히 사용하라고 지시해두세요.” “네, 알겠습니다. 소장님” 괜히 박 반장에게 밀렸다는 생각에 씁쓸한 표정으로 지게차에서 내려왔다. 박 반장이 웃는 꼴도 여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작업을 예정에 맞춰 끝내려면 지게차가 꼭 필요했다. “부장님, 이제 끝난 건가요?” 옆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김 대리가 불쑥 물었다. “끝나긴, 오랜만에 왔으니 그 동안 작업한 거 검사해야지” 골이 난 나는 괜히 김 대리에게 얄궂게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나는 표적을 박 반장으로 돌렸다. 박 반장은 내 툴툴거리는 말투가 거슬렸는지 잠깐 멈칫거렸지만 이내 내게 상황을 설명했다. “저 그게, 예상한 기간보다 좀 더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숲의 크기도 그렇고 다른 숲에 비해 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있습니다. 일단 기초공사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거 같고, 또 기계장비가…….” “역시 기계장비가 말썽이구요, 그렇죠?” “네? 예, 우선은 기계장비가 가장 문제입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고 현장으로 들어갔다. 왠지 감시를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꽤나 진전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전보다 진전된 게 별로 없었다. ‘내가 조금만 신경을 안 써도 이 모양이라니까’ 나는 뒷짐을 떡하니 지고, 양반의 걸음새로 작업현장을 어슬렁거렸다. “으아아아!!!” 순간 인부하나가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소리를 질렀다. “뭐야,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 쓰러진 사람에게 모여들었다. 나 역시 문제가 생기면 곤란해지기에 그에게 다가가 상황을 살폈다. “저, 저기에” 쓰러진 남자가 나무의 뿌리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뭐야 이거!!” “이, 이런!” 그 남자가 가리킨 곳에는 사람의 머리통 하나가 풀숲에 엉켜 뒹굴고 있었다. “저, 저거 지난번에 그 사람 머리 아니야? 맞지?” “그런 거 같기도 한데, 여기는 사고가 난 데랑 거리가 좀 있는데 어떻게 여기에 있지?” 내 눈에는 확실히 그날 사라졌던 영감의 머리통이었다. 오싹했다. 꿈에서 봤던 모습이랑 흡사한 게 왠지 가까이 가면 튀어 오를 거 같아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경찰들이 못 찾더니, 이런 데 있었네.” “아! 뭣들 해? 가만히 구경만고 있을 거야? 빨리 신고해” 뒤늦게 나타난 박 반장이 소리쳤다. 그 때 좀 젊어 보이는 인부 하나가 용기 있게 나섰다. 그는 그 머리통을 향해 다가가더니 이내 두 손으로 집어 들었다. 머리통을 들어 올리자 흙더미와 풀에 뒤엉킨 얼굴이 드러났다. 뒤집어진 눈알이며, 붉은 얼룩이 묻어있는 얼굴을 보니 호러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우, 우웩” 비위가 약한 인부 하나가 입을 틀어막고 숲을 향해 달려갔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고개를 돌려 끔찍한 광경을 애써 외면했다. “저런, 쯧쯧” “엥?” 머리통을 집고 있는 인부가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덜덜 떨며 말했다. “뭐, 뭔가 이상해요, 갑자기 입을 움직이는데요.” “무슨 소리야? 잘린 머리가 어떻게 움직여?” 그 젊은 인부의 말을 듣고 잘려나간 머리통을 자세히 봤다. 정말로 영감의 얼굴이 뭔가를 말할 것처럼 입술을 꿈틀거리는 거렸다. 표가 날 정도로 큰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눈으로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는 움직이고 있었다. “으으으, 어떡하죠?” 머리통을 쥐고 있던 인부가 울먹이며 말했다. 간단히 놓으면 될 일이었지만 왠지 인부가 손에 쥔 머리통을 놓지 못했다. 아니, 머리통이 인부의 손을 놓아주지 않는 것 같았다. “도, 도와주세요!” 젊은 인부가 소리쳤지만 몹쓸 두려움에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 서서히 벌어지는 영감의 입이 꼭 모두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이윽고 족제비 수염을 한 영감의 머리통의 입이 완전히 쩍 벌어졌다. “으으아아아!!!” “쉬이이” 영감의 입에서 뱀이 꿈틀거리며 기어 나와 새까만 혀를 날름거렸다. 모두가 그 끔찍한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순간 뱀이 날렵하게 튀어나와 젊은 인부의 목덜미를 물었다. 너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손쓸 틈이 없었다. “끄아아아!!” 뱀에게 물린 젊은 인부가 목덜미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이봐, 괜찮아?” “빨리 신고해, 일단은 빨리 차로 옮겨” 사람들이 소란스러워진 사이, 그 뱀이 영감의 입에서 빠져나오는 게 보였다. 어떻게 영감의 머리통에서 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굵은 놈이었다. 꾸물꾸물, 완전히 몸을 머리통에서 빼낸 뱀은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숲으로 유유히 기어갔다.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뭔가에 홀린 것처럼 숲으로 기어들어가는 뱀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저거 독사 아냐? 딱 보니까 독사인데, 독이 퍼지기 전에 빨리 병원에 가야돼!!” 순간 박 반장이 흥분을 했는지, 붉은 얼굴을 들이밀며 소리쳤다. 그러자 사람 하나가 황급히 뱀에 물린 젊은 인부를 들쳐 멨다. “어디로 데려가야죠?” “빨리 이쪽으로 내 차로 가자” 사람들은 젊은 인부를 데리고 공사현장을 빠져 나와 박 반장의 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뱀에 물린 인부를 차에 싣고 곧장 병원을 향해 출발했다. 뱀이 물었던 순간만큼이나 빠르게 일이 진행되었다. “역시 뭔가 불길한데요. 안 그래요, 부장님?” 김 대리가 떠나가는 차를 보며 말했다. 꽤나 심각한 김 대리의 표정에 나도 괜히 덩달아 긴장이 되었다. “불길하다니? 뭐가?”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숲이요.” “숲?” “이 숲에서 작업을 시작하고서부터 계속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니까요, 저도 여기만 오면 묘해요. 괜히 저번에 마을 주민들이 말했던 말들이…….” “설마 정말로 숲의 저주니 뭐니 하는 걸 믿는 거야?” 나는 김 대리의 말을 딱 끊으며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김 대리가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끊은 거였지만, 사실은 왠지 지금 김 대리의 말을 끝까지 들으면 나 역시 그런 미신을 맹신할 것 같아서였다. “죄송합니다.” “아냐, 됐어. 뭐,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긴 했으니까 어느 정도는 이해해” 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하고는 작업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인부들을 진정시키고, 작업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사무실이든 어디든 숲이 아닌 곳으로 나가고 싶어 말이며 행동이며 급히 서둘렀다. 뭔가가 나를 쫓는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꽤나 서두른 덕분에 오늘 검사할 일을 순식간에 마칠 수 있었다. 일을 마치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숲을 떠났다. 차를 타고 나와, 숲이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휴우” 분명히 나를 보고 있었다. 그 영감탱이의 눈은 분명히 나를 보고 있었다. 7. “의사선생님 말로는 당분간 정상전인 생활은 힘들겠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하네요. 근데 피검사는 다시 해봐야 할 거 같다고 하네요.” “아, 다행이네요. 수고하셨어요, 박 반장님.” “예, 그럼” 전화를 끊고 다리를 쭉 폈다. 인부가 공사를 하다가 뱀에 물려 죽었다는 소문이 나돌면, 불똥이 내게 튈게 뻔했었는데 다행이다. 걱정이 되서 어젯밤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막상 아무 문제없다는 소리를 듣자, 내가 물린 것도 아닌데 괜히 조마조마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다고 합니까?” “생명에는 지장 없으니까 괜찮은 거지. 골치 좀 썩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네” “다행이네요.” 옆에 있던 김 대리가 냉커피를 홀짝이며 말했다. 역시 현장에 있을 때나 걱정하는 놈이지, 이 녀석도 자기 일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 거 같아 보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면서 겁먹었던 주제에, 오늘 본 녀석의 얼굴에서는 걱정거리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머리통은 어떻게 됐어?” “네, 머리는 경찰 쪽에서 수거해갔습니다. 머리 상태를 보고 많이 놀라던데요” “놀랐겠지, 난 아직도 그 이야기만 하면 소름이 돋는다.” 그 머리통을 본 덕분에 지난날에 꾸었던 악몽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꿈에서 봤던 모습과 너무나 흡사했던 모습. 그 잘려진 머리통을 본 순간 잠시나마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느낌이 들었다. 꿈에서처럼 나를 향해 날아올 거 같은 머리통. 상상만으로 등골이 오싹해지고 소름이 돋는다. 꺼림칙한 기분에 소름이 돋는 팔을 손톱으로 문질렀다. “왜 그러세요?” “아니, 그냥 좀” 김 대리가 다시금 냉커피를 홀짝였다. 꽤나 맛있게 홀짝이는 게 나도 마시고 싶어져 반대편에 있던 미스 김에게 말했다. “나 냉커피 한잔만” “예, 부장님” “고마워, 미스 김. 근데 요즘 안 좋은 일이라도 있어? 표정이 영 안 좋네.” 며칠 전부터 미스 김의 얼굴에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 이유가 나로 인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기도 해서 직접 물어봤다. 여자 입장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게 어떤지 잘 모르니까. “아, 그게 사실은 요즘 자꾸 사무실로 이상한 전화가 와서요.” “이상한 전화?” 다행히 나 때문은 아니었지만, ‘이상한’이라는 단어가 거슬렸다. 이상한 일이라면 최근에 너무나 많이 겪은 터라,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았었다. 미스 김의 말을 듣고, 나와 생각이 통했는지 나와 김 대리와 서로 눈을 마주쳤다. 김 대리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자리를 피했다. “그게 자꾸 어떤 남자분이 자기아들을 찾아달라고, 하루에 수십 통씩 전화를 해서” “뭐? 아들? 그런 건 경찰서에 연락해야지 왜 이런 곳에 전화를 하는 거야? 하여간 이곳에는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없다니까” 아들을 찾아달라는 인간이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인간의 뇌구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상식적으로 아들을 잃어버렸는데 그것을 왜 건설회사에다가 찾아달라고 하는지. “그게 아들이 숲에 들어간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미스 김이 고자질 하듯 말했다. 아무래도 그동안 전화에 꽤나 시달린 것처럼 보였다. “뭐야? 공사기간에는 분명히 민간인은 출입금지라고 했을 텐데, 근데 아들은 몇 살인데?” “그게…….” 미스 김이 뭔가 망설였다. “몇 살인데 뜸을 들여?” “고등학생이라는데요” “뭐라고?! 아니, 그건 실종이아니라 가출 아니야? 그 남자 정신이 어떻게 된 거 같은데” “그렇죠, 실종보다는 가출에 가깝죠. 근데 문제가 그것만 있는 게 아니에요.” “문제가 또 있어?” “경찰서에 신고해서 알아봤는데 그 고등학생 말고도 실종된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거예요. 물론 그들도 숲 근처에서 사라졌고요.” 미스 김은 마치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는 느낌으로 말을 했다. “그게 우리 탓은 아니잖아? 그리고 납치범을 잡을 생각을 해야지, 왜 얌전히 공사하고 있는 우리한테 전화질을 하고 난리야? 한동안 잠잠하다했더니 마을 사람들이 공사를 방해하려고 수작을 부리는 거 같은데” 수상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실종사실을 경찰서가 아닌 이곳에 알리는 것이며, 숲에서 사라졌다고 강조한 것이며. 분명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아무튼 그것 때문에 일에 집중을 못하겠어요. 자꾸 사무실로 전화해서 저희한테 묻는데 뭐라 말해줄 수도 없고, 무조건 숲에서 사람을 찾아달라고 하니” “아, 이거 업무방해로 신고를 해야 하나? 미스 김 앞으로 그런 전화 오면 무시하고 끊어, 아니 아예 수신차단 해버려” 내가 말을 마치자마자, 책상 위에 냉커피가 턱 하고 놓여졌다. 왠지 타이밍이 좋게 왔다. 그래서인지 벌컥벌컥 마시고 싶어. 단숨에 들이켰다. “에이, 이시려” 괜한 짓이었다. 이가 너무나 시렸다. 8. 며칠 후 찾아간 작업현장에서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결국 폭발해버렸다. “아니 예정대로라면 벌써 나무 다 밀고, 자재 들여서 기초공사 시작해야 되는데, 아직도 나무를 베고 앉아있습니까? 그리고 인부들은 왜이렇게 적어졌습니까? 박반장님 베테랑이잖아요? 그깟 노동자들도 못 다뤄요? 이 정도밖에 못해요?” 공사예정에 맞추기는커녕 너무나 더딘 작업속도에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공사시작에 비해 줄어든 인부들의 숫자며, 그들의 생산성이며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나무를 다 베어내고 휑해도 모자랄 판에, 숲은 오히려 더 울창해진 느낌마저 들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근데 인부들이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지고, 자꾸 숲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니까, 다들 관둔다는데…….” 자신의 잘못을 아는지, 박 반장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여기서도 실종 타령입니까? 박 반장님 혹시 여기 마을 주민이세요? 이상한 일들이라, 고장 좀 나고, 뱀에 좀 물리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입니까? 그리고 인부들이 갑자기 사라지다뇨? 사라진 게 아니라 도망친 거겠죠. 박 반장님 지금 숲의 저주라는 둥의 사람들이 지어낸 헛소문 때문에 이러는 거죠?” “그게 저도 막상 겪어보니…….” “아니, 돈 먼저 받아갔잖아요? 인부들 선불로 해달라고 해서 해줬잖아요. 근데 아직 공사가 이렇게나 많이 남았는데 돈만 받고 관두다뇨? 다들 어서 불러내요” “그게 갑자기 사라져가지고 아무도, 아무도 연락이 되질 않는데 저보고 뭘 하란…….” 그 같지도 않은 대답에 나는 박반장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퍽!!” 지켜보던 사람들이 모두 일순간 얼음이 되었다. 김 대리는 곧장 나를 말리려 달려들었고, 인부들도 눈치를 보더니 박 반장에게 다가갔다. 사실 나도 때리고서 ‘아차’ 싶었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넘치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에이, 씨발!! 내가 더러워서! 찾아오면 되잖아!! 찾아오면!! 어린노무새끼가 왜 지랄이야!! 씨발, 몇 살이나 처먹었다고, 새파랗게 젊은 새끼가!” 반 반장이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안전모를 바닥에 내팽겨 치며 고함을 질렀다. 확실히 젊은 놈한테 뒤통수를 맞은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양인 듯했다. 그리고는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가뜩이나 더러운 인상이 더욱 더러워졌다. “뭐요? 씨발? 그게 윗사람에게 할 소리입니까? 씨발, 누구는 욕, 반말 못해서 안 하냐? 당장 인부들 찾아온 다음에나 욕을 하던지 해! 무능한 인간아!! 내 당신 같은 족속들을 잘 알지. 관리를 안 하면 공사판에서 술 퍼마시고 놀다가 윗사람 나타나면 머리 조아리며 열심히 사는 척, 불쌍한 척. 숲에서 사라졌단 놈들도 다 똑같지 뭐, 숲에서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쯤 숲에서 술 퍼마시다가 퍼질러 자고 있겠지” 나도 뒤질세라 작업복 팔을 걷어 부치며 소리쳤다. 김 대리가 뒤에서 말리고 있지 않았다면 벌써 달려들어 면상을 한 대 후려갈겼을 것이다. 박 반장은 씩씩거리며 바닥에 처박힌 안전모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옆에 굴러다니는 랜턴을 하나 집었다. “뭐? 숲에서 술을 퍼마셔? 그래, 바로 맞췄네. 인부들이 어디서 없어졌는지 알아?!” 박 반장이 고래고래 소리치며 묻자 모두가 박 반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반 반장이 랜턴으로 깊고 어두운 숲 쪽을 가리켰다. “네놈 말대로 이 빌어먹을 숲이다!!” “잘 됐네요, 같이 찾아봅시다. 인부들이 그 빌어먹을 숲에서 사라지는지, 아니면 술 퍼마시다가 잠 들었는지. 뭐, 지금쯤이면 도망가서 부산까지 갔겠네요. 아주, 오늘로써 이 숲의 저주가 뭔지 확실하게 까발려주죠.” 내가 나서며 소리쳤다. 아무래도 직접 나서서 증명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런 숲이 뭐가 무섭다는 건지, 작업할 때 인부들이 여고생들 마냥 짝지어서 행동하는 꼴을 더 이상 보고 싶지도 않았다. “부장님, 저도 가야합니까?” 김 대리가 슬며시 고개를 내밀며 물었다. “당연하지, 왜? 자네도 숲이 무서워?” “아닙니다. 가겠습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인부들을 찾아 숲으로 향하는 원정대를 짜게 되었다. 나와 김대리 그리고 박반장과 잡일꾼 김씨. 숲으로 들어서기 전 김 씨는 내게 어젯저녁 서너 명의 인부들이 측량하려고 숲에 깊이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물론 나는 전혀 믿지 않는다. 측량은 무슨. 그래도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그것은 경찰에 신고를 했을 때, 경찰들이 숲 안쪽으로 들어가는 걸 말렸다는 점. 분명히 경찰 쪽에서 수많은 실종사건을 접수했을 텐데, 아직까지 숲에 기웃거리지 않는 걸 보면 뭔가 수상하기도 했다. 출처 : 웃대, 패랭이꽃 + 혹시 전 편이 궁금한 빙글러를 위해 친절하게 1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2999470
펌) 숲_1
간만에 장편인듯 장편아니 장편을 가져왔습니다. 원작자께서 단편으라 하셔서 단편인가 했지만 은근 분량이 많아서 3편으로 나눠 봤습니다. 패랭이꽃님 소설은 믿고 보는 거 아닙니까?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1. 그들의 불만 가득한 얼굴을 보니 숨이 턱 막혀왔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 이미 허가가 났습니다. 허가가 났어요! 여러분들이 이렇게 무작정 항의하셔도 소용없다고 몇 번 말씀드립니까? 여기 모여서 으쌰으쌰 하셔도 바뀌는건 없다니까요? 정말 여러분들이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저희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내가 말을 마치자, 그들 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영감 하나가 침을 튀기며 말했다. “아니, 젊은 양반이 뭘 몰라서 그러시는데 그 숲은 건드리면 안된다니까” 날씨도 덥고, 영감탱이가 말하는 톤도 그렇고 짜증이 솟구쳤다. 원래 이런 경우에는 메뉴얼대로 응대해야 하지만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아 얼굴에 불쾌감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역시 말이 통하지 않는 어르신들을 상대하는 건 큰 곤욕이다. ‘몰라? 내가 뭘 몰라? 모르는 건 당신들이지. 아둔한 사람들 같으니 왜 이렇게 돈 냄새를 못 맡을까? 못 배워서 그런가?’ 그 앞뒤 꽉 막힌 영감은 내 생각을 모르는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숲은 옛날부터 요기가 흘러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된다니까, 이 양반아! 그 숲에 들어갔다가 못 나온 사람들이 수두룩해!” “아, 그렇습니까?” 억지로 귀담아 듣는 척, 거짓 표정을 지어가며 대답했다. 이럴 때마다 터져 나오는 화를 참아내느라 애쓴다. 표정연기를 해야 하는 얼굴 근육과 죽어라 누르고 있는 성질머리에게 항상 미안할 뿐이다. 마음 같아서는 예의고 뭐고 노인네 멱살을 잡아채, 욕이라도 한 사발 부어주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사실 내 성질에 멱살을 낚아채는 정도로 끝나지는 않을테지만. “영감님 말씀이 백번 맞아요. 나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그 숲은 조심하라고 했다니까요! 그래서 개발을 커녕 아무도 그 숲 근처엔 얼씬도 안 했어요.” 꽤나 나서기 좋아할 것 같은 아주머니가 눈치 없이 영감님을 거들었다. ‘아무도 숲 근처에 얼씬도 안 했다고? 그거야 그 때는 정부의 보호에 묶여있었으니까 아무도 그 명당을 건드리지 않은 거지. 근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어. 그 숲은 더 이상 개발제한구역이 아니거든? 이 못 배운 아줌마야!’ 머릿속에 막말들이 맴돌았다. 하지만 꾹 참았다. 욕을 하고 싶어, 근질거리는 혀를 통제하는 게 꽤나 힘든 일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특히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목구멍을 타고 나오려는 욕을 꿀꺽 삼키고, 다시금 거짓으로 혀를 내둘렀다. “여러분 말씀은 잘 들었습니다. 물론 충분히 여러분의 입장을 이해합니다. 옛날부터 마을을 지켜주던 숲이고, 너무 갑작스럽게 공사를 시작하는 것도 있고. 근데 여러분이 매번 찾아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이미 저희들이 허가가 난 사실을 말씀드렸고, 여러분들에게도 충분한 보상을 드렸습니다. 공사 준비도 다 끝난 상태…” “아니, 주민들과 상의를 하셨다고요? 보상을 해주셨다고요? 그저 윗사람들끼리 결정을 해놓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주민들이 납득할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위에서 허가가 났다고, 느닷없이 숲을 밀어버린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하물며 숲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또 어떡하고요.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까지 밀어버리실 겁니까?” 걔 주에 절머 보이는 청년 하나가 말을 가로챘다. 꽤나 정의의 편에서 말하는 것 같은 모양새가 심히 거슬렸다.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표정, 정말 꼴 보기 싫었다. 특히나 내가 말 끊기는 걸 죽도록 싫어하는데, 꼭 그걸 알고 콕 집어 그렇게 행동한 것 같았다. 나는 기분이 나쁘다는 티를 내기위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누가 좋아하겠냐고 말씀하셨습니까? 그건 당연히 마을주민 여러분이죠. 숲이 개발되면 당연히 주민 분들이 가장 덕을 보죠. 땅값이 오르고, 삶이 안락해지니까요. 숲 근처에 사시는 사람들이요? 땅 팔고 나가시면 되잖아요. 그리고 거기에 사는 게 원래 불법 아닙니까? 또,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다른 곳은 지금 개발하자고 난리입니다. 허가가 없어서 못하는 거지, 전 정말 여러분들이 이해가 안 됩니다. 이렇게 서로 좋은 걸 왜 반대하십니까?” 이렇게 이를 악물고 그들을 설득하는것도 슬슬 지친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공사를 알리고 나서부터 계속 찾아온다. 항의하는 이들을 상대하는 것도 귀찮다. 왜 항상 주제도 모르고 윗사람만 찾는 건지. 이럴 때면 내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한 게 억울하다. 급이 조금만 높았더라도 이런 꼴을 안 봐도 됐을 텐데. 이건 뭐, 수준이 맞아야 설득을 하든지 말든지 하지,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아 매번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니 나로서는 미칠 노릇이다. “개발이고 나발이고 그 숲은 안 돼!! 화를 부를 거여!!” 지팡이가 있어야 겨우 중심을 잡는 노인네가 분개하며 소리쳤다. 가래 끓는 소리로 소리치는 노인네도 그렇고 그런 노인네의 성질머리에 맞추어 흔들거리는 지팡이도 그렇고 너무나 초라해보였다. ‘노인네가 혈압걱정은 안 하시나? 저러다가 뒷목잡고 쓰러지면 누구 탓을 하려고’ 나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뒤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김 대리에게 신호를 줬다. ‘빨리 경비 안 부르고 뭐해?!’ 김 대리는 내 손짓을 보고 알아차렸는지 곧장 수화기를 들었다. “시퍼렇게 젊은 놈이 아무것도 모르고 개발은 무슨, 개뿔이다 이것아! 조상님이 물려준 숲을 싹 밀어버리는 게 개발이여? 에라이, 천벌 받을 놈들아!” “예, 벌 받죠 뭐, 까짓 거” 내가 표정을 찡그리며 무시하는 투로 말하자 노인네가 역정을 냈다. 짜증났다. 내가 왜 이런 사람들한테 욕을 먹어야하는지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이 숲의 규제가 풀리고, 숲 개발 건에 대한 수주를 따낼 때만 해도 신나서 덩실덩실 춤을 췄는데, 일이 이렇게 꼬일 줄은 몰랐다. 물론 공사를 할 때마다 수많은 이익단체 및 시민단체들과 실랑이를 벌여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개발을 해서 땅값을 올려주겠다는데, 물론 숲 근처에 불법으로 살고 있는 몇몇 가구쯤이야 오갈 데가 없어지겠지만. 어쨌든 숲의 저주니 옛말이니 하며 터무니없는 이유로 개발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안 된다. 아니, 숲 좀 밀면 어떤가? 내 삶이 편해지는데. 물론 젊은 층들은 그런 미신 따위는 믿지 않고, 실속을 따진다. 그들은 두 팔 벌려 개발을 환영하고 있다. 문제는 살만큼 산 노인네들. 노인네들이 워낙 극성인 바람에 문제가 된다. 매일 찾아와 되도 않는 이유로 항의를 한다. 웬만하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다. 환경단체건 시민단체건 수뇌부들한테 몇 푼 찔러 넣어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인데 이곳의 노인네들은 꽉 막혔는지 돈도 싫단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수밖에. “부르셨습니까?” 김 대리가 부른 경비들이 껄렁거리며 올라왔다. 커다란 덩치에 험상궂기까지 한 경비들이 들이닥치자 소란을 피우던 주민들이 조용해졌다. 간사한 사람들이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나를 상대할 때는 목소리 높이더니 쥐죽은 듯 조용해진다. 사실 좋게 말해서 경비지, 돈으로 고용한 순도 100% 용역 깡패들이다. 나이로 위아래를 따지지 않고, 돈으로 위아래를 따지는 놈들이라 내가 참 마음에 들어 하는 친구들이다. 공사를 방해하는 시위꾼들이나 마을사람들을 처리하고 협박하는데 이들보다 좋은 카드는 없기에, 돈이 좀 들지만 종종 고용하고 있다. “뭐, 뭐여?” “아니, 뭐야 이 사람들은” “까, 깡패아녀?” 경비의 모습을 한 깡패들의 등장에 마을 주민들이 수근 거렸다. 딱 보기에도 벌써 말을 더듬고 눈동자가 흔들리는 게 겁에 질린 것 같았다. “깡패? 아니, 이 노인네가 누구보고 깡패래?!!” 그 중에 귀가 밝은 깡패하나가 탁자를 치며 소리쳤다. 묘한 긴장감과 함께 사무실 전체가 조용해졌다. 내 말은 콧구멍으로도 듣지 않던 노인네들이라 귀머거리인줄 알았는데, 깡패새끼의 소리는 들리는 모양이다. 노인네들에게 아까 전의 당당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말을 잘라먹던 청년도 고작 한마디에 겁에 질려가지고는 눈을 바닥에 깔고 있다. 마음이 정화된다. 나는 나약해진 그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저기, 어르신들 부탁입니다. 저희도 강제로 노인 분들을 끌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좋으니 조용히 돌아가 주세요, 조용히!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로 찾아오지 마세요.” 노인네들의 신경을 긁기 위해 ‘조용히’에 악센트를 주며 말했다. 내 말을 들은 노인네와 주민들은 나와 경비들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돌아섰다. 그 씁쓸한 뒷모습을 구경하고 있노니, 왠지 모를 성취욕까지 느껴졌다. “쯧쯧” 혀를 끌끌 차는 소리가 들렸다. ‘뭐, 혀라도 차세요. 나를 차고 싶겠지만’ 2. “날씨가 왜 이렇게 더운 거야?”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말했다. 원래 더위를 잘 타는 편인데다가 현장에 가기 위해 작업복을 입어서 그런지 더욱 덥게 느껴졌다. “그러게요, 작년보다 훨씬 더워진 거 같네요. 이러다가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면 큰 일이겠는데요. 공사가 빨리 진행되어야 할 텐데.” 김대리가 태양이 이글거리는 하늘을 올려 보았다. “내가 지금 이 상황에 작업복에 작업화까지 갖추고 직접 현장에 나가야 되냐? 어떻게 생각해 김대리? 내가 이러고 회사 다녀야 돼? 차라리 사무실에서 노망난 노인네들 상대하는 게 낫지, 나같은 사람이 현장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 “위에서 워낙 최부장님을 믿으니까 맡기신 거겠죠. 부장님이 일처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하지 않습니까? 이번 공사 수주 따낸 것도 그렇잖아요. 그 수 많은 경쟁업체를 뚫고 따낸 거 아닙니까? 솔직히 최부장님 아니고 다른 사람이었으면 따낼 수나 있었겠습니까? 전부 부장님 덕분이죠. 그러니까 이렇게 현장 대리인으로 보내진 거고요.” “아, 그런거야? 이거 나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를 않으니 원 참!” 김대리의 아부용 멘트가 날이 갈수록 진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입일때는 말도 못 붙이던 친구가 많이 컸다. 이건 뭐, 삼엽충에서 바로 인간을 진화한 수준이다. 지금은 혀가 풀렸는지 완전 아부 머신이다. 지금 상황만 봐도 알 수 잇다. 김대리의 몇 마디에 짜증이 확 가셨다. 적절히 내가 세운 업적을 들먹이며, 비행기 태워주는데 이거 뜨지 않을래, 안 뜰 수가 없다. “김대리도 이제 좋은 차 끌고 다녀야지, 아마 이번 공사건만 잘 해결되고 인센티브 받으면 비싼 차 몰고 다닐 수 있을 거야. 승진은 당연한 거고. 이번에는 정말 큰 건이니까 나만 믿고 따라와” “하하하, 제가 줄을 잘 탄 건가요?” 내가 거드름을 피우며 말하자, 김대리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참 능구렁이 같은 녀석이다. “근데 저게 뭐죠?” 현장에 거의 다 왔을 쯤 김대리가 무언가를 발견하곤 말했다. 그 말에 나의 시선이 김대리의 시선을 따라갔다. 나무를 한창 베어내고 있어야 할 공사현장에 모든 장비들과 사람들 그리고 차량이 일반인 무리에 막혀 멈춰있었다. “뭐야, 무슨일이야? 작업복 입은 사람들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건데 저 인간들은 뭐야? 옆에 차 세워봐.” “네” 일반인 무리는 공사현장에 방해만 될 뿐이었다. 공사반대시위든 공사구경이든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방해물. 가뜩이나 격주로 사무실에 찾아와 출석도장 찍는 노인네들 때문에 짜증이 났는데 뜻하지 않은 상황에 기분이 더욱 더러워졌다. 나는 차문을 세게 열고 현장으로 뛰어갔다. “뭐야? 무슨 일이야?” 나는 현장에 있던 인부 중 하나를 붙잡고 물었다. “아, 소장님 저 그게” “답답하니까 빨리 말해” “그게 작업 시작하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나타나서 방해하는데” “그래서?” “근데 갑자기 숲에서 누가 나타나더니” “뭔 소리야? 숲에서 누가 나타나?” “좀 정신 나간 사람 같은데 전기톱을 들고” “정신 나간 사람? 전기톱?” 나는 현장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소란스런 공사현장의 주변에는 인부들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서있었다. 사람들은 빙 둘러서 원을 만들고 서있었는데 그 가운데에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 하나가 전기톱을 들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꺼져! 꺼지라고!” 그 남자가 전기톱을 휘두를 때마다 사람들이 놀라 뒷걸음질 쳤다. “이봐, 철민이! 진정해” “철민아, 정신차려” ‘철민?’ 아마도 정신이 나간 그의 이름 같았다. “아이고, 이게 다 이 공사 때문이여 철민아, 공사 못하게 막을 테니까, 제발 진정 좀 혀” 마을 사람들이 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그는 아까보다 더욱 세게 전기톱을 휘두르며 사람들에게 달려들었다. “위이이잉!!!" "안 꺼져? 빨랑 꺼져!!” “으아아아~!!” 실제로 그가 사람을 해하지는 않았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 위협적이었기에, 사람들은 그 모습에 놀라 흩어져 달아났다. 나 역시 그를 피해 차가 있는 곳으로 달아났다. “부장님, 어떻게 할까요?” 뒤따라온 김 대리가 물었다. “어떡하다니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철민이란 그 사람이 전기톱을 쥐고 어떤 나무 주변을 배회했다. 마치 나무를 보호라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크게 소리쳤다. “이 숲은 안 돼! 이 나무는 절대 안 돼!!” 순간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영감 하나가 철민이란 사람에게 조용히 다가갔다. 콧수염이 꼭 족제비처럼 난 영감이었는데, 그 영감은 위험하게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맨몸으로 철민에게 다가갔다. 나와 김 대리는 그 모습을 숨죽여 지켜봤다. “이보게, 철민이 진정해” 영감은 철민이 흥분하지 않도록 조금씩 다가가며 타일렀다. “저리가요!” 철민이란 사람은 영감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기톱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전기톱이 영감의 몸뚱이에 닿을 랑 말랑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해질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하지만 영감은 그런 상황에서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제발 진정하게, 어머니 앞인데 부끄럽지도 않나?” 소리를 꽥꽥 지르며 전기톱을 휘두르던 그가 ‘어머니’란 말에 반응했다. 그는 휘두르던 전기톱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럽게 변한 그의 태도에 나를 포함한 모두가 적잖게 놀랐다. “그래, 잘 생각했어. 자네가 사랑하는 어머니 앞이지 않은가? 응, 그렇지? 어머니는 자네가 이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게야, 그러니까 그 위험한 물건은 그만 내려놔” 그의 행동이 잠잠해지자 주변에 흩어졌던 사람들이 천천히 모여들었다. 나도 조금씩 다가갔다. 그리고 내 뒤에 찰싹 붙어 있는 김 대리에게 말했다. “경찰에 신고했어?” “아뇨, 아직” 김 대리가 멀뚱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 동안 뭐한 거야? 미친놈이 전기톱 들고 날뛴다고 빨리 신고해, 저런 것들 때문에 작업을 늦출 수는 없어!” “예? 핸드폰을 차에 두고 왔는데” 나는 김 대리에게 신고하라고 핸드폰을 툭 던져줬다. 그리고 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가까이 갈수록 영감과 철민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어머니가 싫어해요?” 갑자기 철민이란 사람이 어린아이의 말투로 말했다. 확실히 정상은 아니었다. ‘하여튼 어딜 가나 저런 미친놈들이 한 놈씩 있다니까’ “그래, 어머니가 싫어하지. 그러니까 빨리 그 위험한 물건은 내려놔” 족제비 수염이 난 영감의 타이름에 철민은 덜덜 거리던 전기톱의 전원을 껐다. 그리고 약간 울먹이더니 거칠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우, 후우우” “그렇지, 잘하고 있어 이제 바닥에 내려놔” 철민은 아까와는 너무나 다른 표정으로 영감의 말을 고분고분 잘 따랐다. 영감의 말대로 바닥에 전기톱을 내려놓자 영감이 다가가 철민을 끌어안고 토닥였다. “그래, 잘했어” “드르르르릉 위이이잉~!!!!!” 순간 누구도 건드리지 않은 전기톱의 전원이 제멋대로 켜졌다. 그 포악한 작동소리에 놀라 모두가 움찔했다. ‘뭐야, 저거 저러다가’ 전기톱은 이내 야생마마냥 미친 듯이 날뛰었다. “끄으아악!!!!” 날뛰던 전기톱의 날이 철민의 다리몽둥이를 집어삼켰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꼭 다리가 전기톱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위이이잉~!!!” 전기톱에 썰린 다리에서 피와 살점이 튀었다. 사방으로 뿜던 피와 살점이 내 얼굴에도 튀었다. 너무 놀라 심장이 멎는 느낌이 들었다. 그 쇼크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아버렸다. “이봐 철민이!!!” 영감은 상황도 모르고 쓰러지려는 철민을 부여잡고 소리쳤다. 영감은 확실히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전기톱이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바닥에서 뱅글뱅글 돌던 전기톱이 무슨 힘에 의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튀어 올랐다. 참 웃긴 게 튀어 오른 그 높이가 딱 쪼그려 앉은 영감의 모가지 높이였다. “촤악!!!”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영감이 털썩 쓰러졌다. 영감의 머리가 있어야 할 곳에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영감의 머리를 향해 시선을 돌리려 했으나, 머리가 꽤나 멀리 날아가 보이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소란스러웠다. 근데 정작 소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전기톱은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히 누워있었다. 3. 붉은 피와 초록의 풀빛이 비정상적으로 어우러진 적막한 숲에는 묘한 기운이 흘렀따. “뭐야, 다들 어디 갔어?” 참혹한 참극이 일어난 현장치고는 너무나 고요했다. 공사를 하던 인부들도 구경하던 사람들도 전기톱을 들고 설치던 남자도 목이 달아난 영감도 없었다. 시체라도 보여야 할 것인데, 풀 언저리에 핏물만 고여 있을 뿐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았다. 잠깐 눈을 깜박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 숲에 인간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나 혼자 뿐이었다. 눈에 보이는 거라고는 해가 저물어 어둑해진 하늘과 사방을 시커멓게 뒤덮은 나무가 전부였다. “휘이잉” 피부를 파고드는 스산한 바람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부스럭” 순간 숲 옆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소리가 나는 곳을 보니 사람의 머리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풀숲에 숨어서 내 쪽을 바라보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누, 누구야? 김 대리야?” 나는 풀숲의 누군가를 향해 소리쳤다. 제발 김 대리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내 바람과는 다르게 그것은 내 소리에 반응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기분 탓인지 그 무언가도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씩 천천히, 그것과 조금 가까워지자 그것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확실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왠지 낯익은 그것은 풀 사이로 얼굴만 들이민 채, 아주 조용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거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 왠지 낯설지 않은 그 사람은 대답은 하지 않고 내 얼굴만 멀뚱히 바라봤다. 족제비를 연상시키는 콧수염이 너무나 거슬렸다. “이봐요, 아!” 순간 기억나버렸다. 족제비 콧수염, 그 사람의 얼굴이. “당신 아까 머리가…….” “…….” 분명히 전기톱에 머리통이 잘려나간 영감의 얼굴이었다. 순간 나를 보던 얼굴의 표정이 괴이하게 일그러졌다. 뭔가 불쾌해하는 얼굴. “…….” “어, 어떻게…….” 영감의 머리통은 내가 말을 끝낼 틈을 주지 않고 내게 달려들었다. 붕-하고 허공을 가로지른 머리통이 내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4. “으아아아!!!!” 눈을 떠보니 낯선 곳이 눈에 들어왓따. 나는 작은 침대에 누워있었고, 주변에는 얇은 커튼이 쳐져 있었다. 우선 숲이 아닌,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악몽이었나?” “다다닥” 순간 바깥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나는 그 소리에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웅크렸다. “부장님, 일어나셨어요?” 김대리가 커튼을 젖히고 불쑥 나타나 말했다. 머리만 불쑥 내민 모습에 약간 놀랐지만, 그래도 간만에 마주한 것 같은 김대리의 얼굴에 심장이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 “어, 김대리” 긴장이 풀어져 힘 없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괜찮으세요?” “여기가 어디야?” “여기 병원이에요” 병원이라는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숲보다는 훨씬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휴우, 근데 내가 왜 병원에 있어?” “기억 안나세요? 오늘 현장에서” 불현듯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 떠올랐다. 목이 잘린 채 분수대가 되어버린 몸뚱이. 꿈과 함께 오버랩 되는 기억에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아” 끔찍한 기억에 내 얼굴이 일그러지는 게 느껴졌다. “그때 현장에서 기절하셨잖아요” “내가?” “예” 왠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하는 김대리가 무섭게 느껴졌다.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도 김대리는 별로 걱정을 안 하는 눈치였다. 해병대를 나와서 꽤나 남자답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이 정도 강심장일 줄은 몰랐다. 확실히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외모만 보면 놀이공원에 있는 귀신의 집만 가도 오줌을 지릴 것 같은데. “부장님이 기절하셨을 때는 정말 놀랐어요.” “정말내가 기절을 했다고?” “네, 사고 직후 바로 기절하셨는데요.” 평생동안 기절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내가 기절을 했다는 사실도 좀 충격이었다. 뭐, 흔히 볼 수 있는 사고가 아니긴 했지만 앞 뒤를 따졌을 때 확실히 김대리의 말이 맞는 거 같았다. 악몽도 그렇고, 그 사고 이후로 생각나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아!” 순간 궁금해졌다. “부장님 왜그러세요?” “어떻게 됐어? 내가 기절한 다음” “아, 경찰이랑 구급차가 와서 해결했습니다.” “그 두 사람은?” 뭔가 망설임이 묻어 나오는 김대리의 얼굴을 보니 대충 짐작이 갔다. “나이가 많은 분은 즉사했고, 그 전기톱을 들고 있던 남자는 이송 중에 과다출혈로….” “아, 알았어. 그럼 공사는?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어?” 두 사람의 죽음도 궁금했지만 공사 또한 중요했다. 사실 내게는 그 두 사람의 생사보다 공사현장이 더 중요했다. 두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보다 그로 인해 공사예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두려웠다. “그게 오늘 사고 때문에 당분간은 경찰들이…” 김대리가 말끝을 흐렸다. 불길한 예감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김대리가 말하기 전에 선수를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분감은 경찰들이 공사하지 말래?” “경찰들이 아직 못 찾았다고” 김대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뭘 못 찾아?” “그게, 머리요” “머리?” “예, 그 사람 머리” 숨이 턱 막혀왔다. 방금 전 꿨던 꿈에서 나를 향해 날아왔던 영감의 얼굴이 또렷이 떠올랐다. 온몸의 땀구멍이 순식간으로 커졌는지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갑자기 왜 그러세요? 김대리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 그 미친놈 때문에 자질이 생겨버렸잖아. 미친새끼” 내가 생각해도 죽은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말이었다. 뭐 상관없다. 죽은 인간이 듣는 것도 아니고. 그 놈 때문에 공사일정에 차질이 생겼으니, 욕을 먹을 만하다. “저 그게 그 사람이요, 전기톱 휘두르던 사람” “그 사람이 왜?” 왠지 김 대리가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아까 그 사고 때문에 경찰서에 갔거든요. 거기서 마을 사람들한테 들은 얘기인데 그 사람 원래 정신이 좀 이상한 사람이래요. 어렸을 때 어머니가 그 사람을 숲에다 버리고 도망갔는데 그 후로 항상 숲에 엄마가 있다며 숲을 돌아다녔대요. 어떤 날은 엄마 찾았다고 막 소리 지르고 다니고, 그렇게 미친듯이 날뛴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래요. 뭐, 결국에는 아버지가 죽고서 마을을 떠나 그 숲에 들어가서 혼자 살았는데, 그 후로는 마을에도 아는 사람이 별로….” 원래 남의 가정사를 듣는 걸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더 들어봐야 머리만 아플 거 같았다. “미친놈 맞네, 경찰에는 확실히 말했지? 우리 쪽에서는 잘못 없다고, 괜히 트집잡히면 곤란해. 아니, 아예 이번기회에 마을 사람들이 현장에 얼씬도 못하게 그쪽에 말 잘해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공사일정에는 차질이 생기겠지만 이 사건이 오히려 공사에는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건은 어떻게 보면 마을 사람이나 공사반대 시위자들을 현장에 못 오게끔 만드는 좋은 구실이었다. 그 생각에 왠지 가슴 한 구석에 미소가 지어졌다. 출처 : 웃대, 패랭이꽃
펌) 733호_1편
간만에 내가 좋아하는 레딧 시리즈~~~~~~~~~ 이번주도 이불 속에서 공포레딧 읽으며 빙글이나 헙시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자살방’. 그들은 733호를 그렇게 불렀다. 가뜩이나 대학 입학 첫날이라서 걱정이 산더미인데 기숙사에 자살방이라는 곳까지 있다니. 처음 신청한 기숙사는 734호였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남쪽 동 건물에 있는 화장실 딸린 깨끗한 방이 아니었다. 되려, 우리 방은 훨씬 낡은 건물의 7층이었다. 그래도 마냥 실망하지는 않았다. 최소한 내 절친과 방을 같이 쓰고 싶다는 요청은 수용해 줬지 않은가. 오전 내내 리디아와 짐을 날랐다. 기숙사 조교가 우리 방에 찾아왔을 때쯤, 나는 벽에 좋아하는 포스터를 붙이고 리디아는 독서 중이었다. “안녕, 난 베스라고 해!” 금발 머리에 활기 넘치는 목소리를 가진 여자가 우리 방에 들어오면서 인사했다. “올해 기숙사 조교야.” “안녕.” 내가 베스에게 고갯짓을 하며 화답했다. “와, 너희들 정리 진짜 빠르다.” 베스가 잘 정돈된 침대와 가지런하게 걸린 옷장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리디아가 지난 여름에 완성한 크툴루 그림을 들어서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거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온 크라켄 그린 거야?” 그러자 리디아가 책 너머로 베스를 응시했다. “아무튼” 조교가 말을 이었다. “우리 동이 남쪽 동만큼 신축은 아니지만, 이래 봬도 이 건물에 얽힌 역사가 많아. 지어진 지 벌써 60년이 다 되어가거든.” “그래 보여.” 내가 방을 훑으며 대답했다. “방이 꽤 작네” “뭐, 50년대 사람들은 체구가 작았으니까.” 베스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러셔?” 리디아가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응, 그럼” 입술을 한껏 오므린 베스가 대답을 마치고도 계속 방을 서성였고 방은 어색한 공기로 채워졌다. “그나저나” 내가 얼음을 깨며 말했다. “우리 옆방 말이야, 733호실이지? 우리 방보다 훨씬 큰 것 같던데. 빈방이면 혹시 우리가..” “아, 그 방은 안 가는게 좋아” 베스가 내 말을 자르며 말했다. “그 방에서 자살 사건이 두어 번 있었거든.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한 명은 목을 맸고 한 명은 투신했을 거야. 학교에서도 그 방은 계속 공실로 둘 거고... 아무튼, 이 층은 여학생 전용층이고 오후 11시 이후로 남학생은 출입 금지라는 걸 알려주려고 왔어.” 우리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베스는 손뼉을 한 번 치더니 빠르게 마무리하고 방을 나갔다. “아무튼, 만나서 반가웠어” “방금 쨰가 말한 미친 소리 들었지?” “이제부터 쟤는 병신 베스다.” “아니, 리디아 말이돼? 자살이라니?” “베카, 진정해. 어느 학교나 자살 사건은 있어.” “하지만 같은 방에서 두 건이나 있었다잖아?” 그러자 리디아가 한숨 쉬며 말했다. “누가 신경이나 쓰겠어? 우리 방도 아니잖아” “뭐 그렇긴 하네.” 나는 방에 난 작은 창문을 보며 말했다. “이 작은 창문을 기어 올라가서 뛰어내린다는 게 상상이나 돼? 투신하면 그래도 바닥에 떨러지기 직전 5초까지는 살아있다고 하던데.” “씨발, 베카. 좀 적당히 해라?” 리디아가 창문을 흘긋 보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 고소공포증 있는 거 알잖아. 그런 이야기만 들어도 혈압이 고공 행진한다고” “우리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살방으로 옮길 수도 있어” 나는 리디아를 놀리며 말했다. “그 방은 사면에 창문이 있다지?” “꺼져” “알았어, 화내지마. 그래도 한 번 생각해 봐. 굳이 저 작은 창문으로 몸을 욱여넣어서 떨어지려면 얼마나 의지가 강해야겠어?” “아까 들었잖아, 그 당시 사람들은 체구가 작았던 모양이지” 리디아가 창문에서 멀어지려는 듯 침대에 몸을 깊게 묻으며 대답했다. 외향적이고 친절한 리디아 덕분에 우리는 빛의 속도로 친구를 만들어 나갔다. 학기 초반에 특히 파티가 많았는데, 리디아는 그 중 하나에서 운명적으로 한 남자를 만났다. 리디아와 나는 기저귀 찰 때부터 친구였기 때문에 올해 9월 말이면 사귀겠구나 하고 감이 왔다. 상대는 마이크라는 남학생으로, 특별할 건 없었다. 캠퍼스에서 흔히 보이는 사교 클럽 회원이랄까? 캠퍼스 생활 한 달 차가 되자 대학 생활의 신선함도 점차 시들해졌다. 리디아와 나는 우리에게 알맞은 페이스를 찾았고, 덕분에 주말은 음주 대신 공부하는 시간이 되었다. 2주 후면 중간고사가 시작되는 데다가 1학년 성적은 A+로 유지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10월 초였던 어느 날 밤, 뭔가가 시끄럽게 긁히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몸을 일으켜 앉고 다시 소리에 집중했다. 옆 침대를 보니 리디아 역시 잠이 번쩍 깼는지 소리를 듣는 중이었다. 쾅 ‘뭐야 씨발?’ 리디아가 소리 없이 입 모양만으로 내게 물었다. 기숙사라서 늦게 귀가하는 사람이 있으면 복도에서 소리가 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이 소리는 옆방에서 들렸다. 그러니까, 733호에서 소리가 나오는 중이었다. 드르륵 “저거 혹시…” “맞아.” 리디아가 속삭였다. “옆방 창문 소리야.” 리디아의 강한 주장으로, 우리는 항상 창문을 굳게 잠가두었다. 하지만 733호 창문이 이렇게 일정한 간격으로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가 날 이유는 전혀 없다. 쾅 “누가 안에 있나?” 리디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누가 장난치는 거 아니야? 신고식인가?” 그러자 리디아가 눈썹을 세우며 말했다. “무슨 신고식?” “몰라. 입학 신고식? 1학년들 겁주려고 하는 거 아냐?” 드르륵 열리는 소리였다. “누가 1학년을 겁줘?” 나도 어깨를 으쓱였다. 쾅 닫히는 소리였다. “베카, 내가 아무리 너를 아낀다고 해도 방금은 진짜 멍청해 보였다.” 나는 쥐고 있던 베개를 리디아에게 던졌다. “누가 됐던지 가서 작작 좀 하라고 말하고 와.” “내가? 창문 밖으로 내던져질 일 일있냐?” 드르륵 “난 안 갈거야!” “난 예술전공이잖아. 너는 정치학도고. 그러니까 네가 가서 법률 용어로 조지고 오란 말이야” “좆까” “그럼 병신 베스를 부르자. 이런 일 하라고 있는 거 아니냐?” 쾅 “내가 안 갈거야. 진짜 나 시키지 마라.” “알았어.” 리디아가 크게 속삭이며 말했다. “그럼 저 소리는 무시해야겠네” “나 7시 반에 오전 수업 있단 말이야!” 내가 속삭였다. 드르륵 “그럼 어떻게 좀 해봐!” “아오!”나는 일어나서 문으로 향했다. 과장된 몸짓으로 문을 벌컥 열고 복도로 나가서 ‘창고’라고 붙은 733호 문을 마구 두드렸다. “시간이 몇 신데 이러는 거야? 작작 좀 해” 내 말에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쾅 “야, 진짜…” 한숨이 나왔다. 문에서 한 걸음 물러나자마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733호는 외부에서 자물쇠로 잠긴 상태였다. 나는 재빨리 방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됐어?” 리디아가 물었다. “씨발, 나 다시는 저기 근처도 안 갈 거야. 문이 밖에서 잠겨있어. 대체 누가 무슨 수로 저기 들어가겠어?” “그러니까 네 말은 지금 저 안에 있는 게 으시으시한 귀신이다 이거야?” 리디아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 사람들이 ‘자살방’이라고 부르는 저 방에 존나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거라고.” 그러자 리디아가 코웃음을 치더니 누우면서 말했다. “넌 연극영화과로 갔어야 했어” 그 시간 이후로 더는 소음이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건물 밖에서 733호 창문이 활짝 열려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785655152
펌) 도깨비가 살려준 이야기
오늘은 친근하고 귀여운 도깨비 괴담을 준비했슈~ 우리 비건 도깨비덜~ㅎ 너무 귀엽고 착한거 아녀~? 무서우면서도 괜히 광대가 올라가는 이야기 함 들어보슈~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저희 시골은 충남에 있는 청양이에요. 척 들으면 ‘청양고추’가 유명할 것 같지만, 고추보다 유명한 ‘구기자’가 있는 곳이죠 시골이다보니 정말 낡은 집들도 많고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건물도 더러 있어요. 지금도 시골에 가서 지나가다 보면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으스스한 건물도 많아요ㅠ.ㅠ 참, 서론이 길었는데 공게에 있는 도깨비 관련된 글을 보고 생각이나 써볼게요 재밌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용이 워낙 디테일하고 저도 들은대로 적기보다 디테일하게 적는 걸 좋아해서 어쩌면 1,2로 나뉠 수도 있겠네요 ㅎㅎ . . . 이 얘가는 제가 어렸을 적 마을 잔치날 회관에서 어떤 할아버님이 말씀해주신 이야기예요. 시골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냇물이 흐르는 냇가 옆 그 자리 그 곳에 자그마한 건물이 하나 있어요 지금은 그 건물이 너무 오래되고 낡았는데 할아버님 젊은 시절, 그 건물은 누군가 돌아가셨을 때 관을 짜주시는 분이 임시로 짠 관을 보관하는 건물이었다고 해요 당시엔 새 건물이었겠죠? 한 날은 젊은 시절의 할아버님과 친구분들이 달빛 밝은 날 수박 밭 원두막에서 늙은 시간까지 거나하게 술을 드시고 계셨다고 해요. 술도 다 떨어졌겠다 얘깃거리 역시 동이 났겠다.. 치기였는지 모르지만 할아버님 친구분께서 솔깃한 제안을 하셨더래요 마을 어르신들께서 부정 탈 수 있으니 근처에도 가지말라고 신신당부한 그 건물을 한번 들어갔다 와보자는 거 였어요 누군가가 들어가서 정해진 시간을 버티고 나오면 다음에 실패한 사람이 술값을 내는 제안이었는데 술을 좋아하시는 할아버님에겐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드셨대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게 네 분은 그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고 근처에만 갔는데도 한기가 느껴져 으스스했다고 해요. 가위 바위 보를 해서 할아버님의 친구분들께서 들어가실 차례가 되었는데 들어 가시길 꺼려하는 친구분의 등을 밀고 있던 찰나에 건물 안에서 ‘스윽 스윽’ 소리가 나더래요. 네 분 모두 서로 눈빛으로 (너도 들려? 너도 들었지?) 라고 싸인을 주고 받다가 동시에 용기를 내어 건물의 창문으로 다가가 안을 들여다 본 순간 흰색 소복을 입은 여자분이 관을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쓰다듬고 있더래요 ‘스스슥 스스스슥 스슥슥슥’ 도저히 사람이 낼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기에 본능적으로 ‘저건 사람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더래요 그 길로 혼비백산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집으로 달음박질을 하여 들어와 문을 잠궜는데 얼마나 정신없이 뒤쳐 들어왔으면 옷도 짖어져 있고 여기저기 상처도 나있고 땀에 절어 있었다고 하네요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아침 일찍 친구분들을 만나 어제의 일을 얘기하게 되었는데 , 이상하게도 할아버님만 그때를 기억하고 나머지 친구분들은 술을 마시고 곧장 집으로 갔다고만 말씀을 하시더래요 건물의 앞까지 갔던 일부터 가위 바위 보를 했던 것, 서로 건물 안에서 들렸던 소리를 의식하고 눈빛을 주고 받던 것 까지 하나도 기억을 못하시더라는 거죠 오히려 친구분들은 할아버님이 술에 취해 잠들다 꿈을 꾼거라고 치부해버리셨더래요 그 날도 그 친구분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설명하다보니 날이 어두워져 어서 집으로 가야겠단 생각을 하셨대요 가뜩이나 무서운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비까지 내려 더 무서우셨다고 해요 집에 돌아와 세수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디선가 ‘슥.. 스슥.. 스슥슥..’소리가 들리더래요 숨도 쉴 수 없을만큼 김장이 되어서 이불속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계셨는데 이내 궁금해져 이불만 살짝 들추어 빼꼼히 내다본 순간 어제 봤던 그 흰색 소복의 여자가 방 안에서 할아버님 방문을 미친듯이 쓰다듬고 있더래요 그대로 기절을 한건지 꿈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 하신 할아버님이 정신을 차렸을 때 어느 논밭 한가운데에 서 계시더래요 주위는 온통 안개로 뒤덮여있었고 하늘도 뿌연 안개로 덮여 있어 잘 안 보이셨다고 해요 단지 발 밑에 이미 베어놓은 벼가 있는 것으로 보아 밭이었다고 생각하셨대요 발길 가는데로 걷다보니 저 앞에 큰 덩치를 가진 사내가 서 있더래요 말씀하신 크기로 보아하니 지금 최홍만씨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잘은 모르겠어요 하여튼 눈을 찌푸리며 조금 더 다가가자 그 사내가 알아차렸는지 뒤를 도는데 머리엔 상투를 트고 풀어헤친 저고리에 팔짱을 낀 팔은 물론이고 몸에 털이 여기저기 나있고 길게 길은 눈썹이 눈매가 굉장히 무서웠더래요 할아버님이 그대로 굳어있자 그 사내가 “이리와보슈”라고 말문을 열었대요 다가가기 망설여져 그냥 서 있었는데 그 사내보다 몸집만 초등학생처럼 작았지 비슷하게 생긴 사내들이 여기저기 나타나 웃으면서 할아버님 주위를 빙빙 돌더래요 그래도 굳어버린 할아버님이 미동도 없자 큼직한 사내가 다가와서는 “벙어리유 뭔 미동도 없슈”하더니 허리를 굽어 할아버님 앞으로 얼굴을 가까이 대며 “여봐유” 하더래요 할아버님은 “여.. 여기가 어디여유”라고 겨우 말문을 열었는데 빙빙 돌던 작은 사내들이 자리에 앉아서 “워디긴 워디여 우리 동네지~”하며 대신 대답하더래요 큼직한 사내가 “여까지 어찌 왔는지는 몰러두 집에 들어앉은 잡것때문에 당분간 고생허겄네”하더랍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할아버님은 대강 짐작은 했지만 ‘이 양반이 말하는 우리집의 잡것이 그 여잔건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아는거지?’라는 느낌보다 ‘여기는 대체 어디고 내 앞에 있는 이 사람들은 뭐지?’라는 생각이 더 깊이 드셨대요 무서움보다 호기심이 더 앞서셧던거죠, 그러다 이윽고 말문을 땐 할아버님께서 할아버님 : 여기는.. 대체 어디유 제가 혹시 죽은건가유..? 라고 묻자 큼직한 사내는 큰 사내 : 죽은건 아니유 여긴 원래 산사람이 오면 안되는 곳인데 워쩌다 여기꺼정 온거유 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대요. 할아버님은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친근한 느낌 그리고 자신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셔서 경계심을 풀고 하나하나 조목조목 그간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고 해요 그때 큰 사내가 입을 떼기도 전에 앉아있던 작은 사내가 재채기를 했는데 날아갈듯 옷이 휘날리고 태풍이 집을 삼키듯 등 뒤로 엄청 심한 바람이 지나갔다고 해요 이윽고 재채기를 끝마친 작은 사내가 큰 사내를 바라보면서 작은 사내2: 딱 보니께 그 년이 분명허구먼 찢어 죽일 년!! 하면서 욕지거리를 하더래요 할아버님이 떨고 계시자 큰 사내가 큰 사내: 믿을지는 몰러두 우리는 도깨비여 도깨비, 자네는 죽은게 아녀 워쩌다 여기로 왔능가 아까부터 생각해 봤는디 그 육시럴 것이 눈 앞에 선헌거 빼고는 왜 일루 왔는가 잘 모르것소 허더랍니다 도깨비라는 얘길 들으니 할아버님께서도 엄청 신기했다고 해요 ‘도깨비. 내가 도깨비를 다 보다니 이게 뭔 일이람..’하고 생각하고 있던 순간에 큰 도깨비: 그 년이 곧 가실 양반들 관에다 별 해괴한 짓을 다혀서 부정을 태운다니께.. 편하게 갈 양반들도 그 년때문에 못거고 여기저기 떠도는겨 월매나 불쌍헌지.. 하고 얘기했대요 동시에 큰 도깨비: 워쨌든 그 년이 뭔 바람이 불어 그짝 양반한테 갔는지는 잘 모르겄지만 집안에서 봤다는 것부터가 위험한 거구먼 목숨 부지허기 힘들어 알간? 그러고 여기는 우리가 사는 곳이여.. 산 사람은 못들어올 뿐이지 엄연히 여긴 우리동네고 그 짝 양반이 꾸는 꿈도 아니여 그것만 알어 라고 얘기를 마치고 뿌연 하늘만 바라보더래요 단지 검문을 쳐다봤다고해서 곧 죽을 사람들한테 저주를 처붓고 이승에만 머물게 하는 그 귀신이 무섭기도 했지만 여기가 꿈도 아니고 현실도 아니고 그 경계라는 사실에 아리송 하면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할아버님은 도깨비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대요 할아버님: 지는 이자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구먼유.. 지가 워떠케 여기서 나가야 되는지 또 으떻게 하면 그 여자를 떼어낼 수 있는지 귀띔 좀 해주면 안되겠슈? 부탁이에유.. 지발유.. 정말 간절하게 도깨비에게 얘길하자 큰 도깨비가 헛기침을 “큼큼”하더니,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 (마치 그 소리가 천둥번개 같았다고 해요)를 들려주며 큰 도깨비: 우리가 배가 고처 그란디.. 그람 메밀묵을 많이 쑤어주면 한번 생각해볼테니께 정확히 5일 뒤에 크으으은 대접에 메밀묵을 가득 담에 대문앞에 놓아 줄 수 있는가? 라고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물어보더래요 당연히 수긍한 할아버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안개속에서 오직 도깨비 옷저고리만 붙잡고 천천히 따라오라는 도깨비를 따라 꽤 오랜시간을 걷고 걸으셨대요 얼마나 걸었는지 감도 오지 않았을때 금테로 두른 커다란 문이 보이더래요 큰 도깨비가 그 앞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자 그 큰 대문이 열리면서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한 빛이 비추더래요 할아버님 말씀을 빌려 말하자면 따뜻한 비단옷 수십개를 갑자기 겹쳐입은 듯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었다고 해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님이 발로 이불을 박찼을 때 머리를 이불 끝까지 덮고 있었던 탓인지 온몸에는 땀범벅에 숨도 차고 어지러웠다고 해요 바로 실눈을 뜨고 방문을 바라봤을때 아까 봤던 그 여자는 없었구요 그 곳에서 몇시간 있었던 것 같은데 시곌르 보니 시간은 겨우 15분 정도 밖에 지나있지 않았대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생생해서 할아버님은 일단 메밀묵을 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대요 그 이후 할아버님은 5일동안 매일 가위에 눌리시고 악몽을 꾸시고 밤마다 꿈에서나 현실에서 이따금씩 그 여자를 봐야만 했대요 참 이상한게 그 여자는 말도 걸지 않고 할아버님 머리맡에서, 다리 밑에서 시간이 갈수록 점점 할아버님에게 다가오더래요 4일째 되는 날 잠을 자는데 너무 한기가 들고 느낌이 좋지 않아 눈을 살며시 떴는데 그 여자가 할아버님 얼굴 앞에서 미친듯한 속도를 내며 손으로 할아버님 얼굴을 쓰다듬고 있더래요 이윽고 그 여자가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가 합쳐진 톤으로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곧 가자" 이 단어를 계속 반복하더래요 번뜩 일어나 혼비백산해서 밖으로 도망나온 할아버님은 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동네를 뛰어다녔대요 마지막 5일째 되는 날 할아버님은 모아왔던 돈을 탈탈 털어서 메밀묵을 엄청나게 많이 준비해서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대문 앞에 메밀묵을 놓아두었대요 그리고 돌아서면서 할아버님: 대접이 아니라 대야에 담아뒀으니 좀 도와주셔유.. 라고 중얼거리고 방으로 돌아왔대요 문도 다 걸어잠그고 이불도 뒤집어 쓴 체로 방안에 얼마나 있었을까요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밖에서 친구분들이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반가운 마음에 밖으로 나가려했는데 느낌이 너무 좋지 않아 방 안에서 왜 부르냐고 대답만 하고 있으려니까 친구들이 지금 빨리 가야한다고 자꾸만 재촉을 하더래요 궁금한 나머지 창호지에 자그맣게 구멍을 내어 밖을 바라보니 마당 담벼락 위에 검은색 물체 하나가 할아버님 친구 세분의 목소릴 흉내내면서 앉아있더래요 할아버님께선 그 말씀을 하시면서 하마터면 오줌을 지릴 뻔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치만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고 할아버님은 이성의 끈을 잡고 할아버님: 무슨일이여 이 시간에.. 나 못나가 몸이 안 좋아.. 하시면서 계속 대답만 하셨다고 해요 그러자 밖에서 검은 물체: 안그럼 내가 직접 들어가 끌고 나와야겠구먼 하더랍니다 너무 놀랜 할아버님은 지금 옷을 입고 있다고 둘러대며 시간을 버셨대요 일부러 바시락 거리는 소리를 내자 더이상 밖에서 인기척이 없다가 갑자기 ?: 이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겨 들어온겨! 사지를 찢어줄까 당장 꺼지지 못혀? 대체 무슨 해꼬지를 하고 다니는겨 죽은 사람이 할 짓이 있고 허지 말어야 할 짓이 있지 왜 엄한 사람을 괴롭히는겨! 당장에 배가 고프니께 너라도 잡아 먹어야 속이 시원하겠는디 그리 해줘?! 라고 다투는 소리가 들리더래요 바로 큰 바람이 몇 번 불고 방문이 흔들흔들 하더니 아이들이 웃는 소리가 꺄르륵 들리고 덜컹덜컹하더니 아주 잠깐이지만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잠잠해지더래요 비명소리인지 바람이 문과 문사이를 타고 들어올때 나는 바람소리인지 헷갈리신다고 하셨어요 방안의 할아버님은 너무 놀래서 그 자리에 서서 굳어있었대요 아까 뚫어놓은 창호지로 밖을 살짝 내다보았는데 마당에는 아무것도 없었대요 밖이 쥐죽은 듯 조용해지자 무슨 용기가 났는지 메밀묵을 확인하러 나갔는데 메밀묵이 멀쩡하더래요 손을 댄 흔적도 없는데 다만 색이 좀 이상했대요 대문 밖을 나가보니 어스름하게 비추는 달빛 아래 원두막 가는 방향으로 그때 보았던 큰 도깨비가 주위에 도깨비불 몇개와 함께 덩실덩실 걸어가더래요 그리고 그 이후엔 도깨비도 그 귀신도 꿈도 가위도 악몽도 아무것도 없었다고 하세요. 그러면서 저에게 호기심에라도 그 건물에는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어요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는데도 불구하고 저한테 그런 일이 생길까봐 노심초사 하시는 듯 했어요 얘기를 들은 것은 여기까지예요. 아이스크림이 다 녹을때까지 멍하니 얘기를 듣고 있었어요 너무 재미있어서요 정말 현실과 다른 경계가 있는지는 미스테리지만 도깨비가 마냥 무섭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출처 : 루리웹 ‘ 브리키오’
펌) 절에서 내려오는 길
휴 주말이 벌써 하루밖에 안 남았다니.. 일주일에 3일은 쉬면 좋겠다... 오늘은 간만에 레딧이 아닌 국산썰을 퍼왔슴니다 즐기소서 ^^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고등학교 때 친구가 겪은 일입니다. 저희 집 뒷산에는 절이 있는 데, 동네사람 대부분은 절에 다니셨습니다. 물론 앞으로 언급할 기묘한 체험을 했던 친구도 다녔습니다. 절을 가기 위해 산을 오르다보면 산 중턱에 무덤이 하나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사는 곳처럼 사람 어깨 정도 되는 담이 둘러져 있었는데, 그 안에는 무덤과 비석 그리고 동물모양의 석상이 몇 개 있습니다. 평소에는 들어가는 일이 없어 무심코 지나치던 곳. 하지만 석가탄신일이었던 그 날은 달랐다고 합니다. 절실한 불교신자이셨던 친구 어머니와 친구는 그 날 역시 아침 일찍부터 절에 올라가 등 만들어 다는 것도 돕고 비빔밥이며 산채음식을 만드는 등, 절을 찾는 분들의 일을 도우며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초저녁이 되서 손전등을 얻어 집으로 내려오려 하는데 절에 주지스님 (워낙 작은 절이라 스님이 같이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이 갑자기 가는 길을 말리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선 아들(제 친구)이 학교에 가야하니까 내려가야 한다고 고집을 굽히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결국 스님께서는 정 가셔야하면 손전등 대신 등을 줄테니 꼭 가져가라 하셨는데, 친구 어머니께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손전등을 가지고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등에 한문을 써주셨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경문이었다고 합니다.) 내려오는 길에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사찰음식으로 뭘 해서 먹을지도 이야기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무서운 기분을 떨치며 내려오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무덤 담벼락을 지나가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갑자기 어머니가 걸음을 딱 멈추시더니 담을 향해 몸을 숙이신 체 비명을 지르시더랍니다. 친구는 그런 엄마 모습이 무섭긴 했지만, 무슨 일인지 몰라 엄마만 부르며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요? 친구가 사람 살려달라고 울고 불고 소리치는데, 저기 위쪽에서 불빛 하나가 빠르게 내려오더랍니다. 불빛의 정체는 바로 주지스님. 주지스님께서 등을 들고 큰 소리로 염불을 외시면서 오신 것 이었답니다. 이윽고 친구 어먼께서 앞으로 푹 쓰러지시더니 벌떡 일어나 친구 손을 잡고 스님이 들고 계신 등을 빼앗아서 미친 듯이 산 아래로 뛰어 가시더랍니다. (그 산은 그렇게 높지 않아 뛰어 오르내리기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좀 더 내려가면 시멘트로 진입로를 만들어 뒀죠.) 친구는 영문도 모르고 어머니 손에 이끌려 눈 깜짝할 사이에 집에 도착하게 됐는데 집에 도착해서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절할 뻔했답니다. 어머니 왈, 그 무덤 주변을 지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담벼락에서 손이 나와 어머니의 뒷머리를 움켜잡더랍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어딜 지나가 계속 어딜 지나가.. 라고 앙칼지게 소릴 지르며 더 심하게 머리를 잡아 올렸고, 그렇게 한참을 머리채를 잡혀 있었는데 머리채를 잡은 손에서 느낌이 오더랍니다. 이제 진짜 잡았다하는 만족감과 희열감이… 다행히도 그때 마침, 뒤에서 주지스님의 목소리가 들릴 때쯤, 그 손이 아쉬움과 분노로 더 힘 있게 머리채를 당기더니 곧 포기하고 어머니의 머리를 앞으로 휙 던지듯 밀더랍니다. 어머니는 머리채가 노여나자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친구 손목만 잡고 뛰었다고 합니다. 사실 어머니께선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셨는지 잘 생각이 안 나셨다고 합니다. 심지어 스님이 가지고 계시던 등을 뺏어 달린 것마저도. 친구가 어머니 말씀만 들었을 땐 반신반의했습니다만, 이윽고 어머니께서 한숨을 내쉬며 뒷머리를 내리시느 데, 어머니 손에 빠진 머리가 한 움큼 잡히고, 머리가 빠진 어머니의 뒷머리는 두피 밑이 파여서 피멍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제야 친구는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고, 친구랑 친구 어머니는 공포에 밤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다음날, 절에서 스님이 찾아오셨는데 그날 걱정이 되서 등을 가져가라고 했는데 왜 안 가져갔냐고 야단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시길, 몇 년 전 절에서 요양하던 젊은 여자가 죽었는데 죽을 때 이승에 한을 남기고 죽은 터라, 집으로 시신을 돌려보내지 못하고 (시신을 보내면 귀신도 간다고 합니다.) 절 가까이 묻고 스님이 그 무덤을 돌보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날 스님께서 친구 어머니를 보니 귀신이 장난칠 운이어서 그걸 막으려고 못가게 했던 것이고, 만약 가시더라도 그럼 부적을 써 줄 테니 가져가라고 했는데 어머니가 사양하셔서 그런 장난에 걸려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절에 오시지 말라고 하셨고, 부처님은 마음으로 모시는 거니까 집에서 수양하시라고 하셨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이야기지만, 친구 어머니께서 그날 이후로 몸이 아프셔서 절에 다시 가게 됐는데 스님왈, 원래 어머니께서 귀신한테 급살 맞을 운이었는데 한번 넘긴 거라고 하셨답니다. 지금도 그 귀신이 어머니 목숨에 미련을 못 버려 어머니가 아프신 거니 절대 여기 오지 말고 무덤 지날 때도 모른척하고 지나가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출처 http://thering.co.kr/1018?category=20
펌) 기어오는 군인
와 요즘 낮엔 진짜 덥구나;;;;;;;; 더울때는 공포썰이지 당분간은 밤에 자주 찾아올게~ㅎ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2014년, 제가 군 복무할 무렵 이야기입니다. 저는 가평에 있는 부대에서 복무했었습니다. 이 사건은 제가 일병 5호봉이던 시절, 탄약고 경계초소근무를 서던 전번초 근무자, 후임 김일병에게 일어난 사건입니다. ‘야, 일어나. 근무 가야지.’ 김일병은 불침번 근무자이자 고참인 신상병이 깨워 잠에서 일어났답니다. 밖에서는 비 내리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러웠던 날이었지요. 근무 시간은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가장 피곤하고 졸린 시간대. 네 소대가 번갈아가며 한달에 1번씩 서는 탄약고 근무였습니다. 탄약고는 언덕쪽에 위치해 있었기에 투입시간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야 했죠. 그런 탓에 다들 탄약고 근무를 서는 날이면 매우 싫어했습니다. 거기다 비까지 오는 날이니, 그야말로 최악의 근무였습니다. 김일병은 서둘러 환복을 하고, 단독군장을 차고 방탄헬멧을 쓴 뒤, 행정반에 가서 시건된 총기를 꺼내고 대검을 받은 뒤 보고를 했습니다. ‘당직사관님. 보고드립니다. 탄약고 근무 투입하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와라’ 졸고 있다 막 잠에서 깬 당직사관은 졸음이 덜 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대대 실장에게 보고 후, 팀장에게 공포탄을 받아 검사 후 출발을 했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우비를 써야하는데, 김일병은 계급에서 밀리다보니 찢어진 우비를 받았더랍니다. 그걸 쓰고 가니 비는 새고 옷은 젖어, 잠이 금세 확 깼다네요. 그렇게 올라 올라 탄약고에 도착해, 근무에 투입했습니다. 고참과 같이 서는 근무. 고참은 초소 안에 들어가 쉬고, 짬이 안되는 후임은 밖에 서서 감시하는 당연스러운 전개로 흘러갔습니다. 십분, 삼십분, 한시간.. 시간은 흘러가고, 김일병은 그저 멍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탄약고 언덕길을 보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2시간 근무중 1시간 20분 가량이 흘렀을 때, 김일병은 그 언덕길에서 보면 안될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비가 흘러내리는 언덕을, 무언가가 꾸물꾸물거리며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찰박…. 스윽… 찰박…. 스윽… 찰박…. 스윽… ‘ 웅덩이를 짚는 짙은 소리와 무엇인가 끌고 오는 소리 그렇습니다. 그것은 기어오고 있던 것이었죠. 김일병은 이때부터 온몸에 소름이 돋고 등골이 오싹해짐과 동시에, 제대로 된 사고가 마비됐다고 합니다. 극도의 공포와 마주치면 비명도차 지를 수 없다고들 하죠. 입도 마비되어, 같이 근무 들어온 염상병을 부를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숨 넘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졸고 있는지 자고 있는지, 초소 안 기둥에 기대어 있을 염상병을 불렀지만 들리지 않는지 그 상태 그대로였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려오고, 기어오는 것은 언덕길 중간에 파놓은 배수로를 지나오고 있었습니다. ‘철벅….. 스윽….. 철벅….. 스윽….. 철벅….. 스윽…..’ 짙게 들리는 물을 짚는 소리와 더불어, 그것의 형체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낡은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이었습니다. 허리 아래부분은 날아간 건지 절단된 건지 없었고, 찢어진 상의 옷가지만 끌려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비오는 날, 검은 형체가 기이한 소리를 내며 기어오고 있는 것 만으로도 졸도할 지경인데 김일병을 더 미치게 만든건 그것의 얼굴이었습니다. 두 눈구멍은 뻥 뚫려 눈알은 보이지 않고, 턱은 찢어져 간신히 붙어있는 채 덜렁거리고 있었답니다. 그런 녀석이 말라 비틀어진 팔로 기어오는 모습을 보니, 완전히 정신이 나갈만도 하죠. 김일병은 자기도 모르게 공포탄 장전을 하고. 비명을 지르며 한발을 쏜 뒤 기절했다고 합니다.  이후 총소리를 듣고서야 잠에서 깬 염상병의 긴급보고로, 거품 물고 실신한 김일병이 대대 팀장 및 오분대기조에게 실려 내려왔습니다.  그 탓에 당시 졸고 있던 염상병은 진급이 누락당했고요.  김일병은 쓰러진 이유를 대대 실장 및 대대장, 중대장, 주임 원사, 탄약관에게 죄다 보고했지만, 군대라는 곳이 어디 귀신봤다고 넘어가주는 동네겠습니까. 결국 군의관에게 "정신착란으로 인한 극도의 공포에 의한 발포" 라는 길고 얼토당토않은 판정을 받고 나서, 휴가도 잘리고 진급도 누락당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이 이야기의 진상을 알게된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습니다. 염상병도 전역을 하고, 저와 김일병 모두 상병 계급장을 달고나서야 이야기 해주더군요.  ‘김상병님, 제가 그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응? 뭔데?’ 김일병이 공포탄을 쏜 이유가 따로 있었던 겁니다.  그 기어오는 질척한 소리가 가까워 올수록,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처음엔 ‘….줘 ...놔줘…’ 하고 들렸는데, 얼굴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오니 겨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쏴줘" 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뭐?’ ‘그러니까. 그 낡은 군복을 입고 기어오는 게 낮은 목소리로 "쏴줘" 라고 하더란 말입니다.’ 아마 6.25 전쟁 당시, 폭격으로 하반신을 잃고 숨을 거둔 군인의 혼령이었을까요. 이유를 알고나니 마음이 착잡해지더군요. 6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그 아픈 몸을 이끌고 기어다니며 자신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누군가를 찾아다니는 군인의 혼령이라니.  군 복무하는 도중,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금 뼈에 새겼던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