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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주술 귀자득활술

한국에는 패관문학이라고 과거 저젓거리에 돌아다니는 풍문이나 소문을 기록한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오늘날의 도시전설이나 도시괴담 또는 설화등에 해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패관잡기라는 수필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패관잡기는 조선 중종때의 학자로 율곡 이이의 스승으로 유명한 예미(曳尾) 어숙권(魚淑權)이 쓴 책으로 제목 그대로 우리나라에 떠돌던 여러 패관 문학작품들을 모아 수록한 수필집이라고 합니다.



이 패관잡기에는 이 귀자득활술 이외에도 조선시대 유명인이었던 신사임당, 김시습에 관한 소소한 에피소드부터 으스스한 괴담이야기 까지도 실려 있었다고 합니다.

귀자득활술은 이 패관잡기에서 실제 죽은 사람을 한 차례 살린적이 있다는 사례를 들며 기록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야기의 근원은 어숙권이 솨거 만난 이씨 성을 사진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씨가 어린 시절 겪었던 실화였다고 합니다.


이씨가 살던 마을에는 왈패(요즘의 깡패)가 있었는데 술만 먹으면 마을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며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활패 놈이 마을의 처녀를 희롱하자 화가 난 이씨의 형이 대들었고 결국 둘이 주먹질을 했는데 무슨 일인지 왈패가 피를 토하며 죽어버렸고 이씨의 형은 졸지에 살인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건이 마을에 알려지자 관원은 내일 조사를 하러 갈테니 왈패의 아내에게 남편의 시신을 보관하라고 했고 왈패의 시신은 집안 마당에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졸지에 살인자가 되어버린 이씨 형의 가족은 수심에 잠겼는데 이때 이씨 형의 집에서 보살핌을 받던 떠돌이 노인이 자신이 도울 수 있을 거라며 나섰다고 합니다.

노인은 이씨를 데리고 왈패의 집으로 갔는데 왈패의 아내는 방 안으로 들어갔는지 지키는 사람도 없이 시신만 마당에 누워 있었습니다.

노인은 시신의 왼손 무명지를 찔렀고 시신에서 나온 피로 죽은 사람의 이마에 귀(鬼)자를 적고 주문을 외우자 시신이 벌떡 일어났고 잠시 두리번 거리더니 방 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방에서 자고 있던 왈패의 아내는 죽은 남편이 들어오자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이때 노인은 놀라 주저앉아 있던 이씨를 데리고 황급히 마당을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이씨가 자초지종을 묻자 노인이 말하길 자신이 한건 귀자득활술(鬼字得活術)이란 주술로 시신의 피로 시신의 이마에 귀란 글을 쓴 후 잠시 동안 시신을 살려 조종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잠시동안 시신을 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원래처럼 다시 살아나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노인은 주술을 쓰면서 왈패에게 아내를 야단치게 한 후 왈패 스스로 마을의 우물로 뛰어들게 했으니 너의 형은 살인자가 되지 않을 거라 말하며 그대로 마을을 떠나갔다고 합니다.

이후 관원들이 도착했을 때 겁에 질려 있던 아내가 남편이 죽었던 게 아니라고 증언했고 왈패의 시신을 마을 우물 속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후 이씨 형의 가족은 마을을 떠난 이 떠돌이 노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해봤으나 찾을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어숙권은 이씨에게 해당 주문을 전수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주문을 전수받은 어숙권 스스로 실제로 3번 정도 시도해 전부 성공했다고 합니다.

일본만화 공작왕에서도 이 소재를 다룬적이 있다고 합니다.

만화 공작왕 (조선시대 사법이라고 나오네요)


다만 실제 원전에는 그런 거 없으며 그냥 급사한 사람을 되살리는 술법이며 술법의 명확한 이름 역시 나오지 않습니다는 말이 있다고도 합니다.


이 이야기를 진실로 믿을지 말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디는게 좋을듯 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야모야!!!!!
이런거 넘 재밌짜나!!!!!!!!
6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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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신기하다...
오우 신기하네유~
모야모야!!!!! 이런거 넘 재밌짜나!!!!!!!! 그래서 닉네임이 Moya님이신가여?^^
나루토에서 카부토가 잠깐 쓴거 같네요 중급닌자 시험결스에서 자기가 쓰러트린 암부에게
오 옛날에 이런것도 있었구나...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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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출전 청성잡기 3. 1700년대 후반에 한 부유한 집에서 사치스러운 음식을 개발해 먹어서 널리 소문이 난 것이 있었다. 그 음식은 바로 일종의 떡국이었는데, 국 속에 들어가는 떡을 극히 교묘하게 만든 것이었다. 귀여운 어린 아이의 모양으로 떡을 빚는데, 눈 코 입 귀 피부를 어린 아이와 꼭 같이 정밀하게 만들고 팔과 다리 또한 진짜처럼 만들었다. 그래서 이 음식은 눈으로 보기에 귀엽고 살아 있는 작은 사람처럼 생생하게 꾸미고, 귀로 듣기에 국물 속에서 움직이고 국물이 스며들고 나올 때에 소리가 먹음직 스럽고, 코로 맡기에 냄새가 향기롭고, 혀에 닿으면 맛이 오묘하고, 어린 아이 모양의 떡을 이빨로 뜯어 씹을 때 입술과 잇몸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고 기분 좋게 만든 것이었다. 이 음식은 널리 소문이 났는데, 곧 이 사람은 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음식 사치를 극도로 부리는 자는 망한다는 속설이 맞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예로, 1651년 김자점의 가문이 망할 무렵 즈음에 김자점은 모든 음식이 씹기에 단단하다고. 투정을 부려서, 오직 갓 부화한 직후의 병아리만을 구해다가 알에서 겨우 병아리로 변한 그 직후의 상태로 요리하여 씹어 먹었다고 한다. - 원본출전 청성잡기 4. 조선시대 뱃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속설 중에 임산부가 배에 타고 바다에 나가면 안되다는 것이 있었다. 당시에도 미신이라는 생각은 있었으나,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이 물 속에서 임산부가 물 위에 올라와 있다는 것을 느끼면 깨끗하지 못하다고 여기고 화를 내면서 큰 비바람을 불러 일으켜서 배를 빠뜨리려 한다는 생각을 믿는 사람은 많았다. 그래서 항해하는 도중에 위험한 바람과 파도를 맞이 하게 되면, 뱃사람들은 타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임산부가 없는지 확인하곤 했고 만약 임산부가 발견되면 다른 사람들을 살게 하기 위해서 배에서 뛰어 내리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식을 갖춘 선비들은 이러한 행동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물에 빠져 죽을 것이라는 겁에 질린 사람들은 모두 한 뜻으로 임산부를 탓하여 몰아 붙이기 마련이었고, 그러다보면 배에 탄 임산부는 몰린 끝에 물에 뛰어 들어 익사하곤 했다. 간혹 임산부가 없을 때에는 겁에 질린 사람들이 배를 탄 여자를 아무나 임신했다고 몰아 붙여서 바다에 내던져 버리는 일도 있었다. 5. 1623년, 평안감사로 재직한 적이 있던 박엽(朴燁)은 군대를 잘 관리 하여 그 명성을 떨치고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호기롭게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했는데, 구름 모양으로 배를 꾸며 놓고 기생들과 악사들을 그 배에 태워서 안개 낀 강에 배를 띄운채 뱃놀이를 했다. 그렇게해서 물위를 떠다니면서 노는데 마치 구름을 타고 다니는 신선이 노는 듯한 흥취를 즐겼다. 박엽은 또한 평양성 성벽 위에 환하게 횃불을 밝혀서 밤에도 성벽이 낮처럼 밝게 빛을 뿜도록 장식해서 그 아름다움을 즐기기도 했다. 박엽은 한편새롭게 70간 규모의 극장 같은 것을 지어서 평안도 내의 노래를 잘하는 가수 백여명을 모아 놓고 그 안에서 밤새 노래를 듣고 춤을 보며 즐겼으며, 여러가지 음란한 놀이를 하고 놀았다. 그런데, 그러던 중 박엽은 한 외국인 주술사에게 “사람 일만을 죽여야 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너는 죽을 것이다.” 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외국인은 점을 잘 치는 것으로 매우 이름이 높은 자였으므로, 박엽은 겁에 질려 떨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의 목숨을 살릴 운명으로 가기 위해 부하들과 주민들을 하나 둘 처형하기 시작했다. 박엽은 1만명을 죽인다는 목표로 사소한 잘못을 한 사람들도 모두 사형을 시켰는데, 애초에 엄한 벌을 내려서 군대를 다스린 사람인 만큼 군인들을 사소한 죄로 사형 시켰고, 나중에는 자신이 놀고 즐기기 위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세금을 걷을 때, 세금을 바치는 데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사형시키기 시작했다. 박엽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사형시키고 다녀서 점차 평안도 주민들의 원망을 사게 되었다. 마침 조정에서는 김자점이 정권을 틀어 쥐면서 반대 세력들을 처단하려 하고 있었으므로, 김자점의 반대파였던 박엽의 혹독한 형벌 집행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결국 김자점은 박엽을 사형시키도록 하였다. 박엽은 1만명의 사람을 다 죽이지 못해서 자신이 죽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박엽에게 죽음을 내린 김자점이 스스로 이름 대신 쓰던 자(字)가 바로, ‘일만(一萬)이라는 이름이었다. 이 이야기는 청성잡기에 소개되어 있는데, 척발규의 이야기와 구조가 같다고 소개하고 있다. 박엽에 관한 내용 자체는 반대파가 박엽의 죄상에 대해 과장한 측면이 있는 것을 보인다. 좀 전 앞선 시대의 이야기로는 역시 광평대군의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다. 세종대왕은 다섯번째 아들인 광평대군의 운명에 대해 신분을 숨기고 점을 보게 하였다. 점쟁이는 점을 치는 대상이 광평대군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점을 쳤는데, 그 결과 “이 사람은 젊은 나이에 못 먹어서 굶어 죽을 운명”이라고 예언하였다. 세종대왕은 얼토당토 않은 예언이라고 생각했다. 세종대왕은 “임금의 아들이 어찌 굶어 죽겠는가?” 라고 하면서 여기 점을 치는 것은 미신일 뿐이라고 웃었다. 하지만,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광평대군에게 사고 팔 수 없이 영원히 유지되는 땅에 대한 권리를 내려서 결코 먹을 것이 부족하지않도록 제도를 마련해 주었다. 1444년, 20세의 광평대군은 어느날 밥을 먹다가 생선가시가 목에 걸리게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이 가시를 뽑을 수가 없었다. 결국 광평대군은 목에 걸린 가시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굶어 죽었다. 한편, 조선 건국초에는 복진(卜眞)이라는 사람이 여러가지 주술을 쓰는데 능했다. 복진이 스스로 점을 쳐보니 자신이 죽을 날짜를 알게 되었고, 또 점을 쳐보니 자신의 목숨은 임금에게 달려 있다는 점괘가 나왔다. 복진은 임금에게 찾아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사정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궁궐 속으로 들어가 임금이 있는 곳까지 갈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복진은 둔갑술을 여러가지로 연구하고 연습해서 마침내 몸을 숨기고 궁궐 속을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복진은 열심히 몸을 숨기는 방법을 연습해서 자신이 죽을 날짜가 다와서야 겨우 몰래 궁궐 속으로 숨어 들어 갈 수 있게 되었다. 복진은 몰래 임금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임금에게 목숨이 달려 있음을 말하고 도움을 구하려고 했다. 그런데 임금은 복진을 보자 깜짝 놀라더니 “몸을 숨기고 궁궐을 침범해 깊은 곳까지 들어왔으니 죄가 무겁고 참으로 위험하다.”라고 하고는 궁궐 속에 몰래 잠입한 죄로 복진을 붙잡아 그 날로 사형시켜 버렸다. - 원본출전 용재총화 6. 1498년 사망한 이륙(李陸)은 광주(廣州)에 사는 80세가 넘은 한 노인이 평생을 살면서 본 가장 이상한 것 두가지를 듣고 기록에 남겨 놓았다. 그 첫번째 이야기는, 남해에서 본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노인은 젊은 시절 어떤 사람이 남해 해변에서 죽는 모습을 봤다. 이 사람은 이상한 병을 앓고 있었는데, 시체를 치워줄 사람이 없어서 바닷가에 쓰러진 모습 그대로 나뒹굴고 있었다. 이튿날이 되어 낮이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자 죽은 사람의 살이 점차 썩기 시작했는데, 썩은 살이 점차 웅크러들더니 점점 모양이 미쓸거리는 이상한 작은 덩어리들로 변해갔다. 곧 이 죽은 사람은 온몸이 수없이 많은 개구리로 변하게 되었다. 이 수 많은 개구리들은 죽은 사람의 옷에서 부터 튀어나와서 팔딱팔딱 뛰더니 점차 바다를 향해 갔다. 개구리들은 모두 바다에 뛰어들었는데, 물속에 들어가자 다리를 몸 속에 집어 넣고 꽁무니에서 꼬리가 돋아나는 듯하더니, 모두 평범한 물고기 모양으로 변했다. 잠깐 사이에 이 물고기 들은 모두 헤엄쳐서 바다 어디론가 사라져 갔고, 해변에는 죽은 사람의 텅빈 옷가지만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 원본출전 청파극담 7. 1498년에 사망한 이륙이 남긴 가장 이상한 이야기에 대한 기록은 아래와 같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가면놀이에 흠뻑 빠져서 이런저런 가면을 구하며 다녔다. 그런데 나무로 되어 있는 어느 이상한 가면을 발견한 뒤로, 가면을 덮어 쓰고 춤추고 노는 일에 더욱 빠지게 되었고 그와 함께 이상한 병이 전염된 것처럼 시름시름 병을 앓게 되었다. 영문을 모르는 병을 얻자 이 집 사람들은 무당을 불러 굿을 했는데, 무당은 “나무 가면이 병을 일으킨다”고 했다. 결국 이 사람은 그 이상한 가면을 들판에 버렸다. 그랬더니 곧 병이 나았다. 아마도 가면이 얼굴에 붙어서 사람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빨아 먹은 것 아닌가 싶다. 그런데 몇 달 쯤 뒤에 우연히 가면을 버린 들판에서 다른 사람이 그 가면을 보게 되었다. 가면은 반쯤 썩어 있었고, 그 부분은 버섯으로 변해서 살고 있었다. 버섯이 향기롭고 먹음직스러워서 이 사람은 버섯을 뜯어 먹어 보았는데 그러자 갑자기 비실비실 웃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히죽거리면서 웃다가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은 가면을 덮어 쓰고 미친듯이 춤을 추는 몰골과 같았다. 다른 사람 하나가 또 버섯을 조금 떼어 먹어 보았는데, 마찬가지로 웃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정신 나간 사람처럼 춤을 추었다. 한참 후에 버섯을 먹은 사람들의 발작이 그친 뒤에 물어보니, “처음에는 웃음이 나면서 기분이 좋고 나중에는 날뛰고 춤추는 것을 뜻대로 멈출 수 없이 계속되었다”고 이야기 했다. 아마도 단순히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이 우연히 생겨나 벌어진 일이겠지만, 가면의 모습과 버섯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면서 사람에게 기생해서 살아가는 이상한 생물이라는 느낌도 드는 이야기다. - 원본출전 청파극담 8. 1528년, 성운(成雲)은 경상독 관찰사로 발령을 받아 먼 경상도 땅으로 온 상황이었다. 항상 중앙의 조정과 한성부를 다스리는 직위 정도만을 떠돌던 그로서는 피곤한 여정이었. 성운은 기묘사화에서 조광조 일파를 제거하는 데 한 몫을 한 사람으로 악명이 높았고, 때문에 성운 때문에 자신의 친지가 죽었다고 그를 원망하는 사람도 많았다. 이렇게 원한을 많이 샀던 성운의 죽음은 정신병 발작으로 인한 죽음기록 중에 유명한 것이다. 성운은 어느날 대낮에 잠깐 낮잠이 들었다가 가위에 눌리게 된다. 성운은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정신을 차렸는데 가위에 눌린 상태라서 움직일 수도 없는데 이상한 귀신이 가득 보이기 시작했다. 성운은 자신의 좌우에 기괴한 사람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사람들은 눈, 코, 입이 없는 살로 되어 있는 얼굴에 팔 다리도 없이 몸뚱이만 이리 저리 뒹굴고 있었고 머리카락과 이마 부분도 없는 상태였다. 성운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고 무서워서 괴로워 했는데 도저히 겁이 나서 그 모습을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눈을 애써 감으려고 하였다. 성운은 이후로 발광하여 겁에 질린 목소리로 중얼중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면서 괴로워하고, 눈을 뜨면 그 모습이 보일까 두려워서 질끈 눈을 감은 채로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 10여일을 그렇게 괴로워하다가 성운은 사망하였다. - 원본출전 기묘록 속집 9. 조선시대의 기생이라는 신분은 노비와 비슷한 수준의 신분으로 취급 받았기 때문에 비참한 일을 당하는 일이 많았다. 1700년대 중반 홍인한(洪麟漢)은 전라도에 감사로 부임했다. 이무렵 홍인한은 해괴한 취미를 개발했는데, 그것은 기새들의 음악을 듣고 변태적인 방법으로 평을 하는 것이었다. 우선 홍인한은 모습이 아름답고 음악에 재주가 많은 기생을 찾아 다녔다. 마음에 드는 기생을 찾으면, 홍인한은 그 기생을 데려와 음악을 연주하게 하였다. 홍인한은 기생이 죄인에게 형벌을 가할 때 쓰는 형구들을 뜰 한쪽에 늘어 놓은 채로 노래하거나 악기를 다루게 했다. 홍인한은 유심히 음악을 듣고 기생의 모습을 보면서 음악이 끝날 때까지 그 흥취를 즐겼다. 그리고 음악이 끝나고 나면, 홍인한은 기생을 붙잡아 놓고 음악에 부족한 점과 잘못된 점을 하나하나 분석하여 지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잘못된 것 하나하나 마다 죄값을 매겨서 여러가지 매를 때리는 도구로 기생을 때린다. 기생은 몸을 다치게 되므로 괴로워하는데, 홍인한은 그것을 즐거워 한다. 그렇게 해서 음악의 여러가지 내용에 대해 다 이야기 하게 되면 기생은 피투성이가 되어 괴로워하게 되고, 홍인한은 자신이 좋아하는 기생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나면 그제서야 통쾌하다는 느낌을 느끼면서 껄껄거리며 웃고는 시원하다고 여겼다. 이 이야기는 청성잡기에 간략히 소개된 이야기인데, 조선시대 기생이 학대 당한 어두운 이야기들 중에는 중창한화에 기록되어 있는 한 황해감사가 1600년대 초에 저질렀던 이야기가 추잡하기 악명 높다. - 원본출전 청성잡기 10. 1700년대 초반에 기괴하고 섬뜩한 이야기로 항간에 돌았던 소문 중에는 속칭 염매(魘魅)라고 불리우는 끔찍한 물건에 대한 것이 있다. 이 무렵 한 흉악한 범죄자들이 이상한 대나무 통을 하나 매고 다니는 것이 있었다. 이 사람들은 부유한 집에 찾아가서 그 대나무 통을 열어서 안쪽을 보여주는데, 그러면 그 집 사람들은 왠갖 정신병을 일으켜 발작하는가 하면, 귀신이나 마귀에 관한 이야기에 미쳐 돌아가게 되고 그러면 이 범죄자들이 적당한 술수로 돈을 뜯어내는 것이었다. 대나무 통안에 무엇을 넣어 놓는가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 자들은 우선 남의 집에서 몰래 어린아이를 훔쳐 온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찾을 수 없는 깊은 곳에 어린아이를 가두고 우선은 굶긴다. 그러면 아이는 점차 말라가게 되는데 아이에게 아무것도 먹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매우 맛있고 중독되어 빠져 들만한 음식을 아주 조금만 먹인다. 그러면 아이는 점차 배고픔에 괴로워하면서 음식을 극도로 원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점점 더 온몸이 바싹 마르고 몸이 줄어 들게 된다. 그러는 동안에도 아주 맛있는 음식을 아주 조금씩만 계속 멈ㄱ인다. 그러다가 아이가 죽기 직전까지 버틸 수 없을 만큼 흉칙할 정도로 마르게 되면 조금씩 먹이던 음식을 한웅큼 대나무통 한 가운데 넣어서 아이에게 준다. 그러면 아이는 그 음식을 먹으려고 사력을 다해 대나무 통속으로 기어들어 오는데, 아이의 몸이 매우 마르고 작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무척 작은 대나무 통속에 억지로 온몸을 구겨 넣어서 끔찍한 몰골로 대나무 통에 들어차서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박혀 있게 된다. 그러면 바로 그 순간 날카로운 칼로 번개처럼 빠르게 아이를 찔러서 그 모습 그대로 안에 들어차서 죽게 만든다. 그러면 좁은 통속에 마른 아이가 끔찍한 몰골로 들어차 있는 ‘염매’가 완성이 되고, 대나무 퉁 뚜껑을 닫아서 들고 다니는 것이다. 이것을 세상에서 그 모습을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무서운 모양이라고 말한다. 1763년에 사망한 이익은 기록에서 비참하게 죽은 아이의 귀신을 이용해서 협잡을 부릴 수도 있는 술수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조정에서 가장 심각한 범죄로 단속을 했으므로 당시에는 거의 소멸된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 원본출전 성호사설 11. 1590년에서 1592년 초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에는 ‘등등곡(登登曲)’이라는 이상한 춤을 추며 정신 없이 노는 놀이가 크게 유행하였다. 이것은 일부러 정신나간 행동을 다라하면서 미친 사람 흉내를 내면서 날뛰고 노는 행동이었는데, 주로 부유한 집안의 자제들이 모여서 일부러 바보짓을 하고 미치광이처럼 설치는 것이었다. 밤새 깔깔 거리고 웃으면서 뒹굴고 그러다 갑자기 엉엉 울기도 하면서 “사람이 사람 같지 않다네”따위의 말을 서로 소리지르며 주고 받았다. 이 놀이를 할 때에는 기괴한 귀신, 괴물, 도깨비의 모습을 만들어서 가면을 쓰고 괴상한 옷을 입고 뛰어다니기도 했고, 정상적인 것이 아닌 겉모습, 사람이 보통 떠올리기 힘든 모습을 일부러 찾아서 몸에 걸치기도 했다. 이들은 무당의 모습이나 기괴한 행색 따위를 일부러 따라해서 서로서로 미친 모습을 자랑했고,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정신나간 듯한 동작만을 계속하며 밤새 놀았다. 이러한 퇴폐적인 기행은 삽시간에 퍼져서 수백명, 수천명이 한 데 엉켜서 이런 놀음을 하기에 이르렀고 “한번 죽으면 아무 소용 없으니, 지금 취하고 배부른 것이 제일이다” 따위의 말을 하면서 점점 더 이 놓이에 심각하게 빠져드는 사람들이 생기기에 이르렀다. 결국에는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무작정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놀기만 하다가 모든 재산을 다 날리고 걸인이 되는 사람들까지 나타날 지경에 이르렀고, 유명한 선비와 명문가의 자제들 중에서도 정효성(鄭孝誠), 백진민(白震民), 유극신(柳克新), 김두남(金斗南), 이경전(李慶全), 정협(鄭脇), 김성립(金誠立)등이 이 등등곡을 즐긴 것으로 알려 지게 되었다. 이것은 당시 극심한 당쟁의 상황에서 허망함을 느낀 양반 가문에서 은밀히 어떤 일탈적인 취미가 유행했던 것이 갑자기 크게 퍼진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후기에 여러 서적에서는 이것이 임진왜란 직전의 망조를 상징한다는 식의 해석도 통용되었다. - 원본출전 연려실기술 12. 1700년대 후반, 진천(鎭川)에는 유성기(兪聖基)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아침 이 부자가 아침을 먹고 있는데 등에 아이를 업은 여자거지가 문으로 들어오더니, 슬금슬금 유성기가 밥을 먹는 곳까지 들어왔다. 여자 거지는 말 없이 대뜸 국을 가져다가 그 자리에서 벌컥벌컥 절반을 마셨다. 그리고 여자 거지는 한마디 말도 없이 또 더러운 맨손으로 이런저런 반찬을 엉망으로 주워서 질겅질겅 씹어먹기 시작했다. 곁에 있던 부자의 하인이 깜짝 놀라서 여자 거지를 넘어뜨리고 두들겨 패버리려고 했다. 유성기는 부유한 사람으로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가 먹던 밥을 절반 덜어서 그 여자에게 주었다. 유성기는 “국과 반찬을 먹었으니, 밥도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자 그 여자는 한참을 유성기를 보더니, 밥을 받아서 다 먹었다. 그리고 여자는 꽤 괜찮아 보이는 그 밥그릇을 들고는 말없이 집을 나갔다. 여자가 집을 나가자 유성기의 종 하나가 여자를 가만히따라가 보았다. 여자가 간 곳을 따라가 보니, 마을 앞 숲 속에서 여자는 사라졌고 숲에 들어가보니 여자와 한패로 보이는 일당들이 가득 있었다. 가만히 보니 이들은 협박과 사기를 치는 협잡꾼의 무리들인 듯 하였다. 마침 그 때는 시비를 걸어서 일부러 몸을 다치게 한 뒤에 관가에 고발한다고 으름장을 놓아서 돈을 뜯는 일 따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던 시절이었다. 두목으로 보이는 자가 여자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빨리 왔느냐?” 여자가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답했다. “인심이 너그러운 사람이라 차마 그 분에게 해를 끼칠 수는 없었다.” 두목이 씨익 웃더니, 다시 물었다. “그 말을 들으니 나라도 그 사람은 괴롭히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러면서 그릇은 왜 가져왔느냐?” 여자가 다시 대답했다. “만약 내가 그릇이라도 들지 않고 빈손으로 왔다면, 나 혼자 다 해먹고 나서 너를 속인다고 의심하지 않았겠나.” 그리고 나서 여자는 아이를 업고 있던 포대기를 풀었는데, 그 안에는 죽은 아기 시체가 들어 있었다. - 원본출전 청성잡기 출처 : 개드립 모야!!모얏!!! 이런거 넘 재밌지 않음?! 난 ㅈㄴ 좋아함 진짜 ㅇㅇ!!!!!!!!!!!!!!! 완전 긴데 넘 재밌게 읽어서 쇽쇽 퍼왔지 모야~? 중간 중간 좀 빡치는 내용도 있지만 흥미돋 ㅇㅈ
펌) 간섭하지 못하는 존재
망조가 들었나.. 뭔 비가 이렇게 내리는 걸까요? 비오는게 공포소설보다 더 무섭네요.. 부디 빙글러들은 큰 피해가 없길..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세상에 귀신이 어딨겠습니까. 안심하세요.” 호언장담하며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였지만, 상대는 동의하지 않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 귀신이 거기 있다니까요. 그런 말을 하고 싶은 듯한 얼굴이었다. 내가 귀신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오히려 여타 사람들에 비해 그 존재를 확인하고 있는 편이다. 다만 그 존재의 정의를 남다르게 해석하고 있을 뿐. 사람들은 귀신을 인간의 영혼으로 여긴다. 자신의 삶에, 혹은 타인의 삶에 미련을 남겨 저승에 가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도는 영적 존재라고. 그 인간의 마음과 한을 그대로 품은 채 산 사람에게 간섭하는, 두려운 미지의 존재라고. 그렇지 않다. 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것들은 인간이 살아생전 품고 있던 영혼 따위가 아니다. 인간이 오랫동안 살아오며 쌓아온 욕망의 찌꺼기가 실재하지 않는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마치 언젠가는 사람이었던 것처럼 보이고 또 행동하지만, 그것은 그저 정신적인 잔상일 뿐이라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것들은 산 사람에게 물리적으로 간섭하지 못한다. 이따금 형태를 볼 수 있고, 소리를 들을 수는 있으나 그게 전부다. 물리적으로 사람을 만지거나 닿을 수 없다. 그저 보이고 들릴 뿐인 존재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그것이 내가 모두가 꺼려하는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였다. 온갖 흉흉한 소문이 나도는 흉가를 무너뜨리고 새 터를 다듬는 일은 그다지 선호 받는 직업은 아니었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제법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나라에는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많은 폐가가 있다. 단순히 복잡한 돈 문제가 얽혀 방치된 폐건물도 있겠으나, 내 붙잡는 일거리는 조금 다른 종류다. 한낱 귀신을 향한 두려움으로 손대지 못한 채 버려진 집이 얼마나 많은지 알려주면 열에 아홉은 놀랄 것이다. “자, 그러면 기존의 터도 남기지 말고 완전히 밀어버리란 말씀이죠?” “네. 그냥 흉물스러운 집의 흔적조차 남지 않게 해주세요. 안에 남겨둔 가구나 물건도 다 필요 없으니 전부 치워버리고요. 석면이랑 신고는 다 해놨으니까, 그냥 가서 철거만 해주시면 돼요.” 운이 좋았다. 건물 철거에 있어서 가장 번거로운 작업이 석면 조사와 철거 신고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객들은 그 과정을 거쳐야만 건물이 철거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렇기에 보통은 그 과정의 대행까지가 업무로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마 다른 업자가 요청을 했지만 도중에 파토가 난 것일 텢지. 종종 그런 경우가 있기는 했다. 그리고 그런 경우일수록 페이도 세다. “걱정 마십시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던 것처럼 만들어 놓겠습니다.” 최대한 건강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직업을 택한 이상, 말끔하고 혈색 좋은 외모를 유지라는 건 필수적인 일이다. 전문적으로 흉가를 철거하는 업자가 조금이라도 초췌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 고객의 상상력은 날개를 펼친다. 왜 저리 피곤해 보이지, 잠을 못 자기라도 하는 건가? 왜 잠을 설치는 걸까? 혹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십중팔구 의뢰를 취소한다. 일반 건설사가 아닌 나를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흉가를 철거하는 일에 불안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거기에 나쁜 상상이 가미되면 불안은 확신으로 돌변한다. 그렇기에 최대한 몸을 건강히 유지하고, 언제나 유쾌한 미소를 잃지 말아야 했다. 매일같이 흉가를 밀어버려도 그 어떤 악영향도 없었음을 어필하기 위함이다. 그 모습을 보면 사람은 자연스레 긍정적인 희망을 품는다. 철거를 직접 진행하는 책임자도 이렇게 멀쩡한데, 나도 별일 없겠지. 물론, 고객의 긍정적인 상상과는 별개로, 내가 흉가를 해체하고 난 뒤에 무언가 변화를 겪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변화란 것이 썩 유쾌하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뭇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끔찍한 변화는 아니라는 것 역시, 명백한 사실이다. 생명조차 없는 비존재가 산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보이는 것뿐이다. 창밖에 우두커니 서 있다든지, 옷장 안에 웅크리고 있다든지, 침대 아래에 엎드린 채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다든지. 물론 세상에는 그런 모습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다. 그것들이 천장에 붙어 있든, 냉장고 안에 있든, 욕조 안에 있든 내게는 상관할 바가 아니다. 손짓 한 번이면 흐릿하게 흩어져 비켜나가는 그런 영적 찌꺼기들이 날 두렵게 할 수는 없었다. 지금껏 내게서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라고는 세상에 단 네 명분이었다. 내 아버지, 서로 못 볼 꼴 다 보고 자란 불알 친구, 제법 오래 사귀었지만 끝내는 성격 차이로 헤어지고 만 전 여자친구, 그리고 대학시절 재미로 들었던 심리학 수업의 홍 교수. 아버지는 그것을 어린 들의 유치한 상상력으로 이해했고, 오랜 친구는 술에 취해 내뱉는 헛소리로. 치부했으며, 반년 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는 귀신이란 말에 곧장 질겁하며 귀를 막았다. 오직 홍 교수만이 그 이야기를 유심히, 그리고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용케도 침착하게 말하는 구나. 나였으면 며칠 잠 못 잤을걸.’ 그는 술김에 비밀을 털어놓는 내게 진지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었다. 홍 교수와는 어쩌다 보니 반쯤 술친구가 되어 몇 년째 술자리를 이어 가고 있었다. 아마, 그를 잘 몰랐던 때라면 내 말을 믿는 대신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오며 그의 성격을 제법 차악했기에 그 말이 거짓 없는 진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직 알지 못하는 모든 일들에 깊은 지적 호기심을 보였다. 그 며칠 잠 못 이룰 감정이란 것도, 분명 공포가 아닌 기대감일 것이다. ‘처음 봤을 때는 저도 많이 무서웠죠. 얼마 지나고 그것들이 나한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알아채기 전까지는.’ ‘그래, 직접 만질 수는 없는 모양이군. 그러니 귀신이겠지.’ ‘사실상 환각 같은 거라고 보면 됩니다. 어쩌면 정말 환각일 수도 있고.’ 그 말과 함께 소주를 입에 털어 넣었다. 그때 홍 교수가 무어라 답했는지는 어째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아마 들뜬 목소리로 그 현상에 대해 몇 가지 더 캐물었을 것이다. 그는 궁금한 건 절대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때의 대화는 심리학 교수가 뭘 그런 것까지 다 알고 있으냐고 황당한 얼굴로 묻는 내 목소리만 기억날 뿐이다. “하, 씨발. 주소 들었을 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검색하고는 대번에 욕설을 내뱉었다. 어쩐지 생소한 동네다 했더니, 답이 보이지 않는 산골 깊숙한 곳의 집이었다 그것도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야 하는 빌어먹을 깡촌. 5분 트럭에 커다란 굴삭기를 싣고 직접 흉가까지 찾아가야 하는 나로서는 최악의 경로다. 철거 과정을 모두 내가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집을 무너뜨리는 것만은 내가 직접 해야만 했다. 대부분의 인부들이, 업계 터부니 기분이니 하는 말 같잖은 변명으로 흉가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거부하는 탓이었다. 물론 거부는 겉치레일 뿐이고, 그냥 돈을 더 달라는 뜻이다. 3층을 넘어가는 커다란 영업소 등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추가 비용을 내고서 인력을 써야 했다. 더 쉬우면 쉬웠지 더 힘들 것도 없는 흉가 철거에 그렇게나 돈을 쓰고 나면 속이 쓰려왔다. 그렇기에 정말 불가능한 수준이 아닌 한은, 건물을 무너뜨리는 것만은 직접 하는 것이다. 어차피 가장 힘들고 번거로운 거 잔해를 치우고 터를 다듬는 일이니까. 덜컹! 둔탁한 소리와 함께 차가 튀어 올랐다. 급커브 구간 한복판에 도로가 일그러져 턱이 올라와 있었다. 적재함에 중장비를 싣고 있던 채였고, 오르막이 가팔라 제법 세게 가속을 하던 참이었다.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식은땀이 흘렀다. 그리고 그것이 채 마르기도 전에 의뢰인을 향한 분노가 치솟았다. 물론 도로가 일그러져 있던 것이 의뢰인의 잘못은 아니다. 그저 당장의 기분을 풀기 위해 탓할 대상이 필요했을 뿐이다. “미친놈이, 도로가 이 모양인데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냅다 욕설을 내뱉었다. 어차피 듣는 귀도 없었다. 저번 주까지는 조수석에 강원도 삼척의 흉흉한 별장에서 달고 온 귀신이 앉아 있었지만, 그마저도 월요일 즈음에 사라져버렸으니까. 지겨운 산길도 끝이 보이고, 목적지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가드레일 너머로 무언가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사람인가 싶어 속도를 줄이고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것이 사람이 아님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서 있는 두 발이 묘하게 어긋나 지면에 닿아 있지 않았다. 마치 조잡한 3D 게임처럼 그것들은 이따금 실제 지형과 맞지 않는 곳에 서 있곤 했다. 그냥 귀신이라 공중을 떠다닐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죽을 당시에는 거기에도 땅바닥이 있었는지는 알 도리가 없다. 알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것들은 내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니 짜증스레 혀를 차고는 지나쳐갈 뿐이다. 놈도 나를 보지 못했다는 듯 여전히 멍청하게 땅바닥을 쳐다보며 서 있기만 하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오를 지나서였다. 미리 식사를 하고 오기에도 애매한 시간과 장소였기에 굶주린 배가 아우성을 쳤다. 그러나 이 외진 시골에는 식당 비슷한 것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그렇다고 여기까지 산을 올라와 놓고 다시 내려갈 수도 없었다. 최대한 작업을 빨리 끝내고 산을 내려가는 것이 가장 빠른 선택지였다. 다행히 의뢰받은 흉가는 아주 작고 낡은 집이었다. 이런 건물이라면 단 하루 만에 일을 다 끝내고 늦은 저녁이나마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굴삭기를 트럭에서 내리기 전에, 먼저 집안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고가의 물건 등을 미리 밖으로 빼두기 위함은 아니다. 내게 철거 의뢰를 넣은 이상 고객은 이미 이 집 내부의 모든 물건에 미련이 없다는 뜻이고, 나 또한 그런 낡아빠진 물건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 타인의 상식이 가끔 맞지 않을 때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하는 것일 뿐이다. 언젠가 대차게 무너뜨린 벽의 파편 아래에서 LPG 가스통이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가스를 뿜어댈 때가 있었다. 바로 직전까지 담배를 물고 작업하던 나로서는 등골이 오싹하다 못해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내 일생 가장 두려웠던 순간을 꼽으라면 못해도 세 번째까지는 들 것이다. 그래. 귀신 따위는 진정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돈, 그 다음이 머리 나쁜 인간이다. 흉가의 현관은 커다란 불투명 유리가 두 짝 위아래로 붙은 스테인리스 문으로 되어 있었다. 유난히 시골에는 이런 문짝을 달고 있는 집이 많았다. 마당의 대문이 그리 튼튼해 보이지도 않았건만, 도대체 이 허술한 문짝에 무슨 보안성을 기대하는 것일까. 당장 지금만 해도 누군가가 문을 강제로 열기 위해 위쪽 유리판을 깨부순 탓에 안이 훤히 보이는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깨진 유리창 너머로 빌어먹을 귀신 하나가 보였다. 구식 브라운관 TV를 얹어둔 기다란 수납장. 그 한쪽 끄트머리에 쭈그려 앉아 어깨를 흠칫흠칫 떠는 모습이었다. “쯧.” 인상을 구기며 크게 혀를 찼다. 귀신이 있다고 작업이 어려워지거나 거리껴지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그런 곳이기에 내가 일을 받은 것이니까. 그러나 벌레 잡는 방역 기사라고 해서 바퀴벌레가 마구 기어 나오는 모습이 달가울 리가 없겠지. 나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뭐가 됐든, 저런 지저분한 꼴을 보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났다. 하지만 그런 짜증과는 별개로 일은 확실히 해야 했다. 문고리를 잡아당기자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소리에 반응하여 수납장 위의 귀신이 반응했다. 흠칫거리던 어깨는 그대로 멈춘 채, 목만을 빙글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눈을 마주치자마자 방바닥에 침을 탁 뱉었다. 어딜, 귀신새끼가. “이히, 이히힉, 이힉, 이히힛!” 귀신은 덜떨어진 웃음소리를 내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제 영역에 발을 디딘 나를 탐탁찮아 하는 반응이다. 그런 반응 자체가 나는 견딜 수 없이 짜증스럽고 역겨웠다. 이미 죽어 살갗도 남지 않은 놈들이, 사람의 땅을 탐하고 집을 취하려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전기는 안 들어오고. 수도는 끊겼고. 가스통은 밖에 있을 거고. 염병, 큰 가구는 좀 알아서 치울 것이지.” 놈들의 반응을 일일이 지켜보다간 날이 바뀌어도 일을 끝내지 못할 것이다. 어차피 이미 죽어 아무것도 못하는 찌꺼기들. 모조리 무시해버리고 내 할 일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했다. 잡다한 가구가 많았지만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었다. 가구 채로 건물을 무너뜨리면 항상 인부들의 불만이 뒤따랐으나, 그것도 이젠 거의 인사말처럼 되어버린 지 오래다. 마지막으로 부엌과 보일러실에서 가스가 분리되어 잘 마무리 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사전준비는 이걸로 충분하다. 이제 중장비로 건물을 죄다 무너뜨리는 일만 남았다. “이히히힉! 키히힛!” 그것의 발악소리가 더 커졌다. 내가 제 보금자리를 철거할 거란 사실을 알아챘을까. 아니, 그건 아닐 것이다. 뇌라고는 손가락만한 육편조차 남지 않은 영적 찌꺼기들에게 그런 사고 능력이 있을 거라고는 보기 어렵다. 아마 단순히 제 영역을 내가 활개치고 다니는 것에 분노를 표하고 있는 것이리라. “거 씨발, 존나게 시끄럽네. 주둥이 좀 다물고 있어.” 성큼성큼 놈에게 다가가 냅다 발길질을 했다. 내 발이 뻗어나간 자리부터 놈의 형상이 울걱울걱 밀려나는 듯하더니, 이내 슬쩍 옆으로 자리를 피했다. 내게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작게 똑같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내가 놈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산 사람을 겁먹게 하려 들지만, 정작 그것들의 약점은 산 사람이었다. 원리는 알지도 못하고, 궁금하지도 않다. 확실한 사실은 산 사람의 기운이 죽은 것들의 기운을 밀어낸다는 것이다. 그것들은 사람에게 손을 대기는커녕 가까이 붙어 있는 것만으로 귀신으로서의 존재가 흐려진다. 그러니 언제나 멀찍이, 구석진 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분위기만으로 인간을 겁주려 애쓸 뿐. 그저 보일 뿐이라면 두려워할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김 군. 이건 내 생각인데, 그것들이 전혀 자네에게 간섭하지 못한다는 건 틀린 말 같아.’ 문득 그날 밤 홍 교수가 했던 말이 기억 위로 떠올랐다. 그래, 분명 그는 그런 말을 했었다. 그러나 그 뒤의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게 왜 틀렸다고 했었더라. 술기운도 있었지만, 애초에 그의 뒷말을 진지하게 듣지는 않았었다. 홍 교수는 항상 모든 가능성에 반대되는 가설을 제시하길 좋아했다. 그러니 그때의 말도 아마 그 버릇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홍 교수의 말소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굴삭기가 벽을 박살내고 가구를 으스러뜨릴 때마다 분노인지 절규인지 모를 유령 놈의 악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거의 묻어버릴 만큼, 새삼스레 그 생각이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 지금껏 수많은 흉가를 철거해 왔고, 수많은 영적 찌꺼기들을 목격해 왔다. 개중에는 꺼지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며 악다구니를 쓰는 놈도 있었다. 그 정도로 구체적인 문장을 말하는 놈은 처음 봤었기에 제법 당황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놈도 별것 없이 결국 내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오히려 귀신이란 싸구려 존재에 더 큰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얼쩡거리는 빌어먹을 잡것은 그보다도 훨씬 별 것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째서 지금, 이 순간에 홍 교수의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도는 걸까. 자그마한 집채가 본래의 모습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무너질 때까지, 나는 그 이유도, 홍 교수가 했던 말도 떠올려내지 못했다. 어느새 하늘은 완전히 새까만 밤이 되어 있었다. 산속이라 해가 빨리 지기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순전히 내 예상보다 작업이 오래 걸린 탓이다. 하지만 내 작업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건물을 반쯤 무너뜨렸을 때쯤, 마을 이장이라는 영감 하나가 쪼르르 달려와 온갖 트집을 잡아 왔기 때문이었다. 집주인의 의뢰도 받았고, 나라의 허가도 받았으며, 먼지가 지나치게 날리지 않도록 대처도 하고 있었다. 한낱 마을 이장 따위가 작업을 막을 권리는 없었다. 그러나 이런 깡촌에서는 그런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다. 언뜻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이장이라는 이름에는 생각보다도 묵직한 힘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암묵적인 힘만큼이나 묵직한 탐욕도 뒤따랐다. 이런 자들이 작업 현장까지 쫓아와 언성을 높이는 것은 정말 주민들의 민원이나 마을의 평안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 허락 받고 이런 짓을 하느냐’는 말은 정말로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허가를 받은 공사인지를 묻는 말이 아니다. 내 구역에 들어와 경제활동을 하려거든, 정부고 나발이고 나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거라고 그들만의 법칙을 선포하는 것이다. 보통은 십만 원 정도 찔러 주면 입을 다무는 법이다. 헌데 그 영감은 어찌나 탐욕스러운지, 거의 두 배나 되는 돈을 받아내고서야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갔다. 이미 죽어 없어진 주제에 제 영역을 주장하는 귀신이란 것들도 뻔뻔하고 염치가 없었으나, 이조차도 살아 있는 인간이 더했다. 귀신보다도 무서운 것은 돈, 그리고 머리 나쁜 인간. 그것을 다시 한 번 체감하고 나니 머릿속을 가득 메우던 홍 교수의 목소리도 완전히 가라앉았다. 여느 때와 같이, 거실 한복판을 점거하고 있던 그 잡것도 건물이 완전히 붕괴되는 순간부터 눈에 보이지 않았다. 보통 이렇게 사라진 귀신은 내가 알지 못하게 조용히 내 집까지 따라오곤 했다. 그리고 며칠간 나를 괴롭히려 애를 쓰다가, 그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어느 순간에 사라지곤 했다. “예, 철거는 다 끝났으니 내일 아침부터 바로 작업해 주세요. 저번에 삼척에서 사고 쳤던 그 양반은 부르지 마시고. 아니, 그때도 부르지 말랬는데 불렀잖습니까.” 현장을 적당히 정리한 뒤 굴삭기를 다시 트럭에 올리고 작업반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전화를 끊을 때쯤 등 뒤에서 그 잡것이 웃는 소리가 들린 듯했다. “히힉, 으히힉!” 굳이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어차피 뒤돌아봐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늘 있는 일이기에 새삼스레 놀랄 이유도 없었다. 그저 그것들이 사람을 겁주기 위해 부리는 수작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웃기지도 않는 개수작보다도 주린 배가 더 고역이었다. 계획했던 늦은 저녁조차도 시기를 놓쳤다. 이젠 집에 들어가서 라면이라도 끓여 먹는 수밖에 남지 않았다. 옘병, 그 영감쟁이만 없었어도. 차에 올라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길바닥에 거칠게 침을 뱉었다. 가뜩이나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은 해가 지면서 더 위태롭게 느껴졌다. 길 곳곳에 튀어나온 산줄기가 연신 헤드라이트를 가렸다. 길이 한 번 굽을 때마다 나는 매번 눈을 감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래도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올라오는 길에 보았던 전체적인 구조는 기억하고 있었다. 길이 유난히 좁은 것도 억지로 속력을 줄일 필요는 없었다. 이런 산골구석의 심야에 다른 차가 올라올 리는 없으니, 걱정 없이 넉넉하게 맞은편 차선까지 밟을 수 있었다. “킥……. 키킥…….” 문득, 그놈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일순 긴장감으로 눈썹을 꿈틀거렸다. 놈의 소리가 들린다는 게 긴장의 이유는 아니었다. 작업 후 귀갓길에 그것들의 소리가 들리는 건 흔한 일이었다. 그저 그것의 목소리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챘을 뿐이다. 지금까지의 웃음소리가 광인의 발작적인 웃음소리와 같았다. 그리고 지금 들려온 것은, 너저분한 장난질을 꾸미고 그것이 드러나길 기다리는 음흉한 웃음소리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인간을 겁주기 위해 온갖 음산한 소리를 내는 귀신은 몇 번이고 있었지만, 갑자기 다른 소리를 내는, 그것도 뭔가 속내가 있는 듯한 웃음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김 군. 이건 내 생각인데, 그것들이 전혀 자네에게 간섭하지 못한다는 건 틀린 말 같아.’ 홍 교수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왜 하필 이 순간에 그의 목소리가 떠오르는 것일까. 그리고 그가 그 뒤에 했던 말은 무슨 말이었을까. 그 귀신 놈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날 해할 방법은 없다. 내 목을 조를 수도 없고, 내 눈알을 파낼 수도 없고, 트럭 타이어에 펑크를 내는 것조차 할 수 없다. 그런 무형의 존재가 어떻게 내게 간섭할 수 있단 말인가. “푸힉, 으키킥…….” 불쾌한 웃음소리가 다시 고막을 찔러왔다. 그리고 문득 바라본 트럭의 사이드미러 너머로 놈이 트럭 옆구리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차에 달라붙은 채로도 머리가 휘날리거나 옷자락이 휘날리는 일은 없었다. 당연했다. 놈은 실체가 없으니까. 사람은커녕 바람에조차 영향을 끼치지도, 받지도 못하는 허상이니까. 그런데도 어째선지 이마 위로 식은땀이 찌걱찌걱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극도의 긴장감에 얼굴에 피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듯한 감각도 느껴졌다. 마치 선명한 위험 앞에 동물적 본능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허. 뭐가 틀렸는데요?’ 그날, 그 술자리에서, 홍 교수의 말에 반문하는 내 목소리가 떠올랐다. 별로 흥미도 없었지만, 일단 홍 교수의 이야기는 대체로 재밌게 들을 수 있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다음 말을 듣기 위해 그런 말을 물었었다. “키히힉! 케헤헤헤!” 놈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지고 더욱 음산해졌다. 트럭 옆면을 타고 운전석 가까이로 빠르게 기어오는 것이 사이드미러에 비쳤다. 보통 사람이라면 놀라 까무러칠 광경이었겠지만, 나는 아니다. 보이고 들리는 것뿐이라면 겁을 먹을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네는 관측이라는 행위를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어. 보고, 보인다는 건 생각보다 실질적으로 영향이 있는 행위거든. 과학적으로.’ 마침내, 홍 교수의 뒷말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때의 나는 헛웃음과 함께 소주 한 잔을 꺾고 그에게 말했었다. ‘심리학 교수님이 또 과학 타령입니까.’ ‘취미로 얕게 배운 말들뿐이지만, 그래도 정말이야.’ 홍 교수의 신이 난 목소리가 귓가를 그득이 메웠다. 그리고 그것의 웃음소리가 홍 교수의 목소리를 마구잡이로 파헤쳤다. “키히히히힛! 캬하학!” 놈의 팔이 사이드미러를 붙잡고, 차체 프레임을 짚고, 마치 높은 곳에 올라가듯 훌쩍 상체를 들어 트럭의 전면유리 위로 엎어졌다. 얼굴을 유리 앞으로 바싹 들이밀고 찢어질 듯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캬하하하학! 키하하하핫!” 귀가 아플 정도로 웃음소리가 커졌다. 그제야 놈이 노리는 바를 깨달았다. 내 눈에는 놈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까지는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했다. 놈들이 내게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시야 한 구석에 보이는 것뿐이라고. 실제로 그러했지만, 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아무리 실체가 없는 듯해도, 다른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듯하더라도, 일단 눈에 보인다는 것 자체가 이미 관측자에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거지. 그리고 관측자도 영향을 받는 거고.’ 놈들이 내 눈에 보일 수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해 내 눈에 비쳐야 할 무언가를 가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내 눈에 보여야 할 도로를 완전히 가리고 있는 놈의 몸뚱이처럼. 이를 꽉 깨물며 브레이크를 반쯤 밟았다. 반쯤 감각에 맡겨 핸들을 틀었다. 급격한 커브길에 도로 밖으로 튕겨나가지 않도록 두 눈을 부릅뜨고 놈이 가리지 못한 유리창 너머를 필사적으로 확인했다. 적재함에 실린 커다란 굴삭기 탓에 그 이상 제동을 걸 수는 없었다. 가뜩이나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이 상황에 급제동을 걸었다간 그대로 굴삭기에 깔려 뭉개질 것이다. “캬하하하하하! 키하하하하하하학!” 핸들을 너무 많이 꺾었는지, 한쪽 바퀴가 커브 안쪽의 배수로에 덜컹이는 것이 느껴졌다. 차라리 이게 나았다. 적어도 가드레일을 뚫고 하늘을 날지는 않을 테니까. 굴삭기가 튕겨나가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더라도 내가 죽지는 않을 테니까. 그러는 와중에도 놈은 남은 하체를 끌어올려 완전히 차량 앞면을 덮듯이 엎어졌다. 이제 전면유리로 볼 수 있는 도로의 모습은 거의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놈이 늦었다. 이미 커브길의 각도는 감각으로 찾은 뒤였다. 속도도 순조롭게 줄어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을 터였다. 덜컹! 그 순간, 이미 한 번 들은 적이 있는 둔탁한 소리가 차체를 울렸다. 핸들이 조향을 잃고, 바퀴가 허공을 달렸다. 전면유리를 가로막고 있던 놈의 얼굴이 더욱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드디어 장난에 성공했다는 듯, 웃음소리가 절정에 달했다. 급커브가 가장 가파르게 꺾이는 산길 한복판에 도로가 일그러져 턱이 불쑥 올라온 바로 그 위치였다. 산을 오르며 이미 한 번 경험했고, 내리막길에서는 충분히 눈으로도 볼 수 있는 턱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떠올리지 못했고, 발견하지도 못했다. 그 빌어먹을 영적 찌꺼기 따위에게 간섭을 받고, 영향을 받고 있었기에. 그것이 내 주의를 빼앗고 내 시야를 빼앗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기에. 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반동이 전신을 강타했다. 그러나 중장비를 실은 중형 화물차를 그런 것이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차량은 가드레일을 뚫고 그대로 새까만 어둠을 향해 뛰어들었다. 나는 그 광경마저도 볼 수 없었다. 몸이 붕 뜨는 느낌과 함께 놈의 웃음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귀 밖으로는 그것의 웃음소리가, 귀 안으로는 홍 교수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니 자네도 그것들이 눈에 보이는 한은 조심해야 한다는 거야.’ “크햐하하학! 키햐하하하핫!” 그의 말이 옳았다. 이 순간까지 그의 말을 떠올리지 못한 것은 그저 나의 기억이 흐려진 탓일까. 아니면 또 다른 간섭을 받은 것일까. 이제 와서는 그 해답을 홍 교수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래. 자네는 귀신을 보고 있는 게 아니야. 그들의 악의에 눈을 가려지고 있는 거지.’ 출처 : 웃대 - 레비안스 님
펌) 처녀귀신과 소금장수
이 이야기는 조선의 제 19대왕 숙종 시절 이야기라고 합니다. 숙종은 재위 기간이 1674년 9월 22일 ~ 1720년 7월 12일 까지 재위했던 왕이라고 합니다. 당시 말을 타고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젊은 소금장수인 한 남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길을 가던 도중 잘못 들어서 산중에서 밤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는 어떻게 해서라도 인가를 찾기위해 말을 끌며 길을 서둘렀는데 얼마를 갔을까, 산중턱의 숲속 한가운데 조그마한 초막집을 볼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웬지 스산한 기분이 들었으나 소금장수로선 이것저것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기에 문을 두드리자, 웬 어여쁜 처녀가 나와 문을 열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하룻밤 쉬어 갈 것을 간곡히 청하였고 처녀는 흔쾌히 응낙하였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는 앞뜰에 서 있는 나무에 말을 매어 놓고, 소금 가마니는 기둥 옆에 내려놓았습니다. 방에 들어가서 처녀에게 하루밤 묵어가는 대가로 소금을 푸대에 담아 주고는 "염치 없지만 배가 고파서 그런데 요기할것이 없겠습니까? "라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러자 처녀가 말하길 “여기선 밥을 짓지 않아요. 하지만 오늘은 나의 제삿날이니까 하지만 나를 따라오면 요기를 할 수 있을 거예요.” 라며 소금장수를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는 살아있는 사람이 본인의 제삿날이라고 말하니깐 얼떨떨하긴했지만 이내 처녀가 가는 대로 따라 갔고, 한참을 걸어 어느 큰 집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방안에는 비싼 재물과 더불어 갖가지 진수성찬이 차려 있었고 처녀는 마음껏 잡수시면 된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허기가 너무 졌던 소금장수는 음식을 허겁지겁 먹기 시작 했고 처녀는 그에게 술도 따라 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밥을 먹고 있자니 처녀는 뭔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배가 부르시면 청하건데 제가 있던 집의 땅밑을 파주세요" 라는 말을 남긴후 처녀는 소금장수를 두고 집을 나가며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고 그곳에 웬 남자 한 명이 보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 전 저 사람이 너무 무서워 더 이상 여기에 있을수가 없습니다" 라며 처녀가 그 집에서 나갔다고 합니다. 처녀가 나가는 순간 소금장수는 정신을 차렸는데 그는 아까는 안보이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자신이 남의 집에 들어와서 맘대로 음식을 먹고 있단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제사를 지내던 사람들 역시 제사 도중 보이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당황하다가 소금장수를 붙들기 위해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는 이내 결국 사람들에게 붙들렸고, 집안의 주인이 되는 중년 남자가 너는 누군데 남의 귀한 딸의 장례식에 와서 행패를 부리냐며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는 정신이 없었으나 아까 처녀의 말이 생각 나기도 해서 잘못 했다고 사과를 하며 아까 처녀를 만나 따라온 일을 설명 했다고 합니다. 그 집안 사람들이 믿지 않자 소금장수는 날 따라 오면 되지 않느냐고 큰 소리를 쳤다고 합니다. 결국 집안 사람들과 함께 소금 장수는 아까 처녀를 만난 집으로 향했고 소금장수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집은커녕 큰 나무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말이 나무에 매어져 있고, 그 옆 바위 위에는 소금 가마니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황당해 하자 소금 장수는 아까 처녀가 한말을 기억해 내고는 처녀가 있던 그 집이 있었던 자리의 땅을 파기 시작 했다고 합니다. 소금장수의 행동을 보던 주인이 하인들에게 같이 땅을 파보라고 했고 여러명이 땅을 파자 그곳에서 여성의 시신이 나왔습니다. 시신을 본 사람들은 울음을 터트렸는데 그녀는 이 집안의 셋째 딸로 3년전 몸종과 함께 같이 마실을 나갔다가 같이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는 그때 처녀의 손짓이 기억났고처녀의 아버지에게 처녀가 가르킨 사람에 대해 얘기를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그 집안의 첫째 사위였는데 소금장수의 말을 믿은 집주인은 그를 잡아 치도곤을 내렸습니다. 사위는 완강히 부인하다가 결국엔 실토 했는데 그는 어여쁜 막내 처제에게 음심을 품었고 막내 처제의 몸종을 매수해서 같이 마실을 나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데려 오게 했고 이후 처제를 덮치려 했으나 처제가 완강히 반항하자 홧김에 죽인 다음 나무 밑에 시신을 파묻은 것이였습니다. 그리곤 자신에게 매수당한 몸종에게 돈을 주고 한양으로 보내는척 하다가 몸종 역시 죽였다고 합니다. 그후엔 한양에서 살며 처가에 오지 않았다가 3년쯤 지난후에 그동안 셋째딸을 찾지 못해던 장인이 결국 딸이 죽은걸로 여기고 제사를 치룬다고 하자 안심하고 제사에 참석했던 것이였습니다. 집주인은 셋째 딸의 시신을 찾고 범인을 잡게 도와준 소금장수에게는 한 마지기의 전답을 내주었고 슬픈 얼굴로 "자네가 내딸하고 한방에서 있었고 술대접도 받았으니 내 사위로구만" 이라는 말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소금장수는 그후 농사를 지으면서 죽은 처녀의 명복을 빌었고 딸의 장례식날에 꼭 참석해서 사위 노릇을 했다고 합니다. (출처) 아니 그나저나 소금장수는 갑자기 경력없는 경력직이 되어 버렸네요...?
시골에서 전해오던 들어가선 안되는 곳
오늘도 귀신썰 하나 가져왔어요! 사진은 이야기와 관련없습니다. - 이 이야기를 정말로 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기억이 나는 대로 한번 얘기해보겠습니다. 이제 수십 년전의 이야기였떤 중학교 1학년 여름 어느 날이었습니다. 친가가 일본의 긴키 지방의 어느 시골에 있었는데 매년 여름이 되면 피서를 겸해서 가족들 모두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러 그곳으로 내려갔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은 절 정말로 예뻐해 주셨습니다. 제가 친가에 내려가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인 토마토에 설탕 절임을 항상 해주셨던 것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꼭 근처에 사는 동년배 H와 그 남동생과 함께 놀았었습니다. 들판에서 자유롭게 술래잡기를 하거나 잡목림에서 도토리 수집을 하거나 공원에서는 매실을 찾으며 놀기도 했는데, 딱 한 군데. 들어가서는 안되는 장소가 존재했었습니다. 잡목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주변을 단단하고 높은 벽으로 둘러싼 살풍경한 땅이었습니다.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해봤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문에 자물쇠가 걸려있어서, 애초부터 들어가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시골에 갈 때마다 할머니는 "저곳에 가까이 가면 안 돼. 코오니 님이 계셔 가지고, 벌을 받게 될 거야." 라며 귀가 아플 정도로 말하셨기때문에 조건반사적으로 무서워진 나는 그곳에 다가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 땅만 피해 셋이서 자주 놀았는데, 그날만큼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야야, 저 안에 들어가 보지 않을래?" 라며 H가 그 땅을 가리켰습니다. 깜짝 놀란 난 "하아, 저기 들어가면 안 된다니까. 너도 들었잖아."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에 H는 코웃음치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괜찮다니까. 이 근처에선 질릴 정도로 놀았잖아. 우리가 모르는 곳은 저기뿐이야. 우리 할머니가 저 안에 들어가면 코오니 님의 놀잇감이 될 것이라하시긴 했지만, 우리도 이제 중학생이라고." 중학생이 되고 조금 기가 세졌다고나 할까, 나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니야!라는 마음은 다들 이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미신이야, 미신. 우리들이 만지면 안되는 뭔가 엄청난 보물 같은 게 숨겨져있는 게 아닐까?" 라고 H는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뒷걸음치며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하지 말자. 자물쇠도 걸려있는데." 라고 내가 말하니 H는 기다렸다는 듯이 "저거 녹슬어서 금방 부술 수 있다니까. 너 혹시 무섭냐?" 라며 대답해 왔습니다. 흔한 패턴이긴 하지만, 여기서 물러나면 사나이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든 나는 "… 알았어. 문 앞까지만 가줄 테니까, 안에는 너 혼자 들어가. 알았지?" 라고 결국 말했습니다. 그때 H의 5살 정도 된 H의 남동생은 검지를 열심히 빨아대고 있었습니다. H는 단숨에 근처에 있던 돌을 주워 자물쇠를 부수기 시작했고 자물쇠 자체는 굉장히 오래된 철제 자물쇠였는데, 녹이 슬어 질척질척 지저분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입니다. 나도 내심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봐오던 문. 대체 안에 무엇이 있는 것일까? 어떻게 되어있을까? 라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공포심과 호기심이 뒤섞인 기분으로 H가 부수고 있는 자물쇠를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H가 돌을 든 손에 전신의 힘을 다하여 5회 정도 자물쇠를 내려치니 결국 금이 가더니 부서져버렸습니다. 그것을 본 H는 돌을 내려두고 한번 심호흡을 한 뒤 "그럼 열어볼게." 라고 말한 뒤 양손으로 천천히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나와 H는 너무 이상한 내부 풍경에 몸과 시선이 동시에 멈추었습니다. 안쪽은 바닥 한 면 전부 흰모래가 덮여있었고 정중앙에 아주 오래된 신사가 덩그러니 서있을 뿐이었습니다. 뭐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예감이 든 나는 등골이 오싹오싹하여 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야아, 역시 안되겠어. 그냥 돌아가자!" 라고 말했습니다. H의 남동생은 그때 울기 시작했습니다. H가 떨리는 몸을 안고 흰모래 위에 발을 들인 순간. 공기가 순간 뭔가 바뀌었습니다. 공기가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 공기 전체에 몸이 압도되어 그 장소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된 기분이라 해야 할까 …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에 순간 머리가 텅 비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순간 우후후 … 후 … 후 하고, 어린아이인지 어른인지, 남녀를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 듯한 기분이 든 그때. 내 몸이 위험을 감지한 건지, 미쳐버릴 것 같은 공포감이 몸 구석구석에 전해졌습니다. …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땐, 나는 엉엉 우는 H 남동생의 팔을 꽉 쥐고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단숨에 집까지 도망갔습니다. 그때 마침 우리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집에 계셨습니다. 나는 엉망진창으로 땀에 젖은 상태로 울부짖는 H 남동생의 팔을 꼭 쥔 채 그곳에 뛰어든 것입니다. 순간 그 장소가 얼어붙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평소엔 그렇게 온화했던 할아버지가 헉헉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날 보더니 갑자기 "이놈 ○○(나), 너 그 안에 들어간 거냐! 바보 같은 녀석, 이 멍청한 놈이!" 라며 엄청 화난 얼굴로 말을 하셨고, 이어서 절 때리려고까지 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에게 한 번도 화를 낸적이 없으셨는데 불같이 화를 내는 할아버지를 본 순간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할아버지를 말리고 일단 한바탕 진정을 한 뒤,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전부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의 분위기가 조금 기묘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지방 경찰도 무표정으로 슬픈 얼굴을 하며 "형식적으로" H군을 찾아다녔고 그대로 끝이 났습니다. 나와 부모님은 당장 마을에서 나가달라는 말에 당일에 바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갈 때 H군의 할머니께서 "H 짱이, 우리 H 짱이, 놀잇감이 되어버렸어 …" 라고 울부짖던 것이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날을 경계로 더 이상 친가에는 가지 않게 되었고, 할아버지 할머니와도 만나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날 이후 바뀐 것이 있습니다. 정말 기분 나쁜 꿈을 가끔씩 꾸게 된 것입니다. 짙은 안개가 깔린 그 장소에서 어떤 웃음소리가 들려오는데 아무 생각 없이 그곳을 바라보면, 단발머리에 기모노를 입은 아이가 뒤돌아선 채 공을 튀기고 있는데 저를 보며 항상 똑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 같이 못 놀아서 참 아쉽네~" " 그때 들어왔으면 지금 같이 놀수 있을텐데 지금이라도 와서 같이 놀래? " 항상 같은 말을 하는데 저는 그때마다 느꼈습니다.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가 들고있는 사람 머리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 이야기의 끝입니다. 지금은 저런 꿈을 전혀 꾸고 있지 않은데 이유는 현재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 사건 이후 연락을 하지 않다가 돌아가시기전 편지 한통과 염주 하나를 보내주셨습니다. 편지에서는 "그때 화를 내서 미안했고 이곳으로 절대 다시 와서는 안된다." " 이곳으로 니가 다시 온다면 너에게 큰일이 날거다. 그 신사에 있던것이 두 번은 절대 놓치지 않을거야" " 염주 하나를 보낼테니까 니가 죽을때까지 이 염주를 항상 차고 있어야 한다 " 이 내용을 끝으로 편지내용은 마무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자물쇠가 걸려있던 그 장소와 신사에 대해서는 부모님은 전혀 모르시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도 끝끝내 전혀 알려주시지 않고 하늘나라로 두분 다 떠나셨습니다. 지금 현재도 그 염주는 제가 착용하고 있으며 더 이상 나쁜꿈은 전혀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친가 시골 마을에 있던 가서는 안된다는 장소와 신사가 무엇인지는 현재도 알지 못하지만 앞으로도 전혀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출처) 가지 말라는 데는 가지 말라는 이유가 있는 건데 항상 왜 말을 안들고 갔다가 탈이 나는 걸까요ㅠㅠㅠ
[레딧] 나는 사고로 아이를 죽였다.
나는 교통사고로 한 아이를 죽였다. 끔찍한 죄책감을 느끼며, 나는 아이의 부모에게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애 대신 죽고싶노라고. 삼 주 뒤, 새로운 의료 기술이 발표되었다. 한 생명을 담보로 또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수술법이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르기 전까지, 나는 내 살려는 의지가 남아있었음을 잊고 있었다. 나는 아이의 부모 옆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응급실에서 의사가 나와, 둘에게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이의 부모가 짓는 표정을 두 눈에 담은 순간, 나는 다시금 죽고싶다고 생각했다. 부부의 아들을 죽인 것은 나였다.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의 장기가 받은 충격은 생명유지 장치와 혼수상태라는 두 진창의 손에 소년을 떨어뜨렸다. 의사들은 소년이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소년의 부모에게 용서를 빌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죽고싶노라고 외쳤다. 아이의 엄마는 그저 희망을 잃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 분노, 고통, 경멸에 가득 찬 얼굴은. 어쩌면 소년의 아버지는 내 발악이 얼마나 속 빈 거짓말인지 눈치챘기에 그토록 분노하고 고통스러워했을지 모른다. 나조차도 당시에는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거짓인줄 알지 못했는데 말이다. 새로 개발된 뇌 이식 기술 뉴스가 발표되었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결코 안도감이 아니었다. 내가 느낀 것은 오직 공포 뿐이었다. 소년의 부모가 내 뒤를 쫓아 내 몸을 포기하라고, 내 입으로 내뱉은 정의를 실천하라고 소리치지 않을까, 나는 두려움에 떨었다. 나는 하루하루 그들의 전화가 올까 벌벌 떨며 지냈지만, 날이 지날수록 그럴 가능성은 점점 옅어져갔다. 어느 날,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무심코 현관문을 연 나는 심장이 덜컥 멈추는 것을 느꼈다. 그곳에는 소년의 부모가 서있었다. 소년의 아빠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소년의 엄마는 그를 보호하는 어미새처럼 중년의 남자를 한 팔로 꼬옥 껴안고 있었다. 나는 얼어붙었다. 한 단어가 간신히 입술 사이를 비집고 나오려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난 못해요." 어물거림이 소리가 되어 내뱉어지기 직전에, 남자가 입을 열었다. "...당신을 용서한다고 전해주라더군요." 아이의 아버지가 말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소년은 둘에게 마지막 담소를 나눌 기회도 주지 못한 채 그 날 세상을 등졌었다. "누가 말입니까?" 나는 물었다. 의사들이 틀렸었기를, 소년이 자리를 훌훌 털고 말끔히 살아났기를 감히 바라며. 남자는 모자를 벗어 손에 쥐었다. 발갛게 충혈된 이마의 수술 흉터가 드러나 보였다. "제 아빠가요." ㅊㅊ ㅠㅠㅠㅠㅠㅠㅠㅠ 몸은 못살리나 보군여 너무 슬프다ㅠㅠㅠㅠㅠ
펌) 낚시 카페에 올라왔던 경험담 이야기
낚시... 꽤 많이 도전해봤지만 저와는 맞지 않는 낚시.. 은근 낚시 관련된 괴담이나 귀신썰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가여서 그런가? 암튼 자주 낚시 괴담을 보다보니 더더욱 낚시와 멀어지는 기분이군요^^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한참 바다낚시에 빠져서 무지 돌아다닌 적이 있어. 요즘엔 배타고 하는 바다 낚시도 잘 못가고 그러지만 말야. 보통 갯바위 낚시라고 하면, 배를 타고 조류가 잘 흐르는 포인트, 즉 바다 한가운데 솟아 오른 여밭이나 조그만 무인도 근처의 바윗절벽으로 가서 기어 올라가 자리잡고 하는 거야. 선장은 바위 절벽에 움푹한 곳이나, 하여간 올라가 자리잡을 만한 곳들을 잘 기억해 뒀다가 사람들을 내려주고 하루 지나서 다시 태우러 오고 하는 거지. 보통 그런 곳은 직벽이라서 수심이 10미터 이상 20미터 까지도 나오곤 해. 그리고 밀물 썰물의 흐름에 따라 조류가 잘 흘러주고 고기떼들이 지나가는 경로 근처에 있을 수록 좋은 포인트로 각광을 받게 되는 거야. 그 곳에 자리를 잡고, 남극에서 잡아온 크릴 새우에 각종 집어제를 넣고 어종에 따라 찐보리나 해초, 어분, 이거저거 섞어서 만든 밑밥을 조류에 따라 적절히 쳐주고 고기를 모아 들인 후, 반유동이네 전유동이네 하는 복잡한 채비로 낚아 올리는 거지. 솔직히 이거 되게 위험한 취미야. 고기가 많았던 시절에야 그렇게 위험한 데를 갈 이유가 있나.. 그저 동네 포구 앞 방파제만 가도 팔뚝만한 감성돔을 낚아 올릴 수 있다면, 뱃값 아깝게 멀리 있는 무인도엘 뭐하러 가. 다 고기가 없어지니까, 점점 더 멀리, 점점 더 위험한 곳까지 쫓아 가는 거지. 어떤 포인트는 심지어 사리때 밀물 들어오면 물에 잠겨 버리는 곳도 있다고. 만약. 태워준 배가 제때 안 들어오면 꼬르륵 이지 뭐. 그런 곳 말고도 해안과 멀리 떨어진 곳이니 갑자기 너울 파도라도 한번 오면 쓸려나가기 십상이라 어떤 사람은 바위에다가 앵커까지 박아서 안전로프를 허리에 걸고 하기까지 하는 거야. 보통은 수면에서 한참 위 쪽에 자리를 잡아서 그런 일은 좀 드물긴 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꾼들은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고 좀 더 큰 녀석, 좀 더 잘생긴 녀석을 낚기 위해 점점 더 험한 곳에 포인트를 개척하고자 하지. 실제로도 고기는 점점 더 줄어드니까. 유명한 갯바위 포인트에 잠수부들이 들어가보면 완전 개판이지 뭐. 낚시줄에 바늘에 봉돌에 온갖 쓰레기로 도배가 되어 있고.. 갯바위 위에는 쓰다 남은 미끼, 먹고 버린 음식물 찌꺼지, 온갖 쓰레기들, 잡아서 버린 물고기 시체들이 널부러져서 썩어가기도 하고.. 그 상황에서도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존재해. 조금 공간이 되는 포인트에 들어가서 텐트까지 튼튼히 쳐놓고 일주일 이상, 심한 경우는 몇 달씩 진치고 눌러 앉아서 낚시를 하는 거의 미친 인간들이 있어. 근처 포인트에 낚시꾼들 데려다 주는 배들이 정기적으로 들려서 식수하고 식료품들을 공급해주는 거지. 장박꾼이라고도 하고.. 원래는 이런 행위는 불법이야. 낚시꾼들은 나갈 때 신고해야 되고, 들어온 거 역시 확인하거든. 사고 방지 차원에서. 그런데 그렇게 바다 한가운데 무인도에 눌러 앉아 있는 걸 경찰이 허용을 하나.. 그래도 뭐 그 동네 선장들 잘 알고 그러면 그냥 슬그머니 가서 자리잡고 있으면 이 사람이 한 달을 있는 건지, 어제 온 사람인지 알게 뭐야. 우연히 그런 사람 근처 포인트에 가게 되어서 텐트를 들여다 보면, 이건 인간의 원초적인 향내가 그윽하게 풍겨 나오곤 하지. 거기다가 텐트 뒤 나뭇가지에 줄을 매서, 잡았던 고기들을 배 갈라 건조시키는 향까지 섞여서 아주 끝내줘. 그런거 낚시군들에게는 아무 문제도 안되는 거야. 단지 그 텐트 뒤 줄에 걸려있는 감성돔 사이즈가 50을 넘는 다는 사실에 감동을 먹을 뿐이지. 그것도 열 댓마리씩이나.. 바로 그 날, 나는 완도 쪽에 잘 아는 낚시점에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 갔었지. 잘생긴 감성돔 한 마리 잡아보겠다고… 낚시점에서 미끼도 챙기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면서 내가 갈 포인트를 고리고 있는데, 낚시점에 있는 뒷방에서 사람 인기척이 나는 거야. 어디 아픈 것처럼 끙끙거리는 소리가 나더라고. 혹시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누구냐고 물어 봤더니, 주인 표정이 어두워. 내가 할 준비 다 끝내고 배 기다리는 동안 할 일도 없던 나는 궁금해져서 캐물어 봤지. 장박 전문으로 다니는 50줄 들어선 아저씨였는데 나도 한 두 차례는 만나서 소주 한 잔 정도는 했던 아저씨더라고. 근데 왜 낚시점 뒷방에서 끙끙거리고 있는지 이상해서 들어가봤어. 그 때 난 서른도 안된 젊은 초짜 낚시꾼이었고, 그 사람은 극강 레벨의 고수라고 할 수 있는 건데.. 들어가봤더니 두 눈은 움푹 들어가 있고, 정신이 반쯤은 나간 것처럼 맛이 갔더나고. 난 이 사람이 술판을 좀 심하게 벌였나 싶어서 “아저씨~ 어디 아프세요~”하고 물어보면서 방에 들어가 옆에 앉는데, 이 사람이 술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끙끙거리고 있어. 아니, 끙끙 거리는 거 뿐 아니라 사시나무 떨듯이 떨어. 물론 날 알아보지도 못하더라고. 그래서 다시 나와서 주인한테 물어봤지. 저 아저씨 왜 저러고 있냐고, 어디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왜 남 장사하는 집에서 저러냐고.. 일주일째 저러고 있다는 거야. 자주 가던 포인트에서 한 두 정도 있었는데 지난 월요일 아침에 물 가져다 주려고 갔더니 미친 사람 꼴을 해서 텐트고 뭐고 다 내팽개치고 배에 타더라는 거지. 그래서 태우고 나왔더니 뭐가 그리 무서운지 무섭다고 벌벌 떨면서 방에 쳐박혀서 술만 퍼마시고 집에 갈 생각도 안 한다는 거야. 어차피 그런 사람들은 집에가봐야 아무도 없어. 돈이야 많지만 말야. 궁금해지잖아. 하지만 난 뭐 조금만 있다가 배타고 나가야 되는 상황이고, 남 얘기를 더 물어봐야 의미도 없을 거 같아서 그냥 덮고 포구로 나갔지.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해경이 낚시배 일제 단속을 하는데, 하필이면 내가 탈 배를 몰고 나갈 선장이 뭔가 잘못되어서 걸렸다는 거야. 제기랄.. 타고 나갈 배고 없고, 나 말고도 허탕친 낚시꾼들은 다들 씨바 거리고, 낚시점 주인은 또 나름대로 친한 선장한테 욕하면서 쌈나고, 결국 포기하고 돌아갈 사람들은 돌아가고, 난 어차피 오늘 돌아가 봐야 일정이 비어서 할 일도 없으니 술이나 한 잔 먹고 자고 가야겠다 싶어서 가게로 돌아온 거지. 나 말고도 평소 안면이 있던 40대 아저씨 낚시꾼하고 같이 가게로 돌아오면서 안주거리하고 술도 좀 사가지고 왔어. 그렇게 가게에서 판을 벌리려고 그러는데, 아까 그 수상한 장박꾼이 슬그머니 나와서 옆에 앉더군. 냄새를 풀풀 풍기긴 했지만 아까보다는 한결 정신이 돌아온 것 같더라고. 그래서 얘기가 시작된 거야. 도대체 뭔 일이냐고 물어본 거지.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 밤, 이 아저씨는 어지간한 초짜 낚시꾼들은 한번 들어가 보고 싶어도 짬밥에 밀려서 못 들어가는 특급 포인트에 이미 두 주동안이나 자리잡고 씨알 좋은 가을 고기들을 싹쓸이하고 있던거지. 비록 그날 날씨는 별로고 파도가 높아서 힘들긴 했지만, 날은 음력스무닷새니까 물살도 적절하고, 낮에 하루죙일 입질도 좋고 해서 두둑하니 고기를 건져 놨는데, 저녁때가 되면서 날씨도 점점 더 나빠지고 해서 밤 낚시는 포기하고 텐트 안에 들어 앉아 술을 먹고 있었다는 거야. 근데 달도 안 뜬 초저녁인데, 발아래 직벽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거지. 상괭이 (돌고래 비슷한 넘인데, 1m에서 1.5m정도 되는 고래의 일종)가 지나가나 싶어서 내려다 봤더니 글쎄.. 수심 십여미터 되는 그 바닷물 위로 사람들 서넛이 두런 거리 면서 걸어가더라는 거야. 남쪽 방향으로. 그래서 기겁을 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까 ..서넛도 아니라는 거야. 바람은 불고 파도는 치고, 구름은 잔뜩 끼었는데 그 구름 틈바구니로 희끄무레하게 비치는 별빛으로 보니 바다 위로 여기저기 서넛씩 해서 못해도 일이백명은 넘을 사람들이 어떤 넘은 씩씩하게, 어떤 넘은 허우적 허우적, 어떤 넘은 마지못해 자꾸 돌아보면서, 서로 손잡고 가는 부부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걸어가고 있더라는 거야. 별빛 비치는 바다에 물결은 출렁 거리는데, 그 깊은 무 위로 사람들이 삼삼 오오 뭉쳐서 걸어가고 있는 모스비 눈앞에 펼쳐진거지. 기절할 노릇이지. 순간 무섭기 보다는 그냥 내가 오랫동안 혼자 있어서 꿈을 꾸나보다~하는 생각이 들더래. 그래서 꿈을 깨려고 자기 뺨을 때리면서 헛기침을 크게 한 번 했다는 거야. 그랬더니.. 깨라는 꿈은 안 깨고, 오히려 바로 발아래 물 위로 걸어가던 사람들이 고개를 스윽~ 들어서 자기가 있는 텐트를 올려다 보더니 휘적휘적 절벽을 기어 올라오더라는 거야. 그때 마주친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니까.. 썅.. 이러더군. 이건 진짜 기절초풍할 일이지.. 사람 아무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바위섬 중턱에 텐트치고 앉아 있는데, 그 깊은 바닷물 위로 걸어가던 사람들이 기침 소리 듣고 나를 보더니 바위 절벽을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는 거야. 도망갈 데도 없어. 숨을 데도 없어. 그저 텐트 입구 지퍼를 올려서 잠그고는 침낭속에 머리 박고 엎드려 버린거지. 그러고 있으니 잠시 후 텐트를 ‘스윽 스윽’ 소리나게 쓰다듬으면서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 “너도 가자.. 너도 가자..” 팔다리는 사시나무 덜리듯이 떨리고 식은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 온 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침낭속에 대가리 쳐박고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만 반복했다는 거야. 얼마동안을 그러고 있다 보니 어느새 기절을 한 거 같은데 깨어보니 해가 뜨고 있더라는 거지. 조심스럽게 텐트를 열고 보니, 날씨는 맑게 개였고 바람은 잔잔하니 물결도 가라앉았고.. 저 멀리 동쪽으로 붉은 해가 솟아 오르고 있고, 이젠 살았구나 싶었다는 거야. 그래서 힘을 내서 짐 정리해서 도망나와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팔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정신도 못 차리겠고 해서 남아있던 소주로 댓병 나발을 불면서 배가 오기만 기다리다가 선장에게 두말 없이 태워달라고 해서 장비고 텐트고 다 내팽겨치고 배타고 뭍으로 나온거지. 나와서도 눈만 감으면 같이 가자~ 같이 가자~ 소리가 들리는 거 같아서 잠도 못 자겠고, 술만 디립다 퍼먹고 마음ㅇ르 가라 앉히려고 그러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아직 그 소리가 들린다는 거야. 얘기를 듣는 동안 어느새 낚시점 주인도 옆에 와 있더라고. 얘기가 끝나니까 주인이 덧붙이기를 자기는 멋도 모르고 이 사람 내려 놓고 다음 차수에 배 몰고 나가서 그래도 단골이라고 이 사람 텐트고 장비고 다 챙겨다가 가져다 뒀는데, 영 깨름직 하더라는 거지. 당연하지. 우리도 이 얘기를 헛소리라고 웃어 넘길 수가 없었거든. 왜냐면 주인하고 나, 그리고 같이 있던 또 다른 낚시꾼. 이 셋 모두 이게 무슨 일인지 알고 있었어. 이 사람이 귀신들하고 사이 좋게 바다 위를 걸어서 어디로 갈 뻔한 그 날, 그 날이 바로 1993년 10월 10일 일요일, 서해 위도를 출발해서 격포로 오던 페리호가 침몰해서 292명이 사망한 그 날이야. 거기다가 사고 와중에 44명을 구조해낸 사람도 바로 근처에서 낚시하던 낚시배 선장이었고, 그 외의 생존자중 상당수도 낚시꾼이었어. 낚시꾼들 복장을 봐. 구명조끼를 항상 입고 있거든. 억울했을까? 그래서 낚시꾼 한 명이라도 더 데려가려고 그랬던 걸까? 비록 위도보다는 한참 남쪽인 곳이었지만, 그 사람들은 남으로 걸어서 어디로 가고 있던 걸까?
펌) 내가 직접 경험한 귀신 이야기
때는 제가 20살이 되던 늦여름(?) 8월 말쯤이였습니다. 친한 친구놈중 하나가 어릴적부터 태권도장을 다녀서 저는 태권도를 배우진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태권도장에 종종 놀러다니곤 했었습니다. 태권도장에는 우리랑 나이차가 많이 나지않는 사범형이 있었고 사범형, 형의친구분 ,나 ,내 친구 이렇게 넷이 종종 어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8월 여름휴가 다 지나갈무렵 바다한번 못본게 아쉽기도 하고 해서 넷이서 당일로 속초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고 관장님의 특별 허락하에 주말에 도장 스타렉스 봉고차를 끌고 속초(고성)로 여행을 갔지요 아침 일찍출발해서 바다 볼거 다 보고 회도먹고 운전하는 사범형 제외하고 다들 술도 한잔씩 하고 아쉽지만 원래 계획이 당일여행이였기도 했고 차도 다시 도장에 둬야하는 상황이라 밤 11시쯤 서울로 출발하였습니다. 아침일찍부터 움직여서 그런지 다들 피곤해했고 그나마 멀쩡한 제가 조수석에 타고 나머지 둘은 뒤에서 자고있었고 그렇게 출발을 했었죠 미시령고개를 넘어갈때쯤 저도 슬슬 졸려서 졸았다 깼다 반복하던 중이였는데 운전하는 형님이 욕설을 내뱉으면서 브레이크를 좀 쎄게 밟는다고 해야하나.. 암튼 도저히 잠을 잘수가없는 상태로 운전을 하고계셨습니다. 왜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사범형 : "아 이 시1발놈이 미시령고개 꺾어 올라갈때마다 앞에서 하이빔 갈기잖아 " 나 : " 에이 ㅋㅋ 형 지금 앞뒤 옆 어딜봐도 우리 밖에 차가없는데요 ㅋㅋㅋ 여기까지 놀러왔는데 형만 술한잔도 못해서 열받아 죽겠는데 사람들 다 자니까 일부러 그런거아니에요? ㅋㅋ" 사범형 : "그것도 사실 빡치긴하는데ㅋㅋ 그게 아니라 진짜로 봐바 지금도 하이빔 날라왔어 이 씨1발 진짜 어디서 날리는거야? " 나 : "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형 진짜 브레이크 좀 살살밟아줘요 앞유리에 헤딩하겠네 " 사범형 : "앰1창 이게 안보여 ? 나만 보여 ? 장난치지말고 형 화내기전에 진짜로 잘봐바 "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았고 뒤에서 자던사람들도 다 일어나서 같이 보자했지만 결국 아무도 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냥 사범형님이 피곤해서 그런거다 라고 결론짓고 근처 아무데서나 좀 쉬다가자고 했습니다. 미시령고개 정상에서 어느정도 내려오는길에 작은 음식점 하나를 발견하고 우리 저기서 뭐라도 좀 먹고 쉬다가자하고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김치찌개를 시키고 차에서 있던일을 이래저래 얘기하다 음식이 나왔고 여행이 끝나간다는 아쉬움때문도 있고 술도 한잔 더 하고싶은 마음도있고 해서 어짜피 좀 쉬다갈거 아침에만 도착하면 되니까 그냥 사범형도 술한잔 먹고 아예 새벽까지 쉬다가 서울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음식점에는 할머니 혼자 일을 하시는것 같았는데 말씀도 적으시고 좀 차갑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런 태도에 비해 음식맛이 너무 훌륭해서... 우린 김치찌개를 더 시켜서 포장하고 술도 몇병사서 모텔이나 여타 숙박시설 있으면 방잡고 그곳에서 더 먹기로 했습니다. 음식을 포장하고 차에탄후 멀지않아 모텔이 하나 나왔고 방을 잡으려는데 모텔사장님 : " 식사는 다들 하셨나요 ? " " 네 저기 위에 식당에서 먹고 오는 길입니다 " 모텔사장님 : " 여기 근처에 식당없는데요~ " " 아주 조금만 올라가면 하나 있어요 할머니 혼자 계시는 " 모텔사장님 : " 위에 올라가봐야 식당도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 " 아니 ㅋㅋ 우리가 밥먹었다는데 뭘 없다고 자꾸 그러시냐고 ㅋㅋ 방이나 하나 주세요 넓은걸로다ㅋㅋ " 모텔사장님 : " 젊은친구들 귀신한테 홀렸나보네 ㅎㅎㅎ " 약간 비꼬는식 ? 내가 위에 식당이 없다하면 없는거다 뭐 이런 느낌의 뉘앙스 발언을 하셔서 포장해온 김치찌개 있다고 보여준다고 말을 했드랬죠 사범형 : 야 김치찌개 어딨어 나 , 친구 , 사범형친구 : 차에있나 ? 차에 두고 아무도 안챙겨왔나 싶어 차에 가보니 포장해온 김치찌개가 없었고 모텔사장은 기분나쁘게 웃으면서 거봐 내가 뭐라했냐 니들 귀신한테 홀렸다 란식으로 재수없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린 분명 먹었고 우리가 포장해온걸 위에 음식집에 두고왔다고 확신을 했고 가지러 다시 가려는 참에 모텔사장이 자기 개인차로 따라오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이 미1친샊1키는 집착 줫나 심하다고 살다 살다 이런 병1신샊킨 첨본다고 우리끼리 차에서 모텔사장을 욕하며 위로 올라갔고 우리가 간뒤로 문을 닫으셨는지 불꺼진 음식집? 그냥 건물 하나가 있었습니다. 분명 여기쯤인데 할머니 주무시는건지 건물이 개 허름해 보여서 좀 이상했지만 일단 앞에 차를세우고 사범형친구분이 김치찌개를 가지러 들어가셨는데 " 야이 씨1발 우리 여기서 밥먹은거 맞지 ? 들어가봐 봐바 내려봐 " 우린 모두 음식집에 들어갔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쫙 소름이 돋아서 누구 하나 먼저랄것도 없이 다 뛰쳐나왔습니다. 약간 뭐랄까 안에는 공사하다말은 듯한 인테리어에 거미줄도 장난아니게 많고 무엇보다 안쪽으로 우리에게 맛있는 김치찌개를 주셨던 할머니 사진하나가 보이는데 사진 보는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고 한기가 도는바람에 다들 말없이 차에 올라탔습니다. 차에 타는순간 뒷자석 안쪽에 뚝배기그릇 같은거랑 빈소주병이 다 뜯어진 검은봉지속에 있는걸 보고 또 한번 놀라서 밖에다 집어던져버리고 그 음식집을 떠났습니다. 도로 외각에 차를 대놓고 잠시 담배를피면서 진정시킨 우리는 그제서야 생각난 게 우리 따라오던 모텔사장샊키가 안보인다는거였는데 걱정도되고 언제부터 사라진건지 생각도 나질않아서 일단 모텔쪽으로 다시 갔는데 분명 모텔이 있어야할 지점에 아무것도 .. 건물자체도 없고 그냥 차들 갓길에 잠시 주차할수있는 좀 넓은공간만 있을뿐이였고.. 우리 이거 진짜 대박이라며 뭔가에 홀렸다면서 일단 여기 미시령 내려가자고 의견을 세우고 인제 쯤 도착해서야 어느정도 웃음도 찾고 대박이라며 우리 동시에 경험했다고 진짜 대박이라며 서울까지왔네요..;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사범형 친구분이 알아봤더니 미시령옛길쪽에서 작은 숙박시설과 음식집을 운영하던 한 가족이 미시령고개를 내려가다 올라오는 차량의 상향등빛때문에 시야를 가려 절벽으로 떨어져 일가족이 모두 사망했던 사고가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 형님이 장난이 좀 많아서 진짠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 오싹했던 기억이 나네요... ..말로 하면 사실 금방하는 얘기거리인데 글을 써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굉장히 지루해지고 길어졌네요.... 그닥 재미도 없는 긴글 읽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   (출처) 아니 지루하다니 겁나 무섭잖아요... 근데 미시령에서 귀신 봤다는 사람 좀 많은듯요.
펌) 총에맞으면 왜 사람이 죽을까? 총에 맞고 죽는 이유
ㅡ.ㅡ;  알아! 제목보고 아마  "븅신이; 총 맞으면 당연히 죽지 ; " 하고 아마 들어온 사람 많을거야. [K1A 사격장면] 사실 나도 군대가기 전까지는 총에 맞으면 = 죽는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 영화에서 보면 다들 총 맞으면 바로 고꾸라져 죽으니까 [주인공 빼고] [사격장 표적지] 근데 내가 막상 군대를 가서 실제로 총을 쏘고 표적지를 보니 '에게? 구멍이 콩알만하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나름 소총으로 쐈는데 구멍이 무슨 BB탄 만한거야. [표적지2] 그래서 실총을 쏘고 표적지를 보고 또 표적지 붙이는 뒤의 고무판에 난 조그마한 구멍을 보고 나서는 오히려 "이걸로 어케 사람이 글케 쉽게 죽을까?" "구멍이 이렇게 작은데 왜 총맞으면 사람은 금방 사망하고 마는것일까?" 하고 궁금증이 생겼던적이 있어. 물론 선임한테 이 소리를 하니까 "머리에 총 맞아 볼탸?" 소리를 들었지만 . [5.56mm 탄피배출하는 K1A] 아무튼, 그럼 종이나 고무에는 작은 BB탄만한 구멍밖에 못내는 총알이 사람에게 맞으면 치명적인 이유에 대해서 아주 간단하게, 얕게 한번 알아볼까? [인형으로 응급처치 훈련중인 미군들] 총에 맞고 사망하는 가장 큰 원인은  1. 장기손상 2. 과다출혈 3. 쇼크사 이렇게 나눌 수 있어. 주요 장기인 폐, 간, 심장에 맞으면 말그대로 장기가 손상되면서 작동을 멈추고, 그러면 죽지. [심장에 맞을시] 심장에 맞으면 엄청난 출혈과 함께 바로 쇼크사 하게 되고, 살아도 과다출혈로 몇분지나지 않아 사망. 사람은 몸의 혈액의 30%를 잃으면 사망한다고 하는데 심장에 맞으면 금방 즉사, 혹은 쇼크사 한다고해.  성인 남성의 경우 약 5리터의 피를 갖고 있는데 대충 그중 1리터를 잃으면 대단히 위험하고 거기서 1리터를 더 잃으면 죽을수 있어. [죽는다 보면돼]  [폐에 맞을시] 가슴부위에서 꽤 넓은 면적을 점유중인 폐에 총을 맞으면  폐 내부에 출혈이 발생하고, 이 출혈로 인한 혈액이 폐 내부에 차면서 마치 익사하는것처럼 숨을 쉬기 힘들어 지면서 사망해. 폐는 또한 엄청난 양의 혈액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도 있지. [대동맥의 간략도] 또한 우리 몸에 피를 공급하는 통로인 대동맥등 주요 혈관에 맞아도 치명적인데 [영화 '블랙호크다운' 에서 목에 총을 맞는 장면] 운나쁘게 목에 총을 맞을 경우 높은 확률로 목을 지나는 주요 혈관에 총을 맞게되고, 이 경우 과다 출혈 및 쇼크로 사망하게돼. [다시 표적지] 그런데 작은 구멍을 내던 총알이 어케 한두발 맞는다고 그런 큰 상처를 낼까? [파편화] 정답은 운동량과 파편화야. 총알은 BB탄과 달리 엄청난 운동량을 갖고 날아오는데다 납등으로 된 금속제 탄두가 몸에 박히는 순간 조각조각 파편화 되면서 마치 커터칼 날처럼 몸속을 파고들며 찢어 발겨버려. [실제 총에 맞은 병사를 메딕이 후송하는 장면] 실제로 총에 맞으면 작은 구멍만 날때도 있지만 [관통상] 대부분의 경우는 총알이 몸속으로 파고 들면서 뼈와 근육과 부딪히며 조각나고 부서지며 파편화 되고 이 파편들이 큰 부상을 입히는거야. [인체와 비슷한 젤라틴 실험] 인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젤라틴을 이용한 실험이야. 총알이 지나가는 순간, 엄청난 운동량 때문에 신체 내부는 순간적으로 저렇게나 팽창해. 저것만으로도 인체는 엄청난 충격과 데미지를 받겠지? [젤라틴 실험2] 총알이 설령 무사히 관통한다고 해도 총알이 가진 엄청난 운동량으로 인해서 내부가 순식간에 팽창했다 - > 수축했다를 반복하며 내부 조직과 근육이 찢어지고 파열되는 손상을 입혀. [자로 재어보는 손상범위] 파편화 되지 않고 지나가도 인체 내부에는 무려 28센티에 달하는 거대한 손상이 남게 되는데 [몸과 비교] 젤라틴을 들어서 몸과 비교해보면 총알 한발 맞고 이만큼의 데미지가 인체 내부에 발생한다는걸 알 수 있어. 정말 엄청난 파괴력이 아닐 수 없지.. [파편화 되는 총알] 그런데 더 무서운것은 파편화되는 총알들로 위에서 말했다시피 칼날처럼 인체내부를 찢어발기는 역할을 하는데 [젤라틴 내부의 파편] 인체내부를 찢어 발기면서 다량의 출혈과 장기손상을 일으키는건 물론 인체에서 빠져 나가지 않고 잔존하여 추가적인 데미지를 입혀. 이걸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해야만 하지. [출혈을 막기위한 스펀지] 하지만 전장에서 수술은 불구하고, 당장 발생한 대량의 출혈이라도 막아야 하는데 이걸 위해 미군이 개발한 위 장치는 출혈부위에 이걸 쑤셔박고 넣어서 출혈을 틀어막아. [미군의 '인형' 을 이용한 응급처치 훈련 장면]  [위 장면은 마네킹입니다.] [실제 사람이 아닙니다. 인형입니다.] 이걸 직접 경험한 병사에 따르면  "총 맞은거보다 훨씬 더 아팠다." "차라리 죽여달라고 하고싶을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라고 말해 ㅡ.ㅡ;; [지혈대?]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지혈대나 끈을 이용해 지혈을 하라고 하는데 미군도 많이 쓰는 방법이지만 이거 아프다고 ㅈㄹ 할때까지 꽉 메지 않으면 사실 지혈효과가 상당히 떨어진다고해. 만약 전우가 총맞고 피흘리면 아프다고 울부짖을때까지 꽉 메어줘 ㅋㅋ [후송중 사망률이 높음] 암튼....저렇게 해서라도 출혈을 막아야 하는게, 대부분의 총상 환자의 경우 출혈로 인해 사망하기 때문이야. 총상의 경우 출혈을 잡느냐 그러지 못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야. [이송 도중 사망한 병사 사망원인] 이송되던 도중 사망한 병사의 사망원인의 90프로가 출혈이라고 하니 출혈을 잡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지? [샷건탄] 과거 참호전할 당시 12게이지 샷건을 사용하면 '야만인' 이라고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따로 파편화되지 않아도 이미 작은 자탄을 다량으로 넣어둔 탄을 사용했기 때문이였어. 그냥 총알이 날아가다가 부셔져도 이 정도의 데미지를 받는데 아예 처음부터 자탄 수십개를 넣어서 쏘니 위력이 엄청났거든. [할로우 포인트탄] 총알 끝을 뾰족하게 안만들고  이렇게 찌그러뜨리고 흠을 파서 만든 할로우 포인트탄도 인체에 들어갈 경우 바로 쫙 퍼지거나 산산 조각 나면서 최대의 피해를 입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탄이지. [할로우 포인트탄] 체내에 들어가는 순간 체조직에 저항을 받으면서 꽃이 피듯 활짝 펼쳐지고 또 이게 파편화되면서 일반 총탄에 비해 훨씬 큰 데미지를 주거든. [파편화에 따른 내부 데미지 양상] 과거에 아저씨들이 총맞은 사람 보면 총알이 들어간 진입부는 콩알만한 구멍이 나있는데 총알이 나간 뒷면은 큰 구멍이 나 있더라 라는 이야기 들은 사람 있을텐데, 위 움짤처럼 내부에서 파편화가 되면서 상처가 커지기 때문이야. 아래는 생닭에 총을 쏴서 총알이 들어간곳, 나간곳을 본것인데 놀라지마! 치킨 사진이야! 우리가 매일 먹는 치킨! [우리가 자주 먹는 치킨입니다. 생닭입니다. ] [치킨입니다. 혐오스러운거 아닙니다. 맛있는 치킨입니다.] 총알이 들어간 입구는 이렇게 작은 구멍이 나있지만 [맛있는 치킨의 모습입니다. 생닭입니다.] 총알이 나간 뒷부분을 보면 루머와 동일하게 입사부에 비해서 훨씬 커다란 상처가 난걸 확인할 수 있어. 그런데 이게 소문처럼 강선의 회전력 때문에 발생한 상처는 아니고, 총알의 강한 운동력과 파편화로 인한 상처라고 할 수 있다고해. [인체내에서 파편화 되는 총알] 인체내에서 총알이 파편화 되면서 사입부는 콩알만한데 사출부는 사과만한, 혹은 더큰 구멍이 생기는거지. 이런거 보니 참 BB탄만하던 구멍이나 내던 총알이 엄청 무서워지지? ㅡ.ㅡ; 나도 새삼스럽게 알아보고 나니 참 무섭더라. 항상 전쟁이 안났으면 좋겠어. 총도 무서운데 요즘엔 총보다 더 무서운 무기가 많으니까.. [포탄 폭발] 포탄이라든가.... 미사일이라든가...  믿기 힘든 동료라든가.. [라일구 기관총 사격장면] 아무튼 슬슬 너무 길어지는것 같고  여기서 끝을 맺을까해. 재미있었으면 좋겠고, 다음에 또 다른 밀덕주제로 만나자. 앗뇽~ (출처) 재밌어서 가져왔습니다. 총에 맞으면 당연히 죽지만 왜 죽는지는 알고 죽읍시다(?) 아 물론 총에 맞고 싶진 않아요 그런 일도 생기지 않았으면... 총기 소지 힘든 나라 대한민국 만세!
펌) 에프터눈티의 기적
오랜만에 레딧썰을 가져왔어요. 좀 길지만 흥미진진하고 생각할 거리도 있네요. 같이 보시죠! - 할머니가 애프터눈 티를 마시는 모습을 본 건 어려서부터였다. 그녀는 매일 자신의 테이블에 앉아 비싼 가운 중 하나를 골라입고 뜨거운 차를 홀짝이곤 했지만, 엄마가 죽기전까지 한번도 내게 같이 마시자고 권하지 않았다. 엄마의 장례식이 끝난 3일 후, 나는 할머니의 사유지에 도착했다.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본 지 20년이 지났지만, 50에이커의 전원지대에 자리잡은 거대한 영국식 저택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서플 주 깊숙한 곳 완만한 초록언덕 가운데에 서있는 그 집은 내 어린시절의 꿈을 봉인해놓은 거대한 철문과도 같은 존재였다. 보안초소 뒤쪽으로는 조약돌을 깐 길다란 진입로가 놓여있다. 저택까지 3마일 정도 이어진 진입로는 완벽히 다듬어진 단풍나무 사이로 구불구불 뻗어있다. 진입로를 향해 쏟아질 듯 빽빽한 정원이 조성 되어있고, 그 사이로 우뚝 솟아있는 저택이 보인다. 저택의 입구를 장식하는 이 형형색색의 정원에는 대리석 분수가 있다. 푸른 수정같은 물 속에 20피트짜리 대리석 아프로디테 조각상이 알몸으로 서있었다. 그녀는 길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으로 가슴을 가린 채 유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다가오는 모든 이를 노려보고 있다. 사유지의 동쪽에는 마굿간이 있었다. 나는 그 마굿간에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말들과 함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정문에서부터 타고 온 검정 롤스 로이스에서 내려서며 아름다운 집을 마주보았다. 저택은 켄싱턴 궁전을 본 딴 3층짜리 전통 영국식 건축물로,역사속의 유물처럼 우뚝 서있었다. 매해 여름 2주동안, 이 곳은 나만의 놀이터였다. 나는 정말로 이 곳을 사랑했다. 엄마의 장례식 사진을 겨드랑이에 낀 채 화강암 계단을 올라 거대한 오크나무 문 앞에 섰다. 벨을 누르고는 내 안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길게 심호흡을 했다. 할머니의 집사인 제프리씨가 문을 열어주었다. "안녕하세요. 다시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제프리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제프리. 오랜만이네요." "너무 오랜만이지요. 그리웠답니다. 아주 성숙해 지셨네요." "할머니가 부르셔서요, 급한 일이라고 하던데" 나는 차갑게 대답했다. 수다나 떨 기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티 룸에 계세요. 어디인지는 이미 알고 계시겠지요?" "알아요." 나는 돌아서며 대답했다. "아가씨 가방은 어디에 두셨나요? 쓰시던 방을 예전처럼 정리해 두었는데요." "오래 머물지 않을거예요, 제프리." 나는 대답하며 로비를 빠져나왔다. "아쉽네요. 다시 생각해보세요 아가씨." 할머니가 평생동안 수집한 수백개의 아름다운 미술품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는 웅장한 복도에 들어섰다. 수백년이나 된 그림도 많았는데, 르네상스 시대의 장인이 그린 작품도 있다며 종종 자랑하곤 했었다. 이 늙은 여인이 얼마나 돈이 많은지, 믿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어려서는 크게 생각해본적이 없었지만 이제와서 보니 한 사람이 이 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터무니없게 느껴졌다. 구두 굽 또각거리는 소리가 20피트 높이의 천장을 울리며 거대한 복도에 메아리 쳤다. 한 발 내딪을때마다 화가 치밀어올랐다. 유화, 조각상, 벽을 수놓은 스테인드 글라스 모두 한 점당 수천달러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었다. 집 전체에서 부의 냄새가 풍겼다. 이토록 부유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 자식을 완벽히 무방비한 상태로 버릴수 있는걸까? 작품들 중 하나만 있었어도 우리 엄마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프렌치 도어를 거칠게 열자, 티 테이블에 앉아 항상 쓰던 오래된 컵에 담긴 차를 홀짝이고 있는 할머니가 보였다. 다른 화려한 물건들에 비하자니 이처럼 소박한 컵을 아직도 쓰고 있다는게 이상했다. "테레사 왔니" 할머니는 꿰뚫는듯한 회색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나직히 인사했다. 여전히 아름다운 눈동자였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나는 책망하듯 대답했다. "같이 앉지 그러니." 속은 끓어올랐지만, 나는 완벽하게 세팅된 테이블에 앉았다. 테이블은 화려한 아치와 기둥으로 꾸민 거대한 방 안에 길게 놓여있었다. 벽을 메운 호화로운 그림들 곁에는 대리석 누드 조각상들이 흔들림없는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황금빛 천장은 비잔틴 양식의 모자이크를 강조한 실링로즈로 뒤덮여 있었다. 티 룸 이라기 보다는 박물관 같았다. 할머니의 의자는 사유지 뒤쪽의 넓은 정원이 내다보이는 창문을 향해 놓여있었다. 유지하려면 종일 일할 인부가 필요할듯한 정원이었다. 우리는 너무도 다른 삶을 살고있었다. "카산드라는 잘 크고있니?" 할머니가 물었다. "내 딸 인생에 관심있는 척 하지마세요." 말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수다나 떨려고 이 먼 길을 날아온 줄 아세요?" "더 해봐라. 나한테 할 말이 많을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요? 당신은 진짜 냉정한 사람이야." 나는 움직이지 않고 할머니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회색 눈동자 깊숙이에서 죄책감이 보이는 듯도 했지만, 그뿐이었다. "어떻게 외동딸 장례식에도 참석을 안하나 싶겠지. 니 입장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란거 안다." "엄마는 마지막까지 할머니를 찾았어요. 죽어가는 순간에도 어린애처럼 울면서 할머니를 찾았다구요.언제나처럼 할머니는 거기 없었죠. 여기 이 성 안에 숨어있었잖아요." "엄마가 자기 딸보다 오래 사는건 안될일이지. 엄마가 된다는 게 어떤건지 너도 이해할꺼다." 내 말을 듣는 것 같지도 않은 그 대답에, 할머니의 멱살을 쥐고 흔들고싶었다. "그런 말로 무마하려고 하지마요. 병이 천천히 악화 되어가는 데도 춥고 외딴 곳에 돈 한푼 없이 내버려둔건 할머니잖아요. 이 집을 좀 보세요. 돈이 이렇게 많은데도 죽어가는 딸을 위해 한 푼도 쓰지 않고 말이죠." 나는 분노에 차 말했다. "그래 이해해. 니가 옳다." "엄마랑 내가 왜 여길 더 자주 오지 않았을까요? 1년에 1번, 할머니가 우릴 여기, 이 환상의 나라로 불렀잖아요. 할머니는 이 집을 이용한거예요. 어린 나한테 이 집이 얼마나 유혹적이었겠어요. 이 집에 오면 할머니가 실은 우릴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걸 잊어버릴꺼라 생각했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엄마는 다 알고있었고, 나도 자라면서 다 알게 되었다구요." "미안하구나. 하지만 그럴수밖에 없었어. 당장 이해하기는 힘들겠지. 그 때문에 널 부른거야. 진실을 밝힐때가 되었으니까." "노인네 한심한 변명따위 듣고 싶지 않아요. 들어봤자 뭐하겠어요. 후회하는 기색이라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있는거라곤 늙은이 한명 뿐이네요. 예쁜 말이랑 선물을 아무리 갖다바쳐도 엄마랑 내 사랑을 살 수는 없어요. 그 선물도 다 가짜잖아요. 당신이 가짜이듯이." 나는 의자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기다려 테레사. 나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든 어쩔수 없지만, 마지막으로 이 늙은이 이야기 좀 들어줘." "들어주면 그 다음에는요?" 내가 말했다. "너 자신을 봐봐. 젊음이라고는 찾아볼수가 없잖니. 보고 있기 괴로울 지경이다." "뭐라구요?" 나는 경악하며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이 여인의 뻔뻔스러움을 믿을수가 없었다. "넌 아주 예쁜 애였지. 어두운 밤에도 그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 반짝이는게 보였어. 몸매는 어찌나 흠 잡을 데 없던지, 7학년때 처음으로 모델 제의가 들어올 정도였지. 주위 사람들에게 넌 젊음과 미의 상징 같은 존재였어. 하지만 그것도 시간의 무자비한 손길에 다 사라져버렸지. 아무리 염색을 해도 흰 머리는 계속 자라나서 모두가 볼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그 피부, 어리석게도 20대때 험한 파티를 즐기느라 늙어버린 그 피부는 어떻고.. 앞으론 더 나빠지기만 하겠지.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악인건 니 딸을 낳느라 망가져버린 몸이야. 그건 숨길수도 없지. 너는 50이 다 되어가는 가난한 싱글 맘이야. 10대 딸까지 딸려있고. 너 젊을 적에야 많았다지만, 지금 널 좋아할 남자가 있을 것 같아?" "어떻게 감히" 소리지르는 내 얼굴 위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할머니가 옳았다. 어딜 가던 내가 가장 예쁜 여자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예쁜 여자에게 세월이란 친절하지 않다. 세월은 괴물처럼 다가와 내 정체성을 다 먹어치우곤 나란 사람의 껍데기만 남겨놓았다. 그러곤 무자비하게도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더 아름답고 더 신선한 모델 앞에 데려다 놓는것이다. "미안하지만 사실이야. 시간은 항상 이기지. 혼자 늙어가는 동안 상황은 더 심각해질꺼야. 너에겐 아주 무서운 이야기겠지, 테레사. 넌 항상 특별한 남자의 관심을 받는 걸 좋아했잖니. 평범한 남자는 성에 차지 않아했어." "제발 그만해요. 왜 이러는거예요? 후회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왔더니 날 모욕하고 있잖아요. 정말 한심한 사람이군요.죽을때가 되면 당신 딸을 혼자 죽게 했다는 사실이나 곱씹길 바랄께요. 잘있어요. 혼자 두려움에 떨면서 지옥에서 썩길 빌어요. 보아하니 그 날이 그닥 멀지도 않은 것 같네요." 나는 방에서 걸어나왔다. "이렇게 가버리면, 널 도와줄수가 없어." "엿이나 먹어요. 당신이 어떻게 날 도와? 당신 자신 말고는 누구도 도운적이 없잖아." "다시 되찾을 수 있어. 완벽한 머리결, 아름다운 얼굴, 천사같은 피부.. 그 중 최고는 네가 갈망하는 엘리트 남자들의 관심이지. 모두 다 다시 한번 네 것이 될 수 있어."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 여자는 정말로 정신이 나간것이다. "미쳤어요? 나 50 다 되어간다고 당신이 말했잖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너 실수하는거야 테레사. 내가 다 되돌려줄 수 있어. 앉아서 내 말 좀 들어봐. 5분이면 돼." "당신 돈 필요없어요. 칼로 난자당한 성형괴물이 되고싶은 마음은 없다구요." "성형 하라는게 아니야. 난 기적을 보여주려는 거야." "내가 이러다니 믿을수가 없네... 딱 5분만이예요." 나는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 "내가 몇 살로 보이니?" 할머니가 물었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할머니의 나이는 언제나 미스터리였다. 항상 노인처럼 보이긴 했지만 노인처럼 움직인적은 거의 없었다. 그녀의 정신은 변함없이 날카로웠으며, 아픈 적 한번이 없었다. 생각해보니 이상한 일이었다. "80세?" 우리 엄마의 나이를 감안해서 한 말이었다. "나쁘진 않지만 좀 어리게 봤네. 지난 주에 101세가 되었단다." "말도 안돼요." 나는 할머니의 터무니없는 이야기에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말이 되고도 남지. 나는 1915년 4월 2일생이야. 원한다면 출생 신고서를 보여줄수도 있어." 그녀의 얼굴을 관찰한 결과 거짓말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100세가 넘은 사람이 이렇게 정정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못 본 지가 20년인데 이상하게도 할머니는 예전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머리가 좀 더 하얗게 세고 주름이 조금 늘어났지만 눈만은 그대로였다. 강하고 생명력이 가득했다. "하나 물어보자 테레사. 내 손을 마지막으로 본지가 언제니?" 이것 또한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어린 시절 이 곳에서 보낸 여름을 곰곰히 떠올려봤지만, 할머니가 라벤더 색 장갑을 벗은 모습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희안하게 맨 손을 본 기억이 없네요. 항상 장갑을 꼈잖아요." "정확해. 자, 그대로 앉아있어. 놀라지말고." 부드러운 동작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할머니가 말했다. 힘든 기색이 전혀 없었다. 100세가 넘은 노인이 이토록 기품있게 움직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체 어떻게!" 나는 경악하며 소리쳤다. "기다려. 더 흥미로워질테니."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 할머니가 손을 들어 하얗게 센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자 가발이 벗겨지며 길다란 금발머리가 어깨위로 쏟아져내렸다. 머리카락은 아름답고 건강했다. "당신 누구야?" 나는 당황했다. 그리고 곧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우리 할머니를 가장한 것 아닐까. "난 네 할머니야. 목소리 들으면 알잖아." 그녀가 부드럽게 말했다. 할머니가 옳았다. 착각하기 힘든 목소리인것이다. "자, 이제 최악의 부분이야. 침착하게 있거라." 이마로 손을 가져가며 그녀가 말했다.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이 피부에 박힌다 싶더니,고도로 세밀하게 만들어진 라텍스 마스크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입이 떡 벌어졌다. 변장을 벗겨내니 20세도 안되어 보이는 어리고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눈을 제외한 모든것이 변했다. 그 눈만은 어린시절 본 그대로였다. "이게 뭐예요?" 나는 비틀거리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심장이 뛰고있었다. "놀랐을거란 거 안다. 하지만 무서워 마. 나야. 네 할머니" 그녀의 독특한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우리는 모계 쪽으로 아주 희귀한 혈통을 이어받았어. 너와 나는 매우 특별한 사람들이란다. 이제 너희 엄마도 이 세상에 없으니 진짜 네가 누구인지 알아야 할때야. 차 한잔 하면서 모든 걸 설명하겠다고 약속하마. 오랫동안 바래왔던 일이야." "하지만 그 차는 못 마시게 했었잖아요." "오늘까진 그랬지." 나는 마지못해 자리에 앉으며 내 할머니라고 주장하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이 이상한 사건을 받아들이기가 힘에 겨워 손이 떨렸고, 숨쉬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그릇장으로 걸어가 작은 찻잔과 받침을 꺼냈다. 손으로 꽃무늬를 그려넣은 황백색의 찻잔으로 할머니가 항상 사용하던 것과 똑같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것들을 테이블위에 올려놓았다. "네 것이야, 테레사. 아주 오래된 물건이란다. 함부로 다루지 말아라. 찻잔이 깨지는 것만큼 비극적인 일은 없을테니." 그녀는 주둥이에서 김이 올라오는 차주전자를 들어 우리 둘 몫의 차를 따르고,어서 마시라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찻잔을 입술에 대고 한모금 홀짝였다. "윽.." 나는 역겨운 맛이 나는 차를 입안에 머금고 말했다. "이게 뭐예요? 독이예요?" "완전 그 반대지." 그녀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마실수록 나아질꺼야. 결국엔 그 맛을 즐기게 될껄." "못 마시겠어요. 정화조에서 떠온 물 같아." "좀 기다려봐." 한 모금 길게 마시며 그녀가 말했다. "무슨 뜻이예요?" "뭔가 달라진걸 못 느끼겠니?" "이 끔찍한 맛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맞다고 해야겠죠." "아 그래. 깜박했다.내 것보다는 효능을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꺼야. 한 모금 더 마셔봐. 괜찮으리라고 장담하마." "안마셔요. 이건 너무 끔찍한 맛이예요." "조금만 있으면 마음이 바뀔껄."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전신에 흐르는 희열을 느끼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마치 스위치가 켜진것 같았다. 처음 이 집에 왔을때 나는 화가 나있었고, 시차 때문에 완전 기진맥진 해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몇 시간 자지도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몸 안에서 행복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듯 했다. 고급 코카인을 했을때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약을 한 기분은 아니었다. "대체 이게 뭐예요?" 숨을 쉴때마다 차의 효능은 강해졌다. "차를 다 마셔라. 지금 네가 느끼는 건 시작일뿐이야." 나는 망설임없이 차를 목안으로 쏟아부었다. 맛은 처음보다 더 끔찍했지만 상관없었다. 더 마시고 싶었다. 차가 뱃 속을 적시는 순간,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에너지의 강렬한 폭발이 전신으로 스며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약이 혈관 구석구석을 도는 것 같은 굉장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에 취하는 대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무엇보다도 살아있음을 느꼈다. "나한테 뭘 준거예요?" "애프터눈티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제 날 따라와봐." 할머니는 아이처럼 부드러운 손으로 내 손을 잡고 티 룸을 나섰다. 대리석 복도를 거니는 동안 액스터시에 취해 하늘을 나는듯한 기분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상을 느끼기전까지는. " 눈이 이상해요. 앞이 안보여." 갑자기 시야가 몹시 흐릿해졌다. 사물의 색깔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었다. 할머니가 다가와 내 안경을 벗기자, 마치 안대를 벗은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전에 없이 선명하고 정확하게 보였다. 안경과 렌즈를 착용하기 시작한 20대 초반부터 시력이 계속 나빠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어떻니 테레사?" 신이 난 어조로 할머니가 물었다. "굉장해요." 모든 것이 너무 세세히 보이는데 놀라며 내가 말했다. "내 눈이 어떻게 된거죠?" "나은거야." "낫다니요? 어떻게요?" "이건 시작일뿐이야." 1층에 있는 할머니의 침실을 향해 저택 깊숙이까지 들어갔다. 침실 옆에는 내 아파트보다 더 큰 드레스룸이 있었는데,꽉 들어찬 값비싼 옷과 신발들로 터질듯했다. 드레스 룸 안으로 들어서자, 그녀는 나를 거울 앞으로 이끌었다. "처음에는 변화가 크지 않을거야. 그래도 자세히 살펴보고 무엇이 보이는지 말해주렴."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은 나의 눈은 전보다 훨씬 정확해졌다.거울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뭔가 다르긴 했는데 그게 무엇인지 집어내기가 어려웠다. "뭘 찾아야 되는거죠?" 내가 말했다. "얼굴을 더 가까이 들여다봐." 거울쪽으로 더 가까이 가 내 얼굴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여전히 주름이 보이긴 했지만 확연히 줄어들어 있었다. 푹 잔 후 전문가에게 메이크업을 받은듯한 모습이었다. 눈 밑의 볼록한 주머니가 없어지고 기미는 옅어졌다. 희끗희끗함이 사라진 머리카락은 찰랑거렸다. "세상에.. 5년은 젊어보이네요." "정확해." "이게 어떻게 가능한거죠?" "이게 네가 물려받은 유산이란다, 테레사." "나의 유산이요?" "넌 18세기 초반부터 우리 집안에 전해져 내려온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은거야. 이 힘은 정말 강력하단다. 네가 지금 경험한 것은 일부에 불과해. 넌 그 힘을 상상할수도 없을게다. 이 힘을 다 느껴보기에 앞서, 네가 선택할 것이 있다. 이 일을 전부 잊고 집으로 돌아가던지, 이 늙은 할미랑 여기에 머물면서 내일 애프터눈 티를 함께 마시던지 선택은 네 몫이야. 제프리가 네 방을 정리해 두었단다.쓰던 방이 어디인지는 기억하지?" "당연하죠. 어떻게 잊을수 있겠어요?" "어릴때처럼 마굿간도 둘러보면서 하루 더 머물러보고 결정해라. 네가 이미 알고있는 그 삶으로 돌아갈건지, 토끼 굴을 탐험할껀지 말이야. 난 후자를 택했으면 좋겠어. 그럼 너도 내가 한 행동들을 이해할 수 있을꺼야." 말을 마친 그녀는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돌아갔다. 한 가지 분명한것은, 생각할 시간 따위는 필요없다는 것이다. 처음 차를 마신 순간 이미 나는 토끼 굴을 탐험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정확히 오후 3시,나는 티 룸으로 향했다. 할머니의 집에서 티타임은 언제나 오후 3시였다. 엄마도 나도 티타임에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할머니는 언제나 차를 마시며 유리문 너머로 정원에서 노는 우리를 지켜보곤 했다.  그녀는 반짝이는 검정 가운을 입고 이미 자리에 앉아있었다. 마스크를 쓰지않은, 어제 본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었다. 이제는 변장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듯 했다. 방으로 들어가자 그녀는 내 결정에 만족한 듯 웃어보였다. 테이블 위에는 찻잔 2개와 김이 피어오르는 찻주전자가 놓여있었다. "잘잤니? 오기로 결정해줘서 고맙구나." 그녀가 말했다.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요?" 나는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그렇지."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오래 전, 나도 네 입장에 처한 적이 있었어."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관심은 온통 주전자에 쏠려있었다. "더 마시고 싶은거지?" 그녀가 말했다. "이건.. 이건 너무 대단해요. 이런 느낌은 몇년만이라구요." "오늘은 좀 어떻니?" "여전히 평소와 달라요.어제만큼은 아니지만요." "불행히도 효과가 영원한 건 아니야. 계속 마셔줘야 해." "도대체 뭐예요? 이 차 말이예요." "설명하기 복잡하단다." 할머니가 내 잔에 차를 따르며 말했다. "천천히 마셔라. 천천히 마시는 편이 훨씬 좋아." 잔을 입술에 대고 한 모금 들이켰다.잠시 입 안에 머금고 있었지만, 곧 삼켜버렸다. "이 차가 뭔지, 말해주세요." "곧 말해주마." 차를 한 모금 홀짝이며 할머니가 말했다. "토끼 굴로 뛰어들 준비가 되었니?" "준비 됐어요." 나는 고약한 맛을 내는 뜨거운 차를 게걸스럽게 마셔대며 대답했다. "너와 나는 아주 특별한 집안에서 태어났지. 불행히도 우리 조상에 대해선 아는 바가 거의 없어.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우리는 놀라운 선물을 받는 축복을 누린거야. 네 엄마가 죽고나서 네게 전수된 유산이지. 이 힘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수는 없지만, 다행히도 그 혜택은 남아있잖니. 우리의 힘은 네가 마시고 있는 그 차에서 나온다. 다른 건 필요치 않아. 자 이걸 섞어봐라." 할머니가 그녀의 컵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너보다는 나한테 더 효과가 좋단다." "왜 그렇죠?" "특별히 나한테 잘 맞도록 섞은 차야. 곧 너도 너한테 꼭 맞는 배합을 찾아낼꺼야. 마시면 단 몇분만에 네 인생을 모조리 바꿔놓을 그런 차 말이야." "내 시력이 좋아진 것 처럼 말이예요?" "시력은 일부일 뿐이야. 효능의 범위는 그것보다 훨씬 넓어. 간단히 말하자면 이 차는 젊음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지. 젊어서 누리던 그 미모를 다시 찾을 수 있어. 그때보다 더 아름다워지지. 메이크업을 할 필요도 없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되는 걸 상상해봐. 무엇을 시도하든 쉽게 해내는 프로 운동선수의 신진대사와 체력을 가질수있어. 화장품을 바르지 않아도 티 하나 없는 피부에 흠 잡을데없는 혈색도 말이지. 그 검고 긴 머리카락은 옛날처럼 다시 찰랑댈꺼야. 몸은 그 어느때보다도 건강해지지. 눈가 주름이 사라진 것처럼, 몸이 아팠던 기억도 인생에서 사라지는거야. 다시 18살이 된 것처럼." "18살이요? 진심이세요?" "물론이지. 자. 네 모습을 봐." 놋쇠로 만든 작은 거울을 건네며 할머니가 말했다. 거울속의 나는 벌써 환하고 생기있어 보였다. 한 모금 마실때마다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는 몸이 아플 일이 없다구요?" "난 지난 70년간 기침 한번 한적이 없다." 할머니가 말했다. "그렇게 오래 마신건가요?" "그래, 아마 70년쯤 마셨을게다. 이 차는 대단한 자산이야. 지금 네가 보고있는 내 젊음, 엄청난 부 모두 이 차에서 나왔다고 할수있지." "어떻게 젊음으로 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건가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유혹과 조종이라는 가장 쉬운 방법을 쓰면 돼. 여신의 외모에 지혜로움까지, 치명적인 매력을 겸비했잖니. 남자란 파리와 같아. 꿀을 좀 꺼내놓으면 지갑까지 다 갖다 바치며 몰려들지.단순한 생명체야. 하지만 네 무기는 그것만이 아니란다. 세상이 바뀌어서, 요즘 여자들은 남자 없이도 앞가림을 잘 하잖아. 네가 가진 혜택은 젊음과 아름다움만이 아니야. 그 차는 불완전한 뇌 기능을 다방면으로 개선해 준단다. 지능이 10배는 향상되지. 계속 마시기만 하면 어마어마한 정보를 쉽게 빨아들여 네 걸로 만들 수 있어. 이런 재주를 가지고 있으면 부를 축적하는 건 간단한 일이지." "그렇게 쉽다니 믿어지지 않네요." " 어떤면에선 네 말이 맞아.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그 대가보다 혜택이 컸어.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그 대가라는게 뭔데요?" "네 엄마." 할머니가 말했다. 기분이 갑자기 나빠졌다. 흥분에 취해 엄마를 잊고있었던 것이다. "엄마가 왜요?" 다시 분노가 치솟는 걸 느끼며 내가 물었다. "난 네 엄마를 정말 사랑했다 테레사. 거리를 둔 것, 장례식에 불참한 것 모두 네 엄마를 위해서였어. 그 이야기는 곧 해주마. 지금은 이 일에 엄청난 대가가 따른다는 것만 기억해둬라. 그 대가를 치를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너 스스로 결정해야해. 난 치를만했다고 생각한다." " 우리의 이 능력은 모계쪽으로만 유전이 되는데, 불행히도 항상 한 세대를 건너뛰어서 나타나. 나는 할머니로부터 이어받았고, 할머니는 또 그 분의 할머니로부터 이어받는 식으로 지난 3세기간 지속된거지.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내 능력을 발견했어.슬프지만 네 엄마는 이 능력을 받을 수 가 없었기 때문에 외손녀인 너에게 바로 오늘 전수해 주는거야. 네 엄마처럼 네 딸 카산드라도 이 능력을 받을 수 없어. 네게 손녀가 생긴다면 그 애가 이어받을꺼야. 만일 카산드라가 여자아이를 낳지 못한다면, 이 모든게 끝나는거지." 나는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의자에 몸을 묻고, 역겨운 차를 홀짝였다. 알갱이가 씹혔고 맛은 썼지만, 한 모금 마실때마다 바라던 이상의 효과가 느껴졌다.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다. 청각,촉각,후각,시각까지 선명하고 정확해진 것이다. 기적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 네가 이 막대한 힘을 이해했으니, 그 원천을 밝힐 차례구나. 많이 심란해질수도 있다는 건 미리 말해두마. 이 힘의 어두운 비밀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그 날을 아직도 선명히 기억한단다. 받아들이기 힘겨웠지. 하지만 일단 그 첫 잔을 다 비우면 부정적인 기분도 사라질거라고 장담하마." "이 첫 잔이 뭐가 그리 대단한데요?" "모든 점이 대단하지." 할머니가 빙그레 웃었다. "너한테 맞게 배합한 차야. 전에 마시던 차는 나한테 맞춘거였잖아. 그걸로는 커튼 뒤에 뭐가 있는지 살짝 훔쳐보는 수준밖에 안돼. 제대로 전부 보려면 남김없이 마셔라. 다 마시고나면 20대가 된 기분일꺼야. 효과가 며칠은 지속 되겠지만, 매일 마시면 그땐 진짜 마법같은 일이 일어나지. 전에 없던 무기로 무장한 채 인생의 장년기에 접어드는거야. 무엇도 널 막을수없어. 넌 죽지않으니까." "죽지 않는다구요?" "맞아. 믿고 의지했던 사람이 갑자기 널 죽이려 한다고 치자. 이 힘을 얻게 된 이상 적어도 한번쯤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질투란 끔찍한 괴물과도 같거든. 네가 칼에 찔렸다고 상상해봐. 그래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네 몸은 상처를 입은 즉시 저절로 낫기 시작할꺼야. 목을 졸린다해도 문제없어. 숨 쉬는데 어려움이 없을테니까. 어떤 병도 너를 해칠 수 없게돼. 차를 마시는 한 넌 불멸의 존재가 될꺼야" 이 모든게 꿈이 아닐까 생각하며 돌처럼 굳어있었다. 불멸의 삶, 영원한 아름다움, 다 쓰지도 못할만큼 많은 돈..너무 황홀한 이야기라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차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준비됐어요." 나는 말했다. 기다림은 끝났다. "백만불짜리 질문이로군, 더 지체할 이유가 없지. 받아들일지 말지는 네가 정해라." "대체 그 대가라는게 뭐예요? 아주 중요한 문제같은데 말이죠." "차 다 마셔라. 내 직접 보여주마." 얼굴을 찌푸리며 남은 차를 꿀꺽 들이켰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더는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단숨에 마라톤도 완주할 수 있을만큼 폐기능도 좋아진 듯 했다. "이 쪽으로 오렴." 할머니가 말했다. "지금부터 일어날 일들이 불편하고 기괴하게 느껴지겠지만, 부디 침착해라. 나무보다는 숲을 보도록 노력해주면 좋겠구나. 너에게 아주 좋은 기회야 테레사. 이해해주렴." "지금 어디가는거죠?" 한번도 본 적 없는 좁고 어두운 복도를 지나며 내가 물었다. "대가가 뭔지 알고싶다고 했지?" "네." 나는 대답했다. "아주 혹독하단다." 복도 끝은 막다른 길이었다. 할머니의 손가락이 벽에 섬세한 문양을 그렸다. 벽 뒤에 세련된 키패드가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손바닥으로 벽을 밀자 숨겨진 문이 열리고, 차가운 공기가 뿜어져 나왔다. "여긴 뭐하는 곳이죠?" 내가 물었다. "내 냉동고란다." 방 안에는 갖가지 물건들이 놓인 작은 테이블이 있었고, 저 편에는 거대한 냉동고로 통하는 커다란 철문이 보였다. 잠시지만, 환희는 사라지고 약간의 두려움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걸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때가 됐다. 저 문 뒤에 진실이 있어." 천천히 냉동고의 문을 열며 할머니가 말했다. 형광등 빛이 깜박이는 냉동고 안을 들여다 본 나는 고개를 돌려 구역질을 하며 뱃 속에 든 차를 게워냈다. "제기랄." 나는 들것위에 놓인 시체를 보며 소리질렀다. 왼쪽 다리와 팔이 잘린 여자의 시체였다. "테레사. 저건 내 어머니야. 네 증조 할머니지." 할머니가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내 증조 할머니라구요?" 나는 공포에 떨며 소리쳤다. "증조 할머니가 왜 냉동고에 있는거죠?" "이게 바로 그 대가야" 할머니는 고리에 걸린 커다란 칼을 빼내어 시체 쪽으로 걸어갔다. 백년도 더 된 알몸의 시체는 놀라우리만치 상태가 좋았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단히 굳은 오른쪽 허벅지를 난도질 해 살점을 조금 떼어냈다. 나는 남은 차 마저 게워낼뻔 했지만 충격에 마비된 채 최면에 걸린 듯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 쪽으로 다가가 작은 믹서기에 살점을 넣었다. 몇 초 뒤 고운 가루로 변한 살점을 테이블위로 던진 할머니의 손에는 빈 티백이 들려있었다. 나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그게 우리가 마시던 차예요?" 나는 공포에 질려 말했다. "이게 바로 숨겨진 비밀이란다." "어떻게 이런 짓을 할수가...당신 엄마잖아." "불행히도 이 방법 밖에 없다. 우리의 삶은 어머니들의 죽음에서 비롯된거야." 깨달음이 달려오는 기차처럼 나를 치고 지나갔다. 내 몫의 차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게된 것이다. "설마 진심은 아니겠죠?" 믿고싶지 않았다. "이 방법 뿐이야. 영원한 젊음을 얻으려면 네 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야 한다." "내가 우리 엄마를 난도질해서 마시고 싶어할거라 생각하는거예요? 떨어져 지내는 동안 단단히 미쳐버렸나보네요." "선택은 온전히 네 몫이야. 난 그냥 방법을 알려줄뿐이지. 카산드라가 죽으면 너도 네 손녀를 위해 이 일을 해야 해." "헛소리마요. 있지도 않은 손녀가 카산드라를 먹어치우게 놔두진 않을꺼예요." "받아들이기 힘겨울거라는거 안다. 나도 겪어본일이니까. 하지만 널 설득하려는게 아니야. 그저 방법을 알려줄뿐이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꺼예요." 나는 단호히 말했다. "좋아. 하지만 이 일을 마칠 수 있도록 해주겠니? 그게 나의 의무란다. 네게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고 맹세했으니까." "빨리 끝내요." 내가 말했다. "일단 네 엄마의 시체가 필요해. 물론 준비해놓았지. 너도 곧 돈이면 모든게 다 해결된다는걸 알게 될꺼다. 내 어머니를 냉동 시켜놓은것처럼, 네 엄마도 냉동시키게끔 해놓았어. 얼려야 부패하지 않고 훨씬 오래가니까 말이야. 일주일에 최소 1잔은 마셔야 건강과 30대의 외모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효능을 모두 누리고 젊음을 되살리려면, 하루에 1잔씩은 마셔야 해. 내 계산이 정확하다면, 1년에 6개월씩만 하루 한잔씩 아껴 마실 경우 200년쯤은 문제없어. 양을 적절히 분배하면 100년쯤 더 늘릴수도 있지." "어떻게 그런 한심한 소릴 해요? 지금 당신 배로 낳은 딸 이야기를 하고있는거 알고나 있어요?" "내가 그걸 모를 것 같아?" 분노에 찬 목소리로 할머니가 말했다. "나라고 후회가 아주 없는 줄 아니? 단지 네 엄마를 먹는걸로 끝나는게 아니야. 그보다 훨씬 더 심하다고."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한거예요?" 치솟는 분노를 느끼며 내가 물었다. "네가 왜 그렇게 힘들게 자랐는지 생각해본적 있어? 왜 항상 가난한지, 네 엄마는 왜 그리 운이 없는지 궁금한 적 없었느냐고?" "무슨 소리예요?" "모든게 순환 하는거야. 내가 젊어지는 만큼 네 엄마는 늙어버리지. 내가 부자가 되면 네 엄마는 가난해져. 난 건강했고, 네 엄마는 그렇지 못했어. 극단적인 희생이 필요한 일이야. 네가 차를 마시기 시작하면, 네 외동딸의 인생이 추락하기 시작하지. 카산드라는 힘든 삶을 살게 될테지만 간신히 살아남아 손녀를 안겨줄꺼야. 그 아이가 이 유산을 물려받아 우리처럼 되겠지. 손녀의 삶은 풍족할꺼야. 결국 카산드라는 딸에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을 안겨주게 되는거지.네 엄마가 네게 그랬듯이..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숭고한 일이지않니?" "그렇게 되진 않을꺼예요. 난 그 정도로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니까." "이제 내가 왜 너희 곁에 없었는지 이해하겠지? 고작 1년에 한번씩이긴 했다만, 널 보고싶어서 고통을 감수한거야. 나는 모든걸 다 가졌는데, 네 엄마는 점점 무너지는 걸 보는게 너무 힘들었어. 처음엔 같이 살아보려고도 했지만 감당할 수 없었지. 그래서 영국으로 이사를 간거야. 변장을 하고 비밀을 간직한 채 사는걸 택했지." "지난 20년간은 어떻게 된거예요? 어디에 가있었던 거죠?" "네 엄마가 심하게 아플거라는걸 알고있었다. 불가피한 일이지. 고통속에 죽어가는 걸 차마 볼 수 없었어." "다 당신 잘못이예요." 나는 경멸을 감추지 않고 말했다. "그래야만 했어. 다 널 위해서 한 일이야. 모르겠니?" "다 끝났어요. 난 떠날꺼예요. 내 딸 인생을 망쳐놓고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겠어요?" "이해한다." 할머니가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알고는 있어라. 네가 이렇게 나올줄 알고 준비해놓은게 있다." "잘 있어요 할머니. 난 돌아오지 않을꺼예요." 나는 할머니의 도자기 같은 얼굴에서 시선을 떼며 말했다. 그리고 그 날 오후 LA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 집에 도착했을때는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차의 효과는 사라졌고, 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침실 하나 짜리 집을 향해 계단을 터덜터덜 오르고 있었다.  현관 바로 앞 복도에 쓰러져있는 마약중독자를 보기 전까지는, 집에 돌아오니 참 좋다는 생각을 할뻔도 했다.   카산드라는 아빠에게 가 있었다. 새엄마인 켈시와 함께 말리부의 해변 집에 머무는 중이다. 가족들과 함께 그 집에 살 사람은 그 여자가 아니라 나인데도, 늙고 지친 채 여기에 홀로 처박혀 있다. 할머니의 집을 다시 보니 내 인생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지 여실히 와닿았다. 그래도 내일 아침이면 카산드라를 볼 수 있다. 딸이 그리웠다. 문을 막 열려고 할때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카산드라: 엄마 안녕. 집에 잘 도착했지? 주말 아빠 집에서 보낼께. 켈시가 말을 사줬어. 말 타보라구 나파 밸리에 데려가준대. 맘 상하지 않았으면 해. 나중에 봐 :)] 문자를 읽으니 손이 떨렸다. 카산드라는 요즘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부쩍 많아졌다. 외로운 엄마를 남겨두고 대학으로 달아날 때가 그닥 멀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아이들이란 정말이지 빌어먹게도 빨리 자라버린다. 현관문을 여는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택배였다. "테일러씨?" 상자를 손에 든 남자가 물었다. "네. 전데요." "긴급배달건이 있어서요. 이 상자랑 냉동고예요. 냉동고는 트럭에 뒀습니다." 할머니다. 그 비열한 노인네는 말길을 못 알아먹는다. 할머니의 전철을 밟을 생각은 없었지만, 우리엄마가 박스트럭에 실린 채 질질 끌려다니는 것도 원치 않았기에 마지못해 대꾸했다. "가지고 올라오세요." 어떻게든 엄마를 묘지에 묻어줘야 했다. "알겠습니다." 남자는 계단을 내려갔다. 집 안으로 들어와 밤 사이 영국에서 날아온 상자를 살펴보았다. 열어보니 안에는 편지 한장과 똑같이 생긴 8개의 작은 찻잔이 담겨있었다, 나는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테레사에게: 불미스럽게 헤어지게 되어 안타깝구나. 그래도 너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적인 사건이라는 거 이해한다. 지금 이걸 읽고있다면, 내가 냉동고를 배달했다는 것도 알겠구나. 그래, 냉동고 안에는 너희 엄마가 있다. 화가 났다면 알려주렴. 묘지에 이장하겠다. 하지만 만에 하나, 선조들의 발자취를 쫓기로 결심했다면 꼭 따라야 할 규칙이 있어. 계속 읽어가려는데 냉동고를 진 남자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이거 어디에 놓을까요?" "저 안쪽 방에 놔주세요." 남자는 냉동고를 들여놓고 코드를 꼽았다. 서류에 사인한 뒤 남자가 떠나자, 나머지를 읽기 시작했다. 1.아껴라. 공급을 원활히 하려면 속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매일을 젊은 모습으로 사는것에 중독 되어버릴 수 있으니 자제할 줄 알아야 해. 곧 이해하게 될거다. 2. 정신적 안정을 위해서, 카산드라와는 거리를 두는게 좋다. 카산드라가 진실을 모르는게 나아. 내가 수십년전에 그랬던 것처럼, 너도 이사를 가는게 좋을게다. 3. 컵을 소중히 다뤄라. 고쳐쓸수도 없게 깨져버리면 모든 것이 소멸한다. 4. 살점은 동전 크기면 충분하다. 티백은 3번 적셔라. 티백 하나로 차를 30번 우릴 수 있다. 뼈를 포함해서 어느 부위든 사용가능하니 낭비하지 않도록 해라. 5. 첫 잔은 효과가 아주 강하다.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짧은 시간에 극단적인 변화를 겪을테니 혼자 지내는게 좋을거다. 6. 비상금을 마련해라. 돈이 많이 필요할거다. 비상금은 신분을 위조하는데 사용한다. 제프리처럼 믿을만한 사람을 고용하고, 비밀을 지키는데 지장이 없게끔 충분한 급여를 지급해라. 7. 카산드라가 죽으면 네 손녀에게 반드시 이 비밀을 전해줘야 한다. 네 것을 뺀 나머지 컵을 손녀에게 주고 차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이 힘은 이제 네 손안에 있다. 이게 다다. 나머지는 때가 되면 알게 될꺼야. 다시 방문해주면 좋겠구나. 의논할 것이 많다. 나는 언제나 너를 환영한다는 걸 기억해라 테레사. 사랑하는 할머니 테리로부터.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내려놓고 욕실로 달려갔다. 변기를 움켜쥐고 속에 든 걸 쏟아내려 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을 응시했다. 차의 효과가 다하니 수 년간 자행된 학대로 초췌해진 늙고 처참한  본래의 내 모습이 보였다. 20대때 즐긴 유흥에 발목을 잡혀, 모든것을 잃고 말았다. 평범한 사람들 무리에서 헤매는 그저 그런 중년여인이 되버린 것이다. 평범한 것이라면 질색인데도. 태양 아래서 구릿빛 몸을 태우며 보내던 10대 시절은 끝났다.  끝없는 공짜휴가와 날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관심을 끌기위해 선물공세를 하던 남자들도 이제는 없다. 부자에 유명인사인 사람들과 어울리며 캘리포니아 사교계를 주름잡던 나였지만 임신을 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내 꿈과 함께, 몸도 망가졌다. 카산드라의 아빠는 성공한 헐리웃의 제작자로, 내가 이렇게 되자마자 날 버린 허영에 찌든 개새끼이다. 정규교육도 받지 못하고 취업할 가능성도 없던 나는 무일푼이 되어 홀로 아이를 키웠다. 몇 년 후 돌아온 남편은 딸 바보가 되어있었다.  내가 홀로 아이를 양육하느라 고군분투 하는 동안 그는 카산드라의 환심을 사려고 버릇을 망쳐놓는 짓을 일삼았다. 가난한 싱글 맘의 고충을 알지 못했던 카산드라는 아빠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원하는 건 뭐든지 다 해주는 아빠인데 왜 안그렇겠는가. 이제 카산드라는 쿨한 새엄마와 지내느라 날 보러 오는 일도 거의 없다. 그동안 나는 최저임금을 받는 쓰레기같은 일을 하며 쓰레기 같은 정부보조 아파트에서 썩어가는데 말이다. 나는 비명을 지르다가 울기 시작했다. 분노 외엔 아무것도 남지 않을때까지 울었다. 그러곤 부엌으로 가 칼을 쥐고, 천천히 침실로 향했다. 냉동고가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진짜 이 안에 있는걸까?' 심호흡을 한 후 냉동고의 문을 잡아당기자 태아처럼 몸을 웅크린 엄마가 보였다. 생각보다 쉬웠다. 나는 냉동고 문을 닫고, 벽장에서 꺼내놓은 원두 분쇄기를 찾으러 부엌으로 갔다. 할머니가 한 그대로, 살점을 갈아 가루로 만들었다. 가루를 작은 냅킨에 담아 끓는 물에 집어넣었다. 첫번째 차를 우려낸 것이다. 갈색의 액체는 고약한 냄새를 풍겼지만 나는 기대에 차 군침을 흘렸다. '남편이 다시 날 원하게 될꺼야.' 이번엔 그의 삶이 망가질 차례다. 나는 자리에 앉아 엄마에게 감사인사를 한 후, 차를 들이켰다. (출처) 난 너를 위해 내 젊음을 희생했는데, 그리고 한 번 더 평생의 젊음을 희생했는데 너는 날 버리다니 라고 생각하면서 결국 에프터눈티를 받아들였겠죠.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