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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한 가마니와 네 식구

오래전에 찍었던 사진 한 장 같습니다.
사진에는 타이어도 없는 손수레에
생필품과 쌀 한 가마니가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 둘이 타고 있습니다.
열 살이나 되었을 큰아들은 환하게 웃으며
손수레를 밀고 있습니다.
두 살도 되지 않은 막내는
아직 학교 갈 나이도 안 돼 보이는
누나 품에 안겨 있고,
누나는 행여 막내를 놓칠세라 깍지 낀 손으로
아이를 보듬고 있습니다.
그럼 이 수레는 앞에서 누가 끌고 있을까요?
사진의 범위를 좀 더 확장해보겠습니다.
 
아이들의 어머니가 열심히 수레를 끌고 있습니다.
엄마는 손수레에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태운 채
고단한 삶 가운데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습니다.
이제 열 살밖에 되지 않은 듯 보이는 큰아들은
그런 엄마를 도와 손수레를 뒤에서 밀고 있고요.
엄마는 수레에 앉아 있는 누나가 혹여나
막내를 놓칠까 염려하여 이렇게 당부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 단디 안고 있어야 한다!”
누나의 얼굴에는 전쟁의 스산함이 배어있습니다.
이 낯선 상황이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어려운지
당혹스러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엄마와 큰아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아마도 이 어려운 전쟁 통에 식구들이 먹을
소중한 양식을 어디에선가 구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엄마의 바지 무릎에는 헝겊을 덧대 기워져 있지만,
손수레 손잡이를 꽉 움켜쥔 손가락에서는
결연한 의지가 내비칩니다.
왼손 약지에는 결혼반지가 선명합니다.
전쟁으로 아빠가 부재한 상황으로 보이는 사진에서
엄마는 가장이 되어 가족을 보살핍니다.
 

이 사진은 피버디상을 수상하기도 한
미국 CNBC 종군기자 존 리치의 다큐멘터리 사진 중 백미입니다.
전쟁의 처연함과 인간의 희망을 대비시킴으로써
깊은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이 땅에 일어난 동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그리고 그 시기를 살아간 우리 민족의
처연하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 일상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Naver "따뜻한 하루"에서 이식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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