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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증후군

스톡홀름 증후군

저 자두 같은
혀가 먹고 싶었을 뿐이다
기억처럼 붉고 오래된

혀가 없다면
더 이상 실수할 일도 없을 것 같아
매일 저녁이면 혀를 조금씩 잘라 먹었다
다시는 타오르지 않기 위하여
제 몸을 살라먹는 양초처럼

말도 말로 지은 죄도 잊고
말도 되지 않고
날도 없이 매끈한 울음소리만 남은
나귀가 되고 싶었다
누구도 다치지 않을 소리가 갖고 싶었다

우리의 소리는 정교하지만
또 매우 날카로운 법이라
취급에 상당한 주의를 요했지만
나를 포함한 누구도 조심히 다루질 않았다

잠이들면 꿈을 꿨다
살해와 탐식에 관한
입속의 조그마한 날로도 충분히
서로를 죽였던 당신들과 나는
또 한번 서로의 살을 뜯어 먹었다
누구의 것인지는 괘념치 않고서

참수는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아니라
작고 예리한 날로도 충분하더라
잘린 머리가 뒹구는 소리와 함께
소리를 지르며 꿈에서 깨면
언제나 침대가 젖어있었다

그 짧은 비명이 내가 하루 중 유일하게 낼 수 있는 무딘 소리였다

자는 동안 혀는 잘라먹은 만큼
다시 자라나 입 속에 곱게 담겨있었다

누구보다 유해하고 날카롭고 죄 많은 그가
세상 무해하고 둥글고 아직 아무 죄도 모르는 소녀처럼
그 어둠 가운데 몸을 말고 누워 있다

그러나 나는 너의 바닥을 안다
너와 아랫턱 사이에 붙은
기다란 생식기 같은 힘줄과 검은색 살덩이들을

나는 오늘도 너를 살뜰히 챙긴다
영원한 공생 밖에는 답이 없다는 걸 알았기에
밥을 주고 씻겨가며
한편으로는 들어내지 못해 조금씩 잘라내며
다시금 자라난 너를 보고 또 한번 무너지며

좋은 것을 먹이며
이번에는 내가 너를 부려 거짓을 말하고 헛된 영원을 약속하고
다른 혀의 온기를 맛보기 위하여

이때까지는 조신한 척 하던 혀들이
닳아 없어질 듯 맹렬하게 서로를 더듬는다
아, 그 순간만큼은 내가 온통 너였으면도 싶으니
나는 그렇게 그토록 미워하던 너를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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