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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의 걷는 독서 8.7

너의 목은 뻣뻣하지 않았다
너의 고개 숙인 목은 날마다
빛과 사랑만을 따라 돌았으니

- 박노해 ‘해바라기’
Korea, 2008. 사진 박노해


높아진 하늘에 해바라기가
몇몇은 목 잘린 해바라기가
커다란 꽃을 달고 서 있었다

너무 가늘고 여린 목줄기로
저렇게 크고 무거운 꽃을 받치고서
어떻게 거센 비바람을 이겨왔을까

나는 너를 안다

너의 목은 뻣뻣하지 않았다
너는 날마다 태양을 경배하며
오직 빛과 사랑만을 따라 돌아
고개 숙인 너의 목은 부드럽고 강인하였다

보라 눈이 멀어버린
저 해바라기의 검은 눈동자를

자 이제 때가 되었다
내 사랑의 순례 길은 끝이 났다
고개 숙인 내 목을 쳐라

- 박노해 시인의 숨고르기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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