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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공대 삼총사, 일본 호러 게임을 한국에 들고 오다
[연재] 멜봇 스튜디오 백장미 대표의 스페인 게임 이야기 BIC 페스티벌은 스페인 인디 개발자에게 꽤 인지도가 높은 이벤트다. 해마다 여러 참가자가 핑계 삼아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는 못하고 온라인으로 참가한 스페인 인디 개발사를 소개한다.    똑 부러지는 디자인 담당 라우라, 게임 이야기를 할 때 눈에서 빛이 나는 프로그래머 길롐, 그리고 그 둘을 자랑스럽게 쳐다보는 아티스트 이반. 이렇게 세 친구들이 뭉쳐서 작년에 설립한 개발사가 '엔드플레임' 이다. 공대 친구인 이 세 명은 <이카이>라는 게임을 개발하려 뭉쳤다. <이카이>는 심리 호러 PC 게임이다. 게임은 일본 공포 영화의 느낌을 준다. 그러니까 스페인 공대 친구들이 일본풍 호러 게임을 한국의 인디 게임쇼에 출품한 것이다. 나는 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어리고 청순한 친구들이 하필 공포 게임을 만들지?"라는 의문을 품게 되어서 여러 번 물어보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이반 길롐 라우라 # 왜 스페인 개발자들이 일본 호러 게임을? <이카이>(IKAI, 異界)는 1인칭 공포 게임이다. 일본 민간에서 전해져오는 어두운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플레이어는 무녀가 되어 각종 공포 현상에 마주하게 된다. 고전적인 심리 공포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기에 플레이어는 쉴 새 없이 도망다니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글보다 트레일러가 훨씬 설명을 잘 해줄 것이다. 왜 스페인 출신의 개발자가 일본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이 사람들은 일본 문화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이들은 진지한 자세로 세밀한 연구 과정을 거쳤다고 답변했다.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소품, 의자 하나도 모두 조사를 거쳐 집어넣은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이들은 데모를 플레이한 일본 게이머에게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아주 정중하게 게임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에도 시대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고 한다. 게임에 나오는 건물의 붉은색을 조금 더 우디(woody)한 톤으로 각색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에도 시대에는 나무에 그런 색을 입히지 않았다는 보충 설명도 담겨있었다. 개발진 중 라우라는 6년 동안 일본어를 학습 중이다. 게임 속 일본어가 얼마나 정확한지에 대해 일본어 선생님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게임에 들어간 한자체도 실제 에도 시대에 사용된 글씨체라고 한다. 실제로 서예는 <이카이>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문화적으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모양새다. <이카이>의 주요 타겟은 유럽과, 북미, 일본 게이머들이라고 한다. 정작 <이카이>는 스페인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세 사람은 소재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것 같았다. # BIC가 선택한 공포의 사운드 주인공 나오코는 무녀다. 무슨 사연이 있어 여사제가 되었는지는 게임을 하다 보면 알 수 있다고. 혼자 신사를 지키는 나오코는 구천을 떠도는 귀신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 플레이어는 신사에서 만나는 귀신들과 관련된 물건들을 재배치하고, 부적을 사용해 한을 풀어주게 된다. 공포 장르의 목적인 '깜놀'을 플레이어들이 만끽할 수 있도록 간단한 게임 플레이를 디자인했다고 한다.  게임은 굉장히 느린 흐름으로 진행된다.  어두침침한 신사에서 언제 어디선가 뭔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아 몸이 굳는다. 여느 호러 어드벤처 장르와 비슷하게 1인칭으로 진행되는데, '깜놀'을 유발하는 오브젝트를 피하기 위해 긴장한 상태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그렇지만 뭔가를 찾아내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기 떄문에 계속 두리번거려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왜 주인공 나오코는 혼자 신사를 지킬까? 귀신들은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 걸까? <이카이>의 귀신은 모두가 악령은 아니다. 개중에는 애처로움을 유발하는 캐릭터도 있었다. 개발진은 기존에 있는 미국식 좀비나 슈팅 또는 공상 호러 말고 아직 생소한 일본 호러를 개발하고 싶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카이>는 지난 BIC에서 베스트 오디오 상을 수상했다. 내가 다 자랑스러워진다. 아무튼 이 게임 오디오는 진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 내년 스팀 출시 예정, 퍼블리셔 찾는 중! <이카이>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재 스팀에서 데모를 다운받아 해볼 수 있다. 스팀에서 위시리스트에 포함 해주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니, 호러 장르를 즐기는 유저들은 꼭 방문해서 '찜'을 눌러주시길. 제작진은 현재 투자자 또는 퍼블리셔를 찾는 중이라고 한다. 관심이 있다면 연락 주시라!
게임 영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한번에 만난다
시네마테크 KOFA, 특별전 'GAMExCINEMA' 개최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가 게임 소재 영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GAMExCINEMA'는 게임과 영화가 어떤 식으로 발전하는지 탐구하는 상영 프로그램이다.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시네마테크에서 총 4가지 섹션의 게임 관련 영화를 상영한다. 섹션은 ▲게이머의 상상 세계를 충족하는 청춘영화 ▲게임을 원작으로 각색한 영화 ▲게임 개발자와 커뮤니티에 대한 다큐멘터리 ▲게임 엔진을 활용한 단편영화 등으로 이루어졌다. 마지막 단편 섹션은 KMDb VOD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일정은 오는 5월 19일부터 6월 9일까지. 상영작으로는 <반교: 디텐션>, <내언니전지현과 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이 포함됐다. <스트리트 파이터>, <모탈 컴뱃>(1995), <레지던트 이블>(2002), <슈퍼 마리오> 등의 극장판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게임 원작 영화의 최고봉(?)으로 여겨지는 <워크래프트>는 목록에서 제외됐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최영진 프로그래머는 "영화를 사랑하는 만큼, 또한 게임에 대한 애정이 깊어 이번에 두 예술 매체가 만나 탄생한 흥미롭고 소중한 작품들을 돌이켜보며 찬양하고 싶은 마음으로 특별전을 준비했다"라며 "상당수 관객은 이 상영 프로그램에 포함된 여러 극영화에 대해 작품성이 떨어지는 실패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게이머로써 그리고 컬트영화 애호가로써 이 작품들이 우리 극장에서 상영될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GAMExCINEMA'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KOFA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바로가기)
세븐데이즈는 왜, 3년이 지나도 여전히 호평인 걸까?
[리뷰] 버프스튜디오의 세븐데이즈 오리진 국내 개발사 버프스튜디오가 개발, 이달 초 스팀에 출시된 <세븐데이즈 오리진>은 굉장히 독특한 게임입니다. 클릭 하나로 모든 상호작용이 가능한 데다 등장인물도 적고, 플레이타임도 매우 짧은 '소박한 게임'이기 때문이죠. 컨트롤을 게임의 필수 요소로 꼽는 이에겐 애매한 타이틀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역시 처음 <세븐데이즈 오리진>을 접했을 땐 '소박한 인디 게임에 불과하다'라는 선입견을 품었습니다. 클릭만으로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게임에 대한 편견을 심어줬죠. 많은 인디 게임이 그러하듯, 단순히 스토리만 나열한 게임일 거라는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게임이 제시하는 '확실한 정답이 될 수 없는 선택지'들은 고민과 선택에 재미를 더했고, 해피 또는 새드엔딩으로 구분할 수 없는 회색빛 결말 역시 게임을 흥미롭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사실 <세븐데이즈 오리진>은 2018년 모바일로 출시된 <세븐데이즈>를 PC로 옮긴 것으로, 모바일 버전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원작 대비 애니메이션, 연출, 리소스 등은 변경됐지만, 게임의 기본 구조가 거의 비슷함을 감안하면 예상외의 흐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선택'의 재미가 큰 역할을 한 듯합니다.  유저들 역시 호평 일색입니다. 오늘(17일) 기준, <세븐데이즈 오리진>은 93%의 유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3년 만에 PC로 돌아온 <세븐데이즈 오리진>은 과연 어떤 게임일까요? 겉보기엔 작지만, 결코 소박하지 않은 국산 게임 <세븐데이즈 오리진>을 소개합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게임명: 세븐데이즈 오리진(7Days Origin) - 장르: 비주얼노벨 - 개발사: 버프스튜디오 - 퍼블리셔: 버프스튜디오 - 플랫폼: 스팀 - 출시일: 2021년 5월 3일 # 사람이 죽어야 움직이는 '나침반'으로 부활을 꿈꾸다 <세븐데이즈 오리진>은 주인공 '키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이름 외에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키렐은 사신으로부터 미션과 장비를 전달받는데요, 키렐의 장비는 누군가가 죽으면 목적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으로 주인공 근처에서 사망자가 나와야만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나침반은 게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누군가가 죽지 않으면 나침반을 작동시킬 수 없으며 현실로 돌아갈 수 없는 만큼, 주인공은 물론 주변 인물까지 흔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침반은 유저들마저 궁지에 몰아넣습니다. '부활을 위해 동료를 죽일지' 아니면 '나를 희생해 동료의 과제를 해결할지'와 같은 애매한 옵션 중 하나를 고르도록 유도하죠. 스토리 뿐 아니라 유저의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입니다. 다른 캐릭터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생전에 아꼈던 사람을 죽여야 부활할 수 있거나, 타인의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캐릭터도 등장합니다. 장비 역시 저승의 말을 전해주는 진혼의 목걸이와 타인의 의지로만 쓸 수 있는 산탄총 등 이색적인 것투성이입니다. 이처럼 <세븐데이즈 오리진> 등장인물의 장비와 과제들은 모두 '부활'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키렐의 나침반은 '누군가의 죽음'이 필요한 장비다 캐릭터들은 독특한 과제와 장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매력적인 건 '확실한 정답의 부재' 때문입니다. 타인의 과제를 해결해야 부활할 수 있는 필리오를 예로 들어봅시다. 필리오를 키렐과 연결할 경우 '필리오가 자살하면 키렐은 나침반을 쓸 수 있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동료의 죽음과 나의 부활이 교차되는, 회색빛 선택지에 해당하죠. 하지만 게임은 결정적인 순간 유저로 하여금 '부활을 위해 필리오를 죽일지', '동료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지' 고르게 합니다. 정답이 없는 만큼, 무척 까다로운 부분이죠. 게임의 선택이 더욱 까다로운 이유는 등장인물들이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리오는 첫 등장부터 기꺼이 타인의 부활을 위해 죽겠다며 희생적 태도를 보이고, 가장 먼저 만나는 동료 '힐데'는 무모할 정도로 주인공을 신뢰하고 지지합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입장에선 동료에게 몰입할 수밖에 없죠. 내 부활과 동료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유저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저들은 게임 내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 '7 데이즈 오리진', 소박하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7 데이즈 오리진>의 메인 콘텐츠는 '고민과 선택'입니다. 유저들은 소설책을 읽듯 가볍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중요한 순간엔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 주인공의 행동을 결정해야 합니다. 유저들의 선택은 인물의 행동과 엔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스포일러로 인해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기자는 첫 번째 결말에서 해피엔딩을 본 뒤 2회차에서는 다소 애매한 결말을 마주했습니다. 해피엔딩으로 연결되는 A 대신 B를 골랐음에도 새드엔딩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이야기를 본 건데요, 단순한 결말 대신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엔딩을 깔아 둔 셈입니다. 즉, 버프스튜디오는 모든 캐릭터에게 회색으로 칠한 장비와 과제를 부여한 걸 넘어 선택지와 결과마저 뿌옇게 설정함으로써 '선택과 고민'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듯했습니다. 규모는 다르지만, 텔테일의 <워킹 데드> 시리즈나 퀀틱 드림의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비슷한 구조였습니다. 기자는 이 부분에서 한참을 고민했다 그래서인지 게임이 갖고있는 '소박함'은 상대적으로 가려지는 느낌이 강합니다. 냉정히 말해 <7 데이즈 오리진>은 화려한 그래픽과 거리가 멀뿐더러, 배경이 되는 장소의 가짓수도 무척 적은 편입니다. 기껏해야 골목, 병원, 폐건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죠. 등장인물 역시 6~7명뿐입니다. 고민과 선택에 힘을 주되, 클리어 타임은 줄임으로써 유저들이 '소박함'을 느낄 수 없도록 설계한 듯했습니다. 다만, 이것만으로 <7 데이즈 오리진>을 부실한 게임이라 평하긴 어렵습니다. 숫자는 적지만, 캐릭터들은 확실한 개성을 갖고 있으며 선택지 역시 온통 정답 없는 회색빛으로 가득하죠. 비주얼 노벨, 인터렉티브 무비 장르가 갖춰야 할 '캐릭터성과 선택의 즐거움'은 확실히 갖춘 셈입니다.  게다가 이 게임에는 다회차 요소도 준비되어있습니다. 일러스트가 클리어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특정 분기에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는 옵션도 존재하죠. 소박하긴 하지만, 갖춰야 할 건 갖추고 있는 게임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배경이나 등장인물은 소박한 편이지만... 멀티 엔딩과 분기점 재시작 등 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 특별한 조작도, 퍼즐도 없지만... 한 번쯤 즐겨볼 만하다 <7 데이즈 오리진>에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회차 요소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엔딩의 가짓수가 많지 않다는 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또한, 일부 선택지 중에는 마치 '정답'을 강요하는 듯한 옵션도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A와 B 중 B를 선택하면 '무조건 죽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택에 따른 다양한 결과물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워야 하는 게임임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버프스튜디오의 행보에는 관심이 쏠립니다. 그들은 <7 데이즈 오리진>에 등장한 '아르고'의 이야기를 담은 <아르고의 선택>을 통해 세계관 확장에 나섰고, 게임 구조와 연출 부분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전작보다 낫다는 평가도 적지 않죠. 같은 세계관의 또 다른 게임을 출시하며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버프스튜디오가 선보일 타이틀도 기대해봄 직합니다. <7 데이즈 오리진>에는 특별한 조작도 머리 아픈 퍼즐도 없습니다. 해야 할 건 그저 꼼꼼히 스토리를 읽고 주어진 분기점을 두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뿐이죠.  게임이 제시하는 옵션은 하나같이 정답이 될 수 없는 회색 선택지뿐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체험할 수 있는 요소들은 어디에서도 쉽게 느낄 수 없었던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할 겁니다. 만약 선택과 고민에 힘을 준 스토리 게임을 선호한다면, <7 데이즈 오리진>을 한 번쯤 즐겨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