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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하면 돼지]: 좋아하는 영화를 계속해서 아끼고 거듭 다시 보기
영화를 좋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직접 영화를 만들고, 누군가는 같은 영화를 극장에서 'N차 관람' 하면서 계속해서 즐긴다. 누군가는 그 영화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글을 쓴다. 내 경우에는 '직접 영화를 만드는 것' 외의 모든 것이 포함되는데, 말하자면 특정한 영화나 특정 영화인(배우, 감독 등)을 '덕질'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라는 콘텐츠, 혹은 영화라는 무형의 매체 그 자체를 덕질 하는 것이겠다. 빙글에서 마련한 이벤트를 계기로 지난 한 해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스스로의 영화 덕질 라이프를 점검해보게 되었다. 덕질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방법은 물리적인 것을 모으는 일이다. 몇 년 전부터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티켓이 대부분 영수증을 겸한 종이표로 바뀌면서 영화표 하면 생각나던 특유의 이미지가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그 후 CGV에서 이런 아쉬움을 눈치챘는지 '포토티켓'이란 걸 만들었다. (최근에는 메가박스에서도 CGV의 포토티켓과 비슷한 서비스를 게시했다) 여느 책보다 두꺼울 만큼의 높이로 쌓인 저 포토티켓을 거슬러 올라가니 2014년 9월까지 흘러간다. 차마 수량을 세어볼 엄두가 나지 않아 대신 최근 티켓들을 몇 장 꺼냈다. 작년 연말의 <아쿠아맨>부터 최근 <메리 포핀스 리턴즈>, 그리고 CGV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재관람(4차)한 <스타 이즈 본> 등이 눈에 띈다. 포토티켓 모으는 분들이 꽤 늘면서 CGV에서는 포토티켓 전용 앨범도 출시했지만 나는 그런 것 안 쓴다. 위쪽 사진에 쌓여있는 포토티켓 옆에 나온 틴케이스가 지금 내 포토티켓을 수납하는 공간인데, 저게 다 차서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면 이 티켓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물론 그런 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2019년도 벌써 3월이 다가오고 있는데, 확실한 건 올해도 수십 장의 티켓들이 쌓이리라는 점이다. 한 가지 2018년의 가장 뿌듯한 일은, 영화 <쓰리 빌보드>를 보면서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재(옥외광고판)에 쓰인 문구를 따라 그대로 포토티켓을 만든 것이다. 물론 구글링 따위 하지 않고 직접 디자인 해서 만들었다. 포토티켓에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이미지 사이즈(가로x세로 px)는 구글을 검색해보긴 했다. 앞에서부터 각각 '죽어가면서 강간당했다', '그런데 아직도 못 잡았다고?', '어떻게 된 건가, 윌러비 서장?'이라는 내용으로, 영화 <쓰리 빌보드>에서 단지 소재를 넘어 극 중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모티브다. 그러나 포토티켓은 기초 중의 기초(?)라고 할 만하다. 전단이나 포스터, 엽서 등 좀 더 물리적인 성질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 영화 덕질계에는 많이 있다. 전단이야 개봉 몇 주 전에 각 영화들마다 전국 극장에 뿌리는 것이니 쉽게 구할 수 있고, 2절이나 대국전 크기의 포스터나 각종 엽서는 영화사에서 마련하는 여러 이벤트(IMAX 예매 이벤트, N차 관람, 리뷰 이벤트 등등)를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최근에는 주로 예술 영화를 중심으로 영화 홍보를 위해 제작한 굿즈를 관람 후 증정하는 '스페셜 패키지 상영'이 늘었다. 하나 더, 뒤에서 또 얘기하겠지만 DVD나 블루레이를 구입하면 예약 구매 혹은 초판 한정으로 포스터나 엽서 같은 증정품을 얹어주기도 한다. 앞선 사진과 포스터의 배치가 다소 다른 걸 볼 수 있다. 지금 거주하는 곳으로 이사온 후, 이 책상은 마치 삼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것처럼 답답했다. 엽서든 포스터든 뭐라도 붙여야겠단 생각이 들어 나만의 '영화의 벽'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여름맞이, 겨울맞이 등 일정한 주기를 두고 몇 개월마다 포스터 배치를 바꿔보기도 하고, 기존의 것을 떼고 다른 걸 붙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처음엔 스카치 테이프를 떼서 양면처럼 만들어 뒷면과 벽 사이에 붙이기도 했고, 지금은 마스킹 테이프를 써보고 있는데 이게 벌써 몇 개월이 지나서인지 어떤 건 괜찮은데 사진의 <라라랜드>처럼 조금 큰 포스터의 경우에는 테이프가 세월(?)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떼어지기도 한다. 다시 스카치 테이프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이 영화의 벽은, 고스란히 자신의 취향이 담긴 것이다. 좋았던 영화, 블루레이를 소장하고 있는 영화, 너무 좋았던 영화, 아주 좋았던 영화, 진짜 좋았던 영화, 극장에서 일곱 번 본 영화 등. 앞서 영화의 물리적 성질을 이야기 한 건, 영화라는 게 사실 스크린 안에서 영상이 끝 모를 듯 펼쳐지고 나서, 그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설 땐 오로지 머리와 마음에만 영화가 남아 있을 뿐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티켓이나 포스터, 엽서 같은 것들은 그 영화를 좀 더 오래 기억하고, 나아가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성질의 것으로 만들어준다. 각종 뱃지들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물성을 체감하게 해주는 최고봉은 블루레이와 DVD다. 요즘에야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도 영화를 많이 볼 수 있고 IPTV나 VOD 매체가 발달했지만, 턴테이블에 LP를 돌리거나 CD플레이어에 CD를 넣듯 영화가 담긴 디스크를 넣고 영화를 재생하게 해주는 블루레이와 DVD는 내게는 최고의 매체다. 물론 이건 정말 비효율적인 일이다. 영화 티켓값보다 훨씬 비싼(블루레이 기준 보통 3만원이 넘는다.) 값을 주고 사야 하고, 책처럼 진열하거나 수납할 공간이 필요하며, 디스크를 컴퓨터나 전용 플레이어에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비효율적인 수집 행위의 모든 장점은 '만질 수 있는 영화' 하나로 귀결된다. 블루레이나 DVD에 담긴 각종, 제작진의 인터뷰나 촬영 현장의 스케치 영상, 주요 삭제 장면 등의 보너스 콘텐츠는 덤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일도 있었다. 2018년 2월 ~ 3월 당시 극장에서 본 영화 중, 북미에서는 이미 2017년에 개봉한 영화이다 보니 해외에는 블루레이가 이미 출시되어 있는 영화도 있었다. 집에서 그 영화들을 너무 다시 보고 싶은데 아직 극장 상영 중이라, 하루에도 몇 번씩 아마존 사이트를 드나들며 블루레이를 검색했다. 그 중 <쓰리 빌보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북미판 블루레이를 결국 구입했다. (DVD는 우리나라와 미국이 지역 코드가 달리 분류되지만, 블루레이는 어쩐 일인지 우리나라와 미국의 지역 코드가 같다. 그래서 문제없이 재생할 수 있다.) 물론 국내화된 자막 같은 걸 포기하고 영상을 택한 것이지만, 운 좋게도, 아주 드물게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쓰리 빌보드>의 경우 국내 극장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한 번역 자막(황석희 번역가)이 삽입되어 있었다. 두 영화는 국내 개봉과 비슷한 시기에 북미에서 블루레이가 출시되었고 각각 소니와 폭스의 직배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쉽게도 <셰이프 오브 워터>의 북미판 블루레이는 영어와 스페인어만 지원한다. 현재는 위 사진의 세 영화 모두 국내판 블루레이가 정식 출시되어 있다.)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 나누는 모임을 한동안 진행하면서 참석자들에게도 나름의 비슷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해외 이미지들을 활용해 일종의 포토티켓과 같은 카드를 만들었다. 초기에 만든 것들은 별 다른 실용성이 없었는데, 나중에는 앞면에 영화 이미지를 담으면서도 뒷면에는 각자 메모를 하거나 감상을 적어볼 수 있는 여백을 만들었고 크기도 좀 더 크게 만들었다. 영화 덕질의 방법은 이렇게 다양하다. 아래 사진의 경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볼 당시 스필버그와 관련된 책이나 영화의 원작, 스필버그 감독의 다른 영화들 중 내가 갖고 있는 DVD, 스필버그 감독에 대한 글이 실린 영화잡지 등을 모두 꺼내며 본격 '레디 플레이어 원 덕질'을 시작했었다. 이건 절대로 내가 똑똑해서 할 수 있는 '통섭' 같은 게 아니다. 물론 똑똑해지고 싶다는 바람은 있다. 혼자서 하는 덕질도 소중하고 좋지만, 조금 더 삶의 질(?)이 높아지는 방법은 나와 취향이 비슷한 이들과 그 덕질을 함께하는 것이다. 내게는 만나면 음식 사진이나 서로의 사진이나 셀카 같은 건 단 한 장도 찍지 않으면서 오직 서로가 (자주 만나지는 못해서 대체로 다시 만나려면 몇 달이 걸리곤 한다) 그동안 쌓아온 각자의 덕력(?)을 뽐내며 서로 굿즈나 카드 같은 것들을 하나 둘 꺼내놓는, 그런 지인들이 있다. 커피 마시고 밥 먹고 다시 커피. 점심 때 만나서 저녁에 헤어지는 이 사람들과는 영화 이야기와 책(주로 시, 소설 등)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내게 있어 빙글은 사실상 혼자의 기록을 이따금 남겨두는 저장소 같은 곳인데, 2019년의 작은 목표 같은 것을 하나 더 만들어보자면, 이 소중한 공간을 주변 사람들과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영화덕질 이야기는 2박 3일 정도 더 글로 늘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은 내 몇 안 되는 지인에게 빙글 앱 설치를 권유하러 가야겠다. 이제 3월이 다가온다. 영화와 함께 내 봄날도 따뜻했으면 좋겠다.
[책추천] MBTI 성향 별, 맞춤 책
당신은 어떤 유형인가요? ISTJ 소금형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는 성격인 당신! 이 책을 읽고, 삶의 지혜와 부의 철학을 일깨울 수 있을 거예요 :) 부자의 언어 존 소포릭 지음 | 윌북 펴냄 > https://bit.ly/2xwAQ78 ISFJ 권력형 성실하고 온화하며 협조를 잘하는 당신!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 더 큰 내가 되길 :) 열한 계단 채사장 지음 | 웨일북 펴냄 > https://bit.ly/2VkSEv4 INFJ 예언자형 사람에 관한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당신! 소설 속 인물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즐길 것 같네요 :)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 푸른숲 펴냄 > https://bit.ly/2VgTd8Y INTJ 과학자형 전체를 조합하여 비전을 제시하는 당신!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믿는 힘이 주인공과 닮았어요 :) 마션 앤디 위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 https://bit.ly/2KhajND ISTP 백과사전형 논리적이고 상황 적응력이 뛰어난 당신! 타인의 신뢰를 얻는 데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는 카네기와 닮았어요 :) 사람을 움직이는 처세술 데일 카네기 지음 | 지성문화사 펴냄 > https://bit.ly/2xsZgyl ISFP 성인군자형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겸손한 당신은 나무보다 숲을 보는 타입 :) 일상에서 철학적인 질문으로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길! 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밤 김한승 지음 | 추수밭 펴냄 > https://bit.ly/3etB4MJ INFP 잔다르크형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고 싶은 당신! 당신과 당신을 둘러싼 세계를 넓혀줄 책 :) 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 지음 | 김영사 펴냄 > https://bit.ly/2ynau7t INTP 아이디어형 뛰어난 아이디어로 남다른 시선을 갖고 있는 당신! 예술가 프리다 칼로를 만나 그녀의 인생도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길 :) 프리다 칼로, 내 영혼의 일기 프리다 칼로 지음 | 비엠케이 펴냄 > https://bit.ly/2KbDTUZ ESTP 활동가형 친구, 운동, 음식 등 삶의 다양함을 선호하는 당신!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 나만의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돼줄 책! 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 문학동네 펴냄 > https://bit.ly/2yoMQrn ESFP 사교형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사교적이고 우호적인 성향의 당신 :) 트렌드에도 민감한 당신에게 추천하는 신인류 행동 양식이 담긴 책! 포노 사피엔스 최재봉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 https://bit.ly/2S3i1zx ENFP 스파크형 열정적인 성향으로 새로운 관계가 두렵지 않은 당신! 담백한 1일 1지식으로 대화를 이끌 수 있을 거예요 :)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데이비드 S. 키더 외 1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 https://bit.ly/2yoNMvI ENTP 발명가형 풍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즐기는 당신 :) 파피용 속 자유로운 이야기가 당신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줄 거예요!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펴냄 > https://bit.ly/3bkMXma ESTJ 사업가형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당신! 유대인의 생각이 담긴 책으로 당신이 선호하는 범위가 넓어질 거예요 :) 1% 유대인의 생각훈련 심정섭 지음 | 매경출판 펴냄 > https://bit.ly/3bl4tGZ ESFJ 친선도모형 타인에게 상냥하고 가끔 봉사도 하고 싶은 당신, 그렇지만 힘들면 힘들다고 투정도 부려보세요. 지칠 때 읽으면 좋아요 :) 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다이어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 https://bit.ly/2RO0OJZ ENFJ 언번능숙형 타인의 성장을 도모하고 협동하는 걸 즐기는 당신에게 어릴 적 읽었던 책을 다시 읽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기운을 주는 책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 동녘 펴냄 > https://bit.ly/2XRPU9Q ENTJ 지도자형 비전을 갖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당신, 한국인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시와 명화로 마음의 안정감을 찾아줄 책!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윤동주 외 17명 지음 | 저녁달고양이 펴냄 > https://bit.ly/2xHJu2D 플러스 정기구독 신청 더 알아보기 > https://bit.ly/3akPBHn
영화 '줄리 & 줄리아'(2009) 기록
1.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2019)에서 '조'에게 '에이미'가 해준 이 말을 오늘 떠올렸다. "계속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돌아보고 생각할수록, 반복해서 볼수록, 그리고 이야기할수록, 더 소중해지는 것이어서. 말하자면 메릴 스트립의 많고 많은 영화들 중 <줄리 & 줄리아>(2009)를 고른 순간에서부터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마친 뒤에 늦은 밤 서로 아쉬움에 각자의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까지. 한 편의 영화를 만나는 경험은 그것의 물리적 상영시간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2. 2002년의 뉴욕 퀸즈의 '줄리'(에이미 아담스)와 1949년 파리의 '줄리아'(메릴 스트립) 사이에서 일어나는 시공간을 넘어선 유대와 교감은 어떻고, 요리와 일상 이야기로 8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은 '줄리아'와 '에이비스'(데보라 러쉬)의 교류는 어떠하며, 마감을 설정해두고 1년 동안 매일 요리 레시피를 실행에 옮긴 기록을 블로그에 써 내려간 '줄리'의 여정과 영어로 된 프랑스 요리책이 없어서 그걸 몇 년에 걸쳐서 자신이 직접 쓴 '줄리아'의 여정이 하나의 서사로 만나는 이 아름답고 다정한 방식은 또 어떤지.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라면 아주 긴 글을 써야만 한다. 3. 요리를 하기 앞서 달걀이 신선한지 살펴보는 일과 아무도 안 읽을지도 모르지만 계속 기록하는 일은 서로 닮아 있다. 계속 기록하다 보니 소중한 이야기이자 자산이 되어 있는 일이, 계속해서 요리하고 실패하다 보니 책이 되는 일과 닮았다. 어떤 재료들을 일정한 방식에 따라 조리하면 특정한 요리가 된다. 50년 전 '줄리아'가 먼저 걸었던 길을 '줄리'는 '줄리아'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함께 걷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줄리아'와 '줄리'가 전문 요리사인지가 아니다. 오직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서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만이 중요하다. 그것이 홀로네이즈 소스든 뵈프 부르기뇽이든 상관없다. 그게 영화 <줄리 & 줄리아>(2009)가 가진 태도이자 품격이다. 당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영화가 한 편쯤 있기 마련인데, 지금 내게는 그게 <줄리 & 줄리아>라고 말하겠다. 뛰어난 연출가이자 각본가였던 노라 에프론이 주는 귀중한 선물이다. 4. 이 시간을 기다렸다고, 영화를 보는 방법을 알게 해 주는 시간이었다고,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가치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고, 이 영화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있어 내내 일렁이는 저녁이었다. 내가 준비한 이야기는 얼마 되지 않고, 그 나머지의 모든 것들은 당신이 채워준 것이라고 다시 말하고 싶다. (2021.06.12.) http://cineend.com/movie_is/202106_meryl.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