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에 말한 바와 같이 어차피 결선 투표로 갈 지역이 많고, 그때 가 봐야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승자 아닌 승자는 다름 아닌 극우파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이었다. 설사 결선 투표에서 공화국을 수호하자는 식으로 하여 FN 후보들을 대거 떨어뜨린다 하더라도, 르펜이 점점 지지세를 넓혀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틀림이 없다. 오죽하면 르펜 사진을 1면에 올리는 신문이 많았을까?
(가끔 르펭, 르팡 등등으로 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뭐라 할 말은 ... 없다.)
예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마린 르펜은 정말 뭐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좌충우돌, 막가파 식의 정치인이다. (그런데 원래 변호사이시다!)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민전선 리더십 위기 당시 정적들 물리치는 것 보면, 하우스 오브 카드 저리가라는 식이기도 했고, 토사구팽도 착실하게 진행하여 현재는 FN을 완전히 자신의 당으로 만든 인물이다. 아버지한테 그것 하나는 확실히 물려 받은 모양.
자, 정리해 보자. 마법의 숫자 3 가지이다.
1. 올랑드 대통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있나?
있다. 당연하다. 사실 대통령 임기 중반 즈음에 있는 지방선거는 거의 항상 집권당에게 불리했었다. 사르코 때에는 사회당이 석권했었고, 내가 자주 언급했던 1983년 미테랑 정권의 위기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사회당이 궤멸에 가까운 성적을 냈던 때가 1983년이었다. 총리 이하 각 부 장관의 내각 개편이 일어날 일이기도 하다.
2. FN을 선택한 이들은 과연 결선 투표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흥미로운 의문이다. 극우파이기 때문에 우파인 UMP를 찍는다거나, 나중에 UMP와 보조를 같이 하지 않을까, 혹은 길잖을 미래에는 아예 연합을 맺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마린 르펜의 목표가 UMP의 말살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그냥 우파를 다 흡수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UMP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둘이 대화와 협력(!)은 가능하다손 치더라도, 지지자들의 마음이 합쳐질지는 과연...이라 할 수 있겠다.
3. 혹시 기권율은?
매번 할 때마다 기록을 갱신하는 기권율은 이번에도 최고로 약 40%였다. (왠지 기권율이 높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면 착각입니다.) 이 높은 기권율의 이유는 아무래도 1번 항목과 일치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주 일요일, 결선 투표 때에도 기권율이 높을까?
그건 알 수 없겠지만, 일단 (곧 교체당할지도 모를) 총리는 FN 후보들의 당선을 막기 위해 "공화국 전선(front républicain)"을 직접 설파하고 있지만 UMP는 이미 깔끔하게 "반사"했다. 어차피 이번 지방 선거에서 승리했으니 느긋하게 결선투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이 모두 르펜 사진만 찍는 것이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