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트콤 '빅뱅이론'. 각각의 등장인물은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을 연구한다. 사진 : CBS 시트콤 '빅뱅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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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항상 옳다
【김웅진 해양생물게놈 연구원, 前 칼텍 게놈센터 소장】오늘날의 과학은 가장 잘 증명되고 정립된 정보와 지식의 체계이며, 따라서 과학교과서는 매우 신뢰할 만한 지침서이다. 일반적으로, 과학적 사실들은 맞다고 보는 것이 옳다.
과학이 옳다고 하면 옳은 것이고 과학이 틀렸다고 하면 틀린 것으로 보면 된다. 일반인들은, 잘 확립된 과학적 사실과 법칙이 수록된 과학교과서를 표준으로 삼으면 된다. 무엇이든 과학교과서의 내용과 충돌을 일으키는 것은 틀린 주장으로 간주하면 거의 옳다.
과학은 아무렇게나 씹으면 씹히는 것이 아니다. 다이아몬드는 가장 단단한 광석이므로, 다이아몬드로만 긁을 수 있다. 과학은 과학으로만 수정이 가능하다.
과학이 결코 완전하거나 무오한 것은 아니지만, 과학의 오류를 발견하고 증명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현재 밝혀진 과학적 사실과 법칙들 중 어느 것이든 반박하고 잘못됨을 증명하면 그는 최고의 영예를 얻을 것이다. 그만큼 반박이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과학은 유일하게 반증을 환영하는 시스템이다. 과학은 자신의 신념을 뒤집어엎고 새로운 이론을 여는 천재를 극구 환영하며 영웅시한다.
과학의 내용만 다 알면 모든 것을 다 아는 건가? 물론 아니다. 많이 알면 알수록 의문은 더 많아진다.
그러나 과학을 연구하지 않는 일반인들로서는 과학을 깊이 신뢰하는 것이 백번 편리하고 유익하다.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에 대해 이견을 갖는다면, 과학을 전공하고 연구를 해서 밝혀야 한다. 막연한 반대는 ‘달을 보고 개가 짖는 것’과 같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도를 처음 그릴 땐 모든 것이 부정확했지만 계속되는 발견을 통하여 점차 완성되어갔다. 과학 또한 많은 발견과 연구를 통하여 성숙의 단계를 맞이했다. 사진 : flickr
지도를 그려가듯 과학을 완성해 가다
흔히들 오해를 하듯 과학은 철따라 유행 따라 변하는 것인가? 그 오해를 해소하고자 한다.
17세기부터 20세기 사이의 과학은 많은 변화를 보였다. 워낙 중세의 암흑기동안 인간의 이성과 과학이 말살되었던 터라, 거의 백지상태에서 16세기부터 시작된 과학은, 천문학, 물리학, 해부학, 지구과학과 지각변동, 고전물리학과 현대물리학, 생물학, 등 제 분야에서 무수히 많은 새로운 발견을 이루었고, 초기의 여러 엉성한 오류들이 수정되기도 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과학의 발달과정을 지리적 발견과 세계지도의 완성에 비유해 보자.
지리적 발견이 시작된 때에는 지구상의 대륙과 도서들, 산과 하천, 대양, 해구 등을 대부분 알지 못했고, 그나마 아는 것들도 부정확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과거의 지도는 실제의 지구모습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고, 지난 수세기 동안 많은 새로운 발견과 수정이 이루어 졌다.
오늘날 지도는 지구의 실제적 모습을 매우 근사하게 반영하게 되었고, 구글위성지도가 존재하는 오늘날, 지도는 성숙단계에 이르렀고, 새로운 대륙이나 지형이나 섬을 추가로 발견하거나 수정을 가하는 일이 매우 어렵게 되었다. 거의 완성단계이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처음 시작한 과학은 미지의 자연을 탐구하며 지난 400 년간 수많은 사실과 법칙을 발견해 왔고, 기하급수적 연구와 발견은 잘못된 사실과 이론을 수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학은 20세기 말 이미 성숙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극대와 극소의 세계는 아직도 기술적 한계로 인해 교착상태이나, 적어도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영역, 태양계와 지구의 물리학, 화학, 생물학은 크게 볼 때 거의 완성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동설, 세포설, 진화현상의 기본은 이미 정립되었고 변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자연에 완전히 수렴한 이론은 바뀌지 않는다. 사진 : shutterstock
물론 과학은 부단히 발전하고 있고, 아직 생물의 세부적 기작과 기상현상 등 디테일은 더욱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고전물리학과 화학, 그리고 생물학의 골격인 진화현상과 유전현상, 분자생물학의 기본은 이미 정립되었고, 이들의 대부분은 변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어떤 이론의 완성을 1 이라고 본다면, 지동설이나 세포설, 진화현상은 1 이다. 그리고 현재 각 급 학교의 과학교과서에 수록된 내용들은 거의 다 1 이거나 1 에 매우 가까운, 확실한 이론과 사실들이다. 이들은 장차 반박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과학에는 확고부동한 목표가 있다. 그것은 객관적 실재, 즉 자연과의 부합,일치이다.
그러므로 과학이론은 반드시 자연에 수렴한다. 자연에 완전히 수렴한 이론은 바뀌지 않는다. 자연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이론은 유행처럼 심심하면 바뀌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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