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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사랑 / 한병진

늦가을 사랑 / 한병진(韓秉珍)


산길에서
네모습 고이안아
가슴골 가득 쌓아놓고
강가에서
흘려보내는 눈물은
물길속에 너를 잊었기 때문이다

영원하지 않은들
잠시 슬퍼하지마라
천년 물길도 밤마다 울었단다

낙엽 흩으린 바람으로
함께한 치맛단도 흔들렸지만
붉은 드레스 였기로
그날 이후 나를 잊었으려나
내게는 너무 긴날이였기로
단풍이 산야에서 부르다 지쳤으리라

잠시 꿈결이 아니였다면
영원한 것도 있으리라는
부질없는 바램으로 지쳐가진 않으리라

화살을 내려놓자
과녁도 붉으스런 심장만큼 뛰지만
사랑했을 모든것도 창살엔 어둠뿐이다
불사룬 가을 어느 들녁에서
찬 입술로 사랑과 운명을 새겼을지라도
드레스 치맛단에 던져준 장미는 시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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