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ntfix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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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축구 클럽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PL, 분데스리가, 라 리가 그리고 세리에 그 밖에 수 많은 리그들의 수 없이 많은 클럽들을, 어쩌면 한번도 가보지 못한 그 클럽을 멀리 있는 한국에서 응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의식이 미치는 모든 것에 알게 모르게 가치를 부여하면서 산다. 쉽게 말하자면 ‘돈 많이 주는 직장이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이거나’ 이런 식의 가치 판단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글 처음의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겠다. ‘당신이 당신의 팀에 가장 크게 부여해서 지금까지 응원하고 지켜보게 만든 가치는 무엇인가?’ 물론 프로 스포츠니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지사라 논외로 쳐야겠다. 많은 축구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자면 대충 어떤 선수를 응원하다 팀의 서포터가 됐다는 답변이 주를 이루고, 그 외에 팀의 구구절절한 역사와 그로 인해 생겨난 독특한 스피릿에 끌려 팬이 되었다는 답변도 다수 있다. 나를 예로 들자면, 처음 지구 방위대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화려한 영입과 스쿼드 때문에 한번 가보지도 않은 마드리드의 팬이 되었다. 리버풀팬인 친한 친구는 노동자 계급으로 시작했다는 깊은 역사와 ‘제라드’라는 선수 덕분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스탄불의 기적’이 자신의 애정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축구팬 개개인은 각자 자신만의 가치 판단으로 자신의 애정을 확립하곤 하는데, 오늘 풀어내보고자 하는 클럽은 여러 클럽 중에서도 참 독특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바로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응원하지 않으면 한국 사람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있었을만큼 이 클럽이 한국에서 가지는 여러 가지 힘은 대단하다. EPL에 최초로 발을 딛은 영원한 주장 ‘박지성’ 때문에 그럴 것이며, 맨유라는 클럽이 한국이라는 시장을 매우 중요히 여기고 있다는 이유도 있다. 물론 박지성이 영국에 진출하기 전부터 맨체스터의 서포터였던 팬들도 많을 것이지만 박지성이 진출한 후로 폭발적으로 맨유의 팬이 늘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점이 있다. 언제 이 클럽의 팬이 되었나를 떠나서 다수의 맨유 팬들에게 팀의 스피릿에 물어보고 있자면 심심찮게 ‘감독’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이쯤 되면 모두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했으리라 믿는다. 맨유의 껌 씹는 감독, 불같은 헤어드라이어 그리고 영원한 맨체스터의 레전드 ‘Sir. Alex Ferguson'이다. 26년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단 하나의 팀을 이끌며 영국과 세계 무대 어느 것 가리지 않고 28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감독이며 트레블이라는 업적으로 기사 작위까지 받은 위대한 맨체스터의 영웅이라고 한다면 만족스러운 표현이 될까. 이렇게 세계의 모든 축구 감독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퍼거슨 경을 빼놓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퍼거슨 전에 현재 축구클럽의 시스템을 만든 또 하나의 전설적인 감독 'Matt Busby'(매트 버스비)가 있다. 이 두 감독이 어떻게 현재의 맨유를 만들어 냈길래 많은 맨유의 상징이 되었을까. 이 두 감독이 이룬 것들을 통해 위기의 맨유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조심스럽게 잡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매트 버스비는 1945년부터 1969년까지 맨유의 사령탑을 맡아 현대 축구 클럽의 기틀을 잡았다고 평가받는다. 현재의 유소년 시스템을 확립하였으며, 감독의 훈련 자율권과 선수 선발 권리 보장 등 현재 클럽 감독이 가지는 폭넓은 권한과 그에 맞는 책임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정했고, 클럽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적지 않은 예산을 그에게 안겨줬다. 팀은 기대에 부응해 최상위권으로 올라갔고 몇 년간 리그의 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팀의 노쇠화에 따라 성적 또한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버스비 감독은 또 한번 클럽의 방향을 결정지을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기량이 만개한 선수들이 팀을 이탈하는 경우 그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가'에서 시작한 물음이 일명 '버스비의 아이들(Busby Babaies)'라는 표현을 낳게 된다. 팀의 미래에 가치를 두고 어릴 때부터 투자하고, 십대 후반부터 약 십여 년간 팀에 공헌하게 한 뒤 명예롭게 은퇴하는 이러한 선수들의 시작이 버스비로부터 온 것이다. 그 유명한 보비 찰튼, 던컨 에드워드 그리고 조지 베스트 등, 이런 유소년 팀은 클럽의 부흥만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맨체스터 지역에서 이 클럽이 가지는 의미 자체에 크나 큰 가치를 부여했다. 그리고 이 유소년 팀을 전부 자질 있는 아이들로 만들기 위해 버스비는 영국 전 지방을 돌아다니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고, 특히 던컨 에드워즈의 경우에는 버스비가 한밤 중에 집으로 쳐 들어가 침대에서 자고 있던 에드워즈와 반강제로 계약한 일화가 있을 정도다. 이렇게 버스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20여년 동안 유럽을 질타했고, 여러 면에서 축구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데 그렇다면 그 후임 감독들은 어땠을까? 20여년 동안 팀의 정신적인 지주로 막강한 카리스마와 권한을 휘두르던 버스비가 퇴장하자 맨유 역시 끝없는 추락을 보여준다. 사실 이 시기 영국의 국내 사정 자체가 너무 좋지 않았고 사회적 혼란이 극심했기 때문에 축구장에도 그 여파가 미치긴 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맨유의 추락은 충격적일 정도 였다. 토미 도허티, 데이브 섹튼, 론 앳킨슨 등의 감독들이 FA컵 정도는 되가져 왔지만 버스비의 발 끝도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에서 다시 한번 맨유의 20년을 책임질 사람이 도착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마침내 알렉스 퍼거슨이 등장한 1986년, 그와 함께 맨체스터의 두 번째 영광이 시작된다. 처음 퍼거슨이 맨유에 도착했을 때 그는 'I wanted to build right from the bottom'이라 자신의 방향을 결정했다. 자신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과감한 팀의 개혁을 단행했고, 모두들 알다시피 금방 개혁의 효과가 나타나진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건너온 폭군 에릭 칸토나와 폴 인스 그리고 찬란한 퍼기의 아이들의 시작에 있고 현재 감독대행까지 맡고 있는 라이언 긱스가 등장하면서 맨유의 전환점이자 퍼거슨의 창대한 업적의 시작인 92-93 시즌 우승을 차지한다. 퍼거슨이 비록 차근차근 준비하고 또 준비한 맨유가 옛 영광을 되찾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맨유가 영국 축구와 문화 전반에 우뚝 선 아이콘이 되기 시작한 것은 실력만이 아니었다. 1997년 보수당의 장기집권이 종료되고 토니 블레어 총리가 취임하면서 영국 문화에 대 혁신의 바람이 분다. 그것이 바로 ‘쿨 브리타니아’라는 구호의 개혁정신인데, 블레어 총리는 ‘젊은 영국’이라는 역동적인 문화의 힘을 토대로 ‘새로운 노동당, 새로운 영국’을 이루고자 했다. 이를 위해 사회, 문화, 예술 전반에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혁신이 추구되었고 특히 프리미어리그로 대표되는 ‘스포츠’가 그 최고의 자리에서 아이콘 노릇을 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가리지 않고 영국인들은 축구에 열광해왔기 때문에, 그리고 그 뿌리가 깊기 때문에 젊은 영국의 선봉장으로 ‘축구’가 대두된 것은 매우 당연했다. 축구 자체는 모든 연령층을 포괄하면서도 역동적인 힘을 사회 전반에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영국 젊은이들의 첫사랑, ‘베컴’과 ‘빅토리아’의 결합은 영국 문화의 폭발의 정점이었고 이는 고스란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형의 자산이 된다. 연예인보다 더 큰 지지를 받으며 경기를 했던 그 시절을 라이언 긱스는 이렇게 회고했다. “프리미어리그도 쿨 브리타니아 시대에 발전하기 시작했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더 많은 관심을 받았고 발전했다. 쿨 브리타니아 시대에 축구를 한다는 것은 꽤 흥분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맨유의 찬란한 90년대 후반에 ‘쿨 브라타니아’의 긍정적인 영향만 있었을까? 그랬다면 퍼거슨이 빛나는 별이었던 베컴에게 소리를 지르지도, 스페인으로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문화의 성지 ‘올드 트래포드’를 진두지휘해야 하는 퍼거슨의 고충은 날로 커졌다. 그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통제하길 바랬고 선수들 전에 하나의 ‘팀’이 되길 원했다. 팀의 성적에 팀 내, 외부까지 모두 컨트롤하고자 했던 퍼거슨은 자신의 카리스마를 그 수단으로 삼았고 카리스마의 토대에 자신의 권위를 더욱 더 다져나갔다. 역설적으로 문화의 아이콘이 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유지하면서 더 진보하게 하기 위해 퍼거슨은 더 독재해야했고, 강해져야했으며 더 강력한 권위를 쌓아야 했던 것이다. 이 와중에 클럽의 주인이 바뀌는 등의 위기는 있었지만 이 와중에도 선수단 운영에 관한 전권을 주장하며 더 단단히 맨유를 지켜왔다. 결국 문화의 아이콘이 됨으로써 발생할 여러 부정적인 측면들을 억제하고 때로는 빈약했던 스쿼드에 경쟁과 헌신을 강제하고, 때로는 더블 스쿼드를 가져서 발생하는 선수들의 불만을 억누르며 팀을 최고에 자리에 계속 세워뒀던 것은 퍼거슨의 ‘당근’과 ‘채찍’이라는 두 가지 카리스마였던 것이다. 이렇게 버스비가 만들어내었고, 퍼거슨이 정점을 찍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스 시스템, 팀의 이기고자하는 정신, 막강한 감독의 권리과 책임 등 모든 무형적, 유형적 자산들이 ‘Sir 퍼거슨’이 떠나면서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선수단을 휘어잡을 만한 카리스마가 없는 모예스 감독은 부임부터 퍼거슨이 힘을 실어주었으나 그 한계를 드러냈고 결국 팀을 유로파에도 진출하지 못하게 만들며 한 시즌만에 경질되었다. 여러 전술적인 문제들과 선수단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사실 모예스 혼자 퍼거슨의 카리스마가 빠진 맨유를 단박에 휘어잡지 못했다는 점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순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퍼거슨이 처음 부임하던 80년대가 아니기에 장기간에 걸친 리빌딩을 참아 줄 클럽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언 긱스 감독 대행을 필두로 또 한번 ‘퍼기의 아이들’이 OT에 모였다는 것은 감독의 카리스마를 맨체스터 출신 영웅들의 권위로 우선 메우겠다는 복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조차도 잠시의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것은 클럽이나 팬들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맨유가 할 수 있는 선택 중 가장 최상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맨유가 전환점을 맞이하도록 강한 힘을 실어주었던 ‘쿨 브리타니아’를 대체할만한 것이 없다는 점이다. ‘쿨 브리타이나’가 프리미어리그와 맨유를 문화 전반의 아이콘으로 올려두고 나서 선수단에는 천금같은 자긍심과 자신감이 생겼고 대를 이어 많은 선수들이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싶어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리고 노(老)감독의 강력하고 노회한 카리스마는 무한경쟁을 통해 맨유의 선수단을 담금질해왔고 이게 맨유의 힘의 근간이었다. 하지만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신임 감독이 자신의 권위를 세우게 해 줄만한 시간적 여유조차 없다. 부자는 망해도 삼대는 간다 했지만,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해 이미 자본의 논리가 깊이 박혀버린 축구클럽들에게 잠깐의 순위 하락은 즉각적인 자본의 철수를 의미한다. 요컨대 풍부한 자본이 유입된만큼 합당한 결과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클럽이 웨인 루니에게 거액을 안기면서까지 재계약을 한 점은 올 시즌 가장 잘 한 일 리스트 제일 위에 있어야 한다. 맨유가 그동안 보여온, 시쳇말 하자면 ‘꾸역승’이라고 표현될 일종의 이기는 힘 ‘위닝 스피릿’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가 루니였고, 순위가 급하락한 지금도 루니 홀로 고군분투하는 경기가 많다. 웨인 루니를 중심으로 선수단에 예전의 ‘쿨 브리타이나’가 가져왔던 자신감과 자신들이 영국을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새로이 심어야만 맨유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더 이상 맨유에는 감독의 카리스마도, 쿨 브리타니아 같은 천금같은 흐름도 없다. 현재 후임 감독으로 네덜란드의 루이스 반 할이 언급되고 있는데, 로이킨을 코치로 데려간다 어쩐다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다만 반 할이 아직 네덜란드의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고 올 해 브라질 월드컵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월드컵 종료 후 맨유로 부임하더라도 빠르게 팀을 재정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그가 부임해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며 다시 맨유를 정상화시킬수도, 혹은 모예스처럼 실패자로 올드 트래포트를 떠날 수도 있다. 누구도 해보기 전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어떠한 감독이 오든 현재 맨유가 처한 상황이 그리 쉽게만 판단하고 정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근 50 여 년 동안 단 두 명의 감독이 한 팀을 만들어 왔다는 것은 그 기간만 두고 보더라도 쉬이 감당키 힘듬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한 때 첼시의 감독직을 두고 ‘독이 든 성배’라고 칭했던가.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직은 무려 '26년간' 묵어 온 독이 들어 있는 성배다. [Info From] *Naver cast - 축구대백과 'MU'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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