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eckim
6 years ago5,000+ Views
시간을 가지고, 자기의 세계 같은 것을 조금씩 만들어왔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런 세계에 혼자 있으면, 어느 정도 안도감이 생기거든요. 하지만 그런 세계를 일부러 만들 수 밖에 없다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이 상처받기 쉬운 약한 인간이라는 뜻 아닐까요? 그리고 그 세계란 것도 세상의 눈으로 보면,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세계에 불과하잖아요. 골판지 상자로 만든 집처럼,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어딘가로 날아가 버릴 듯한.... [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 가장 최근에 읽은 하루키 작품입니다. 취한 듯 흔들거리는 불빛만 가득한 자정의 도쿄 거리. 하루의 끝과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 불완전하게 공존하고 있는 밤 12시에 소설은 시작합니다.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19살의 마리라는 한 소녀가 다음날 아침 7까지 도시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루키는 점점 삭막하게만 변해가는 도시에서의 삶과 대화가 단절된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는데요. 문득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떤 한 계기로 다르게 보여 섬뜩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 전엔 아무렇지도 않게 잘 다니던 동네 골목에서 조그만 가로등 하나가 꺼지면 갑자기 무섭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죠. 소름끼치는 일상의 재발견을 하고 싶으실 때 읽으면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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