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eckim
6 years ago1,000+ Views
You take the blue pill and the story ends. You wake in your bed, and you believe whatever you want to believe. 파란 약을 먹으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침대에서 깨어나고 네가 믿고 싶은 걸 믿게 돼. You take the red pill and you stay in wonderland, and I show you how deep the rabbit-hole goes. 하지만 빨간 약을 먹으면 이상한 나라에 남게 되지, 나는 너에게 토끼굴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줄 거고. ----------------------------------------------------- '동구권의 기적', 혹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감이 오시나요? 네, 슬로베니아 출신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입니다. 제가 지젝을 알게된 건 작년에 들었던 19세기 철학 수업시간에서였습니다. 맑스에 대해서 배우다가 교수님께서 쌩뚱맞게 유튜브에 들어가시더니 왠 미취광이 과학자같은 빠마머리에 볼록한 올챙이 배를 가지고 계신 수더분한 동네 아저씨가 미국의 쓰레기 처리장에서 이 세상은 전부 다 쓰레기다!라고 짜증을 내는 동영상을 보여주셨습니다. "이것도 쓰레기, 저것도 쓰레기! 다 쓰레기 천지야, 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동네 아저씨가 슬로베니아 대선까지 출마한 적이 있었던 세계적인 석학, 지젝어었두만요. 위에 인용구는 사실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입니다. 사실 이 영화도 라캉 정신분석학의 RSI (실재계, 현실계, 상징계)를 구현한 수준 높은 작품이라고 (저도 몰랐는데 본문에 나옵니다ㅎㅎ). 보고싶은 것만을 보게해주는 파란약을 먹을 것이냐, 아니면 토끼굴로 떨어져 철저한 현실을 보게 해주는 빨간약을 먹을 것이냐. 저자가 누누히 강조하듯, 지젝은 공포와 허영으로 찌든 21세기 사회에 굳이 빨간약이 되길 자처합니다. 무분별한 신자유주의의 확산에 반기를 들고, 점점 기계화되는 사람들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넘져나는 욕심 때문에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소비되고, 실컷 쓰여지고 난 뒤 결국엔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버려지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진짜 쓰레기가 누구인지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꽤 오랫동안 지젝은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진 제 머리속을 이따금씩 깨끗이 치워주는 청소부가 될것같습니다. 로쟈와 함께한 지젝은 이현우님께서 인터넷에 로쟈라는 필명으로 올리신 '지젝 읽기' 포스트들을 모아 엮어내신 책입니다. 이현우님의 시원시원한 해설과 깔끔한 정리를 따라가다보면 지젝을 이해하는데 이 책만큼 좋은 책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 워낙 다루어지는 철학적 개념들이 생소해서 한번에 다 이해하긴 무리일 것 같아요. 소가 여물을 오몰오몰 되새김질하는 것처럼 천천히~소화 시켜가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아직 반정도밖에 안 읽었는데 어서 읽어서 더 자세히 소개해드리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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