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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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에서 일주일 버티면 500만원 지급

며칠 전까지만 해도 11월인데 이렇게 따뜻하다고? 라는 생각을 했는데
비가 그치니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추워지네요..
날씨랑 밀땅하는 기분입니다..
스산한 바람이 부는 금요일 밤, 무서운 얘기랑 함께하시는건 어떻습니까?
등골이 오싹해지니 전기장판 빵빵하게 트십쇼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자네 말이야. 귀신을 믿나?”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운전을 하고 있던 아저씨가 내게 물었다.

“귀신이요? 어… 네 믿죠. 그건 왜 물어보세요?”

사실 믿지 않지만, 그냥 거짓말을 했다.

“아니, 뭐 별건 아니고 지금까지 지원한 사람들은 많았는데 정작 귀신 믿는다는 사람은 별로 없었거든. 자네는 왜 지원했나 싶어서 물어봤지.”

“이유랄게 있나요? 그냥 돈이 좀 필요했어요. 뭐 재밌을 것 같기도 했고요.”

일자리를 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종이 전단지. 그곳엔 꽤나 흥미로운 내용이 들어있었다.

[폐가에서 일주일을 버티면 오백만원 지급.]

단순 고액 알바 수준을 넘어선 터무니 없는 조건이었다. 아저씨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황당한 것이었다.

“뭐 별거 없어. 그냥 재미있으니까. 당당하게 들어간 놈들이 며칠 버티지도 못하고 덜덜 떨면서 나오는 게 제법 볼만하거든. 물론 소소하게 돈벌이도 하고.”

아저씨는 웃으며 안주머니에 넣은 봉투를 툭툭 두드렸다. 거기엔 내가 건넨 참가비가 들어있었다.

차는 좁디좁은 산길을 달려 낡은 폐가 앞에 멈춰 섰다. 제법 크기가 큰 2층 건물이라 잘 관리만 되어있었다면 훌륭한 별장이었겠지만 지금은 그냥 을씨년스러울 뿐이었다. 묘하게 공기가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난 귀신 안 믿어. 흉가니 뭐니 떠들어대지만 여기도 결국 그냥 빈집이지. 집주인인 내가 제일 잘 알지 않겠어?
근데 말이야 이상하게 강심장이라는 놈들도 저기서 며칠 지내보면 엉엉 울면서 나오더란 말이지.
저 집에 귀신이 있다고 말이야. 자네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먼.”

“만약에 제가 성공하면 최초인가요?”

“그런 셈이지. 지금까지 제대로 버틴 사람은 없었으니까. 제일 오래 버틴 게 나흘이야. 그나마 그놈도 반송장 돼서 나왔지.”

“그 정도예요?”

“내가 얘기했을 텐데? 어설프게 돈만 보고 덤빌 일이 아니라고.”

물론 그런 얘길 들었고 몇 번씩이나 다짐받기는 했지만,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실패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저씨 말대로 결국은 그냥 빈집에서 며칠 지내는 것뿐이다. 포기할 이유도 무서워해야 할 이유도 없다.

“못하겠으면 지금 얘기해. 시작했다가 포기하면 한 푼도 못 줘. 지금 포기하면 차비라도 챙겨 줄 테니 잘 생각하라고.”

난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할게요.”

아저씨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좋아. 그럼 짐 내리자고. 무전기 하나 줄 테니, 포기하고 싶으면 바로 연락하고.”


난 멀어져가는 차를 뒤로한 채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은 꼴은 밖에서 보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판은 다 뜯겨있고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았다.
가구는 꼭 누군가 다 때려 부순 것 마냥 멀쩡한 게 없었고 창문도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공사라든가 보수를 하려 해도 사람들이 귀신들린 집이라며 피하는 바람에 이 꼴이라고 했다.

먹을 것들이 잔뜩 들어 있는 가방과 캠핑 자비들을 현관 앞에 놓고 우선 집안을 둘러보기로 했다.
일 층은 큰 거실과 주방, 부엌방 하나가 있었고 이층은 큰방 하나와 작은방 하나가 있었다.

“이왕이면 넓은데 있지 뭐.”

그렇게 생각하고는 짐을 챙겨와서 큰 방에 텐트를 쳤다.
조금 오싹한 느낌은 있었지만 역시 지내기에 무리가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버너에 불을 켜고 라면을 끓이며 생각을 정리했다.

“여기서 일주일 버티는 건 크게 문제없긴 한데 이거 영 의심스럽네.. 혹시 이거 인신매매 이런 거 아니겠지? 귀신이라고 겁준 다음에 아무것도 못 할 때 쓱싹 해버리는 거 아냐?”

오히려 현실적인 걱정이 다가왔다. 난 몰래 챙겨온 캠핑 나이프를 손으로 더듬어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오기만 해봐. 그냥 쑤셔버릴 테니.”

그리 생각하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사람들이 속삭이는 소리에 난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눈이 떠지지도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뭐야? 나 가위눌린 거야?’

평생 가위는커녕 악몽 한 번 꾼 적 없던 나였기에 너무도 낯선 느낌이었다.
꼼작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리만은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너무 많은 목소리였기에 뭐라고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망할…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다시 자면 되나?’

그렇게 장시간 애를 쓰고 있자니 거짓말처럼 모든 목소리가 사라졌다. 그리고 섬뜩할 정도의 침묵 사이로 현실의 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끼익…

나무판자가 끼익 거리는 소리. 누군가 나무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망할..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난 급히 몸을 움직여 나이프를 뽑아 들려 했지만, 여전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움직여라 쫌!’

하다못해 눈이라도 떠보려 해봐도 소용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와중에 발걸음은 점점 가까워지더니 어느새 2층 복도로 들어섰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내가. 텐트를 치고 누워있는 방안으로 들어왔다.
천천히 움직이는 발자국 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당장이라도 그 사람이 내게 달려들 것 같은 느낌에 뒷덜미가 저릿할 지경이었다.

밖에 있는 놈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한껏 여유를 부리며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지퍼 소리가 나며 닫아놓은 텐트 입구가 열리기 시작했다.
전혀 서두를 필요 없다는 듯 느리게, 느리게. 그래 봐야 십 초쯤 걸렸을 테지만 나한텐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날카로운 칼이 내 몸을 파고드는 끔찍한 상상에 숨조차 쉬지 못할 때쯤 내 얼굴에 무언가 차가운 것이 닿았다.

분명 손 같았지만 너무도 거칠고 차가운 감촉이었다.
난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그 손을 뿌리치려 했다. 물론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 손은 촉감으로 내 생김새를 가늠해 보는 듯 몇 번이나 얼굴을 훑어내다가 이윽고 감겨진 내 눈 근처에 닿았다.
날카로운 손가락이 내 눈꺼풀을 뒤집고 눈 안으로 파고든다 생각한 순간, 난 들리지 않는 비명을 지르며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뜬 후였다.
마치 밤새 노가다라도 한 듯 몸이 삐거덕거리는 느낌이었다.
다급히 얼굴을 만져보니 다행히 어디 하나 문제없이 멀쩡했다.

“후우.. 뭐야 죽는 줄 알았잖아.”

꿈이었구나 싶어 헛웃음을 삼키며 안심하려는 찰나, 어젯밤 분명히 닫아두었던 텐트 입구가 열려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먼지 쌓인 방바닥에서 내 것이 아닌 발자국도 찾아볼 수 있었다. 믿기 힘들었지만 어젯밤 일은 꿈이 아니었다.

“결국 그거네. 그 아저씨가 그냥 사람 가지고 노는 거네.”

얼마간 생각한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밤에 그 아저씨가 찾아와 장난질을 친 것이다. 날 포기 시키기 위해 겁을 주려는 짓이 틀림없다.
처음엔 겁이 나서 도망칠까도 생각했지만 다행히 금세 냉정함을 되찾았다. 애초에 귀신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이쯤 되면 나도 그냥은 못 나가지. 뻔히 아는 데 무서울 필요가 있나.”

난 조금은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몸을 일으켰다.



‘뭐야 또 이래?’

그날 역시 일찍 잠에 들었지만 어제처럼 가위에 눌렸다.
다행이라면 지금은 눈만은 간신히 뜰 수 있었다.
어제처럼 수많은 소리가 속삭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소리들은 무언가에 겁을 먹은 것처럼 갑자기 뚝 하고 끊겨 버렸다.
소름 끼치는 고요함 속에서 텐트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데 계단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끼익.

그 발소리가 2층 복도를 지나 방안으로 들어온 그때, 텐트에 옅은 달빛에 비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 그림자는 느릿하고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으로 점점 텐트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얇은 몸과 긴 팔, 한껏 늘어뜨린 머리칼. 주인아저씨의 실루엣이 아니었다. 아니 사람의 실루엣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한 모습이었다.

난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지만 이번엔 눈이 감기지 않았다.
그 형체는 어제 그랬던 것처럼 아주 천천히 텐트로 다가와 지퍼를 잡고 열기 시작했다.
여전히 서두를 것 없다는 듯 느긋하게 열리는 문. 곧이어 열려진. 텐트 사이로 그것의 얼굴이 드러났다.

마치 시체를 말려놓은 듯 쭈그러지고 뒤틀린 얼굴.
듬성듬성 빠진 긴 머리는 마구 엉킨 채 머리에 달라붙어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손.
갈퀴를 연상시키는 가늘고 긴 손가락들이 뻗어와 내 얼굴을 훑어내기 시작했다.
떠져 있는 내 눈으로 그 손가락 중 하나가 점점 다가왔다.
난 또다시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정신을 놓고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던 건지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어제 일을 떠올리며 얼굴을 만져보았다. 역시 몸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텐트 문이 열려있었고 희미한 발자국 역시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한시라도 빨리 여기서 나가야 한다.
다급히 일어나 짐을 챙겼다. 우선 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음에 무전기로 포기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저씨의 비웃음 따위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되는대로 짐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일단은 최대한 이곳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그렇게 현관을 벗어나 마당으로 들어선 순간.

“악!!!!”

다리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고통에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내려다보니 커다란 곰 덫에 걸려 다리에서 피가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견디기 힘든 고통에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무전기를 찾기 위해 떨어진 가방을 주워들었다.

“아저씨.. 제 말 들리세요?”

떨리는 손으로 무전기를 집어 들고는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답은 오지 않았다.
휴대폰이며 연락 가능한 모든 전자기기는 맡겨놓은지라 달리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제발 대답 좀 해라…”

그러나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근처에 떨어진 돌로 덫을 부숴보려 했지만 여간 튼튼한 게 아니라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덫을 두드리고 무전기에 고함을 치며 몇 시간이 흘렀을 때쯤, 무전기에서 답변이 왔다.

“아아, 내 말 들리나? 내가 너무 늦게 받았지? 그래, 슬슬 연락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 포기하려고?”

난 다급히 말했다.

“왜 이렇게 무전을 안 받아요. 네 포기할게요. 더 이상 여기 있기 싫어요. 아니 그보다 당장 와주세요. 지금 덫을 밟아서 꼼짝도 못 하겠어요. 벌써 몇 시간째 피 흘리고 있어요. 얼른 와서 살려주세요.”

내 말에 무전기 너머로 호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혹시라도 안 걸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잘 걸린 모양이구먼. 잘됐어.”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내가 멍하니 있자 아저씨는 말을 이었다.

“그 집 말이야. 어찌나 사람이 죽어 나가는지 아주 골칫거리였거든. 싼 맛에 사긴 했는데 자꾸 이상한 게 튀어나온다고 하니, 영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어.
그래서 용한 무당을 불러다 물어봤더니 온갖 잡귀들이 드글드글 하는 데다 끔찍한 악귀까지 들러붙어 있다지 뭐야?
방법이 없겠냐고 하니까 한다는 말이 제물을 바쳐서 악귀를 달래야 한다더구먼. 악귀가 떠날 때까지 말이야. 그러지 않으면 나한테 큰 화가 온다나? 어쨌건 뭐 그다음부터는 대충 어찌 돌아가는지 알겠지? 큰돈 주겠다고 꼬드겨서 자네 같은 머저리들 불러 모으면 되는 거지.
아 이미 봤으려나? 한 며칠 장난치는 것처럼 네 몸 쓰다듬으면서 간 보다가 어느 순간 확하고 눈깔을 후벼 팔 테니까 각오 단단히 해.”

난 덫에 물린 다리에서 나는 통증에 어지러움을 느끼며 이를 악물고 무전기를 들었다.

“야!! 네가 사람이야? 너 당장..”

하지만 어지럼증 때문에 오래 이야기할 수 없었다. 무전기 너머로 아저씨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너 나한테 거짓말했지? 귀신 믿는다고 말이야.
귀신 믿는 놈들은 죽으면 죽었지 이런데 안 와. 그래서 거짓말한 줄 알았지.
아 물론 나도 거짓말했어. 난 귀신 믿어. 거기 있는 그 시체 같은 놈 나도 봤거든. 그놈을 봤으니 어쩌겠어. 무당말 들어야지. 아 그리고 거짓말 하나 더 했네.”

잠시 침묵 후 무전기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돈에 눈멀어서 거기 들어갔던 놈 중에서 살아나온 새끼는 한 놈도 없었어.”

희미해져 가는 의식 너머로 해가 완전히 넘어가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Voyou
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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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
전기장판 틀어도 춥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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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캠핑 간 친구가 보낸 소름 끼치는 문자
허 참.. 바람이 쌀쌀하네요 그래도 미세먼지가 없어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핳핳 짧디 짧은 봄을 맘껏 즐기고 싶은데 여러모로 아쉬울 따름입니다..ㅠ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내 대학교 룸메이트 딜런은 방학 때마다 고향인 덴버로 돌아가고는 해.  다른 콜로라도 토박이들처럼 딜런은 하드코어한 캠핑족이야.  이 미친 자식은 12월, 폭설이 내리는 살인적인 날씨에도  ‘거~ 산 타기 딱 좋은 날씨네’ 라며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캠핑을 하고는 했지.  가끔은 나도 같이 등산을 가 줬지만.  이 망할 자식이 요즘 들어 일행 없이도 혼자 인적이 드문 산에 들어가 자고 오더라고.  그럴 때마다 내가 1시간마다 연락을 주라고 단단히 일러두었거든? 근데… 내가 며칠 전 ⬛⬛⬛산으로  캠핑 간 딜런에게서 받은 문자들이  좀…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Day 1  2:30 PM  딜런: 왓썹 브로, 야~ 이제 주차하고 등산로 초 입구 들어간다.  나: ㅋㅋㅋㅋ 미친 새끼, 한겨울에 얼어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안추워??  딜런: ㅋㅋㅋㅋ 난 좋은데~  딜런: 지금 한 영하 1도? 산 타기 딱 좋은 온도지 ㅋㅋㅋㅋㅋ 담에 같이 오자 여기 작살난다 진짜~~  나: ㅋ 봄 되면 생각해봄. 지금은 추워서 싫고. 암튼 조심해서 즐겨라~ 숲 안에서 계단 보이면 올라가지 말고. 알지? ㅋㅋㅋㅋ 딜런: 뭐라냐~ 아이고오~ 무서워 죽겠다~  ********************************** Day 2 7:44 AM  딜런: 야… 자냐? 나: ㄴㄴ 깨어있음. 왜?  딜런: 좀 이상한 거 봤어… 여기 나 말고 다른 누군가 있는 거 같은데.  나: 근처에 다른 등산객 있나 보지. 네가 전세 낸 것도 아니고.  12월에 너처럼 아침에 등산하는 사람이 있긴 하나 보다?  딜런:아니… 사람이 아닌 거 같아. 절벽 근처에 뭐가 서 있는 거 같은데. 계속 안 움직이고 가만히 서있어.  나: 응? 뭔 소리야  딜런: 사람 모양이긴 한데, 한참동안 꼼짝도 안하고 서 있기만 해… 한 2-300m 떨어져 있어. 뭐지 저게?  나: 음;;; 그건 좀 소름인데. 금방 다른곳으로 가겠지. 9:19 AM 딜런: 야… 한시간 반이 지났는데 아직도 안 움직였어. 못 본 척하면서 아침밥 하고 있었거든. 근데 아직도 그자리에 같은 자세로 서 있어.  야 그냥 확인해 볼까?  나: 그냥 무슨 나무 기둥 뭐 이런 거 아니야? 9:33 AM 딜런: 야  딜런: 미친 이거 허수아비인데? 어제 이런거 못봤는데.  나: 엥? 밭에 있는 허수아비? 그게 왜 산에 있어?  딜런: ㅇㅇ;;;; 그러게 이게 왜 산에 있지. 옷도 이상해.  나: 옷이 이상하다니?  딜런: 옷이 새 것 같은데? 청바지에 검은색 패딩  뭐 이런 거 입고 있고. 얼굴이 오우야.. 소름끼 친다.  포대자루로 얼굴 만들었네. 으.. 생긴 거 좆같다 진짜.  야 근데 검은색 패딩 이거 노스페이스 신상 같은데 ㅋㅋㅋㅋㅋ 훔칠까?  딜런: 내가 인스타에 사진 올렸다, 궁금하면 봐봐~  나: 야 좀 냅둬라 좀. 그 뭐냐 연구용 뭐 그런 거 일 수도 있잖아. 산 속에 사람 모형 두고 야생동물이 공격하는지 연구하는 뭐 그런 거.  근처에 감시카메라 있는 거 아니야? 너 또 대마초 가지고 갔지? 이번엔 걸리지 말자 딜런.  딜런: 아 ㅋㅋㅋㅋ 그럴수도 있겠네. 이열~ 예리하다 너? 혹시 모르니까 자리 옮겨야겠네.  나: 형님이라고 불러라~ ***************************************************  Day 3 3:19 AM 딜런: 야 텐트 바로 앞에 누가 있어.  나: 저거 또 시작이다.  딜런: ㅁㅊ 진짜야 장난 아니라고. 내 옆으로 방금 사람 그림자가 지나간 거 봤어 와 ㅅㅂ 어떡하지?  나: 산짐승 아닌거 확실하고? 경찰 불러야 되는거 아니야?  딜런:바로 옆에 있는데 전화하면 나 깨어있는 걸 눈치챌 거 아니야! 너무 위험해.  뭔 일 생기면 내 칼로 어떻게 해볼 수는 있을 거 같아. 핸드폰 불빛 안 새어 나가는 거겠지?  나: 내가 경찰 부를게. 거기 어디야?  정확한 지표 알려줘 3:30 AM 나: 딜런? 야!! 대답 좀 해봐 3: 55 AM 나: 딜런!!!! 야 말 좀 해봐. 위치를 말해줘야 경찰한테 도움을 요청하지. 6:56 AM 딜런: 나 괜찮아.  나: 답장 한번 존나 빠르네! 야 너 때문에 내가 제 명에 못 살고 죽겠다 진짜.  아니 네가 위치를 안 말하는데 경찰이 되었든 산악 구조대가 되었든 어떻게 불러 딜런: 근데… 어제 봤던 허수아비가 텐트 옆에 있어… 내가 잠든 사이에 옮겨둔 거 같아. 와 씨 미치겠네.  나: 미친;;; 야 그냥 하산해라. 장난이라도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닌 것 같다.  딜런: 차까지 6km? 좀 거리가 되는데. 쓰읍;;; 일단 짐 좀 쌀게. 07:10 AM 딜런: 야;;;; 내 모자 어디 갔나 했더니. 허수아비가 쓰고 있었어;;; 미친;;; 아까 내가 잠시 잠든 사이에 텐트 안에 들어왔나 봐;;;  나: 와 진짜 미친놈이다;;; 빨리 내려가라. 이거 심상치 않다. 문자 계속 보내고. 9:13  AM 딜런: 아 씨발… 누가 타이어 펑크 내놨어. 칼로 그은 거 같음;;  그리고 내차 옆에 허수아비 또 있다;;; 9:25  AM 나:?? 야 경찰 불렀어?  딜런: 잠만, 일단 차 상태 괜찮은지 보고.  ㅇㅇ 그리고 전화 중임.  나: ㅇㅋ 전화 끝나고 바로 연락해라.  11:45 AM 나: 딜런! 연락하라니까? 2시간 동안 왜 아무 말이 없어?  12:30 PM 딜런: 나중. 딜런: 전화.  딜런: 위험.  나: 경찰 부른 거 맞아? 위험하다니? 무슨 일이야? 내가 뭐 해줄 수 있는 게 있어? 2:15 PM 딜런: 미안; 이제 연락 가능할 거 같아. 전화할 수 있긴 한데 크게 못 말할 거 같아.  미칠 것 같다. 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떡하지. 아 죽을 거 같다 진짜.  나 너무 무서워. 도망치고 싶어.  아 씨발.. 내 아이폰 배터리도 다 됐네.  잠만 내 옛날 핸드폰 켤게. ******************************* 2:20 PM 딜런 2: 핸드폰 켰다. 나: 야 아까 위험하다니 무슨 일이야?  딜런 2: 아이폰 충전이라도 하려고 자동차 시동을 켰는데, 시동도 안 걸어졌어.  그 망할 허수아비가 코앞에서 서 있는데 차 안 둘러보기에도 껄끄러운 거야.  그리고 허수아비에서 고기 썩은 냄새가 나더라.  바로 경찰한테 전화해서 지금을 상황 설명했는데.  산악 구조대 쪽으로 연결을 해주더라고?  또다시 설명했지… 근데 여기서부터 좀 이상해졌어.  나: 뭐가?  딜런 2: 처음에는 차분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냐’ ‘상황이 어떠냐’ ‘걱정하지 말아라’ 이러더니,  내가 허수아비 이야기 꺼내자마자 말투가 달라졌어.  나: 달라졌다니?  딜런 2: 바로 놀라면서, 목소리를 떨던데;;; 패닉 하는 거 같았어. ********************************** 딜런이 산악구조대와 했던 이야기는 다음과도 같아 구조대: 지금 허수아비라고 하셨나요?  딜런:네, 허수아비요.  구조대: 딜런 씨 지금부터 정말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어떻게 생긴 허수아비였나요?  딜런: (캠프장에서 내 모자를 쓰고 있던 허수아비를 묘사했지.)  구조대: 그리고 지금 차 옆에도 허수아비가 있으시다고 하셨죠?  딜런: 네, 역겨운 냄새가 나서 토할 거 같아요.  구조대: 그게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있나요?  딜런: 아뇨, 제 차 옆에 있는 허수아비는 아무것도 안 입고 있어요.  그 얼굴은 찡그리고 있는데.  아 잠시만요 가슴에 뭐가 … 종이가 붙어있어요.  구조대: 다른 건 없고요?  딜런: 종이에 뭐가 쓰여있는 거 같아요.  구조대: 딜런 씨, 제가 지금 하는 말 끝까지 들으세요.  딜런: 아? 네;;;  구조대: 저희가 지금 딜런씨 쪽으로 가고 있는데. 그쪽으로 가는 다리가 지금 무너진 거 같아요. 저희도 지금 어찌 된 일인지 파악 중입니다. 최대한 빨리 딜런 씨한테 갈 수 있게 조치를 하고 있으니. 일단은, 딜런 씨, 산의 서쪽으로 내려와 주세요. 지금 계신 곳이⬛⬛⬛산의 북쪽입니다. 아시겠죠? 서쪽 산면 근방으로 제가 가겠습니다. 지금 지도랑 나침반 가지고 계신 거 맞으시죠?  딜런: 네...  구조대: 알겠습니다. 그러면⬛⬛⬛ 여기로 와주세요. 지금 바로 차에서 나와서 당장 이쪽으로 움직여 주세요. 절대로 허수아비 근처로 가시면 안 됩니다. 알아들으셨죠? 최대한 피하셔서, 바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딜런: 아...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조대: 지금 어서 움직여주세요. 딜런: 잠시만요, 지금 이게 무슨 일이죠? 제가 지금 위험한 건가요?  갑자기 허수아비 근처로 가지 말라니 무슨 소리입니까?  구조대: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딜런 씨! 해가 떠 있을 때 빨리 움직여야 해요. 최대한 조용히 움직이세요. 혹시 지금 밝은색의 옷을 입고 계신가요?  딜런: 아니요… 브라운 점퍼랑 회색 바지입니다.  구조대: 좋습니다. 최대한 조심히 움직이세요. 어서요!! 그리고 이상한 일이 생기면 바로 전화 주십시오. 제 전화번호는 ⬛- ⬛- ⬛입니다.  딜런: 이상하다니 무슨 이상한 일이요?  구조대: 생기면 바로 아실 거예요. 정말 필요할 때만 연락주셔야 해요. ⬛- ⬛- ⬛ 메모해 두셨죠? 해가 지면 체온 유지하시고,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에 계세요. 불은 절대 피우시면 안 됩니다. 밤에 근처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도 도망치시면 안 됩니다. 그 자리에 조용히 숨어 계세요.  딜런: 잠시만요, 지금 이게 다 무슨.. 아니 내가 뭘 조심해야 하는 건데요?  구조대: 서쪽으로 가세요. 당장!!!  딜런: 아니 여보세요? 딸깍 ************************************************ 딜런 2: 그리고 전화를 끊더라고  나: 넌 어딘데 지금?  딜런 2: 지금 서쪽으로 가고 있어. 근데 그 아저씨 말대로 진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  나: 이상한 일이라니?  딜런 2: 가는 길에 내가 어제 처음 잤었던 자리를 지나갔는데.  허수아비가 그 자리에 없었어.  나:그 자리에 없다고?  딜런 2: 응;;;  나: 산짐승이 물어 간 걸 거야. 야.. 너무 걱정하지 말고. 곧 구조대 만나서 돌아올 수 있을 거야.  미안하다. 도움을 못줘서...  딜런 2: 이게 대체 무슨 일 인건지… 미치겠다..하아… 그냥 집에 가고 싶다 진짜.  나: 구조대 말만 따르면 금방 구조되서 집에 갈 수 있잖아.  나랑 밥도 먹으러 가야지. 인터넷은 되냐? 지금 핸드폰은?  딜런 2: 아니 2g 폰이라 없어  나: 배터리는 충분하고?  딜런 2: 응 다행히 충전해놨어. 3:15 PM 딜런2: 다리도 아프고 뭔가 불안해서 미칠 거 같다. 계속 서쪽으로 가고 있어. 나: 굳굳 잘하고 있어. 일단 계속 움직여 3:44 PM 딜런 2: 그 허수아비.. 다시 나타났어.  나무 위에 있어. 미친 저게 어떻게 나무 위에 걸려 있는 거지?  나: 사진 보내줄 수 있어?  딜런 2: 핸드폰이 구려서 잘 안 찍혀. 나 쳐다보는 거 같아서 소름 끼친다. 기분 좆같네 진짜.  잠만 뭔 액체가 떨어지는 것 같은데?  나: 야 그냥 빨리 지나가라. 그거 구경할 때가 아닌 거 같다. 4:18 PM 딜런 2:곧 어두워질 것 같다. 젠장. 뭐 벌써 해가 지냐.  일단 숨어있을 곳 좀 찾아보려고.  나: 야 그… 준비 끝나면 알려줘. 근데 아까 그 허수아비에 무슨 노트 있었다 했잖아.  그게 다 무슨 소리야? 뭐라고 쓰여있었어? 4:42 PM 딜런 2: 그…. "아직 안 무섭니?" 라고 써져있었어 나: 와... 진짜 개 상또라이다.. 어떤 미친 새끼가 이딴 짓을 하는 거야 5:59 PM 나:딜런? 7:04 PM 나:야! 너 괜찮아? 답장 가능하면 보내줘. 기다리고 있을게.   ********************************* Day 4  2:02 AM 딜런2: 가까워지고 있어.  나: 가까워진다니? 무슨 말이야? 2:04 AM 딜런2: 시발… 바로옆까지 온거 같아.  씨발 씨발. 야 나 도움이 필요해. 어떡하지 미치겠네  이거 인간이 아닌 거 같아.  그래   그래야지 이 모든 게 설명이 되지.  잠만  저게 멈췄어.  나...지금 무슨…. 나무 뒤에 있는데. 시발…  어디지 여기가.  안돼… 안돼… 시체 썩는 냄새…  그냥 달려서 따돌려 볼게.  지금 너무 가까워.  2:15 AM 나: 무사한거지? 따돌렸어? 2:22 AM 나: 딜런? 2:27 AM 나:딜런 경찰에 신고할게. 말 좀 해봐 2:43 AM 나: 경찰 신고했어. 다들 지금 서쪽 산면에서 너 찾고 있대. 어디에 있는 거야? 2:59  AM 나: 제발.. 제발… 구조대랑 만났다고 문자 좀 보내주라. 3:33 AM 딜런2: 안녕. 나: 구조대 만났어? 뭔 일이 있었던 거야? 3:41 AM 딜런2: 안녕. 나: 뭐야? 왜그래? 딜런2: 안녕. 딜런2: 안녕. 딜런2: 안녕. 나: ?? 4:13 AM 딜런2: 아. 딜런2: 직. 딜런2: 안. 딜런2: 무. 딜런2: 섭. 딜런2: 니? 4:17 AM 나: 미친놈 새끼야 사람이 걱정하는데 이게 뭔 짓이야?  나:괜찮냐니까?  나:딜런? ************************************* 이걸 끝으로 지금까지 딜런에게서 연락이 없어.  경찰은 지금 딜런의 핸드폰 위치추적을 시도 중이야.  추신: 덴버 경찰이 딜런의 차 안에서 딜런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고 있는 허수아비를 발견했대. 허수아비가 무슨 고기로 채워져 있다는데. 아직 조사중 이래.  수사당국은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 말했지만…  근데… 뭔가 이상해. 산악구조대도 그렇고. 그들이 뭔가 우리에게서 숨기고 있는 게 있는 거 같아. 출처 : 개드립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molumolu @steven0902 @dodu66 @bydlekd
실화) 약혐) 외딴섬 무당 귀신
비오는날 귀신 이야기. 내가 근무한 레이다 사이트는 부산에서 배타고 조금 들어가면 사람 얼마 살지 않는 작은 섬이 있는데 그 섬 산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해군으로 복무했던 나는 제대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고립된 섬 특유의 ㅈ같은 분위기를 잊을수가 없다. 아침 마다 해무가 잔뜩 끼어서 아침 점호를 할 때면 100명도 채 안되는 부대원들의 얼굴이 확인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밥을 하면 다음날이면 곰팡이가 필 정도로 습했다.  밤이면 산짐승 울음소리에 시달려야 했고 일주일에 한 두번은 이름모를, 발이 수천개 달린 커다란 벌레들이 내무실로 기어들어와 새벽마다 기상해구충 방역을 하는 호들갑을 떨어야 했다. 레이다 사이트의 뒤편은 절벽이었는데 철조망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 앞에서 돌아이 같은 병장에게 빠따를 맞을때면 일이병들은 그ㅅㄲ가 언제 우리를 밀어떨어뜨려 죽일지도 모른다는 목숨의 위협을 느껴야 했다. 특히 전대미문의 정신병자인 통신장, 황상사에게 뚜드려 맞을 때는 빠따 열외된 고참이 철조망 구멍 앞을 막아 서 주는 게 암묵적인 룰이었다. 개구멍 뒤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었는데 바위 뒤로는 시커먼 바다가 넘실거린다.  그곳에서 자살을 많이했다고 해서 바위의 별명이 자살바위였다.  처음 자대배치를 받아 고참에게 그곳을 소개 받았 을 때 난 섬의 분위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격오지였기 때문에 px는 커녕 육군이 환장한다는 황금마차 같은 것도 없었다. 단음식 구경하기가 힘들어서인지 어째선지 부대원들은 하나같이 신경과민에 걸린 놈들처럼 기행을 일삼는 일이 많았다. 특히 여름이면 하는 이상한 짓이 있었는데 그건 아마 이 부대만의 특이한 전래였을거다. 그게 뭐냐 하면 밤마다 들어오는 커다란 독충들을 1.5리터 패트 병에 하나씩 잡아 넣어서 싸움을 시키는 건데 일주일 정도 잡아 모으면 왕사마귀니 지네니 하늘소, 장수풍뎅이 그리고 이름도 모를ㅅㅂ 개ㅈ같이 생긴 벌레들이 수십마리가 병 안에 갇히게 된다. 그러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로 죽이고 뜯어먹는 로얄럼블이 시작되는데 왕매미 이딴 새끼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눈, 배를 파먹혀 죽고 사마귀도 ㅈ밥. 늘 지네와 풍뎅이의 전투가 결승전이 되곤 했다. 그렇게 마지막 살아남은 지네를 물에 팔팔 끓여 부대원들이 나누어 마시는거다. 그래야 이 ㅈ같은 섬에서 귀신에 안홀리고 건강하게 있다가 제대하는거라는 미신이 이 부대에 있었다.  당연히 별 맛도 느껴지지 않는 지네물이었지만 먹을때마다 존나 찜찜했다. 이 방법은 예전에 부대에 난리가 났을 때 영험한 무당이 알려 준 거라며 이 미친 사이비 종교 같은 의식은 레이다 장 역시 방관하거나 혹은 참관까지 했다. 이 레이다 사이트에 올라오려면 작은 산 하나를 타야 되는데 그 진입로라는게 시발 무슨 짐승길 처럼 포장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ㅈ같은 길이었다.  산을 빙 둘러 올라와야 되는 그 진입로 대신에 부대원들만 알고 있는 지름길이 있었는데 그 길은 반드시 두 명 이상이 함께 가야 한다는 룰이 있었다. 길이 험하기도 험하거니와 올라오는 길 중간 쯤 있는 문제의 장소. 사당 때문이었다. 처녀사당이라는 이름의 낡아 부서지기 직전의 사당이었는데 무슨 전설의 고향 세트장 마냥 퍼렇고 뻘건 금줄이 쳐 져 있고 앞마당에는 커다란 돌들로 흉흉하게 메워져 있는 우물 하나가 덩그라니 있는 폐허였다. 물론 사는 사람은 없었고. 처녀사당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주하사라고 하는 UDT떨어진 쪼렙 영내 하사한테 들을수있었다. 사연인즉, 이 부대가 70년대에 들어왔는데 부대를 건설하던 군인과 인부들이 이 사당에 살던 무당에게 찝쩍거리기를 수 차례.  당연히 무당은 자꾸 그러면 경을 칠거니 마니 협박을 했고 여자가 이뻐서 ㅈ이 꼴린데다가 빡도친 개객기들은 대여섯명이서 돌아가면서 무당을 겁탈 했고 일이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던 뿅뿅범들은 여자를 죽여 우물에 빠뜨려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 위로 돌을 쌓아 메꾸어 버렸다고. 어디에나 있을 괴담이지만 족히 2 30년은 방치 되어 있음직한 사당과 돌로 메꿔진 우물을 보니 괴담이 꽤나 그럴싸하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래서 '너는 아직 처녀다' 라는 이유로 그 사당의 이름은 처녀 사당이 되었고 허물지도 못하고 새로 짓지도 못한 채 30년을 이토록 흉한 모습으로 그곳에 있었다. 우리가 저 지네물을 먹는 이유는 이 사당 때문이었다. 군인이 군복을 입고 이곳을 지나가거나 혹은 이 귀신이 부대에 왔을 때 지네물을 마시지 않은 사람은 귀신에 씌어 미치거나 죽는다면서. 나는 귀신을 안믿기 때문에 사실 그러거나 말거나 했지만 시청각으로 귀신 강의를 듣고 나니 지네물을 마시길 잘했다는 원초적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부대에 어느정도 적응을 마친 3개월째 되는 날 한여름날 우리부대에는 독감이 퍼지는 사건이 생긴다. 에어컨도 없는 우리부대에 그것도 한여름에 독감이라니. 그것도 죄다 레이다 병 애들이었다. (우리부대에는 2개의 내무실이 있었는데 내가 속해있던 1내무실은 행정, 조리, 병기 등 직별의 15명이 생활했고 2내무실은 10명 씩 나누어 3직제로 레이다를 보는 전탐병들 30명이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2내무실은 늘 어두운 여관커텐이 쳐 져 있고 늘 20명 정도의 전탐병이 자고 있었다.) 한꺼번에 10명이 넘게 감기라니, 이상한 일이었다. 특별 관리 지시를 내린 전대장이 관사로 돌아가자 전탐장이라는 대위 한 명과 도박중독자 조리장 등등 이병들을 불러모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따로 물었고 감기가 돌기 시작한 전날밤 당직을 섰던 한 수병이 존나 엄창을 찍더니 어젯밤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새벽에 후래시를 하나 들고 안전순찰을 도는데(해군에는 초소 등 각 요소마다 글자가 새겨진 도장이 하나씩 걸려 있어서 당직자는 매 2시간마다 '안전순찰필승무' 라고 하는 도장을 일지에 찍어야되는 갑판당직이라는 게 있다. 동초근무와는 별개다.) 불이꺼진 2내무실에 순찰을 위해 들어갔을 때 2층 수면실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게 보이더란다. 후래시를 비추면 고참들 잠이 깰까 눈이 어둠에 적응 될 때 까지 기다렸는데 잠시 후 분명 머리 긴 여자 하나가 들썩거리는 게 보이더란다. 읭? 당직병은 그 여자의 행위가 성관계시 방아찍기라는 것과 알록달록한 무당옷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몸이 굳었는데 이 여자가 이번에는 옆자리의 수병 위에 가 앉더니 또 쑤컹수컹 하더란다. 섹스에 심취했는지 고개를 주억거리며 손으로 지 가슴도 만져대기도 했단다. AV 마냥. 아 꼴린다. 암튼 자기쪽에는 신경 못쓰는 것을 확인한 당직병은 몰래 슬그머니 문을 열고 도망쳤다고. 얘기를 들은 간부와 병들은 저마다 ㅅㅂ... 처녀사당 무당ㄴ ㅈ같네 ㅆㅂㄴ 등등 욕을 하며 누구하나 당직병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걔네들 지네 물 마셨어??  이게 대위가 존나 심각한 얼굴로 한 말이다.  확실히 정상이 아닌 정신상태의 부대였다. 더 놀라운 건 걔네들은 근무시간이어서 지네물 의식을 치르지 못한 병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약을 먹이고(약이래봐야 뭐 아스피린 해열제 이딴거뿐) 난리를 떨어도 10명의 전탐병들은 시름시름 앓으며 말라갔다. 더이상 쉬쉬할 수 없게 된 전탐장은 전대장(대령)에게 이 사실을 고했고... 존나 웃긴건 전대장이 의사를 부를 생각은 안하고 마을의 무당을 부른 거다. 나는 귀신은 못봤지만 무당이 신기한 짓 하는 건 이때 처음 봤다. 웬 할매 하나가 전대장 차를 타고 부대에 도착했는데 그 할매가 무당이었다. 무당은 들어오자 마자 으아아아악 ㅆㅂ년 ㄱ같은 ㄴ  소리를 막 지르더니 경기를 일으킨다. 그리고 부대원들을 붙잡더니 '니네 고독 달여 쳐먹었지!' 이런다. 이게 뭐냐하면 알고보니 우리가 지네 달여 먹는 저게 '염매고독'이라고 해서 누군가를 저주하는 주술 중 최 상위에 속하는 거라더라. 자세한건 모르고 그 짓을 계속 하는 바람에 그 귀신ㄴ이 더 사람한테 해를 입힐 수 있었다고. 그 고독을 권해준 무당은 분명히 귀신 부탁을 받은 거라며. 암튼 무당은 바로 굿을 준비하고 부대 4방의 나무, 그리고 자살바위 입구 등에 금줄을 쳤다. 뭐 어느 부대도 그런 말들이 있지만 특히 이 부대는 영적으로 개ㅈ같아서 자살바위가 있는 북쪽으로 저승문이 열려있단다.  누가 뚫었는지도 모르게 늘 구멍이 나 있는 철조망도 그 이유라며 그 앞에서 아이고 어머니 하면서 울고 난리를 치기도 했다. 전 부대원이 보는 앞에서 한판 굿을 벌인 무당은 죽은 처녀무당 이름도 알아맞히고 뿅뿅범이 5명이었다는 것과 민간인이 절대 알리가 없는 이 부대 자살자(약 1년 전 자살바위에서 자살했다함. 전대장을 비롯한 모두가 경악했음) 이름도 맞추고 하는 놀라움 속에서 살풀이를 마친다. 할매의 말에 의하면 섹스에 맛을 들인 이 귀신이 원한보다 색욕에 미쳐 날뛰는 것이니 귀접에 의한 기빨림 외에 큰 화는 없을 것이므로 걱정은 말라시면서 한가지, 앞으로 33일 동안은 절대 부대 내에서 딸을 치지 말라는 경고를 남긴다.  실로 공포스런 경고였다. 굿이 효과가 있었는지 어쨌는지 앓아누웠던 전탐병들은 다음날 거짓말같이 일어났고 그 후 며칠간은 통신장의 미친짓만 빼면 평화로운 나날이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앞에 말한 UDT떨어진 덜떨어진 주하사가 부두를 나갔다 들어오는 길에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와서는 당직 위병등을 보고 안심했는지 거품을 물고 기절을 하는 일이 벌어진다. 잠시 후 깨어난 주하사는 무슨일이냐며 묻는 당직사관에게 진입로 부근에서 귀신을 봤다며 벌벌 떤다. 진입로 초입에서 무당옷을 입은여자가 커다란 나무 꼭대기에서 자기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것에 놀라 한달음에 산꼭대기 부대까지 달려왔다고 한다. 전탐장과 당직병들은 다른 것보다 주하사의 ㄸ ㄸ이 여부를 물었고 주하사는 얼굴을 붉히며 딱 한 번 어젯밤에 쳤다고 수줍은 고백을 했고 주하사는 그 후 이병 나부랭이에게도 딸쟁이, 수음꾼, 자위맨 등으로 불리며 ㅄ취급을 당하게 된다. 암튼 이외에도 이 부대에 무서운 얘기가 많은데 길면 지루하니까 여기까지만 할게 (출처) 와... 섬에서는 왜 범죄 행위가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불쌍한 희생자인 무당은 죽어서 욕망밖에 남지 않게 되고 많은 생각이 드는 썰이라 조금 수위가 높지만 퍼왔습니다... 아 사진은 그냥 짤방이고 이야기랑 상관없숩니다. 하와이 사진이래요...
정리추) 빙글 인기 괴담 모음 Top 100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더위에 지쳐버린 빙구,,, 어떻게 하면 시원할 수 있을까 고민고민하다 무심코 카드그룹에 뜬 귀신썰을 읽었는데 호덜덜.. 체감온도가 5도는 내려간 기분이 드는 거 있지? 이런 꿀팁을 나만 알기는 아까워서 정리 좀 해봤지 정리추 ㅇㅋ? 여태 빙글에서 제일 많이 사랑받았던 괴담 모음! 숫자를 좋아하는 빙구가 ((하트수+클립수)) 순서대로 모아봤엉 시리즈물은 1화만 링크! 이것만 봐도 여름 시원하게 보내는 건 쌉파서블. 킹정이지? 자 각잡고 들어가보자잉! 1. 귀신보는 친구 썰.txt http://vingle.net/posts/2047402 2. 중국어과 교수님이 직접 경험한 소름돋는 중국 밀입국.ssul http://vingle.net/posts/2385558 3. 노래방 이야기 (단편) http://vingle.net/posts/2141225 4. 동생놈 하나때문에 집안 풍비박산 났던 썰 http://vingle.net/posts/1737353 4.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 http://vingle.net/posts/2186428 5. 스레딕 레전드 펌) 사라진 동생 http://vingle.net/posts/2532623 6. 박보살 이야기 http://vingle.net/posts/2070004 7. 귀신보는 또 다른 친구 썰 http://vingle.net/posts/2064368 8. 이해하면 개소름돋는 썰 모음.ossak http://vingle.net/posts/2109171 9. 전국구급 무당 아저씨와 있었던 이야기 http://vingle.net/posts/2438124 10. 인간이 하는 소름돋는 상상과 생각들 http://vingle.net/posts/2122699 11. 롯데월드 신밧드의 모험 괴담 http://vingle.net/posts/2572509 12.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 http://vingle.net/posts/2086988 13. 귀신과 싸우는(?) 여친이야기 http://vingle.net/posts/211212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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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티빌 저택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들
문제의 집 아미타빌 이 얘기는 제가 아주 오래전에 들엇던 내용인데 한참을 생각을 하다가 어제 생각이 나서 키워드를 검색후에 찾아서 올립니다 1974년 11월 새벽에 뉴욕에 위치한 아미티빌 마을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6명이 전부 사살당하는 살인 사건이 벌어지게됩니다. 범행을 저지른 범인은 얼마안가서 붙잡히게 되었고 그 범은은 모든 사건의 경황을 자백하는데요 놀라운 사실은 가족을 모조리 살인한 범인은 바로 그 가족의 장남이었던 '로날드 데페오' 였습니다. 왜 그는 갑자기 화목했던 가족들을 전부 몰살시키고 자백을 한것일까요? (사건의 형상들) 범인이자 장남인 데페오는 자고있던 가족들을 한명식 차례차례 총으로 아주 정확하게 흉부를 노려서 쏴죽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자백할 당시 그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요 '가족을 죽인것이 내가 아니라 악마다.' 무슨말이냐면 그에게는 어느순간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고 그에게 알수없는 속삭임은 가족들을 악마로 보이게 했다고 자백합니다. 실제로 이사건 말고 이런 어떤 속삭임의 의해 가족을 도끼로 살인한 소년이 있었는데 이건 도저히 자료를 찾기가 힘듭니다... 암튼 이 아미티빌 저택 사건이후에 그 저택은 버려지고 범인 데페오는 25년형이 처해집니다. 하지만 기괴한 사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미티빌의 기괴한 사건을 제대로 당한 사람들은 1년후 이사혼 한 부부에게 나타나는데요 당시 조지와, 캐시 루츠 가족은 이 아미티빌에 대한 끔찍한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넓은 집과 그리고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그냥 이 저택을 사고 살기로 결정합니다. 허나 이가족이 아미티빌에 입주하면서부터 이상한 기괴한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요 매일밤 집안 어딘가에서 알수 없는 소리가 들리거나 어떤 썩는 냄새가 난다거나 창문이 갑자기 열리는등 설명할수 없는 초자연현상들이 잇따라 발생합니다. 또한 돌로된 사자상이 움직이고 바닥에는 이상한 발자국까지 찍히기 까지합니다. 그래서 이 아미티빌에 새로들어온 조지가족은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분석해줄 전문가들을 부르게 되고 집안 곳곳을 촬영하며 분석하기 시작하는데요. (분석 전문가들이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보셨습니까? 뭔가 이상한점을 발견 하셨습니까? 마지막 사진에 놀랍게도 있어서는 안될 왠 소년 한명이 사진에 찍히게 됩니다. 과연 이 소년은 누구일까요? 전문가들이 사진을 분석해본 결과 이 사진속에 이 아이는 처음 이 아미티빌에서 몰살당한 가족중 막내아들인 존 메튜 코스와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머리스타일을 보면 확실히 그런것 같죠? 가르마의 방향도 같고 말이죠 이 소름끼치는 사실을 본 조지의 가족은 당장 아미타 저택을 버리고 다른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이 이야기는 서프라이즈에서 나왔는데요 그이후 안좋은 사건은 연이어 나타나는데 서프라이즈는 살짝 과장되서 표현한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이 아미타빌 저택의 사건들은 모두 '실화'이며 현재까지도 미국 최악의 흉가로 남아있습니다. ㅊㅊ 모야 월세낼 거 아니면 나가라 귀신아 저게 외국이니까 가능하지 만약 아미타빌 저택이 강남에 있었으면 바로 재개발 되고 유튜버들의 성지로 마케팅 하면서 사람들 개몰리고 귀신이 지쳐서 떠났을듯 ㅇㅇ 아니면 스벅 같은거 하나 지어서 자본주의 퇴마 쌉가능 암튼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싶다면 아래 유튜브 ㄱㄱ (홍보, 광고 아님 그래서 영상 말고 주소로 가져옴) https://youtu.be/Zl0B1h_RZco
보이 스카우트의 마스코트 개로 추정되는 무덤
최근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도시, 웨스트 먼로의 키롤리 공원을 산책하던 자크 씨는 외진 산책로를 거닐던 중 수상한 돌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살짝 보이는 돌의 모서리는 누가 봐도 인위적으로 다듬은 듯 네모난 형태를 띠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자크 씨는 파묻혀 있던 돌의 나머지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나뭇잎과 흙을 한참 동안 파헤쳤습니다. 그러자 넓적한 돌과 함께 가려져 있던 글자가 드러났습니다. '버디. 1928 - 1941. 개로 태어났지만 신사로써 세상을 떠나다.'  추도문을 적은 돌. 바로 비석이었습니다! 내용을 읽은 자크 씨는 무척 흥분했습니다. 그가 사는 동네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전해지는 몇 가지 도시 전설 같은 소문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보이 스카우트의 마스코트였던 개 '버디'에 대한 기원입니다. 과거 이 공원은 여름만 되면, 보이 스카우트가 캠프 장소로 즐겨 찾는 숲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 단원 한 명이 호수에 빠져 익사할 뻔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이를 목격한 개가 사람들을 사고 장소로 데려왔고, 덕분에 소년은 무사히 구조되었습니다. 보이 스카우트는 개에게 감사 인사를 표하고자 자신들의 마스코트로 삼은 후 개의 이름을 따 '버디'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 눈앞에서 버디라고 쓰인 비석을 발견한 자크 씨는 이 이야기가 도시 전설이 아닌, 실제 이야기일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인터넷 자료실을 통해 수기로 작성된 낡은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노트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1932년 알버트 H. 존스 부부와 함께 살았던 스트릭랜드 여사가 증언에 따랐다. 알버트 H. 존스 부부는 무척 아름다운 개 한 마리를 키웠으며, 녀석이 키롤리 공원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였다. 부부는 개가 죽었을 때 녀석이 가장 좋아했던 공원에 묻기로 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자크 씨가 찾은 메모에는 존스 부부가 공원에 묻은 개의 이름이 언급돼 있지 않아, 녀석이 버디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비록 증거가 부족해 도시 전설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자크 씨는 자신이 발견한 비석이 바로 존스 부부의 개이며 보이 스카우트의 마스코트였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는 설령 자신의 추측이 틀렸더라도, 버디가 사랑스럽고 개였던 것은 분명하며 그를 다시 모두가 추모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료를 온라인에 공유했습니다. "버디도, 존스 부부의 개도. 그리고 당신 옆에 있는 개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꼬리스토리가 구글에 검색을 해보니, 놀랍게도 1931년 6월 17일 자 신문에 실린 버디에 관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버디라는 용감한 보이 스카우트 단원이 익사 직전인 53세의 남성을 구해냈다는 기사인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노트의 내용과 비슷하면서도 현저히 다른 사실이 있습니다. 우선 위 기사에서는 버디가 A. H. Bubb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며, 개가 아닌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버디(Buddie)라는 이름이 같다는 점과 비슷한 시기에 익사 당할 뻔한 사람을 구했다는 점. 그리고 보이 스카우트와 관련된 동시에 사고 시기까지 동시에 맞물리는 게 과연 우연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기사 속 버디(사람)의 아버지로 언급된 A. H. Bubb은 노트에 적힌 버디(강아지)의 보호자인 알버트 H. 존스와 이름이 유사다는 것도 눈에 밟히는데요.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사진 The Dodo, @ZachMedlin, @LibraryOfCongress Find a grave.com/Lora Peppers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꼬리스토리가 들려주는 동물 이야기!
펌) 까치가 헌 집을 허무는 이유
바로 전에 올렸던 소설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물론 전 소설을 읽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전 편도 재밌으니 정주행 한번 하시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핳핳 제가 어떤 괴담을 가져와도 월요일 자체의 공포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 부디 재밌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molumolu @steven0902 @dodu66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그 지옥의 이름은 6시 59분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안보셔도 상관은 읍음 https://www.vingle.net/posts/3645784 19. 찾았다.  "겨우 찾았어.... 이번엔 늦을 뻔했네." "아....."  놀이터에 숨어있었던 예진이 절망적으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동안 예진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에게 죽었다. 목이 졸려서도 죽어보고, 물에 잠겨서도 죽어보고, 머리가 깨져서도 죽어보았다. 처음 몇 번은 왜 그러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소리지르기도 해보고, 설득해보기라도 하고, 도망다녀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이제는 포기했다. 남자는 자신을 죽이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예진의 모든 말은 남자를 잠깐 망설이게 만들지언정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남자는 확고한 의지로 예진을 죽여나갔다. 그 눈에는 빛이 없다.  "왜, 왜 이러는거야....?"  "사랑해, 예진아. 그러니까 제발......"  남자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일그러진 얼굴로 웃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말 뒤에는 언제나 같은 결과가 있었다. 남자의 그림자가 예진에게 드리워지고, 예진은 다시 한 번 죽었다. 이번엔 추락사였다. 20. 너는 그 남자를 알잖아.  "수민아. 요즘은 이상한 꿈을 꿔."  "어떤 꿈?"  "그냥. 끝 없이 살해당하는 꿈....."  수민은 걱정스럽게 예진을 보았다. 수민이 보기에 그 일이 있고 나서 예진은 점점 이상해졌다.  잠깐 밝아졌다가도 다시 우울해지길 반복했다. 최근엔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만 다시 이렇게 초췌해졌다. 병원에 가보자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하냐고 화를 낼 것이 뻔했다. 그래서 약간 위안이라도 삼을 만한 적당한 곳을 떠올려냈다.  "...내가 아는 용한 무당집이 있어. 거기라도 가볼래?"  기묘한 향을 풍기는 점집.  차를 내오던 무당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예쁜 얼굴을 찌푸렸다. 혀를 차면서 대놓고 콧방귀를 뀌었다.  "친구한테 거짓말을 하면 못쓰지...... 널 걱정해서 여기까지 데려온 친구인데."  싸늘하게 식은 무당의 눈초리가 향하자 몸이 굳는 것 같았다.  "넌 그 남자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잖아. 안 그래?"  "무슨,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무슨 말이긴."  창백한 낯빛의 무당은 소름끼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웃었다. 무당은 천천히 예진에게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까치에게 왜 새 이 대신 새 집을 달라고 했는지 아니?'"  무당은 이미 전부 알고 있었다. 예진은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1. 저녁 7시, 지는 해. 빗방울이 뺨을 두드린다. 이어서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해오름 공원의 벤치 위에서 졸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 공원 정말로 오랜만이네. 일이 바빠지기 전만해도 예진이랑 자주 산책했었는데.  다이어트한다고 할 때 치킨 시켜주면 날 째려보면서도 우물우물 먹는 게 정말 귀여웠는데.  시계는 7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이럴 때 치맥하면 딱 좋겠는데 말이야. 어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검은 색 안개와 흰 색 꽃봉오리들이 공원 주변에 내려앉아 있었다. 무시하고 나가려하자 다시 시계탑으로 돌아왔다. "이게....뭐야...." 나갈 수 없었다. 몇 번이고 나가보려고 했지만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몇 번쯤 공원 안과 밖을 오갔을 때, 꽃이 괴상한 신음 같은 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그 안에는 기괴하게도 사람의 얼굴이 있었다.  [왜 그랬어, 이 친구야.....] 익히 아는 얼굴이었다. 그는 식당의 단골이었다. 말이 끝나자 얼굴은 눈을 감고 급속도로 시들더니 목이 똑하고 떨어져 나동그라졌다. 떨어진 꽃을 주우려고 하자, 손이 닿기도 전에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기분 나쁘게 변한 공원을 나갈 방법을 찾아 돌아다니다 지쳐 결국 벤치에 앉았을 때, 엉덩이 아래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종이였다. 노트 한 장을 북 찢어낸 것 같은. 펴보자 누군가가 휘갈겨쓴 내용이 보였다. 꽤나 악필이어서 읽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당신이 누군지는 몰라요. 하지만 만약에 당신이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당신은 지옥에 떨어졌어요.' 이 편지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같은 내용에 무시하려고 했지만 꾸물꾸물 공원 밖을 기어다니는 검은 안개가 신경쓰여 다시 종이로 시선을 옮겼다.  '당신은 아마 죽을 때 가지고 죽었던 물건과 함께 왔을거에요.  저의 경우에는 노트와 연필, 교복과 커터칼이었기에 이름 모를 당신에게 편지를 남길 수 있었죠.  제 노트는 24장. 최대한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쓰려고 해요.  내용은 최대한 기억해주시고, 다음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다시 벤치에 놓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기하'  그리고 생각나는 죽기 직전의 기억.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뻗었다. 간신히 집어들고 안에 있던 내용물을 손바닥 위에 탈탈탈 털었다. ....자살할 때의 기억이다. 이 곳은.... 그래서 오게 된 지옥인가보다. 그것 참 너무하네.  사람이 말야, 자살 좀 할 수 있지. 뒷면으로 넘기자 역시 휘갈겨 쓴 글씨로 무언가가 쓰여있었다. '1. 노을이 지고 있나요? 당신의 몸은 무슨 색깔인가요? 색깔이 남아있을 경우, 그림자가 있을 경우엔 어서 화장실의 거울로 들어가세요. 당신은 아직 죽지 않았어요.' 선명한 노을색이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 회색조를 띄고 있는 공원에도 붉은색 햇살이 끼얹어져 불길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햇살이 닿아도 내 몸은 회색을 띄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몸에서 이어지는 그림자조차 없었다. 색깔이 남아있지 않다면 무슨 뜻이지? '2. 당신이 회색이라면 화장실에 들어가지 마세요. 이곳에선 생리현상을 해소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그곳에 갈 이유는 전혀 없다는 뜻이에요. 특히 공원에 비가 내릴 때에는 왠만해서는 화장실 근처에 가지 마세요. 거울 너머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은 당신 뿐만이 아닙니다.' 다행히도 내 자살시도는 성공했던 모양이다. 완벽하게 죽은 것이다. 하지만 거울 너머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는 건 나뿐만이 아니라는 건, 도대체 무슨 뜻이지? 공원에는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옷과 종이가 젖어들지는 않았다. 마치 같은 장소에 있지만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것처럼.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그것이 비 때문인지, 아니면 편지에서 느껴지는 스산함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혹시 모르니 화장실로는 가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계속 쭈욱 읽어내려갔다. '3. 살아있는 사람에게 어떤 감정도 갖지 마세요.' '4. 스스로를 상처입히지 마세요. 이미 죽었으니 모든 말은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이 뒤는 찢겨져있어 읽을 수 없었다.  2. 저녁 7시 32분. 시간이 느리게 간다. 체감상 4배는 더 느리게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갈 때마다 국화꽃이 피어난다. 총  32송이의 국화꽃들. 괴기스러운 그 꽃들이 열리면 그 틈으로 보이는 것은 전부 인간의 얼굴이었다. 이제는 저 해괴한 모습도 적응이 되어버렸다. 두 송이의 꽃이,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보니 국화였다. 인간의 얼굴을 한 국화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익히 아는 얼굴이다. 주방장님과 지금은 나와 사이가 멀어진 고아원 친구 지훈이었다.   [멍청한 놈. 그리도 남는 건 몸 밖에 없다고 말했었는데...]  [거기선 좀 편하냐...?] 두 송이의 인면화는 나를 타박하다 꽃봉오리 채로 시들어 떨어졌다. 계속 이런 식이다. 추측해보건대, 아마 이 인면화들은 내 장례식장에 와주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국화인 것도 그렇고, 나에게 하는 말도 그렇고. 그나저나 지훈이 놈, 와줄 줄은 몰랐는데. 죽기 전에 화해할 걸 그랬나.  "뭐, 뭐지?" 이상한 광경에도 무뎌지기 시작할 때쯤, 한층 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방금까지 들고 있던 종이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기하라는 사람이 썼던 편지가. 벤치를 보자 다행히도 종이는 다시 벤치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당신은 어떤 이유로든 지옥에 떨어진 것이고, 그걸 되돌릴 방법은 없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이 지옥은 당신이 선택한 지옥이라는 것을. 하지만 아주 벗어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자정으로 절 만나러 오세요. 꽃이 시들 때마다 시간이 간다는 사실은 눈치채셨나요? 전부 시들었을 때, 시간은 자정이 됩니다.' 그 내용이 바뀌어있었다. 뒷면으로 넘기자 그 전의 종이가 그랬듯 규칙들이 드러났다. 여전히 휘갈겨 쓴 글씨지만 군데군데 핏방울이 번져있었다.  '5. 시계탑에 눈동자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조심하세요.  그 여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불러올 거에요. 다행히도 공원에는 숨을 곳이 있어요.  목 잘린 자는 경고의 의미. 그가 보인다면 화장실 칸에 숨어있으세요. 목 위가 없으니 그는 당신을 찾을 수 없습니다. 눈 꿰멘 자는 당신을 쫓겠다는 의미.  그가 보인다면 그가 들여다 볼 수 없는 화장실 안의 거울 안으로 도망가세요.  그들은 적극적으로 당신을 숨겨줄 거에요. 그렇지만 필요할 때 빼고는 가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입찢어진 자가 보인다면 공원 중앙의 시계탑 아래쪽에 서 있으세요.' '6. 온 몸이 빨간 사람들을 피하세요.' 검은 옷을 입은 사람? 온 몸이 빨간 사람?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과 그런 단어로 이루어진 규칙들에 머리가 아파왔다.  이상하게도 7번에는 줄이 그어지고 핏방울들로 오염되어 있어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7. 자신을 지애라고 칭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기하가 기다리고 있으니 시계탑 앞으로 오라고 전해주세요.' 아마 중요한 것이 아니었던 모양이지. 선을 박박 그어 지운 흔적 아래로는 새로 쓰인 것임이 분명한 글씨가 보였다. 절대로라는 단어에는 별표표시가 되어있다. '사랑이든, 증오든 다른 누군가에게 갖는 감정의 말로는 상당히 비참해요.  6시 이전까지는 누구에게도 감정을 가지지 말고,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생각하세요.  절대로, 절대로, 다른 누군가에게 애정을 갖지 마세요. 이건 당신을 위한 충고예요... -기하' 3. 멈추지 않는 비가 내린다. 저녁 7시 53분. 비가 계속 내린다. 이변을 느낀 것은 시계탑을 봤을 때였다. 시계탑에는 눈동자가 있었다. 분명 조심해야한다고 했지. 쪽지의 내용을 떠올리며 정자 뒤편으로 숨어 눈동자를 보았다. 그 눈동자는 벤치쪽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벤치에는 누군가가 앉아 몸을 흔들고 있었다. 내 몸이 젖지 않는 것에 비해, 긴 머리의 그 여자는 온통 젖어있었고, 몸이 좌우로 끝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말을 걸어보려다가, 위험할 것 같아 그냥 멀리서 지켜보기로 했다. 잘 보이지 않아 이마를 찡그리고 집중하자, 여자의 모습이 자세히 보였다.  "아. 흡..." 숨을 깊게 들이쉬며 입을 막았다. 다행히도 소리는 새어나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여자는 몸을 흔들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거칠게 뭔가를 긁어내고 있었다. 손에 무언가를 들고 그것으로 정신 없이 팔목을 그어대고 있었던 것이었다. 새빨간 옷을 입은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새빨간 것은 여자의 몸이었다. 과학실에 나오는 해부모형 같은 모습으로, 여자는 노래를 부르며 자해하고 있었다.  - 그제는 내가 죽었어요 - 어제는 그래서 울었어요 - 오늘은 내가 웃어요 - 웃어요 - 웃어요  여자는 고장난 테이프처럼 계속 같은 노래를 반복했다. 반복하면서 웃어대었다.  -아하하하, 하하. 하하하하! 여자의 온 몸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빗물과 섞여 핏물이 점점 퍼져나갔다. 눈을 떼면 곧장이라도 내 곁에 다가올 것 같은 섬뜩함에 가만히 보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꺼꺼꺼꺼꺼...  꺼꺼꺼꺼꺼..... 뒤쪽에서 목이 긁히며 나는 것 같은 숨소리. 빗소리 사이로 들리는 그 선명한 소리에 등골이 쭈뼛서면서 한기가 느껴졌다. 차마 돌아볼 수 없었다. 물웅덩이 사이로 그것이 비친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의 형태였다.   목 위로는 아무 것도 없는.  꺼꺼꺼꺼꺼.... 목 없는 그것이 내쪽을 향해 다가온다.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벤치에 앉아있던 여자가 그래도 한때 인간이었던 것 같이 느껴진다면 뒤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무언가는 인간의 이해를 초월해서 존재하는 것 같았다. 눈동자만 겨우 굴려 쳐다보았다. 손이 나를 향해 다가온다.   - 그제는 내가 죽었어요.......  - 어제는 그래서 울었어요....... - 오늘은 내가 웃어요.......  다시 여자가 노래를 불렀다.  흐꺼꺼꺼.... 흐꺼꺼꺼꺼꺼꺼..... 그것에 얼굴은 없었지만 알 수 있었다. 웃고 있는 것이다. 내 뒤에 있던 검은 옷의 형체는 웃으면서 서서히 여자의 쪽으로 몸을 틀었다.  - 그제는 내가 죽었어요....  - 어제는 그래서 울었어요.....  - 오늘은 내가 웃어요.......  형체가 여자를 향해 미끄러져 다가갔다. 인간의 몸을 하고 있는 그것은 새까만 손을 뻗어 여자의 머리채를 잡았다. -히힉! 히히힉! 여자는 계속 웃고 있었다. 웃으면서 머리채를 잡힌채로 질질 끌려가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지만 마지막 순간에, 검은 옷의 목 없는 형체는 분명히 내쪽을 돌아보았다. 어떻게 해야하지? 분명 그것은 나도 잡으러 올 것이다. 안개 속에 잡혀가면 어떻게 되는거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끝없이 올라온다.   분명 저번에.....  '......그가 보인다면 그가 들여다 볼 수 없는 화장실 안의 거울 안으로 도망가세요. 그들은 적극적으로 당신을 숨겨줄 거에요.' 그래, 거울! 거울 속으로 도망가면 날 구해줄 사람이 있다고 했어! 정신 없이 공원의 화장실로 달음박질쳤다. - ?어있디어 아혁수 거울 건너편에선 익숙한 목소리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거울을 향해 손을 뻗자 표면이 일렁거리면서 나를 빨아들였다.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어딘가로 한 없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4. 거울 건너편의 세계 다시 공원 안 화장실, 거울의 앞이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미약하게나마 색이 있었다. 다만 내 몸은 여전히 흑백의 색이었다. 밖으로 나가보니 비는 오지 않았다. 살풍경하던 공원은 너무나도 예쁘고 아기자기해서 위화감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시계탑을 보니 모든 숫자가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 마치 거울로 비춰보는 것처럼.....  "수혁이?"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자 보이는 것은 순박해보이는 얼굴에 토끼 이빨. 그리고 볼의 가운데 찍혀있는 점.   ..........내가 사랑하던 그 얼굴.  "예진아....."  "어디.... 어디 갔었던 거야. 기다렸잖아." 울상이 되어 내 가슴팍을 콩콩 때린다. 맞은 것은 가슴팍이었지만 다른 곳이 아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지금 목 위로 없는 사람이 쫓아와. 도와줘. 검은 옷을 입었는데."  예진이는 바로 차분히 가라앉은채로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여기에 숨자."  조각상 뒤에는 작은 공간이 있었다.  우리는 좁은 그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나란히 앉았다.  "이 공원, 오랜만이네."  한 동안 서로 말이 없다가, 처음 말문을 띄웠다.  "그러게.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한 것도 오랜만이네에." 예진은 약간의 불만을 담아서 장난스럽게 삐쭉거렸다.  "항상 바빠서 미안해. 좀 더 너와 시간을 보냈으면 좋았을텐데." 사과하자, 예진은 삐죽이던 입을 집어넣고 환하게 웃었다. 내가 미안해할 때면 예진은 언제나 아무 일 아닌 것처럼 넘겼다. 실은 굉장히 속상할텐데도, 날 배려하겠답시고 그냥 넘겨버리는 것이다. 지금도 그랬다.  "우리 첫 키스 장소도 여기잖아. 그 때 기억나?" "기억하지. 내가 머리 각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쩔쩔매니까 네가 화나서 내 멱살 잡고 주둥이 부딪혔잖아." "어허, 주둥이라니! 지는 아가리면서." 우리는 어린 아이들처럼 한참을 키득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삐삐- 삐삐- 소리가 울렸다. 예진이가 아쉬운듯 내 볼을 붙잡고 뽀뽀를 했다.  "나, 이제 곧 출근시간이라 가볼게. 또 보자." 촉 소리를 내며 따뜻한 입술이 볼에 가볍게 닿았다가 떨어졌다.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나는 다시 화장실 안, 거울 앞에 서 있었다.  화장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거꾸로 된 숫자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비가 내리는 공원은 당연하게도 예진이가 없었다.  5.현실에 버려진 알람 소리 때문에 예진이 눈을 떴을 때, 예진은 펑펑 울고 있는 채였다. 분명 꿈을 꾼 것 같은데.  굉장히 행복했던 꿈을 꿨던 것 같은데. 좀 더 꿀 걸.  핸드폰을 틀자 수혁의 얼굴이 한가득 화면을 채웠다. 그 사진은 수혁의 영정사진으로 사용되었다. 사진 속의 수혁은 환하게 웃고있었기에 영정사진 속 수혁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사진을 찍은 것은 봄날이었다. 유독 바람이 따스하게 얼굴을 쓸어주던 날이었다.  그 날 수혁은 숨기지도 못하는 안절부절한 기색이었다. 발발 떨면서 수혁은 반지를 내밀었다. '나와......' 대답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해져 있었다. '그래.' 영화처럼 낭만적이지도, 연극처럼 극적이지도 않았지만 완벽한 순간이었다. 그 완벽한 순간에 벚꽃은 흩날리고 마주잡은 두 손은 따뜻했으며 햇살은 눈부셨다. 충동적으로 사진을 찍은 것은 그런 이유였다. 영정사진으로 쓰거나, 죽은 남자친구를 추억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 아름다운 순간을 고정시켜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서. 수혁은 죽었다. 따뜻했던 손발은 차가워졌고, 수척해져 몹쓸 몰골이 되어 돌아왔다. 함께 했던 봄날은 영영 사라졌고, 결혼하자는 약속도 무색해졌다. 그렇게 예진 홀로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꿈 속에서 예진은 1년 전 모습의 수혁을 만났다. 공원에서 홀로 회색빛이던 수혁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예진은 수혁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1년 전처럼 평범하게 투정부리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회사를 떠올려서 깨어나 버렸다.  왜 거기서 회사 생각을 해서는. 바보 같이. 바보 같이..... 자책하며 눈물을 닦고 나갈 준비를 했다. 믿기지 않게도, 예진은 살기 위해 회사에 갈 준비를 느릿하게 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수혁은 다음 날에도 꿈 속에 나타났다. 10.왜 거울 너머의 세계로 넘어가면 예진이가 있었다. 언제나 거울너머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거울의 건너편에서 예진이가 내 이름을 거꾸로 부를 때만 겨우 넘어갈 수 있었다.  -아혁수 자주 넘어가지 말라는 경고가 있었던 것도 같지만, 저렇게 애타게 불러대는데 무시할 수 있을리가 없다. 나는 거울 너머의 세계로 넘어가서 살아있을 적 다하지 못했던 데이트를 했다.  어느 날은 그저 손만 잡고 한 없이 걸어다니고,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수다를 떨고, 햇살이 유독 쨍한 날에는 돗자리를 깔고 나무에 기대어 앉아 낮잠을 잤다.   "사후 세계는 어때?"  "나는 지금 천국에 있어."  "정말?"  "네가 있잖아."  "어우, 참. 주접은. 도대체 어떤데?" "아우어으아에아..."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해 묘사하려고 했지만 되질 않았다. 발음이 전부 뭉개지고 있었다. "너한테 말할 수 없나봐. 어쨌든, 여기 좋아. 나쁘지 않아." 하하하, 그냥 그렇게 웃고 넘겼지만 그건 주접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어떤 종교에서는 자살을 죄악으로 친다는데 딱히 벌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죽은 뒤에도 예진이와 이런 식으로나마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벅차오르도록 행복했다.  이곳은 정말, 지옥이 맞기는 한 걸까? 11. 이곳은 천국. 자해하십시오. 저녁 9시 36분. 공원의 경계에 피어있던 많던 국화는 다 시들어 겨우 4송이의 국화가 남았고, 그나마도 한 송이가 시들어가고 있었다. -고아원 애들이 너랑 예진이 오기만 기다리는 거 알아? 하,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수혁아, 다음 생이 있다면 좋은 부모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요리사 같은 건 다시는 하지 마....  국화 속에 핀 얼굴은 수민이었다. 내 고아원 친구이자, 예진이의 가장 친한 친구. 그러는 동안 해는 더 저물었고, 햇살은 더 붉게 변했다.  붉은색으로 물든 공원을 보고 있자니 이제야 지옥의 이미지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장 지옥에 가까운 모습은 벤치 근처에서 볼 수 있었다. 벤치는 무슨 일인지 온통 살점과 함께 피칠갑이 되어있었다.  그 피와 살점의 양은, 만약 벤치에서 살인이 일어났다고 한다면 도저히 그 사람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의 양이었다. 벤치에 놓여있던 종이도 검붉고 찐득한 피로 젖어 엉망이 되어있었다. 기하의 것으로 추정되는 휘갈겨 쓴 글씨는 피에 번져 알아볼 수 없었다. 대신 그 아래, 반듯한 글씨로 쓰여있는 것이 보였다. '잘못된 정보가 있어 수정합니다.  이곳은 지옥이 아닙니다.  이곳은 자살한 사람들의 천국입니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당신은 기억을 잊을 것입니다. 잊지 않기 위해서 자해하십시오. 당신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기를.' 자살한 사람이 오는 천국? 자해? 이해할 수 없는 모순적인 말들이 생각을 멈추게 만들었다. 여기가 정말 천국이라면, 왜 자해를 해야하는거지? 자해를 하면, 벤치에 앉아있던 그 섬뜩하게 노래를 부르던 여자처럼 되어버리는 것 아닌가?  자해를 해서는 안된다. 특히 저기 시계탑에 언젠가부터 떠 있는 눈동자가 계속 날 쫓아오는 한.  12. 왜?  여느 때처럼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별 것 아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를 확인이라도 하듯이, 예진이가 물어왔다. "우리 처음 사귀었을 때는 기억해?" "물론이지. 네가 또 놀려서 내가 그 날 화냈잖아." "뭘로 놀렸는지도 기억은 하니?" "당연하지.... 그건....." 아, 뭐였지? 기억을 더듬어보다가, 완벽하게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버무리려고 했다. 그러면 평소처럼 예진이는 그냥 웃어넘겨버릴테니까. 하지만 그 날은 아니었다. 예진이는 공허한 표정으로 지겹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역시. 넌 그냥 내 망상이구나. 사실. 나도 점점 널 잊어가. 내가 뭘로 널 놀렸었지? 아마도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하면서 이 던지는데, 네가 노래를 잘못 불렀을 걸. 그거 가지고 내가 초중고까지 거의 10년을 놀렸잖아. 그런데..... 어떻게 잘못 불렀는지 기억이 안나." "그거야......" "봐, 기억 안나지? 넌 뭐라고 내게 대답했지? 나는 왜 네가 좋았지? 점점..... 기억나지 않아. 내 안의 네가 사라져가. 넌..... 넌 그냥 내 망상일 뿐이야." "뭐? 난 망상이 아니야." 반박해보지만 이미 예진이는 내 말을 듣지 않고 있었다. "그 때가 좋았는데. 이 꿈이 끝나면, 너도 가버리겠지." "난 망상이 아니야!" 우울한 중얼거림에 말랑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게 식어버렸다. 그에 맞춰 공원의 모습도 점차 다시 회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스산한 목소리로 예진이 나에게 속삭였다. "망상이 아니라고? 꿈만 깨면 사라져버리는 주제에. 그럼 물어볼게 있어. 대답해." "뭔데?"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표정으로 예진이 나를 쳐다보았다. 텅텅 빈 동공은 끔찍했다. 조금씩 나에게 다가오면서, 천천히 물었다. "왜 자살했어?" 다시 공원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변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그 얼굴을 보자 나는 입을 열어 뭐라도 대답해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대답을 듣기도 전에 예진이는 섬뜩하게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13. 편지의 뒷장 나는 예진이의 망상이 아니다. 피로 물든 벤치로 달려가 자해하라고 쓰여있던 그 편지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아직도 기하를 믿고 계시다면 아래 질문해 답변해보십시오. 혹시 당신을 죽인 것에 대해서 기억하고 계십니까? 당신이 왜 죽었는지는 기억하고 계십니까? 당신이 사랑하던 사람들에 대해서는요?' 알았던 것 같은데.  아무것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이곳의 시간이 자정이 되었을 때, 당신은 대부분의 기억을 잃고, 당신이 알던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간섭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때를 위해 필요한 준비가 있습니다. 자해하십시오. 기하가 자해를 막는 것은 자해를 통해 빠르게 기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자해를 통해 제가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절 죽게 만들었는지 기억해냈습니다. 그리고 구원받았습니다. 자해하십시오.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잊지 마십시오.  당신에게 주어진 복수의 기회를 낭비하지 마십시오. 공원 어딘가에서 기하가 버린 커터칼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기를.' 반듯한 글씨체로 써져있었지만 내용은 상당히 살벌했다. 복수?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내 생전이 어땠는지는 몰라도, 굳이 그런 것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기억을 잃고 싶지 않다. 내 기억 속의 예진이를 잃고 싶지 않다. 예진이의 망상으로 남고 싶지 않다. 복수와 상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면 꽤나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진이와 내 몸의 상처라면 고민할 여지도 없다. 그래도 상처 내는 건 싫은데. 시계탑에는 여전히 눈동자가 떠있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라도 하는 듯, 도륵도륵 희번득하게 공원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었다. 그 눈을 피해, 나는 시계탑 뒤쪽으로 돌아가 소심하게 손톱 옆 거스러미를 뜯었다. 주욱 늘어나며 살이 벌어진다. 따끔거리며 피가 배어나온다. 기억과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8. 죽기 전 준비물은 유언장이라던데 유언장을 쓰는 것은 참으로 복잡한 기분이었다. 슬픈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저, 드디어 내가 죽는다고? 같은. 현실감 없는 낙관과 기묘한 안도가 들 뿐이었다. '얼마 없는 재산은 전부 이예진에게 주세요. 시체는 화장해서 바다에다 뿌려주세요. 어릴 적 꿈이 전세계를 탐험하는 것이었는데 그렇게라도 이루고 싶습니다.' 신변 정리가 끝나자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게 될 예진이에게' 마지막만 간단히 적으면 되는건데. 그러기만 하면 됐는데. '내가 왜 까치에게 새 이 대신 새 집을 달라고 했는지, 너는 아니?' 하지만 이 구절을 적을 때는 도저히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몇 장에 걸쳐서 재산 정리할 때는 그리도 빨리 쓰여진 유언장인데도, 더는 손이 가지 않았다. 결국 오랫동안 울다가 마지막은 신경질적으로 줄을 긋고 종이를 구겨버렸다. 9. 왜냐하면 커터칼은 시계탑 아래 쪽에서 찾을 수 있었다. 자해하던 여자가 끌려가며 떨어뜨렸던 모양이었다. 칼을 손목에 갖다대는 것은 꽤나 거부감이 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두려운 것이 있었다. 스윽 자해할 때마다 사라졌던 기억들이 하나씩 돌아온다.  이번에는 죽을 때의 기억이었다. 하얀색의 병원. 표정이 없는 의사는 뭐라고 말을 했고, 나는 몇 번이나 되물었다. 질린다는 기색도 없이 의사는 몇 번이고 말해주었고, 나는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이제 겨우 행복의 가닥을 붙잡아가고 있던 차였다. 나만의 가게를 열고, 단골도 생겼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암세포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고 했다. 그걸 알았을 때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끔찍한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약과 약과 약....진통제와 주사들. 잠이 도저히 오지 않았다. 예진이는 수척해져갔고, 나는 그런 예진이에게 화를 냈다. "아, 꺼지라고!" 예진이는 울고, 나도 울었다. 화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마음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병상에 있다보면 내가 내가 아닌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점점 자주, 그리고 오래 느끼게 되었다.  나는 종종 다른 사람이 되어 예진이에게 화를 냈다. 예진이는 그런 나도 좋다고 했지만.... 내 눈에는 보였다. 병상에서 내가 죽어가듯이, 날 돌보는 예진이 역시 천천히 말라죽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어느 날 나는 죽이기로 했다. 나 자신을. 영원히. 10. 나와 너에 대해서  거울 너머에서 다시 예진이가 내 이름을 불렀다. 색감이 따뜻한 공원 안에서, 예진이는 불편한 듯 팔짱을 끼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손을 흔들면서 예진이에게 달려갔다.  "예진아. 난 네 망상이 아니야." 걸레짝처럼 된 팔목을 보면서 예진이는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게.... 이런.... 너 팔목이 왜 이래."  "기억하는데에는 대가가 필요했거든." 나를 망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예진이는 눈물이 맺힌채로 나를 추궁했다.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셔츠에 피가 맺혀 숨길 수가 없었다.  "예진아. 난 망상이 아니야. 이제 완전히 기억해. 내 인생을, 그리고 그 안에 있던 너를." 11. 우리의 첫 만남이 어땠냐면  "고아원에 처음 왔을 때, 나 맨날 울었잖아. 기억나? 적응하지도 못하고 홀로 쪼그려 앉아 울고 있었을 때 널 처음 봤지. 내가 막 서럽게 우는데,  '그렇게 울면 원장쌤이 나중에 엉덩이 때릴 때 흘릴 눈물이 부족해질텐데.'  그렇게 말하며 입에 사탕을 넣어줬잖아. 네가 가장 좋아하는 사탕이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지만. 그 사탕 덕분에 바보 같이 나는 서럽던 것도 잊고, 너에게 다른 친구들을 소개받아 잘 지낼 수 있었어. 다시 생각해도 고마워."   "너... 너 정말 수혁이야? 내 망상 아니야? 그럼 말해봐. 내가 널 뭘로 놀려댔는지."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집 다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이었다. 이가 빠진 날. 지붕 위로 이빨을 던지며 불렀던 노래가 가사가 틀렸다. 예진이는 그것을 듣고 낄낄 웃으면서 날 놀려댔고, 그 놀림은 초중고를 거치며 10년 동안 꾸준했다.  "까치는.... 새 이가 있으면서 왜 헌 이를 가져가는건데?" 예진이 못 믿겠다는 듯 다시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은 이 안나서 못생겨지면 어떡하냐라고 놀리다가 내가 울어버리자 울음을 그치게 만들려고 던진 질문이었다. 우리 사이에만 알 수 있는 질문과 대답이었다. 나는 그다지 머리가 좋지는 않아서, 나중에 답해주겠다며 미뤘다가, 문학소년이던 중학생 때가 되어서야 나름 머리를 굴려서 대답했다.  "그야 까치는 새 이가 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니까."  "왜 못 기다리는건데?" 물론 머리가 더 좋은 예진이는 한 수 위였어서, 즉각적으로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야 까치는 이빨을 사랑하지 않으니까." 너에 대한 마음을 자각할 때쯤, 하교하는 널 기다리던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돌려돌려 대답할 수 있었다. "그러면 넌 왜 까치한테 새 이 대신 새 집을 달라고 했는데?" 너는 짖궂게도, 내 마음을 모른 척하며 다시 나를 놀려대었다. "아, 그건 까치에게 물어보든가!" 삐진 나는 이 때 처음으로 예진이에게 소리를 질렀다. 처음 듣는 내 고함에 놀란 고등학생 예진이는 짖궂던 모습은 사라지고 당황한채로 울먹거렸다. '나 너 좋아해. 까치같은 건 사실 궁금하지도 않단 말이야. 그냥 요즘 네가 나랑 말도 잘 안하려고 하길래. 넌 나 안 좋아하는구나, 미안해.' 그렇게 말하며 예진이는 펑펑 울었다. 울음을 잘 보이는 적 없었던 예진이라, 나는 어떻게 할 줄도 몰랐다.  "너.... 정말 수혁이구나."  처음 고백을 하던 그 날처럼 예진이가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서투르던 그때와 달리, 지금은 어떻게 예진이를 달래는지 안다. 나는 말 없이 예진이를 껴안았다. 작은 어깨를 살살 문지르며, 눈물로 젖은 뺨을 닦아주었다. 따뜻한 색채와 온도가 전해져왔다.   눈물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껴안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다시 예진이를 밀어낼 수 밖에 없었다. 공원 저편에서 뭔가가 있다. 검은 인영이었다. "예진아. 이만 가야겠어." "왜?" "저기 저게 날 쫓아오는 것 같아." "저게 뭔데? 아무것도 없는데." 내 시야의 한켠에 선명한 것이 예진이에겐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서 잠에서 깨, 예진아. 위험해. 난 알아서 도망갈게." "뭔지는 모르지만, 알았어. 저기, 수혁아. 내일도 와야해. 알았지? 제발." 떠나려는 나를 붙잡고 예진이가 부탁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것은 내게서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고 나와 예진이 쪽을 보고 있었다. 검은 옷을 입은 그것은 피부는 시체처럼 창백했고, 움직임이 없는 채로 공원의 끝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목이 없는 존재를 보았을 때처럼 도저히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저건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그것은 눈이 꿰메어진 상태로, 나와 예진이 쪽을 보면서 미소짓고 있었다. 12. 이대로가 좋아 "회사는 어때?" "아, 썅. 김부장 그 미친 새끼가 또 지랄하잖아. 옘병할 새끼가 지랄해서 피똥싸면서 해놓으니까 또 내 아이템 빼돌렸다. 시발....." "예쁜 말을 쓰는 건 어때?" "미안. 김부장 그 약간 정신을 원심분리기에 넣어버리신 자제분이, 또 정신병을 자제하지 못한 것이에요. 그래서 그 장티푸스에 걸려버릴 견공분께서 본인한테 혈변을 볼 정도로의 직무수행을 요구한 뒤에 그 공을 가로채는 행동을 저지르시지 뭐에요. 시발." "시발은 왜 안 빼는데." "김부장 생각하니까 혈압 때문에 뺄 수가 없었어." "김부장은 인정이지."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예진이 나를 껴안았다. "아~ 이대로만 있었으면 좋겠다." "안되는 거 알잖아." "뭐?" 내 품에서 고양이처럼 늘어지던 예진이가 뻣뻣하게 굳었다.  "뭐라고 했어?" 차마 듣지 못할 말을 들은 사람처럼 무서운 얼굴로 나를 노려본다. 결국 하려던 말은 내뱉지 못하고, 다른 말로 에둘러 말했다. "검은 옷 입은 사람이 날 쫓아오니까. 계속 있을 수는 없단 말이지." "그런 거였어? 난 또." 눈에 띄게 안심하며 예진이 다시 회사 이야기를 시작했다. "맞다. 요즘 회사사람들이 나 얼굴 다시 밝아졌다고, 다행이라고 그런다? 역시 네 덕분이야. 수혁아." "그래? 다행이다. 난 네가 날 생각하면서 슬퍼하는 게 싫어." "이렇게라도 만나서 다행인거지 뭐. 좀 더 오래 봤으면 좋겠지만. 확 그 검은 옷 입은 사람 굿해서 쫓아버려?" "그러다 그 무당이 날 쫓아버리면 어떻게 하려고." "그건 그렇네?" 우리는 늘 그랬던 것처럼, 다시 공원에 앉아 날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래도록은 아니었다. 점점 우리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었다. "그래서 말이야, 내가......" "미안한데 이제 일어나야겠다. 예진아. 또 나타났어." 처음엔 예진이가 꿈에서 깰 때까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검은 옷을 입은 그것은 나타나서 공원 한 쪽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이 눈에 띌 때마다 나는 예진이를 깨웠다. "아, 그냥 안가면 안돼? 어차피 내 눈엔 보이지도 않는데." "네가 휘말리는 게 싫어." 예진이에게 딱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분명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처음엔 착각인가 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확실해졌다. 검은 옷을 입은 그것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나타나는 주기도 점점 빨라졌다. 공원 끝자락에 있던 그것은 이제 놀이터 근처까지 왔다. 오늘은 미끄럼틀 옆에서 웃고 있었다.  꿰메어진 눈 때문에 어딜 보면서 웃는지는 몰라도 시선은 우리를 향해 있었다. 처음엔 미소였던 그 웃음도 점점 입꼬리가 올라가 이제는 찢어질 듯 웃고 있었다.  가장 소름돋는 점은 내가 예진이를 깨워 다시 회색 공원으로 돌아올 때마다,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시며 나를 보내주는 것이었다.  아마 이별할 때가 온 거겠지. 13. 싫은데? 평소처럼 평범하게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작별인사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예진이는 이상하게도 평소에 꺼내지 않던, 그저 우리가 묻어두었던 것에 대해서 말했다.  "아니, 그래서 옆 부서 이대리가 그러는거야. 남자친구 있냐고. 당연히 있다고 했지. 그런데 그 새끼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객관적으로 예진이는 매력적이긴 했다.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화를 억누르며 물었다. "뭐라고 했는데?" "그만 좀 하라고. 남자친구분 죽은 거 다 아는데 왜 계속 그러냐고 하더라고. 존나 무례한 새끼. 그게 말이냐고 방구냐고. 아가리 뚫렸으면 거기로 똥 싸지 말라고 우리 부서 공식 미친놈 김부장도 가서 지랄해줬어. 내 편일 땐 좀 든든한 듯." "무례하긴 하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잖아." "너 그거 무슨 뜻이야?" "난 이미 죽었어.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뭐 어때. 내가 이렇게 만족하면서 살겠다는데." 대수롭지 않은 듯 예진이가 웃는다. 이대로 웃어넘길 생각인 모양이다. "네가 불러도 이제 네 꿈에 안 올거야. 우린 같이 있으면 안돼. 그러니 더는 날 부르지 마." "그래." 의외로, 예진이는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토끼같은 이빨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다. 당황한 것은 오히려 나였다.  "네가 그랬지? 네가 있는 곳은 살기 좋다고." 그 말의 뜻을 이해하기도 전에 예진이 시계탑 쪽으로 달렸다.  "뭐하는거야?" 이해하고 쫓아갔을 때에는 이미 예진은 시계탑의 꼭대기에 있었다.  "걱정 마. 곧 따라갈게." 그리고 말리기도 전에 손을 놓고 떨어졌다. 실수로 떨어뜨려 부서진 장난감 인형처럼 예진이의 목이 있을 수 없는 각도로 꺾였다. 떨어지기 전처럼 환하게 웃은채였다.  다시 붙여야 해.  그런 생각으로 예진의 몸 쪽으로 달려가려 했지만 주변이 일그러지며 내 몸은 흑백의 공원, 비가 멈추지 않는 공원의 화장실로 돌아왔다. 토하고 싶은 기분을 느꼈지만 나오지 않았다. 대신 나는 거울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14.우리는 어땠었더라  너는 책임 없는 철 없는 사랑의 결과물이었고, 나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비극의 결과물이었다.   덩그러니 남겨진 우리는 같은 고아원에서 자랐다.  너는 적응하고 동네를 쏘다니며 놀았고, 나는 그러지 못해 매일을 울며 지냈다.  나는 너의 사탕을 받아먹었고, 너는 마지막 남은 사탕을 내 입에 넣어주었다.  너는 달리기를 잘했고, 나는 그림을 잘 그렸다.  우리는 많이 달랐지만, 그래도 친구가 되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이빨이 유독 흔들리는 날이었다. 흔들리던 이빨은 톡 하고 빠져버렸다. 원장 선생님은 이빨을 지붕 위로 던지면 까치가 물어가고 새 이를 줄 것이라며,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를 하라고 했다. 곧이 곧대로 믿은 나는 그대로 했다.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집 다오."  .....사실 그대로는 아니다. 새 이를 달라고 하는 대신 새 집을 달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지붕 위로 이빨을 던졌을 때, 너는 낄낄대며 날 비웃었다. "바보야, 새 집이 아니라 새 이겠지! 너 이제 이빨 안난다? 못생겨지면 어떡하냐?" 그 말 역시 곧이 곧대로 들었다. 못생겨지면 어떡하지. 나는 그대로 울어버렸다. "우에에엥!" 너는 당황하지도 않은 채 어른스럽게 나를 달랬다. "야, 걱정 마. 나한테 다 방법이 있어." 날 달래며 어깨를 두드려주던 그때의 너는 좀 멋있었다. 해결방법은 안 멋있었다. 며칠 후 너는 이빨구멍을 하나 만든 상태로 나타났다. "쟈, 이거바다." 이빨을 뽑고 그걸 굳이 나한테 가져온 것이다. "야, 그럼 너 이는 어케하는데!" "난 예쁘니까 이빨 하나쯤 없어도 괜찮아." "못생겨져도 괜챠나?" "너 이빨이 없으면 울거쟈나." "그럼 같이 던지자. 반씩 나지 안으까" 거기까지 계산을 마친 우리는 사이좋게 손 잡고 길을 가다가 넘어져서 이빨을 하수구에 빠뜨렸다. "후에에엥~" "으에에에엥~"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당황한 우리는 같이 울었다. 먼저 그친 쪽은 네 쪽이었다. "그런데 왜 까치는 새 이빨이 있으면서 헌 이빨을 가져가는거지?" 뜬금없는 물음표에 나도 그만 궁금해져서 울음이 멈췄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웃기네. 넌 정말 옛날부터 내 눈물 그치게 하는데 뭐 있었나보다.   '그러게, 까치는 새 이빨이 있으면서 굳이 헌 이빨을 가져가는거지?' 정말 모를 일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나란히 길을 걷는 이빨 빠진 아이들이 손을 잡고 지붕에 이를 던지고 있었다. 그걸 보던 너는 같은 물음을 던졌다.  '까치는 새 이빨이 있으면서 왜 굳이 헌 이빨을 가져 간담.' 오랫 동안 생각한 답을 겨우 꺼낼 수 있었다. 까치가 새 이빨이 있으면서 헌 이빨을 원하는 이유는 새 이빨이 돋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일거라고. 그러자 넌 다시 질문했다. "왜 기다릴 수 없는건데?" 글쎄. 그 때의 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너에게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너에 비해 똑똑하지는 않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가 했던 대답은 "나중에 알려줄게." 였다. 우리는 늘 같이 등하교했다. 초등학교를 거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그 때쯤의 애들은 짖궂어서 우리를 보며 사귀느냐고 했다. 너는 그냥 웃으면서 넘겨버리고, 나는 그냥 놀리는 놈들을 무시하고 매일 같이 너를 기다렸다. 등교길, 영어듣기 때문에 일찍 나온 우리는 같이 길을 걸었다.  깍깍.  까치가 울었다.  "저걸 보니까 기억 나는데, 까치는 왜 새 이빨을 기다릴 수 없는거야?" 별안간, 네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푸흐 웃었다. 너는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었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했다. 그에 비해 나는 키만 크지 삐적 마르고 공부는 영 아니었다. 그 때쯤의 나는 내가 어떻게 너를 보고 있었는지 깨닫고 들키지 않으려 필사적이었다. 그래서 네가 얼굴을 들이댈 때,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바라며   "까치는 이빨을 사랑하지 않으니까." 나름 진지하게 대답했다. 용기가 없어서 그렇게라도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도 너는 야속하게도 나를 놀리며 낄낄대는 것이다.  "그러면.... 왜 너는 그 때 새 집을 달라고 했는데?"  "아 그건 까치에게 물어보든가!" 삐진 나는 이 때 처음으로 너에게 소리를 질렀다. 처음 듣는 내 고함에 놀란 너는 짖궂던 모습은 사라지고 당황한채로 울먹거렸다. '나 너 좋아해. 까치같은 건 사실 궁금하지도 않단 말이야. 요즘은 말을 걸어도 대답도 잘 안해주고, 그냥 내가 싫었구나. 귀찮게 해서 미안해.' 그리고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도망쳐버리려고 했다.  "야, 내가 더 좋아하거든?" 아마 내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먼저 네가 용기를 내줘서였을 것이다. "왜?" "왜냐고 물어도...... 그러는 넌 내가 왜 좋은데?" "왜냐니.... 키도 크고, 세심하고, 욕도 안하고 말도 예쁘게 하고, 배려도 잘 해주고, 약속도 잘 지키고, 청소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잘생기지도 않았고,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는데?" "네가 뭔 상관이야. 내가 너 좋다는데. 너야말로 내가 왜 좋은데? 나야말로 성격도 더럽고, 입에도 걸레 물었고, 방도 더러운데." "너야말로 네가 뭔 상관인데. 내가 좋다는데." 어린 아이처럼 싸웠다. 결론은 우리는 서로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그 날 이후로 우리는 손을 잡고 걸었다. 종종 우리는 서로의 꿈을 말하며 미래에 대해서 떠들어댔다. 그 미래는 이루어진 것도 있었고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있었다. 내가 말하던 꿈대로 난 요리사가 되었고, 넌 평범한 회사원이 되었다. 나는 우리가 이대로 결혼할 줄 알았다. 우리가 늘 말하던대로 행복하게 살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됐지? 나는 요리하다가 암에 걸려 결국엔 약을 먹고 자살해버렸고, 너는 그런 내 앞에서 벌이라도 주듯 웃으며 목이 부러졌다.   "아아아아........" 거울에 내 모습이 비친다. 귀신이라고 할 법한 모습이다. 악몽에 나올 법한 흉한 모양새다. 눈에서는 눈물 대신 피가 흐른다. 꾸덕꾸덕한 피는 찐득한 소리를 내며 세면대로 흘러들어간다. 흑백의 세상에서도 피의 색깔만은 선명하다. 비틀거리며 화장실의 밖으로 나왔다.  비가 내리는 공원은 이제 해가 지평선의 끄트머리에 걸려있었다. 어둑해질대로 어둑해진 공원의 끝자락에는 이제 단 한 송이의 국화 꽃봉오리만이 남아있었다. 멈추지 않는 장대비 때문에 시야가 어지러웠지만 국화의 옆에는 내가 찾는 것이 있었다.   "날 데려가." 비틀거리며 빗속을 걸었다. 한기가 몸을 잠식한다. 그것에게 다가갈 수록 두려워진다. 발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가까워지자 그것의 모습이 점점 잘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옷을 입고, 눈은 꿰메어진, 그것이.  "어서 날 데려가고 예진이를 돌려줘." 15. 내가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그것은 평소처럼 웃고 있지 않았다.   "야, 안 들려? 어서 날 데려가라고." 소리도 질러보고 윽박도 질러봤지만 그것은 그저 정지된 로봇처럼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고장난 자판기를 걷어차는 사람처럼 성질을 내봤지만, 그래도 그것은 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  "이젠 데려가라고 해도 관심조차 안주냐! 어서 예진이나 내놓던가! 야, 어디서 사람이 말하는데 고개를....."  갑자기 그것의 고개가 돌아갔다. 어디를 보고 있는거지?  그것의 시선을 따라 가자, 화장실이 있었다.   -아혁수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예진이의 목소리였다.   [히히] 그것은 다시 씨익 웃었다. 입이 히죽히죽 벌어지며 쀼죽한 이빨이 엉망으로 튀어나왔다. 그리고 내 쪽을 한 번 보고서는, 보란듯이 팔다리를 휘적대며 뛰기 시작했다.   -아혁수 다시 한 번 거울 너머에서 예진이가 나를 불렀다. 빌어먹을. 나는 그것이 내쪽을 보았기에 당연히 나를 노린다고 생각했다. 눈이 꿰메어져 있어 그것이 정확히 어디를 보고 있는지 고민해 본 적도 없었다. 그저 목 없는 것이 나를 봤으니까, 눈이 꿰메어진 저것 역시 나를 노리겠거니 했을 뿐이었다.  전혀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노린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내가 아니었다.  그것이 보고 있던 것은 내가 아니라 예진이었다. 16. 오면 안돼 팔다리를 휘적대며 뛰던 그것은 빠르지는 않았다. 서두르자 겨우 먼저 들어올 수 있었다. "수혁아!" 거울 너머의 세계, 어제처럼 반가운 얼굴로 예진이가 웃었다.  "너, 안 죽었어?" "꿈이라 그런가 그냥 깨기만 하고 말더라고." 예진이는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었다. 그 너머로 나를 따라 들어온 그것의 인영이 보인다. 그것은 미친듯이 웃으며 점점 다가오고 있다. 예진이를 잡기 전에 말해야 했다.  "잘 들어. 자살할 생각 다시는 하지 마." "알았어. 계속 이렇게 나랑 만나주면 나도 안 죽을게." "여기도 오지 마. 설명할 시간 없어. 그게 놀이터까지 왔어." "검은 옷 입은 그것? 난 보이지도 않는다니까." 그것은 계속 뛰고 있는데,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예진이는 지나치게 태평했다. 결국, 나는 생애 생후 통틀어 두 번째로 소리지르기로 했다.  "난 이미 죽었다고! 좀 받아들여! 네가 이렇게 꿈 속에서 나를 본다고 해서, 내가 살아날 수 있는 건 아니야. 너도 제발 네 인생을 살아!" 17.싫은데? 예진이는 답지 않게 비웃는 표정을 한껏 담았다.  "뭐라고?" "싫다고." 그러지 마. 제발. 여긴 지옥이고, 지옥에 있는게 널 쫓고 있다고. "으아아으어에." "안들려." 여긴 지옥이고 지옥에 있는 게 널 쫓고 있다고. 그렇지만 말로 이루어지기도 전에 발음이 계속 뭉개졌다. "으아! 이오이오! 이오에 이으 어으! 옷오잇아오!" "미안한데, 수혁아. 가끔 난 네가 하는 말이 들리질 않아." 표정을 보니 진심인 것 같다. 아무래도 저것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사후세계에 대해서 묘사할 수 없는 것처럼 지금 내 말도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설명을 해봤자 예진이에게는 전해지지 않는 거겠지.  "그냥, 오지 말라고!" "네가 나랑 결혼을 할 수 있어, 뭘 할 수 있어. 넌 이제 죽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그냥 이렇게라도 곁에 있겠다는게 뭐가 나빠?" 그것은 이제 예진이의 바로 뒤에 있다. 절망적인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물었다. "예진아, 나 정말 너랑 결혼하고 싶었어. 내가 널....사랑하는 거 알지?" "응." 뒤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예진이는 화사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 내 눈은 꿀럭꿀럭 소리를 내며 다시 피눈물이 흘렀다. 18. 까치가 헌 집을 허무는 이유 헌 이빨이 빠진 자리에는 새 이가 돋는다. 헌 이빨을 추억하며 빈 잇몸에 끼워넣으려고 해봤자 결국 잇몸만 짓무르는 것이다. 너는 짓물러가고 있었다. 내가 했던 약속에 의해서.   나는 한 때 너와의 삶을 꿈꿨었다. 네가 그토록 놀려대던 '헌 이 줄게, 새 집 다오.' 는 결코 사소한 말 실수가 아니었다.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다. 고아원에 있을 때, 가정이 있던 애들을 우리는 부러워했다. 그 애들은 자신이 있는 집 안에서, 그리고 그 부모님 아래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었지만 그 가정있는 아이들을 부러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씩씩한 너조차도, '집도 없는 게!'라는 소리를 들은 날에는 혼자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서 울고마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헌 이를 주고 새 집을 받아 너와 살고 싶었다. 새 이가 영영 나지 않아도 좋으니 우리만의 집을 갖고 싶었다. 그 집 안에서 너와 나는 행복했을 것이다. 우리가 늘 서로에게 속삭였던 것처럼, 딸이어도 좋고, 아들이어도 좋으니 우리가 사랑해줄 아이들을 낳고 꾸린 그 가정에서 우리는 행복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 그려두었던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이룰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죽었으니까. 너는 그렇게 말했다. "넌 이제 죽어서, 아무것도 못하잖아!" 아니다.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남았다. 바로 널 사랑하는 것. 네가 나처럼 우리가 살 집을 마음 속에 지어두고 있었다면, 그리고 그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나는 마땅히 그것을 무너뜨려야한다.  "수혁아?" 나는 손을 들어 예진이의 목을 감쌌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예진이가 어색하게 웃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따뜻한 체온이 손을 통해 전해져온다. 의아해하는 눈빛을 피하며 나는 그대로 손을 조였다.  "커헉....왜.....애.......?" 예진이는 배신감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내 품에서 천천히 죽어갔다. 꿈 속에서 죽으면 꿈에서 깰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게 내가 예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주변이 일렁거리며 다시 거울 밖으로 빠져나왔다. 비가 멈추지 않는 공원. 한 발 차이로 예진이를 놓친 그것은 다시 입맛을 다시며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화장실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멈춰섰다.  나는 예진이가 내게 죽었으니 다시는 내 꿈을 꾸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예진이는 멈추지 않고 잠에 들때마다 나를 불러대었다. 그것도 멈추는 법이 없었다. 그것은 입이 찢어져라 웃으면서 예진이에게 다가갔다. 그 때마다 나는 그것이 예진이를 붙잡기 전에 예진이를 죽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마지막 남은 국화 한 송이가 그제서야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야 널 내 곁에 붙잡아두지 않을 용기가 생겼어.] 19. 찾았다. 언젠가부터 꾸던 수혁의 꿈은 가장 최악의 형태로 변했다. 수혁은 피눈물을 흘리며 나타나서 예진을 죽이기 시작했다. 예진은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수혁은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서둘러 예진을 죽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겨우 찾았어.... 이번엔 늦을 뻔했네." "아....." 놀이터에 숨어있었던 예진이 절망적으로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 동안 예진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에게 죽었다. 목이 졸려서도 죽어보고, 물에 잠겨서도 죽어보고, 머리가 깨져서도 죽어보았다. 처음 몇 번은 왜 그러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소리지르기도 해보고, 설득해보기라도 하고, 도망다녀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이제는 포기했다. 수혁은 자신을 죽이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예진의 모든 말은 수혁을 잠깐 망설이게 만들지언정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수혁은 확고한 의지로 예진을 죽여나갔다. 그 눈에는 빛이 없다.  "왜, 왜 이러는거야....?"  "사랑해, 예진아. 그러니까 제발......" 수혁은 펑펑 피눈물을 흘리며 일그러진 얼굴로 웃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말 뒤에는 언제나 같은 결과가 있었다. 수혁의 그림자가 예진에게 드리워지고, 예진은 다시 한 번 죽었다. "다시는 오지 마." 이번엔 추락사였다. 20. 너는 그 남자를 알잖아.  "수민아. 요즘은 이상한 꿈을 꿔."  "어떤 꿈?"  "그냥. 끝 없이 살해당하는 꿈....." 수민은 걱정스럽게 예진을 보았다. 수민이 보기에 그 일이 있고 나서 예진은 점점 이상해졌다. 잠깐 밝아졌다가도 다시 우울해지길 반복했다. 최근엔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만 다시 이렇게 초췌해졌다. 병원에 가보자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하냐고 화를 낼 것이 뻔했다. 그래서 약간 위안이라도 삼을 만한 적당한 곳을 떠올려냈다.  "...내가 아는 용한 무당집이 있어. 거기라도 가볼래?" 기묘한 향을 풍기는 점집. 차를 내오던 무당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예쁜 얼굴을 찌푸렸다. 혀를 차면서 대놓고 콧방귀를 뀌었다. "친구한테 거짓말을 하면 못쓰지...... 널 걱정해서 여기까지 데려온 친구인데." 싸늘하게 식은 무당의 눈초리가 향하자 몸이 굳는 것 같았다. "넌 그 남자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잖아. 안 그래?" "무슨,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무슨 말이긴." 창백한 낯빛의 무당은 소름끼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웃었다. 무당은 천천히 예진에게 다가와 귓가에 속삭였다. "'까치에게 왜 새 이 대신 새 집을 달라고 했는지 아니?'" 그냥 짚어넘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당은 이미 전부 알고 있었다. 예진은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그 남자, 이젠 보내줘." "보내주다니요?" "네가 그리워하니까 그 남자가 못떠나고 있는거잖아." "하지만.....하지만......." "산 자의 미련이 죽은 자를 붙잡아선 안돼. 죽은 자의 한이 산 자를 괴롭히면 안되는 것처럼." "그냥 꿈이잖아요. 고작 꿈이잖아요...." "넌 그 꿈을 꾸면서 꿈으로만 만족할 자신있어?" "......" "그 남자, 성격은 어땠어?" "착했어요. 남한테 싫은 소리도 못하고....그런 말을 하면 본인 마음이 더 아프다면서 절대 안했어요." "그래? 그럼 왜 그런 남자가 계속 피눈물을 흘리면서 너를 죽이러 온걸까?" "모르겠어서 찾아온거잖아요."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면, 계속 잊지 못하면, 죽은 사람은 삶에 가까워지지. 마치 살아있을 때처럼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만나볼 수도 있을거야." "그러면 안될게 뭐가 있는데요...? 우리가 같이 보낼 봄은 이미 전부 시들었는데, 다시는 오지 않는데. 그걸 꿈 속에서라도 보는 게 왜 안된다는 건데요?" "살아있는 사람 쪽이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니까." "그럼 잘됐네요! 차라리 죽어버리면 만날 수 있는거니까!" "눈치가 없는거야, 아니면 그런 척을 하는거야? 그 남자는 울면서 하기 싫은 짓까지 하고 있다고 말하는거야." "왜...." "그 남자가 죽어갈 때, 넌 그걸 보면서 어떤 심정이였어?"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어요. 마음을 다잡으려고 해봤지만 결국엔, 결국엔..... 우린 결혼하기로 했었는데, 행복하게 살기로 했었는데......" "그 남자도 그런 것 뿐이야.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아서, 마음이 산산조각 날 것 같아서, 그래서 네가 따라오지 못하게 막는 것 뿐이야." 예진은 수혁의 유골함을 한참 멍하니 바라보았다. 영정사진 속 수혁은 고통스러웠던 마지막 날들과는 달리 더 없이 건강해보였고, 행복해보였다. 그렇게나 행복해보이는 수혁의 옆으로는 이제는 하나 밖에 남지 않은 국화가 있었다. 예진이 놓은 국화였다. 언제나 시들기 전에 찾아와서 납골당에 늘 놓아두었던 국화는 언제나 싱싱한 채였다. 예진은 싱싱한 얼굴을 하고 웃고있는 수혁과 그와 어울리지 않는 국화를 오랜 시간동안 바라보다가 치웠다. 오래 전에 못했던 일을 드디어 할 시간이었다.  "이제야 널 내 곁에 붙잡아두지 않을 용기가 생겼어." 예진은 안치되었던 유골함을 집어들었다. 유골함을 소중히 안아들고서, 예진은 그가 바라던대로 그를 서해바다에 뿌려주었다. 하얀 가루가 공기 중으로 흩날렸다가 바다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예진은, 더는 그를 생각하며 울지 않았다. 21.해후 공원은 비가 서서히 멈추고 있었다.  댕-대앵- 시계탑의 종이 울린다. 시간은 드디어 자정이었다. "안녕하세요, 형." 풀벌레 소리조차 나지 않는 고요한 밤. 자정의 한 가운데서 교복을 입은 소년이 말을 걸어왔다. 그 소년의 손에는 피에 젖은 공책조각이 가득 들려있었다. 교복 이름표에 쓰인 이름은 익숙한 이름이었다. "네가 기하구나. 네가 그 쪽지들을 남겼니?"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걸 보니 형은 내 말 안 듣고 스스로 상처를 냈겠네요. 보통은 다 잊은채로넘어오는데. 어떤 기억을 위해서 형은 상처를 만들었어요?" "까치가 헌 집을 허물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그게 뭔데요?" 나는 그저 미소지으며 대답을 피했다. "그런 게 있어." 기하는 내 대답을 듣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이것저것 알려주었다. 자정부터는 현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어서 살아있는 사람을 도와야 시간이 간다는 것, 그 사람들은 전부 내 생전과 연관이 있다는 것.  하지만 완전히 믿기는 어려웠다. 그런 내 기색을 읽었는지 기하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혹시 성현 형의 편지를 읽었어요? 날 믿지 말라는?" "응." "난 이미 많은 힘을 써서 더 이상 자정 전으론 못 넘어가거든요. 그래서 다시 고칠 힘이 없었어요." "그 사람은 어떻게 됐는데?" 기하는 잠시간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쓴 편지 기억해요? 목 없는 자가 나타나면 화장실 칸 안에 숨고, 눈 꿰멘 자가 나타나면 거울 너머로 넘어가고, 입 찢어진 자가 나타나면 시계탑 앞에 서있으라고 했는데." "아, 기억해. 그런데 왜 시계탑 앞에 있으란건지 좀 이해가 안되는데." "왜긴요. 다른 저승사자와 다르게 그 저승사자는 눈이 잘 보이니까 숨기도 어렵고 영원히 도망칠 수도 없거든요. 그러니 그 사자가 화나기 전에 그냥 빨리 잡히라는 뜻이에요. 성현 형은 화가 날대로 난 그 사자한테 끌려갔어요. 아마, 분명 좋은 곳은 아니겠죠...." 기하는 피가 말라붙은 공책조각들을 내게 넘겼다. 이곳은 자살한 사람들의 천국이라는 내용, 자해를 통해 기억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고통을 원한다는 뜻이니 자해를 해야만한다는 내용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공책 조각들에는 반듯한 글씨가 점점 흐트러져가고 있었다.  '점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자해를 통해 기억한 것은 선명해지는데, 다른 모든 것들이 점점 사라져갑니다. 당신도 그러십니까? 그렇다면 당신도 나를 원망하십니까?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이 편지를 기점으로, 점점 편지의 내용은 지리멸렬하고도 섬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편지들은 인간성을 잃어가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은 거의 인간의 언어라고도 할 수 없는 끔찍한 내용이었다.  피에 적셔져 마른 것임에 분명한 종이에는 섬뜩한 웃음소리가 종이 가득, 가득 차 있었다.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키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고통을 통해 기억을 하게 되면 결국엔 다른 기억들은 전부 빠져나가고 그 기억만 남아요.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만약에 자해해서 자신을 죽게 만든 기억만을 남기면?" "미치겠지, 분명." 오래 생각할 것도 없었다. 당장 내 경우만 생각해봐도 예진이와의 추억도 없이 항암치료의 고통의 기억만이 남아있다면 제정신일 수가 없을것이다. "그 성현이라는 사람도?" "그거 아세요? 성현 형은 저와 친구였어요. 성현 형은 신부였었고 보육원 애들을 정말 사랑으로 돌보던 사람이었어요. 이 지옥에 떨어져서도 오로지 본인이 돌보던 보육원애들을 걱정하던 사람이었어요." 무표정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기하의 눈썹에 안타까움 비슷한 것이 묻어나왔다. "살아있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이기도 하고, 나쁜 짓을 반복하다가 나중엔 죄 없는 사람들까지 괴롭혔어요. 그때쯤엔 제가 '보육원 아이들이 자기들의 아저씨가 이렇게 된 걸 알면 어떨 것 같냐'고 소리질렀는데, '아저씨'라는 말만 겨우 알아듣고 절 보육원 아이들로 착각하고 울면서 키히히히. 웃더라고요." "그 사람은... 어쩌다 이곳에 온거야?" "잘은 몰라요. 성현 형은 교구장한테 제가 알던 누나랑 같은 일을 겪었다고 했어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뻔하지 않아요? 형도 여기 주민이니 이해할 수 있잖아요. 분명 자살할수 밖에 없을 정도의 일이었겠죠." "그 아는 누나가 혹시 지애라는 사람이야?" 기하는 울적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 이야기는......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어색하게 웃으며 주제를 돌렸다. "그래, 널 믿을게. 그러면 이곳에서 빠져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해?" "좀 먼 길이 될거에요." 22. 영원한 지옥 기하는 좋은 아이였다. 살가운 성격은 아니었지만 배려심있는 동행이었다. 덕분에 나도 지옥의 탈출구라는 7시를 향해 외롭지 않을 수 있었다. 6시 즈음에 기하가 멈추어섰다. "난 여기까지. 6시부터는 본격적으로 죽음이 기억나니까 이 이상부턴 안갈거에요, 형." 완벽한 햇살색 풍경을 향해 녹아들어간다. 해가 점점 뜨고 있다. 회색빛이었던 공원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 해가 뜨는 저편에는 분명 완벽한 세상이 펼쳐져있다. 내가 가는 곳은 그쪽 방향이다.  "너는?" 기하가 고개를 젓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형, 저 건너편 세상은 완벽해요. 그래서 가고 싶지만....그러니까 안돼요.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테니까."  "왜?" 기하의 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언젠가 들은 설명에 의하면 죽은 자의 나라에서는 눈물을 흘릴 수 없다. 눈물은 산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에서 흘러내리는 것은 언제나 눈물 대신에 피였다. "나는 용서하지 않을거거든." 누구를, 하고 물으려다 그만두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었다.  나는 고아원 친구들과 예진이 덕분에 행복한 사춘기 시절을 보냈다. 그렇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안다. 한창 모든 것이 즐겁고 꿈만 꾸는 것으로도 행복해야할 아이가 죽음을 택했다면, 그것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는 것은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다. 괴로워보일 정도로 깊게 파인 팔목만 봐도, 얼마나 괴로웠는지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용서할 생각 없어. 절대로." ....분명 내가 겪어보지 못했을 괴로움을 겪었을테니까. 하지만 그런 기하가 안타까워 괜히 입을 열었다. "말리진 않겠어. 하지만 네가 다치진 않았으면 좋겠어." 기하가 비식비식 웃었다. "난 알아요. 내가 망가지지 않고도 복수하는 방법을. 왜 내가 모르겠어요?" 그 동안 무표정이던 기하가 입이 찢어지도록 웃었다. 그 모습엔 더 이상 사람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독기가 서려있었다. "그래, 잘 있어.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진심이야." 7시를 향해 떠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긴 절대 천국이 될 수 없는 곳이라고.  설령 이곳을 천국이라 부르더라도, 이미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지옥이니, 영원히 지옥이 될 수 밖에 없는 곳이라고. 출처 : 웃대, 스팸1게티
펌) 부산 황령산에서 만난 흔들리는 나무의 정체.txt
원래 맨 밑에 내용에 등장하는 귀신을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 무서운 이야기는 좋아하지만 무서운 짤은 싫어하는 우리 빙글러들을 위해 안 가져왔습니다. 궁금하시면 메시지 보내주세요 핳핳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molumolu @steven0902 @dodu66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고2 여름방학. 그 날 학원이 21시 쯤 조금 일찍 끝나게 되면서 나와 민수(가명)는 이제 뭐할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야간등산이나 할까?라는 말이 나오게 되고 바로 실행에 옮겼지. 학원에서 민수네 집이 가까웠는데 민수네 집에 들려 손전등도 챙기고 아줌마가 독서실에서 먹으라고 간식을 만들어 줘서 간식도 챙기고 그렇게 나와 민수는 손전등 불빛에 의존한 채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어. 그렇게 오른지 1시간 정도가 지나고 황령산 봉수대에 도착했어. 봉수대에 도착하니깐 야경이 확 펼쳐지는게 너무 예뻐서 힘든 것도 잊어지게 되더라. 크 역시 부산 야경하나는 끝내주네 하면서 민수와 나는 아줌마가 만들어주신 간식을 우적우적 먹으며 재밌는 얘기를 나눴지. 정말 좋더라고 공기 좋은 것도 예쁜 야경도. 그 날 바람이 안 불어서 조금 덥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 기분이 좋았어.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막 떠들다가 어머니한테 문자가 오는걸 보고 시간이 꽤 지났구나를 알아챘어. 24시가 조금 지났더라고. 나와 민수는 아차 싶어서 얼른 짐을 챙기고 내려가기 시작했어. 오랜만에 하는 등산이라 그런지 내려가면서 갑자기 피곤함이 확 찾아오더라. 얼마쯤 내려갔을까. 터덜터덜 힘 없이 내려가고 있는데 손전등 불빛 저멀리 한 나무가 유독 눈에 들어오더라고. 떡갈나무였나? 잘은 모르겠어. 꽤 크고 가지도 쭉쭉 뻗은 나무여쓴데 길고 굵은 가지 하나가 딱 그 가지 하나만 위 아래로 막 흔들리고 있더라고. 나는 뭔 가지가 저렇게 흔들리지? 바람 부나? 생각만 하고 그냥 별 생각없이 민수와 같이 그 나무를 지나쳐갔어. 그런데 잠깐. 보통 바람이 불면 얇은 가지부터 가지 전체가 흔들려야 되잖아. 아니면 다른 나무도 흔들리거나. 그런데 그 나무는 그 큰 가지만 위 아래로 막 흔들리던 거지. 그런데 중요한건 그것도 바람이 불어야 가능한 이야기잖아. 그 날은 위에 말했던 것처럼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어. 조금 덥기는 했지만 바람은 전혀 불지 않았어. 근데 왜 흔들리는 거지? 그 생각을 하다보니 갑자기 발걸음이 탁 멈춰지게 되더라. 민수도 나와 똑같이 그 자리에 멈췄어. 그릭 서로를 쳐다봤어. 민수의 눈동자가 나에게 말하더라고. ‘뭔가 이상하지?’ ‘응 뭔가 이상해.’ 이상함을 느낀 나와 민수는 똑같이 뒤를 돌아 그 나무에 불빛을 비췄어. 여전히 위 아래로 흔들리고 있더라고. 아까보다 더 큰 반동을 보이며 흔들리더라. 막 막 나뭇잎도 우수수 떨어질 정도로 엄청 크게. 나무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엄청 크게. 점점 더 더 크게 더 크게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그리고 갑자기 반동이 확 사라지더라 흔들림이 멎었어. 그 흔들리는 가지가 우드득 꺾이면서 부러진 거야. 나는 반쯤 넋 나간 상태로 멍때리고 있는데 갑자기 민수가 내 머리를 빡 치더니 마 튀라! 하면서 내 손을 이끌고 막 뛰더라. 나는 에베베뚫딹? 거린 상태로 민수 따라 뛰었어. 손전등이 있다지만 그 어두컴컴한 길을 막 뛰다보니 넘어지고 구르고 찍히고 박고 그러다가 손전등도 떨어뜨리고 그냥 버리고 앞도 안 보이는데 수 백번 오르고 내려갔던 그 경험, 그 직감만으로 길을 찾아 뛰어내려갔어. 뛰어내려 가면서 민수가 힐끔 힐끔 계속 뒤를 쳐다보는데 “힉! 힉! 마 끄지라 끄지라! 마 멈추지마라 계속 뛰어라 으오오아아아!!!!!!” 신음, 흐느낌, 비명만 지르고 미친듯이 뛰더라. 난 민수의 반응을 보고 아 이건 X됐구나 뛰는걸 멈추는 순간 그댈 요단강 건너겠구나 싶어서 시발 진짜 있는 힘껏 뛰었어. 그렇게 구르고 박고 넘어지고 찍히고를 반복하고 드디어 도착했어. 끝 없는 나무의 끝이. 가로등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어. 나는 아 살앗구나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 속도를 늦추려는 찰나 민수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더니 다시 한번 “마 뛰라고 새끼야!”하고 고함을 지르더라. 으아아아아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시발 난 비명을 지르며 다시 전속력으로 뛰엇어. 그리고 민수와 나는 산을 벗어나고도 흙바닥이 아닌 아스팔트에 진입 했는데도 사람을 볼 때까지 계속 뛰었어. 민수와 나는 편의점이 보이자 그때서야 편의점 바로 앞에서 멈췄어. 민수는 막 온 몸을 사시나무 떨리듯이 벌벌 떨면서 무언가 초조한지 아까 왔던 그 길을 막 계속 노려보더라고. 내가 막 불러도 대꾸도 없고 한참을 노려보다가 다리에 힘 풀렸는지 바닥에 주저 앉더라. 나는 민수 진정 시키려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 하나 사와서 민수한테 줫어. 음료수 하나를 바로 원샷 해버리더라.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낼려고 하는데 꺼내질 못해서 내가 대신 꺼내주고 불 붙여주고 그렇게 한 대 다 필 때쯤 입을 열더라. “니 봤나?”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물어보더라. 난 못봣다고 하니깐 얘가 또 담배 한 대 꺼내더니 또 다 필 때쯤 입을 열더라. 자기도 뭘 본건 아닌데 무언가를 느꼈다고. 아니 본거인가? 그래 본거겠지. 본거야 확실해. 막 이렇게 횡설수설 하더라. 아까 그 흔들리는 나무를 쳐다보는 순간부터 봤다고. 난 진짜 민수 아니였으면 진짜 뒤질뻔 했구나 순간 소름 돋더라. 민수가 줄 담배를 뻑뻑 피워대면서 말을 하더라. 아까 우리 똑같이 뒤돌아서 흔들리는 나무 봤을 때 그 흔들리는 가지에 목 매달린 여자가 보이드라. 근데 근데 그 여자 목이 기괴하게 마치 기린마냥 쭈우우욱 내려와서 까치발로 발이 땅에 닿드라. 그리고 막 방방 뛰면서 점점 반동을 주면서 발이 완전히 땅에 닿더니 이제는 무릎을 굽혀가면서 뛰드라. 점점 더 체중을 싣어가면서 더욱 격렬하게 더욱 아래로 내려오면서. 그러더니 갑자기 씨익 웃어. 그 순간 가지가 우드득 부러지더니 우릴 향해 입을 쫘악 찢으며 달려오는거야. 그래서 튈려는데 니는 넋 나간 얼굴로 앞만 보고 있어서 한대 후려갈기고 튄거다. 얼마나 빠르던지 아니면 목이 긴건지 니 바로 뒤에서 이를 딱딱 거리면서 물어버릴려고 하더라.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계속 도망치다가 산에 다 내려왔을 때쯤 그게 쫓아 오는 것을 포기했는지 멀리서 무표정한 얼굴로 빤히 쳐다보기만 하더라고. 그래도 멈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계속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불길한 직감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깐 니는 멈출려고 하고 있고 그년은 입을 쫘악 벌리면서 또 엄청 빠르게 뛰어오는데 진짜 식겁했다. 산을 벗어나고부터는 더 이상 안 쫓아 오던데 혹시 몰라서 계속 뛰었다.... 또 쫓아 올까봐.... 이후론 민수네 집에 가서 잤고 별 일 없었다 함. 출처: 웃대
퍼오는 귀신썰) 할머니한테 들은 증조할머니 이야기 -1-
기온을 보니 정말 봄이구나. 이렇게 좋은 봄날에 밖을 나가기가 조심스러워 날씨를 즐길 수도 없네 따뜻해 졌으니까 귀신 이야기나 같이 보자! 오늘은 그냥 잠자기 전 할머니한테 옛날 이야기 듣는 느낌으로 가볼까? ____________________ 1. 옛날에 문경시라고 이름바뀌기전에 점촌시라고 불렸어. 안불정이란 동네에 운암사라는 절이있는데.(지금도 있다.) 거기에 떡보살님이라는 용한 여자 점쟁이가 증조할머니셨다.당시 할머니는 7살인가 학교갈떄까지만 절에서 지내기로 했었어. 하루는 안동에사는 젊은 연인이 점을 보러 왔었어. 그런데 증조할머니가. 연인이 집안으로 들어오기도 전에 팥을 뿌리고 막 내쫒았어. 썩 나가라면서 죽은 사람은 점을 보면 안 된다고. 어리둥절했겠지. 자신들은 그저 결혼을 앞둔 연인이었고, 우리가 잘 살겠냐는둥 그런걸 물어보러 온 거였거든. 어쨋든 뭐 이런대가 다있어 하면서 젊은 연인은 돌아갔지. 몇일이 지나고 안동에선 독립운동이 한창일어났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던 젊은 연인중 남자가 독립시위대와 맞닿은 일본순시군간에 재수없게 엮여서 일본순사 총에 맞아서 그만 죽고 말았어. 여자는 3일장을 지내고 하염없이 슬퍼하다가 문득 몇일전에 점을 보러 갔던 떡보살을 떠올리게 돼. 그래서 찾아갔더니 증조할머니께서 묵묵히 들어오라고 했어. 자기 남편이 죽었는데, 당시에 당신이 죽은 사람은 점을 보면 안 된다고 했던 것이 생각이 나서 왔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고싶다면서 증조할머니께 한탄을 했다더라. 그러니까 할머니고 착잡한 표정으로 여자를 다독이면서 말해주었대. 사람은 죽기전에 혼이라는게 반 미쳐버리는데. 당신은 들어올때 당신의 혼도 똑같이 걸어 들어오는데, 당신 남편이 될 남자가 들어올때 그 남자의 혼이 물구나무를 서서 걸어오더라는 거야. 2. 용추계곡에 백사 문경시에는 용추계곡하고 쌍용계곡이라는 아주 좋은 계곡이 두군데가 있어. 지금도 피서철만 되면 발디딜틈이 없을정도로 사람들이 가득 오기도 해. 용추계곡은 용소라고 용이 나온 곳 같은 깊은 담소가 하나있고 쌍용계곡은 두개가 있어. 어릴적에 증조할머님이 놀러갔을때 겪은 것을 할머님이 얘기해주신거야. 증조할머님이 영접이 잦고 령감이 세서 그런가 하는 이야기마다 좀 무서운 편이었다고 해. 1932년도에 당시 진성 '이'家 집안이 율곡 이이쪽 집안이어서 문객이 많고 글을 잘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들로 이루어진게 유림회? (이게 맞을듯)그 분들 일가가 용추계곡에 놀러왔었다고해. 어른들은 바위에서 글 (서예)같은 것을 쓰고 유림학당 어린애들은 물에서 물장구 치고 놀았어. 증조할머님도 자제분들 데리고 용추계곡에 놀러갔었는데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그랬는지. 유림학당 어린애 하나가 물에 빠져서 떠내려가버려. 그러다 멈췄는데 하필 그부분이 용추계곡에서 제일 가파르고 깊은 담소였어 전에 비가와서 그날은 더했지.물에 고개만 나왔다가 잠겼다가 반복하면서 살려달라고 하는데도 섵부르게 들어가면 위험하니까 다들 구하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어. 그러다가 한 젊은 이家청년이 옷을 벗고 묶어서 던졌는데 아이가 잡지도 못하고 어우적 거리니까. 결국 자기가 물에 뛰어들었어. 물살이 안으로 역류하는 부분이어서 청년도 잠겼다 나왔다 했지만 청년이 심성이 침착한 편이었는지 결국 애를 끌어안고 뭍까지 나왔어. 나오고 보니 발에 고슴도치에 찔린것 처럼 핏구멍이 수십개가 나있었는데 물에 빠졌던 아이도 마찬가지였어. 둘다 미동도 없이 숨만 약하게 쉬고있었고 사람들은 모여서 괜찮냐고 물어보던 찰나였지. 그런데 난데없이 증조할머님이 가서 발에난 핏구멍에 입을 가져다대고 빨아내고 뱉고를 해. 몇번 반복한 뒤에 유림회에서 사용하던 먹을 가져다가 갈아서 그 부위에 부었어. 사람들이 뭐하는짓이냐고 탓을 했는데 갑자기 아이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벌떡 일어났어. 울면서 엄마를 찾았지. 그런데 청년은 숨을 깔딱깔딱 쉬다가 결국 죽게돼. 증조할머니가 침울하게 말하길 저기 용추계곡물 밑에 허연 뱀떼들이 빠진아이와 청년을 막 물고 당기고 했었고, 아무도 눈치를 못 체고 자신만 본 것 같아서. 범상치 않은 뱀이구나 해서 입으로 빨아내게 되었다는 거지. 결국 청년 시신은 유림회에서 수거해가고 증조할머니는 용추계곡 제일 깊은 곳에서 제를 지냈다고 해. 몇일 뒤에 유림회에서 사람하나가 증조할머니를 찾아 운암사로 왔어. 굉장히 표정이 안좋았다고 해.살았던 아이도 다리를 절더니 몇일째 심한 고열 때문에 아프다고, 근처에 병원도 없고 증조할머니가 용한 보살이니 도움을 달라고. 해서 증조할머니께서 가 보니 아이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데, 입으로는 계속 날좀 꺼내달라고, 꺼내달라고, 하더래. 낌세가 이상해서 아이가 빠졌던 곳으로 가서 마을사람들과 같이 긴 장대로 담소 속을 헤집으니 시체가 무려 8구나 나왔는데 날카로운 산돌에 갈리고 물고기에게 뜯기고 해서 손은 손바닥위로 손가락들이 뾰족한 백골이고, 실제론 그리 깊지 않았는데 안으로 파고드는 물살때문에 시체가 썩어 나온 시독이 흘러가지 못하고 담소 밑바닥에 고여서 밑물이 새카맣게 안보이게 되서 깊어 보였던 거지. 시체를 다 건지고 다시 한번 마을 사람들과 수신제를 지내고 나니 아이가 나았다고하더라. 여담인데 나중에 증조할머니만 알고 당시 사람들에게 안알려준 내용이 있었는데 죽은 청년하고 아이가 물렸던 그 자국이 백골이 된 날카로운 손가락뼈에 찔린 자국같았다고 해. 3. 주인찾는 묘지 6. 25가 끝나고 휴전인 상황에서 문경 점촌은 이름없는 묘지가 굉장히 많았어.이유인 즉슨 문경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끼고있고, 부산으로 산맥을 타고 갈 수 있는 유일한 요충지였으며, 문경새재 근처 산세가 험해 숨기 좋고, 남한의 중심(지도보면 남한의 거의 정 중앙)거점이었으니까. 영덕과 충주밑에 있어서 많은 학도병들도 이곳 출신이 많았고, 잦은 전투로 인해 이름모르는 국군장병들이 장도 치르지 못하고 묻혔고. 와중엔 빨치산 시체들도 더러 묻혔는데 증조할머니가 남한군과 같이 묻으면 큰일난다고 난리피운적도 있다고 하셨다고 해. 그게 묻고 묻다보니 굉장히 큰 언덕이 되었는데 잡귀가 들러붙을까봐 증조할머니께서 장승도 직접 의탁해서 세워두시고 스님들하고 풀도 치고 했었어. 하루는 증조할머님이 당시 점촌으로 시집간 젊은 아가씨였던 할머님을 뵈러 가셨다고 해. 가셔서 살림도 돕고 할아버지셨던 분도 뵙고 (증조할머님은 할아버지를 조 서방이라고 불렀음)다시 운암사로 돌아오는데 할아버님과 할머님이 증조할머님을 배웅하러 마을 어귀까지 나선 모양이야. 그런데 거기서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게 돼. 농가에 피해주는 멧돼지 사냥을 나섰다가 돌아오는 사내들과 맞딱뜨리게 된거야. 당시 문경은 한창 석탄광이 개발되서 좀 풍요로워 지던 시절이었고 대다수의 농가를 제외한 사내들은 탄광에서 일을하고 돈도 잘벌어오던 그런 시절이었지. 그래서인지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 빈부격차가 나게 돼. 좁은 동네에서 그런게 있을까 하겠냐만은 당시 농가사람들은 되게 못살았어. 보릿고개즈음임에도 탄광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은 쌀밥에 고기도 잘 먹었지만 앞서 말했다 싶이 산세가 험한 문경지역은 야생동물도 굉장히 많아. 멧돼지등 따위때문에 농가들은 농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 해는 가뭄도 심해서 사냥이라도 다닐정도였다는 거지. 말로만 듣던 풀뿌리죽으로 연명하기도 하고, 항간에는 쥐를 잡아 고기를 구워먹을 정도였다고 하니. 보릿고개즈음이라는게 상상이 갔어. 결국 탄광촌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합심해서 쌀 몇가마니를 거들어 보태주기도 했지만 농가쪽 사람들은 아니꼬움만 더 커졌다고해. (탄광은 80년대 즘인가? 폐쇠됐다고하는데 연도는 자세히 모르겠음) 아무튼 당시 할아버지는 탄광에서 일을 하던 청년이었고, 멧돼지 사냥을 나섰다 돌아온 농가쪽 사내들과는 사이가 매우 좋지 못했어. 사내들은 거나하게 취해있어서 시비가 붙었고 졸지에 할아버지와 주먹싸움까지 가게됐어. 할머님과 증조할머님이 말려도 소용이없어서 증조할머님은 할머님을 시켜서 절에가서 스님들을 불러오라고 하게 돼. 할머님이 스님들을 대동해서 오고나니 싸움은 그쳐있었고 할아버지랑 다투던 사내들이 혼이 쏙나가서 벌벌떨고 웅크리고 있더래. 스님들이 농가사람들을 추스려 보내고 할머님이 증조할머님께 물어보니까. 조서방이 흠씬 두들겨 맞고 쓰러져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탕- 하고 총소리가 나서 모두 숨죽여서 엎드렸대. 그러고나서 북한군복을 입은 사내가 오더니 총을 겨누고 먹을 것을 달라고 하더래. 귀신 이런건 아니었고 진짜 북한군. 할아버지 겨우 일어나서는 증조할머님께 챙겨드리려던 옥수수랑 감자 이런것들을 줘버렸고 사내들도 멧돼지 고기를 줬다고 해. 주고나니 북한군 한명이 "뭐하네 걍 다 쏴죽이고 가디안코" 라는 식으로 말을 했더래. 그때 증조할머님이 나서서 여긴 북한군도 많이 묻혀있는 곳이라면서 나라와 당신들의 수령을 위해 목숨바친 장병들 앞에서 이러면 안된다고, 묻어준 것도 우리라고 했더니. "연어간나 아니네?"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고 해. 나중에 알고보니 간첩을 연어간나 라고 하는 모양. 그일이 있고나서 국군이 대대적인 수색을 하게돼. 땅굴같은 곳으로 침투했나 싶어서 급기야 묘지를 파헤치게 됐어. 땅굴 같은 것은 결국 발견되지 않았고, 북한군복을 입은 유해들은 한데모아 불질러버리고 남한국군들만 다시 묻게 됐어. 북한군을 파헤친 구덩이들만 덩그러니 메꿔지지도 않고 남게 됐는데 주인잃은 묘지들이었지. 그걸 그냥 묻었어야했는데... 가뭄은 심해졌고 더욱 먹고살기 힘든 농가쪽 사람들은 북한군을 꺼낸 묘지에다가 죽대창 같은걸 만들거냐 트럼통같은 것을 설치해서 멧돼지 덫을 놓아버렸어.마을 어귀여서 농가로 접어드는 멧돼지들이 많이 출몰햇었다니까.. 그 후로 꼭 하루건너 하루면 사람이 죽어나갔는데. 그 모습이 해괴하고 기괴했다고해. 증조할머님께서는 굿판을 벌이고 위령제를 자주할 정도로 불려나가셨다고 하는데. 할머님이 사정을 알고보니 덫으로 개조 해놓은 묘지마다 사람이 한명씩 죽어서 발견됐대. 어떤사람은 자기가 묘지에 설치한 트럼통에 실수로 빠져버렸는데 멧돼지가 잡식성이다보니 그 사람도 잡아먹으려고 자기도 묘지안으로 뛰어들어선 뜯어먹었다는거야. 하체는 어디가고 없고 벌써 상체만 남아 멧돼지에게 뜯기고있었다고 해. 증조할머님은 직접 보셨다고;; 또 어떤사람은 묘지안에서 아직 죽지 않고 손뻗어서 땅집고 올라오면 되는데 나오지도 못하고 정신이 나가서 발발떨고 있더라는거야. 물어보니 간밤에 덫에서 끼에끼에 하는 새끼돼지소리? 가 들려서 가보니 돼지는 없고 왠 시꺼멓고 동그란게 파헤쳐진 묘지안에 있더래 그래서 잔뜩놀라가지고 호롱불을 비춰보니 여잔인데 북한장교모를쓰고 묘지를 맨손으로 파고 있었다는 거야. 그러다가 고개를 획 돌리니 윗니 아래쪽은 포에 반파가 되었는지 너덜너덜하고 눈동자도 어딜 보는지 모르겠었대. 굉장히 높은톤의 목소리로 자신이 누굴찾고있는데 도와달라고 그냥가버리면 총쏴죽여버리겠다고 해서 나오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땅을 파다가 보니 여자가 없어졌다는거야. 손을 보니까 거짓같지는 않았다더라. 어떤 미쳐버린 남자는 밤만되면 묘자리 안에서 조용조용하게 -사삭 사삭-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고.. 호롱불을 비춰보면 소리는 누가 자신을 탁 치고는 도망가는데 검은 사람 형체같은게 재빠르게 사라지고 그랬대.. 날이지나고 꼭 덫을 설치한 곳에는 멧돼지 대신에 사람이 죽어있고 빈 묘지에는 누가 미쳐서 들어가있고 이런일이 계속 일어나니까 묘지가 자기 주인찾는 것 같다고 귀신들기전에 제를 지내야한대서 큰 굿판을 벌이고 패여진 묘지에는 소나무 묘목들을 심고 금줄을 치고 향을 피웠다고 해. 그리고 나선 그뒤론 별일 없었다고 하는데, 사실 증조할머님은 영을 보지만 사람들에겐 잘 말을 안하는 편이래. 그 후로도 풀을치러가면 솔잎이 불긋불긋하고 해가쨍쨍한 대낮도 그곳만 음산하고 검은 사람형채 같은 것들이 군모를 쓰고 조용조용히 나무뒤에 숨어서 자신이 풀치는 것을 지켜봤다고 해.. 최근에는 그 생명령강한 소나무들도 다죽어서 다 들어나고 잔디를 심어도 파릇해지지않아서 방치중이야. (지금도 문경시 점촌에는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장례식장이 있고 건너편에 문경제일병원과 정신병원이 있어.) 4. 부정을 배신한 언청이 문경은 특산품중에 도자기가 있을정도로 불로 만드는 도기나 쇠기들이 유명하고 인간문화재도 있을정도야. 오늘 적을 내용은 메질꾼에 관한 내용이야. 점촌에 탄광이 들어서기 훨씬 오래 전 1920년대에는 소랑 돼지를 키우는 가축업과 벼농사와 밭농사가 요된 업이었다고 해. 때문에 쥐나 해충이 들끓었고, 여름이면 도축한 가축이 빨리상해서 질병도 깊었다고.. 당시엔 지금처럼 서양식 병원도 없었고, 동양식 한의원도 읍내엔 없었다고 해. 그래서 무당이나 역술인 보살들이 조금정도의 약초학을 공부하고 요법같은 것들로 상하고 덧난 것들을 치료를 조금 담당했다고 해. 하루는 증조할머님이 불공을 드리고(모시는 신명님이 불가계통의 육도인? 인가 오도인?인가 그렇다고 들음. 불교인이 아니라 잘 모른다.) 정수를 떠다 약산에서 읍을 드리는데(뭐 기도 같은 거래. 제사지내고 조상님께 새해 원을 비는 그런것과 비슷한 듯) 키는 짤딸막해서 다부진 아저씨가 허겁지겁 증조할머님을 찾더래. 해서 읍을 끝낸후에 떠다놓은 정수(맑은 물)를 그 아저씨에게 줘 버리고 숨을 고르고 왜그러냐고 물으니. 자식놈이 손이 병신이 됐는데 도와달라더래. 사정인 즉슨, 그 아저씨는 가은 아자개장터에선 알아주는 유명한 대장장이 였어. 놋쇠도 만들고 날이선 쟁기도 만드는 유능한 대장장이었지. 당시에 농업과 가축업이 왕성했으니 쟁기나 도축도구들이 잘 팔렸고 대장간이 장사도 잘 되고 덕분에 좋은 새댁만나 장가도 가게 됐는데, 이듬해에 나온 자식놈이 언청이가 심했다고 해. 그놈이 머리도 멍청하고 말도 어버버하니 친구도 없고 그런데도, 심성이 고와서 아버지를 따라서 일도 곧 잘 도와주고 그랬어. 다행이도 부모가 좋은분이어서 아버지도 자식에게 대장간이라도 물려주려고 열심히 가르쳤고, 아버지에게 좋은 메질꾼이 되기위해서 언청이 자식놈도 더욱 열심히 했다지. 메질꾼이 뭔가 하면 대장장이에서 한사람이 달군 쇠를 잡고있으면 한사람이 망치로 땅!땅! 내려치잖아? 그 것을 메질꾼이라고 그래. 그런데 한날은 지 아버지 도와준다고, 석틀에 부어논 쇳물에서 달군쇠를 급하게 꺼내다가 그만 쇳물이 튀어서 손을 지져버렸다고해. 자질러지는 비명소리를듣고 아저씨가 황급히 나가보니 아들놈이 손을 잡고 나뒹구는데... 가서 보니 검지부터 중지약지까지 손가락에 쇳물에 데인거야. 황급히 찬물로 씻고 보니 살이 고온에 뒤엉켜서 엉겨붙어 버렸다더라. 어찌해야되나 하다가 들은건 있어서, 쑥을 빻아서 올려보고 차도를 지켜보니 아물긴 했는데 벙어리 장갑 처럼 손가락중간마디들이 하나로 붙어버린거지.. 엄지와 새끼손가락 빼고. 아무튼 근처에 병원도 없고 한약방 이런대도 없고 용한 무당집은 증조할머니가 이름이 있어서 찾아온거야. 증조할머님이 그 아저씨를 따라서 절간으로 가보니 아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머리는 더벅해서 냄새가 나고 입은 사구안와 걸린것 처럼 돌아가서 보기 흉측했다고 해. 얼른 그 대장장이 부자(父子)를 방으로 들여 손을 보니까 이건 뭐 제대로 붙어 아물어버려서 고칠방도도 없고 덧나지 말라고 소염효과있는 단약하고 붙이는 검은 고약같은걸 줘서 보냈대. 그리고 몇 일이 지나고 그 부자가 또 온거야. 몰골을 보니 언청이 아들놈은 손에 아버지가 입던 적삼을 둘둘 감고 있었는데 피가 흥건하게 고여서 뚝 뚝 떨어졌다고 해. 그래서 황급히 들여서 상처를 보니 손가락들이 다 떨어져있는거야. 지혈제를 뿌리려고했는데 찾아도 지혈제가 없어서 갖고있던 노리개에 호박보석을 빻아 가루를 내서 지혈을 했다고 해. 언청이 손에 고약붙이고 적상추로 뜸을 만들어 태워서 한숨재우고 난 뒤에 뭔일인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한동안 자신혼자 일하는걸 지켜만 보다가 또 도와주고 싶어서 붙어버린 손가락으로 망치질을 하는데, 그게되나. 자루가 미끄러지고 헝겊으로 닦거나 하는 세밀한 일들은 잘 되지도 않고, 괜히 쟁기들만 더 망치니까 속에서 복장이터지고 천불이 쌓였는지. 낫으로 갖다가 손가락을 떼려고 그어버렸다는거야. 증조할머니는 참 그 독기에 질리기도 하고, 애가 딱하기도 해서 갖은 정성으로 언청이를 돌봤다고해. 물론 그놈 아버지도 어머니까지 대동해서 장사도 포기하고 정성으로 돌봤고, 그런데 문제가 있었는데 당시 언청이 놈이 낫 갖다가 억지로 손가락을 떼는 과정에서 날이 엇나갔던 모양인지 힘줄이 끊어져서 중지와 검지는 꿈쩍거리지도 못하게 된거야. 어쨋든 이젠 글도 못쓰고 아예 메질도 왼손으로만 해야하니 쇠가 담금질도 제대로 안 되고 망치질도 제대로 안 되서 형편없던거지. 그래서 아저씨 혼자서만 다시 일을 하게 되고 아들놈은 글도 못써, 언청이라 말도 잘 못해, 머리도 둔해서 가축도 못치고 여러모로 골칫덩이가 된거야. 그집 어머니는 홧병이 나서 쓰러지고 아저씨는 하나뿐인 독자가 그 지경이 됐으니 일할맛이 나나. 돈 벌어도 고기국 먹는게 단데. 해가 지나고 증조할머님이 장터 저잣거리에 볼일이 있어서 나가셨는데 제를 지낼 놋그릇을 사러 대장간에 들렀는데 진열된 물건도 없고 장사는 안 하는지 사람도 없는거지. 해서 무슨일인가 물어보니 그집 아저씨가 속병이나서 앓아 누웠는데 마누라는 홧병나서 도망가고, 자식놈이 혼자서 돼지치고 밥해서 아저씨를 모신다는 거였어. 그런가 보다 하고 다른집에서 그릇을 사고 돌아왔대. 또 다시 몇달 지났나? 마을 잔칫날이라 굿도 벌이고 제도 지낼겸 해서 마을사람들이 증조할머님을 불러서 채비를 하고 마을을 갔더래. 굿을 잘 하고 나서 마을사람들이 잔치를 벌이는데 그 언챙이놈이 잔치하는 집 어귀에서 어물쩍 대고 있었대. 팔에는 때가타서 검은 삼베적삼을 둘둘감고 더벅머리에 냄새는 어찌나 심한지... "내,내도 하.한잔 머.먹고갑시다." 하고 어눌하게 입을열어서 실랑이를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왜 저 언챙이 청년은 잔치에 안 끼워주냐고 물었더니 "한달 전에 저놈 애비가 속에 병이나서 죽었는데, 장을 치뤄주는 사람이 돈이 없으니까 제대로 저놈 애비 장을 못치룬거지. 쯧쯔.. 딱하게 됐어. 그래도 저놈도 하등 나을거 없지. 저놈이 멍청하고 속알맹이가 없어서 그런지. 먹여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거지꼴을하고 구걸이나 하고, 도벽이 있는지 장터에 넘의음식 훔쳐먹고 그러다가 맞기도 많이 맞았더라니. 좋게 볼 사람이 어디있누?" 라는 식으로 말을 하더래. 아무튼 실랑이가 벌어지다가 언챙이놈이 넘어지면서 팔에 두른 삼베적삼이 풀어헤쳐져 버렸는데, 증조할머니가 정말 두눈이 뒤집어질 정도로 깜짝 놀랐다고 해. 그 멍청한놈!, 검지 중지 약지 손가락중간부분이 바느질이 엉성하게 되어있고 불에 지진것 처럼 썩어 문드러졌는데, 중간 마디위로 손가락이 시커멓더라는거야. 증조할머님이 식겁해서 단걸음에 달려나가서 언챙이를 붙잡고 이 손이 어찌 된거냐고 물었더니, 순진한 얼굴로 하는 말이 더 가관이더래. "아바이가 죽고 없으니, 내 할줄아는 것은 메질뿐인데, 손가락이 션찮아 메질을 못하니. 돌아가신 아바이를.."하면서 꺼낸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어. 지 아비가 죽고 관을 묻으려 땅을 파는데 도와줄 사람없고 지게에 관을 지고 산에 올라오니 힘들었다는 거지. 죽을동 살동 땅을 파서 아버지를 묻는데 손에 힘이 풀려서 관을 엎었고 아버지의 유해가 삐져나왔는데 문득 아버지의 손가락을 보니 꿈찔거리지도 않는 자신 손가락보다 멀쩡하고 단단해 보였다는거야. 해서 낫으로 아버지의 손가락을 잘라다가 자신의 검지 중지 약지를 중간만 남겨두고 자르고 아버지의 손가락을 꿰메고 불로 지져서 붙였다는거야. 그런데 그게 되겠어? 살은 썩어서 욕창이나고 너덜거리기까지하고.  마을사람들도 그걸 다 듣고는 혼비백산하고 잔치고 뭐고 난리가 났지. 언챙이는 매질을 당하다가 맞아 죽기직전까지 돼서 마을에서 쫒겨나고, 증조 할머니는 언챙이의 아버지묘에서 제를 지냈다고 해. 이 후에 마을에서 공부 안 하고 글 못쓰는 애들이 있으면 언챙이가 손가락 잘라간다고 자주 그랬다고 해. 우리 할머니도 그 소리를 들었고 그 소리가 왜 나온건지 물어봤다가 들은 이야기. 5. 납골호 문경시 동로면 마광리에는 지금은 경천댐이라 불리는 경천호가 있다.(동네에선 동로댐으로 많이 불림.) 겨울이면 빙어낚시나 캠핑도 많이오고, 춘추엔 민물낚시하러 많이들 오는 곳이기도 하다. (검색해보면 실제 물색깔이 이럼. 낚시하는 사진들도 다 포함) 근처엔 여름이면 지금까지 불교학교도 자주열고, 규모도 좀 큰 김용사라는 절도 있다. 할머니께선 보통학생(지금의 초등학교)때 즈음이라고 했다. 대략 1940년도로 추정(보통학교 에서 국민학교로 바뀐게 한국은 1942~45년이다.) 초파일(석가탄신일)은 성탄절과 다르게 음력으로 센다. 그해는 초파일이 평달로는 4월30일 윤달로는 5월29일이라는 말이 안되는 날짜였다더라.(뒤져보니 윤년 1944년인듯. 신기한건 그 이후로 2014년까지. 4월달이 석가탄신일인적이 단 두번 밖에 없음. 또 5월 말일로 나온 것도 하나밖에 없다.) 어려운 서론은 접고, 다른해와는 다르게 좀 일찌막히 시작된 초파일에 증조할머니께서 빠질 수 없었지. 떡보살 이름에 걸맞게 간에서 고슬고슬한 수수떡들하고 감자개떡 같은 것들을 지어서 절간에 공양하러 갔다고 했어. 공양을하고 불공을 드린 뒤에, 날씨가 좋아서 진남교반(전국8경중 하나)이랑 이어져서 김룡사 앞까지 길게 곧은 영강을 따라 주욱 강기슭을 거닐러 산책을 하셨단다. 강줄기를따라 경천호까지 자갈이 광활하게 펼쳐져 멋들어지고 강 건너엔 가파지른 절벽사이사이로 장송(소나무)들이 구불구불 자라나있고, 두루미가 날아다니는 천혜의 절경이라 심신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졌다고 했어. 그렇게 가다보니 커다란 호수가 나왔는데 절벽에 나온 장송들은 온데간데 없고 맑은물은 탁해져서 녹조가 심했다고했는데, 기운이 사이하고 음습한 것이 좋지 못했다고... 그 와중에 한 부부가 하얀 가루를 호길따라 경천호에 뿌리고 있었는데, 가서 보니 화장(시신을 불태워 장사를 지내는 것)을 한 납골이었어.  노부부가 수척 해 보이고 쪽머리에 은비녀를 곱게 꽂은 女노인이 서럽게 울고있어서 증조할머니께서 가서 다독여 주었어. "뉘 장을 지냈길래 이래 서럽게 웁니겨?" 하고 물으니, 이제 갓 10살되는 종손이 있었는데 지할미 따라 산에 약초랑 나물캐러 갔다가 그만 칠모사(까치살모사, 물리면 일곱걸음안에 죽을정도로 독성이 강하단다.)에 물려서 죽었다고 하고. 男노인이 말하길 "온몸이 푸르죽죽한 것이 지독한 놈한테 물린것 같았다."고 ... 증조할머니는 납골이 다 없어질 때 까지 옆에서 지켜보시다가, 노부부가 남은 손까지 털어 납골을 다 뿌리자, 소매에서 향 하나를 꺼내 자갈을 모아 세우고 제를 지내주셨다고 했어. 노부부에게 감사인사를 받고 다시 절로 돌아오는데 또 다른 가족이 상을 치뤘는지 납골을 들고 왔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아. 이 지역이 음습하고 기운이 좋지 못한 것이 이유가 있었구나' 하고 댐 바닥을 보니, 그제서야 녹조들 사이로 떠오르지도 못하고 가라앉지도 못하는 수많은 영들이 보이더란다. 안타깝기도 해서 이듬해에 제를 한번 크게 지내야 겠구나 생각하고 김용사로 돌아왔다고... 밤이 깊어 호롱불이 다 꺼지고, 잠을 청하려고 증조할머니도 자리에 누었는데 -톡 톡 하고 창호지를 가볍게 두두리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열어보니. 한 비구니(여자 스님)가 옥수수를 잘 쪄가지고 들어왔어. "산세가 험해 사람도 없는 절이었는데 이렇게 초파일이 되서 많은 불자들이 찾아주니 참 고맙고, 불자님이 또 절에 떡까지 공양해주셨으니, 고마운마음에 이야기 벗이나 할까해서 들어왔습니다." 하니 증조할머니가 흔쾌히 비구니를 자리로 모셨어. 예천에 유명한 대학 찰옥수수를 잘 찐것이 쫀득하고 매우 맛이 좋았다고... 특별할 것 없는 절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증조할머니께서 생각난듯 오후에 보았던 노부부와 경천댐에서 보았던 영들을 비구니에게 조심스럽게 얘기해보았더니 뜻밖에도 비구니는 매우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경천호는 강기슭과 붙어있어서 강길 따라 물장구 치던 아이들이며 헤엄치며 놀던 호기로운 청년들도 거기만 가면 빠져 죽는다는 내용이었는데, 춘추가되면 녹조가 매우 심해져서 물을 뜨면 걸죽허니 녹말(광합성으로 생기는 녹조식물)이 한가득할 정도라고... 경천호에 빠지면 그 녹말이 매우많아 뭍으로 헤엄치기도 힘들고. 신묘한 것이 물이 걸죽허니 사람이 빠지면 뜨지도 못하고 서서히 가라앉아서 증조할머니가 본 영들처럼 죽는 익사자가 많다고... 헌데 보니 경천호 주변 절경이 좋아서 찾기도 많이 찾고, 납골도 많이 뿌리는데 그 골분(뼈가루)들이 떠내려가다가 경천호 바닥에 허옇게 쌓인다고 했다. 녹말이 엉겨붙고, 낚시해서 건져올린 물고기 배를 갈라보면 하얀 사리같은 납골들이 한가득 들어있다고 했다. 해서 증조할머니께서 생각하시길 빠져죽은 영들하고 성불하러 뿌려진 납골의 영들하고 사이가 좋지못해서, 더욱 기운이 사이하고 음습했구나 하고. 마저 이야기를 이으려는데 비구니가 말을 끊더래. "헌데 쪽머리에 은비녀를 한 노부부라면 동로에 사는 약초꾼네 같은데 그 집은 종손이 없습니다." 하더래. 놀란 증조할머니께서  자세히 女노인의 모습을 읊어서 확인해보니, 확실이 비구니가 아는 그 노부부가 맞는데 종손이 없다는 거야. 이야기를 마무리한 채, 의문만 품고 밤을 보내고... 날이 밝자마자 증조할머니는 절에서 불자들과 떡을 만들어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돌리기위해서 탁발(공양을 받으러 다님)을 나선 스님들과 동행하여 떡을 돌리고 공양을 탁발받고 하는 식으로 초파일을 보냈는데. 어제 경천호에 납골을 뿌리던 그 노부부집도 들르게 됐어. 노부부가 알아보고는 보살님 고맙다고 귀한 약재들을 공양으로 주더래. 감사합니다 하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데. 아궁이앞에 왠 어린 아이형상의 영이 아궁이를 손짓으로 가리켜서 보게 됐다고.. 그 집 아궁이에서 하얗게 탄 숯들 사이로 허연 뼈같은게 보여서 물으니, "아 얹그제 돼지를 한마리 잡았는데 먹고 남은 뼈같습니다."하니 증조할머니께서 '돼지를 치는 집은 아닌 것 같은데...'하고 돌아가는길에 살짝 뒤를 돌아보니 男노인이 女노인에게 불같이 화를내면서 아궁이에서 그 정체모를 뼈를 꺼내는데, 좀전에 본 아이형상의 영도 그렇고 모골이 송연해지고, 도축하던 집들의 돼지잡고 나온 뼈를 생각해보면 아궁이 속에 뼈는 그보다 작고 여린뼈들임을 딱 봐도 알 수 있었어. 기겁한 증조할머니께서 즉시 스님께 어린아이 유골을 본 것 같다고 고하고 불공드리러온 아저씨들과 청년들에게도 협조를 구해서 다시 한번 노부부 집을 찾았는데. 엉성하게 뭘 급하게 태우고 있더라. 사람들을 보자마자 男노인이 황급히 장작을 막 넣어 무엇을 감추려 했는데 즉시 청년들이 가서 장작을 빼내고 부지깽이로 아궁이를 긁어내니, 어린아이의 두개골이 반쯤 퍼석해져선 나왔어. 이게 뭐냐고 순사를 부르겠다고 사람들이 윽박지르니 노부부가 망연자실하게 자리에 퍼질러 앉아서 한 얘기는 다소 충격적이었어. 뭐 식인을 하거나 그런건 아니었고, 자식들도 다 서울로 떠나고 쓸쓸하게 지내는 찰나, 몇년전에 피촌(갖바치 고리백정같은 조상을 둔 사람들이 그 일들을 이어받아 하는 집단 촌)에서 거지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거둬들여 약초를 가르치고, 심부름을 시키고 하면서 키웠다는 거지. 한 날은 아이하나를 데리고 삼을 찾으러 산을 탔는데, 잎이 파릇하고 뿌리는 짙은 질 좋은 산삼을 발견하게 된거야. 그래서 곱게 캐서 바구니에 담고 내려오는데 송이버섯들이 나무밑에 곱게 자라있어서(동로엔 지금도 질좋은 송이버섯이 나온다) 그것도 캐려고 간 찰나에,  당귀하나 찾아캐서 바구니에 담으러온 아이 하나가 시장기가 돌아서 더덕인줄알고 그 비싼 산삼을 먹어버린거지. 바구니를 확인하던 女노인이 놀라서 뱉으라고 아이를 다그치는데 삼킨게 뱉어지나. 결국 주위에 집히는 나무몽둥이로 혼쭐을낸다고 다듬이로 빨래패듯 여기저기를 패다보니 10살도 채 안된 여린아이가 그 매질을 버티겠어? 아이가 죽어버린거야. 온몸에 시퍼렇게 멍이들어서. 그래서 男노인에게는 칠모사에 물려서 시퍼렇게 독이올라 죽었다고 거짓말을 쳤는데 실제로 칠모사에 물린걸 본적이 없으니 물려서 온몸에 멍이들고 부어올라 죽었구나 하고는 대승사에서 화장해서 유골을 뿌리다가 증조할머니를 만난거지. 그후에 노부부가 집에 돌아오니 남은 아이하나가 男노인에게 女노인이 아이를 패서 죽이는 것을 봤다고 고한거지. 그날밤 노부부는 심하게 다퉜고 아이가 읍내나 마을에 나가서 말실수를 할까봐 결국 죽여서 태워버리기로 결심하게 됐고, 일이 이지경까지 오게 된거야. 후에 순사들에게 신고하여 노부부는 잡게 됐대. 알게 모르게 시골에는 퍼지지 않는 사건 사고들이 많은 편이라고 하더라네. 죽은 아이의 넋을 기리려고 경천호를 찾아 불자들과 제를 크게 올리고 빠져죽은 사람들의 넋을 위해 성불제도 올렸다고 해. 제를 올리고 돼지머리를 보자기에 싸서 경천호에 던져 넣으니 뭍에 머리가 보일락 말락 떠있던 영들도 사라지고 이듬해 춘추엔 물이 많이 맑아져서 적당한 녹조였다고 하네. 경천호는 1983년 경천댐으로 준공되게 됐고 경천호와 이어진 진남교반과는 철문으로 단절되게 돼. 그러나 댐 철문에 끼어 죽는 익사자들도 생겨나고,지금도 진남교반 근처에 화장터가 있는데 유족들이 유골을 진남교반 하류에 꽤 많이 뿌린다고 해. 아이러니하게도 꼭 그듬해애는 댐에 녹조가 심해진다고... [출처] 모해유머커뮤니티 (조아라 /글쓴이 담론) ___________________ 옛날 이야기는 귀신썰도 귀신썰인데 사람이 무지해서 벌어진 일들이 더 많아서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이 썰은 예전에 내가 가져온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없더라고. 사람의 기억이란. 내일은 봄비가 내린다니까 방에서 빗소리 들으며 이것저것 작업을 해도 좋을 것 같아 모두 건강하고, 내일 또 올게! * 전체 링크 * -1- http://vingle.net/posts/2802655 -2- http://vingle.net/posts/2803561 -3- http://vingle.net/posts/2805932 -4- http://vingle.net/posts/2806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