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습게도 느닷없이 아무래도 좋다는 마음이 들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주는 즐거움. 계획이 어그러진 순간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기쁨. 다 잃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어느새 한 여름의 유성처럼 떨어져내리던 행복의 찰나들. 백수린 <여름의 빌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