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의 걷는 독서 1.17
그때가 언제라도 좋으니 맑은 웃음으로 떠나갈 수 있기를 남은 하루하루 남김없이 살라가기를 - 박노해 ‘이제와 우리 죽을 때’ Peru, 2010. 사진 박노해 하느님 한 가지만 약속해주셔요 제 남은 길이 아무리 참혹해도 다 받아들이고 그 길 따를 테니 제가 죽을 때 웃고 죽을 수 있게만 해주셔요 다른 거는 하나도 안 바랄게요 그때가 언제라도 좋으니 “저, 잘 놀다 갑니다” 맑은 웃음으로 떠나게만 해주셔요 저도 제 사랑하는 이들께 삶의 겉돌기만 하는 약속 따윈 하지 않을게요 오직 한 가지만 다짐할게요 우리 죽을 때 환한 웃음 지으며 떠나가자고 “고마웠습니다 저, 잘 놀다 갑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남김없이 불살라가자고 - 박노해 ‘이제와 우리 죽을 때’, 『사람만이 희망이다』 수록 詩 https://www.facebook.com/parkno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