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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시간이 멈춘 마을 -4-

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네요. 날씨가 조금 따뜻해져서 일하기에 편한 날이에요. 그래도 여전히 일은 하기 싫다는 사실...


얼마 전 빙글에서 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이폰은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슬픈 소식을 접했죠.... 애플아 제발..

그래서 질렀습니다. 갤럭시! 두둥!
내일 바로 개통해서 나도 눈누난나 포인트 모아야지...

헛소리 그만하고!

바로 4편 시작하겠습니다!

(1편 링크)
(2편 링크)
(3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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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나는 당황스러움을 가득 담아 물었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과다출혈로 사망했는데 상처가 없다?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외상을 입은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깨끗해요.”
“신체 내부에서 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은요?”

내 옆에서 아내도 이 상황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의문을 던졌지만, 검안의는 고개를 저었다.

“저희 역시 외상이 없다는 것을 인지한 후, 내부에서 출혈이 발생했을 경우도 생각하고 검안을 진행했지만, 장기 손상, 내출혈 등 어느 것에 대조해봐도 전혀 흔적이 없습니다.”
“내출혈에 초점을 잡고 검사해도 증상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장기 내부에서 출혈이 발생해 사망하게 되면 복부에 피가 가득 차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고인을 보시면 멀쩡합니다. 과다출혈로 인한 사망의 흔적들은 온몸에서 나타나지만 정작 상처를 찾을 수가 없어요.”

“하... 대체 이게 무슨...”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뱉었다. 아직 머릿속에 담긴 의문들도 풀지 못했는데 그 위에 또 의문점들이 쌓이는 상황에서 대체 내가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당황스러워 보이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아내도, 시체검안서를 들고 한숨을 쉬는 검안의 선생님조차도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억지로 파악해 이해하려고 애쓰는 상황이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부검 의뢰를 하실지 이대로 고인을 보내드릴지 판단하시면 됩니다.”

검안의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쳐다봤다. 흔들리는 그의 동공은 마치 이 미스테리한 상황을 그만 끝내자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알겠습니다. 후... 좀 더 생각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저... 선생님. 아버님께서는 특별히 몸에 흔적 같은 건 없었나요?”

아내는 조금이라도 의문을 해소하고 싶은 듯 검안의 선생님을 붙잡았다.

“흔적이요?”
“네. 사정이 있어서 저희 부부가 아버님을 오랫동안 뵙지 못했거든요.”
“특별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연세에 비해 몸이 굉장히 좋으셨어요. 실제 나이보다 최소 10년은 더 젊으셨을 겁니다.”


나와 아내는 검안의 선생님과 이야기를 마치고 나왔다. 빈소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내 머릿속은 복잡했다. 검안 결과를 들으면 어느 정도 의문이 풀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엄청나게 늘었다. 상처가 없는 과다출혈이라니. 어디 인터넷 괴담 썰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삼촌한테 이야기를 마저 들어야겠어.”


내가 빈소로 돌아갔을 때, 기성 삼촌은 어두운 표정으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제는 망자가 되어버린 친구를 위로하듯, 삼촌은 잔을 허공으로 올린 후 입에 털어넣었다.

“삼촌. 다녀왔습니다.”

“그래. 느이 아버지. 왜 죽었다던?”

“그게... 과다출혈이랍니다.”

“뭐? 과다출혈?”

삼촌은 어이가 없다는 듯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게 말이 되냐? 과다출혈이라니.”
“검안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답니다. 상처가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사망했는지.”

“시안아. 생각해봐라. 태석.. 너희 아버지는 자신이 죽을 걸 알고 있었어. 그래서 내게 편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던 거고. 그런데 과다출혈로 죽은 사람이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미리 알고 내게 편지를 부탁한다? 자살이 아니고야 그럴 순 없다. 그리고 자살 흔적도 없잖느냐.”

“저도 의문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삼촌과 이야기하며 나는 얼굴을 쓸어내렸다. 의문과 의심, 고민은 점점 커져 마치 머릿속에 큰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듯 했다. 그 고민을 비집고서야 나는 기성 삼촌에게 물어봐야 할 말이 있다는 걸 생각해냈다.

“아. 삼촌. 아버지가 삼촌에게 남기신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나요?”

“아. 그래. 그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

삼촌은 다시 소주 한잔을 들이키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시안아. 그 마을에 대해 생각하지 마라. 태석이는 사고로 죽은 거고, 그 마을에는 아무도 없다. 전부 다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 태어날 아이와 니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아라.

“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게 내 편지에 적혀있던 니 아버지 유언이었다. 니 성격상 자신이 죽고 나면 분명히 그 마을을 파헤치려고 할 거라고, 나한테 너를 말려달라고 하더구나. 죽은 아버지 때문에 너의 인생을 그 곳으로 밀어넣지 말라고.”

아내는 옆에서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아버지가 그렇게 유언을 남기신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마을을 기억에서 지워버려야 한다는 말. 그 말이 유언일 줄이야.

“저주라고 했다. 생명을 담보로 한 피할 수 없는 저주.”
“네?”

저주. 아버지의 입에서 나올만한 말은 아니었다. 운명과 미래는 자신의 손에 달려있다고 항상 말씀하시던 아버지였는데, 유언에는 사이비 종교인같은 말을 적어놓았다.

“편지에는 그렇게 쓰여있었다. 그렇기에 너를 말려달라고 하더구나. 온 편지에 니 걱정이 가득했다. 어지간하면 아버지 말 들어라. 너도 가장이잖아.”

"아...네..."

"아이고. 취한다."

기성 삼촌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에 걸쳐놓았던 코트를 어깨에 걸치는 삼촌을 보고, 나도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삼촌. 가시려구요?”

“가야지. 친구의 마지막도 배웅했고, 조카 얼굴도 봤고, 친구가 내게 맡긴 것도 다 네게 전달했으니 임무완수 아니겠냐. 하하!”

편지 이야기를 하던 진지하고 무서운 얼굴의 삼촌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릴 적 내 머리를 쓰다듬던 커다란 손을 가진 삼촌으로 돌아와 있었다. 삼촌은 내게 어깨동무를 하며 아내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후 빈소 밖으로 걸어나갔다.



삼촌을 배웅하러 장례식장 앞으로 나왔다. 살짝 안개가 올라온 새벽 공기는 상쾌함과 동시에 쿰쿰한 풀 냄새를 품고 있었다.

“하나만 줘라.”

삼촌은 내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는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삼촌에게 건넸다.

-칙. 칙

옅게 낀 물안개에 섞인 두 명의 담배 연기는 새벽하늘로 날아가고, 풀벌레 우는 소리와 타닥거리는 담배 타들어가는 소리만 들렸다.

“갈 거지? 그 마을로.”

삼촌은 덤덤하게 내게 말했다.

“네? 아... 아마도요.”
“에휴... 지 아빠랑 똑같구만. 드럽게 말 안듣는 건.”

삼촌은 담배 연기에 한숨을 섞어 뱉으며 나를 쳐다봤다.

“조심해라. 들쑤시고 다니지 말고, 아버지 유품만 정리해서 돌아온다고 생각해. 니 아버지가 죽어가면서까지 그렇게 신신당부한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야.”

“네... 감사해요 삼촌.”

나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빨간 불빛은 뜨겁게 타오르며 내 손 근처까지 따라와 연기를 피워냈다.

“이제 삼촌밖에 남지 않았네요. 제 어릴 적, 과거를 함께 한 사람이.”

나는 쓰게 웃으며 삼촌을 바라봤다.

“그래. 그런데, 너는 니 과거보다 훨씬 긴 시간. 미래를 함께 걸어갈 사람이 이미 옆에 있잖니.”

삼촌은 웃으며 눈짓했다. 삼촌의 눈빛 끝에는 아내가 서 있었다. 조금 걱정스러운 눈으로 장례식장 입구에서 나를 바라보던 아내는 삼촌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과거는 기억이고 현재는 행동이라고.”
“행동이요?”
“그래. 어쨌든 현재라는 건 항상 열심히 움직여야 할 때라고 생각하니까. 그럼 미래는 뭘까?”
“음... 글쎄요. 미래는 뭐에요?”

삼촌은 웃으며 내 머리를 쓸었다.

“나도 모른다. 아무도 몰라. 그건 미래가 와 봐야 알겠지. 조심해라.”

삼촌은 그렇게 나와 아내에게 인사를 한 뒤 휘적휘적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나는 ‘그 마을’에 들어가야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아내와 함께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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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재밌어요. 꼭 영화 '이끼'를 보는듯 하네요.
아후~~~딱히 무셔븐건 아닌데, 괜시리 쫅깃쫄깃 해 지네요.
아...이불금에 궁금해서 잠못잘꺼같은...느낌적인 느낌...ㅠㅠ
이거 보고 싶어서 빙글 깔았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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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요즘 날씨가 추워졌다 다시 더워졌다 반복 반복... 정말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에요. 저도 얼마 전에 밖에서 일을 하고 들어왔더니 갑자기 열이 펄펄 끓어서 급하게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열나면 너무 무섭... 주사 맞고 약 먹고 이틀을 마스크 쓰고 자가격리를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열이 내려가고 몸도 멀쩡해져서 코로나는 아닌 걸로... 큰일 날 뻔 했습니당... 빙글러 분들께서 1, 2편을 많이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댓글들을 읽으면서 힘도 나고, 의견 써 주신 분들 댓글도 읽으면서 너무 재밌더라구요. 저도 거기 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혹시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 싶어 소심하게 하트만 누르고 뿌듯해했답니다ㅋㅋㅋ 아마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댓글에는 하트를 많이 누를 거 같아요! 그래도 댓글 다 보면서 행복해하고 있으니 여러 의견 나눠주세요! 감사해요! :) (1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32297 (2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36809 --------------------------------------------------------- 4. “우리. 아버지 부검해보자.” 지금 상황에서, 아내가 듣기에는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말이었나보다. 아내는 조수석에서 놀란 표정을 한 채 나를 쳐다봤다. 마치 뭔가를 잘못 들은 거 같은 표정이었다. “부검...? 그치만 아버님은 저렇게 멀쩡하신데..” “그래서 해보자는 거야.”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어둑어둑하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구형 SUV의 주황색 불빛으로만 비춰가며 운전한 탓인지, 나도 모르게 조금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온 거 같기도 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저 동네. 뭔가 이상해.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한둘이 아냐.” 신경질적이었지만, 나는 나름대로 의문점을 확실히 갖고 내뱉은 말이었다. “겨우 이제 초등학생이나 되었을 법한 애가 중년 아저씨처럼 이야기하는 것부터가 좀 이상하지 않아?” “응? 그건... 보통 할머니 손에 큰 아이들은 다들 그렇지 않아?” “말투만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걔는 눈빛이 달랐어. 그 눈은 절대 초등학생의 눈이 아니야.” 그 눈. 세월의 풍파에 꺾이고 닳아 현실과 타협한 듯한 눈빛. 중년 남자. 부장님, 과장님, 그리고 아버지에게서 보던 눈빛과 흡사했다. “꼭 그 애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뭔가 이상해. 우리를 빨리 내보내려는 것도 그렇고...” “하긴... 좀 이상하긴 했지.” “결정적으로 그 아저씨. 멀쩡하던 양반이 정확히 마을 밖으로 나온 순간 몸에 힘이 쭉 빠져버렸어.” “그 아저씨도 좀 이상했지. 겉보기엔 멀쩡했는데, 갑자기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아무래도, 그 마을에 뭔가 비밀이 있어.” 그리고 그 비밀에 의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면, 나는 그것을 밝혀야 한다. 나는 그렇게 다짐하며 달이 밝기 시작한 산길을 빠져나왔다. 흙길을 뚫고 나온 자동차는 조금 덜컹거렸지만 착실하게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부검 못해 임마.” 도시로 나와서 친한 친구에게 전화했을 때, 친구가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너희 아버지... 그 일단 힘내라. 암튼 니가 급하다니까 본론만 이야기하는 건데, 사건에 관련되어 있거나 변사체로 발견된 경우가 아니면, 부검은 힘들어. 그리고, 아버지 몸에 큰 외상이나, 중독 증세.. 뭐 그런 타살 의심 징후가 있어?” “음.. 아니. 사실 너무 깨끗해서 부검해보고 싶은 거라...” “그러면, 장례식장에서 검안의가 검안하는 걸로 끝날거야. 사실, 집에서 그냥 돌아가신 걸로 보는 게 가장 유력해서.” “후... 그럼 일단 장례식장으로 가야겠네...” “그래... 나도 일 마치면 갈 테니까, 잘 추스르고 있어라. 니가 어떤 마음으로 이러는지 알겠는데, 다 절차가 있고 조건이 있어. 곧 갈게.” 친구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탓인가, 처음부터 부검이라는 생각만 했었다. 자연사라기엔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애초에 이렇게 단정하게 차려입고 누워계신 아버지를 보고, ‘사건’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애매했다. 그렇게 나와 아내는 아버지를 모시고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아버지를 임시로 모신 관을 장의사들이 가져간 후, 작은 빈소가 차려졌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11년 만에 입은 상복이었다. 두 번째 상주였고. 어머니 생각과 아버지 생각이 동시에 나면서 문득 우울해졌다. 내가 이야기한 몇몇 친한 친구들이 동창들에게 연락을 돌렸는지, 휴대폰엔 명복을 빈다는 문자들이 도착하고 있었다. 아내는 상복을 입은 채 내 옆에 앉아있었다. 아기한테 좋지 않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우리 아가도 분명 할아버지 배웅해드리고 싶을거야’라며 내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내 머릿속에 피어나는 의심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기에, 다소 멍한 상태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아버지의 낡은 수첩에 적혀 있던 지인들에게는 전부 연락을 돌렸다. 아버지의 고향 선배, 동창, 친구분들. 고아였던 아버지는 따로 연락할 가족이 없었고, 그나마 있던 가족들인 외삼촌, 이모, 외할머니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아버지를 원수처럼 대했다. 그렇게 밀려오던 조문객들이 뜸해질 무렵. 나는 잠시 밖으로 나와 담배를 물었다. 아이가 생기면서 끊었던 담배였다. 그러나 종일 조문객들을 받으며 머릿속에 든 의문들을 생각하다 보니 한 대 생각이 간절했던 건 어쩔 수 없었다. -칙 조용한 밤. 그믐달이 담배 연기에 가려졌다. 간만에 피운 담배 때문인지 머리가 띵했다. 차라리 담배 연기처럼 의문들도 날려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담배 피우는 모습이 딱 유태석이 아들이구만.” 하늘을 보며 연기를 뿜던 그때, 누군가 내게 반가운 듯이 말을 걸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실례지만 저희 아버지와는...” 나는 내뿜던 연기를 손으로 저으며 담배를 비벼껐다. “허허. 괜찮아. 더 피워도 돼.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그냥 있겠나.” 말을 건넨 사람은 반백의 중년 남자였다. 호리호리한 인상에 균형 잡힌 체격. 어디선가 본 적이 있던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 삼촌 삼촌 하면서 따르더니, 니 아빠랑 의절하면서 삼촌도 까먹었냐?” 남자는 반가운 기색으로 내 머리를 쓸었다. 장난스러운 말투와 표정. 낯이 익었다. “아...어... 기성 삼촌?” “기억하는구만! 그래. 오랜만이다. 시안아.” 아버지의 오랜 친구. 자식이 없던 기성 삼촌은 어렸을 때부터 나를 예뻐했다. 늘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다녔고, 가족끼리도 자주 모였던 기억이 났다. 아버지와 함께했던 즐거웠던 기억 중 다수는 이 삼촌도 함께 있었다. “삼촌. 오랜만이에요. 얼른 들어가시죠.” “그래.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삼촌은 덤덤한 표정으로 향을 피운 뒤 절을 했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며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바라봤다. “친구한테 절 받으니까 어째. 즐겁냐? 나쁜 놈...” 덤덤한 표정을 비집고 한 방울의 눈물이 삼촌의 볼을 타고 흘렀다. “곧 죽는다 어쩐다 하면서 지껄이더니, 진짜 이렇게 가버렸어...” 삼촌은 눈물을 훔치며 중얼거렸다. 응? 곧 죽는다? 잠깐만. “저. 삼촌. 방금 무슨 말씀을...” “여보. 나중에.” 아내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삼촌의 얼굴을 보며 내게 조용히 말했다. 아버지를 잃은 나. 나보다 더 오랜 세월을 아버지와 함께 지냈던 죽마고우. 어쩌면 나만큼 슬픔을 내뱉어야 할 사람이리라. 그렇게 삼촌은 양반다리를 하고 영정사진 앞에 앉아 한참을 아버지와 마주했다. 아버지를 마음에서 떠나보낸 후. 삼촌과 나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궁금한 게 많지?” “네...” 삼촌은 소주 한 잔을 입에 털어넣었다. “아버지 시신을 용케도 잘 모시고 왔구나. 산길이 제법 험하던데.” “삼촌. 그 마을에 가신 적이 있으세요?” 삼촌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소주 한 잔을 건넸다. “니가 받은 그 편지. 내가 보낸 거다.” 5. 기성의 시간. -띠리리리 기성은 요란하게 벨이 울리는 휴대폰을 확인했다. -유태석 “어? 유태석?” 기성은 부리나케 전화를 받았다. “야. 태석아! 너 뭐야. 뭐 하느라 10년 넘게 연락이 없다가 이제서야 전화하는 거야 이 새끼야! 어디야!” “친구야... 미안하다.” 반가움 반, 서운함 반으로 욕설을 섞으며 전화를 받은 기성은 휴대폰 너머로 들리는 힘없는 친구의 목소리에 당황했다. “야. 너 목소리가 왜 그러냐. 뭔데. 어딘데. 무슨 일이냐고.” “기성아. 진짜 염치없는 거 아는데 부탁 하나만 하자.” “아니 그러니까. 그 부탁이 뭔데. 차근차근 얘기해.” “흐으...헉... 그럴 시간이 나한테 없는 거 같다...” “어디야. 어디냐고 지금.” “문자로 내 위치 보낼게. 여기로 와 주라. 미안하다.. 흡...허어...” 11년 만에 들은 친구의 목소리는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끊어졌고, 전화를 끊고 난 뒤 기성의 문자함에는 손으로 그린 지도와 주소가 적힌 사진이 하나 와 있었다.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 기성은 서둘러 태석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가 꺼져있다는 무미건조한 기계음만 들릴 뿐, 더 이상 친구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부웅 그 마을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도로. 구불구불한 길을 끊임없이 지나갔다. 기성은 긴장한 표정으로 핸들을 꽉 쥐었다. 11년 만에 죽어가는 목소리로 연락이 온 친구. 한 번쯤은 의심해볼 수도 있지만, 기성은 친구를 믿었다. 설사 친구가 나쁜 목적으로 자신을 부른 것이라고 해도, 평생을 함께 보낸 친구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고생은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다. 구불구불한 길이 끝나자, 저 멀리 장승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엔 친구가 서 있었다. -끼익 “야. 태석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여긴 또 어디고.” “미안하다. 기성아. 오랜만에 봤는데 술 한잔할 여유가 없네.” 가까이서 본 친구의 얼굴은 11년 전과 똑같았다. 핏기가 없다는 것만 빼면. “야. 근데 너는 어떻게 하나도 늙지를 않았냐. 난 이렇게 늙었는데. 축복받은 놈.” “허허... 축복인 줄 알았는데, 저주야. 이건 저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건넨 말에, 태석은 쓰게 웃으며 대답했다. “암튼 어디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너희 집 어디냐.” 기성은 그렇게 말하며 마을 입구로 발을 딛었다. “들어오지 마!” 태석은 소리쳤다. “어? 어... 그래...” 기성은 태석의 처음보는 모습에 당황했다. 늘 웃는 얼굴로 차분한 사람이었던 친구가 저렇게 다급하게 소리칠 수도 있구나. “미안하다. 들어오면 안된다. 너는 나처럼 이렇게 되어선 안 돼.” 태석은 한 발짝 내밀어 마을 밖으로 나왔다. “흐으... 허어... 헉...기성아... 이 편지... 옛날 내 집... 내 아들에게...” 마을로 나온 태석은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는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마치 누군가가 생기를 순식간에 빼앗아간 듯, 힘겹게 몸을 움직여 기성에게 편지봉투를 건넸다. “편지? 니가 보내면 되잖아. 이걸 왜.” “부탁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 편지들에 다 써놨다.” 어느새 마을 안으로 들어온 태석은 기성에게 이야기했다. 기성의 손에는 편지 두 통이 들려 있었다. “내 아들... 시안이한테 보내 줘. 다른 한 통은 너한테 쓴 거야. 친구야. 부탁한다.” 그 말을 끝으로 태석은 몸을 돌려 비틀거리며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야. 유태석. 어디 가! 이야기라도 좀 하고 가!” 태석은 고개를 돌려 기성을 쳐다봤다. “다음에 만나면, 꼭 낚시라도 한 번 가자. 고맙다.” “야! 유태석!” 땅거미가 드리운 시골길. 태석은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6. 시안의 시간. “그렇게 해서, 내가 도시로 나와 너에게 우편을 보낸 거다.” 삼촌은 그렇게 이야기를 마치며 소주를 털어 넣었다. 삼촌에게 들은 아버지의 모습. 마을 밖으로 나왔을 때 괴로워하던 그 중년 남자의 모습과 똑같았다. 생각해 보면 그 남자도 마을로 다시 들어갔을 땐, 내 손을 뿌리치고 스스로 걸어갔다. “궁금한 게 많아 보이는구나.” 맞은 편 삼촌의 목소리에 나는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물어봐라. 내가 아는 선에서 다 말해주마.” 물어볼 게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대체 그 마을은 뭘까.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무슨 비밀을 숨기고 있을까. 의심스러운 게 너무 많았다. “생각이 많은 모양이구나. 정리되면 말해라. 천천히. 그리고 술이나 한잔하자. 너희 아버지. 내 친구를 위해.” 나는 삼촌의 말을 들으며 서서히 질문할 것들을 정리했다. “삼촌... 삼촌이 받은 편지에는 아버지가 뭐라고 남기셨어요?” 우선 가장 궁금한 것. “흠... 많은 이야기가 있더구나. 추억도 있었고, 그리움도 있었고, 니 이야기도 있었고... 그리고..” -띠리리리 삼촌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꺼내려는 찰나, 내 휴대폰이 요란하게 소리를 냈다. “죄송합니다.” “아냐. 편하게 받아라.” “여보세요? 유시안입니다. 예? 아.. 예. 지금 내려가겠습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삼촌에게 죄송한 듯 말했다. “삼촌. 아버지 검안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잠시...” “그래. 다녀와라. 나는 여기서 술 한잔 하고 있으마.” 나는 삼촌에게 꾸벅 고개를 숙인 뒤, 검안실로 내려갔다. “유태석님 유가족 되십니까.” “네. 아들인 유시안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요?” 나의 다급한 물음에 검안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흠... 그게... 결과가 이게...” “사인이 뭔가요?” “사인은. 과다출혈입니다.” “네? 과다출혈이요?” 검안의는 본인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네. 몸에 피가 많이 빠졌어요. 고인은 과다출혈로 인해 서서히 사망한 걸로 보입니다.” “과다출혈이라니... 그렇다면, 뭔가에 찔렸거나 심하게 다치신 건가요?” 나는 믿기지 않는 답변을 듣고 고민에 빠진 채 질문을 던졌다. “그게... 과다출혈로 인한 사망은 맞는데... 그리고 검안의의 입에서 나온 다음 말은, 내 머릿속을 더욱 헤집어 놓기 충분했다. “고인의 몸에는 상처가 없습니다.”
소설) 시간이 멈춘 마을 -5-
(1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32297 (2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36809 (3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40168 (4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45784 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빨리 써서 빨리 올리고 싶지만, 생각보다 장편을 쓴다는 건 굉장히 어렵네요... 제가 제 능력에 맞지 않게 너무 큰 일을 벌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당... 그래도 많이 봐 주시고 공포미스테리의 정신적 지주이신 옵몬님께서도 게시물에 제 이야기를 해주셔서 용기를 얻는 거 같아요. 봐주시는 분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댓글들이 달리고 여러 의견들을 말씀해주셔서 저는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 댓글들도 정말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다만 댓글들에 댓글을 제가 달면 저도 모르게 제가 생각하는 이야기의 진행에 다른 분들의 의견이 섞일 거 같아서 대댓글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어요! 워낙 귀가 얇아서...:D 이번 편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8. “안 돼.” 내가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아내는 내 말을 잘랐다. “그 마을, 뭔가 이상해. 여보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그렇다고 해도, 다시 들어가기엔 너무 이상하고 위험해. 아버님도 그러셨잖아. 절대 그 마을에 신경 쓰지 말라고.” “그렇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도 이상하고, 모든 게 의문투성이야.” 식탁에 앉은 우리는 음식을 앞에 두고 언쟁을 이어갔다. 아버지의 장례식이 끝난 후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의문들로 인해 나는 어디 하나 나사가 빠진듯한 상태로 생활하는 중이었고, 아내는 알게 모르게 불만들이 쌓여가고 있었다. “알지. 그 성격. 뭐 하나에 꽂히면 해결할 때까지 다른 거 못하는 사람인데, 더구나 아버님 일이면 오죽하겠어.” 아내는 한숨을 쉬며 이야기했다. “그래도 안 돼. 당신 궁금증도 이해하고 상황도 이해하지만, 내 촉이야. 거긴 뭔가 이상해.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인 거 같아...” 나를 쳐다보며 말하는 아내의 눈은 진지했다. 내가 느끼는 ‘의문’이라는 감정이, 아내의 머릿속에서는 ‘공포’로 해석된 거 같았다. 항상 그랬다. 나는 내 궁금증이, 아내는 나와 본인의 안전이 우선이었다. “한 달만.” 안전을 걱정해 나를 말리는 아내에게. “딱 한 달만 다녀올게. 겨울방학이 끝날 때까지만.” 결국 나는 내 궁금증을 우선했다. “그동안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잖아. 힘들겠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허락해줘.”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좋은 남편은 절대 아니다. “유시안.” 아내가 내 이름을 불렀다. 오랫동안 연애하면서 우리가 서로의 이름을 부를 때는, 정말 화가 났을 때거나 헤어짐을 각오했을 때였다. “마지막으로 잡는다. 꼭 갈 거야?” “지현아.” 나도 아내의 이름을 불렀다. 내가 아내의 이름을 부를 때는, 정말 진지하게 내 의견을 전하고 싶을 때였다. “아버지를 이대로 보내기엔 내가 너무 힘들 거 같아. 아니, 평생 힘들 거 같아.” 나는 아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와 함께 미래를 살아가자고.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나한테 말해줬었지.” 아내는 금방이라도 울 거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텅 빈 장례식장을 지키며 울던 내게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는 빛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어우러져 커다란 어둠에 먹혀버린 내 마음에 가느다란 빛을 내어 날 꺼내준 사람이었다. 그 때부터 내게 이 사람은 ‘현재’가 됐다. “내 현재는 너고, 미래는 우리 아이와 함께 보낼 날들이야. 그리고 아버지는 과거고. 그런데, 지금 이 과거를 매듭짓지 않으면 후회와 괴로움을 갖고 현재를 살아갈 거 같아.” “지현아. 내가 잘 다녀올 수 있게, 과거를 후회 없이 떨쳐낼 수 있게 한 번만 도와줘.” 내 손을 타고 아내의 떨림이 전해졌다. 걱정과 불안함이 가득 차 있는 아내의 손이었다. “내가 더이상 말릴 수 없다는 거 알아. 근데..." 아내는 결국 흐느끼기 시작했다. "정말 조심해서 다녀와야 해. 제발 아무 일 없이...” “걱정하지 마. 최대한 빨리 다녀올게. 조금만 기다려줘.” 아내는 눈물을 쏟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식어버린 음식이 놓인 식탁 앞에서 말없이 고개를 떨궜다. 9. 아내와 기나긴 이야기를 마친 다음날, 나는 기성 삼촌을 찾아갔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만난 사람이자 나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편지를 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마을로 들어가기 전에 삼촌을 찾아가면 뭐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내가 갖고 있는 불안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어서 와라.” 기성 삼촌은 짧지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작은 사무실이지만 상당히 쾌적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는 공간이었다. “삼촌. 안녕하세요.” “그래. 결국 가기로 했다고?” 작은 소파에 몸을 기대자마자 삼촌은 본론부터 꺼냈다. “네. 아버지가 왜 돌아가신 건지, 어떻게 사셨는지 알아야겠습니다.” “그래... 태석이도 꼭 너처럼 궁금한 건 참지 못했었지.” 삼촌은 한숨을 쉬며 나를 쳐다봤다. “아마 니 아버지는 니가 그 마을에 다시 갈 것도 예상했나보다.” 삼촌은 그렇게 말하며 책상 서랍에서 봉투를 꺼냈다. 아버지가 삼촌에게 보낸 봉투. 내가 받은 봉투보다 조금 두툼한 그 봉투를 열자, 작은 손목시계가 삼촌의 손에 들렸다. “받아라. 태석이가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물건이다.” “예...?”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시계를 받아들었다. 남성용 시계라기엔 작은, 오래되어 빛이 바랜 큐빅들이 차가운 시계에 박혀있는 그런 시계였다. “모르겠다. 태석이한테 이런 시계가 있다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애초에 시간에 무감각한 놈이라서 시계 자체를 안차고 다녔거든.” “이건... 저희 어머니 시계에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 아... 제수씨 시계였구나. 하긴, 남자가 차기엔 조금 여성스러운 디자인이지.” 확실히 기억한다. 매사에 느긋하고 흘러가는 대로 사시던 아버지. 그리고 시간에 맞춰 움직이시던 어머니. 시계를 잘 보지 않던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시간 약속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셨다. 항상 계획을 세워 움직이셨고 손목에는 늘 저 시계를 차고 다니면서 시간을 체크하셨다. 그랬기에 시간에 신경을 쓰지 않던 아버지께 자주 핀잔을 주었지만, 부부가 그렇듯 서로에게 스며들었다.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있을 때는 시계를 보지 않았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에게 한 번씩 시간을 알려주곤 하셨다. “흠... 태석이가 편지에 이렇게 써놨더구나. 만약 니가 끝까지 그 마을로 가겠다고 한다면, 그 땐 네게 이 시계를 전해달라고. 시계가 도움이 될 거라고 하더구나.” 삼촌은 그렇게 말하며 봉투를 서랍에 넣었다. 그리고는 감상에 젖은 눈으로 사무실을 훑었다. “너희 아버지가 나한테 전해달라고 했을 정도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갖고 가라.” 나는 삼촌의 말을 들으며 삼촌을 올려다봤다. 삼촌의 시선은 사무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낚시도구들에 머물러 있었다. “요즘도 낚시 다니세요 삼촌?” “아니. 낚시하러 안간지 10년도 넘었다. 같이 가던 사람이 없어졌는데, 혼자 무슨 재미로 가겠냐.” 나는 일어나 낚싯대 앞으로 갔다. 낚싯대는 언제라도 고기를 낚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그렇다기엔 관리를 엄청 잘하셨네요.” “그렇지. 언젠가 태석이가 돌아오면 바로 나가려고 항상 닦아놨었지. 마지막으로 봤을 때도 차에 싣고 갔다 왔었고.” 삼촌은 떨리는 손으로 낚싯대를 어루만졌다. “이제는 닦을 필요가 없구나.” 나는 삼촌 옆에 서서 낚싯대를 쳐다봤다. 아버지가 갖고 있었던 낚싯대와 똑같은 디자인. 어릴 적부터 보던 낚싯대였다. “다녀오면, 저랑 같이 가주세요. 저도 항상 같이 갔었잖아요.” 삼촌은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빨개진 눈에 주름이 잡히며, 물기가 번졌다. “그래. 그랬었지. 태석이랑 둘이서만 간 게 아니었지." 잠시동안 그렇게 눈물섞인 미소를 짓던 삼촌은 내게 이야기했다. "계속 닦아놓으마. 언제라도 쓸 수 있게. 무사히 돌아오렴.” 그 마을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도로. 구불구불한 길을 끊임없이 지나갔다. 조수석엔 아무도 없었고, 내 왼손에는 작은 시계가 들려있었다.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노래를 크게 틀었다. 혼자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고, 위험했다. 느슨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생각을 했다. 마을로 들어가서 뭐부터 확인해야 할까.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 마을에 가면 난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아버지는 어떻게 돌아가셨을까 등등... 백미러에 걸려있는 작은 목걸이를 보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아내가 출발하기 전 차에 걸어준 목걸이. 나와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 첫 데이트에 차고 나온 목걸이였다. 꼭 무사히 돌아가서 제대로 된 미래를 살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장승을 향해 차를 몰았다.
소설) 시간이 멈춘 마을 -2-
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우선, 1편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려요! 제 생각보다 좋은 댓글을 많이 달아주셔서,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해요! 바로 2편으로 가겠습니당! (1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32297 ------------------------------------------------ 3. 방 안에는 아버지가 누워 있었다. 창백하다 못해 누가 분이라도 칠해놓은 것처럼 아버지는 핏기 없는 모습으로 깨끗한 옷을 입고 누워 있었다. 마치 본인이 죽는다는 걸 미리 알고 정리하기라도 한 듯, 방에는 먼지 하나 없었다. “...아...아버지...” 서른이 넘어서, 나도 한 집안의 가장이 되고 나서야 불러보는 ‘아버지’라는 말. “어...어흑...아버지... 왜... 여기서 이렇게 누워 계세요...” 그토록 미워하던 사람이었지만, 내 아버지였다. 미워했던 11년의 시간.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20년은 내게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멋진 아버지였다. “아버님도 다 듣고 계실거야...” 어느새 내 옆에서 내 등을 두드리는 아내의 목소리에도 물기가 묻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며 과거와 슬픔을 닦아내고 난 후, 나는 아버지의 시신을 똑바로 쳐다봤다. 마지막 모습을 제대로 머리에 새기기 위해서였다. “근데 아버님은 하나도 안 늙으셨네.” 옆에서 아내가 중얼거렸다. “아.. 여보도 우리 아버지 만난 적 있었지?” “응. 어머님 장례식장에서.” "하긴. 그때 우리 과 동기들 다 왔었으니까." "그때랑 똑같으셔."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희끗한 구레나룻, 살짝 주름진 눈매. 어떻게 이렇게 하나도 변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아내와 나는 동시에 말했다. 정말 내 기억에서의 모습 그대로였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폭언과 저주를 퍼붓던 그 날. 묵묵히 내 울분을 받아내던 그 모습과 하나도 변한 게 없었다. 다시 그때 기억이 떠올라 눈앞이 흐려졌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모두 내 눈으로 담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손으로 눈을 닦아냈다. 아내와 함께 아버지를 보며 슬픔에 젖어있던 그 순간. “흠! 흠! 계시오!” 낯선 저음의 목소리가 방문 사이로 들어왔다. “누구십니까?” 방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자 내 눈엔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유태석씨 자제분 되십니까?” 오십은 되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내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유시안입니다.”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시신을 거두어 밖으로 나가주십시오.” “...예?” 초면에 들은 말치고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 마을은 워낙 작은 마을이고, 보시다시피 장례식장도 없습니다. 장례식을 치르려면 도시로 나가셔야 합니다.” “아... 예... 그래도 조금 수습할 시간을...” “태석씨가 거기 계속 누워 있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편하게 가시게 예의를 갖추는 것이 아버지께 효도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그랬다. 여기에 아버지를 눕혀놓는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영이 빠져나간 아버지의 육신이었다. “그러면... 오늘은 이미 해가 저물어가니, 아버지는 여기에 모셔놓고 저희는 옆방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겠습니다.” “안됩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말을 잘랐다. “보아하니 아내가 임신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한 지붕 아래 시신과 태아가 같이 잘 수 있습니까. 지금 아버지를 모시고 나가시오.” 아까와는 다른 사람.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였다. “저...저는 괜찮아요. 아버님께서는 그냥 주무시고 계시는 것 같아서, 정말 예전 모습 그대로이신걸요.”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내는 침착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며 미소지었고, 그 순간. -흠칫 나는 몇몇 마을 사람들의 눈빛이 세차게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아내가 한 말이 저렇게 놀랄 일인가. “크흠... 아무튼 그건 아이한테 좋지 않아. 더 말할 거 없이, 얼른 아버지 모시고 가게.” 50대의 중년이 강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점점 의심이 들었다. 내가 내 아버지 집에서 자고 간다는데 이 마을 사람들은 왜 난리들인지. 왜 이렇게 우리를 빨리 보내고 싶어 안달인지. 그렇지만 일리는 있었다. 아무리 내 아버지라도, 죽은 사람과 태어날 아이를 같은 지붕 아래 계속 두는 것은 조금 마음에 걸렸다. “알겠습니다. 아버지를 모시고 가겠습니다.” “여보. 나 괜찮아.” 나는 아내를 쳐다보며 말했다. “우리 아가도 그렇고, 아버지도 조금이라도 빨리 모셔야지. 나갈 수 있겠어?” “응... 난 상관없어.” 아내와 대화를 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마을 사람들의 눈빛에는 여전히 불안감과 적대감이 묻어 있었다. 오히려 죽은 사람 옆에서 자는 것보다 이 꺼림칙한 분위기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더 불편할 거 같았다. “대신, 아버지를 모시고 나갈 수 있게 좀 도와주십시오.” “그건 걱정하지 말게.” 이 말을 끝으로, 마을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마치 처음부터 준비를 해놓은 듯 수의와 관, 심지어 아버지를 싣고 갈 수 있는 작은 수레까지. 그들은 빠른 속도로 조심스럽게 아버지를 들어 관에 눕혔다. 수의를 아버지의 몸 위에 올려놓고 관뚜껑을 닫은 뒤, 수레에 태워 차 앞까지 이동했다. “미리 준비라도 하신 거 같다.” 아내는 마을 사람들의 빠른 속도에 조금 당황한 듯 했지만, 나는 차라리 낫다고 생각했다. 나가려고 마음먹었으면 빨리 나가야지. 자동차 트렁크를 열고, 뒷열 시트를 전부 눕히니 그럭저럭 아버지의 관이 들어갈 자리가 나왔다. “흔들릴지 모르니 자네가 뒤에 함께 타서 배웅해주게.” 30대의 남자가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 “예...예? 하지만...” 중년 남자는 굉장히 당황하며 버벅거렸다. “괜찮아. 마을 입구까지만 바래다주고 돌아오게.” “예..예...” 자신보다 스무 살은 많아 보이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하대하며 지시를 하고, 조카뻘인 젊은 사람에게 반박도 하지 못하고 존대를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여긴 시골이라 아직도 신분 제도가 있나...” “그러게. 불편한 그림이긴 하네...” 아내와 내가 중얼거리는 사이, 중년의 남자는 굳은 표정으로 트렁크에 탔고, 아버지의 관을 끈으로 고정시켰다. “출발하세.” 아버지의 관이 고정된 것을 확인한 나는 서서히 마을 입구로 차를 몰았고, 작은 마을답게 얼마 지나지 않아 장승이 세워져 있는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이..이제 내려주게. 왔던 길로 쭉 돌아가면 도시가 나올 거야.” 중년의 남자는 굳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을 했다. “죄송한데 조금만 더 가도 괜찮을까요? 저 언저리까지만, 밤이라서 길눈이 어두워서요...” “뭐? 아...아니...” “조금만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 나는 남자를 쳐다보며 공손하게 부탁했고, 남자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 굳어졌다. -부웅 나는 암묵적인 동의를 구했다는 생각에 엑셀을 밟았고, 차는 마을 밖으로 이동했다. “...열어.” “네?” 차가 마을 입구를 벗어나자마자, 뒤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뭐라구요?" “뒷문 열으라고!!!!” “꺄악!” 눈에 핏발이 선 채 소리를 지르는 중년의 남자와, 그 소리에 놀라 비명을 지르는 아내. 나는 당황한 채 남자를 쳐다봤다. “빨리 열어!!! 빨리!! 창문 부수기 전에!” -쿵! 쿵! 남자는 다급하게 외치며 손으로 창문을 치기 시작했다. “아..아...! 알았어요!” 나는 급하게 차에서 내려 트렁크 문을 열었다. -털썩 트렁크 문이 열리자마자, 남자는 차에서 굴러떨어졌다. “아...아저씨. 괜찮으세요?” “흐으...허어...허억...” 남자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장승을 향해 기어갔다. “아저씨. 제가 잡아드릴게요.” 나는 급히 달려가 남자를 부축했고, 몇 걸음을 걸어 마을 입구에 들어왔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탁 남자는 마을 입구에 들어와 잠시 심호흡을 하더니 바로 거칠게 내 팔을 떼어냈다. “괜찮..으세요?” “...” 남자는 나를 매섭게 노려보곤, 이내 어둠이 깔린 마을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뭐지...?” 이상한 부분이 한둘이 아닌 마을. 점점 이 마을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여보. 그분은 괜찮아?” “어. 괜찮으신 거 같아. 여보는 괜찮아? 많이 놀랐지...” “난 괜찮아. 놀라기만 했어.” 차에 타자마자 아내를 확인했다. 아내는 조금 놀랐지만, 크게 이상은 없어 보였다. 그리고 우리는 어둠 속으로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두운 산길을 운전하면서 나는 계속 생각을 정리했다. 아버지는 어떻게 돌아가신 걸까. 마을 사람들은 왜 우리가 마을에 머무는 것에 대해 적대적이었을까. 아까 그 남자는 왜 그랬을까. 마을 밖으로 나가자마자 이상한 행동을 했다. 그리고, 어떻게 아버지는 강산이 변하는 세월동안 전혀 늙지 않았을까. 의심스럽고 이상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말없이 운전을 하다 문득 아내에게 시선이 갔다. 아내는 옆에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와 아버지의 관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여보.” “응?” 나는 아내에게 이야기했다. “우리. 아버지 부검해보자.”
소설) 시간이 멈춘 마을 -1-
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새해가 훌쩍 지나고 나서 인사를 드리네요! 덕분에 올해의 빙글러라는 타이틀도 얻어보고, 제 실력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즐거운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다들 너무 감사드려요! 사실 저는 예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장 편 연 재! 국어국문학과를 나와서 모자란 실력에 짧은 글들만 올렸었는데, 예전부터 장편을 꼭 연재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근데 아무리 써봐도 전혀 재밌지가 않아서... 몇 번을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그렇게 단편만 써 오다가 새해를 맞아 '일단 쓰고 보자'라는 마음이 들어서 연재를 해볼까 합니다! 원래 시작이 반이라고 하잖아요...? 난 반은 해따! 아무튼! 많은 피드백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1. "여보. 당신 이름으로 편지가 왔는데?" "편지?" 나는 아내에게 되물었다. 요즘 시대에 편지라니. 그것도 손편지. "응. 보낸 사람이 유..태...석...? 아버님?" "...뭐라고?" 나는 아내의 손에서 편지를 받았다. 보내는 사람 유 태 석 받는 사람 유 시 안 아버지였다. 아버지라고도 부르기 싫은 그 사람이 내게 편지를 보냈다. 11년 만에. 엄마가 돌아가신 후, 내게 시골에 들어가서 살자는 뚱딴지같은 소리만 해대던 양반이었다.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서 고통과 싸우고 있을 때, '엄마를 살리겠다'며 밖으로만 돌던 사람이었고. 결국 어머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애타게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는 그때도 자리에 없었지만... 나는 어머니 장례식 이후로 그 사람과 지금까지 인연을 끊어왔다. 집, 차 재산... 모든 것을 두고 떠나버린 아버지는 그렇게 연락이 끊겼고, 나는 빌어먹게도 아버지라는 사람이 내 명의로 돌려놓고 떠난 집에서 아내와 살고 있었다. 이런 편지가 올 줄 알았더라면 돈에 굴복하지 말고 떠나버렸어야 했는데... "여보... 그래도 한 번 읽어봐..." 낡은 편지봉투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려던 찰나, 아내가 편지를 쥔 내 손을 잡았다. "그래도 아버지잖아..." "..." 나는 뭐라 할 수 없는 표정을 한 채 편지봉투를 쥐고 소파에 앉았다. 아마 지금 내 표정을 거울로 봤다면, 분명 내가 정말 싫어하는 표정이었을 것이다. 미안하다 아들아. 나를 버리고 간 아버지에게 11년 만에 처음 듣는 말은 '미안하다'였다. 세월이 지난 후 이제서야 저열한 고해성사라도 하려는 걸까. 역겹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렇게나 시간이 흘렀구나. 왜 조금 더 빨리 너를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서야 후회가 든다. 어줍짢은 신세 한탄과 한풀이는 그만 뒀으면... 잠깐. "죽음을 앞두고?" 나직하게 뱉은 혼잣말에 아내의 동공이 커졌다. 이 편지가 네게 도착할 때 쯤. 나는 아마 죽었을 거다. 참 간단한 죽음이구나. 니 엄마. 내 아내를 살리고 싶었고, 방법을 찾았을 때도 이미 늦었었지. 너한테 이렇게 힘겹게 펜을 들 때도 나는 늦었구나. 평생 늦기만 하다 바스러지는 내가 원망스럽다. 편지지를 쥐고 있는 손에 떨림을 느꼈는지, 아내는 내 손을 자신의 불러온 배에 올렸다. "쿵...쿵..." 조용하지만 힘차게 느껴지는 새 생명의 발길질이 손을 타고 전해졌다. 아마 이것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이 앞에서 침착한 아버지가 되길 바라는 아내의 마음일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이 있으면 좋으련만,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내 시간이 멈춘 듯 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시간은 빠르게 내 손에서 벗어났구나. 애비가 되어서 염치없게 마지막 부탁을 하고자 편지를 썼다. 미안하다. 아들아. 내 시신을 수습해 다오. 마지막 가는 길에 네게 이런 부탁을 해서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한참동안 이어진 후회와 반성, 부탁 밑에는 아버지가 살고 있던 마을 주소와 복잡한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죽어가는 몸을 끌고 간신히 썼는지, 마지막 지도는 점점 흐릿해져 갔다. 마치 아버지의 생이 꺼져가는 것처럼. "...끝까지 이러시네." 편지를 쥐고 있는 손이 떨렸다. 그리고 그 떨림만큼, 내 볼을 타고 눈물이 떨어졌다. "여보..." "끝까지 이기적이고, 끝까지 나한테 무거운 짐을 씌우네." 어느새 나의 분노는 슬픔으로 변했고, 내 인생에 남아있던 유일한 과거가 사라졌다는 생각과, 원망과 혐오에 가득 차 절연했던 11년의 후회가 얼굴을 지나 편지지에 떨어졌다. "..가야겠지...? 마지막 자식 된 도리는 해야겠지...?" "응... 가야지... 아버지잖아." 나는 내 등을 토닥이는 아내의 손길에 맞추어, 그간의 슬픔을 토해내듯 나는 큰 소리로 울음을 토해냈다. 2. 그 마을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도로. 구불구불한 길을 끊임없이 지나갔다. 아내는 조수석에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배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여보. 저기 좀 봐." 험한 산길을 덜컹거리며 한참을 지나갔을까. 쭉 뻗은 단단한 흙길과 함께 장승이 보였다. "아마 마을 입구겠지." 나는 이제 더이상 험한 길은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내와 배를 쳐다봤다. 마을 입구에 차를 잠시 멈추고, 유리창을 통해 저 멀리 보이는 마을 전경을 바라봤다.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어릴 적 봤던 '웰컴 두 동막골'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문명의 혜택을 스스로 거부한 듯 자연에 휩싸인 작은 마을. "들어가도 괜찮겠지?" 아내의 배에 손을 올리며 물어봤다. 아내한테 묻는 것인지, 아이한테 묻는 것인지, 나한테 묻는 것인지 모를 물음.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내를 보며, 나는 마을 안으로 차를 몰았다. -부웅 처음 온 마을이라서 그런 건지, 이 길의 목적지에 아버지의 시신이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나는 차를 천천히 몰았다. 엑셀에서 발을 놓고 천천히. "여보. 저기 앞에." 마을 한가운데 있는 길을 따라 차를 몰다 보니, 어린아이가 길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 아이한테 한 번 물어볼까?" "글쎄... 많아야 7살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데, 아버지 이름을 물어봐도 알 수 있을까?" 나는 아내의 의견을 불신하면서도 창문을 열어 아이를 불렀다. "저기... 꼬마야!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 내 목소리를 들은 아이는 나를 잠시 쳐다보더니 내 쪽으로 다가왔다. 굉장히 굳은 표정으로. "뭔데." '무슨 애 눈빛이...' "그.. 그래. 혹시 유태석이라는 분 알아?" 물어보면서 나도 모르게 살짝 피식했다. 내가 7살 때, 옆집 할아버지 이름을 알았던가? 내가 생각해도 웃긴 상황이다. "아~ 태석씨? 엊그제 죽은 양반?" 뜻밖의 대답. 뜻밖의 말투였다. "태..태석씨?" "그래. 퀭해갖고 말라비틀어진 양반. 엊그제 죽었지 아마." ...우리 부장님이 쓰는 말투 같은데. "에잉... 그 양반이 바둑은 잘 둬서 같이 바둑두는 재미는 있었는데... 안타깝게 됐어. 근데, 태석씨는 왜 찾어?" "그... 아저씨가 유태석씨 아들이거든..." "아~ 니가 태석씨 아들이야? 그러고 보니 닮았구만?" "...니가?" 점점 막나가는 꼬맹이의 말투를 들으면서, 나는 혼란에 빠졌다. "그래. 너 말이야. 기껏해야 서른이나 먹었을 거 같은 놈이 반말이나 찍찍 해대고... 저어기 골목 지나 세 번째 집이니까, 가서 아버지 챙겨라. 예의 좀 차리고." 일곱 살이나 먹었을 거 같은 작은 꼬맹이는 내게 예의에 대한 훈계를 늘어놓은 후, 쪼르르 달려서 들판으로 사라졌다. "...뭐야. 어린 놈이 버르장머리 없이." 나는 투덜거리며 유리창을 올렸다. "좀 특이한 앤가봐. 근데 진짜 할아버지처럼 말을 하더라." 아내는 작게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러게. 일단 얼른 가보자." 잠시 후. 나는 작은 집 앞에 차를 세웠다. 작은 집. 작은 마당이 있고, 구석에는 만들다 만 조각 같은 것들이 있는 집이었다. 사극에서 왕에게 미움을 사고 유배당한 사람들이 머무는 귀양지 같기도 했다. "여기에... 아버지가 있다는 거지?" 나는 작게 심호흡을 했다. 방문이 두 개 있는 작은 집. 방에 아버지가 누워있을 것이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채로. 혹시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 아내는 차에 있게 했다. 어쨌든 시신을 보는 것이 아내와 아이에게는 해롭지 않을까 했기에. 나는 자꾸 막히는 숨을 억지로 틔우려는 듯, 이번에는 좀 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방문을 열었다. ------------------------------------------------ 피드백 댓글 좋아요 환영합니다!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펌] 내가 겪었던 최악의 공포
6년전 겪었던 실화 입니다 몇 명을 빼놓고는 아무한테도 안말했는데 아직도 그 순간을 생각 하면 오싹해지네요. 저는 그 순간이 최고 무서웠습니다. 6년 전에 수능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애들하고 놀러 다니고 그럴 때였어요. 제가 다니는 학교가 춘천에 있는 모모모모모고등학교 거든요. 하여튼 학교를 땡땡이 치고선 우리는 한 친구 자취방에 놀러 가게 되었어요. 민규랑 성일이랑 저까지 해서 3명인데...정말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거든요~ 그래서 매일 3명이서 붙어 다니다시피 했어요~ 하튼 그날따라 할 일도 없고 해서 민규의 자취방에 놀러 가서 므흣한 비디오를 심층분석 및 토론을 할려고 비디오를 빌려서 보는 중에 민규랑 성일이랑 말다툼을 하더라고요. 매일 둘이 티격태격 싸우는 터라...저는 그냥 비디오나 보고 있는데 둘이 싸우는게 점점 거칠어 지는 거였어요. 안되겠다 싶어서 중간에서 싸움 말리는 최고 좋은 방법이 담배를 하나씩 물게 하는 거였거든요.(경험상) 그래서 전 얼른 담배를 사러 슈퍼를 갔다가 돌아 왔는데 이미 일이 터진 거예요. 민규놈이 박카스병으로 성일이의 눈을 때려서 성일이는 한쪽 눈을 부여잡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어요. 119오구...성일인 몇 달 병원 신세를 지고 퇴원은 했지만... 이미 한쪽 눈을 실명한 상태 였어요. 양쪽 부모님은 법정공방으로 엄청 싸우고 있는 중이었고요. 그러던 어느날에 병으로 때린 민규가 성일이를 찾아와서는 무릎을 꿇고 솔직히 저 같음 사과를 안받아 주겠지만 성일이놈은 알았다고 괜찮타고 그러는 거였어요. 그러면서 성일이 표정은 알 수 없는 그런 표정이었어요. 정말 한번두 본 적 없는.... 시간이 지나고 3명은 전처럼 자주 어울렸지만 성일이의 표정은 가끔씩 이상하게 변하곤 했어요... 눈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죠.....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까 성일이가 그랬어요 민규네 집에가서 놀자고. 솔직히 저희 둘은 맘이 편치 못했죠. 눈을 다친 곳인데 자꾸 가자구 하니...할 수 없이 갔지요. 가서 늘 그런 것처럼.....담배도 피고 야동도 보고 비디오두 보고 채팅도 좀 하고.... 그러다가 성일이가 그러더군요. 눈 때문에 술 못 마신 지 너무 오래 되서 마시고 싶다고요. 우리도 마시고 싶던터라 술을 사갖고 자취방에 다시 들어 왔어요. 3명이서 술을 계속 마시다가 점점 술이 취하고 그러다 보니 민규가 성일이한테 울면서 미안하다구 그러고... 원래 술취하면 이성보단 감성이 앞서잖아요 저는 중간에서 술이 맥이 끊어지지 않게 계속 마시는 중이었구. 아마 그때 3명이서 오랜 시간 동안 참 많이도 마셨어요. 그러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요. 몇 시간 쫌 지났을까....비명소리가 나더라고요....비명소리 비슷한..... 그 비명소리가 술을 마셔서 그런지 꿈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한참을 누워 있다가 눈을 떴는데 정말 심장이 멎어 버리는 것 같았어요. 말두 안나오구 몸이 움직여지지도 않더라구요. 뭐랄까...몸이...이빨이며 다리가...미친 듯이 떨리더라고요. 왜냐면...눈을 떴을 때 성일이가...자고 있는 민규 옆에 다가가서 눈을 젓가락으로 찌르고 있었어요....아니..눈에 젓가락이 꽂혀 있더라고요... 그 순간에 가서 말려야 한다는 생각 보다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거였어요. 그래서...자는 척 하려고 눈을 다시 감으려고 해도 눈도 감겨지지 않았어요. 그 순간을 고개두 돌리지 못하고 눈도 감지 못한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한 몇 분 좀 지났나. 저에겐 몇 시간이 지났던 거 같아요. 민규가 비명을 지르다가...갑자기 멈추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성일이가 제쪽으로 고개를 확 돌렸는데 눈이 딱 마주친 거였어요. 숨이 안쉬어지더라고요...정말 숨이 안쉬어져서....호흡곤란으로 죽을꺼 같았어요. 성일이는 저를 한번 보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열쇠를 집어서 주먹으로 꽉 쥐고 저한테 다가 오는 것이었어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너도 똑같은 개x끼 야!! 하면서 달려들었어요. 벌벌벌벌 떨면서 얼굴을 가렸는데 성일이란 놈이 정말 사정없이 열쇠를 든 주먹으로 머리통을 계속 찍더라고요. 열쇠를 송곳처럼 세워서 그러다...방문 두들기는 소리가 났어요. 아마 민규랑 제가 소리를 지르는 통에 주인집 아저씨가 듣고 나오셨나봐요. 성일이가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볼 수가 없었어요. 돌아 볼 때 눈을 찌를까봐서 주인아저씨가 들어오셔서 경찰에 신고 하고 병원으로 실려가고 저는 머리를 몇 바늘 꼬맸지만 민규는 한쪽눈을 잃었어요. 대수술 까지도 했고요. 나중에 경찰 분이 오셔서 성일이를 잡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나서 그 경찰 분이 성일이가 눈을 다치고 난 후 부터 일기 같은 걸 써 놓았는데... 우리를 죽일 계획을 잡아 놓았더라고 하더라고요. 성일이가...징역을 살다가 이제 곧 석방이 된다고 하는데...정말로 무섭습니다.
펌) 우리 가게에서 있었던 귀신 썰_1
오랜만에 퍼오는 귀신썰입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시길... . 아니 코로나도 조심하시길.. 그냥 뭐든 조심하십쇼 ㅠ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전 어느덧 서른 중반입니다. ㅎㅎ 그리고 사건이 벌어진 가게는 어머니께서 제가 태어나자마자 시작해서 중학생 때까지 운영하셨던 아주 작은 화장품 가게입니다. ㅡ 위에서 말했듯 엄니께선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셨음. 나는 인천에 있는 부개역 근처 일x동에서 젖먹이 때부터 중3 때까지 살았고, 엄니 가게도 그 동네의 작은 시장에 있는 아주아주아주 허름한 건물 1층이었음. 이 건물이 얼마나 낡았냐면 일단 1층 전체 가게엔 화장실이 없고, 가게 뒷쪽마다 딸린 철문을 열고 나오면 건물 뒤 공터에 푸세식 화장실이 딱 두 칸이 있었음. 이 화장실을 좀 설명하자면 화장실 건물이란 것도 없고 그냥 공터에 나무 문으로 지어진 푸세식 화장실임. (물 내리는 것도 없이 그냥 싸면 밑으로 떨어지는) 그게 딱 두 칸이 있음.  너무 낡았고 무섭고 심지어는 문도 거의 다 뜯어진 화장실이라 쓰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음. 다른 건물의 화장실 가는 게 차라리 낫지 죽었다 깨나도 그 화장실은 못 감. 무튼, 그리고 우리 가게는 화장품을 파는 곳 + 우리 식구가 사는 진짜 작은 방이 있는 구조임. 영화보면 나오는 그런 시골 구멍가게 구조임. 손님 들어오면 드르륵 방문 열고 나오는...ㅋ 무튼 돈이 없으셨던 부모님께선 거기서 화장품이며 비누며 휴지며 심지어는 구두랑 모자까지 파시며 내가 초등학생 2학년 때까지 살림하시고 사셨음. 그리고 드디어 가겟방이 아닌 우리의 집이 생겼음. 사실 아파트도 아니고 코딱지만한 연립주택의 한 가구일 뿐인데 당시엔 너무너무 행복했음. 이 집도 그 시장에 위치한거라 집에서 엄니 가게까지 걸어서 3분 거리. 무튼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덧 내가 중딩이 됐음. 이때까진 별 문제가 없었음. 아니 없어 보였음. 어느 날 여느때처럼 잠을 자고 있었는데, 거실에서 아버지랑 엄니가 대화하는 소리에 깼음. 물도 마실겸 나갔는데 아버지께서 흠칫 놀라시는 게 보였음. "아부지 뭐하세요? 엄니랑 얘기하던데?" "ㅇㅇ이(동생) 자냐?" "네" "음.. 이리 와 봐." 가서 보니 엄니는 분명 주무시고 계신 거임. 난 뭐가 뭔지 모르고 있는데, 아부지께서 갑자기 자고 있는 어머니께 말을 거시는 거임. "여보, 아직도 안 갔어?" 뭐지? 싶은 찰나에 "응.." "그 여자야?" "응.." ???????????? 아주아주 작은 대답인데 분명 어머니께서는 대답을 하고 계셨고 누가 봐도 자고 있는 상황이었음. (나중에 알고보니 어머니 꿈에 단발머리를 한 여자가 얼마 전부터 계속 나타나고, 대답은 하시는데 정작 본인은 다음 날 기억을 못하셨다고 함.) 무튼 그날 나는 난생처음 어머니가 좀 무서웠음... 그리고 그냥 좀 신기하기도 했음. 그러나 뭐 가끔 그런 꿈을 꾸는 거고 어머니께 딱히 다른 문제라곤 전혀 없었기에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시간은 흘러갔음. 그런데 어느 시기부터 어머니의 퇴근시간이 빨라지기 시작했음. 말했다시피 우리 집과 가게는 걸어서 불과 3분 거리였고, 시장이라는 특성상 술집도 많고 늦게까지 장사하는 집들도 많아서 엄니의 평균적인 퇴근은 거의 열두시 전후였음. 헌데 어느 순간부터 차츰차츰 그 시간이 열한시 반, 열한 시, 열시 반으로 땡겨졌음. 중1~2 쯤으로 생각되는데 그 때도 어리기만 했던 나는 단순히 어머니가 일찍 온다는 게 좋았을 뿐 이유는 궁금해하지도 않았음. 그러던 여름 밤으로 기억함. 티비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어머니께서 와서 가게 문을 같이 닫아달라고 하시는 거임. 당시 우리 가게 앞에는 평상에 이것저것 넣어놓고 팔았고 휴지나 빨래비누 등등 무거운 게 많아서 종종 도와드리곤 했는데 도와달라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신건 아마 처음이 아니었던 것 같음. 쫄래쫄래 갔더니 웬걸, 평상은 이미 다 치워져있고 가게 불만 내리면 되는 상황이었음. 가게 불을 어디서 내리냐면 일단 하나는 가게 전체 등과 예전에 우리가 살던 가겟방의 불 이렇게 두 개. 원래는 가게와 쪽방은 나무 문으로 연결이 되어 있었는데 연립으로 이사를 가면서 문이 있던 벽을 아주 큰 진열장 (큰 책장이라 생각하면 쉬움.) 으로 막아놓고 화장품을 진열해서 방 불을 끄려면 가게 뒷편 화장실 가는 철문쪽으로 가서 돌아 들어가야 했음. 엄니께 불만 끄면 되는데 왜 불렀냐고 물어봤는데 어머니의 그 때 표정이랑 말투가 아직까지도 생생함. "무서워서 방에 못 들어가겠어" 내가 완전 갓난이 시절부터 지금까지 십 수 년간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들었던 방엘 무서워서 못 들어가신다는 거임.. 난 엄니가 이해가 안 됐음. 그래서  "왜요? 귀신봤어요?ㅎㅎ" 라고 물었는데 엄니께서 평소에 한 번도 못 본 안절부절 못한 표정으로 얼른 불이나 끄고 오라는 것이었음. 이상했음. 아주 이상했음.. 본인의 어머니께선 아주아주 베리베리 여유가 넘치시고 항상 온화한 미소를 날려주시는 멋진 분이심. (맹세컨데 태어나서 서른 넘은 지금까지 어머니 입에서 미X 이라던가 병X이라는 약하디 약한 욕설 조차 들어본 적 없음.) 그런데, 그런 분이 정말 초조한 표정으로 내게 재촉하고 계셨음. 나는 속으로 이상했지만 그냥 엄니가 몸이 안 좋은가..라고 생각하며 넘겼음 (지금도 되게 무딘 성격임ㅋㅋㅋ) 쨌든, 가끔씩 엄니 퇴근 도와드리느라 내게도 아주 익숙한 것이어서 가게 뒷편으로 돌아 들어가서 방 문을 열었는데, 불이 꺼져 있었음. 그리고 진짜 엄니 못지 않게 십 수 년간 들락날락했던 그 방이 나도 갑자기 어둠이 순간 낯설고, 여름임에도 서늘했음. (이사가고 그 방은 창고로 써서 불을 안 켜면 암흑천지긴 했음.) 갑자기 좀 무서워졌고 그 공기가 되게 싫었음. 창고 냄새, 다락방 냄새 등등 특유의 골방 냄새를 되게 좋아했는데 그 날 그 냄새랄까 분위기는 찝찝했음. 방에 불이 꺼진 걸 방문 앞에서 확인하고 나오면서 가게 홀의 불을 끄고 엄니와 샷다를 내렸음. 무튼 엄니랑 집으로 걸어가면서 "엄니 방에 불 꺼졌던데?" 라고 말을 했음. 근데 엄니께서, "확실히 봤어? 너가 껐어? 아님 꺼져 있었어?" 라는 질문을 다다닥 하심... 나는 내가 끄려고 방문 여니까 꺼져 있었다고 했음. 근데 자꾸 엄니께서 그럴 수 없다는 말을 하시는 거임. 엄니가 실수로 끄고 기억 못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절대 아니라고 도시락 꺼낼 때 분명 불 켜진 걸 봤고, 가게 문 닫을 때 꺼야하는데 무서워서 나를 시켰다는 거임. 근데 변수가 많지 않음? 불이 나갔을 수도 있고 정말 엄니가 끄고 기억을 못하실 수도 있는 거 아님? 그래서 그냥 에이~ 아닐거야. 아니면 전등 나갔나 보지 뭐. 라며 무딘 소릴 하고 넘겼음. 그리고 그 이후로 점점 어머니 퇴근 할 땐 내가 있든, 아버지가 계시든 하는 때가 많아졌음. 바뀐건 그것 뿐이 아니었음. 한낮에도 혼자 가게에 있길 꺼려하셨음. 다행히 주변에 어머니와 친한 가게 주인 분들이 놀러오시고 작은 동네에서 초딩 때부터 살았던지라 아는 어머님들이 꽤 많아서 자주 놀러오셨음. 그렇게 한동안 전처럼 아무일 없는 무사태평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음. 그러다 사건이 터졌음.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웬일인지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시고 아버지까지 계시는 거임. 처음엔 엄니가 편찮으셔서 일을 못 나가셨구나 했는데 아버지께서 얼른 가서 가게 문을 닫고 오라는 거임. 도착해보니 가게는 이미 다 치워져 있고 샷다문만 반 쯤 내려져 있길래 문만 내리고 가려다 가게 안을 봤는데, 보지 말걸 그랬음... 여러분 예상대로 가게 뒤로 돌아가는 쪽이 다른 곳보다 밝았음.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거였음. 귀찮기도 하고, 저번의 그 일이 있었던지라 무섭기도 해서 끌까 말까 하다가 혼나는 게 더 무서워서 끄려고 샷다를 다시 열고 들어갔음. 난 그때 우리 가게가 이렇게 조용한지 처음 알았음. 밖은 아직 밝고 사람들도 다니는데 샷다 하나로 완전히 분리된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었음. 무디지만 겁은 좀 있었던 나는 그때부터 살짝 겁을 먹었음 ㅋ 무튼, 철문 쪽으로 돌아서 방 문을 열고 방 중간으로 들어가서 불을 끄려는데... 지금 생각해도 미치겠음... 불은 고사하고 방 한가운데서 꼼짝을 못하겠는 거임. 님들도 그런 느낌 알런지 모르겠음. 조용하고 고요한데 그게 평온한 그것이 아니라 되게 기분 나쁘고 찝찝한 조용함. 참 진부한 표현이지만 사방팔방에서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음. 게다가 불을 껐을 때의 어둠을 상상했더니 도저히 불을 끄고 온전히 나갈 자신이 없어졌음. 결국, 불을 못 끈 채 눈을 밑으로 내리 깔고 바닥만 보면서 나왔음. 무튼 이날의 사건은 어머니께서 별 말씀 없으신 채, 잊혀져 갔음. 그러다 마침내 결정적인 사건이 하나 터졌음. 어머니께서 식구들이랑 다 같이 식사하시다 진지하게 당분간 가게에 못 갈 것 같다고 하시는 거임. 아버지께서도 의아해 하시며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우시는 거임. 며칠 전의 일이었다는데, 우리 동네 시장은 각 가게마다 자기 점포 앞은 본인이 쓸고 청소하는 룰이 있었음. 그래서 가게를 열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가게 앞을 청소하는 거였음. 어머니께선 여느때처럼 앞을 쓸고 계셨는데, 왜 사람이 다른 쪽으로 무의식적으로 힐끔 시선이 가는 경우가 있잖음? 우연찮게 가게 안에 눈길이 갔는데 항상 어머니가 서 계시던 자리에 하얀색 옷을 입고 머리가 엄청 긴 여자가 서 있는 걸 봤다는 거임. 힐끗 본거라 바로 다시 쳐다볼 엄두는 안나고 한참이 지나서 봤더니 없어졌다는 거임. 엄니께선 며칠동안 이게 진짠지, 착각인지 계속 고민하면서도 주변이 너무 무섭고 가게 일에 집중을 못 할 정도로 신경이 쓰이셨다는 거임. 그러다 그러다 결국 말을 꺼내놓으신 거였음. (나였으면 그 날로 가게 못 나갔을 듯...) 엄니께선 그렇게 일주일 정도 일을 쉬셨음. 며칠만에 가게에 다시 나간 엄니껜 변화가 생겼음.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지만 다른 종교를 가진 손님이 오면 혹시 불쾌할까 봐 종교적인 물건을 가게에 두는 걸 싫어하셨음. 그런데 가게에 성모마리아상, 성수병, 성경을 이곳 저곳 비치해 뒀고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으셨음. 이게 심적으로 좀 도움이 되셨겠지만, 여전히 낮에도 혼자 계시질 못하고 가게방엔 아예 들어가시질 못하셨음. 덕분인지 한동안 아무일이 없었는데 이번엔 나한테 일이 터졌음. 원래 무딘 성격과 나름 이성적이라는 자부심, 거기에 중2병이라는 버프를 받고 있던 나는 귀신따윈 믿지 않았음. 그랬는데 진짜 더워서 죽어버릴 정도로 더운 열대야였음. 대략 열시쯤 문을 닫으시기에 그 즈음에 가게로 갔더니 아주머니들이 몇 분 계셨음. 시간이 열두시가 넘었는데도 가실 생각을 안 하시는 거임. 그러다 한시쯤 됐나 그제서야 다들 가셨음. 난 짜증이 엄청 난 상태라 엄니와 아무런 얘기도 안 하고 가게 정리를 했음. 가게 홀 불도 끄고 (방은 아예 불을 안 켜놓고 지냈음.) 샷다도 내리고 가려는데, 에어컨을 안 끈 것 같다고 하시는 거임. 짜증이 짜증이.. 막 터져나오고 진짜 귀찮고 그래서 엄니께 그냥 가자고! 가자고! 껐을 거라고, 안 껐으면 내일 끄자고 일단 짜증을 냈음. 나는 샷다를 다시 반 쯤 열얼음.. ㅜ 들어가 보니 역시나 에어컨 소리가 들렸음. (밖도 아예 깜깜하고 가게불도 다 꺼져 있어서 아무것도 안 보임.) 우리 가게 에어컨을 설명하자면 스탠드형이 아니라 벽에 설치하는 그런 모델이었음. 에어컨 리모컨은 항상 돈통이라고 불렀던 동전용 반찬통에 놔둠.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십 수 년간 생활했던 내공을 발휘해 더듬더듬 리모컨을 찾았음. 그리고 에어컨을 끄려고 봤는데.. . . . 에어컨 위에 씨뻘건 남자 얼굴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음. 얼굴에 불이 붙은 것처럼 씨뻘건 얼굴을 한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거임. (지금도 머리가 쭈뼛쭈뼛 서네요ㅜ) 몸통? 이딴 거 없음. 걍 에어컨 위에 머리만 있음. 님들은 이런 상황이면 어떨꺼 같음? 다리에 힘이 풀려서 풀썩 주저앉거나 울 것 같음? 절대 아님. 온몸이 돌처럼 굳어져서 주저앉기는 커녕 숨도 제대로 못 쉼.. 그러던 그 때... "나가!!!!!!!!!!!!!!!!!!!!!!!" 물론, 그 뒤의 기억은 없음. 그 말을 들은 것까진 기억나는데 다음 기억은 집에서 깨어난 거임. (신기한 건 엄청 큰 소리였는데 어머니께선 아무 소리 못 들으셨다고 하심.) 그 이후로 귀신이 막 여기저기 출몰하진 않지만 있긴 있다고 생각하게 됨. 무튼 아부지, 엄니께 자초지정을 얘기하니, 엄니께서 이제 절대 가게 못 간다고 몸져 누운 상황이 돼버렸음. 이런 상황은 우리 외할머니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됨. 외할머니는 어머니와 다르게 독실한 불교 신자셨음. 그리고 부평에 사셨는데, 외할머니의 지인 중에는 '보살님'이라 불리는 분이 계셨음. 잠깐 이 보살님에 대해 기억나는 걸 말하자면, 할머니와는 요즘으로 치면 절친인 분이셨음. 어린 나는 보살=여자 스님인 줄 알았는데, 그 분은 옷도 그냥 평범한 옷을 입으시고 머리고 안 깎으셨어서 의아했었음. 유독 나한테만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 분의 얼굴도 잘 못 쳐다봤음.. (지금은 돌아가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아직도 그 분의 정확한 직업?은 모르겠네요. 다만, 점집을 했다거나 퇴마를 전문적으로 하셨던 건 아니라고는 하네요.) 무튼 할머니께서 우리 가게의 상황을 그 보살님께 말하게 됐음. 천주교 신자였던 어머니께선 처음에 완강히 반대를 하셨는데, 굿 같이 동네 사람들 이목을 끄는 그런 건 안 하기로 합의하고 그 분을 우리 연립에 모시고 오게 됨. 출처 : 네이트판
소설) 시간이 멈춘 마을 -6-
(1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32297 (2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36809 (3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40168 (4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45784 (5편 링크) https://www.vingle.net/posts/3559065 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제가 너무 오랜만에 왔죠...? 면목없습니다... 흑... 제가 도저히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아서...흑흑... 집안일, 가족일 등등 좀 바빴긴 했지만... 확실히 글을 쓰는 건 너무너무 어렵네요...ㅠㅠ 시간나는 대로 열심히 쓰겠습니당...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10. 나는 천천히 차를 몰았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마저 흐르는 이 마을의 분위기 때문인지 바퀴가 흙바닥을 긁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렸다. 아버지가 살던 집으로 가는 동안 보이는 몇몇 집은 모두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심드렁한 표정을 하고 있는 개 몇마리가 보였다. 어둑해진 시골길을 뚫고, 아버지의 집 마당에 차를 댔다. "후우..." 공기가 무거운 건지 내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긴장하고 있었다. 온 몸을 무언가가 짓누르는 듯 무거웠고 좋지만은 않은 이 느낌은 마을 입구에 들어섰을 때부터 내 어깨에 달라붙어 있는 듯 했다. 최대한 덤덤한 마음을 먹기 위해 심호흡을 한 후, 손에 어머니의 시계를 찼다. 다섯시 사십분. 어두워지기에는 이른 시간이었다. 시골이라는 곳은 해가 빨리 지는구나. -철컥 나는 손목에 감긴 금속의 차가움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렸다. 평소처럼 내릴 수도 있었지만, 왠지 내가 내는 소리들이 이 마을을 휘젓는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졌다. -쿵 온 마을을 휘감고 있는 적막 때문인지, suv 차량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흠칫 놀란 후, 아버지가 살았던 집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스윽 낡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열리는 현관문을 등 뒤에 놓은 채, 나는 아버지의 작은 방과 마주했다. 티비도, 달력도, 라디오조차 없는 이 방에서, 아버지는 무얼 하며 사셨을까. 방 구석엔 작은 앉은뱅이 책상이 있었다. 내가 어릴 적 쓰던 책상과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서툴게 깎아 만든 책상이었다. 손재주가 좋으셨던 아버지였으니 이것도 스스로 만들어 쓰셨을 것이다. 책상에는 소설, 의학, 그리고 낚시 책 몇 권이 아버지의 손에 때가 탄 채 놓여 있었다. 저 작은 앉은뱅이 책상에서 죽음을 앞둔 채 내게 편지를 쓰셨을 거라 생각하니 다시 울컥했지만, 우선 눈 앞에 있는 것부터 확인해야 했다. 아버지는 내가 이 곳에 올 거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 그렇기에 기성 삼촌에게 시계를 맡기셨을 거고, 분명히 이 곳에 뭔가를 남겨 놓으셨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참을 찾았다. 아버지의 흔적을 온 몸으로 맞으며 집 안을 헤집었고, 내가 모르던 아버지의 여생을 생각하며 뭔가 아버지의 죽음과 이 마을에 대해 남겨진 단서를 찾기 위해 이 잡듯 뒤졌다. 그리고, "왜...?" 나는. "왜 아무것도 없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방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리웠던 아버지의 흔적들만 남아있을 뿐, 그 외에는 여느 평범한 시골집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아...모르겠다..." 어둠이 짙게 드리운 바깥은 고요했다. 그 틈을 비집고 옅은 달빛이 작은 방을 비추고 있었다. 달빛과 천장에 달린 작은 백열등이 어우러져 조용한 빛을 몸으로 맞으며 방 한가운데 나는 멍하니 누워있었다. 아버지가 매일 밤 보던 천장을 보며, 아버지가 매일 등을 맞대던 바닥에 내 등을 기댔다. “아버지...” 아버지는 왜 이 마을로 들어왔을까.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할 정도로 이 마을에서 사는 것이 가치가 있었을까. 나에게 이 마을로 함께 가자고 하셨었지. 어머니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그 정도로 이 마을은 아버지에게 중요한 곳이었을까.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라고 말하며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 때. "....어라?" 천장에 작은 금이 가 있었다. 천장의 낡은 나무 무늬에 교묘하게 가려진 금. 달빛과 전등 빛 중 하나만 없어도 보이지 않을 금이었다. "저건..." 상당히 인위적인 금이었다. 마치 무언가를 덮어놓은 듯한 금이었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흔적이었다. "잠깐만...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아주 오래 전이었다. 어머니가 건강하시고 아버지가 매 주 주말 낚시대를 닦으시던 그 쯤, 내가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던 그 쯤이었다. 그 나이 때 아이들이 그렇듯 나는 친구들과 비밀기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밤마다 집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비밀기지를 만들어 놀다 잠들곤 했다. "아들. 비밀기지가 그렇게 좋아?" "응! 아무도 모르는 비밀기지를 만들 거에요!" 이불을 뒤집어쓰고 놀고 있을 때면 아버지께서 가끔 들어와 함께 있으셨고, 깜깜한 이불 속에서 랜턴을 들고 놀던 나를 웃으며 쳐다보셨다. "나중에 멋진 비밀기지가 생기면, 아빠도 끼워줄 거지?" "네! 아빠도 나랑 비밀요원 해요!" 그 후 어느 날부터 아버지께서는 인부들과 몇 번의 주말을 보내셨다. 주말 내내 아버지는 인부들과 뭔가를 만들고, 붙이고, 뚫고, 다듬으셨고, 작지도 크지도 않던 주택에서 우리 세 식구는 한동안 안방에서 생활해야 했다. "아들! 이리 와 봐!" 공사가 다 끝난 후, 아버지는 나를 작은 책상 앞으로 불렀다. 나무로 만든 작은 앉은뱅이 책상이었다. "이건 아빠가 주는 선물!" "우와! 아빠가 만든 거에요?" 아버지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그럼! 아들 주려고 아빠가 직접 만들었지!" "나중에 비밀기지에 놓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려야지! 아빠! 고마워요!" "안 돼. 이 책상은 비밀기지에 놓을 수 없어." 아버지는 웃으며 계속 말했다. "어..? 왜요 아빠?" 아버지는 책상 밑부분을 만졌다. 잠시 책상을 만지던 아버지의 손이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멈췄고, 작은 책상에서 더 작은 서랍이 튀어나왔다. "이 책상에는 비밀이 숨어있으니까." 서랍 안에는 작은 열쇠가 들어있었다. 얇고 길쭉한 열쇠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디자인이었다. "그리고 이 열쇠가, 아빠가 주는 진짜 선물이지." 그렇게 말하며 아버지는 벽으로 향했다. 벽에는 못보던 작은 사다리가 달려 있었고, 아버지는 까치발을 한 채 손을 뻗어 천장 무늬 사이로 열쇠를 집어넣었다. -철컥 열쇠를 집어넣고 돌리자, 열쇠는 작은 손잡이가 되었고, 아버지는 그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우..우와!" "짠! 아빠가 만든 비밀기지!" 아버지가 인부들과 작업했던 그 공사는 집에 다락방을 증축하는 공사였고, 그렇게 아버지와 나, 그리고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하시던 어머니의 비밀기지가 생겼다. 아직 어려서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그 공간. 아버지는 항상 나와 함께 다락방으로 올라가 비밀기지를 꾸몄고, 내가 조금 더 커서 혼자서 그 곳을 올라갈 수 있게 됐을 때는 아늑한 다락방이자 아버지와 함께 가던 낚시용품들의 보관함이 되었다. "그랬었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아버지의 책상을 만져봤다. 이 곳 저 곳을 더듬자. -달칵 작은 서랍이 튀어나왔다. 내가 어릴 적 아버지의 품에서 뛸 듯이 기뻐했던 그 열쇠가, 작은 서랍 안에 들어있었다. -철컥 천장은 작은 금속음을 내며 열렸고, 작은 공간이 천장을 뚫고 나타났다. "언제 또 이런 걸 만드셨대... 재주도 좋으셔..." 여전히 아버지는 과거를 추억하고 있었다. 내가 욕을 뱉고 연을 끊었어도 아버지는 내가 어릴 적 가장 행복했던 추억들을 다시 만들고 있었다. "흑... 흐읍..." 이 마을이 주는 끝없는 적막 속에서, 나는 몰래 숨죽인 채 눈물을 닦아냈다. 빠르게 슬픔을 걷어냈다. 아직 확인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내가 많이 큰 탓인지, 이 방이 작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책상을 딛고 올라가 까치발을 하고 나니 어렵지 않게 안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흠" 어릴 적 봤던 다락방보다는 훨씬 작은 공간이었다. 겨우 짐 몇개 들어갈 정도의 공간. 아무래도 이 집 구조상 큰 방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니면... 아무도 모를 공간이 필요했거나..." 그렇게 작은 공간을 둘러보던 그 때. "...어?" 작은 공간에 뭔가가 있었다. "상자...?" 먼지 속에서 상자를 꺼내 방바닥에 앉았다. 상자는 얇은 나무판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어느정도 무게가 있었다. 풀벌레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마을 안, 그 안에 있는 작은 집 작은 방에서 묵직한 상자 뚜껑을 열었다. "허억!" 나는 상자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게 뭐지...? 상자 안에는 옷이 들어있었다. 빨갛게 피칠갑이 된 옷 한 벌이.
[퍼오는 귀신썰] 나를 특히 챙기셨던 어르신 -2-
호다닥 왔다! 벌써 일요일이 끝나다니 슬프지만 귀신썰 읽으면서 마음 다스리길 ㅋㅋ 이야기 얼른 이어갈게 얼른 와 같이 보쟈! __________________ 10. 만약에 말이죠, 지금 현재 내가 벌고 있는 돈보다 월 1~2백씩 더 번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기쁘겠죠? 당장 여기저기 숨이 막히는 돈들도 여유가 생길 것 같고. 친한 친구들에게 자랑도 할 겁니다. 응당 친구들도 축하해 주겠죠. 가끔은 친구들과 저녁 약속후 술값도 호기롭게 낼 테고 말이죠. 그러면 스케일을 조금 바꿔서, 지금 벌고 있는 돈에 공이 하나 더 붙는 돈이 생긴다고 가정해 보시죠. 어떤 일이 생길까요? 과연 ‘나 좀 많이 벌어’ 라고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그 정도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눈빛이 바뀔 겁니다. 정말 친하다면 면전에서 ‘지금 자랑하냐?’ 식에 비아냥거림은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야, 그럼 내가 지금 삼백 벌어서 생활하니까, 이걸로 여전히 생활하고 나머지 돈은 몽땅 저금 할 수도 있겠네. 우와~ 금방 재벌 되겠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주위에 부자들이, 혹은 돈 잘 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데 왜 내 주위에는 없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거죠. 남들보다 백, 이백 정도 풍족하게 벌면 자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평균치를 훌쩍 뛰어 넘어 버리면 입을 꾹 닫아 버립니다. 그런 이야기 해봤자 둘 중 하나거든요. 왕따 당하던지, 호구로 전락하던지. 상황이 그렇게 되면 당신은 어느새 그 정도 버는 수준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을 겁니다.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돼 있을 겁니다. 자, 이제 당신은 그런 모임에 나가기 시작 합니다. 알고 보면 우리 주위 가까이에 있습니다. 우리가 못 알아 볼 뿐이지. 왜 못 알아볼까요. 이외수씨가 그런 말을 하셨죠. 고수는 하수를 알아보지만 하수는 고수를 못 알아본다. 예를 들어 보자면 말이예요. 당신이 어느 모임에 나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 스트라파타 잘 빠졌는데, 이거 리얼 버튼이지?” 물론 뭐 실제 이런 대화를 입 밖으로 내지는 않지만 말이죠. 아무튼.이런 대화가 오갔을 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까요? 쉽게 말하자면 당신은 상대의 비싼 옷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상대는 당신의 옷이 그저 평범한 기성복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참 무섭죠? 그런데 사실입니다. 당신은 아마 상대가 아무리 비싼 옷을 입고 나와도 결코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아마 ‘저 옷은 바느질이 왜 저래? 삐뚤빼뚤하게 쯔쯔........’ 의류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생각할 공산이 큽니다. 그러면 당신이 그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요 어느 순간 그걸 알게 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심이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당신의 생활이 여전히 현 상태 그대로 유지 될까요? 그 생활 패턴이 바뀌는 건 순식간입니다. 어느 날 당신은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판을 보며 뭐가 맛일까? 를 먼저 생각하지, 가격을 먼저 보지 않을 겁니다. 페라가모나 알마니를 보고 ‘어휴 저 싸구려 브랜드, 저런 거 못써 사지마’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군요. 공항 면세점에 들어가서 옷이 마음에 든다고 입어보고 있는 중인데, 아마 마음에 든다는 판단을 내리기까지 가격표를 보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아마 재질도 캐시미어와 실크가 50대 50으로 섞인 제품일 지도 모르고요. 카메라를 취미로 한다면 사무엘, 오이만두, 만투, 새아빠를 기본으로 갖추고 서브로 라이카에 녹티를 물릴지도 모르겠군요. 강남역 어딘가 신호 대기 선에 서있는데 부웅 하고 치고 나가는 포르쉐를 보며 ‘한 대 살까? 같이 다니는 ***도 중고로 한 대 샀다는데’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얘기하자면 끝도 없지만 상상이 지나치면 해로우니 이 정도 하기로 하죠. 이쯤에서 각설하고,자 당신은 이제 물질세계에서 남들이 말하는 풍요를 누리게 됐습니다. 그럼 당신의 심리는 어떻게 변할까요? 행복하니, 마니 이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하지 말죠. 물론 당신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니 당연히 행복하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행복은 물질과 무관한 개인의 능력입니다. 이건 제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아, (이 세계를 이미 알아버린 이상) 다시 평범하게 돌아가기 싫다’두 번째로, 이 정도 벌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줄 알았더니, 나는 여전히 하찮은 밑바닥이구나.이 두 가지 사실을 느낄 확률이 큽니다. 당신은, 더 많은 부를 이루기 위해 (혹은 다시 평범하게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온갖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합니다. 혹시 한 방 크게 삐걱해서 다시 사는 게 힘들어지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사업을 더 안정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지? 하는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아 질 확률이 높습니다. 잠은 이루기 힘들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고, 하루하루 서슬 퍼런 면도날 위를 걷는 기분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분노가 주체가 안돼 사소한 일에도 주위에 소리를 지릅니다. 더더욱 무서운 건 자신이 정신 세계가 이렇게 피폐하게 변했다는 걸 미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제가 어르신을 만났던 그 시기가 그런 상태였습니다. 매사 신경은 곤두 서있었고, 정신은 황폐한 상태인데, 정작 본인은 자각을 못 합니다. 빨리 더 올라 가야 하는데, 혹시 잘못 삐걱하면 한 방에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하는. 11. 지금부터 어르신이 살아 온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혹시라도 이 글이 알려질까 하는 노파심에, 큰 틀은 유지한 채 디테일한 상황은 뭉그스름 바꾸겠습니다. 어르신은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가정에 명문대를 졸업하고,직장 생활을 하다 독립해 직원 백 명 남짓 평범한 전자장비 제조 공장을 운영하셨습니다. IMF가 왔고, 공장이 문을 닫았고, 모든 빛정리를 끝내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던 몇 억의 빛으로 인해 징역을 살게 되었습니다. 징역을 살게 됐다는 괴로움보다 출소해도 해결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빛 때문에 차라리 죽어 버리려 몇 번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다 교도소에서 한 명이 어르신을 픽업했는데, 이 사람이 주먹세계에서 알아주는 거물이었답니다. 같이 생활해보니 건달들과 다르게 어르신 머리도 비상하고, 학벌도 명문이고 뭐. “아무 말 말고 나가면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라, 내가 너 빛도 해결하고 잘살게 해줄게”라고 말했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이 출소를 해 그 거물을 찾아 가니, 처음 가르치고 맡긴 일이 사채업이었답니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사회 진흙탕 바닥으로 이미 떨어졌으니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세상에 대한 무서운 독기만 남아 있었다네요. 그리고 원체 성격이 남한테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남들보다 더 독하게 했답니다. 어르신 말로는 사채를 먼저 맡겼던 게 일종의 실험이라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독하게 했답니다. 실제로 돈 밀리면 집안에 술 먹고 드러누워 깽판 부리며 자고, 나도 건달이니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면 칼로 자기 배도 긋고, 실제 몸을 보여 주는데 앞으로 온몸 가득 흉터고 뒤로 문신이 빽빽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이름을 날렸대요. 자기는 건달들과 비교해서 주먹이 안 되니 ‘지금 당장 죽어도 난 아쉬울 거 하나 없다’라는 심정으로 독하게 했다는군요. 양주병으로 자기 머리도 깨고, 깨진 병들고 자기 배를 막 긁고 찔러 대는데, 어느 누가 돈을 안주고 버티겠습니까? 그러다 눈 내리는 어느 날 안산에 있는 한 집에 갔답니다. 그 어르신 구역이 아닌데 다른 직원(?) 하나가 몇 번을 가도 돈을 못 받아내 신나게 얻어 터진 후 그 어르신을 보냈대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주소가 적힌 쪽지를 받아 드는데 기분이 서늘하더랍니다. 돈은 삼백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사채 세계는 그렇다더군요. 액수는 차치하고 십 원 한 푼 이라도 밀린 게 소문이 나게 되면 연쇄적인 문제라 다른 모든 채무자들 관리가 안 된답니다. 아무튼, 주소를 받아들고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안산을 찾아 가는데 괜히 몸이 저릿저릿 하더랍니다. 주소도 꽤나 이상해서 물어물어 찾았는데 집도 아니고 창고도 아니고 ‘여기서 사람이 사나?’ 싶을 정도의 지하창고였답니다. 집을 알아낸 후 들어가기 전에 슈퍼에서 소주를 혼자 세 병을 나발 분 후 불콰하게 술이 오를 때쯤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문을 두들겨도 아무 인기척도 안 나기에 발로 문을 세게 당겼더니 잠금 장치도 안 돼 있는지 문이 그냥 열리더라네요. 컴컴한 분명 지하 창고인데 살림살이가 놓여져있고 그 안에 삼십대 초반 여자가 세 살 정도 되는 어린 아이를 안고 넋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더랍니다. 이러저러 해서 돈 받으러 왔다 신랑 어딨냐고 하니 벌써 집나가 연락 두절된 지 세 달이 넘었다고 하더랍니다. 그러다 어둠이 눈에 익어 주위를 둘러보니 집안 가전 집기에 온갖 빨간 압류딱지가 붙어 있고 정체 모를 악취와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고. 차라리 교도소가 나았으면 나았지 사람 살 곳이 차마 안돼 보이더래요. 그렇다고 그냥 돌아가면 사채업자가 아니죠. 사채업자들 정말 극악무도합니다. 거기서 또 한바탕 난리를 치고 드러누웠다는 군요. 네 신랑이 가져 간 돈이 얼마다 이자까지 해서 얼마 지금 당장 가져오지 않으면 오늘 한발자국도 안 나갈 테니 그리 알아라, 라고 말하고 벌렁 드러누웠대요. 그런데 본인이 그렇게 진상을 부리면서도 그날 속으로 그렇게 눈물이 나더랍니다. 이 여자는 왜 이렇게 불쌍하게 살까? 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런데 그 어르신이 사채업을 하며 깨달은 것 하나가, 사람의 감정을 가지면 절대 그 일을 할 수 없더랍니다. 그래서 철저히 짐승이 되기로 했대요. 마음속에서 그 어떤 소리가 들리던 말든 나는 그저 돈 받으러 온 개다 라고 철저히 자신을 세뇌 시켰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개진상을 부리고 벌렁 드러누웠는데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하더랍니다. 이 정도 소란이면 보통 여자는 울고불고 매달리고 사정을 해야 정상인데 여자는 그저 넋 나간 채로 미동없이 앉아 있더래요. 그러다 문득, 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 소란이며 품에 잠들어 있던 애라도 울어야 정상 아냐?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러다 술이 점점 올라 벌렁 드러누운 상태에서 그만 깜빡 잠이 들었다네요. 얼마나 잠들었는지 화들짝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시위가 온통 어두컴컴해져 있더랍니다. 집에 전기가 안 들어와도 들어 올 때는 낮이라 사물 분간은 됐는데 주위가 온통 컴컴하더래요. 그래도 옆에 앉아 있던 여자는 안보이기에 이 여자가 어디로 내뺐구나 하고 슬며시 일어나서 앉는데, 들어 올 때 못 보던 시커먼 물체가 천장에서 내려와 있더랍니다. 잠결에 이게 뭔가 자세히 보니 여자가 들보에 목을 맨 채 죽어 있었다는 군요. 아이는, 이미 예전에 엄마 품에서 죽어 있었답니다. 그런데 목 매달아 죽어 있는 여자가 자기를 쳐다 보면서 웃고 있더래요. [출처] 모자의 복수 | hyundc (짱공유) __________________ 너무 길어서 또 잘라버렸네 미안 ㅎㅎ 마지막편은 내일 같이 보쟈아 아껴봐야 재미잖아 그나저나 어휴 어르신 얼마나 놀라셨을까 자다 눈을 떴는데 처음 본 게 목 매달아 죽은 사람이고 또 그 시체가 자기를 보며 웃고 있고 그리고 어쩌면 자신이 그 죽음에 본의 아니게 연관돼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휴. 다음 얘기는 내일! 그럼 남은 일요일 밤 푹 쉬고 내일 또 만나!
펌) 평생 잊지못할 오빠의 몽유병
날씨가 많이 춥군요.. 참나 아주 지멋대로야.. 오늘은 그냥 뭐 별거겠어라는 생각으로 읽다가 소름이 와닥다리닥닥 돋아버린 썰을 퍼왔습니다. 원래는 이미지로 되어있는데 읽기 좋게 텍스트로 수정했습니다. 정성이 대단하죠? 그럼 하트&댓글 부탁드립니다^^ 핳핳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꿈은 아닌데 우리 오빠가 좀 심한 몽유병이 있었음. 지금은 없어졌는데 2년 전만 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안방 문 두드리고 막 혼자 거실 돌아다니고 진짜 무서웠음. 그러다 엄마아빠 여행가고 나랑 오빠만 집에 있었는데 난 안방에서 자고 오빠는 자기 방에서 잤단 말임. 근데 갑자기 자는데 톡톡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임 문 손가락으로 치는 소리 그래서 눈 뜨니 방문 밖에서 소리 나길래 난 뭔가하고 문 열었지. 그랬더니 오빠가 혼자 방문 앞에 서 있는 거. 근데 오빠가 눈 깜빡이지도 않고 갑자기 나 쓱 내려보더니 씨익 웃는 거. 오빠 그때 한창 아팠을 때라 피부도 창백하고.. 너무 무서워서 침대로 달려들어서 엄마한테 전화 걸려 하는데 오빠가 들어오더니 안방 한 바퀴 미동도 없이 천천히 돌다가 갑자기 딱 멈추는 거 그러다 허공에 대고 “하지 마.. 내가 미안해.. 미안해.. 하지 마.. 미안하다고..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계속 이러는 것임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끅끅거리면서 울었음 근데 오빠가 한 10분은 계속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조용히 하라고 씨.발.년아.” 이러더니 픽 쓰러짐 이때다 싶어 난 바로 오빠 방 가서 문 잠그고 울다 잠 엄마는 끝까지 전화 안 받더라.. 쨌든 그러다 새벽 3시쯤에 또 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게 오빠 방 문 열려는 소리였음 근데 소리가 퉁 퉁 퉁 퉁 이런 거 머리로 문 두드리는 소리? 같았음 오빠구나 해서 숨죽이고 문 안 열음 그랬더니 곧 조용해지더라 그래서 다행이다 싶어 아침까지 버텨야지 했는데 1시간 있다 너무 화장실이 가고 싶은 거. 그래서 아무 소리도 안 나고 오빠 다시 자시는 거 같아서 심호흡하고 문 열고 빨리 갔다 오려 했는데.. 거실에 오빠가 네 발로 기어 다니고 있더라.. 무릎을 바닥에 대고 기는 게 아니라 두 손 두 발 다 바닥에 대고 얼굴은 손 사이로 깊숙하게 숙인 채 기고 있었음.. 진짜 그거 실제로 보면 비명도 안 나옴 조명 하나 없는 깜깜한 거실에서 혼자 웅크리고 조용히 기어 다니고 있는데 진짜 나 그때 태어나서 제일 극도로 공포심 느꼈던 거 같음. 그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벌벌 떨다 오빠랑 눈 마주쳤는데 나 보는 눈이 진짜 마약 한 사람 눈처럼 초점도 없고 뭔가 죽은 사람 눈 같았어.. 그 눈 보고 정신 차려서 다시 방 들어가 문 잠그고 울다 지쳐 잠.. 깨니 다음 날 아침이고 오빤 나중에 물어보니 내가? 이러고.. 아무리 캐물어도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하 진짜 무서웠어.. ㅊㅊ 네이트판 댓글 +++ 혹시 그냥 때려서라도 깨우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찾아봤는데 몽유병 환자가 보이는 공격성은 우리 생각보다 엄청나다고 하는군요.. 각종 매체에서 보여주는 스테레오 타입(좀비처럼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흐느적흐느적 걸어다니는 모습) 때문에 방심하기 쉽지만, 사실 몽유병 환자가 보이는 공격성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목을 조르거나 물어뜯거나 할퀴는 등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거칠고 난폭한 양상을 띠기도 하기 때문. 제지하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을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도망가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렇기에 몽유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과 마주친다면 환자의 정면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환자를 쳐다보는 것은 환자에게 공포심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다시 재울 수 있다면 재우는 편이 가장 좋다. 억지로 깨우려고 한다면 불안 증세를 보일 수 있고, 깨우는 데에 성공하더라도 그 뒤 정신상태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퍼오는 귀신썰] 나를 특히 챙기셨던 어르신 -3-
너무 피곤한 월요일 저녁이지 푹 쉬고 처음 맞는 평일이면 쌩쌩해야 정상인데 어쩜 월요일은 매번 이렇게 피곤한 건지 이런 걸 관성이라고 하는 걸까 ㅋㅋ 귀신썰 보면서 피로를 떨치자구 그럼 마지막 편 시작! ___________________ 12. “도대체 말이지. 과연 사람이 목을 매달고 죽을 때 어떻게 그런 웃는 얼굴로 죽을 수 있는지”저는 한마디 말도 못한 채 묵묵히 어르신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습니다. 어르신과 나 사이에 놓인 테이블의 거리가 서울과 부산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만큼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어떤가? 참 잔인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어르신은 내게 되묻습니다. 잘 모르겠더군요. 사회 밑바닥 진창에서 목만 남긴 채,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우적대던 두 사람이 마주쳐 발생했던 불행한 사연에, 어떤 보편타당한 정의를 잣대를 들이 밀어야 하는지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르신에게는 천만다행으로 그 여자가 죽기 전 짤막한 유서를 남긴 탓에 골치 아픈 일은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아이는 이미 엄마 품에서 죽어 있던 상태였고. 당시 어르신이 모시고 있던 사람이 여러 방면으로 힘을 써준 덕분에 당신은 무탈하게 지나갔다는군요. 어르신은 그 때부터 다른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조직에 확실한 신뢰를 얻게 된 거죠. 처음 맡은 일은 기업의 자금 세탁쪽 일입니다. A회사에서 B회사로 자금을 돌리고, B회사에서 C회사로 자금을 돌리며 악취나는 돈 들을 세탁했더랍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조직의 두목이 얼마나 어르신을 신뢰했는지 알 수 있더군요. 중요한 건 그렇게 자금을 세탁하게 되면서 그 기업들 뒤통수를 어르신이 단단히 거머쥘 수 있게 된 거죠. 그렇게 여러 회사를 돌며 배운 노하우로 자기 회사를 하나 설립하고.“좀 도와주십시오” 한마디면 자기한테 뒤통수 잡힌 기업들은 군소리 없이 도와 줬으니 회사가 안될 리 없었죠. 거기까지 이야기를 듣던 제가 되물었습니다. “어찌 됐던 한 여자의 불행으로 어르신은 성공의 기반을 닦게 된 이야기 입니까?” 제가 그렇게 말하자 어르신은 허탈한 표정으로 나를 한참 쳐다봅니다. “성공의 기반? 허허, 이봐 강, 그건 내가 한 일들이 아냐.” “네?”“잘 듣게. 자네가 내 얘기를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이야. 그리고 내 생전 이런 이야기를 남한테 하는 것도 처음이고 말이지. 보자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나...” 여자가 죽은 후 한동안 어르신은 패닉 상태로 지냈다고 합니다. 조직에서 좀 쉬다 오라고 보름간 필리핀으로 휴가도 보내주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시 살아야겠기에 다시 조금씩 힘을 내고 일을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그 때부터 그 여자가 어르신 앞에 나타났대요. 어느 날 새벽 잠결에 그렇게 느꼈답니다. ‘아, 난방을 틀어 놨는데 왜 이렇게 춥지?’ 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느껴보니 자기가 누군가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있더랍니다. 순간적으로 내가 어제 술을 마셨나? 그래서 술 집 여자 데리고 이차를 나왔나? 라고 생각하며 자기가 팔베개를 해준 사람을 자세히 보는데, 목매달은 그 여자가 자기 팔베개를 한 채 씨익 웃더랍니다. 소리도 못 지르고 그 상태로 딱 얼어 있는데 침대 옆으로 ‘찰싹찰싹’ 하고, 누군가 맨발로 방안을 뛰어 다니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엄마 품에서 죽어 있던 아이가 웃으며 자기 방에서 뛰어 놀고 있었다네요. 그 때부터 그 모자는 쭉 어르신을 따라 다녔답니다. 그런데, 그냥 따라 다니는 게 아니라 사업적으로 무언가 중요한 일을 판단해야 할 때 옆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지 가르쳐 준답니다. 어르신이 두목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할 때, 사실 기업 자금 세탁 일을 맡긴 것 때문에 그 조직 사람들의 엄청난 견제가 시작됐었다는군요. 이게 조직의 핵심 오른팔이 돼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답니다.그 때 조직의 넘버2 정도 되는 사람이 은밀히 부르더래요. 굉장히 친한 척 하며 내가 너 조직에서 승승장구하게 도와주겠다며 강북에 있는 룸싸롱 하나를 싸게 인수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답니다. 어르신 입장에서 평소 자기를 견제하던 사람이 도와준다니 이게 화해의 제스추언가 싶어서 인수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더랍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 여자가 그러더래요. “이 등신아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냐? 그 터에 배고픈 귀신들이 바글바글 웃으면서 놀고 있는데 그런 가게를 왜 인수해?” 그래서 이래저래 둘러대고 인수를 안 하고 있는데 그 가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바지 사장이 빚을 잔뜩 지어 놓고 도망갔대요. 그 후 그 가게에서 살인 사건도 일어나고, 누전으로 화재도 나고, 결국 그 가게를 떠넘기지 못했던 넘버2는 어마어마한 손실은 물론이고 그 건으로 조직에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됐다더군요. 원래 그 가게에 지분을 쥐고 있던 여바지 사장이 자꾸 딴 짓을 하는 것 같고, 종업원들도 삐딱하고, 또 터가 그래서 그런지 취객들 사고도 많이 나고 해서 은근히 챙겨 주는 척 하면서 어르신에게 떠넘길 심산이었다고 하더군요. 고요한 룸 안에 어르신과 둘이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데 이상하게 터무니없다거나 거짓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냥, ‘그럴 수도’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물었습니다. “그럼 어르신, 지금 이 자리에도 그 여자가 있습니까?”“그럼 있지.”“아........” “처음부터 자네 옆에 계속 앉아 있었지.” 13. 사실 이 날 어르신과 술 마시기 전까지 제가 한동안 어르신을 피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의외로 사업하는 사람들이 운을 많이 따집니다. 제가 아는 많은 기업 대표들 중에 만나기만 하면 어디 사주 보러 가자, 어디 용하다더라 점보러 가자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저도 사업은 ‘운칠기삼’ 이라는 말을 믿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 날 펜션에서 어르신을 처음 만난 이후부터 자꾸 사업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때가 있어요. 사업이 잘될 때는 생각지도 않았던 발주가 쏟아지고, 기대도 안했던 계약이 성사되고, 그래서 사업을 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 이거 일은 사람이 하는데 운은 하늘이 내려 주는 구나. 그런데 그 어르신을 만나고 같이 어울린 후부터 제 기운이 쇠해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응당 이뤄져야할 계약도 돌발적으로 생긴 변수로 어그러지고,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들에서 클레임이 들어오고,이런 악재들이 이유 없이 반복되다 보니 도대체 이유가 뭐지? 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느날 어르신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저도 사람을 판단하는 느낌이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운 같은 걸 참 민감하게 빨리 캐치하는 편인데 어르신을 만난 후로 이 기운이 점점 쇠해 가는게 느껴졌어요.이해하기 힘들지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 누군가 만나 웃으며 악수를 할 때 제게 반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삐죽삐죽한 가시가 나를 찌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떤 계약서는 말도 안 되게 황당한데 따뜻한 느낌이 들어 계속 진행을 하다 보면 이루어지고, 어떤 계약서는 도무지 빈틈이 없는데 뭔가 따끔따끔한 느낌이 들어 눈 여겨 보고 있으면 잘 가다가 어그러지고. 일종의 자신만의 ‘감’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게 어르신하고 지낼수록 무뎌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한동안 어르신을 피했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점점 사업에 악재가 끼어들기 시작하자 조금씩 초조해지던 시기였습니다. 2편에서 얘기했듯이 사업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징조들이 생기면 엄청 불안해합니다. 상상을 초월하죠. 밤에 잠은 못 이루고, 혼자 술 먹는 날들이 많아지고, 사소한 것들로 직원들한테 소리 지르고. 14. “이봐 강대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던 어르신이 은근한 목소리로 제게 말을 건넵니다. “사실 내가 이룬 것들, 모두 내가 이룬 게 아냐. 다 그 여자가 이뤄 준거지.” 갑자기 어르신의 눈빛이 차갑게 변한게 느껴져 머리털이 쮸뼛 섭니다. “아....그...그렇습니까? 그런데 왜....다른 사람한테 한번 해 본 적 없는 이야기를 저에게” “자네 내 회사 인수해 볼 생각 없나? 나는 이제 그냥 손 털고 말이야. 좀 쉬고 싶네. 자네가 맡아서 한번 운영 해 보겠나?” “네?” 저는 어이없는 이야기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자네 회사 요즘 좀 어렵지 않나.” 제가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있자 어르신은 껄껄 웃습니다. “뭘 놀라나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 나는 이제 메피스토 같은 삶을 살기가 정말 힘드네. 지쳤단 말이지. 저 여자는 그 동안 내 마누라 행세를 하고 다녔지.” 그 때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르신은 그 여자가 따라 다닌 이후부터 다른 여자와 여자관계를 가지지 못했다고 하더군요.그 때 살고 있던 부인은 어르신이 교도소를 가게 됐을 때 도망갔다가 다시 돈을 잘 번다는 소문을 듣고 들어 온 거 랍니다. 애 때문에 받아 줬다는데 부부관계는 한 번도 가지지 않았다네요. 이런 부분들을 떠나서 그냥 발기가 안 된답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어르신이 지니고 있던 어마어마한 물질적 부가 떠오릅니다. “잘 생각해 보게.” “어르신 왜 갑자기......” “갑자기는 아니고 말이지. 허허허, 자네가 내게 처음 만난 날 커피를 건넸을 때 말이야. 그 때부터 그 여자가 자네에게 가고 싶다고 생떼를 쓰지 뭔가. 나야 뭐, 자네에게 가고 싶다면 보내 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자네 허락을 받고 가고 싶대 허허허허...........” 15. 가끔 어르신을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지도 꽤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실까 문득 생각납니다. 그 때 어르신의 제안을 받아 들였으면 어땠을까? 사람인지라 그 생각도 합니다. 내 일 년치 수익을 일주일에 벌어들이던 그 재력이나, “심심한데 땅이나 사러갈까?” 라고 호기롭게 말하던, 실제 바람이나 쐬러 가자던 그 길에 들러 덜컥덜컥 사버리던 건물들이나. 이 글에 다 쓰지 않았지만 어르신이 사는 세계와 제가 사는 세계는 완연히 달랐습니다. 제가 살아오면 지켜야 할 규범이나, 헌법 같은....이런 일련의 상식들이 어르신이 사는 세계에선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 보다 더 쉽더군요. 전화 한 통으로 그 어떤 통제들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인맥이나...... 저는, 그저 잘 살고 있습니다. ‘잘’ 살고 있다는 중의적 표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아무도 없는 방에서 누군가 맨발로 뛰어 노는 ‘찰싹찰싹’ 소리가 나고. 한밤중 아무도 없는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지만 기분 탓이려니......기분 탓일 겁니다. 그럴지도.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출처] 모자의 복수 | hyundc (짱공유) __________________ 어라. 어르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도 함께 있게 된 걸까. 하긴 허락부터 받고싶다고 했지 허락을 꼭 받아야만 한다고 했던 건 아니니, 오가는 것은 그 여자의 마음일테니 모를 일이지. 요즘 밖이 너무 시끄러워서 마음도 이래저래 시끄러운 사람들 많을텐데, 정말이지 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오르는 세상 우직하게 회사만 다녀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기도 하잖아. 그래서 이런 얘기가 더 흥미돋기도 하더라. 그래도 나같은 겁쟁이는 따박 따박 월급 받는 월급쟁이밖에 못 하지만 ㅠ 월급 외의 다른 것을 생각해야만 하는 요즘이 너무 이상하지 않아? 언제쯤 세상이 정상이 될 지 ~_~ 어쨌든 피해주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구!
판) 무당이 저주내린 택배를 보내는 15년지기 친구... 정상인가요...?
안녕하세요. 우선 방탈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결시친에 올립니다. 저는 양쪽 모두의 지인이고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다 여러분들의 객관적인 시선은 어떠할까 해서 글을 씁니다.  제 친구 A와 B가 있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총 6명이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친구였고 15년을 함께 해왔습니다.  이 중 A와 B가 고향인 사천을 떠나 서울로 올라와서 각자 살던 중 월세가 너무 비싸서 함께 살아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A는 아직 취직 전이었고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B의 경우 인턴(세전 150만원)을 하고 있었고 혼자서 월세, 휴대폰, 보험비 등을 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A와 B는 각자 살던 월세방의 계약 종료기간에 맞춰 2월 초 보증금과 월세가 각각 1000/70(관리비 8만원)짜리 원룸을 구했고 각각 500만원/39만원씩 내기로 결정한 뒤 살게 되었습니다.(친구사이기 때문에 공동명의는 하지 않고 B가 임차인 명의) 다만 가족끼리도 안맞는 경우가 많은데 친구라고 잘맞는 법은 없죠,,  A는 전혀 치우지 않는 성격, B는 원체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서로 그것을 감안하여 함께 살기로 결정하였고 B가 8할 정도의 집안 청소를 했고 A가 간단한 요리를 가끔하는 걸로 정했더라구요. (제가 자주 놀러갔을 때마다 보이던 풍경.) 그래도 이해하며 무난히 살던 와중 A의 생일이 다가왔습니다. A, B, C, D(서로 다 아는 지인)가 모여 파티를 하기로 약속했었는데, 생일 당일 C와 D가 피곤하다는 이유로 파투를 냈습니다. A는 매우 속상해했고, 그때 일이 막 끝난 제가(저를 E라고 칭하겠습니다) 급하게 참석했습니다.(원래 야근이었는데 일찍 끝났어요) A, B, E 셋이서 파티를 하게 된거죠. B는 A 생일에 맞춰 케익을 준비하는 것을 시작으로, 날짜와 시간을 맞추어 유명한 와인바 예약, 명품 화장품 생일선물도 챙겨줬으며 A는 신나게 유튜브에 올리기 위한 영상과 사진도 찍었구요. 그런데 집으로 가는 길에 A가 B에게 E의 사진을 많이 찍어준 것이 속상했다며 울었답니다.. (3~4번 찍어줬긴 했어요..) B는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지만, 생일인데 속상하게 만든 것이 너무 미안하여 거듭 사과를 하고 A는 알겠다며 괜찮다고 마무리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A는 그러고 며칠 후 갑자기 본가로 내려가서 일주일간 B의 카톡을 씹더니,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는 같이 산지 3개월밖에 안 지난 시점(총 1년 계약)인데 자취를 그만두고 본가로 내려가겠다고 통보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안사정이 힘들어져, 월세를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B는 A에게 “상황은 이해하고 어쩔 수 없다만, 이미 코로나 이슈가 터진 후(2020년 2월)에 계약을 결정지었고 둘의 경제 사정에 비해 비싼 월세인 만큼 신중하게 몇 번이고 상의해서 결정한건데, 이렇게 내려가면 조금 그렇다. 집안사정이 어려우면 알바라도 하면 안되겠느냐”고 얘기했지만 A는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B는 A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A가 이사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하여 B는 혼자 낼 수 있을만한 월세의 새로운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저녁시간 쯤 B가 외출중일때 갑작스럽게 걸어온 전화라, B는 일정이 끝나 귀가한 후 생각을 정리하여 다시 전화를 겁니다. 그러나 A는 친구들과 술마시는 중이라며 혀꼬인 목소리로 통화를 거부합니다.  B는 성의없는 태도와, 1년을 채우기로 했던 약속을 감정이 상한 이후에 갑작스럽게 깨버린 것이 황당하여, A에게 “너무 갑작스럽지만 받아들일테니 앞으로는 그러지 말고 책임감있게 행동하라”며 카톡으로 충고를 합니다. 그랬더니 다음 날 카톡을 본 A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더 화를 냅니다. 그렇게 서로 감정이 격해지던 중 A가(원래 좀 막말을 잘합니다) B에게 “부모없는거 티내냐, 니가 그러니까 그렇게 밖에 못사는거다” 욕설과 함께 막말을 퍼부었고(우연히 카페에서 같이 놀고 있는 와중에 일련의 상황을 알게됐음. (B가 사생활 잘 얘기안함) 얼떨결에 옆에서 전화내용을 들었습니다) A와 A의 엄마가 B에게 오후 10시, 새벽 1시, 새벽 3시 등 시도때도 없이 전화하며 소리를 질러대고, 이사비용은 주지도 않고 보증금 500을 바로 내놓으라며 “가만히 안두겠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등 협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A는 이사비용을 주지 않겠다며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태도를 바꿉니다. B는 "너가 사정이 안좋아졌다하고 친구라서 어느정도 이해하려했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런 소리까지 들으며 너의 개인적 문제를 내가 수용할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며, "이사비용을 주지 않는 이상, 와서 살든 안 살든 집주인과 계약이 마무리되어 보증금을 받으면 안 낸 기간 만큼 39만원씩 제하고 남은 돈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B는 혼자 본가를 오가며 살아가던 도중, A가 사전통보 없이 일부 짐을 가지러 오면서 몰래 모르는 성인 남성을 데려왔습니다.(사촌오빠라고 칭하였지만 저 또한 15년간 그런 오빠가 있다는거 몰랐음) B는 A만 온줄 알고 자다 깨서 잠옷만 입은 상태로 문을 열어주었으나 남성을 보고는 수치심에 A만 들어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남성은 힘으로 문을 못닫게 잡고 놓아주지 않아 30분 정도 실랑이 끝에 겨우 닫고 B는 공포심에 비밀번호를 바꿉니다.(남성이 짐을 옮겨야한다는 이유, 하지만 당일에 챙겨간 짐은 작은 캐리어안에 다 들어가는 양 이었음) 그러고도 2시간동안 계속 문을 발로 차고 초인종을 쉼없이 누르고, 전화도 수십통 연속으로 걸며 문열라고 협박해서 경찰을 불러 보는 앞에서 짐을 빼는 상황도 있었네요..(경찰에게는 남성이 A 친동생의 남자친구라며 말 바꿈) 상황이 모두 마무리되고 모르는 남성이 돌아간 걸 확인한 후, B는 A와 공유했던 원래 비밀번호로 돌려놓습니다. 그 때, A가 B의 소지품 하나를 몰래 훔쳐갔습니다... 그리고 그걸 다시 택배로 보내왔는데 섬뜩한 포장, 무당집에서 쓰는 저주 담긴듯한 지푸라기와 비꼬는 편지, 호박엿(엿 먹으라는거죠..) 등을 넣어 소지품을 청테이프로 칭칭 감았네요...A 엄마가 무당이긴해요.. (솔직히 처음에는 둘이 좋게 풀었으면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걸보자마자 A의 정신상태가 의심됐었고 저 또한 엄청나게 소름이 돋았구요) B는 그때부터 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고 혼자 그 집에 있으면 가위를 눌리는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서 저희집이나 다른 친구집에 전전하면서 잠을 자는 등 반년간 편하게 지내질 못했어요. 지금도 불면증에 시달려 아침해가 다 뜨고나서야 잠에 든다고 합니다. 식욕도 없어져 살은 9kg이나 빠졌구요. 코로나로 인턴도 짤리자 알바로 겨우겨우 일하며 혼자 공과금까지 달에 90여만원을 꾸역꾸역 내왔어요. 시간이 흐른 뒤 친구들로부터 전해들은 소식은 A가 사천에서 바로 새 집을 구해서 자취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로 35만원 월세내기 힘들다고 했으면서 38만원짜리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다고.... 남자친구와 동거도 하고있다는 말도 들려왔습니다. B는 코로나는 핑계고 결국 생일파티가 맘에 안들어서 이런거였다고 확신하던 찰나 B에게 소송이 걸려 옵니다. 자기가 낸 보증금 500만원을 내놓으라는 내용으로요. B도 억울하다는 내용으로 몇 번 서면을 주고받다 결국 법원으로 가게되었어요. B는 A에게 보증금 500만원에서 그간 안낸 월세를 제하면 딱 188만원이지만 걔가 안들어온 것도 있으니 250만원까지 돌려주고 싶단 입장이었어요.(걔 짐은 가구, 옷가지, 신발, 화장품 등 집에 여전히 많아요) 걔 때문에 소송비용(법조인을 선임한 돈),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면 돈을 더 받아야겠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냥 빨리 끝내고 싶단 생각인 듯해요. 그런데 판사가 피고인 B에게 300만원과 소송비용을 지불하라고 하더군요. 아마 친구사이였던 젊은 여성 둘이 소액(법원 기준)으로 싸우는거다보니 전체적인 내용을 숙지하지 않은걸로 보였습니다.  B가 얘기할 때마다 판사는 코웃음치고 말 짜르고..방청석에서 보는데 참.. 저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전 둘의 친구였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싶었거든요. 사실 집 계약을 하고나면 집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아도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이 당연한거잖아요. 저는 B는 A가 안 낸 월세와 소송비용 모두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리 1. 15년지기 A와 B가 서울월세가 비싸서 같이 합쳐 살기로함 (보증금 1000/월세 약 40만원) 2. A가 자기 생일 제대로 안챙겨줬다고 삐졌다가 갑자기 코로나 핑계대고 못살겠다 함. 일방적으로 내려감. 3. A는 이후 9개월동안 지금까지 한번도 월세 보낸 적 없음. 중간에 남자 데려와서 개판치고 자기엄마 무당인데 저주한 택배 보내기도 함. (B는 걍 대응안하고 참음) 4. B는 코로나로 인턴짤리고 알바로 겨우겨우 월세 내며 살았음. 5. A가 갑자기 자기 보증금 500만원 다 돌려달라고 고소함. B는 안낸 월세 빼고 주겠다 함. 출처 와... 대박.. .아니 판사는 대체 뭔 생각인지....... 그리고 딸내미 친구한테 저주내리는 무당엄마는 또 왓...? 돌려받지 않으려나..... 거참나 무서운 세상입니다..
[퍼오는 귀신썰] 나를 특히 챙기셨던 어르신 -1-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찾아서 말이야 신나서 호다닥 달려왔어 나랑 귀신썰 취향이 잘 맞는 빙글러들이니까 이 얘기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막 무섭거나 그런 얘기는 아니지만 ㅎㅎ 알잖아 나 겁 많아서 너무 무서운 건 못 보는 거... ㅠ 암튼 이야기 오랜만에 같이 볼까? 시작! __________ 1. 그러니까 저기,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은 밤입니다.장마가 오려나 봐요. 비도 오고, 지금 시간은 새벽 열두시 삼십구 분입니다. 아핫, 이거 시간은 빠르군요. 벌써 자정이 넘었다니. 무언가를 쓰기 시작하기 너무 늦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누군가 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혹은,누군가 같이 글을 보고 있는 듯 한 밤입니다. 2.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가 조금 있었지요. 이야기 하자면 부끄럽지만 뭐, 어려서부터 생각했습니다. 크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아버지를 뛰어 넘는 건 힘드니 아버지 보다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겠다 생각했었습니다. 3 ‘이 옷이 얼마짜린지 알아?’ 라는 말을 쓰게 되는 유형의 인간은 흔히 말하는 졸부들 입니다. 흔히 부의 상태를 드러낼 수 있는 물건으로 자동차나 시계를 생각하는데 의외로 ‘옷’입니다. 가져보지 못했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돈을 쥐게 되어 여지껏 살아오던 계층과 확연히 다른 계층으로 뛰어 올라갈 때 가장 크게 괴리감을 느끼는 물질이 옷이거든요. 자동차나 시계는 우리가 평소 얼마나 비싼 지 알고 있지요. 하지만 ‘옷’은 얼마나 비싼지 기실 알지 못합니다. 페라가모, 알마니, 베르사체가 명품인 줄 알고 살았는데 그 위 층층이 브리오니나 이시아니 따위 브랜드를 알게 되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리지요. 정장 한 벌에 천만원이 넘고,구두 한 켤레 기백만 원을 지불하고도 싸게 잘 샀다는 생각을 하는 계층 말입니다. 그래서 입으로 드러내 싶어 하지요. 얼마 전 영화 한편을 보다가 웃었습니다. 정황상 재벌 2세로 나오는 배역 대사가 “너 이게 얼마짜리 옷인 줄 알아?” 라는 말을 하더군요. 웃었습니다. 정말 부자들, 대대손손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있는 계층은 그런 말을 하지 않거든요. 그런 말은 졸부들이 씁니다. 4. 얼마 전까지, 제가 그 졸부 였을지도. 갑자기 사업이 잘되었지요. 직장인들 연봉을 쉽게 쉽게 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독일제 차와 브리오니 정장, 아테스토니 블랙 라벨을 신은 저는 흔히 말하는 졸부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삶은 그렇게 돌아갑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운이 ‘덜컥’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내 발 앞에 떨구어 집니다. 아, 물론, 과거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뭐...도 닦는 중입니다. 5. 끼리끼리 모입니다. 삶이 그렇게 바뀌다 보니 어느새 저도 흔히 말하는 ‘가진 자 들의 모임’ 비슷한 만남에 끼었습니다. 충청도 어딘가 꽤나 비싼 펜션하나를 통째로 빌리고(모임 회원 중 한 명이 소유주 입니다) 뻔합니다. 가진 사람끼리 모임이란, 개정된 세법에 대한 정보와, 괜찮은 투자건 공유. 그 외 잡다한 바닷가 미역처럼 두둥실거리는 신변잡기들 6. 저는 모임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반가량 일찍 도착했습니다. 태안 어느 바닷가였어요. 차를 세우고 가방을 들고 올라가는데 입구에 나이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이 앉아 계십니다. 청바지에 허름한 옷을 입고 머리는 다 하얗게 다 세어 버린. 웬일인지 돌계단을 올라가는데 그 어르신 행색이 제 발길을 부릅니다. 어르신 여기서 뭐하세요? 하고 하릴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 좀 목이 말라서. 초라한 행색 어르신이 씩 웃으며 제 말을 받습니다. 마침 제 손엔 따지 않은 캔 커피가 들려 있었습니다.어르신 이거 커핀데 커피 드시나요? 제가 물었습니다. 아이구 고마워요. 초면에 이런 거 까지. 7. 저는 그 모임에 첫 참석이었습니다. 저와 친하던, 그래서 허물없이 지내던, 동종업계 마대표 소개로 참석한 자리였지요. 정신없이 여러 사람 인사를 했습니다. 제조업 대표, 벤쳐 대표, 뭐 나름 꽤 잘 나간다 하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지요. 이런저런 잡담 중인데 마대표가 제 옷깃을 잡아끕니다. 강대표 이리 와바. 저 사람들은 양념이고 오늘 깍듯이 인사해야 할 사람이 한 명 있어. 사실 오늘 모이는 사람들 그 분한테 잘 보이려고 모인 거야. 사실 우리야 그 분에 비하면 새발에 피도 안 되는 잔챙이지. 그 분은 우리와는 차원이 달라. 정재계는 물론이지만 주먹 세계와 관까지 쥐고 흔드시는 분이거든.저는 피식 웃었습니다. 이봐. 마(대표) 나 알잖아. 난 그런 사람 일부러 친해지고 싶은 생각 없어. 그냥 난 하루 놀러온 객으로 쳐. 나 아부 못 하잖아. 하고 싱겁게 웃었습니다. 그 때 펜션 마당 저 앞으로, 제게 캔 커피를 받아 갔던 허름한 어르신이 들어옵니다. 갑자기 화들짝 모두가 놀란 듯 기립하여 그 어르신께 앞 다투어 뛰어 나가 인사를 합니다. 억? 저 어르신이? 내 눈엔 그저 노숙자처럼 보였는데, 역시 저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아직 부족한가 봅니다. 수많은 사람과 웃으며 몇 마디 환담을 한 후 어르신은 제 옆에 와서 앉습니다. 그래, 자네도 오늘 손님이었나? 커피 잘 마셨네 그려. 8. 그 어르신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웬일인지 그 날 모임이 마칠 때 어르신은 저에게 명함을 주셨습니다. 이봐 강대표 심심할 때 전화 한 통해 같이 소주나 한 잔 하자고.저와 만날 때 어르신은 항상 국산 중형차를 타셨습니다. 누가 보면 티도 나지 않는 무던한. 그냥 사년에 한번 새 차 타면 그것도 재미 아닌가? 어르신은 그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가끔은 다 떨어져 가는 허름한 정장,가끔은 색이 다 바래진 청바지 같은 걸 입고 나타나셨던 어르신은, 말 그대로 제게 다른 세상을 보여 주셨습니다. 술을 마실 때면 항상 안주를 잔뜩 상위에 깔아 놓습니다. 다 먹던 말건 상관 안하고 일단 너댓가지 마구 시킵니다. 잘 먹어야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닌가.이차는 항상 룸싸롱인데, 특이하게 여자는 부르지 않습니다. 1차가 끝날 때쯤 어르신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면, 누군가 우리를 모시러 옵니다. 나중에 알고 보면 룸싸롱 사장입니다. 내가 시끄럽고 번잡한 건 딱 질색이라 말이지.어르신은 껄껄 웃으며 말합니다. 그렇게 둘이 룸으로 들어가면, 나이 꽤나 있는 마담들이 들어옵니다. 꽤나 깍듯하고, 어르신은 마담들을 마치 친동생들처럼 이런저런 안부들과 걱정들을 들어 줍니다. 마담들은 그런데 술집 웨이터들이나 간부들은 사뭇 좀 분위기가 다릅니다. 어르신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진 달까? 언젠가 어르신 사무실 근처 골목에서 같이 차를 타고 골목을 빠져 나갔습니다. 차 앞으로 어떤 할머니가 폐지가 가득 든 리어카를 끌고 힘겹게 지나갑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저희 맞은편으로 대기하고 있던 에쿠우스 차의 휀더쪽을 찌이익 긁었습니다. 할머니는 연신 죄송하다고 조아리는데 에쿠우스 차주가 차에서 내리더니 길길이 뛰며 할머니에게 육두문자를 날립니다. 보다 못한 제가 내려서 한 마디 하려는데 어르신이 먼저 차문을 열고 내리더군요. 거 여 보오, 할머니가 힘이 들어서 실수할 수 있는 거 아뇨. 아무리 그래도 백주 대낮에 어르신께 무슨 욕을 그리 해대오. 폐지 주우시는 거 보면 대충 살림살이도 짐작이 갈 텐데 변상하라고 윽박지른다고 그게 변상이 되겠소? 라고 말 하십니다. 그러더니 명함 한 장을 그 사람한테 건넵니다. 자 여기 내 명함이요. 어디든 좋으니 차 수리하고 내게 청구해요. 견적서 나오는 대로 입금해 드릴게. 다시 차로 이동하며 제가 물어 봤습니다. 아시는 할머니냐고. 그런데 어르신도 그 날 처음 본 할머니라고 하시더군요. 의아한 제가 그런데 그렇게 선뜻 도와 줬냐고 말하자 저를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좋은 일 하는데 이유가 있어야 하나? 언젠가 어르신 사무실에 놀러 갔더니 그 회사 부장이 들입다 깨지고 있습니다. 오만 쌍욕을 남발하시는데, 항상 저하고 있을 때는 연신 미소 띤 얼굴이어서 몰랐는데 노기띈 얼굴은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부장이 혼난 이유가 원주 출장을 가며 문막? 횡성? 그 쪽 톨게이트로 들어가지 않고 원주 톨게이트로 들어가서 그렇다는 군요.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원주갈 때는 문막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야 500원인가, 천원인가가 절약된 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자주 가던 룸싸롱 마담에게 살짝 물어 봤습니다. 어르신 화나신 모습 한번 뵀는데 정말 무섭더라 라고 하니 마담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저를 쳐다봅니다. 강대표, 회장님 예전 모습 모르나 봐요? 라고 해서 예? 하고 반문 했습니다. 예전에 회장님 여기 오시면 웨이터가 아무도 안 들어올라 그랬어요.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병으로 얻어터지고, 싸대기 맞고, 그뿐인가, 여자애들은 열댓명 다 불러서 홀딱 벗겨 놓고 괴롭히지, 가끔씩 말 안 듣는 거래처 사장들 데리고 와서 룸에서 혼자 반병신 될 정도로 줘 패놓지. 예전엔 정말........아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강대표 나한테 이런 얘기 들었다고 하지 마요. 어이구 주책이야. 제발 부탁이니까 못들은 걸로 해줘. 알았지? 이쯤 되니 어르신 정체가 너무 궁금해집니다. 누구 얘기 들어 보면 감방도 다녀왔다고 하고, 건달도 휘어잡고 있다고 하고, 그런데 나랑 다닐 때는 뒷방 노인네처럼 허허실실 웃으며 쓰잘데기 없는 농담으로 소일하고. 그러면서도 그렇게 큰 회사를 손도 대지 않고 움직이고. 마담과 그 이야기를 한날 자리가 끝날 무렵 어르신이 무언가를 내게 건넵니다. 오다가 주웠는데 난 별로고 너 써라. 라며 제게 툭 던져 주시더군요. 열어 봤더니 파텍필립입니다. 헐. 이걸 사진으로나 봤지 직접 눈으로 보게 되다니. 그런데 모르면 받겠는데 여러 가지 정황을 알고 나니 도저히 못 받겠더군요. 사실 그때, 어르신이 시계를 건네 제가 받는데 손으로 뭔가 찌릿하고, 닿지 말아야 할 곳에 손이 닿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이건 피해야 한다고 본능이 소리치더군요. 그래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어르신, 저희 모친이 누누이 말씀하시길 주운 물건 함부로 탐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이건 제가 손목에 차고 다닐 주제도 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받기 힘드네요. 라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래? 라고 얘기 하더니 저를 힐끗 쳐다보는데, 억, 어르신 눈빛이 ‘쨍’하고 여태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상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러더니 다시 웃는 낯빛으로 돌아와,그래, 자네 좋은 어머니 두셨네 그려. 라며 다시 시계를 거두어 가더군요. 이런 일반적 상식에서 어긋나는 경험을 어르신과 함께 하며 많이 겪었습니다. 어딘가 드라이브를 가다가 커피를 마시는데 경치도 좋고 장사도 잘되겠다고 하자, 그래? 나도 그렇게 느꼈네. 라더니 그 자리에서 그 건물을 사 버린다던가. 뭐, 그런 패턴입니다. 9.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왠지 어르신을 조금 멀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같이 다녔는데도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죠. 따지고 보자면, 저 말고 정말 수많은 사람이 어르신에게 아부하고 친하게 지내려 온갖 짓을 다하는데 이 양반은 왜 유독 나를 불러서 다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말이죠. 그렇게 한동안 뜸하다가 어느 날 어르신께 밤 열한시께 전화가 왔습니다. 이미 많이 취하셨는데 할 말 있다고 나오라길래 나갔죠. 이런저런 농담을 하다가 갑자기 저한테 묻습니다. 자네는 왜 나에 대해서 물어 보는 게 없나? 내게 궁금한 게 없나? 라길래. 네? 아, 네, 뭐. 뭘 여쭤 봐야 되는 것이었습니까? 제가 계면쩍게 대답했습니다. 그럼 이친구야. 일반적이라면 궁금해야 정상 아니겠는가. 이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돈을 많이 벌었나. 뭐하고 다니는 짓거린가 이런 거 말이야.아, 예. 거 뭐. 제가 묻기에는 송구스러운 얘기라, 원체 능력이 좋으시잖아요. 라고 눙쳤습니다.자네는 말이야. 참 희한한 친구야. 볼수록 알 수 없단 말이지. 하고, 근데. 이건 내가 어르신한테 해야 할 말인데, 하는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말이지. 자네도 대충은 들어서 알겠지만, 꽤나 거친 길을 걸어 왔다네. 학교(감옥)도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고 말이지. 아, 네 대충은 들었습니다. 오늘 내 그 얘기를 하려 하네. 내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듣고 싶은 마음이 있나? [출처] 모자의 복수 | hyundc (짱공유) _____________________ 어때. 듣고싶은 마음이 있나? 왜 저 어르신은 쓰니를 저렇게 챙기는 걸까? 커피 한 캔 가지고 그랬을 리가 없잖아, 주변에 어르신 환심을 사려는 사람들이 한 트럭일텐데. 그건 내일 같이 보도록 하자 ㅎㅎㅎㅎ 토요일 푹 쉬고 내일 보쟈 뿅
펌) 무당이신 친할머니가 부모님의 결혼을 반대했던 이유
갑자기 봄이라도 찾아온 듯 따뜻하고 맑은 하늘이 계속 되고 있네요 하지만 이번주에 또 눈 소식이 있는 곳도 있다는데.. 방심하지 말고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십쇼.. 오늘 가져온 썰은 어딘가 먹먹한 이야기입니다ㅠ.. 부디 다들 재밌게 읽으시길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출처
펌) 우리 가게에서 있었던 귀신 썰_2
개춰크레용.. 오늘도 눈이 많이 온다고 하니 다들 퇴근길 조심하시길.. 참 조심할게 많은 세상이군요 거참나,,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이전 글 말미에서 쓴 것처럼 보살님을 집으로 모셨음. 집에서 이런 저런 자초지정을 들으신 보살님은 하얀 수건 두 장을 달라고 하시고는 외할머니, 어머니와 같이 바로 가게로 가시게 됨. 도착하자마자 보살님은 할머니, 어머니께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절대로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하셨음. 그리고는 가게 문에 대고 똑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가심. (난 이 대목에서 좀 소름 돋았음. 나만 그런가?ㅋ) 셔터가 열려있어서 밖에서 안이 다 보이는 상황인데, 보살님이 들어가자마자 엄니가 봤던 귀신이 있던 자리를 지긋이 보고있다가 철문 쪽으로 해서 방으로 들어가셨음. 그런데 들어가신 보살님께서 두 시간이 지나도 나오시질 않는 거임. 막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드디어 보살님이 나오시는데 보살님 얼굴은 팥죽색이 됐고, 옷은 물에 빠졌다가 나온 것마냥 흠뻑 땀으로 젖어 있었음. (수건은 방에 두고 왔다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음.) 무튼 보살님께선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고 어서 집으로 가자고 하셨음. 그리고 집으로 다시 오시자마자 보살님께선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지는 말고 빨리 가게를 정리하라고 하시는 거임. 영문을 몰라서 다들 벙쪄 있는데, 보살님께서 말씀해주시기 시작하셨음. 지금 우리 가게엔 남자귀신 하나와 여자귀신 하나가 있다는 거임. 여자귀신은 떠도는 령이고 남자귀신은 아주 오래전부터 화장실 (기억하심? 건물 뒤 쓰러져가는 화장실) 에 붙어 있었다고 함. 아니 그럼 계속 거기에 붙어있을 것이지 왜 우리 가게에 들어왔지? 라고 생각하는데... 이때부터 개소름... 보살님께서 갑자기 어머니께 건물 뒤에 아무것도 없었냐고 물으심. 뭘 두기는 커녕 화장실이 무서워서 철문은 웬만하면 열지도 않는 우리였음. 뭘 뒀을리가 없음. 그런데 어머니께서 "예전에.. 창고가 하나 있긴 했었어요." 라고 하시는 거임. ?? ?????? 창고? 우리 가게에 창고가 있었다고? 왜 난 모르지? 라고 생각하던 때, 갑자기 아주 어릴적 나무 창고 기억이 나기 시작했음. 연립에 살 때야 그 가게방을 창고로 쓰면 됐지만 여기로 이사오기 전에도 창고는 필요했었음. 그래서 아버지께서 목공소에 부탁해서 잠금 장치가 있는 나무로 된 작은 창고 (말이 창고지 크기가 대략 아주 작은 엘리베이터 크기) 를 철문 열고 나가자 마자 왼쪽 바로 옆. 그러니까 지금은 막아버린 가게방 창문 바로 앞에 두고 썼던 게 갑자기 기억이 났음. (가끔 말 안 들으면 아부지께서 내게 저기다 가둔다는 무서운 말을 했던 것도 같이 덤으로 기억이 났음) 보살님께서는, "그럼 그 창고가 맞나보네.." 라고 하시면서 말씀을 이어나가시길, 화장실에 있던 그 남자 귀신이 그 창고를 만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창고로 들어왔고 거기를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다고 함. 그런데 이사오면서 더이상 쓸모가 없어지자 아버지께서 창고를 없앤 거임. 즉, 남자 귀신 입장에선 우리가 집을 부순 거였음.. 그러자 바로 앞에 비어있는 우리 가게방으로 들어온 거라고 함. 여자귀신은 처음엔 없었는데 떠돌다가 들어와서 같이 지내는(?) 그런 령이라고 하심. 그런데 문제는, 여자귀신은 보살님 힘으로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는데 이 남자 귀신은 엄청 강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는데도 오히려 자기를 비웃듯 어지럽게 했다고 함. 그리고 충분히 해코지를 할 그런 귀신이라 하심. 이 정도 령을 쫓으려면 굿도 한 두 번으로는 안 될 거라는 것이었음. 만약 굿을 한다치면 우리 가게는 물론 건물 전체에 피해가 가는 건 불 보듯 뻔했음. 그러시면서 지금 가게는 이미 운이 다 했으니 그냥 헐값에라도 얼른 빨리 정리하라는 것이었음. 어머니는 며칠간 고심하시다가 결국 십여 년간 했던 가게를 접으셨고 십수년이 지난 현재는 그런 일 없이 무난무탈하게 살고 있음. 그런데 여기서 잠깐! 눈치 빠른 분들은 아셨겠지만, 한 가지 잊고 계신 게 있을 듯. 아니 그럼 엄니 꿈에 나타났던 그 단발머리는 뭐야??? (이것도 보살님이 우리집에 왔던 날 해결됩니다.) 그 날 이야기를 끝내신 보살님께서 갑자기 부엌으로 가심. 뭐 드실게 필요한 줄 알았던 어머니께서 따라가려고 하자 그냥 앉아있으라고 하시더니 혼자 부엌으로 갔다가 부엌뒤에 딸린 베란다 (말이 베란다지 가스통 놓던 곳임. 요즘 십대는 가스통으로 가스렌지 켰던걸 알까요?ㅋ) 로 들어가심. 그리고는 나오시면서 하는 말이, "애들 아빠 오거든 저거 당장 갖다 버리라고 해. 웬만하면 내가 버리겠는데 너무 무거워서 안 되겠다." 고 하시는 거임.. 우리가 또 벙쪄 있자, 아까 처음에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부엌 베란다에서 여자귀신 하나가 들락날락하면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고 하심. 그래서 일단 급한 얘기 끝내고 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여자귀신 하나가 이상한 물건 위에 앉아 있었다고 함. 그런데 악하거나 해코지 하는 귀신이 아니라 옷도 단정하게 입고 아주 얌전(?)한 귀신이라는 거임.. 우리는 혹시나 해서 인상착의를 물어봤고, 엄니께서 꿈에서 봤던 단발머리의 그 여자가 맞았음. 심지어는 입고 있던 옷까지 일치함.. 보살님은 그 물건 버리면 알아서 따라갈 거라고 하셨음. 후에 아버지께 들은 이야기로는, 아버지께서 차타고 오다가 길에서 쓸만한게 있길래 가져다 베란다에 두시고는 아예 새카맣게 잊어버리셨던 거임. 그 물건이 뭔지 궁금하지 않음? 당시엔 그게 뭔지 봐도 몰랐는데 스물 넘으니까 바로 알게 됐음. 그 물건이란 건.. 군용 야전침대였음 ㅡㅡ 그 때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게, 접힌 상태의 야전침대이기도 했거니와 생전 처음 본 거라 이게 뭔지 감조차도 없던 거임. (왜 군용 야전침대에 여자 귀신이 붙었는지까지는 모르겠음.) 무튼, 그 침대를 버리자마자 어머니께서는 더이상 그 단발머리 여자 꿈을 꾸지 않게 되셨음. 묻는 말에 대답은 고사하고 깨워도 잘 안 일어날 정도로 푹 주무심ㅋ 무튼 그 보살님 덕분에 우리 식구 모두 무사(?)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별 일 없이 잘 살고 있음. 끝! 이거...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하나요ㅋㅋㅋ 실컷 써놓고 보니 시시하게스리 용두사미가 된것 같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이네요. 뭐 글을 읽는 혹자는 공감할 수도 있는 내용일테고 혹자는 에이~ 순 거짓말~ 이라는 반응일텐데, 난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함. 귀신은 있다, 없다를 결론내기 위한 글은 아님. 또 귀신은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기 위한 주장을 하려는 글은 더더욱 아님. 그저 내가 태어나고 살아오면서 겪었던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일이었기에, 이런이런 일도 있긴 하더라~ 라는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게 다임. 그러니 옳다, 그르다. 맞다, 틀리다 라는 식의 언쟁은 삼가주시길 부탁드림 :) 출처 : 네이트판  아니 귀신놈은 지 멋대로 굴러 들어와 놓고 와 난리부르쓰를 추는지 어머니도 십년 넘게 한 장사 접는 거 힘드셨을텐데 얼마나 시달리셨으면 싶기도 하고..
[퍼오는 귀신썰] 북망산 가는 길 -2-
연휴는 다들 잘 보내고 있어? 옛날 설은 어땠는지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잔잔한 명절이네 이런 것도 나쁘지 않구 설에 집에 안 가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외롭지 않게 같이 귀신썰이나 보자 ㅎㅎㅎ 그럼 이야기 이어 갈게! ___________________ 3. 집안 공기가 미묘하게 뒤틀린 것 같았다. 거실을 걸어 나가는데 이유 없이 ‘저릿’ 하는 느낌이라던가, 어쩐일 인지 공기 밀도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거나. 몸살이 오는 것쯤으로 치부하고 있다가 문득, 언젠가 한번 경험한 적이 있는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방문했던 선배형 방, 옥탑방 주제에 방이 세 개나 있던 그 집. 한구석 있던 방문을 열며 선배는 말했다. “이 방은 여자 귀신 두 명이 사는 방인데” 하하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지만, 방에 발을 디디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말이 진담 이었다는 걸. 기묘하게 뒤틀린 것 같은 시각감, 거실과 완연히 다른 공기 밀도감, 들어가자 순식간에 축축해져 버린 것 같은 대기. 그 선배는 틀렸다. 방에는 여자귀신 두 명‘만’이 아니었다. 내 집 공기로 선배 집에서 느껴봤던 기분을 받게 되다니. 처음 그녀는 새로운 집에 대한 탐색전을 펼쳤나 보다. 삼사일간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나 또한, 뭔가 기분이 이상하긴 한데 꼬집어 정체를 말할 수 없는 불쾌감만 가졌다. 일주일여가 가까이 되자 그녀는 정체를 드러내고 싶었나 보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킥킥하는 여자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웃음소리는 기이하게 멀었다. 그게 아니라면 기이하게 가깝던지. 처음 그 소리가 들렸을 때 ‘옆집 소리가 넘어오나?’ 생각을 했다. 방음이 꽤나 잘돼 있는 아파트라고 생각 했는데, 여자 웃음소리조차 막아 내지 못한다니. 일견 실소가 났다. 또, 킥킥 소리가 나자. 그게 아니다. 옆집이라고 다음에는 소리가 너무 가깝다. 수마가 몰려오던 머릿속에 얼음물을 끼얹은 듯 확 얼어붙었다. 이상하리만큼 가깝다. 공포감에 몸이 얼어붙었다. 눈을 댕그랗게 뜨고 방을 쳐다보고 있자니 십분 이십분의 시간이 흘러갔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눈을 한번 감았다 뜨니 십 분이, 또 다시 한번 감았다 뜨니 십 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 느낌이다. 킥킥, 온 몸에 피가 거꾸로 역류 했다. 소리 발신지는 침대 밑 이었다. 벌떡 일어나 뛰어 다니며 온 집에 불을 켰다. 그녀는 정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싶어 했다. 그렇다고 정면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만으로 괴롭혀 오던 그녀는 어느 날 정체를 드러냈다. 어느 날 머리를 감고 화장실과 드레스 룸의 불을 끄고 침대 끝자락에 앉아 있는데, 드레스 룸 안에 분명 누군가 있었다. 드레스 룸 시공간이 기묘하게 뒤틀려 보이기 시작 했다. 저기가 갑자기 왜 저래? 생각하며 뚫어져라 보고 있다가 드레스 룸 문 사이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빨간 눈과 눈이 마주쳤다. 국도에 서있던 그녀가 나를 따라 오다니. 상상 할 수도 없었다. 그 날 차에서 내려 그 자리를 맴돌았다거나, 무엇을 주워 온다거나 만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나를 따라 온 거지? 가끔 그녀를 나를 만졌다. 힘들게 힘들게 잠이 들라 치면, 아주 차갑고 축축한 누군가 손이 내 발목을 스윽 하고. 한참을 시달리다 고양이를 데려 오기도 했다. 고양이가 귀신으로부터 나를 지켜준다거나 귀신을 쫒아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작은 생명체 하나라도 더 있으면 약간 안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품에 안고 왔다. 자그마한 페르시안 친칠라는 내 품에 안겨 고물거리며 냐옹, 귀여운 애교를 부렸다. 집에 온 첫날부터 녀석은 하악질을 했다. 어느 순간에 거실 허공에 대고, 어느 순간에 화장실에 대고, 어느 순간에 침대 밑으로. 하악질을 할때마다 등과 꼬리를 곧추세우고 전력을 다해 하악질을 해대던 녀석은 어느날 퇴근하고 집에 오니 사라져 있었다. 도대체 17층, 온 창문이 꽁꽁 닫혀 있는 집에서 녀석이 어떻게 탈출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온 집안과 아파트 단지를 새벽 까지 이잡듯 찾아 헤맸지만 녀석의 흔적은 찾을수 없었다. 4. 영범 형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 갔다. 얼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살가죽이 말라 뼈에 붙어 가는 모습은 췌장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던 고모부 모습과 닮아 있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형의 신체에 영향을 끼칠수록 형은 삶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수금이 안 된 거래처를 돌며 악다구니를 써 악착같이 받아 냈고 (수금이 안돼도 술 한 잔하고 허허 거리며 돌아오던 과거 모습과는 완연히 달랐다) 육개월후 공사일도 수주를 했다. “형, 이제 좀 집에서 쉬는 게 어때요?” 나는 그렇게 말했다. “쉬면 어떡하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형은 그렇게 말하며 사람 좋게 웃었다. 하긴, 암선고를 받기 몇 개월 전만 해도 이제 사는 게 좀 필 것 같다. 나도 노년에는 팔자피고 살아봐야 하지 않겠냐며 말했던 시기였다. “내가 있잖냐, 너도 알겠지만 내 삶이 얼마나 스펙타클 했냐. 우리 애들 좋은 옷 못 입히고 해외여행 한번 못시키고 이날 이때까지 살다, 이제 좀 햇볕이 드나 싶었는데 이렇게 됐네. 다른 건 몰라도 내 갈 때까지 신세진 사람들한테 해줄 수 있는 만큼 하고 가야지. 나는 그때 혹시 형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했다. 이미 얼굴로 길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으면서 말이다. 한 달 후 형의 사망통보를 받았을 때 나는 앓아누워 있었다. 이유 없이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온 전신이 아팠다. 불청객의 여자귀신 때문에 시시때때로 시달렸기 때문에 체력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시작 했다. 샤워를 하며 머리를 감다 눈을 뜨면 앞에서 웃고 있었고, 잠을 자다 침대에서 눈을 뜨면 코앞에 둥둥 뜬 채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날이 잦았다. 그날은 몸이 너무 아파 회사에 통보를 하고 집에 누워 있던 날 이었다. 정확히 오전 열시에 카톡으로 문자가 왔다. “**야 그동안 너 한테도 신세 많이 졌다. 신세 갚지도 못하고 가네. 미안하다.” 나는 잠들어 있느라 그 톡을 못 봤다. 잠이 깬건 열두시경 친구 녀석 전화 소리 때문 이었다. “형 갔다.” 녀석은 짧게 말했다. 아, 그래. 말을 하고 움직이려니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 거짓말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온몸은 신열로 덮여 있었고 목이 아파 마른침조차 삼키지 못했다. 카톡에 미확인 메시지가 떠 있었는데 그 메시지는 영범 형이 보낸 문자 이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장례식장에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훗날 친구 녀석들은 영범형 장례식장에 내가 나타나지 않은게 최대 이슈 였다고 한다. 종범이 아버지 가셨을 때도 모든 절차는 내가 다 처리 했었으니까. 5. 아픈 건 별개 문제였다. 즈음에 나는 현실적인 시공간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땀을 흘리며 끙끙 거리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아파트 앞에 서 있었다. 쨍쨍 맑은 햇살에, 적당히 기분 좋은 산들 바람도. 나온 김에 마실거나 좀 사가야 걷다. 마트에 가서 물을 집어 들고 돈을 치렀는데, 다시 나는 침대에 있다. 꿈이었나? 하는 순간 다시 아파트 앞에 서있다. 꿈과 현실의 나선형 경계를 지나는데 어느 지점이 꿈이고 어느 지점이 현실인지 도무지 분간되지 않았다. 목이 말라 부엌으로 나가면 꿈에 샀던 그 물이 까만 비닐봉지 안에 든 채 식탁에 놓여 있었다. 너무 두려운 기분에 눈물을 흘렸는데 아파트 앞을 엉엉 울며 걷다 정신을 차리면 침대에서 엉엉 울고 있었고 도대체 어디가 어디냐 라는 심정에 정신을 차려보면 계속 아파트앞 도로를 걷고 있었다. 미궁에 빠진 현실에 괴로워 할수록 침대 밑 여자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출처] 북망산 가는 길 2 | hyundc ___________________ 왜 이렇게 무섭냐 대체 저 여자는 뭔데 따라와서 이렇게 괴롭히는 걸까 나는 저렇게는 못 산다 무서워서 어떻게 살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 이야기는 내일 같이 보자! 잘 자고 오늘도 새해 복 또 받아! ㅎㅎㅎㅎ
[퍼오는 귀신썰] 그 남자 이야기
연휴 전날은 언제나 설레지 이제 음력 2020년도 진짜 이틀밖에 남지 않았구나 2020년이 완전히 가기 전에 귀신썰 하나 더 같이 보려고 가져왔어 @optimic 님은 왜때문에 다음편 안 가져오시지 기다리면서 (부담을 드리며) 내가 가져온 이야기 같이 보자 ㅋㅋㅋ 시작해볼까! _________________ 그 형은 정혼자가 있었습니다. 그 형보다 네살 어렸던, 물론 거대한 재벌간의 사전 정혼이나 그런건 아니고 그저 어릴때부터 친했던 집안 어른끼리 술자리에서 “야 니네 딸 크면 우리 아들이랑 결혼 시키자” 라는 둥의 농담이 시간이 흐르며 진담 비슷하게 분위기가 바뀌고, 결국 농반진반으로 응고되어 인연의 고리로 고착화 되어 버리는 그런 수준 이었죠. 어릴 때부터 자주 보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가끔 일년에 한두번 정도 가족 끼리 같이 놀러 갈 때 마주 친다거나. 그나마 부모님들이 정혼자 라는 타이틀을 붙여 짖꿏게 놀려 대는 바람에 정작 마주치면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얼굴만 붉히게 되는 그런 정도의 데면한 사이 였지만, 그런 어린시절 부터의 인연 때문인지 형에게 그 여자는 ‘순수함’의 정표로 계속 가슴에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본인의 방탕한 생활은…….. 그저 ‘다른 생활의 일부’로 치부 하더군요. ‘결혼은 꼭 그 여자와 할거다’ 라거나, ‘결혼하게 되면 그 여자에게만 충실 할거다’ 라는 말도 자주 했었지요. 저는 ‘개가 똥을 끊지’ 라는 말로 콧방귀도 안뀌었지만 그 형의 그때 그 말 자체에는 순수한 결기 같은 것이 제법 뚝뚝 베어 나왔습니다. 물론, 제 버릇 개 주겠냐 마는………….. 이 형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취직을 하게 되자 본격적인 결혼 얘기가 나왔습니다. 싫지 않았던 두 사람은 적당히 수줍은 척 했고, 적당히 놀라는 척 하다가, 결국 본인들의 마뜩찮은 의견과는 부합하지 않으나 부모들의 굳은 의지 때문에 등 떠밀려 어쩔수 없이 ‘효도심’의 발로로 만난다는 요식 행위를 거친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단 둘이 데이트를 했다고 합니다. 일요일 오후 적당한 시간에 만나 첫 데이트, 첫 식사로 손색이 없는 어느 특급 호텔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은후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 형의 일상적인 패턴이었다면 ‘밥’ 을 먹고 ‘술’ 로 취하고 ‘숙박’을 하고, 바로 그 한 건물에서 모든 걸 해결 할수 있었을 텐데…….. 각설하고, 일요일 오후 계획없이 영화를 보려니 당시 인기 있었던 영화들은 대부분 자리가 없었고 그냥 재미는 없지만 좌석이 남아 있던 영화를 끊어 들어 갔다고 하더군요. 그 형이 두번째 열에 그 여자와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바로 앞자리에 남자 때문에 계속 신경이 거슬 리더랍니다. 그 앞자리 남자는 분명 혼자 앉아 있는데 옆자리에다 대고 뭐라 뭐라 말을 하는 시늉을 하더래요. 처음에는 틱 장애 같은게 있으려나? 싶어 그냥 넘어 갔는데 나중에 너무 이상해서 혹시 앞자리에 쪼그만 애가 앉았나 싶어 고개를 빼서 앞자리를 들여다 보니 역시 아무도 없었다는군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남자는 계속 옆자리에 마치 사람한테 속삭이는 것마냥 귓속말 하듯 중얼 거리고 영화가 진행 되는 내내 그런 상황이 펼쳐지자 점점 오싹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옆자리 여자 에게 말하기도 좀 껄끄럽고 해서 그냥 재미 없는 영화를 보다가 어쩌다 문득 앞자리를 흘끔 봤는데……….. 그 형의 표현을 빌자면 진짜 너무 놀라서 “똥 쌀뻔 했다” 고 하더군요. 앞 좌석 등받이 공간 사이로 얼굴이 새하얀 여자가 웃으며 고개를 뒤로 돌려 자기를 쳐다보고 웃고 있더랍니다. 분명 조금 전까지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그 순간 자기 앞자리 남자도 자기에게 고개를 스윽 돌려서 쳐다 보더니 ‘피식’ 하고 웃더래요. 너무 섬찟한 기분에 극장에서 ‘어헉’ 하고 소리를 냈다는 군요. 그리곤 너무 불쾌해서 정혼자에게 나가자고 말 한후 극장을 빠져 나왔답니다. 정혼자는 영문도 모르고 끌려 나오고 말이죠. 극장을 나오고 나서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되더랍니다. 자기가 혹 무슨 착각을 했나 싶어 되짚어 봐도 그 여자 얼굴이 너무 생생하게 떠올라 무슨 착각이나 착시를 보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말이죠. 그 날은 너무 어수선한 정신에 그 여자를 집에 보내고 그냥 들어 갔답니다. 그 얘기를 듣다 제가 그랬습니다. “그게 무서운 얘기야? 별거 아니네” 그러자 그 형이 그러더군요. “아니, 무서운 얘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지” 시작 부분에도 썼지만 이형이 굉장한 카사노바 였습니다. 이 여자, 저여자 정말 신기한게 저나 다른 사람들이 하면 옆집개 땡칠이도 웃지 않을 개드립이 이 형 입만 거치면 여자들이 빵빵 터져 준다는 것이죠. 응? 결국 농완얼인것인가? 암튼, 그 형을 보고 있노라면 여자 꼬시는것도 정말 타고 나는 거구나 라고 느끼게 해줬던 사람 이었습니다. 이 형은 그 정혼녀와 정식 만남 뒤 그때부터 꾸준히 연락도 하고 짬짬히 데이트도 그런 일상을 보내는 가운데, 그와는 별개로 여전히 다른 여자들과의 만남이나 원나잇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연애 따로, 결혼 따로의 사상을 가진지라………. 그런데 어느날 나이트 에서 한 여자를 만나 으레 그러하듯이 호텔로 향했는데 그런데 그 여자와 못잤다고 하더군요. “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안섰어?” 라고 물으니 그 형 말이. “아니 그게….내가 그 여자 몸에 들어 가는데 어떤 느낌이 드냐하면 그 여자 질 내부가 사포로 만들어진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확 밀려 오는거야” 라고 하더군요. 헐 듣는데 아주 소름이 끼칩니다. 너무 아파서 화들짝 빼내는데 마치 누군가 사포를 손에 꽉 쥔 상태에서 자기 물건을 잡고 있는듯한 통증이 느껴 졌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정말 피가 날 것 처럼 벌겋게 부풀어 오르 더랍니다. 그날은 그냥 뭔가 이상한가 보다 하고 지나 갔는데 다음번 여자를 만났을 때도, 또 그 다음 여자를 만났을 때도, 계속 그런 일이 생기니 그때 부터는 아주 심한 트라 우마가 생기기 시작 하더라는 거예요. 결국 여자와 관계가 불가능해져 버리는 고자 아닌 고자가 되어 버린거죠. 그래도 정혼녀와는 그저 순수하게 데이트만 하니까 그건 문제가 아닌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슬슬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걱정이 되더 랍니다. 병원을 가봐도 당연히 신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결혼 날자가 다가 올수록 슬슬 걱정은 되고. 어디 하소연 할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결혼 준비에 마음 고생에, 살이 쭉쭉 빠져가고 있던 그때쯤 어느날 가족 끼리 밥을 먹다가 형의 아버지가 그러셨다는 군요. “근데 길동아, 너 결혼 하기 전에 미리 얘기 해 놓을게 있는데 말이다. 혹시라도 니가 안좋게 생각 할까봐 말은 안했는데 그쪽 (여자쪽) 가족중에 한명이 조금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나중에 그리 놀라지는 말아라” 라고 얘기를 하더 랍니다. 그 때 갑자기 이 형 머리에 뭔가 전광 석화 처럼 파파박 하고 스쳐 가는게 있더래요. 그래서 그 말이 나오자 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물어 봤답니다. “이상한 직업이면 혹시 무당 같은거 아녜요?” “어? 허허…참…눈치는. 그래 내 친구 녀석 동생 녀석이 하나 있는데 그 녀석이 무속쪽 일을 하고 있다. 뭐 그냥 직업 이려니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해. 그냥 직업이 려니 생각하면 별거 아니니까. 아버지랑도 어렸을때는 같이 잘 놀았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런 직업을 가지게 됐다더라” 그말을 듣고 나니 이 형이 짚히는게 있어서 정혼녀를 만났을 때 바로 물어 봤다더군요. 혹시 삼촌이 우리 처음 만나서 영화 볼 때 따라 오지 않았냐고. 그렇게 추궁하니 정혼녀가 눈이 똥그래져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더래요. 사실 처음부터 삼촌이 따라왔다. 밥먹을때도 있었고 영화 볼때도 있었다고 얘기하더랍니다. 혹시 영화 볼 때 앞자리에 앉지 않았냐고 물어 봤더니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반문 하더래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처음 만나기 전에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거니까 자신이 직접 사주를 한번 봐야 겠다고 하더니 “음…..다 좋네. 얘 착하고, 성실하고, 살면서 **이한테도 잘할 것 같고. 한가지 문제가 있긴한데……결혼전에 버릇을 좀 고쳐 놓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라고 말했 답니다. 그리고는 첫만남에 자기도 근처에 있을 테니 넌 모른척해라, 다 너를 위해서 그런거다 라고 정혼자에게 말했다는 군요., 그 말을 들은 그 형은 너무 황당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마치 자기 치부를 송두리째 들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누군가 앞에서 벌겨 벗겨져 있는듯한 기분도 들고 그랬답니다. 그 문제로 한참을 두문불출 고민을 하던 형은 그저 말없이 결혼을 감행했습니다. 그 때 제가 “그럼 결혼전에 그 삼촌을 한번 찾아가 보지 그랬어” 라고 말하자 그 형이 그러더군요. “야, 찾아가서 뭐라 그러냐? 당신이 나 고추 못쓰게 해놓지 않았냐며 멱살이라도 잡고 싸우랴?” 음………… 듣고 보니 그것도 참 애매한 문제 같았 습니다. 어찌됐건 그 형은 그 정혼자와 결혼을 했고 정말 사람이 바뀐건지 참고 사는건지 정말 자기 와이프 하나만 보고 잘 살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처삼촌과 처음 마주쳤는데 자기를 보며 씩 웃던 모습에 가슴이 철렁 했었다는 말도 했었구요.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연말이 되니 문득 그 형이 생각나서 한자 끄적여 봤습니다. [출처] 그 남자 이야기 | hyundc ___________________ 무당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하긴 막 저주인형 이런 것도 있으니까 비슷한 맥락일 수 있을까 암튼 정신차리고 잘 사니까 다행이로다 명절 전에는 해피엔딩이 좋으니까! 그럼 2021년에는 더 반갑게 보자 2020년 안녀엉
펌) 유치원 교사가 기억하는 소름돋는 사건들
이미 유명한 얘기긴 한데, 오랜만에 읽으니까 또 소름 돋아서 퍼왔습니다. 원래는 스레드 형식으로 되어있는 글인데 읽기 불편할까봐 편집했으니 편히 읽으십쇼 ^^ 그리고 역시나 이번 썰을 읽으며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걸 느꼈습니다..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안녕. 이 시간에 스레를 보고 있는 사람일 줄 모르겠지만 심심해서 글 남겨. 일단 나는 유치원 교사가 아니야. 어,....속이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정확히 말하자면 유치원 교사는 우리 어머니다. 우리 어머니는 20년 동안 한 지역에서 좀 큰 유치원을 운영중이시고, 이름을 알면 아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일단 익명으로 하고 싶다. 내가 이 스레를 통해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어머니가 20년 넘게 유치원을 운영하시면서 겪은 조금은 소름끼치는 학부모, 그리고 원생 이야기다. 귀신이나 그런 이야기는 아니니까 오컬트 적인 걸 기대했다면 미안해. 아무튼 우리 어머니는 90년대부터 유치원을 인수 받아 운영중이시고 거즘 20년 넘게 하셨다. 나름 이 지역에서는 이름이 알려지신 분이고, 솔직히 한 해에 우리 어머니 아래를 거쳐 가는 아이들은 엄청 많다. 그중 몇가지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는데, 한번 풀어볼게. 1. 유치원 가방 사건 지금은 디자인이 바뀌었지만, 과거 90년대에는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유치원 가방에 유치원 전화번호가 크게 써져 있었어. 그리고 뭐뭐 유치원이라고 글자도 크게 나와 있었고. 그게 미아 방지용인데, 핸드폰이 없던 시절이라 만약 그 아이가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생겨 미아가 되었을 경우에 혹시나 행인이나 경찰관이 그것을 발견하고 신고하기 위한 용이야. 아무튼 거기에 얽힌 조금은 섬짓한 사고가 있다. 당시는 90년대 후반.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유치원에는....철수(가칭)이라는 애가 있었어. 일단 철수라는 애는 조금 난폭한 애였는데, 다른 원생을 괴롭히거나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욕을 막 해대서 엄마를 비롯한 다른 교사들도 싫어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 철수는 문제아라는 말도 있었고. 그런데 그 철수라는 애는 아무리 교사들이 야단을 처도 나아지지 않았어. 그러다가 어머니는 참다참다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지 그런데 철수 아버지라는 작자가, 낮에 전화를 하니까 엄청 귀찮다는 식으로 받더래. 그것도 '나 지금 자다가 깨서 졸리니까 전화 나중에 걸어라'라면서 일방적으로 끊기까지 했어. 솔직히 이쯤되니까 어머니는 거의 멘붕 수준이었어. 그래서 조금 시간을 뒀다가 저녁에 다시 전화를 거니까 그때 전화를 받더래. 그런데 당시만 해도 보통 육아는 어머니쪽이 담당을 하니까 우리 엄마는 아무 생각 없이 '어머님 바꿔주세요~'라고 말했어. 철수 아빠는 그 말을 듣자 갑자기 쌍욕을 하더니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는거야. 진짜 아무 이유 없이. 그리고 그 다음날 철수라는 애는 진짜 온 몸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서 온거야 당시에는 아동학대나 그런게 조금 관념이 희박하던 시절이었어. 아이가 다쳐서 와도 그냥 훈육이려니...생각하고 넘기는 경우도 많았고 그런데 철수 몸에 난 상처는 도저히 훈육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어. 어머니는 진짜 식겁했다고 해. 그런데 철수는 몸이 아프지도 않은지 너무너무 표정이 밝은 거야. 그래서 우리 엄마는 '철수야, 아빠한테 많이 혼났어? 많이 아파?'라고 애둘러 물었어. 하지만 철수는 아프기는 커녕 오히려 웃으면서 '내일 유치원 가지 말고 아빠랑 ㅇㅇ에 있는 동물원에 놀러가요!' 라면서 자랑을 하는거야 그래서 우리 엄마는 너무 너무 찜찜하셨대. 당시에는 유치원 교사가 학대가 의심되도 신고도 못하던 시절이었거든. 신고는 커녕 남의 집에 무슨 참견이냐고 욕을 먹던 시절이었어. 어쨌든 철수는 그 다음날부터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어. 하지만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은게, 당시 철수는 원비를 몇달채 밀린 상태였고 간혹가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부모가 원비를 내지 않고 멋대로 이사하는 경우가 있었거든. 무엇보다 철수는 문제아였고 오히려 철수가 오지 않는걸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어. 하지만 우리 엄마는 너무 불안해서 어쩔수가 없었어 왜냐면..... 철수가 말해주는 ㅇㅇ라는 지역에는 동물원이라는게 아예 없었거든 그러다가 한 몇 달동안 소식이 없었어. 어머니도 겸연쩍었지만 잊고 있었고. 그런데 어느날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거야. 지금 ㅇㅇ에 있는 저수지에서 동반자살한 시체를 발견했는데 너무 훼손이 많이 되서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시체가 매고 있는 가방에 이 유치원 이름이랑 전화번호가 있었다.. 엄마는 바로 직감했지 그 철수였던거야. 혹시 IMF를 기억하는 세대가 여기 있을지 모르겠네.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당시 IMF때문에 구조조정이 엄청나게 일어나던 시절이었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된 사람이 자살하는 경우도 흔했고. 철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어. 실업자가 되면서 아내는 집을 나가고 어린 아들만 있는 상황.... 그리고 그 아들에게 온갖 화풀이를 다 한 거지. 그러다가 결국은 자살을 계획했는데 이 사람이 자기 어린 아들도 멋대로 데리고 간거야. 그런데 차마 아들에게 죽으러 가자는 말을 못하고 동물원 가자고 꼬셔서 데리고 간 거지. 아이는 신나서 평소 아끼던 유치원 가방을 매고 따라 간거고 그 사람이 어떻게 자살을 했냐면, 평소 타고 다니던 애한테 억지로 술을 잔뜩 먹여서 재운다음에 자기랑 애기 몸에 돌을 묶어서 같이 저수지로 뛰어 들었다는거야. 그런데 그나마 남아 있던 부정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이가 아끼던 가방도 그대로 멘 채로....같이 죽은거지 신원확인을 한 덕에 어찌어찌 수습은 되었다고 해. 하지만 엄마는 아직도 그날 일을 기억하시면서 철수라는 애한테 미안해 하셔. 만약 그때 지금처럼 아동학대 의무 고발이나 그런 제도가 있었다면... 적어도 그 아이 하나는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2. 사이코 학부모 이야기 이건 들었던 나도, 교사들도, 심지어 경찰들도 인정한 거다. 절대 우리 엄마가 기분 나빠서 사이코라고 한 건 아니라는 걸 먼저 말하고 싶어. 진짜 말 그대로 '미친'여자였다 2000년대 초반이었던가. 우리 엄마가 운영하는 유치원은 잉글리쉬 데이라는게 있었어. 말 그대로 하루 종일 대화를 영어로 하고 영어 집중 학습을 하는 거지. 아직 영어 유치원 같은게 보편화 되어 있지가 않아서 당시에는 영어조기교육이라고 일대에서는 나름 센세이션이 있었어. 잉글리쉬 데이는 수요일인데 영어 노래 듣고 영어로 자기 소개 하고. 솔직히 그냥 유치원에 딱 어울리는 정도였는데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어떤 학부모들은 일부로 중간에 유치원까지 바꾸면서 우리 엄마 유치원에 보냈을 정도였어. 일단 원생이 늘어나면 유치원의 수익이 늘어나니까 좋은 일이었고, 실제로 잉글리쉬 데이를 하고 난 이후에 반 하나가 더 늘어났기 까지 했어. 그러다가 그 미친 여자가 나타난거지 후...지금 그 미친 여자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안풀린다. 그냥 '여자'라고 할게. 그 여자는 처음에 진짜 외관상 전혀 문제가 없었어. 오히려 여성용 정장을 깔끔하게 입고 있고, 얼굴도 예쁘고 목소리나 첫인상도 좋았어. 그리고 말을 하는데 아, 이 사람 정말 배운 사람이구나~ 라는 걸 느낄 정도로 교양이 있었다. 그 여자는 소문을 듣고 왔다고 했어. '지금 자기 아이가 유치원을 옮기려고 하는데, 이전에 다니던 유치원은 솔직히 우리 아이 수준이랑 안맞는것 같다. 조기교육을 시키고 싶은데 아직 다른 학원에서는 우리 아이가 어리다고 받아주지를 않는다..... (6살? 그 정도라고 했음) 그래서 찾아보고 있던 와중에 이 유치원이 영어를 잘 가르친다고 하더라. 학부모인 내가 먼저 상담을 받아 보고 싶다~' 뭐 암튼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어. 일단 본인도 좀 많이 배운 것 같았고, 자기 말로는 자기 학벌이 좀 괜찮다는 투로 이야기를 했대. 학부모들 중에는 조기교육을 강조하는 사람이 있어서 처음에는 그냥 아, 교육열이 높은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을 했어. 솔직히 첫인상에는 굉장히 예의발랐고 말도 잘했으니까. 일단 그 여자 말로는 이미 집에서 어느 정도 알파벳은 가르쳐서 영어 발음이나 문법은 대강 안다는 거야. 하지만 아무래도 회화나 그런건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느는 거니까 자신은 우리 유치원에 보내고 싶다~ 이런 말을 했어. 우리 엄마는 당연히 오케이 하셨고, 그 여자도 좋아하면서 그럼 곧바로 아이를 보내겠다~ 라고 말했어. 그래서 그 다음주인가? 그 미친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왔다. 그런데 알파벳도 하고 영어 문법도 알고 말도 잘한다는 그 아이는 놀랍게도 자폐 1급 중증 장애인이었다. 우리 엄마는 앞서 말했듯 거즘 20년을 아이들을 봐왔기 때문에 진짜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바로 바로 알아 볼 수 있다고 자부해. 자폐도 여러가지 증상이 있는데, 그 중에는 교정만 잘하면 일반인과 어려움 없이 사는 경우가 많아. 그런데 그 미친 여자가 데리고 온 아이는 진짜 누가 봐도 인정할만큼 똥 오줌 못가리고 눈도 못마주치고 말도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었어 당시에 그 아이를 마중나간건 엄마가 아니라 다른 교사였어. 그런데 그 교사는 설명을 자세히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새로운 원생이 온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했음) 처음에는 장애아를 보고 흠칫 놀랐지만 (나쁜 의미 ㄴㄴ. 처음부터 우리 엄마가 운영하는 유치원은 장애인을 수용할만한 시설이 없었음) 일단 원장님도 허락하셨고 하니까 아무 생각 없에 데리고 온 거야. 그 미친 여자는 워낙 자신의 아이가 똑똑하다고 했으니까 우리 엄마는 당연히 정상적인 아이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데 교사가 막상 데리고 온 것은 누가 봐도 인정할 장애아.... 우리 엄마는 지금 어디 애를 실수로 잘못데리고 온 거 아니냐고 그 교사한테 야단까지 쳤어. 그 교사 입장에서는 억울했겠지만... 그래서 엄마는 그 미친 여자한테 전화를 걸었어. '우리 교사 누구누구가 실수를 해서 다른 집 아이를 데리고 온 것 같다. 정말 미안하다....혹시 지금 기다리고 계시면 당장이라도 가겠다...' 그런데 그 미친 여자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투로 '지금 간 애가 우리 애 맞는데요? 애가 조금 낯을 가리고 소심해서 그런 거에요 ㅎㅎ' 라면서 웃기까지 하더랜다....미친 그 말을 듣고 우리 엄마는 처음에 어처구니가 없었어. 지금 유치원 생활 몇년을 했는데 그것을 구분 못하겠어. 그래서 전화로 '죄송하지만, 이 아이는 몸이 불편한 것 같다 (장애인이라는 말을 전혀 안씀!!!!) 우리는 지금 이런 아이를 가르칠 상황이 못된다.'라고 정중하게 말했어. 그리고 곁에는 다른 유치원 교사들도 있었고 그걸 분명 같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들었어. 그런데 방금 전까지 정중하던 그 미친 여자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면서 욕을 섞어서 소리를 지르는거야. '우리 애가 어디가 어떻게 바보이냐. 내가 봐도 진짜 멀쩡하고 사랑스러운 애인데, 애가 조금 낯을 가리는 것 가지고 교육자가 차별할 수 있냐! 원래 말을 늦게 하는 애들도 있고 소심한 애들도 있다 우리 애는 그런건데 당신은 그걸 왜 못알아봐!' 대강 이런 내용이었어. 진짜 그 말을 전화로 듣고 엄마는 패닉. 자신은 그냥 한마디 했는데 이 엄마는 무슨 기다리고 있던 사람처럼 악을 쓰는거야. 그래도 정신을 수습하고 '지금 우리 유치원이는 아 이 아이를 데리고 있을 수 없다. 우리 유치원 입학은 없던 일로 하겠다' 이렇게 정리를 했어. 그런데 그 미친 여자는 '이제 와서 말을 바꾸냐. 내가 이 유치원으로 옮기려고 이사까지 했다. 거기서 얼마가 들었는데 그러면 그 얼마를 다 보상해라!!!!' 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까지 했어 얼마 안가 그 미친 여자가 씩씩 거리며 우리 유치원에 처들어왔다. 그리고 진짜 죽일 기세로 우리 엄마한테 달려들어서 막 소리지르다가 (진짜 별 내용도 없었음. 그냥 우리 아이가 뭐 어때서 못들어오게 하냐 당신들이 뭔데 차별을 하냐. 뭐 이런 말만 무한반복했음.) 제풀에 못이겨서 막 난동부리다가 말리려는 다른 교사의 뺨까지 때렸다. 거기까지 엄마도 참다 못해서 경찰에 신고했고 곧 경찰이 왔다. 경찰이 오자 그 년은 갑자기 피해자 코스를 하기 시작하는거야. 아놔....아직도 화가 안풀리는데 '자기는 이 유치원에 오려고 기부입학 (돈을 더 주고 입학하게 하는 방법)을 써서 여기까지 왔고, 원비도 선금으로 줬다. 그런데 이제 와서 우리 아이가 소심해서 수업에 잘 안 섞여들어가니까 공부 진도나 그런건 전혀 문제 없는데 내쫒으려고 한다. 내가 항의를 하려고 오니까 유치원 교사들까지 자기를 포위하고 아이를 가만 안두겠다는 식의 협박까지 했다... 그 사이에서 몸싸움이 조금 있었다...' 레알 어처구니가 없었다 물론 엄마는 무죄를 주장했고, 다른 교사들도 그 미친 여자가 거짓말 하는 거라고 했어. 특히 맞은 교사는 저 미친 여자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고 날뛰었고. 그래서 사건 조사를 위해 그 미친 여자랑 우리 엄마, 다른 교사들까지 모두 경찰차를 타고 인근 경찰서로 갔어. 그러다보니 그 하루는 유치원을 돌 볼 수가 없어서 학부모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조기하교를 했어. 진짜 난리가 아니었지. 생각해봐. 어느 유치원에서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서 교사들이 경찰차 타고 우르르 경찰서로 가는 모습이 얼마나 충격이겠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난리가 났었고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스레주야! 니네 엄마 경찰서에 갔어!!!!' 이 말 듣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당시 내 머릿속에는 경찰서에 간다 = 범죄자 이런 공식이 있었어. 나는 우리 엄마가 무슨 살인이라도 저지른 줄 알았어. 그리고 경찰서에 가면 감옥에 가는 거니까 이제 엄마는 평생 못본다.... 내 동생은 나보다 어렸는데 진짜 우리 둘이 안고 펑펑 울었다. 뒤늦게 따라온 아빠도 대충격이었고. 아무튼 경찰서에 가서도 그 여자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지어냈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들이 거기에 속을 리가 없었어. 일단 말이 너무 장황한데다가..... 그 미친 여자의 아이는 거기에 있는 경찰들이 전부 인정할만큼 장애아였으니까. 그리고 엄마에게는 옆에서 증인이 되어줄 교사들도 잔뜩 있었어 그런데 경찰 조사 하면서 들어난건데.... 그 미친 여자의 전과가 한 둘이 아니었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로 경찰서에 여러번 왔다는 거야. 아무튼 여기서 우리 엄마는 직감을 했지. 아 이 년은 진짜 정상이 아니었구나...... 아무튼 조서를 쓰고 끝났다. 특히 맞은 교사는 폭행으로 고소까지 했어. 그런데 그 미은 우리 유치원 망하게 한다고 끝까지 을 했다. 우리는 경찰서에 갔던 엄마가 무사히 돌아오자 진짜 다리 붙잡고 엉엉 울었어. 엄마도 긴장이 풀린 건지 우리 안고 같이 울었고. 그런데 얼마 뒤에 어떤 노부부가 우리 엄마 유치원에 찾아왔어. 그 노부부는 미의 부모였는데 엄청난 거액의 돈을 (그것도 현금으로!!!!) 주면서 제발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사정사정을 했대. 그 미친 여자가 이혼한 뒤로 부터 이상해져서 자꾸 멀쩡하지도 않는 손자 손 잡고 유치원이나 학원 같은 곳에서 생 난리를 치고 다녀서 자신들도 죽겠다고... 사람이 신기한게 미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그냥 무섭고 좀 안좋은 감정이 드는데, 그냥 진짜 '미친 사람'은 환자처럼 느껴저서 불쌍한 감정이 들더래. 맞았던 교사는 노부부가 불쌍해서 그냥 고소를 취하해준다고 했고 거액의 위로금과 그 미친 여자가 선금으로 주고 간 한 달치 원비도 안 돌려 받고 노부부는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고 떠났어. 뭐 어떻게 보면 금전적으로 이득이었지... 그 뒤로 그 여자는 다행이 우리 엄마 앞에 나타나지 않았어. 우리 엄마는 진짜 그 여자가 또 나타나면 끝장을 보겠다는 식으로 변호사 상담까지 하셨을 정도였는데.... 아무튼 그 여자가 지금 어디서 뭐하고 사는지는 몰라. 하지만 나와 우리 가족들에게는 착한 우리 엄마 경찰서 가게 한 년이라고 아직도 감정이 좋지는 않다. 지금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지금 유치원이 아니라 우리 엄마가 아직 원장이 아니었던 시절에 그러니까 다른 유치원에서 실무를 쌓고 있었을때 있었던 일이야. 3. 미친 할머니 사건 제목이 조금 민감하긴 한데 솔직히 이건 나도 이렇게 밖에 말을 못하겠다. 일단 이건 9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일이야. 그때 지금 유치원이 아니라 다른 유치원에서 실무를 쌓고 있었어. 그런데 그 유치원에 영희(가명)이라는 애가 있었어. 그 영희는 조금 잘사는 집 외동딸로 말도 잘듣고 정말 착한 애였어 걔를 우리 엄마가 왜 기억하냐면, 영희 엄마가 당시에는 엄청 비싼 화장품을 선물로 줬었대. 그래서 나름 고맙기도 했고, 상상 이상의 선물이었으니까 임팩트가 크게 남지. 어쨌든 이 영희는 당시 엄마가 돌보고 있었는데 엄마가 맞벌이를 하면서 시골에서 친할머니가 올라왔어. 영희 엄마가 소풍이나 학부모 모임 때 못오니까 대신 영희네 할머니가 그런 대소사를 다 관여를 했어. 그런데 영희 할머니는 조금 이상한 사람이었어. 영희네 부모님은 다 좋고 친절하신 분이었거든? 영희한테도 '우리 딸, 우리 딸' 하면서 정말 끔찍히 아꼈고 그런데 그 할머니는 '이년', '저년' 할 정도로 자기 손녀딸에게 함부로 말했어. 애가 조금만 실수하면 대놓고 면박을 준적도 있고. 아무튼 이 정도 까지는 '그냥 애를 엄하게 키우나 보다'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인가? 엄마가 주말즈음에 일이 있어서 유치원 근처에 가게 되었는데 그 영희라는 애가 큰 도로 한 가운데에 서 있는거야. 훤한 대낮이었고, 워낙 예뻐하던 애라 바로 알아 볼 수 있었어. 진짜 옆에는 큰 차도 다니고 있던 상황이었고 우리 엄마는 질색을 해서 그 영희를 바로 인도로 데리고 왔어. 그런데 영희네 할머니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애가 발이 빨라서 어디갔나 했는데 여기에 있었네~'이러면서 그냥 바로 데리고 가버리는 거야. 근데 그게 목소리만 들어도 거짓말이라는게 티가 날 정도로 어색하고 암튼 어딘가 부자연스러웠지. 아무튼 그 할머니와 영희는 한동안 별일이 없었어. 그런데 일이 터진게 학부모 참관 현장학습이 있었어. 그날이 가을이었는데, 이번에도 영희는 할머니와 함께 왔지. 당시에 무슨 도토리인가 낙엽인가 흩어져서 줍는 그런 활동을 했는데 이게 아이랑 보호자랑 짝을 이뤄서 하는 것이었어. 당연히 영희랑 할머니랑 둘이 산 기슭으로 갔는데 현장학습 내내 영희랑 할머니 둘 다 보이지가 않았어. 심지어 점심 먹는 시간에도. 엄마를 비롯한 당시 교사들은 모두 걱정은 했지만 점심 먹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그냥 흩어져서 알아서 먹던 식이었기에 나서서 찾지는 않았어. 그런데 현장학습이 끝나서 집에갈 시간이 되어서도 영희와 할머니는 나타나지 않았어. 당연히 교사들은 걱정을 했고 엄마를 비롯한 몇몇 교사들은 결국 흩어져서 찾기로 했어. 그러다가 시간이 늦어지자 다른 아이들 때문이라도 어쩔수 없이 하교를 했다. 그런데 유치원 쪽으로 전화가 온거야. (당시에는 핸드폰이 흔하지 않았음) 영희 엄마인데, 영희가 올때가 됐는데 아직 안왔다는 거야. 그래서 당시 유치원 교사들은 고민하다가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어 진짜 최악의 경우 할머니와 영희가 실수로라도 조난당할 지도 몰랐을테니까. 그런데 영희 엄마는 그 사실을 말하자 깜짝 놀라는거야. 왜냐하면.......... 자기는 현장 학습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고 영희 할머니는 지금 집에 있다는거지. 엄마를 비롯한 유치원 교사들은 어처구니가 없었어. 일단 오늘 현장학습이었고 영희와 할머니는 분명 참가했거든. 목격자만 해도 엄청 많았고. 그런데 영희 엄마는 이 사실을 모르고 보호자인 할머니는 지금 집에 있다????? 그럼 영희는?????? 엄마는 두번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119와 경찰에 신고를 했어. 혹시 박초롱초롱빛나리 사건 알아? 딱 그쯤 일어난 사건인데 어린 아이가 납치당해 살해당한 사건이야. 그래서 당시 유치원 교사들은 아이가 사라지는 것에 엄청 민감했어. 아무튼 경찰이나 119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곧바로 수색에 들어갔어. 그리고 영희의 부모님과 유치원 교사들은 모두 경찰서로 갔어. 근데 진짜 가관인게, 그 할머니라는 작자는 경찰서에 들어가자마자 입을 딱 다물고 아무말도 안하는거야. 상식적으로 손녀가 실종됬는데 그럴리가 없잖아? 하다 못해 걱정이라도 해야 정상이잖아. 그런데 경찰이 아무리 추궁을 해도 아무말도 안하고 "몰라요, 난 아무것도 몰라요." 이 말만 반복을 하는 거야. 유치원교사들이 뭐라고 하니까 난 오늘 하루 종일 집 밖에 안나갔다는 거짓말까지 하더래. 영희 어머니는 정신줄 놓고 울고 영희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고함 지르면서 영희 어딨냐고 소리지르고... 그러다가 그날 새벽 쯔음에 산 반대쪽에서 영희가 구조되었어. 영희는 발견되었을 당시에 추위와 두려움에 지쳐서 반쯤 정신을 놓은 상태였고. 그런데 애가 진짜 똑똑한게, 어느정도 수습이 되자 '할머니가 여기로 데리고 왔다. 어디어디를 거쳐서 여기에 왔는데, 잠깐 어디 간다고 했는데 아직 안와서 한참 기다렸다.'라고 상황설명을 완벽하게 한 거야. 당시 그 할머니는 처음에 모른다고 했다가 산에 같이 갔는데 영희가 혼자 자신을 앞질러 가서 놓치는 바람에 그냥 집에 왔다고 하다가 영희는 교사들 책임인데 왜 자기가 책임져야 하냐고 횡설수설하다가 경찰이 아동유기는 범죄고, 할머니 감옥에 갈수 있다고 겁을 주니까 그때서야 본색을 보이더래. "저년이 죽어야 우리가 아들 손주 본단 말이오!!!!!" 그 할머니는 남아선호사상이 강했는데 어느날 점을 보러 갔는데 점쟁이가 '당신네 손녀가 아들 나오는 길을 막고 있다. 그 아이가 없어져야 아들이 태어난다'라는 말을 어디서 들은거야. 그래서 그 할머니는 아들 손주를 보고 싶은 욕심에 손녀딸을 죽이려고 했던거지 암튼 그런다고 해서 손녀를 칼로 찔러 죽이거나 그럴 순 없으니까 일부로 사고를 가장해서 죽이려고 했던거야. 저번에 우리 엄마가 영희가 도로 한 가운데에 서 있던 것을 본 것도 사실은 일부로 손녀를 차에 치여 죽이려고 했던거지. 그런데 우리 엄마가 발견한 덕에 영희는 무사할 수 있었고. 영희가 산에서 유기 되었던 날, 가을이라 밤에는 엄청 추웠거든? 이 미친 할머니는 손녀를 산에 버리고 가면 애가 밤새 추워서 얼어 죽을 줄 알았던거야. 그리고 입을 다물고 있었던 것도 일부로 시간을 끌어서 애가 발견 못되게 해서 죽게금 하려고 했던거지. 그런데 이걸 우리 엄마만 본게 아니었어. 다른 교사들도 뭔가 할머니가 영희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어. 그리고 그건 영희 부모도 마찬가지였지. 영희 아버지는 이야기가 여기까지 되자 어머니고 나발이고 눈이 뒤집혀서 그 할머니 뺨을 때리고 욕을 하면서 감옥에 어서 처넣으라고 난리를 쳤대. 그런데 그 미친 할매 웃긴게 ㅋㅋㅋㅋㅋㅋ 자기 아들이 뺨을 때리니까 노발대발하면서 어떻게 나는 널 위해서 그런건에 엄마 뺨을 때릴 수 있냐고 역으로 화를 내더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손녀 죽이는건 괜찮고 아들이 자기 뺨 때리면 안되는 건가. 그 뒤로 영희는 유치원을 그만 뒀고 어디 멀리 이사를 갔다는 소식만 들었대. 우리 엄마도 그즈음 해서 유치원을 그만두셨기 때문에 그 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나도 몰라. 내가 태어나기 이전이니까 이미 영희라는 애는 성인이 되고도 남았겠지. 그 미친 할머니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아직 모르겠고 하지만 인간적으로 최대한 고통 받다가 죽었으면 좋겠어 그럼 다음 이야기는 무서운 이야기라기 보다는... 조금은 알수 없는 이야기야 반응 좋으면 달릴게 4. 예정된 장례식 엄마네 유치원은 만 세살부터 일곱살까지 애들을 맡아. 그런데 애들은 연령대별로 노는 방식도 다 다른데 한 세살에서 네살 정도는 어른들이나 주위 환경을 모방하고 따라하는 그런 놀이를 주로 한대. 가령, 배에다가 뭘 잔뜩 넣고 임산부 놀이를 한다던가 다리 한쪽을 일부로 질질 끌고 다니면서 장애인 놀이를 한다던가 악의가 없고,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어른들이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거야. 그 나이 아이들은 노는 방식도 딱히 정해져 있지 않아서 누가 '우리 무슨무슨 놀이하자!'이러면 그냥 따라서 놀아. 방식도 없고 정해진 규칙도 없는 그런 놀이지만. 아무튼 놀이 시간에 애들끼리 어울려 노는데 그날따라 이상한 놀이를 하는 거야. 스펀지 블럭 알아?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블럭 모양 스펀지인데, 한 아이 (가명으로 음........진구라고 할게. 눈 앞에 도라에몽 볼펜이 보여서) 그러니까 진구가 누워 있고, 다른 아이들이 주위에 네모낳게 스펀지 블럭으로 담을 쌓는 거야 그리고 진구는 그 안에 꼼짝 하지 않고 누워 있는거지. 그 나이 애들은 낮잠을 반드시 재우기 때문에 각자 담요가 있었는데, 그 담요를 머리끝까지 쓰고 누워 있는 거야. 그리고 진구가 움직이려고 하면 다른 애들은 '야!! 움직이지마!!!' 이렇게 짜증을 내는 거야. 다른 애들은 장난감 꽃이나 장난감 소꿉놀이용 음식 같은 걸 들고 주위에 빙빙 돌면서 누워 있는 진구 근처를 장식하는거야. 그래서 엄마가 아이들한테 물어봤어. '애들아, 지금 뭐하고 놀아?'그러니까 애들이 말하길 '무덤놀이요!!!'라고 하는 거야 우리 엄마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존중하자는 입장이라 무슨 놀이를 하던 위험하지 않는 이상 그렇게 심하게 타박은 하지 않아. 그런데 무덤 놀이를 한다니까 갑자기 뭔가 꺼름직 하더래. 원래 그 나이 때 애들은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배운다지만 그게 하필 죽은 사람인 무덤이잖아. 무엇보다 진구라는 애가 평소에 조금 소심한 애라 혹시 이런걸 빌미로 다른 친구들이 괴롭히는건 아닐지 걱정을 조금 하셨어. 그 나이 때 애들은 놀이 중에 비교적 안좋은 배역을 힘이 약한 아이들에게 억지로 우겨서 떠맡기기도 하거든. 암튼 혹시나 그런게 아닐까 싶어 살짝 혼을 냈어. 그런데 다른 애들은 억울해 하면서 '이거 진구가 먼저 하자고 했어요!'라고 하는 거야. 엄마는 처음에 그 말을 믿지 않았어. 앞서 말했듯이 진구는 소심한 애였고, 놀이를 하면 끌려다니는 입장이니까. 그런데 걔가 나서서 놀자고 했잖아 그런데 진구가 나서서 다른 애들 편을 들고 그 말이 맞다고 답하는 거야. 엄마는 순간 할말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놔뒀어. 애들은 엄마가 뭐라고 하지 않으니까 그냥 그대로 무덤놀이를 했고.. 그런데 바로 그 주 주말에 진구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었어 진짜 그건 순수한 사고였어. 나도 자세한 것은 듣지 못했지만 건널목을 건너다가 차에 치었다던가.... 암튼 교통사고로 주말에 죽었다고 했어. 엄마는 그 소식을 듣고 엄청 충격을 받았어. 일단 우리 엄마가 워낙 애들을 좋아하고 아끼는 성격이었고 누구라도 어린 아이가 죽으면 충격을 받잖아. 그게 특히 아는 아이일 수록.....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문뜩 예전에 다른 아이들이 하고 놀던 무덤 놀이가 기억이 난거야.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엄마는 뭔가 걸리는게 있어서 다른 아이들을 붙잡고 물었어 '애들아, 너희는 이제 무덤 놀이 안해?' 그러니까 다른 애들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진구가 없어서 이제는 못해요' 그러는 거야. 그래서 우리 엄마는 조금 이상해서 '그러면 다른 친구가 무덤 역활을 하면 되잖아?'라고 물었어. (나쁜 의미 ㄴㄴ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것) 그러니까 그 애들은 하나 같이 '진구가 없어서 못해요. 진구가 없는데 어떻게 해요?'라고 말하는 거야. 그게 과연 놀이를 주선한 진구가 없어서 못하다는 건지, 아니면 비교적 재미 없는 역활인 무덤 역활을 맡을 아이가 없어서 그런 건지 엄마로서는 알수가 없었어. 3살,4살 정도 애들이라 조금 심화적인 대화를 못했거든. 무엇보다 아직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 일 수 있는 나이가 아닌지라 다른 아이들은 진구가 어디 멀리 갔다고만 알고 있거든. 일단 그 아이들은 지금 전부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어. 엄마는 뭔가 꺼림직했지만 더 캐묻지는 않았어. 그 뒤로 유치원에서는 무덤 놀이를 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지금까지 유치원 원생 중에서 사고를 당해 죽은 아이는 아무도 없어. 물론 전부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조금 꺼림직한 일인건 사실이지. 참고로 말하는 거지만 연령대별로 아이들이 조금씩 다른데 3~4살 아이들은 뭔가, 정말 다른 세계에 있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대. 3~4살 아이들에게 얽힌 이야기는 또 있어. 반응 좋으면 들고 올게 5. 파란 얼굴 아저씨 이건 조금 근래에 있었던 이야기야. 엄마가 직접 내게 상담을 했던 일이기도 하고. 일단 이건 무서운 이야기일지....아니면 단순히 우리 둘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어. 사건의 발단은 미술 시간. 그냥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는데 3살~ 4살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더라도 엄청나게 추상적인 그림을 그려. 진짜 무슨 자동차라고 해놓고 커다란 덩어리에 바퀴만 붙여놓는다던가... 엄마는 애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던 무조건 잘그린다고 칭찬해준다 그런데 어떤 애....음....민수라고 할게. 마땅한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 민수가 그림을 그리는데 주위에 꽃밭을 그리고 그 가운데에 새파란 머리를 그리는 거야. 눈 귀 코 입 다 있고 머리카락까지 있는데 몸은 안 그리고 얼굴은 파란 색이었어. 솔직히 뭘 그린건지 난감하잖아. 그래서 엄마는 고민하다가 '민수야~ 이게 뭐야?'라고 물었어. 그런데 민수는 또박또박 '아저씨'라고 말한 거야. 엄마는 '아저씨? 민수가 아는 아저씨야?' '모르는 아저씨에요.' '그런데 이 아저씨는 어디서 봤어?' 그러자 민수는 그냥 손가락으로 운동장을 가르키면서 '저기서!!'라고 말하는 거야. 일단 애들은 상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상상한 것을 진짜 봤다고 믿는 경우도 많고. 아무튼 운동장 (그냥 유치원 앞마당 수준이지만) 거기서 파란 얼굴 아저씨를 상상하다가 그걸 그린건가...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어. 그런데 얼마 동안인가... 다른 아이들도 파란 얼굴 아저씨를 그리고 있는게 보였어. 이게 뭐냐고 물으면 아이들 모두 '아저씨!'라고만 말해. 그 아저씨가 어디사는지, 어디에서 봤는지, 누구인지는 모르고 그냥 아저씨가 있는데 그걸 봤다고만 해. 물론 장소는 각자 달라 누구는 무슨 시장 갔다 봤고, 누구는 화장실에서 봤고.... 일단 아이들마다 파란 얼굴 아저씨를 그리는 모습은 조금씩 다른데 공통점을 꼽자면 1. 이 아저씨의 표정은 대부분 화가 나고 찡그린 얼굴. 메롱을 한 얼굴도 있다. 2. 얼굴은 새파랗다. 3. 몸이 없다. 머리만 둥둥 떠 있는 식. 4. 그냥 아이들 모두 아저씨라고 말할 뿐 5. 머리카락을 그린 사람도 있고, 안그린 사람도 있는데 남자인데도 머리카락이 길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 아줌마가 아니라 아저씨라고 말한다. 6. 각자 본 장소가 다르다 정도였어 이쯤되면 솔직히 소름 돋잖아? 엄마는 그래서 처음에 무슨 아동성애자가 몰래 우리 유치원을 염탐하고 있나.. 그 생각까지했어. 그래가지고 일부로 교사들과 아이들이 노는 시간에 조를 짜서 감시까지 했어. 그런데 그 시간 대에 유치원에 오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심지어 비가 와서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는 날에도 파란 얼굴 아저씨를 봤다는 애들까지 있었어. 그런데 재밌는건 6살 이상의 아이들은 파란 얼굴 아저씨를 본 적도 없고 그걸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한거야. 딱 3~4살 아이들만 파란 얼굴 아저씨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 그래서 엄마는 내게 직접 묻기까지 했어. 뭐냐면 혹시 그 파란 얼굴 아저씨가 무슨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인데 애들이 캐릭터를 잘 못그려서 그냥 추상적으로 그리다보니 그렇게 된거 아닐까.. 그래서 내게 그림을 보여주면서 혹시 이런 캐릭터가 있느냐고 묻기까지 했다. 난 당연히 몰랐고. 혹시 괴담 레스토랑이라는 만화 아는 사람? 한창 그때 투니버스에서 했는데 나는 거기서 파란 얼굴 아저씨라는 캐릭터가 있었고, 그걸 애들이 보고 배껴 그린건 아닐까 추리만 했었어. 좀 허망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는데..... 그러다가 한 달 뒤가 지나자 아이들 그림 속에서 파란 얼굴 아저씨는 사라졌어.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들은 파란 얼굴 아저씨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고 무슨 유행처럼 파란 얼굴 아저씨 그림은 사라진 뒤에 다시 그린 애들은 없었어. 지금 돌이켜보면 뭔가 섬찟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엄마는 몇가지 추리를 하셨는데, 1. 어떤 애가 파란 얼굴 아저씨를 상상하다가 그걸 그림으로 그림 2. 애들이 그걸 보고 따라 그리거나 이야기에 동참함 3. 어느새 그건 놀이가 되어 아이들은 마치 파란 얼굴 아저씨가 있다는 식의 상상을 하고 현실을 구분 못하게 됨 정도가 아닐지.... 물론 이건 아이들만이 아는 일이니까 더 캐물을 순 없지만.... 아무튼 그림에 관련된 이야기는 또 있어 이건 종교나 사후세계에 관련된 이야기라 조금 민감하겠지만... 엄마가 겪은 이야기는 아니고 정확히 말하자면 엄마가 아는 유아교육과 교수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일단 여기 보는 사람들에게 물을게 혹시 신이나 전생 환생을 믿어? 6. 천사를 본 아이 이건 우리 엄마와 친한 아동상담가 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야. 종교적인 이야기가 다수 섞여 있을지 모르니까 불쾌한 사람은 조금 이해해줘 그 선생님은 지금 자폐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실을 운영중인데 자폐아 중에는 교정만 잘하면 일반인과 아무 문제 없이 살수 있는 가벼운 증상을 가진 아이들도 있어. 그런 경우를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경증 자폐라고 하는데 (미안 전문가가 아니라서 대강 이렇게만 들었어) 아무튼 그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하는 분이야. 그 선생님은 미술교실 같은 것을 운영중이신데 음......그 중에......동수라는 아이가 있었어. (미안 가명이 딱히 생각 안나네.) 동수는 말이 느리고, 그림을 그려도 제대로 된 그림을 안그리고 그냥 진짜 손이 가는대로 형체만 대강 그리는 그런 애였어. 옆에서 아무리 말을 걸어도 대답을 안하고 진짜 자기가 하는 일에 열중하는 다소 자폐가 있는 애였지. 그런데 그 애가 그림을 그렸는데 뭔가 하얗고 노란 것이 팔을 번쩍 들고 있는 그림이었어. 그래서 사람인가? 봤는데 다리가 없고 좀 많이 엉성한 노란색 덩어리? 그쯤 생각하면 될거야. 그래서 이 선생님이 이게 뭔지 궁금해서 슬쩍 '동수야, 이게 뭐야?'라고 물었어 그런데 평소에는 아무 말 하지 않더 애가 진짜 또박또박 발음으로 '나'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그 선생님은 '이게 동수야? 그런데 왜 발이 없어?' '원래 없어.' '왜 없어?' '천사니까.' 라고 완전 명확한 발음으로 대답했더래 일단 여기서 선생님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았어. 애들이 스스로를 공룡이나 초능력자에 투영하는 경우가 많거든. 그리고 천사 같은 경우에는 부모님이 교회나 성당을 다닐 경우에는 어디선가 듣고서 멋대로 상상하고 그린 적도 있으니까. 그런데 선생님은 일단 자폐 증상이 있던 동수가 자신이랑 대화를 시작하니까 상태가 호전된 줄 알고 계속 대화를 시도했어. '동수가 천사야? 왜?' '지금은 아니야.' '왜 아니야?' '(바닥을 탁탁 치면서) 여기 있으니까.' '여기 선생님이랑 있으니까 동수는 천사 아니야?' (애들은 어른이 있으면 의식해서 제대로 상상의 존재를 투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음) '(고개 도리도리)' '그럼 여기에 있기 전에 천사였어?' '(고개 끄덕끄덕)' 선생님은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자신도 모르게 진지하게 이렇게 물었어. '그럼 여기에 왜 왔어?' 그런데 동수는 그렇게 묻자 마자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거야. 진짜 아무 이유 없이. 서럽게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는 거야. 그런데 그 선생님은......음........ 교회를 다니시고 신이나 그런 걸 믿는 분이셨어.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는 동수에게 이렇게 물었어. '그럼 누가 여기 가라고 했어?' 그러자 동수는 그 자리에서 발작을 일으키고 미친듯이 우는거야. 선생님은 당황했어. 왜그러냐면, 동수는 당연히 엄마가 오라고 해서 왔다고 할 줄 알았으니까. 선생님의 상담을 주선한 것도 동수 엄마고 그날 아침 동수를 데리고 온 것도 동수 엄마야. 그런데 여기에 가라고 그랬다고 그렇게 펑펑 울리가 없잖아.... 아무튼 동수는 어떻게 진정이 되고.... 선생님은 조금 충격을 받아서 일부로 동수에게 그 이야기는 안꺼냈어. 대신 동수네 부모님에게 슬쩍 물어봤어. "별건 아니고 혹시 성당이나 교회 다니시냐고...." 그런데 동수 엄마는 종교를 딱히 안믿는, 집안 자체가 무교인 집안이었어. 성당이나 교회는 동수가 태어난 이후로 근처에 가본 적도 없고 주위에 천사 이야기를 해줄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는거지. 아무튼 동수는 이후 상담을 통해 많이 호전이 되었어. 학교 들어갈 즈음에는 일반 아이들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성장했고. 그런데 상담을 그만두기 얼마전에 그 선생님은 용기를 내서 한번더 동수에게 천사 이야기를 꺼냈어. 하지만 동수는 아예 그 질문 자체를 이해 못할 뿐더러 "천사요???? 그게 왜요????" 대강 이런 반응이었다고 하더균.... 일단 선생님도 이걸 주위 사람에게 그렇게 떠벌리지는 않았어. 다만 우리 엄마랑 같은 교회를 다니시고 같이 아이들을 돌보는 직업인만큼 나름 신기해서 이야기를 해준거야. 혹시 종교적으로 조금 혐오감 있는 사람들은 찜찜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네... 음....그럼 이번에는 진짜 사건 이야기를 할까 해.... 조금 성적으로 민감한 이야기인데.... 여기서 포경수술 이야기해도 되나? 괴담까지는 아니고 조금 사건사고라서 7. 집단 포경수술 사건 이건 조금 괴담이나 사고나 사건 같은 건 아니야. 하지만 개인적으로 엄마를 비롯한 유치원 선생님들을 멘붕시켰던 일이여서 나름 기억이 남아서 푼다. 먼저 나는 의사도 아니고 우리 엄마도 의사는 아니야. 그래서 포경수술이라는 것 자체가 옳다 그르다 이런 말은 못하겠어. 이건 그냥 사건의 일부 정도로 들어줬으면 좋겠어. 암튼 이건 90년대 후반에 있었던 일인데, 지금은 어쩔지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남자아이는 포경수술이 필수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포경수술 시키는 아이들도 많았어. 당시 인식은 '포경수술 할거면 일찍 시키자' 이런 것이었고 간호가다가 진짜 어린 애들이 겨울이 되면 포경수술을 하고 온적이 자주 있었다. 일단 이 사건의 주체는 가돌(가칭) 이라는 남자애 엄마였다. 당시 엄마 유치원의 겨울방학은 그렇게 길지 않았어. 유치원 자체가 맞벌이 엄마 대신 애들을 봐주는 곳이었기에 멋대로 방학을 길게 잡으면 맞벌이 엄마들이 아이들을 돌볼수가 없어서 형식적으로 일주일 정도하고 마는게 보통이었어. 가돌이 엄마는....조금 극성적인 성격이었다. 뭔가 애한테 좋다고 하면 무조건 시켜보고 애를 커스터마이징 하는 걸 즐기는 것 같은 조금 허영심이 많은 아줌마였어. 가돌이 엄마는 겨울을 맞아서 '남자애 포경수술은 일찍 시키는게 좋다'라는 소리를 듣고서 방학에 시작하기 앞서 가돌이 고래를 잡게 했다. 그리고 바로 우리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지금 가돌이가 포경수술을 했고 그때문에 방학이 끝난 후에도 조심했으면 좋겠다....' 뭐 이런 내용이었어. 엄마는 그냥 '알겠습니다.' 라고 답했고. 그런데 문제가 이 가돌이 아줌마가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또래 학부모한테 전화를해서 자랑을 한 거야. "우리 아들은 포경수술 시켜줬는데 너희들은 안해?" 이 아줌마들이 이 한마디에 아들을 데리고 비뇨기과에 데리고 갔고 방학이 끝날 즈음에는 무려 4명 정도가 포경수술을 한 상태였어. 그 의사라는 작자도 조금 멍청한게 '포경수술은 1주일 후면 낫는다'이렇게 말을 한 거야. 상식적으로 상처라는게 1주일만에 아물지가 않잖아. 그런데 엄마들은 짧은 겨울방학을 맞춰서 포경수술을 시켰고 개학을 한 이후에도 당연히 수술 상처는 아물지 않은 상태였어. 엄마는 난감했지만 일단 아픈 애들을 따로 격리하고, 바깥놀이나 운동 같은 것을 못하게 한 다음에 최대한 애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배려를 해줬어. 그런데 그게 문제로 번질지는 상상도 못했다. 문제는 이 가돌이 아줌마였다. 이 아줌마는 일대에서 조금 오지랖이 넓고 목소리가 컸는데 '자기 아들은 포경수술을 시켜줬다. 원래 일찍 할수록 좋은 거다. 그런데 너희 아들은 안했네? 그거 너희 아들에게 문제 생기면 어떻게 할래? 내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 원장도 이걸 인정하고 포경수술 한 애들은 따로 배려를 해준다~' 이렇게 선동을 하고 다닌거야. 진짜 한국 아줌마들 무섭다고 느낀게..... 이 말에 방학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애들 손을 잡고 포경수술을 시키기 시작했다. 어차피 유치원에서는 알아서 배려를 해주니까 아픈건 일주일이면 그만이라고 하니까 다들 포경수술을 시킨거야. 그렇게 고작 한달 즈음에 포경수술 환자가 9명으로 늘었어. 엄마도 당황한게 자기는 그냥 아픈 애들이 한두명 정도인줄 알고 배려를 한건데, 이게 어느 순간 '포경수술만 시키면 유치원에서 알아서 해준다'이런 이야기가 돈 거야. 아픈 남자애가 무려 9명..... 이제 반을 아예 따로 나눠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어 그런다고 차마 엄마가 학부모들한테 포경수술 시키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 일단 아픈 남자애들은 따로 두고 바깥놀이나 운동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어. 그런데 남자애들 학부모가 그걸 가지고 항의를 한 거야. 왜 같은 원비를 냈는데 우리 애는 그런걸 안해주냐..... 어차피 듣기로는 1주일이면 괜찮다고 하는데 무슨 심보냐.... 엄마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리 엄마는 진짜 애들을 오래 봐온 분이다. 그래서 애들이 진짜 엄살을 부리는지, 아픈지 척하면 척인데 학부모들 중에는 애들이 찡얼거리면 무조건 '엄살'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 그리고 남자애 부모들은 특히 '남자애는 강하게 키워야 한다'라면서 그걸 일부로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생각해봐. 맨날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남자 아이들. 수술 때문에 오줌도 제대로 못싸서 유치원에는 맨날 지린내가 나고 따로 격리하자니 소외감 느낀다고 학부모들은 하고 그런다고 바깥활동을 하지 않자니, 여자 아이들이나 수술을 하지 않는 남자애들은 무슨 죄야. 그리고 어떤 남자애들은 옷이 상처부위에 닿으면 아프니까 아예 대놓고 바지나 팬티를 벗고 다니는애들도 있었다. 그러다가 2차 감염이라도 나면 큰일인데 어린 아이다보니까 그런 관념도 없고.... 엄마는 그 때를 악몽의 한달로 기억한다. 암튼 시간이 지나면서 일단락 됐는데, 우리 엄마는 그 이후로 일종의 방침을 세웠다. 만약 아이가 무슨 이유로든 수술을 하면 한달동안 등원을 하지 않기로. 만약 원비를 받았다면, 아예 그냥 환불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이건 초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야. 그래도 나는 누구 한마디에 자신의 아이를 이렇게 멋대로 움직이는 엄마들 자체가 가장 무서운 존재라고 본다. 엄마도 그랬다. 만약 누군가가 아이에게 좋다~ 라고 말하면 앞뒤 따지지도 않고 아마 그 엄마는 애들 팔다리도 자를 사람이라고 말이야. 암튼 사건 이야기는 끝이고 이번에는 막장 학부모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이번에는 조금 섬뜩하고 잔인한 묘사가 있어. 8. 미신에 미친 학부모들 이건 미신이나 민간신앙에 대한 이야기야. 너무 자잘한 이야기가 많아서 한꺼번에 푸는게 좋겠다. 교회 이야기도 했지만 우리 엄마는 기독교인이고 미신이나 그런건 굉장히 싫어한다. 그런데 그건 단순히 종교 때문이 아니라 미신 때문에 애들한테 어처구니 없는 짓을 저지르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이야 자잘한건 각설하고.... 이것도 90년대 후반에 있었던 일인데 유치원에 나나(가칭) 라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나나는 조금 키가 작고 깡마른 아이였어. 그런데 그 나나가 주말 끝나고 월요일에 등원했는데 왼손에 붕대를 둘둘 감고 있었다. 나나네 학부모는 '나나가 주말에 뭘 하다가 손을 다쳤다'라고만 말했다. 처음에는 엄마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유치원이 끝날 즈음에 나나가 집에 가고 싶지 않다고 펑펑 울면서 매달린 거야. 그런데 그 이유라는게.... '엄마가 다음주에도 이상한 옷을 입은 아줌마한테 데리고 간대요. 그런데 그 아줌마가 칼을 들고(오른손을 가리키면서) 이렇게 그었어요.. 집에 안갈래요 무서워요.' 엄마는 그걸 듣고 순간 식겁했어. 때리는 건 당시에 훈육이라고 넘어갈 수 있다는데 칼을 들고 아이를 찌르는 것은 엄연한 학대잖아. 혹시 나나네 부모님이 좀 이상해서 아이를 죽이려고 할 수도 있으니까 엄마는 한번 사건에 휘말리는 것을 각오하고 나나네 부모님에게 연락을 했다. 여차하면 경찰을 부를 생각까지 했어. 그리고 정색을 하고 나나네 부모님께 이런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건 엄연한 학대다. 교육자로서 이런말을 들었는데 도저히 그냥 웃으면서 넘기지를 못하겠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쭈욱 했어. 그런데 그 나나네 부모라는 작자가 하는 말이 가관인데, 나나가 허약해서 어느 용한 무당한테 데리고 갔는데 나나가 20살을 못남긴다고 하더라. 그래서 방법을 물어보니까 한 300만원을 주면 무당이 신굿을 하다가 칼로 아이의 손에 있는 손금중에 생명선을 쭉 찢어서 길게 만들면 그만큼 나나의 수명이 길어진다고 해서.. 나나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이 무당이 장사를 할 줄 아는게 '일단 왼손에도 그었으니 오른손에도 그어야 하는데 그러면 또 날짜를 받아야 한다. 또 신굿을 해야 하니 얼마얼마를 준비해서 언제언제하자....' 이런 말까지 했다는 거야. 우리 엄마는 그때 진심으로 학부모를 떠나서 빡쳤고 '그게 말이 되냐, 그러면 말기 암환자 손에 칼질 하면 그 사람 살아나냐, 당신들이 무당 말 믿고 그런 짓 하는거 애가 크면 뭐라고 하겠냐' 등등 한시간 넘게 전화로 싸웠어. 하지만 그 부모는 말은 똑같았다. 혹시 모르지 않느냐. 나나를 위해서는 그 정도 할 수 있다. 마치 자신들이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거룩한 부모인양 말하더래. 그러다가 일단 시간이 되니까 어쨌든 나나를 귀가 시켰다. 엄마는 도저히 참고 볼 수가 없어서 만약 다음에도 이러면 일단 경찰부터 부르겠다고 엄포를 놨다. 경찰이 부르면 무당도 나와서 조사 받을테니까 그럼 세상 사람들이 당신들이 한 짓 다 알거다. 나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고 하나도 안 무섭다. 해볼테면 해보자....이런 식으로 나나네 부모님한테 한소리를 했다. 그때서야 본인들도 자신들이 한 짓이 조금 심했나....? 생각했는지 아니면 원래 귀가 얇은 사람이었는지 꼬리를 내렸고 다행이 나나는 그뒤에 아무탈 없이 유치원을 졸업했어. 우리 엄마는 정말 애들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방송 같은 대서 소년소녀가장 방송하면 맨날 울면서 지원하고 봉사활동 같은 것도 자주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그런 미신 때문에 고통 받는거 정말 싫어해. 사실 이것도 몇가지 일 때문에 일이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우리 엄마가 겪은 이야기는 아니고, 80년대 후반에 유치원 교사들 사이에서 퍼졌던 이야기 몇가지가 있다. 좀 옛날 이야기인데 유명한 이야기라 들었던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어. 애가 명 짧다고 어느 법사가 어린애 몸에 문신으로 부적 남긴 사건. 그런데 그 부적을 새길때 생긴 상처로 폐혈증에 걸려 쇼크사한 이야기인데 알고 보니까 그 법사는 전과가 있는 이었고 문신도 야매였다. 애가 출세한다는 긴 부적을 무당한테 받아서 (한 50cm) 잘라서 애한테 억지로 먹이다가 장협착증인가? 암튼 그것때문에 애가 돌연사 한 사건.... 믿기 힘들겠지만 80년대에서 90년대까지는 미신 때문에 미친 짓을 저지르는 부모들이 많았다. 암튼 우리 엄마가 경계하는 것은 단순히 미신은 아니다. 물론 미신은 믿고 안믿고 자유고 부적을 어디에 붙이든 상관은 없는데 학대나 다름 없는 짓을 애한테 강요하면서 다 아이들을 위한 거라고 자위하는 짓을 엄마가 굉장히 싫어한다. 그게 사실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은 아이들을 위해 이정도까지 할 수 있는 대단한 부모다~ 라고 스스로 자기최면 걸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대.
[퍼오는 귀신썰] 북망산 가는 길 -3-
연휴도 이제 슬슬 끝이 보이네 짧은 듯 긴 듯 사실 최대로 얻을 수 있는 5일 연휴도 사실은 항상 짧은 기분이잖아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항상 더 쉬고싶고 ㅋㅋㅋ 그래도 하루 남은 연휴 맘 편하게 즐기도록 하자아 맘 편한 연휴에는 귀신썰이 최고고... 오늘 북망산 가는 길 마지막 편 같이 볼까? 시작! _______________ 6. “몸은 좀 괜찮냐? 도대체 얼마나 안 좋길래?” 형이 떠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간, 종범이가 나를 찾아왔다. 괜찮다는 나를 불러내 동네 죽 전문점에 마주 앉았다. ‘남자 둘이 죽 집이라니’ 뜨거운 죽을 앞에 두고 피식 웃었다. “응 몸은 뭐, 며칠 전보다는 많이 나아 졌네.” 몸이 조금 나아지긴 했다. 의식은 여전히 현실과 꿈속 나선형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지만. “형은 잘 보냈지?” “응, 뭐, 잘 갔다. 양평 아버지 모신 가족공원에 같이 모셔놨지.” 우리는 죽을 먹으며 형과 있었던 일화와 어렸던 과거를 추억하며 낄낄 웃었다. “그런데, 음.......” 죽을 후후 불며, 낄낄 거리던 녀석이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너 별일 없냐?” 녀석이 생뚱맞게 물었다. “아픈 게 별일 이지. 더 이상 무슨 일이라도 있어야 돼.” 나는 여전히 농담으로 답을 받았다. “그건 그런데, 이상하게 어제, 그제 꿈속에 형이 계속 나온다. 형이 나와서 계속 너한테 가보라네. 다른 걸 물어보면 말도 안 해. 그 말만 하고 사라 지길래. 나는 너도 아프다더니 정말 심각하게 아픈 건가 해서.” “뭐, 많이 안 좋긴 한데, 몸살인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지나면 나을 것 같기도 하고...그렇긴 한데.” 나는 말을 끌었다. “그런데 뭐?” “그게 이런 말 하면 믿기지 않겠지만 나 요즘 계속 여자 귀신한테 시달린다.” 말을 마치자 녀석이 푸하하 박장대소를 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진짜 뜬금없는 소리긴 하네. 그래 이쁘냐?” 녀석은 연신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어이없다는 녀석 반응을 보자, 괜한 소리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와 심드렁하게 답을 받았다. “아니 뭐, 이쁜건 모르겠는데. 눈이 새빨개” 갑자기 녀석의 움직임이 멈췄다. 심드렁하게 말을 받으며 죽을 푸던 내 눈이 녀석에게 향했다. 녀석은 멍한 표정으로 입을 벌린 채 나를 바라봤다. “그...그 귀신한테 시달린 게 언제 부턴데?” 숟가락을 들고 있는 녀석의 손이 덜덜 떨렸다. 무언가 있긴 있구나. 갑자기 죽집 내부 공기가 싸아 하게 침잔 했다. 7. 영범 형은 몇 해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적이 있다. 그때 녀석은 형이 ‘잠수’를 탔다고 했다.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빚쟁이들이 형을 쫓을 때였다. 종범이도 형이 얽어놓은 어마어마 빚보증으로 날마다 한숨지었다. 물론, 나에게도 적지 않은 금전적 신세를 지고 있던 형이 서울에서 사라져 버렸다. 녀석은 술집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우리는 죽집을 나와 옆 치킨 집으로 옮겨 치킨과 소주를 마주 했다. “사실 그때 이미 형수는 다른 남자하고 바람나 있었거든, 형수가 돈 벌겠다고 식당에 일을 나갔는데 거기 오는 손님하고 눈이 맞았나봐. 형은 그냥 웃더라. 남자가 능력이 없어지면 할 말 있겠냐고. 형수가 이혼하자고 길길이 뛰어서, 사실 그때 형이 이혼도장 찍어 줬어. 조건을 하나 건게 어머니께는 절대 말씀 안드리는거 하고, 애들 다 성인이 될 때까지 말 안하는 거 하고. 뭐 그렇게 말을 했다나봐. 그러고 나서도 형수한테 생활비는 꼬박 꼬박 보내 줬다더라.” 쪼르르 하고, 녀석은 치킨이 나오기도 전에 잔에 술을 채웠다. 형은 목포로 향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이어서, 빚쟁이가 쫒아 오지 못할 것 같아서, 혹은, 조용히 삶을 마감하기 좋을 것 같아서. 여러 가지 이유를 추측할 수 있지만, 아마도 마지막 이유가 크지 않았을까? 친형제 같지 않겠지만, 나도 종범 형을 잘 안다. 겉으로 강한 척 해도, 여리고 여린 그 속내에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말았으니, 그 죄책감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삶을 정리하기 위한 여정에서 형은 한 여자를 만났다. 거친 선원들을 상대로 웃음과 술을 팔며 삶에 대한 미련을 소모 시키던 여자와 형은, 막다른 길에 들어선 동지로서 연정을 느꼇고, 그 연정은 다시 삶에 대한 강렬한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형은 언젠가 녀석에게 목포에서 그녀와 같이 했던 이년의 세월이 자기 삶에 있어 오월의 햇살 같은 날들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재기를 꿈꾸며 서울로 상경한 그들은 어머니께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혼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던 어머니는 정식으로 인사드리기 위해 횡성 시골을 찾아 들어간 형과 여자에게 악다구니를 퍼부으셨다. 형이 인사를 가기 며칠 전 종범이가 열심히 사전 작업을 했지만, 어머니에게 이혼이란 하나님 가르침에 정면으로 위배된 배척행위였다. 새 여자와 어머니를 마주한 형은, 진짜 마누라 데려 오라는 호통만 듣고 말았다. 나는 어머님을 이해한다. 어머님은 평생 하나님 테두리 안에 들어 사는 걸 최고의 기치로 여기셨다. 내가 종범이와 단짝 친구가 된 후 내 종교가 기독교가 아니라는 걸 아신 후 어마어마하게 전도를 하셨을 정도니까. 그건, 어머니가 지닌 행복한 삶의 가치기준 이다. 나는 형을 이해한다. 그 여자도 이해한다. 종범이 녀석이 내게 그런 말 일언반구하지 않았던, 아니 못했던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각자 행복에 대한 가치 기준들이 부딪히자. 여자는 목을 맸다. 횡성, 어머니 집 뒷산 나무에서. 왜 하필 그곳에서 목을 매었는지 알수 없지만, 여자는 나름의 방식으로 어머니에 대한 항거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거기 까지 이야기를 듣자 머릿속이 띵 하고 울렸다. “야, 잠깐만 우리 집에 올라가자.” 소주를 연거푸 입에 붓고 있는 녀석을 끌고 아파트로 올라갔다. 내가 횡성에 들렀을 때, 어머니는 감자와 여러 채소들을 박스에 담아 주셨다. 그리고 떠날 때쯤 모자란 것 같다며 이것저것 더 챙기신 후 커다란 보자기에 싸매 주셨는데, 한눈에 봐도 그 보자기는 너무 고급스러웠다. 그동안 본가에 들르지 못했던 감자와 야채는 고스란히 우립 집에 놔둔 상태였고, 어머니가 보자기로 싸주셨던 그 스카프 또한 여전히 우리 집에 있었다. “엇, 이거” 녀석은 스카프 주인을 바로 알아봤다. 8. 여자의 천도제를 지내는 날 종범이 녀석이 함께 했다. 모친과 자주 만나던, 모친만 보면 시주 좀 해달라고 징징거려 모친에게 가까이 하지 말라고 말했었던 땡중은 제법 법력 높은 천도제를 진행했다. 어쩐 일인지 천도제를 지내며 내 등을 펑펑 계속 때려 댔는데, ‘이 땡중이 내가 뒤에서 욕한걸 알고 사심을 담아 때리는 거 아냐?’ 생각이 들게 했다. 종범이는 나중에 자기도 때리러 올까봐 겁이 났다고 한다. 은혜도 모르는 놈. 내가 누구 때문에 맞고 있는데. “천도제가 저렇게 하는 거구나. 처음 봤네.” 천도제가 끝난 후 청량리 역 앞을 걸으며 녀석이 말했다. “그러게, 그런데 형이 그래서 그랬나? 죽는 날 아침 10시에 나한테 카톡을 보냈더라. 미안하다고.” “어? 무슨 소리야. 형 가기 전날 밤 9시부터 혼수상태 였는데. 네가 뭘 잘못안 거겠지.” 녀석이 생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엇?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 내가 뭘 착각 했나보다.” 말했다. 말이 끊겨 그저 조용히, 인적 많은 청량리 번화가를 걷고 있는데, 녀석이 갑자기 걸음을 멈춰 섰다. 왜 그래? 하는 심정으로 녀석을 쳐다보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고 있었다. 소리죽여 가만가만 울다가, 흑흑거리며 제법 크게. 나는, 울고 있는 녀석을 두고 멀찍이 도망갔다. 아, 쪽팔려. 9. 그날 밤 영범 형이 꿈에 나왔다. 어쩐 일인지 그날은 이 상황이 꿈이라 는게 확실히 느껴졌다. 집 앞을 걷고 있는데 아파트 앞 편의점 파라솔 의자에 형이 앉아 웃고 있었다. 한손에 담배와 파라솔 테이블에 커피까지. “어디 가냐?” 아무렇지 않다는 듯, 형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형, 형 때문에 내 진짜.” ‘죽어서 까지’ 라고 말을 하려다 멈췄다. “야, 뭐 다 그런 거지. 우리가 남이냐?” 형의 말에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한테는” 말을 끊고 사람 좋은 웃음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냥, 고맙다. 그 커피 마셔라. 너 주려고 사논 거야” “어, 고마워요 형.” 나는 캔 커피를 손에 쥐었다. 꿈인데 따스한 캔 커피 온기가 느껴졌다. “그런데, 좀 어때요 거기는? 이제 천국 지옥 이런데 막 심판 받아서 가나? 형은 어머니 말씀 안 듣고 맨날 교회 땡땡이 쳐서 천국 가기도 힘들 텐데.” 나는 킥킥대며 농을 했다. 내 말에 형은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내가............여태까지 지옥에 있다 이제야 나왔잖니” 억, 나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 이었다. “그런데..” 형은 말을 이었다. “천국이었을 지도 모르지.” 라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갈게. 늦기 전에 가야지.” 형이 편의점 옆 골목길로 걸어갔다. 그러자 골목 안에서 흰 원피스를 입고 낯익은 여자가 형을 향해 걸어 나와 형 팔짱을 꼇다. 어쩐 일인지 이제 나는 그녀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얼결에 고개를 꾸벅 숙이자, 여자도 쑥스러운 웃음으로 내게 꾸벅, 목례를 했다. 여자 눈이 빨갰다. “아참, 영범 형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우리 어머니한테 한번 들러라 뭔가 말씀 하실 거다.” 10. 비가 와서 횡성 시골길이 가는 내내 질척거렸다. “야야, 주말에 가면 되지 뭘 그렇게 빨리 가자고 닦달이냐.” 종범이 녀석은 제 어머니에게 가는 길 내내 조수석에 앉아 투덜거렸다. “얌마, 내가 지금 우리 어머니한테 가냐? 너희 어머니한테 가지. 그리고 형가신지 얼마나 됐다고, 아무리 어머니가 괜찮다고 하셔도 마음이 어떠실지 모르는데 너 그러는 거 아니다.” 불퉁거리며 쏘아 붙이자 녀석이 잠잠해 졌다. 하지만, 안다. 녀석이 미안한 마음에 불퉁거린 다는 걸. 오래된 우정은, 사람의 마음으로 이해하기 힘든 어떤 미지의 영역으로 맞닿는다. 그러다 처음 여자 영가와 마주쳤던 곳을 지나며 내가 말했다. “여기다. 내가 처음 여자귀신하고 마주친 데가” “아!” 녀석이 말했다. “여기, 이길, 그 여자 분이 참 좋아 했던 길인데. 자기 어릴 때 자랐던 이모 집 옆 개울하고 닮았다고.” 어머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으며 우리를 맞아 주셨다. “주말에 천천히 오지 비도 오는데 뭐 하러 왔어.” 말씀 하시는 어머니 얼굴에 생기가 사라져 있었다. 저녁을 차려 주셨고, 형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 고마웠던 얘기들, 잡다한 이야기를 모자가 나누는 내내 나는 조용히 옆에 앉아 듣고만 있었다. 비가 오면 마당 하수구가 자꾸 막힌다는 말씀에 친구 녀석이 우비를 꺼내 입었다. “넌 앉아 있어라, 내가 후딱 보고 올게.” 녀석이 나가자 어머니는 내게 커피를 타 주셨다. “그래 부모님은 별고 없으시지.” 미소를 가득 담으신 채 말씀 하셨다. “네. 그렇죠 뭐.” “아, 참 그리고.” 어머니는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방에 가셔서 두툼한 봉투를 들고 오셨다. “영범이가 말이다. 예전에 너한테 돈 빌려 쓴게 있다며? 왜 얘기 안했냐. 영범이가 가기 일주일 전쯤에 말이다. 몸도 안 좋았던 놈이 언제 그렇게 악착 같이 모아 놨는지 꽤 돈을 모아 놨더라. 애초 살면서 그런 돈을 만들어 놨으면 그렇게 고생하면서 살지 않았어도 됐을 텐데.” 어머니 말씀을 듣자 사형선고를 받고도 그악스럽게 일을 해대던 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신세진 사람한테 도리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냐?’ 형은 말했었다. “이건 네 거라고, 나중에 너 오면 꼭 챙겨 주라고 하더라.” 어머니가 내 주신 봉투에 수표뭉치가 두툼히 들어 있었다. “야뇨 어머님. 전 됐어요. 그게 언제적 얘긴데요. 그냥 어머니 필요 할 때 쓰세요.” 나는 봉투를 다시 어머니께 내밀었다. “아니다. 이건 네 거다. 이건 네 거야. 가져가라. 그래야 나도 마음이 편할 것 같구나.” 어머니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씀 하셨다. “그리고 말이다. 네게 항상 고맙구나. 영범이 녀석이나 종범이 녀석이나 힘든 역할은 죄 네게 떠맡기고. 고맙다. 항상, 고마워” 어머니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어딘가 기억 저 깊은 곳, 고왔던 어머니 얼굴은 깊고 깊은 주름으로 그동안 살아오신 굽이친 삶에 회한을 대신했다. 참고 참았던 고삐를 더는 지탱하지 못하셨던 듯 어머니는 낮고 긴 울음을 토해 내셨다. “얘야 넌 말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낮은 목소리로 말씀 하셨다. “네 어머니.” 나는 다소곳이 대답했다. “너는 스스로 행복 하게 살아라. 스스로 말이다. 효도 하려고 굳이 애쓰지 마라. 효도란 게 말이다...효도란 게.........내 자식이 그저 제가 행복하게 살아 준다면 그만한 효도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너무 늦게 알았지만 어쩌겠니. 산다는 게 그런 거지.” 낮고 길게 오열하는 어머니 손을 나는 꼬옥 잡아 드렸다. 서울로 오는 차안에서 녀석과 나는 말이 없었다. 영동 고속도로는 내내 막혔고 녀석은 분당 지하철에서 내려 달라고 말했다. “야야, 차 너무 막히니까. 나 내려 주고 너 그냥 가라.” 말하며 차 문을 열려는 녀석에게 나는 말했다. “야, 잠깐만 이거” 나는 어머니께 받았던 돈 봉투를 꺼내 들었다. “어머니 집에 벽지도 많이 낡았고 싱크대며 화장실이면 손댈 데가 꽤 많더라. 이걸로 되는대로 수리 좀 해 드리자.” 내가 돈 봉투를 내밀자 녀석은 무슨 말인가 내게 하려 했다. “야, 됐고. 너 돈 안 받으면 나 이돈 그냥 아무 교회 가서 헌금해 버린다. 뭐 교회마다 헌금 봉투 종류도 많더만.” 반 협박을 하자 녀석이 피식 웃으며 봉투를 받아 챈다. “리모델링하려면 이걸로는 좀 모자란다. 내가 보태서 알아서 할게.” 문을 열고 내리는 녀석에게 “그러던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나는 녀석에게 말했다. “행복하게 살라더라. 어머니가. 그게 효도라시네. 너도, 행복하게 살아라 친구야.” 녀석은 차문을 닫지 못한 채, 쏟아지는 작달비를 우산도 없이 고스란히 맞으며 씨익하고. [출처] 북망산 가는 길 3 | hyundc ___________________ 아 너무 슬프잖아 마음은 단순하고 단순한 마음은 죽고서 더 단순해지고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자 답은 아무도 모르겠지 상처주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 매번 그런 생각을 해 모두 그러도록 하자 물론 나 자신에게도 말이야 또 받아랏 새해복!
펌) 귀신의 냄새
흥미로운 내용의 글을 발견해서 퍼왔습니다. 귀신에게는 안 좋은 냄새가 난다는 건 미디어를 통해서 많이 접해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냄새가 나는줄 몰랐네요.... 아 이제 어디서 구린내 나면 귀신 있는 거 아닌가 의심하게될듯.. ㅠ 자 Voyou의 공포파티 태그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hj9516 @cndqnr1726 @hy77 @yws2315 @sonyesoer @hyunbbon @KangJina @sksskdi0505 @serlhe @mstmsj @sasunny @glasslake @evatony @mun4370 @lchman @gim070362 @leeyoungjin0212 @youmyoum @jkm84 @HyeonSeoLee @HyunjiKim3296 @226432 @chajiho1234 @jjinisuya @purplelemon @darai54 @vkflrhrhtld @babbu1229 @khkkhj1170 @choeul0829 @gimhanna07 @wjddl1386 @sadyy50 @jeongyeji @kmy8186 @hjoh427 @leeyr0927 @terin @yjn9612 @znlszk258 @ww3174 @oan522 @qaw0305 @darkwing27 @dkdlel2755 @mbmv0 @eyjj486 @Eolaha @chooam49 @gusaudsla @bullgul01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썰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즐감하시고 재밌게 읽으셨으면 댓글 아시죠? ^^** 귀신의 존재를 냄새로도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귀신은 귀신의 독특한 체취를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악취이다. 귀신의 냄새는 사람의 5관을 뒤집어 놓는다. 어떤 집이건 역한 냄새가 나거든 일단 귀신의 존재를 의심해 보라. 후각은 다른 감각기관과는 달리 즉시 사람의 기분을 좌우한다. 우리가 오래 지난 일을 회상할 때 그 시대의 독특한 냄새를 머리 속에서 되살리는 일이 많으며 고향의 맛을 기억할 경우에도 그 냄새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만 보아도 후각의 중요성을 쉽게 알게 된다. 그런데 귀신이 있으면 왜 냄새가 나는 것일까 ?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귀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신의 체취를 내는 경우가 있다. 여자 귀신의 경우는 아주 심한 향수 썩는 냄새를 풍긴다. 향기가 지독해서 역한 느낌을 줄 때의 냄새와 비슷하다. 둘째는 그의 죽음이 안고 있는 비밀을 냄새 속에 담고 있을 경우이다. 피비린내 나는 칼부림으로 인하여 목숨을 잃은 경우는 생선이 썩는 고리타분한 비린내가 난다. 이것은 죽은 귀신이 죽을 당시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음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특수한 귀취이다. 세번째의 경우가 가장 많은데, 약간 시큼한 곰팡이 냄새와 닮은 시체의 냄새이다. 이 냄새는 송장이 썩기 바로 직전에 내는 냄새로서 영기가 사라질 때에 영체에 함께 묻어 들어 가는 냄새로 볼 수 있다. 아무튼 세가지의 경우가 모두 대단히 구역질 나는 냄새이므로 향을 피우지 않고서는 귀신을 정화시키기란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따금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 중에 향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이 있다. 어찌 보면 불교에 대한 저항감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보겠지만 사실은 향냄새에 대한 본능적인 저항감이 있는 것 같다. 어째서 그런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향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에 빙의되기 쉬운 사람이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귀신의 냄새를 막아 주는 향냄새가 싫다는 것은 그 만큼 그 존재에 가까워져 있을 가능성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따금 신령문제로 어떤 집을 방문할 때가 있다. 그러면 먼저 모든 창을 열어 젖히고 공기를 맑게 한다. 아무리 비위가 강한 나이지만 귀신이 풍기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서는 정화를 해낼 마음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냄새는 환자에게도 배어 있고 방문에도 배어 있고 심지어는 식기에도 배어 있다. 지박령의 존재가 아주 오래된 상태에서 그 지역을 떠나지 못하는 경우에는 우선 귀신이 싫어하는 냄새를 피우고 귀신의 마음을 들뜨게 해야 한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향을 피우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향을 피우면 귀신이 오히려 모인다고 하는데 그것은 천만 부당한 말이다. 이밖에도 싸리나무를 태워 연기를 내기도 하고 여러가지 냄새를 풍기는 축귀술도 있지만 생략하겠다. 아무튼 귀신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독특한 체취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거기에 따라 대비하고, 예방하는 자세를 가지면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 * 영체에 따른 냄새의 분류 1. 요사스러운 여자귀신 : 지분 썩은 냄새 2. 칼을 맞고 죽은 귀신 : 피비린내 3. 물에 빠져 죽은 귀신 : 수채냄새 4. 불에 타서 죽은 귀신 : 노린내 5. 복상사한 귀신 : 시큼한 땀내 6. 음독자살한 귀신 : 신트림 냄새 7. 암에 걸려 죽은 귀신 : 고린내 8. 교통사고로 죽은 귀신: 단내 9. 목을 메서 죽은 귀신 : 지린내, 구린내 ** 영혼은 자체로서 냄새를 풍기는 경우 보다는 인간에게 빙의하여 위에 나오는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일이 많다. 빙의된 사람이 오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파리나 바퀴벌레가 나온다. 그 이유는 위에 나오는 이상한 냄새를 벌레들이 맡아 가지고 궁금해서 나오는 것으로 판단된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