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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귀신썰] 북망산 가는 길 -2-

연휴는 다들 잘 보내고 있어?
옛날 설은 어땠는지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잔잔한 명절이네
이런 것도 나쁘지 않구
설에 집에 안 가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외롭지 않게 같이 귀신썰이나 보자 ㅎㅎㅎ

그럼 이야기 이어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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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집안 공기가 미묘하게 뒤틀린 것 같았다. 거실을 걸어 나가는데 이유 없이 ‘저릿’ 하는 느낌이라던가, 어쩐일 인지 공기 밀도가 평소와 다르게 느껴진다거나.

몸살이 오는 것쯤으로 치부하고 있다가 문득, 언젠가 한번 경험한 적이 있는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 방문했던 선배형 방, 옥탑방 주제에 방이 세 개나 있던 그 집. 한구석 있던 방문을 열며 선배는 말했다. “이 방은 여자 귀신 두 명이 사는 방인데” 하하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지만, 방에 발을 디디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말이 진담 이었다는 걸.

기묘하게 뒤틀린 것 같은 시각감, 거실과 완연히 다른 공기 밀도감, 들어가자 순식간에 축축해져 버린 것 같은 대기. 그 선배는 틀렸다. 방에는 여자귀신 두 명‘만’이 아니었다.

내 집 공기로 선배 집에서 느껴봤던 기분을 받게 되다니. 처음 그녀는 새로운 집에 대한 탐색전을 펼쳤나 보다. 삼사일간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나 또한, 뭔가 기분이 이상하긴 한데 꼬집어 정체를 말할 수 없는 불쾌감만 가졌다. 일주일여가 가까이 되자 그녀는 정체를 드러내고 싶었나 보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킥킥하는 여자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웃음소리는 기이하게 멀었다. 그게 아니라면 기이하게 가깝던지.

처음 그 소리가 들렸을 때 ‘옆집 소리가 넘어오나?’ 생각을 했다. 방음이 꽤나 잘돼 있는 아파트라고 생각 했는데, 여자 웃음소리조차 막아 내지 못한다니. 일견 실소가 났다.

또, 킥킥 소리가 나자.
그게 아니다.
옆집이라고 다음에는 소리가 너무 가깝다. 수마가 몰려오던 머릿속에 얼음물을 끼얹은 듯 확 얼어붙었다. 이상하리만큼 가깝다.

공포감에 몸이 얼어붙었다. 눈을 댕그랗게 뜨고 방을 쳐다보고 있자니 십분 이십분의 시간이 흘러갔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눈을 한번 감았다 뜨니 십 분이, 또 다시 한번 감았다 뜨니 십 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 느낌이다.

킥킥,
온 몸에 피가 거꾸로 역류 했다. 소리 발신지는 침대 밑 이었다.

벌떡 일어나 뛰어 다니며 온 집에 불을 켰다.

그녀는 정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싶어 했다. 그렇다고 정면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만으로 괴롭혀 오던 그녀는 어느 날 정체를 드러냈다.

어느 날 머리를 감고 화장실과 드레스 룸의 불을 끄고 침대 끝자락에 앉아 있는데, 드레스 룸 안에 분명 누군가 있었다. 드레스 룸 시공간이 기묘하게 뒤틀려 보이기 시작 했다. 저기가 갑자기 왜 저래? 생각하며 뚫어져라 보고 있다가 드레스 룸 문 사이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빨간 눈과 눈이 마주쳤다.
국도에 서있던 그녀가 나를 따라 오다니. 상상 할 수도 없었다.

그 날 차에서 내려 그 자리를 맴돌았다거나, 무엇을 주워 온다거나 만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나를 따라 온 거지?

가끔 그녀를 나를 만졌다. 힘들게 힘들게 잠이 들라 치면, 아주 차갑고 축축한 누군가 손이 내 발목을 스윽 하고.

한참을 시달리다 고양이를 데려 오기도 했다. 고양이가 귀신으로부터 나를 지켜준다거나 귀신을 쫒아줄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작은 생명체 하나라도 더 있으면 약간 안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품에 안고 왔다. 자그마한 페르시안 친칠라는 내 품에 안겨 고물거리며 냐옹, 귀여운 애교를 부렸다.

집에 온 첫날부터 녀석은 하악질을 했다. 어느 순간에 거실 허공에 대고, 어느 순간에 화장실에 대고, 어느 순간에 침대 밑으로. 하악질을 할때마다 등과 꼬리를 곧추세우고 전력을 다해 하악질을 해대던 녀석은 어느날 퇴근하고 집에 오니 사라져 있었다.

도대체 17층, 온 창문이 꽁꽁 닫혀 있는 집에서 녀석이 어떻게 탈출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온 집안과 아파트 단지를 새벽 까지 이잡듯 찾아 헤맸지만 녀석의 흔적은 찾을수 없었다.


4.
영범 형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 갔다. 얼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살가죽이 말라 뼈에 붙어 가는 모습은 췌장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던 고모부 모습과 닮아 있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형의 신체에 영향을 끼칠수록 형은 삶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수금이 안 된 거래처를 돌며 악다구니를 써 악착같이 받아 냈고 (수금이 안돼도 술 한 잔하고 허허 거리며 돌아오던 과거 모습과는 완연히 달랐다) 육개월후 공사일도 수주를 했다.

“형, 이제 좀 집에서 쉬는 게 어때요?”

나는 그렇게 말했다.
“쉬면 어떡하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지” 형은 그렇게 말하며 사람 좋게 웃었다. 하긴, 암선고를 받기 몇 개월 전만 해도 이제 사는 게 좀 필 것 같다. 나도 노년에는 팔자피고 살아봐야 하지 않겠냐며 말했던 시기였다.

“내가 있잖냐, 너도 알겠지만 내 삶이 얼마나 스펙타클 했냐. 우리 애들 좋은 옷 못 입히고 해외여행 한번 못시키고 이날 이때까지 살다, 이제 좀 햇볕이 드나 싶었는데 이렇게 됐네. 다른 건 몰라도 내 갈 때까지 신세진 사람들한테 해줄 수 있는 만큼 하고 가야지.

나는 그때 혹시 형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했다. 이미 얼굴로 길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으면서 말이다.

한 달 후 형의 사망통보를 받았을 때 나는 앓아누워 있었다. 이유 없이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온 전신이 아팠다. 불청객의 여자귀신 때문에 시시때때로 시달렸기 때문에 체력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 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시작 했다. 샤워를 하며 머리를 감다 눈을 뜨면 앞에서 웃고 있었고, 잠을 자다 침대에서 눈을 뜨면 코앞에 둥둥 뜬 채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날이 잦았다.

그날은 몸이 너무 아파 회사에 통보를 하고 집에 누워 있던 날 이었다. 정확히 오전 열시에 카톡으로 문자가 왔다.

“**야 그동안 너 한테도 신세 많이 졌다. 신세 갚지도 못하고 가네. 미안하다.”

나는 잠들어 있느라 그 톡을 못 봤다. 잠이 깬건 열두시경 친구 녀석 전화 소리 때문 이었다.

“형 갔다.” 녀석은 짧게 말했다. 아, 그래. 말을 하고 움직이려니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정말 거짓말처럼 꼼짝할 수 없었다. 온몸은 신열로 덮여 있었고 목이 아파 마른침조차 삼키지 못했다. 카톡에 미확인 메시지가 떠 있었는데 그 메시지는 영범 형이 보낸 문자 이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장례식장에 얼굴을 비추지 못했다. 훗날 친구 녀석들은 영범형 장례식장에 내가 나타나지 않은게 최대 이슈 였다고 한다. 종범이 아버지 가셨을 때도 모든 절차는 내가 다 처리 했었으니까.


5.
아픈 건 별개 문제였다. 즈음에 나는 현실적인 시공간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땀을 흘리며 끙끙 거리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아파트 앞에 서 있었다. 쨍쨍 맑은 햇살에, 적당히 기분 좋은 산들 바람도.

나온 김에 마실거나 좀 사가야 걷다. 마트에 가서 물을 집어 들고 돈을 치렀는데, 다시 나는 침대에 있다. 꿈이었나? 하는 순간 다시 아파트 앞에 서있다. 꿈과 현실의 나선형 경계를 지나는데 어느 지점이 꿈이고 어느 지점이 현실인지 도무지 분간되지 않았다. 목이 말라 부엌으로 나가면 꿈에 샀던 그 물이 까만 비닐봉지 안에 든 채 식탁에 놓여 있었다.

너무 두려운 기분에 눈물을 흘렸는데 아파트 앞을 엉엉 울며 걷다 정신을 차리면 침대에서 엉엉 울고 있었고 도대체 어디가 어디냐 라는 심정에 정신을 차려보면 계속 아파트앞 도로를 걷고 있었다. 미궁에 빠진 현실에 괴로워 할수록 침대 밑 여자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출처] 북망산 가는 길 2 | hyun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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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무섭냐
대체 저 여자는 뭔데 따라와서 이렇게 괴롭히는 걸까
나는 저렇게는 못 산다 무서워서 어떻게 살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 이야기는 내일 같이 보자!
잘 자고

오늘도 새해 복 또 받아! ㅎㅎㅎㅎ
5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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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낼 또 그 여자 만나야지!
존재가 보이면 퇴마라도 할 생각을 해야지.. 고구마 백개 먹은거 같으다
어우 느무 좋아. 쫄깃하고 궁금허네... 우리 모두 새해복 많이 받아요~
도대체 이유가 뭐냐 왜 따라온겨?😡
네^^좋아요..ㅋ 새해 복 많이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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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귀신썰] 북망산 가는 길 -1-
헤헤 새해에는 역시 귀신썰이지 2021 첫 귀신썰 같이 보자아 아 그 전에 우선 새해 복들부터 받고 ㅎㅎ 시작할게! ______________ 1. “친구야 내가 부탁이 하나 있는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다. 한때 녀석이 한숨 쉬는 소리만으로도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수 있었으니까. 오랜 우정은 이해하기 힘든 지점에 다다른 교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녀석이 무슨 부탁을 하려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었다. “우리 형, 네가 우리 어머니한테 가서 좀 말씀 드려주면 안되겠냐? 부탁 좀 할게.” 수화기 너머 녀석은 울고 있었다. 울음 소리를 들키지 않기 위해 입을 틀어 막고 있을것이다. “그래, 친구야. 내가 말씀 드릴게. 이번 주말에 약속도 없으니까 내가 찾아 뵙지 뭐. 걱정하지 마라. 잘 말씀드릴게” 잠시 수화기를 사이에 두고 호수같은 정적이 흘렀다. “고맙다. 친구야” 결국, 영범 형이 암으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녀석 어머님게 내가 전하러 가기로 했다. 녀석과 나는 고교 삼년 내내 같은 반 단짝이었다. 일학년때 형제처럼 친했던 우리는  -삼년내내 같은 반 이었으면 좋겠다- 는 소원을 종종 말했는데, 우리 일곱명 패거리가 뿔뿔이 반이 나뉠때도 둘은 항상 같은 반 이었다. 그때 나는 혹시 정말 신이 존재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 하기도 했다. 우리는 학창 시절 내내 붙어 다녔다. 그녀석 집에서 자던지, 우리 집에서 자던지. ‘좋아하면 서로 닮아 간다’ 는 말을 나는 믿는다. 터무니 없이 서로 다른 외양을 가지고 있던 녀석과 나는 졸업 할 무렵 둘이 혹시 형제 아니냐는 이야기를 꽤나 심심치 않게 들었다. 좋아하면, 닮아 간다. 외양까지도. 나는 학창시절 술을 영범 형에게 배웠다. 우리가 반짝거리며 학창 시절을 통과 하던 그때, 형은 중위로 직업 군인 신분 이었다. 녀석 집에서 놀고 있을라 치면 주 한두번꼴로 들러 우리를 데려나가 술을 사줬다. 호프집과, 순대집과, 곱창집에서. 고만고만 사춘기를 지나던 우리에게 형은 아주 높은 곳에 위치 했다. 그래 봐야 18세 꺼꺼머리 사춘기 아이들을 훈계하는 이십대 청년 이었지만 말이다. 그땐 그랬다. 형은 어른 이었다. 사고 치지 말아라, 공부 열심히 해라, 부모님게 효도해라, 사나이 바른길을 열심히 훈계 하던 형은, 정작 자신의 바른 길은 어딘지 찾지 못하고 덜컥, 여자친구 배에 임신을 시키고 말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임신을 시킨게 아니라 형수가 임신을 한것이지만 말이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하고 깨닭기에는 형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너무 어렸다. 우리는 형수가 만삭이 될 때 까지도 눈치 채지 못했다. (같이 술집을 갈 때 마다 매번 동행했지만) 문제는 영범 형조차 형수가 만삭이 될 때까지 눈치 채지 못했다는게 문제 였다. 어떻게 그런 일이? 하고 반문 해 봤자. 그런 것이다. 인생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보자기에 가득 모아 놓고 ‘이것이 인생입니다’ 라고 떠들어도 좋을 만큼 불가사의한 일들이 잔뜩 이니까. 어쨋거나 스물넷에 형은 딸을 낳았고, 그 세월이 조금 더 흐른 후 대위를 달았다. 그리고, 형의 인생은 곤두박질 치기 시작 했다. 부대내 불미스러운 구타 사건에 휘말려 지휘 책임으로 옷을 벗었다. 딱히, 사건과 연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군대는 희생자를 요구 했고, 조직이 행해왔던 관성대로 가장 힘없고 빽없는 직업 장교 한명의 희생을 요구 했다. 육사출신이 아니었던 영범 형은 눈을 가린채 뱃전에서 널빤지로 밀어 버리기 가장 편한 대상 이었다. 형은 눈을 가리고 두손을 묶인채 망망대해로 떨어졌다. 비명도 지를수도, 하소연을 할수도 없었다. 내가 아는 영범 형은 제대전과 제대 후로 나뉜다. 공부도 잘했고 부모님 말씀이라면 물불 안 가리고 행하는 이미지의 제대전과. 술과, 노름, 사업파탄, 부도, 야반도주, 음주운전 등으로 얼룩진 이미지를 심어 줬던  제대 후 이미지는, 한 사람이 지닌 이데아가 맞는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영범 형 위암 소식을 내게 전하던 날, 친구 녀석은 수화기 너머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전하려 애썼지만, 들쑥날쑥 불안한 호흡과 앞뒤 안 맞는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 하더니 결국 오열을 터트렸다. “울지 마라 친구야. 다 그렇게 살다 가는 것 아니겠냐.”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그 말이 고작이었다. 형은 열심히 살았다. 마치 암 선고는 자신과 상관없는 것처럼. 녀석에게 전해 들었지만 형과 마주쳤을 때 혹시 내가 잘못 들었던 것이 아닐까? 착각을 할 정도 였다. 영범 형은 끝까지 삶에 악착을 부렸다. 웃는 얼굴로, 하하 큰 소리도 내면서 “야, 어릴 때 너 술 마시면서 우리 시골에 큰 집 짓고 다 같이 살자고 했었지? 앞으로 십 년 후에 우리 다 같이 한 마을에 모여 살자.” 의사는 앞으로 길어야 육개월 이라고 했는데, 이형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생각 했지만, 같이 하하웃을 수밖에 없었다. 형은 웃음으로 죽음에서 달아나려 했다. 2. 주말 횡성으로 가는 길은 향락객의 여파로 꽤나 길이 막혔다.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고속도로만큼 내 가슴 한켠도 꽉 막힌 고속도로만큼 무거웠다. 국도로 빠져 나와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혼자 운전하며, 나는 녀석의 어머니께 뭐라고 형의 소식을 전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천번 만번 연습을 행했다. 오늘따라 길은 또 왜 이리 불퉁거리는지, 쿵쾅거리는 심장을 울퉁불퉁한 도로 탓으로 돌리며 어머님의 집에 다다랐을 땐 뉘엿거리며 해가 넘어 가고 있었다. “어이구 얘 너 살았는지 죽었는지 얼굴 잊어 먹겠다.”  녀석 어머니는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미소로 나를 반겨 주셨다. 내가 들른 다는 기별에 어머니는 직접 기르신 감자와 호박, 오이 따위를 이미 박스째 가득 담아 입구에 쌓아 놓으셨다. “이거 가져가서 부모님이랑 같이 먹어, 어머니가 내가 기른 감자 유난히 좋아 하시잖니.” “어휴, 어머니 힘드신데 또 뭘 이렇게 까지 챙겨 놓으셨어요.” 통상적인 인사치레를 나누는데 마음속은 먹장구름 한가득 이다. 어머니가 챙겨 주신 저녁을 넘어가지 않는 목구멍으로 쑤셔 넣고, 커피 한잔을 식탁에 놓고 마주한 다음, 나는 비장한 마음으로 영범 형의 소식을 어머니에게 전했다. “어머니, 영범 형이 사실.”  나는 말을 끊었다. 아니 말이 끊겼다. 성대 안을 거대한 지네가 막아 선 것 같았다. “위암 말기 예요. 발견하고 치료 한지는 꽤 됐는데, 차도 없이 점점 안 좋아 지네요. 종범이 하고 영범이 형은 어머니가 걱정 하실까봐 숨겨 왔었는데........이제 어머니도 마음에 준비를 해 놓으셔야 할 것 같아서요.” 날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거둬졌다. 아니, 웃음기가 사라졌다기 보다 사람이 느끼는 일련의 감정 변화 자체가 땅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커피를 앞에 놓고 마주 했던 어머님과 나 사이에 고고한 적막만 남았다. 긴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어둠이 진하게 베인 시골 풍경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새의 울음 소리가 울렸고, 똑딱 거리는 시계 초침 소리만 집안을 가득 채웠다. “얘, **야, 영범 이가 말이다.” 놀랍게도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시며 말을 이으셨다. “너도 알지만 집에 찾아오는 날이 거의 없었잖니. 부도나서 쫓기느라 못와, 동생명의로 빚보증 세웠다가 그거 때문에 도망 다녀. 아마, 일 년에 한두 번 얼굴 봤을까?” 나는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다. 한 몇 개월 됐나? 개가 주말 마다 뻔질나게 들르는 거야. 걱정 돼서 왔다. 갑자기 생각나서 왔다. 먹을 게 생겨서 왔다. 그래서 내 처음에는 심하게 닥달을 해댔지. 너 무슨 일 있는거 아니냐, 어디 아프냐, 애 엄마랑 싸웠냐. 그런데 그런거 없대. 그 놈이 제 엄마를 뭘로 알고 말이지. 지를 낳고 기른 게 누군데. 지속을 어미가 왜 모르겠냐. 그런데 이놈이 올 때 마다 마르면서 얼굴이 까매지는 거야. 오면 해주는 밥 먹고 잠만 자고 말이야. 그 놈이 내 아무리 물어도 대답 하지 않을거라는거 나도 안다. 다 알아.” 나는 식어가는 커피 잔을 들어 올려 후릅, 일부러 소리를 내 마셨다. “이래저래, 산다는 게 지 맘대로 되겠니. 녀석은 평생 지 꿈과 현실 속에서 끌탕 끓이면서 산 놈인데 말이지. 속이 여려서 지 어미한테 말 못했을 거다. 영범이 하고 종범 이가 또 너한테 신세를 지게 하는구나. 이거 미안해서 어쩌누.” “아....아니에요. 어머니 신세라뇨. 어머님은, 종범이도 그렇겠지만 제 어머님이나 똑 같으신데요 뭘” “아니다. 오는 길에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누. 너도 속이 단단한 놈이 못되는데 네 속은 편했겠냐. 난 괜찮다. 그래서 뜬금없이 녀석들이 내일 같이 오겠다 그런 거구만. 괜찮다. 사람은 한번 왔다가 언젠가는 다시 가는거 아니겠냐. 누가 빨리 가냐, 조금더 천천히 가냐 뿐이잖아. 이따 종범이 한테 전화해서 난 괜찮더라고 말해라. 알았지?” “네 어머니” 집에 가기 위해 일어서자 어머니는 한사코 감자나 직접 캔 여러 작물들을 더 실어 주셨다. 여전히 나는 웃고 있었지만, 자칫, 울음이 터지면 주체 할 수 없을 것 같아 손을 재게 놀렸다. “나오지 마세요, 어머니 나오지 마세요.”  마중 나오시려는 어머니를 뒤로 한 채 집을 나서고 주차해둔 차로 터덕이며 걸어가는데, 집에서 어머니의 통곡 소리가 길게 새어져 나왔다. 길고 높은 어머님의 울음소리가 들리자 나도 눈앞에 보이는 사물들이 뿌옇게 변하기 시작 했다. 3. 열시가 막 지나는 시간 이었는데 횡성 근교 국도를 지나는 길은 칠흑같이 깜깜 했다. 나오다 차를 세워 조금 울었고, 종범이 녀석과 통화를 조금 길게 했고, 그러다 보니 내 삶도 오두망찰 어지러워 여기저기 두서없이 통화를 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열시를 넘기고 있었다. 국도는 황량했고 고고했지만, 어쩐 일인지 내려앉은 어둠이 평소답지 않게 사위스럽게 느껴졌다. 기분 탓이려나 생각을 하고 운전을 해 내려 오는데, 공포란 구멍 뚫린 제방처럼 빈틈이 보이면 순식간에 확장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나는 운전을 하며 공포감에 빠졌다. '왜, 갑자기?’ 라고 묻는 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공포감이 잊고 있던 의식의 문을 똑똑 두드리며 조금씩 열어젖히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 느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선명해져 어쩐 일인지 운전대를 잡은 손에 식은땀까지 흘리기 시작 했다. 그러다 갑자기, 나 말고 누군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강렬히 들기 시작 했다.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며 속도를 조금 줄였다. 사고는 긴장 속에 따르기 마련이니까. 운전을 하며 심호흡을 했다. 국도를 지나오며 오가는 차는 한 대도 마주 치지 못했다. 나는 속도를 현저히 늦춘 상태에서 뒷좌석을 살펴봤다. 어린 시절, AFKN에서 본 공포영화가 그랬다. 고즈넉한 밤 시골 길을 달리고 있던 승용차에서 조용히 윗몸을 일으키던 눈 없던 여자. 어린 시절 봤던 그 영화 때문에 간혹 어두운 국도를 달리게 되면 무심코 뒷자리를 한 번씩 바라본다. 뒷자리를 한번 스윽 바라보고는 ‘헛’ 혼자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톨게이트 까지 가는 길이 너무 지난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저 앞 국도에 길섶에 누군가 심상한 모양새로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엇, 국도에 누군가 서있나? 하고 생각 했다. 사실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뭐지? 인지 부조화로 인해 별 공포심을 못 느꼇다. 그러니까, 아, 누가 서있구나. 어? 여자네? 그런데 왜 흰 소복을 입고 서있어? 차가 점점 더 가까워지며. 어라? 나를 보고 웃고 있네? 거 참 여자가 기분 나쁘게도 웃네. 어???근데?????눈이 왜 새빨................ 정확히 이런 감정의 변이를 느꼇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으로 어이없게도 나는 그녀를 보고 온전히 사람이라고 생각 했었던 것이다. 나는 꼼짝없이 얼어붙었다. 그러니까 그녀는 분명,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와 비슷한 인상의 여자를 한번 본 경험이 있다. 자유로에서. 그때는 자유로 괴담이 알려지기 전이어서 내가 주위에 자유로에서 귀신을 봤다고 이야기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이정도로 가까이 본 것도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도 내가 뭘 본거야? 뭐야? 귀신이야 사람이야? 생각 했던 기억이 났다. 요금소 나오던 길이 천길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영동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밝은 가로등과 내 옆을 스쳐 지나는 많은 차들. 쿵쾅거리는 가슴은 서울로 들어서자 완전히 잊혀졌다. 휘황찬란한 네온은 공포심을 잊게 해주기 마련이다. 그저 길에서 마주친 지박령이거니,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생면부지의 그 여자가 날따라 왔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채............ 2편으로............ [출처] 북망산 가는 길 1 | hyundc ___________________ 으앙 왜 따라오냐구 무섭게 ㅠㅠㅠㅠㅠㅠㅠ 다음 편은 내일 같이 보자 덜덜덜 새해 복!
[퍼오는 귀신썰] 나를 특히 챙기셨던 어르신 -2-
호다닥 왔다! 벌써 일요일이 끝나다니 슬프지만 귀신썰 읽으면서 마음 다스리길 ㅋㅋ 이야기 얼른 이어갈게 얼른 와 같이 보쟈! __________________ 10. 만약에 말이죠, 지금 현재 내가 벌고 있는 돈보다 월 1~2백씩 더 번다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기쁘겠죠? 당장 여기저기 숨이 막히는 돈들도 여유가 생길 것 같고. 친한 친구들에게 자랑도 할 겁니다. 응당 친구들도 축하해 주겠죠. 가끔은 친구들과 저녁 약속후 술값도 호기롭게 낼 테고 말이죠. 그러면 스케일을 조금 바꿔서, 지금 벌고 있는 돈에 공이 하나 더 붙는 돈이 생긴다고 가정해 보시죠. 어떤 일이 생길까요? 과연 ‘나 좀 많이 벌어’ 라고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그 정도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눈빛이 바뀔 겁니다. 정말 친하다면 면전에서 ‘지금 자랑하냐?’ 식에 비아냥거림은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야, 그럼 내가 지금 삼백 벌어서 생활하니까, 이걸로 여전히 생활하고 나머지 돈은 몽땅 저금 할 수도 있겠네. 우와~ 금방 재벌 되겠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주위에 부자들이, 혹은 돈 잘 버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데 왜 내 주위에는 없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거죠. 남들보다 백, 이백 정도 풍족하게 벌면 자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평균치를 훌쩍 뛰어 넘어 버리면 입을 꾹 닫아 버립니다. 그런 이야기 해봤자 둘 중 하나거든요. 왕따 당하던지, 호구로 전락하던지. 상황이 그렇게 되면 당신은 어느새 그 정도 버는 수준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을 겁니다.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돼 있을 겁니다. 자, 이제 당신은 그런 모임에 나가기 시작 합니다. 알고 보면 우리 주위 가까이에 있습니다. 우리가 못 알아 볼 뿐이지. 왜 못 알아볼까요. 이외수씨가 그런 말을 하셨죠. 고수는 하수를 알아보지만 하수는 고수를 못 알아본다. 예를 들어 보자면 말이예요. 당신이 어느 모임에 나갔는데 다른 사람들이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 스트라파타 잘 빠졌는데, 이거 리얼 버튼이지?” 물론 뭐 실제 이런 대화를 입 밖으로 내지는 않지만 말이죠. 아무튼.이런 대화가 오갔을 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까요? 쉽게 말하자면 당신은 상대의 비싼 옷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상대는 당신의 옷이 그저 평범한 기성복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참 무섭죠? 그런데 사실입니다. 당신은 아마 상대가 아무리 비싼 옷을 입고 나와도 결코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아마 ‘저 옷은 바느질이 왜 저래? 삐뚤빼뚤하게 쯔쯔........’ 의류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생각할 공산이 큽니다. 그러면 당신이 그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요 어느 순간 그걸 알게 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심이 느껴질 겁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당신의 생활이 여전히 현 상태 그대로 유지 될까요? 그 생활 패턴이 바뀌는 건 순식간입니다. 어느 날 당신은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판을 보며 뭐가 맛일까? 를 먼저 생각하지, 가격을 먼저 보지 않을 겁니다. 페라가모나 알마니를 보고 ‘어휴 저 싸구려 브랜드, 저런 거 못써 사지마’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군요. 공항 면세점에 들어가서 옷이 마음에 든다고 입어보고 있는 중인데, 아마 마음에 든다는 판단을 내리기까지 가격표를 보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아마 재질도 캐시미어와 실크가 50대 50으로 섞인 제품일 지도 모르고요. 카메라를 취미로 한다면 사무엘, 오이만두, 만투, 새아빠를 기본으로 갖추고 서브로 라이카에 녹티를 물릴지도 모르겠군요. 강남역 어딘가 신호 대기 선에 서있는데 부웅 하고 치고 나가는 포르쉐를 보며 ‘한 대 살까? 같이 다니는 ***도 중고로 한 대 샀다는데’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얘기하자면 끝도 없지만 상상이 지나치면 해로우니 이 정도 하기로 하죠. 이쯤에서 각설하고,자 당신은 이제 물질세계에서 남들이 말하는 풍요를 누리게 됐습니다. 그럼 당신의 심리는 어떻게 변할까요? 행복하니, 마니 이런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하지 말죠. 물론 당신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니 당연히 행복하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행복은 물질과 무관한 개인의 능력입니다. 이건 제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아, (이 세계를 이미 알아버린 이상) 다시 평범하게 돌아가기 싫다’두 번째로, 이 정도 벌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줄 알았더니, 나는 여전히 하찮은 밑바닥이구나.이 두 가지 사실을 느낄 확률이 큽니다. 당신은, 더 많은 부를 이루기 위해 (혹은 다시 평범하게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온갖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합니다. 혹시 한 방 크게 삐걱해서 다시 사는 게 힘들어지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사업을 더 안정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지? 하는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아 질 확률이 높습니다. 잠은 이루기 힘들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고, 하루하루 서슬 퍼런 면도날 위를 걷는 기분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신경질적으로 변하고 분노가 주체가 안돼 사소한 일에도 주위에 소리를 지릅니다. 더더욱 무서운 건 자신이 정신 세계가 이렇게 피폐하게 변했다는 걸 미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제가 어르신을 만났던 그 시기가 그런 상태였습니다. 매사 신경은 곤두 서있었고, 정신은 황폐한 상태인데, 정작 본인은 자각을 못 합니다. 빨리 더 올라 가야 하는데, 혹시 잘못 삐걱하면 한 방에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하는. 11. 지금부터 어르신이 살아 온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혹시라도 이 글이 알려질까 하는 노파심에, 큰 틀은 유지한 채 디테일한 상황은 뭉그스름 바꾸겠습니다. 어르신은 남부럽지 않은 부유한 가정에 명문대를 졸업하고,직장 생활을 하다 독립해 직원 백 명 남짓 평범한 전자장비 제조 공장을 운영하셨습니다. IMF가 왔고, 공장이 문을 닫았고, 모든 빛정리를 끝내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던 몇 억의 빛으로 인해 징역을 살게 되었습니다. 징역을 살게 됐다는 괴로움보다 출소해도 해결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빛 때문에 차라리 죽어 버리려 몇 번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다 교도소에서 한 명이 어르신을 픽업했는데, 이 사람이 주먹세계에서 알아주는 거물이었답니다. 같이 생활해보니 건달들과 다르게 어르신 머리도 비상하고, 학벌도 명문이고 뭐. “아무 말 말고 나가면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라, 내가 너 빛도 해결하고 잘살게 해줄게”라고 말했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이 출소를 해 그 거물을 찾아 가니, 처음 가르치고 맡긴 일이 사채업이었답니다. 어르신 입장에서는 사회 진흙탕 바닥으로 이미 떨어졌으니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세상에 대한 무서운 독기만 남아 있었다네요. 그리고 원체 성격이 남한테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남들보다 더 독하게 했답니다. 어르신 말로는 사채를 먼저 맡겼던 게 일종의 실험이라고 본능적으로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독하게 했답니다. 실제로 돈 밀리면 집안에 술 먹고 드러누워 깽판 부리며 자고, 나도 건달이니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오면 칼로 자기 배도 긋고, 실제 몸을 보여 주는데 앞으로 온몸 가득 흉터고 뒤로 문신이 빽빽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이름을 날렸대요. 자기는 건달들과 비교해서 주먹이 안 되니 ‘지금 당장 죽어도 난 아쉬울 거 하나 없다’라는 심정으로 독하게 했다는군요. 양주병으로 자기 머리도 깨고, 깨진 병들고 자기 배를 막 긁고 찔러 대는데, 어느 누가 돈을 안주고 버티겠습니까? 그러다 눈 내리는 어느 날 안산에 있는 한 집에 갔답니다. 그 어르신 구역이 아닌데 다른 직원(?) 하나가 몇 번을 가도 돈을 못 받아내 신나게 얻어 터진 후 그 어르신을 보냈대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주소가 적힌 쪽지를 받아 드는데 기분이 서늘하더랍니다. 돈은 삼백 정도 밖에 안 되는데, 사채 세계는 그렇다더군요. 액수는 차치하고 십 원 한 푼 이라도 밀린 게 소문이 나게 되면 연쇄적인 문제라 다른 모든 채무자들 관리가 안 된답니다. 아무튼, 주소를 받아들고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안산을 찾아 가는데 괜히 몸이 저릿저릿 하더랍니다. 주소도 꽤나 이상해서 물어물어 찾았는데 집도 아니고 창고도 아니고 ‘여기서 사람이 사나?’ 싶을 정도의 지하창고였답니다. 집을 알아낸 후 들어가기 전에 슈퍼에서 소주를 혼자 세 병을 나발 분 후 불콰하게 술이 오를 때쯤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문을 두들겨도 아무 인기척도 안 나기에 발로 문을 세게 당겼더니 잠금 장치도 안 돼 있는지 문이 그냥 열리더라네요. 컴컴한 분명 지하 창고인데 살림살이가 놓여져있고 그 안에 삼십대 초반 여자가 세 살 정도 되는 어린 아이를 안고 넋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더랍니다. 이러저러 해서 돈 받으러 왔다 신랑 어딨냐고 하니 벌써 집나가 연락 두절된 지 세 달이 넘었다고 하더랍니다. 그러다 어둠이 눈에 익어 주위를 둘러보니 집안 가전 집기에 온갖 빨간 압류딱지가 붙어 있고 정체 모를 악취와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고. 차라리 교도소가 나았으면 나았지 사람 살 곳이 차마 안돼 보이더래요. 그렇다고 그냥 돌아가면 사채업자가 아니죠. 사채업자들 정말 극악무도합니다. 거기서 또 한바탕 난리를 치고 드러누웠다는 군요. 네 신랑이 가져 간 돈이 얼마다 이자까지 해서 얼마 지금 당장 가져오지 않으면 오늘 한발자국도 안 나갈 테니 그리 알아라, 라고 말하고 벌렁 드러누웠대요. 그런데 본인이 그렇게 진상을 부리면서도 그날 속으로 그렇게 눈물이 나더랍니다. 이 여자는 왜 이렇게 불쌍하게 살까? 이렇게 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런데 그 어르신이 사채업을 하며 깨달은 것 하나가, 사람의 감정을 가지면 절대 그 일을 할 수 없더랍니다. 그래서 철저히 짐승이 되기로 했대요. 마음속에서 그 어떤 소리가 들리던 말든 나는 그저 돈 받으러 온 개다 라고 철저히 자신을 세뇌 시켰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개진상을 부리고 벌렁 드러누웠는데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하더랍니다. 이 정도 소란이면 보통 여자는 울고불고 매달리고 사정을 해야 정상인데 여자는 그저 넋 나간 채로 미동없이 앉아 있더래요. 그러다 문득, 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 소란이며 품에 잠들어 있던 애라도 울어야 정상 아냐?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러다 술이 점점 올라 벌렁 드러누운 상태에서 그만 깜빡 잠이 들었다네요. 얼마나 잠들었는지 화들짝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시위가 온통 어두컴컴해져 있더랍니다. 집에 전기가 안 들어와도 들어 올 때는 낮이라 사물 분간은 됐는데 주위가 온통 컴컴하더래요. 그래도 옆에 앉아 있던 여자는 안보이기에 이 여자가 어디로 내뺐구나 하고 슬며시 일어나서 앉는데, 들어 올 때 못 보던 시커먼 물체가 천장에서 내려와 있더랍니다. 잠결에 이게 뭔가 자세히 보니 여자가 들보에 목을 맨 채 죽어 있었다는 군요. 아이는, 이미 예전에 엄마 품에서 죽어 있었답니다. 그런데 목 매달아 죽어 있는 여자가 자기를 쳐다 보면서 웃고 있더래요. [출처] 모자의 복수 | hyundc (짱공유) __________________ 너무 길어서 또 잘라버렸네 미안 ㅎㅎ 마지막편은 내일 같이 보쟈아 아껴봐야 재미잖아 그나저나 어휴 어르신 얼마나 놀라셨을까 자다 눈을 떴는데 처음 본 게 목 매달아 죽은 사람이고 또 그 시체가 자기를 보며 웃고 있고 그리고 어쩌면 자신이 그 죽음에 본의 아니게 연관돼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 휴. 다음 얘기는 내일! 그럼 남은 일요일 밤 푹 쉬고 내일 또 만나!
[퍼오는 귀신썰] 나를 특히 챙기셨던 어르신 -3-
너무 피곤한 월요일 저녁이지 푹 쉬고 처음 맞는 평일이면 쌩쌩해야 정상인데 어쩜 월요일은 매번 이렇게 피곤한 건지 이런 걸 관성이라고 하는 걸까 ㅋㅋ 귀신썰 보면서 피로를 떨치자구 그럼 마지막 편 시작! ___________________ 12. “도대체 말이지. 과연 사람이 목을 매달고 죽을 때 어떻게 그런 웃는 얼굴로 죽을 수 있는지”저는 한마디 말도 못한 채 묵묵히 어르신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습니다. 어르신과 나 사이에 놓인 테이블의 거리가 서울과 부산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만큼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어떤가? 참 잔인하게 살아오지 않았나?” 어르신은 내게 되묻습니다. 잘 모르겠더군요. 사회 밑바닥 진창에서 목만 남긴 채,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우적대던 두 사람이 마주쳐 발생했던 불행한 사연에, 어떤 보편타당한 정의를 잣대를 들이 밀어야 하는지 가늠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르신에게는 천만다행으로 그 여자가 죽기 전 짤막한 유서를 남긴 탓에 골치 아픈 일은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아이는 이미 엄마 품에서 죽어 있던 상태였고. 당시 어르신이 모시고 있던 사람이 여러 방면으로 힘을 써준 덕분에 당신은 무탈하게 지나갔다는군요. 어르신은 그 때부터 다른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조직에 확실한 신뢰를 얻게 된 거죠. 처음 맡은 일은 기업의 자금 세탁쪽 일입니다. A회사에서 B회사로 자금을 돌리고, B회사에서 C회사로 자금을 돌리며 악취나는 돈 들을 세탁했더랍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조직의 두목이 얼마나 어르신을 신뢰했는지 알 수 있더군요. 중요한 건 그렇게 자금을 세탁하게 되면서 그 기업들 뒤통수를 어르신이 단단히 거머쥘 수 있게 된 거죠. 그렇게 여러 회사를 돌며 배운 노하우로 자기 회사를 하나 설립하고.“좀 도와주십시오” 한마디면 자기한테 뒤통수 잡힌 기업들은 군소리 없이 도와 줬으니 회사가 안될 리 없었죠. 거기까지 이야기를 듣던 제가 되물었습니다. “어찌 됐던 한 여자의 불행으로 어르신은 성공의 기반을 닦게 된 이야기 입니까?” 제가 그렇게 말하자 어르신은 허탈한 표정으로 나를 한참 쳐다봅니다. “성공의 기반? 허허, 이봐 강, 그건 내가 한 일들이 아냐.” “네?”“잘 듣게. 자네가 내 얘기를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이야. 그리고 내 생전 이런 이야기를 남한테 하는 것도 처음이고 말이지. 보자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나...” 여자가 죽은 후 한동안 어르신은 패닉 상태로 지냈다고 합니다. 조직에서 좀 쉬다 오라고 보름간 필리핀으로 휴가도 보내주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시 살아야겠기에 다시 조금씩 힘을 내고 일을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그 때부터 그 여자가 어르신 앞에 나타났대요. 어느 날 새벽 잠결에 그렇게 느꼈답니다. ‘아, 난방을 틀어 놨는데 왜 이렇게 춥지?’ 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느껴보니 자기가 누군가에게 팔베개를 해주고 있더랍니다. 순간적으로 내가 어제 술을 마셨나? 그래서 술 집 여자 데리고 이차를 나왔나? 라고 생각하며 자기가 팔베개를 해준 사람을 자세히 보는데, 목매달은 그 여자가 자기 팔베개를 한 채 씨익 웃더랍니다. 소리도 못 지르고 그 상태로 딱 얼어 있는데 침대 옆으로 ‘찰싹찰싹’ 하고, 누군가 맨발로 방안을 뛰어 다니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엄마 품에서 죽어 있던 아이가 웃으며 자기 방에서 뛰어 놀고 있었다네요. 그 때부터 그 모자는 쭉 어르신을 따라 다녔답니다. 그런데, 그냥 따라 다니는 게 아니라 사업적으로 무언가 중요한 일을 판단해야 할 때 옆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지 가르쳐 준답니다. 어르신이 두목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할 때, 사실 기업 자금 세탁 일을 맡긴 것 때문에 그 조직 사람들의 엄청난 견제가 시작됐었다는군요. 이게 조직의 핵심 오른팔이 돼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답니다.그 때 조직의 넘버2 정도 되는 사람이 은밀히 부르더래요. 굉장히 친한 척 하며 내가 너 조직에서 승승장구하게 도와주겠다며 강북에 있는 룸싸롱 하나를 싸게 인수 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답니다. 어르신 입장에서 평소 자기를 견제하던 사람이 도와준다니 이게 화해의 제스추언가 싶어서 인수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더랍니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 여자가 그러더래요. “이 등신아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냐? 그 터에 배고픈 귀신들이 바글바글 웃으면서 놀고 있는데 그런 가게를 왜 인수해?” 그래서 이래저래 둘러대고 인수를 안 하고 있는데 그 가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바지 사장이 빚을 잔뜩 지어 놓고 도망갔대요. 그 후 그 가게에서 살인 사건도 일어나고, 누전으로 화재도 나고, 결국 그 가게를 떠넘기지 못했던 넘버2는 어마어마한 손실은 물론이고 그 건으로 조직에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리게 됐다더군요. 원래 그 가게에 지분을 쥐고 있던 여바지 사장이 자꾸 딴 짓을 하는 것 같고, 종업원들도 삐딱하고, 또 터가 그래서 그런지 취객들 사고도 많이 나고 해서 은근히 챙겨 주는 척 하면서 어르신에게 떠넘길 심산이었다고 하더군요. 고요한 룸 안에 어르신과 둘이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데 이상하게 터무니없다거나 거짓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냥, ‘그럴 수도’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물었습니다. “그럼 어르신, 지금 이 자리에도 그 여자가 있습니까?”“그럼 있지.”“아........” “처음부터 자네 옆에 계속 앉아 있었지.” 13. 사실 이 날 어르신과 술 마시기 전까지 제가 한동안 어르신을 피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의외로 사업하는 사람들이 운을 많이 따집니다. 제가 아는 많은 기업 대표들 중에 만나기만 하면 어디 사주 보러 가자, 어디 용하다더라 점보러 가자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저도 사업은 ‘운칠기삼’ 이라는 말을 믿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 날 펜션에서 어르신을 처음 만난 이후부터 자꾸 사업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때가 있어요. 사업이 잘될 때는 생각지도 않았던 발주가 쏟아지고, 기대도 안했던 계약이 성사되고, 그래서 사업을 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아, 이거 일은 사람이 하는데 운은 하늘이 내려 주는 구나. 그런데 그 어르신을 만나고 같이 어울린 후부터 제 기운이 쇠해간다는 느낌이 듭니다. 응당 이뤄져야할 계약도 돌발적으로 생긴 변수로 어그러지고,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들에서 클레임이 들어오고,이런 악재들이 이유 없이 반복되다 보니 도대체 이유가 뭐지? 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어느날 어르신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저도 사람을 판단하는 느낌이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운 같은 걸 참 민감하게 빨리 캐치하는 편인데 어르신을 만난 후로 이 기운이 점점 쇠해 가는게 느껴졌어요.이해하기 힘들지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 누군가 만나 웃으며 악수를 할 때 제게 반감을 가진 사람이라면 삐죽삐죽한 가시가 나를 찌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떤 계약서는 말도 안 되게 황당한데 따뜻한 느낌이 들어 계속 진행을 하다 보면 이루어지고, 어떤 계약서는 도무지 빈틈이 없는데 뭔가 따끔따끔한 느낌이 들어 눈 여겨 보고 있으면 잘 가다가 어그러지고. 일종의 자신만의 ‘감’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게 어르신하고 지낼수록 무뎌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한동안 어르신을 피했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점점 사업에 악재가 끼어들기 시작하자 조금씩 초조해지던 시기였습니다. 2편에서 얘기했듯이 사업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징조들이 생기면 엄청 불안해합니다. 상상을 초월하죠. 밤에 잠은 못 이루고, 혼자 술 먹는 날들이 많아지고, 사소한 것들로 직원들한테 소리 지르고. 14. “이봐 강대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던 어르신이 은근한 목소리로 제게 말을 건넵니다. “사실 내가 이룬 것들, 모두 내가 이룬 게 아냐. 다 그 여자가 이뤄 준거지.” 갑자기 어르신의 눈빛이 차갑게 변한게 느껴져 머리털이 쮸뼛 섭니다. “아....그...그렇습니까? 그런데 왜....다른 사람한테 한번 해 본 적 없는 이야기를 저에게” “자네 내 회사 인수해 볼 생각 없나? 나는 이제 그냥 손 털고 말이야. 좀 쉬고 싶네. 자네가 맡아서 한번 운영 해 보겠나?” “네?” 저는 어이없는 이야기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자네 회사 요즘 좀 어렵지 않나.” 제가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있자 어르신은 껄껄 웃습니다. “뭘 놀라나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나. 나는 이제 메피스토 같은 삶을 살기가 정말 힘드네. 지쳤단 말이지. 저 여자는 그 동안 내 마누라 행세를 하고 다녔지.” 그 때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르신은 그 여자가 따라 다닌 이후부터 다른 여자와 여자관계를 가지지 못했다고 하더군요.그 때 살고 있던 부인은 어르신이 교도소를 가게 됐을 때 도망갔다가 다시 돈을 잘 번다는 소문을 듣고 들어 온 거 랍니다. 애 때문에 받아 줬다는데 부부관계는 한 번도 가지지 않았다네요. 이런 부분들을 떠나서 그냥 발기가 안 된답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어르신이 지니고 있던 어마어마한 물질적 부가 떠오릅니다. “잘 생각해 보게.” “어르신 왜 갑자기......” “갑자기는 아니고 말이지. 허허허, 자네가 내게 처음 만난 날 커피를 건넸을 때 말이야. 그 때부터 그 여자가 자네에게 가고 싶다고 생떼를 쓰지 뭔가. 나야 뭐, 자네에게 가고 싶다면 보내 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자네 허락을 받고 가고 싶대 허허허허...........” 15. 가끔 어르신을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지도 꽤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실까 문득 생각납니다. 그 때 어르신의 제안을 받아 들였으면 어땠을까? 사람인지라 그 생각도 합니다. 내 일 년치 수익을 일주일에 벌어들이던 그 재력이나, “심심한데 땅이나 사러갈까?” 라고 호기롭게 말하던, 실제 바람이나 쐬러 가자던 그 길에 들러 덜컥덜컥 사버리던 건물들이나. 이 글에 다 쓰지 않았지만 어르신이 사는 세계와 제가 사는 세계는 완연히 달랐습니다. 제가 살아오면 지켜야 할 규범이나, 헌법 같은....이런 일련의 상식들이 어르신이 사는 세계에선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 보다 더 쉽더군요. 전화 한 통으로 그 어떤 통제들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인맥이나...... 저는, 그저 잘 살고 있습니다. ‘잘’ 살고 있다는 중의적 표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 ‘잘’ 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아무도 없는 방에서 누군가 맨발로 뛰어 노는 ‘찰싹찰싹’ 소리가 나고. 한밤중 아무도 없는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지만 기분 탓이려니......기분 탓일 겁니다. 그럴지도.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출처] 모자의 복수 | hyundc (짱공유) __________________ 어라. 어르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도 함께 있게 된 걸까. 하긴 허락부터 받고싶다고 했지 허락을 꼭 받아야만 한다고 했던 건 아니니, 오가는 것은 그 여자의 마음일테니 모를 일이지. 요즘 밖이 너무 시끄러워서 마음도 이래저래 시끄러운 사람들 많을텐데, 정말이지 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오르는 세상 우직하게 회사만 다녀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기도 하잖아. 그래서 이런 얘기가 더 흥미돋기도 하더라. 그래도 나같은 겁쟁이는 따박 따박 월급 받는 월급쟁이밖에 못 하지만 ㅠ 월급 외의 다른 것을 생각해야만 하는 요즘이 너무 이상하지 않아? 언제쯤 세상이 정상이 될 지 ~_~ 어쨌든 피해주는 사람이 되지는 말자구!
[퍼오는 귀신썰] 나를 특히 챙기셨던 어르신 -1-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찾아서 말이야 신나서 호다닥 달려왔어 나랑 귀신썰 취향이 잘 맞는 빙글러들이니까 이 얘기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막 무섭거나 그런 얘기는 아니지만 ㅎㅎ 알잖아 나 겁 많아서 너무 무서운 건 못 보는 거... ㅠ 암튼 이야기 오랜만에 같이 볼까? 시작! __________ 1. 그러니까 저기,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이야기를 조금 하고 싶은 밤입니다.장마가 오려나 봐요. 비도 오고, 지금 시간은 새벽 열두시 삼십구 분입니다. 아핫, 이거 시간은 빠르군요. 벌써 자정이 넘었다니. 무언가를 쓰기 시작하기 너무 늦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누군가 같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혹은,누군가 같이 글을 보고 있는 듯 한 밤입니다. 2. 콤플렉스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가 조금 있었지요. 이야기 하자면 부끄럽지만 뭐, 어려서부터 생각했습니다. 크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아버지를 뛰어 넘는 건 힘드니 아버지 보다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겠다 생각했었습니다. 3 ‘이 옷이 얼마짜린지 알아?’ 라는 말을 쓰게 되는 유형의 인간은 흔히 말하는 졸부들 입니다. 흔히 부의 상태를 드러낼 수 있는 물건으로 자동차나 시계를 생각하는데 의외로 ‘옷’입니다. 가져보지 못했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돈을 쥐게 되어 여지껏 살아오던 계층과 확연히 다른 계층으로 뛰어 올라갈 때 가장 크게 괴리감을 느끼는 물질이 옷이거든요. 자동차나 시계는 우리가 평소 얼마나 비싼 지 알고 있지요. 하지만 ‘옷’은 얼마나 비싼지 기실 알지 못합니다. 페라가모, 알마니, 베르사체가 명품인 줄 알고 살았는데 그 위 층층이 브리오니나 이시아니 따위 브랜드를 알게 되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리지요. 정장 한 벌에 천만원이 넘고,구두 한 켤레 기백만 원을 지불하고도 싸게 잘 샀다는 생각을 하는 계층 말입니다. 그래서 입으로 드러내 싶어 하지요. 얼마 전 영화 한편을 보다가 웃었습니다. 정황상 재벌 2세로 나오는 배역 대사가 “너 이게 얼마짜리 옷인 줄 알아?” 라는 말을 하더군요. 웃었습니다. 정말 부자들, 대대손손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있는 계층은 그런 말을 하지 않거든요. 그런 말은 졸부들이 씁니다. 4. 얼마 전까지, 제가 그 졸부 였을지도. 갑자기 사업이 잘되었지요. 직장인들 연봉을 쉽게 쉽게 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독일제 차와 브리오니 정장, 아테스토니 블랙 라벨을 신은 저는 흔히 말하는 졸부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삶은 그렇게 돌아갑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운이 ‘덜컥’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내 발 앞에 떨구어 집니다. 아, 물론, 과거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뭐...도 닦는 중입니다. 5. 끼리끼리 모입니다. 삶이 그렇게 바뀌다 보니 어느새 저도 흔히 말하는 ‘가진 자 들의 모임’ 비슷한 만남에 끼었습니다. 충청도 어딘가 꽤나 비싼 펜션하나를 통째로 빌리고(모임 회원 중 한 명이 소유주 입니다) 뻔합니다. 가진 사람끼리 모임이란, 개정된 세법에 대한 정보와, 괜찮은 투자건 공유. 그 외 잡다한 바닷가 미역처럼 두둥실거리는 신변잡기들 6. 저는 모임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반가량 일찍 도착했습니다. 태안 어느 바닷가였어요. 차를 세우고 가방을 들고 올라가는데 입구에 나이 지긋한 어르신 한 분이 앉아 계십니다. 청바지에 허름한 옷을 입고 머리는 다 하얗게 다 세어 버린. 웬일인지 돌계단을 올라가는데 그 어르신 행색이 제 발길을 부릅니다. 어르신 여기서 뭐하세요? 하고 하릴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 좀 목이 말라서. 초라한 행색 어르신이 씩 웃으며 제 말을 받습니다. 마침 제 손엔 따지 않은 캔 커피가 들려 있었습니다.어르신 이거 커핀데 커피 드시나요? 제가 물었습니다. 아이구 고마워요. 초면에 이런 거 까지. 7. 저는 그 모임에 첫 참석이었습니다. 저와 친하던, 그래서 허물없이 지내던, 동종업계 마대표 소개로 참석한 자리였지요. 정신없이 여러 사람 인사를 했습니다. 제조업 대표, 벤쳐 대표, 뭐 나름 꽤 잘 나간다 하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지요. 이런저런 잡담 중인데 마대표가 제 옷깃을 잡아끕니다. 강대표 이리 와바. 저 사람들은 양념이고 오늘 깍듯이 인사해야 할 사람이 한 명 있어. 사실 오늘 모이는 사람들 그 분한테 잘 보이려고 모인 거야. 사실 우리야 그 분에 비하면 새발에 피도 안 되는 잔챙이지. 그 분은 우리와는 차원이 달라. 정재계는 물론이지만 주먹 세계와 관까지 쥐고 흔드시는 분이거든.저는 피식 웃었습니다. 이봐. 마(대표) 나 알잖아. 난 그런 사람 일부러 친해지고 싶은 생각 없어. 그냥 난 하루 놀러온 객으로 쳐. 나 아부 못 하잖아. 하고 싱겁게 웃었습니다. 그 때 펜션 마당 저 앞으로, 제게 캔 커피를 받아 갔던 허름한 어르신이 들어옵니다. 갑자기 화들짝 모두가 놀란 듯 기립하여 그 어르신께 앞 다투어 뛰어 나가 인사를 합니다. 억? 저 어르신이? 내 눈엔 그저 노숙자처럼 보였는데, 역시 저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아직 부족한가 봅니다. 수많은 사람과 웃으며 몇 마디 환담을 한 후 어르신은 제 옆에 와서 앉습니다. 그래, 자네도 오늘 손님이었나? 커피 잘 마셨네 그려. 8. 그 어르신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웬일인지 그 날 모임이 마칠 때 어르신은 저에게 명함을 주셨습니다. 이봐 강대표 심심할 때 전화 한 통해 같이 소주나 한 잔 하자고.저와 만날 때 어르신은 항상 국산 중형차를 타셨습니다. 누가 보면 티도 나지 않는 무던한. 그냥 사년에 한번 새 차 타면 그것도 재미 아닌가? 어르신은 그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가끔은 다 떨어져 가는 허름한 정장,가끔은 색이 다 바래진 청바지 같은 걸 입고 나타나셨던 어르신은, 말 그대로 제게 다른 세상을 보여 주셨습니다. 술을 마실 때면 항상 안주를 잔뜩 상위에 깔아 놓습니다. 다 먹던 말건 상관 안하고 일단 너댓가지 마구 시킵니다. 잘 먹어야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닌가.이차는 항상 룸싸롱인데, 특이하게 여자는 부르지 않습니다. 1차가 끝날 때쯤 어르신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면, 누군가 우리를 모시러 옵니다. 나중에 알고 보면 룸싸롱 사장입니다. 내가 시끄럽고 번잡한 건 딱 질색이라 말이지.어르신은 껄껄 웃으며 말합니다. 그렇게 둘이 룸으로 들어가면, 나이 꽤나 있는 마담들이 들어옵니다. 꽤나 깍듯하고, 어르신은 마담들을 마치 친동생들처럼 이런저런 안부들과 걱정들을 들어 줍니다. 마담들은 그런데 술집 웨이터들이나 간부들은 사뭇 좀 분위기가 다릅니다. 어르신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진 달까? 언젠가 어르신 사무실 근처 골목에서 같이 차를 타고 골목을 빠져 나갔습니다. 차 앞으로 어떤 할머니가 폐지가 가득 든 리어카를 끌고 힘겹게 지나갑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저희 맞은편으로 대기하고 있던 에쿠우스 차의 휀더쪽을 찌이익 긁었습니다. 할머니는 연신 죄송하다고 조아리는데 에쿠우스 차주가 차에서 내리더니 길길이 뛰며 할머니에게 육두문자를 날립니다. 보다 못한 제가 내려서 한 마디 하려는데 어르신이 먼저 차문을 열고 내리더군요. 거 여 보오, 할머니가 힘이 들어서 실수할 수 있는 거 아뇨. 아무리 그래도 백주 대낮에 어르신께 무슨 욕을 그리 해대오. 폐지 주우시는 거 보면 대충 살림살이도 짐작이 갈 텐데 변상하라고 윽박지른다고 그게 변상이 되겠소? 라고 말 하십니다. 그러더니 명함 한 장을 그 사람한테 건넵니다. 자 여기 내 명함이요. 어디든 좋으니 차 수리하고 내게 청구해요. 견적서 나오는 대로 입금해 드릴게. 다시 차로 이동하며 제가 물어 봤습니다. 아시는 할머니냐고. 그런데 어르신도 그 날 처음 본 할머니라고 하시더군요. 의아한 제가 그런데 그렇게 선뜻 도와 줬냐고 말하자 저를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좋은 일 하는데 이유가 있어야 하나? 언젠가 어르신 사무실에 놀러 갔더니 그 회사 부장이 들입다 깨지고 있습니다. 오만 쌍욕을 남발하시는데, 항상 저하고 있을 때는 연신 미소 띤 얼굴이어서 몰랐는데 노기띈 얼굴은 완전히 다른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부장이 혼난 이유가 원주 출장을 가며 문막? 횡성? 그 쪽 톨게이트로 들어가지 않고 원주 톨게이트로 들어가서 그렇다는 군요.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원주갈 때는 문막 톨게이트로 빠져 나가야 500원인가, 천원인가가 절약된 답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자주 가던 룸싸롱 마담에게 살짝 물어 봤습니다. 어르신 화나신 모습 한번 뵀는데 정말 무섭더라 라고 하니 마담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저를 쳐다봅니다. 강대표, 회장님 예전 모습 모르나 봐요? 라고 해서 예? 하고 반문 했습니다. 예전에 회장님 여기 오시면 웨이터가 아무도 안 들어올라 그랬어요.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병으로 얻어터지고, 싸대기 맞고, 그뿐인가, 여자애들은 열댓명 다 불러서 홀딱 벗겨 놓고 괴롭히지, 가끔씩 말 안 듣는 거래처 사장들 데리고 와서 룸에서 혼자 반병신 될 정도로 줘 패놓지. 예전엔 정말........아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강대표 나한테 이런 얘기 들었다고 하지 마요. 어이구 주책이야. 제발 부탁이니까 못들은 걸로 해줘. 알았지? 이쯤 되니 어르신 정체가 너무 궁금해집니다. 누구 얘기 들어 보면 감방도 다녀왔다고 하고, 건달도 휘어잡고 있다고 하고, 그런데 나랑 다닐 때는 뒷방 노인네처럼 허허실실 웃으며 쓰잘데기 없는 농담으로 소일하고. 그러면서도 그렇게 큰 회사를 손도 대지 않고 움직이고. 마담과 그 이야기를 한날 자리가 끝날 무렵 어르신이 무언가를 내게 건넵니다. 오다가 주웠는데 난 별로고 너 써라. 라며 제게 툭 던져 주시더군요. 열어 봤더니 파텍필립입니다. 헐. 이걸 사진으로나 봤지 직접 눈으로 보게 되다니. 그런데 모르면 받겠는데 여러 가지 정황을 알고 나니 도저히 못 받겠더군요. 사실 그때, 어르신이 시계를 건네 제가 받는데 손으로 뭔가 찌릿하고, 닿지 말아야 할 곳에 손이 닿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이건 피해야 한다고 본능이 소리치더군요. 그래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어르신, 저희 모친이 누누이 말씀하시길 주운 물건 함부로 탐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이건 제가 손목에 차고 다닐 주제도 되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받기 힘드네요. 라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래? 라고 얘기 하더니 저를 힐끗 쳐다보는데, 억, 어르신 눈빛이 ‘쨍’하고 여태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상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러더니 다시 웃는 낯빛으로 돌아와,그래, 자네 좋은 어머니 두셨네 그려. 라며 다시 시계를 거두어 가더군요. 이런 일반적 상식에서 어긋나는 경험을 어르신과 함께 하며 많이 겪었습니다. 어딘가 드라이브를 가다가 커피를 마시는데 경치도 좋고 장사도 잘되겠다고 하자, 그래? 나도 그렇게 느꼈네. 라더니 그 자리에서 그 건물을 사 버린다던가. 뭐, 그런 패턴입니다. 9.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왠지 어르신을 조금 멀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같이 다녔는데도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죠. 따지고 보자면, 저 말고 정말 수많은 사람이 어르신에게 아부하고 친하게 지내려 온갖 짓을 다하는데 이 양반은 왜 유독 나를 불러서 다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말이죠. 그렇게 한동안 뜸하다가 어느 날 어르신께 밤 열한시께 전화가 왔습니다. 이미 많이 취하셨는데 할 말 있다고 나오라길래 나갔죠. 이런저런 농담을 하다가 갑자기 저한테 묻습니다. 자네는 왜 나에 대해서 물어 보는 게 없나? 내게 궁금한 게 없나? 라길래. 네? 아, 네, 뭐. 뭘 여쭤 봐야 되는 것이었습니까? 제가 계면쩍게 대답했습니다. 그럼 이친구야. 일반적이라면 궁금해야 정상 아니겠는가. 이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돈을 많이 벌었나. 뭐하고 다니는 짓거린가 이런 거 말이야.아, 예. 거 뭐. 제가 묻기에는 송구스러운 얘기라, 원체 능력이 좋으시잖아요. 라고 눙쳤습니다.자네는 말이야. 참 희한한 친구야. 볼수록 알 수 없단 말이지. 하고, 근데. 이건 내가 어르신한테 해야 할 말인데, 하는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말이지. 자네도 대충은 들어서 알겠지만, 꽤나 거친 길을 걸어 왔다네. 학교(감옥)도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고 말이지. 아, 네 대충은 들었습니다. 오늘 내 그 얘기를 하려 하네. 내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듣고 싶은 마음이 있나? [출처] 모자의 복수 | hyundc (짱공유) _____________________ 어때. 듣고싶은 마음이 있나? 왜 저 어르신은 쓰니를 저렇게 챙기는 걸까? 커피 한 캔 가지고 그랬을 리가 없잖아, 주변에 어르신 환심을 사려는 사람들이 한 트럭일텐데. 그건 내일 같이 보도록 하자 ㅎㅎㅎㅎ 토요일 푹 쉬고 내일 보쟈 뿅
퍼오는 귀신썰) 죽을 운명이 아니라면 그냥 열심히 살아
안녕 오늘은 그래도 날이 덜 추운 것 같다 그치. 오랜만에 창문도 열고 환기를 했어. 마음 편히 마스크 없이 바깥 바람을 쐴 일이 언제쯤 올까! 그전까지 우리는 각자의 할 일을 하면서 방역수칙 잘 지키고... 귀신썰을 보자! ㅎㅎㅎ __________________ 실화를 바탕으로 쓰다보니 어느정도 과장된 부분도 있어 하지만 절대 재미로 쓰는 소설이 아니라는거...그것만 이해해주세요...... 앞전 글에서도 얘기했듯이 나에게있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사무실 이전을 하고 지방에서 생활했을때였을거야 자기 사업을 운영했던 사람이라면 힘들었던 시기는 분명히 있었을거라 생각해... 이제 얘기해볼께,... 대략 6년전쯤  일이었을꺼야.. 내가 이일을 시작한 이후로 한참 잘 나가던 시기였지... 의뢰도 많이 들어오고 입소문이 나서 그런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였으니까... 지금은 와이프지만 당시에는 만난지 얼마 안 돼 애틋한 사랑을 불태우는 중이였거든...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급차도 끌어봤고 유명인이 애용한다는 장소는 빠짐없이 다녀봤던것 같아.. 좋았던 시절도 때가 있는것같아..  경쟁업체가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매출이나 의뢰가 눈에 띄게 줄더라구...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까.. 수많은 경쟁업체가 많이 늘어나 있었지... 매출은 곤두박질 치지 청소의뢰는 일주일에 한 건이나 들어올까? 말까? 당시만해도 15명 정도 되는직원들이 6개월 사이에 절반으로 줄어버렸어... 몇년간 가족처럼 일하던 분들이라 나의 상황을 알고 자진해서 그만두셨어,.. 월급까지 밀린 상황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었지 서울에 위치했던 사무실도 차츰 정리해야만 했어.. 사무실 얻을때 받았던 대출금이 어마어마 했거든... 사실 내가 캠핑을 너무 좋아해서 차가 두대였어.. 한대는 타고다니던 xxw 한대는 국산 카x발 이었어.. 승용차마저 처분하는데 그때는 정말 살기싫더라 그래도 지금의 와이프가 해준 한마디가 너무 고마웠어 "돈이야 다시 벌면 되지..아직 젋은데 뭔 걱정이야? 안그래?" 그때 그 한마디가 나에겐 너무도 큰 힘이 될 줄은 전혀 몰랐어 난 그녀를 위해서 뭐든지 할수 있을 것만 같았지... 당시에 친하게 지내던 누님이 한명있었는데 보험회사 팀장이었어.. 난 나의 그녀를 위해 보험수혜자 성명란에 지금의 와이프 이름을 썻지.... 보통 가족앞으로 들게마련인데 당시 여자친구 앞으로 보험을 들었던 이유는...나는 어려서부터 가족애라는걸 몰랐어 물론 부모님이 계셨지만 사랑을 못 받구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지더군..하지만 살면서 가족애란걸 처음 느끼게 해준게 당시의 여자친구였거든... 사업이 점차 내리막으로 내달리며 내 인생도 점점 추락하는 걸 느꼈을때 그래도 끝까지 지켜보며 같이 힘들어해준 유일한 사람 ... 인건비며 건물세 그동안 흥청망청 썼던 카드대금... 있는도 없는돈 만들어가며 어떻게든 일어서보려 하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구 무너지고말았지.... 정말 죽고싶었지만 용기가 나질 않더군... 매일 술로 밤을 지새웠어~내 자신이 인생의 패배자같더라고 다시 누군가의 밑에서 일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어 굶어 죽는 것보다 쓸데없는 자존심이 문제였지.. 방구석에 쳐박혀 점점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을 때... 끝까지 내 곁에서 손 내밀어준 그녀였어... 그녀를 위해 다시 세상밖으로 첫발을 내디뎠어... 그리고는 같은 업계에서 알고있던 형님을 찾아가 직원으로 일을 하게되었어...생각보다 많은 월급을 주더라고... 난 나의 그녀를 위해 못할게없다고 생각했지.  회사원이었던 그녀가 나 때문에 대출까지 받았다가 내 추락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되었거든.... 그래서 내 사정을 잘알고 있던 누님께 보험을들게 되었던거야 무조건 사망보험금을 많이 나오게 들어달라고 했어.. 다들 눈치챘을꺼야?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자x 목적으로 드는 사람도 있었을꺼야 나처럼말이지.... 죽어서라도 그녀에게 모든걸 주고싶었던거지... 그리고 2년동안 악착같이 살았어 맨손으로 뭔가를 다시 이루다는것은 정말힘든 일이었어 채무관계가 얿히고 설켜서 버는 돈으로 저축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질 못했지 그래도 맘한편으론 안심할수있었어... 한달의 50만원이란 결코 적은금액이 보험료로 꼬박꼬박 빠져나갔거든... 2년이란 세월을 그거하나만 보고 버텼다해도 과언이 아니었어.... 이젠 그녀에게 뭔가를 해줄수있다는 그런 맘이 더컸었거든 2년이상 납부시 자살보험금 지급이 나에겐 큰 기대고 희망 그 자체였던거야... 너무 내 개인적인 사생활만 늘어놓은것 같네... 본론으로 들어가볼까? 지난 수년간 일을 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어 특히 좁디 좁은 쪽방에서 홀로 쓸쓸하게 삶의 끈을 놓아버린 어르신들의 방을 청소하면서 말이야... 간혹 자신의 손으로 직접 삶을 마감하신 분들은 더더욱 안쓰러웠어... 얼마나 힘들고 삶이 지쳤으면 그러셨겠어... 당시에는  "조금만 더 힘을내고 살아보시지 그랬어요" 그런 생각이 들었었지... 간혹 가족이나 연고가 있으신 분들의 유품은 가족들에게 전달되어 처리했지만 무연고 노인들의 유품은 작은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실려갔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노인들의 유품을 실어보내면서도 그들이 생전에 입었던 옷가지들 몇개는 내손으로 직접 태워줬지.... 마지막 가는 길조차 봐줄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쓸쓸하겠어? 태운 옷가지들의 한줌의 재는 산과 바다에 뿌려드렸어 누군가에게는 비록 보잘것없는 가락지나 옷가지뿐일지 모르지만 아마 그들에게 있어서는 나름 보물이었을지도 몰라.... 그래서 고인들의 유품에는 절대 손대지 말라는거야!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폐가나 흉가도 그들에게는 살아 생전에 소중한 보금자리이며 자신들의 전부였을지도 모르지 그렇게 그들의 옷가지를 태워주고 집에 돌아오면 맘이 너무 편안해졌어.... 그들을 외롭게 보내지 않았다는 자기위로겠지만말이야... 그녀와 삶을 같이 한지 2년이 넘도록 딱히 보여줄 게 없었어 나라는 인간 하나만보고 자신의 인생전부를 건 그녀를 위해서 수많은 고심끝에 해서는 안될 결심을 했어... 밑도 끝도 없는 절벽끝에서본 사람이라면 내 심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미리 준비해 둔 호스와 박스테잎을 차에 싣고 인적 드문 곳을 며칠동안 찾아해맸지.... 결국 맘에 드는곳을 찾았어  강서구청 쪽으로 가기전에 조그만한 샛길이 하나 있었는데 계속 들어가보니 논밭이외는 시골 동네 분위기더라고... 논밭 뒤로는 산길이 여러갈래 나뉘어 있었는데 차가 들어갈수 있는 한 계속 들어갔어.... 중간쯤 들어가보니 우측으로 석재공장이 있었는데 폐쇄됐더라고.... 그리고는 약200미터쯤 더들어가보니 판넬공장이 있었는데 경비아저씨 한명만이 자리를 지킬 뿐 그 곳 또한 조용했어... 너무 설명이 길었지.... 거두절미하고 왜 돌이가신분들에게 예의를 지켜야 하는지 얘기해볼께..... 마음의 정리를 한뒤 몇칠후에 실행하기로했어... 그곳에 들어가기전에 변두리편의점에서 소주4병과 평소 내가 즐겨먹던 크래미와 콘샐러드를 샀어.... 대략 11시경이었어.. 그녀에게는 볼일이 있어서 "늦을지 모르니까 먼저자...." 이 말을 하고 문밖을 나서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그리고는 이곳으로 와서 삶을 놓을 채비를 한거야 뉴스보도에 간혹 이런얘기가 나오지? ㅇㅇ씨 차량안에서 배기가스로 자살.......... 이얘기가 내 얘기가 될줄은 상상도 못했어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배기구에 호스를 연결해 청테이프로 틈새를 막았어 길게 뻗은 호스는 조수석으로 연결했구 조금 내려가 있는 창문 트렁크 틈새... 연기가 빠져나갈 만한 곳은 전부 청테이프로 완전봉쇄했지 준비하는 시간만 대략 1시간정도 걸린듯 싶어... 그리고는 운전석에 앉아 소주병을 땄어... 첩첩산중이라는 말 실감났어 가로등 하나 없고 인가도 없어 완전 암흑이었어... 자동차 계기판 불빛을 조명삼아 소주를 들이켰어.. 내평소 주량이 2병인데 세병이 넘도록 마셔도 당췌 취하질 않는거야! 그렇게 한 시간쯤 지났을때...드디어 실감나더라 이제 잠시후면 나는 어떻게될까?  이런생각... 슬퍼지더라구..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전활했어... "무슨일 있어? 목소리가 왜그래? 나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흘러 내렸어 티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봐도 멈춰지지 않았어 "나 술 많이 마셨나봐...좀 늦을꺼같아... 정환아!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줄 알지? 길게 통화하다가는 내 맘이 바뀔것만 같아서 급마무리하고 끊어버렸어... 이곳에 도착한후로 4시간만에 자동차한대가 지나가더라 재빨리 계기판을 껐어... 인적 드문 곳에 차한대가 우두커니 서있다면 이상하게 볼지 모르니까.... 그리고는 운전석 창문을 올렸어 드디어 때가 온거지.... 운전석 의자를 뒤로 활짝 제끼고 시동을켰어.... 말 그대로 쉭~~~~하는 소리와 함께 배기가스가 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그렇게 연기가 빨리 차오를거라 생각도 못했어... 시동을 켠지 1분도 안돼서 연기가 꽉차더라고... 숨이 막히고 눈이 너무 매웠어 매캐한 냄새가 폐 깊숙히 들어오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간신히 버텨야만 했어...그래야 내삶도 편해지고 그녀에게도 그동안 나를 위해 희생한 보답을 해주고 싶었거든 참고참았어..너무 매워서 몸을 뒤쳑였어... 5분이 지나도록 몸을 뒤척이며 그대로 죽어지기만을 바랬어 하지만 현실은 너무 틀리더라..당장에 문열고 뛰쳐나가고 싶었어.. 이런방법으로 삶을 마감한 사람들 또한 이 고통을 이겨냈겠지? 정신이 몽롱해지는 그순간 눈앞이 훤해지더라 깜짝 놀라서 눈을 비비며 떠보니 백미러에 자동차 한대가 오고 있는게 보였어..... 그 차에 전조등이 백미러에 반사되어 눈앞이 환해졌던거야 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잠시 정신을 차리게 했어 의자에서 살짝 일어나 지나가는 자동차를 흘끔 봤지... 택시더라고. "이 새벽에 왠 택시?" 그리고 택시는 유유히 지나갈 줄 알았지...그런데 내 차옆에 바짝 붙어 세우더라고.... 그 순간........난 보고싶지 않았던 광경을 보고 만거야... 택시기사의 모습은 뚜렷하게 볼수는 없었지만 택시안에 가득차 있는 노인들의 얼굴을 볼수있었어... 희미하게 보이는 노인들의 표정은 너무도 슬퍼보였지 난 그들이 누군지 알수있었어...  임대아파트503호 할머니  봉천동 쪽방 할머니.... 삭월세방 김씨할아버지..... 그 분들의 옷가지를 태워준 사람이 바로 나였거든... 스스로 삶을 내려놓으셨던 그 분들...... 잠시후 택시는 조용히 출발하더라 급해졌어.....빨리 의자에 누워 내 자신이 죽어주기만을 간절히 기도했지... 몸부림도 치지않았어..코를 틀어막지도 않았어 뿜어져 나오는 호스 가까이로 몸을 기대였지...... 잠시후 내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지... 경찰차 시이렌이 번쩍거리며 나에게 다가왔고 운전석 문이 힘껏 열어졌어... 경찰차 두대와 앰블런스 한대가 요란한 소리를 울리며 대기하고 있었어... 결국 난 저세상대신 김포공항가는 길목에 있는 지구대로 가게 되었어... "도대체 젋으신분이 왜 그러신거에요"? 경찰관들이 의자에 앉은 나에게 커피를 건내며 묻더라고 "그냥 사는게 힘들어서요"    그게 나의 유일한 대답이었어 잠시후에 지구대에서 연락을  받은 여친이 울면서 뛰어들어왔어.... 자초지종 얘기를 들은 여친은 날 꼭안구 울기만했어... 그날밤 우리는 부둥켜안고 밤새 울었지 비록 여친에게 주려했던 사망보험금 5억은 날아갔지만 말야.. 그 후론 어떻게 됐냐구? 그녀와 결혼했지...지금 아옹다옹 살고있는 지금의 와이프 뱃속에는 우리  대박이가 잘 크고 있어... 그전만큼은 아니지만 새로 시작한 사업도 나름 괜찮게 운영되고 있어.... 그분들이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의 행복도 없었겠지 당시 지구대  경찰아저씨가 하신 말씀이 기억나 "거기는 너무 외져서 네비에도 찍히지 않는 곳인데 택시 기사가 너무 자세히 설명해줘서 찾아갈수 있었어요" "우리도 잘 몰랐던 길인데..." 지금도 홀로 외롭게 돌아가신 분들의 유품은 다른 직원에게 맡기는 일 없이 내가 직접 정리해... 진짜 한 가지만 묻고 싶은게 있어 그 택시기사를 만나게 되면 말야... 어떻게 빈차로 그곳까지 들어올수 있었는지 말이야 어쨋든 흉가나 폐가나 누군가에겐 소중했던 장소였다는걸 명심해... [출처] 죽을운명이아니라면그냥열심히살아 | 대박이아빠 ________________ 그저께 가져온 글과 같은 분이 쓴 글이야. 아까운 청년을 그냥 보낼 수 없었던 어르신들의 넋이 택시기사를 그리로 데려갔나보다 싶다. 좋은 귀신들도 나쁜 귀신들도 언제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신썰이 좋은 건 권선징악이 있기는 하다는 것, 사람이 죽은지라 측은지심도 있다는 것. 그게 귀신썰을 못 끊는 이유인 것 같아. 죽었기 때문에 더욱 원초적일 수 있는 것 같고. 아무튼 요즘처럼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때가 없지 혹시 내 행동이 누군가에게 폐가 되진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런 마음을 갖고있다면 적어도 이시국에 여러명 모여서 파티룸을 간다거나 놀이공원을 간다거나 햄버거가게에서 모임을 한다거나 하진 않을테니 착하다 착해. 조금만 더 조심하도록 하자 곧 또 올게!
퍼오는 공포썰)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
오랜만이지! 오랜만에 왔는데 공포미스테리 커뮤니티가 너무 허전해보여서 글 하나 올리고 가려고 ㅎㅎ 그런 김에 프레지던트 지원도 했는데... 시간 남는 사람들 에디터 지원해주라 애착 많은 커뮤니티인데 으쌰으쌰 같이 하던 시간들이 그립구만 다시 그런 날로 돌아가보는건 어떨까! 암튼 이야기 오랜만에 같이 볼까? 아니 글에 오랜만이란 말이 몇 갠지 ㅎㅎㅎㅎ 그러니까 오랜만에 (ㅋㅋ) 시작! ________________ 어느 부대였는지는 밝히지 않을거야. 뭐가 좋다고 살인 사건 난 부대를 밝히겠냐.  09년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토요일 오전 시간, 짬 안되는 애들은 종교활동 가고 빠질대로 빠진 병장이었던 난 동기 새끼랑 그 당시 중대에서 유행하던 Bang! 이라는 카드 게임하다가 서로 멱살잡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10시 40분 쯤, 종교 활동이 끝나고 얘들이 슬슬 복귀하고 지들도 끼워달라고 징징대고, 창 밖에서는 연병장에서 1대대 새끼들이 욕짓거리 퍼부으며 축구하는소리가 들려오던, 평범하고 평화로운 주말이었어.  몇 시간 뒤, 부대가 발칵 뒤집어 지기 전 까지는.  오후 13시 경.  밥 먹기 싫어서 PX 에서 냉동 돌리고 있는데 있는데, 1대대 동기 놈이 나한테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  이번에 들어온 좀 정신 이상한 새끼가 있는데 이 새끼가 이젠 자해까지 하나 보더라고. 무슨 소린지 궁금하고, 심심하기도 해서 캐 물어보니까, 아까 축구하면서 봤더니 그 이등병 새끼 활동복이 존나 더럽더라는거야. 처음에는 그게 뭔지도 몰랐대. 그 당시 이등병들이 입던 활동복은 회색이었지만, 걘 전역한 병장한테 받은 주황색 활동복이었거든.  여튼, 활동복이 너무 더럽길래 뭐지 이 새끼 하면서 좀 빨아 처입으라고 갈구면서 잘 보니까 그게 피였다는겨. 그래서 축구하면서 어디 다친거 아니냐고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그 새끼가 이러더래.  안 다쳤습니다. 제 피 아닙니다.  1대대 동기놈은 고문관새끼 상대하기도 싫고 해서 아 그려.. 그럼 좆까라 하고 Px 에 냉동 돌리러 왓다가 날 만난거지.  낄낄대면서 그 새끼는 젖꼭지로 생리하는거 아니냐고 말하면서 PX를 나왔는데.. 헌병대 차량이 미친속도로 막사쪽으로 달려가는게 보이더라.  아마 시간이 13시 30분 근처였던걸로 기억난다. 생활관에 올라와보니 짬 있는 새끼 없는 새끼 할 것 없이 다 모여있더라고.  막내는 이동병력 찾아서 생활관 복귀 하시라고 온 사방 팔방 뛰면서 전파중이고, 영내 방송으로 계속 생활관 대기하라고 나오고 있고.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상황이 좀 이상하게 돌아간다 싶었는데 갑자기 간부들이 생활관을 돌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라고. 헌혈증이 있는 사람들은 빨리 제출 해 달라고.  한 1시간 우당탕 쿠당탕 거리고 그 이후는 기분 나쁠 정도로 정적만 이어졌어. 근무 나가는 인원을 제외한 모든 인원 이동 통제가 하루 종일 이어졌지. X간부 애가 칼에 찔렸다는 이갸기를 들은 건, 석식 무렵에서였어. 범인이 즉시 잡혔다는 것과, 그 범인이란놈이 1대대 이등병 그 새끼였다는 것 역시.  그래. 그 미친 새끼는 종교활동이 끝난 후 인원이 다 빠져 나간 교회에서, 혼자 놀고있던 7살 짜리 간부 얘를 칼로 찍어 죽였던거야.  찔러 죽인게 아냐. 찍어 죽인거야. 특히, 목 주위를.  그리고 그 피가 튄 옷을 입은 채, 태연하게 중대원들이랑 축구를 했던거야.  그 이후로 주말이 어찌 지나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 다만, 조금이라도 기억나는 건 계속된 생활관 대기에도 불평하는 병사는 없었던 것과, 종종 간부가 와서 헌혈증 더 없냐고 물어보고, 가끔은 헌병대가 와서 상투적인 질문 몇 개 던지고 갔던가, 아니었던가...  그렇게 끔찍하게 조용했던 주말이 끝나고 일과는 평소처럼 이어졌다.  1대대를 제외한 모든 연대원들은 평소처럼 훈련도 하고, 작업도 하면서, 그렇게 또 3~4 일이 지나갔지.  그렇게 기분 나쁠 정도로 평범하고, 찝찝한 일상이 이어졌지. 몇일 후, 그 찔렸다는 간부의 아이는 결국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가 들렸어.  병사들은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중대별로 부조금을 모아 간부들에게 제출했지. X 간부에게 전해달라면서.  그리고 또 몇일 후 우리 중대가 연병장에서 한참 차렷포 훈련을 하고 있을 때, 연병장 뒤편의 병사식당에서는 헌병대 주도 하에 현장 검증이 이루어 지던 참이었어. 중대원들 모두가 말은 안 했지만 훈련을 건겅건성하면서 흘긋거리며 그 장면을 훔쳐보기 바빴지.  그리고 현장검증의 자리에는 그 아이의 아버지였던 X간부도 참여중이었지.  간부, 병사가 모두 빠지고 아이들만 남는 시간을 체크하고.. 흉기로 사용할 칼을 보관하는 곳과, 그 보관대의 열쇠를 두는 곳을 확인하고, 취사병들이 막사로 복귀하는... ..그는 결국 그 현장을 끝까지 견디지 못했어.  사람이 짐승처럼 울부짖는다는 표현은, 더 할 것도, 뺄 것도 없는 표현이야.  x 간부는 소리내서 울면서 말로 변하지도 않는 고함을 외쳐댔지. 날뛰기 시작한 X 간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헌병대들이 달려들었어.  난 그 광경을 도저히 끝까지 볼 수가 없었고, 훈련을 접기로 결정했지.  한참 이른 시간이지만 훈련을 접고 막사로 복귀했지만 중대장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지.  그걸로 끝이었어.  다시 훈련과 작업의 반복적인 일상으로 돌아갔지. x 간부는 그 이후로 보이질 않았지만, 누구도 그 일을 물어보거나 하진 않았어.  아무일도 없었던 것 마냥, 국방부 시계는 잘도 지나가더구만.  몇달 후, 전역하기 직전에서야 1대대 동기한테서, 그 미친 이등병 새끼가 왜 그딴 개같은 일을 저질렀는지, 들을 수 있었지. 그 어린 여자아리를 그렇게 끔찍하게 죽인 이유가 뭐였는지 아냐? 자기는 군대라는 감옥에 갇혀있는데, 자유롭게 웃고 뛰어노는 아이들이 너무 밉고, 증오스러워서 견딜수가 없었다더라.  그렇다더라.  자신보다 한참 어린데다, 피지도 못한 철 없는 아이를 죽이는데 그 이상의 이유가 필요 없었나봐.  다시 생각하니 또 속이 거북해지네.  제일 좆같은 건, 이게 진짜 괴담 따위가 아니라 내가 직접 보고 겪은 일이라는거지.  차라리 지어낸 괴담이었으면 좋았을 걸.  군대는 온갖 미친새끼들이 다 모여있는 곳이라는게 참 틀린 말은 아니더라고. [출처] 09년도 모동원사단 이등병 간부 자녀 살해 사건 __________________ 언제나 그렇듯 사람이 제일 무서운 거라고... 사람은 생각보다 너무 약하고 쉽게 죽잖아 근데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죽이려는 생각을 보통은 품지 않는데 그런 생각을 품은 사람들이 있긴 하다는 게 너무 무서워 그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계획까지 해서 죽이냐 정말... 세상엔 좋은 사람이 훨씬 많지만 이런 걸 볼때마다 인류애가 조금씩 사그라든다 ㅠ 우리는 모두 좋은 사람이길
퍼오는 귀신썰) 무녀가 전하려던 말
안녕!!! 요즘 옵티믹님 글 너무 재밌더라 나는 퍼다 나르는 사람이지만 빙글에 있는 걸 빙글에 퍼올 수는 없으니까 옵티믹님 이야기를 퍼올 수가 없네 ㅋㅋ 더 많이들 보고 더 많이 응원해드리면 좋겠다 그러면 연재를 좀 더 빨리 해주시지 않을까 ㅋㅋㅋㅋ 아무튼 옵티믹님 글을 기다리며 오늘도 퍼온 썰 같이 볼까? 시작! _______________ 이것은 제 외할머니께서 실제로 체험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어렸을 적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등줄기가 오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먼저 말해두자면, 당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는 각각 다른 침실을 사용하고 계셨습니다. 어느 날 아침, 외할머니가 외할아버지에게 " 최근 이상한 꿈을 꾼다"고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어떤 꿈이냐 물으니 " 자고 있으면 어떤 존재들에게 머리카락을 밟힌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그 발은, 외할머니의 몸을 본뜨듯 딱 달라붙어서 걷는다고 합니다. 또 그중 몇 명이 머리 주변에 머물러 집요하게 머리카락을 밟아대는 통에 고통은 느끼지 않아도 상당히 불쾌한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는 기분 나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괜찮아 어차피 다 꿈이야. 너무 신경 쓰지 마. 피곤해서 그런걸거야. " 라고 외할머니가 평소 피로가 쌓인 것을 염려하는 말을 했을 뿐, 그 이후에는 딱히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외할머니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외할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꿈이 아닌 것 같아." 외할아버지는 "또 그 소리인가?" 라고 내심 흥미는 없었던 모양이었지만 외할머니의 진지한 얼굴을 보고서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외할머니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 요전에 말했던 얘기의 그다음이 있어. 머리카락을 밟힌다는 이야기뿐만이 아니야. " " 그뿐만이 아니라니? " " 사실, 머리카락을 밟힌 뒤면 반드시 벽장 문이 열려. 스윽-하고. " " 벽장? " " 그러고 나면 위에서 내려와. 털썩하고. " " 내려와? 내려온다니 뭐가? " " 무녀님. 무녀님이 내려오셔 " 외할아버지는 이 말을 들은 순간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어버렸다고 합니다. 무녀님이 내려온다는 이야기는 아무리 봐도 꿈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그런데도 그것을 꿈이 아닌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하는 외할머니를 보고 바로 걱정스러운 맘이 들었다고 합니다. "노이로제라도 걸린 게 아닌가하고 진심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 외할아버지의 생각을 눈치챈 것인지, 외할머니는 "나 멀쩡해. 현실인지 아닌지 확실히 확인해 봤으니까." 라고 말했습니다. 외할머니의 이야기에 따르면 벽장문이 열리면 위에서 무녀님이 내려온다고 하는데 긴 흑발을 늘어뜨려 위아래로 격렬하게 흔든다고 합니다. 워낙에 격렬하게 흔드는 통에 조용한 방 안에는 흔들흔들하고 머리카락이 흔들리는 소리가 기분 나쁘게 울려 퍼졌고, 얼굴을 보려고 해도 대량의 긴 머리카락과 격렬한 움직임, 물론 어두웠던 탓도 있어 남녀 구분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저 무녀님이 입는 흰색과 빨간색 하카마 차림을 하고 있어서 '여자겠지' 라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꿈이라고 생각했던 외할머니도 며칠을 같은 광경을 보는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되어 어떤 행동을 하게 됩니다.무녀님이 내려오는 벽장 문을 꽉 닫아놓고, 그 사이에 종잇조각을 한 장 끼워놓습니다. 자기가 자고 있는 틈에 누군가가 벽장 문을 여닫으면 이 종잇조각은 당연히 바닥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꿈에 대해 마을의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속는 셈 치고 가지고 있어." 라는 말과 함께 받은 부적을 베갯머리에 놓아두고 자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잠에 빠져들 즈음, 외할머니는 기분 나쁜 소리에 눈을 뜨게 됩니다. 흔들 … 흔들 … ' 아 … 역시 또 나타났군 ' 라고 생각하며 벽장 쪽을 보니 그곳에는 무녀님이 내려와 있었고, 평소와 같이 머리카락을 마구 흩뜨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짓을 당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과 다르게 그 순간부터 갑자기 공포를 느낀 외할머니는 손을 모아 필사적으로 잘못을 빌었다고 합니다. 무엇에게 잘못을 빈 거냐고 지적할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외할머니의 행동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던 사이 외할머니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고 평소와 같이 아침을 맞았다고 합니다.벽장문에 끼워둔 종잇조각은 누렇게 풍화된 것 같은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여닫은 흔적은 없었지만 마치 한참 오래된 종이 같은 상태였던 모양으로, " 이쪽이 훨씬 기분 나빴어 … " 라고 말하며 외할아버지에게 보여줬다고 합니다. 그리고 외할머니가 가장 기분 나쁘다고 이야기 한 것은 부적의 효과였습니다. 부적을 베갯머리에 놓고 잤던 그때, 몸 주변을 돌아다니던 발의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고, 다시 말하자면 분명히 그 존재가 자기 주변에서 사라지고 없어졌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것은 일종의 영적인 무엇인가로, 그 무언가에게 친구에게 받은 부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지나친 생각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때는 외할머니 나름대로 필사적으로 생각해내신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할아버지도 그 이야기를 듣고 매정하게 대할 수도 없었던 데다가 혹시나 보통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그날 밤 외할머니와 같은 방에서 자기로 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잠에서 깬 할아버지는 외할머니에게 " 완전히 같은 꿈을 꿨다 " 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외할아버지 생각으로는 아직 믿기 힘든 부분이 있었던 모양인지 그것을 꿈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어서, 부적을 준 친구에게 함께 찾아가 상담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이야기를 들은 외할머니의 친구는, " 부적 가지고는 부족해. 그 발과 무녀는 완전히 다른 존재일지도 모르니까 그게 무엇인지 제대로 확인받는 게 좋겠어 "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슬슬 무서워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친구가 일하는 절을 찾아가서 불제를 받기로 했지만, 실제로 무녀는 사람에게 씐 것이 아니었다는 것 같았고 " 벽장에서 튀어나온다는 건 그곳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 라는 견해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 이상은 본인의 힘이 부족해서 알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문제의 벽장은 아는 목수에게서 제작을 부탁한 것인데, 이번 현상을 이야기하고 뭔가 아는 것이 없느냐고 묻자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사죄했다고 합니다.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벽장 문 테두리 부분에 사용한 벚꽃나무가 아무래도 꽤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것 같았습니다.간단하게 밖에 듣지 못했지만 꽤 오래전 무녀님이 목을 매 자살한 나무를 그대로 목재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 부담이 있는 목재는 어떤 경로를 통해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비용 절감을 위해서 몰래 사용한것 같은데 지인이기도 했고 그쪽에서도 지나치게 사죄하는 태도여서 이 일에 대해서는 원만히 해결을 봤다고 합니다. 그리고 떼어낸 벚꽃나무는 절로 가져가 불제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 뒤로는 아무 일 없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다만 무녀님과 발이 대체 어떤 관계였는지는 결국 아무것도 모른 채로 끝난 모양이었고 무녀님이 뭘 전하고 싶었는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모로 마음에 걸렸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마을에서 자살한 무녀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나 얘기가 없나 알아보기도 하고 불제를 해준 절에 방문해서 자세히 얘기를 물어보았는데 절에서 들을수 있었던 말은 " 저희도 무녀분이 자살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자살은 아닌것 같다는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 본래 그 자살한 무녀와 저희 절은 이 마을을 아주 옛날부터 사악하거나 이롭지 못한것들로부터 함께 지키는 양대 축이었는데 그 자살한 무녀분의 대에 이르러 어떤 악한 존재와 대립하게 된것 같습니다. 무녀와 저희 절이 함께 어떤 의식을 치루었다는 기록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 " 대립했다는 악한 존재는 제대로 된 본체도 아니었다고 하고 극히 일부분의 신체만이 나쁜 영향을 주변에 주었던 것 같은데 대립했던 결과는 무녀분이 자살한 결과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그 의식에 참여했던 당시 주지스님도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크게 몸을 상하기도 했습니다." " 남아 있는 가장 구체적인 기록은 아주 먼 옛날에 이 마을 부근에 어떤 악한 존재의 사지를 잘라서 각각 다른 장소에 봉인했다는 글 하나만 짧게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련기록이나 방법등은 모두 소실된 상태라 저희도 더 이상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무녀분이 자살할 때 마땅한 후계가 없었기 때문에 마을 대대로 이어지던 무녀는 이제 완전히 명맥이 끊긴 상태라고 합니다. [출처] [일본 2ch 괴담] 무녀가 전하려던 말 ___________________ 일본 무녀 이야기는 항상 신기해 지금도 무녀라는 게 있기는 할텐데 옛날처럼 저렇게 신비로운 느낌은 아니겠지? 근데 밤에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소리가 날 정도로 세차게 흔드는 건 진짜 무섭다ㅠㅠㅠㅠ
퍼오는 귀신썰) 어릴적 이야기 한 번 해볼게
날이 어어어어엄청 춥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추울 수가 있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인 것 같애 다들 도가니는 괜찮아? 이런 날일수록 넘어지지 말고 뼈 나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구 할매미가,,,말한다,,, 그치만 이런 날이어도 귀신썰은 포기할 수 없지 '이런 날일수록!' 오랜만에 재밌는 썰 찾아서 가져와봤어 같이 볼까아? 두근두근! ____________________ 여기는 부산이고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던 그 집과는 불과 차타고 15분여 거리쯤에 이사왔고 16년이 지난 아직도 그 동네에 살고 있음.ㅋㅋ 내가 국민학교 4학년 시절 즈음에 그 집에 아버지,어머니,형,나 이렇게 넷이서 전세로 들어가 살게되었는데 집구조가 어떻냐면 한 15평정도 되는집인데 현관 들어서면 신발벗고 복도같은 좁은 통로를 2~3미터 정도 들어오면 앞쪽으로 화장실, 왼쪽은 큰방, 오른쪽은 작은방이었단 말이지. 즉, 복도기준으로 문 3개가 ㄷ자 형태로 되어있는 그런 집임. 당연하게도 큰방은 부모님방이고 작은방은 우리 형제의 방이 됨. 어느날부터 방에서 형이랑 같이 자는데도 자꾸 무서운 기운같은게 느껴져서 매일 머리 끝까지 이불 뒤집어쓰고 잘 참고 자다가 한날은 큰방에 가서 엄마 아빠옆에서 자고싶다고 우겨서 껴서 자게됨. 근데 잠이 안와서 눈감고 한참을 있었는데 엄마가 아빠한테 말하는걸 듣게 되었단 말이지. 그 내용이 머냐면 엄마가 꿈속에서 시장을 갔다왔는데 분명 잠그고 갔던 현관문이 열려있더라네. 누군가 싶어서 현관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가니 누군가 복도에 검은 한복을 입고 가부좌를 틀고 뒤돌아 앉아있더래. 그래서 '누군교??'하고 말거니까 그 사람이 뒤돌아 보는데 몇년전 죽은 시골 아재였다네. 뭐 난 누군지는 모른다만 어든 그 시골아재가 엄마더러 '잘 살고 있었능교? 내 성동입니더~' 하면서 말하는데 얼굴이 얼마나 창백한지 누가봐도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네.(성동이라는 이름을 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지는 나중에 알려주겠음) 그러고서 말하길 '내가 이집에 좀 살고싶은데 같이 살아도 되겠냐'고 묻는데 차마 대답을 못하고 꿈에서 깼는데 아무래도 이 집터가 이상하다하는 말을 내가 자는척하면서 다 듣고 있었지. 아빠도 그 말을 듣더니 '아무래도 니가(엄마) 자꾸 이사오고나서 몸살도 많이하고 몸이 자꾸 아프고 시름시름 않는게 집터때문에 그런갑다' 하고 말하는것도 내가 다 들었지. 시발 그말을 들어서 더 그런건지 아니면 그 성동이라는 아재라는놈이 우리집에 지박령으로 들어와 살게 돼서 그런지는 그 당시엔 몰랐는데 어쨌든 내가 그 후로부터 가위도 겁나게 자주 눌리고 말로 할 수 없는 기현상도 실제로 보고 귀신(이었을것 같은) 애들도 많이 봄. 엄마도 계속 시름 시름 않고 아빠도 먼일인지는 모르지만 화내는 일이 찾아지고 우리집에 멀썸한건 형 혼자뿐이었음. 어느날은 형이랑 둘이 있는데 형이 응가 마려운데 화장실 가기가 무섭다길래 방 바로 옆이 화장실인데 머가 무섭냐면서 내가 따라가줌. 그리고 화장실 문앞에서 기다림. 형이 볼 일 다보고 문열고 나오는데 나를 보더니 기겁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감.…나는 영문도 모르고 같이 무서워서 형따라 뛰쳐나감. 형이 한참올 부들거리더니 나한테 하는말이 '니 화장실에 안따라 들어왔었나?' 하고 물음. 난 처음부터 밖에서 기다렸다 말하니까 형이 하는 말이 똥간에 주저앉아서 무서우니까 내 손을 잡고 흔들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네? 심지어 내가 대답도 해줬다는데 (나중에 성인이 되서 다시 그때 상황을 들었는데 그 화장실안의 내가 뭐가 그리 좋은지 계속 기분나쁘게 베시시 웃고있었다고 함) 어쨌든 그 이후로 형도 그 집에서는 제정신이 아니게 됨. 집에도 잘 안들어오고 형 찾으러 많이 다닌 기억이 남. 작은방에는 아빠가 철물점에서 합판이랑 철골 사다가 수제로 만들어주신 침대가 있었는데 어느날은 그 침대에서 자다가 굴러 떨어짐. 엎드려진 상태로 떨어졌는데 떨어진 순간 놀라서 잠에서 깨야하는데 그 상태로 가위에 눌림. 레알로다가… 가위에 눌려서 윽윽~하고있는데 침대밑에 공간에서 웬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릴거같은 사람이 나랑 똑같은 자세로 엎드려진채로 나를 보고있음. 침대 밑 내 얼굴 약 20센치 앞에서. 어떤 귀신 본 사람들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걸 당장에 눈치채든가 딱 봐도 귀신포스를 풍긴다거나 그런 말을 하던데 내가 본 그 사람같은 귀신은 그냥 딱 사람처럼 보이긴한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애매한 중성적인 느낌인데 현실의 사람과는 이질감이 확실히 있긴함. 눈에 초점이 분명하지가 않아서 나를 보고 있긴 한데 나를 안보고 있는것 같은 그런 느낌도 들고. 하여튼 눈의 초점이 지금 생각하면 그냥 약간 소름 돋음. 그리고 머리가 좀 길었기때문에 여자가 아닐까 추측해봄. 어쨌든 발악하면 애가 안가겠다 싶어서 그냥 계속 시간아 가라~하면서 보고있으니까 어느순간 사라지면서 가위 풀림. 지금에서야 이렇게 추억삼아 말하지 그당시엔 그게 너무 무섭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음. 내가 엎드려진채로 가위를 2번 늘려봤는데 또 한 번은 엎드려진채로 바닥에 달라붙어있으니까 작은 방 문이 열리면서 아빠가 들어옴 침대 윗쪽으로 올라가시더니 뭔가를 열심히 만지작 만지작 하시는데 내가 엎드려져있는 상태고 가위 눌려서 고개가 잘 안돌아가다보니 아빠 허리 정도까지만 보이는데 하여튼 한참을 뭔가 만지작 만지작 하시더니 어느 순간 아빠가 침대에서 뛰어내리는데 발이 바닥으로 안떨어짐. 대롱대롱 메달린듯이 발이 왔다갔다하는데 누가 봐도 목메는거임. 내가 아빠 그러지 말라고 일어나서 내가 구해줘야한다고 발버둥을 치는데 몸이 안움직임. 아! 물론 그것도 허상임. 아니면 귀신이었거나... 우리 아버지는 아직 건강하게 잘 살고계심ㅋ 사실 가위 이야기는 내 글 말고도 하도 많이 듣고 보고 물고 빨고 많이들 보셨을거라 생각해서 가위 이야기는 더 이상 안하겠음. 하여튼 가위 눌리면서 허상보는거는 일상다반사였는데 그 집에서 본 애들만 한 열다섯 이상인것 같다. 여러분은 혹시 귀신이라는 존재가 현실에서 물리적인 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함?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함. 아니 생각하는게 아니고 실제로 그런걸 봤음. 어느 일요일에 아빠 엄마 형 다 나가고 혼자 큰방에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시청하고 있었음. 그간 그 집에서 있었던 여러 일들로 인해서 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눈만 빼꼼히 내어놓는게 습관처럼 굳어짐. 겨울 밤에 사실 어린 나이에 혼자 어디 나가서 갈데도 없고 있을데도 없었음. 한참 티비보는데 익숙한 소리가 들림. 작은방에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사갈때마다 같이 이동하는 우리집 나무 장농 소리임. 어릴때부터 하도 그 장농문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들었던 터라 그 '끼이이~익' 하는 익숙한 소리를 모를수가 없는거임. 이 장농문이 어느 순간 끼이이익~하고 아주 천천히 열림. 그리고 마치 화가난 사람이 엄청난 풀파워로 미는 것처럼 장농문이 쾅!!!!하면서 닫힘. 난 직감했음. 작은방에 원 강도라든지 도둑놈이 가지고 갈게 없으니까 화가 나서 닫은 거라고... 일단 살포시 기어가서 큰방문을 잠금. 좀있으니 다시 끼이이익~하고 장농문이 열림. 그리고 몇초후 또 다시 쾅!!! 하고 닫힘. 이게 한 3분쯤 반복하면서 문 여닫는 소리가 점점 빨라지는데 나중에는 그냥 막 장농문이 쿵쾅 쿵광쿵광쿵광쿵광쿠ㅡ오강ㅋㅇ!!!!!! 하면서 미친듯이 열리고 닫히는데 무서운건 둘째치고 내가 죽을수도 있겠다 싶어서 도망갈 플랜을 머릿속에 생각해냄. '일단 큰방문을 열고 작은방 문을 잽싸게 연 다음에 누군지만 확인하고 바로 달려서 현관에 있는 신발을 손에 잡고 경찰서까지 맨발로 뛴다'는 계획을 머릿속에 생각해냄.(기특하기도 하지) 그러고나서 싸게 큰방문을 열고 작은방문을 휙!하고 열고 누군지만 볼려고 했는데... 이게 시발 사람이 없고 장농 문만 쿵쾅거리고 있음. 내가 그걸 보고나서 한 2초후에 장농문이 잠잠해짐. 그걸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 앉았는데 눈물이 남.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고통스러운 집에서 살아야 할까 싶기도하고... 무섭기도하고 온갖 심정이 교차하는데 일단 무서우니까 울면서 기어가지고 현관문 밖에 나가서 추운데 앉아가지고 벌벌 떨면서 울고있자니 엄마 아빠가 들어옴.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당연히 안 믿음. 물론 속으로는 믿었을지도 모름. 하도 이상한 일이 많았으니까... 좀전에 성동이라는 이름을 내가 왜 기억하고 있는지 설명하겠다고 했지? 별의 별일을 다 겪으면서 열심히 돈벌어서 그 집에 이사간지 약 4년만에 드디어 20평대 아파트로 이사가게 됨. 위치는 그 이상한 전세집에서 차타고 불과 5분거리임. 근데 내가 중학교도 올라가고 고등학교까지 진학하고 그쪽으로 갈일이 없기도 하고 해서 이사온 뒤로는 한번도 안가봤는데 어느날부터 자전거에 취미가 들려서 신나게 자전거 타고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갑자기 그 집이 생각난거임. 머 그냥 아무 생각없이 예전에 그런 집이 있었지. 싶어서 간만에 동네 구경이나 갈까 싶어 그 집 앞에 가보기로하고 자전거타고 신나게 밟았지. 골목길 교차길을 한개 지나고 두개 지나고 세번째가 그 집이 있는 골목인데 그 골목길로 들어서서 멀리서 보니 그 집앞에 뭔가 대나무같은게 있고 풍선같은게 달려있음. 자전거 타고 점점 가까이 가는데 딱봐도 그냥 무당집임. 시발꺼... 근데 그 무당집 앞에 간판이 뭔줄 알아? '성동 장군 모신곳' 그 무당집으로 변한 그 집을 보면서 그럴줄 알았다하는 생각이 먼저 들. 무섭지는 않았음. 왜냐하면 그때까지는 내가 성동이라는 이름을 몰랐거든. 어린 나이에 엄마가 했던 꿈이야기에 나온 지나가듯 말한 그 이름이 생각날리는 없었던거지. 근데 뭔가 짚히는게 있는거 같아서 그날 밤에 엄마한테 '엄마 예전에 우리 그 살던 전셋집 있잖아? 엄마 많이 아프고 나도 허약하고 할때.…그때 엄마 꿈에 나오던 그 아재라는 사람있제?' 하니까 엄마가 화들짝 놀람.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았노?' 하심. 내가 다 들었다고 하면서 말하길 '그 아재라는 사람 이름이 머였지?' 하고 물으니까 '성동이 아재라꼬~ 니 어릴때 거창 시골 오지에 살 때 동네 바보 아저씨가 있었꺼든. 사람들이 하도 무일푼으로 일 시키고 놀리고 박대하고 카니까 고마마 한날은 동네 뒷산 나무에 목을 메가 죽어뿌따 아이가' 하는데 그건 왜 묻냐고 물어보는 엄마한테 진실을 말하지는 않았다. 끝. 내가 겪은 실화임. 사실 길게 상세하게 적으려 했는데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니까 글도 막 점점 바빠지게되고 앞뒤가 없네 ㅋㅋㅋㅋㅋ 지금 퇴근시간이다. 나 퇴근한다 안녕~ (잘 자고 다시 와서 보강 설명 좀 더 넣어서 수정했다. 반응 괜찮으면 다른 이야기도 많으니 담에 써보도록 할께) [출처] 루리웹 ________________ 원출처는 루리웹이라고 하는데 루리웹에서는 도저히 원본을 못 찾겠더라. 성동이 아재는 대체 왜 하필 그 집에 눌러살았던 걸까. 뭐 동네 사람들이 다들 괴롭혔던 것도 있는데 그걸 막 되갚으려고 한 건 아니라 너무 다행이긴 하지만 저 집에서 사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근데 또 나중에 무당이 모신다는 신이 성동 장군이니, 어쩌면 그 집이 귀신이 들끓는 집인데 성동이 아재가 들어와서 그나마 나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쨌든 별 일 없이 탈출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너무 무서운 일인데 쓰니도 지금은 잘 살고 있는 것 같고. 우리도 지금처럼 암울하고 무서운 시기를 별 일 없이 지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흐규흐규 부디 그러기를 오늘도 바라며 오늘도 이만 인사를 할게 조만간 또 온닷 잘 자고!
[퍼오는 귀신썰] 그 남자 이야기
연휴 전날은 언제나 설레지 이제 음력 2020년도 진짜 이틀밖에 남지 않았구나 2020년이 완전히 가기 전에 귀신썰 하나 더 같이 보려고 가져왔어 @optimic 님은 왜때문에 다음편 안 가져오시지 기다리면서 (부담을 드리며) 내가 가져온 이야기 같이 보자 ㅋㅋㅋ 시작해볼까! _________________ 그 형은 정혼자가 있었습니다. 그 형보다 네살 어렸던, 물론 거대한 재벌간의 사전 정혼이나 그런건 아니고 그저 어릴때부터 친했던 집안 어른끼리 술자리에서 “야 니네 딸 크면 우리 아들이랑 결혼 시키자” 라는 둥의 농담이 시간이 흐르며 진담 비슷하게 분위기가 바뀌고, 결국 농반진반으로 응고되어 인연의 고리로 고착화 되어 버리는 그런 수준 이었죠. 어릴 때부터 자주 보지는 않았다고 하더군요. 가끔 일년에 한두번 정도 가족 끼리 같이 놀러 갈 때 마주 친다거나. 그나마 부모님들이 정혼자 라는 타이틀을 붙여 짖꿏게 놀려 대는 바람에 정작 마주치면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얼굴만 붉히게 되는 그런 정도의 데면한 사이 였지만, 그런 어린시절 부터의 인연 때문인지 형에게 그 여자는 ‘순수함’의 정표로 계속 가슴에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본인의 방탕한 생활은…….. 그저 ‘다른 생활의 일부’로 치부 하더군요. ‘결혼은 꼭 그 여자와 할거다’ 라거나, ‘결혼하게 되면 그 여자에게만 충실 할거다’ 라는 말도 자주 했었지요. 저는 ‘개가 똥을 끊지’ 라는 말로 콧방귀도 안뀌었지만 그 형의 그때 그 말 자체에는 순수한 결기 같은 것이 제법 뚝뚝 베어 나왔습니다. 물론, 제 버릇 개 주겠냐 마는………….. 이 형이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취직을 하게 되자 본격적인 결혼 얘기가 나왔습니다. 싫지 않았던 두 사람은 적당히 수줍은 척 했고, 적당히 놀라는 척 하다가, 결국 본인들의 마뜩찮은 의견과는 부합하지 않으나 부모들의 굳은 의지 때문에 등 떠밀려 어쩔수 없이 ‘효도심’의 발로로 만난다는 요식 행위를 거친후, 태어나서 처음으로 단 둘이 데이트를 했다고 합니다. 일요일 오후 적당한 시간에 만나 첫 데이트, 첫 식사로 손색이 없는 어느 특급 호텔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먹은후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 형의 일상적인 패턴이었다면 ‘밥’ 을 먹고 ‘술’ 로 취하고 ‘숙박’을 하고, 바로 그 한 건물에서 모든 걸 해결 할수 있었을 텐데…….. 각설하고, 일요일 오후 계획없이 영화를 보려니 당시 인기 있었던 영화들은 대부분 자리가 없었고 그냥 재미는 없지만 좌석이 남아 있던 영화를 끊어 들어 갔다고 하더군요. 그 형이 두번째 열에 그 여자와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바로 앞자리에 남자 때문에 계속 신경이 거슬 리더랍니다. 그 앞자리 남자는 분명 혼자 앉아 있는데 옆자리에다 대고 뭐라 뭐라 말을 하는 시늉을 하더래요. 처음에는 틱 장애 같은게 있으려나? 싶어 그냥 넘어 갔는데 나중에 너무 이상해서 혹시 앞자리에 쪼그만 애가 앉았나 싶어 고개를 빼서 앞자리를 들여다 보니 역시 아무도 없었다는군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남자는 계속 옆자리에 마치 사람한테 속삭이는 것마냥 귓속말 하듯 중얼 거리고 영화가 진행 되는 내내 그런 상황이 펼쳐지자 점점 오싹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옆자리 여자 에게 말하기도 좀 껄끄럽고 해서 그냥 재미 없는 영화를 보다가 어쩌다 문득 앞자리를 흘끔 봤는데……….. 그 형의 표현을 빌자면 진짜 너무 놀라서 “똥 쌀뻔 했다” 고 하더군요. 앞 좌석 등받이 공간 사이로 얼굴이 새하얀 여자가 웃으며 고개를 뒤로 돌려 자기를 쳐다보고 웃고 있더랍니다. 분명 조금 전까지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그 순간 자기 앞자리 남자도 자기에게 고개를 스윽 돌려서 쳐다 보더니 ‘피식’ 하고 웃더래요. 너무 섬찟한 기분에 극장에서 ‘어헉’ 하고 소리를 냈다는 군요. 그리곤 너무 불쾌해서 정혼자에게 나가자고 말 한후 극장을 빠져 나왔답니다. 정혼자는 영문도 모르고 끌려 나오고 말이죠. 극장을 나오고 나서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안되더랍니다. 자기가 혹 무슨 착각을 했나 싶어 되짚어 봐도 그 여자 얼굴이 너무 생생하게 떠올라 무슨 착각이나 착시를 보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말이죠. 그 날은 너무 어수선한 정신에 그 여자를 집에 보내고 그냥 들어 갔답니다. 그 얘기를 듣다 제가 그랬습니다. “그게 무서운 얘기야? 별거 아니네” 그러자 그 형이 그러더군요. “아니, 무서운 얘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지” 시작 부분에도 썼지만 이형이 굉장한 카사노바 였습니다. 이 여자, 저여자 정말 신기한게 저나 다른 사람들이 하면 옆집개 땡칠이도 웃지 않을 개드립이 이 형 입만 거치면 여자들이 빵빵 터져 준다는 것이죠. 응? 결국 농완얼인것인가? 암튼, 그 형을 보고 있노라면 여자 꼬시는것도 정말 타고 나는 거구나 라고 느끼게 해줬던 사람 이었습니다. 이 형은 그 정혼녀와 정식 만남 뒤 그때부터 꾸준히 연락도 하고 짬짬히 데이트도 그런 일상을 보내는 가운데, 그와는 별개로 여전히 다른 여자들과의 만남이나 원나잇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연애 따로, 결혼 따로의 사상을 가진지라………. 그런데 어느날 나이트 에서 한 여자를 만나 으레 그러하듯이 호텔로 향했는데 그런데 그 여자와 못잤다고 하더군요. “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안섰어?” 라고 물으니 그 형 말이. “아니 그게….내가 그 여자 몸에 들어 가는데 어떤 느낌이 드냐하면 그 여자 질 내부가 사포로 만들어진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확 밀려 오는거야” 라고 하더군요. 헐 듣는데 아주 소름이 끼칩니다. 너무 아파서 화들짝 빼내는데 마치 누군가 사포를 손에 꽉 쥔 상태에서 자기 물건을 잡고 있는듯한 통증이 느껴 졌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정말 피가 날 것 처럼 벌겋게 부풀어 오르 더랍니다. 그날은 그냥 뭔가 이상한가 보다 하고 지나 갔는데 다음번 여자를 만났을 때도, 또 그 다음 여자를 만났을 때도, 계속 그런 일이 생기니 그때 부터는 아주 심한 트라 우마가 생기기 시작 하더라는 거예요. 결국 여자와 관계가 불가능해져 버리는 고자 아닌 고자가 되어 버린거죠. 그래도 정혼녀와는 그저 순수하게 데이트만 하니까 그건 문제가 아닌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슬슬 결혼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걱정이 되더 랍니다. 병원을 가봐도 당연히 신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결혼 날자가 다가 올수록 슬슬 걱정은 되고. 어디 하소연 할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결혼 준비에 마음 고생에, 살이 쭉쭉 빠져가고 있던 그때쯤 어느날 가족 끼리 밥을 먹다가 형의 아버지가 그러셨다는 군요. “근데 길동아, 너 결혼 하기 전에 미리 얘기 해 놓을게 있는데 말이다. 혹시라도 니가 안좋게 생각 할까봐 말은 안했는데 그쪽 (여자쪽) 가족중에 한명이 조금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나중에 그리 놀라지는 말아라” 라고 얘기를 하더 랍니다. 그 때 갑자기 이 형 머리에 뭔가 전광 석화 처럼 파파박 하고 스쳐 가는게 있더래요. 그래서 그 말이 나오자 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물어 봤답니다. “이상한 직업이면 혹시 무당 같은거 아녜요?” “어? 허허…참…눈치는. 그래 내 친구 녀석 동생 녀석이 하나 있는데 그 녀석이 무속쪽 일을 하고 있다. 뭐 그냥 직업 이려니 생각하고 가볍게 생각해. 그냥 직업이 려니 생각하면 별거 아니니까. 아버지랑도 어렸을때는 같이 잘 놀았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런 직업을 가지게 됐다더라” 그말을 듣고 나니 이 형이 짚히는게 있어서 정혼녀를 만났을 때 바로 물어 봤다더군요. 혹시 삼촌이 우리 처음 만나서 영화 볼 때 따라 오지 않았냐고. 그렇게 추궁하니 정혼녀가 눈이 똥그래져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더래요. 사실 처음부터 삼촌이 따라왔다. 밥먹을때도 있었고 영화 볼때도 있었다고 얘기하더랍니다. 혹시 영화 볼 때 앞자리에 앉지 않았냐고 물어 봤더니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반문 하더래요. 그러면서 하는말이. 처음 만나기 전에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거니까 자신이 직접 사주를 한번 봐야 겠다고 하더니 “음…..다 좋네. 얘 착하고, 성실하고, 살면서 **이한테도 잘할 것 같고. 한가지 문제가 있긴한데……결혼전에 버릇을 좀 고쳐 놓으면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아” 라고 말했 답니다. 그리고는 첫만남에 자기도 근처에 있을 테니 넌 모른척해라, 다 너를 위해서 그런거다 라고 정혼자에게 말했다는 군요., 그 말을 들은 그 형은 너무 황당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마치 자기 치부를 송두리째 들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누군가 앞에서 벌겨 벗겨져 있는듯한 기분도 들고 그랬답니다. 그 문제로 한참을 두문불출 고민을 하던 형은 그저 말없이 결혼을 감행했습니다. 그 때 제가 “그럼 결혼전에 그 삼촌을 한번 찾아가 보지 그랬어” 라고 말하자 그 형이 그러더군요. “야, 찾아가서 뭐라 그러냐? 당신이 나 고추 못쓰게 해놓지 않았냐며 멱살이라도 잡고 싸우랴?” 음………… 듣고 보니 그것도 참 애매한 문제 같았 습니다. 어찌됐건 그 형은 그 정혼자와 결혼을 했고 정말 사람이 바뀐건지 참고 사는건지 정말 자기 와이프 하나만 보고 잘 살았습니다. 결혼식장에서 처삼촌과 처음 마주쳤는데 자기를 보며 씩 웃던 모습에 가슴이 철렁 했었다는 말도 했었구요. 지금은 연락이 끊겼지만 연말이 되니 문득 그 형이 생각나서 한자 끄적여 봤습니다. [출처] 그 남자 이야기 | hyundc ___________________ 무당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하긴 막 저주인형 이런 것도 있으니까 비슷한 맥락일 수 있을까 암튼 정신차리고 잘 사니까 다행이로다 명절 전에는 해피엔딩이 좋으니까! 그럼 2021년에는 더 반갑게 보자 2020년 안녀엉
퍼오는 귀신썰) 신을 먹는 신 이야기
비가 추적추적 내린 날 밤 비는 그쳤지만 왠지 더 쌀쌀하고 그래서 더 스산한 느낌이 들잖아 이런 날은 역시 귀신썰이 제격이니 오랜만에 귀신썰을 가져와봤어 스산한 데는 또 일본 귀신썰 만한 게 없지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 과거 우리 가문은 음양사 또는 무녀와 관련된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도 특이한 편입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가문의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강한 힘이 깃든다는 이유로 당주도 대대로 여성이 맡아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혈통이 뒤섞여 버린 탓에, 불제가 가능한 사람은 할머니 단 한 분뿐입니다. 예전과 같은 집안 분위기는 진즉 흐려져 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를 포함한 할머니의 아들들은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드물게 강한 힘을 가지고 태어나버린 게 바로 나였습니다. 몇 대 째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과거 가문에서 손에 꼽힐정도로 강한 힘을 소유했던 사람의 기일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할머니께서 말해주셨습니다. 집안 환경과 내가 가진 힘 덕에, 어렸을 적엔 정말이지 매일같이 무서운 경험을 했었습니다. 게다가 령이라는 건 의외로 파장이 맞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존재여서, 반 친구들은 물론이고 부모님에게까지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괴롭힘을 당하던 나는 할머니께서 " 절대로 가까이 가서는 안 된다 " 고 하셨던 폐 신사 안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분명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울음을 터뜨리던 내 모습이 재밌었기 때문에 같은 반 아이들이 억지로 가둔것일것입니다. 갇히고 수십분을 그저 "내 보내 달라" 며 소리를 질러대던 중, 밖에서 들려오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돌연 멈췄습니다. 그리고 섬뜩한 공기가 내 뺨을 스쳤습니다. 신기하게도 기분 나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돌아보면 안 돼." 중성적이긴 했지만, 마치 방울소리처럼 예쁜 '남성의 목소리'같은 게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할머니 때문에 기르고 있던 내 긴 머리를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쁘다, 가지고 싶어." 담담히 말을 이어가던 그. 그 순간 공포감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할머니께서 "네 혼은 텅 비어있어서, 이질적인 존재의 먹잇감이 되기 쉽단다. 그러니까, 언젠가 네가 잡아먹힐 위험에 조우하게 되었을 때 … 머리카락을 잘라버려야 한다." 라고 말씀하셨던 게 떠올랐습니다. '가지고 싶어' 라는 말이 메아리치듯 몇 번이고 머릿속에 울려 퍼졌습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등 뒤의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머리카락, 머리카락까지라면 괜찮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쩌억-하고 입이 벌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 다음 순간, 목덜미가 허전해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는 아, 먹혔구나.라는 생각에 다리가 떨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손이었던 걸까? 어떤 것이 내 허리를 안아들고 천천히 앉혀주는 게 느껴졌습니다. 귀신이나 요괴 같은 것과 직접 접해본 적이 없던 나는 조금 놀란 상태에서 몸의 열이 싹 가시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게 그대로 잠들어 버렸던 걸까. 깨어나 보니 난 날 괴롭히던 아이의 등에 업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울고 있던 아이들 소리에 잠깐 정신이 팔려있던 중,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이들은 신사에 가둔 날 꺼내려던 순간 문이 꽉 닫힌 채 열리지 않았던 것, 그리고 신사 안에 쓰러져 있던 내 모습과 짧아진 머리카락에 적잖이 놀란 모양이었습니다. 또 그들은 새하얀 안개 같은 것이 자신들을 쫓아왔다는 말을 했습니다. 난 얼른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그들에게 말을 걸려 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점점 눈앞도 흐려져갔습니다. 청력만이 이상하게 예민해진 상태에서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만 점점 크게 들려왔습니다. 난 있는 힘껏 날 업은 남자아이를 때렸습니다. 그리고 땅에 발이 닿자마자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발소리는 점점 커졌습니다. 나는 직감적으로 내 눈앞이 완전히 깜깜해지면 나도 죽고 아이들도 죽을 것이라는 알 수 없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난 할머니만 믿고 본가를 향하는 작은 길을 따라 달렸습니다. 커다란 문이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그 앞엔 할머니가 서 계셨습니다. 어째선지 할머니만큼은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안도한 나는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귀신같은 얼굴을 하고 크게 노성을 내질렀습니다. "아이들을 먼저 들여보내라! 네가 마지막에 들어와야 해!" 그저 너무 무서웠던 나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두 사람의 등을 밀며 문안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머니가 들어왔습니다. 안에는 날 신사에 가뒀던 두 아이의 어머니가 흰 소복만을 입은 채 서 있었습니다. "신사에 갔구나." 할머니는 크게 화를 내셨습니다. 시력도 목소리도 돌아오지 않은 난 물고기마냥 입만 뻐끔댈 뿐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손가락이 입술을 스치는가 싶더니 품에서 독특한 향기가 나는 붉은 연지를 꺼내 입술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그 순간, 신기하게도 목소리가 났습니다. 입이 트자 마자 변명섞인 말을 연신 늘어놓았지만 할머니는 들어주지 않았고, 나는 날 괴롭힌 아이들과 함께 본가 안에 있는 경문으로 둘러싸인 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방금 우릴 쫓아온 건 어떤 신이라고 했습니다. 예전 사람들이 자주 찾던 신사의 신이었으나, 대기근 때 산 제물을 바친 것을 계기로 부정을 탔다고 합니다. 그 신이 날 맘에 들어 한 덕에, 난 그에게 그림자를 먹히고 말았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었다.) 먹힌 건 머리카락이 아닌 내가 태어날 적부터 씐 신이며, 내 시력이 돌아오지 않는 건 신이 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난 신이 씌지 않았다면 세 살이 되던 해 죽었을 것이라는 말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말을 할 수 있는 건 할머니의 힘 덕이며,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라고 합니다. 날 괴롭힌 아이들은 귀신에 씌었으며, 신이 마음에 들어 한 아이를 괴롭힌 죄로 신벌이 내렸다는 말을 할머니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신내림 굿을 행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아이들의 어머니를 불러온것은 아이들 대신 희생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날 가둔 아이들의 어머니는 모두 같은 시간에 본가에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날 괴롭힌 아이들도 자신이 저지른 짓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는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널 대신할 것은 없다. 너와 같은 영력을 가진 사람 또한 없어. 자칫하면 죽게 될지도 모른다. 나도 신을 불제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니 네 안에 그 녀석을 깃들게 할 생각이다. 알아 들었냐, 네 마음이 사악한 것에 빠지지 않는 한 … 분명 괜찮을 거다." " 그나마 다행인건 이 신이 너에게 깃든다면 그 어떤 어지간한 귀신이나 잡귀 그리고 저주등은 니 주변에 감히 얼씬도 못할것이다. 이걸 그나마 위안으로 삼거라 "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게 내 안에 깃든다는 게 너무나도 무서웠던 나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지금 이대로라면 할머니가 죽는 순간 난 먹혀버리고 말 것이며 나에게 신을 깃들게 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의 목숨또한 위험해질 것이란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싫단 소리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나와 할머니만 문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그렇게 문밖으로 나간 순간 내 눈앞이 깜깜해지더니 …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의식을 잃은 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깨어났을 땐 내 방이라 붙어있는 본가 가장 안쪽 방에 누워있는 상태였습니다. 계속 누군가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할머니가 들어와선 단 한 마디, '깃들었다' 라는 말씀만 해주셨습니다. 그때 아아, 내 안에 그게 들어온 거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딱히 이상한 기분은 들지 않았고 아, 그럼 내 머리카락을 만진 건 그 녀석이었구나.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 뒤 일주일간 난 목욕재계를 하였고, 밤이 되면 할머니가 내가 잠이 들 때까지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그동안 난 매일같이 꿈을 꾸었는데, 그게 신의 기억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을 잡아먹은 날'에 그가 느낀 슬픔이 몇 번이고 날 덮쳐왔습니다. 그저 꿈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그가 진심으로 인간을 사랑했다는 게 느껴졌고, 그가 저에게 한 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 나는 너나 네 주위에 어떤 위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다. 그냥 이제부터 니 옆에 조용히 있을 것이니 안심해도 좋다" 라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이 말을 듣자 내가 머리카락을 바치겠다는 말만 하지 않았더라도 얌전히 돌려보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엄청 마음이 아팠고, 슬펐습니다. 이상 제게 깃들게 된 그 신에 대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어릴때는 몇 가지 이상한 사건들이 있긴 했지만 신이 저에게 깃들게 된 후로는 이상한 일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지금 전 고등학생입니다만 언젠가는 할머니의 뒤를 계승하게 될 것 같습니다. [출처] 신을 먹는 신 _______________ 너무 담담하게 스산하지만 또 왠지 뭉클하기도 한 이야기. 일본 귀신썰들의 특징인 것 같아.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달까. 뭔가 옛날에 좋아했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이야기였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하지 말라는 건 제발 하지 말자 ㅋㅋㅋ 모두 건강하고 곧 또 올게! 재밌는 얘기 있으면 같이 나눠주고 그러자 ㅎㅎ
퍼오는 귀신썰) 엄마가 나 때문에 죽을 뻔 했대
눈이 정말 거짓말처럼 내리고 또 쌓였네 다들 출퇴근길은 괜찮았어? 여기저기 난리던데 정말 운전하는 사람들 정말 고생이었겠다 수고했어 오늘도 온통 하얀 세상에는 역시 귀신썰이 제격이니 오늘도 귀신썰 하나 두고 갈게 같이 보자! _______________ 이 곳, 웃대 공포란이나, 대중매체나, 혹은 주위 사람들을 둘러보면  영적 기운이 강한 사람들이 있죠. 그런데...글쎄요...영적 기운이 강하다기 보다는, 남들보다 영적 느낌을 더 잘 받는다는게 옳은 말이겠네요. 저희 어머니가 그러십니다. 참....어머니의 말씀이나 경험담을 듣고 있으면 당시에는 그저 그렇다가, 이렇게 남들에게 얘기를 들려주려 할 때면 항상 신기하기도 하고, 또는 자랑스럽기도(??) 합니다^_^;;; 예전에 2개 정도 제 경험담을 올려봤는데요, 반응이 참 좋아서 이젠 쓰지는 않지만 매일 여기 들리고 합니다만... 요즘 참 무섭다는 공포글을 잘 보지 못해 저도 참여해 이곳을 활성화 시키려고 글을 씁니다. 그럼, 저희 어머니의 신기한 경험담 몇 개를 들려드릴게요. 여러분들은 무당을 어떻게 보십니까? 무당하면... 방울 흔들고 작두 타고, "조심해!" 하는 눈매가 날카롭고 약간은 기괴한 사람들을 떠올리실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일단 보통 사람들과는 약간 다르다고 생각되죠. 무엇보다도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이 바로 무당이니까요. 어머니는 이 무당들과 끊을 수 없는 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때는 1985년, 어머니가 저를 잉태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위로 누나가 둘이나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는 제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기 위해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셨다 합니다. 예를 들어 어디어디 병원이 초음파 검별을 잘한다 하면 빠짐 없이 다니시고, 어디어디 무당이 판별을 잘 한다 하면 그 곳도 빠짐없이 가신 것이죠. 정확히 몇 개월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몇 개월 후부터는 아이의 성별이 뚜렷하게 판별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어머니가 그만 급한 마음에 절 잉태하고 얼마 안 돼 진단을 받으러 찾아다니셨던 겁니다 위로 딸만 둘이니 급하기도 하셨겠고, 또 저희 집이 유교적인데다 제가 남자라면 저희 가문의 장손이 되는 입장이라 ㅡ_ㅡ;;;; 압박감과 초조함이 있으셨던가 봅니다. 해서 병원이나 점집이나 그 판별이 서로 엇갈릴 때가 많았고,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을 어머니는 초조해하신 거죠.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동네에 또 다른 임산부에게서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때려맞추는 점집이 있다는 소문을 들으신 어머니는 그 곳을 찾아가셨습니다. 어디에 위치한 곳인지 그 무당의 생김새가 어떠한 지는 어머니가  언급을 하지 않으셨고, 단지 그 무당이 어머니가 들어서시자 마자 일순 표정이 확 굳으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곧 자신의 이름, 나이 등등을 대셨고 무당이 한동안 점을 치고는 이렇게 말하셨다 하십니다. "니... 야 위에 아를 그래 잔인하게 죽여놓고도 야가 무사하길 바라나?" 어머니는 거의 혼절하다시피 하셨습니다. 사실 제 위로는 누나가 3명, 아니 그 이상일 지도 모릅니다. 그 때 당시 저희 할아버지가 살아계셨고, 또 집이 그렇게 부유한 것도 아니어서 계속해서 딸만 줄줄이 놓을 수는 없었던 어머니는 그만 저의 위의 누나가 될 그 분을 지우셨던 것입니다. 어머니는 경악하면서 말도 한 마디 하지 못하시다가 결국 오열하셨답니다. 그런데 더욱 청천벽력같은 무당의 말이 있었답니다. "니...야 놓을 생각하지 마래이. 야 놓으면, 니 죽는다!!" 집으로 돌아오신 어머니는 그 후로 많은 생각과 두려움에 떨다가 결국 절 낳으셨습니다. 병원에서 제가 남자인 것을 확인하셨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 어머니께서 절 낳으셨을 때, 저희 집은 경사가 났습니다. 간호사가 "고추입니다" 하는 순간 아버지의 입은 크게 벌려졌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집 문도 잠그지 않은 채 병원으로 달려오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온갖 축복 속에서 저는 태어났고, 그 날 이후로 어머니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셨습니다. 거의 6~70키로에 육박하시던 어머니는, 당시 40키로를 채 넘기지 못하는 몸무게까지 순식간에 빠져버렸습니다. 밥을 드시면 한숟갈을 드시지 못해 토해내셨고, 방에 누우신 채 눈만 흐릿하게 뜨고 계셨습니다. 웃기는 것은, 병원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답니다. 사람이 몇 달 만에 살이 몇 십 키로가 빠지고 밥도 먹지 못하는데 병명이 없다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는 온 힘을 다해 방도를 찾기 시작했고, 굿도 몇 번을 하고, 보약도 지어 먹여 보고 해도... 결국은 의사의 이 말이 떨어졌습니다. "저희도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그만...준비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거의 포기상태였답니다. 집안은 침묵에 휩싸였고 어머니도 거의 단념하신 듯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 옆에서 엉금엉금 기던 제가 갑자기 어머니 옆으로 가서 누워 잤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갑자기 "살아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셨다네요. 바로 그 날 아버지께 부탁해 어머니는 예전 그 점집으로 다시 찾아가셨습니다. 피골이 상접하신 어머니를 보자마자 그 무당이 혀를 끌끌 차며 하시는 말씀이, "내가 말했재? 가 놓으면 죽는다고. 니 얼라가 니 살을 파먹고 있는데 내가 어쩌겠노? 다 니 죄다 생각하고...여기 올 필요없다 가봐라." 하셨답니다.  몇 번을 힘없이 간곡히 살려달라 부탁하시는 어머니를 방법이 없다며 계속해서 뿌리치시던 무당은  아버지가 안고 계신 저를 어머니가 부둥켜안고 우시는 걸 보고서야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래도 지 동생이라고 쳐다보기는 쳐다보네. 휴....여기로 한 번 찾아가봐라....어쩌면 살 수도 있을끼라. 그런데 다 니한테 달렸대이. 니 마음이 하늘에 닿으면 상제님이 살려줄끼고...아니면 죽을끼다. 그리고 여기 다시는 오지말거래이." 일말의 희망을 가진 부모님은 무당에게 몇 번이나 절을 하며 고맙다고 하셨고, 곧 그곳으로 찾아갔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찾아간 그곳은 시골 산 속의 절이었다고 합니다. 거의 차를 타고 논 둑을 달리다가 산을 타고 올라가면 있는, 소설속에서나 나오는 깊은 산 중 절이었던 것이죠. 그 절에는 스님이 두 분 계셨다고 하는데, 한 분은 젊지만 한 분은 거의 허~~연 흰 수염의 주지스님이셨다네요. 어머니는 스님께 자초지종을 말씀 드렸고, 그 노스님은 알았다며 방을 하나 내주셨습니다. 골방이라고 하는 그런 방이었고 노스님은 매일 방 안이 펄펄 끓도록 불을 피우셨다고 하네요.  불을 피우면서 하시는 말씀이, "아가 얼마나 춥겠냐... 엄마 뱃속이랑 방이랑 똑같겠나." 전 할머니가 데리고 있었고, 어머니는 홀로 계셨으니 결국 그 말은 제 위의 분을 말씀하신 건가 봅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않고 그곳에서 지내시면서 약한 몸으로 부처님께 매일 수백번의 절과 몇 시간의 명상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100일이 지났다고 합니다. 100일 기도라고 하면 100일 동안 기도만 한다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해보지 못해 실감이 나지 않지만, 티비에서 절 체험이라면서 몇박 며칠로 기도하는 거 보셨을 겁니다. 사람들 다 파김치가 되죠... 100일이 지나고 105일이 지나고, 110여일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거의 120여일에 달하도록 기도를 올리고 계시던 어머니가 명상에 들어갔다 합니다. 어두운 밤 눈을 감고 고요한 절간에서 명상을 하고 계시던 어머니는 어느 순간 눈 앞이 확! 하고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눈을 감고 있지만 새하얀, 그러나 눈부시지 않은 그 빛을 느끼며 어머니는 어느 순간 목소리를 들으셨다네요. [..그만 됐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어머니는, "꺼어어억~" 하며 트림을 하셨다네요 그리고는 정신을 잃으셨는데, 깨어나 밖으로 나와보니 아침이었답니다. 그리고 주지스님을 찾아가 말씀을 들으니 웃으시면서 이런 말을 하셨다네요. "허허...다 됐는가 보네...이제 가보거라.."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아버지께 연락하신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그렇게나 구역질 나던 속이 편해지고 갑자기 배가 무척이나 고프셨다고 합니다. 차를 타고 가던 도중 몇 번이나 차를 세우며 미친 듯이 밥을 드셨다고 하네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신 어머니는, 그 후로 점점 몸이 나아져 20살이 된 저의 곁에서 아직도 건강하게 잘 지내십니다 물론 세월도 있다보니 저를 낳기 전보다는 무척이나 약해지신 편입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정말 죄송스럽기만 하고, 저 하나 낳으실려고 자기 목숨 하나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 생각하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이 세상의 어머니 중 위대하지 않은 분이 어디 있겠냐마는, 저는 저희 어머니가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또한 어머니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시겠죠? 효도 합시다... 무서운 이야기가 돼야 하는데 그럼, 어머니에 대한 얘기가 많으니 다음에 또....뵙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출처] 어머니의 일생에 걸친 영적 경험 | rain2054 (웃대) ______________ 아들이 뭐라고 옛날엔 이런 일들이 참 많았지 나 어릴 때만 해도 (내가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들에 얽힌 이상한 풍습들이 참 많이 남아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으니 정말 다행이다 아들 아들하는 어른들 때문에 딸들은 얼마나 많은 설움 속에 살아왔는지, 또 어떤 딸들은 세상의 빛을 볼 기회도 박탈당했고 말이야 주변의 압박이 만든 결정을 오롯이 엄마만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너무 슬프구.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이야기네 이제 대한민국은 태어나는 아기보다 사망자가 더 많게 됐지. 지금에 와서 저런 일들을 돌이켜보면 더 웃기지 않아? ㅎㅎㅎㅎ 세상 참~~~~~ 암튼 다들 건강하고 바르게 살자!
퍼오는 귀신썰) 진짜 보살 얘기 해줄게
안녕 지친 월요일 다들 어때? 정신이 하나도 없을 여러분을 위해 오늘도 귀신썰 같이 볼까? 무엇보다 무서운 게 월요일이긴 하지만 ㅋㅋ 월요일만큼 무서운 썰 시작해볼게 물론 월요일보다 무서울 자신은 없어... _________________ 오늘도 엄청 힘든 하루였어  날씨가 엄청나게 더워서 일하는데 곤욕을 치뤘지...내 글을 읽어주고 댓글 달아주신분들 너무 고맙더라구,. 그래서 2시간동안 샤워하고 글을 써보는거야 어떤 분이 댓글을 남겨주셨어~~~음슴체가 아니고 반말체라고.... 몇시간후면 일나가야해서 반말체로 쓰겠습니다 양해부탁드려요..... 지금으로부터 4년전쯤 사무실이전으로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었지...서울과는 약간 떨어진 곳이지만 제법 서울 냄새를 풍기는 지역이었어  나는 우리 직원들 5명과 사무실 근처 빌라를 얻어 숙식을 해결했어... 빌라가 위치한 동네는 약간 시골틱한 분위기였어. 쉽게 표현하자면 동네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다 알 정도로 마치 시골 부락마을처럼 말이야... 우리 일행은 거의 아침에 일을 마치는데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녹초가 되지...그래서 보통 아침밥은 식당에서 해결했어 테이블도 몇 개 되지 않는 동네 기사식당 분위기였는데 갈 때마다 사람은 항상 많았어.. 첫날 식당을 들어가는데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뻔히 쳐다보더라구....밥 먹던 숫가락까지 놓고말이야 며칠동안 그런 시선이 계속 느껴져서 식당 주인 아줌마에게 물어봤지... "다른 사람이 아니라...총각을 쳐다보는거야" 아줌마는 자초지종을 얘기해주더라..... 이동네가 원래 보살들이 많기로 유명한 동네래 각지방에서 유명세 좀 떨치다 흔한 말로 신빨떨어진 나이드신 보살들이 모여든다 하더라구... 내가 첫날 밥 먹으러 갔을 때 나를 쳐다보던 분들이 전부 보살님하고 박수들 이었데...내가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내 등 뒤에 장군신이 보인다는둥 신기가 너무 세서 새로 이사온 박수라고 생각했다는거야... 며칠 뒤엔 오해가 풀렸고 그날 일들을 계기로 나는 새로운 인연들을 만들어 나갔지....  그 당시 나이가 50중반 넘어선 아줌머니가 있었어 젊은 시절 나비보살 이라고 엄청 유명했다나봐? 그래서인지 몰라도 같은 보살들 사이에서도 일진같은  느낌이었어.... 가끔 쉬는날이면 직원들은 가족들 품으로 돌이가고 그때 나는 총각이었기에 텅 빈 빌라에 혼자 남았지.. 그럴 때면 나는 항상 식당에 가서 혼자 밥을 먹었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그곳을 아지트삼아 지내시던 보살님들과 술자리도 많이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려지냈지.. 특히 나비보살 차씨아줌마랑 40대 박수무당 방씨아저씨랑 매우친해졌지 형님 누나 할정도로 말이야.... 난 궁금한게 한 가지 있었어 그래서 술김에 물어봤지...... 아마 여러분들도 이 얘긴 한번씩 들어본적있을꺼야! 곧 죽을 사람이 점을 보러오면 물구나무 서서 들어온다는거.. 방형님이 박장대소를 치며 웃더라고 자신도 그얘기를 어디서 본 것 같다구.. 미안한 말이지만 그얘기를 지어낸 사람 혼 좀 나야해~~~~ 죽을 사람이 점 보러 오는경우가 종종 있다구는 하더라구 근데 물구나무 서서 들어오는 건 헛소문이구 손금을 보게 되면 손바닥에 아무런 지문도 없대... 간혹 손바닥 지문이 선천적으로 없는 사람들도 있을거라 손바닥만한 거울을 그 사람 손에 대본다 하더군... 거울에 비춰진 손에 지문이 보이는데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으면 긴말 하지않고 평안한 사주니 맘편히 지내라고 하며 돌려보낸대 복채도 물론 받는거지.... 우리가 글로써 보는 보살들과 실제 보살들은 많은 차이점이 있지... 같이 어울려 놀다보면 간혹 무서울 때도 많아 지방에 간지도 몇개월이 지났을 무렵...이었지 보살들중에 거의 처음보는 여자분이 계시더라구 얼굴은 미인형에 나이도 나랑 얼추비슷해 보였어......... 근데 특이한건 보살님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더라... 다들 그여자를 쉬쉬하며 피하더라구 모임이 있어도 참석시키질 않는거 보니 뭔가 알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 같아 보이더라구...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그여인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이상한 점이라고는 찾아볼수없었지.. 때마침 방형님이 나를 데리고 골목으로 돌아서며 얘기하더라구... 저 여자랑 친하게 지내봐야 좋을거 없으니까 신경 끄라구 말이야... 시간이 지난 후 방형님이 나에게 그런말을 왜 해주었는지 알게되었지... 내가 들은 바로는 그래.... 그 여자에게 중학생되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3년 전쯤에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였대..... 신내림 받은지 얼마 되진 않았는데 얼굴이 이뻐서 남자들이 많이 꼬였나봐... 남의 가정파탄 내기가 일수였고 매일같이 이남자 저남자들과 술마시고 모텔에 드나들었었다네... 여자로써는 가벼웠지만 병원에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은 지극정성으로 돌봤대... 그러던 어느날....음주상태로 운전하다 길가던 한 여인을 차로 치였는데 뺑소니를 쳐버린거야... 당시 뉴스에서 의사가 인터뷰하기를 차에치인 여자가 5분만 빨리 병원에 도착했더라면 사망 가능성은 없었다는거지... 아무튼 그 여자는 몇일후에 뺑소니범으로 검거되고 뉴스에도 보도되었대... 근데 웃긴 건 자신은 음주상태라 사고난지도 몰랐다며 막무가내로 우겨댔대.... 사고로 사망한 여자는 자매를 홀로 키우는 30대 가장이었는데 유족들과는 합의조차 할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대.. 뭔가 믿는구석이 있었겠지? 암튼 그여자가 만나던 남성들이 법조계쪽으로 좀 많았었는지 그 남자들 도움으로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나봐.... 나도 언뜻 인터넷기사를 본 기억이있어 유족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로 석방됐다는 말도 안되는 기사말이야.....    그 사건 이후로 그 여자는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이곳 대학병원에 아들을 입원시키고 조그마한 간판을 건 보살집을 차렸데 이쪽 분들도 전국적으로 정기모임이 있나봐 그래서 웬만한 소식은 다알구 있다하더라...신기하지? 이제 또 자야 할 시간이 다가와서 마무리 지어볼께~ 그 여자가 이곳으로 이사한 후 3개월쯤 됐을 무렵 혼수상태였던 아들이 기적처럼 깨어났다구해... 담당의사들도 기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했대... 동네 사람들은 몇일동안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봤지만 정작 축하인사 한마디 하는 사람은 한명도 못봤다하네... 그로부터 며칠후 나는 방형님과 밤낚시를 마치고 내 차를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 대부도에서 뚝방낚시를 했는데 우럭새끼를 꽤 많이 잡았지 엄청 기분이 좋았어... 회에다 소주한잔 할 생각에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지... 거의 동네에 도착했을 무렵... 그 당시에 왕복 4차선을 운행하고 있었는데 맞은편에서 마주오던 차량이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달리고있었어... 우리차와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너무 무섭더라고... 방형님도 당황했는지 속도 줄이라고 큰소리를 질렀어 새벽시간이라 차들이 없었기에 다행이지 만약 저녁퇴근길이었다면....대형참사라도 날뻔했지.... 쌍라이트 불빛이 점점다가올수록 점점 무서웠어 뒷차가 멈출생각없이 뒤따라오는 바람에 급정지도 할수 없는 상황이었고...어디로 튀어나올지 모르는 반대편 차량때문에 속도를 낼수도 없었을때.. 다행히도 우리쪽으로 달려오진 않아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ᆢ.............. 난 똑똑히 봤어 그리고는  방형님이 먼저 입을열더군..... "문군아 너 봤지? 그냥 고개만 끄덕였어..... 난 지금 글을 쓰는순간에도 너무 무섭다.. 내가 본건...그리고 나와 같이 방형님도 목격한건.... 맞은편 휘청거리던 차.. 정확히 말하자면... 그차 본넷 위에 앉은 하얀색 원피스에 피칠갑을 한 여자가 운전석을 바라보고 있었어...... 분명히 달리는 차 본넷 위에 앉아있었어... 그 차는 엄청난 속도로 휘청거리며 달리다 가로등을 정면으로 부딛히며 산산조각 나버렸어.... 그날밤 나는 너무 무서워 방형님과 같이 자기로했지 이불 속에 누워서도 도저히 잠이 안오더라... 그 피 묻은 원피스의 여자가 자꾸 눈에 보이는 듯해서... 자고만 있던줄 알았던 방형님이 조용히 얘길하더라 "이럴 줄 알았지만 저런 모습으로 나타날줄은 몰랐다고 아마 사고차량 운전자도 그 모습을 봤을꺼라고" 대충 짐작은 하고있었는데 아침에 동네 식당을 가보니 내 생각이 맞더라고...사고차량 운전자는 그자리에서 즉사했고 그 운전자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아이의 엄마였어,.... 내가 알고있는 보살님들 전부 반상회하듯 모여있었는데 그분들 대화를 엿들어보니 이제서야 왜 그여자가 외톨이로 지내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어.... "어쩐지 그여자 이동네 처음 나타날때부터 여자귀신 하나를 등에 메고 다니더라..." "그러게 어째? 신내림 받았다는게 지 목덜미 움켜잡고있는 귀신을 못봤을까?" "뺑소니쳐서 여인네 하나 황천길 보냈다더니 조만간 그x도 황천길 따라가겠네~~" 아마도 자식 남겨두고온 어머니의 심정이 한이되었을까? 그래서 아이가 깨어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복수한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문득 그여자가 나와 나누었던 첫마디가 생각났다.... "혹시 저한테 뭔가 보이나요" 암튼 난 인과응보라는건 있다고생각해...... 죄 짓고살면 나중에라도 값을 치루는것같아...  내가 살면서 누구보다도 무서운 경험을 많이 했을꺼야 살면서 여럿봤지만...정말 보기싫어.. 지금봐도 잠설칠정도로 긴얘기 읽어줘서 고맙구... 진짜 볼수있나요?  그런 질문은 하지말아줘.... 안보이는 사람은 행복하다고만 생각하면돼...... [출처] 진짜 보살 얘길 해줄게 | 대박이아빠 __________________ 혼수상태였던 아이가 깨자마자 사고난 건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남의 엄마 목숨을 앗아갔으니... 세상에 정말 인과응보라는 건 있는 것 같아. 물론 나쁜놈이 더 잘 산다곤 하지만 이생이 아니더라도 다음 생에서, 아니면 사후에 분명 벌을 받지 않을까? 그러면 좋겠다.
[퍼오는 귀신썰] 한밤중의 노랫소리
안녕! 더워도 더워도 너무 더워서 버티기 힘든 나날 오늘도 같이 시원하게 귀신썰이나 보자구! 시작시작한닷 _______________ 이 얘기는 아는 동생 이야기야. 이 친구는 밴드를 나랑 비슷한 시기에 하다가 그만 두고, 지금은 적성을 잘 살려서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어. 나름 현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지. 이 친구는 밴드를 하던 시기에 우리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약간 천재 소리를 듣던 친구였어. 일단 음감이나 재능이나 도전정신 같은 게 장난 아니었거든.  이야기는 이 친구가 아직 밴드에서 활동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음악을 하던 당시에는 크로스오버, 특히 오리엔탈리즘이나 전통 국악과의 크로스오버가 언더그라운드의 대세였어. 요즘 클럽 음악이나 힙합, 버스킹이 친구들 사이에서 대세이듯이 말이야. 도전정신이 남 달랐던 이 동생은, 정말로 국악과 언더그라운드 록과의 크로스오버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했어.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직접 국악을 듣고,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국악쪽 인맥을 구하기 위해 수소문을 한 결과, 친구 -> 친구 과동기 -> 그의 지도교수 등의 루트를 타게 돼.  그 결과, 명창 같은 유명인들은 돈도 들고, 만나기도 힘들어서 알선해주기 힘들지만 충북쪽에 지금으로 치면 동호회 같은 판소리 장인들의 모임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돼.  마침 다음 달 무슨 날에 그들이 오래 전부터 모임 장소로 사용하던 곳에서 세미나 같은 걸 열게 되니, 그 친구가 정말 가고자 하는 열의가 있음 모임의 한 자리를 만들어주겠단 약속을 받게 되지. 친구는 말할 것도 없이 일터에 휴가를 내고, 레코더 같은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버스에 몸을 싣게 돼. 모임 장소는 굉장히 유서 깊어 보이는 한옥집이었고(지금 와서는 단순 리모델링이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런 거 치곤 굉장히 낡고 옛날 느낌이 많이 났다네), 나이 많은 할아버지와 아주머니, 그리고 꼬마애들 몇 명이 편육 같은 걸 먹고, 중간중간 노래를 부르고 했다고 해.  친구는 그 노래하는 순간마다 레코더를 틀어서 음악들을 녹음했고. 나중에 샘플링으로라도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네. 그 한옥집에서 회원들이랄까... 그 분들이 다 잠을 청하지는 않고 이 동생과 회원 몇 분만 숙박을 하게 됐대. 다른 분들은 주변에 사셔서 내일 아침에 온다고 하시거나 그냥 그대로 집에 가시거나.  내 동생도 방 하나를 배정받아 거기서 멀뚱멀뚱 누워있었대. 사실 음악하는 애들은 보통 아침에 자고 밤에 활동을 하거든. 얘도 마찬가지였지. 핸드폰을 꺼내서 게임을 하기도 하고, 레코더에 녹음된걸 듣기도 하면서 잠이 찾아오길 바라고 있는데 문 밖에서 노랫소리가 들리더래.  그 친구 말을 빌리면, 보통 판소리는 걸걸하거나 뻣뻣한 음색으로 들리는데, 그것과는 다른 청아하고 맑은 음색이, 자기 기준에선 완벽한 꺾기를 구사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대(ㅋㅋㅋ) 거기다가 그 날 모인 분들은 다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거나 꼬마애들이었는데, 문밖의 목소리는 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는 거야. 처녀 귀신 아니야? 무섭지 않나? 하는 우리들의 물음에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어. 절대 그렇게 무섭고 음산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돌발 디너쇼가 열려서 목소리가 죽이는 재즈가수의 노래를 듣는 듯한 그런 벅차고 신비로운 느낌이었다고 하네. 거기다가 지역과 한옥집의 운치가 더해져서 뭐라 말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고... 여튼 호기심이 동한 친구는, 사람들이 잘 시간이기도 하고 타지에서의 경계심도 완전히 풀지는 못했기에, 문을 아주 살짝 열어봤대. 그리고 거기에는... 문을 살짝 열자 그 집의 마당에 피부가 정말 하얀 여자가 고운 한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대.  근데 그게 정말이지 이 세상의 느낌이 아닌 것 같았다는 거야. 막 세상을 초월할 정도로 예뻐서 그런게 아니라... 그 당시에는 좀 진하고 강해보이는 인상의 화장이 유행이었는데, 그 여자는 화장을 정말 하나도 안 한 거 같은데 피부가 하얗다 못해 투명해 보이고 자태가 너무 고왔대. 노래를 부르면서 가끔 흥에 따라 어깨를 슬몃슬몃 튕기는데 그 모습도 너무 예쁘더라는 거야. 물론 얼굴은 자세히 안보였지만 그 선 자체가 정말 예쁘다는 느낌을 줬대. 그렇게 넋을 놓고 보던 중에 내 친구는 문득 그 여자도 자기가 있는 걸 알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대. 말이라도 걸고 연락처라도 교환하려고(ㅋㅋㅋ).  그래서 너무 크게 말하지는 않되 마당에 들릴 정도로 "우와!" / "잘한다...!" 같은 감탄사를 남발했대. 근데 반응이 없더래. 못 들은 척 하고, 무시하고 그러는게 아니라 마치 티비를 보는 것처럼. 왜 우리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티비 속의 사람들은 우리의 존재를 모르잖아. 그런것처럼, 완전히 무언가에 가로막혀 있는 느낌이었대. 미동도 없이 자기 할 일만 했다 하더라고. 동생도 애틋한 마음에 그걸 계속 보고 있는데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그래서 동생은 '아 몰라 ㅅㅂ... 내일 어르신들한테 고 여자애 누구냐고 물어보고 번호 따면 되지' 한 후에 잠이 들어버렸다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잠이 별로 없으신 어르신들은 다들 이미 일어나서 왁자하게 수다를 떨고 계시고 동생은 뒤늦게 일어나서 자리에 합류했대. 그리고 앉자마자 어제 그 여자애 얘기를 꺼냈다고 해. 으잉? 여자애? 여기는 우리 같은 늙은이들밖에 안 오는데... 에이, 무슨 말씀이세요. 어제 저보다 한 2-3살 많은 누나가 노래 부르더만. 노래를 불러? 가요 같은 거? 아아뇨~ 어르신들 부르던 판소리 기가 맥히게 부르던데요. 갸가 창을 했다고?  오히려 동생보다 어르신들이 더 그 애한테 관심이 많은 눈치였대(ㅋㅋㅋ) 근데 앞전에 말했지. 그 친구는 음감이 좋다고.  워낙 그날의 기억이 강렬했는지, 친구는 가사는 모르지만 그 노래의 싸비에 해당하는 것 같은 부분을 허밍으로 불러드렸대. 이런 노래 부르던데요~ 하면서.  처음에는 어르신들도 갸웃갸웃 하시다가, 친구가 멜로디를 한 3번쯤 반복하자 그 중에서 제일 대장 같아보이는, 갓 쓰고 수염 기른 어르신 표정이 정말 이상하게 변하면서 몸을 부들부들 떠시더래. 그러더니 동생 어깨를 콱 쥐어잡았다고 해. 동생은 이 경험담 중에 이때가 제일 무서웠다네 너무 무서웠다고.  좀비 영화 주인공 된 줄 알았대. 너 그거 참말이야!! 예? 참말로 그 여자애 그런 걸 불렀어! 어어...네 좀 다를 순 있는데 대충 형식은 이런 거... 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정말 애처럼 주저앉아서 통곡을 하더래.  아이고, 옥주가 아직도 구천에 있나보구나 가여운 것이... 상황파악이 안되던 동생은 그때까지만 해도 실실 웃으면서  옥주? 이름 되게 촌스럽다ㅎㅎ  구천을 떠돈다니 뭐 무당 같은 앤가 하고 있었다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그 시골에 있는 지붕없는 정자 뭐라고 하지... 거기 양반다리를 하고 딱 앉더니 막걸리를 들이키고는 동생을 향해 일갈을 하더래. 너 여기 앉아서 내 얘기 좀 들어보거라. 동생은 무슨 대단한 얘기를 하려고 막걸리를 원샷하시나 싶어서 흥미진진하게 자리에 앉았대. 어르신은 동생에게도 막걸리 1잔을 건넸고 동생 역시 호기롭게 원샷!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됐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래. 지금이야 다 늙은 어르신들 친목 모임 같지만, 그 당시에 이 모임은 지역 당대의 지식인들이 모인 나름의 민족의식 고양회 같은 곳이었대. 지금으로 치면 지역 대학생 총연합 같은 느낌. 일제, 6.25를 거쳐 폐허가 돼버린 대한민국에서 어떻게든 우리 민족 고유의 멋과 문화를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전후에 모여서 발족한 단체였다는 거야.  그 중 이 사람들이 가장 흥미를 보인 것은 우리나라 특유의 한의 정서가 담긴 판소리와 창가 같은 거였구.  그때는 여기 원로분들도 다 대학생이나 고등학생, 혹은 지역 지식인들이었다고 해. 얘기를 꺼내신 어르신은 그야말로 여기의 발족 멤버라고 해야할까. 리더격인 사람이었대. 그 분을 따라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그 중에 절대로 잊을 수가 없는, 정말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가 가입신청을 했다고 해. 그분이 바로 이야기의 주인공인 옥주라는 분이야. 사실 그 어르신은 옥주씨가 가입할 때 꺼림칙했다고 해. 좀 의아스럽기도 하고. 옥주씨는 건반 연주자였거든. 풍금이라고 했나 그 시대에는... 여튼 그런쪽의 연주자로 지역에서 소소하게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알다시피 건반은 양악 그러니까 서양음악이잖아? 서양음악을 하는 여자가 도대체 왜 귀한 자리 마다하고 여기에 오는지도 모르겠고, 도대체 전통 음악에 대해 뭘 안다고 가입을 하는 건지도 몰랐대. 헌데, 옥주씨의 노래 소리에 어르신은 그런 모든 생각을 접었다고 해. 노래를 부르는 방식은 분명히 가곡이나 양악을 부르는 것 같은데, 그 한이나 감정표현 같은건 완전히 판소리 그 자체였다는 거야.  그 당시엔 정말 파격적이었다고 하네. 요즘 우리가 전자 가야금이나 그런 걸 연주하는 사람들을 볼때의 느낌일까?  그래서 어디서 그런 걸 배워왔냐고 물었더니 노래는 풍금을 하면서 스승님께 배우고, 창가는 할머니께서 즐겨부르셔서 어려서부터 곧잘 따라했어요. 라고 했다고 해.  과연, 옥주씨네 할머니는 동네에서 소문난 구두쇠요, 터줏대감이었다네.  옥주씨에게는 나이 터울이 제법 있는 남동생이 있는데, 이 남매는 일제다 전쟁통이다를 거쳐서 조실부모 했다고 해. 옥주씨의 할머니는 남매 뒷바라지를 하고자 음식과 술을 팔며 돈을 악착같이 모았고, 모은 돈은 정말 때려죽여도 쓰질 않아서 동네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다고 하네. 오로지 옥주 남매를 위해서만 돈을 썼고, 그런 구두쇠 할머니의 유일한 여가는 아무도 없는 가게에 혼자 앉아서 창가를 흥얼거리는 일이었다고 해. 그래서 그런지 옥주씨는 자태 고운 아가씨가 돼서 지역 토박이임에도 불구하고 별명이 서울 아가씨였고, 남동생 역시 공부를 썩 잘 해서 개천의 용이 될거라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해. 할머니는 고생한만큼, 훌륭한 손자들을 두게 되신거지. 아니나 다를까, 옥주씨가 가입하고부터 협회는 미어터졌다고 해.  옥주씨에게 흑심을 품은 동네 청년부터 옥주씨를 동경하는 소학생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하네. 협회 입장에선 허드렛일 시킬 사람이 하나라도 더 느니까 좋았다고 해.  비극은 멀지 않은 날 닥쳤다고 해. 옥주씨의 남동생이 정말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린거야. 차라리 죽어서 시체라도 찾았으면 덜 답답할 것을, 귀신이 곡할 노릇처럼 사라져버렸다고 하네. 당시 전쟁이 끝날지 얼마 안된 시기였고 남북관계가 흉흉하던 때라, 동네 사람들은 그 당시 횡행했던 간첩들의 납북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레 예상했다고 해. 하지만 차마 입밖에 내지는 못했다고 하네. 그 이후로 옥주씨네 집은 풍비박산이 났다고 하네. 가뜩이나 노쇠하던 할머니는 시름시름 앓다가 연이어 돌아가시고, 동생을 엄마처럼, 아니 엄마보다 더 아끼고 챙기던 옥주씨는 동생의 실종과 할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에 완전히 돌아버리고 말아. 서울 아가씨라 불리던 협회의 마스코트가 실성해서, 길바닥에서 부랑자마냥 머리를 산발을 하고 길바닥에서 울다가 웃다가... 제정신일 땐 입도 못대던 막걸리를 됫박으로 푸는 옥주씨를 보며 협회사람들은 가슴이 미어졌다고 하네.  당시 정신과 치료 같은게 발달한 것도 아니었고, 더욱이 시골에서 그런 치료는 꿈도 못 꾸었기에, 협회 사람들은 동생이 머물던 바로 그 한옥집에 옥주씨를 데려다 놓고 요양을 시킬 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어느 정도 비극의 여파가 사라졌다고 생각한 어느 날. 마을 단위의 동원령이 내려져 다들 농작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옥주씨는 결국 세상을 등지고 말아. 자살은 아니고, 동원이 끝난 후 협회 사람들이 돌아와보니, 옆에 피를 한말을 토해놓고 얼굴은 피와 눈물 뒤범벅이 됐는데, 살아생전 활기넘치던 때처럼 다소곳하게 두손을 모으고 하늘을 본 채 누워있었다고 해. 협회 사람들은 옥주씨를 양지 바른 곳에 묻고 그녀를 가슴에 묻었지. 그때부터였대.  그 한옥집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옥주씨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거나, 꿈에서 우는 옥주씨를 보고 기겁해서 잠에서 깨는 일이.  옥주씨가 해코지를 끼치는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너무 불안해했기에 어르신은 당시 법력이 높으신 주지스님 한 분을 초빙했대. 집을 한바퀴 빙 둘러본 주지스님은 연신 혀를 차며 가여워라, 가여워라 하시더래. 그래서 당시 청년이던 어르신이 제령의식이나 위령굿 같은 걸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고 해. 해코지를 할 아이도 아니고, 세상사 억울해서 구천에 머무는 아이다. 현생이 미련 없는 것이라는 걸 알면 자연히 떠날 것이니 매일 제삿날마다 밥이나 잘 차려주거라. 그 말을 지키고 세월이 흘러 그때의 청년들이 중장년들이 되자, 서서히 그런 현상도 없어지고, 잊혀졌대. 그래서 드디어 옥주가 성불했구나 싶었는데 웬 처음보는 새파란 청년이 옥주를 봤다고 하니 그분들 입장에선 가슴이 미어터지겠지. 그리고 내 동생이 흥얼거린 그 노래는, 유서깊은 판소리가 아니라 협회 사람들이 옥주씨의 목소리에 맞춰만든 일종의 협회가, 단가 같은 거였다는거야. 그러니까 절대 외부인이나 요즘 사람은 알 리가 없는 거고. 어르신은 새사람이 오니 옥주가 반가워서 나타났나보다. 그러니 종종 놀러오며 창도 배우고 문안인사도 하고 하거라, 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대. 그렇게 어르신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동생의 이야기를 끝나지 않았어. 이 동생이 정말 터무니없게도, 귀신한테 홀딱 반해버린거야.  솔직히 말하면 진짜 어이 없는 일이잖아. 사람도 아니고 죽은 사람한테 그것도 사진도 아니고 착각일지도 모르는 모습을 보고 반한다는게, 쉬이 이해가 안 가잖아? 나도 술자리에서 그걸 좀 비웃었어. 너 미.친.놈 아니야? 그게 가능하냐?ㅋㅋ 하면서. 그랬더니 동생이 한 잔 들이키더니 말하더라고. 사실 그게 진짜 이상한 감정이었다고 하더라고. 막 일반적인 연애를 할 때의 반하는게 아니고 뭔가 되게 안타깝고 짜증나는... 갈증 같은 느낌이었대. 왜 이 여자는 이 세상에 없는걸까. 왜 나는 못만날까. 왜 하필 죽어가지고... 같은 생각이 정말 하루 종일 맴돌았대. 생활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뭔가 일 갔다오면 몸에 힘도 없고 밥은 먹기 싫고... 살이 쭉쭉 빠졌다네. 나도 돌이켜보면, 이 친구가 원래 마른 체형이긴 하지만 그 친구가 말한 시기 즈음에는 진짜 스켈레톤인지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였어. 나중에 가서는 꿈도 꾸게 되었다고 해. 꿈 속에서 그 여자가 앞에 있고 내 동생은 막 화를 냈대. 자기 자신이 뭐라 하는지는 잘 안들리지만, 왜 안 만나주냐, 왜 난 안 되냐 같은 내용으로 엄청 화를 내고, 꿈 속에서 자기도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고 해. 그런 꿈이 며칠째 반복되고.. 드디어 동생은 결심을 하게 돼. 아, 내가 뭐에 씌었구나. 가봐야겠다. 해서, 수소문해서 용한 무당집을 찾았대.  워낙에 동생 엄마가 이쪽 무속신앙을 좋아하셔서 찾는 건 일도 아니었다네.  장비살 돈 얼마 떼서 복채로 준비하고 점집에 가니까, 가자마자 무당이 픽 하고 웃으면서 미.친.놈... 하던 게 기억에 남는다네. 제가 이러저러 해서 이런지라 찾아왔어요. 응 알어ㅎㅎㅎ 저 씌인 거 맞죠? 놀구 있네. 네? 네가 갖다 붙여놓은 거를 왜 엄한 영가탓으로 돌려?ㅋㅋ 무당 말에 따르면 사람이 나무, 영가가 쇠붙이인지라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심지어 그 여자는 거기의 터줏신 같은 영인지라 혼자 잘 지내고 있는데, 내 동생의 강한 욕망(ㅋㅋ)이 동생을 자석으로 만들어버려서 영가(옥주씨)를 자기 몸에 철썩 달라붙게 했다는 거야. 쓰잘데기 없는 짓 하지말고 얼른 집에 보내라고 부적 하나 써주고 당분간 먹지 말아야할 음식 같은 걸 알려줬다네. 무당이 알려준대로 며칠 지내고 마지막으로 꿈을 꿨는데, 옥주씨가 설에나 입는 색동 한복을 입고 정중하게 절을 하고 손을 흔들었대. 장소는 동생이 갔던 그 한옥집이었고. 꿈에서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동생은 자연스럽게 그 집을 나오고 꿈에서 깼다네. 그 이후로 동생은 무탈하게 잘 지냈고, 그 이후로 한국 고유의 전통에 눈을 떠버렸는지...ㅋㅋㅋ 동양무용하던 이쁜 여성분과 결혼해서 엔지니어 일 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 이 글의 교훈은 뭘까? 귀신에게 반하지 말자? 취향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생긴다? 쨌든... 이번 글은 이걸로 끝이야 ㅋㅋ  [출처] 한밤중의 노랫소리 ___________________ 역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의 마음이지 정말 옥주씨는 겉도 속도 아름다운 사람이었나봐. 산 사람의 마음도 이렇게 흔들 수 있었으니. 한 없이 사람들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적어도 이걸 보는 사람들은 나중에 언젠가 세상을 떠나게 될 때 한 없이 훌훌 속 시원할 수 있기를. 곧 또 올게!
[퍼오는 귀신썰] 목 매다는 마을 - 외전
오늘은 외전으로 찾아온다고 했지. 외전이라기보다는 아예 다른 이야기인 느낌이지만 어쨌든 시노미야 사람들의 이야기. 딱히 무서운 건 없으니까 맘 놓고 보쟈 :) ______________ 사고물건 연말이 다가온 12월 어느 날, 누나의 지령을 받은 나는 오오테마치에 있는 임대 맨션의 방 문 앞에 있었다. 부동산을 넉넉하게 취급하는 누나네 회사에서 관리하는 매물로 지금은 세입자가 없는 빈집이다. 맡아두었던 열쇠를 사용하여 현관을 연다. 이제 오후 2시인데도 날은 벌써 기울기 시작했고 상가 건물로 둘러싸인 방안은 어두컴컴했다. 현관에서 안을 내다봐도 방안에 비치는 빛은 없어 낮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흐음" 한숨이라고도 할 수 있는 끄덕임을 한번. 나는 마음을 먹고 신발을 벗어 방에 들어갔다. 있는걸까. 이 방에. 목을 매어 죽었다는 전 거주인의 영이. 현관에 있는 형광등 스위치를 누른다. 불은 안 켜져. 레버가 내려가 있겠지. 세탁기 거치장 위에 레버를 찾아 스위치를 올린다. 현관의 등에 불이 들어왔다. 방의 배치는 제법 넓고, 현관에서 이어지는 짧은 복도 끝에 거실이, 그 앞에 작은 방으로 통하는 문이 있다. 나는 닥치는 대로 문을 열고 방마다 불을 켜고 다녔다. 어두컴컴하던 실내에 인공의 불빛이 널리 퍼졌다. “최소한 봄까지는 살아야 된다. 그 방에는 악령이 없어. 뭐가 보이고 들려도 무시하면 되니까.” 누나가 그런 말을 해서 나는 또 그런 줄 알았다. 누나가 맡은 회사는 임대물건 중개를 하는 부동산회사로 대형 임대정보사이트의 물건부터 동료들끼리만 정보가 나도는 로컬물건까지 엄청난 수를 다루고 있다. 업계적으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사고물건 취급이고 자살자가 발생한 방의 경우 다음 세입자에게 제대로 설명을 해야 한다. (일본은 부동산 계약시, 사람이 죽은 곳은 반드시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런 부동산 물건을 사고 물건이라고 부릅니다.) 그 뒤치다꺼리도 귀찮고 금액적으로도 당연히 싸지므로, 누나의 회사로서는 누군가 편리한 녀석이 어느 정도 살게 해, 설명 의무가 필요 없는 상태로 한 다음 통상적인 물건으로 해 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나다. 지극히 보통의 회사원으로 귀신을 본적도 없고, 사고 물건에 살아도 무섭다고 밖에 느끼지 않는 제로 영감의 내가, 수개월 동안 정착한다. 당연히 집세는 내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정기적으로 이사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도쿄임에도 불구하고 집세 0원이라고 하는 기적을 구현하고 있다. 원래 자신의 짐이라고는 트렁크 하나면 충분할 정도밖에 없는 자칭 미니멀리스트다. 필요최소한의 세탁기랑 냉장고랑 텔레비전으로만 나의 이사는 끝난다. 두렵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편안한 것. 제로 영감을 발휘해 심령적인 것은 모두 무시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아무 문제도 없이 사고 물건을 처리해 왔다. 내가 생각해도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누나도 누나 나름 나도 나 나름, 서로의 이익이 완벽하게 교차하는 윈윈을 구축하고 있었다. 일인 가구 전문 이사업체가 세탁기와 냉장고, 그리고 TV와 상자 몇 개라는 내 짐을 단숨에 방으로 실어 나른다. 몇 분 만에 반입작업이 끝났다. 이것밖에 없으니 당연히 이사비도 저렴하지. 스스로도 반입할 수 없는 양은 아니지만 서른 살이 될까 하는 이 나이에 막노동은 피하고 싶다. 나는 머리를 쓰는 쪽이다. 이삿짐 업자 형에게 대금과 캔 커피를 건네주고 배웅한다. 누나에게 이사를 완료했다는 내용을 보내고 다시 방안을 둘러본다. 넓다. 미니멀리스트 하면 평판은 좋지만 요점은 가구가 아무것도 없다. 텔레비전과 이불밖에 없는 방에 책상 다리를 하고 앉는다. 벽에 등을 기대고 텔레비전의 스위치를 켠다. 저녁 뉴스 프로그램이 막 시작되었다. 웅웅웅하는 소리가 나고 휴대폰이 울렸다. 누나로부터의 답신은 “수고했다. 잘 부탁해”로 간소했다. “……” 간소를 넘어서 공허하다. 좀더 있어도 좋을 텐데. 나이 많은 동생을 메세지로만 이리저리 휘둘러 놓고 위로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는 것일까. “……” 기분이 나지 않는 것이겠지. 요 몇 년간 누나의 그런 상냥함은 본 적이 없다. 어린 시절에는 여러모로 보살펴 주는 좋은 누나였지만, 어른이 됨에 따라 점점 세심함이나 배려심이 없어져 간 것 같다. 뭐 우리 세대에서는 최고참이며 본가에 돌아가면 차기 당주로서 친족의 탑에 서는 분이므로, 이쪽으로서도 불평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도쿄에 있는 동안은 얼마 안되는 남매로서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박스에서 목욕 타월을 꺼내 욕실에 간다. 바디워시 종류는 버리고 왔으니 사러 가야겠다. 그러나 오늘은 지쳤다. 짐이 적다고는 하지만 혼자서 이삿짐을 준비하는 일, 수속도 다 하는 것은 고생이었다. 샤워만 하고 술 먹고 자자. 그렇게 결정했다. 욕실에서 나오니 텔레비전이 꺼져 있었다. 켠 채로 씻으러 간 줄 알았는데. 뭐 됐어.. 이해 안 되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어차피 생각해봤자 두려울 뿐이야. 박스에서 잔과 잭 다니엘 병을 꺼낸다. 잔을 가볍게 헹구어 물기를 빼고 위스키를 따른다. 아무것도 더하지 않은 술이지만 이것이 가장 맛있는 것이다. 품을 들이지 않고 가장 짧은 시간에 위스키를 맛본다. 마시는 법까지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버린 것은 타고난 귀찮음이 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는 마음에 든다. 텔레비전 이외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바닥에 위스키와 잔을 놓고 책상 다리로 즐긴다. 시노미야 소이치로 29살 어른인 체하지만 누나의 잔심부름에 쓰이는 한심한 남자다. 철커덕 하고 현관에서 소리가 났다. 신문함에 뭔가가 담긴 것 같다. 확인 따윈 안 해. 무언가가 있으면 그건 좋지 않은 법이야. 영적인 것이 아니라면 내일 아침에 확인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다. 안들리는 것으로 한다. 톡톡톡 소리가 커진 것 같아 텔레비전의 볼륨을 올린다. 쾅쾅 창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이거 이제 무시할래 정신력의 문제다. 무시당하는 것은 사람이나 영혼이나 마찬가지로 괴로운 법이다. 이윽고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내가 이긴 것 같다. 첫날부터 이래서는 앞날이 걱정된다. 다음날도 괴현상 같은 일은 계속 되었지만 모두 무시했다. 어떤 때는 머리를 감는 동안 등에 닿는 손가락 끝의 감각이 있는가 하면, 화장실 중에 방안을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리거나, TV가 집요하게 꺼지거나, 불이 켜졌다 꺼졌다가, 현관을 열고 들어가려고 하면 누군가가 안에서 막고 있는 것처럼 문이 무겁거나, 방구석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기도 했지만 모두 무시했다. 모든 것은 마음 때문이며 어떻게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노리고 있지만 나는 영감제로,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이다. 이래저래 있는 것 같은 영혼과 나의 공방은 계속되고, 이윽고 내가 승리하게 되지만, 마지막의 이것은 위험할 수 있었다. 일을 마친 나는 회사에서 출퇴근 자전거를 마음껏 몰며 집으로 돌아왔다. 비가 내린 지 몇 분이었지만 유감스럽게 빗줄기가 강해 널어놓은 빨래가 비의 먹이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주의가 부족하게도 불을 켜지 않고 서둘러 방안을 가로질러 베란다로 나간다. 아직 해가 채 지지 않아 어둑어둑한 날이어서도 주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어두움이었다. 서둘러 빨래를 걷어 들이고 있는데 널린 티셔츠 너머로 기척이 났다. 눈앞에 티셔츠가 펼쳐져 널려 있어 시야의 절반은 티셔츠다. 그 티셔츠 너머 떨어뜨린 시선 끝에 발이 보였다. 여자의 맨발 빨간 페디큐어가 칠해져 있다. 비가 내리는 어둑어둑한 베란다. 비에 젖은 여자의 다리는 싸늘하고 애처로움을 느끼게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였지만, 나는 그 티셔츠는 무시하고 뒤돌아, 티셔츠 쪽을 보지 않은 채 손에 넣을 수 있을 만큼의 빨래를 걷어들였다. 그날 밤 여자의 흐느낌 소리가 계속 들리고 있던 것 같지만 무시했다. 다음날부터는 전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되었다. 이러저러해서 봄을 맞이했다. 우우웅 소리가 나며 핸드폰이 울렸다. 누나의 메세지는 “수고했어! 다음은 진보쵸니까 짐 싸둬(^_-)-☆라고 쓰여져 있었다. 이모티콘으로 비위를 맞추는 정도라면 다음 물건은 굉장할 것이다. 시노미야 신사의 부적 시노미야 신사의 부적이라고 하면, 어느 이야기에서는 약간의 레어 아이템으로서 알려져 있다. 큐슈의 시골에 있는 낡은 신사의 부적으로, 오컬트 일대에서 그다지 지명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 사람만 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돌고 있는 것은 사무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800엔짜리로, 효과에 관해서도 효험이 있으나, 극히 일반적인 것이다. 어느 이야기에서 귀중품으로서 애용되고 있는 것은 신주인 시노미야 케이타가 하나 하나 정성스럽게 만든 제품으로,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보다도 수수하고 무미건조한 장식이면서 효과의 정도는 보증되어 있다. 귀신에 홀리기 쉬운 등 영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수백만을 내놓아도 구입하고 싶은 고마운 부적이다. 그리고 우리 남매가 가지고 있는 것은 신주이자 시노미야 가문의 현 당주인 시노미야 케이타가 직접 부탁하여 아내 시노미야 사츠키가 만들어 낸 10개의 부적 중 5개다. 부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이동하는 신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파격적인 영험함이 깃든다고 하는 그 부적은, 평상시에는 시노미야 신사의 본전에 보관되어 있어 특수한 사정으로 반출되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만큼 강력한 부적이다. 일찌기 일본 유수한 영력을 자칭하는 영능력자·가노 코우메이(본명·사사키 유이치)가 극비로 빌리러 온 적이 있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도쿄의 고택에서 별안간 귀물이 나와 액막이을 의뢰받았는데, 그 불귀에 들린 악령이 강력해서 좀처럼 제거할 수가 없다. 거기서 시노미야 신사의 부적을 빌려 가서 액막이 의식의 요체로 삼고 싶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의식은 감쪽같이 성공했다. 그런데 가노는 언제까지나 부적을 반납하러 오지 않는다. 부적의 강력한 힘에 취해 부적을 놓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탐욕스러운 가노는 차례차례로 의뢰를 받아 대호저택을 지을 정도로 벌었다. 1년이 지났을 무렵, 시노미야 사츠키는 카노에게 편지를 썼다. "당신이 부적을 돌려주러 오지 않아 되찾으러 가겠다고 신께서 말씀하시니, 아무쪼록 큰일이 나기 전에 돌려주십시오." 그 편지를 읽은 가노는 갑자기 말을 할 수 없게 되고 귀도 들리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가노 본인밖에 모르는 일이지만, 가노에게 있어서 굉장히 무서운 일이 연달아 일어난 것 같아, 3일 지나지 않아 시노미야 신사에 부적을 돌려주러 왔다. 그때에 굉장한 액수의 시주를 하고 간 것 같아, 덕분에 시노미야 신사의 가계는 꽤 풍족해졌다던가. 그런 강력한 부적을 어렸을 때부터 지니고 있던 우리 남매는 마치 신을 모시고 다니는 것과 같아서, 사사건건 나쁜 영혼이 찾아왔다가는 멋대로 소멸하는 이상한 광경을 보고 자랐다. 무엇보다 장남인 소이치로와 차남인 아키라는 영감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단순한 부적이라고 밖에 인식하고 있지 않지만. 본전에 안치할 만한 소중한 물건들을 가지고 다녀도 되느냐고 어머니께 물었더니, “이곳저곳에 다닐 수 있어 신께서도 즐기고 있으니까 괜찮을거야.” 고 하셨다. 부적을 가지고 심령스팟에 가면 큰일이다. ≪최악터널≫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심령스팟에 갔을 때의 일이다. 고등학교 동창생 몇 명과 자전거를 타고 최악터널로 갔다. 터널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터널 안에서 아비규환의 비명이 들리더니 바닷물이 빠지듯 작아지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부적에 겁을 먹고 도망쳤거나 부적의 힘에 의해 소멸되어 버린 것이다. 사정을 모르는 친구들은 울면서 서로 부둥켜안고 겁을 먹었지만, 나는 속으로 가만히 영혼무리에게 사과하고 돌아왔다. 심령명소가 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 몇 년이 지났을 무렵에는 최악 터널 소문은 부활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영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것 같아. 가끔 신사나 절에 가면 부적이 기쁜 듯이 떨릴 때가 있다. 우리 신은 다른 신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새로운 고장에 가면 적극적으로 사찰을 둘러보고 있다. 그런 우리 남매는 영적인 위기를 맞은 적이 전혀 없냐면 그렇지도 않다. 우리 신은 상당한 스파르타여서 어릴 적부터 훈련을 시키고 있다. 나쁜 영혼이 다가오고, 평상시 같으면 제멋대로 소멸하는데 어째서인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럴 때는 어쩐지, 아 이번에는 부적은 도와 주지 않는구나, 라고 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큰일이다, 스스로 어떻게든 하라는 것이므로 도망치든지 액막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영혼을 대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런 일을 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우리 남매는 어른이 될 무렵에는 저마다 나름대로 영혼에 대한 요령을 터득했다. 그렇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에 스스로 대처하게 되어, 어느덧 부적이 자동적으로 지켜지는 일은 없어졌다. 덧붙여서 형과 아우는 영감이 없는 서투른 콤비이므로 스파르타 교육과는 무관했다. 지금도 몸에서 떼지 않고 지니고 있지만 극히 개인적인 경우, 요컨대 애인을 만날 때는 집에 두고 오곤 한다. 역시 신의 앞에서 부비부비하는 것은 주눅이 든다. 부끄러운 것이다. 이동하는 신사와 같다, 라고 해도 부적은 부적. 본전에 있는 신이 본체이며, 부적에 담겨져 있는 신의 힘은 약간 나누어 진 정도의 분신 같은 것인 것 같다. 나는 은밀히 sd화된 쁘띠 신 같은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본전의 신이 아니면 대응할 수 없는 강력한 영혼과 마주쳤을 때에는 부적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고, 도망가라고 머릿속에 충동이 일어난다. 작은 신이 머리 주위를 날아다니며 초조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한다. 어떤 때는 강력한 악령으로부터 도망치면서도 끝내 도망치지 않고, 악령을 신사로 유인하면서 휴대폰으로 어머니에게 연락하고, 반대로 악령에게 매복하는 좋은 모습을 연출했다. 나중에 혼이 많이 났지만 나의 적지 않은 무용전 속에서도 특별한 빛을 지니고 가슴에 새겨져 있는 소중한 추억이다. 나는 시노미야 미나즈키 쌍둥이 동생인 아카츠키가 영감이 거의 제로인 겁쟁이여서 2인분의 고생을 하며 자란 강인한 사람이다. 동생의 어깨에 영이 타고 돌아오면 대개 내가 액막이했던 것이다. 조금은 감사받았으면 좋겠다. 남동생도 부적을 가지고 있는데, 웬일인지 남동생 근처의 영혼은 방치되어 있는 것이 많다. 나의 교육을 위해서라고 부모님은 말씀하셨지만, 우리 신께서도 어지간히 못살게 구시는 분이다. [출처] 목매다는 마을 | 사서A ________________ 케이타가 신주가 되었구나! 스핀오프 느낌이라 좋다 신에게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츠키과 케이타의 후손들 부적을 신의 sd버전이라고 생각하다니 너무 귀엽네 ㅎㅎㅎㅎㅎ
[퍼오는 귀신썰] 목 매다는 마을 5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는 어떻게 될까. 과연 신주가 해낼 수 있을까. 할 사람이 그밖에 없다는 판단이겠지만 마음은 알겠지만 여러모로 슬프고 불안하고... 얼른 보자. 어떻게 될지! __________________ 9화 할머니의 장례식이 거행되면서, 마을에는 다시 괴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습니다. 3년 전처럼 괴담 같은 현상이 마을 곳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목 매단 시체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것도 시간 문제처럼 느껴졌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다음 기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 그 때문에 갑자기 신주가 모두를 모아 유언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생전에 작별 인사를 마친 뒤, 시즈할머니와 같은 기도를 드리며 원혼을 달래는 인간 제물이 되는 의식에 임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사의 본당에 모여 신주로부터 그런 설명을 들은 것입니다. 모인 전원이 침울한 표정으로 신주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지만, 신주 본인은 무리하며 평소보다 밝게 행동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일부 사람들은 의아해하고 있었습니다. 신주님, 가능하실까…?같은 영감이 강한 시즈할머니이기에, 제 액막이에 맞춰 원령 퇴치 기도를 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원령과 대화가 가능했을 것입니다. 스스로 영감이 약하다고 말한 신주가 과연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큰맘 먹고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저기… 원령을 부르는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신주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시즈할머니 유품 중에 의식의 순서와 축사가 적힌 자료가 있었어. 축사를 안다면 나머지는 여느 기도와 같으니까 아마 괜찮을거야.” 아마인가………. 마음속의 추궁을 꾹꾹 눌러 참으며 저는 “알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송별회까지 열어놓고, 못하겠습니다 같은 모양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신주는 장난 없이 정말 성실했습니다. “일단 내 뒤의 역할이 필요할때를 위해, 나도 자료를 남겨 놓았으니 필요한 경우에는 그것을 참고하시오.” 그래서 여기는 그냥 되는대로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고조된 긴장 속에서 신주의 유언을 듣고 나름대로 눈물을 흘리며 작별회는 끝났고, 다음날 기도가 거행되었습니다. 본당 안에서 전과 같이 사츠키가 무녀의 춤을 추었습니다. 신주에게 도움을 신께 부탁드린다는 이유였지만 사실은 달랐습니다. 3년간, 열심히 카구라를 배워온 사츠키의 춤은 너무나 눈에 익었을 우리들조차도 홀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신내림. 사츠키는 이때 바야흐로, 제신과 심신이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춤 속에서 사츠키는 신과 마을을 나누어, 신의 뜻과 사츠키의 뜻이 일치하는데까지 자신을 신에게 의지했습니다. 그리고 사츠키 소망 또한 신께 빌었습니다. 조용히 춤을 춘 사츠키가 신상에 절하며 제 옆에 앉았습니다. 이어서 신주가 나서서 기도를 시작했어요. 언젠가 들었던 시즈할머니 직접 만든 축사를 외웠습니다. 그러자 지난 3년간 따끔거리지 않던 제 발목에 멍이 들기 시작했어요. “윽….!” 이렇게 쉽게 원령을 불러낼 수 있는 건가 하고 놀랐지만, 서서히 강해지는 통증으로 사고는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멍에 피가 배어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자세를 흐트린 저를 전과 같이 사츠키와 어머니가 보살펴 주었습니다. “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오오오오…..!!!!” 원령의 신음소리가 당안에 울려퍼지고, 신주의 기도가 열을 띠어갔습니다. 시즈할머니처럼 걷거나 하지 않은 채, 잠시 기도가 계속되다가 마침내 신주가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신관이 신주의 기도를 이어받아 신상에 기도하고 기도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구급차를 불러 신주가 실려갔고, 의식은 끝이 났습니다. 의식의 성공에 따른 안도와 새로운 제물이 된 신주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우리들은 한동안 당내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사츠키가 어질어질하기 시작하여 이윽고 웅크리고 신음하기 시작했습니다. 깜짝 놀란 주위 사람들. 설마 원령인가 하고 모두가 생각하는 것을 알았으므로 “괜찮습니다”라고 손짓을 섞어 말했습니다. “사츠키는 무녀의 춤을 춘 뒤 자주 이래요. 시즈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신이 들려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게 설명하고, 사츠키의 어머니가 모시는 차에 사츠키를 태웠습니다. 가문 대표가 모두에게 해산을 말하고, 신관분들에게 인사하고 각각 귀로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3일 후, 신주가 깨어났습니다. 병원에서 수발을 들고 있던 사츠키가 깨어난 신주에 놀라 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사츠키와 사츠키의 어머니, 그리고 침대에 걸터앉은 신주가 있었습니다. 인간 제물이 깨어나다니 무슨 일인가 하고 묻는 것도 은근히 꺼려졌기에 “무사해서 다행입니다”라는 이유 모를 인사를 했습니다. 신주는 미안한듯 어려운 얼굴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신주가 말하길, 그날 확실히 원령을 불러내서, 신주가 마을로 변하여 원한을 받아들이는 취지의 축사를 외우고, 원령도 그것에 얽매여 신주의 영혼을 아프게 하거나 죽이거나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신주는 원령에게 여러 번 죽음을 당하는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대로 원령의 한이 풀리든지 신주의 육체가 어떤 사정으로 죽든지 간에 신주는 원령의 복수를 이뤄줄 생각이었다고. 그러나 웬일인지 눈을 떠버렸다. 눈을 뜬 이유는 불명. 의식이 잘못된 것인지, 영력이 부족한 것인지, 혹은 또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지금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물이 된 신주가 깨어나 버리면, 다시 마을에 괴이가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서둘러 대책을 생각해보자고 해서, 그날은 해산을 했습니다. 그날밤, 사츠키는 원귀에게 죽임을 당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아침이 되어 사츠키의 어머니로부터 연락을 받은 저는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사츠키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사츠키의 집에 도착한 저는 초인종을 누르고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츠키! 아주머니! 들어가요!” 그렇게 말하며 신발을 벗고 거실로 서둘러 갑니다. 거기에는 어머니에게 매달려 잠든 사츠키와 그 어깨를 감싸안고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사츠키 어머니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사츠키의 어머니 사키에씨가 말하기를 새벽에 사츠키의 외침에 잠이 깨어 방으로 갔더니 사츠키가 침대 위에서 울부짖고 있었다고 합니다. 잠이 들었는지 눈을 감은채 몸을 비틀며 절규하는 사츠키를 억지로 깨우려고 어깨를 들썩이며 말을 걸었는데, 사츠키는 눈을 크게 뜨고 눈물을 흘렸다고 해요. 그리고 뒤로 젖혀지며 입을 크게 벌리고 턱을 쑥 내미는 듯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대로 “아….아…가…..”라고 신음하는 사츠키. 마치 누군가에게 목이 졸리는 것 같은 그 모습에 사키에씨는 사츠키를 두드려 깨우려고 한 것 같지만, 사츠키는 전혀 깨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갑자기 실이 끊긴 것처럼 사츠키가 침대에 가라앉았습니다. 사키에씨는 사츠키가 죽은 줄 알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과 몇초만에 사츠키는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사키에씨에게 매달려 통곡하고 거실로 옮겨도 계속 울다가 그대로 울다 지쳐 잠이 들었습니다. 사키에씨는 어찌할 바를 모른채, 입원중인 신주에게 연락을 취할 수 도 없어, 우선 저에게 연락을 한 것입니다. 사키에씨로부터 사정을 들은 저는 그대로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신주에게 오늘 아침 일어난 일을 전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것인가를 의논했지만, 깨어나지 않아야 하는데 깨어버린 신주에게 해결책 같은 것은 생각날리가 없어, 우선 사츠키가 눈을 뜨면 이야기를 듣는 것밖에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사츠키의 집으로 돌아오니 사츠키가 깨어있었습니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사키에 씨를 보면서 거실에서 멍하니 있는 중이었습니다. 학교는 쉰다고 했습니다. 저도 집에 전화해서 엄마에게 학교를 쉬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츠키의 꿈에서 무슨일이 있었느냐고 물었어요. 사츠키는 꿈속에서 살해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성급하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신주의 기도가 실패한 탓인지 어떤 원인으로 신주의 역할이 사츠키로 옮겨져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의 사츠키의 모습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잠이들면 원령이 찾아와 사츠키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먼저 귀신은 자신이 어떻게 살해당했는지 사츠키에게 환시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고통을 사츠키에게 준 뒤 죽이겠다고 위협하여 실제로 사츠키를 괴롭힌 다음 죽이는 것입니다. “싫어어어!!! 아파… 아파…!!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싫다…고….” 잠들어있던 사츠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칩니다. 그 목소리는 결코 환각따위가 아닌, 강렬한 통증을 느껴서 울리는 절규였어요. 사키에씨만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어서, 저와 저희 어머니가 번갈아가며 사키에씨를 도왔습니다. 퇴원한 신주도 시간이 있을때마다 사츠키의 집으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원령이 머물며 아프게 하는 동안, 사츠키는 우리의 부름을 듣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럴때가 아니었습니다. 필사적으로 부르며 사츠키를 껴안았는데, 아픔에 기절하는 사츠키는 누구의 손이라도 뿌리치고 몸부림치며 돌아다닙니다. 떄로는 머리채를 잡히고 휘둘리기라도 하듯 침대에서 몸을 던지기도 하고 머리를 벽에 부딪히기도 했죠. 우리는 그것이 무서웠고, 아픔과 공포에 울부짖는 사츠키를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츠키는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잠들면 원령이 온다. 그 두려움에 사츠키의 정신이 잠을 거부하였던 것입니다. 며칠간격으로 시즈할머니가 죽음을 당하는 꿈을 꾸던 사츠키였지만, 사츠키 자신이 꿈속에서 죽음을 당하는 빈도는 거의 매일이었습니다. 잠을 잘 수 없게 되자 깨어있는 동안에도 원령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평범하게 말하고 있던 사츠키가 돌연 소리지르는가 하면, 자고 있을 때처럼 몸부림치거나, 침대나 소파에 억눌릴 수 있도록 해서 목이 졸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창문으로 방안을 들여다보는 귀신을 발견한 것 같은 때에는 “이제 싫어-!!”하고 외치다 머리를 감싸안고 그대로 목을 쥐어짜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츠키가 보는 세계는 무섭고, 사츠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가혹했습니다. 당연하지만 살해되고 있는 것은 사츠키의 혼이라고나 할까 정신이기 때문에 현실의 사츠키가 죽는 일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살해당하는 것 같은 체험을 몇번이고 반복하면서, 사츠키는 날이 갈수록 약해져갔습니다. 눈에 띄게 쇠약해지면서도, 반복해서 나타나는 원령에 소름이 끼치면서도, 사츠키는 자신을 단단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시즈할머니보다 더 쓰라린 경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키에씨가 이성을 잃고 신주에게 의식을 거행하도록 다그친적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대신할 테니 사츠키를 벗어나게 해달라고. 신주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지만 사츠키가 거부했습니다. “그때 말이예요, 카구라중에 신에게 부탁했어요. 제가 할머니의 역할을 이어받겠다고요.” “어떻게….” 신주가 말문이 막혔어요. “어떻게 그런 말을!” 사키에씨가 사츠키의 양 어깨를 잡았습니다. 사츠키는 곤란한 듯 작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모르겠어요. 하지만 할머니가 혼자 싸우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서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으오오오….” 그런 소리를 내며 좀처럼 울지 않을 것 같은 신주가 울었습니다. “사츠키… 미안하다…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었다면…” “숙부, 미안해요. 마음대로 해서.” 사츠키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앞으로 흔들었습니다. 아까부터 몇번인가 불규칙한 타이밍에 앞뒤로 흔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마. “사츠키… 지금 혹시 뭐하고 있는거야?” 저는 사츠키에게 그렇게 물었습니다. “응, 왠지 아까부터 등을 쿡쿡 찔려. 어린아이의 영혼인가봐.” 사츠키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괴로운 듯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런! 사츠키! 역시 내가 대신해서 할 테니까…” 사키에씨가 사츠키를 감싸듯이 껴안았습니다. “으응. 아이라서 그런가 별로 아프지 않아. 그러니까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츠키의 이마에는 진땀이 배어있었습니다. 아이의 힘이라고 해서 등을 찔려 아프지 않을 리 없다. 그래도 낫다고 할 정도의 고통을 거의 매일 그 몸에 받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사츠키가 처한 상황의 비참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저에게 있어 인연이 있는 영혼이 나타났습니다. 대법회의 그 날, 절 죽이려다 발목에 지워지지 않는 멍을 남긴 그 여자의 영혼입니다. 늘 그렇듯이 사츠키의 집에서 사츠키와 함께 지냈는데, 오늘은 원령의 습격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 발목이 저릿저릿 아팠습니다. 그와 동시에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두려움이 안에서 끓어올랐습니다. 위 속에 쓰고 무거운 액체가 흘러들어간 느낌. 온몸의 피가 거품이 일고 귀 뒤에서 깡깡하고 이명이 울리는 듯한 절박감을 느끼며 저는 무언가가 왔다고 확신했습니다. 식은 땀이 순식간에 전신을 적시고, 물방울이 되어 목덜미를 통해 등으로 흘렀습니다. 어디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방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미 해가 져서 밖은 어두컴컴하고 방의 불빛이 창문에 반사되고 있습니다. 방안이 희미하게 비치는 중에, 밖에서 이쪽을 응시하는 그 여자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으악!!” 저는 소리치며 일어나 방 반대편으로 물러섰습니다. 사츠키도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데 저만 여자의 영에 반응하고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창밖에서 사츠키가 아닌 저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어요. 그때처럼 긴 검은 머리를 얼굴에 붙이고, 핏발 선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그 여자는 영락없이 그때의 영혼이었습니다. 여자에게서 거리를 두려는 듯 방 반대편 벽에 붙은 제 등 뒤, 그 벽 너머에서 쾅!하고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윽….!”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반사적으로 벽에서 몸을 떼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쾅! 쾅! 쾅! 연달아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그 소리에 사츠키도 원령이 온 것을 알았습니다. 사츠키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좋다는 듯 소파에 걸터 앉아 두팔을 꼭 껴안고 있었습니다. 사키에씨가 사츠키의 옆으로 달려가 사츠키의 어깨를 껴안았습니다. 다시 창문으로 눈을 돌려보니 여자의 영은 여전히 창밖에서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쾅!하고 벽이 훨씬 더 크게 울렸어요. 발목이 쑤셔서 눈을 아래로 향했더니 발밑에서 여자 귀신이 저를 올려보았습니다. 이런! 지금까지 밖에 있었는데! 라고 생각했을 때에 여자의 영이 오른쪽 발목을 잡았습니다. 다음 순간, 저는 발목을 잡혀 넘어졌습니다. 넘어진 저를 바로 가까이에서 내려다보았어요. 그때와 똑같이. 그 때의 연속이라는듯이. “우오… 으오아아아아!!!” 정신을 차려보니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케이! 왜 그래!” 사츠키가 외쳤습니다. 여자의 영은 제 얼굴 가까이까지 얼굴을 들이댔습니다. “으아아아아…. 으아아앙으으으으으….” 그 목소리가 뭔가 유쾌함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서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즐기고 있다. 이 새끼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두려움을 이기지 못했어요. 히이하는 얼빠진 목소리가 목구멍에서 흘러나올 뿐입니다. 귀신이 제 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볼 수 있었어요. 그 여자가 살해당할때의 자초지종을요. 10화 여자는 남편과 아이들 눈앞에서 범해져 살해당했습니다. 공포와 고통으로 절규하다가 목이 짓눌렸습니다 입에서 흘러나온 피로 숨이 막혀, 몇번이나 피가 섞인 구토를 하는 동안에, 여자를 범하고 있던 남자는 흥이 깨졌는지 여자를 떠나, 옆에 누워있는 소녀에게 올라탔습니다. 소녀는 부락의 아이로 여자와도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아직 경험이 없었을 거예요. 아픔과 증오로 여자의 사고가 빨갛게 덮였습니다. 죽여버리겠어! 그렇게 염원하며 남자에게 손을 뻗었습니다. “아아아…아아아….” 여자의 입에서 나온 것은 말도 안되는 신음이었습니다. 늘 우리가 듣던 소리는 이 여자 목소리 같았어요. 여자가 뒤에서 손을 뻗어 남자의 어깨를 잡았어요. 남자가 돌아서서 여자의 안면을 후려쳤어요. 여자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코에서 피가 튀었어요. 여자는 그래도 사내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오아악! 오르르에에윽윽윽…!!” 남자는 여자를 때리며 주위에 뭔가의 말을 외쳤어요. 퍽!소리가 나며 머리 뒤에 충격을 받았어요. 이어진 격통.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앞으로 넘어졌어요. 얼굴을 땅에 푹 박은 여자의 시선 끝에 소녀를 범하는 남자의 엉덩이가 보였습니다. 끔찍한 움직임을 보이는 그것을 보면서 여자는 의식이 어둠에 잠겨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아이의 얼굴이 머리에 떠오른 것 같았어요. 그리고 여자는 죽었습니다. 퍼뜩 정신을 차려보니 현실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여자가 죽을때의 정경이 눈깜짝할 사이에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공포나 원망도 모두 따라 경험했습니다. 저는 당황스러웠지만 이것이 원령의 원한 그 자체라고 이해했어요. 여자의 영이 제 얼굴을 향해 손을 뻗어왔습니다. 안돼 죽는다. 그렇게 생각한 직후, 여자는 움직임을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머뭇거리는 몸짓을 한 뒤 일어나 사츠키쪽으로 휘청거리며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공포에 일그러지는 사츠키의 얼굴 잡고 목을 비틀었습니다. 제 눈 앞에서 사츠키의 머리가 천천히 90도 이상 회전했고, 사츠키의 몸은 인형처럼 부서졌습니다. “으…아…사츠키” 저는 사츠키가 죽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평소에는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만 보이고, 사츠키가 죽어도 기절한 것처럼만 보였는데, 그때는 사츠키가 목이 비틀리는 것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 귀신도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았습니다. 그 귀신이 저를 보고 달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끝내는 저를 죽이지 않고 사츠키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원령은 시즈 할머니의 축사에 묶여, 신주나 사츠키 이외의 영혼을 죽이지 못한다. 그렇게 깨달은 것은 조금 지나서부터의 일입니다. 원령의 일부인 여자의 영혼 또한 저를 죽일 수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를 알아보고 덤벼드는 것을 보아 저와 여자 영혼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원령의 존재를 인식하고, 실제로 만지기도 하였고, 사츠키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저는 사츠키와 같은 세계에 있었습니다. “사츠키! 사츠키!” 사키에씨가 사츠키를 안고 말을 걸고 있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상황에 사키에씨도 상당히 동요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평소같으면 쓰러져 버린 사츠키를 위로하듯 눕히는 사키에씨가 그때는 열심히 사츠키에게 말을 걸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여자의 영혼은 사라져있었습니다. 사츠키에게 달려가보니 사츠키는 자고 있었습니다. 비틀렸던 고개는 앞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조금 전의 광경은 사츠키만 보고 있던 영혼의 세계에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으윽…쿠…쿠으으으….!” 저는 매우 오열했습니다. 자신에게 닥친 것 보다도, 그런 공포를 매번 맛보고 있는 사츠키의 현실에 마음이 찢어져 울었습니다. 이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하는 생각에 너무나도 끔찍한 과거와 현재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신에 대한 분노가 솟아났습니다. 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츠키가 이 지경인데 왜 신은 도와주지 않는가 시즈할머니는 돌아가셨어! 사츠키도 이대로 죽게할 생각인가! 나에게 사츠키를 지키라고 한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사츠키는 가엽단다. 네가 받쳐줘야해.” 갑자기 그 소리가 다시 들린 것 같았어요. 신이라 생각되는 누군가는 저에게 버티라고 했어요. 신이 아니라, 내가 사츠키를 받쳐주고, 돕는다. 어떻게하란 말인가. 사츠키를 대신해 소임을 맡으라는, 그런 말인가. 저는 눈물을 닦고 사츠키의 머리에 손을 얹었습니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습니다. 받치라니, 대신해서 하라는 것인가. 아닌 것 같아. 그런 말이었다면 대신하라거나 지키라고 했을 거야. 이런 일을 당하고 있는 사츠키를 받쳐주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고통을 나누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사츠키의 머리를 쓰다듬는데, 사츠키가 눈을 떴습니다. “케이.” 사츠키가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까, 보였어?” “응” “왜 그런걸까.” “그 여자 귀신, 내 다리에 멍을 만든 놈이야.” 그 말을 듣고 사츠키는 잠시 생각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가. 케이와 영적으로 연결되어있나봐.” “아마도. 하지만 축사의 힘 때문에 나를 공격할수 없어, 대신 사츠키가 표적이 된 것 같아.” “맞아. 저 사람에 관해서는 케이에게도 보이네.” 저는 머릿속에 움튼 생각을 그대로 꺼냈습니다. “아마 더 많은 경험을 쌓으면, 어쩌면 다른 영혼도 보이게 될지도 몰라.” “응?” “나도 사츠키와 같은 것을 보고 싶어. 저놈들로부터 사츠키를 보호하고 싶어.” “안돼… 그 사람들의 원한이 가시지 않으면 저주는 끝나지 않아. 방해하면 끝나지 않을거야.” “그래도… 음… 그래도 사츠키 옆에서 사츠키와 같은 생각을 하고…” 더는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해 저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고마워.” 사츠키는 말했습니다. 그후 저는 신주의 지도 아래 한층 더 격한 수행을 시작했습니다. 밤낮으로 목욕재계와 기도를 올리고, 신상에 배례하고, 신과의 관계를 강하게 가질 수 있도록 기원했습니다. 신이 말했습니다. 사츠키를 받쳐주라고. 제발 부탁드려요. 사츠키의 고통을 저에게도 나누어주세요. 설령 죽임당해도 불만은 없습니다. 사츠키가 살해당하는 횟수가 조금이라도 줄어들도록, 저를 제물 역에 보태주세요. 제발입니다. 제발요. 부탁드려요. 며칠이고 며칠이고 기도하고 있었어요. 계절은 흘러 이듬해 봄, 사츠키가 깨어나지 않게 된 것과 거의 동시에 저는 사츠키가 살해당하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사츠키나 형과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형은 고등학교 3학년, 사츠키는 유급해서 2학년이었습니다. 자나깨나 원령에게 계속 시달린 사츠키는 점점 감정이 없어진 것 처럼 보였습니다. 조용하게 소파나 침대에 앉아, 저와 이야기 하고 있을때도 건성으로 되는 일이 많아, 마음이 여기에 있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원령에게 당하고 있다는 것을 제가 깨닫지 못하는 중에도, 갑자기 실에 끊긴 것처럼 기절하기도 했어요. 사츠키는 원령과의 접촉을 정신만으로 행하며,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세계에서는 숨겨버리는 방법을 터득해나갔습니다. 사츠키의 마음은 서서히 영적인 세계만을 향하게 되어, 현실의 세계로부터 흥미를 잃어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인형처럼 그냥 앉아만 있던 사츠키는 어느날 갑자기 눈을 뜨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깨우려고 해도 사츠키는 깨어나지 않고, 요네즈선생님에게 진찰받은 결과 시즈할머니와 같은 상태라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육체적으로는 건강한데 정신적인 문제로 잠을 깨지 않게된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사키에씨는 이성을 잃었습니다. 신주도 머리를 감싸쥐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성을 잃었지만, 어떤 예감에 이끌려 신사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항상하고 있는것처럼 본당에서 기도하고 명상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부자연스러울 정도의 강한 졸음이 느껴졌습니다. 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잠에 드니, 사츠키가 눈앞에 있었습니다. 제 바로 근처에 사츠키가 버티고 있습니다. 사츠키는 겁에 질려 떨고 있었습니다.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사츠키는 바로 가까이에 있는 저를 볼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사츠키에게 달려가려고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고개는 움직이는데 손도 발도 가위에 눌린 듯 미동도 하지 않아, 그자리에 계속 서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이윽고 사츠키가 히익하는 숨을 삼켰습니다. 사츠키가 보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노인이 서있었습니다. 노인은 저를 한번 흘끗 보더니 사츠키쪽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손에 든 낫을 사츠키의 어깨에 꽂았습니다. “아아아아아!!!!” 사츠키가 고통으로 절규했어요. 찔린 어깨를 누르고 웅크리고 있습니다. 노인은 다시 사츠키의 등에 낫을 내려쳤습니다. “싫어! ……아파! …아파… 으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츠키는 잠꼬대를 하는것처럼 사죄의 말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노인은 주저하지 않고 몇번이나 낫을 내리쳤습니다. 이게 원령을 마주한다는 것인가. 원령의 한을 풀기 위해 그들에게 괴롭힘당하고 살해당해야한다. 그들의 원통함을 풀때까지, 그들의 직성이 풀릴때까지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것. “사츠키!” 저는 사츠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우…케이……?” 목소리가 들렸을까요? 사츠키는 제 이름을 희미하게 불렀습니다. “아파! …..아파! …..케이! ……도와줘…..” 집요하게 내리쳐지는 낫을 맞으며 사츠키는 절규했습니다. 그리고 노인은 사츠키의 목에 낫을 꽂아 사츠키를 절명시켰습니다. 그동안의 광란이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정적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남아 절규했습니다. 뭐야 이게! 이런 지독한 일이! 이럴수가! 저는 계속 소리쳤습니다. 숨이 차서 저는 씩씩거리며 호흡을 가다듬으려고 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노인이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피투성이로 쓰러지는 사츠키 곁에 선채 얼굴만 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히죽 웃었어요.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떨렸어요. 노인이 지닌 끝없는 악의가 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일리 없는 악의는 왠지 검은 안개처럼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악의. 그 노인에게서는 악의밖에 느낄 수 없었어요. 사츠키에게, 나에게, 그리고 이 마을의 모든 것에 대한 적대심. 고통스럽게 찢어버린다는 의사가 노인의 미소에서 전해졌습니다. 저는 공포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다음 순간 신사 본당에서 깨어났습니다. 온몸에 흠뻑 땀이 흘렀고, 차가워진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어요. 너무 심한 악몽에 구역질이 나서 본당 안임에도 불구하고 뱃속에 있는 것을 토해냈습니다. 진정이 되자 신에게 용서를 빌며 뿜어낸 토사물을 말끔히 닦아냈습니다. 물걸레질을 하고 마른걸레질을 하고, 다른 더러운데가 있는지 보고, 괜찮은지 확인하고 나서, 다시 세수를 하고 코를 풀어 구토를 했던 여운을 몸에서 지웠습니다. 세면실에서 본당으로 돌아와, 본당 안에 언젠가 맡았던 향기가 감돌고 있는 것을 느꼈을 때, 아아, 내가 이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사츠키는 시즈할머니처럼 잠이 들었고, 저는 사츠키를 대신 지켜보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사츠키가 죽는다며 다음에 소임을 이을 사람은 저라고 확신하게되었습니다. 저는 신상을 행해 배례하여 기도했습니다. 소원을 이루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그리고 나서 병원으로 달렸습니다. 병원으로 향한 것이 오후였고, 그때는 서쪽 하늘이 노을로 물들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사키에씨도 신주도 병원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신주에게 조금전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위로 보아도 다음 차례는 저라고 확신하고 설명하자, 신주는 고개를 푹 떨구었습니다. “그런… 그럼 사츠키는 이대로…” 사키에씨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제물이 정해졌다는 것이, 사츠키가 이렇게 죽을때까지 잠에 들어있는거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리도 아닙니다.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합니다. “모르겠어요. 그냥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해요.” 저는 왠지 느꼈던 예감 같은 걸 말하려 했습니다. 다만 말을 잘 할 수 없어, 횡설수설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은 점점 변하고 있어요, 시즈할머니는 수명을 다하셔서 돌아가신 거라면, 사츠키는 이대로 수명까지 계속 잠들어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까지 원령의 마음이 풀리지 않을 리 없을 거예요.” 만약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수십년이나 계속되는 제물이 될지도 모른다. 몇 명의 제물이 더 필요할까. 역시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았어요. “맞아. 사츠키는 지친거야. 일어나서 우리를 상대하면서, 우리가 귀신의 기미를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견디는 것을.” 신주의 말에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츠키는 줄곧 현실과 영의 세계를 같이 보았어. 거기에 사츠키의 영혼은 고통 받고 있었고. 그것을 현실의 우리에게 계속 숨기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었을거야.” 신은 저에게 사츠키를 받쳐주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사츠키가 자신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가 관측자가 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가뜩이나 힘이 든 일인데, 우리 걱정까지 해야 하는 것은 사츠키에게 상당히 부담이 되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츠키가 집중할 수 있도록 제가 그것을 보는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합니다. 시즈할머니때의 사츠키의 역할. 제물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부 보는 역할. 그리고 만약 제물의 대체가 일어날 경우 다음의 제물이 되는 것. 그게 저에게 주어진 역할이었어요. 사츠키를 받쳐주라고 한 신의 뜻은, 저로 하여금 그것을 눈으로 보게 하는 것. 사츠키가 다치는 것을 줄이고 싶다는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유감스러웠지만, 그래도 사츠키의 정신적인 피로를 줄일 수 있다면, 제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무엇보다, 할머니를 지켜봤던 사츠키가 스스로 제물이 되는 것을 자청했다는 것. 그 용기에 저는 경외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정도의 괴로움에 스스로 뛰어든 사츠키. 그것은 오로지 다른 사람들이 제물이 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헌신이었던 것입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츠키….” 사키에씨가 사츠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울고 있었습니다. “반드시 끝이 온다. 그때까지 힘내렴.” 신주도 사츠키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11화 최종화 그 뒤로는 저도 사츠키도 힘들었습니다. 물론 사츠키가 몇백배는 더 고통스럽겠지만, 저도 잘 때마다 사츠키가 귀신에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에 전혀 몸을 쉬게 하지 못하고, 수면으로 피로회복 등을 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사츠키는 시즈할머니를 꿈에서 보고 있을때 며칠에 한번 씩이었지만, 저와 사츠키는 매일 원령을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사츠키의 몸은 여전히 잠든 채 병원의 도움으로 보양되는 상태라 별 변화가 없었지만, 저는 눈에 띄게 말라 반년쯤 지났을 무렵에는, 스스로도 귀신이 아닌가 할 정도로 심각한 얼굴이 되었습니다. 눈가에 다크서클이 생기고, 뺨은 야위고, 몸무게는 20kg이상 빠지며 까칠까칠해졌습니다. 거리에서 친구를 만나면 친구들이 정색하며 걱정을 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이 보였습니다. 맹렬한 폭력에 노출되는 사츠키를 보고 당황하기만 하던 초기와 달리, 어느 정도 침착하게 사츠키가 죽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된 덕분에 귀신의 모습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츠키가 살해당하는데 익숙해졌다니, 자신이 참 냉정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눈앞에 일어나는 사태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었으니 싫든 좋든 순응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사츠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겁에 질려 떨면서 원령에게 당하고 있던 사츠키는, 언젠가부터는 정좌하여 원령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령이 나타나면 손을 짚고 머리를 숙여 말합니다. “노여워 하시는게 당연합니다. 부디… 부디 용서해주세요.” 원령은 사츠키의 사죄따위는 개의치 않고 사츠키를 괴롭히지만, 그래도 사츠키는 원령에게 계속 사죄했습니다. 아픔에 부르짖으며, 고통에 떨면서, 그래도 원령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용서를 빌었고, 사츠키는 원령의 폭력을 참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사츠키를 보면서 필사적으로 원령에게 용서를 빌었습니다. 사츠키가 살해된 후에도, 원령에게 사죄를 거듭했습니다. 원령들 중 일부는 저를 한번 쳐다보고 사라지는 원령들도 있었습니다. 개중에는 그 노인처럼 히죽히죽 웃으며 떠나는 귀신도 있었어요. 그리고 반년이 지났을 무렵, 사츠키를 죽이러 오는 원령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얼굴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귀신들이 매일 사츠키를 죽이러 오는데, 점차 어? 또 이 사람이야? 하는 식으로 익숙한 얼굴들이 많아진거죠. 그런 얼굴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다른 원혼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저는 그것을 신주와 사키에 씨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사츠키…..” 사키에씨는 사츠키의 손을 어루만지면서, “힘내고 있구나. 훌륭해. 고맙다, 고마워.” 라며 울었습니다. 신주도 눈물을 흘리며, 사츠키의 머리를 쓰다듬고, 제 어깨에 손을 얹었습니다. “케이타, 너도 힘들텐데, 고마워.” 그러면서 제 어깨를 어루만지며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면 끝이 보여. 그런 희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 집에서 형과 마주치면, 형이 어색해하며 저를 피했습니다. 원래 자신이 도와줘야하는데 스스로 거기서 도망쳤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침에 형에게 좋은 아침이라 말해도, 형은’어.. 좋은 아침’하고 얼굴도 보지 않고 대답할 뿐입니다. 저로서는 사츠키에 대한 마음은 형도 저와 같았을 거고, 대법회때 제가 여자 귀신에게 붙잡혔던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형이 도망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형의 마음은 착잡했던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 형하고 제대로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러저러한 몇 달이 지났고, 계절은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에는 사츠키를 죽이러 오는 원령이 10명 정도로 줄어들어있었습니다. 나머지 100명 이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원령 중에는 겸연쩍게 웃으며 딱 한 번 사츠키를 찬 후, 부끄럽다는 듯 사라진 아이도 있었습니다. 마을을 엄습하는 가공할 만한 원령의 안에는 다양한 인격이 모여있었습니다. 그 인격에 따라 원망의 강도가 다르다는 것이 구원의 단서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고, 겨울 문턱에 다다랐을 무렵에 사츠키의 주위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예전에 나타났다가 부끄럽다는 듯 사라졌던 아이의 영혼이, 조금 떨어진 곳에 쭈그리고 앉아 사츠키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영혼은 여자아이로, 누더기 같은 기모노를 입은 5살 정도의 소녀였습니다. 머지않아 늘 사츠키를 죽이러 오는 그 노인의 영혼이 나타나 사츠키를 낫으로 찔렀습니다. 사츠키는 말없이 손을 짚고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낫을 꽂을 때마다 괴로운 소리를 내뱉는 사츠키를, 그 소녀는 잠자코 보고 있었어요. 그때부터 소녀는 쭉 사츠키를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꿈속에서 사츠키를 마주칠때마다 그 소녀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녀의 위치가 서서히 사츠키에게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몇미터 남지 않은 곳까지 와서 더 이상은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저는 소녀에게 호소했습니다. 부디 용서해줬으면 좋겠어. 누나가 괴롭힘 당하는 것은 고통스러워. 내가 대신 사과할게 모두에게 전해줘. 무슨 일이든 할 테니 사츠키를 용서해달라고 전해줘. 소녀는 제 말이 들리지 않는 듯 사츠키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뒤에서 손이 휘감아졌습니다. 목을 감아온 것은 잊을 수 없는 그 손이었어요. 새하얀 피부에 여럿 상처가 난 피투성이의 팔뚝. 머리 바로 뒤에 나타난 기척에 몸이 얼었습니다. 천천히 고개만 돌려보니 거기에 그 여자의 얼굴이 있었어요. “오오오오루오옷우우우우우우우에에아에으으으으….!” 귓가에 쿵쿵 울리는 그 소리에 온몸의 털이 곤두섰어요. 온몸의 혈관에서 피가 사라진 느낌. 여자의 영혼이 저를 사로잡고 으르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쓸데없는 짓 하지마.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 여자는 사츠키의 품으로 비틀비틀 걸어가 손을 짚고 머리를 숙이는 사츠키의 머리를 짓밟았습니다. 사츠키를 죽인 여자는 제를 다시 돌아보고, 뭔가 그르렁 그리며 사라졌습니다. “용서해주세요! …….. 용서해주세요! ……… 부탁드립니다!” 저는 두려움에 떨면서 계속 소리쳤어요. 딱딱 이가 부딪혀 말을 잘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발목을 찌르는 심한 통증으로 깨어난 참이었습니다. 잠옷을 벗으니 발목에 멍이 들었습니다. 경고,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밤, 사츠키를 바라보는 소녀 곁에 남자가 있었어요. 그리고 또 한명의 성인이 떨어진 곳에 서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성인 남자 같은데 얼굴은 안보여요. 멀리서 팔짱을 끼고 사츠키를 보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여전히 쪼그리고 앉아 사츠키를 보고 있습니다. 그날 사츠키를 죽이러 온 것은 또 그 여자였습니다. 여자는 무릎을 꿇고 있는 사츠키의 머리를 잡아 얼굴을 들게 하고는 그대로 목을 비틀었습니다. 그리고나서 한동안 그 여자가 나타날 확률이 점점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자주 나타나는 것은 그 여자와 노인 두 사람. 사츠키가 살해되는 것을 지켜보는 인영도 나날이 늘어갔고,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안개 같은 사람의 그림자는 수십개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안개 같은 사람의 그림자 무리에서 염불이 들려왔습니다. 나무아미타나무아미타….라는 염불을 누군가 외우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염불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저는 그것 또한 구원의 조짐이라고 느꼈습니다. 그것을 주지스님에게 전하기 위해, 신주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주지스님이 연락을 받고 사츠키의 병실에 와주었습니다. 그떄까지 주지스님은 몇번인가 사츠키의 병문안을 와주었지만, 저와 마주친 적은 없었기에, 이 반년 사이에 몰라볼 정도로 변한 것을 보고 놀라고 있었습니다. “케이타 너 괜찮니? 네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시노미야님으로부터 들었지만, 이대로는 네가 대신하는것과 뭐가 다른지.” 저는 괜찮다고 대답하고 최근 원령의 변화를 주지스님에게 설명했습니다. 염불에 대한 것까지 이야기를 마치자 주지스님은 으음하고 소리를 내며 깨끗하게 면도한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어려워… 어렵구나… 사츠키.” 그러면서 사츠키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어요. “그리고 케이타, 자네도 대단히 수고가 많네. 힘들겠지만, 귀한 임무를 하는 자네들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지네.” 제 눈을 똑바로 보고 그렇게 말해주더군요. 저는 겸연쩍어서 고개를 살짝 숙였습니다. “그건 그렇고… 말도 안 되는 괴물인줄 알았는데, 그 안에 연민을 느끼는 자가 있다니. 원령이 되었지만 다시 사츠키를 위해 부처님의 구제를 비는가.” 주지스님은 신주에게 돌아서서 말했습니다. “시노미야님, 저기… 괜찮다면 경을 올릴 수 있을까요.” 주지 스님은 사복을 입고 있었는데, 품에서 염주를 꺼냈습니다. “사츠키를 위해 염불을 외는 그 영혼을 위해 저도 경을 올리고 싶습니다.” 신주가 흔쾌히 응하자 주지스님은 두손을 모아 조용히 경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대법회에서처럼 격한 인상이 아니라, 조용히 가슴에 와닿는 듯한 상냥함을 느낀 불경이었어요. 그날 밤, 그 여자가 사츠키를 죽이러 왔을 때도 염불이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가 낮의 주지스님과 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것을 깨닫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여자는 약간 어리둥절하며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았고, 짜증을 내며 거칠게 사츠키의 목을 비틀었습니다. 노인의 영혼과 번갈아 가며 나타난 그 여자의 영혼은 이윽고 사츠키를 죽이는 일을 어딘지 담담하게 행하게 되었습니다. 도망치지도 않고 저항하지도 않고 그저 버티는 사츠키를 괴롭히는데 싫증이 난 것처럼 보였어요. 맹렬히 사츠키를 괴롭히는 노인과 달리, 나타나서는 별 흥미도 없다는 듯 사츠키의 목을 비틀고 사라졌습니다. 한 번은, 잠시 사츠키를 내려보더니 손을 짚고 엎드리는 사츠키의 머리를 들어올리고 사츠키와 눈을 마주쳤습니다. 그리고는 사츠키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더니 그대로 사츠키의 목을 비틀었습니다. 그 후로, 여자의 영혼은 나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남은 1인. 끝까지 사츠키를 괴롭히는 것을 멈추지 않는 노인의 영혼은, 자신 혼자 남은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듯이, 지금까지보더 더 사츠키를 괴롭혔습니다. 그래도 사츠키는 견디며 계속 사과했습니다. 저도 똑같이 사과를 계속했습니다. 그래도 사츠키를 죽이고 웃는 노인에게서 악의가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사츠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점점 가혹해져, 사츠키가 절명한 후에도 시신을 집요하게 괴롭히고 괴롭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언제나처럼 노인이 낫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사츠키는 엎드려 사죄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사츠키와 노인 사이에 끼어들듯이, 늘 사츠키를 관찰하던 소녀의 혼령이 섰습니다. 말없이 노인을 바라고 있습니다. 노인은 당황하며 그 자리에서 낫을 치켜들었어요. “으씨…. 고 말야! .... 게도….해서…!!” 노인이 무슨 말인가 고함을 지르고 있었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소녀의 옆에서 사츠키를 보고 있던 남자 아이의 영혼도 소녀의 곁에 섰습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보던 안개 같은 무리 중에서 한 사람, 또 한사람과 성인의 혼령이 걸어나와 소녀의 편에 섰습니다. 걸어나온 영혼의 얼굴은 또렷이 보였습니다. 그 안에 할머니의 혼령이 있어 손을 모으고 염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인가….! 복받치는 생각에 온몸이 뜨거워졌어요. “이제 됐나.” 누군가 그랬어요. 명료한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됐지.” “이제 됐지.” “이제 됐지.” “충분하다 싶다.” “이제 됐지.” “용서해버려.” “우리도 나빴다.” “가엾게도.” 연달아 그런 소리가 들렸어요. 목소리도 안개 너머로 들려오는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노인은 기가 눌린 듯 뒷걸음질 치더니 낫을 휘두르며 악을 썼어요. “….라고! …아아!?....” 노인은 격하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제 됐지.” “이제 됐지.” “이제 됐지.” 안개의 소리도 멎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 였다는게…!! ….이라고!!” 노인은 절규를 남기고 사라졌어요. 그리고 저는 눈을 떴습니다. 역할이 생긴 후 처음으로, 사츠키가 죽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눈을 떴다.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서히 실감이 나며 기쁨이 복받쳐 올랐습니다. 귀신들은 제각기 “이제 됐다”고 말했어요. 사츠키는 마침내 용서를 받았습니다. 그게 꿈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남은 1인. 그 노인의 영혼은 사츠키를 용서해줄까.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 같은 예감은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제 그 노인만 남았으니까. 혹시 지금 그만둬도 더 이상 괴이는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했었어요. 그 다음은 사츠키가 언제 깨어나느냐에 맡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노인의 혼이 나타났습니다. 노인 뒤에 여럿의 영혼이 뒤따르고 있었습니다. 검은 안개 같은 그 집단을 바라보니 옛날 옷이 아닌 현대 의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는 얼굴도 있었어요. 저건 사냥회 사람이다. 죽은 일가 사람도 있다. 교정에서 움직이는 시체가 된 ◯◯선생님도. 노인이 데려온 것은 일련의 괴이함으로 숨진 수십명의 마을 사람들의 영이었습니다. 노인의 영혼은 사츠키 앞에 주민들의 영혼을 늘어놓고 히죽히죽 웃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사츠키를 사이에 둔듯 양옆에 소녀와 소년의 영혼이 서있었습니다. 어른들의 영혼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의 영혼은 사츠키를 원망하는 듯한 얼굴로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원령에게 살해당한 그들 또한 원령이 된 것 같았습니다. 주민들의 영혼은 무엇인가 중얼중얼거리며 사츠키쪽으로 걸어옵니다. 사츠키는 정좌한 채 손을 짚고 말했습니다. “돌아가신 여러분, 부디 편히… 편히 잠드십시오… 부디…” 사츠키의 간청에 화답하듯 주민 집단에서 몸집이 작은 사람이 걸어나왔습니다. “할머니.” 사츠키가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말을 흘렸습니다. 집단에서 나온 것은 시즈할머니의 영혼이었습니다. 주민들의 영혼은 멈춰섰습니다. 변함없이 원망스러운 얼굴로 사츠키를 보고 있습니다. 사츠키와 주민들 사이에 선 시즈할머니의 영이 주민들을 향해 조용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두 손을 잡고 90도 가까이 허리를 굽히는 큰 절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주춤하며 몸부림쳤습니다. “할머니…!” 사츠키는 입에 손을 대며 오열을 터트렸습니다. 제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시즈할머니는 죽어서도 사츠키를 지켜주고 있다. 그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이 넘쳤습니다. 시즈할머니는 고개를 숙인채 움직이지 않았어요. 주민들의 영혼은 하나 또 하나 흔들거리며 사라져갔습니다. 이윽고 모두 사라지자 시즈할머니의 영혼은 고개를 들어 사츠키를 돌아보고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졌습니다. “할머니! 할머니! 가지마…! 할머니…” 사츠키가 흐느끼는 가운데, 홀로 남은 노인의 영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과거의 피해자인 원령들도, 그 원령에게 죽임을 당한 현대의 주민들도 모두 사츠키를 용서했습니다. 노인 한 사람이 무슨 짓을 해도 더 이상 집합체로서의 원망은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노인은 고개를 숙인 채 낫을 움켜쥐고 떨고 있었습니다. 사츠키를 죽일까하는 생각에, 저는 노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이윽고 노인은 힘없이 낫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사츠키에게 아까 시즈할머니와 같이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 자세 그대로 노인의 영혼은 사라졌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사츠키를 지켜보던 영들도 사라져 있었어요. 옆에 서있던 소녀의 혼령이 사츠키의 머리를 쓰다듬고 사라졌습니다. 남자아이도 소녀를 쫓듯 사라졌어요. "........" 정적이 주변을 감싸고 있는 가운데, 사츠키는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오와아아아아아아아!!!!” 소리내어 울었어요. 엄청난 눈물 때문에 눈에서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누구에게 거리낄 것도 없는 큰 소리로 아이처럼 흐느끼는 사츠키를 보면서 저도 큰소리로 울었습니다. 계속 해왔던 일이 끝났어. 용서를 받았다고. 깊은 기쁨과 안도,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이 폭발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엉엉 울었어요. 얼마나 울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울다지쳐 사츠키가 잠에 빠졌을 때 저는 눈을 떴습니다. 잠에서 깬 저는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사츠키가 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병원에 도착한 것은 이른 아침이었지만, 병원의 현관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병동으로 들어갔습니다. 병실의 사츠키는 아직 잠든 채였습니다. 감긴 눈동자에서 눈물이 한줄기 흘러 선을 긋고 있었어요. 저는 그 자는 얼굴을 보고 후 하고 숨을 내쉬고는 의자를 끌어당겨 사츠키 곁에 앉았습니다. 그때, 병실에 달콤한 향기가 감돌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눈을 감고 신에게 감사를 드리며 사츠키가 깨어나기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사츠키가 눈을 뜬 것은 오후가 되어서였습니다. 아침에 문병 온 사키에씨에게 어젯밤의 일을 전하자 사키에씨도 울며 기뻐했습니다. 신주에게 연락해 모두가 병실에서 사츠키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어젯밤의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 신주도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엄마.” 무엇보다도 시즈할머니가 사츠키를 지켜주신 것이 기뻤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겨울의 햇살이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사츠키가 눈을 떴습니다. “엄마….” 잠든 사츠키가 중얼 거렸습니다. 모두 사츠키의 곁으로 달려가 사츠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닫혀있는 사츠키의 눈꺼풀이 가늘게 떨리더니 천천히 열렸습니다. “사츠키!” 사키에씨가 사츠키를 감싸듯 이름을 불렀습니다. “엄마… 끝났어…” 사츠키는 쉰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사츠키…아아… 사츠키…. 어서와… 사츠키….” 사키에씨는 눈물로 흐느끼면서 사츠키의 이마와 뺨을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사츠키.” 신주가 사츠키 곁에 허리를 굽혀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습니다. “고맙다. 사츠키. 잘 해냈구나.” “숙부… 할머니가…” “아아, 알고 있다. 케이타한테 들었어. 할머니가 지켜주셨구나.” “케이…..” 사츠키에게 불려 저도 사츠키가 볼 수 있도록 다가왔습니다. 후후, 하고 사츠키는 희미하게 웃었습니다. “너덜너덜…해졌네….” 완전히 변해버린 제 모습에 사츠키는 놀란 것 같았습니다. “계속… 봐줬네…” “응….”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저는 울어버렸습니다. “후후….” 사츠키는 다시 조금 웃었습니다. “케이… 고마워.” 그리고, 사츠키는 수일의 재활을 거쳐 퇴원했습니다. 온 몸의 근육이 쇠약해져 휠체어를 타고 퇴원한 사츠키는 그로부터 천천히 1년에 걸쳐 건강한 몸을 되찾아갔습니다. 저 역시 귀신 같은 상태에서 사람다운 외모로 돌아갔습니다. 여기부터는 사족이 되기 때문에 대충 적습니다만, 원령이 사라진 마을은 이전보다 더욱 활기를 띠어, 형은 카나모리 선배와 함께 도쿄에 가서 밴드로 성공하는 꿈을 쫓았고, 저는 사츠키와 결혼해 5명의 아이를 가졌습니다. 쇼와시대 말엽(1980년대 말), 이 마을을 덮친 괴이는 지금은 전래동화처럼 이야기될 뿐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무섭게 하기 위해서 말합니다. “착하게 굴지 않으면 목매달아 죽은 귀신이 온다.”라고 [출처] 목매다는 마을 | 번역 사서A ___________________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지만 이렇게 따뜻하게 끝나서 너무 다행이야 ㅠㅠㅠ 이런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일본에서 말하는 원령이든 우리가 말하는 귀신이든 다 뭔가 이전에는 다양했던 감정들이 단순해져버린다는 거 비슷한 이야기인 것 같네 그치만 결국에는 이전의 감정을 갖고 있긴 하다는 거 ㅠㅠㅠ 슬프다 내일 외전으로 다시 올게 ㅎㅎㅎ
[퍼오는 귀신썰] 목매다는 마을 3화
오늘 이것저것 많이 주워먹었더니 아직도 배가 너무 부르네 ㅋㅋㅋㅋ 귀신썰 보면서 배 좀 꺼뜨려야 겠다 무서운 거 보면 괜히 긴장하게 돼서 배 좀 꺼지는 기분 들지 않아? 공포 다이어트 같이 해보쟈 ________________ 5화 주지의 제안은 빈발하는 괴이함과 그 공포에 질린 주민에 대한 대응으로서, 지역의 각 종교지도자가 연명으로 성명을 내고, 주민들을 안심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합동으로 어떤 집회를 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이렇게까지 뚜렷이 괴이의 정체를 알고 있다면, 스님들이 구체적인 대책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신주가 말했습니다. “이것은 하겠다든가 하지 않겠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우리 신사의 생각으로는 악령을 물리친다는 적극적인 의식은 없거든요. 우리가 액막이하는 것은 재앙이나 더러운 것일뿐이니, 신사의 액막이라는 것은 절이하는 제령처럼 악령을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깨끗이하고 올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신과 인간을 맺어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니까요.” 뭐, 시즈할머니 같은 분은 어느정도는 확 해치워 버릴지도 모릅니다만, 라고 웃으며 신주가 말은 계속됩니다. 저는 신사에는 제령이 없다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아서, 조금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빠릅니다.” 주지스님이 약간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계속 말했습니다. “이번에 저희쪽에서 악령퇴치의 대법회를 거행하겠습니다. 그 자리에 시노미야님도 가능하면 동석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주민들 모두는 우리가 일치단결해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습니까?” “그 정도면 아무 문제 없어요.” “고맙습니다. 교회에도 말씀은 해보겠지만 저쪽분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신주가 동의를 표한것으로, 그 후 대법회의 협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의 대화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린 마음에 무언가 지루한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억에 없는 부분은 후에 조사한 내용입니다. 주지스님들이 신사를 찾은지 며칠이 지났습니다. 시노미야 신사 신주 시노미야 소우코 ◯◯종묘련사 주지 오오하사마 이치젠 성 안드레아 천주교회 교구 사제 토마스 야나기다 준토쿠 이 세명의 연명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이례적인 성명이 발표되었습니다. 공동성명의 내용은 신불을 믿고 마음을 단단히 가질것, 불안이 있으면 믿고 있는 종교의 지도자를 의지할 것, 괴이함에 대해서 지역에서 단결해 총력을 기울여 대응할 것이니, 부디 안심해주었으면 하는 등의 내용으로, 회람판이나 신문의 삽입 등으로 마을 전역에 배포되었습니다. 신불조화 등 일본인에게 친화성 있는 신도와 불교라면 몰라도, 뭣하면 타종교를 눈엣가시로 여길 것 같은 기독교의 신부가 연명에 참가한 것은 의외의 일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해야할 정도로 우리 마을은 이상현상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짙어지는 괴이의 그림자. 멎지 않는 목매닮. 불가해한 신음소리. 주민들의 불안감은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가톨릭만 나몰라라 할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성명을 발표한 후 며칠 동안 신사의 전화는 쉴새없이 울렸습니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상담 전화. 때때로 걸어도 걸어도 통화중이라는 불만도 있었습니다. 전화만으로는 너무 효율이 나쁘다고 해서, 주민들을 불러 상담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신사 본당에 모두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초등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실시했습니다. 아침부터 비가내려 쌀쌀한 날이었습니다. 이 무렵에는 초등학교도 재개했기 때문에 토요일 낮에 상담회가 열렸습니다. 그날도 우리는 차심부름, 의자 준비 등으로 바빴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초등학교에 모여 신관들이나 휴일 출근을 하는 선생님들 틈에 끼어 저도 형도 사츠키도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신사의 도령 같은 형제였습니다. 뭐 형이나 물론 저도 사츠키가 목적이었으므로 당연한 이야기였습니다만. 서서히 거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체육관의 절반 정도가 차버리게 되었습니다. 주민 앞에 나란히 앉은 신주와 시즈 할머니. 긴 책상 위에 자료와 마이크가 놓여있었습니다. 예정된 시각이 되어 신주께서 마이크를 들고 인사를 하셨습니다. 상담회는 험악해지는 일 없이 담담하게 진행되어 갔습니다. 주민의 상담 내용은 신사를 방문한 사람들이 시즈할머니에게 하고 있던 것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부분 그것 뿐이었습니다. 그것들에 대해 신주가 대답해가는 형태였습니다. 일련의 괴이한 현상은 어떤 원령에 의한 것이라는 점. 그것은 강력하지만, 불제할 수밖에 없다는 것. 마을을 나가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등을 세심하게 설명하였습니다. 그자리에서 한 남자가 손을 들었습니다. 50대 중반의 날렵한 체격을 가진 남성으로, 소네자키씨라고 합니다. 소네자키씨는 책자 한권을 꺼냈습니다. 구마모토에 있는 그의 집에 오래된 곳간에서 오래 전 청소를 하다가 발견한 고문서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책의 존재조차 잊고 있었지만, 일련의 괴이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마모토까지 가지러가서 그것을 오늘 가지고 온 것이었습니다. 사실은 진작에 누군가에게 말했으면 좋았겠지만, 내용이 내용인만큼 내키지 않아 방치했다고 합니다. ‘◯◯촌 기록’ 그건 우리 동네의 옛 이름이 적힌 고문서였어요. 아무도 그 존재를 모르는, 신주조차 처음보는 고문서였다고 합니다. 판독하기 힘들지만 제대로 내용을 읽을 수 있는 부분에는 우리 마을이 아직 아직 여기저기 흩어진 촌이었을 때의 생각지도 못한 처참한 역사가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 문헌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은 인근의 한 마을과 역사적인 갈등을 겪었고, 결과적으로 그 마을을 궤멸시켰다고 합니다. 오늘날 차별받는 부락(일본에서 차별받고 소외되어 있던 근세로부터의 천민신분으로 주로 천업에 종사하는 사람, 죄인들의 집단주거지를 일컫는 말), 당시는 좀더 모멸적인 호칭이었다고 하는데, 그 마을을 덮쳐 여자이에 이르기까지 몰살했다고 쓰여져 있다고 합니다. 후에 많이 소실되어 더 이상 그 고문서를 완벽하게 볼 수는 없으나, ‘말굽으로 배를 짓이기는 것’ ‘사지를 박살낸 후 아직 숨이 붙어있는 상태로 집에 보낸다 다음 불을 질러 타 죽게함’ ‘아이들의 다리를 잡아올려 땅에다 내려쳐서 죽이는 방법은 잔혹한 악귀 나찰이 하는 짓이다’ ‘우리들은 이미 사람이 아니다.’ 그런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략적인 내용을 소네자키 씨가 읽어 내려갔을 때, 모인 거주자 중 1명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럼 그것에 대한 저주라고? 그래서 지금와서 이렇게 사람이 죽었단 말이냐?” 남성은 소네자키씨에게 대들듯이 언성을 높였습니다. 소네자키씨는 남성을 제지하듯 양손을 들어올렸습니다. “모릅니다. 그래서 신주님께 부탁드리려고 가져왔어요.” “그 책이 확실한 것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어!” 남자는 꽤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런 것도 포함해 신주님께 맡기려고요.” 소네자키씨는 신주 앞의 긴 책상 위에 고문서를 탁 내던졌습니다. “드려야죠, 여기” 그렇게 말하며 고문서를 가리키고 나서 더이상 자신과 상관없다는 듯 두손을 앞으로 들어보이고는 그대로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남자가 일어서서 뭐라고 했지만, 신주가 마이크를 들고 일어섰기 때문에 다시 착석했습니다. “어쨌든 이 문서가 어떤 것인지는 차후 알아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질문을 계속 받고 싶습니다.” 신주의 말에 질의응답이 재개 되었습니다. 비슷한 상담회는 주지스님들의 절에서도 했다고 합니다.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시노미야 신사보다 많은 시주인을 거느린 주지스님들의 상담회는 분위기가 어느정도 난폭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12월을 코앞에 둔 화창한 토요일, 주지스님의 절인 묘련사에서 원령을 쫓기 위한 대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각지에서 응원을 온 힘있는 스님들이 묘련사에 모여 호마(불을 피우며 그 불 속에 공양물을 던져 넣어 태우는 의식. 불을 하늘의 입이라 생각하여 불에 공양물을 던지면 하늘이 이를 먹고 사람에게 복을 준다는 생각에서 유래하였다.)를 태우며 독경을 합니다. 참가한 시노미야 신사 일행은 독경에는 가담하지 않지만 묘련사 본당 한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신주와 시즈할머니, 신관 몇 명과 사츠키, 사츠키와 언제나 함께인 우리 형제, 시노미야 일족 대표자 몇 명도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신사에서 행하는 기도와 달리, 호마를 모시고 하는 집단에서의 독경은 무너가 박력이 대단하여 압도되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천장까지 치솟는 불길의 열은 불당 구석에 있는 우리까지 열을 느낄 정도였죠. 불길 바로 앞에 있는 주지스님들에게는 얼마나 뜨거웠을까 아직까지도 생각합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좌선을 하고 앉아 있었는데, 무릎과 허리가 아파서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스님들은 바른 자세로 독경을 계속하고 있었죠.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그것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들의 독경 소리와 종 같은 것을 치는 기도소리에 이질적인 소리가 섞여 있는 것 같아요. 한동안은 단순한 위화감 밖에 느끼지 못했지만, 점차 크고 명확하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신음소리입니다. “으으….으….으어어…으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그…으… 기.. 기긱….” 아주 불쾌한, 고통을 참아내는 듯, 고통스러운 신음소리였습니다. 그것은 학교에서 들은 것보다 생생하게 들려서 어디서인지는 모르지만 당안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우으으으으…우…아…아으으으….” 그 소리가 눈앞에서 들렸을때는 앉은 채로 뛰어올랐습니다. 저만이 아닙니다. 사츠키도 형도 신주조차도 갑작스런 신음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심장이 잡힌 것처럼 멈춘 기분이 들었어요. 땀이 솟구쳤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눈앞의 신음소리는 기세를 더해갑니다. 고통의 신음이 아니라 분노의 신음으로도 들렸습니다. 비유가 아닌 정말 코앞에서 들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냄새도 풍겨왔습니다. 당내를 감싸고 있는 향을 피운 냄새와는 다른, 썩은 물 과 같은 시궁창의 오물 같은 비린내입니다. 그리고 시선. 바로 근처에 있는것처럼 그건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코앞에 얼굴이 있고 지근거리에서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그만큼 강렬하게 느껴지는 또렷한 시선. 분명히 눈앞에 얼굴이 있는데 보이지 않아. 그런 불가해하고 불가사의한 무서운 압박감을 모두가 느끼고 있었습니다. 아마 보이지 않았을 뿐이고, 그자리에 그것이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히이~하고 소리를 지르며 시노미야 일족 중 한 명이 벌떡 일어나 도망쳤습니다. 엉키는 발로 쿵쿵거리며 당 밖으로 나가고자 활짝 열린 입구를 향해 나아갑니다. “나가지마!” 누군가의 노성이 들렸습니다만 그 사람은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안에서는 독경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스님 몇분이 그 사람을 따라나갔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의 신음소리는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강렬한 압박감도 사라졌습니다. 도망친 사람을 찾아봤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것은 신주도 마찬가지여서, 일어나서 입구쪽으로 향했습니다. 좀 전의 “나오지마!”라는 소리가 신경 쓰였는지 입구를 통해 밖을 살피고 있었어요. 그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저희쪽에서 찾을 테니 앉으시죠.” 근처에 있던 스님이 신주께 말했어요. 재촉을 받아 우리 곁으로 돌아온 신주님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화가 난 표정이었어요. 조금 뒤, 느닷없이 주지스님들이 경을 외는 속도가 느려져서 독경이 끝났습니다. 그러고는 모두 숨을 돌릴 때에 밖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스님이 뛰쳐나가는 것이 보였어요. 우리도 일어서서 밖을 보니 시노미야 가문 사람이 바닥에 뒹굴며 날뛰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아무도 없는 절의 경내는 넓고 한산했습니다. 그 경내의 한가운데, 우리로부터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그 사람이 몸부림치고 있는것처럼 보였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니 그 사람 주위에 몇 개의 그림자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눈을 똑바로 뜨니 개인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들개에게 습격당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불당에서 뛰쳐나와 그쪽으로 달려갔습니다. 앞서 달려간 스님은 이제 쓰러져있는 곁까지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달려갔을때, 그 사람은 피투성이가 되어 들개와 격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기 보다 필사적으로 들개에게 저항하고 있는 것 뿐이었습니다. 달려온 스님이 열심히 들개를 걷어차고 있는데, 다섯마리의 들개는 그 사람만을 노리고 달려들더군요. 신주도 형도 들개떼에 뛰어들어 발로 찼어요. 저와 사츠키는 그 사람에게로 달려갔습니다. 그 사람은 양손이 피투성이인데다 몸에도 얼굴에도 상처를 입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감싸듯이 들개에게 얼굴을 향했습니다. 그리고 이쪽으로 오는 들개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때, 들개라고 생각했던 그것이 갑자기 여자 영의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그 여자는 엎드린 상태로 핏기 없는 얼굴에 긴 검은 머리가 휘감겨 미친 듯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고, 그 무시무시한 신음소리를 내면서 우리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니, 그눈은 이미 저밖에 보지 않았고 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여자를 마주보고 엉덩방아를 찧는 듯한 자세가 되었습니다. 뒤로 물러서려고 하는데 도망쳤던 그 사람이 방해가 되어 물러설 수가 없습니다. 이때 사츠키의 외침소리도, 형들이 들개를 헤집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거의 무음에 가까운 가운데 여자의 신음소리와 사각사각 모래를 문지르며 다가오는 소리만이 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엉덩방아를 찧은 채 여자의 얼굴을 짓밟듯이 발로 찼습니다. 꾸부덩 살을 찬 불쾌한 감촉을 신발 바닥에 느꼈습니다. 여자는 발로 차는 것을 무시하고 그대로 기어올라왔습니다. 여자가 손을 뻗어 제 발목을 잡았어요. 엄청난 힘으로 다리를 잡혀서 저는 으악 소리를 질렀어요. 그대로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옷을 잡고 나를 끌어당기듯 여자가 끌어당깁니다. “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 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고 배 근처까지 여자의 얼굴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으와아아아아!!!!: 저는 필사적으로 악을쓰며 여자에게서 멀어지려고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여자의 힘은 강하게 제 허리를 꽉 껴안고 있었습니다. 저는 발을 동동 구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고,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아아아아!!!! 히이이아아아아아ㅏ!!!!” 무아지경으로 날뛰었습니다. 여자의 얼굴을 양손으로 후려쳤어요. “아아아…..아…아…우우우으으으으….” 여자는 개의치 않고 다가왔습니다. 눈앞에 다가온 여자의 새하얀 얼굴 중 유일하게 새빯갛게 핏발이 선 눈이 저를 응시하고 있었어요. 그때, 옆에서 신주가 여자를 걷어찼습니다. 끙하고 울며 들개가 옆으로 굴러갔습니다. 갑자기 주위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자의 존재감은 사라졌고 그 신음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들개들은 체념한듯 도망쳐갑니다. 뒤에서는 사츠키가 일족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간호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의식을 잃은 듯 축 늘어져있었습니다. 나중에 모두에게 들은 얘기로는 저는 시노미야 가문 사람에게 달려간 후 들개를 보고 기겁을 하며 멍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저는 땀을 흠뻑 흘리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그런 내 모습에 이상한 기색을 보였지만 곧 많은 사람들이 달려와, 시노미야 가문 사람이 본당으로 실려갔습니다. 우리도 걸어서 본당으로 돌아갈 때 저는 절뚝거리고 있었습니다. 잡힌 발목이 욱신거렸어요. 당내로 돌아와 앞자리에 앉아 바지를 걷고 발목을 보니 여자의 손자국이 남아있었습니다. 아아, 역시인가 싶어 신주님께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전했습니다. 모두가 제 다리를 보고 말을 잇지 못했어요. “홀렸군…” 하고 주지스님이 말했습니다. 곧 그자리에서 저를 위한 액막이가 진행됐어요. 방금처럼 독경을 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호마를 피우지 않고 대신 제 머리와 등이 쾅쾅 두드려졌습니다. 기도가 끝나도 발목에 묻은 손 모양의 멍은 사라지지 않았고 통증도 남아있는 채였습니다. 구급차가 와서 쓰러진 사람을 데려갈 때 저도 동승하도록 하라고 들었습니다. 다른 신사 사람들은 차로 병원까지 온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들개 떼에게 습격 당했지?”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이 물었습니다. 네라고 대답했더니 “너도?”라고 물어서 제가 물지는 않았지만 다리를 삔 것 같다고 설명했어요. 병원에 도착해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피투성이인 가문 사람은 응급의료로, 저는 토요일 오후 일반 진료로 돌려졌습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신관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사츠키와 형도 같이였습니다. 시즈할머니와 신관님들은 대법회에 남은 것 같았습니다. 제 차례가 와서 진찰실로 보내졌습니다. 신주님과 함께였습니다. 바지를 걷어 올리자 의사는 “우와”했어요. 그리고 선명한 손 모양의 멍을 보고, “뭐야 이거?” 라고 말했습니다. 신주가 사정을 설명하고 있는 동안 그 의사 요네즈 선생님은 머리를 긁거나 팔짱을 끼거나 하면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꽤 생략된 설명으로, 하지만 그래도 꽤 긴 이야기를 대부분 다 들은 요네즈 선생님은, “귀신을 거슬린걸까요?” 하고 신주에게 물었습니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요네즈 선생님은 또 흠하고 신음했습니다. “확실히, 염증이라든가 내출혈인 것 같기도 한데 아무래도 그게 아니에요. 일반적인 타박상이나 염좌가 아닙니다.” 요네즈 선생님은 진료 기록 카드에 무슨 일인지 기입하고 나서 이쪽으로 돌아왔습니다. “뭐 우리로서는 일단 지켜보아야 할 것 같네요. 이런건 신주님이 더 잘 아실테니까. 일단 파스를 드릴게요.” 이것으로 저의 진찰은 끝났습니다. 6화 그 날, 대법회에 참석했던 여러 스님이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최초에 뛰쳐나가는 사람이 발생했을 때, 뒤쫓아간 스님들이었어요. 다음날이 되어 주지스님이 신주님께 전화를 걸어와, 이 쪽도 주의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도망쳤던 분과 저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그 분은 며칠 후 퇴원했지만, 집에서 나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때 아마 그 사람도 보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 여자의 영을.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그 들개의 수만큼 영혼이 있었다면, 그 사람은 5인의 악령에게 괴롭혀 죽임당할 뻔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상상하고 나는 마음이 꺾여버렸습니다. 이제 두번 다시 그것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저항도 못하고 공포에 질려 울부짖다가 죽는, 그런 생각을 하면 떨렸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떨면서 펑펑 울고 있는 저를 본 어머니는 곧 신주에게 삼담해주셨습니다. 그결과 저는 잠시동안 신사에서 숙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신주님이나 시즈할머니가 기도해 주기도 하고, 배운 축사를 스스로 외우며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동안 사츠키나 가족과의 접촉도 끊고 오로지 기도와 수행입니다. 폭포수를 맞기 위해 산에 들어갈 때는 여러명의 신관들이 동행해 주었습니다. 어느 날 본당의 툇마루에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때의 무서운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대법회 날, 절 경내에서 여자의 영혼에게 붙잡혀, 하마터면 살해당할 뻔한 광경이 떠올랐습니다. 이상하게도 몸이 떨려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무섭다고는 생각했습니다만, 그 두려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의 두려움을 극복했었던 것 같습니다. 어렸었기 때문에 막연한 느낌이었지만, 안심하는 마음을 얻었다,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때 웬일인지 본당쪽에서 달콤한 냄새가 풍겨왔습니다. 아, 신께서 보고 계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신상에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그 후도 열심히 걸레질을 하고, 툇마루에 앉아 잠깐 있었더니, 맹렬한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본당 한복판에 정좌해 있었습니다. 신상쪽을 향해 혼자 앉아 있는 것입니다. “케이타.” 뒤에서 말을 걸어 돌아보니 본당 입구에 사람의 그림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뒤에서 햇빛이 비치고 있어서 그 인물은 그림자가 되어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신주님처럼 생겼는데 군데군데 붉은 색이나 초록색 자수무늬가 장식되어 있어 신주님보다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 실루엣을 보았을 때, 단발머리를 하고 있기에 여자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잘 보면 확실히 남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케이타.” 그 사람은 그 자리에 선 채 다시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목소리의 느낌으로 보아 형과 같은 나이대의 남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내 뒷 수습을 너희에게 맡기겠다. 괜찮겠나?” 정신을 차려보니 그 사람은 내 앞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갸름한 얼굴의 남자로 역시 형과 동갑 정도의 청년이었습니다. 무표정하지만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은 그 인물에게 저는 다시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츠키는 가엽단다. 네가 받쳐줘야해.” 그렇게 말하며 그 사람은 내 머리에 손을 얹고 무엇인가 속삭였습니다.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눈을 뜨니 저는 툇마루에 큰 대자로 누워 있었습니다. 그날 밤 신주님께 그 사실을 알렸더니 이제 집에 돌아가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전히 다리에 멍은 가시지 않았지만, 통증은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신주님과 할머니께 인사하고, 학교에 등교하는 사츠키와 함께 걸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기다려 주셨어요. 어머니는 그날 일을 쉬고 하루종일 조부모님과 함께 저와 이야기를 하며 보내셨습니다. 마을을 뒤덮은 괴이의 그림자는 희미해지지 않고 마을의 분위기를 어둡게 가라앉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이상하게도 맑은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12월을 맞아 생활이 다소 바빠지기 시작했을 무렵, 시노미야 신사에서 액막이 의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시즈할머니께서 의식을 주관하여 저를 정화하는 기도를 드리는 겁니다. 다리의 멍은 사라지지 않았고, 대법회날 뛰쳐나갔던 분은 1주일 전에 목을 매어 사망했습니다. 신주가 아닌 시즈할머니가 주관하게 된 것은, 신주가 장례에서 일손이 부족했던 것과 자신이 실시하는 것보다, 영감이 있으신 할머니가 적임이라고 직접 그 자리를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묘련사의 주지와 승려들이 액막의 의식에 게스트로 참석하였습니다. 먼저 사츠키가 카구라를 추었습니다. 원래라면 굳이 카구라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지만, 사츠키가 신께 저를 부탁하고 싶다며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제구전이 아니라 본당에서 춤추는 사츠키의 모습을 저는 하얀 기모노를 입고 정좌한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제는 무서워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오늘의 액막이로 결정적인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 어쩌면 난 그 여자에게 끌려갈지도 몰라. 그렇게 되면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야. 그것이 무서워서 어젯밤은 엄마의 잠자리에서 엄마에게 매달려 울었습니다. 형도 조부모님도 한 방에서 같이 잤어요. 그리고 오늘 아침, 찬물로 몸을 깨끗이하고 흰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무녀복을 입은 사츠키를 따라 본전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츠키는 무녀의 춤이 끝난 후, 신상에 절하고 나서 제 곁에 앉았습니다. 그때부터 시즈할머니의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전에 설명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부정을 씻기 위한 기도를 한다. 원령이 무슨 수를 써서 들어온다면 그대로 원령 퇴치기도도 함께 한다. 신도적으로는 원령 퇴치 기도 등이 없기에 신주가 아닌 시즈할머니가 주관한다. 귀신을 봉하는 동안 나도 그 자리를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등등. 후에 들은 얘긴데, 시즈할머니는 현역때도 액막이를 했다고 합니다. 신도의 양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의식적으로는 완전히 시즈할머니 오리지널이었다고 합니다. 시즈할머니는 신의 힘을 조금 빌려 나쁜 것을 없애거나 소멸시켰다고 합니다. 이때도 저희 액막이와는 별도로 시즈할머니식 원령 퇴치기도도 계획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액막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즈 할머니가 제례용 막대를 흔들며 축사를 외웁니다. 비록 생소한 말이지만 저를 위해 신께 여러가지 부탁을 드리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분좋게 울리는 축사의 선율에 두려움이 누그러져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도가 시작된지 몇 분만에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에게 잡혔던 발목이 욱신거리기 시작했어요. 정좌하고 있을 수 없게 되어 다리를 무너뜨렸습니다. 발목을 보니 멍이 들어 군데군데 피부가 찢어지고 피가 났습니다. 백의가 더렵혀졌습니다. 사츠키가 저에게 다가오고 시즈할머니가 계속 기도를 합니다. 신관이 구급상자를 가지고 와주었고, 사츠키가 치료를 해주었습니다. 시즈할머니의 기도는 계속됩니다. 다리의 통증은 심해져, 이마에 구슬땀이 맺혀 통증에 신음하는 저를 어머니와 사츠키가 부축해주고 있었습니다. 등을 문질러주거나, 손을 잡아줍니다. 기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가만히 그렇게 해주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두려움이 일었지만 이제와서 되돌아갈수 없다는 점과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어차피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제 마음을 산란하게 하였습니다. 전에 이겨낸 두려움은, 그때가 되어서도 다시 저를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신께서 날 보고 계셔. 무조건 지켜봐주신다. 어쨌든 여기는 본전, 신의 눈 앞에 있으니. 그렇게 강하게 마음을 먹고, 공포를 떨쳐버렸습니다. 다리의 통증은 상당했지만, 통증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저는 공포와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두려움에 져버리는 것이 더 무섭다. 시즈 할머니의 기도가 열띤 느낌이 들었어요. 제례용 막대를 흔드는 탁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크게 그 목소리가 울렸어요. 평소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아니라 분노를 주장하는 듯한 목소리였습니다. 본당안을 날아다니듯 소리의 원인이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시선을 허공으로 돌리며 귀신이 어디 있는지 찾았습니다. 두리번거리다 찾지 못하여, 서로를 얼굴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도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본전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이제부터 원령퇴치의 기도를 올리겠다.” 시즈할머니의 엄숙한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다시금 제례용 막대를 흔들고 축사를 외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조금전과는 다른 분위기의 고어가 들렸습니다만, 그 자리에서는 닿지 않아 지금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시즈할머니가 본당 안을 돌아다니며 제례용 막대를 휘둘렀어요. 평소 다리가 약해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걷던 시즈할머니였는데, 이때는 놀라울 정도로 힘차게 걸음을 옮겼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이때 이미 반이상 신이 들려있엇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본당 한 구석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 막대를 크게 흔들며 무슨 말인가를 외쳤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모습을 드러내’인 것을 어려운 말로 했던 것 같습니다. “오루루루로에에에에…..!!!” 신음이라기보단 환성을 지르는듯한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모두가 뛰어오를 정도의 음량과 박력이었습니다. “당황할 것 없네. 여기까지 끌어냈으니 이제 한숨 돌리자.” 시즈 할머니가 부드러운 음색으로 우리를 진정시켰습니다. 자아, 하며 시즈할머니가 다시 제단 앞에 섰어요. 신상을 보고 나서 다시 축사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후로 우리에게 보이거나 들리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그 상태가 계속됐어요. 시즈할머니는 기도를 계속했고, 우리 역시 지칠줄 모르고 지켜봤습니다. 느닷없이 시즈할머니의 기도가 끝났어요. 주변은 정적에 휩싸였고 원령의 기색은 사라졌습니다. “끝났다..?” 누군가가 중얼거렸습니다. 신상을 보고 시즈할머니가 이쪽으로 돌아와서 의자를 가져다 달라고 말했습니다. 신관이 전광석화의 움직임으로 들고 온 의자에 맥없이 걸터앉은 시즈할머니는, “제령됐어.” 하고 말했습니다. “원념이 강하다느니 약하다느니 하는 말과는 다르다네. 그건 우리들의 업 그 자체지.” 한숨 섞인 듯 말하면서 천천히 고개를 흔듭니다. “신께서도 신이시다. 일이 이렇게 되어 가슴으로 깊게 후회하고 계시다.” 그리고 시즈할머니는 일련의 재앙의 그 모든 인과를 말해주었습니다. [출처] 목매다는 마을 | 번역 사서A ________________ 신체적으로 이렇게 힘들 정도라니 우리나라 귀신들과 정말 다르지 뭐가 맞고 틀릴까는 모를 일 그나저나 제령됐다고 맘 놓지 말어 어떻게 될 지는 내일 또 보쟈 ㅎㅎ
[퍼오는 귀신썰] 목 매다는 마을 4화
주말 다들 잘 보내고 있어? 오늘도 이야기 마저 이어가자 들어갈게! _______________ 7화 저희는 신상에 배례하고 나서 집회소로 옮겨, 시즈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우히코, 모두에게 배달시켜 먹여라. 모두 길어지겠지만 들어다오.” 그렇게 시즈할머니는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기억나는한 정확하게 쓰겠습니다. 200년보다 조금 전, 에도시대가 말기에 접어들려고 하고 있었을 무렵 이곳에는 ◯◯라는 촌이 있었습니다. 이 촌이 핵이 되어 주변 촌을 합치는 것이 반복되어 생긴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당시 이 지역에는 우리 마을의 기본이 되는 동네 외에도 취락이 있었어요. 지금은 없는 그 취락은 범죄자나 모반인 혹은 살던 땅을 버리고 달아난 무호적자 등 공동체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모여든 취락이 대부분이었고 부락 차별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믿을 수 없는 모멸 수준으로 이 취락 사람들을 기피했고, 때로 젊은 남자들이 몰려나와 마을로 나가 집적거리거나, 저항하는 부락민들을 반 죽을 정도로 두들겨 패거나 젊은 처녀들을 농락하기도 했습니다. 악한의 되어도 상대가 부락민이라면 탓할게 없다는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보통이었어요. 우리 조상들은 그 부락에 사는 사람들을 예다라고 부르며 멸시했는데, 얼마 안되긴하지만 상거래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산 등에서 잡아오는 짐승의 고기와 옷가지들을 교환하는 거였죠. 당연히 거기에도 차별의식이 존재하여, 시세를 밑도는 금액으로 매입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생활이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교류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거래 상대는 우리 조상의 마을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 중에 예로부터 장사로 재산을 모아온 집이 있었는데, 당주의 이름이 야하기 토우에몬이었습니다. 영지에게 바치는 말을 길러 부적합한 말은 농민 등에게 파는 것을 허가받은 야하기가는 그 말 장사의 이익을 토대로 장사를 크게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 당주인 토우에몬은 촌장을 맡아 인심이 후한 인물로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도 얼굴이 알려진 지역 최고의 거상이었습니다. 토우에몬에게는 잘난 아들들이 있었고, 장남의 이름을 토오키치라고 불렀습니다. 토오키치는 토우에몬의 일을 도우면서 반정도 상속을 받은 것 같은 상태였습니다. 동생들을 잘 보살피는 맏형으로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주위의 평판이 좋아 장래의 촌장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런 토오키치가 부락의 여자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부친을 대리해 장사를 하기 위해 부락에 갔던 토오키치는, 부락민들 중에서도 한층 가난한 차림의 여자를 처음 보게 되어 몇번의 밀회 후 여자를 데리고 토우에몬에게 데려갔습니다. 토우에몬은 열화같이 화를 내며 여자를 손찌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칼을 빼어들고 덤벼드는 토우에몬으로부터 여자를 감싸안은 토오키치는 그 자리에서 동생에게 가주를 물려주겠다고 내뱉고 여자와 함께 부락으로 도망갔습니다. 여자의 본가에 들어간 토오키치는 집을 버린 남자로서 부락민의 자격은 있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부락에 대해 위압적인 장사를 해왔기에 부락민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된 여자 사토와 함께 사토의 친정에 살면서 가진 것을 모두 팔아 식량으로 바꾸었습니다. 사토는 사내아이를 낳았어요. 이름을 츠루마루라고 지었습니다. 그 뒤 이웃 마을들의 부락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장남을 잃은 토우에몬은 반쯤 은거를 하게 되었고, 토우에몬을 안쓰럽게 생각한 마을 사람이나 토우에몬에게 빌붙어 이익을 얻으려는 속셈을 가진 마을 사람들이 일부러 부락을 덮쳐 토우에몬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던 것입니다. 부락을 덮치는 마을 사람들은 점점 더 가혹해져갔습니다. 그때까지는 괜찮게는 욕질로 나빠도 반쯤 죽은 상태였던 것이, 토오키치 이후로는 괜찮아도 반 죽음이고 심하게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하는 폭행을 저질렀습니다. 토오키치는 부락민 앞에 끌려나와 어떻게 할거냐 따지는 부락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간청했습니다. 제발 부락에 있게 해달라고. 아내와의 사이에 있는 아들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그리고 아주 아슬아슬한 곳에서 토오키치 부자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락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예다도 짐승도 아닌 보통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된 토오키치는 열심히 일했습니다. 산과 들에서 짐승을 잡아오고. 밭이 될만한 땅을 찾아 내어 개간하고. 보수가 필요한 집이나 동네의 설비가 있으면 기꺼이 무상으로 보수하고.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토오키치는 부락에 받아들여지려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 즈음에는, 토오키치의 구실을 인정하는 부락민도 나오기 시작해, 토오키치 일가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미래에 희미한 불이 켜진 것 같은 자그마한 희망을 믿고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토오키치가 산에서 짐승을 메고 부락으로 돌아갈 때, 멀리 달리는 말에 탄 사내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내들은 칼과 몽둥이를 짊어지고 부락쪽으로 향하고 있었어요. 습격이다,하고 이해한 토오키치는 부락으로 달렸습니다. 당시 말을 탈 수 있는 농민이라고 하면 토우에몬과 친밀한 관계의 인근 마을 사람이나 그 아들들 입니다. 토우에몬의 마음에 들려는 그들의 습격은 항상 가차없었습니다. 그리고 토오키치가 당도했을 때 부락은 엉망진창이 된 상태였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거기에는 무사한 처와 아들과 장인, 장모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가족이 껴안고 무사함에 기뻐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고 남자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남자는 토오키치의 부락에 대한 봉사를 가장 인정하던 남자였습니다. 촌장 일가가 거의 전멸하여 촌장 아들이 죽어가고 있다. 지금은 잠자코 집 안에 있으라고 남자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촌장의 아들이 숨을 거두었습니다. 다시 문이 열리고 토오키치가 보니, 분노에 찬 부락민들이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도망쳐! 방금 집에 있으라고 충고해준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도망칠 틈도 없이 토오키치는 집 밖으로 끌려나갔습니다. 부락민들은 제각기 토오키치를 욕하며 그를 구타했습니다. 토오키치는 웅크리고 폭력의 폭풍이 지나가는 것을 참고 있었습니다.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비명을 지르는 걸 들었어요. 얻어맞고 걷어차이며, 토오키치가 주위를 쳐다보니, 발가벗겨진 사토가 남자들에게 깔려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토오키치는 일어서서 사토의 곁으로 향하려 했지만, 일어서려는데 아래에서 배를 걷어차여 나가 떨어졌어요. 사토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토오키치가 보자 알몸에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아내가 보였습니다. 그 얼굴은 이쪽을 향해 있고, 토오키치를 보고 있었지만 눈을 마주칠 수 없었습니다. 사토의 숨이 끊어져 있었습니다. 사토의 곁에서 뭔가가 내던져졌습니다. 그것은 이미 움직이지 않게 된 아들이었습니다. 토오키치는 눈물을 흘리며 아내와 아들 곁으로 기어갔습니다. 주변에서는 남자들이 뭐라 고함을 치고 있었어요. 이따금씩 또 걷어차였지만, 토오키치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에게 서둘러갔습니다. 마치 꿈속에 있는 것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그래도 필사적으로 사토와 츠루마루 옆까지 이르렀을 때 두 사람이 죽은 것을 알았습니다. 절규하는 토오키치를 누군가가 메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마른 우물 바닥에 쳐박혔어요. 뚝 하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쿵! 쿵! 하는 소리와 위에서부터의 충격이 있었습니다. 아픔과 절망으로 눈물이 흘러내리는 눈으로 토오키치가 본 것은, 토오키치와 마찬가지로 마른 우물에 내던져진 처자식의 유해였습니다. “우우…구…크후후우우우우우….” 토오키치는 아무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머리가 하얘졌어요. 눈앞에서 죽은 처자식이 불쌍해 울었습니다. 아팠겠다, 무서웠겠다, 사토의 몸에 일어난 비극을 생각하며 울었습니다. “……다.” “….어…. 키치…” “살아….토오키치…” 어둠속에서 의식이 떠올랐습니다. 힘이 다하여 정신을 잃고 있던 토오키치 바로 옆에서 호소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토오키치! 살거라!!” 정신을 차려보니 장인이 토오키치의 몸에 밧줄을 감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미안해 사토! 미안해 츠루마루! 토오키치… 미안하네… 미안해….” 장인은 울며 토오키치의 몸을 끌어올렸습니다. 이윽고 위쪽으로 소리를 냈더니, 위에서 늘어졌던 밧줄이 당겨졌습니다. 토오키치 몸이 윗쪽으로 떠올랐습니다. 온몸의 뼈가 어떻게 되어가는 것 같고 온몸에 심한 통증이 엄습했습니다. 토오키치는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처자식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물에서 끌어올려진 토오키치는 땅바닥에 굴러져서 밧줄이 풀렸습니다. 격통을 견디며 어떻게든 일어섰습니다. 거기에는 장모와 마을에서 유일하게 토오키치 일가를 배려해준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장모는 토오키치를 보고 입을 꽉 다물고 오열했습니다. 남자는 씁쓸한 얼굴로 토오키치를 보고 있엇습니다. 장인이 우물에서 자력으로 나왔습니다. "토오키치 도망쳐…" 장인이 말했습니다. “미안하네, 너희가 괴롭힘 당하는 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네. 사토는 커녕 츠루마루까지….” 장인도 그렇게 땅을 짚고 오열했습니다. 그리고 결연한 얼굴을 토오키치에게 향햇습니다. “토오키치! 도망쳐! 너만이라도 도망쳐!” 토오키치는 물론 도망칠 생각이었습니다. 자신까지 죽는다면 처자식에게 면목이 없다. 그런 마음으로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어요. “아버님, 어머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토오키치가 물었습니다. “모르겠네.” 그렇게 말하며 장인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것보다 토오키치, 가게.” 장인이 어깨를 빌려주며 숲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숲으로 들어가 들키지 않게 도망치라는 거예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숲을 향해 가능한한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란스러운 상황에 휩싸였습니다. 부락의 사내들은 장인 장모가 토오키치를 구해내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순신간에 포위되어, 남자가 무마하기 위해 부락민들에게 다가갔어요. 남자는 넘어뜨려져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장모가 각목으로 머리를 맞아 쓰러졌어요. 장인이 ‘아아…’하며 장모의 곁으로 달려갔습니다. 장인의 등에 도끼가 꽂혔어요. 쓰러져가는 장인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던 토오키치는 마음속으로 체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마을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어요. 말 울부짖는 소리와 달그락 달그락하고 쇳소리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기세가 등등한 소리가 다수. 다그닥! 다그닥! 하는 말발굽소리가 크게 울리고, 갑자기 부락민 한 사람이 날아갔습니다. 이어서 말 몇마리가 토오키치 바로 옆에 있던 부락민들을 헤치며 지나갔습니다. 말을 탄 남자들이 유쾌하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남자들 중 한 젊은이가 낯이 익었어요. 토오키치가 장사차 방문한 주변 마을의 일을 하는 사람의 아들이었습니다. 이름은 분명, 지로타. 낮에 이어 야간에도 습격을 해온 것일까, 다른 마을 사람일까. 문득 토오키치는 생각했습니다만, 곧 머리를 흔들어 생각을 부정했습니다.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딱 한가지. 그 남자들을 마을까지 데려가는 것. 그것외에 토오키치가 살아남을 길은 없었습니다. 남자들은 마을 깊숙이 침입하여 밤중에 인기척 없는 것을 빌미로 부락안을 뛰어다니고, 아무도 없는 집회소를 부수거나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난동을 다 부렸는지 마을 입구 방향으로 되돌아왔습니다. 토오키치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열심히 떨쳐 일으키며 걸었습니다. 토오키치를 둘러싸고 있던 부락민들은 이미 어디론가 가버린 듯했습니다. 두팔을 벌리고 길 한가운데 섰습니다. 통증으로 인해 웅크려질 것 같지만 필사적으로 계속 서 있었습니다. 여기서 그들을 놓치면 토오키치는 또다른 폭력을 당해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내들을 태운 말이 후지요시 쪽으로 달려왔습니다. “멈춰줘!” 토오키치는 목청껏 외쳤습니다. 남자들은 말을 멈추고 토오키치에게 의아한 시선을 던집니다. “뭐야 너, 살해당했냐?” 토오키치가 얼굴을 아는 남자가 나섰어요. “△△마을 지로타씨죠?” 토오키치는 남자를 향해 이름을 불렀습니다. “아아?” 이름을 불린 지로타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위협적인 대답을 했습니다. “◯◯촌 야하기 토우에몬의 아들 토오키치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지로타는 아하라며 말에서 내렸습니다. 토오키치 곁까지 다가가서 얼굴을 말똥말똥 바라보았습니다. 토오키치는 너무 맞아서 인상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조마조마했습니다. “어이! 당신 토오키치씨 아냐! 야하기씨네 젊은이!” 지로타가 놀라 소리를 질렀습니다. 살았다! 토오키치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잡혀 죽을 것 같아요… 제발…” “미안하네! 이런 일이 있는 줄 알았다면 진작 도와줬을텐데.” 지로타는 그렇게 말하며 토오키치에게 어깨를 빌려 일으켜 세웠습니다. “돌아가자! 이런 곳에 있으면 안돼! 이봐 너희들 손 좀 빌려줘!” 남자들이 토오키치를 말에 실어, 토오키치는 지로타의 등에 기대었습니다. 토오키치의 몸과 지로타의 몸을 밧줄로 고정시킬 때, 또 온몸이 아팠습니다. 달리기 시작한 말 위에서 고통을 참으며 토오키치는 오늘 있었던 일을 지로타에게 말했습니다. 낮에 잡혀간 후, 처자식이 함께 살해당한 것. 자신도 죽을 운명이었지만 장인장모의 도움을 받은 것. 도망치기 직전에 다시 포위되어 장인 장모님도 살해당한 것. 지로타들이 오지 않았다면 확실히 죽었을것. 그런 말을 마치자 지로타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습니다. “우리도 말이야, 왜 이런 밤중에 부락으로 왔는지 이해가 안된단 말이야. 낮에 □□마을 놈들이 부락을 습격한 것을 듣고 왠지 우리도 안절부절 못하게 되어서, 그래서 와 보니, 네가 죽을 것 같잖아. 신기해.” 당시 부락을 습격하는 것은 주변 마을 젊은이들의 오락과도 같았습니다. 그것을 알고 있는 토오키치였습니다만, 조금이라도 부락민으로서 생활한 몸으로서는, 지로타들이나 □□촌 젊은이들의 만행에는 신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야밤에도 부락을 습격하러 왔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토오키치는 의식을 잃고 지로타의 등에 기대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토오키치는 본가의 자신의 방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지로타들이 무사히 토오키치를 마을로 데려다준 것 같았습니다. 몸이 아파서 일어날 수 없었지만 이불에서 기어나와 장지문을 열고 밖의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밖은 밝고 생업에 종사하는 집안 사람들이 바쁘게 일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복도를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토우에몬이 토오키치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토오키치는 몸을 떨었습니다. 집을 버리고 뛰쳐나갔다가 이꼴로 돌아온 자신을 아버지가 뭐라고 할까. 자상하면서도 엄한 아버지는 나를 여기서 내쫓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두려워했습니다. 떨리는 입으로 아버지께 말씀드리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목이 심하게 말라 깔깔한 입김이 새어 나왔습니다. 토우에몬은 토오키치 곁에 무릎을 꿇고 토오키치의 어깨를 껴안았습니다. “아무 걱정 말거라. 여기는 네 집이다. 잘 살아 돌아왔다.” 그렇게 말하며 토우에몬은 토오키치의 등을 다정하게 어루만졌습니다. 토오키치는 아버지의 팔 안에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어머니가 찾아와 아버지와 같이 토오키치를 껴안고, 그리고서 토오키치를 이불에 눕히고 끓인 물을 마시게했습니다. 겨우 말할 수 있게된 토오키치는 집을 나오고 나서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가족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모든 말을 마쳤을 때, 동석하고 있던 셋째 토자부로가 주먹을 다다미에 내리쳤습니다. “에잇! 빌어먹을 놈들!” 일어서서 나가려는 토사부로를 토우에몬이 제지했습니다. 지금은 토오키치의 회복이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토오키치가 다시 잠자리에 들자, 토사부로는 남자들을 데리고 부락으로 가, 마른 우물에 내던져진 사토와 츠루마루의 시체를 수습하여 돌아왔습니다. 야하기가 무덤 옆에 간소한 묘석을 세우고 모자는 묻혔습니다. 그로부터 반년, 토오키치는 몸을 회복하는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몸이 나을때까지의 기간동안 토오키치는 집과 신사를 왕복하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요양을 하는 것 외에는 오로지 신사에서 기도만 계속 했습니다. 처자식의 공양과는 별개로 토오키치가 간절히 기도한 것은 ‘저 흉한 부락을 근절하소서.’ 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을 벗어난 열정과 성실함으로 마냥 기원하는 토오키치의 모습에 연민을 느낀 신사에 모셔진 신은 부락의 근절을 허락했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도 신이 뉘우치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원래 마을 신사의 신으로 마을을 지키고 있던 신은 더러운 혈통의 부락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 토오키치를 불쌍히 여겨 죽기 직전에 구했습니다. 그리고 토오키치의 진심에서 우러나는 저주를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후회되는 그 결단도, 당시엔 의문스러운 것이 없었습니다. 제신의 뜻에 호응하듯 마을에서 부락에 대한 분노가 커져, 토사부로를 필두로 토벌대가 편성되었습니다. 토우에몬이 무훈을 세운 자에게 고액의 보수를 주겠다고 한것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지역내 남정네들이 용기를 내어 참가하게 된 것입니다. 혈기가 왕성해져 일종의 야릇한 흥분상태가 된 토벌대는 무턱대고 부락으로 몰려들어 부락민들을 살해했습니다. 토오키치 일가에 한 처사의 동등한 것 이상으로 보복하여 부락민을 근절한다. 토우에몬의 보수를 목적으로 앞다투어 부락민을 목매어 죽여가는 남자들. 처참하게 처참한 일을 극도로 높여가는 살해방법. 누구도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지옥을 휩쓴 듯한 처참한 살육의 터는, 당연히 엄청난 원한이 소용돌이치는 땅이 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린 마을 사람들은, 누구도 그 이후에, 부락에 얽힌 이야기를 하지 않고 지냈어요. 그 살육이 마치 없었던것처럼 마을 사람들의 기억속에 봉인되어갔습니다. 그로부터 십여세대가 지난 쇼와시대 어느때, 이름 없는 꺼려지는 터로서 잊혀진 옛부락의 옛터에 하나의 원념이 형성 되었습니다. 부락민의 피에 의해 잉태되어 그 고통의 신음을 자장가로 맴돌던 원념의 덩어리는, 지역을 지키던 제신의 힘에 미치는 정도의 형상은 아니었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사람들의 신앙심이 희미해졌고, 마침내 마을 사람들이 제신에게 흥미를 잃어버린 결과, 제신은 하나의 영으로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두 세기를 거쳐도 더는 희미해지지 않는 사악한 의지. 발생하고 오랜시간을 제신에 의해 무위하게 보냈기 때문에, 충분히 갈아지고 숙성된 원념의 갈망은 오직 하나. ‘부락의 원통함을 씻는 것’ 일찍이 미움이 미움을 부른 일. 자신들이 토오키치 일가를 린치 끝에 살해한 것이 계기가 된 것. 당시의 토오키치 일가는 부락민의 차별에 견디며 선량하고 조심하며 생활하고 있던 것. 그 기억들은 오랜시간 풍화되어 잊혀졌지만 한만은 남았습니다. 한은 결코 떨쳐지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제신의 힘에 의해 억눌려 있던 초조함도 원념을 조성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신의 멍에로부터 해방된 지금, 맑을 정도로 원한 이외의 감정은 버린 순수한 원령으로서, 일찍이 부락민이었던 자들의 영혼이 모여들었던 것이죠. 과거 여러 마을로 존재하던 주변 촌락들은 통폐합을 거치며 하나의 마을이 되었습니다. 고도 경제성장과 함께 개발도 진행되어 사람의 수도 증가했습니다. 원령이 당도했을 때, 우리가 사는 이 마을은 시골이면서도 사람의 활력이 넘쳐 흐르는 좋은 마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옛날만큼 제신의 힘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신사에 모셔진 느낌은 있지만, 과거 지역을 덮을 정도의 위압감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제신 대신 경제성장이라는 새로운 신에게 신앙을 바친 옛마을 사람들은, 그 살육의 기억을 조금도 하지 못한 채, 선량한 시민으로서 인생을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용서할 수 없어. 일찍이 자신들에게 한 일을 잊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고 있던 제신을 모시는 것조차 그만두고 스스로 방종하게 살고 있는 지난날의 마을 사람들. 죽인다. 흉한 이들에게 피의 보답을 준다. 그 때문에 200년이 넘는 세월을 꺼리는 땅에서 견뎌 온 것이다.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용서할 수 없어. 죽일거야. 그리고 참극으로부터 2세기가 훨씬 지난 오늘날 옛 부락민들의 영혼은 무서운 재앙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시즈할머니가 이야기해준 것은, 소네자키씨가 반입한 고문서보다 한층 더 깊이 파고든 내용이었습니다. 원령의 내력. 그 너무나도 이기적인 폭력의 가해자가 우리 조상이었다는 것은 아무도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건가요?” 누군가 말했습니다. “아니야. 그것의 한을 풀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두 함께 생각해보게.” 시즈 할머니가 대답했어요. 마을 전체가 몰살당한 129명의 억울함. 그것을 어떻게 풀겠다는 건가. “신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또 누가 말했어요. 이봐, 하고 나무라는 소리도 들렸지만 그 소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 옛날일, 이제와서 우리가 어떻게 해줄 수 없어요. 그런데도 신은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건가요!” 그렇게 외친 것은 야마타니씨라고 하는 중년 여성이었습니다. 평소의 조용한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강한 어조에 모두 놀랐습니다. “좀 전의 기도로 부탁해보았죠?” 그 소리에 시즈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그렇지만 말이야, 옛날과 달리 지금은 신을 믿는 사람이 적어졌다네. 지금 신에게 부탁하고 있는 것은 여기에 있는 사람들 정도일 게야. 믿음을 잊은 백성들을 신이 어떻게 다루셔도 할 말이 없지.” 시즈할머니의 말에 침묵이 찾아왔습니다. 신은 돕지 않는다. 오히려 이 재앙은 신벌이라는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속에서 다른 인상이 강하게 솟구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이 도와주신 것 같아요.” 그날 신의 기척을 느낀 후 꿈을 꾸고 두려움을 이겨냈던 때를 이야기했어요. “너희들은 열심히 신의 일을 돕고 있었으니까, 신께서도 좋은 기억이 있었겠지. 특별히 돌봐주신 건 정말 감사한 일이야.” 시즈할머니는 피식 웃음을 건넸습니다. “그럼 우리는!” 야마타니씨가 또 외쳤습니다. “침착하시게. 아까도 말했든 그것을 진정시키는 방법은 반드시 있을게야.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네. 이 마을에 대한 신의 흥미가 떨어졌다 해도, 그래도 여기에 있는 우리를 좋게 봐 주신다. 믿게. 자네가 신을 믿지 못하는데 신이 자네를 어떻게 믿겠는가.” 그리고 나서 잠시 시즈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약간의 안정을 되찾은 우리들은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 마을을 수호하던 신은 시대가 변하면서 이 마을과의 관계가 엷어져 버렸다. 그것은 우리 인간이 신으로부터 멀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이라 해도, 누군가 비는 것도 아니고 몸을 내주면서까지 우리들을 지킬 의미가 없어져 버린 것이라고 시즈할머니는 말했습니다. 신은 어디까지 우리들이나 이 마을을 지켜주는 걸까. 가족들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랜만에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고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날 저의 액막이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8화 해가 바뀌어도 이상한 일은 계속되었습니다. 뒤를 따라오는 그림자 무서운 신음소리 하지만 목을 매다는 일은 저의 액막이 이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액막이라기 보다는, 시즈할머니의 기도가 효과가 있었던 거겠죠. 연초를 맞이한 시노미야 신사는 엄청난 수의 참배객을 대응하는 것에 쫓기고 있었습니다. 작년에 시작된 괴이 때문에 누구나 신불의 가호를 위해 신사와 절에 참배했던 까닭입니다. 그 기분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저희 형제도 신사를 도우러 갔습니다. 평소에는 잘 걸치지 않는 신관의 의복을 입고, 예년에 유례없는 수의 참배객 정리나 주차장의 유도 등을 돕고 있었습니다. 연말 기도 뒤부터 시즈 할머니는 기력이 없었어요. 원래 조용한 사람이었고, 우울하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말을 걸어도 건성이랄지,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새해 첫 참배 날에는 시즈 할머니가 경내안의 히터가 설치된 휴게실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년에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어요. 아마 연말부터 계속 시즈할머니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초의 3일이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 다시 원령 퇴치 기도가 거행되었습니다. 본당에는 시즈할머니와 신주, 사츠키와 우리 형제, 그들의 가족이나 가문 사람들 몇 분. 지난번처럼 원령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무서운 신음소리를 내며 우리를 위협했습니다. 발목에 멍이 들고, 피가 번졌습니다. 시즈할머니 역시 지난번처럼 신들린 채, 당내를 돌아다니며 어느 한 점까지 원령을 몰아붙이며 축사를 외웠습니다. 기억이 애매해서 확실한 것은 말할 수 없습니다만, 알아듣기 어려운 축사안에 이런 문구가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이 몸에…….. 의 원통함을…. 없애고자 합니다…뜻을 이루옵고…..없애주시옵소서…." 그리고 유난히 큰 제사용 지팡이를 흔들던 시즈할머니가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움직이지 않았어요. 신주가 이어 신상에 기도하고 기도를 끝맺었습니다. 신주는 기도가 끝나자마자 시즈할머니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습니다. 저희도 시즈할머니께 달려갔습니다. 시즈할머니는 잠들어 있었어요. 조용히 숨소리를 내며 언뜻 보기에는 편안하게 자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후에도 시즈할머니가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구급차로 시즈할머니가 실려 갔고, 모인 가문 사람들도 귀가한 후, 우리는 본당에서 신주님과 마주보고 앉아있었습니다. 병원에는 사츠키의 어머니가 문병 갔습니다. 우리도 병원에 가려고 했지만, 사츠키와 우리 형제는 남아있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머니도 동석한 자리에서 신주님이 저희에게 이번 기도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신주님이 말하길, 시즈할머니는 원령을 만나기 위해 현세를 떠났다고 합니다. 기도속에서 원령과 대화를 시도하고, 가능성이 있다면 그대로 영체가 되어 원령을 진정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을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런! 할머니는 혼자 귀신과 싸우는거에요?” 사츠키가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신주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싸운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뭐 그렇지. 할머니는 우리를 위해 해주고 계시단다.” “왜 말리지 않았어요? 숙부는 알고 계셨죠?” 사츠키가 따지듯 묻습니다. “사츠키 들어라. 할머니는 당신께서 다 끝낼 테니 나는 너희와 마을 사람들을 지키라고 말씀하셨단다…..” 말하는 도중 신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채 한손으로 눈을 가리고 오열했습니다. 너무나 뜻밖의 반응에 우리는 놀랐어요. “숙부, 할머니가 뭘 하시려는지 알고 있어요?” 신주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신주에게 사츠키는 강요하지 않는 듯하게, 무릎 위에 손을 움켜쥐고 안타깝다는 듯이 몸을 비틀었습니다. “시즈할머니는 지금 어떻게 됐나요?” 형이 사츠키 대신 신주님께 물어봤습니다. “아아… 그래…” 고개를 숙여 오열하던 신주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얼굴은 초췌했고, 슬픔을 머금고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와 마주볼 의사가 느껴졌어요. 그 얼굴을 보고, 시즈할머니가 사지로 향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신주는 시즈할머니를 말리지 않고 우리를 위해 남아주셨다는 것도. “시즈할머니는 원령과 마주보고, 우선 그 생각을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령이 안고 있는 원념, 억울함, 원한 같은, 그것을 어떻게든 풀어주고 싶다고.” 사츠키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습니다. “알다시피 시즈할머니는 연세가 많기에, 당신께서 이제 곧 때가 올 줄 알고 계셨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목숨을 걸고 원령과 맞서기로 했어. 오랜 수행 중에 신과 합일해온 시즈할머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신다고?” 사츠키의 목소리는 작고 가냘펐습니다. “여간해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너희들도 아까 보다시피 시즈할머니는 육체적으로는 그저 잠들어계실뿐이니까.” 그 말에 사츠키는 비로소 조금 안심이 되는 눈치였습니다. “시즈할머니께서 걱정하신 것은, 원령과의 일 중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이야. 산자의 시간과 영혼의 시간은 다르니, 얼마나 오래 걸릴지 할머니께서도 모르겠다고 하시더구나.” “무슨 말이에요?” “이대로 계속 잠들어있다가, 할머니께 육체적인 한계가 오는게 유일한 걱정거리라고 하더라.” 그렇게 시즈할머니는 혼수상태로 입원했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날을 경계로 괴이한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즈할머니는 보기좋게 원령을 제압한 것입니다. 마을을 덮고 있던 불안의 기색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계절은 흘러 3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형과 사츠키가 고등학교 2학년. 제가 중학교 3학년인 가을, 시즈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원령과의 대화를 시작한 이후 한번도 깨어나지 못하고, 가족과 저희 형제에게 간호를 받으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82세. 의사 요네즈는 시즈할머니의 사체를 정중하게 확인하고 나서, “운명하셨습니다. ◯◯시 ◯◯분, 임종하셨습니다.” 호흡기, 링거와, 호스를 통한 영양공급으로 연명조치가 취해졌지만, 그래도 서서히 약해져간 시즈할머니는, 수척해져 미라와 같은 모습이 되어도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생명의 한계는 이미 맞이하고 있어서, 아무리 사정을 아는 병원이라도 무리한 연명을 할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신의 가호를 한몸에 받은 시즈할머니는, 인지를 초월한 활동 속에서 소임을 다하고, 천수를 다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즈할머니께서 숨을 거둘 때, 우리는 할머니의 병실에 모여 있었습니다. 침대에서 잠이 드신 시즈할머니를 둘러싸고 시즈할머니가 좋아했던 링고의 노래를 부르며 그때를 기다렸습니다. 갑자기 병실 안에 달콤한 향기가 감돌았습니다. 저는 그 향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 때, 축제를 위해 청소하고 있을 때 본당안에서 풍겨온 향이었어요. 신기하게도 시즈 할머니의 입에서 호흡기가 떨어졌습니다. 마치 시즈할머니가 그 향기를 느끼고 싶어한 것 같았어요. 시즈할머니는 두 번, 세 번, 얕은 호흡을 하고, 후-하고 길게 마지막 숨을 내쉬고 숨을 거두었어요. 삐------하는 심정지를 알리는 소리가 모니터에서 났습니다. 티비 같은 것에서 본적 있는 그 광경에 시즈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 …. 미안해요… 할머니…. 우우우…..우아아아…..” 사츠키가 시즈할머니에 매달려 울었습니다. 신주는 어깨를 들썩이며 할머니를 향해 깊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요. 사츠키의 어머니와 주변 사람들 모두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밤샘 준비가 이루어졌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시즈할머니가 꿈속에서 원령과 대화를 시작하고 조금 지났을 무렵 사츠키가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내용은 일관적이고 연속적이었습니다. 그건 시즈할머니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는 꿈이었습니다. 매 꿈마다 다른 어딘가의 누군가가, 시즈할머니를 괴롭혀 죽이는 것입니다. 때로는 남성이거나 여성이거나 여러명, 아이일 때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증오하는 표정으로 시즈할머니를 두들겨 패고 목을 조르거나 식칼, 도끼 등으로 마구 때리다가 결국 목숨을 앗아가는 겁니다. 처음 꿈을 꾸었을 때 사츠키는 울면서 늦은 밤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가 형을 깨워 전화를 건네고, 심상치 않은 사츠키의 모습에 형은 집을 뛰쳐나갔습니다. 저는 다음날 아침에야 그 사실을 알고 사츠키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사츠키는 잠옷차림으로 거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곁에는 사츠키의 어머니와, 형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벌써 출근을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형으로부터 꿈의 내용을 듣는 동안 사츠키는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사츠키를 위로하며 격려했습니다. 무서운 꿈을 꿨네, 이제 괜찮아하고. 그때는 그렇게 끝이 났지만, 사츠키는 이후에도 같은 꿈을 며칠 간격으로 반복해 꾸게 되었어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조롱당하는 시즈할머니. 죽이는 건 매번 다른 어딘가의 누군가. 사츠키는 날이 갈수록 어두워졌습니다. 저희는 사츠키가 노이로제에 걸리지 않았을까 걱정했어요. 어느날 사츠키는 신사에서 신사에서 신주에게 따졌습니다. “저건 할머니가 원령에게 시달리는 모습이야! 숙부도 그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신주는 사츠키는 달래느라 혼났어요. “어째서 모른다는거에요! 할머니가 힘들어하시는데 아무것도 안해요!?” 사츠키는 반쯤 미친 것처럼 소리쳤습니다. “사츠키, 진정하렴. 진정하고…” “지금 당장 할머니를 깨워줘요! 지금도 할머니는 살해당하고 있잖아요?” “만약 그 꿈이 사실이라고 해도….” “정말 뻔하잖아요!!” 사츠키의 비명 같은 외침에 한순간의 침묵이 찾아왔습니다. “알고 있다…. 알고 있으니까 침착해라. 그 꿈속에서 할머니가 원령의 뭇매를 맞고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해서, 그걸로 할머니가 한을 풀려고 한다면 말릴수 없지.” “진심이에요?” 사츠키가 아연실색하며 신주를 노려보았습니다. “말릴 수 없다고요? .... 그게 무슨… 인간이 돼서 그런 말을… 숙부… 아들이잖아요?” 분노에 찬 사츠키의 박력에 모두가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그렇게 격렬한 분위기의 사츠키를 본 것은 나중에도 그때뿐입니다. “사츠키, 잘 들어라. 나도 할머니가 힘들어하시는 걸 알고있고 힘이 들어. 아마 네가 꾸고 있는 꿈은 진짜 일거야. 그래도 할머니가 짊어지고 있는 것은 중요한 역할이다. 누군가가 해야하니까 할머니가 하시는거야.” 신주의 눈이 순식간에 빨갛게 되었습니다. 눈물을 참으며 계속 사츠키에게 이야기합니다. “할머니는 죽음을 각오하고 원령과의 대화에 임했다. 그건 들었지. 그 결의와 각오를 너는 불쌍하다며 부정하는 거냐?” 이것에는 사츠키도 압도되었습니다. 하지만 사츠키도 반박합니다. “한두번이 아니에요! 매일 그런식으로 살해당하다니…. 그렇게 각오를 했더라도, 죽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이번에는 신주가 외쳤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막을 수 없어!” 무릎을 치면서 억울하다는 듯 말했어요. 평소의 온화한 신주로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소리였습니다. 신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여기서 그만두면 어떻게 될까? 또 몇 명이나 죽을까? 그러면 어떻게 하지? 누군가 희생해 줄 사람을 찾아?”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사츠키를 바라보는 신주에게, 사츠키도 압도된 것 같았어요. “우리가 해야한다! …. 할머니는 할수 있으니까 하시는거야… 나도… 내가 힘이 있었다면….” 그렇게 말하며 신주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불과 몇 초, 신주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말했어요. “만약 할머니로 안되면, 다음은 내가 하마.” 무슨 말인지 순간 알 수 없었어요. “내겐 할머니 같은 힘은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지, 그러니까 혹시나…” 신주는 일단 말을 끊었습니다. 일순간이었지만 주저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나로도 끝나진 않는다면, 여기 있는 누군가가 그 역할을 넘겨 받았으면 좋겠다.” 하고 말했습니다. “…………” 누구도 한마디도 할 수 없었어요. 그 자리에는 사츠키와 저와 형, 사츠키의 모친 그리고 여러명의 신관들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임무를 이어나가겠다. 원령의 원한이 풀릴때까지 계속 괴롭힘당하고 죽임당하는 역할을. 사절이야. 농담하나.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거에요. 사츠키를 제외하고. 다음날이 되어 신관 한 분이 퇴직하여 나갔습니다. 저는 다음날이 되어도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고민했습니다. 형도 마찬가지였어요. 시즈할머니나 신주의 각오는 매우 훌륭하지만, 그 각오를 자신도 가지라고 한다면 무리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신관조차 도망치는 그 역할을 도대체 누가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말없이 시즈할머니가 계신 병원을 향해 걷고 있었습니다. 병실에는 사츠키가 있을 것입니다. 꿈을 꾸게 되고 나서 사츠키는 매일 시즈할머니 곁에서 간병을 했습니다. 저희들 역시 시즈할머니 곁에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사츠키와 만나 시즈할머니를 문병하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츠키는 자주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매주 주말을 이용해 어딘가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사츠키는 카구라를 배우러 다녔던 것이었습니다. 규슈 각지와 시코쿠, 혼슈의 유서깊은 신사를 소개받아 카구라를 배우고 무녀로서의 소질을 높이기 위한 수행을 반복했습니다. 유명한 카구라 선생을 초대해 시노미야 신사의 카구라전에서 실용지도를 받고 있을때서야 그것을 알았습니다. 이때 이미 사츠키는 속으로 시즈할머니의 뒤를 잇겠다는 결심이 섰던 것이겠죠.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저 자신도 다음 역할은 나일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각오나 사명감 따위는 전혀 없었고, 가능하다면 절대로 피하고 싶은 역할이었지만, 지금까지의 체험으로 미루어 제가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그날, 꿈속에서 신이라고 생각되는 누군가가 한 소리. “사츠키는 가엽단다. 네가 받쳐줘야해.” 그 말이 가슴 깊이 남아있었어요. 게다가 제 발목에는 아직 귀신에게 잡혔을 때의 멍이 가시지 않고 남아있었습니다. 시즈할머니가 기도로 원령을 부를때도 내 멍이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바로 저 자신이 원령과의 연관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사츠키는 며칠 간격으로 시즈할머니의 꿈을 계속 꾸었습니다. 우리는 시즈할머니께서 어떻게 살해당하셨는지 사츠키로부터 전부 듣고 있었습니다. 사츠키는 날이 갈수록 침체되었고, 곁에서 보고 있는 우리도 괴로웠으므로, 사츠키 한 사람이 그 꿈을 짊어지는 것이 안타깝게 여겨져 사츠키에게 꿈의 내용을 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희 관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중3이 되면서 아이 티를 완전히 벗어난 형이 사츠키와 헤어지게 된것입니다. 형은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이고, 교복을 고치고, 카나모리 선배와 놀거나 하게 되었습니다. 1년 이상에 걸친 불안을 잊으려는 듯 형은 건들건들거리게 되었고, 시즈할머니의 병실에 오는 일도 점점 줄어들어갔습니다. 형은 사츠키와 어른이 되어가는 단계를 같이하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정작 사츠키는 평범하지 않고, 또 무녀로서 수행을 하는 이상 이성과의 성적인 관계는 엄금하기 때문에, 사츠키와 형 사이에 틈이 생겼습니다. 결국 사츠키 쪽에서 이별을 선언하고 친구로 돌아가기로 한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말을 사츠키로부터 듣고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기회가 올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이 괴이가 해결되고 난 뒤라는 생각은 사츠키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사츠키는 무녀로 수행하기 위해, 형은 경박한 남자가 되어가고, 저는 딱히 무엇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신사의 심부름이나 청소를 하며 나날을 보냈습니다. 시즈할머니의 병실에 가지 않는 날은 항상 신사의 일을 돕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나면 신관분들 틈에 석여 축사 공부를 하거나 폭포수를 맞으러 가기도 했습니다. 잘만 되면 다시한번 신을 뵙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나중에 지적을 받은 것이지만, 저 자신도 충분히 신관견습이라고 할 수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출처] 목매다는 마을 | 번역 사서A _________________ 아... 너무 오래 억눌려있던 원령들이 사실은 우리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들이 그 사이 다 날아가버리고 원한만 남아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된 거구나 슬프고 또 슬픈 일 그리고 또 현재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바쳐 그 원령들을 위로하고 또 막는 일... 다음은 어떻게 될까. 그건 내일! 아. 근데 알람 안 울린다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내 컬렉션 팔로우하고 알림받기 누르면 알림이 갈텐데 혹시나하고 내가 아이디 하나 더 만들어서 해봤는데 알림이 잘 오더라구 혹시 모르니 옛날에 만들어놓은 소환 리스트를 조만간 찾아보긴 할게
[퍼오는 귀신썰] 목매다는 마을 2화
자. 산에서 죽은 사람들은 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된 걸까 뭔가 으스스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이어서 보쟈! _________________ 3화 봉오도리 당일에 경찰에서 부검한 결과, 산에서 죽은 사냥회 사람들의 사인이 판명되었습니다. 사인은 뇌출혈에 의한 돌연사. 목을 맨 것에 의한 질식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즉, 모두가 같은 증상으로 돌연사한 후에 목을 매달았다는 것이 됩니다. 이 시점에서 경찰은 완전히 속수무책. 외상 없이 뇌출혈을 일으켜 살해하는 것은 전대미문이며, 그러한 방법도 독극물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과거 병력과 통원이력을 샅샅이 조사했고, 유가족에 대한 청취도 신중하게 실시하고, 그 결과 계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서류에 기록했지만, 무엇을 조사해야 할지 감도 못잡은 상태에서 계속되는 수사의 담당자조차 정해지지 않은 채 신주님께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사인이 판명된 시점에서 수사관의 머릿속에는 ‘이거 재액이지?’라는 생각이 거의 굳어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미신적인 내용을 보고서에 기재할 수 있을리 도 없고, 지속적인 취급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현대의 과학에서도 의도적으로 단시간에 동맥류 등을 만들어 뇌를 파열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고, 당시의 기술로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재액이라고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됐기에, 그러한 역사가 과거에 없었는가 하는 것을 신주애게 물은 경찰은, 그런 역사는 없다는 신주의 대답에 매우 곤란한 모양으로, 어떻게든 도와달라고 호소하며 돌아갔다고 합니다. 한편 과학적인 설명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나오자 신주와 유족들은, 이것 또한 재액이라든가 신을 거슬리게 했다든가 하는 방면으로 진상 규명에 나섰습니다. 봉쇄된 산에 들어가서, 먼저 사냥꾼들이 목을 매고 있던 곳에서 액막이가 거행되었습니다. 그 후 산을 돌아다니며 산 전체를 깨끗하게 하겠다는 계획이었다고 하는데, 최초의 액막이 시점부터 벌써 이상했다고 합니다. 산길의 목을 맨 현장에서 신주가 액막이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준비해둔 제사상의 야채를 보니 이미 상해있었습니다. 술은 탁해지고, 소금은 검게 변색되어, 큰 제물에 이르러서는 갈기갈기 찢겨져있었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축사의 소리를 하며, 일단 의식을 하고 산을 내려온 신주의 얼굴은 녹초가 되어있었습니다. 신사에 모셔진 신의 가호에 아랑곳하지 않는 부정한 생물이 산속에 있다. 혹은, 부정한 물건이 있다. 그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산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는 또 다른 괴이한 일이 마을로 닥치게 됩니다. 들개가 대량으로 온 마을에 나타났어요. 주민 몇 명이 들개에게 습격당하고, 집단 하교중에 습격당한 초등학생이 큰 부상을 입는 사태로까지 발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원숭이나 멧돼지도 대량으로 마을로 내려와 농작물을 망쳤습니다. 야채가게의 야채도 마음대로 훔쳐 먹었습니다. 마치 산에 있는 모든 동물들이 온 마을로 내려온 것 같았어요. 실제로도 그대로, 산에 나타난 뭔가를 두려워한 야생동물들은 산에서 도망쳐 나왔고. 인근의 산으로 도망쳤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마을에 적응할 수 있는 동물은 마을로 식량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과거 유례없는 야생동물의 대량 발생은 전국 신문에도 다루어져 인근 관공서로부터도 협조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 후 몇 개월에 걸쳐 야생동물은 구제되어 갔지만, 괴이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여름이 끝나가며 태풍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유례없을 정도의 대형 태풍이 마을을 직격. 태풍이 지나가고 불어난 강에서 부주의하게 놀고 있던 대학생 집단이 모두 행방불명되었습니다. 당시 지진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해지던 큐슈를 덮친 큰 지진으로, 진원지에 가까웠던 우리 마을은 당연히 진도가 높았고, 태풍에 의한 큰 비로 지반이 느슨해져 있던 곳에, 최대 진도 5도의 흔들림으로 산사태가 발생해 몇 채의 민가가 떠내려가 몇 사람의 주민이 사망. 게다가 원인 불명의 고열에 의한 사망이나 불가해한 목매다는 자살이 연달아 발생. 봉오도리의 날 이후 마을을 습격한 재액은 멈추지 않고 맹위를 떨쳐, 규슈 전지역과 시고쿠의 신사나 절 등에서 신관과 승려가 파견되었습니다. 우리 신사에 모여든 각지의 신관들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들은 봉오도리때보다 더 열중했습니다. 인근의 숙소를 마련하여, 본전 이외의 시설에서 숙박할 수 있도록 간이 숙박시설을 마련하고, 그 밖에도 식사 준비와 회합때 차 시중 등 할 수 있는 일은 무수히 많았고,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형도 귀찮은 마음으로 돕고 있었지만, 점차 신관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이게 예삿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해져, 굳은 얼굴로 모인 신관들을 앞에 두고 신주와 시즈할머니가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쯤에는 여기가 최전방이라는 긴장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인사를 하는 신주의 표정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피로의 빛이 짙어 혹시나 어린 마음에 신주가 죽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츠키도 숙부인 신주의 초췌한 모습에 충격을 받아, 우리가 신사에서 심부름을 도운 것도 사츠키가 친구였기에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는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신관들이 세그룹으로 나뉘어 삼교대로 하루종일 기도를 계속하였습니다. 그 기도는 몇 달 동안 계속됩니다. 그 무렵 마을의 절에서는 스님에 의한 가지기도가, 천주교에서도 평일 밤에 특별미사가 거행되었습니다. 모두 원인 불명의 재앙에 두려움을 느끼고 신불에 매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규모 기도가 진행되면서 자연재해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대형태풍과 지진이 겹친 현상이었을 뿐이므로 지금은 우연한 일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원인 불명의 고열과 목을 맨 사망자에 관해서는 분명 귀신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을 전체가 무거운 분위기에 잠겨 있었습니다. 경찰도 신문도 마을의 분위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마을의 심상치 않은 모습에 겁을 먹었는지 싫증이 났는지, 많은 보도 관계자가 마을에서 사라졌습니다. 기도의 효과로 자연재해는 멈췄다고 생각했지만, 원령에 대한 건에 대해서는 이때는 아직 아무도 몰랐습니다. 원령은 그 존재를, 사람들을 바들바들 떨게 만드는 두려움을 동반하며 세상에 드러낸 것입니다. 그 무렵부터 학교나 회사 등 마을 곳곳에 뒤따라오는 그림자를 봤다는 등의 괴담 같은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낮이든 밤이든 문득 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면 길모퉁이에 그림자가 휙 하고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몇번이고 뒤돌아봤다. 아파트의 2층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면 누군가가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더 오르지 않는다. 계단을 봐도 아무도 없다. 맑은 날인데도 멀리서 검은 우산을 쓰고 이쪽을 응시하는 인물이 있다. 심야에 창문을 톡톡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물론 창문을 열어도 아무도 없다. 그런 흔한 괴담들이 일제히 동네에 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도 이상한 그림자를 보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체험했다는 사람으로부터 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 괴담들은 소문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적인 공포가 되어 거리를 불안으로 뒤덮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칠 줄 모르는 고열과 목매달음. 목을 매단 시체는 마침내 온 마을에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심야의 레스토랑 주차장에서, 마트 화장실에서, 야근하는 주재소에서, 밭 옆 헌간에서,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도 가리지 않았으며, 사인도 고열이었거나 대동맥류 파열이었거나 목을 매단 질식이었거나, 무작위로 무차별적으로 목을 매단 시체가 온동네에 나타났습니다. 저 스스로도 대로변 교차로에 있는 신호등에 매달린 시체를 봤을 때, 내일은 제 몸이 매달리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질렸습니다. 20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이런 사건은 불과 1개월정도 사이에 일어난 일로, 경찰도 관공서도, 성직자도, 대책다운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늘어가는 시체더미에 머리를 싸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그날 우리 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국기를 게양하는 장대 끝에, 매달린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매달려 있던 것은 젊은 남자 교사였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 등교했었습니다. 밖에서 누군가가 비명을 질러, 무슨일인가하고 밖을 본 우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교사의 눈 앞에 펼쳐진 교정. 전교회의 등에서 교장 선생님이 말하는 단 뒤에 서 있는 깃발을 내거는 기둥의 끝. 처음에는 무슨 천이라도 결쳐져 있는 줄 알았지만, 곧 그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첫번째 비명이 울릴때까지 아무도 모르고 모두 수업의 시작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곧바로 경찰이 왔습니다. 선생님들은 우리에게 교정을 보지 말라고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그 말을 따르지 않고 난리를 피우고 있었어요. 남녀불문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이 많아, 선생님들도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온학교가 발칵 뒤집힌 것처럼 아수라장이 되어있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봤습니다. 새파란 가을 하늘에 떠있는 남자교사. 기둥에 매달린 그 시체가 파닥파닥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매달린 것이 발견된지 꽤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더 이상 살아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매달린 시체는 바람도 없는데 크게 손발을 휘둘렀고, 만약 살아있어서 밧줄을 풀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해도, 도저히 의지나 목적이 느껴지지 않는 엉터리 같은 움직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무엇에 농락당하듯 매달린 시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남겨진 광경에 경찰도 선생님들도 멍하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시신을 치우기 위해 사다리를 걸었지만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저런 상태의 시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신주가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계속 날뛰던 시체를 바라보던 우리는 이제 동요조차 잊고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전혀 현실감이 없는 그 광경은 이상하리만치 맑게 갠 바깥 경치에 녹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체는 목뼈 등이 이미 부러져, 목이 완전히 늘어져 있어, 마치 도마뱀 같은, 인간이 아닌 실루엣이 되었지만 아직 계속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목에 파고든 밧줄이 피부와 살을 도려내고 시체에서 쏟아진 피가 땅을 시커멓게 더럽혔어요. 신주도 멍하니 쳐다보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축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그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체가 움직임을 멈추었습니다. 덜렁 매달린채로 움직이지 않게 되어, 기도가 들었나 생각했던 차에, 무게를 이기지 못했는지 시신의 목이 떨어져 나가며 몸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목부터 위까지 떨어졌습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어요. 지면에 떨어진 시체가 다시 움직이지 않을까하는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곧 신주가 다시 기도를 드렸고 기도가 끝난 후에야 시체에 다가갔습니다. 경찰이 사진을 찍은 후 시체위에 파란 시트가 덮였어요. 이상한 광경이 덮이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건 우리만이 아니었던지, 교장 선생님의 교내 방송이 진행되었습니다. 매우 충격적인 일이 있었고, 이제 가족이 데리러 올 테니, 모두 동요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릴 것. 무서운 것은 당연하지만 신주가 오셨기에 이제 괜찮다. 담임선생님이 교실마다 가실 테니 지시에 따르도록. 등의 안내가 전해지고, 교내 방송이 끝났습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다시 스피커에서 바로 전자음이 들리기 시작했어요. 교장선생님이 전하지 않은 것이라도 있나 생각했지만, 들려온것은 이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무서운 목소리였습니다. “우우우웅으으우응우ㅜ우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으으으응….으…응…” “오오오오오아아아아” 신음소리 같이 낮은 목소리가 여러변 겹쳐 들려오고 있습니다. 소리의 주인공은 한둘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괴로운듯 신음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싫어어어!!” 하고 여학생 중 한명이 귀를 막으며 소리쳤습니다. “뭔데!!!” 반광란하여 울부짖는 여학생. 그 목소리에 이끌려 모두가 일제히 소리를 질렀어요. “우와아아아아!” “어이 이거… 뭔데….” “무서워! 무서워어어어어!!” “선생님--! 선생님--!!!” “이제 그만둬요오오오오!!!” 마치 아비규환의 교내. 복도로 뛰쳐나온 학생도 많이 있어서 복도에서도 울음소리나 고함소리가 들려옵니다. 학교 전체가 발칵 뒤집혔어요. 모두 겁에 질려 광란상태였습니다. 스피커에서는 아직도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도 너무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요. 구원을 청하며 교정의 신주에게 눈을 돌리니 필사적으로 제례용 지팡이를 흔들며 기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선생님이 교실로 뛰어들어왔습니다. 모두 괜찮니!하며 고함쳐 근처의 학생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머리를 어루만지거나 하고 있습니다. 교실의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밀려들었습니다. 몇 분 후 신음소리는 사라졌지만, 신음소리가 들리는 동안, 선생님은 계속 큰 소리로 모두의 이름을 부르며,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신음소리가 저희에게 들리지 않도록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 조금 진정됐습니다. “고바야시, 괜찮니?” 선생님께서 제 옆으로도 와주셨습니다. 저는 예하고 선생님과 한두마디를 나누고 다시 교정에 있는 신주를 보았습니다. 잠시 기도가 계속된 후, 교정에 눈에 익은 신사의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신주 쪽에 정차하자 운전석에서 신관이 나와 뒷자석의 문을 열었습니다. 안에서는 신관 의상을 입은 시즈할머니가 내려왔습니다. 그 뒤에 사츠키도 이어 내려옵니다. 저는 사츠키를 본 순간, 무의식중에 벌떡 일어나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고바야시!라고 선생님이 부른 것이 들렸습니다만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계단을 쏜살같이 내려가, 입구에서 신발을 갈아신는 것도 갑갑해 실내화를 신은 채 교정으로 뛰쳐나왔습니다. 목표는 사츠키가 있는 곳입니다. 거기에는 그 무서운 시체가 파란 시트 아래에서 아직 움직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이 머리를 스쳤지만, 그래도 온힘을 다해 달렸습니다. 사츠키에게 달려가는 저를 발견한 사츠키가 소리쳤습니다. “케이! 다행이야!” 사츠키도 저에게 달려왔습니다. 마주 멈춰서서 사츠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케이, 무서웠지. 괜찮아?” 사츠키는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눈물로 흐릿한 눈으로 사츠키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고 다가갔습니다. 사츠키는 손을 뻗어 저를 안아 주었어요. 부드럽게 사츠키의 향기에 휩싸인 저는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보기 흉하게 사츠키에게 매달려 큰 소리로 울었습니다. “사츠키, 케이타를 데리고 떨어져있어.” 시즈할머니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평소의 낯익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달라, 저는 현실로 되돌아왔습니다. 아직 사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사츠키를 만나 안심했지만, 아직 시체는 시트 아래 있고, 조금 전의 무서운 소리도 생생히 귀에 남아있었습니다. 신주와 시즈할머니, 그리고 2명의 신관이 시트를 둘러싸듯 서서 경찰에게 신호를 보내 시트를 제거합니다. 거기에는 낙하의 충격으로 있을수 없는 형태로 손발이 휘어진 피투성이의 남자 교사의 몸과, 신주를 노려보는 머리가 있었습니다. 지면을 구른 채 신주를 노려보는 머리는 핏발선 눈을 드러내고 입이 맥없이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알 수 있는, 분노의 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는 표정으로 신주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물론 죽었기 때문에 그 눈은 신주를 향해 있지는 않았지만, 얼굴의 위치와 방향 그리고 시선으로 신주를 노려보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한 건데, 시체가 떨어져 파란색 시트가 덮이기 전 경찰이 사진을 찍었을 때는 얼굴은 보통의 무표정이었다고 합니다. 신주가 끔찍한 모습의 시체를 앞에 두고 축사를 올립니다. 시즈할머니와 신관들도 꼼짝않고 기도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기도가 끝나고 남자교사의 몸과 목은 바디백에 넣어져 구급차에 실려갔습니다. 신주는 시신을 따라 구급차에 올랐고, 시즈할머니와 신관들은 남아 학교에서 액막이를 했습니다. 피로 얼룩진 교정에 집합할 수는 없기에 체육관에 전교생이 모여 단상에서 기도를 드리는 시즈할머니를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머지않아 학부모들이 속속 학교에 도착해 체육관에 들어왔습니다. 부모와 재회한 학생들은 모두 울면서 안기며 귀가했습니다. 저도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는 안도감에 울 뻔했지만, 이미 사츠키의 품을 빌려 펑펑 운 뒤여서 간신히 눈물을 참았습니다. 4화 그 날부터 학교는 잠시 휴교에 들어갔어요. 남자교사의 죽음은 물론, 원인이 불가해하다고 알려진 이상, 학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통신문을 통해 전해진 학교 측의 설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무서운 소리를 들은 학생 대부분의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측이 결단하지 않았어도 곧 학급 폐쇄 등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형도 사츠키도 학교에 가있기 때문에 놀 상대가 없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도 그다지 적극적으로 놀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신사에 가서 시즈 할머니와 보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시즈 할머니는 거의 매일 찾아오는 신자들의 상담 상대를 해주었습니다. 이 마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인가. 항상 그런 질문을 받으니까 시즈 할머니도 약간 피곤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평상시처럼 지내게. 안 좋은게 이 마을에 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에 지면 안 돼. 이 마을을 떠난다고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비록 도망가더라도 그것은 쫓아간다. 뭐 그런거지, 그러니 이 동네에 머물며 해결을 기다리게.” 시즈 할머니는 그렇게 신자들을 격려했어요. 당신들이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시즈할머니에게는 뭔가 해결책이 있을거라 저는 생각했습니다. “시즈 할머니, 안 좋은거라뇨?” “케이타야, 너에게 이런 이야기는 아직 이르단다. 할머니들에게 다 맡기렴.” “응. 그런데 나도 학교에서 목소리 들었는데?” 저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무서운 신음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소리를 생각하면 몸이 떨려올 정도로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그것에게 노려지고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아. 그것이 원망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이 마을 자체니까. 너 하나만을 노리는게 아니란다.” 마을 자체가 표적이라면 저자신도 표적이었지만, 시즈 할머니의 수수께끼 같은 설명에 그때 저는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나는 몇번이고 시즈할머니에게 원령이나 괴이함에 대해 물었습니다. 시즈 할머니는 둘러대시거나, 얼버무리거나, 가능한한 저를 불안하게 하지 않도록 고심해주셨습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죽은 남자 교사의 목 매단 모습을 보았을 때 시즈할머니는 원령의 모습을 보고 영시하고 있었습니다. 시즈할머니가 말해주신 내용에 따르면, 남자교사의 매달린 모습을 보았을때, 이 일련의 괴이한 일들의 원인이 하나의 원령임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터무니없는 원한을 머금은 악의의 집합체. 자연재해조차 쉽게 일으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원념의 힘을 느꼈다고 해요. “귀신이 자연재해 같은 걸 만들 수 있어?” “아아, 그렇지. 원령이라고 하는 것은 때로 엄청난 힘을 가지지. 옛-날 옛날 이야기지만 말이야.” 호기심 때문에 나중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일본의 역사속에서는, 원령에 의한 국가 규모의 위기가 몇번이나 일어났던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 3대 원령이라고 불리는 원령이 일으킨 액재는 매우 화려한 것이 많아, 조사하면서 조심성 없게도 두근거려 버린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우리 마을을 휩쓴 그 원령은, 일본 삼대 원령 못지 않은 엄청난 원념을 갖고 있다고. 초등학교에서 흘러나온 무시무시한 소리는 이후에도 여러 번 우리 마을에서 주민들을 떨게 합니다. 대체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설에서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데, 그 중에는 전화로 직접 걸려온 사람이나, 뒤에서 신음소리가 따라오는 것을 듣고 달려서 도망친 사람도 있었고, 이미 원령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가을이 점점 깊어져 단풍이 산을 물들일 무렵, 신사에 여러 스님이 찾아왔습니다. 그날도 저와 형은 신사에서 사츠키와 시즈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우리 형제는 집에 있는 것보다 신사에 있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스님들은 장삼을 입고 머리에 삿갓을 쓴 차림으로 손에는 석장을 들고 있었어요. 신주가 맞이하여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시즈 할머니도 함께 본전으로 모셔졌습니다. 우리는 밖에서 엳듣고 있었어요. 잠시 이야기가 계속되다가 웬일인지 제가 불렸어요. 저와 형 그리고 사츠키도 본전으로 들어갔습니다. 고바야시 케이타입니다, 라고 인사했습니다. 스님들이 의아한 듯 형과 사츠키를 보고 있었어요. 신주님이 사츠키와 형에게 ‘너희들은 나가 있어라.’고 하였으나 사츠키가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케이는 우리가 지킬거야.” 라 말하며 제 손을 잡았습니다. 저는 부끄러웠지만 기쁘기도 해서, 그대로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스님중 가장 고령으로 보이는 인물이 피식 웃으며 ‘상관 없어요. 앉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나이 지긋한 주지스님은 이 마을 절의 정리역 같은 사람으로 신주와도 잘 아는 사이 같았어요. 주지스님은 제게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처음부터 말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신주님이나 시즈할머니에게 했던 것처럼 등교한 후부터 시신이 발견되기까지의 일이나, 신주가 온 후부터 그 소리가 들리고, 시즈 할머니들이 온 뒤로 어떻게 됐는지 최대한 명확하게 얘기했습니다. 형이나 사츠키에게도 이미 같은 말을 했기에 놀라는 기색도 없이 듣고 있었습니다. 스님들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제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때때로 끙하고 신음하기도 했습니다. 대충 이야기를 마치자, 주지스님은 변함없이 웃는 얼굴로 ‘무서웠지’라고 했어요. “네. 그래도 신주님과 모두가 와주셨기 때문에…” 신주, 시즈할머니, 사츠키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주지스님은 끄덕끄덕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아픈 아이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케이타군은 괜찮니?” 제가 잠자코 고개를 끄덕이자, “아무렇지 않다고? 그거 참 잘됐구나.” 주지스님은 끄덕끄덕 자꾸 고개를 끄덕였어요. 어딘지 모르게 어투도 조금씩 바뀌어 갔고, 주지스님은 사실 아무렇게나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질의응답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영의 목소리는 몇 명 정도였다던가. 남자교사의 시체가 걸려있는 것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누구인가. 그 외에 또 이상한 일이 생기지 않았는가. 그런 것을 물어보셨던 것 같습니다. 모두 신주나 시즈 할머니가 묻는 것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이야, 잘 알겠다. 케이타, 무서운 것 생각나게 해서 미안하구나.” 주지스님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괜찮아요, 그때부터 계속 무서운걸요. 그리고 학교에서 이미 일어난 일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무서워요.” 주지스님은 후-하고 한숨을 내쉬고 다시 앉았어요. “맞아, 그렇다.” 끄덕끄덕했습니다. “그래서요 시노미야님.” 주지스님이 신주에게 얼굴을 돌립니다. “그쪽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쪽에도 많은 상담과 제령 요청이 들어옵니다.” 주지가 몇번째인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의 일로 적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령을 적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연속 살인 뿐만이 아니라 사체를 더럽혀 위압하거나, 스피커로부터 목소리 같은 것을 들려 아이를 겁먹게 하거나 하는 성가신 녀석이에요. 솔직히 내가 알기로는 최악이죠.” “동감입니다. 정말로 곤란해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지친듯 헌숨을 쉬는 신주. “시노미야님, 이 마을에서는 이쪽 신사가 가장 오래됐습니다. 뭔가 옛 문헌 같은 것이 남아있습니까?” 주지스님이 언젠가 경찰과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아뇨. 저도 다 조사했지만 원령의 종류에 관한 문헌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원래 이동네는 오래전부터 귀신을 거슬리게 했던 것과는 무관했던 것 같아요.” “그렇습니까. 이런, 단서조차 없군요.” 주지가 천장에 얼굴을 향하며 흠-하고 신음했습니다. “단서라고 할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지.” 그때 조용히 시즈할머니가 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그때 학교에서 영시한 내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죠. “일련의 재앙은 모두 한 원령의 짓이구나.” 천천히 주변에 또렷이 들리게. “지진이고 폭우고, 목매다는것도 심장발직이고 모두 그 귀신이 혼자 한 짓이야.” “그 원령의 정체를 아시겠습니까?” 바로 주지스님이 끼어들었습니다. “정체는 알 수 없네.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구만. 수많은 인간들의 원망이 모여 하나가 되었네.” 129, 하고 시즈 할머니가 말했어요. “많은 영혼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야 129라는 숫자가 보였네. 아마 129명의 혼이 모여있어.” “그렇게나…” 말문이 막힌 스님들. 신주는 미리 들었는지 어려운 얼굴로 조용히 있었습니다. 100명이 넘는 영혼이 모인 원령.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흠… 그렇게 되면… 마을이 통째로 원령에 먹혔는지, 모종의 주술적 집단이었거나, 아니면 더 오래된 종교적 단체였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주지스님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정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네. 다만 원념의 강도는 대단한 것이지.” 자연재해조차 쉽다던게 생각났어요. “태풍이나 지진은 시작의 하나라고 생각되네. 본디부터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계산하고 이 동네에 왔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이를 이용해 재난을 만들었다. 뭐든지 너무 많은 것들이라 갑자기 믿기지는 않았습니다. “못쓰게 된 신, 이라고 말하는 편이 전해지기 쉬울지도 모르지. 그만큼 그것은 원한이 강하네.” 마치 신과 같은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원령이 하다니, 무섭다 이외에는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내 안에 어떤 두려움 같은 감정마저 일었습니다. 그런 강대한 존재에 대항할 방법이 없어보였습니다. “신이라면 진이나 봉, 야성이라도 만들어 모시면 좋겠지만 그것과는 달라.” 시즈할머니는 머리를 흔들며 분명하게 말했어요. “이 마을의 멸망을 원한다. 거꾸로 말하면 이 동네를 망치면 사라진다, 그건 그런거야.” "........." 주지스님은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개인을 저주하는 게 아니네. 원망하는 마음 말고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대화도 진혼도 무리야. 악착같이 쫓아버리는 수밖에 없다네.” 그렇게 말한 채 시즈할머니는 침묵했습니다. 시즈할머니가 말을 마쳤을 때 주지스님이 어이없어하며 말했어요. “이야, 굉장하네요… 과연 시노미야 신사의 신부라 불릴만합니다. 시신에서 거기까지 읽어내다니.” 저희도 충분히 두렵고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정체불명의 괴이가, 수많은 인간의 영혼이 모여든 원령이라는걸 알고도 대처방법을 몰라 진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지스님은 그래도 수확이 있었다고 납득한 것 같았습니다. “시즈할머님,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뭐든 말씀해주세요.” 그러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시즈할머니가 주지스님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을 보고 왠지 자랑스러워 자리를 뜨면서 미소를 짓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시노미야씨.” 주지스님이 다시 신주에게 이야기를 돌립니다. 목소리 톤이 차분하게 느껴졌어요. 신주도 ‘네’라고 대답하고 얼굴을 향합니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적이 터무니없는 괴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들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만. 재해가 일어나진 않지만, 여기저기서 목이 매달리니 사람들이 불안해 죽을 지경이에요.” “말씀하신대로입니다.” 신주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와함께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한 신음소리의 사건. 처음엔 소문으로, 그리고 서서히 그림자가 목격되더니, 이번엔 소리입니다.” 주지의 말투가 한층 빨라졌습니다. “적이 점점 이쪽으로 다가오는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렇게 말을 마친 후, 주지스님은 일단 말을 끊고 다시 앉았습니다. 원령이 다가오고 있다. 어제까지 존재조차 느끼지 못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바로 뒤를 타닥타닥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난다. 그런 불안이 무겁게 덮쳐왔습니다. 뚜렷한 공포 이외, 막연히 느꼈던 불안감. 그것이 주지스님의 말로 형태를 이루고, 학교에서의 체험과 겹쳐 마침내 공포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츠키가 괜찮으니까, 그런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도 두려울텐데, 나이 어린 나를 염려하는 여느때와 같은 사츠키에 안심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용기를 얻은 저는 사츠키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계속하는 주지스님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우리는 여태까지 서로의 입장이나 교의를 존중하며 잘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신주도 막힘없이 대답했습니다. “일이 이지경에 이른 이상 우리도 일치단결하여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사이를 두고 주지스님이 제안하셨습니다. “시노미야씨, 이쯤에서 시노미야 신사와 우리가 공동성명이라도 낼 수 없을까요. 교회와도 함께말입니다.” 신주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셨습니다. [출처] 목매다는 마을 | 번역 사서A ___________________ 으 학교에서 세상에... 상상만 해도 너무 비현실적인 장면 아니야? 애들 충격은 말도 못할테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내일도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