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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 '겨우 서른', 나를 포기하지 않는 상하이의 사랑법


QR코드와 위챗으로 디지털화된 중국판 '미생'

오래전 직장 생활을 할 당시 업계 담당자들 간 직무에 대한 노하우를 전하고 다양한 업계 정보를 교환하기 만들었던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제 막 서른의 나이가 되었던 워킹맘이 있어 서른 살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노래방에 함께 가서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떨리고 울먹이며 부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렇듯 서른이란 나이는 남성 사회에서도 그렇지만 정글과 같은 사회에서 버텨나가야 하는 여성들에게는 인생에서 하나의 관문과 같습니다. 인격체로서 홀로 서기를 본격 시작하는 성인식 통과의례처럼 다가오는 '서른 살'을 모계 사회를 근간으로 하는 중국은 더 특별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13억이 넘는 인구 탓에 한 때 가구당 1명으로 출산을 제한했던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 사회에서 앞당겨지는 결혼과 이혼, 출산과 육아 등 다양한 고민은 서른 살의 여성에게 다양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서른 살이니까 괜찮아..삶에 온기를 전하는 위로

주로 영화와 국내 드라마만 봤던 넷플릭스에서 <달콤한 나의 도시>를 떠올리게 하는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三十而已)>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세 여성이 매우 희망적이었던 서른 살의 나이에 맞이하게 되는 역경과 사건 속에서 나를 포기하지 않는 상하이 식의 사랑법을 전하는 것 같습니다.

사랑을 할 때도 스스로를 보호할 줄 알아야 해. 절대 상처받지 않게 말이야.

지난해 7월부터 상하이의 동방위성 TV와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방영됐고, 넷플릭스에서도 '인기 중드'로 핫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세 여성의 이야기 외에도 극 중 배경이 되는 상하이의 모습은 최근 세계 경제의 양강 구도를 이끌어낸 디지털화된 중국의 변화상을 경험케 합니다. 한글 제목 역시 '서른 살이니까 괜찮아'라는 톤으로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이들을 위로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서울 이상의 회색 도시, 상하이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경험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는 현재 코로나19로 힘겨운 일상을 버텨내고 있는 우리에게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현실을 극복하고 슬기롭게 이겨나갈 힘을 전하는 것 같습니다. 


담백한 서사와 에필로그 형식의 노점상 가족 이야기

특히 국내 드라마와는 달리, 거의 매회마다 소제목을 띄워 상하이 거리에서 노점상을 하는 가족의 일상을 에필로그처럼 덧붙여 대조적으로 그려냈습니다.   

45분 남짓한 러닝타임으로 43부작의 장편드라마임 에도 우리나라의 주중 연속극이라기보다 주말드라마 성격이  짙은 것 같습니다. 

국내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떠올리는 중국의 최상류층이 등장하는 데도 그 흔한 출생의 비밀이나 막장 설정은 걷어내고 담백한 서사로 이야기를 끌어가 중년층보다는 또래에 공감할 만한 20-40대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더할 것 같습니다.


결혼-이혼-비혼, 서로 다른 처지의 서른 살 동갑내기


남편과 불꽃놀이 디자인 회사를 공동 창업 후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던 전업주부 구자(TongYao 분)는 아이의 미래와 남편 사업의 영업을 위해 상류층을 동경하다가 잇따른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지만 갑자기 나타나 남편의 주변을 맴도는 연하녀로 인해 불안감을 갖게 됩니다.

선을 봐서 일찍 결혼한 샤오친(MaoXiaotong 분)은 회사의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핵인싸 사원으로 지내다가 아이를 유산한 후 남편과 이혼하고 연하남의 애정공세를 받지만, 부모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는 전 남편도 신경 쓰입니다. 

마지막으로, 명품 매장에서 영업력이 우수한 슈퍼바이저로 인정받은 왕만니(JiangShuying 분)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상하이 외곽으로 이사하고, 회사의 포상 휴가로 떠난 크루즈 여행에서 만난 상류층 썸남과 연애를 이어가지만 알고 보니 비혼 주의자라던 썸남은 사실혼이었다는 사실에 좌절합니다.


정체성 성찰 속에 디지털화된 중국 사회의 이면 조명

하지만 지난 20회까지 이야기를 봤을 때, 이들 세 여성은 벼랑 끝에 몰렸다고 생각되었을 때 자신을 놓지 않는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세 여성이 나눈 대사 속에서 미디어와 여론의 뭇매 속에서도 조직 사회에서 단단히 발을 디디고 설 수 있는 용기가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30년을 살면서 이제야 자신을 좀 찾은 듯해. 다른 사람을 책임질 생각을 하기 전에 나 자신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해.


드라마 속에서는 디지털화된 중국 사회의 이면을 조명하는데요, 위챗과 QR코드로 속도감 있게 관계망을 확장하고 송금과 결제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즈니스에서도 종이 명함 대신에 메신저를 추가하고, 우리나라에선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공용 장소 입장 시 개인 식별정보로 일상화된 QR코드가 송금과 대출은 물론, 노점삼의 충유빙 구입할 때 이용되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우정과 연대, 정글같은 도시에서 버텨낼 힘이 되다

서른 살 동갑내기 세 여성의 만남도 극적입니다. 구자와 샤오친은 같은 건물에 집과 회사가 있어 오랜 친구이지만, 자신을 시기한 동료 직원으로 인해 해고 위기에 놓였던 만니는 샤오친에게 도움을 받으며, 동갑내기 친구들의 우정은 정글과 같은 세상 속에서 버텨낼 힘이 됩니다. 마치 직장인의 애환을 그려낸 우리 드라마 '미생'처럼요.

특이할 만한 것은 세 여성에게 가족이란 제도는 비바람을 막아주지 못하지만, 이에 반해 노점상 가족의 힘겨운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건 가족애처럼 보였습니다.

자유의 몸이 된 게 최고의 서른 살 생일선물 아니겠어?


처음 보지만 언뜻 중국 영화배우 장쯔이를 닮은 듯한 동요(TongYao)는 캐릭터 간에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해결사와 같이 등장하는 인물 구자 역을 맡아 안정적이면서도 진취적인 커리어우먼 상을 그려냈습니다.

낯설지 않은 귀여운 외모의 모효동(MaoXiaotong)은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하면서도 이들의 끈끈한 관계를 이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해줬으며, 장슈잉(JiangShuying)은 화려한 도시 상하이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해내면서도 절제 속에서 토해내는 내면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 43회까지는 20여 회 방송분이 남았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꽌시로 대변되는 중국의 학연, 지연주의가 점차 디지털화되면서 심화되는 가운데, 자녀의 독립적인 생활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부모들의 선택을 볼 때 중국의 전통 가족주의가 해체 위기에 놓여 있음을 성찰케 하고 100세 시대를 내다보는 현대 사회에 마흔,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오십, 육십 등 나이를 앞둔 중년층에게도 인생의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반성케 합니다.

특히, 드라마 전체를 지배하는 세 여성의 연대라는 정서는 우리나라의 막장드라마처럼 작위적인 설정이나 무리한 이야기 전개 없이 극 중 주인공들에게 삶을 포기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이 아닌 지혜로운 성찰로 이끌며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나를 포기하지 않는 상하이의 사랑법을 그려낸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이었습니다. 

/ 힐링 큐레이터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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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는 자연스레 시상식을 떠올리게 만드는 황홀한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틸다 스윈튼, 빌 머레이, 프란시스 맥도먼드, 티모시 샬라메, 레아 세이두, 베네치오 델 토로, 애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 제프리 라이트, 시얼샤 로넌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대형 배우들이 총출동해 저마다의 개성 강한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프렌치 디스패치>처럼 출연 배우 리스트만 봐도 만족스러운 해외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 진짜 반칙이라고 볼 수 있는 시리즈 영화들은 제외했음을 미리 알린다. <스포트라이트> 출연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아담스, 마이클 키튼, 리브 슈라이버, 스탠리 투치, 빌리 크루덥 등 <스포트라이트>는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끈질기게 취재한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 팀의 고군분투를 다룬다. 마이클 키튼, 레이첼 맥아담스, 마크 러팔로 등의 배우들이 스포트라이트 팀 소속의 기자들을 연기하며 안정적인 팀워크를 선보였다. 자극적인 양념 없이,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기자들을 묵묵히 담아낸 이 영화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빅쇼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 쟁쟁한 작품을 물리치고 작품상을 품에 안으며 환호를 받았다. <노예 12년> 출연 치웨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루피타 뇽, 사라 폴슨, 폴 다노 등 노예 수입이 금지된 후 흑인 납치 사건이 만연한 1840년대 미국. <노예 12년>은 자유로운 삶을 누리던 음악가 솔로몬 노섭이 어느 날 갑자기 노예로 팔려가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던 그는 12년의 시간 동안 노예 신분으로 참혹한 시간을 견디고. 영화는 그 혹독한 시절을 통과하며 공포와 두려움으로 얼룩진 솔로몬의 얼굴에 주목한다. <노예 12년>이 관객의 마음마저 뒤흔들 수 있었던 건 실화 바탕인 이 이야기를 실감 나게 담아낸 배우들의 얼굴 덕분이다. 솔로몬을 연기한 치웨텔 에지오포를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폴 다노, 사라 폴슨 등이 출연해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입증했고, 이후 할리우드의 대형 시리즈에 줄줄이 캐스팅되며 배우로서의 성장을 이뤘다. 루피타 뇽은 장편 영화 데뷔작이었던 이 작품으로 단번에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을 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출연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토니 레볼로리, 시얼샤 로넌,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주드 로, 마티유 아말릭, 제프 골드브럼, 하비 케이틀, 오웬 윌슨, 레아 세이두 <프렌치 디스패치> 이전 웨스 앤더슨 표 어벤저스 사단을 만날 수 있었던 영화가 한 편 더 있었으니,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웨스 앤더슨의 연출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세계 최고의 부호 마담 D.가 의문의 살인을 당하고, 유력 용의자로 그의 연인이자 호텔 지배인인 구스타브가 지목되며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의 중심축이 되는 랄프 파인즈를 비롯해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빌 머레이, 오웬 윌슨, 윌렘 대포, 시얼샤 로넌 등 웨스 앤더슨 감독이 사랑하는 배우들이 총집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웨스 앤더슨 월드, 동화 속 주인공이 된 할리우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출연 케네스 브래너, 페넬로페 크루즈, 윌렘 대포, 주디 덴치, 조니 뎁, 조시 개드, 미셸 파이퍼, 데이지 리들리, 윌렘 대포, 올리비아 콜맨, 루시 보인턴, 마르완 켄자리 등 명탐정 에르큘 포와르가 탑승한 오리엔트 특급열차. 폭설로 열차가 멈춰 선 밤, 한 승객이 잔인하게 살해되고 열차에 있는 모두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포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와 용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을 찾기 시작한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열차에 올라탄 특급 승객들의 명단이다. 연출과 주연을 맡은 케네스 브래너를 비롯해 조니 뎁, 페넬로페 크루즈, 미셸 파이퍼, 주디 덴치, 윌렘 대포, 올리비아 콜맨 등 시상식에서 여러 번 호명된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에 <스타워즈> 시퀄 삼부작의 얼굴인 데이지 리들리, <보헤미안 랩소디>의 루시 보인턴, <알라딘>의 자파를 연기한 마르완 켄자리 등 돋보이는 새로운 세대의 얼굴이 합류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나이브스 아웃>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아나 디 아르마스, 크리스 에반스, 제이미 리 커티스, 토니 콜렛, 마이클 섀넌, 돈 존슨, 키스 스탠필드, 캐서린 랭포드, 제이든 마텔, 크리스토퍼 플러머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할란이 자신의 생일에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할란의 사인에 의문을 품은 탐정 브누아 블랑은 가족들과 일대일 탐문을 시작하고, 가족 구성원 전부가 할란과 풀지 못한 숙제를 안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누가 범인인지 쉬이 단정 지을 수 없고, 시퀀스마다 판이 바뀌는 쫀쫀한 각본으로 주목을 받은 <나이브스 아웃>은 할리우드의 다양한 연령대를 한 작품에 모은 초호화 캐스팅만으로도 제작 단계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본드의 중후함을 벗고 독특한 개성이 돋보이는 탐정으로 돌아온 다니엘 크레이그, 캡틴 아메리카의 단정함을 저 멀리 집어던지고 집안의 문제아로 돌아온 크리스 에반스의 변신이 유독 돋보인다. <컨테이젼> 출연 맷 데이먼, 주드 로, 기네스 팰트로, 케이트 윈슬렛, 로렌스 피시번, 마리옹 꼬띠아르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컨테이젼>은 세계 각국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전염병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마리옹 꼬띠아르, 케이트 윈슬렛, 로렌스 피시번이 바이러스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건, 질병관리본부의 인물을, 주드 로가 음모론을 퍼뜨리는 블로거를, 기네스 팰트로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1호 환자를, 맷 데이먼이 그의 남편을 연기했다. 다큐멘터리 같은 정교하고 건조한 전개로 관객을 재난 상황 한가운데로 끌어들인 <컨테이젼>은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창궐한 뒤 다시 한번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출연 에디 레드메인,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조셉 고든 래빗, 사샤 바론 코헨, 마이클 키튼, 마크 라이런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의 각본을 쓴 아론 소킨 감독의 연출작이다.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평화롭게 시작했던 반전 시위는 경찰 및 주 방위군과 충돌하며 그와 대치하는 폭력 시위로 변하고 만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그 시위를 주동했다는 이유로 재판장에 소환된 8명의 재판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재구성한다. 에디 레드메인,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사샤 바론 코헨 등이 당시 '시카고 7'의 멤버였던 실존 인물들을 연기하며 저마다의 개성을 뽐냈고, 조셉 고든 래빗이 이들의 상대에 선 검사로 활약하며 건조한 얼굴을 선보인다. '시카고 7'을 어르고 달래는 이들의 변호사 겸 지휘자로선 존재만으로도 따스한 믿음이 느껴지는 마크 라이런스가 함께했다. <아이리시맨>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하비 케이틀, 안나 파킨, 제시 플레먼스, 바비 카나베일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 조 페시. 이들이 출연하는 영화를 마틴 스코세이지가 연출했다. 더 할 말이 필요할까? 넷플릭스의 자랑이라고 말해도 좋을 최고의 감독, 배우들로 뭉친 이 작품 역시 출연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한 작품이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인 지미 호파의 실종 사건을 소재로, 1950년부터 1970년대 마피아의 일대기를 녹여 넣은 영화다. 실종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살인청부업자 프랭크 시런을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했고,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지미 호파를 알 파치노가 연기했다. 1970년대 마피아 영화에서 빠지지 않았던 조 페시와 하비 케이틀이 합류했고, 아역 시절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안나 파킨, 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역할로 연기의 범주를 넓히고 있는 제시 플러먼스, 바비 카나베일이 <아이리시맨>의 여백을 메웠다. <러브 액츄얼리> 출연 휴 그랜트, 리암 니슨, 콜린 퍼스, 엠마 톰슨, 앨런 릭먼, 키이라 나이틀리, 빌 나이, 앤드류 링컨, 토마스 생스터, 치웨텔 에지오포, 마틴 프리먼, 빌리 밥 손튼 <러브 액츄얼리>를 봐야 할 시기가 돌아왔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다양한 커플의 이야기를 담은 <러브 액츄얼리>는 개봉 이후 약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는 크리스마스 영화다. 키이라 나이틀리, 치웨텔 에지오포, 토마스 생스터 등 출연 당시 신인 배우였던 이들은 할리우드를 책임질 대형 배우로 성장했고, 덕분에 개봉 당시에도 초호화 캐스팅이었던 <러브 액츄얼리>는 지금으로선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레전드 캐스팅 영화가 됐다. 휴 그랜트, 콜린 퍼스 등 아직까지도 영국 로맨스 영화를 상징하는 배우로 빠지지 않는 이들의 과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하다. <인터스텔라> 출연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시 애플렉, 매켄지 포이, 티모시 샬라메, 맷 데이먼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서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친 <인터스텔라>는 이과인 척하는 문과형 SF 영화다. <인터스텔라>는 한계 없이 증폭하는 우주를 통해, 그 무한한 공간과 시간을 품고 있는 우주를 뛰어넘을 인간의 사랑을 선보이며 벅참을 안긴다. 우주 한복판에서 차원을 넘나드는 쿠퍼와 지구에서 그를 기다리는 딸 머피. 이들 사이 물리적 거리만큼 감정의 진폭을 넓힌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의 심금을 울리기 충분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중심에 들어선 매튜 맥커너히를 중심으로 앤 해서웨이, 제시카 차스테인, 마이클 케인, 맷 데이먼, 케이시 애플렉 등 대형 배우들이 제 몫을 해내며 안정적으로 균형을 이뤄냈다. 케이시 애플렉이 연기한 톰의 어린 시절로 등장하는 신인 티모시 샬라메를 만날 수 있다는 점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출처ㅣ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9만 살 차이나는 연상연하 커플??
사랑이란 본래 도덕을 논할 수도, 옳고 그름을 나눌 수도 없는 것. (...)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최선을 다해 모든 마음을 쏟는 거예요. 남들 앞에서는 사랑하고 뒤에서는 사랑하지 않고, 절대 그럴 수 없어요.” 당칠공자가 쓴, <삼생삼세 십리도화> 중에서 . . . 수많은 신들이 쇠락하고 몇몇 신족만이 평화롭게 사는 가운데, 오만 살의 철부지 신선 백천은 수련을 위해 남장을 하고 ‘사음’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의 신 묵연의 제자로 들어간다. 사음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이경에게 마음을 내어주지만 이내 버림받는다. 그러고는 자신의 겁운을 대신 겪은 후 큰 위기에 빠진 스승 묵연을 돕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사음의 이름을 버리고 원래의 신분 백천으로 돌아가 묵연을 보살피길 칠만여 년. 신선의 기억과 능력을 잃고 속계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외로이 살아가야 하는 또다른 겁운이 백천에게 닥친다. 그러다 천족의 야화를 만나고, 그로부터 ‘소소’라는 이름을 얻어 신선계 최상위 계층인 천족과 속인의 사랑이라는,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랑은 오해와 모략에 휘말린다. 삼백 년 후, 야화는 백천을 다시 만난다. 그녀는 십사만 살의 상신으로, 그는 오만 살의 천군 태자로. 속인 시절의 기억을 모두 잃은 백천에게 야화는 매번 새로이, 하지만 찬란하고 올곧게 구애하고, 둘은 처음처럼 사랑에 빠지지만 운명은 이들의 사랑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여자 주인공 백천은 십사만 살, 남자 주인공 야화는 오만 살. 둘의 나이 차는 구만 살이다. 연상연하 커플이라고 하기엔 “연배로는 고모뻘, 연수로는 조상뻘이고”, “오만 살밖에 되지 않은 옥 같은 청년이 십사만 살이나 되는 노인과 결혼해야 한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삼생삼세 십리도화』속 시간 설정은 얼핏 보면 호쾌한 중국적 상상력의 끝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실은 일반적인 연애소설 문법에서 벗어난 과감한 도전이다. 시한부 삶이나 짧은 만남 같은 시간적 제약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애절함을 극대화하는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연애소설 서사라면, 『삼생삼세 십리도화』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신선’이고, 이들은 영원에 가까운 삶을 영위한다. 작가는 무한대로 늘어난 시간 속에 캐릭터를 놓아두고 계속해서 두 주인공을 시험에 들게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과감한 질문을 던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데 ‘시간’이라는 제한이 없다면 우리는 그 사랑에 얼마나 일관되고 진실하게 매달릴 수 있을까? 십사만 살의 나이. 삼생삼세, 세 번의―사음, 소소, 백천―삶 동안 각각 다른 신분으로 살며 산전수전을 겪은 여주인공 백천은 “나에 대한 마음이 아직은 깊지 않을 때 그만두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내 나이가 되면 알 거예요. 이렇게 오래 살면 사랑이라는 것에 덤덤해지고 아무 흥미도 없게 된다는 것을”(268쪽) 이라 건조하게 말하기도 하며 “사랑의 나무가 있다면 내 나무는 몇 만 년이 지나도 꽃을 피우지 못하는 말라비틀어진 늙은 소철”(266쪽)이라는 둥, “거동도 굼뜬 상늙은이”(346쪽)를 자처한다. 반면 이런 백천의 눈에 고집불통 애송이 같은 야화는 “절절히 사랑하면서 오래 함께하면 좋겠군요”(267쪽)라든가 “당신 한 사람만 사랑해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269쪽)라고 일관되게 자신의 사랑을 고수하는 직진남이다. 이러한 야화의 ‘진심’에 꽉 닫혀 있던 건어물녀 백천의 마음은 조금씩 열려가는데…… <출판사 책 소개글> 중에서